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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축전 한 통… ‘고립’ 북한에 숨통?

    시진핑 축전 한 통… ‘고립’ 북한에 숨통?

    국무위원장 추대 김정은에게 노동신문 1면 보도 친선 과시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인 명의로 축전을 보냈다. 며칠 사이 북·중이 서로 축전을 주고받으며 대외에 친선을 과시하는 듯한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된 것에 대해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중국과 북한) 친선은 두 나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財富)”라면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킴으로써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복리를 가져다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중국공산당 창건 95돌을 맞아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이틀 사이 북·중 지도자들이 서로 축전을 주고받은 셈이다. 보통 사회주의 정당 간에는 주요 행사 시 축전을 보내는 게 관례다. 하지만 다소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당대회 당시 시 주석의 축전은 신문 7면에 작게 게재했지만 이번에는 1면을 할애해 보도했다. 기관지의 보도 행태만 봐서는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으로 관계가 악화됐던 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최근 북·중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회 직후 방중한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은 유엔에 대북 제재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오는 12일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이 예정된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커지자 대응 카드로 중국이 대북 레버리지 확대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 고립이 심해지면서 최근 쿠바 등 우호국들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펼치며 활로를 찾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특히 오는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대화 분위기 조성 및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여론전을 대대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ARF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데뷔무대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남북 외교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남중국해 분쟁 기름 부을 ‘중재 판결’ 12일 나온다

    남중국해 분쟁 기름 부을 ‘중재 판결’ 12일 나온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중재 판결 날짜가 정해졌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7월 12일 오전 11시에 남중국해 분쟁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지난 28일 밝혔다. 중재 신청은 필리핀이 했지만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보는 중국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재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련의 재판 과정을 모두 부정해 왔다. 예상대로 판결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탈퇴, 남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극단적인 방식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재판 결과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오히려 갈등만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은 2013년 중재 신청을 내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 내 일부 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유엔해양법협약과 맞는지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이 1947년 설정한 9단선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선으로 중국은 9단선 안쪽 약 80%가 자국 영해라고 못 박았다. 필리핀은 또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미스치프 환초(메이지자오), 수비 환초(주비자오), 파이어리크로스 환초(융수자오) 등은 간조기에만 드러나는 산호초여서 영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당사국이 존재하는 남중국해 분쟁은 유엔해양법협약상 PCA 관할이 인정되지 않는 ‘주권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필리핀이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한 양국 간 협약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제소한 것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PCA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 주면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은 “판결을 존중하라”며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은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외교전을 펼칠 게 뻔하다. 그러나 중국은 연 5조 달러의 상품이 오가는 남중국해 질서권을 미국에 빼앗기면 해양 진출이 좌절돼 ‘대국 굴기’가 요원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등 47개국을 우군으로 만들어 놓았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방위 재배정´ 촉구 농성 중단…“외통위 활동 전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미방위 재배정´ 촉구 농성 중단…“외통위 활동 전념”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에 반발해 농성을 벌여왔던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29일 보름만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농성을 중단했다.  언론시민단체 출신 비례대표인 추 의원은 전문 분야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통위에 배정받자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농성을 진행해왔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방위 재배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끝내고 외통위 배정을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언론방송통신 영역만큼 이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도 열정과 전문성이 넘치는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 개혁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왔지만 이번 일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다시 경험하게 됐다”면서 “원 구성을 하고 상임위를 배정할 때마다 반복되는 소수정당의 소외 문제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행 ‘20인’에서 ‘5인 이상’으로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외통위 비교섭단체 의석을 하나 줄이는 대신 미방위 의석을 하나 늘려 추 의원을 미방위로 재배정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조율이 이뤄지진 못했다. 강윤혁 yes@seoul.co.kr
  • 케리 “미·중, 北 핵보유국 주장 불인정 동의… 대북제재 이행”

    케리 “미·중, 北 핵보유국 주장 불인정 동의… 대북제재 이행”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 폐막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이행한다는 점에서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어 “나는 중국 측 상대방이 지금부터 전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제재를 이행한다는 데 동의해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왜냐하면 이는 우리가 한반도 안정과 북한의 평화로운 비핵화 선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합치된 노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케리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공동보조를 맞추고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고, 이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핵 문제 등에서 이미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양국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쳤다. 그러나 이날 양국이 북핵 강경 대응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유엔 제재가 앞으로도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미·중 양자 간 투자협정(BIT) 체결 작업도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날 투자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자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세 번째 ‘네거티브 리스트’를 다음주 미국에 제시하기로 했다. 이번 3차 네거티브 리스트 교환에서 이견을 좁힌다면 미·중 간 BIT 체결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또 미국에 2500억위안(약 44조 2000억원)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쿼터를 배정키로 했다. 중국은 또 미국에서의 위안화 거래와 결제 업무를 강화키로 하고, 조건에 부합하는 은행을 지정해 위안화 결제를 대행시키기로 했다. 미국과 철강 생산과잉 공방을 벌인 끝에 중국이 철강 생산을 억제하는 양보가 이뤄지기도 했다.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는 “모든 갈등을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약 60여개 항목의 성과를 도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민감한 현안에서는 양국의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렸다. 양제츠 (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여러 섬들은 자고 이래 중국의 영토”라면서 필리핀이 상설중재재판소에 낸 영유권 분쟁 신청에 대해 수용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국제법에 근거한 협상과 평화로운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힌 뒤 “(모든 관련 당사자가)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경제 제재’ 출구 노리는 북·중… ‘先비핵화’ 선 그은 한·미·일

    ‘경제 제재’ 출구 노리는 북·중… ‘先비핵화’ 선 그은 한·미·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전격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한반도 주변국 외교 당국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석 달 만에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외교적 노력에 나서면서 앞으로 동북아 정세 변화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극적인 국면 전환은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지만 중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1일 시 주석을 예방한 가운데 한·미·일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열어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압박을 통해 비핵화 조치를 유도할 때”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면서 “각국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한·미·일 세 나라가 더 독려하고, 이행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또 “북한이 위협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게 긴요하며 앞으로 북한과의 어떤 대화에 있어서도 비핵화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3국 수석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리 부위원장의 방중에 대해서도 정보와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상황에 한·미·일은 한목소리로 중국 측에 ‘선(先)비핵화, 후(後)대화’ 원칙을 강조하며 미리 선을 그었다. 이날 협의는 오는 6~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미·중이 이 자리에서 북핵을 논의하기로 한 상황에서 북·중 간 접촉에 맞서 한·미·일이 한자리에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기회를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자연스럽게 북한의 입장을, 미국은 3국의 협의 내용을 서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번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제재 국면을 와해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북·중 관계 악화의 ‘주범’인 핵 문제에 대해 북한이 전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 북한은 지난 4월 23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비행 영상을 공개했다. 전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이어 또다시 핵 투발 수단에 대한 개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핵능력 고도화를 계속 시도할 때는 국제사회의 고립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중국도 (제재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또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으며 중국 측에는 최근까지도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고 제재를 이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방중단 규모도 과거 당대표자대회 이후 방중했을 때와 비슷한 10명 내외라 특징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북한을 위한 대화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중국이 북한 입장을 고려해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소규모 다자(多者) 대화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을 주장했던 중국은 앞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3자, 4자, 5자 등의 접촉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구마모토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예산의 국회 통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세계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 7월 참의원 선거 및 개헌선 확보, 헌법 개정 돌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향후 정치 일정과 목표다. 6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서유럽 5개국 및 러시아 순방을 마쳤다. G7 정상회담을 위해 회담 의제와 주요 현안 등을 상대방 정상과 만나 직접 챙겼다. 일·영 정상회담을 마치고 소치로 떠나기 직전인 5일 밤 아베는 런던에서 NHK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순방 의의와 결과를 국민에게 어필했다. 극동개발 투자 등 경협 강화란 당근을 흔들며 우크라이나 사태 뒤 고립 상태인 러시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하며 일본의 국제적 중재 역할도 부각시켰다. 아베는 지난 3일 개헌파 인사들의 모임인 ‘공개헌법포럼’에 보낸 헌법 제정 69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여러분들과 손잡고 새 시대에 맞는 헌법을 직접 만들어 그 정신을 확산하는 데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과 집단자위권을 용인한 안보법안 국회 통과를 통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힌 아베는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의 삭제를 위해 달음질치고 있다. 미국도 해양진출 확대 등 중국의 커진 공세 속에서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감속과 확대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아베노믹스도 3년 만에 약발을 다했지만, 아베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대신 “외교 성과와 함께 국제적 위상을 다시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국내에선 더 많았다. 일본 국민은 집권 내내 무기력하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허둥대다 무너져 버린 민주당 정권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구마모토 연쇄 지진에 대한 아베 정부의 신속한 수습과 뒤처리, 계속된 여진 속에서도 두 차례 현장을 누빈 아베의 모습은 국민 지지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역사와 전통, 일본적 가치에 대한 긍정 등 아베 정부의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기 침체와 중국의 추월 등으로 기가 꺾인 일본 국민에게 대안 부재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개헌 시도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주고 달려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댈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일본 사회의 국수주의적 경향 속에서 아베의 질주는 향후 한·일 관계 및 동북아 외교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를 더 한번 돌아보게 한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와 국제 환경은 우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우리는 이웃의 변화와 주장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기나 한 걸까. 그들은 뭘 원하고, 우리는 뭘 얻을 수 있을까. 한·일 관계 정상화 50주년을 지나 올해로 새로운 50주년의 첫 해를 맞는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과 어떤 협력과 견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까. 강화되는 미·일 동맹과 지역 패권국의 입지를 다지는 ‘그레이트 차이나’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공간을 지켜 내기가 더욱 만만찮게 됐다. “일본과 대등해졌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그들의 힘과 실력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지 다시 볼 때다. jun88@seoul.co.kr
  • [사설] 美 대선 ‘트럼프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미국 대선 레이스가 결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는 구도로 사실상 굳어졌다. 그제 공화당 인디애나 프라이머리에서 패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다. 독단적 공약과 막말로 미 유력 언론으로부터 비토당하다시피 하던 트럼프가 본선 주자로 거의 확정됐다니 놀라운 소식이다. 그는 우리와 관련해서도 “주둔 비용을 늘리지 않으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언명했다. 이런 이단적 외교 노선이 미국 조야의 보편적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좋든 싫든 그가 여전히 세계의 경찰국 격인 미국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는 공화당 내에서도 아웃사이더로 치부되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그의 본선 경쟁력을 회의적으로 본 공화당 주류에서 결선투표 형식의 중재 전당대회로 주저앉힐 계획이었으나 이마저 어려워졌다. 이미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앞지르면서다. 엊그제 미 여론조사기관 라무센 리포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41%의 지지율로 39%를 얻은 클린턴을 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극우적 반(反)이민정책과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중국을 성폭행범에 비유할 정도로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내걸어 여론주도층의 비판을 받던 그가 대세 후보가 된 것이다. 이는 빈곤과 취업난에 지친 백인 중·하류층이 그를 역선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표방한 신고립주의 외교 노선에 공명하는 미 유권자의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다. 차기 백악관의 조타수가 누가 되든 미 외교노선의 ‘변침’ 가능성을 상수로 봐야 할지도 모른다. 하물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는 그간 줄기차게 한·일과 나토 등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펴 왔다. 특히 “한국은 경제 괴물인데 돈은 조금만 낸다”는 식으로 대놓고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했다. 더는 트럼프의 극단적 미국 중심주의 외교를 우리 외교의 사각지대에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트럼프도 막상 당선되면 비현실적인 주장은 상당 부분 거둬들일지도 모른다. 다만 외교의 정석은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평소에 꾸준히 공을 들이는 것임을 명심할 때다. 이제부터라도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아직은 낯선 트럼프 진영의 인맥과 소통 네트워크를 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첫째 단결, 둘째 결속, 셋째 화합”

    “리더 아닌 팔로어로서 중지 모을 것” 탈당파 복당·비대위 등 뇌관 답변 유보 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3일 “우리 당이 어려운 국면을 탈피하려면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계파와 분파로 갈등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첫째도 단결, 둘째도 결속, 셋째도 화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 그는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며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비상대책위원회 역할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서도 “비대위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것인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 성격인지에 따라 인선,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갈릴 것”이라면서 “나는 ‘리더’가 아니라 ‘팔로어’로, 여러 당선인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복당과 비대위 구성 문제가 친박근혜계와 비박계 간 갈등의 뇌관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경쟁적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하면서 역지사지의 정치를 해봤고, 원내 3당의 원내대표도 했지만 모든 것이 경험만으로 되지는 않는다”며 “의원들의 협력과 협조를 통해 대야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바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 “과거에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고집했던 상임위를 꼭 고집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해 야당과의 협상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언론사 기자 출신인 정 신임 원내대표는 김종필(JP)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운정재단 이사를 지내는 등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해 왔다. 그의 아버지는 김종필계로 분류되는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다. 정 당선자는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 16대 총선과 17대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적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으로 옮긴 그는 18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됐지만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의원직과 정보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들어가 친박계와 친이명박계 사이를 중재했고 이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협상 파트너’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60년 충남 공주 출생 ▲성동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한국일보 기자 ▲제16·17·18·20대 국회의원 ▲자유민주연합 대변인 ▲국회 정보위원장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8% VS 38%’…공화 주류 지지 얻은 트럼프, 클린턴과 여론조사 지지율 동률

    ‘38% VS 38%’…공화 주류 지지 얻은 트럼프, 클린턴과 여론조사 지지율 동률

    미국 공화당 주류 진영 인사들이 속속 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국 지지율이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 경선 이후 본선에서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공화 최장수 현역의원도 “트럼프 지지”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최장수 현역 하원의원인 지미 던컨(테네시·68) 의원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던컨 의원은 “모든 나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엄청난 무역 지렛대들이 있는데 트럼프가 그 일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주창하는 보호무역주의를 지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1988년부터 28년째 의정 활동을 해 온 던컨 의원은 공화당 현역 의원 중 이라크 전쟁 법안에 반대했던 유일한 인물로, 그의 지지는 트럼프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린 해치(유타) 상원 재무위원장은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힘이 닿는 한 돕겠다”고 밝히는 등 주류 진영 내 트럼프 반대 전선이 약해지는 분위기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이제는 이견을 접고 트럼프를 중심으로 승리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류 진영이 추진해 온 결선투표 형식의 ‘경쟁(중재) 전당대회’ 가능성도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쫓기는 클린턴 “트럼프 외교정책 무모” 이런 가운데 이날 발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의 전국 지지율은 각각 38%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동률을 이뤘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최대 18% 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앞서 왔으나 지지율이 동률로 나타나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클린턴은 각종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최근 발표한 외교정책 구상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무모하고 엉성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 때리기’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어머니처럼… 英왕세손비 ‘패션 외교’

    시어머니처럼… 英왕세손비 ‘패션 외교’

    인도·부탄 방문땐 10만원 미만 검소한 차림으로 ‘친근 외교’ 영국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케이트 미들턴(34) 왕세손비가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 모델로 데뷔한다. 생전 영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시어머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후 왕실 고위 인사로는 19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인도와 부탄을 돌며 옷차림으로 상대국에 대한 예의를 표현하고, 왕실의 이미지를 드높인 미들턴의 ‘패션 행보’가 다시 한번 이목을 끌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빼어난 외모·소박한 패션… 英 ‘완판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들턴은 오는 5일 발매되는 보그 영국판 6월호의 표지 모델로 등장한다. 이번 호는 보그 영국판의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호로, 미들턴의 사진 7장이 실릴 예정이다. 미들턴에게는 생애 최초로 찍은 패션 화보이기도 하다. 화보는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인을 비롯한 전 세계 여성들이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엇을 걸쳤는지 낱낱이 찾아내 입는 옷마다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왕실가의 일원답지 않게 소박한 취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왕세손비는 패션업계에선 ‘완판녀’란 별칭까지 얻은 상태다. 왕실 여인들은 죄다 비싼 것만 걸칠 것이란 편견을 깨고 10만원도 되지 않는 의상들을 주로 입으면서 국민의 왕실에 대한 존경심을 높였다고 데일리메일은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인도 방문에선 미들턴이 인도풍의 의상이나 인도 출신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고 ‘패션 외교’를 펼쳐 주목받았다. 뭄바이에 도착한 왕세손 부부는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했는데 미들턴은 동양적 느낌을 물씬 풍기는 영국 브랜드의 붉은색 치마를 걸쳤다. 또 검소한 차림으로 고아들과 함께 그림과 놀이를 즐기고, 직접 마을 주민들과 악수를 했다. 자라의 카키색 스키니진(29.99파운드·약 4만 9900원), 글래머러스의 맥시 드레스(50파운드·약 8만 3000원) 등이 당시 입었던 옷들이다. 그는 자녀인 조지(3) 왕자와 샬럿(2) 공주에게도 중저가 브랜드를 입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데일리메일은 “(왕실도) 국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친근감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개방적·서민 행보… 다이애나 ‘후계자’ 영국 언론들은 미들턴의 행보에 이미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시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개방적이고 서민적인 행보에 빗대 미들턴을 ‘다이애나비의 후계자’라고 표현했다. 다이애나비도 1997년까지 생전 네 차례나 보그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인연 덕분이다. 한편 이번 화보 촬영은 지난 1월 왕실 별장이 자리한 잉글랜드 동부 노퍽의 샌드링엄에서 이뤄졌다. 세계적 사진작가인 조시 올린스가 참여했다. 미들턴은 이날 영국의 상징 브랜드인 버버리 코트와 바지 외에도 서민풍 티셔츠와 빈티지 모자 등을 번갈아 착용했다. ●“국민과 다르지 않다” 조지 왕자도 싼 옷 이번 촬영은 국립 초상화미술관의 중재로 성사됐다. 보그가 미술관을 통해 그곳의 주요 후원자인 미들턴을 섭외했다는 설명이다. 보그 측은 “다이애나비보다 미들턴 왕세손비 섭외가 훨씬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미들턴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4일부터 22일까지 국립 초상화미술관에서도 전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오바마 “트럼프가 외교 문외한? 세계 미녀 다 만나”

    “내년에는 ‘she’ 이 자리에…”트럼프 비꼬며 클린턴 힘 실어줘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걱정이 많다고 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전 세계 리더들을 만나며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바로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이다.” 평소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공화당 대선주자, 언론인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풍자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에서다. 해마다 4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백악관 출입기자와 할리우드 스타,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통령의 ‘뼈 있는 농담’을 즐기는 자리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마지막으로 가진 만찬에서 2600여명의 청중에게 작심한 듯 유머 감각을 뽐내며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8년 전 내가 정치의 ‘색조’를 바꿀 때라고 말했는데 당시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2009년 2월 백악관에 처음 입성했을 때보다 흰머리가 크게 늘어 이제 반백이 다 됐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내년 2월 새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하는 것에 대해서는 “6개월 안에 정말로 레임덕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의회가 나를 무시하고 공화당 지도부가 내 전화도 받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당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도 웃음 담긴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민주당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내년 만찬에는 다른 누군가가 바로 이 자리에 서 있을 거다. 그녀(she)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겠지만”이라며 은근한 지지를 표했다. 하지만 클린턴의 고액 강연에 대해서는 “오늘 만찬사가 성공적이라면 내년 (퇴임 후) 골드만삭스에서 이를 써먹을까 한다. 그러면 상당한 ‘터브먼’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리엇 터브먼은 미 재무부가 새 20달러 지폐의 인물로 쓰겠다고 발표한 19세기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다. 만찬장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동지”(comrade)라고 부른 뒤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지라는 호칭은 급진적 경제정책으로 그가 사회주의자로 비유되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그는 이날 식사 메뉴가 ‘고기와 생선 요리 가운데 택일’인 점에 착안해 “공화당 지도부의 많은 이들이 선택 메뉴로 (고기나 생선 대신) ‘폴 라이언’이라고 적었더라”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경선에서 1, 2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를 배제하고 경선에 참가하지도 않은 라이언 하원의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려 중재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풍자한 것이다. 지난해 정계를 떠난 자신의 옛 정적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공화)이 영상을 통해 “어제는 오전 11시 30분에 맥주를 마셨어. 요즘은 맥도날드 아침 메뉴를 하루 종일 주문할 수 있더라”라며 ‘은퇴 뒤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언하자 “언젠가 힐러리가 내게 ‘새벽 3시에도 전화를 받을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는데, 이제 난 (나이가 들어) 새벽에 화장실을 가야 해서 (그 시간에) 늘 깨어 있다”고 응수해 폭소를 자아냈다. 마지막 만찬사를 끝맺는 말은 두 마디였다. “오바마는 떠난다.(Obama Out)” 그는 유명 가수들처럼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무대를 내려왔다. 1920년 처음 시작된 WHCA 연례 만찬은 1924년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면서 대통령의 임기 중 1회 이상 만찬 참석이 정례화됐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자신의 유머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낸 뒤로 ‘정치 풍자 행사’로 성격이 바뀌었다. 1981년 연례 만찬 직전 총격 사고를 당해 입원해 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전화로 “옆 사람이 빨리 차에 타라고 하면 당장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한 농담은 품격 있는 대통령의 만찬 유머로 지금도 회자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도 대의원수 77% 도달…중재 전대 없이 본선 진출 유력

    트럼프도 대의원수 77% 도달…중재 전대 없이 본선 진출 유력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26일(현지시간) 열린 펜실베이니아 등 북동부 5개 주 경선에서 모두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오는 7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경쟁(중재) 전당대회 없이 자력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5개 모든 주에서 56~64%의 높은 득표율을 얻어 라이벌 테드 크루즈(45) 텍사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63) 오하이오 주지사를 누르고 대의원 109명을 확보했다. 미 언론들은 “오늘은 트럼프의 날”이라며 “그가 5개 주를 싹쓸이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마치 대선 후보가 된 것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경선을 넘어 본선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우선 크루즈와 케이식을 향해 “그들은 이제 경선 레이스에서 떠날 때가 됐다.”며 “추정컨대 내가 대선 후보다. 내가 사람들을 단합해 (본선에 나가)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클린턴)를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힐러리가 ‘여성 후보 카드’를 쓰고 있는데 그가 남성이라면 득표율 5%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이날 대승으로 대의원을 954명으로 늘려 최종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1237명)의 77%에 도달했다. 펜실베이니아 대의원 71명 가운데 이날 17명만 트럼프에게 배정됐다. 나머지 54명은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선택하지만 지역구 득표율 1위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압승으로 ‘경쟁(중재)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올 가을 시작될 예정인 트럼프 대학 설립 수강료 4000만 달러(약 460억원)에 대한 재판 등이 그의 대권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무기가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며, 북핵에 대해 바짝 경계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북 대응과 중국의 대북 압박을 강조했다. 그는 또 27일 워싱턴DC에서 자신의 최대 약점인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는 등 ‘준비된 후보’임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G2 중국’, G7과 정면 충돌…갈등 지점은 남중국해

    ‘G2 중국’, G7과 정면 충돌…갈등 지점은 남중국해

    중국이 주요 7개국(G7)과 외교적 갈등을 전면화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하겠다는 인공섬을 둘러싼 충돌이다. 어느 한쪽에서도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지점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부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싣고 전날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등 G7 외무장관들이 발표한 '해상안보에 관한 성명'에 대해 "중국은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면서 "G7은 '영유권 분쟁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갖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준수하며 책임질 수 없는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7 국가들은 전날 일본 일본 히로시마에서 폐막한 외무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등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남중국해·동중국해 상황 등에 대해 "현상을 변경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위협적이고 위압적이고 도발적인 일방적 행동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혀 사실상 중국의 최근 조치에 대해 직접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최근 필리핀 정부가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기한 남중국해 분쟁 조정신청을 상기시키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들은 "국제법에 따른 해양의 분쟁해결을 추구하고 구속력 있는 재판소의 결정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 대변인은 "중국은 불법적으로 강요하는 그 어떤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G7이 오히려 해양문제를 과장하고 지역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고 맞섰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한·일 군사교류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별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곳곳에 봄을 알리는 벚꽃이 한창이지만 엄동설한에 벚꽃은 어불성설이다. 때를 못 읽고 개화(開花)를 서둘렀다간 얼어 죽기 십상이다. 국제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듯한 인상이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 억제를 위해 우리 측에 조기체결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우리 측은 “(협정을 위해선)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밝혔다니 옳은 대응이라고 본다. 일본은 2012년 협정 체결이 무산된 이후 줄곧 재추진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다. 북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데다 갈수록 보폭을 넓히는 중국의 군사적 행보를 감안하면 한·일 양국 간 정보교류의 확대를 더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중재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위해 기존의 한·미, 미·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이어 한·일 간에도 조속히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초 대북 워게임에서 미국이 한·일 군사 당국자들을 같은 편으로 편성하는 등 미국의 조기 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도 활발한 듯하다. 우리도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의 수집 및 교류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2014년 12월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약정을 맺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정보를 미국을 매개로 양국이 상호 공유하고는 있지만 즉응성(卽應性)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는 양국 간 직접 정보교류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GSOMIA는 국가 간에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다. 핫라인 개설이나 합동군사훈련 등의 군사교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신(新)안보법 발효로 일본은 이제 전쟁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자국 내에서도 군국주의 회귀 비난이 거세다. 게다가 아베 신조 총리는 여전히 자기 육성으로는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일본과 군사기밀을 공유한다는 것에 많은 우리 국민들이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4년 전 이명박 정부가 사회적 공감대 없이 밀실 추진하다 낭패를 본 까닭이다. 일본의 군사정보는 우리에게 필수적이고 한·미·일 3각 안보협력도 중요하지만 대중관계 등 고려해야 할 외교적 요소도 만만치 않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신중해야 한다.
  • [열린세상] 핀란디제이션과 한·중 관계/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열린세상] 핀란디제이션과 한·중 관계/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최근 들어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 때문에 한국과 중국 간 관계에 대한 국론이 분분하다. 과거 마늘 사태처럼 중국이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그동안 ‘친선혜용’(親善惠容)의 주변국 외교정책으로 박근혜 정부와 유례없는 친밀한 관계를 이어 왔다.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 참석으로 극에 달하는 듯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중국의 자기 원칙에 기반한 외교적 처리에 한국은 역시나 하며 급기야 사드 배치를 위한 미국과의 담판에 들어갔다. 그렇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은 언제나 ‘딜레마 위기’를 겪고 있다. 미·중 간의 이해관계 충돌 시 안보상 선택 위험과 북핵 문제, 사드 문제 등으로 한·중 관계에 균열 위험이 있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인 북유럽의 핀란드가 많은 교훈을 준다. 핀란드는 1939년 겨울전쟁에서 패해 소련과 외교를 강화하면서 독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묵시적 굴종’이라는 정책을 썼다. ‘핀란디제이션’(Finlandization)이다. 서방은 핀란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영입하지 않고, 소련은 핀란드를 지배하지 않도록 협상한 결과다. 핀란드는 대내외 정책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서방과 비동맹 체제를 갖는 것이었다. 현재 국제정치에서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인접한 약소 국가가 주권과 독립 유지를 위해 강대국의 대외정책을 전적으로 추종하는 조건하의 중립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경제적 의존성이 높아지는 관계’를 의미한다. 현재 중국의 부상과 함께 동아시아의 ‘핀란드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핀란디제이션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서 한국은 분명히 해야 할 원칙이다. 우선 경제 의존도를 낮춰서라도 정치적 외교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떨쳐야 한다. 경제적 문제는 온전히 시장에 맡겨야 한다. 기업들이 상황에 따라 지역에 대한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문제다. 정부가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 기업들은 좋은 무역 환경을 이용해 중국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국제적 민감 이슈로 기업들에 어려움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많은 제품이 중국에서 환영받고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화장품의 경우 2~3년이라고 본다. 수요가 없으면 가고 싶어도, 의존하고 싶어도 의존할 수 없는 게 시장의 원리다. 또 중국과 미국은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윈윈 관계로 갈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할이 필요함을 강조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동·서방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중립적 완충국 역할에 초점을 맞춰 국제적 민감 이슈에 대응해야 할뿐더러 주변 강대국들을 설득하고 이끌어 가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한국 외교의 독립성과 가치관을 내세워 마지노선 원칙을 확실히 정한 뒤 중·미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확실히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국제문제에서 냉전 세계의 사고방식에 따라 한국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이익 우선 아래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원칙’을 세우고, ‘원칙’을 지키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 신뢰에 바탕을 두고 경제적으로 주변 강대국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 가야 할뿐더러 강대국끼리도 윈윈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짜고 전략을 짜야 한다. 그러려면 강대국에 대해 잘 알고 미리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이 취해야 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처신은 강대국들을 설득해 자국이 이익을 볼 수 있는 논리를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또 원칙적으로 존중할 만한 명분이 있다고 느껴지도록 만들고 우리의 태도가 정당하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를 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강국이 되는 것은 꼭 군사강국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제강국이 될 수도 있고, 영국이나 싱가포르처럼 금융강국 또는 법치강국이 될 수도 있다.
  • 시리아 3개 국가로 나뉘나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5년 만에 임시 휴전에 들어갔으나 정세 불안은 계속되는 가운데 시리아 분할론이 불거지면서 평화협정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시리아 반정부단체 고위협상위원회(HNC)의 평화협상단 대표인 아사드 알주비는 29일(현지시간) “우리는 휴전 위반에 직면한 것이 아니라 휴전이 완전히 무효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7일 예정된 유엔 중재의 시리아 평화회담에 참석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HNC는 휴전 첫날인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시리아 정부군이 15차례 공격을 감행했으며 러시아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그 이상의 공격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에서 ‘불안한 휴전’이 계속되면서 플랜B(제2안)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플랜B와 관련해 “미국 정보당국에서 검토하는 사태 전개 시나리오 중 하나”라면서 “이를 제기하는 세력은 시리아 평화협상을 좌절시키고자 하는 자들”이라며 미국을 겨냥해 비판했다. 플랜B 논란은 지난달 23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휴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플랜B에 대한 중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것이 시리아 분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플랜B는 시리아를 수니파 반군이 점령한 동북지역,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북부지역,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가 통치하는 지역 등 3개의 국가로 분할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플랜B를 알아사드 정부와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정보전으로 규정하고 반대해 왔다. 하지만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연방제 모델이 필요하다고 합의한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라며 연방제를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中 기업들 개성공단 진출할까

    국제중재기관 중재 요청 등 검토… 北 전력 사정 나빠 현실화 미지수 정부가 우리 기업이 빠져나간 개성공단에 대한 중국 등 제3국의 유입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이 개성공단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려 했던 적도 있어 관련국 동향 파악에 나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중국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 북한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면서 “북한은 폐쇄된 개성공단 운영권을 중국 등 제3국에 넘기려 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만약 북한의 그런 움직임이 있을 시 관련국들에 대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세계은행 산하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 등 국제중재기관에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2010년 북한의 외자 유치를 담당하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중국 투자단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해 투자 유치에 나섰던 적이 있다. 또 2013년 개성공단 폐쇄 때도 북한은 대남 압박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등 제3국의 개성공단 운영을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남한 외 제3국이 개성공단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력 문제다. 공단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공단이 정상 운영될 때는 남측에서 매일 개성공단으로 3만~4만㎾의 전기를 공급했다. 이 정도의 전력 규모를 북한이 자급하기 위해서는 개성은 물론 인근 황해도와 평양 일부까지도 정전을 해야 가능하지만 북한의 현 전력 사정으로는 무리다. 북한에는 8개의 발전소가 있지만 노후화돼 고장이 잦고 수십 년 전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 성능 미달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대규모 공단 운영은 중국 정도여야 가능하지만 실제로 중국이 나설지도 미지수다. 2012년 중국 랴오닝성 소재의 시양그룹이 북한 광산에 투자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난 사건이 당시 북한과 중국 간 외교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초에도 북한이 한 개발사업권을 중국 기업 2곳에 각각 파는 등 이중 계약을 해 피해가 발생하자 해당 기업들이 중앙정부에 북한과 자신들 간의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국제사회 복귀 급한 이란, 사우디와 화해 모드

    극한 대립을 이어오던 중동의 ‘맞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급격히 화해 모드에 돌입했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온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사우디와 이란을 잇따라 방문, 3자 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이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주 전 수도 테헤란에서 일어난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사우디 대사관 습격은 매우 잘못된 사건”이라며 “이 나라와 이슬람에 반하고 나도 그러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시위대의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습격도 언급하며 상대국과의 외교적 신뢰를 거론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이란 시위대는 지난 2일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인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다른 테러 혐의자들과 함께 집단 처형한 데 격분해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 대사관을 방화했다. 하메네이는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로서, 이 같은 종파 간 갈등에 침묵해 왔다. 하지만 사우디와 다른 수니파 아랍국들이 잇따라 이란과의 외교·교역을 단절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자 결국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 해제로 국제사회 복귀를 서두르던 이란으로선, ‘이라노포비아’(반이란 정서)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18~19일 사우디와 이란을 차례로 방문한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화해 의사를 타진했고,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이슬람의 연대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의 급격한 입장 변화에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란 공통분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거리를 둬온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배신감을 느꼈고, 이란도 지난해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이유로 최근 새로운 제재를 가한 미국을 비난해 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사우디는 서로 협조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이란의 다음 목표 ‘이라노포비아 해제’

    10년 만의 경제제재 해제로 국제사회 복귀를 꾀하는 이란이 ‘이라노포비아’(Iranophobia·반이란 정서)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뒤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 의해 ‘악의 축’으로 각인돼 왔다. 핵 위협과 더불어 다양한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고, 종교가 우위를 차지하는 정치제도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란 배경도 작용했다. 이런 이란이 반이란 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AP 등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를 위한 집착은 열악한 경제 사정 탓이다. 이란은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차 제재 이후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려 왔다. 세계은행(WB)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선 118위로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데다 제재 해제 이후 이란에 투자 의사를 밝힌 해외 유수 기업도 독일의 다임러(벤츠) 정도다. 외교 관계 정상화로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려야 한다는 강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포문은 이란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환경부 장관인 마수메 에브테카르가 열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정식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1979년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이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이 된다. 미 대사관을 점령한 과격파 시위대는 444일간 미국인 인질 53명을 억류하다 풀어 줬다. 당시 대사관 점거 학생들의 대변인을 맡았던 이가 에브테카르 부통령으로, ‘결자해지’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이란이 외교적 승리인 핵 협상을 발판으로 시리아, 예멘 사태에서 중재자 역할을 떠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과 관련이 깊다. 중동의 ‘맞수’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제재의 봉인을 풀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한 당사국이다. 그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극악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사우디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핵 협상을 이끈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국영 프레스TV에 출연해 “사우디가 유력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유가 폭락을 주도하면서 이라노포비아를 조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최근 걸프 지역을 위협한 이란·사우디 충돌의 책임을 사우디에 돌리고, 이란은 싸울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한 셈이다. 하지만 서방의 경계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제제재 해제 하루 만에 미국이 지난해 11월 이란의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유로 이란 기업들에 신규 제재를 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상대국 억류자 석방을 놓고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라노포비아 해소의 가장 큰 장벽은 이란 내 강경파다. 온건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의 신정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혁명수호위원회는 다음달 총선을 위한 후보 자격 심사에서 중도·개혁파 후보의 99%를 탈락시키는 촌극을 벌였다고 AP는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런 이유로 이라노포비아 불식의 전제 조건이 종교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이란의 정치·안보체제의 정상화라고 못박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북핵 대신 중동 해결사로 나선 시진핑

    북핵 대신 중동 해결사로 나선 시진핑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해 달라는 한국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다.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9일부터 2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을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첫 방문지로 중동을 택한 것은 처음이다. 아랍 국가들은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처이면서 7번째 교역 파트너다. 또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경유지다. 시 주석의 방문에 앞서 중국 정부는 중동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아랍 정책 문건’을 처음으로 공표했다. 아랍 정책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이 문건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아랍 국가와 ‘1+2+3’ 협력을 하기로 했다. 에너지 부문의 협력을 핵심으로 하고 인프라 건설과 무역투자 부문 협력을 양대 축으로 한 뒤 원자력에너지, 우주위성, 신에너지 협력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중동의 양대 산맥인 사우디와 이란이 국교 단절까지 선언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두 국가를 동시에 방문하는 것은 중동 분쟁의 해결사로 나서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는 크고 문제는 많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광명일보는 “중동 국가들은 이번에 중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자마자 이란을 방문지에 포함시켜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이란에 고속철과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중동 방문은 애초 지난해 하반기에 계획됐으나 사우디의 예멘 공습으로 무기한 연기됐다”면서 “이란 핵 협상을 적극적으로 중재한 중국이 사전 조율을 거쳐 제재 해제에 맞춰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란 핵 해결 및 사우디·이란 분쟁 중재에 적극적인 것과 달리 중국은 한·미·일의 대북 제재 강화 압력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때 미국 측은 “중국에 대북 석유 수출과 북한산 무연탄 수입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답변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논의를 지지하지만 대립을 부추기거나 한반도의 혼란을 야기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포괄적이고 강력한’ 제재에 반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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