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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중일기, 세계기록유산 등재

    난중일기, 세계기록유산 등재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이 18일 광주시 라마다호텔에서 개막한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IAC)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IAC는 전 세계 54개국에서 신청한 84점의 기록유산들 가운데 난중일기 등을 세계기록유산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사무총장의 승인을 거쳐 2~3일 내에 홈페이지에 등재 여부를 게재한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7년간 전장에서 쓴 8권의 진중일기다. 어머니, 아들의 죽음 등 인간 이순신의 진솔한 모습이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AC는 사전 심사에서 난중일기에 ‘예비 권고’를 내렸고, 14명의 전문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큰 이견 없이 등재가 결정됐다. 김귀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 임진왜란의 전황과 전술, 사회상 등을 직접 기록해 보존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조선왕실의궤, 해인사 대장경판과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기존 9건을 포함해 모두 11건의 세계기록유산을 갖게 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 미국 영화인 ‘오즈의 마법사’(1939) 등 문서, 악보, 영화 필름, 오디오 레코딩 등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들이다.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는 현재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의 세 가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유네스코 유산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각국은 유네스코 유산 등재에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산으로 석굴암·불국사 등 10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아리랑 등 15건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는 이번 주말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제3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공민왕릉, 만월대, 선죽교 등이 있는 북한의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의료비 부담에 ‘의료실비보험 비교’ 늘어

    의료비 부담에 ‘의료실비보험 비교’ 늘어

    지난 2분기 가계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8만 6천 256원으로 1년 전보다 11.4% 증가했고,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이자 비중은 2.32%로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절기 사고 상해 및 감염성 질병 등의 의료비 지출 부담마저 늘고 있어 실비보험 가입자 수는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실비보험이란 가입자의 병원 치료비 즉, 실제 지출한 비용에 대해 보상해주는 보험을 뜻한다. 국민건강보험의 공단부담금 외에 환자 본인부담금은 물론, 국민건강보험에 해당하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해 보장을 해준다. 하지만 보험회사별로 의무 부가담보의 조건과 보험료, 특약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실비보험의 합리적인 선택 방법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기존에 가입한 보험 상품확인 실비보험은 건강검진, 예방접종, 영양보충, 미용성형, 임신 출산 관련 사항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암과 같은 중대한 질병과 함께 치료에 필요한 CT, MRI 등의 검사 비용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에 가입한 보험 중에서 암 진단비와 같은 중대한 질병에 대한 보장 금액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해당 특약을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일정 연령이나 직장에 재직 중일 때에만 적용되는 등 보장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100세 만기 실비보험을 고려하여야 한다. 다양한 특약에 대한 정확히 이해 실비보험의 주요 특약으로는 암, 뇌졸중과 같은 중대 질병의 진단비, 상해 질병 입원 일당, 운전자 특약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즉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합리적인 보험료로 최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 특히 사망률 1위인 암은 기존의 80세가 아닌 100세까지, 그리고 만기까지 보험료가 변동되지 않는 비갱신형 상품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암, 뇌졸중, 성인질병, 심장질환과 같은 큰 질병은 고액의 수술비와 치료비가 발생하므로 특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따라서 보험사마다 다른 고액 암, 일반 암, 소액 암 등에 대한 특약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보험료와 보장 기간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각 보험사 비교하기 보험사별 민원 발생 및 보상 관련 소송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의 민원평가 등급을 살펴보거나, 보험사 비교 가입이 가능한 전문 사이트에서 가입 방법과 주의할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통원과 입원 치료에 따른 보험금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다른 상품에 비해 청구 횟수가 빈번하다”며 “가입 이후에도 상세한 안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담당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도움말을 준 곳(www.silbimap.co.kr)에서는 소비자 만족도와 사후 관리를 체계적으로 돕는 전문 보상청구 대행팀을 조직, 운영하는 등 최상의 서비스 제공으로 가입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보험사별 불완전 판매 비율은 금감원과 금융소비자연맹의 공시자료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인터넷뉴스팀
  • 난중일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될 듯

    난중일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될 듯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오는 18~21일 광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한국이 신청한 난중일기가 세계기록유산으로 공식 채택될 전망이라고 10일 밝혔다. 현재 세계기록유산은 96개국 238건이 등재됐으며, 우리나라는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등 9건을 등재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난중일기는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등재소위원회에서 심사한 결과 ‘예비 등재’ 판정을 받았다. 반면 새마을운동기록물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의 유사 기록물과의 비교 사례를 보충해 달라는 보완 판정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 유네스코에 보충 서류를 제출했다. 광주 IAC에는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기록물을 포함해 50여개국, 84점의 기록유산 후보가 심사대상에 올라 있다. 등재 여부는 18일 열릴 회의에서 가려진다. IAC는 기록유산에 대한 등재심사를 하는 전문가 위원회로, 모두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한국인 위원은 없으며, 아시아 출신은 캄보디아와 타지키스탄 국적의 위원 등 2명이다. IAC는 심사 직후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등재를 권고하고, 사무총장은 2~3일 안에 유네스코 홈페이지(http://portal.unesco.org)에 등재 여부를 고시한다. 사무총장이 IAC의 의견을 번복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등재 여부는 광주 IAC 폐막 직전에 공개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14명의 위원 가운데 동양 역사에 대한 이해 가 넓은 아시아 출신이 적긴 하지만, 등재는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복수’의 신념으로 모교 찾아가 ‘야동’ 촬영한 女

    ‘복수’의 신념으로 모교 찾아가 ‘야동’ 촬영한 女

    한 19세 여성이 ‘복수’의 일념으로 자신의 모교를 찾아 ‘야동’을 찍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네브래스카 주 링컨시에 사는 19세 여성 발레리 도즈가 현지 경찰로 부터 공공 노출과 학교 무단침입 혐의로 벌금 딱지를 받았다. 그녀의 혐의가 현지에서 화제가 된 것은 ‘동기’가 황당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노출 사건’을 일으킨 것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당시 그녀는 자신의 모교인 네브래스카 가톨릭 고등학교를 찾아 학교 상징물을 포함 교내 이곳저곳에서 누드 사진 및 영상을 찍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서 도즈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사건은 끝났다. 그러나 도즈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 동기를 밝혀 화제로 떠올랐다. 도즈는 “과거 학교에 재학 중일 때 내 꿈은 성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종사하는 것이었다.” 면서 “이 꿈을 밝혔을 때 선생님과 친구들이 나를 조롱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복수의 신념으로 이를 갈다 졸업 후 실천에 옮긴 셈. 실제로 그녀는 현재 성인 영상물 업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으로 활약 중이다. 인터넷뉴스팀 
  • 롤 서버 또 말썽…라이엇게임즈 “롤서버 정체로 재접속 어려워”

    롤 서버 또 말썽…라이엇게임즈 “롤서버 정체로 재접속 어려워”

    롤 서버가 또 말썽이다. 현충일인 6일 롤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금일(6일) 대기열이 길어지는 현상의 완화를 위해 아래와 같은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측은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12시까지 약 11시간 동안 대기열 지연 현상 완화를 위해 해당 대기열에 진입을 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매칭이 진행되고 있었을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매칭이 이루어지지만 새로이 대기열에 진입하실 수 없으니 매칭이 진행 중일 경우 취소하지 마시고 그대로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측은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롤은 최근 잦은 접속 장애로 서버 점검을 시행했고 이에 유저들의 원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롤 측은 ‘10승 IP 부스트’와 ‘고요한 밤 소나 한정판 스킨’ 부여 등 보상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롤 서버의 접속 장애는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롤서버는 지난 5일 오후에도 정체 현상을 일으켜 회원들의 원성을 샀다. 롤 서버 지체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은 “롤서버, 이젠 말도 안 나온다”, “롤 서버 정체, 몸에서 사리 나올 판”, “롤서버 정체, 이러다간 게이머들 다 떠나갈 것”, “롤 재접속도 안된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정한조의 짐작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내성에 두고 온 상단들이 울진 포구로 회정하는 길인 너삼밭재에서 버려진 차인꾼의 시신을 거두었다. 십이령이라고 함은 쇠치재,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 너불한재, 작은한나무재, 넓재, 코치비재, 곧은재, 막고개재, 살피재, 모래재를 일컫는 것인데, 담꾼의 시신이 발견된 너삼밭재는 울진 포구 경내인 샛재와 저진터재 사이에 있었다. 그 고개가 넓재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울진 포구 소금 상단이나 어물 상단들이 밥자리로 자주 이용하는 계곡이 자리잡고 있어 그들 사이에서는 밥자리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였다. 내왕 길손들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보란 듯이 시신을 유기한 것은 소금 상단을 위협하려는 악행임을 삼척동자라도 알 만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런 참혹한 일을 대담하게 연달아 저지르는 까닭은 천봉삼을 구명한 사람들이 십이령을 넘나드는 소금 상단이었다는 것을 염탐한 결과이기도 했다. 화적들에게 대중없이 덧들이다가 칼 맞은 차인꾼은 평소에는 “그 사람 똥 안 싸면 부처”라는 별호를 들을 정도로 무골호인이었다. 언문도 모르는 판무식이었지만, 누가 시키지 않으면 이틀 사흘이 지나도 구린 입을 떼지 않을 정도로 과묵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나 불의와 마주쳤을 때는 잠시도 참지 못하는 병통이 있어 애꿎은 목숨을 속절없이 날려버린 것이었다. 울진 포구 소금 상단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내력은 오래전부터였으나 태생은 안동 부중 내성 쪽 사람이었다. 내성과 울진 포구의 경계에 있는 선달산과 옥석산 중로에 있는 박달령 아래 생달이라는 궁벽한 마을이었다. 알고 보니 아직 엄지머리 미장가여서 슬하에 거두는 식솔은 없었으나, 학같이 늙은 일흔 노모를 지성껏 봉양하는 효자였다. 정한조가 앞장서서 장례비를 갹출하여 보란 듯이 장례를 치르고, 생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박달령의 노루막이에 양지볕을 골라 묻어 주었다. 부의전은 반수 30냥, 접장 15냥, 공원들은 5냥, 일반 부상들은 3냥씩 거두었으니, 아무런 불평이 없었다. 무덤에서는 박달령을 오가는 길손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바라다보였다. 행중에서 장례를 엄중하게 치르는 것에 불평도 없지 않았으나, 정한조의 생각은 달랐다. 명줄을 버린 차인꾼은 원상들과 달리 하잘것없는 삯전으로 연명하는 신세였지만, 소년 때부터 소금장수 상단과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고락을 같이한 세월이 10년이 넘었으므로 흉허물 없는 동배간이나 진배없었다. 뿐만 아니라, 소굴에 있는 놈들도 장례를 모양 있게 치르는지 섬거적에 둘둘 말아 시구문에다 버리는지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었다. 차인꾼이 남기고 떠난 노모는 치매가 있어 아들이 저승길로 들었는지 출타 중인지 깨닫지 못했다. 가세조차 구차하여 삼순구식이 어려운 형편이라, 늙은이가 열명길에 오를 때까지 상단에서 생계를 돌보기로 하였다. 적당들이 여러 총중이 손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시신을 버려 위협으로 삼았다면, 장례를 떡 벌어지게 치른 것도 저들에게 위협일 수 있었다. 장례를 치른 뒤 정한조는 못다 한 얘기가 있어 천봉삼과 마주앉았다. “내성 임소의 반수님을 뵈러 갈 것입니다. 우리의 피가 뜨겁고 세력이 다부진들 부아통을 터뜨리고 대중없이 대처했다간 필경 작폐를 당하리다. 반수님을 뵙고 통문을 돌리는 것도 침착하게 잠행으로 조처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가 따를 것입니다. 통문을 돌리는 일은 적당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하겠지요. 형세가 고약하게 되었소만 노형이 보건대, 도대체 저들의 수효가 얼마나 되었소?” “얼추 70, 80여명이 소굴을 수시로 드나들었습니다만 수효를 딱히 가늠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눈대중일 뿐이지요. 패거리 중에는 농투성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만, 무뢰배, 타짜꾼이며 소매치기, 들치기, 날치기로 연명하던 놈들도 끼어 있고, 심지어 도부꾼 행세하던 놈들도 있어 모이면 적당이고 헤치면 양민이었지요. 함경도, 충청도, 경상도 할 것 없이 여러 고을에서 흘러든 유민들이 대부분입디다.” “와주 노릇 하는 수괴는 만나보았소?” “먼빛으로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놈이었소, 용모단자(容貌單子)를 그릴 수 있겠소?” “평소 상복 차림에 방갓을 쓴 채로 몸을 숙이고 다니다 보니, 그의 얼굴을 아는 이가 별로 없습니다. 시생은 몇 번 면대한 일이 있어서 기억은 합니다만, 적실하진 않습니다.” “안다는 얘기요, 모른다는 얘기요? 면대를 했다면 얼추 외양은 꿰고 있을 것 아니오.” “마흔 중반으로 보였는데 험상궂게 생기지도 않았고, 허우대도 그다지 훤칠하지 않았지요. 글줄 깨나 읽었는지 식견이 제법입디다. 떨거지들이 나아가고 물러나는 계략을 모두 그놈이 통섭하는 눈치였습니다.” “방갓 쓰고 다니는 놈들이 어디 한 둘이어야 말이지.”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아베 총리의 발언과 삼국유사

    [최동호 새벽을 열며] 아베 총리의 발언과 삼국유사

    일본 아베 총리의 좌충우돌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삼국유사 독후감 토론회를 찾았다. 일본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싸이의 젠틀맨에 대해 묻는 거냐’고 되묻는 젊은이가 있다는 말을 들은 터에 아직도 자발적으로 책을 읽는 학생들이 있다는 게 대견해 그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들은 진지하게 토론했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 인식은 상식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대의를 망각하고 소의를 위해 발언하고 있다는 상식적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베 총리가 왜 그런 발언을 계속하고, 일본 국민들 상당수는 왜 그를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아베의 입장에서 사태를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입장에서 일방적인 비난이나 항의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까닭이었다. “침략의 정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자신은 정치가로 그 해석은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아베 총리는 발언했다. 그의 이 발언에는 분명한 목적이 내포돼 있다.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통화를 무제한 방출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수출을 늘려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그가 얼마나 강하게 작심하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미국에서 일본의 극단적 우경화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달 말 아베 총리는 발 빠르게 러시아와 우호조약을 체결하고 나섰다. 이는 그동안 일본이 치밀하게 준비한 국제 전략이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타이완과 러시아를 잇는 국제전략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에서 물러서지 않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일 것이다. 북에서 핵 위협을 극대화하자 이를 빌미로 평화헌법을 폐기할 명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적 후원자였던 미국이 한국과 밀착하자 그 틈새를 일본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20세기 초 일본은 청일전쟁(1894~1895)과 러일전쟁(1904~1905)을 벌이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정치군사집단이었다. 한반도 식민 지배에 만족하지 않은 일본은 중국 대륙을 정복하기 위해 중일전쟁(1937)을 촉발하고 나아가 미국과 태평양전쟁(1941~1945)을 일으킨 나라다.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역사의 왜곡뿐 아니라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다. 역사교과서 왜곡으로부터 시발된 일련의 사태는 임진왜란(1592~1598) 이후 일관되게 진행된 일본의 정치적 책략의 하나다. 여기서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해답은 자명해진다. 일본은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의 비문 일부를 변조·왜곡 해석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해 왔다. 이미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 가야지역에 진출해 일본의 지방정부를 운영했다는 것이다. 1980년 천관우 선생을 비롯한 학자들의 노력으로 그 허구성이 대부분 밝혀졌지만 아직도 일본은 임나일본부설을 사실로 믿고 싶어 하고 그러한 역사 해석은 아베 총리가 말하는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제공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젊은 세대의 역사인식 부재다.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없다. 한국사 교육은 세계화의 걸림돌이 아니다. 다민족 국가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나 동북아 정세 파악을 위해서나 한국사 교육은 필수적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과거를 부정하거나 모르는 민족과 국가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아베 총리는 우리에게 한국사의 참다운 길과 그 맥락을 깊이 생각하라고 가르쳐 주는 살아 있는 교사다. 한국사를 제대로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아베 총리의 생생한 교훈이 올바로 전달되지 않을까 두렵다.
  • [프로야구] 칭찬은 승엽도 춤추게 해

    [프로야구] 칭찬은 승엽도 춤추게 해

    류중일 삼성 감독은 15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승엽은 다른 선수보다 2시간가량 이른 오후 12시 30분에 구장에 도착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마사지로 차분히 경기를 준비한다고 소개했다.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에도 성실했지만 국내 복귀 후 더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감독의 칭찬에 신이 났을까. 이승엽은 이날 호쾌한 타격을 뽐냈다. 1회 1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두 번째 타석인 3회 1사 1루에서는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송구가 홈으로 향하는 사이 3루까지 가는 주루플레이도 선보였다. 이날 통산 1300경기에 출전한 이승엽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44 3홈런 26타점.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지만 서서히 그의 방망이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381(21타수 8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승엽의 활약으로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삼성은 8-3으로 여유 있게 승리하며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2011년 부임한 류 감독의 개인 최다 연승이다.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한 이승엽 외에도 정형식과 김상수가 각각 3안타로 활약했다. 최형우는 5회 시즌 4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넥센은 목동에서 장단 20안타를 터뜨리며 한화에 19-1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을 나란히 새롭게 썼다. 상대 선발 이브랜드로부터 6회까지 8점을 빼앗은 넥센은 7~8회 유창식과 황재규도 정신없이 두들겨 11점을 더 뽑았다. 유한준은 8회 3점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5타점을 쓸어담았다. 사직에서는 NC가 롯데를 상대로 첫 승리를 따냈다. 나성범-이호준-모창민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타점을 올리며 6-4로 이겼다. 선발 이태양은 5와3분의1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했지만 팀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시즌 4승을 달성했다. SK는 광주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KIA에 4-3으로 승리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임진왜란뒤 유성룡의 애끓는 심정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쓰다

    임진왜란뒤 유성룡의 애끓는 심정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쓰다

    징비(懲毖)록. 서애 유성룡(1542~1607)이 남긴 임진왜란 기록이다. 선조의 피란, 명과의 교섭, 권율과 이순신의 발탁 등에 깊숙이 개입했던 서애였기에 ‘난중일기’와 함께 임진왜란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서책으로서는 드물게 국보 132호로 지정됐다. ‘징비록1·2·3’(김기택 옮김, 이부록 그림, 알마 펴냄)은 그 징비록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 쓴 책이다. 단순히 옮긴 정도가 아니다. 김기택은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지훈문학상 등을 받은 중견시인이다. 번역문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다듬었을 뿐 아니라, 각 장 뒤에 당시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붙여넣어 ‘다듬어 쓴 이의 말’로 정리했다. 문인이라 아무래도 전쟁 장면에 대한 설명은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쟁사 연구자인 임홍빈 전 국방부 전사편찬위 선임연구원의 글까지 가져다 붙였다. 또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인 이부록은 임진왜란 관련 각종 자료를 섭렵한 뒤 상황에 걸맞은 그림들을 그려넣었다.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징비록의 가치는 책 제목인 징비, 그 자체다. 벌함으로써(懲) 후세가 삼가토록(毖) 하기 위한 기록이다. 전쟁 뒤 폐허가 된 나라를 보며 서애가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글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봐야 하는 건 위대한 의병, 위대한 이순신, 위대한 권율, 위대한 거북선 따위가 아니다. 가령, 선조는 전쟁이 터지자 울부짖는 백성들에게 “왕실과 나라가 이곳에 있는데, 내가 어디로 간단 말인가”라 해놓고는 몰래 도망간다. 거기다 아예 명나라 망명, 아니 망명을 넘어 귀화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운다. 명나라 조정은 너무 많이 오면 부담스러우니 딱 100명만 받겠다고 답할 정도였다. 그처럼 거들먹거리던 양반들이 이러는 판국이니, 백성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선조가 서울에서 도망가자 백성들은 형조에 있던 노비문서를 불태웠다. 개성에서는 임금이 탄 가마에 돌멩이가 날아들었고, 함흥 가는 길에서는 백성들이 중전이 타고 가던 말을 때리는 등 폭동 일보 직전까지 갔다. 백성들은 왜군에 투항하고 그들의 앞잡이가 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나마 조선을 버티게 해준 것은 전국 각지에서 일어선 의병들이었는데, 조정은 그마저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간 온갖 잘난 척 다해왔는데 정작 나라는 이름 없는 선비와 백성이 지켜냈다면, 낯이 서질 않는다. 기득권까지 놓칠 판이다. 그러니 전쟁에서 이긴 건 무조건 명나라 덕분이라 해야 한다. 그게 양반 사대부들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 주야장천 떠들어댈, 조선을 구해준 명나라의 큰 은혜 ‘재조지은’의 실체다. 우리의 근현대 풍경이 슬쩍 비춰지는데, 징비의 뜻을 오늘날 우리가 잘 살피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1권 1만 1500원, 2·3권 1만 35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선진국 양적완화 부작용 우려… 공동 대응”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한국, 중국, 일본 3국은 선진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부작용에 맞서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6차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장국 중국·브루나이)에서 회원국들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중수 한은 총재와 은성수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이 참석했다. 회원국들은 우선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자본 유출입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유동성이 한국과 같은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오면서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인사]

    ■헌법재판소 ◇신규 임용△헌법연구관보 장혜진 ■외교부 △북미국장 문승현 ■국방부 ◇부이사관 승진△기획총괄담당관 권영철△군수기획관리과장 송재학◇과장 전보△자원관리개혁담당관 한청일△행정관리담당관 배정원△전직지원정책과장 박과수 ■농림축산식품부 ◇과장급 전보 <담당관>△규제개혁법무 조백희△정보화 박경아<과장>△경영인력 김기훈△농촌사회 이시혜△농지 이정형△국제개발협력 최병국△농업통상 정혜련△축산경영 김종구△식품산업정책 배호열△기후변화대응 김진진△소비정책 노수현△친환경농업 김완수<팀장>△수출진흥 김상경<농림축산검역본부>△수출지원과장 강철구△위험평가과장 이상수△동물보호과장 신성암△식물검역기술개발센터장 이재훤△인천공항지역본부 화물검역과장 박병규<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기획조정과장 최영섭△농업경영정보과장 한종현<한국농수산대학>△운영지원과장 김승환<국립종자원>△품종심사과장 이상혁◇과장 승진△농식품공무원교육원 전문교육과장 전경구◇파견△국무총리실 오병석△지역발전위원회 윤광일 ■여성가족부 △대변인 이기순△가족정책관 조진우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방현하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 유국희△방사선방재국장 사상덕◇과장△운영지원 김상길△기획예산 김은환△홍보협력 이재성△안전정책 엄재식△원자력안전 강호성△안전기준 박성원△방사선안전 백민△방재환경 이순종△원자력통제 김숙현◇4급△홍보협력과 심은정△안전정책과 황윤조△원자력안전과 김중호(울진주재관실) 전창효(월성주재관실)△방사선안전과 임영남 오규진(방사선폐기물관리시설주재관실)△원자력통제과 배순덕△방재환경과 박인호(영광방재관실) 김승진(대전방재관실) ■통계청 ◇부이사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 김남훈◇과장급 보임△통계개발원 조사연구실장 박상영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 권혁중△상표디자인심사국장 박성준 ■대한지적공사 △미래사업본부장 안종호△지적연수원장 직무대리 조만승△공간정보연구원장 최창학△기획조정실장 신동현△미래사업단장 권중일 ■한국광해관리공단 ◇1급 승진△경인지사장 류광열◇전보 <실장>△기획조정 조정구△석연탄지원 이진국△지역진흥 강철준<지사장>△강원 정동교△충청 김기명△영남 이경진 ■한국HP ◇지원부서△부사장 이성렬△상무 김미진△이사 이상희 김종태 이우철◇엔터프라이즈 그룹△이사 이길호 김성철 오팔석◇프린팅 퍼스널 시스템 그룹△상무 신동우△이사 고택근◇엔터프라이즈 서비스△상무 김효정△이사 남양섭 ■한화 ◇승진 <제조>△전무 이태종△상무 강기수 김재헌 민구 방수명 서혁 윤경식 추교훈△상무보 강호균 박상구 박종완 송병철 오규동 정정모△연구임원(상무보) 김동식<무역>△상무 강성수 김성수 박상욱△상무보 구자봉 김기형 ■한화케미칼 ◇승진△상무 김동석 유동완 조원△상무보 권혁칠 김인환 남정운 남종우 문경원 민승기 박종태 안무용 이길섭 전연보 주철범 한종석△연구임원(상무보) 안용호△전문위원(상무보) 김광미 김병희 ■한화L&C ◇승진△전무 이선석 채사병△상무 김영돈 이춘호△상무보 권택준 김재두 남충우 박경원 박태흥 신용인 김태현 류기현 ■한화테크엠 ◇승진△상무 김광훈 이기남△상무보 안상철 정진기 조성수 ■한화에너지 ◇승진△상무보 김영욱 주선태 ■드림파마 ◇승진△상무보 유창현 ■한화큐셀 ◇승진△상무 이구영△상무보 신호우 정승욱 ■한화솔라원 ◇승진△상무 김민수△상무보 박승덕 ■한화건설 ◇승진△전무 고강△상무 김상수 이윤식 전재순 최민호△상무보 김만겸 도태호 신영호 오귀석 조병현 주용욱 전병철△전문위원(상무) 제덕호△전문위원(상무보) 고영창 전영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승진△상무 김경수 유덕종△상무보 박종태 이원남 ■한화갤러리아 ◇승진△상무 오일균△상무보 박용범 박정훈 송환기 우종하 ■한화S&C ◇승진△상무보 박찬홍 박천국 여명구 ■한화63시티 ◇승진△상무보 이장섭△전문위원(상무보) 한운희 ■한컴 ◇승진△상무보 강수근△전문위원(상무보) 김태우 ■한화역사 ◇승진△상무 황병곤 ■한화도시개발 ◇승진△상무보 최승만 ■한화생명 ◇승진△상무 구돈완 김운환 지대찬 황승준△상무보 김선구 남석근 도만구 박진국 박호진 백종헌 사공은덕 양범직 이정성 이준노 전영도 정영호 정용호 조중욱 최승석 홍정표 ■한화투자증권 ◇승진△상무 배준근△상무보 이재만 정명호△전문위원(상무) 이용규△전문위원(상무보) 김근영 김종국 ■한화손해보험 ◇승진△상무보 변동헌 전오현 진윤태 ■한화자산운용 ◇승진△상무보 소강섭△전문위원(상무) 박용명 ■한화저축은행 ◇승진△상무보 이성빈 이은석 ■두바이법인 ◇승진△상무 원상희
  •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파주 지난 21일 오후 7시 45분. 경기 파주 119센터에 다급한 목소리의 30대 후반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파트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고 현관에 들어서자 아내(32)가 목에 피를 흘리며 왼손에 흉기를 들고 자신과 마주 서 있다”는 신고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애기들 보러 가자”고 말했으나 남편은 두려운 생각에 꼼짝을 할 수 없어 119에 전화를 걸었다. 흉기를 들었다는 말에 전화는 112로 넘어갔고, 5분 만에 강력계 형사들이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아내는 안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왼손에 든 흉기를 목에 대고 있었다. 형사들은 즉시 흉기를 빼앗아 아내를 제압했다. 그러나 만 1살을 겨우 넘긴 큰아들은 이미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지난 5일 태어난 작은 아들은 방바닥에 누워 있었으나 한눈에 봐도 위급해 보였다. 두 아들 모두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남편이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가게를 다녀오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은 겨우 15분이었다. 그 짧은 틈에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19구급대가 즉시 큰아들 손목을 잡고 가슴에 귀를 댔으나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가쁜 숨을 쉬는 작은아들은 급히 일산백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밤 10시 15분 끝내 숨졌다. 아내는 지난해 1월 큰아들을 임신 중일 때부터 성격이 급변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웃지도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임신 우울증’이라고 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자 금세 좋아졌다. 그러나 이달 초 둘째를 낳은 뒤 재발했다. 친정아버지가 찾아와 딸의 이름을 불러도 다른 곳을 쳐다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경찰에서 “심각하다. 다시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사고가 난 것”이라며 좀 더 빨리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좀 더 지내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됐다. 병원 정신과폐쇄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는 아직 아들 둘이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 청주 지난 2월 21일 오전 8시 2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 주부 이모(42)씨는 남편이 출근한 이후 갑자기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안방에서 주방으로 나와 싱크대에 보관하던 식칼을 꺼냈다. 자살을 결심한 이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11·초등 4년)을 본 순간 딸의 걱정이 밀려왔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가면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딸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딸도 함께 죽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 엄마를 잘 따르고 착했던 딸은 죽어도 천당에 가서 지금보다 행복할 것만 같았다. 결국 이씨는 잠자는 딸의 목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자신의 목을 수차례 찔러 자해를 시도했다. 방에 있던 아들(15)이 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와 이 광경을 목격하고 119에 도움을 청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침착하게 엄마와 동생을 지혈했고, 신속하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해 모녀의 목숨을 구했다. 끔찍한 이날 사건도 이씨의 우울증이 가져온 참극이었다. 이씨에게는 결혼 후 2007년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찾아왔다. 결혼 전 있었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절망감이 누적돼 왔던 게 원인이었다. 이씨는 11차례 병원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자 치료를 끊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일 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절망감은 이씨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청소일을 하기 위해 나가던 어린이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빨리빨리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자 이씨의 절망감은 더욱 심해졌다. 이씨는 자책하면서 사고 발생 2주 전 어린이집을 그만뒀고, 이때부터 우울증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열등감이 하루종일 계속됐고, 이런 정신적 고통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2주 동안 잠을 못 잤고, 음식도 먹지 못했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혼자 먹지 못하는 술까지 마셨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 대한 절망감과 사회에서 이씨를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이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면서 “이런 이씨를 돕기 위해 남편이 곁에서 애를 썼지만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처벌보다 치료가 중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난 4일 석방됐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가 우울증을 장기간 치료하지 않다가 병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의 딸도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길 간청했고 남편도 부인을 꼭 치료하겠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영주 지난해 8월 24일 오후 7시쯤. 주부 김모(42)씨는 4살과 2살 난 아들을 데리고 경북 영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대구 동구 신서동 한 아파트로 향했다. 이 아파트는 김씨가 결혼하기 전 살았던 곳. 아파트에 도착한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13층으로 올라가 아들 2명을 안고 계단을 통해 투신했다. 투신한 이들 모자가 아파트 앞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119구조대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발견 당시 두 아들은 숨진 상태였으며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투신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결혼한 김씨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편(47)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늦은 결혼이었지만 김씨 부부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잉꼬부부였다.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김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결혼 3년 만인 2009년이었다. 당시 돌을 지난 첫째 아들이 말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 처음에는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다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2010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자폐증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둘째 아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도 첫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설마 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첫째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꼭 1년 뒤다. 이때부터 김씨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왔다. 두 아들이 아픈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자책이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큰 차도가 없었다. 김씨는 주변 사람에게 “나의 잘못이다. 사는 것이 힘들다.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김씨의 남편은 김씨와 두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가 자살하던 날도 김씨의 남편은 2년과 1년여 동안 치료를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두 아들을 위해 서울의 유명 병원을 찾았다. 아들을 입원시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병원 일을 본 뒤 집에 전화를 한 김씨 남편은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씨가 평소 “죽겠다”고 한 말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처가에도 김씨를 찾아보라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둘째 아이가 발달장애로 판명난 뒤 우울증을 앓았지만 1년 동안 약만 먹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엘리베이터서 ‘통화 NO’… 전자파 최대 7배

    엘리베이터서 ‘통화 NO’… 전자파 최대 7배

    휴대전화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통화 연결 중’에는 전화기를 귀에서 멀리 떼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리는 지하철, 밀폐된 엘리베이터에서는 전자파가 평균 5~7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석순)은 국내에 시판되는 휴대전화 7종의 사용 환경에 따른 전자파 발생 현황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에서의 전자파 노출 저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휴대전화가 통화 연결 중일 때 발생하는 전자파의 세기는 0.11~0.27V/m(볼트퍼미터)로 ‘대기 중’(0.03~0.14V/m)이나 ‘통화 중’(0.08~0.24V/m)일 때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V/m는 전자파의 세기 단위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 전극이 1m 떨어져 있을 때 형성되는 전기장의 세기를 뜻한다. 빠르게 이동 중이거나 밀폐된 장소에서 통화해도 전자파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 지하철과 같이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인 상태에서 통화할 경우 발생하는 전자파는 0.10~1.06V/m로 정지 상태(0.05~0.16V/m)보다 평균 5배가량 전자파 강도가 증가했다. 또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장소(0.15~5.01V/m)에서 통화할 때도 개방된 공간(0.08~0.86V/m)에서보다 평균 7배가량 전자파 강도가 증가했다. 이는 이동하면서 통화할 때는 가장 가까운 기지국을 수시로 검색해야 하고 밀폐된 장소에서도 역시 전파 수신이 어려워 기기 출력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의 관계자는 “휴대전화 같은 무선통신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낮은 수준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1년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 유발 가능 물질(2B 등급)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은 환경부와 함께 ‘일상생활 전자파 노출 저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오는 7월 생활환경정보센터 홈페이지(www.iaqinfo.org)에 공개할 계획이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프로야구] SK 지고도 웃었다, 김광현이 돌아왔으니까

    [프로야구] SK 지고도 웃었다, 김광현이 돌아왔으니까

    김광현(25)이 ‘제대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SK에서 김광현은 한 명의 선발 투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07년, 2008년,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마다 마운드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이스도 부상의 그늘을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 시즌 중반 어깨 부상에서 회복해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부활을 알렸던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동안 어깨 통증을 안고 역투를 펼쳤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은 김광현은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하며 자신과의 고된 싸움을 이어갔다. 김광현의 올 시즌 신고식은 지난 17일 포항 삼성전이었다. 최근 3년 동안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밴덴헐크를 선발로 내세웠다. 여러모로 김광현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전 “김광현은 그냥 투수가 아니라 우리 팀의 상징적인 선수다. 첫 등판이기 때문에 오늘은 안 다치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김광현은 오랜 재활이 무색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0㎞ 나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139㎞까지 찍었다. 6회에도 148㎞의 구속이 나올 정도로 체력에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안타는 4개 맞고 삼진은 6개 잡으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박석민의 타구에 최정이 실책을 저지르며 3실점했지만 자책점은 없었다. 이만수 감독이 공언한 90개에서 5개 모자란 85개를 던졌다. 불펜이 무너지면서 5-11로 졌지만 김광현의 부활투는 17일 현재 6위(6승7패)로 처져 있는 SK 선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용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첫 등판인데도 좋은 공을 던졌다. 한 차례 위기에서 긴장한 탓인지 어깨에 힘이 들어갔지만 확실히 준비를 잘한 느낌”이라며 “직구·슬라이더·커브 등 과거에 갖고 있던 공을 다 보여줬다. 몸도 더 탄탄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호평했다. 이 감독 역시 경기 뒤 “시즌 첫 등판이었는데 김광현이 잘 던졌다.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돌아오면서 레이예스와 세든, 윤희상이 버티는 SK 선발진 짜임새가 더 탄탄해졌다. 더욱이 김광현이 등판할 때 야수들이 에이스에게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 수비에 집중하는 ‘김광현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반전의 계기를 맞은 SK가 상위권으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하우스·렌트푸어 대책 Q&A

    금융당국은 2일 ‘4·1 부동산대책’에 따라 주택지분을 일부 넘기게 될 ‘고위험 하우스푸어’(내 집 소유 빈곤층)를 3만 가구로 추정했다.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가구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금융회사가 가진 이들의 대출채권을 오는 6월부터 70~80%에 할인 매입한 뒤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원금상환을 미루고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준다. 행복기금과 달리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담보가 있어 할인율이 그만큼 낮은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올해는 이들 가운데 1200~1500가구가 시범적으로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3개월 이상 연체 가구의 3~5%다. 공적 자금으로 대출채권을 매입·조정한다는 점에서 행복기금과 비슷하지만, 연체자에 대한 원금 탕감이나 이자 감액은 없다는 게 행복기금과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캠코가 주택 임대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작은 규모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캠코와 협의해 주택지분을 넘길 하우스푸어의 임대 기간과 임대료 등을 정할 방침이다. 캠코의 대출채권 매입 전 단계로는 주택금융공사의 대출채권 매입과 원금상환 유예, 금융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등이 있다.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이날 금융당국은 물론 캠코, 주택금융공사, 시중은행 등에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전세 빈곤층) 대상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장 집이 경매에 들어간다. 하우스푸어 구제 지원을 받고 싶은데 가능한가. -캠코가 은행의 부실 채권을 매입한 뒤 원금상환을 유예하는 것이라 이미 경매에 들어갔다면 불가능하다. 하우스·렌트푸어 구제책은 국회 통과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어 확실하진 않지만 대부분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넘게 연체했다. 캠코가 채권을 매입하더라도 은행이 동의 않으면 어떻게 되나. -은행 동의가 없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민행복기금과 달리 금융권과 협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체는 안 했지만 원금 상환이 어렵다. 원금 상환을 미룰 수 있나. -정부는 틀만 만들었고 앞으로는 은행의 자발적 협의가 필요하다. 어떤 은행은 갚을 수 있는데 왜 상환이 어렵냐며 거부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강제할 도리는 없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전액을 일시인출한 뒤에는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나. -50세에 가입한 뒤 한도를 전부 인출하면 다음에는 연금을 받을 수 없지만 죽을 때까지 주택에서 살 수 있다. 단, 일시인출한도는 집값 전액이 아니라 연금총액 전액이다. 1억원짜리 집을 보유한 60세라면 4000여만원을 일시인출할 수 있다. →목돈 안 드는 전세를 이용하고 싶은데 주인이 거절하면. -렌트푸어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고 세입자는 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은행에 넘기는 대신 금리를 낮추고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이다. 두 방안 모두 거절하면 강제할 수 없다. →집을 판 뒤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돈이 모이면 다시 사들일 수 있나. -임대주택 리츠에 집을 판 뒤 5년 동안 주변 시세 수준으로 월 임대료 내고 살 수 있다.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래 소유주에게 재매입 우선권을 준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와 주택기금 전세자금 지원 확대에서 부부합산소득 한도 기준은 뭔가. -지난해 기준 세전 소득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공기관 비리 임직원 관리 ‘구멍’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서 비리로 적발된 임직원이 허술한 내부규정을 뚫고 다른 기관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처럼 공공기관의 부패 임직원도 다른 공기관 재취업을 제한하는 제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등 30개 기관이 2010년~지난해 8월 자체 감사한 내용을 감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현행 공직자 부패방지 관련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재직 중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파면·해임되면 공공기관이나 퇴직 전 3년간 소속됐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 있는 사기업체 등에 퇴직일로부터 5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이를 어겼을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국가공무원의 경우 징계위원회에서 중징계 절차를 밟고 있으면 스스로 그만두지 못하게 함으로써 강제 해임된 뒤 관련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감사원은 “국가공무원과는 달리 상당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지방공기업이 비리 임직원의 의원면직을 막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59개를 선별해 중징계의결 요구 중인 임직원에 대해 의원면직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54.2%(32개)가 아예 규정이 없거나 불분명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17개 공기업과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15개 준정부기관이 대표적이다. 지방공기업 쪽도 마찬가지였다. 59개 지방공기업을 살핀 결과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경기도시공사 등 35.6%(21개)가 관련 규정이 아예 없거나 내용이 불분명해 실효성이 없었다. 이처럼 제한규정이 없으니 비리가 들통 나더라도 공식 해임되기 전에 스스로 사직하면 다른 기관으로의 재취업은 얼마든 가능한 셈이다. 일례로 2011년 경기 하남시의 경우 자체감사에서 하남도시개발공사 A팀장에 대해 자격기준 미달자 특채 등의 사유로 해임을 요구했으나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날 A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징계요구가 철회돼 의원면직 처리됐다. 몇 달 뒤 A팀장은 의왕도시공사 경력직 직원 채용에 응시해 일반2급(행정)으로 재취업했다. 이에 감사원은 “재정부와 안행부에 공기업·준정부기관·지방공기업 등 임직원이 감사 결과 중징계 처분요구되거나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요구 중일 때는 의원면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인사운영 지침을 명확히 규정짓게 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마권 팔아 먹고사는 공기업, 생각 바꿔야… 캐릭터·전시·주변 환경까지 마케팅 질주”

    “한국마사회는 그저 말 경주나 하는 그런 공기업으로 치부되면 안 됩니다. 더 큰 틀에서 전 국민의 레저활동을 보장하고 또 개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단계 향상된 마사회의 정체성을 안팎에서 인식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장태평(64) 한국마사회(KRA) 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에서 예산과 세제 업무를 두루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거치면서 농업 전문가의 위치를 굳혔고 초등학교 때부터 시(詩)를 조탁해 온 문필가다. 고향 남도의 산자락을 닮은 듯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일을 할 때는 냉정할 만큼 철저하다는 게 중평이다. “어떤 일을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하더라도 늘 부족함은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걸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장관 시절 입에 달고 살았다. 1년 4개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짧은 시간은 더욱 아니다. 2011년 11월 제33대 한국마사회장 자리에 앉은 뒤 흐른 시간들이다. 주위에 흐드러진 벚꽃나무들이 봄을 질투하는 반짝 추위에 젖몸살 앓듯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하던 지난 22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한국마사회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방에서 나오던 이들 가운데 안면 있는 임원 한 분이 반색하듯 말했다. “어휴, 덕분에 회의가 일찍 끝났습니다. 막 불호령이 떨어질 참이었거든요.” 앉자마자 대뜸 “부끄럽다”는 말부터 튀어나왔다. 취임 1년 4개월의 소회로 가볍게 얘기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경영의 틀을 바꿔 마사회가 일류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취임식 때 우리 식구들에게 약속했는데 곰곰이 짚어 보면 그게 참 먼 길인 듯합니다”라며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진행 중일 뿐 아직 끝난 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혁신과 새로워지기 위한 노력이 으뜸”이라면서 “현재 마사회가 걷고 있는 길은 새로 태어나기 위한, 남과 자신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가시밭길임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아직은 미흡하지만 ‘KRA 승마힐링센터’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형 사회 공헌 사업단체 ‘에코그린팜’과 ‘장애 청년 꿈을 잡고’ 설립 등의 전략적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점, 또 전 직원 대상 연봉제 확대를 통한 성과 중심 조직 문화의 개선, 경마 매출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마케팅 혁신 노력 등 취임 이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했다. 장 회장이 한시도 빼놓지 않고 고민하는 것은 마사회 사업의 다각화다. 쉽게 말해 돈 버는 수단을 현재 중점 사업인 경마 외에 여러 개로 만드는 것이다. 장 회장은 “경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라며 “현재 98%에 이르는 마권 발매율을 보더라도 마사회의 수익원이 얼마나 단순하고 편향적인지를 말해 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호주경마클럽만 보더라도 마권 매출은 22%이고 입장료를 합쳐 봐야 30%도 채 안 되는데 대신 식음료와 스폰서 등으로 나머지 70%를 번다”면서 “호주만큼은 아니더라도 마권 발매액 비중 70%, 기타 수익은 30%까지 조정해 나간다는 게 임기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기업 다각화’란 화두가 던져지자 장 회장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최근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래전략실’이라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본격적인 기업 마케팅에 뛰어든 그는 “멀리서 아주 어렵게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전부 돈을 벌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마사회는 그것보다 훨씬 덩치도 크고 훌륭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권을 팔아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확 바꿔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 내 컨벤션홀을 예로 들면서 “전시컨벤션사업(MICE)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마사회라는 정체성에 흠이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장 회장은 “살아 있는 모든 건 바뀌어야 산다”고 잘라 말한 뒤 “컨벤션 사업뿐 아니라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경마공원의 테마파크화, 말 캐릭터 사업, 게임 사업, 스크린 승마에 이어 식음료 사업까지 놀고 먹는 모든 분야에 걸쳐 신종 수익 사업을 개발하는 데 마사회의 핵심 역량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서울경마공원이 속해 있는 경기 과천시의 리노베이션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할 수만 있다면 정부종합청사의 단계적 이전에 따른 유휴지 등을 활용해 미국 샌즈그룹의 호텔 단지와 다국적 테마파크 공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거대 레저타운으로 과천시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러기 위해선 더 큰 틀에서 이를 기획, 컨트롤할 수 있는 최상위 레저 분야의 ‘타워’가 필요한데 마사회가 이 중요한 위치에 서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장 회장은 한국 경마의 국제화도 강조했다. 마사회는 2022년 첫 국제경마대회 개최를 목표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고 있다. 장 회장은 “현재 일본과 호주, 아일랜드 등 세계 각국과 경마 교류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쉬운 건 기수들의 교류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마 국제화를 위해서는 기수들뿐 아니라 경주마의 교류도 이뤄져야 하므로 이를 위해 세계 각국과 단계적으로 검역 협정을 맺는 등 2022년 본격적인 한국 경마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에 앞서 한국 경마가 올해 처음으로 일본의 경주마를 초청하는 한·일 국제 경마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9월 일본 지방경마회 소속 경주마 세 마리를 초청해 서울경마공원 소속 최강의 경주마 11마리와 승부를 겨루고, 11월에는 우리나라 경주마 세 마리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주마와 자웅을 겨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경마 한·일전이다. 장 회장은 덧붙여 “이 경주에 걸린 상금은 2억 5000만원으로 해외 유명 경주에 견줘 많지 않지만 경주마 해외 수송을 비롯해 2022년 국제경마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일 교류전은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더 큰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한국 최초의 국제경마대회는 미국의 켄터키더비, 호주의 멜버른컵, 일본의 저팬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 회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를 연마해 온 문필가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매우 능숙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농식품부 장관 때부터 ‘새벽정담’이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실린 글과 사진을 모아 지난해 말 ‘새벽을 여는 편지’를 출간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시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시는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작업이죠. 이를 통해 꿈과 미래를 그려 볼 수도 있고요. 따라서 시야말로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가 반드시 조련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때가 되면 ‘세종대왕 평전’을 내고 싶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글 사진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약력  1949년 전남 무안 출생  1977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행정고시 20회  1990년 경제기획원 장관 비서관  2000년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2004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2005년 농림부 농업구조정책국장   재정경제부 기획홍보관리실장  2006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011년 더 푸른 미래재단 이사장  2011년 11월~ 한국마사회장   ■ 작품집  -새벽정담(블로그)  -잠언시집  -강물은 바람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 -새벽을 여는 편지
  • [사이버 테러 이후] “25일 사수하라”… 금융권 준전시 ‘對테러 작전’

    추가 사이버테러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이 대대적인 해킹방어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미사일 공격 등 전쟁에 대비한 비상계획에 준해 감시(모니터링) 수위를 높인 곳도 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 급여 지급일이 집중된 21일을 탈 없이 넘긴 은행들은 돌아오는 급여 집중일인 25일을 전후해 공격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급여 지급일에 전산망이 마비되면 카드 결제 지연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등 실질적인 개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 0~5세로 확대된 정부의 육아수당, 보육수당이 첫 지급되는 날도 25일이다. 송현 금융감독원 IT감독국장은 “21일부터 25일 사이에 금융사를 포함한 대다수 회사의 급여이체가 몰려 있어 2차 추가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두 시간 동안 전산망이 완전히 ‘먹통’됐던 신한은행은 원인 파악에 주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달리 본부 전산에 문제가 있어서 신한은행을 결제계좌로 둔 체크카드 결제가 모두 중단되는 등 피해가 광범위했지만, 본부 전산 복구와 함께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과 더불어 공격 당했던 농협은행은 대부분의 감염 컴퓨터를 복구했지만 일부 영업점에서는 복구가 지연됐다. 공격을 비껴간 은행들도 일제히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하나은행 측은 “보안팀이 네트워크 트래픽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면서 “침입 흔적이 발견되면 외부 인터넷망을 즉시 끊어 내부 전산망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전날 농협·신한은행이 공격받은 오후 3시쯤부터 이날까지 외부 인터넷 연결을 차단시켰다. 전날 일부 전산장애를 겪은 농협손해보험과 농협생명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점검하고, 전산 시스템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산장애 재발에 대비해 백업시스템을 보완했다. 카드사도 ‘긴장 모드’를 유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011년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 이후 카드업계 전산 시스템의 방어벽이 강화됐다”면서도 “최근 워낙 다양한 해킹 수법이 동원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중일 국제카페리 우선사업대상자 선정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상 카지노가 설치된 한·중·일 국제 카페리가 하반기에 취항할 전망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카페리 운항사업자 공모에 응한 국내 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우선사업대상자로 ㈜동승이 선정됐다. 이 업체는 하반기에 국토해양부의 국제 카페리 운항면허를 받은 뒤 2만t급 카페리 한 척을 들여와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 카페리를 운항하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동승은 국제 카페리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상 카지노를 설치,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선상 카지노업의 허가요건을 완화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도 관계자는 “오는 9∼10월 열릴 예정인 한·중 해운회담에서 중국을 오가는 국제 카페리 운항 허가를 받으면 빠르면 11월부터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WBC] 타이완 참사, 한국 야구 어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드에 다시 한번 태극기를 꽂으리라던 굳센 다짐은 물거품이 됐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란 충격적인 성적을 받아 든 대표팀은 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쓸쓸히 귀국했다. 프로스포츠 사상 첫 7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많은 기대를 갖게 했던 야구가 아시아 야구의 변방으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결과론이지만 1라운드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의 0-5 패배가 8강 좌절에 가장 큰 빌미가 됐다. 문제는 네덜란드를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파악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김태균(한화)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전력 분석을 했는데 크게 위력적이라고 느끼지 않았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치고 달리기만 하던 유럽식 야구에서 탈피해 있었다. 마운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물론 수비도 탄탄했다. 게다가 네덜란드는 롯데에서 국내 야구를 경험한 미국인 라이언 사도스키에게까지 조언을 구하는 등 전력 분석에 매달렸다. 반면 한국은 기량이 급성장한 상대팀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던 수비마저 허점을 노출하며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병역 혜택이란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된다. 일본 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이날 “병역 면제란 당근이 적용되지 않은 탓”이라고 꼬집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병역법을 개정해 선수들에게 혜택을 줬다. 형평성 때문에 2009년 2회 대회부터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많은 선수가 이미 병역을 마친 상태여서 절실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스포츠닛폰은 또 “선수들이 국가대표보다 자국 시즌을 우선해 대회를 준비했다”고 지적했다. 3월 말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는 선수가 적지 않았고 팀 적응을 이유로 대표팀에 들어가기를 마다한 선수도 있어 엔트리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1회 대회가 지금의 프로야구 열기에 촉매 역할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는 준비 과정부터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류현진(LA다저스), 추신수(신시내티) 등 해외파들이 불참했고 김광현(SK), 봉중근(LG) 등 국제 대회에서 선전했던 주전들이 줄줄이 빠졌다. 뒤에 합류한 선수들도 잇따라 다쳐 대표팀 엔트리는 무려 일곱 차례나 바뀌었다. 김태균,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등 1루수 자원은 셋이나 되는데 2루수는 정근우, 3루수는 최정(이상 SK) 한 명만 뽑았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표팀까지 이끌어야 했던 류중일 감독의 부담도 짚어볼 대목이다. 전년 우승팀 감독이 맡게 돼 있는 대표팀 감독을 전임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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