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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율교수 석방대책위에 편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15년형을 구형받은 송두율 교수가 최근 송 교수 석방대책위 앞으로 보낸 두 통의 편지에서 “구치소는 한국사회의 표본실이며,한국 사회는 갈등이 증폭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적었다. 대책위는 11일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송 교수 무죄석방 촉구 사회원로 기자회견’을 열고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송 교수는 “구치소를 조그마한 한국처럼 느끼고,지난 37년간 경험치 못한 한국사회를 압축적으로 그리고 속성(速成)으로 배우고 있다.”면서 “현재 많은 정치인들,재벌기업 회장과 사형수까지 함께 생활하니 구치소야말로 한국사회의 표본실과 같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의 핵심을 잘 볼 수도 있다.”면서 “한국사회는 안팎으로 엄청난 갈등이 증폭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득권 세력은 갑자기 잃어버린 고지의 탈환에 혈안이 돼 자꾸 무리수를 두고 (개혁세력은) 정권을 잡았으나 이를 견고하게 다지고 개혁을 추동시킬 힘이 없다 보니 갈팡질팡하는,한마디로 주인없는 사회처럼 돼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입춘 추위는 정말 매서웠지만 오는 봄을 결코 막을 수 없다.”면서 “‘매화는 한 번 추위를 겪지만 그의 향기를 팔지 않습니다.(梅一生寒不賣香)’”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송 교수는 사회 원로들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재판부의 선고를 기다리는 심정은 담담하다.”고 말하면서도 “‘국가보안법’은 한마디로 말해 ‘네모난 원형’을 그리려는 애초부터 무모한 법 적용이었다.”고 꼬집었다. 김세균 교수,홍근수 목사 등 사회원로 30여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제시되지 못했고 송 교수의 학문활동은 법률적 판단대상이 아니다.”면서 “송 교수는 남북 학술 교류에서 성실한 중재자 역할을 했을 뿐인 만큼 무죄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 [시론] 6者회담 성공비법/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이번 6자회담에서는 공존공영의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6자회담 관련국 모두 북핵해법 마련을 위한 지혜를 짜낼 것이다. 25일부터 베이징에서 2차 6자회담이 열리고 있다.1차 회담 이후 6개월 동안 관련국가들 사이에 활발한 외교적 노력이 있은 후 열린 회담이라 실질적 성과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핵 해결의 프로세스가 시작될 것이란 낙관적 기대를 하는 데는 다음 몇가지 이유와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첫째,북핵문제의 실질적 당사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북한의 정책변화를 들 수 있다.먼저,미국은 ‘선 핵폐기 후 대화’ 입장에 따라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를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재정적인 보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북 서면 다자안전보장방안을 제시하고,올 2월 초부터 핵폐기를 위한 과정으로서의 핵동결과 안전 보장 제공을 위한 논의는 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이라크전쟁의 수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부시 대통령이 재선 전략 차원에서 북한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외교적 성과로 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북핵문제 해결은 급진전될 것이다. 한편 2002년 12월12일 핵동결 해제 조치 이후 위기조성전술의 수위를 높여 왔던 북한이 지난해 12월9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핵동결’ 의지를 재확인하고,“핵동결은 단순한 현상 유지가 아니라 핵포기 과정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조선신보 2월6일)”이라고 하여,북한의 대화전략이 종전보다 더 적극성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둘째,한국과 중국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꼽을 수 있다.한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편으로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와 함께 ‘대화와 압력의 병행원칙’에 입각한 북핵해법을 마련하는 등 국제협력을 강화하고,다른 한편에서는 남북장관급회담 등을 통해서 북핵해결을 위한 설득을 지속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한국은 ‘3단계 북핵해법과 안전 보장 방안’을 제안하면서 본회담에 앞서 남북 양자접촉을 가지는 등 북핵해결의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자회담과 1,2차 6자회담의 장소 제공국가인 중국은 한·미·일 3국이 마련한 북핵해법을 북한에 전달하고,북한을 설득하는 건설적인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중국은 북한 핵문제가 동북아질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한반도 비핵화’라는 확고한 정책목표를 가지고 북핵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 핵개발은 일본,대만,한국의 핵개발을 부추길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핵개발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없게 되면 중국의 국제적 위신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이러한 중국의 외교적 부담을 의식할 때 북한은 그들의 ‘후견국’인 중국의 입장을 고려치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셋째,북핵문제의 장기화는 6자회담 참가국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지역통합이 이뤄지는 ‘세계화 시대’에 동북아지역에서도 경제와 안보를 위한 지역협력체 구축이 절실하다.북핵문제의 장기화에 따른 동북아 역내국가들이 갈등을 지속할 경우 관련 국가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6자회담에서는 공존공영의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도록 6자회담 관련국 모두 북핵해법 마련을 위한 지혜를 짜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회담에서 ‘뜨거운 감자’인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문제만 잘 해결하면 북핵해결의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 北·美 90분간 ‘만찬협상’ 北연설문 반미표현 안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5일 개막된 제2차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전날 회담 전야의 ‘탐색전’에 이어 기조연설과 공식 양자 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북·미 양국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질문 공방을 벌인 데 이어 1시간여 동안 첫 공식 양자 접촉을 갖고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핵동결 대 보상’ 등 북핵 현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미국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저녁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 부부장 주최 만찬장에서도 헤드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통역을 도움을 받아가며 1시간30분 동안 활발한 ‘식사중 협의’를 벌였다. ●예정에 없던 질문 공방 이날 기조발언에서는 당초 가장 긴 기조발제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던 북한이 20분짜리 발제문을 발표한 반면,미국은 장장 50분 동안이나 할애했다.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은 꼭 필요한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끈 것은 예정에 없던 북·미간 질문 공방.신 대변인은 “낮 12시 휴식 시간이 끝난 뒤 북한 김 부상이 미국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며 10분간 질문 공세를 폈고,켈리 차관보가 5분간 답을 한데 이어 다시 김 부상이 5분간 되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키워드는 ‘신축성’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이날 오전 개막식 인사말에서 북측 연설문에 빠지지 않았던 ‘미국의 대북 압살·적대시 정책’이란 말을 아예 언급하지 않아 1차 회담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개된 6자회담과 관련,“봄 기운이 완연한 계절에 긍정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신축성을 발휘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해로 가는 길목” 중국측은 관영 CC-TV를 통해 기조연설에 앞선 인사말 시간을 생방송으로 공개했다.‘화해로 가는 길목’이란 타이틀을 붙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첫 브리핑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강조한 뒤 “어떤 어려움도 인내를 갖고 풀어야 한다.”며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oilman@˝
  • [열린세상] 6자회담과 한국의 역할/이철기 동국대 교수·평화연대 공동대표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2차 6자회담이 25일 중국의 베이징에서 열린다.본질적인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하나,대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2차 회담 개최에 합의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과 미국 모두,일단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6자회담의 교착이 장기간 계속되는 것은 북한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등 불리한 환경이 강화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부시가 재선될 경우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부시의 입장에서도 북한 핵문제의 악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북한이 핵개발 선언과 같은 추가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면,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대선 정국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곤경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북한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대화의 채널을 열어 두면서 대선 때까지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2차 회담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원칙적이고 선언적인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북한은 궁극적으로 핵을 완전한 폐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입장을 상호 표명하는 것이다.또 핵의 완전한 폐기에 앞서 우선 핵동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 핵문제 협상과 관련해 가장 큰 변수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선이다.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한 핵문제 해법은 달라질 것이다.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세를 굳히고 있는 존 케리 후보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부시가 재선에 성공한다면,미국의 대북정책은 계속 강경기조를 이어갈 것이고 북한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부시가 재선된 2005년 한반도엔 전쟁의 먹구름이 감돌 것이다. 네오콘의 입장에서 북한과 리비아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정책적·전략적 차원과 전술적 차원의 차이이다.‘북한위협론’은 일방주의 정책의 주요한 명분이다. ‘북한핵의 위협’은 선제 핵공격전략을 지탱해주는 구실이 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위협’이 없어진다면 정권의 운명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MD)의 명분이 사라진다.따라서 ‘깡패국가 북한’ 혹은 대량파괴무기(WMD)를 확산시키는 북한이 계속 필요하다.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상황에서 이러한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북한으로서는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억울할 것이다.그러나 부시가 재선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부시가 낙선하기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미국의 대선 결과에 북한 자신의 운명과 한반도의 장래를 걸고 도박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부시가 재선되더라도 군사적 행동을 하거나 강경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구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좀 더 ‘통 크고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북한은 동결 해제했던 원자로 등의 재동결과 이 시설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수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이러한 일방적인 조치들은 북한에 불리한 양보가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이다. 한편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과 자주적인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한·미 공조라는 미명 아래 미국에 주도권을 내주고 미국의 강경정책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고 있다. 북·미간에 타협이 가능한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고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중재자 역할이 요구된다.또한 북한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한 전력지원과 같은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이철기 동국대 교수·평화연대 공동대표˝
  • 기고/‘소리’를 낮추되 ‘말’은 키워야

    우리는 자고 일어나는 그 순간부터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서서히 말문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소리와 말이 어떻게 다른가를 구별하자면 둘 다 우리의 청각을 통해 들려오기는 하지만 그 울림 속에 어떤 의미가 실려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소리와 말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아무 의미도 없는 진동현상이 청각을 자극하는 것이 소리라면,소리를 매체로 어떤 의미가 청각에 전달되는 것이 말인 것이다. 어떤 의미가 실려 있기에 소리와는 구별되는 것이 말이라고는 했지만 말이라고 해서 다 말은 아닌 것 같다.설령 어떤 의미가 담긴 말일지라도 상대가 듣건 말건 내 말만을 해버리거나 상대의 말에 너는 떠들어라 나와는 관계없다는 식이라면 이미 그것은 말이 아닌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예를 들어,부부싸움에서 삿대질이 오가며 거친 말이 튀어나오면 사실 이러한 말들은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것이다.말이란 상대의 진심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려는 성의와 그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진지한 자세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생명력을 얻는다.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능력 못지않게 화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결국 부부싸움에서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화해의 길은 열리게 된다. 로마신화에는 ‘비리프리카’라는 화해의 여신이 있다.비리프리카 여신은 특히 부부싸움을 중재하고 부부를 화해시키는 가정의 수호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에서는 부부간 싸움이 갈 데까지 가게 되면 이 부부는 신전에 그려진 비리프리카 여신을 찾는다고 한다.이들이 비리프리카 여신 앞에 도착해서는 우선 여신에게 함께 인사하고 난 후 그 앞에서 싸움을 계속한다는 것이다.다만 여기에서의 싸움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일단 아내가 먼저 여신 앞에 나가 남편에 대한 분한 이야기,억울한 이야기,야속한 이야기 등을 털어놓는데 그러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남편은 절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아내의 이야기가 끝난 후,남편은 여신 앞에 서서 “여신이시여,그게 그런 것이 아닙니다.”라면서 아내에 대한 불만,아내의 이해 부족,아내의 바가지에 대한 자기의답답한 심정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남편이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아내도 마찬가지로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아무리 격렬하게 싸운 부부라도 차츰 공격의 강도가 약해지고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신전을 나올 때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주민간에 야기된 부안 사태는,안면도와 굴업도 사태가 그랬듯이 국법질서를 파괴할 정도의 폭력사태로 번지고 말았다.그 어디에서도 합리적 대화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 과정은 어디나 비슷했다.양측이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제 주장만을 관철시키려다 보니 말의 전달이 아니라 소리의 울림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늘날 부안 사태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가 겪는 모든 사회적 갈등을 바라보노라면 비리프리카 여신과 같은 존재가 절실한 상황이다.따라서 우리는 성의(聖衣)나 법의(法衣)등을 걸친 분들이 로마의 여신처럼 더 이상 소리의 전달자가아니라,말의 중재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눈앞의 동산은 낮아도 커 보이고,멀리 보이는 태산은 높으나 동산보다 작아 보인다.지역문제가 동산이라면 국책사업은 태산과도 같기에,이제 개체의 시각보다 나라 전체의 국면과 수준의 근본문제를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결국 세상은 사람끼리 말과 대화를 먹고 마시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에 이제 우리는 소리를 낮추고 말을 키워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함철훈 가톨릭대 교수 법학과
  • [열린세상] 미·중 관계로 본 북핵 해법

    미국에서는 2004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대장정이 사실상 시작됐다.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에서의 예비선거까지는 한달 여 남았지만 9명의 민주당 후보들은 토론회들을 통해 당원 및 일반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언론도 각 후보들의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재선에 도전하는 부시 대통령과의 경쟁상대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주요 뉴스로 편성 보도하고 있다.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한 하워드 딘 전 버먼트주지사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의 공식 지지까지 획득하면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만약 반전주의자인 딘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가장 큰 이슈는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북핵문제 해법이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4세대 지도자의 한 사람인 원자바오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다.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타국의 2인자에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각별한 예우를 갖춰 그를 환영했다.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표현할 만큼 냉소적이었으나 원자바오 총리를 맞으면서 전략적 동반자라고 치켜세울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인 대만 독립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백히 함으로써 베이징 정부를 안심시켰다.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의 노골적인 불만을 알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친중국적 입장을 천명한 배경은 매달 10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 해소에 중국 정부가 성의를 보임과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막중해졌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에 반하고 중국에 대해 유화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베이징 정부의 손을 들어줄 만큼 북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중국 지도부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개혁 개방이 가속화된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은 북한에 대해 과거 혈맹으로서의 관계나 이데올로기보다는 국제정세에 대한 냉철한 현실 감각과 철저한 실무적 접근으로 무장한 중국식 당근과 채찍 정책을 구사하였고 그 결과 예측불허의 김정일 정권에 대해 나름대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기때문이다.북핵문제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 즈음 중국 정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3자회담과 6자회담을 성사시켰으며 제2차 6자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확실한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취임 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하겠다던 우리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나.북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없이 다분히 감성적이고 정략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스스로 혼란을 자초한 것이 첫번째 과오였다면 국제정세에 대한 비현실적인 접근을 통해 북핵문제에 관한한 우리의 영향력을 전무하다시피 소멸시킨 것이 두번째 과오라고 할 수 있다.북한과의 민족공조를 중시한 나머지 정작 우리 국민들은 제대로 통합하지 못함으로써 북핵문제와 북한정권의 실체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그 책무를 방기한 것이 현 정부의 세번째 과오이자 가장 큰 실책이었다. 금년도에는 우리가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로 부상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도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제공함으로써 북한 식량난 해소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와 철도 연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자재와 장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경제 특구가 될 개성 공단에도 우리 기업들의 진출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그럼에도 북핵문제에 관해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가 깨어지지 말아야 북핵문제도 해결된다는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지난 1년 동안 현 정부가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한 만큼 북한에 대해 우리 의사를 전달한 것은 잘한 일이나 이제부터는 한 말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그에 합당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우리가 한 말대로 북핵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겠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 원자바오 中총리 방미/내일 부시 면담…무역·북핵등 협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4세대 지도부로서는 처음으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7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초청으로 나흘간의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원자바오 총리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각계 지도자들과 만나 북한 핵과 타이완 문제,무역마찰,위안(元)화 절상 등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은 협의를 할 예정이다. 원 총리는 7일 뉴욕의 유엔본부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9일에는 백악관에서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양국 무역마찰과 위안화 절상 문제 중국산 일부 섬유제품에 대한 쿼터제와 중국산 컬러 TV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최근 야기된 무역마찰 해결도 주요 현안이다. 중국으로서는 보복이 아닌,협상으로 무역 분쟁을 타결한다는 원칙 아래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압박 조치 해소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교역 제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기했던 대두 구매 사절단이 오는 17∼18일 워싱턴을 방문토록 해 보복 조치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분명히 했다. 이밖에 위안화 절상 문제의 경우 중국이 자본계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혀 미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 페그제 손질에 착수할 뜻을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타이완 문제 중국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미국의 입을 통해 확실히 못박겠다는 입장이다.원 총리는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지하고 타이완의 독립 기도를 지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중국 당국은 타이완이 독립을 기도할 경우 베이징올림픽 무산,경제성장 후퇴를 비롯한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북핵 문제 2차 6자회담의 연내 개최를 위해 미국과의 물밑 외교가 주목된다.원 총리는 ‘중재자’ 중국이 그동안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도출한 절충안을 미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 총리·부시 대통령간 회담에서 극적인 반전이 나오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oilman@
  • 6자회담 연내 개최 불투명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북핵 2차 6자회담의 연내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3일 “한·미·일 3국이 중국을 중재자로 해서 북한측과 2차 회담 의제 조율을 벌였으나,본질적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내년 1월 이후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여 5개국은 일단 오는 17∼19일 베이징 개최안에 대체로 의견 접근을 봤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盧 “부안사태 정치해결 안돼”국정운영 원칙 훼손 곤란 주민 직접 만날 용의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이 문제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합리적이고 냉정하고 진지한 준비가 돼 있는 각계각층의 지식인,중재자,시민사회 대표,부안주민들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문제는 국정운영의 원칙에 관한 문제이며,결과를 떠나 절차의 합법성이라는 의사결정 과정을 양보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주민과의 대화와 과학적 조사를 거쳐 최종적인 장소로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이 과정이 합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절차가 포기되면 나쁜 선례가 되므로 정치적 해결이 아닌 원칙적 해결이 되도록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공포 분위기나 악성 유언비어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형식적으로 주민투표를 한다면 명분을 찾아 물러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면서 “폭력적 집단행동 때문에 절차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원칙과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받아 결국 무력한 정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부안주민들을 속이고 회유해 이 사업을 관철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으며 합리적 절차로 주민의견을 묻고 진실되고 객관적인 의견으로 주민들이 선택하도록 하겠다.”면서 “관계부처는 이런 의지가 의심받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그러나 부안반핵대책위 김종성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한 발언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 않다.”면서 “정부가 입장을 정리해 공식적으로 제의해 오지 않는 한 어떠한 검토나 논의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미리 가본 뉴타운](5)양천구 신월동일대

    주거형 뉴타운지역으로 선정된 양천구 ‘신월뉴타운’은 신월2·6동과 신정3동 일대 21만 2000평에 걸쳐 있다.1만 3487가구,3만 7648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다. 전체 주택 3196동 가운데 건축한 지 27년 이상 지난 노후·불량주택 비율이 35%다.단독주택 비율도 42%나 돼 그간 재개발 압력이 높았다.1960∼70년대에 조성돼 주거환경이 특히 열악한 신정2·신월2 철거이주민 정착단지도 포함돼 있다. 행정구역상 신정3동인 신정2정착단지엔 27평형 2층 단독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주택가의 골목길 폭은 2m 남짓.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라고 해봤자 폭 4∼6m 정도다.신월2동 신월2정착단지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30여평 부지에 15평 단독주택 2동이 맞닿은 듯 붙어있어 ‘15평단지’로 불린다. 주민들은 뉴타운 선정을 반기면서 개발계획 수립과정에 주민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정성철(45·신정3동)씨는 “주민들이 세입자 대책 등 향후의 뉴타운사업 추진 정보를 제때 알 수 있어야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뉴타운지역 확정 뒤 부동산 매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신월6동 ‘승진부동산’ 주인 원재숙(33·여)씨는 “지난 5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전,평당 1000만원까지 오른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뉴타운 발표 이후엔 거래 자체가 끊겼다.”고 말했다. 신정2정착단지의 경우엔 뉴타운 발표 직후 2억 7000만원 선이던 27평 2층 단독주택 가격이 3억원 선으로 올라 실제 2억 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하지만 이 역시 현재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내년에 기본 개발계획이 수립돼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겠지만,양천구는 뉴타운지역에 폭 12∼15m 도로 4곳을 비롯,초등학교와 고등학교 1곳씩을 신설할 방침이다.남부순환로와 신월로,강서로와 맞닿은 도로변엔 상업·업무시설과 주상복합건물 등이 들어서게 유도할 계획이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역은 도로와 학교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배려없이 난개발이 이뤄져 슬럼화 현상이 우려됐던 지역”이라면서 “주민들과 함께 쾌적한 환경을 갖춘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최병수 구의회 의장은 “뉴타운 사업추진을 둘러싼 주민간 협의과정 등 산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구청과 주민간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
  • 중동평화 로드맵 유엔 안보리 승인

    |뉴욕 연합|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중동평화 로드맵(단계적 이행안) 승인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이로써 지난 4월3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전달됐던 로드맵은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유엔 등 ‘4대 중재자’의 중재안에서 유엔의 승인을 받은 국제규범으로 지위가 격상했다.이날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 1515호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4대 중재자들과 협력해 로드맵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고 평화와 안전 속에서 두 나라가 공존하는 비전을 성취할 것”을 촉구했다.
  • [씨줄날줄] 그림자 게임

    대선자금 정국이 점입가경이다.검찰이 정치권 전체를 향해 칼날을 곧추세우고 있음에도 각 당은 상대편을 생채기 내기에 여념이 없다.이른바 ‘저격수’들의 전면 포진이다.이 때문에 디지털 파고에 떼밀려 뒷방 신세로 전락했던 옛 자객들이 다시 기세를 올리고 있다.저격수들의 총탄이 터질 때마다 익숙한 얼굴들이 선혈이 낭자한 채 허둥대니 관객들은 삿대질을 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모양이다.옛말에도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 가장 재미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번 싸움은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과거와는 달리 출연진도 훨씬 더 화려할 뿐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스펙터클’‘파노라마’ 수준이다.먼저 한나라당 저격수들의 표적은 현직인 노무현 대통령이다.대선자금이 막 불거진 만큼 공격거리가 많아 ‘실탄’도 넉넉한 것 같다.여기에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의 선거 살림을 맡았던 민주당도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마치 스타 크래프트 게임에서 한 표적을 향해 화력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또다른 타깃은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회창씨다.검찰과 열린우리당,민주당으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그럼에도 대선에 패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한,정치적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야인이라는 점에서 흥행은 다소 떨어지는 듯하다. 조연급들도 맹활약이다.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떨어져 나가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 서로 칼날을 겨눈다.관객 입장에서도 피아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다.과거 정치게임에서 때론 피해자가,때론 가해자가 되기도 했지만 결국 중재자 역할을 했던 청와대마저 화염에 휩싸여 있다.검찰이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이번 대선자금 수사와 정국을 ‘그림자 게임’에 비유했다.화상에서는 포성과 저격수의 총탄이 난무하지만 기대했던 전사자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비극보다는 희극에 가깝다고 정의를 내렸다. 대선자금 공방이 관객들에게 한바탕 재미만 주는 가부키(歌舞伎)로 막내리지 않으려면 정치의 틀과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유엔 이라크결의안 통과 의미/국제사회 파병·재정지원 탄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이 제시한 이라크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됨에 따라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이 국제적인 합법성을 띠고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각국에서 논란을 빚은 이라크 파병 문제도 안보리가 파병과 자금 지원을 공식 승인,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미국은 이라크전쟁 이후 국제사회에서 첫 외교적 승리를 거뒀으나 프랑스·독일·러시아를 축으로 한 미국의 견제세력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록 결의안 초안이 5번이나 수정되는 등 미국의 자존심이 적지 않게 구겨졌으나 미국이 얻은 과실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시 행정부의 골칫거리였던 이라크 재건 사업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러시아를 중재자 삼아 프랑스 등과 막후 절충을 시도했고 15일 오후(현지시간) 극적인 타협을 일궈낸 뒤 16일 아침 각국 지도자들의 최종 승인을 얻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결의안 통과를 파월 장관의 승리로 표현했다. 프랑스 등도 결의안을 끝까지 반대할 경우 이라크 재건에 등을 돌렸다는 국제적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국이 군사적·정치적 통제권을 놓지 않았으나 유엔의 역할과 권한을 확대하고 이라크 정부 수립의 일정도 일부나마 제시한 것은 소기의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라크 석유개발 등 향후 재건 계획을 감안할 때 미국과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게 명분상으로나 실리적으로도 낫다고 봤다.물론 결의안 내용에 프랑스 등은 전적으로 동의한 것은 아니다. 12월15일까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헌법 제정과 선거 일정을 제시토록 했으나 이라크 주권 이양이 언제 이뤄질지,누가 권력 수립을 끝까지 책임질지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암묵적으로 내년 말까지 미군 철수를 바탕에 깔고 있으나 구체적 언급은 없다.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러시아 등은 이라크 파병을 분명히 거부했으며 자금 지원에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파병요청을 받은 파키스탄과 인도,터키 등은 자국 내에서 정치적 혼란을 불식시킬 명분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이라크 내 미군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고 이라크에 민주정부가 수립된다는 보장은 없다.다만 이라크전쟁 이후 미군의 주둔과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를 유엔이 승인함으로써 이라크의 장래는 미국의 손에서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mip@
  • 노벨평화상 시린 에바디/이슬람 여권신장 25년 외길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시린 에바디(56)는 이슬람 사회에서 선구적인 인물로 꼽힌다.이란의 첫 여성 판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작가·변호사·학자·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해 반평생을 바쳤다.이같은 공로로 지난 2001년에 이미 노르웨이 ‘라프토 인권상’도 수상했다. ●여성 첫 판사로 임명…약자의 편에 에바디는 1974년 테헤란 법대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 약 5년간 테헤란 법원의 법원장을 지냈다.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판사에 임명돼 당시부터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의 활동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이후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특히 이란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작가와 인권운동가로 활동범위를 넓혀 나갔다.이란 어린이인권후원협회 창립자이기도 한 에바디 여사는 94년 유엔아동기금(UNICEF)후원으로 ‘어린이 인권:이란 내 어린이 인권의 법적 양상에 관한 연구’를 출판했다. 또한 다른 변호사들이 꺼려하는 인권 관련 소송 변론을 도맡았다.대표적으로 1999년과 2000년도에 살해된 작가와 지식인들의 유가족을 대변했으며 1999년 이란 경찰이 테헤란 대학을 기습했던 테러사건의 배후를 밝혀냈다.또한 여성에게 불리한 이란 가족법의 개정을 이끌어 내는 등 여성 권익보장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이같은 활동으로 이란 사회 기득권층에게 반감을 산 에바디는 지난 2000년 7월 정부관료와 강경파들의 관계를 폭로하는 비디오테이프 파문에 연루돼 구속되는 등 수차례 투옥됐다.5년간 변호사자격정지 명령을 받기도 했던 그녀는 최근 여성운동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여성들이 남편의 허가없이는 사회활동은 물론 해외 여행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의 인권이 취약한 이란에서 에바디는 여성의 ‘대변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슬람과 서구의 중재자로 기대 전세계가 에바디 여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그녀의 조국인 이란 정부에서는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이란 현지 언론들은 10일 현재까지 그녀의 수상 소식조차 보도하지 않고 있다. 에바디에 대해 서구사회는 “이슬람교도이면서도 사회문제 해결에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고 이슬람교와 민주주의의 조화를 추구한 지각있는 무슬림”으로 평가한다.그러나 강경론자들이 기득권을 잡고 있는 주류 이란 사회는 개혁을 요구하는 그녀를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문제인물로 경계하고 있는 듯하다.특히 이번 수상을 이란에 대한 서구의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 국제적으로도 에바디 여사의 수상이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자로 꼽혔다.특히 평화 전도사로 존경받은 83세의 교황이 수상자로 뽑히지 않은 데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슬람사회와 서구사회의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에바디가 선택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그녀는 자신의 인권운동에 힘을 얻게 된 동시에 두 사회의 중재자로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송두율 파문 /宋교수가 던진 ‘경계인’

    경계인이란 송두율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지적했듯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 소통을 매개하는 ‘보더라이너(borderliner)'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사회학에서 많이 쓰이는 ‘마지널 맨(marginal man)’은 성격이 다른 두 문화에 속해 어느 쪽에도 충분히 동화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유럽 사회학계에선 독일의 유태인처럼 사회에 속해 있으면서도 중심 사회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을,미국 사회학에선 백인 앵글로색슨계 신교도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을 통칭한다. 우리말로는 보통 주변인,한계인,경계인으로 번역된다.우리 학계에도 60년대 중반 이같은 유럽과 미국학계의 경계성과 주변성을 중심으로 한 경계인의 논의가 시작됐으나 군사정권 하의 철저한 감시로 인해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송 교수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도 밖의 세계와 같은 속도를 맞추기 위해 동시성을 추구하는 남한과,주체라는 비동시성을 강조하는 북한과의 간극을 메우는 중재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교수가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행적 등을 볼 때 어느 사회에도 깊숙이 속하지 않는다는 개념의 경계인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과,송 교수의 말대로 주체적인 체제 선택이 없었다는 점에서 경계인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김귀옥 교수는 “우리 사회는 냉전시대의 흑백논리에 오랫동안 지배되고 강요당했던 만큼 제3자적인 경계인의 개념에 익숙지 않지만 송 교수는 좌우를 떠난 자유로운 이념으로 ‘탈민족’을 주장해왔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경계인이라는 표현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신대 철학과 윤평중 교수는 “주변인은 제대로 된 사회성원으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함의가 담긴 반면,경계인은 어떤 당위를 위해 싸워나간다는 뜻이 담긴 전투적이고 적극적인 개념을 갖는다.”며 “송 교수는 경계인이라는 말을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의미로 쓴 것 같지만 자신의 실존적인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일종의 둔사(遁辭)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김성호기자 kimus@
  • 후세인정권 前국방 투항/미군3명 매복기습당해 사망

    |모술·티크리트·칼디야 AFP 연합|후세인 정권 때 재직했던 하심 아흐메드(사진) 전 국방장관이 19일 북부 모술에서 미군에 투항했다고 투항을 주선한 중재자가 아랍 위성 TV 알 자지라 방송에 나와 밝혔다. 이 중재자는 미군 장성과 아흐메드 전 장관 사이에 수주간의 협상이 진행돼 왔으며,“투항하면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특별 대우할 것”이라는 미군의 약속에 따라 아흐메드가 가족과 함께 투항했다고 덧붙였다.아흐메드는 미군 수배대상자 55명중 27위에 올라있다. 앞서 18일 미군은 후세인의 심복이자 수배자 명단 6위에 올라있는 이자트 이브라힘 알-두리 전 이라크혁명평의회 부의장의 보좌관을 체포했다고 밝혔다.알-두리는 지난 7월 미군에 사살된 후세인의 맏아들 우다이의 장인이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 인근에 주둔중인 미군은 18일 매복 기습을 당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군당국이 발표했다. 윌리엄 맥도널드 중령은 미군이 로켓추진 수류탄 발사지점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조사하던중 이라크 무장세력의 소형 화기 공격을 받아 이같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 이후 숨진 미군은 76명으로 늘어났다.
  • 기대 커지는 中역할 / 中 고강도 北압박

    |베이징 김수정 오일만특파원| ‘棄核換安全’(기핵환안전·핵포기로 안전을 바꾼다)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이자,나머지 5개국을 상대로 거중조정을 해온 ‘게이머’ 중국이 6자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다. 중국측이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로 회담 대표들을 모두 초청,분위기 조성용 리셉션을 연 26일 중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북한이 핵동결 해제한 이후 6자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중국이 해온 노력을 설명하며 이같은 원칙을 밝혔다. ●北서도 조건부 핵포기의사 밝힌듯 이 관계자는 “중국은 핵으로는 안보우려 해소를 얻을 수 없다고 북한에 강력히 촉구해왔다.”고 전했다.핵무기와 핵개발계획을 포기해야만 안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강도높은 메시지를 던졌고,북측으로부터는 핵포기를 하겠다는 의지를 읽었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왕이 외교부 부부장과 다이빙궈 수석 부부장을 통해 북측 의지를 미국과 한국·일본 등에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27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에 바라는 최대한의 요구를 밝힐 것이고,향후 시간은 걸리겠지만 북한은 생존하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체제보장,경제지원이 되면 이미 만든 핵무기나 폐연료봉 등을 북한땅에서 가져가라고 미국측에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6자회담이 성사된 것이 북측 의지에 따른 것이란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지난 2월 중국의 대북 송유관 일시 폐쇄 보도가 ‘사실 무근’이라는 점도 밝혔다. 중국은 송유관을 통한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본 적이 없으며,일단 원유의 흐름이 끊어지면 송유관이 막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중단은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대북 압박을 더 하라는 미 정부의 언론플레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한국 정부도 송유관지대에 인력을 파견,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核놔둘땐 亞군비경쟁 우려 중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 당사국들과 모든 채널을 가동,북·미간 ‘공정한 중재자’로서 완충작업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 비핵화 및 안정화 기반을 구축해야겠다는 큰 원칙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중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선 한반도 안정이 긴요하다.북한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변국의 ‘핵도미노’와 러시아·일본·타이완의 군사력증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해 핵회담의 완전한 참여자이고,양국 관계를 솔직하고 협력적·건설적 관계라고 밝힌 점은 미국과 대북 코드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는 시사이기도 하다. 지난주 중국의 군 수뇌부와 당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것도 6자회담을 앞둔 대북 설득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끝내 핵보유를 시도할 경우,중국은 혈맹 관계를 유지해온 대북 관계에서 ‘특단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다. crystal@
  • [인터넷 스코프] 온라인 시대의 저널리스트

    ‘훗날 남북통일이 되면 하늘에서나마 환하게 미소지어 주시길.’ ‘그토록 사랑하시던 아버님과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세요.’ ‘자꾸 눈물이 나네여….이제 여기 오지 말아야겠어여.’ ‘이제 우리가 못 다 이룬 꿈을 이루어 드립시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추모 카페에 게재된 글이다.이 카페는 1051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285개의 글이 올려져 있다.이런 카페가 다음 사이트에만 74개나 더 있었고,이들 카페에 4∼8일 사이에 게재된 정 회장 관련 글은 1121개나 됐다.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테러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국제테러 관련 카페가 900개를 넘었고,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많은 커뮤니티가 활동했었다. 단순한 추모 글로 채워진 커뮤니티도 있지만,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건설적인 의견을 내놓는 커뮤니티도 많았다. “우리가 고 정몽헌 회장님을 언젠간 잊게 될지언정 그 분의 아름다운 사명감이었던 조국통일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카페로 변모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같이 정회장의 추모 카페에도 발전적인 활동을 제안하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회원 수를 살펴보자.13만∼17만여명의 커뮤니티가 눈에 띄고,7만∼8만명을 넘는 커뮤니티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이쯤 되면 단순한 소모임의 수준은 넘어섰다는 생각이다.웬만한 잡지의 구독자 수를 넘는 수치이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가 되는 셈이다.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시대에는 저널리스트 역할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은 다소 약해지고,그보다 사회적 어젠다를 제기하고 토론을 이끌며 여론을 수렴하는 여론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개설자는 온라인 시대의 저널리스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커뮤니티를 개설하면서 사회 의제를 제기하고,정보 공유의 장과 토론장을 마련해 주며,회원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정리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수렴된 여론의 결과가 커뮤니티 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된다면 개설자는 주요 매체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못지않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커뮤니티는 연예인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 오락적이고 실용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한 모임이 대부분이다.따라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하지만 커뮤니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붉은 악마의 활동이나 촛불시위가 위력을 이미 보여주었다. 커뮤니티의 토론이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대담 기사와 다른 점은,토론의 내용이 PD나 기자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기존 매체와 달리 개설자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커뮤니티는 회원들의 의견,반응에 따라 개설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그래서 커뮤니티 회원들은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시청자나 신문을 읽는 독자와는 다르다.커뮤니티의 콘텐츠를 구성하고 바꾸어 나가는 적극적인 참여자들이다.그런 점에서커뮤니티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모임으로 발전하려면 개설자와 회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온라인 시대의 저널리스트다운 커뮤니티 개설자가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김 경 희 언론정보학과
  • 오피니언 중계석/‘한반도 핵 위기의 비용’ 요약

    북핵 위기와 관련,한반도의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한국은 주도적인 입장에 서지 못하고 있다.이 위기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소멸시킬 수 없는 현 상황에서,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불교포럼 주최로 지난 9·10일 경기도 파주 보광사에서 열린 ‘한반도위기와 대응’주제의 불교평화포럼을 통해 발표된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의 논문 ‘한반도 핵 위기의 정치적 경제적 비용’을 요약한다. 미국과 북한은 핵문제를 두고 위기게임을 벌이고 있지만,양자의 목적이 전쟁이라고는 볼 수 없다.위기 게임의 고조에 따라 전쟁 위험이 높아가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위기게임이 초래하는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잘못된 인식에 따른 상황오판은,사후의 비용을 대폭 증대시키거나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북한 핵위기의 전개는 한국에 여러 형태의 비용지불을 요구한다.가장 포착하기 쉬운 비용은 북한 핵위기가 한국 경제에 주는 부담이다.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핵위기는 그 어느때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특히 2003년 초부터는 한·미관계의 불확실성 문제와 맞물리면서,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자체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이 드러났다. 북한 핵위기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도 적지않다.북한 핵위기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상호협박과 회유를 통해 상대방의 정책을 강압적으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은 매우 어렵다.한·미공조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유지해야 하며,국내 갈등을 증폭시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민감한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외교적,대내 정치적 행마(行馬)가 아주 중요하다. 위기게임에서는 위기의 성패에 따라 양측의 국가적 위신과 정권의 사활이 결정된다.이 북·미간 위기게임에서 한국은 분명 주전 선수가 아니며,중재자로서의 능력도 부족하다.한국 자체로서 두 적대자의 게임을 멈춰세울 능력을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은 두 행위자의 위기게임 때문에 경제·정치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만약 두 적대자의 게임이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치명적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두 적대자의 위기게임에 대해 한국은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원칙을 세워 행동해야 한다.그 원칙은 도덕적이고 이념적이기보다는,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능란한 현실주의적 처세술이어야 한다.전개될 수 있는 여러상황을 예측,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최적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다.한국정부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하는,통제할 수 없는 고집스러운 행위자를 상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그 내부의 상이한 정치사회적 조류간의 갈등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지고 있다.특히 한국정부와 사회는 위기대응에서 상대측,또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교환되는 협박과 강압이 현실적으로 무얼 뜻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핵 위기게임 속에서 행위자간 협박과 강압의 교환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과잉반응하거나 무시할 경우,그에 상당한 불필요한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다.우리는 이미 명분상이건 실물적 측면에서건 지불하지 않았어도 될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다.한반도의 위기 때문에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그 비용의 크기는 정부라고 하는 행위자의 역량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한국의 정부,사회가 이러한 비용 초래상황을 소멸시킬 능력이 없다면,사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명한 행보를 통해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어떠한 것인지 적극 연구해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6者회담 수석대표 사실상 차관보급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6자회담이 이달 말 베이징 개최로 가닥이 잡히면서 회담 수석 대표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난 7∼9일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회담 수석 대표는 국장급보다 격상된 차관급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왕 부부장 자신을 언급한 것이란 풀이다.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 5일 자신이 러시아 대표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는 왕 부부장이나 로슈코프 차관은 우리 직제로 보면 차관보급이라면서 우리측 수석 대표는 이수혁 차관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제임스 켈리 차관보가 확정적이다.일본도 야부나카 미토지 아시아 대양주 심의관이 수석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미·일은 기존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 멤버들로 호흡을 맞출 공산이 크다. 중국의 경우 지난 4월 베이징 3자회담때는 푸잉(여) 아주국장이었으나,당시는 장소를 제공하는 단순 중재자에 그쳤다.이번엔 중국 정부 내에서 북핵 실무 총책임을 맡고 있는왕 부부장이 나선다는 점에서 중국의 북한 핵문제 적극 개입 의지를 읽을 수 있다.왕 부부장은 날카로운 외모에서 풍기듯 냉철한 판단력과 치밀한 업무 추진력을 평가받고 있으며,대외 협상에서 다소 강성적 인물로 알려졌다. 왕 부부장은 북한 방문 기간 중 강석주 북 외무성 제1부외상 등을 만나 9월 초를 고집해 오던 북측을 설득했다.베이징 출신으로 베이징 외국어 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2001년 외교부내 서열 3위(아시아 담당)인 부부장에 올랐다. 북한의 경우 4월 베이징 회담 때 참석,켈리 차관보를 복도에서 만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펀치를 날린 이근 부국장이 그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중국측의 회담대표 격상으로 볼 때 강석주 제 1부외상이나 김계관 부외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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