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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개 증권사가 뽑은 블루칩10

    7개 증권사가 뽑은 블루칩10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초 860선에서 10개월 만에 1240선까지 치솟자 주식 직접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접투자를 할 때에는 주가지수가 상승한다고 해서 내가 산 종목도 반드시 따라 오르지는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종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증권사 7곳으로부터 최근의 유망투자 종목 10개씩을 추천받았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코스닥, 테마주, 성장주 등 고수익, 고위험 종목보다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형주를 권했다. 연말을 겨냥한 배당주와 중소형 우량주도 선호했다. 증시 전반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단기에 조급하게 마음먹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 삼성증권 ▲삼성SDI(006400)는 3분기의 영업 상황이 기대한 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벽걸이용 액정(PDP),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전 사업부문에서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낮은 주가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 점이 주식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력으로 부각된다. 다만 아직 구조개편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점진적이고 꾸준한 주가회복이 기대된다. 이 때문에 단기보다는 중장기 투자의 성공 확률이 높다. 이 종목의 초보 투자자들은 실적을 지속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6개월 목표주가는 12만 6000원을 제시한다. ▲현재 증시는 풍부한 유통성과 국내 대표기업 주식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추세적 상승의 동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투자 전략으로 주가 조정을 활용한 적극 매수를 권한다. 시장에서 검증된 업종 대표주와 업종 이등주는 눈여겨 볼 만하다. 금리 상승과 성장률 저점 통과라는 환경 변화를 반영해 경기에 민감한 가치주 투자를 권한다. ■ 대우증권 ▲대웅제약(069620)은 고혈압, 당뇨병, 치매 치료제 등 고성장 분야의 신제품을 주력으로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곧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주의 상승 랠리는 2004년 6월 이후 1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요층인 40세 이상의 중장년층과 고령인구의 증가, 건강 및 웰빙 추구형 삶의 확산 등은 의약품시장이 고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제약주는 단기 조정의 우려가 있지만 밝은 전망과 외국의 제약주 사례로 볼 때 장기적인 추가상승의 여력이 있다. 대웅제약은 제약주 가운데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돼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 목표주가는 4만 2000원. ▲외국인이 7일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종합주가지수 흐름에 방해꾼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도 아직 시장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동안 소외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코스닥시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소형 우량주를 추천한다. ■ 동양종합금융증권 ▲현대차(005380)는 NF쏘나타, 그랜져TG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 회복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으로 북미 자동차시장에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은 유로화 약세, 철강재 가격상승 등 최악의 영업 환경에도 수익성의 증가세를 확인해 준 셈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1조 8041억원으로 2003년보다 376억원 증가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의 성패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자동차·부품업종 전반의 가격상승 부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4분기 목표주가는 8만 2000원. ▲국내 증시는 분명히 재평가 과정에 들어섰다. 이는 선진국에 견줘 국내 증시의 상대강도 강화, 주가수익비율(PER)의 할인율 회복,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Buy & Hold(사서 보유하라)’의 기본전략을 유지하되, 이익률이 높은 업종과 연말을 겨냥한 고배당주 중심의 선택이 유리하다. ■ 대한투자증권 ▲삼성테크윈(012450)은 디지털카메라의 매출증가와 마진(차익) 개선으로 하반기 실적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산업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도 힘을 보태면서 실적이 확인되는 대로 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모듈, 반도체 부품 등에서도 경쟁력 강화로 긍정적인 내부 변화가 진행 중이다. 큰 폭의 순이익 증가가 돋보이는 실적주다.6개월 목표주가는 1만 7000원을 제시한다. ▲증시는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때문에 외국인 중심의 차익실현 욕구와 콜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유입 위축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의 추가절상 가능성, 국제유가의 고공행진도 부담스럽다.9월과 같은 상승 일변도의 흐름보다는 가격부담을 해소하는 단기조정을 통해 재상승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굿모닝신한증권 ▲비에스이홀딩스(045970)는 휴대전화용 일렉트릭 콘덴서마이크(ECM)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40% 점유한 BSE의 100% 모(母)회사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키아에 대한 납품 점유율을 크게 높여 내년에는 ECM 출하량이 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현지 생산의 확대와 일회성 비용의 감소 등도 영업이익률을 개선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신규 진입한 휴대전화용 스피커 사업도 우수한 양산 기술력을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리스크(위험) 가운데 큰 게 환율이다. 매출의 55% 이상이 수출이고 대금의 80%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목표주가는 상승여력을 24%로 잡고 1만 9500원을 제시한다. ▲국내 증시의 놀라운 상승을 유동성에 따른 신기루로 봐선 안 된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뤄지면 4분기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이다.3분기보다 4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뚜렷하게 보인다. ■ 메리츠증권 ▲삼성증권(016360)은 자산관리형 영업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여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9월 증시의 월평균 거래대금은 5조 1000억원으로 전월(4조 7000억원)보다 늘어났다. 이는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의 영향으로 기관투자자의 거래대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적립식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재논의를 통해 성사된다면 유동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기관투자가 주도하는 장세가 형성됨에 따라 거래대금이 갑자기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졌다. 삼성증권의 기관투자자 약정 점유율(MS)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기관 장세의 최대 수혜주다. 목표주가는 5만 3000원을 제시한다. ▲간접투자 상품의 증가속에 환율상승에 따른 기업수익 개선, 거시경제 지표의 호전에 따른 주가상승의 국면이다. 종합주가지수는 4분기에 1400선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수출관련주, 금융주, 소재주 중심의 매수를 권한다. 금융업종은 내수경기와 가계신용의 회복으로 더욱 투자가 유망하다. ■ 미래에셋증권 ▲NHN(035420)은 일본 진출사업 ‘NHN Japan’의 가치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주식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2분기 일본 사업의 매출은 12억엔으로 전분기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적용하기 때문에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과거 국내에서 한 게임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적용, 상당한 매출 신장을 가져왔다. 국내 사업의 경우 검색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장하고 있다.2위 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커지고 있다. 목표주가는 18만원을 제시한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과 비(非)미국 증시로의 자금이동은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를 계속 이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대규모 자금유입은 연말까지 달라지지 않는다. 우량주와 중소형주에 대한 점진적인 투자비중 확대를 권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늙은게 죄인가” 한탄

    “늙은게 죄인가” 한탄

    “이렇게 사지가 멀쩡한데 빈둥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쥐꼬리만한 봉급을 준대도 정말 일을 하고 싶습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한국지역사회교육회관내 새이웃소극장. 조기퇴직을 종용당해 강제로 일터에서 밀려난 ‘나정정’씨의 서러운 하소연이 시작됐다. 그는 “수명은 길어지는데 늙었다는 기준을 나이로 정해 놓고 일할 기회를 빼앗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돈을 덜 받더라도 나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구속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무대는 대한은퇴자협회가 ‘나이 먹는 게 죄냐!’라는 제목으로 마련한 모의재판. 강제로 일터에서 밀려난 중장년층과 기업·정부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저출산 고령화 대비 노인인력 활용대책 서둘러야” ‘나정정’씨에 이어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 재취업을 하려다 연령차별을 당했다는 ‘기산려’씨가 원고석에 앉았다. 그는 “패션 디자인을 배워 보려고 나라에서 무료로 가르쳐 준다는 곳에 갔는데 나이가 많다고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내 몸 하나 건사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싶을 뿐인데, 늙은 게 죄일 뿐”이라고 울먹였다. 원고측 변호인은 “노년층의 복지는 물론이고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다가올 인력난을 생각해서라도 노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고석에 앉은 회사경영주 ‘기업가’씨는 “정부에서 청년실업을 구제하라며 제도를 그렇게 정해 놓으니 경력있는 노년층을 고용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역시 피고로 나온 정부 관계자 ‘노여론’씨는 “기업들이 임금을 아낀다며 우리더러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고 변명하다 결국 ‘기업가’씨와 멱살잡이를 하기도 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당장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젊은 인재를 교육시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를 향상시키는 길”이라고 맞섰다. ●“청년실업과 노인실업은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 1시간 남짓한 공방이 끝나고 재판부의 판결문 낭독이 시작됐다. 판사는 “자기에게 일자리가 없어 생긴 청년실업과 나이에 맞게 갈 수 있는 직종이 없는 노인실업은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며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노년층에게 조기퇴직을 종용해 곧 불어닥칠 인력난을 고려치 못한 ‘기업가’씨에게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죄’를 물어 ‘세대통합 운동’ 3만 6500시간을 선고했다.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여론에 끌려다닌 ‘노여론’씨에게는 ‘이리저리 눈알 굴린 죄’를 물어 제도적으로 조기퇴직 종용 금지, 연령차별 금지, 정년연장 법제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주문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은퇴자협회는 1개월간 중장년층 고용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법률전문 시민단체의 자문을 받았다. 무대연기에는 홍익대와 광운대 극예술연구회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나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고급인력 ‘풍요속 빈곤’

    고급인력 ‘풍요속 빈곤’

    2015년까지 석·박사 고급인력의 양적 공급은 충분하지만 정작 쓸 만한 사람이 부족한 ‘질적 불일치’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교육인적자원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7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인적자원개발 혁신포럼에서 김광조 교육부 차관보는 2015년까지의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노동연구원, 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 정부출연연구소가 공동연구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에 비해 300만명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층(15∼29세) 인구 비중은 21.3%에서 15.8%로 줄어드는 반면 중장년층(50세 이상) 인구비중은 24.3%에서 35.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박사 5만여명 초과공급 전망 과학기술인력의 경우,‘풍요 속 빈곤’이 예상됐다. 교육수준별로 보면 향후 10년간 전문학사 30만 6000명, 학사 25만 9000명이 초과 공급되고 석·박사 등 대학원졸 이상의 고급핵심 인력도 5만 2000명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보고서는 석·박사 고급인력의 경우, 쓸 만한 사람이 부족한 질적 불일치(Skill Mismatch)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분석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내 연구개발(R&D)의 경우, 수요 3만 8000명에 공급 6만 6000명으로 2만 8000명이 넘칠 것으로 내다봤으나 차세대 이동통신 및 디지털콘텐츠·소프트웨어(SW)솔루션 연구개발 박사인력 등 일부분야에서는 사람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기술(IT)분야는 컴퓨터 전문가 및 IT업종 관리직 등을 중심으로 6만 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어림된다. ●여성취업자,1000만명 돌파 한편 보고서는 전기제어 기술직, 도시계획직, 기계공학 기술직, 물리학 연구직 등의 직종을 유망분야로 꼽았다. 전체 취업자 수는 2004년 2250만명(여성 940만명)에서 2015년에는 2560만명(여성 10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가운데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의 비중은 30.5%에서 43.8%로 증가하고 여성 취업자 비중도 41.5%에서 42.3%로 늘어난다. ●전기제어·물리학 연구직 유망 김 차관보는 이날 정부 인적자원관리 정책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인적자원개발 기능이 14개 부처에 나뉘어져 있고 인력양성 및 고용관련 기본계획이 39개나 되는 등 인적자원 개발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적자원개발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인적자원혁신본부(본부장 차관급)를 설치, 인력수급의 불균형 현상 해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공연리뷰] 베일벗은 뮤지컬 ‘아이다’

    [공연리뷰] 베일벗은 뮤지컬 ‘아이다’

    제작비 130억원,8개월간의 최장 공연 등 갖가지 화제를 불러일으킨 뮤지컬 ‘아이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던 ‘아이다’는 지난 27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공연에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출발했다.‘작품의 완성도’라는 1차 관문은 일단 무난하게 통과한 셈. ‘미녀와 야수’‘라이온 킹’과 더불어 3대 디즈니 뮤지컬인 ‘아이다’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감각적인 첨단 무대매커니즘이다.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에서 풍기는 고전적인 웅장함 대신 뮤지컬 ‘아이다’는 단 1초도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현대적인 세련미와 속도감으로 승부한다. 치밀하게 계산된 조명과 의상, 무대의 조화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푸른 조명 아래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유영을 하는 수영장 장면은 기발했고,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가 시녀들과 패션쇼를 벌이는 장면은 실제 쇼를 무색케 할 정도로 화려했다. 금지된 사랑에 빠진 장군 라다메스와 노예인 누비아 공주 아이다, 그리고 라다메스의 약혼녀 암네리스가 레이저빔을 쏘아 만든 삼각형 피라미드 아래서 각자의 심정을 노래하는 장면은 가슴 시렸다. 수천년 전,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 러브스토리는 이런 최첨단 장치 덕에 시공간의 간극을 가뿐히 뛰어넘어 객석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지난해 9월 막내린 브로드웨이 현지 프로덕션에서 공수해온 오리지널 세트와 의상, 조명은 국내 무대에서도 토니상(2000년)의 이름값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팝의 황제 엘튼 존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의 노래는 사랑의 기쁨과 배신의 분노, 이별의 애틋함을 적절히 엮어내며 감정선을 건드렸다. 공연을 앞두고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우리 배우들의 역량이었다. 특히 타이틀롤을 맡은 가수 옥주현을 두고 뒷말이 분분했다. 하지만 오프닝 공연을 장식한 옥주현은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냈다. 대사로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발성은 또렷했고, 군데군데 어색한 동작이 눈에 띄었지만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예사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연기의 허점을 눈감아 주고 싶을 만큼 탁월한 노래솜씨는 발군이었다. 이석준(라다메스)과 배해선(암네리스)은 베테랑 배우답게 안정감있는 연기를 선보였으나 긴장한 탓인지 고음 처리가 다소 불안정했다. 흑인 앙상블 배우가 대거 출연한 브로드웨이 공연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춤과 노래 등 아프리카 문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 우리 배우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못내 아쉬웠을 듯싶다. 뮤지컬 ‘아이다’의 앞에는 이제 두번째 관문이 놓여있다.8개월간의 장기 공연을 이끌어줄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프리뷰 기간동안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한 회분(1000여장)의 티켓이 팔리고 있다.”며 흥행을 낙관했다.‘오페라의 유령’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고,‘맘마미아’처럼 중장년을 사로잡을 확실한 코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아이다’가 과연 이들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문혜영(아이다), 이건명(라다메스)이 더블 캐스트로 번갈아 무대에 선다.(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인호의 저력…‘유림’ 한달새 15만부 팔려

    최인호의 저력…‘유림’ 한달새 15만부 팔려

    유교사상을 다룬 최인호씨의 장편소설 ‘유림’(전 3권, 열림원)이 출간 한달 만에 15만부(출판사 자체 집계)가 팔려 나가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다. 4일 열림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시중에 나온 ‘유림’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중고생까지 폭넓은 독자층의 지지를 얻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7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유림’은 종합 6위, 국내 소설 1위를 차지했다.‘상도’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단체 주문이 몰리는 것도 특이한 현상. 김이금 열림원 주간은 “고려금강화학, 휠라코리아 등 여러 기업에서 300질 이상의 책을 다량으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일 KBS ‘TV, 책을 말하다’ 프로그램에 ‘유림’이 소개된 이후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인호씨는 “‘상도’보다 반응이 더 빠르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고, 방송에서 옷을 벗는 등 도덕이 땅에 떨어진 요즘 세태에 유교적 전통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사는 중고생 독자들을 겨냥해 애니메이션, 랩송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서울신문에 연재중인 ‘유림’은 전 6권 가운데 3권이 먼저 나왔고, 연재가 끝나는 내년 말 나머지 3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신세계·롯데 ‘명동 혈투’

    신세계·롯데 ‘명동 혈투’

    ‘우리나라 쇼핑1번가인 서울 명동상권에 빅뱅(대폭발)이 일어난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해외 유명브랜드관인 에비뉴엘, 젊은이의 쇼핑명소인 영플라자로 형성한 ‘롯데타운’에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신관건물을 재개발해 오는 8월10일 새로 문을 열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에는 그동안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명동상권에 치밀한 영업전략으로 무장한 신세계가 철저한 준비를 거쳐 도전하는 상황이어서 쇼핑1번지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물론 신세계가 업계 선두주자인 롯데에 ‘위풍당당하게’ 도전장을 냈으나 여전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본점 신관건물을 오픈하더라도 외형적인 면에서 아직도 열세를 면치 못하는 까닭이다. 신세계 본점 신관은 본관 뒤편의 3500여평에 매장면적 1만 4000평 규모로 오픈한다. 롯데타운은 본점(1만 6800평)과 에비뉴엘(5200평), 영플라자(3000평)로 구성돼 있다. 롯데 본점만으로도 신세계 본점 신관과 오는 8월 신관 오픈과 동시에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 새로 문을 열 본점의 ‘클래식관’을 포함한 것과 비슷한 규모이다. 신세계로서는 외형 규모만으로 경쟁을 벌이기에는 아직도 한계가 있는 셈이다. ●신세계 신관건물 재개발 8월10일 오픈 신세계는 이에 따라 영업 면적이라는 ‘하드웨어’보다 매장내 상품기획(MD) 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차별화에 더욱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루이뷔통·프라다 등 해외 유명브랜드를 비롯해 ▲랑콤·시슬리·샤넬 등의 화장품 브랜드,▲애티튜드·보티첼리·타임 등 여성브랜드,▲갤럭시·빨질레리 등 남성정장은 물론 의류·스포츠·생활·가전·가구·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 최고 브랜드를 입점시켜 매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신관건물은 지하 7층부터 지상 19층으로 지어졌으며, 지하 1층부터 지상 11층까지 백화점 매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많은 상품구색을 갖춘 와인셀러, 치즈 전문매장 등 폭넓고 깊이 있는 고품격 식품을 선보이는 한편, 도심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문화센터를 설치해 ‘쇼핑과 문화’를 원스톱 서비스함으로써 백화점의 이미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석강 신세계 백화점부문 대표는 “오는 8월 꿈의 백화점인 신세계가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여 더욱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강북 상권의 새로운 쇼핑문화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수성 의지도 확고하다. 할인점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는 까닭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감마저 묻어나온다. 우선 강점을 보이는 ‘하드웨어’부문에 더많은 투자를 해 격차를 벌린다는 구상이다. 본점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100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식품매장과 지상 11∼12층 식당가를 대폭 확장하는 등 대규모 리뉴얼 공사를 진행했다. ‘소프트웨어’부문도 보강했다. 의류부터 패션잡화까지 다양한 아이템 상품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히는 메가숍을 강화했다. 여성캐주얼·남성·잡화까지 다양한 상품군 매장까지 확대돼 모두 31개의 브랜드가 메가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인원 롯데백화점 사장은 “이번 본점 리뉴얼 과정을 통해 젊은층이 좋아하는 개성 있는 전문숍과 멀티숍(편집매장)이 많이 늘어난 만큼 앞으로는 상품과 서비스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강화로 승부 무엇보다 두 백화점은 신세계 오픈 1주가 승부를 크게 좌우한다고 보고 이 기간 동안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화려하고 깜짝 놀랄 만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동원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벤트에 대한 내용을 ‘톱 시크리트(1급 비밀)’로 분류,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다. 롯데측은 에비뉴엘내 샤넬 매장의 외벽공사가 마감되고 카르티에 매장이 오픈하면 진정한 ‘롯데타운’이 완성된다고 보고, 이때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 이벤트를 벌여 소비자들을 유혹할 예정이다. 롯데 단독 입점 브랜드 및 가을 신상품을 파격가에 제공하는 갖가지 이벤트를 벌이는 것 등이 대표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공략 대상도 VIP·전계층 차별화 롯데는 본점이 신세계의 주요 공략대상인 만큼 본점 VIP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웰빙 열풍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아웃도어 매장을 대폭 확장하는 등 차별화했다. 황범석 롯데 상품총괄팀장은 “신세계의 오픈으로 본점이 주요 타깃이 되는 만큼 본점의 기존 VIP 소비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롯데 단독 입점 브랜드에 대해 대규모 할인·기획 행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측의 도전도 만만찮다. 어떤 일정한 계층을 겨냥한 선택과 집중으로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층부터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까지 서울의 모든 계층을 망라하는 와이드한 영업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젊은층을 위해서는 캐주얼·액세서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중장년층에 대해서는 의류와 웰빙 상품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는 점을 감안, 보다 과감한 MD전략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김예철 신세계 마케팅팀 부장은 “강북 지역의 전 계층을 백화점의 유치 목표로 삼되, 그중 경제력이 안정적인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신경을 쓰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면서 “예컨대 식품관의 경우 델리(즉석조리식품)존을 대폭 보강하고, 웰빙 관련 MD도 풍부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제2의 ‘불꽃 승부처’ 해외 유명브랜드관 롯데와 신세계의 또 다른 불꽃튀는 승부처로 꼽히고 있는 곳은 해외 유명브랜드(명품)관이다. 백화점은 무엇보다 ‘이미지’를 먹고사는 업종인 만큼 ‘세계 일류의 브랜드’를 얼마나 많이 다양하게 구색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롯데가 옛 미도파 건물을 1200억원에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하면서 외관 및 내부 공사비로 600억원을 더 투자하는 등 모두 1800억원을 쏟아부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세계가 본점 신관건물을 새로 지어 8월10일 문을 열고, 신관건물의 오픈과 함께 곧바로 본점 리모델링에 들어가 해외 유명브랜드관인 ‘클래식관’을 내년 상반기중 오픈한다는 사실을 롯데측은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얘기다. 모두 5200평 규모인 롯데의 해외 유명브랜드관인 에비뉴엘은 순수 영업면적이 3000평 규모로 루이뷔통·샤넬·구치·페라가모·버버리 등 모두 96개 해외 유명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이 덕분에 롯데는 명품관인 에비뉴엘을 비롯해, 본점 17개 브랜드 등 모두 113개의 해외 유명브랜드를 선보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해외 유명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장성윤 롯데 해외 명품 담당 이사는 “에비뉴엘은 호텔 같은 문화공간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다양한 소비자 선호도를 구체적으로 반영한 ‘맞춤 서비스’를 펼쳐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세계 ‘클래식관’은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지금까지로는 신관건물의 오픈과 동시에 본점의 리모델링에 착수, 내년 상반기에 오픈한다는 큰 구상만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토털패션류인 루이뷔통·샤넬, 보석류에는 카르티에·불가리, 패션잡화류인 구치·페라가모 등을 포함해 모두 70∼80개의 해외 유명브랜드가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장혜진 신세계백화점 과장은 ”아직까지 본점 리뉴얼에 착수하지도 않은 만큼, 클래식관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별로 없다.”며 “내년 초에 가서야 대충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정신장애우 지원 위해 책 출간 김한근씨

    “정신 장애우를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영어공부를 겸한 팝송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부산시 보건위생과 김한근(55) 보건행정팀장이 최근 ‘영어공부는 팝송과 함께(삼호광고·기획인쇄간)’라는 영어교재를 펴냈다. 194쪽인 이 책에는 40∼50대 중장년층이 즐겨듣던 ‘마이웨이’ 등 추억의 노래 50곡이 가수프로필, 해설과 함께 우리말로 옮겨져 있다. 본문 중간 중간에는 낙동강 공동체 사진작가였던 고 김환희씨가 촬영한 야생화(들꽃)사진도 곁들여져 있다. 김 팀장은 고교 졸업후 영어와 담을 쌓고 살아오다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영어공부에 나섰다. 영어공부에 한창 재미를 느끼던 그는 학창시절 뜻도 모르고 듣던 팝송에 대한 가사를 해석해 봐야겠다는 욕심이 들어 영어사전 등을 펴가면서 노랫말에 대한 번역작업에 들어갔다. 김 팀장이 장애우를 돕기 위해 영어교재를 발간했다는 내용이 입소문으로 알려지자 부산시와 일선 구·군과 결핵협회, 중앙시장 번영회 등에서 책을 구입해 갔다. 이같은 주위의 호응에 힘입어 초판(1500권)이 발행 일주일 만에 550여권 팔려나갔다. 김 팀장은 “미력하나마 이 책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고, 장애우들에게는 경제적인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오는 2008년 서울 종로에서 문을 열 공립 서울국제고등학교에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첫 국제고로 특목고보다 한 차원 높은 외국어 교육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통상 분야의 인재를 키울 서울국제고의 설립 모델은 지난 98년 문을 연 부산국제고등학교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내 첫 국제고인 부산국제고의 교과과정과 운영을 참고, 서울의 실정에 맞는 커리큘럼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국내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의 수업 방법과 교육 내용을 살펴본다. ●국제 계열 전문 교과목 학생들을 국제인으로 키우기 위해 ‘국제’를 특화시킨 교과목. 외고에는 없다.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문제, 비교문화와 올바른 국제적 감각을 갖추기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사회 등 한국 관련 수업도 일부 포함된다. 예·체능 실습 수업에는 태권도와 판소리, 태껸 등을 배운다. 교재는 대학 교재나 시사잡지, 논문 등을 활용한다. ●영어인증제 학년마다 일정 기준 이상의 토익(TOEIC) 점수를 따야 한다. 기준은 1·2·3학년 각 500점,600점,700점.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지만 기준을 넘지 못하면 매월 치러야 한다. 점수는 수행평가에 반영된다. ●교내 영어말하기대회 매년 5월 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예선을 거친 본선에서는 자신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원어민 교사와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평가한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나눠 시상한다. ●EOZ(English Only Zone) 영어만 쓸 수 있는 학교 안 공간. 점심시간과 수업이 없는 수요일 오후 시간에 자유롭게 드나들며 영어를 사용한다. 원어민 교사나 영어 교사들이 항상 함께 참여한다. ●국제문화의 날 격주로 수요일에 국제 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주제는 국제 사회와 자신의 삶. 학생들은 강연을 듣고 소감문을 쓴다. ●CCAP(Cross Cultural Awareness Program) 이른바 세계 문화 체험 프로그램. 매년 한 차례 부산 연지동 미군부대 내 국제학교 학생들과 10일 동안 공동수업을 받는다. 유네스코의 문화 자원활동가들이 학기마다 서너차례 학교를 찾아 각국의 문화를 소개한다. ●세계체험관(Gate To The World) 세계 문화를 경험하는 곳이다. 중국의 시안(西安) 외국어학교와 미국 실러 국제대, 일본 와세다대, 터키 오잘투르트 재단 등 자매 결연을 맺은 세계 30여곳 학생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 세계 각국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자매결연 학교와 문화교류 매년 한 차례 중국 시안 외국어학교와 상호 방문행사를 열고 있다. 두 학교 학생들이 사물놀이와 태권도, 경극 등 문화를 나누고 이메일이나 화상채팅으로 교류를 이어간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지난 21일 오전 부산 당감동 부산국제고등학교 멀티미디어실. 학생 30여명이 온라인 채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창 수업을 받아야 할 시간에 뚱딴지같이 채팅을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엄연한 수업이다. 이른바 ‘영어작문 멀티미디어 수업’.2학년에서 이 수업을 신청한 30여명이 옹기종기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컴퓨터 화면에는 학생들의 분주한 손놀림만큼이나 빠르게 영어 문장들이 채워졌다. 이날 주제는 ‘한국인의 노령화’다. 학생들은 7개조로 나뉘어 이정주 교사의 커뮤니티 채팅방에 올라온 주제를 놓고 온라인 영어토론을 벌였다. 이날 수업의 과제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노령화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7개 지정과목은 필수·다양한 선택 과목 이지은(17)양은 “중장년층은 육체적 노동을 하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을 교육시켜 정보업종 등의 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이수지양은 “그렇게 되면 젊은이의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사무엘양은 “일자리가 줄어든 만큼 젊은이의 수도 줄었다.”며 또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한 시간 동안의 난상토론.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김지현양은 “머릿속 생각을 영어 문장으로 표현하면 영어 실력이 향상됨은 물론 사고의 깊이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2학년 4반에서는 국제정치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전문 교과목 수업이다. 이 학교에는 국제외교, 국제정치, 국제경제, 국제법, 비교문화, 지역이해, 한국의 전통문화 등 7개의 지정과목을 비롯해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돼 있다. 학생들은 7개 지정과목은 반드시 배워야 하고, 선택과목은 자유롭게 골라 배울 수 있다. 이날 주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 통합헌법 부결’ 문제다. 백영선 교사는 신문과 잡지, 관련 서적 등 준비해 온 자료를 보여주며 유럽연합 통합에 대한 경과와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권주애(17)양이 부결 이유에 대해 “EU 가입국들이 헝가리와 폴란드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값싼 인력이 프랑스 등 선진국에 유입돼 일자리가 줄고 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자 이에 따른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원어민 영어수업은 교사 대신 학생이 진행 2학년 1반 원어민 영어 수업에서는 교사 대신 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로운(17)양이 맡은 이날의 발표 주제는 ‘다이어트 팔 운동’. 이양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아령 등으로 팔운동을 하면 이두박근이 커지고 상체를 45도 숙여 팔을 앞뒤로 굽혔다 펴면 삼두박근의 모양이 잘 잡힌다.”면서 “이는 팔의 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발표자인 이은경(17)양은 손금을 보는 법에 대해 영어로 강의했다. 이 곳에서는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공부를 한다. 영어 교사의 경우 매주 두 차례, 모두 4시간 동안 원어민 강사와 토론수업을 한다. 이날 오후에도 원어민 강사인 제프 립시와 수업이 없는 교사 4명이 빈 교실에 모여 ‘김일병 총기난사 사건의 사회적 원인’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교과과정 부장인 최준권 교사는 교사들의 토론수업에 대해 “교사 스스로 토론 문화를 익혀 수업에 적용하고, 교사의 비판력과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원어민 교사 심층분석력 부족 아쉬움 학생과 교사 모두 학교운영에 만족하고 있지만 더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어를 맡은 주세혁 교사는 “원어민 교사들이 회화는 잘 가르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는 능력은 부족하다.”면서 “학생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깊이 있는 내용을 원어로 배우기를 바라지만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학반의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수업의 경우 원어민 교사들의 수업 능력이 일부 떨어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2학년의 한 학생은 “원어민 교사 대부분이 유학반 수업에 매달리고 있어 일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를 만날 기회가 적다.”고 아쉬워했다. 글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외국 대학 올해 11명 합격 국내 유명대학 대거 진학 부산국제고 졸업생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에 활발하게 진학하고 있다. 올해 초 졸업생 가운데 11명은 미국과 중국, 일본 유명 대학에 합격했다. 이재원(19)군은 시카고대·워싱턴대 등 7개 대학에서, 김동은(19)양은 브라운대·코넬대 등 4개 대학에서 동시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왕웅규(19)군도 일본 도쿄대·와세다대·교토대에 동시 합격했다. 국내 대학에는 재학생과 재수생을 합쳐 서울대 8명, 고려대 26명, 연세대 25명, 서강대에 10명, 이화여대에 11명 등 모두 125명이 합격했다. 분야별로는 법학계열 32명, 상경계열에 37명, 사회계열 30명, 어문계열 11명 등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교육 계열에는 교대 21명을 포함해 모두 36명이 합격했다. 의학·한의학 계열에도 20명이 진학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현경 교장이 밝힌 학교 특징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 정현경(62) 교장은 “사립학교인 특목고와는 달리 국제고는 공립이기 때문에 학비가 싸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일은 부산 국제고에서는 없다는 것이다. 정 교장은 “국제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교육을 통해 외국 문화와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익혀 바로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수한 교육시설과 교사진에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부산국제고의 특징을 “외국어 교육, 국제 계열 전공교육, 해외 교류 등 세 가지”라고 했다. 해외 귀국자 전형을 통해 토플 만점자, 해외에서 오래 머물렀던 학생 등을 뽑기 때문에 학생들의 언어와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점도 매력으로 현재 러시아 학생 5명, 일본 학생 1명이 재학 중이라고 정 교장은 밝혔다. 국제화에 열중하다가 학생들이 우리 문화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것과 다른 나라의 것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우리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도쿄 특별취재팀|올해 마흔 한살의 아키야마 스스무.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출근하는 회사는 매일매일 다르다. 월요일에는 에너지 관련 회사에 나간다. 이곳에서의 업무는 신규사업 개발. 다음날에는 가네보 화장품 회사로 출근한다. 담합 등 법률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미리 걸러내는 것이 주된 임무다. 수요일에는 신생업체인 모 중소기업체로 향한다. 이곳에서의 직함은 사장 고문. 경영과 관련해 이런저런 자문을 해준다. 점심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 보인다 싶더니 또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수요일 오후에만 출근하는 또다른 회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하니까 지겨울 틈이 없어요. 때로는 오전·오후 직장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도 급한 일이 들어오면 짬을 내 처리해줍니다.” 일찍이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ndependent Contractor)’ 세계에 뛰어든 덕분에, 지금은 꽤 일이 많이 들어온다는 아키야마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부합하는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콘트랙터란 일본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뜨고 있다. 뜻을 그대로 옮기자면 ‘독립된 계약인’이다. 전문 기능을 무기로 기업체와 독립된 계약을 맺고 일을 처리한다. 신사업 개발, 인사관리, 회계 정비, 재무전략 수립,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경영 컨설팅 등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통상 영문 머리글자를 따 IC로 불린다. 사원식당이나 콜센터 등이 팀 단위의 아웃소싱 형태라면 IC는 개인 아웃소싱이다. 대개는 10년 안팎의 직장 경력자들이다.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탈(脫)샐러리맨과는 다르고, 높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과도 다르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의 전문영역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가지 분야의 전문가인 프리랜서와도 구별된다. 물론 한가지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IC도 있긴 하다. 태동지인 미국에서는 활동 인원수가 86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 IC협회가 설립된 것은 2003년 12월.30명으로 출발한 회원수는 현재 180명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43세.4명의 공동 이사장 가운데 한 명으로 협회 설립을 주도한 아키야마는 “일본의 기업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IC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본에서 IC가 뜨는 이유 아키야마 이사장은 일본 기업체에 불고 있는 ‘스피드 경영’ 바람을 IC의 확산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신입사원을 뽑아 일정 훈련을 거쳐 투입시키는 기존의 형태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도로 훈련된 외부의 전문 인력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랜 불황으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것도 일본에서 IC가 뜨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고용을 늘리고 싶지 않은 대기업체나, 노련한 전문가를 원하는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체에 1인 아웃소싱인 IC는 ‘해답’이었다. 일본 특유의 ‘종신 고용’ 문화를 감안할 때,IC 붐은 다소 의외라고 지적하자 아키야마 이사장은 “종신고용은 전후에 정착된 형태”라면서 “전쟁 전엔 일이 있으면 모였다가 끝나면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약육강식의 세계 IC의 최대 장점은 시간조절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몸이 힘들거나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일감을 줄이거나 밀쳐놓으면 된다. 그러나 전문능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IC다. 대부분의 IC들이 10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자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간 경쟁도 심하다.‘수주’는 대개 능력과 직결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협회로 IC 소개를 부탁하는 기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이렇게 들어온 일감은 협회 홈페이지와 회원들의 개인 이메일로 통보된다. 시간과 조건이 맞는 IC가 수임 의사를 비치면 계약이 체결된다. 회비는 연간 3만 2000엔(약 32만원). 구체적인 보수 협상은 전적으로 IC 당사자의 몫이다. 전공 분야는 보수를 높게, 부전공 분야는 다소 낮춰 부르기 때문에 보수 계약을 놓고 큰 갈등은 없다고 한다. 연간 1억엔 이상의 고소득자도 적지 않다. 큰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면 몇 명의 IC들이 팀을 짜 맡기도 한다. ●IC도 재투자해야 IC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투자도 필수적이다.‘리크루트’사에서 15년 이상 여행잡지 편집을 맡다가 2년 전 과감히 IC로 전환했다는 이마무라 마유미(41·여).“마흔살 이후에도 직장에 매여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그림이 안 그려져 IC로 나섰다.”는 그는 잡지 편집(주 1회 낮)·아로마향 치료(주말)·커리어 상담(주 3회 저녁) 등 세가지 일을 하고 있다. 잡지 편집은 주전공이지만 아로마 치료사는 경력이 아직 짧다. 아로마 보수는 시간당 700엔(7000원). 맥도널드 매장의 아르바이트 임금보다도 낮다.“이 분야의 다른 IC들보다 기술이 처지기 때문에 적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재투자 기간이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문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수입의 30%를 재투자에 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리크루트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적다.“3년 정도 더 투자하면 역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어지는 얘기가 재미있다.“직장에 다닐 때는 쉬면서도 내 개인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IC로 나서고부터는 일하는 시간도 내 시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일이 더 즐겁다.” IC들이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은 ‘과욕’.“의욕이 넘쳐 닥치는 대로 일을 맡았다가 밤샘작업을 밥먹듯이 했다.”는 이마무라는 “노련한 IC일수록 시간과 체력 안배가 뛰어나다.”며 한국에서도 IC협회가 생겨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hyun@seoul.co.kr ■ ’10년후 일본’ 저자 다카하시 |도쿄 특별취재팀|‘10년후 일본’이라는 책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C)의 등장에 주목한 다카하시 스스무(52) 일본종합연구소 이사는 “IC가 ‘단카이세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카이(團塊)세대란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첫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로, 워낙 사람수가 많다 보니 구조조정의 단골대상이 돼왔다. 게다가 오는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을 맞게 돼 일본 내 사회문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다카하시 이사는 “중장년 사원이 많은 회사는 인건비를 절감해서 좋고, 당사자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직장에 계속 머물러 있어봤자 비전이 없기 때문에 IC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오야지(아저씨들을 일컫는 일본말)들에게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가 IC”라며 웃었다. 그가 10년 후 일본을 보여주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IC를 지목한 데에는 일본인들의 인생관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예전의 일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회사형 인간’으로 불렸다. 그러나 구조조정 파고로 회사가 곧 전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삶의 행태를 즐기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카하시 이사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고 바뀔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결코 잃어버린 10년은 아니었다.”며 “다만 다이어트(구조조정)로 뺀 살을 흡수할 데가 없으면 말짱 헛일인 만큼 새로운 분야 개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 뜨고 있는 ‘가이고(介護·노인요양사업)’를 그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는 “한국도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분야 개척은 유효한 키워드”라며 “드라마 겨울연가나 영화 쉬리 등 영상·콘텐츠산업에서의 발전 속도가 비약적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1인자형 사업에 (한국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1등을 따라잡는 ‘캐치업’형에서 ‘1인자(프런트 러너)’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10년 후 일본의 또다른 키워드로 ‘기술 중심의 시즈(seeds)형’ 대신 ‘감성 중심의 니즈(needs)형’을,‘하이테크’ 대신 ‘하이터치’를,(골프채를 전부 갖고 다니는)‘풀세트형’ 대신 (분업의) ‘하프세트형’을 제시했다. hyun@seoul.co.kr 협찬 POSCO
  • [토요영화]

    ●허리케인 카터(KBS2 밤 12시25분) 인종차별로 인해 20여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흑인 권투선수 루빈 카터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이 이야기는 인종차별 철폐와 인권투쟁의 모티프가 되어 1976년 미국의 음유시인 밥 딜런에 의해 8분이 넘는 노래로 불려지기도 했다. 덴젤 워싱턴은 미들급 권투선수와 죄수 역을 위해 1년 넘게 권투 훈련을 하고, 몸무게도 20㎏이나 줄이기도 했다.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캐나다 출신의 거장 노먼 주이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의 작품은 45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12번 이 상을 수상했다. 주이슨 감독이 영화감독 데뷔 5년 만에 흑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시드니 포이티에가 열연한 ‘밤의 열기 속으로’(1967)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허리케인’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리던 복서 루빈 카터(덴젤 워싱턴)는 백인 3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무죄를 주장하지만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유죄를 선고한다. 그로부터 22년 뒤, 캐나다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흑인 소년 레스라(비셸루스 레온 샤논)는 헌책방에서 카터의 자서전 ‘제16라운드’를 접하게 되고 종신형을 살고 있는 카터를 돕기로 결심하는데….1999년작.13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엘리자베스(EBS 오후 11시40분) 16세기 영국 절대왕정의 황금기를 열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출신의 세카르 카푸르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점이 이채롭다. 그는 앞서 ‘밴디트 퀸’(1994)으로 명성을 얻었다. 호주 출신 연기파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블란쳇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배우다. 제프리 러시, 조셉 파인즈, 리차드 아텐보로, 캐시 버크, 뱅상 카셀 등 쟁쟁한 배우들도 나온다. 블란쳇은 역시 카푸르 감독이 연출하는 ‘골든 에이지’를 통해서 중장년 시절 엘리자베스 1세를 연기할 예정. 1554년 영국은 가톨릭 신봉자 메리 1세(캐시 버크)의 신교도 박해 때문에 시름에 빠져 있다. 메리 1세의 이복 여동생 엘리자베스 공주(케이트 블란쳇)도 신교도라는 이유로 모함에 빠져 사형 위기를 맞지만, 메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오히려 여왕 자리에 오른다. 정략결혼 요구에 시달리고, 전쟁과 암살 위협 속에서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이 영국과 혼약을 맺은 ‘버진 퀸’임을 선포한다.1998년작.134분.
  • [수도권플러스] 광진구 ‘job 페스티벌’ 개최

    26일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30여개 우수중소기업·벤처·IT기업이 참가하는 대규모 채용 행사가 열린다. 광진구와 서울동부지방노동사무소는 청년층·중장년층과 장애인 등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인재난을 해소하기 위해 ‘광진 JOB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행사장은 채용관·컨설팅관·부대행사장 등 3개 부스로 구성된다. 채용관에서는 인사담당자가 구작지와 직접 만나 면접을 통해 현장에서 채용을 한다. 컨설팅관에서는 해외 취업, 신용불량자 취업 및 창업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된다. 면접 이미지메이킹,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직업 심리검사 등 구직자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돼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26일 오후 1시 반에서 5시 반까지 광진구청 대강당을 찾으면 된다.02)450-1740.
  • 목숨건 ‘리지’ 주의보

    목숨건 ‘리지’ 주의보

    휴일인 22일 오전 11시쯤 북한산 국립공원 내 원효봉 말바위 암릉(바위능선)을 오르던 최모(45·여)씨의 발이 미끄러지며 허공을 갈랐다.1시간에 걸쳐 원효봉 중턱까지 안전장치 없이 기어오르던 최씨의 몸이 순식간에 아래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40m 아래에서 최씨는 겨우 소나무 가지에 몸이 걸려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머리와 온몸이 바위에 부딪히면서 곳곳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지난달 16일에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숨은벽(고래등바위)을 안전장비 없이 오르던 전모(51)씨가 70m 아래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산행 초보였는데도 호기심에 남들 따라 암릉을 탔던 게 화근이었다. ●올 등반사고 사망·중상자 작년보다 55% 증가 봄철 산행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산악 등반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짜릿한 쾌감을 위해 아무런 장비 없이 깎아지른 바위능선을 맨손으로 타는 ‘리지족’이 늘고 있는 탓이다.22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15일까지 전국 18개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등반사고 관련 사망·부상자는 230명(사망 9명, 부상 22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8명(사망 8명, 부상 140명)에 비해 55.4%나 증가했다. 특히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심 근교 산악에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북한산의 경우 1999년 85건이던 등반사고가 지난해 157건으로 5년 새 거의 두 배가 됐다. 올들어서도 이달 15일까지 59명의 사고·중상자가 발생, 전체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암릉 등반사고의 비중이 높아서 지난 한 해 동안 북한산에서 등반사고로 숨진 9명 중 6명(만경대 3명, 숨은벽 2명, 설교벽 1명)이 리지족이었다.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 김병천(44) 대장은 “밧줄도 없이 맨몸으로 절벽을 오르는 리지족들은 대부분 사고가 나면 사망 아니면 중상”이라고 말했다. ●짜릿한 기분 맛보려 중년층까지 가세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암릉 등반은 ‘극한 스포츠’의 하나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마니아층 외에도 일반 산악회 회원과 40∼60대 남녀 중장년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산악구조대측은 “주말이면 북한산에만 5000여명의 리지족들이 목숨을 건 산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등반 능력을 시험하거나 일행들에게 뽐내기 위해 일부러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암릉 등반의 위험을 알리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리지 열풍은 꺾이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암릉 등반을 막기 위해 정규 산행로 외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안내판을 세우고, 적발되면 5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리지족은 암벽 사이에 박혀 있는 안전말뚝을 빼 버리기도 한다. 부인과 매주 암릉 등반을 즐긴다는 회사원 구모(54)씨는 “리지족들 가운데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아찔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오르는 과정의 스릴과 정상에서 느끼는 뿌듯함은 일반 등산로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어 이제 다른 산행은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산악구조대장은 “마치 장비를 갖추고 암릉을 타는 것이 촌스러운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가 문제”라면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암릉 등반은 암벽 등반보다 오히려 위험 요소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나도 사장님! 소자본 창업] ②먹을거리 문화의 달인이 되어라

    [나도 사장님! 소자본 창업] ②먹을거리 문화의 달인이 되어라

    1억원 미만의 소자본 창업대상 업종으로 쉽게 떠오르는 업종이 외식업이다. 치킨, 피자 등 배달을 위주로 하는 외식업과 전문성을 살린 음식, 분식점, 토스트 등이 대표적. 소자본이라 창업은 쉽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독특하면서도 유행을 고려해야 한다. 성공한 소자본 외식 창업 사례의 특성을 알아본다. ●‘세숫대야 냉면’ ‘삼초삽삼겹살’등 서울 공릉동에서 ‘장비왕냉면·왕온면’을 운영하는 김경덕(42)씨는 지난 3월 이 업종에 뛰어들었다. 세숫대야를 연상시키는 큰 그릇에 냉면을 담는 일명 ‘세숫대야냉면’이 주종. 한 그룻에 4000원 하는 저렴한 가격과 원하는 만큼 사리를 추가해 먹을 있는 푸짐함이 특징이다. 본사에서 소스 및 김치류 등 대부분의 재료를 완제품 상태로 받아온다. 메뉴는 왕냉면(물, 비빔), 왕온면, 만두 4가지. 본사에서는 겨울에 온면과 설렁탕으로 메뉴를 바꿔 제공한다. 창업 비용으로 점포 임대보증금 4000만원,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4500만원 등 총 8500만원이 들었다. 서울 수유동에서 ‘삼초삽삼겹살’(www.3Cho.co.kr)을 운영하는 신현목(49)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감자탕 전문점을 지난해 12월 삼겹살 전문점으로 리모델링해 개업했다. 가마를 이용해 삽 위에 고기를 얹어 초벌구이를 한 뒤 손님 테이블에 삽을 그대로 옮겨 불판 삼아 굽도록 하는 삼겹살 전문점이다. 점포 안에 숯불가마가 있어 일괄적인 초벌구이가 가능하고 삽을 그대로 가져가 쓰기 때문에 이벤트 효과도 있다. 가마 구매에 1500만원을 썼고, 인테리어나 주방설비 등은 그대로 쓴다.80평 2층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것까지 합해 총 3700만원이 들었다. ●차별화에 중점 투자 ‘아로하치킨’(www.arohachicken.co.kr)측은 매장을 두고 치킨을 팔라고 권한다. 치킨의 낮은 마진율을 호프 등 술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장년층, 가족단위 고객이 주요 타깃이므로 동네상권에 입점하는 게 좋다. 프라이드치킨은 5500원, 숯불바비큐치킨은 6500원.20평 점포 기준 총 4000여만원이 든다. 기존 호프집을 치킨호프 전문점으로 리모델링한다면 인테리어 비용 1000만∼1500만원이 든다. 분식점도 차별화돼야 한다. 김밥, 떡볶이, 순대 등 일반적인 메뉴에서 탈피해 고급화를 하거나 아예 특정 메뉴에만 집중해 전문화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각양각색 재료를 넣은 라볶이 전문점이나 가격을 대폭 내리는 가격파괴 전략, 분식은 물론 경양식, 간단한 후식까지 취급하면서 다양한 메뉴를 갖춘 복합 매장화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토스트도 노점상 토스트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형태의 신감각 토스트 전문점들이 대거 등장했다. 포장 판매 위주여서 4∼5평 내외의 소점포에서도 영업이 되며,A급 상권이 아니라면 점포 임대료를 포함해 5000만원 이하로 창업이 가능하다. ●성공 포인트 성공한 소자본 외식 창업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매장은 10∼20평 정도로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고객이 특정 음식점을 찾는 데에는 매장 규모보다 음식 맛과 서비스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입지도 A급이 아닌 만큼 맛과 경영 역량을 충실하게 갖춰야 한다. 그러나 점포가 작다고 해서 주먹구구식 운영을 생각해서는 금물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소점포에서 하는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사업주가 부지런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면서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사업주가 안일한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매일매일 영업상태를 점검하고 하루에 한 가지씩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감춰진 격동의 70~80년대 되살리다

    잔잔한 접근으로 극찬을 받아온 EBS 문화사 시리즈가 60년대에서 70∼80년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EBS는 6일 문화사 시리즈 4편 ‘100인의 증언-70∼80년대 문화를 말한다’ 14부작을 방영한다고 밝혔다. 다루는 시기는 1972년 10월 유신에서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다.14일부터 선보일 4편은 토·일요일밤 10시50분에 방영된다. 진행은 탤런트 정보석이 계속 맡는다. 4편의 특징은 인터뷰 형식이라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격동의 70∼80년대를 살았던 산 증인들 수십명이 나섰다. 이들은 육성으로 ‘자유’와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뷰 다큐라고도 부를 수 있는 4편은 다큐드라마 형식을 시도했던 3편에 이은 또 다른 형식 파괴인 셈이다. 제1부 ‘렌즈에 잡힌 시대의 초상(가제)’에서는 사진작가의 카메라가 주인공이다. 앵글에 잡힌 70∼80년대 역사의 주름살들을 들여다 본다. 전태일·박종철씨 사망사건을 두고 당시 사진작가들과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 박종철의 아버지 박정기씨,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의 증언도 듣는다.2·3부는 영화와 마당극을 통해,4∼6부에서는 문학으로,7∼8부는 음악으로 70∼80년대를 짚는다. 남내원 담당 프로듀서는 “무채색의 70년대가 80년대로 넘어오면서 각자의 색깔을 찾아서 유채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게 된다.”면서 “극단적인 이분법 사이에서 숨죽이며 감춰졌던 다양한 표정과 목소리를 되살려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BS는 지난해 9월 50년대 명동을 배경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낭만과 좌절을 그렸던 ‘명동 백작’을 문화사 시리즈 1탄으로 선보였다.2편 ‘100인의 증언-60년대 문화를 말한다’가 뒤를 이었고,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시리즈는 차분하면서도 세밀한 접근으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큰 호응을 받아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무엇이 미안하신데요”/강지원 변호사

    “미안해서요!” “예?” “그래요. 미안해서요. 무슨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학교숙제로 인터뷰를 요청했던 대학생 몇명이 찾아왔다. 첫 질문으로 대뜸 이런 질문을 했다.“평소 힘없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아 보았지만 이런 질문처럼 어려운 질문은 없다. 그리고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래서 불쑥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그 대답이 “미안해서요.”였다. “무엇이 미안하신데요?” “미안하지 않습니까? 사람마다 경우는 다 다를 테지만, 예컨대 어떤 사람은 돈이 많은데, 좀 적은 분들을 보면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좀 미안해 하고, 어떤 사람은 큰 감투를 쓰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을 보면 자신에게 무슨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미안해 하고, 뭐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인터뷰를 마치고 학생들을 돌려보낸 뒤 잠시 생각해 보았다.’미안해 하는 마음’, 그 정체는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네 사람들에게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가지게 할까. 맹자는 이런 예를 들었다.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놀라고 걱정하고 불쌍한 마음을 가진다고.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이이지만, 그런 불행을 ‘차마 보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또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마음을 타고 난다고 말한다. 맹자는 나아가 측은지심(惻隱之心)에 관해서도 말한다. 슬퍼하고 걱정하는 마음이다.4단(四端)중의 한가지인 측은지심은, 일부 오해가 있는 것처럼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있는 어진(仁) 마음의 극치이다. 인(仁)은 곧 사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자연스러운 마음들을 애써 몰라라 한다. 좀더 큰집에 사는 사람들이 좀더 작은 집에 사는 이들에게, 좀더 큰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이 좀더 작은 사무실을 쓰는 이들에게, 좀더 잘 나가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못 나가는 이들에게…. 또 있다. 좀더 잘생긴 사람들이 좀 더 못생긴 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사람들이 병든 이들에게, 또 한창 때의 중장년 인사들이 유약자나 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들의 오만함, 조금이라도 더 누리는 사람들의 무감각함이 적지 아니하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또 다른 특성, 지배적 욕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사는 모습이 모두 다르다. 돈 만지기 좋아하는 사람, 권력 쥐기 좋아하는 사람, 학문하기 좋아하는 사람, 농사짓기 좋아하는 사람 등등. 사람들은 이처럼 세상 사는 모습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순히 ‘차이’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온갖 교묘한 잣대를 만들어내 서열을 매기고 좀더 높은 서열을 차지한 사람들은 차례로 ‘차별’을 하려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마다 가진 것 또한 모두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가졌으나 건강을 가지지 못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장애를 가졌으나 많은 학식을 가진 것과 같다. 그래서 부디 가진 쪽에서는 그것이 무엇이든 덜 가진 쪽에 대해 오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정당하고 적법하게 얻은 것이라 해도, 왠지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사람의 착한 본성이다. 존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돕고자 하는 마음이 모두 거기에서 나온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길이요,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다. 더욱 감사할 일은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이 앞으로 더욱 갖고자 하는 경우에는 훨씬 더 크게 갖게 되더라는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탁 무릎을 치게 하는 대목이다. 봉사와 기부, 자신보다 낮은 곳을 향해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어질고 착함, 그리고 사랑의 발로이다. 강지원 변호사
  • 카드업계 LG카드 매각 ‘동상이몽’

    재기의 날개를 펴고 있는 신용카드업계가 LG카드 매각을 앞두고 ‘동상이몽’에 빠졌다. 비씨, 삼성, 현대, 롯데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출혈경쟁을 주도했던 동종의 LG카드가 이참에 아예 은행계로 편입되길 바라는 눈치다. 반면 국민, 외환, 우리 등 은행이 운영하는 카드사들은 자신들의 모(母)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은행이 아닌 국내외 자본에 매각돼 전업계로서의 성격을 유지하길 희망한다. 카드사들의 희망이 이처럼 엇갈리는 1차적인 이유는 전업계와 은행계 카드의 주력 고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업계는 은행거래가 별로 없는 20∼30대 젊은층을 집중공략해 왔고, 은행계는 주거래은행이 있는 40∼50대 중장년층이 주요 타깃이었다. LG카드는 올해 1·4분기에 카드사 최대인 291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났고,20%를 육박하던 연체율도 11.15%로 떨어졌다. 업계 ‘강자’로서의 면모를 되찾은 LG카드가 새 주인을 만나 전업계나 은행계 중 어느 한쪽의 시장을 점령해갈 경우 그쪽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LG카드가 특정 시중은행에 팔릴 경우 은행의 막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조달금리 인하 혜택까지 얻게 돼 은행계 카드시장은 물론 ‘은행 전쟁’의 전체 판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LG카드가 카드 사업에 큰 뜻이 있는 비은행 자본에 넘어가면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자산건전성이 좋아지는 등 겨우 체질을 개선한 전업계 카드사는 종전의 출혈경쟁과는 사뭇 다른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1000만명이 넘는 고객정보를 보유한 LG카드의 인프라와 영업력을 손에 넣는 은행이 결국 은행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면서 “LG카드가 경쟁 은행에 인수되는 것을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LG카드 사태로 다른 카드사들은 그동안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면서 “LG카드가 자금력이 탄탄한 국내외 자본을 등에 업고 다시 덤벼든다면 상당히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창작뮤지컬 ‘업그레이드’

    창작뮤지컬 ‘업그레이드’

    창작자의 품을 떠나면 홀로 자생해야 하는 영화나 미술, 문학 작품 등과 달리 공연은 한번 무대에 올려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진화의 과정을 거친다. 그건 무대예술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초연때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성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창작 뮤지컬들을 만나는 건 그래서 더욱 반갑다. 뮤지컬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국내외 뮤지컬이 무대를 장악한 요즘, 외국 뮤지컬의 지명도에 가려 당신이 놓쳤을 수도 있는 유망 창작뮤지컬 3편의 앙코르 공연현장을 소개한다. ●한국형 뮤지컬의 미래 ‘인당수 사랑가’ 서양뮤지컬의 장르적 관습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판소리로 엮은 창작뮤지컬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혈기왕성한 신인 연극인들이 만든 ‘인당수 사랑가’는 그 편견을 가볍게 무너뜨린다.2002년 국립극장에서 실험적으로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은 ‘인당수 사랑가’는 지난해 삼청각 공연에서 예상밖의 대박을 터트렸고, 그 여세를 몰아 지난달 22일부터 대학로에 둥지를 틀고 장기공연에 나섰다. ‘인당수 사랑가’(무기한, 발레타인극장,02-741-9120)의 가장 큰 특징은 익숙한 것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독창적 시각. 뮤지컬에 사용된 판소리와 전통 음악은 우리 장단과 가락을 계승하면서도 국악공연의 고루함을 벗은 참신함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다 아는 고전소설 ‘춘향전’과 ‘심청전’의 내용을 뒤섞은 스토리라인도 관객들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의 이중적인 재미를 느끼게 하는 매력 요소다. 이번 공연은 대학로 관객들의 특성을 감안해 좀더 대중적인 정서로 접근한 점이 눈에 띈다. 박새봄 작가는 “인형극으로 표현했던 장면들을 실연으로 바꿔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보다 쉽게 동화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가요뮤지컬의 가능성 연 ‘달고나’ 지난해 아바 노래로 만든 ‘맘마미아’의 국내 공연 성공은 가요뮤지컬의 창작에 불을 지폈다.7080세대를 위한 문화상품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던 시기에 때맞춰 나온 PMC프로덕션의 ‘달고나’는 가요뮤지컬의 가능성을 현실화한 작품.‘추억을 파는 홈쇼핑’이라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세우와 지희, 두 주인공을 내세워 7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한국 사회의 급변하는 풍경을 스냅사진찍듯 경쾌한 속도로 펼쳐보여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여름 두달간의 초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올린 ‘달고나’(5월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02-739-8288)는 새 연출가(이현규)와 신인 배우들의 투입으로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김종헌 프로듀서는 “초연이 장면장면의 재미와 복고적인 취향이 두드러진 버라이어티쇼 형식이었다면 이번 공연은 세우와 지희의 첫사랑과 꿈 등 드라마적인 완성도에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초연에 비해 웃음의 횟수와 강도가 약해진 단점은 있으나 대신 가슴을 찌르는 아릿한 여운은 훨씬 강하다. ●원작 영화와의 차별화에 성공한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초연(2004년 1월 정동 팝콘하우스)은 실망스러웠다. 넘치는 의욕에 비해 공연은 거칠고 투박했다. 원작 영화(임순례 감독)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의 공연은 재창작에 가까운 수정보완으로 대폭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같은 장소에서 막올린 세 번째 공연(8일까지·02-3141-1345)은 한껏 무르익은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고교 시절 음악으로 뭉친 세 친구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삼류밴드로 밤무대를 전전하는 줄거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를 춤과 노래, 드라마로 엮어 새롭게 무대화한 뮤지컬은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쳐 원작과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초연부터 공연에 참여해온 주연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가 극을 반짝이게 한다. 여고생 그룹 ‘버진 블레이드’의 멤버 인희(김선영), 길주(김영주), 영자(박준면)의 앙상블은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한다. 성우역의 이정열과 강수역의 추상록도 흠잡기 어렵다.20대보다는 30·40대 이상 중장년 관객들에게 더 어필할 만한 작품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톱 셀러]잘 고른 운동기구 효과 두배

    봄철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을 맞아 야외 곳곳에서 겨우내 옹동고라졌던 몸을 활짝 펴고 가볍게 몸을 풀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레포츠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덕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문화스포츠팀 바이어는 “최근 늦추위가 풀리면서 레포츠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처음부터 격렬하고 몸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운동 일정을 세우기보다 줄넘기·조깅 등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와 같이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동으로 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용품은 인라인 스케이트·퀵보드·스케이트보드·자전거·배드민턴·훌라후프·줄넘기 등.2∼3년전부터 붐을 형성하기 시작한 인라인 스케이트는 요즘들어 최고의 인기 레포츠용품으로 등장했다. 심폐기능 개선 효과가 있고 엉덩이·허벅지, 정강이 등의 하체 근력과 유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두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을 펼 수 있는데다 속도감을 낼 수 있는 것 등이 최대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추위 풀리자 레포츠용품 불티 이 덕분에 인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크게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며칠만 배우면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쉽고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어 중장년층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동용이 2만 8000∼8만원대, 성인용은 7만 9000∼28만원대이다. 퀵보드는 모험심이 강하고 짜릿한 쾌감을 즐기는 젊은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간단히 접어서 편리하게 갖고 다닐 수 있고, 손잡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8만 5000∼15만원대. 스케이트보드는 겨울철 스노보드를 즐기던 마니아들이 눈이 없는 봄∼가을철 즐기는 레포츠이다. 무릎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반드시 무릎 보호대를 갖춰야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더욱 과격한 운동이다.2만 6000∼3만 8000원대이다. ●인라인스케이트·퀵보드·자전거 인기 하체 단련이 좋은 자전거는 일반용과 산악용, 사이클용 등으로 나뉜다. 일부 마니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반용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요즘 들어서는 가족끼리 가까운 놀이동산이나 가족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접이식 자전거가 인기다. 차 트렁크에 간편하게 운반이 가능하고 나이와 신장에 관계없이 전 가족이 탈 수 있는 것은 물론, 일반 자전거와 동일한 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동용 7만∼13만원, 성인용 12만∼69만원대이다. 혼자서 하기보다 둘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은 저렴한 가격에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레포츠. 티타늄 소재의 제품이 가볍고 튼튼해서 많이 찾는다. 가격은 1만∼6만 8000원대이다. 훌라후프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안성맞춤이다. 특히 표면이 울퉁불퉁한 매직 훌라후프는 후프 안쪽에 돌기가 부착돼 있어 배와 허리의 경혈과 경맥을 자극해줘 지압효과가 뛰어나고 운동량도 더 많은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1만∼1만 2000원대. ●훌라후프·줄넘기 움츠렸던 근육 풀어줘 줄넘기는 근육이완에 좋은 운동이다. 줄넘기 회전수를 세어서 운동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해줘 편리한 디지털 줄넘기와 손잡이에 무게를 두어 기초체력 단련이나 에어로빅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손 에어로빅용 줄넘기도 나와 있다. 가격은 8000원대 안팎이다. 한정석 그랜드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포근한 날씨로 인해 실내운동보다 야외 운동을 선호하고 있는데, 본인의 체형이나 특징을 살려 운동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면 인라인스케이트나 퀵보드 등이 좋고 둘이나 단체로 하는 운동이라면 배드민턴 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지구촌 영화’ 입맛따라 골라볼까

    ‘지구촌 영화’ 입맛따라 골라볼까

    대안·디지털 영화의 창구 역할을 해온 전주영화제가 관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내실을 다졌다.28일부터 9일간 열릴 2005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100편 이상이 줄어든 30개국 170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 적은 영화라도 꼼꼼히 챙겨볼 수 있도록 어려운 실험영화의 수를 대폭 줄였고,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포용하는 영화는 늘렸다. ●영화 마니아들을 만족시켜라 메인 프로그램이자 경쟁부문인 ‘인디비전’에는 여성 감독의 작품 5편을 포함, 전세계 신인 감독의 작품 10편이 상영된다. 역시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에서는 정치경제적 변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린 미국 존 조스트의 ‘홈커밍’, 현대 중국의 혼돈을 날카롭게 잡아낸 지아 장커의 ‘세계’ 등 12편의 장·단편이 소개된다. 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할 만한 ‘시네마스케이프’에는 거장들의 작품 24편이 마련됐다.‘12몽키스’의 원작인 ‘방파제’의 프랑스 감독 크리스 마르케는 신작 다큐멘터리 ‘앉아있는 고양이’를 선보인다.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할 하틀리의 ‘걸 프롬 먼데이’는 소비사회의 뒤틀린 풍경을 담아냈고, 장뤼크 고다르는 ‘영화의 역사-이야기들’을 80분 분량으로 재배열한 ‘영화사-선택된 순간들’을 선사한다.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의 ‘결혼풍경’(1973)의 속편격인 2003년작 ‘사라방드’도 상영된다. 특정지역의 문제를 담은 영화들도 만날 수 있다.‘시네마스케이프’에는 ‘플래툰’‘JFK’의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 칠레 감독 파트리시오 구즈만의 ‘살바도르 아옌데’등 남미를 소재로 했거나 남미 출신의 감독이 만든 영화가 다수 포함됐다. 북아프리카 지역을 뜻하는 ‘마그렙 특별전’에서는 모로코와 튀니지의 영화 8편이 소개된다. 올해 나온 디지털 ‘한국영화의 흐름’도 짚어볼 수 있다. 이성강, 류승완, 장진 감독 등이 연출한 인권영화·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첫선을 보이고,‘서프라이즈’의 김진성 감독이 추가촬영을 거친 ‘거칠마루’ 등이 상영된다. 특별전으로는 일본의 80년대 청소년 영화 장르를 확립한 ‘소마이 신지 회고전’이 열린다. 실험영화를 모은 ‘영화보다 낯선’은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아방가르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의 피터 쿠벨카 감독이 직접 영화를 강연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일반 관객 즐길만한 영화도 풍성 영화제의 꽃인 개·폐막작에는 각각 디지털 삼인삼색과 임필성 감독, 송강호·유지태 주연의 ‘남극일기’가 선정됐다. 디지털 단편을 모은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가 매년 선보이는 특별섹션이지만, 올해는 개막작으로 상영키로 했다. 일본 쓰카모토 신야의 ‘혼몽’, 한국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세계의 욕망’이 모여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탐색한다. 일반 관객들을 위한 섹션인 ‘영화궁전’에서는 꿈·사랑·추억으로 나눠 가족·연인·중장년층이 즐길 만한 대중적인 영화 15편을 상영한다.‘가족’‘시실리 2㎞’‘잠복근무’ 등 상업 한국영화 7편을 묶어 야외에서 상영하는 ‘야외상영’과 밤새도록 영화를 보는 ‘전주-불면의 밤’도 마련했다. ●부대행사·예매방법·상영장소? ‘약속’‘꽃피는 봄이오면’의 조성우 음악감독과 ‘아바론’‘이노센스’의 가와이 겐지를 초청해 작품 상영, 제작 실습, 강연회 등을 여는 ‘마스터클래스’ 행사를 개최한다. 참가 희망자는 25일까지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전북대 문화관에서 상영하는 개·폐막작과 심야상영은 1만원, 일반 상영작은 5000원이며, 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상영될 야외상영은 무료다. 예매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폐막작은 11일, 일반 상영작은 12일∼5월6일 실시한다. 전화예매도 가능하며 현장에도 임시 매표소가 설치된다. 개·폐막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사동 영화의 거리 내 극장에서 상영돼, 예전보다 편리한 환경을 마련한 것도 올해 영화제만의 특징.(063)288-5433.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책꽂이]

    |경제·실용| ●울지마, 다빈아(손영철 지음, 들마루 펴냄)생후 1개월된 딸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 다빈 아빠가 인터넷 카페에서 선배엄마들의 도움으로 터득한 육아 체험을 담은 일기. 강희철 연세대 의대 교수의 조언을 함께 실었다.9000원.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안철수 외 지음, 스테디북 펴냄)IT분야에서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저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한국의 CEO 21명이 들려주는 성공 노하우.1만원. ●유쾌하게 나이먹는 건강상식(시오자와 유키토 지음, 한혜란 옮김, 나무의꿈 펴냄)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제2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을 위한 건강 실용서. 건강한 치아 유지와 노화를 막는 섹스, 치매 예방 스터디, 식생활 포인트 등 알아두면 유용한 상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9800원. ●프랭클린, 위대한 생애(벤저민 프랭클린 지음, 최종률 옮김, 지훈 펴냄)대표적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30년 전 ‘후회없는 생애’(삼성문화문고)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던 원고를 새롭게 번역했다.1만원. |유아·아동| ●원숭이 사세요(새나 스탠리 지음, 윤정숙 옮김, 느림보 펴냄) 아프리카 콩고가 배경이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덤으로 맛볼 수 있는 그림책. 아프리카의 장날 풍경, 물물교환 등 원시경제의 모습을 보면서 먼 나라의 이색풍물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색다른 책읽기.5세 이상.8500원. ●베개아기(김현주 지음, 깊은책속옹달샘 펴냄) 어린 아이의 물건에 대한 집착심리와 성장통을 묘사한 애니메이션 원작 그림책. 담요, 베개, 인형 따위에 생명체 대하듯 강한 집착을 보이는 아이의 이야기. 사소한 것도 보물처럼 여기는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어 부모가 함께 읽어도 좋을 듯.4∼7세.9000원. |초등·청소년| ●어린이 식물백과(이명호 지음, 베텔스만 펴냄) 초등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614종의 식물을 생생한 컬러사진으로 보여주는 백과사전. 식물의 특징, 분류, 구조, 번식 등 다양한 해설이 덧붙었다. 초등 교과과정에 나오는 70종의 식물을 별도 화보집에 담았다. 초등생.2만4000원. ●나무의사 큰 손 할아버지(우종영 지음, 사계절 펴냄) 나무의 생태를 보여주는 교양서이면서도 생태지식을 평면적으로 나열하지 않아서 좋다.‘큰 손 할아버지’가 어린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나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덕분에 책은 창작동화처럼 재미있다. 초등2년 이상.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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