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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계파 투표, 차기 일본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무너진 계파 투표, 차기 일본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무너지는 계파 투표가 차기 일본의 총리 결정에 변수됐다” 다음달 20일 실시되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를 둘러싸고 일본 정계에 전례없던 새로운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의 변화는 같은 정치 파벌, 계파의 경우 일사분란하게 특정인,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던 ‘계파 투표’의 전통이 이례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겸하기 때문에, 총재 선거는 곧 총리 선거가 된다. 최근 NHK,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변화는 일본 정계의 제3대 파벌인 다케시다 파에서 생겨났다. 당초 일본 정계의 1~3대 주요 파벌 모두가 현 총리인 아베 신조에게 몰표를 주겠다고 한 상황에서 다케시다 파 내부에서 반발이 일어났다. 다케시다 파는 내홍을 겪다가 결국 다케시타 와타루(71) 회장이 자율 투표를 결정했다. 최근 나가노에서 열린 다케시다 파벌 회동에서 다케시타 와타루 회장은 ”가능하면 (한 사람에게 파벌 소속원 전원이 몰표를 몰아주는) 단일화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왔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파벌 지지 후보자 단일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각자 알아서 투표하라는 ‘자주 투표’를 선언했다. 당 총무회장을 맡고 있는 그 자신은 이례적으로 아베의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케시다 파는 다케시다의 형, 다케시다 노보루 전 총리가 창당했다. ‘경세회’가 전신이다. 과거는 당내 최대 계파로 전성시대를 누렸고, 타케시다 노부로를 비롯해 하시모토 류타로, 오부치 게이조 등의 3명의 총리를 배출하는 등 절대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명문 정파이다. 그러나 근년들어서는 유력한 총재 후보를 내지 못한 채 일본 정계의 3번째 파벌로 떨어진 상태이다. 타케시다파 의원수는 55명에 그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함의는 결코 적지 않다. 이 같은 결정은 “국민들의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의 경우, 국민들의 호불호 및 입장에 관계없이, 국회의원들이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정하는 인물이 당 총재가 되고, 총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정치에서 국민들의 뜻과 국회의원들의 선호에 괴리가 생기고,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는 총재 선거, 총리 선출이 종종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학원 스캔들로 벼랑끝에 몰렸던 상황에서도 기사회생하고, 다음달 총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는 분위기로 일본 정계의 흐름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의원들의 리그에서 선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케시다파의 결정은 일단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끌었고, 당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뜻도 반영하는 총재, 총리를 뽑아라”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중의원, 참의원 등 양원 국회의원 405명에 한 표씩을 주고, 100만명의 당원 득표수를 비례 배분해 역시 405표를 할당해 놓고 있다. 아베 총리가 현직 국회의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적인 국민 여론이 아베의 장기집권, 연임을 지지만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현 자민당 집권파에게는 이방인격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의 대결이 될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자민당 내 7개 파벌 가운데 이시바 전 간사장이 이끌고 있는 이시바파 등을 제외한 5개 파벌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6일 자민당 소속 의원의 70% 이상이 아베 총리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 “총재 선거를 또 국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너희들(국회의원들 및 정파들) 이해관계로만 결정하려고 하느냐”는 외침들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여파로 다케시다파의 자율 투표 결정이 나왔다. 진원지 가운데 하나는 ‘참의원의 대부’로 불리며 정계 은퇴 뒤에도 다케시다 파벌에 영향력을 가진 원로인 아오키 미키오 전 자민당 참의원 의원회장(84)이 있다.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의 비서도 역임해 다케시타 파벌과 긴밀한 관계인 그가 이렇게 아베 지지를 피하고 이시바 전 간사장 측에 선 것은 왜 일까. 아오키 전 회장의 생각을 잘 알고 대변해 온 한 다케시다파 국회의원은 “일반 국민들, 일반 유권자 가운데 ‘아베는 이제는 아니다’ 라는 감정이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생각하면 아베 총리 대신 이외의 선택을 보이지 않으면 자민당 전체가 가라앉는다. 이시바 전 간사장를 지지하는 것도 아베에 대한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것밖에 (선택이) 없다”라고 말했다. 침묵하고, 정부와 리더들의 결정을 순응하고 잘 따르는 일본 국민들의 상당수는 아베 총리에게는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아베의 총재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목소리들도 반영해야 된다는 반성이 깔려있다. 겉으로 보는 (아베 총리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수의 대결과 그와 또 다른 내부의 흐름(다른 목소리도 반영하고, 국민의 생각도 고려해야 한다)은 일본 정치의 변화를 상징한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대신 등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도쿄도 출신 국회 의원들이 24일 모임을 열고 다음달 초에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일반 당원 표 획득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해서이다. 이들은 ‘불손한’ 움직임에 대응하고, 일반 당원 표를 단도리해야 한다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거를 다음달 7일 고시한 뒤 20일 투표 및 개표를 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막강 파벌·경제 호황 올라탄 아베…3연임 카운트다운

    [글로벌 인사이트] 막강 파벌·경제 호황 올라탄 아베…3연임 카운트다운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다음달 20일 치러진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 다수 의석 정당의 총재가 ‘내각총리대신’, 즉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전체 국회 의석 707석(중의원 465석, 참의원 242석) 중 57%인 405석(중의원 283석, 참의원 122석)을 차지하고 있다. 집권당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치러지는 국가 지도자의 선출인 만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와 같은 느낌은 없지만, 3년간 나라를 이끌 총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선거를 1개월 앞둔 현재 출마 확정은 2명. 아베 신조(63) 현 총리가 ‘3연임’에 출사표를 던졌고, 이에 맞서 이시바 시게루(61) 전 간사장(한국의 사무총장과 비슷)이 ‘권토중래’의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직접적인 맞대결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현재로서는 아베 총리의 압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문답으로 풀어 봤다.1.이번 총재 선거가 당초 예상과 달리 ‘양자 대결’ 구도로 갈 공산이 크다는데. -그동안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 외에 기시다 후미오(61) 정무조정회장(한국의 정책위원회 의장과 비슷), 노다 세이코(58) 총무상 등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기시다 정조회장이 차차기를 겨냥, “아베 총리 지지”를 호소하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노다 총무상은 입후보를 위해 필요한 ‘추천인(의원) 20명’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의 양자 대결이 확정적이다. 두 사람은 아베 총리가 1차 집권(2006~2007년) 이후 몰락했다가 정치적으로 부활해 다시 총재가 될 때인 2012년 9월 겨룬 적이 있다. 당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역당원 표를 바탕으로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를 앞섰지만, 국회의원만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패했다. 2.자민당 총재 선거는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나. -405명의 소속 의원들이 한 표씩 행사하는 ‘국회의원표’와 전국 100만 당원들이 지역별로 투표하는 ‘당원표’의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당원표도 의원표와 같은 405표가 배정돼 합계 810표로 차기 총재가 결정된다. 당원표는 당원들의 표를 집계한 뒤 후보자의 득표율을 바탕으로 405표를 비례해 배분하는 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이 선언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위 2명만 추려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3.현재 판세는 아베 총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던데. -대신(장관) 임명권을 비롯해 현직 총재 겸 총리가 가진 막강한 기득권을 넘어서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1955년 자민당 출범 이후 현직 총재가 패배한 경우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당 내부에서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현직 총재의 영향력은 특히 절대적이다. 특히 자민당 총재 선거는 각 파벌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아베 총리는 전체 7개 파벌 중 5개 파벌로부터 100%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창당 이래 지속돼 온 당내 파벌들의 위상과 영향력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넓고 깊다. ‘보수’라는 큰 테두리 안에 있지만 세부적인 이념과 정책 방향이 다르고 다양한 이해관계의 상충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당 내의 정당’으로서 성격을 띤다. 자민당 내 의원 405명의 82%인 332명이 7개 파벌 중 어느 한 곳에 속해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무파벌은 73명뿐이다. 4.현재 자민당 내 파벌들의 세력 구도는 어떻게 돼 있나. -현재 가장 큰 파벌은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회장 호소다 히로유키 전 간사장)로 중의원 58명, 참의원 36명 등 94명을 거느리고 있다. 이어 ‘아소파’(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59명, ‘다케시타파’(다케시타 와타루 총무회장) 55명, ‘기시다파’(기시다 정조회장) 48명, ‘니카이파’(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44명, ‘이시바파’(이시바 전 간사장) 20명, ‘이시하라파’(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경제재생상) 12명 순이다.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신은 총리와의 친밀도나 정권 창출 기여도 등에 따라 계파별로 분배돼 있다.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가장 많은 각료나 당 간부 자리가 배정된 것은 이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탄생을 도와준 아소파의 수장이 부총리를 맡고 있는 것 역시 권력 배분의 결과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출마를 포기한 것도 마찬가지. 어차피 승산이 없는 상태에서 아베 총리와 척졌다가는 앞으로 3년간 대신이나 당 간부 등 요직에서 밀려나 찬밥 신세가 될 것을 우려한 이유가 가장 크다. 5.그런데 아베 총리는 올 초만 해도 얼마 못 갈 것처럼 얘기되지 않았나. -올 2월 이후 잇따른 의혹과 잘못으로 만신창이 수준까지 갔지만, 지금은 적어도 당내에서 만큼은 ‘완벽 부활’에 성공한 상태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활동 일지 은폐,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등 그를 어렵게 했던 여러 사건들 중에서 중심이 되는 두 개의 기둥은 역시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극우성향 사학재단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 특혜 의혹)과 ‘가케학원 스캔들’(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에 대한 수의대 신설 허가 특혜 의혹)이다. 그러나 꾸준히 추락하던 정권 지지율은 30%선까지 하락한 뒤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다 6월을 지나며 반등세로 전환됐다. 6.우리나라로 치면 ‘국정농단’급 의혹인데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본의 정치 전문가들 중에서도 현재와 같은 국면 전환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매우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우선 일본 국민들은 “일본의 정치·경제·사회를 이끌어 갈 집권당으로 자민당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자민당 내에서는 차기 총재로 아베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들 많이 생각한다. 이는 아베 총리가 당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여기는 파벌이나 집단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내 선거가 아니라 전 국민이 한 표씩 행사하는 대통령 투표였다면 아베 총리가 어떻게 됐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7.일본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인들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우선 신문기자 A씨의 말. “아마 한국에서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같은 것이 생겼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과 같이 정권의 잘못에 항거하는 힘이 약하고 이를 이끌어 낼 조직력도 없다. 또한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난 것 등에 대해 아베 정권의 공이 크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모리토모·가케 학원 부당 지원이 상당 부분 진짜라고 믿으면서도 의혹을 파헤치기보다는 그냥 덮어 두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다.” 대학교수 B씨는 “동아시아의 1당 독재국가 3곳이 있는데, 중국(공산당)과 북한(노동당), 그리고 일본(자민당)이라는 말이 농반진반으로 통용되고 있다. 일본의 전체 사회 시스템이 자민당 중심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민당이 정권을 잡아야 사회가 잘 돌아간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강하다. 그런 자민당 안에서 결국 아베 총리가 제일 낫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기자 C씨는 “아베 총리를 극우 인사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정치에서는 반대쪽과도 적당히 타협을 해 온 게 아베 총리다. 현재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아베 정부는 좌회전까지는 몰라도 마냥 우회전만을 하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0세 시대에”…‘출마정년 70세’ 놓고 갈등 커지는 일본 자민당

    “100세 시대에”…‘출마정년 70세’ 놓고 갈등 커지는 일본 자민당

    “원칙을 확실히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일본 자민당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스즈키 게이스케 청년국장(41)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여름에 치러질 참의원 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해 산토 아키코(76) 전 참의원 부의장 등 7명에 대해 특례를 인정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었다. 여기서 특례는 ‘공천 정년 70세’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요미우리신문은 15일 조간에서 ‘공천정년제’를 놓고 자민당 내에 세대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정치인들은 당이 정한 규칙을 엄격히 지킬 것을 요구하는 반면, 고참 정치인들은 아베 정부의 슬로건인 ‘인생 100세 시대’를 들며 규정의 완화 또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자민당은 내규를 통해 비례대표 선거의 후보 공천에 대해 정년제를 적용하고 있다. 중의원의 경우는 공천 시점에 만73세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한다. 참의원의 경우는 현역의원 임기 만료일 기준으로 70세 이상이면 후보로 지명될 수 없다. 논란이 되는 것은 양원 모두 예외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의 경우 ‘당 총재가 국가적인 차원의 유능한 인재라고 인정하는 사람’ 또는 ‘당 지지단체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45세 이하 당원으로 구성된 청년국은 “유망한 젊은 인재의 등용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특례 적용을 계기로 당의 원로급 의원들은 정년제의 폐지를 포함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한 전직 장관은 “70세로 일률적으로 선을 긋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정년제 폐지를 주장했다. 시오노야 류(68) 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제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민당의 공천정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중의원 공천 때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전직 총리라고 해서 예외를 둘 수는 없다”며 나카소네 야스히로, 미야자와 기이치 등 총리 출신 선배들을 모두 은퇴시켰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격렬히 반발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부친 묘소서 총재 3연임 승리 맹세

    아베, 부친 묘소서 총재 3연임 승리 맹세

    “6년 전 도전때와 뜻 조금도 변함없다”다음달 20일 치러질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향한 후보들의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아베 신조(64)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해 총리직을 3년 더 이어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이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61) 전 자민당 간사장이 얼마나 많은 표를 확보할지가 관심사다. 아베 총리는 주말과 휴일을 맞아 자신의 본거지인 야마구치현를 방문해 사실상 총재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12일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6년 전 (총재에) 도전했을 때의 뜻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민당이 야당이던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이겼고 이어진 총선에서도 승리, 그해 12월 총리에 취임했다. 2015년 9월 총재 연임 도전 때에는 단독으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이번 여름에 다시 3년 임기를 견딜 기력과 체력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1993년 중의원 선거에 처음 당선됐던 사실을 거론하며 “나의 첫 출전은 이 묘소 앞에서 아버지에 대한 승리의 맹세로부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자민당의 지역조직 모임에서도 “드디어 헌법 개정에 힘써야 할 때를 맞았다”며 “교과서에 자위대가 헌법 위반이라는 기술이 있는데, 우리는 이런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시바 전 간사장도 지난 10일 출마회견을 갖고 “정직하고 공정하며 겸허하면서도 공손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405명과 지역당원 405명 등 총 810표로 총재를 결정한다. 당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기반으로 아베 총리가 80%에 가까운 표를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中 보란듯… 트럼프 ‘관세타격’ 농가에 13조원 푼다

    트럼프 “中, 美 농민들 표적으로 삼아” 일각선 “관세 없애는게 해법” 비판도 시진핑은 남아공서 “보호주의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 농가에 120억 달러(약 13조 500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미 농무부는 24일(현지시간) 보복관세로 미국 농산물 수출에서 110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같은 내용의 농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을 생산하는 ‘팜스테이트’(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들이 중국 등 핵심 교역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받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이날 “직접 자금지원과 잉여농산물 구매 등의 방법으로 미국 관세에 대한 불법적인 보복관세로 손실을 보는 농부들을 지원하는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콩이나 사탕수수, 유제품, 과일, 돼지고기, 쌀, 견과류 등을 포함해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은 모든 농산물이 지원 대상이다. 퍼듀 장관은 “이번 조치는 불법적인 보복관세로 발생한 무역 피해에 대응해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자 미국의 굴복을 압박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농가를 협박할 수 없다는 확고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5일 개인 트위터에 “중국이 우리 농민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그들(중국)이 악랄하게 굴고 있지만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농가지원 계획 발표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 아이오와와 일리노이 등 4개의 팜스테이트를 방문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농가지원에 대해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관세폭탄 중지를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피 듀발 미국농업인연맹(AFBF) 회장은 “많은 농가와 목축업자들이 험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브라이언 쿠엘 ‘자유무역을 위한 농민들’ 사무총장은 “최상의 구제는 무역전쟁을 멈추는 것이며, 농민들은 보상이 아닌 (거래) 계약을 원한다”며 “이번 지원책은 단지 관세로 빚어지는 장기적인 피해를 감추는 단기적인 시도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 의원도 “관세는 미 소비자와 생산자를 벌하는 세금”이라며 “해답은 농민들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관세를 없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미국을 겨냥해 보호주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중동·아프리카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은 유엔, 주요 20개국(G20), 브릭스(BRICS) 등 다자 체제 내에서 협력하고 보호주의를 반대해 국제질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도 이날 베이징에서 오시마 다다모리 일본 중의원 의장과 회담을 갖고 “보호주의와 더불어 세계화에 역행하는 흐름이 대두하면서 중국과 일본은 자유무역의 수익자로서 다자주의와 규칙을 기초로 하는 국제 질서와 자유무역체제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 여성의원 “성소수자 생산성 없다” 말하자 거물 정치인 황당 반응

    日 여성의원 “성소수자 생산성 없다” 말하자 거물 정치인 황당 반응

    일본 여당 의원이 성소수자(LGBT)에 대해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이를 용인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키우고 있다. 자민당 소속의 스기타 미오(51) 중의원 의원은 지난 18일 발매된 월간지 ‘신초45’에 실린 글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거기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어떨까”라며 성 소수자에 대한 행정 지원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여성인 스기타 의원은 이전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이에 대해 “인권의식이 결여된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SNS를 중심으로 비난이 확산됐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하시모토 가쿠 후생노동부회 회장은 아사히신문에 “삶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지행정 전반을 부인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무지와 몰이해, 악의에 빠진 편견으로 악질적인 발언”이라며 “사죄하고 철회하지 않으면 스기타는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한국으로 치면 사무총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사람마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인생관을 갖고 있다”며 발언을 문제삼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자민당은 오른쪽(보수)부터 왼쪽(진보)까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성립돼 있다”며 스기타 의원의 발언을 다양성 차원으로 치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야당인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공동대표는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성소수자들에게 한층 더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며 “당 차원에서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지난달에는 스스로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을 낳아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한 강연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고 멋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은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녀가 없는 가정을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으로 읽혀 논란이 일었다. 일본에서는 동료나 아랫사람의 잘못된 행동과 말에 대해 지적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옹호하고 동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겸 부총리가 부하직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라고 옹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아소 부총리는 후쿠다 준이치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살인이나 강제추행과는 다르다”고 말해 파문을 더했다. 후쿠다 사무차관은 올 4월 ‘TV아사히’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돼 사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최장수 총리 가능할까/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최장수 총리 가능할까/김태균 도쿄 특파원

    일본의 정기국회가 22일 폐회됐다. 집권 자민당은 이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든다. 2021년까지 3년간 당을 이끌 총재를 뽑는 9월 선거다. 여기에서 승리한 사람이 차기 일본 총리가 된다. 2012년, 2015년에 이어 3선을 노리는 아베 신조 현 총리 이외에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등이 출마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아베 총리가 당선 가능성에서 크게 앞서 있다.서너 달 전만 해도 3선은커녕 중도 퇴진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아베 총리다. 지난해 중의원 해산 사태로 연결됐던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다시 불거진 결과였다. 우익 사학재단인 모리토모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팔았고, 여기에 아베 총리의 부인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게 의혹의 뼈대였는데, 최고 권위의 관청인 재무성이 사태 무마를 위해 문서 조작을 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아베 총리는 벼랑 끝에 몰렸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산케이마저 아베를 버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위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라크 파병 자위대 활동 일지 은폐와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등에 이어 역시 지난해 핫이슈였던 가케학원 파문이 다시 점화됐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학원의 수의대 신설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이사장에게 직접 “(수의대 신설 계획이) 좋다”고 말한 사실이 지방정부 문서를 통해 폭로됐다. 그러나 총리와 관련 인사들은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그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도 상황은 그들의 말대로 무마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정치적 책임을 지거나 사법 처리를 받은 사람도 거의 없었다.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30% 선까지 하락한 뒤 더이상은 떨어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를 결정적으로 옭아매지 못하고 동어반복만 계속하는 야당들도 지지율 상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달 말 TV아사히에서 방송한 ‘올 상반기 인상에 남은 뉴스 톱30’ 설문조사에서 모리·가케 스캔들은 각종 사건사고나 스포츠 화제보다 낮은 12위에 머물렀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아베 정권은 잔업 축소를 골자로 한 근로방식개혁법, 참의원 6석 확대를 담은 공직선거법, 카지노 설치를 허용하는 통합리조트(IR) 입법 등을 차례차례 강행 처리했다. 모두 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한 입법들이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하순쯤 3선 출마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2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서일본 집중호우 사태에 적극 대응하는 이미지를 쌓은 뒤 역사상 최장기 총리 도전을 선언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미 유력 파벌의 지지 등을 합해 국회의원 표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연임에 성공하면 내년 11월 역대 총리 재임 1위가 된다. 아베 총리가 이렇게 다음 임기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두드러진 것은 ‘대안부재론’이다. “그래도 자민당”이라는 여론이 강한 가운데 아베 총리를 구심점으로 만드는 것이 자민당 내 여러 파벌이나 집단에 이로운 구도가 형성돼 있는 이유가 크다. 기회를 맞고도 힘을 쓰지 못한 야당은 아베 총리에게 또 다른 원군이 됐다. 일본 국민들은 잘못된 공약과 정책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보인 극도의 무능함 등 현재 야당 세력이 과거 집권기에 보였던 행태에 불신이 깊다. 국정농단의 의혹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안팎의 순풍 덕에 되살아난 아베 총리가 2개월 후 최장수 총리의 꿈을 실현하게 될지 주목된다. windsea@seoul.co.kr
  • ‘술판 논란’ 아베, 뒷북 수해지역 방문

    ‘술판 논란’ 아베, 뒷북 수해지역 방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집중호우로 집을 잃고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의 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호우 사태에 대한 정부 부실 대응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아베 총리는 폭우가 시작된 지난 5일 중의원 숙소에서 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오카야마 AFP 연합뉴스
  • [월드 Zoom in] 日 역대 최장기 집권에 성큼 다가가는 아베

    [월드 Zoom in] 日 역대 최장기 집권에 성큼 다가가는 아베

    자민당 총재 선거 3개월 앞으로 아베 최소 3개 파벌 지지 받아 ‘총재 겸 총리’ 3연임 유력 전망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해 역대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되는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 꿈은 올 초만 해도 그리 멀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모리·가케 스캔들’로 불리는 사학재단 부당 지원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이와 관련된 재무성의 문서 조작, 이라크 파견 자위대의 활동일지 은폐,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등 각종 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아베 총리는 3연임은커녕 당장이라도 어떻게 될지 모를 만큼 심각한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총재 선거가 석 달 정도 남은 27일 현재 아베 총리는 다시 ‘총재 겸 총리’로서 집권 연장에 바짝 다가서 있다. 그의 지지세력은 물론이고 반대하는 집단이나 사람들조차 ‘적어도 지금으로서는’이라는 전제하에 아베 총리의 3연임을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다시 힘을 받게 된 데는 ‘대안 부재론’이 가장 크다. 아베 총리의 행적과 해명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서도 “그래도 아베”라는 정서가 국민들 사이에 강하다. 자민당 말고는 나라를 맡길 정당이 없다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자민당 내부에서 그에 맞설 경쟁자가 별로 안 보이는 상황이다.아베 총리는 현재 자민당 내 7개 주요 계파 중 최소 3개 파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신이 중의원 58명, 참의원 36명 등 94명의 최대 계파인 ‘호소다파’에 속해 있으며, 두 번째로 큰 ‘아소파’(59명) 및 ‘니카이파’(44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자신이 이끄는 20명짜리 계파밖에는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교도통신이 자민당 내 무당파 의원 73명을 조사한 결과 42%인 31명이 9월 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내부뿐 아니라 국민 여론에서도 아베 총리는 바닥을 치고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6월 여론조사 중 ‘차기 총재로 가장 적합한 인물’ 항목에서 21%의 응답률로 1위를 탈환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부간사장은 각각 17%와 18%였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이시바 20%·고이즈미 17%·아베 16%’였다. 아베 총리의 통산 재임일수는 이날까지 2377일로 역대 5위다. 총재 3연임에 성공할 경우 내년에 전임 총리들을 차례로 제치고 한 계단씩 올라 11월 20일 최종적으로 한·일병합 당시 총리였던 가쓰라 다로를 추월, 역대 1위가 된다. 물론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최장기 재임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내년 봄 지방선거, 여름 참의원선거 등 몇몇 고비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선거 결과를 통해 아베 총리가 위기에 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야당의 인기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마이니치 6월 여론조사의 정당별 지지도는 자민당 30%, 입헌민주당(제1야당) 11%, 공명당(연립여당) 4%였고 나머지 정당은 모두 2%대 이하였다. 특히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0%대의 치욕을 당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폐특법 연장 불투명, 테마산업 위기, 日 카지노법 통과…강원랜드 ‘3災’ 넘어라

    폐특법 연장 불투명, 테마산업 위기, 日 카지노법 통과…강원랜드 ‘3災’ 넘어라

    강원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폐광지역 회생의 금고 역할을 해 오는 강원랜드가 18년 전 개장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카지노산업은 대내외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새만금과 제주, 부산, 인천 등에서 꾸준히 내국인 카지노 개방을 요구하는 데다 지난 20일 일본에서 카지노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카지노 여행객들의 대량 유출이 점쳐진다.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석탄 광업소들이 줄줄이 폐광 수순을 밟고, 수백억원씩을 들여 지역마다 추진하던 대체 테마산업들도 고사하고 있다. 내우외환을 겪는 강원 폐광지역의 실태와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점검해 봤다.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전까지 탄광지역은 국가 산업의 근간이었다.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올 만큼 탄광지역 경제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석탄합리화로 광업소가 줄줄이 문을 닫으며 탄광지역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석탄산업을 대체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취지로 1995년 폐특법이 만들어지고, 2000년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유일한 카지노장인 강원랜드가 문을 열었다. 강원랜드는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폐광지역의 자금줄이 됐다. 지금까지 수입의 70%가 국고(국세와 관광기금)로 환수되고, 지역개발사업에 30%(지방세와 폐광기금)가 투자됐다. 지역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수백억원씩 들여 폐광지역마다 대체산업을 육성하며 지역 회생에 나섰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사행성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으며 매출과 고용이 줄고 지역 재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사행성산업위원회로부터 운영시간을 하루 20시간에서 18시간으로 단축하고 개장일수 조정을 받으며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전년도 1조 60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조 5000억원으로 1000억원 정도 줄었다.지난 20일에는 일본 중의원에서 카지노법이 통과돼 많은 카지노 여행객이 일본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수년째 이어지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장에 대한 도전장도 만만찮다. 싱가포르 마리나샌드 자본을 끌어들인 새만금과 해외 자금으로 복합리조트를 짓는 인천 송도가 집요하게 내국인 카지노장 개장을 주장하고 있다. 선상카지노장을 구상하는 대구와 부산, 제주도도 꾸준히 내국인 카지노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강원랜드가 투자해 폐광지역 자치단체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테마사업들도 줄줄이 낙마하며 지역경제에 주름을 주고 있다. 2009년 태백에 설립했던 이시티(하이원엔터테인먼트) 사업은 600억원의 투자금만 날리고 지난해 청산됐다. 당초 5800억원 규모의 게임과 리조트산업을 목표로 1단계 게임산업을 시작했지만 정착 단계에서 실패했다. 지리적 여건으로 자연스레 경쟁력을 잃으며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고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서울 강남과 판교 등을 무대로 전문가들이 모여 활동하는 게임시장의 전문성을 간과한 결과였다. 650억원을 들여 삼척에 만든 추추파크(스위치백 철길 활용)도 이용객들이 줄고 일부 코스가 고장 난 채 방치되는 등 난맥상을 보여 주고 있다. 적자가 쌓이고 재투자도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인근에 국책사업으로 유리나라와 피노키오나라가 별도 개장하며 강원랜드 등에서 시너지효과를 위해 다시 살려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그나마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500억원이 투자된 영월 상동테마파크도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지난해 120억원을 더 들여 게임중독자 치유센터로 방향을 바꿔 재추진되고 있다.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인구도 급격히 줄고 있다. 1988년 44만명을 웃돌던 폐광지역 4개 시·군 인구는 2016년 19만 5000여명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정선군이 12만명에서 3만 8000명으로, 태백이 11만 5000명에서 4만 7000명으로, 삼척이 13만명에서 6만 9000명으로, 영월이 7만 4000명에서 4만명으로 줄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강원도 전체보다 5배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태백에 있는 강원관광대가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1단계 평가에서 하위 평가를 받아 앞으로 2단계 평가를 통한 정원 감축이나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이 우려되면서 인구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강원랜드가 동강시스타, 오투리조트 실패에서 보듯이 초기 단순 투자에 그치고 있을 뿐 주인의식을 가지고 끝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니 영업과 자금에 어려움을 겪다 대부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강원랜드는 경영평가 등에 연연하지 말고 각각의 사업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찾아 상생해야 그나마 회생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3년째 두 번 연장 운영해오는 폐특법도 연장이 불투명하다. 내국인들은 2025년까지 강원랜드에서만 카지노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더이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폐광지역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폐특법 연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명분을 잃고 있다”며 “수십년 동안 특별법의 보호를 받으며 지원됐으면 지금쯤은 회생의 기틀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살아남기 위해 영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영업의 95%가 카지노에만 쏠려 있는 구조가 자칫 회사의 존폐까지 위협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다. 다음달 5일 개장하는 워터파크 등 사계절 가족형 리조트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카지노 영업을 60%로 줄이고, 레저 스포츠 분야를 40%대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변의 청정자연자원을 활용해 항노화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등 관광과 의학, 식품 등이 함께 어우러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산업으로 접근하는 것도 강원랜드를 살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폐광지역 시장·군수들은 “관광진흥기금의 50%를 폐광지역에 배분하고 현행 25%인 폐광지역개발기금 납입 비율을 단계적,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혀 희망을 주고 있다. 또 폐광지역을 광역지역으로 묶어 개발하자는 ‘폐광지역경제개발센터(AEDC)’ 설립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태희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장은 “폐광지역 시·군과 도, 그리고 국회 차원에서 폐특법 연장에 대한 힘을 모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맥만 유지하던 석탄 광업소 폐광 수순이 빨라지며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미세먼지 여파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는 운영 탄광이 4곳이 있다. 삼척(도계)과 태백(장성), 전남(화순)에 석탄광업소가 있고, 민영탄광으로 삼척 경동광업소가 유일하다. 이 가운데 태백 장성광업소가 이달 말부터 퇴직 대체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다. 본사와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 모두 166명이 퇴사하지만 더이상 충원하지 않아 1079명인 관련 종사자가 913명으로 줄어든다. 지역에서는 사실상 폐광 절차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성광업소는 올해 무연탄 채탄 목표량을 지난해 43만t보다 15만 8000t을 하향 조정한 27만 2000t으로 설정하는 등 물량을 꾸준히 줄여 나가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폐광지역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같이 정부 주도로 광역 개발되고, 남북한 해빙무드에 따라 북한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기술과 인력 양성 아카데미로 활용하면 다시 한번 회생하는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삼척·영월·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월드 Zoom in] 日의 ‘대물림되는 금배지’…자민당, 개혁 추진했지만…

    [월드 Zoom in] 日의 ‘대물림되는 금배지’…자민당, 개혁 추진했지만…

    아들 위해 선거 코앞서 은퇴해 기득권 반발에 개선안 유야무야지난해 10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465명 중 26%(120명·마이니치신문 집계 기준)는 이른바 ‘세습의원’이었다. 세습의원은 부모나 조부모 등 3촌(친가·처가·시댁·외가) 이내 친족이 의원을 지낸 선거구에서 당선된 의원을 뜻한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손자 나카소네 야스다카, 고무라 마사히코 전 자민당 부총재의 장남 고무라 마사히로 등이 지난 선거에서 새로 국회에 입성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세습의원 비중은 전체의 34%에 이른다. 3명 중 1명꼴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물론이고 당권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부간사장도 아버지의 뒤를 이은 세습의원이다. 이들은 ‘지반’(아버지 등이 닦아 놓은 지역기반), ‘간반’(간판·지명도), ‘가반’(돈가방·자금력) 등 이른바 ‘3반’의 프리미엄을 갖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체 용납되기 힘든 ‘기울어진 운동장’의 정치 입문 환경이다. 자민당 정치제도개혁실행본부는 지난 15일 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 세습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확정하고 이달 중 아베 총리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개혁실행본부는 “의원 세습은 정당성의 증명과 유권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우리 당 전체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밝혔다. 개선안의 핵심은 ‘세습 후보가 중의원 소선구에 입후보할 때에는 비례대표에 중복 입후보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과 ‘현직 의원이 친족을 후계자로 내세울 경우에는 임기 만료까지 일정 기간 여유을 두고 사퇴 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내걸었던 개혁의 기치에 비해서는 턱없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의원직 사퇴 표명 시한의 경우 당초 원안에는 ‘의원직을 가족 등에게 세습할 경우에는 본인의 임기가 끝나기 최소 2년 전에 반드시 은퇴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아들 등에게 의원직을 물려주기 위해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사퇴를 밝히는 관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촉박한 사퇴를 통해 공천 후보자들을 다양하게 검토할 시간을 당에 주지 않음으로써 가족·친족 공천을 유리하게 이끄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습의원들이 “의원이 너무 일찍 은퇴 의사를 밝히면 재임 중 힘이 약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했고, 결국 개혁실행본부는 ‘은퇴 전 2년’이라는 시한을 삭제하고 ‘공모에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는 시기’로 애매하게 후퇴했다. 세습의원의 부작용을 완화하려고 추진한 개선안이 결국 세습의원들의 힘에 밀려버린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세습되지 않은 ‘자수성가’형 의원들일수록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세습의원들의 기득권 방어에 유용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직전인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각종 비리나 실언 등을 많이 저질렀다. 당시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세습이 아닌) 공모로 선택된 사람들이었다”고 전했다. 비세습의 한 중진의원은 “세습의원들은 별로 고생을 모른다”며 “정치 입문의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자신의 친족에게 의원 자리를 물려줄 계획을 갖고 있는 한 중견의원은 “선거구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부정확한 잣대로 의원 세습을 재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뻗치기는 계속된다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뻗치기는 계속된다

    지금부터 딱 10년 전 일본 후지TV에서 ‘체인지’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인기 배우 기무라 다쿠야가 연기한 초등학교 교사 아사쿠라가 중의원인 아버지의 사망으로 어쩔 수 없이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해서 당선되고 총리까지 되면서 겪는 일을 다룬 정치 드라마다. 드라마 중반 이후 아사쿠라 총리는 여당이 반대하는 소아과 의료대책을 위한 추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한다. 모두 풋내기 총리를 무시하지만 총리의 진정성을 본 한 중진 의원의 도움으로 여당의 분위기가 바뀐다. 또 총리는 야당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기자들의 눈을 피해 노래방에서 그를 만나기까지 한다. 야당 대표는 총리의 진정성을 느끼고 협조한다. 드라마처럼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에 감동해 반대도 찬성으로 돌아서 줄까. 2년 넘게 국회를 취재해 보니 ‘진정성’만으로는 안 되는 게 여야 협상이었다. 국회 출입 기자가 가장 많이 하는 건 기자들의 은어로 ‘뻗치기’다. 지난달 14일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나 1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합의 때도 끝날 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았던 여야 협상 결과를 취재하기 위한 뻗치기는 계속됐다. 협상이 결렬돼 잔뜩 굳은 표정으로 나오는 의원들은 “우리 당의 진정성을 몰라 준다”, “상대 당이 너무 고집을 부린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드루킹 사건 특검을 받아들인 지난달 18일 여야 합의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여야 합의로 돌아가는 게 국회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의 중의원 해산권으로 다시 민의를 반영할 수는 있지만 의원내각제로 개헌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어느 쪽이 좋든 싫든 관계없이 국민이 뽑아서 국회에 입성시킨 이상 협상이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 어느 당이 일방적으로 모든 걸 차지하는 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북·미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탓에 지방선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국회는 6·13 지방선거 이후를 바라본다. 여야 협상이 더 주목받는 시기가 온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의 결과로 원내 1당이 어디가 될지, 20대 국회 후반기의 국회의장은 누가 될지, 어느 당이 어떤 상임위원장을 차지할지 선거운동이 한창인 지금도 물밑에서는 수싸움이 뜨겁다. 전반기 때와 달리 교섭단체 수가 늘어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까다로워졌고,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야당의 공세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 하반기 원 구성은 물론 임시국회 개최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20년 가까이 의원 보좌진을 한 한 보좌관은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7월 말에나 원 구성이 합의됐다”고 말했다. 지난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을 돌이켜 보면 그의 말이 재연될 것 같다. 원 구성이 늦어질수록 민생과 관련된 법안 처리도 늦어질 것이다. 진정성보다는 당리당략으로 움직이는 현재 국회에서 선거 이후 수없이 뻗치기를 할 것이 예상되는 국회 출입 기자는 오늘도 기자실 한구석에서 땅이 꺼질 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 jin@seoul.co.kr
  • 라브로프 오늘 방북… 다음은 북·러 정상회담?

    라브로프 오늘 방북… 다음은 북·러 정상회담?

    홍콩언론 “새달 9일 북·중·러 회담” 日 “8월 北과 외무장관회담 추진”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설이 솔솔 새어 나오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1일 9년 만에 전격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 관련 북·러 간 입장을 조율하고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30일 언론 보도문에서 “31일 라브로프 장관의 공식 북한 방문이 이루어진다”면서 “양국 외무수장 간 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회담에서는 양자 관계 현안에 대한 논의와 한반도 주변 정세 및 다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라브로프 장관의 북한 방문은 2009년 4월 이후 9년 만으로, 그는 리 외무상은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협의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서 “우리는 남북한과 북·미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지지한다”면서 “현재 예고된 회담(북·미 회담)이 최후통첩을 위한 것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홍콩 동방일보는 다음달 9일 중국 칭다오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3자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운정보센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동방일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안보·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다음달 6~9일 칭다오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담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북·중·러 3국 정상회담과 함께 별도의 북·러 양자 회담도 전망된다. 러시아를 활용하려는 북한과 한반도 현안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5∼28일 베이징에서, 이달 7∼8일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러시아와는 아직까지 정상회담을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북·일 관계도 심상치 않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오는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회의를 계기로 리 외무상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전개가 있을 수 있다”며 북·일 외무장관 회담 추진 방침을 시사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서울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불사조 아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사조 아베/황성기 논설위원

    ‘아베 1강(强)’, ‘자민당 1강’, ‘더블 1강’. 요즘 일본 정치를 읽는 키워드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이 각각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 조사 결과를 21일자에 보도했는데, 놀랍게도 지난번 각각의 조사보다 지지율이 올랐다. 요미우리는 39%에서 42%로, 아사히는 31%에서 36%가 된 것이다. 최근 몇 개월간 아베 총리 지지율 하락의 핵심에 있는 사학 스캔들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커지는데도 이런 신기한 현상이 이웃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이른 봄만 해도 아베가 총리를 사임한다면 언제인가, 어떤 형식을 취할 것인가가 일본 정가의 화두였다. 유력한 설은 6월 20일 정기국회를 마친 직후 자민당 총재 선거(9월)에 아베 총리가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일본에서 아베 총리가 총재 자리를 자민당 유력자에게 물려주는 대신 의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주겠다는 확약을 받는 빅딜을 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있었다. 하지만 4월 말~5월 초의 대형 연휴를 고비로 급락하던 아베 비판 여론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주 서울을 찾은 일본의 야당 정치인은 필자에게 “자민당 내부에서 아베 총리를 끌어내릴 만한 유력한 도전자가 없고, 자민당 독주 체제를 견제할 야당 세력도 7개로 쪼개져 지리멸렬 상태여서 이대로 가다 간 자민당 총재 3선에 성공하고 정권을 지속해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탄식했다. 그야말로 아베 1강에 자민당 1강이 겹친 더블 1강의 시대에 그 누구도 아베 아성에 도전하기 어려운 형세다. 대한민국 같으면 벌써 100만명 촛불집회가 열리고 어수선했을 대형 의혹인데도 지난 4월 3만명이 모인 게 ‘아베 타도’ 집회의 최대 인원이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자민당 독주의 폐해가 1990년대 소선거구 제도 도입에 기원한다는 분석도 있다.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48%밖에 득표를 하지 않았는데도 의석 점유율은 74%에 이르는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게 자민당의 제1당 독주, 아베의 5년 5개월에 걸친 장기 집권, 정치의 관료 지배를 뜻하는 ‘총리 관저 주도’, 정치 실력자의 눈치를 살피는 ‘손타쿠(忖度) 정치’를 낳았다는 것이다. 나아가 과거 정치의 미덕이기도 했던 자민당 내부는 물론 여야의 ‘합의형 정치’에서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다수결 정치’가 폐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안 세력 부재 속에 아베 총리의 회생도 점쳐진다. 좋든 싫든 그의 자민당 총재 3선 성공과 2021년까지의 집권을 내다보는 대일 외교가 필요해졌다. marry04@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 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CVIG 보장돼야 CVID 실현···북미 정상회담 성공 확률 높다”

    황성기 위원이 만났습니다 - 비핵화, 일본공산당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 총장이 답하다 6월 12일 북한과 미국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고위급 회담의 돌연 연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측 불허’란 말이 항상 따라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짙은 구름이 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항로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요동치는 한반도 앞날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일본공산당의 오가타 야스오 부위원장이 방한했다. 서울신문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총장과 오가타 부위원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다음은 오가타 부위원장이 묻고 최 전 총장이 답하는 내용이다. 1922년 창당한 일본공산당은 중의원 12석으로 원내 6위, 참의원 14석으로 5위인 노포(老鋪) 진보정당이다.오가타 야스오 =16일의 남북 회담 연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완규 = 우여곡절, 설왕설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에는 지장 없을 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간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얘기하고 생화학무기, 인권까지 거론하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만났을 때 양보할 것 없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22일 미국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다시 주목된다. 오가타 = 북·미를 설득하고 중개하는 문 대통령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야말로 운전자론이 빛을 발했는데, 현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최 =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통령 역할이 매우 컸지만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에 앉았다는 건 지나친 표현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 강대국 생각이나 여러가지 이해관계를 볼 때 운전석에 주도적으로 앉는 것은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절실한 생각이 크게 작용한 건 사실이다. 특히 일촉즉발 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19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가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1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한반도 변화에 큰 인상을 받았다. 최 =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흐름은 어느 누구의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이라기보다 남북, 미국,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가능했다. 김 위원장도 핵무기로 북한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서 체제나 정권의 생존과 안정, 나아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을 남측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 큰 이견이 없었다. 오가타= 우리 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 체제 구축은 통합적,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 실행 방법은 단계적인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데. 최 = 북핵 문제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집착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생존보장’, 즉 보장(guarantee)이 들어간 CVIG에는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북한이 왜 핵을 개발했는가 자문했을 때 생존을 위해 개발했다고 생각한다면 CVIG가 보장이 돼야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바라는 CVID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CVIG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VID만 강조해 왔다. 북한 핵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 부분을 솔직하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CVIG도 이행을 해야 한다. 동시에 CVID와 CVIG를 하던가, 아니면 강자(미국)가 먼저 선제적인 양보를 통해 북한에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때 진정한 CVID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나라와 체제를 보장하는 것이 남의 나라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을 때 이 정도 되면 체제와 정권이 안전하겠다고 북한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가능한 것이다. 즉 남의 나라가 ‘네 목숨 보장해준다’고 약속한들 그걸 믿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북한 자신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최 =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 그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여기서 과거처럼 회담 결과를 쉽게 뒤집는 행태를 보이면 그로 인한 위기는 되돌이킬 수 없다. 북한 체제의 안위에 직결되고 자살 행위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기대를 완전히 접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북한 비핵화는 확실하다. 포괄적으로 일시에 해결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협상에서 실패하면 정치생명이 위험해진다. 성공이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 이해관계와 직결돼 있다. 북·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큰 틀에서 비핵화 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6·12 정상회담에서는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창올림픽 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열시간 넘게 만났다. 그 때 남북이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 만났을 때 별 이견없이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런 수순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오가타 =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갈 가능성은 있는가. 최 =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판문점에서 문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함께 종전을 선언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러면 트럼프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 시 주석이 동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가타 = CVID 후 CVIG가 가능하다는 게 미국 생각이다. 미국과 리비아의 2006년 수교까지 2년 반 걸렸다. 리비아 방식이라 해도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해야 하는 것 같다. 최 = 북·미 간에는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강자인 미국이 약자인 북한에게 “먼저 핵이라는 옷을 완전히 벗어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종래의 일관된 북·미 핵협상의 방침이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을 미국에 보내라고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 협상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동시에 하는 게 맞다. 오히려 미국이 선제적으로 양보한다면 북한이 훨씬 더 큰 수준에서 양보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북한에 아량을 보여 주면 북한도 더 큰 틀에서 미국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미국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오가타 = 왜 이 시점에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나오는 것인가. 최 =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더 이상 경험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방법으로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이루기로 작정하고 나온 것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나올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됐을 때 미국은 기분 나쁜 정도에 그치지만, 북한은 생존에 관련돼 있다. 절박한 쪽은 북한이다. 오가타 = 김 위원장 언행을 보면 나를 보통 지도자로 봐 달라, 북한을 보통 국가로 봐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과제라면. 최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 핵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 절차, 과정의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북한 인력의 우수성, 풍부한 자원이란 점에서 투자할 만한 국가이기에 단시간에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 사상, 이념, 핵무기 대신 경제적 성과로 인민들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안정적 체제와 정권을 보장을 이뤄내는 인식의 전환 가능성이 높다. 오가타 = 중국, 베트남에서도 ‘화평연변’(和平演変·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에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최 =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혁명의 역설’이란 명제에서 독재자가 마음을 바꿔서 억압하고 궁핍하게 만든 지역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자유를 주면 그 지역부터 반동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독재자에 정치적 스킬이 없으면 본인이 망하기 때문에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독제 체제의 전환은 상당히 위험하다. 북한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기 힘든 것은 알고 있다. 개방 이후 북한의 미래는 북한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다. 북한도 결국 국제적조건이 갖춰지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반열에 올라가면 단계적인 체제전환의 경로에 진입할 것이다. 오가타 = 판문점 선언을 보면 ‘민족의 자주’가 언급돼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는데 중국의 역할과 관여는 어떻게 보는가. 최 = 한반도 문제로 남북이 만나면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자주와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 7·4 남북 공동성명 1항도 그렇고 6·15 선언 1항에도 ‘자주’가 들어있다. 남북관계 본질적 특성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지정학을 감안하면 중국이나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 뉴욕타임즈에는 ‘한국이 통일되면 아시아는 분단되나’라는 칼럼이 실렸다. 통일된 한반도는 두만강이 아닌 대한해협을 기준으로 분단된다는 뜻인데 미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미국의 관심사는 군사적 지위와 영향력이다. 따라서 이 두나라를 무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 한반도 통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 세력들의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가는 남북, 통일 한국의 국민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오가타 = 일본공산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평화 협력을 이룬다는 구상과 함께 미·중·러가 ‘소극적 안전보장’을 남북, 일본, 몽골에 대해 서약하는 동북아 비핵지대 구상도 갖고 있는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최 = 목표 자체는 타당하고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통해 평화보장을 이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북 문제가 해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본, 중국 관계도 공동체라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다. 특히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한 강력한 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국이 일본에 양보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협력안보체제를 하자고 할지는 미묘하다. 방향은 옳지만 현실조건과 환경으로 보았을 때 매우 어렵다. 미·중 간에도 동반자보다 경쟁의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미국이 견제하는 예방전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완규 교수는 신한대 석좌교수. 북한대학원대 4대 총장(2012~2015년)을 지낸 북한학의 원로.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포함됐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2004년부터 2년간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다. ●오가타 야스오는 일본공산당의 부대표 격인 부위원장.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닌 국제통으로 당 국제위원회 책임자. 19살 때인 1966년 일본공산당에 입당해 기관지인 ‘아카하타’의 파리 지국장을 거쳐 당 국제국장을 역임했다. 참의원 의원에 두 번 당선됐으며 2006년 당 부위원장 직에 올랐다. ‘일본공산당의 야당 외교’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으며, 서울을 10회 이상 방문했다. marry04@seoul.co.kr
  • “적어도 셋은” “아이 안 낳으면 나라에 부담” 자민당 의원 망언

    “적어도 셋은” “아이 안 낳으면 나라에 부담” 자민당 의원 망언

    “아이를 적어도 셋은 낳아야 한다.”, “아이를 더 낳지 않으면 나라에 부담이 된다.”, “젊은 여성들을 셋 이상 낳게 만들어야만 한 아이도 낳지 않겠다는 커플 때문에 생기는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길거리에서 어르신들이 술 마시다 내뱉은 얘기가 아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가토 간지(72) 중의원 의원이 지난 10일 파벌 모임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1일 보도해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성차별이란 비난이 쏟아지자 당황한 가토 의원은 자신이 주례 설 때 신랑신부에게 하는 덕담을 옮겼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영국 BBC마저 일본 신문들을 인용해 12일 전했다. 지난해 일본 신생아 수는 94만 1000명으로 여성 한 명당 1.42명의 아이를 출산해 1899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숫자와 출산율이었다. 지난달 현재 15세 이하 인구는 155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명이 줄었다. 일본 정부는 아이를 출산한 뒤에도 엄마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한 여성 자치 정치인은 직장과 육아의 균형을 취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겠다며 자녀를 의회 회의에 데려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 대한 일본 사회의 우려를 전한 것이라지만 발언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더 많은 가족을 꾸린다고 해서 금전이나 다른 인센티브도 별다른 것이 없어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데 이를 무시하고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여기는 듯한 태도에 눈총이 쏟아진다. 여섯 아이의 아빠인 가토 간사장은 결혼하지 않겠다는 여성을 만나면 다른 가족의 자녀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여성 의원들은 성차별 발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여성 의원은 “명백한 성희롱이었다”고 분개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가토 간사장은 처음에는 철회할 의도가 없다며 “우리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가 출산율이란 사실을 부각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나중에 성명을 내 “내 발언이 잘못된 인상을 전달했다면 사과드린다. 여성을 차별할 의도는 없었지만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자민당의 나이 지긋한 남성 의원들이 일본 여성이라면 아이를 더 가져야 하는 공적 의무를 지닌다고 말한 것은 간토 간사장이 처음은 아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북·일 대화의 전제조건/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북·일 대화의 전제조건/김태균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양복 상의 왼쪽에는 항상 파란색 리본이 달려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 등 다른 나라 정상들을 만날 때에도 리본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블루리본’이란 이름의 이 표지는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의 석방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납치 피해자와 가족들이 북한 땅까지 국경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과 바다를 보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는 뜻에서 그 색깔로 했다고 한다. 블루리본을 다는 사람이 아베 총리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 납치 문제는 자신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인 아베가 오늘날 총리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1954년생인 아베 총리는 1979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고베제강에 다니다가 1982년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외무상에 취임할 때 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디뎠다. 10여년 뒤인 1993년 불혹을 앞두고 처음 중의원이 된 그는 이후 정계에서 빠르게 성장해 2000년 모리 내각에서 처음으로 관방 부장관으로 입각했다. 그가 국민적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이었다. 관방 부장관으로 유임돼 총리와 동행했던 그는 납치 사실에 대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과에 더해 피해자 5명을 데리고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원래 김정일 위원장과의 약속은 잠깐 가족상봉만 하고 피해자들을 다시 북한에 돌려보내는 것이었지만, 일본에 돌아온 아베는 태도를 싹 바꿨다. 북에 다시 보내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북한과의 수교를 기대하고 하고 있던 외무성은 펄쩍 뛰며 반대했지만, 아베는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전폭적인 여론의 지원 속에 피해자 5명의 영구 귀국을 관철시켰다. 이로 인해 북·일 관계는 다시 얼어붙었지만, 아베는 자국민을 지켜 낸 영웅이 됐다. 그 일은 정치인 아베의 출세 가도에 날개를 달아 주었고, 2005년 10월 관방장관을 거쳐 그 이듬해인 2006년 9월 만 52세에 제90대 총리(1차 내각)에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 18~19일 미·일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를 반드시 북·미 회담의 의제로 다뤄 줄 것을 요청하고, 24일 문 대통령에게도 같은 부탁을 하면서 아베 총리 본인은 과거의 성공에 대한 향수와 기대감을 강하게 느꼈음직도 하다. 북한과의 관계 회복은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재임 중 반드시 이뤄 내고 싶어 하는 목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다. 북한과의 수교를 통해 자국 안보에 중대한 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일본의 전후 과제를 청산한 인물로 역사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납치 문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가장 넘기 어려운 산이기도 하다. 한·일 외교관들은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일본의 ‘납치 피해자 문제’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어지간한 성과와 합의로는 국민들을 납득시키고 동의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라야 위안부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볼지 한·일 간에 평행선이 이어지는 것처럼 일본인 납치 문제도 북한이 얼마만큼의 성의를 보여야 해결로 간주할지에 대한 기준도 없고 북·일 간 이견도 크다. 앞으로 북한과 일본의 대화도 진전될 수밖에 없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납치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일본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수준에 얼마나 근접할지가 북·일 관계의 전체 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windsea@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투’ 2차 피해 조장하는 뿌리 깊은 日남성주의 문화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투’ 2차 피해 조장하는 뿌리 깊은 日남성주의 문화

    아소 부총리 “피해자 신고해야 조사” 사임 발표할때도 끝까지 차관 두둔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24일자 1면을 통해 ‘본지 여성기자의 경험…취재에서의 성희롱,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그동안 자사 여성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경찰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치인 비서관 등으로부터 당했던 성희롱 피해 사례를 모아 전하며, 앞으로 본격적인 사내 피해실태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좀체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후쿠다 준이치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을 계기로 어렵사리 싹을 틔웠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야당 여성 의원들이 ‘미투’ 집회를 열고 재무성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23일에는 연구자, 변호사, 기자, 야당 의원 등 120여명이 중의원 회관에서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하겠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 일본 언론들의 ‘미투’ 관련 보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새싹을 서둘러 잘라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이에 저항하는 보수 인사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를 오히려 비난하고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현 상황을 희화화하는 등의 행동과 발언들이다. 철저히 피해자 중심인 다른 나라의 ‘미투’ 운동과 판이한 양상이다. 일본 사회에 남성 중심 문화가 얼마나 뿌리 깊이 박혀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고의 관청’으로 꼽히는 재무성에서 ‘직업관료의 정점’에 있었던 후쿠다 차관이 여성 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안아 봐도 되느냐”와 같은 말을 버젓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사회적 토양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후쿠다 차관 파문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2일 주간지 슈칸신초의 폭로기사가 나온 이후 후쿠다 차관에 대한 야권 등의 징계 요구가 빗발치자 직속상관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구두 경고만 하는 선에서 상황을 끝내려고 했다. 특히 아소 부총리는 “피해자 본인이 직접 나서 신고해야 조사를 할 수 있다”며 ‘2차 피해’를 공개적으로 조장했다. 며칠 뒤 후쿠다 차관의 사임 사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아소 부총리는 “(후쿠다 차관이) 속임수에 넘어가 문제 제기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며 끝까지 가해자를 두둔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 정치인 등의 경거망동이 이어지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은 지난 23일 한 강연에서 후쿠다 차관의 성희롱 발언을 녹음한 TV아사히 여기자를 겨냥해 “숨긴 녹음기로 얻은 것을 TV 방송국의 사람이 주간지에 파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가오 다카시 중의원 의원도 지난 20일 야당 여성 의원들이 검은 옷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이분들은 적어도 내게는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을 절대 성희롱하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다”라고 외모를 빈정거리며 희화화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전 도쿄도지사도 트위터에서 “기자로서 자부심은 없는 것인가”라며 오히려 여기자를 탓했다. 극우 소설가로 유명한 햐쿠타 나오키는 “일종의 허니트랩(미인계)”이라는 망언을 했다. 어렵게 시작된 일본의 ‘미투’ 운동이 보수 인사들의 반발과 저항 속에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아베號 향방/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베號 향방/황성기 논설위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니혼케이자이신문이 어제 보도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2%였다. 이달 들어 아사히신문 31%, 마이니치신문 33%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지지율 자체는 높다. 하지만 닛케이의 2월 말 조사 때의 56%보다 무려 한 달 사이 추락 폭이 14% 포인트나 돼 아베 진영에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속도로 지지율이 떨어져 20%대로 진입하면 집권 여당 내부에서 ‘총리 끌어내리기’ 작업이 가시화할 수 있다. 5%대라는 사상 최악의 지지율에도 마지막까지 권좌를 지킨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같은 드문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5년 넘게 집권한 아베 총리에게 그런 여유가 주어질 상황은 아니다.추락 원인은 모리토모학원이란 학교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한 스캔들이다. 일본판 ‘최순실 사건’이다. 1년여 전 아베 총리 부부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큰 타격을 줬지만 지난해 중의원 해산 후 ‘국난(國難) 돌파’라는 슬로건으로 10월 총선거를 치러 압승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안심도 잠시, 3월 초 아사히신문이 모리토모 사건과 관련한 재무성의 서류 조작을 폭로함으로써 국민의 ‘아베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아베 총리가 위기를 돌파할 몇 가지 방법이 회자된다. 첫째, 총리를 비롯한 내각 총사퇴와 국회 해산이다. 하지만 총선거를 치른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가능성이 희박하다. 둘째,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 아베 총리가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다. 일본 정가에는 비둘기파 기시다 후미오(60) 의원과의 ‘거래설’이 돈다. 아베 총리 자신을 지켜 주고 부인 아키에를 국회 청문회에 부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몇 개 파벌이 연합해 기시다 총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럴듯한 시나리오이고 물밑 대화도 있다지만, 아베 총리와 손을 잡는 게 기시다가 파벌 회장으로 있는 기시다파(일명 고치카이)의 정체성과 맞지 않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셋째, 북·일 정상회담으로 난국을 돌파하는 카드다. 일본 정부와 국민의 대북 불신이 강하다는 내부 사정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곧 퇴장할지 모르는 일본 총리를 평양으로 부르기 어렵다는 외부 사정이 겹쳐 카드로 거론되는 수준이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출구를 찾으면 다음 수순은 북·일, 북·중 정상회담이다. 김정은 대화 상대로 중국이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해져 있지만 혼란스런 일본은 예측이 어렵다. 동북아 스트롱맨 대결에서 ‘지는 해’ 아베 총리가 스파링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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