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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17명 중 9명 지한파로 분류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의 각료들은 자민당의 정권에 비해 한층 한국과 가깝다. ‘지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총리를 필두로 각료 17명 가운데 실질적으로 한국과 관련된 인사가 무려 9명에 달했다. 이들은 재일 교포들의 숙원 과제인 지방참정권 부여에 적극 찬성하는 각료들이다. 실제 재일 교포를 비롯, 한국에 대해 깊고 폭넓게 알고 이해하는 의원들로 분류되고 있다. 민주당 안에는 지난해 1월 ‘재일 한국인 등 영주 외국인들의 법적 지위향상을 위한 의원연맹’(회장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이 결성됐다. 중의원 29명·참의원 36명 등 65명이 참여했다. 모임은 2006년 한국에서 영주 외국인에게 지방 참정권을 인정한 것과 관련, “상호주의에 입각,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의원 연맹 가운데 각료는 오카다 외무상을 포함, 지바 게이코 법무상·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가와바타 다쓰오 문부과학상·아카마쓰 히로타카 농림수산상·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오자와 사키히토 환경상·센고쿠 요시토 행정쇄신담당상 등이다. 간 국가전략상은 의원 연맹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취지에 찬성하고 있다. 마에하라 국교상은 지난 6월 당시 하토야마 대표의 방한 때 동행한 ‘전략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의원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지한파’ 각료들의 포진에 따라 재일 교포들의 지방참정권 문제뿐만 아니라 한·일 관계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센고쿠 행정쇄신상은 2006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한·일 관계의 악화는 고이즈미와 같은 특이한 인물 탓”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달 11일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생각이 없다.”면서 “각료들도 자숙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서원철 지방참정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은 원래 지방참정권의 부여에 적극적”이라면서 “하토야마 정권이 들어선 만큼 내년 6월까지 법안이 확정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hkpark@seoul.co.kr
  • 日 하토야마 정권 출범

    │도쿄 박홍기특파원│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정권이 16일 공식 출범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개회되는 특별국회에서 제93대 총리로 선출된다. 이어 아키히토 일왕으로부터 인증서를 받아 새 정부, 민주당 연립정권의 닻을 올린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사민당, 국민신당과 연립 구성에 합의했다. 아소 다로 내각은 하토야마 정권 출범 직전에 총사퇴할 예정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15일 저녁 새 정권을 운영할 17개 부처의 각료 인선을 마쳤다. 조각에서는 정권교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이 대거 등용됐다. 하토야마 대표는 신설될 부총리급 부처인 국가전략국담당상에 간 나오토 대표대행, 외무상에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관방장관에 히라노 히로후미 당 대표 비서실장, 재무상에 후지이 히로히사 당 최고고문 등을 내정했다. 가와바타 다쓰오 전 간사장은 문부과학상에 기용됐다. 연립정권의 한 축인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는 소비자행정상을,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는 금융상 겸 우정문제담당상을 맡았다. 또 나오시마 마사유키 정조회장,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 오자와 사키히토 국민운동위원장, 아카마쓰 히로타카 선거대책위원장, 센고쿠 요시토 전 정조회장 등도 입각이 확정됐다.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은 이날 열린 참의원·중의원 총회에서 ‘거대 여당’을 이끌 간사장에 정식 취임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상임간사회에서 “지금부터 시작이다. 국민 중심의 정치를 구축하는 일은 어려운 작업이다. 일치 단결해 일본의 정치를 밝히자.”고 호소했다. hkpark@seoul.co.kr
  • [하토야마의 일본] 오자와 각료인사까지 영향력

    │도쿄 박홍기특파원│오자와 이치로 현 일본 민주당 대표대행이 차기 정권에서 ‘막후 권력’을 휘두를 것이란 세간의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주당 정부의 당·정 인사를 사실상 오자와가 주도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대표는 내각 인사는 자신이 전담하고 당직 인선은 차기 간사장인 오자와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했지만 각료인사에까지 오자와가 손을 뻗쳤다는 것이다. 실제 8·30 총선 이후 하토야마가 오자와와 만날 때마다 인사 발표가 뒤따랐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하토야마는 “(내각 인사는) 총리에 지명된 뒤 한꺼번에 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명 전인 이달 3일 오자와를 만난 뒤 히라노 히로후미 대표 비서실장을 관방장관에 내정했다. 이어 5일 오자와와 회동한 뒤에는 간 나오토 대표대행을 국가전략담당상,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을 외무상에 각각 내정했다. 하토야마는 지난 14일 오자와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회동결과를 설명하면서 대표대행인 오자와를 “(당)대표”라고 2차례나 호칭해 혼선을 빚었다. 이는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그가 오자와의 위력을 확실히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요미우리신문)도 나온다. 하토야마가 오자와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내 파벌이 정권의 권력과 직결되는 일본식 의원내각제의 ‘전통’ 때문이다. 당내에서 오자와가 눈짓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은 모두 150명인 반면 하토야마 그룹은 45명, 간 나오토 그룹은 60명,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 그룹은 60명, 노다 요시히코 간사장대리 그룹은 40명이다. 오자와는 최근 중의원 제1회관 6층에 자신의 직계 의원들과 자신의 지원으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미녀 자객’들을 모아 ‘오자와 플로어’를 구축함으로써 자신의 위상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자와의 영향력이 가시화하면서 당내 일각의 반(反)오자와 흐름은 갈수록 위축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 ‘이중권력’의 부작용이나 ‘견제받지 않는 상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hkpark@seoul.co.kr
  • [하토야마의 일본] 막내리는 자민당 정권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 총리가 이끈 내각이 16일 오전 총사퇴한다. 아소 총리의 취임 358일 만이다. 아소 총리는 자민당 총재직도 내놓는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와중에 중의원선거를 겨냥, ‘정략적’으로 등판한 아소 총리는 당초 예정과는 달리 ‘정국보다 정책’을 우선시했다. 경기 정책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에서다. 때문에 자민당 안의 조기 총선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결국 중의원 해산도 7월21일 단행, 8월30일 선거를 치렀다. 결과는 참패였다. 선거전 300석에서 181석을 잃고 겨우 119석만 건졌다. 아소 총리는 54년 만에 정권을 내준 ‘최초의 총리’라는 오명을 썼다. 자민당 역시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모두 약체의 제2당으로 전락, ‘야당’의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1993년 중의원선거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 10개월 동안 야당 생활을 했던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당시엔 그나마 제1당을 유지해 군소정당들과 연립, 여당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트여 있었던 터다. 아소 총리의 최대 실책은 해산시기를 연거푸 미뤘다는 점이다. 해산이 늦춰지는 동안 한자 오독과 실언이 이어져 국민의 불신만 키웠다. 또 경기 회복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지율 상승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 초 오자와 이치로 당시 민주당 대표가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휘말려 모처럼 내각과 자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기회를 잡았을 때도 경기대책만 붙잡고 있었다. 반면 민주당은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 체제를 구축, 잃었던 지지율을 되찾고 선거정국을 주도했다. 아소 총리는 최근 “지난해 가을 해산을 했으면 이 정도로 참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때 해산했으면 경기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자민당은 오는 28일 총재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참패의 여파가 워낙 큰 탓에 제대로 당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렇다 할 총재 후보들도 없다. 때문에 새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한동안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hkpark@seoul.co.kr
  • [하토야마의 일본] 개혁정치·亞중시 ‘뉴 재팬호’ 닻 올랐다

    [하토야마의 일본] 개혁정치·亞중시 ‘뉴 재팬호’ 닻 올랐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내건 하토야마호가 닻을 올렸다. 정권 출범 하루 전인 15일 드러난 내각의 진용은 말그대로 ‘올스타 내각’이다. 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이 대거 각료로 발탁돼 국정의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의 주변에서는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선거의 논공행상과 함께 계파별 안배를 통해 당의 결집을 꾀했다. 참의원에게도 두 자리를 배려했다. 당과 내각의 화합을 꾀한 ‘하토야마 컬러’로 볼 수 있다. 특히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칠 장애물에 대해 당의 실력자들이 직접 나서서 헤쳐나가도록 조치로도 해석된다. 간 나오토 대표대행과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일찌감치 각각 정권의 사령탑인 ‘국가전략국 담당상’과 외무상에 확정됐다. 조각의 잡음을 차단하기 위해 미리 윤곽을 보여준 셈이다. 선거를 총괄, 승리로 이끈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의 간사장직도 같은 맥락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의 총책임자가 됐다. ●국민 눈높이 정치 실현 과제로 간 대표대행은 관료주도의 정치에서 탈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치주도의 정국운영을 실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았다. 특히 당의 정조회장을 겸한 만큼 정책결정에서 당과 내각의 일원화도 이뤄야 한다. 오카다 간사장은 당장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에 나서야 할 판이다. 하토야마 정권은 미국과에 대해 ‘긴밀하고 동등한 동맹 관계’로 규정했다. 자민당의 미국 추종 외교에서의 전환이다. 특히 민주당은 미·일 지위협정 개정,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활동 중단, 주일 미군 재편 등을 미국 측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언제 협상을 시작하느냐만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미국은 여느 때보다 일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중시 외교와 함께 북·일 관계 개선도 오카다 간사장의 몫이다. 하토야마 정권에서는 아시아외교가 활성화될 조짐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미 동아시아 공동통화 창설 계획을 천명한 데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북관계는 여전히 잿빛 그러나 북·일 관계는 여전히 어둡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10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평양선언을 거론하면서 ‘결실있는 관계’를 주문했다. 북한 쪽에서 먼저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하지만 하토야마 정권은 서두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북핵실험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데다 정국의 안정과 경기부양이 우선인 까닭이다. 연립정권의 한 축인 후쿠지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와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를 각료로 영입, 연립정권의 뿌리를 튼실하게 굳혔다. 후쿠지마 대표는 저출산과 소비자 문제를, 가메이 대표는 국민신당의 과제인 우정 민영화 재검토를 직접 다루게 됐다. 후쿠지마 대표는 당초 환경상을, 가메이 대표는 방위상을 희망했으나 온실가스 삭감과 방위정책 등 현안의 비중을 고려해 하토야마 대표가 양해를 구해 바꿨다. 당내 계파별 안배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오자와 대표대행에 이어 2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간 대표대행이나 소장파의 지지를 받는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의 기용도 계파를 고려한 대표적 사례다. 한편 참의원·중의원총회에서는 중의원 의장에 요코미치 다카히로 전 중의원 부의장을 선출한 것을 비롯, 국회대책위원장 대리에 미쓰이 와키오 의원을 선임했다. 야마오카 겐지 국회대책위원장은 유임됐다.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재일동포 참정권/김종면 논설위원

    온갖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민족의 얼을 지켜온 재일동포의 역사는 일제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에서 비롯된다. 시모노세키 등을 통해 건너온 72만여명의 조선인은 탄광 등지에서 중노동에 시달렸다. 전쟁 막바지인 1944년에는 일본에 살던 조선인에게도 징병제가 실시되면서 4000여명이 소집돼 전쟁터로 내몰렸다.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때는 수천명의 조선인이 무참히 학살되기도 했다. 광복 후 130만명의 조선인은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70만명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차가운 이국 땅에 뿌리를 내려야 했다. 일본에서는 정주외국인으로, 조국에서는 재외국민으로 어디에서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 그들은 ‘동아시아의 떠돌이’로 오늘도 신산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수십년을 부초처럼 살아온 고난의 주인공. 이제는 그들에게 진정한 지역사회 주민 대접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 실마리는 재일동포 사회의 숙원인 지방참정권 문제에서부터 풀어야 한다. 재일동포 조직인 대한민국민단(민단)은 지방참정권을 놓고 20년 넘게 일본 정부와 싸워 왔지만 보수층과 북한쪽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일본 민주당의 집권으로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선거공약으로 ‘영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조기 실현’을 명시했고, 민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내정자는 내년 초 정기국회에 지방참정권법안 제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의원 당선자의 63%가 외국인참정권 부여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은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인정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 방문 때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 “이때쯤 되면 그래도 최소한 지방참정권은 주는 게 안 좋겠느냐.”는 말로 일본의 결단을 촉구했다. 민단에서 강조하듯 이 문제는 “전후 처리 청산의 일환” 의미도 있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지방참정권을 인정해 주면 총선에서도 요구할 것”이라는 외무장관 당시의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 정치의 우이를 잡고 있는 ‘나가타초의 사무라이’들은 이제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일본은 과연 민주대국인가. 한·일관계의 새 지평은 어떻게 가능한가.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자와 칠드런’과 ‘MB 칠드런’ /곽태헌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오자와 칠드런’과 ‘MB 칠드런’ /곽태헌 정치부장

    국방부 장관이나 군 고위 장성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보통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은 “용장도 좋고, 지장도 좋고, 덕장도 좋지만 이보다 더 좋은 건 운장(運將)”이라고 말한다. 운장은 운이 좋아 전투에 나갈 때마다 승리하는 장수를 말한다. 운 앞에는 장사가 없다. 요즘 정치판에는 ‘바람 앞에는 선거운동이 필요없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조직과 돈이 중요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과 돈의 위력은 줄고 있다. 지금도 접전 지역에는 탄탄한 조직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다. 하지만 접전 지역이 아닌 곳에는 선거운동이 당락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각종 바람에 따라 선거의 큰 줄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공약도 별로 필요없다.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평화민주당의 ‘황색바람’이 불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DJ는 김영삼(YS)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에 실패한 뒤 1987년 대선에 출마, 노태우 전 대통령 과 YS에 이은 3위에 그쳤다. 민주세력의 분열로 군부독재를 연장시켜 줬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총선에서 평민당(70석)은 YS의 통일민주당(59석)에 앞서 제1 야당이 됐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고 노무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만든 열린우리당의 인기는 바닥이었다. 그러니 제대로 된 후보가 열린우리당에 많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 직전에 불어닥친 ‘탄핵바람’을 타고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에서의 우세를 바탕으로 제1당에 올랐다. 이때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08명의 초선의원이 나왔다. 정치권에서 이들은 ‘탄돌이’로 불렸다. 함량미달도 많았다. 그러나 탄돌이들은 탄돌이로 불리는 것을 거부했다. 자신들은 ‘능력’에 따라 당선된 것이지 탄핵이라는 ‘운’에 따라 당선된 게 아니라는 뜻에서였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탄돌이들은 대부분 추풍낙엽 신세가 됐다.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전병헌·김진표·최재성·박영선 의원 등 32명에 불과하다. 실력이나 경쟁력을 갖춘 탄돌이 숫자가 그 정도였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듯싶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의 예상대로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승리한 민주당 후보들이나 참패한 자민당 후보들이나 선거운동이 따로 필요없었다. 자민당 54년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으로 ‘바꿔’ 열풍이 거세게 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민주당 대승을 주도한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 덕분에 금배지를 단 신인들이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오자와 칠드런’으로 불린다. 4년 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인기를 바탕으로 금배지를 단 83명의 ‘고이즈미 칠드런’들은 이번 선거에서 ‘고이즈미 칠드런’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는 말도 있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런 말을 기자에게 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니 한나라당 친이(이명박계) 초선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눈도장을 찍으러 발을 떨면서 가더라. 마치 옛날 민주당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갈 때처럼. 초선의원이 정책개발에 주력해야지 차기 공천을 생각해서 벌써부터 눈도장이나 찍으려고 하니….” 맞는 말이다. 친이나 친박 가릴 것 없이 건방떨지 않으면서도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명박(MB)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정권교체의 바람을 타고 당선된 ‘MB 칠드런’ 88명 중 몇 명이나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을까. ‘탄돌이’와 ‘고이즈미 칠드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MB 칠드런’의 미래도 없다. 요행은 여러번 오지 않는다. 곽태헌 정치부장 tiger@seoul.co.kr
  • “日 마침내 어른되고 있다”

    “日 마침내 어른되고 있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마침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겸 영화감독인 무라카미 류(57)는 8일자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일본이 어른되고 있다’라는 글에서 ‘8·30’ 중의원선거 결과를 이같이 규정했다. 무라카미는 1976년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래 ‘와인 한 잔의 진실’ 등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감독했다. 무라카미는 정권교체와 관련, “왜 일본인들은 더 기뻐하지 않는가.”라고 자문한 뒤 “일본인들은 정부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일본은 이제야 성장하고 있다.”며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또 “현재 정부는 모든 것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돈이 없다.”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일본인들은 정권교체가 생활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을 만큼 어리석지도, 행정의 변화에 기뻐할 만큼 순진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인들이 정권교체에도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일본이 쇠퇴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단지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 할 때의 우울한 기분을 맛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hkpark@seoul.co.kr
  • 日 3당 연립정부 16일 닻 올린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오는 16일 총리로 취임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9일 오후 연립 파트너인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 국민신당 가메이 시즈카 대표와 연립정권 수립을 위한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민주당을 축으로 한 사민·국민신당과의 거대 연립정권은 16일 출범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민주당이 ‘8·30’ 중의원선거에서 308석을 얻고도 7석의 사민당, 3석의 국민신당과 연립에 나선 것은 참의원 때문이다. 민주당은 참의원에서 108석을 가진 제1당이지만 과반수 122석에 미달, 사민당의 5석과 국민신당의 5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정권교체를 완수한 뒤 국민생활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연립 정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간사장을 비롯, 사민·국민신당 간사장은 이날 입장 차이가 커 막판까지 난항을 겪었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절충안을 제시, 합의했다. 또 내각에 당 대표급 협의기구로 민주당의 국가전략담당상과 사민당·국민신당 대표급이 참여하는 ‘기본정책 각료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협의기구는 논란이 있는 정책을 조정해 내각에 건네는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가메이 대표는 입각이 확정됐다. 3당은 합의문에 ‘한국·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뢰관계와 협력체제를 확립해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간다.’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적 협력체제를 통해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개발을 막고, 납치문제의 해결에 전력한다.”는 쪽으로 정리했다.쟁점이 됐던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 사민당의 의견을 반영해 오키나와현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 ‘미·일 지원협정 개정문제를 제기한다.’, ‘주일 미군의 재편과 미군기지 문제도 재검토한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활동에 대해서는 즉각 철수를 고집했던 사민당이 한 발 물러나 ‘법적 시한인 내년 1월까지 철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23일쯤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고려, 사민당의 양보를 끌어내 구체적인 내용보다 다소 추상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하토야마 대표는 연립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번 주 안에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는 등 정권출범 준비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hkpark@seoul.co.kr
  • [모닝 브리핑] 한·중·일 정상회담 새달8일 개최 유력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중국·일본 3개국 정상회담을 다음달 8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개최하는 쪽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전했다.신문은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식 이후인 8일 3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하고 한국과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3국 정상회담은 당초 지난달 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본의 중의원 해산과 선거 때문에 연기된 상태였다.hkpark@seoul.co.kr
  • 아소 日자민당 총재직 조기 사퇴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 총리는 오는 16일 특별국회 개회 직전에 내각 총사퇴와 함께 자민당 총재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특별국회에서는 총리지명선거를 실시, ‘8·30’ 중의원선거에서 승리한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를 총리로 선출한다.아소 총리는 8일 자민당 중의원·참의원 양원총회에서 “내각 총사직과 총재를 사퇴한다.”면서 “일치단결해 결속된 행동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뜻있는 분들을 많이 잃게 돼 미안하다.”면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사과했다. 이에 따라 자민당 총재는 16일부터 총재선거가 실시되는 28일까지 공석으로 남게 됐다. 또 이례적으로 총재 없이 총리지명선거에 나서게 됐다. 총리지명선거는 중의원 의원들이 투표용지에 자기 당의 대표 이름을 적어 투표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자민당은 뚜렷한 총재 후보를 확보하지 못한 탓에 상징적으로 와카바야시 마사토시 중·참의원 양원 총회장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했다. 총리는 중의원 제1당에서 뽑히는 만큼 하토야마 대표가 확정된 상태다. 자민당은 아소 총리가 중의원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사퇴 뜻과 함께 오는 28일 총재선거 일정을 발표한 이래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 안팎에서 총리지명선거 이전에 먼저 총재 사퇴를 요구했다. 총리지명선거 때 “참패를 부른 A급 전범인 아소 총재에게 투표할 수 없다.”며 총재 이름을 뺀 ‘백지투표론’이 대세를 이뤘다.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에서는 총재선거를 총리지명선거에 앞서 시행하는 방안도 제안했었다. 결국 아소 총리는 “백지든 뭐든 당에서 결정하는 방법으로 총리지명선거를 해줬으면 한다.”며 당의 결속 차원에서 스스로 사퇴 시기를 앞당겼다. 아소 총리의 총재임기는 30일까지다.hkpark@seoul.co.kr
  • 하토야마 親아시아 외교 시동건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오는 16일 총리에 취임한 뒤 다음달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한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하토야마 대표가 다음달 중국을 방문, 일·중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 핵 폐기 등 국제적인 현안과 함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문제 등 양국의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중의원선거 공약에서 ‘중국과 한국을 비롯, 아시아 국가들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아시아 중시노선을 내세웠다. 특히 중국에 대해 “전략적 호혜관계를 한층 심화시킨다.”는 게 하토야마 대표의 구상이다. 중국 측도 하토야마 대표가 밝힌 야스쿠니신사 참배 반대와 동아시아공동체 구축 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오는 23일 유엔총회와 24~25일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의 참석을 계기로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할 계획이다. 그러나 하토야마 대표가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표방한 가운데 중국을 공식 방문할 경우,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연립정권 수립과 관련, 사민당·국민신당과 공식 합의할 방침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7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8일 합의할 수 있으면 고맙겠다. 합의되는 대로 조각도 3당이 협력,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민·국민신당과 정국 운영과 정책을 협의하는 당대표급 협의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또 “정부 안에서 당 대표들이 때때로 모여 각료위원회에서 만든 기본정책을 논의하고 정리하는 체제를 생각하고 있다.”며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54) 대표의 협의기구 제안을 받아들였다. 민주당은 협의기구와 더불어 사민당 후쿠시마 대표와 국민신당 가메이 시즈카(73) 대표의 입각도 추진하고 있다. 당 대표가 내각에 들어오면 협의기구도 내각의 한 체제가 되는 만큼 정책결정의 ‘내각 일원화’ 방침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hkpark@seoul.co.kr
  • 日 민주당 대북정책 어찌할꼬…

    │도쿄 박홍기특파원│오는 16일 출범하는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연립정권의 한축인 사민당의 적극적인 대북 대화노선 요구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사민당이 지난 5일 연립정권을 구성하기 위한 정책책임자협의에서 ‘북·일 양국간 대화추진’ 방침을 연립합의문서에 명기토록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중의원선거에서 승리한 이래 사민당·국민신당과 연립정권을 위한 정책조정을 하고 있다.문제는 민주당이 섣불리 사민당의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선거공약을 통해 ‘북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위협이며,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납치문제와 관련, ‘국가의 책임 아래 해결에 전력을 다한다.’고 밝혔지만 대화와 압력 가운데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았다. 실제 구체적인 대북 청사진도 내놓지 않았다. 더욱이 당의 대북 강경파와 압력 강화 쪽인 국내 여론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지난 4일 기자 회견에서 “납치문제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각국과 협력해 경제제재를 강하게 시행할 시기다.”라며 일단 압력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그동안 사민·국민신당과의 연립협의를 기초로 ‘국제 협조체제 아래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의 개발을 포기토록 하는 한편 납치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한다.’는 합의안을 작성, 제시했다.사민당은 이에 대해 자민당·공명당 정권의 압력 중시노선을 비판한 뒤 문제 해결에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게다가 ‘적극적으로 양국간 대화를 추진한다.’며 역제안을 했다. 사민당은 선거공약에서 ‘북한과 끈기있게 교섭, 납치문제를 해결한다.’며 대화노선에 비중을 둬왔다. 민주당은 8일 연립협의에서 사민당의 요구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한편 북한은 지난 7월 재일본조선총연합회(조총련)에 일본 민주당에게 대북제재의 완화를 겨냥, 접촉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대북관계에 정통한 일본 소식통을 인용, 북한 노동당의 ‘225대외연락부’가 조총련 중앙본부 및 지방지부에 승리가 예상되는 민주당에 대한 ‘공략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령에는 민주당의 지원조직인 노동조합에 영향력을 행사,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입항이 금지된 만경봉호에 대해 ‘왕래를 희망하는 재일조선인의 인권문제로’ 접근해 해제토록 노력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민주당의 집권이 북·일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hkpark@seoul.co.kr
  • 오자와 당 인사·국회 운영… 국가전략상 간 내정

    오자와 당 인사·국회 운영… 국가전략상 간 내정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민주당 정권이 정치주도의 정국운영을 위한 골격을 갖췄다.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62·8선) 대표는 중의원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른바 ‘3인방’을 내각과 당의 핵심 요직에 적절히 배치, 국정의 안정을 꾀한 데다 계파간의 균형을 맞췄다. 오자와 이치로( 67·14선)·간 나오토(62·10선)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56·7선) 간사장은 ‘트로이카’로 불린다. 오자와 대표대행은 일찍이 당의 실권을 가진 간사장에 내정됐다. 하토야마 대표는 5일 오자와에게 당의 인사와 국회 운영까지 완전히 일임했다. 당내 120여명의 계파 수장으로서 확실하게 당권을 장악, 내년 7월 참의원선거를 진두지휘토록 하기 위한 선택이다. 내각의 경우 부총리급의 국가전략국담당상에 간 대표대행, 외무상에 오카다 간사장을 기용했다. 재무상에는 대장상(현 재무상)을 지낸 후지이 히로히사(77·7선) 당 최고고문을 발탁했다. 당·내각은 실세들의 ‘독차지’가 됐다. 이로써 조각의 윤곽도 드러났다. 간 대표대행은 당 대표를 두 차례나 역임한 데다 계파의원도 40명 정도 거느리고 있다. 국가전략국은 정책을 총괄하는 정권의 사령탑이다. 간은 당초 관료개혁에 의욕을 보이며 관방장관을 기대했지만 국가전략상에 낙점됐다. 당의 정조회장을 겸임, 내각과 당간의 정책 일원화를 꾀할 방침이다. 특히 간은 오자와가 정책을 결정하는 전략국, 즉 내각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방파제’ 역할을 맡았다. 관방장관에 내정된 히라노 히로후미(60·5선) 당대표 비서실장은 자민당 정권 때와 달리 당과 내각 사이의 원활한 소통과 함께 국회 대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오카다 간사장은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미국·중국 등에 튼튼한 인맥을 형성, ‘대등한 미·일 관계’를 비롯해 한국·중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 중시외교를 이끌어가는데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통 재무관료출신인 후지이 최고고문은 공약에서 제시한 아동수당 등 복지공약의 재원 16조 8000억엔(약 224조 8000억원)을 확보하는 한편 내수의 확대에 힘써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hkpark@seoul.co.kr
  • 하토야마 “과거사 직시… 새 한·일관계 희망”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차기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4일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한·일 양국 관계”라고 전제한 뒤 “민주당 정권은 역사인식과 관련해 과거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정권”이라고 밝혔다. 또 “이것이 현정권(자민당)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중의원선거 승리의 축하 인사를 위해 방문한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첫 축하 전화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협력,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권 대사가 “총리로 취임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시길 희망한다.”고 제안하자 “정치일정을 지켜봐야 되겠지만 가능한 한 이 대통령과 조속한 회담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 “우애정신에 입각해 보다 좋은 관계, 윈윈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면서 “가치관을 공유한 한·일 양국이 아시아 전체를 리드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양자관계를 넘어 국제적 차원에서도 긴밀히 협조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권 대사가 “(한국에서) 기대가 너무 커서 대사로서 다소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하자 “우애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원칙론을 폈다. h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하토야마정권 섣부른 예단 금물/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하토야마정권 섣부른 예단 금물/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에서 두 차례의 선거를 지켜봤다. 2년 전 참의원선거와 지난달 30일 중의원선거다. 당시 참의원선거는 민생을 도외시한 채 개념조차 애매한 ‘아름다운 일본 만들기’를 표방한 아베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 참의원선거 때만 해도 일본 국민은 자민당에 미련이 남은 듯 ‘옐로 카드’만 꺼냈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경기 침체에 따라 사회 전반의 격차가 한층 커진 데다 사회보장체계의 허점도 속속 드러났다. 고용불안이 해소되기는커녕 심화됐다.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무책임하게 사퇴했다. 자민당은 경고를 무시했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레드 카드’없이 54년간을 유지해온 자민당 지배에 종지부를 찍었다. “민주당의 승리라기보다 자민당의 패배다.”라는 이시바 시게루 농림수산상의 정리가 맞다. 일본 국민은 한 표의 힘을 실감했다. 선거혁명의 실체를 봤다. “일본인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국민들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을 통치할 민주당 정권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일본의 정권교체에 한국은 마음과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들떠 있는 듯싶다. 하토야마 유키오 차기 총리의 한국관(觀)이 참신해 보일 수 있다. 선거전 때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시아중시정책도 표방했다. 하지만 아베·후쿠다 전 총리도, 아소 다로 총리도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았다. 침략 전쟁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엄밀히 따져 보면 일본은 옷만 갈아입었다. 보수 우파에서 보수 좌파의 옷을 입었다. 일본은 그대로다. 아시아중시정책은 의미가 적잖다. ‘대등한 미·일 관계’와 맞물려 있다. 미국 추종 노선에서 벗어날수록 아시아 쪽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풍선효과’나 마찬가지다. 일본은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되, 견제국가다. 미국과는 당분간 관계 조정에 들어갈 것 같다. 때문에 동아시아공동체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가 아시아중시의 상징성을 내세우기 위해 첫 공식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게다가 한·일 셔틀외교가 활발한 데다 일본 측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다. 북한과의 관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로선 가시화된 대북정책이 없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는 자민당을 창당한 조부인 이치로 전 총리의 옆에서 정치를 보고 배웠다.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는 1956년 10월 소련과의 국교정상화를 실현할 주인공이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도 ‘우애외교’를 활용해 최대 과제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 나아가 국교정상화에 의욕을 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냉정했으면 한다. 기대가 지나치면 자칫 사소한 흠에도 실망이 배가된다. 민주당 정권의 정책을 차분하게 예의주시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한 단계 높은 한·일관계를 위한 ‘예방적 외교’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일본은 머지않아 고교 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발표한다. 지난해 7월 중학교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이 명시된 만큼 고교 해설서에도 들어갈 것이 확실하다. 한국의 대응수위만 남아 있다. 야스쿠니신사의 참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국립추도시설 설립도 간단찮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추진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교포들이 갈망하는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도 장담할 수 없다. 적극적인 입장인 하토야마 차기 총리와 당권을 쥔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이 계파들의 이견에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식과 정책 반영은 별개인 까닭에서다. 오는 16일 출범할 하토야마 정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관망하는 쪽이 한·일 간의 문제에 지혜롭고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길이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오자와 이치로 日민주당 간사장

    [피플 인 포커스] 오자와 이치로 日민주당 간사장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67·14선) 대표대행이 4일 간사장으로 다시 당의 실권을 잡았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4개월만의 화려한 복귀다.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총리에 취임, 내각을 맡는 대신 오자와 간사장은 당권을 쥔 격이다. 이른바 ‘내각 하토야마·당 오자와’라는 ‘투톱 체제’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5월11일 중의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비서가 정치자금수수혐의로 구속되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만약 비서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현재 하토야마 대표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오자와 간사장의 차지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자와 간사장은 하토야마 대표에게 이중권력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와 관련, “내각에 관여하지 않겠다. 당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해 의원 150명가량을 거느린 최대계파의 수장이다. 오자와 간사장에게는 ‘킹메이커’, ‘정치9단’, ‘창조와 파괴자’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자민당 간사장 시절인 1990년 중의원선거를 진두지휘, 리크루트 사건과 우노 소스케 전 총리의 여성스캔들 등으로 열세에 몰렸던 자민당에 275석을 안긴 이후 ‘선거의 신(神)’으로 불렸다. 1993년 미야자키 내각의 불신임안에 찬성한 뒤 자민당을 탈당해 신생당, 신진당, 자유당 등 새로운 정당을 잇따라 만들고 없애면서 ‘창조자’, ‘파괴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오자와 간사장은 2003년 9월 자유당 총재로서 민주당과 합당한 뒤 2006년 4월 민주당의 대표에 취임한 이래 사퇴전까지 3차례 연임했다. 2007년 7월 참의원선거에서는 당시 아베 신조 정권과의 승부에서 대승을 거둬, 제1당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중의원은 자민당, 참의원은 민주당인 ‘여소야대’의 구도 속에서 정국을 흔들어 아베,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를 잇따라 중도하차시켰다. 하토야마 대표는 오자와 간사장 기용에 대해 “오자와 간사장 덕분에 30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도 맡아주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오자와 간사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오카다 가쓰야 전 간사장도 “대표의 결정에 이의가 없다.”며 수용했다. 한편 하토야마 대표는 관방장관에 측근인 히라노 히로후미(60·5선) 당 대표실 실장을 내정했다. 히라노 내정자는 1996년 무소속으로 중의원의원에 당선된 뒤 1998년 민주당에 입당, 이후 2001년 민주당 부간사장, 2004년 국회대책위원장 대리 등을 역임했다. hkpark@seoul.co.kr
  • 민주 간사장에 오자와 대표대행 기용

    │도쿄 박홍기특파원│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3일 밤 오자와 이치로(67·13선) 대표대행을 간사장에 기용하기로 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담당으로 총선거에서 압승을 이끌어낸 오자와 대표대행의 공적을 평가한다.”면서 “간사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의원에서 308석을 차지한 거대 정당인 민주당의 운영은 오자와 대표대행에 맡겨지게 된다. 하토야마 대표는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선거를 겨냥한 당의 체제강화를 위해 오자와 대표대행을 간사장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오자와 대표대행은 대표로 있을 당시 선거전략 및 국회운영과 관련, 사민당과 국민신당을 조정한 경험이 있는 만큼 연립정권의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 같다. 오자와 대표대행은 지금껏 “하토야마 대표의 지시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왔기 때문에 간사장직 제의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에서는 150명가량의 최대 계파를 거느린 오자와 대표대행이 간사장에 취임하면 당내 영향력이 훨씬 커져 하토야마 내각에 견줄 만한 ‘이중 권력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오자와 간사장설’을 경계해 왔다. 때문에 오자와 대표대행과 거리를 둬 온 중진·소장파 의원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hkpark@seoul.co.kr
  • 민주·사민·국민신당 연정 쉽지 않네

    민주·사민·국민신당 연정 쉽지 않네

    │도쿄 박홍기특파원│중의원에서 308석을 차지한 거대 정당인 민주당은 소수정당인 7석의 사민당, 3석의 국민신당과 오는 16일 연립정권을 발족시킨다. 연립 구상은 선거 전부터 이미 합의된 사안이다. 사민당과 국민신당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추진, 민주당의 정권교체를 견인했다. 참의원에서는 과반수(122석)에 못미친 109석의 제1당 민주당에 협조, 다수의 힘으로 자민당을 무력화시켰다. 연립정권 출범은 사실상 발족식만 남겨둔 상황이다. 문제는 연립정권이 수립되더라도 정책 및 운영에서 이견이 적잖아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2일부터 진행되는 3당 간의 공식 협의 과정에서도 미묘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활동에 대해 민주당은 “갑자기 철수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며 기한이 끝나는 내년 1월까지 유지할 뜻을 밝혔다. 사민당은 이에 ‘즉시 철수’를 주장했다. 소말리아 해적 대책에 파견된 해상자위대와 관련, 민주당은 국제공헌을 명분으로 인정한 반면 사민당과 국민신당은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해상보안청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핵심 공약인 월 2만 6000엔의 아동수당에 대해 사민당은 18세까지 월 1만엔을, 국민신당은 가구의 소득에 따른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공약에도 사민당은 반대한다. 민주당이 정치개혁의 방안으로 내건 중의원 비례대표수를 현행 180명에서 100명으로 낮추는 데 대해 사민당과 국민신당 모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사민당과 국민신당이 제안한 공동여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의 정책조정협의체 설치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수용했지만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도 이에 대해 “연립을 하는 이상, 정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싶다.”며 거북해했다. 때문에 3당은 먼저 공동정책을 조율, 확정해 출범에 맞춰 공표한 뒤 온도차를 보이는 쟁점에 대해서는 출범 이후 논의하는 쪽으로 정리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대일 예방외교가 중요하다/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일 예방외교가 중요하다/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전후 반세기 이상 동안 일본을 지배해 왔던 자민당 정권이 8월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마침내 야당 민주당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은 480석 중에서 309석을 획득하는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해 냈고 반면 자민당은 119석을 얻는 데 그쳐 창당 이래 최대의 참담한 패배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역사적인 압승과 자민당의 괴멸적인 참패는 그야말로 일본정치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는 선거 혁명이나 다름없다. 이번 총선의 쟁점은 주로 국내정치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신정권이 집권 후 외교안보 정책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 공약을 통해 대등한 대미관계의 추구와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를 펼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에서의 외교정책상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적어도 민주당 정권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한·일관계는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되며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시키는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자민당 정권과는 달리 민주당 지도부는 역사인식 문제에서 전향적이고 건전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군사문제나 헌법문제 등 외교안보 정책에서 유화적이고 온건한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 배경에는 자민당 지도자들의 시대착오적 역사인식이나 섣부른 민족주의적 발상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불필요한 대립을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구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는 열려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동아시아 공동체 수립’과 ‘아시아의 공동통화 구상’을 그의 아시아 중시외교의 비전으로 주장한 바 있다. 또 자민당 정권하에서 격렬한 역사마찰의 뇌관으로 작용해 왔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하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야스쿠니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제3의 국립추도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민주당 집권 기간 중에 야스쿠니 문제가 한·일 관계의 외교 악재로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일련의 발언이 실천에 옮겨진다면 한·일 관계는 진전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갈등의 불씨가 쉽사리 꺼졌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점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선거혁명에도 불구하고 일본정치의 보수적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없으며 민주당 내의 이념 및 정책의 혼재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과잉기대나 지나친 낙관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야스쿠니 참배, 전후보상, 과거사 인식 문제와 관련한 정치권 내의 반동적인 움직임은 민주당 정권 하에서 상당 부분 억제되겠지만 역사마찰이 재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인 독도문제에 관해서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과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자민당이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도서’로 규정한 것과는 달리 민주당은 ‘독도가 일본영토이지만 한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독도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장 고등학교 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 영유권’ 기술을 포함시키려는 문부과학성의 시도에 민주당 정권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긴밀한 대화채널을 신속히 구축, 가동하여 민주당 정권이 이 문제를 슬기롭게 다뤄 나가도록 다각도의 예방외교 노력을 경주하는 게 대일외교의 긴급한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계기로 조성된 한·일 관계의 우호협력 무드가 선순환의 궤도에 안착하도록 섬세한 대일외교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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