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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재계 리더 250명, 시황제 만날까

    日 재계 리더 250명, 시황제 만날까

    1주일간 베이징·광둥성 등 방문 리커창 총리·왕양 상무위원 면담 시진핑과 만남 여부는 확인 안돼일본 재계 리더 250명이 20일 한꺼번에 베이징 땅을 밟았다. 일·중경제협회를 비롯해 일본 대기업들의 대변기구인 게이단렌, 일본 상공회의소 등의 합동 방문단이다. 무네오카 쇼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회장이 단장을 맡았다. 중국 수뇌부 및 경제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는 일정을 갖고 있어 시들해졌던 양국 경제협력의 전기가 주목된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주 각각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등 중국 국가주석 및 총리와 잇따라 정상 회담을 갖고 최근 몇 년 동안 냉랭했던 관계를 개선할 실마리를 풀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1·13일 베트남의 다낭 및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 주석, 리 총리와 각각 만나 관계 개선 및 상호 방문 등에 합의하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단계로의 출발”을 선언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도 회담에서 이에 호응, 중·일 관계 개선 실마리가 가시화되고 있는 참이었다. 현안으로 남아 있던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도 중국 측의 화답 속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어 두 나라의 전방위적인 관계 개선 분위기도 커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중국 방문단은 사상 최대 규모로 꾸며지는 등 일본 측의 기대감을 엿보게 한다. 이들은 나흘간 베이징에 머물며 리 총리, 왕양(汪洋)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면담할 계획이다. 시 주석 면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측이 어떤 수준에서 이들을 응대해 줄지가 시진핑 정부의 성의를 보여 주는 척도다. 2015년에는 이들 일본 재계 대표들의 중국 방문단은 리 총리를 예방할 수 있었지만, 관계 악화 속에서 지난해에는 중국 권력 서열 7위인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가 이들을 맞았다. 이번 방문단은 베이징 방문 뒤 중국 경제의 메카인 광저우 등을 거쳐 26일 귀국한다. 이번 방문단은 면면에서도 일본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대표, 이와사 히로미치 미쓰이부동산 회장, 고바야시 겐 미쓰비시상사 회장, 구니베타 게시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 1인 체제가 강화되고, 시진핑 2기가 출범함에 따라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일·중 관계를 타진하고, 향후 대중 전략을 짜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시진핑 1인 독주 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지난주 일·중 정상 회담에서 펼쳐진 관계 개선의 기운이 경제 교류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중국 측이 어떤 의도와 경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지를 타진하고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권력을 강화한 시 주석의 경제 정책 방향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중국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거점으로서의 매력은 줄어들고 있고, 중·일 영토분쟁 및 남중국해 자유통항 등을 둘러싼 갈등도 더해져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과 직접 투자는 오히려 감소세이다. 방문단에 참가한 한 기업 대표는 “인건비 폭등으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이 줄고 있는 중국이 어떤 경제 정책을 취할 것인지, 비즈니스 거점으로서의 중국의 행방을 지켜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은 중간재를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수출거점으로서 활용해 온 중국의 입지가 흔들릴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대미 무역흑자 시정 압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등도 중국 지도부의 입장과 전략을 통해 우회적으로 가늠해 보겠다는 생각도 있다. 방문단은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의 주요 간부들과의 회동을 통해 중국 경제의 향방을 타진하는 기회도 갖는다.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해외 반출 허가 여부 등 중국이 지난 6월에 시행한 인터넷 안전법의 구체적인 적용 등도 방문단의 관심사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고, 시 주석은 2기 지도부를 출범시키며 각각 정권 기반을 다진 만큼 양국 정상은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초장기 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아베 총리로서는 중국 등 주변국 관계 개선을 다음 정치 행보로 무게를 두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연내 개최 가능성

    조기 개최 의견…도쿄서 열릴 듯 두 정상 양국 상호 방문도 추진 일본과 중국 두 정상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조기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연내 도쿄에서 추진돼 오던 3국 정상회의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1일(현지시간)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양국 관계 개선 추진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도 가능한 한 조기에 개최하는 것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밝혔다. 일본에서 개최 예정이던 3국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 개최 이후 중국 측의 미온적 태도로 성사가 지연돼 왔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조기 개최를 합의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연내 도쿄에서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개선을 힘차게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고 시 주석도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은 중·일 관계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회담”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 등은 시 주석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중·일 정상회의의 마지막 회의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열렸었다. 그동안 중국은 일본과는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남중국해 통항 자유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냉랭한 관계였고, 한국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개최를 피해 왔다. 또 국내적으로 중국은 시진핑 정부의 사정 및 당내 숙정작업이 진행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여유가 없었다. 한국도 국내 정세 불안정 등으로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한·중·일 3국이 국내적으로 정치 안정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큰 부담 없이 정상회의를 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2기 지도부를 발족시키며 1인 집권체제를 강화했다. 아베 총리도 의회 해산 이후 중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4차 내각을 출범시킨 상태다. 한편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이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 또한 조기에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 주석도 이에 대해 “총리의 중국 방문과 왕래를 중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일본은 실제적 행동과 구체적 정책을 통해 중·일이 서로 위협하지 않는 파트너임을 확신하는 관계를 만들기 바란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향후 추가 핵·미사일 실험 여부 등 대외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북한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뒤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6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순방과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대외 정책과 동북아의 안보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 및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의 대표적 한반도·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북한은 국제적 제재 국면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외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유보하고 있다”면서 “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북한의 태도를 포함해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 및 안보구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북한에 대한 미·중 정상의 입장은 어떻게 정리될까. -미·중 두 나라는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를 강화하면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대회를 마치고 주요 인사이동 및 새로운 국내 권력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다 여유가 생겼고, 국내 경제문제에 더 관심을 쏟을 수 있게 됐다.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한 문제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혼자서, 독립적으로 다뤄 나갈 가능성은 적다. →이번 순방에서 중·미 간 타협이 가능한가. -이달 초 공산당 대회를 마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대립하기보다는 보다 협조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갈등을 줄이기를 원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과의 공조를 넓히고,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것으로 전제하는 관측이 많지만, 북한은 협상을 앞세우면서 출구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도 현재 거리를 두며 냉랭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공산당 대회가 폐막되면서 다시 총서기로 집권한 시 주석에게 보낸 북한의 축하 전문 등을 보면 북한의 반응이 얼마나 냉담한지 알 수 있다. 북한이 출구전략을 쓰면서 유화적으로 나올 경우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오던 미국 등 국제사회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지만, 북한 외교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대응에 대한 전망은. -북한은 핵·미사일 등 국가 핵무력 완수를 국가적 우선순위에 놓고 있지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등을 보면 경제 건설에 힘을 쓰는 병진노선도 추구하고 있다. 좀더 장기적으로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생각도 있고, 유엔 제재 결의가 효과를 보고 있는 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를 새롭게 시작해 나가려고 한다. 핵무력 완성 선언 뒤 대화 제의를 하면서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 동시 동결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도 그런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일본은 어떤 입장인가. -지난달 말 중의원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북한에 대한 언급과 태도에 변화가 있다. 지난 9월 유엔에서 한 아베 총리의 연설은 강경 일변도였다. “협상해도 소용없다”는 자세였다. 군사력 행사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상으로 협상 가능성을 배제했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중의원 선거가 압승으로 끝난 뒤에는 “압력의 목적은 협상”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총리는 조금씩 협상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자기 입장을 수정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협상을 시작하거나, 북한에 태도 변화가 있으면 그에 따라 일본 외교를 맞추기 위해 좀더 융통성 있는 자세로 변화한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미·일 정상회담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축이라는 점과 굳건한 미·일 동맹을 다시 한번 대외에 과시하면서 대북, 대중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한·미 관계가 긴밀하다고 해도, 미·일 관계와는 수준 차이가 있다. 미국에 일본은 동북아 정책의 핵심적 기반이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반대하면 미국의 북한 정책은 성립하지 못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남중국해의 자유통항, 일본이 실효적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확인,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 등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공동 외교전략 등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4번째… 아베 정부 출범, ‘전쟁 가능한 日’ 개헌 가속

    4번째… 아베 정부 출범, ‘전쟁 가능한 日’ 개헌 가속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현 각료들을 다시 기용하면서 4차 내각을 발족, 출범시켰다.중의원을 해산하고 지난달 총선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는 앞서 이날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제98대 총리로 선출됐다. 그의 총리직 선출은 2006년 6월 9월, 2012년 12월, 2014년 12월에 이어 네 번째다. 새 내각 발족으로 아베 총리는 “정치적 사명”이라고 강조해 온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3일 헌법기념일에 “자위대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 2020년 시행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아베 총리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 호소다 히로유키 전 총무회장을 내정했다. 호소다 전 총무회장은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 회장이라는 점에서 자신과 교감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인물을 통해 개헌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과 관련된 구체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으며 (지난 5월에 앞서 밝힌) 2020년 시행 등의 구상은 하나의 예를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소다 전 총무회장은 조만간 헌법개정추진본부 전체회의를 열어 개헌 추진 일정과 개헌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의회를 해산한 뒤 네 번째 아베 정부를 출범시킴에 따라 그는 최장기 집권도 바라보게 됐다. 아베 총리의 재임 일수는 1차 내각을 포함해 2138일로, 사토 에이사쿠(2798일), 요시다 시게루(2616일) 등 두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고 정국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경우 전후 최장수 총리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내각제 독주’ 위험성 보인 아베 총선 승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 정부의 한 축인 공명당의 여권이 지난 22일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약체화하고 있는 야당이 이번에도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지 못하면서 여당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결과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면 2021년까지 총 9년간 총리로 재직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중의원을 해산할 특별한 재료가 없었는데도 돌연 치러졌다. 이유를 찾자면 연거푸 터진 사학 스캔들에 아베 총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권 지지율이 총리 교체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위기’다. 3세 정치인으로서 정치 달인답게 승부수를 던져 승리를 건졌다. 게다가 아베 총리는 한국 선거에서는 약효가 떨어진 북풍(北風)을 구사해 해산 전과 비슷한 의석을 확보하고 정권을 위협했던 스캔들도 날려 버렸다. 문제는 더 강해진 아베 총리의 향후 행보다. 아베 총리는 내각제의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권력을 확장하면서 대통령처럼 군림하고 있다. 실적도 적지 않다. 양적완화를 근간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로 주가가 5년 전 취임 때와 비교해 두 배나 뛰었고, 5%이던 소비세도 8%로 올려 악화된 재정 적자를 감축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도쿄여름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했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반발에도 전수방위만 허용하는 헌법 9조의 해석 변경을 강행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고,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는 안보 관련법도 정비했다. 수정주의 역사관을 지닌 아베 총리는 1993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면서 손보려고 했다. 그러나 국내외 반발에 부딪혀 검증팀을 만들어 담화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선에서 그치는 등 번번이 역사 인식 문제로 주변국과 충돌해 왔다. 실리를 좇아 온 그의 대외 정책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변수는 북한 핵·미사일이다. 지금은 대북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나 빅딜로 한반도가 술렁일 때 일본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정밀하게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2050년 미국을 따라잡겠다며 중국의 정치·경제·군사대국화를 선언한 시진핑 국가주석, ‘세계적 리스크’로도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아베 총리까지 주변국 스토롱맨들과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야 하는 게 우리의 엄중한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분발이 촉구된다. 또 하나의 관심은 의회 찬성 세력이 80%에 육박한 개헌이다. “2020년에 개정된 헌법이 시행됐으면 한다”는 아베 총리가 본격적인 개헌에 착수한다면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과거 침략을 당했던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의 개헌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현실, 일본도 잘 알 것이다. ‘내각제 독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몸소 실천해 보인 아베 총리에게 주변국도 보면서 달릴 것을 주문하고 싶다.
  • ‘선거의 왕자’ 아베, 희망의 당에 추파… 개헌 연대 드라이브

    ‘선거의 왕자’ 아베, 희망의 당에 추파… 개헌 연대 드라이브

    자민당 284석…공명당과 313석 재적 과반·개헌 발의선도 넘어“국민 이해·여야 합의 노력할 것”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회 해산이란 승부수를 던져 위기에 빠졌던 집권 자민당과 자신을 기사회생시켰다. 올 초부터 내내 학원 스캔들로 휘청거렸고, 지지율 하락과 리더십 위기를 맞았던 그는 선거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움켜쥐면서 전후 최장기 집권한 총리 자리까지도 넘보며 다시 정국의 중심에 섰다. 승리한 아베 신조 총리는 23일 가진 ‘총선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개헌 추진을 “이번 선거에서 당의 공약에 포함돼 있다”면서 “국민 이해와 여야에 관계없이 폭넓은 합의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헌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2020년 시행 목표라는 스케줄을 정하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 검토와 논의를 진행한 뒤 국회 헌법심사회에 제안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개헌에 우호적인 ‘희망의 당’에 추파를 보내며 정계 개편도 모색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전날 여권 압승이 예상된다는 출구조사가 나온 직후 TBS 방송에 나와 “‘희망의 당’ 여러분은 헌법 개정에 긍정적이다. 건설적인 논의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띄웠다. 개헌에 우호적인 보수 정당인 희망의 당과 개헌을 공통분모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제안을 앞세우며, 흔들리는 희망의 당에서 이탈자도 겨냥하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서 개헌 지지세력은 야권을 포함해 전체 중의원 의석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아베 총리는 개헌을 지지하는 야권 세력과의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개헌 지지세력 의석 80% 차지 이날 NHK의 선거 결과 집계에 따르면 자민당은 284석을 얻어 재적 과반수(233석)를 훌쩍 넘는 절대안정 의석을 확보했고,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313석을 기록해 개헌 발의선 310석을 넘어서며 헌법 개정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런 결과는 아베 총리와 선거 직전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앉으며 내각에 대한 국민 전반의 불신감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다. 22일 지지통신의 출구조사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44%인데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나 됐다. 그래서 선거 공학적인 측면에서 야당을 압도한 아베 총리의 돌파력과 전략이 돋보인다. 선거 직전 아사히신문 등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30%대까지 내려앉았던 상황에서 압승을 이끌어 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선을 시작으로 2014년 12월 총선, 2013·2016년 7월 참의원 선거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5연승을 기록했다.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올라 지휘봉을 쥔 뒤 실시된 선거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선거의 왕자’임을 다시 과시한 셈이다. 이번 선거에 앞선 아베 총리의 국회 해산 시점도 절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안보 불안이 확산되면서 20%대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던 지난달 말이었다. 때맞춘 아베 총리의 해산 결정은 야권 분열을 유도했다. 당시 인기가 상승하면서, ‘아베의 최대 라이벌’로 떠올랐던 보수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희망의 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는 보수성향 인사만 선별적으로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결정으로 진보 인사들은 입헌민주당 또는 무소속 등으로 출마해 야권 표의 분산을 가져왔다. 당초 희망의 당과 선거 공조를 추진하던 9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전국노동조합연합회(렌고)도 고이케 지사의 진보적 성향의 후보 배제 결정에 반발해 “개별 후보자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면서, 야권 표가 더욱 흩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선거전 기간 내내 안보 불안을 자극하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었고, 1명의 자민당 후보 대 여러 명의 야권 후보가 맞서는 일대다(一對多) 구도를 유도하면서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 같은 상황은 아베 총리 등 자민당 지도부가 일본 정치 구조를 적절하게 활용한 덕택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국민 신뢰를 배경으로 북한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도쿄대의 우치야마 유 교수는 “일본 정치에서 국민들의 의사와 선거 결과가 동떨어지게 나타나는 격차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응답이 국민들의 반수 넘게 나타나지만 의회 선거 결과로는 개헌 지지 세력이 국회 정원의 3분의2를 넘는 현상이 생기는 것도 그 한 예이다. 각 선거구에서 아베 총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모리토모·가케학원 등 학원 스캔들과 연관돼 각료직이나 총리관저의 참모직에서 사임했던 아베의 측근들이 모조리 당선된 것도 이 같은 아베 총리의 전략, 정치 구도의 적절한 활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가케학원에서 헌금을 받은 것이 드러났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의원, 가케학원을 위해 아베 총리를 대신해 관련 부처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아온 ‘아베의 분신’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도 선거에서 생환했다. 방위상 재임 시절 학원스캔들과 관련된 사실이 밝혀졌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다 자리에서 물러났던 ‘아베의 여자 아바타’ 이나다 도모미 전 의원도 다시 배지를 달았다. ●10대 유권자 보수화… 40% 자민당 지지 한편 이번 선거에서 올해 처음 선거를 한 10대 유권자 가운데 집권 자민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젊은층들의 보수화 경향이 드러났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18~19세 유권자 가운데 자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39.9%로 전체 평균인 36.0%보다 높았다. 반면 자유주의적 성향인 입헌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대답은 전 연령대 평균(14%)의 절반인 7.0%에 그쳤다.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이 60대(17.8%)와 70대(16.7%)에서 가장 높았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일본의 젊은이 가운데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충실히 과거사를 배워온 주변국 젊은이들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대승리를 축하한다”고 축하 말을 건냈고,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로 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北風’ 탄 아베… 2020년까지 초장기 집권 길 터

    ‘北風’ 탄 아베… 2020년까지 초장기 집권 길 터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야권의 분열과 대안 세력의 부재 그리고 북한 미사일·핵 실험의 와중에 국민적 안보 불안을 적절하게 활용한 결과다.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계속 정국을 주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출구 조사 결과, 특히 자민당은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최소 281석~최대 336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개헌 발의선인 재적 의원 3분의2선인 310석을 넘보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의 희망의 당,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유신의 당도 개헌을 지지하고 있어, 개헌 지지세력이 개헌 발의선을 넘는 것은 확정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자신이 내린 중의원 해산 결정에 따른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초장기 집권의 발판을 굳혔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직은 내년 9월 만료돼 선거를 실시해야 하지만, 아베에 대항할 당내 세력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 승리로 아베 총리는 올 초부터 자신의 발목을 잡아 오던 잇단 ‘학원 스캔들’에서 벗어나 재신임을 과시하면서 상처 난 지도력을 회복할 기회도 얻게 됐다. 학원 스캔들로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위기에 처했던 아베 총리는 북한의 도발이란 안보 불안을 활용하면서 의회 해산이란 승부수를 던져 다시 기사회생하게 됐다. 여당은 다음달 1일쯤 특별국회를 소집해 차기 총리 지명 선거를 할 예정이며 아베 총리를 다시 총리로 추대할 계획이다. 헌법 개정도 이에 따라 힘을 얻고 속도를 내게 됐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시대적 사명” “전후 70년이 지났다”면서 헌법 개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개헌을 추진해 오다 올 초 잇따라 터진 학원 스캔들 와중에 추동력을 잃고 표류해 왔다. 아베 총리는 헌법 부분 수정을 통해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부인한 현행 헌법을 고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고 국민적 반대가 많은 상황에서 개헌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해 2020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한편 야당은 후보자 난립 등으로 여권에 어부지리를 안기면서 지리멸렬하고 말았다. 고이케 도쿄도 지사의 희망의 당이 선거 직전인 지난달 말 출범하고 제1야당 민진당은 분열하면서 진보적 성향의 인사들이 갈라져 나와 입헌민주당을 결성, 야권 분열이 가속화된 상태였다. 야권은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0%대까지 내려앉으면서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희망의 당’은 선거전 초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지만 고이케 지사의 잇단 실책과 대안 세력으로서의 이미지를 쌓지 못한 채 선거전략 부재 속에서 제1야당이 되는 데 실패했다. 제1야당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는 당원들이 희망의 당 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고이케 지사는 ‘선별적 수용’을 강조해 야권 분열의 재촉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반면 고이케 지사의 보수적인 잣대의 ‘사상 검증’에 걸려 ‘희망의 당’에 출마할 수 없게 된 진보 인사들은 따로 입헌민주당을 만들어 예상외로 선전하며 제1야당 자리를 확보했다. 입헌민주당과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향후 일본 정계에서 온건 진보세력의 대표로서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게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전쟁가능’ 개헌 다가선 아베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NHK의 22일 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최대 300석~최소 25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과반인 233석은 물론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절대안전다수 의석’인 261석 확보를 넘보는 성과이다. NHK는 40만 6000명에 대한 출구조사에서 27만 3000여명의 회답을 얻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특히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이날 선거에서 최대 336석~최소 281석을 얻을 것으로 보여, 여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재적 의원의 3분의2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개헌에 찬성하는 희망의 당, 유신 당 등 4당의 당선자 수를 합치면 국회에서 쉽게 개헌 발의선을 넘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추진해 오던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향한 ‘평화 헌법’의 개정 작업도 힘을 얻고 속도를 내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일단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해 2020년에 시행하는 등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베 내각은 지지율이 선거 직전 30%대까지 내려앉은 위기 상황이었지만, 야권 후보의 난립 등으로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2012년 말 출범해 집권 5년차를 맞고 있는 아베 정부는 조만간 새 내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재신임을 얻은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초장기 집권의 발판도 굳히는 등 전후 최장기 집권을 바라보게 됐다. 한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지난달 말 창당한 ‘희망의 당’은 선거전 초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지만 고이케 지사의 잇단 실책으로 38~59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제1야당 민진당에서 갈라져 나온 에다노 유키오 대표의 입헌민주당은 진보적인 표심을 거둬들이면서 선전해 44~67석으로 제1야당이 확실시되는 등 향후 견제 역할이 주목된다. 국내 정치에서 안정을 확보한 아베 총리는 다음달 5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및 정상회담 등을 비롯해 당분간 외교 활동에 비중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 관계 조정 및 관리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총선 압승’ 아베 “개헌 위해 국민 뜻 더 많이 모으겠다”

    ‘총선 압승’ 아베 “개헌 위해 국민 뜻 더 많이 모으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헌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 “가능한 많은 분의 이해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이날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이 압승하는 것으로 예측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가진 NHK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혀 향후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개헌은 여당의 발의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국민의 이해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건설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개헌안을 마련한 뒤 가능한 여러분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개헌론자를 다수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2020년 헌법 개정 시행이라는 종전 목표와 관련해서는 “헌법 개정 스케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새 내각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나하나 일을 해 나가서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 내각 구성은) 검토를 통해 신속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총선 승리와 관련해서도 “아직 (나에 대한) 엄중한 시선이 있는 것을 의식하면서 승리를 위해 성실하고 겸허하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년 9월 예정된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와 관련해 아베 총리는 “앞으로 1년도 겸허하고 성실하게 결과를 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싫어도 자민당 선택… 대안 못 찾는 日

    일본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지는데 선거 판세는 여당의 압승으로 나오는 ‘기묘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자민당은 281~303석을,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30~3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중의원 해산 전 의석은 자민당 284석, 공명당 35석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이 10석가량 줄게 된 상황에서 오히려 여권 의석은 느는 추세를 보이는 등 여당의 일방적 독주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주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신문 및 아사히신문의 조사 결과와도 거의 일치한다. 오는 22일 총선에서 수치상으로는 여당의 압승이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자민당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선거 판세와는 달리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차갑다. 지난 13일 지지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7.1%로, 지난달 조사(41.8%)보다 4.7% 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 14일 아사히신문 설문조사에서 아베 정권에 대해 응답자의 41%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도 선거 판세와는 달리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아베 내각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선거 판세에서는 자민당의 압승이 예측되는 것은 부동층이 많은 상황에서, 대조적으로 자민당은 단단한 조직력으로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별 지지율과 관련, 지난 주말 지지통신 조사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57.2%나 됐다. 절반 넘은 유권자가 투표할 곳에 대해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자민당의 독주를 뒤집을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권 5년차로 접어든 아베 정권에 대한 피로증에다 각종 학원 스캔들 등에 대해 심판을 하고 정권을 바꿔 보고 싶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이들의 여망을 받아 줄 이렇다 할 대표 야당이 없는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이 같은 상황은 또 지지도 하락 속에서 선거 판도를 압도하는 여당이라는 ‘이상한 도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비롯해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한 언급을 늘리는 등 ‘북풍 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삿포로 등에서 열린 연설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거론하면서 “위협에 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삿포로에서 아베 총리의 21분간 연설 내용에서 북한 문제와 외교 관련 내용이 33%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선거전 초반과 비교해 아베 총리가 (북한의) 납치 문제에 대한 언급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아베 총리가 대부분의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우선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새달 ‘트리플 보궐선거’에 걸린 아베의 정치생명

    새달 ‘트리플 보궐선거’에 걸린 아베의 정치생명

    일본 자민당이 지난 27일 치러진 이바라키현 지사 선거에서 당 차원의 총력전을 기울인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지지한 오이가와 가즈히코(53) 후보는 이날 현직 지사인 하시모토 마사루(71) 후보를 6만 9618표 차이로 제치고 28일 당선을 확정 지었다. 오이가와 후보는 49만 7361표를, 하시모토 후보는 42만 7743표를 각각 얻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 대표적인 당내 유력인사들을 대거 유세 현장에 보내며 총력전을 펼쳤다. 유세 기간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노다 세이코 총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 부(副)간사장 등 거물들과 ‘포스트 아베’ 주자들이 현지에 내려가 오이가와 후보를 도왔다. 그러나 거물들의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선거는 막판까지 접전이었다. 자민당은 지난달 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뒤 연패는 면했다는 점에서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정권 지지율의 소폭 상승 속에서도, 국민 여론은 여전히 정권과 집권층의 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정권의 고민을 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이날 공개한 공동 전화 여론조사 결과 내각 지지율은 아베 신조(얼굴) 총리가 개각을 시행한 지난 3·4일 조사(42%)보다 4% 포인트 상승한 46%로 나타났다. 반면 “내년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3선을 이뤄 총리직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선 절반이 넘는 52%가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가 내년 9월 이후 더이상 집권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던 셈이다. 앞서 지난 2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찬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찬성은 40%에 그쳤다. 사학 스캔들로 실추한 아베 총리의 리더십과 신뢰가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고 있었다. 아베의 집권 연장이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 준다. 이런 가운데 아베 정권은 당장 다음달 22일 치러지는 ‘트리플 보궐선거’라는 사활을 건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아오모리현, 니가타현, 에히메현 등 3곳에서 치러지는 지자체 단체장 선거는 아베 총리 및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 선거 결과가 곧 아베 총리 및 정권의 정치 생명과 직결될 전망이다. 보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하면 지지율 상승 등으로 이어져 아베 총리의 구심력이 강해지고, 전열을 정비한 아베 총리가 자신의 계획대로 헌법 개정 등을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참패하면 정권 기반이 흔들리면서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 아베 총리의 중도 하차 등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가 속해 있는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는 27일 연찬회를 갖고, “국가 운영과 정권 지탱의 책임 완수를 위해 일치 결속하자”고 다짐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긴장감을 드러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피곤증·사학 스캔들 직격탄…127석 중 자민 23석뿐

    도쿄도의회 선거 Q&A 3일 확정된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 드러난 집권 자민당의 역사상 최대 참패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일본 정국에 어떤 후폭풍을 부를까. 이번 선거의 의미와 영향, 특징 등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살펴본다. Q. 이 같은 선거 결과가 나온 이유는. A. 5년차로 접어든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피곤증 속에, 독선적인 정국 운영 행태 등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났다. 개혁과 국민 중심 정치를 표방해 온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행보와 전략이 크게 먹혔다. 가케학원 스캔들, 지난달 15일 테러대책법(공모죄법) 강행 통과 등 독선적 정국 운영, 방위상 등 주요 각료 및 자민당 의원들의 잇단 실언 및 일탈 행동이 정권의 신뢰를 흔들었다. 견제 세력 없이 독주해 온 집권 세력의 오만함이 불러온 업보란 지적이 나온다. 아베 신조 총리는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수의학부 특혜 신설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문부과학상을 맡았던 4년여 전 가케학원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와 민심의 이반을 불렀다. Q. 영향과 파장은. A. 127석 가운데 56석을 보유한 집권 자민당이 23석만을 건지고 나머지 6할의 의석을 잃는 사상 최대의 참패를 겪었다. 언론들은 “역사적 참패”란 표현을 썼다. 아베 총리의 구심점과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고,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를 이끈 고이케 지사가 도쿄도정은 물론 국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 고이케발(發) 정국 변화가 예상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고이케 지사와 도민퍼스트회가 중앙정치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다. 내년 말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에서 몇 명의 후보를 내고, 의석을 확보할지가 향후 일본 정치 변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NHK가 지난 2일 선거 당일 출구조사를 하면서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도정 개혁에 대한 지지율은 77%였다. Q. 지방선거인 도쿄도의회 선거가 아베 정권의 정국 운영에 영향을 줄까. A.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선거지만 중앙정치에 영향을 미치며, 중앙정치와 정국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2009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현 민진당)은 이어진 중의원 선거도 이겨 5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뤘다. 2013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역대 최하인 38석 선이 무너지면 아베 책임론과 집권당 내 반대 세력 집결 등으로 정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당장 내각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숨죽여 온 당내 견제 세력들이 고개를 들고, 아베 총리의 독주가 끝나고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Q.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정부 등 정국에도 변화를 가져올까. A. 집권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은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는 자민당에 창을 겨눈 고이케 지사의 ‘도민퍼스트회’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자민당과 달리 헌법 개정에 부정적인 공명당과 자민당 간의 균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자민당은 일본유신회 등 보수정당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5석을 얻는 데 그친 제1야당 민진당의 경우 부진에 따른 지도부 교체도 예상된다. 정당별 역학 관계 변화와 이합집산도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Q. 중의원 해산 등 향후 정치 일정에 변화가 올까. A. 자민당의 참패로 아베 총리가 저울질해 온 중의원 해산 등 당초 계획은 미뤄지게 됐다. 해산 시점은 아베 정권이 추진해 온 평화헌법의 개정을 위한 작업을 상당히 진척시킨 뒤 당 총재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가을부터 중의원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Q. 아베 정권이 추진 중인 헌법 개정에도 타격이 될까. A.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자민당의 부진은 내년 말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명당과 연립여당을 유지하며 자민당이 국회에서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2 선의 의석을 유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로서는 중의원 해산을 의원 임기가 끝나는 내년 12월까지 미뤘다가 임기 만료 시점에 헌법 개정을 발의하면서 중의원 선거까지 함께 치를 가능성도 있다. Q. 도민퍼스트회는 중앙정당이 될까. A. 고이케 지사는 이날 “지사직에 전념하겠다”며 도민퍼스트회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 총리직 도전 등 국정 진출을 위한 신당 창당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도민퍼스트회를 모체로 중앙정당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내년 말로 예정된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주자를 내고 중앙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례도 있다. 2010년 4월 당시 오사카부(府) 지사였던 하시모토 도루가 만든 오사카유신회가 일본유신회로 이름을 바꾸고 중의원, 참의원을 내며 중앙정당이 됐다. 고이케 지사가 총리의 꿈을 버렸다고도 보기 어렵다. Q. 고이케 지사가 집권 자민당과 영합하면서 더 보수적인 정권이 될 가능성은. A. 보수 성향의 고이케 지사가 아베 정권과 힘을 합쳐 더 국수주의적인 성향의 집권당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세이고 집권 자민당의 인기가 추락하는 가운데 자민당을 탈당한 고이케 지사는 당분간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독자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고이케 지사는 어느 한 주의나 주장에 몰입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정치적 포지션을 취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독주 잠재운 고이케 돌풍… 내년 ‘전국 정당’ 꿈꾼다

    [글로벌 인사이트] 아베 독주 잠재운 고이케 돌풍… 내년 ‘전국 정당’ 꿈꾼다

    일본 정국이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요동치게 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퍼스트(우선)회’의 압승으로 원심력이 커지면서 고이케발(發) 정계 개편 바람에 정국이 벌써 술렁이고 있다.●국민 57% “아베 내각 지지 안한다” 당장 구심력이 떨어진 아베 신조 총리의 정국 운영에는 차질이 예상된다. 추락한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발등의 불이다. 지난 2일 NHK 출구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43%,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7%이나 됐다. 고이케 지사와 도민퍼스트회의 바람이 내년 중의원 선거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본 정국 변화와 직결된다. 고이케 지사는 3일 별도 신당 창당을 부인했지만 도민퍼스트회가 중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며 전국정당으로 발돋움을 시도할 여지는 여전하다. 고이케발 정계 개편에 주목하는 이유다. 고이케 지사는 “도민의 눈높이에서 진행해 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감동과 함께 책임의 무게를 느낀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견제 세력 고개… 집권당 내 관계 변화 이날 확정된 선거 결과 도민퍼스트회 49석, 선거 공조를 이룬 공명당 23석, 고이케 계열 무소속 6석, 도쿄생활자네트워크 1석 등 79석을 고이케 계열이 얻어 도쿄도의회를 장악했다. 지난 4년여 동안 아베 총리 독주로 굳어져 온 일본 정국에 변화의 물꼬가 터진 셈이다. 도민퍼스트회와 이번 선거에서 연대한 공명당 간 밀월은 중앙정치에서 자민·공명 양당 연립정부를 흔들고 있다. 정당 간 합종연횡 등 정국 변화를 향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견제 및 도전 세력이 고개를 드는 등 집권당 내 역학 관계 변화도 아베 총리 독주의 발목을 잡게 됐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3선에 도전해 2021년까지 집권하겠다는, 당내 이견 없던 아베 총리의 계획과 독주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아베 “깊이 반성… 초심 되찾을 것”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한 아베 총리는 이날 “정권 해이에 유권자의 거센 비판이 있었다. 깊이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민당에 대한 준엄한 질타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아베 총리는 내각 및 당직자 개편의 시기를 재고 있다. 헌법 개정 야심도 당장은 추동력을 잃게 됐다. 그러나 보수층 결집을 위한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에 대한 강경 정책 등 보다 더 노골적인 국수주의적 정책의 등장도 우려된다. 아베 총리는 주변국 외교를 국내 정치에 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번 투표율은 51.27%로 2013년 선거(43.5%)보다 7.77% 포인트 높았다. 고이케 지사의 등장과 오만한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 참여율을 높였다. 선거인 명부 등록자 수는 총 1126만 6000여명이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만·불통이 참패 불렀다… 국민 심판 당한 ‘아베 리더십’

    오만·불통이 참패 불렀다… 국민 심판 당한 ‘아베 리더십’

    독선적인 정권에는 일본 유권자들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의회 의원선거에서 도쿄도 유권자들은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에 사상 최대의 패배를 안겼다.NHK에 따르면, 개표 결과 전체 의석(127석)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59석을 갖고 있던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3석을 얻었다. 1965년과 2009년 선거에서의 38석보다 의석수가 준 역대 가장 적은 의석이다. 반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퍼스트(우선)회’는 49석, 도민퍼스트회와 선거 공조를 이룬 공명당은 23석을 얻어 도쿄도 의정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경쟁자 없이 총재 3선 및 2021년까지 총리를 계속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초장기 집권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베 1강’의 분위기는 깨지고, 당내 대항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반기를 들게 됐다. 강한 리더십을 통해 밀고 나가려던 조기 헌법 개정도 어렵게 됐다. 아베 총리 등 개헌 세력은 헌법 9조의 전쟁 및 교전권 포기 조항을 고쳐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하려 해 왔다. 선거 참패 이후 아베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면서 아베 리더십이 흔들리게 됐다. 그동안 당연시돼 오던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선도 단언할 수 없게 됐다. 당내 대항마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이 차기 총리를 향해 급부상할 조짐도 보인다. 아베 총리는 조만간 개각과 당직자 교체 등을 단행하며 국면 전환을 노릴 전망이다. 북한 위기 상황을 더 활용하거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 선거지만, 중앙정치에 영향을 미쳐 왔다. 중앙 정치와 정국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2009년 지방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현 민진당)은 이어진 중의원 선거도 이겨 정권 교체를 이뤘다. 2013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38석 선이 무너지면 아베 책임론과 집권당 내 반대세력 집결 등으로 정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민당의 선거 참패는 아베 총리와 집권당의 독선과 불통 정치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가 중심에 있는 ‘사학 스캔들’도 주요 패배 원인으로 작용했다. 5년차로 접어든 아베 정권에 대한 피곤증 속에서, 독선적인 정국 운영 행태에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난 것이다. 개혁과 국민 중심의 정치를 표방해 온 고이케 지사의 행보가 먹히고 있다. 거기에 가케학원 스캔들, 지난달 15일 테러대책법(공모죄법) 강행 통과 등 독선적 국회 운영, 방위상 등 각료 및 자민당 의원들의 잇단 실언 및 각종 스캔들이 정권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견제 세력 없이 독주해 집권세력의 오만함이 불러온 업보란 지적이다. 아베 총리는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수의학부 특혜 신설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앞으로도 더욱 아베 총리의 발을 잡아 끌 전망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TV앵커 출신 여성 최초 도쿄도지사… ‘국민 눈높이 정치’ 행보

    TV앵커 출신 여성 최초 도쿄도지사… ‘국민 눈높이 정치’ 행보

    도정 개혁·투명 정치 등 변화 주도 아베 이을 차기 총리감으로 부각“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겠다.” 고이케 유리코(64) 도쿄도지사는 2일 치러진 도쿄도 의회 의원선거에서 지역정당 ‘도민우선(퍼스트)회’를 이끌어 제1당 자리를 차지하는 등 일본 정국 변화의 폭풍의 눈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 집권 자민당의 후보를 꺾고 여성 최초로 도쿄도지사에 오른 뒤 국민 중심 정치, 도정 개혁, 투명한 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 변화를 주도해 왔다. 당시 자민당 당원이면서도 아베 신조 총리 등 집권세력들에 미운털이 박혀 공천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압승을 거뒀다. 그는 1992년 일본신당 소속으로 참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정부 등에서 환경상, 내각부 특명담당대신(오키나와 및 북방 대책 담당) 등을 역임했고,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에서는 방위상을 맡았다. 그 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을 지지하다 아베 총리 등 현 자민당 집권세력과 적대적 관계에 놓이게 됐다. 최근 자민당을 탈당하고 도쿄도 선거에 올인해 왔다. 고이케 지사는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아랍어를 공부해 아랍어 통역, TV 앵커 등으로 활약한 방송인 출신이다. 순발력과 추진력에 리더십까지 갖춘 드문 여성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중의원 7선 의원으로 아베 총리를 대신할 다음 세대 총리감으로 부각돼 왔으며 이번 승리로 정치적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의 ‘장기 집권’/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의 ‘장기 집권’/황성기 논설위원

    이 코너를 통해 나갔던 ‘바다 건너 불구경’(서울신문 3월 22일자)의 후편이다.행(幸)도 지나치면 불행이 되고, 예쁜 꽃도 져 사라지는 법. 인생사와 자연의 이치가 그러할진대 정권도 예외일 수 없다. 전편에서 소개한 대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학교 설립의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둘러싸고 지난 23일 국회에 증인으로 불려 나왔던 학원 이사장의 증언이 국민의 의심을 더욱 부풀렸다. 그 중심에 총리 부인 아키에가 있다. 1962년생인 아키에가 퍼스트레이디가 된 것은 44살 때인 2006년 9월이다. 1차 아베 정권 때인데, 아베는 궤양성 대장염으로 1년 하루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아베의 정치 인생은 끝이라고 여긴 일본인이 많았으나,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이끌어 내고 보란 듯 2차 아베 정권을 출범시킨다. 지금까지 아베 정권이 계속되고 있으니 퍼스트레이디 아키에도 5년 3개월의 장기 집권이다. 아베에게 2006년 정권을 물려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이혼했던 싱글로 재임 5년 5개월간 일본에 퍼스트레이디가 없었다. 고이즈미가 미국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만날 때 대통령 부인 로라의 상대는 주미 일본대사 가토 료조의 부인 몫이었다. 아키에는 “내가 젊으니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가이후, 하시모토, 오부치 등 역대 총리의 부인들을 만나 퍼스트레이디 수업을 했다고 한다. 아키에의 퍼스트레이디는 화려했다. 남편의 해외 순방 때 정부 전용기에서 내려올 때 팔을 껴 부부애를 과시하곤 했다. 소지섭을 좋아하는 한류 팬으로 유명했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된 2차 아베 정권 들어 한류의 ‘한’ 자도 꺼내지 않았다. 도쿄 시내에 사교 목적의 술집을 경영하고, 페이스북도 열심히 하면서 지지자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애를 썼다. ‘가정 내 야당’을 자처하며 일본의 원전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매력적이고 적극적인 ‘내조의 여왕’이었던 셈이다. 웃음이 잦으면 눈물을 본다고, 꼭 그런 꼴이다. 문제의 이사장은 총리에게 주라며 아키에에게 건넨 100만엔의 기부금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황까지 증언했다. 일본 국민의 74%는 “이사장 증언이 근거 없다”는 정부 해명을 못 믿겠다며 아키에가 직접 증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조가 지나쳐 “설쳤다”고 보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아베는 “나나 아내가 관계 있다면 총리도, 의원도 그만두겠다”고 했다. 아키에의 시어머니, 즉 아베 총리의 어머니는 “아들한테 뭔 일이 생기면 책임져라”라고 했다고 한다. 정권과 가정의 동시 붕괴? 가능성은 작지만 0%는 아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아베 3연임’ 장기 집권길 내일 열린다

    ‘아베 3연임’ 장기 집권길 내일 열린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5일 전당대회에서 당규를 고쳐 총재 임기를 3차례 9년까지로 연장한다. 지난해 12월 말로 집권 만 4년째를 넘어선 아베 신조 총리에게 2021년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를 맡는 길이 열리면서 행보에 더 힘이 붙게 됐다.그동안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아베 총리는 2018년 9월까지만 총재직에 있을 수 있었다. 이번 당규 개정으로 3년 더 총재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것이 관례여서 총리직 연장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졌다. 그동안 특정인의 전횡 등 장기 집권을 막고자 2차례 6년까지로 총재 임기를 제한해 왔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지리멸렬한 상황이어서 ‘자민당 1당 독주 현상’이 더 지속될 전망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 1월 27~29일 실시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61%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61.7%(교도통신·2월 13일), 58%(NHK·2월 11~12일) 등 고공행진 중이다. 2021년 9월까지 집권하는 아베의 10년 초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로 집권 50개월째를 넘긴 아베는 오는 5월이면 고이즈미 준이치로(1980일) 전 총리의 집권 기간을 추월하면서 전후 5번째로 오래 집권한 총리가 된다. 또 내년 9월 자민당 총재로 3선에 성공해 8개월을 지내면 전후 가장 오래 집권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집권 기간(2798일)과 같아진다. 전후 최장 집권 기록을 넘보게 된 셈이다. 집권 5년차에 들어서면서 일본 정계 및 관료사회까지 퍼진 아베 색채도 더 확연해지고 있다. 그만큼 집권당과 관료 사회에 대한 장악력과 주도력이 커지고 있다. 평화헌법 9조를 포함한 헌법 개정 등 국수적인 아베의 지향성이 일본의 국가 향배와 국내외 정책에 더 반영되고 있다. 과거 침략전쟁과 국가 범죄 등을 은폐·미화하려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미화 등 역사 수정주의 자세가 폭주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이 지났다”면서 “언제까지 사과를 되풀이할 것인가. 종전 체제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교전권을 부인한 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을 정치 인생의 최대 목표로 공언해 왔다. 아베 정권의 한 축을 이루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달 20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아베 총리가 두 번째 총재 임기인 2018년 9월까지 국회에서 헌법 개정 발의를 할 수도 있고 개헌을 쟁점으로 신임을 묻는 국회 해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및 연립여당 공명당 등은 지난해 7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국회에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2선을 확보했다. 아베 결정에 따라 언제든 개헌 발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회에서 헌법 개정 발의를 해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수를 넘어야 하는 까닭에 국민 지지율과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전망이다. 자민당의 당규 개정으로 집권 기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돼 시간을 두고 헌법 개정을 밀어붙일 여유를 얻었다. 아베 총리 등 보수세력은 ‘일본회의’ 등 국수주의 단체를 통한 헌법 개정 국민운동을 전개하면서 분위기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자민당 헌법개정추진 본부장인 야스오카 오키하루 의원의 “때가 오면 홍시가 떨어지듯이 대답(헌법 개정 결정)을 내놓을 것”이란 말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 준다. 2018년 9월 아베 총리의 두 번째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고, 차기 총재를 뽑는 선거가 열리지만 당내 역학 관계나 국민적 지지도를 볼 때 아베 총리의 낙승에는 이견이 없다. 유력한 당내 경쟁자로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이시바 시게루 전 지방창생상 등이 꼽히지만, 역부족이다. 아베에게 머리를 숙인 채 ‘포스트 아베’를 기다리던 기시다 외무상은 총재 3선 연임 결정에 당혹스럽게 됐지만 일단 꼬리를 내리고 있다. 위협적인 도전자가 있다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다. 자민당 당적이지만 그는 아베 총리 등 현 집권파와는 적대적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당 수뇌는 그를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밀었지만 개혁을 앞세운 고이케의 압승으로 끝났다. 고이케 지사는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국민의 지지 속에서 오는 7월 도쿄도 지방선거에서 신당 창설을 추진하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아베와 자민당 집권파를 소극적으로 지지해 오던 숨어 있는 불만세력, 침묵하는 다수가 고이케에게 얼마나 힘을 보탤지가 향후 아베의 질주를 가로막는 최대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본의 위험한 야망

    일본의 위험한 야망

    전쟁국가의 부활/고모리 요이치외 4인 지음/김경원 옮김/책담/324쪽/1만 6000원 천황 그리고 국민과 신민 사이/박삼헌 지음/알에이치코리아/320쪽/1만 8000원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을 묻겠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던진 말이다. 집권 자민당 등 이른바 ‘개헌파 4당’은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3분의2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한 만큼 개헌 발의 정족수를 확보했다.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시켜 ‘전쟁 가능한 나라’를 만들려는 아베 신조와 그 지지 세력의 ‘위험한 야망’이 현실에 한층 더 가까워진 셈이다. 일본 우익 세력이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개헌 몰이의 실상과 그 연원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일본의 진보 지식인 5명이 함께 쓴 ‘전쟁국가의 부활’과 건국대 박삼헌 교수가 19세기 중후반 일본을 탐색한 ‘천황 그리고 국민과 신민 사이’가 그것이다. ‘전쟁국가의 부활’이 아베 총리와 지지 세력의 헌법 개정 의도며 배경을 샅샅이 파헤쳤다면 ‘천황…’는 일본 국가 정체성의 뿌리를 추적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흐름이 흥미롭다. 지금 일본 개헌 몰이의 핵심은 1945년 태평양전쟁 패전 후 연합국 최고사령부(GHQ)에 의해 구축된 ‘전쟁과 군사 보유를 포기한다’는 일본 헌법 제9조(평화헌법)의 내용을 없애는 것이다. 여기에는 ‘군사 보유야말로 국가 고유의 주권이자 보통국가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조건’이라는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 ‘전쟁국가의 부활’은 이 대목을 조목조목 짚어 그 야합의 모순과 폭력성을 생생하게 지적한다.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이른바 ‘2015 안보 투쟁’에 앞장섰던 고모리 요이치 도쿄대 대학원 교수를 비롯한 대학교수 5명이 압축해 정리한 아베와 지지 세력의 역사인식은 명쾌하게 정리된다. 한마디로 “대일본제국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 인식에 따라 1954년 창설된 자위대의 해외 파견 형태 변화를 샅샅이 추적했다. 미·일 군사동맹 체제 아래 진행돼 온 평화헌법 조항의 점진적 침식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법적인 테두리에서 보자면 일본은 ‘군대 없는 나라’이다. 하지만 실상은 2000년대 이후 군사비 지출 순위에서 세계 6위권을 수호해 온 ‘군사강국’이다. 우익은 줄곧 “미국 도움 없이 일본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되뇌면서 ‘군사 소국’임을 자평하지만 미국과의 공동작전까지 감안해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왔다. 그 군사대국화 흐름을 주도하는 데 일본 재계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일본 재계를 대표한다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총회가 작성한 ‘일본의 기본 문제를 생각한다’를 포함한 문서들은 그 단적인 증거이다. 이 문서들은 헌법의 평화조항(9조2항)을 개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한 지원 활동을 강화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이단렌의 핵심 위원회 중 하나인 방위생산위원회가 자본의 논리에 따라 군사산업의 발전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추천의 글을 통해 이렇게 경고한다. “일본의 개헌은 전쟁할 수 있는 체제를 완성시킬 것이다. 일본의 전쟁은 미국이 참전했을 때 일본군이 동원되는 형태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면 지금 일본의 군사대국을 포함한 우경화의 연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천황…’는 바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근거로 다가온다. 박 교수는 메이지유신으로 막부를 폐지하고 근대적 의미의 국가를 탄생시킨 19세기 중후반 일본을 샅샅이 살폈다. 책은 무엇보다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 50년 넘게 이어진 일본제국 체제에서 일본인은 일왕의 신하인 신민(臣民)으로 규정됐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1889년 제정된 메이지 헌법의 시작은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万世一系)의 천황이 통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일본에서 부라쿠민(部落民)이라 불리며 차별받았던 불가촉천민 에타(穢多)와 히닌(非人)이 1871년 천칭폐지령으로 평민이 된 과정에 주목한다. 이들의 차별 폐지는 천부인권의 존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과 교류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방치하는 것을 국가적 모욕이자 왕정의 큰 결함으로 봤다는 것이다. 저자는 러일전쟁 전후 일왕과 신민은 혈연의 연결고리로 더욱 강하게 묶였다고 주장한다. 바로 ‘입헌적 족부통치국’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그 개념에 따라 일왕은 일본 민족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일본 지도부는 잇따라 일으킨 청일전쟁과 대만 침공을 통해 일본인에게 애국심과 봉사·희생정신을 심어 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금 일본 우경화의 핵심 세력이 갖고 있는 국가관은 바로 그 정신의 계승이라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전쟁 가능한’ 일본과 아베를 경계한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평생의 숙원으로 여겨 온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의 개헌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 여당을 포함한 개헌 지지 4개당과 무소속이 전체 242석 가운데 165석을 차지해 개헌에 필요한 3분의2석을 넘어섰다. 개헌 세력의 압승이다. 아베 총리는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해 의회의 개헌 발의 요건인 3분의2 의석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로써 전쟁·교전권·군대 보유를 포기한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걸림돌은 사실상 제거됐다. 아베 총리는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개헌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참의원 선거의 결과는 아베 총리의 신임이다.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정 확대와 금융 완화, 구조개혁이라는 세 개의 화살로 집약되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나 마찬가지다. 자민당은 경기·고용을 최우선 공약으로 앞세운 반면 개헌의 쟁점화를 피했다. 자민당의 전략은 브렉시트를 비롯한 불안한 경제 현실 아래 10~20대 유권자에게까지 먹혀들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등과 아베노믹스의 무용론을 주장하고,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해 단일 후보까지 내세웠지만 수권 정당으로서의 믿음을 주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선거 당일 “국회 헌법심사회가 개헌 논의를 심화시켜 조문을 어떻게 바꿀지 결정될 것”이라며 개헌의 고삐를 당길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제정된 후 70년 동안 자구 하나도 고쳐지지 않은 까닭에 ‘불마(不磨)의 대전(大典)’으로 불리는 평화 헌법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거칠 것이 없다. 참의원, 중의원에서 개헌 발의를 위한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데다 당규를 고쳐 연임을 노려도 대항할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표현대로 ‘개헌 저지의 벽이 무너진 역사적인 선거’를 보는 한국으로서는 착잡하다. 일본이 시나리오처럼 우경화의 길로 가고 있어서다. 아베 총리가 2014년 7월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토록 결정한 데다 이듬해 4월 미·일 안보협력지침을 고쳐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한국과의 과거사, 위안부, 독도 문제뿐만 아니라 아시아 침략의 역사는 아직도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을 밀어붙인다면 동북아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전체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우리가 철저히 경계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 戰後 첫 헌법 개정 발판… ‘전쟁하는 일본’ 국민투표만 남았다

    戰後 첫 헌법 개정 발판… ‘전쟁하는 일본’ 국민투표만 남았다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개헌 세력이 헌법 개정 발의에 육박하는 등 압승을 이끈 것은 전후 70년의 일본 정치에 분수령적인 의미를 지닌다. 자민당 독주 속에서 국제 분쟁에 무력 사용을 금지한 현행 헌법을 고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선 자민당은 연립여당 공명당과 함께 참의원 전체 242석 가운데 이번 선거의 개선의석(121)의 과반을 확보했고, 다른 개헌세력과 함께 국회의 개헌 발의선인 3분의2(162석) 확보를 눈앞에 두게 됐다. 집권 여당이 개헌을 지지하는 정당의 지원 속에서 현행 평화헌법을 고치기 위한 개헌 발의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날 밤 저녁 8시 NHK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개헌 정당인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 세력 4개 정당은 73~85석이 예상된다. 이에 따르면 개헌 세력은 비개선으로 84석을 확보한 가운데 157~173석이 예상된다. 3분의2를 넘은 것이다. 자민당 등 개헌세력은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 이미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참의원에서의 압승에 따라 중·참의원 등 국회의 개헌 발의 규정을 충족시키게 됐다. 민진당을 비롯해 공산·사민·생활 등 4개 주요 야당 등은 “아베 정권의 개헌을 저지하고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진당 등 야 4당은 1명을 선출하는 32개 선거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승부를 걸었지만 상당수의 선거구에서 고전하며 자민당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야당은 이번 선거가 개헌으로 가는 분수령적인 선거라는 점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다. 국회에서 개헌발의가 이뤄지면 헌법 개정의 마지막 관문으로 국민투표가 남게 된다. 현재 국민여론은 반대가 대략 50~55% 선이어서 아베 정권의 집요한 국민 설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 유세에서 개헌을 강조하지 않는 전략을 썼다. 자민당의 지지율은 만족스럽지만, 개헌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강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NHK 여론조사에서 ‘개헌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 34%로 ‘개헌해야 한다’는 27%보다 많았다.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개헌을 정치적 숙원이라고 공언해 왔다.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현행 헌법 9조를 개정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탈바꿈시키려고 해 왔다. 아베는 자신의 자민당 총재 임기인 2018년 9월 전에 현재의 평화헌법을 고치겠다는 일정을 강조해 왔다. 개헌파 4당도 구체적인 개헌 조문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가려는 아베 정권의 개헌은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번 선거는 2015년 10월 제3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국정선거로 자민당 총재인 아베 총리의 그간 국정운영 성과를 평가하는 의미가 컸다. 무기력한 야당에 대한 실망 속에서 안정을 희구하는 요인이 늘면서 집권 여당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해석된다. 비전과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온 아베 정권에 대해 신임을 더 몰아준 셈이다. 아베 총리의 일본의 국제적 위상 증가와 비전 제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등도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국제 안보·경제 환경에서 불확실성의 확대가 안정을 희구하는 보수적인 마음을 더 자극한 것으로도 보인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경제적 충격, 중국의 해양 영유권 주장 및 공세적 민족주의 부각,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실험 등도 안정에 더 힘을 실어주는 요소가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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