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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英·日 중앙은행 제 갈길 간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공조체제를 유지해 왔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결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가 상당히 개선돼 국제적인 정책공조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각국이 처한 경제 상황에 차이가 있다 보니 공조틀이 느슨해지는 것이다. 세계금융시장의 눈은 오는 7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 일본중앙은행 등 3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 쏠려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 3개 중앙은행은 지금까지의 공조체제에서 벗어나 각각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이목이 쏠려 있는 회의는 ECB 회의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2009년 5월 이후 1%로 유지해 온 조달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이후 서방 주요국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 ECB 측은 금리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물가 상승을 든다. 유로권 인플레이션은 지난 4개월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2.6%를 유지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금리를 0.5%포인트에서 동결할 것이 확실시된다. 물가상승률이 4.4%로 목표치인 2%를 웃돌아 돈줄을 죌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이보다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사실상 제로인 현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진 여파로 당분간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융권에 돈을 풀 것으로 전망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日, 피해지역 국유화 후 재건한다

    일본 정부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도호쿠(동북부) 지방을 단순 복구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도시와 농촌 등으로 재건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와 민주당은 1일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복구 대책으로 피해지역의 토지를 국가가 사들인 뒤 재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재건 지역은 이번 대지진으로 피해가 컸던 미야기현, 센다이시, 후쿠시마현, 이와테현 등이다. 피해도시를 일부 복구하는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을 전체를 다른 곳으로 옮겨 새로운 지역사회를 재창조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쓰나미로 수몰된 토지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거주할 수 없게 된 지역의 토지를 국가가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지역의 토지 소유권 내용이나 범위, 매매에 특별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된다. 정부 관계자는 “부흥은 단순한 원형복구가 아니라 새로운 지역사회의 재생”이라면서 “일본의 재창조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지역의 ‘연대감’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방재부흥부’를 신설해 피해복구를 총괄 지휘할 각료급의 방재부흥상을 두기로 했다. 방재부흥상 밑에 부대신(차관), 정무관(차관급), 사무차관을 두고 방재부흥부에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간인들 중에서도 전문지식이나 위기관리 경험이 있는 인재를 등용한다. 간 나오토 내각은 이를 토대로 5월 초까지 복구부흥대책기본법안을 확정한 뒤 개회돼 있는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기본법 시행으로부터 5년간을 사람과 상품, 돈을 투입하는 ‘집중 복구부흥기간’으로 정했다. 일본 정부는 복구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재해 국채를 발행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모두 사들이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국채를 시장에 매각하면 국채 가격 하락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정부는 대지진 피해 복구비가 16조~25조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증세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재원확보방안도 마련했다. 용처를 부흥 재원으로 한정한 ‘특별소비세’나 ‘법인특별세’, 피해지역 이외의 사람들에게 소득세의 일정비율을 덧붙이는 ‘사회연대세’ 신설을 검토키로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취임 1돌 김중수 한은총재의 리더십과 말말말…

    취임 1돌 김중수 한은총재의 리더십과 말말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월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김 총재는 ‘이슈 메이커’였다. 시장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고, 정부 눈치 보기가 심하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한때는 잇따른 기준금리 동결로 ‘동결 중수’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청와대 참모(경제수석) 출신이라는 ‘원죄’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취임 이후 2%이던 기준금리를 3%로 올렸으며, ‘철밥통’ 한은 조직에 수술을 가했다. 그는 지난 2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은 외로움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근무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면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이해 상충의 결과가 나타나는 만큼 옳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총재의 리더십은 솔선수범형에 가깝다. ‘나를 따르라’가 아닌 ‘나만큼 하라’는 방식이다. 한국은행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을 꼽으라면 그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하루 4~5시간 잠자며 일한다. 한달에 8~10일은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부지런한 데다 아는 지식도 많다. 아랫사람이 모시기 힘든 상사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갈고닦은 조사 능력과 탄탄한 경제 이론 등으로 중무장한 그에게 한은의 베테랑 실국장들도 잔소리를 듣기 일쑤다. 그는 “일을 안 하는 직원들을 보면 이해가 참 안 된다.”면서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술 먹고 죽은 사람은 봤어도, 일하다가 죽은 사람은 못 봤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 “새해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 중앙은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사람들은 중앙은행 직원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곧잘 불어넣기도 한다. 팀장급 직원들과 수시로 이메일 지시와 보고를 통해 국실장급 간부들에게 자극을 주거나 팀장급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 준다. 지금은 직원들과 이메일 소통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한때는 한은 내에서 총재에게 이메일을 받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할 정도였다. 한은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총재와 한은 직원 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갈등과 오해가 적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총재와 직원 간 시각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김중수식 화법’도 관심을 모은다. 시장에서는 한은 총재와 소통이 안 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그의 화법을 꼽는다. 그의 화법 중 가장 큰 특징은 나열식이다. 이야기를 강약 없이 나열하다 보니 말에 힘이 없다. 단점과 장점 등을 두루두루 밝히는 만큼 총재의 방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9월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를 풍겼다가 동결로 돌아선 이후 더욱 그렇다. 책잡힐 만한 말을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그러니 시장에서는 김 총재의 말을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는 꽤 다르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분기별로 한번씩 브리핑을 겸한 공식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버냉키는 정책 방향에 힌트를 주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하는 스타일이다. 김 총재는 “잘 아시다시피”라는 표현을 자주 하면서 동의를 구하는 유형의 화법을 구사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민주당은 룰라 연설문 ‘열공’중

    정치권에 브라질 전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룰라) 열풍이 불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김부겸·김재윤 의원은 29일 룰라 전 대통령의 연설문 번역집을 출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치 철학을 배우자는 취지다. 소통과 통합, 성공한 진보정권, 양극화 해소. 이들이 룰라 전 대통령을 주목하는 까닭이다. 정치적 격변기를 앞둔 민주당의 과제로도 받아들여진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임기 8년 동안 브라질 인구 25%에 생활보조금을 지급했다. 빈민 2000만명이 중산층으로 도약했고 기업은 활기를 띠었다. 그 결과 브라질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는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보편적 복지정책을 통해 사회 양극화 해소를 꾀하는 민주당의 기대와 연결된다. 브라질은 30여개의 정당이 난립된 국가다. 어떤 리더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 인사들을 요직에 중용했다. 야당 하원의원 엔히크 메이렐리스를 8년 임기 내내 중앙은행장으로 뒀다. 룰라식 화합·포용 정치는 상·하원 의석 20%밖에 안 되는 소수당을 이끌고도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그는 “통합은 공통된 가치와 염원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제1 야당이지만 야권 통합도 이뤄내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 주소와 대비된다. 한·브라질 의원협회 회장인 원혜영 의원은 “정파 간 타협과 전임 정권에 대한 예우는 현 정권에도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선반 노동자,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진보·민중적 정치인이 8년만에 국가 부채를 해결하고 경제대국을 만들었다. 진보정권의 실력을 보여줬다. 민주정부 10년을 계승·평가하려는 민주당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번역집은 취임사와 국제 회의석상 발언, 퇴임사 등으로 구성됐다. 여권에서도 올해 초 ‘룰라 벤치마킹’ 바람이 불었다. 한나라당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권 재창출 과정을 검토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도 서울대 이성형 교수를 초청해 ‘브라질의 유산과 과제’라는 세미나를 열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지금이라도 룰라 전 대통령의 화합과 포용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물가 3년간 1%P 낮추려면 성장 3%P 희생”

    우리 정부가 향후 3년 동안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낮추려면 같은 기간 성장률을 3%포인트 떨어뜨려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물가 낮추려면 성장 얼마나 희생해야 하나’ 보고서에서 1982~201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3년에 걸쳐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을 펼친다면 물가를 1%포인트 떨어뜨리기 위해 분기당 0.25%포인트의 성장률을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3년간 3%포인트의 성장률 희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세계 경제를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하락시키기 위해서는 3년간 성장률을 2%포인트, 분기당 0.16%포인트 정도씩 떨어뜨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율의 물가상승률 영향력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같은 분기의 물가상승률은 0.37%포인트 정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폐쇄 경제보다는 개방 경제에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 때보다는 낮을 때 물가 조절을 위한 성장률 부담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리아 ‘순교의 날’ 수만명 집결… 예멘도 민주화 중대 고비

    부자 세습으로 40년째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시리아와 33년째 한명이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는 예멘의 민주화 시위 사태가 중대기로에 섰다. 시리아 시위 지도자들이 ‘순교의 날’로 정한 25일(현지시간) 시리아 전역에서 수만명의 국민들이 결집, 정부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시위 거점인 남부 도시 다라에서만 최대 100명(인권단체 집계)이 숨진 탓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날 남부 도시 다라에 5만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이곳으로 향하던 시위 참석자 17명이 다라 인근 사나멘에서 보안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시위는 수도까지 옮겨붙었다. 수도 마다스쿠스 도심 광장에서도 남부 도시 다라의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인 수송대가 일부 지역을 통제했으며,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봉으로 시민들을 구타하고 5명을 체포해 갔다. 이날 금요예배 시위에 앞서 미 백악관도 “알아사드 정권의 무자비한 시위진압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위대 편에 섰다. 시리아 정부는 유화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성난 민심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정부는 2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검토하고 공무원 임금을 20~30% 인상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진압에 따른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전 대통령은 1982년 하마에서 무슬림형제단이 반정부 움직임을 보이자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모두 2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하마 사건 때와 달리 무력진압할 경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식이 확산돼 더 큰 저항을 부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강경진압 카드를 빼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멘에서도 민주화 시위대가 25일을 ‘자유 행진의 날’로 명명하면서 지난 금요일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음에도 불구, 더 많은 시위대가 수도 사나 사나대학교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고 AP가 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이날도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는 조건부 퇴진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시민들은 즉각 퇴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위대를 지지하는 일부 군부대는 시위 장소인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시위대 보호에 나섰다. 반면 살레 대통령은 이날을 ‘자제의 날’로 명명하고 관제 시위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 친위대도 대통령궁과 중앙은행 등 주요 지점에 탱크를 배치했다. 살레 대통령은 전날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예멘의 치안과 안정을 지켜낼 결의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지난주 금요일 시위에서 경찰과 친정부 시위대가 민주화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52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시위대와 정부의 충돌 속에 군부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日 경제저널리스트 나미카와 오사무 인터뷰

    日 경제저널리스트 나미카와 오사무 인터뷰

    일본의 경제저널리스트인 나미카와 오사무 대기자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새로운 일본 건설의 기회로 지목했다. 그는 “(이번 대재앙이) 새로운 국가를 만들 기회가 됐다.”면서 “이를 놓치거나 허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재정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 자금을 많이 끌어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재해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 경제의 침체를 반전시킬 기회가 될까. -이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된다. 일본이란 나라를 다시 만드는 기회를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좀 더 희생자가 나올 것 같고 재해민이 고생하고 있지만 이 기회를 잘 살려서 확고한 ‘국가 만들기’를 해야 한다. 부흥 비전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성장기에 보이지 않던 일본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잘 드러난 귀중한 20년이었다. 이번 기회를 못 살리면 일본은 지구촌에서 제대로 된 나라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다. 일본의 다음 세대에도 당당하게 바통을 넘길 수 없다. 일본은 중요한 고비에 서 있다. →정부의 부흥 계획은. -지난 17일부터 부흥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재정적자가 많은 나라다. 부흥을 위해 재정지출을 할 수밖에 없지만 민간 자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핵심 열쇠다. →민간 자금을 어떻게 끌어들이나. -일본 은행들은 빌려줄 데가 없어 돈을 쌓아 놓고 있다. 요컨대 돈은 있다. 일본 중앙은행도 대폭적인 금융완화를 하고 있다. 국가의 재정지출로 모두 하려면 재정 악화만 심화된다. 그럴 경우 국제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국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재정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책이 아니다. 나랏빚이 900조엔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 500조엔의 2배에 가깝다. 결코 재정을 함부로 쓸 상황이 아니다. 경제학은 나랏빚이 GDP의 200%가 되면 변제가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채를 전혀 발행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 무제한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도 없고, 야당인 자민당이 국채에 의존하는 부흥 법안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부흥 자금의 기본을 민간 조달로 하고 나머지를 국채로 메워야 한다. →민간에 돈이 많은가. -메가뱅크라면 100조엔 정도 갖고 있다. 재해가 난 이와테 등 각 지역에 지방은행이 있는데 규모가 있기 때문에 돈을 끌어들이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부흥 기간인데 3년이 넘어가면 민간이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출이 쉽도록 특례를 만들어야 한다. 어쨌건 해외에서 돈을 끌어들이지 않고 부흥할 수 있다. →이번 대재해가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전력 부족이 관건이다.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업의 생산 활동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여름까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한다. 도요타 자동차 같은 대기업은 하청, 재하청 기업의 부품 조달이 문제다. 대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는 생산 합리화를 하면서 부품 조달을 옛날에 복수로 했다가 지금은 1개 사로 줄였다. 그 1개 사가 안 돌아가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받는다. 기업들은 재해 발생 시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를 갖고 있지만 이번 재해에는 그게 무의미해졌다. →1차산업 붕괴 우려도 있던데. -현장을 가 보니 어업과 농업이 심각한 피해를 봤더라. 문제는 어업과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고령자들이어서 이번 재해를 계기로 “이제 그만두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어업, 농업의 후계자가 사라진다. 그건 일본의 식량 안보와도 직결될 우려가 있다. →오늘 일본 정부 발표로는 피해액이 16조~25조엔에 이른다. 부흥에 드는 자금은 얼마 정도로 추산되나. -정확히 나온 게 없지만 피해액 이상 들 것이라는 추산은 있다. 글 사진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재해의 경제학’ 재해복구 과정서 日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재해의 경제학’ 재해복구 과정서 日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는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지만 멀리 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장기간 침체의 굴레를 벗지 못했던 일본 경제가 재해 복구 과정을 통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연재해가 오히려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재해경제학(economics of disasters)의 관점에서 본 해석이다. ●선진국엔 긍정… 개도국엔 치명적 재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선진국의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개발도상국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란 노이 하와이대 경제학과 교수가 2009년 개발경제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재해의 거시경제학적 효과’에 따르면 지진, 해일과 같은 대형 재해는 OECD 국가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1.3%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큰 재해를 겪은 개발도상국은 GDP가 9.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2003년 일어난 428개의 재해 중 피해규모가 평균 이상인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실제로 최근에 일어난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면 비슷한 결론이 나온다. 루비니 국제경제연구소와 재해역학연구센터(CRED)에 따르면,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의 피해액은 1000억 달러(약 113조원)였지만 GDP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08년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발생한 쓰촨성 지진의 피해액은 830억 달러로 집계됐으나 연간 GDP를 0.05% 감소시키는 데 그쳤다. 반면 경제 후진국인 아이티는 지난해 발생한 지진으로 139억 달러의 피해를 입고 GDP도 15%나 추락했다. 선진국 정부는 재해의 빠른 복구를 위해 국채발행, 금융완화 정책 등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유효수요가 GDP를 증가시킨다는 것이 재해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일본 정부도 복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10조엔 규모의 ‘부흥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철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규모는 고베 대지진 당시 10조엔을 넘는 14조엔 이상으로 추정된다.”면서 “국채발행의 정책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일본 중앙은행이 국채를 모두 인수해 통화공급을 늘리고 유효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日 10조엔 ‘부흥국채’ 발행 검토 그러나 재해경제학이 복잡한 경제체계를 단순 도식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재해 복구에 투입된 자금과 노동력은 다른 생산 목적에 사용할 자원을 재배치한 것이므로 경제성장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도널드 부드로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자원의 파괴를 통해 한 나라가 부유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그런 논리라면 이스라엘의 공습에 시달려온 레바논 베이루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가 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예멘 군부도 “대통령 퇴진”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 이후 예멘의 시위 사태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가 군부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아랍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21일 “예멘 육군 제1기갑사단장인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이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아흐마르는 “현 정권의 대화 부족과 억압이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우리는 젊은이들의 혁명을 지지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흐마르는 1994년 내전에서 남예멘의 공격을 제압하고 살레 정권을 연장하는 데 공을 세운 군인으로, 앞으로 시위 사태의 향배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특히 준장 계급의 장성 2명이 아흐마르와 함께 시위대 지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하드라마우트 주에서도 장교 60명과 경찰 50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군 내부에서 시위 동조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살레 대통령이 속한 부족인 하셰드 부족조차도 살레의 퇴진을 촉구했고 이슬람 종교지도자들도 상부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군과 경찰에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이 미국의 알카에다 억제를 위한 대(對)테러 작전에 적극 협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켜 온 점을 감안할 때 정권의 붕괴에 대한 서방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아흐마르의 발표 직후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 중앙은행, 국방부 등 주요 시설에는 탱크들이 배치됐다. 다만 정부군의 명령에 의한 것인지, 시위대에 합류한 군이 동원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슈퍼엔고 막자” G7 공동개입… 글로벌 증시 반등

    주요 7개국(G7)은 18일 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슈퍼 엔고’를 막기 위해 일본과 함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다고 밝혔다. G7은 긴급 화상회동을 끝내고 내놓은 성명서에서 “과도한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친다.”면서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며, 적절히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을 방치할 경우 일본발(發) ‘경제 쓰나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G7의 외환시장 개입 선언은 ‘핵 공포’에 짓눌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왔다. 전날 미국 뉴욕 전자거래시스템에서 장중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76.25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도쿄 외환시장 기준으로 81.75엔까지 급등했다. 일본 엔화의 가치는 이날 미국 달러화 외에 다른 16개 주요국 통화 대비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약세 여파로 전날보다 8.7원 내린 1126.6원에 마감됐다. 글로벌 증시는 반등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244.08포인트(2.72%) 오른 9206.75로 마감했다. ‘방사능 공포’로 급락한 지 사흘 만에 9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22.10포인트(1.13%) 오른 1981.13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3% 상승)와 타이완 가권지수(1.35% 상승) 등 아시아의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① 16년 만의 개입 의미 주요 7개국(G7)이 18일 외환시장 공동개입 의지를 천명한 것은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16년 만이다. 1985년 당시 G5(미국, 서독, 일본, 영국, 프랑스)가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외환시장에 개입해 미 달러화의 약세, 이에 따른 독일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의 강세를 용인하기로 한 ‘플라자 합의’와는 달리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역플라자 합의’라고 불린다. 16년만의 ‘역플라자합의’는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왔다. 첫 ‘역플라자합의’는 고베 대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서였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관측이 있긴 했지만 빠르게 가시화됐다.”고 평가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 엔화 강세까지 겹쳐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로 접어든 세계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수도 있다. 일본보다 금리가 높은 세계 각국에 투자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가 커져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5년 말 일본의 대외투자 잔액은 270조엔(약 3722조원)에서 2009년 말 555조엔(약 7651조원)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환율 안정에 대한 국제공조가 이뤄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전망이다. ② 엔-달러 환율 어디까지 G7이 개입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급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개입 공조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80엔이 붕괴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당분간 80엔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개입을 단행한 18일 엔화는 81엔선에서 움직였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7이 개입한 만큼 단기적으로 80엔 전후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재건비용 등으로 일본 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엔화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80엔대에서 움직이며 개입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 연구위원도 “단기적으로 80엔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달 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 이익송금 영향이 끝나면 4월초 엔화가 약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진 복구를 위해 BOJ가 20조엔 넘게 방출한 긴급자금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데도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 G7합의는 급격한 엔화 강세를 막는 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의 엔·달러 환율인 80엔대 중반을 넘어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③ 원-달러 환율 전망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안정되면 나라별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 물가의 상승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상승보다 환율 하락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시장개입 이슈보다 우리 정부의 개입 여부나 강도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가치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원화의 대외 변수 취약성을 고려하면 환율 하락 기조가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환율 하락세가 맞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한 대형 변수들이 생긴 만큼 예상보다 ‘원고(高) 현상’(환율 하락)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원화 가치는 그동안 대외 변수가 생길 때마다 떨어졌다.”면서 “이는 경제 펀더멘털과 환율이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외변수가 잠잠해질 때까지 환율 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④ 국내 엔화 이탈 가능성 국내의 일본계 투자자금은 아직 눈에 띌 만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3일간 우리나라의 일본계 주식·채권 투자자금 중 1000만 달러가 각각 순매수 또는 순매도 됐다. 이는 지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에서 1000만 달러가량의 순매매는 미미한 수준으로 일본계 자금의 회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규모가 작은 채권투자도 거의 거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외국계 증권 투자자금 중 일본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2%대로 작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호주나 브라질 등 일본계 투자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 주는 간접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본 투자자금 회수비율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대량의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속보] 日, 오전 9시부터 엔고저지 시장개입

    일본이 엔화가치 급등(엔·달러 환율 급락)을 완화하기 위해 18일 오전 9시부터 시장개입에 나섰다. 앞서 주요 7개국(G7)은 엔고 저지를 위한 일본의 시장개입에 협조하기로 했다. 일본, 미국, 유럽 등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18일 오전 임시 전화회의를 열고 일본 재무성의 엔고 저지에 협조하기로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원전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일본 경제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방정식도 복잡해졌다. 엔화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반갑지만,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물가 불안이 만만치 않다.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금융시장] 주가·환율 ‘출렁출렁’ 코스피 ‘롤러코스터’… 환율 변동성 확대 불가피 17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본발(發) ‘핵 공포’에 짓눌렸다가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각국 증시는 급락과 반등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를 연출했고, 환율도 올들어 최고와 최저 수준을 향해 치달았다. 당분간 ‘핵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의 통제 불능 소식으로 36.38포인트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원전 전력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반등해 1.06포인트(0.05%) 오른 1959.03에 마감했다. 전력 공급으로 냉각수 순환이 이뤄지면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전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일본 증시도 낙폭을 크게 줄여 증시에 안정감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날보다 4.55포인트(0.92%) 하락한 487.81을 기록해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낙폭을 줄여 나갔다. 장 초반 5% 가까이 급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31.05포인트(1.44%) 하락한 8962.67로 마감했고,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지수도 6.83포인트(0.84%) 내린 810.80을 기록했다. 급락세로 출발한 타이완 가권지수도 41.89포인트(0.50%) 내린 8282.69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3.50포인트(1.14%) 하락한 2897.29를 찍었다. 간밤에 ‘원전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 지수가 1.70%, 프랑스 CAC40 지수 2.22%, 독일 DAX 지수 2.01%, 미국 다우 지수도 2.04% 각각 하락했다. 환율도 변동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1141원에 출발하며 올해 처음으로 1140원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4.5원 오른 1135.3원으로 마감했다. 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원전 사태 향방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환율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원자재시장] 金팔고 채권 사들여 전문가들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 확신한 결과” 동일본 지진으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불안하면 가격이 급등하는 안전자산인 금의 선물가격마저 1.3% 빠졌다. 단순히 일본 원전 사태의 우려로 인한 투자 회수로 보기에는 너무 큰 대세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세계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를 확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1393.60원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 1412.2원에서 1.3% 내렸다. 반면 5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0일 2.025%에서 16일 1.839%로 떨어졌다. 한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안전 자산임에도 채권은 강세를 띠는 반면 금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유는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구입하는 상품이라는 데 있다. 그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고 금을 구입했던 이들이 일본 지진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를 예측하면서 금을 팔고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을 산다는 것이다. 곡물, 금속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내렸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전망은 더욱 힘을 받는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밀과 옥수수의 국제 가격이 각각 9.1%, 8.2% 하락했고 면과 은도 7.0%, 3.9% 떨어졌다. 지난 10일 배럴당 110.55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현물)은 16일 104.19달러까지 내려왔다. 김효진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악재에 일본 원전 문제가 겹치자 대부분 세계 경기 하락을 점치면서 원자재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지진 사태가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국제 원자재 시장의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작은 뉴스에도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원전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1% 올랐다. 아직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았지만 화력발전에 쓰이는 석탄의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일본의 지진 피해 복구가 시작되면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내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생필품 및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쓰이면서 국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끝나지 않은 중동 사태와 맞물려 원자재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국제환율시장] 엔 강세… 물가 ‘빨간불’ 對日 수입금액 643억弗… G7 재무장관 대책논의 엔·달러 환율이 사상 최저치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기업과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는 있지만, 수출 품목에도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과 소재가 쓰인다는 점에서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우리 정부에 부담이다. 17일 시장정보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장중 한때 1달러당 76.32엔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이나 이어 열린 싱가포르시장 등에서도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 중이다. 문제는 엔화 강세를 일본 정부나 일본중앙은행(BOJ)이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20조엔이 넘는 긴급자금을 풀어도 이는 재해 복구를 위해 국내에서 쓰일 확률이 높고,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프랑스의 주도로 18일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화상회의가 열려 엔화 초강세와 대지진 피해복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각국이 논의 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달러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켜 놓은 상태에서 미국이 협조적으로 나올지가 의문이다. 그동안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원화도 보통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35.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각각 10% 오를 때 소비자물가 상승효과는 0.8%포인트, 0.2%포인트에 이른다. 즉, 환율의 영향력이 유가의 4배로, 환율 상승이 유가 안정에 따른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에 따라 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원·엔 환율은 이날 100엔당 1434.90원으로 전날보다 35.49원(2.54%) 올랐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엔화 가치는 오르기 때문에 원·엔 환율 변동폭이 더 큰 것이다. 원·엔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직격탄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은 643억 달러로 전체 물량의 15.1%를 차지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도 오르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외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국제금융센터에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5일 2.1%로 지난 1월 6일 2.11% 이후 가장 높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일본판 뉴딜정책 파장 철저히 대비하라

    ‘3·11 대지진’으로 일본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증시는 패닉에 빠져 며칠 새 시가총액 700조원 이상이 훌쩍 날아가 버렸다. 쓰나미에다 방사능 대량 누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일본경제가 회복이 쉽지 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혼조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가 하면 미국의 투자회사 JP모건은 미국의 상반기 성장률을 4%에서 3%로 낮추는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이 와중에 일본 중앙은행은 나흘간 41조엔(약 67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증시 추락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은 정치적인 성격이 짙은 2001년의 9·11테러와는 달리 경제적인 충격이 어느 사건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가 고베대지진 때 투입한 3조 2000억엔보다 많은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일본판 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이 복구비용 마련을 위해 미국 국채나 브라질 헤알화 연계 채권 등을 투매해 자금 회수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이럴 경우 세계 주가와 자산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일본이 돈을 푸는 목적이 경기부양이 아닌 복구에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가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금융팽창 정책으로 인플레를 유발시킨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일본은 디플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인플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본판 뉴딜정책의 파장이 글로벌 경제로 전이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엔화는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몇 개월이 지나면 엔화 약화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핵심 부품 소재 수입도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부품 소재 부문에서 250억 달러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부품 수입이 원활하지 못하면 우리의 전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입처 다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 사태는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일무역 역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 “전기·물이 없다”… 목마른 日 산업

    대지진에 강타당한 일본 경제가 전력과 물 부족으로 목말라하고 있다. 또 재난 복구작업에 수백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보여 정부 재정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신흥국의 약진 앞에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던 일본 경제가 더욱 움츠러들게 됐다. 가장 큰 위협은 전력난이다. 지진과 쓰나미로 초토화된 미야기현 등 동일본 지역 도시들이 재건을 위해 다른 지역의 전력을 끌어다 쓰다 보니 남서부 등에 위치한 산업시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북부 해안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가 잇달아 폭발하고 있는 것도 일본 전역의 전력부족 사태를 부채질할 수 있는 악재로 꼽힌다. 일본이 계획정전에 돌입하면서 공장과 상가, 가정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절전 노력이 2주 넘게 지속될 공산이 크고 이 때문에 공장 등 산업시설은 오랫동안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도 잔뜩 얼어붙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5일 장중 한때 14%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소니와 도요타, 후지쓰 등 대기업들이 전력 부족 탓에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의 ‘빅3’ 자동차 회사는 지난 13일과 14일 조업을 중단했고, 도요타는 15일 조립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기업의 생산 차질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나섰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올해 경제활동이 상반기에는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피해 복구 및 재건 노력으로 인해 다소 나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재건작업이 본격화돼도 재건 비용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재정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정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연간 경제성장률 대비 일본 정부의 부채 비율은 200%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일본 정부가 재건 자금을 충당하려고 해외에 투자한 엔화를 거둬들인다면 엔고현상이 발생,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직후에도 엔화는 달러화 대비 20% 상승한 바 있다. 또 일본의 전자업체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경량칩의 40%가량을 생산하고 있어 이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거나 공장을 장기 폐쇄한다면 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물난리를 겪으면서도 정작 산업에 필요한 물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물은 반도체칩 제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물 공급이 차질을 빚거나 오염된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의 블루레이 디스크와 마그네틱 테이프 생산 공장은 1층이 완전히 물에 잠겨 버리면서 근로자 1150명이 대피했으며, 제조과정에 필요한 물이 부족해 장기간 조업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일본판 뉴딜정책’ 가동… 재정악화? 전화위복?

    최악의 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재정적자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과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동시에 나오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 부채, 그 오해와 진실 지난해 일본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일본 재정 문제를 “조속히 줄여 나가지 않는 한 언젠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될 시한폭탄”에 비유했을 정도다. 사회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 증가, 가계 저축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지난 11일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인해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해지면서 재정 위기설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럼 재정 위기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990년대 이후 정부 부채가 급증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재정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현실화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GDP 대비 정부 부채가 각각 129%와 104%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불가사의해 보이는 현상의 비밀은 일본 정부 부채에서 대외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다는 데 있다. G7 주요 선진국들은 국채의 30~50%가 외국인이 보유한 대외 부채인 반면 일본은 2009년 말 기준으로 그 비중이 4.2%에 불과하다. 일본 국가의 빚은 거의 대부분 일본 국민한테서 빌린 셈이다. 일본 국민들이 한꺼번에 국채를 내다 팔지 않는 한, 다시 말해 일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재정적자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안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일본의 재정 위기, 왜 표면화되지 않나’란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들어 “대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정부 부채 증가=일본 국민의 저축 증가’ ‘부채 상환=저축 감소’라는 역설적인 논리가 성립한다. 국제금융센터도 “정부 채무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 소화된 엔화 표시 채무여서 정부가 채무 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중앙은행 차입을 통한 채무 변제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부채가 재정 위기를 겪은 여타 국가들과 다른 두 번째 차이점은 경상수지 문제다.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 등은 만성적인 경상 적자에 시달리는 반면 일본은 해마다 1000억 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대외 순자산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일본이 거품 붕괴 상황에서 알짜 자국 기업을 해외에 팔아버리지 않고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국내산업을 보호했던 것도 정부 부채 증가와 경상수지 흑자로 이어진 이유로 작용했다. ●지진·쓰나미 독일까 약일까 위기설이 과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정부 부채는 일본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복구비용을 써야 하는 상황은 독이 될 것인가 전화위복이 될 것인가. 오가와 알리샤 컬럼비아대 국제사회문제대학 부교수는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로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또 한번 저점을 찍을 수 있다면서 추경편성은 일본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가장 나중에 듣고 싶어 할 뉴스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 국내 전문가는 지진으로 인해 엔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재정적자 증가를 무역흑자 증가로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에 대한 부정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엔화가 흔들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리비아 내전] 佛, 반군 합법정부 첫 인정… EU ‘카다피 퇴진’ 결의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10일 리비아 반정부군 지도부인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반정부 지도부에 대해 공식 인정한 것은 프랑스가 처음이다. 이는 카다피에 대한 외교적 타격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있는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퇴진에 입장을 같이했다. 11일 긴급 소집될 EU 정상회담에서는 외무장관 회담을 바탕으로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AP등이 전했다. EU 차원에서도 곧 반군을 합법 정부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U 순번의장국인 헝가리의 머르토니 야노시 외무장관은 이날 카다피에 반대하는 리비아 국가위원 측 인사 2명이 전날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정책 대표를 만난 사실을 거론하고 “(국가위원회 측에 대한) 사실상의 인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이날 리비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리비아의 주요 국가기관들의 독일 내 계좌 수십억달러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는 리비아 투자청(LIA), 리비아 아프리카 투자청(LAIP), 리비아 대외은행(LFB) 등의 계좌들도 포함됐다. 국제사회의 카다피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가 권력 이양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포르투갈 일간 푸블리코가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푸블리코는 이날 루이스 아마도 포르투갈 외교장관을 방문한 카다피측 특사가 아마도 장관에게 “(권력) 이양을 위한 협상 절차 개시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이런 메시지가 아마도 장관의 적대행위 중단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이므로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메시지의 진정한 의도나 내용이 단순히 정황적 선언은 아닌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알리 알 에사위와 마흐무드 지브릴 등 리비아 국가위원회 측 대표 2명과 면담한 뒤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BFM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에 따라 리비아 반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벵가지에 대사를 파견하고 반군 측이 파견하는 대사를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한 프랑스 관리가 밝혔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독일의 귀도 베스테벨레·프랑스의 알랭 쥐페 외무장관 등도 EU 외무장관회담에 앞서 “카다피는 스스로 신뢰를 훼손했다. 그는 퇴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들은 “카다피가 퇴진하고 정권은 자국민을 겨냥한 폭력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날 카다피의 특사를 맞이했던 루이스 아마두 포르투갈 외무장관은 “특사를 통해 카다피에게 ‘당신의 정권은 끝났다. 당신의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 대 북아프리카·중동 외교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으며 11일 예정된 긴급 EU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성명 초안을 검토한다. 이미 EU는 개별 회원국 정부와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등의 성명을 통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 및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 유혈 진압의 중단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카다피는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포르투갈과, EU와 나토 본부가 있는 브뤼셀, 아랍연맹 회의가 열리는 이집트 등에 측근 등 특사를 파견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카다피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도 지난 8일 전화통화를 갖고 “그리스는 리비아의 친구로서 EU에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며 지렛대 역할을 부탁했다. 카다피는 또 아랍연맹 회의가 열리는 이집트에도 측근인 압델라만 알 자위 소장을 파견, 12일부터 열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회의에서 “리비아 정권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EU , 인도주의 군사작전 돌입 검토

    미국과 영국이 리비아에 대한 모든 범위의 제재 마련에 합의하면서 군사개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연합(EU)도 9일(현지시간) 인도주의적 차원의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본격적인 군사개입을 위한 첫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거듭 불태웠다. 유엔은 카다피 측의 반정부 세력 고문·처형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8일 전화통화에서 리비아 사태에 대한 모든 범위의 제재 조치를 취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카다피는 9일 터키 공영방송 TRT 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가들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경우 “리비아 국민들이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이라면서 “이런 제재들은 서구의 진짜 의도가 우리의 석유 자원과 자유를 빼앗아 가기 위한 것임을 보여 준다.”면서 서방 음모론을 다시 끄집어냈다. 미·영 두 정상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유엔의 무기 금수 조치, 정찰기를 통한 리비아 감시, 인도주의적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최고위급 국가안보 보좌관들은 9일 백악관에서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다른 군사대응의 효과를 검토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미국 주도가 아닌 유엔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국가원수가 평화적으로 퇴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나설 것이며, 동의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아닌 유엔이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 논의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유엔의 승인 없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적법한지를 논의 중이라고 9일 보도했다. 또 미국과 유럽은 카다피 정부에 대한 무기 수송을 막고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해군력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EU는 지난 8일 리비아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리비아투자청(LIA)과 리비아중앙은행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린 데 이어 인도주의 군사작전 수행을 검토, 카다피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대표는 9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공동안보·국방정책(CSDP)에 근거한 군사작전을 검토 중”이라면서 “EU 회원국 국민의 대피와 구호활동을 지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후안 멘데즈 유엔 고문 특별조사관은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총격, 고문 등 잔혹한 수단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국경제 ‘3重 가시밭길’

    한국경제 ‘3重 가시밭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한국 경제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물가 대란’에 신음하는 우리 경제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국이 지난 13년간 유지해온 ‘바오바’(8% 고성장 유지) 정책을 접기로 한 것도 향후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중동 정세의 불안과 중국 등 신흥국의 긴축, 남유럽발 재정위기의 장기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시장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3일 올해 인플레 전망을 1.8%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신흥시장국에 대한 물가 불안,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 문제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면서 여전히 적지 않은 위험 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의 장기화는 한국경제에 치명적이다. 기업실적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을 이끌어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월 평균 배럴당 80달러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현재 111달러를 찍었다. 5개월 동안 무려 39%가량 올랐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 이상 기후 등 공급 측면이 견인한 물가 상승이 사회 전반의 인플레이션 심리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도 물가에 우호적이지 않다. 환율 하락이 수입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최근엔 환율상승 요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 들어 산유국들의 반정부 시위 확산에 따른 유가 불안과 코스피지수 하락 등으로 7.2원 올랐다. 원·엔 환율도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엔화 강세로 14.3원 상승했다. 3월과 4월에도 ‘환율 악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은 3단계 떨어졌고,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에서 부정적 전망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7일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0.7159달러로 전일(0.7149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국내 배당 시즌을 맞아 외국인 배당금이 환율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 올해 외국인 주식배당 규모는 36억 달러(약 4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경제의 가장 큰 고민은 고유가와 고물가”라면서 “하지만 최근 나타나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이 같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알자지라 “ 카다피, 반정부군에 퇴진 논의 제안”

    수세에 몰렸던 무아마르 카다피 세력이 반군에 맹공을 퍼부으며 전세를 뒤집자 미국과 영국 등이 군사 개입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와중에 카다피 측은 ‘협상을 통한 퇴진 가능성’을 흘리고 측근 등을 통해 정치협상을 제의하는 등 치열한 외교전으로 맞서고 있다. 카다피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8일(현지시간) 공중조기경보관제기(AWACS)를 투입해 리비아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는 체제에 돌입했다. 유엔 주재 영국·프랑스 대사는 이번 주 내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담은 유엔 결의 초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美, 군사 지원 등 시나리오 점검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토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10~11일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군사적 지원, 유엔 무기금지 규정의 강력한 시행 등 세 가지 옵션을 놓고 리비아에 대한 군사 대응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미 6함대와 7함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리비아 연안으로 일부 항공모함과 상륙함 등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지원, 공중 폭격 및 장거리 함상 포격, 특수 부대 투입 등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아랍연맹도 12일 회의를 열고 비행금지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카다피 측이 역습에 나서면서 수세에 몰린 반군은 무기 제공과 병참 물자 공중 투하 등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를 비롯한 반정부 세력은 카다피 군의 민간인 포격 등을 비난하면서 하루빨리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과도정부 격인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유럽국 대표단과 만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서방국가의 군기지 공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가위원회 관계자가 7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정부 세력이 제공권을 장악한 카다피의 공군력을 묶어 달라고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카다피 친위부대는 수도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인 자위야와 석유시설이 있는 미스라타를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우고 진격해 들어가 반정부 세력을 몰아붙였다. 동부 전선 빈자와드 지역 전투에서도 그동안 승전만을 거듭하며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던 반군 세력은 첫 패배를 맛보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 카다피 정예부대는 내친김에 빈자와드 동쪽으로 30㎞ 떨어진 석유수출항 라스라누프를 점령하기 위해 반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카다피의 맹공으로 전세가 뒤집히자 서방세계에서도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해서는 국내적으로도 이견이 많아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아직 공개적으로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을 무장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한 발 빼고 있다.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요구하는 국내외 목소리가 높아지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무기 제공은 옵션 중 하나이지만 우리는 너무 앞서 나가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각 부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리비아가 새로운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 ●리비아 개혁관리, 카다피 임기중단 로비 게다가 이해관계가 다른 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두 상임이사국은 서방의 군사 개입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군사 개입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군사적 옵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카다피 세력 간의 외교전과 ‘정치 공작’도 막후에서 뜨겁다. 특히 카다피 측근들을 움직이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서방국가들이 카다피 측근들을 통해 카다피 퇴진 압력을 넣고 있다. 유럽 외교관들 역시 카다피 이너서클 멤버들에게 접촉해 카다피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 개혁 성향의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실무위원회에 카다피의 임기를 중단하기 위한 계획을 로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명예롭게 자리를 떠나고 제3국에서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알자지라 방송도 카다피가 반정부 세력의 의회에서 자신의 퇴진을 논의하자고 반군 측에 제안했다고 8일 전했다. 카다피가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대신 반군이 퇴임 이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 재판에 회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반군 역시 카다피에게 적당한 탈출구를 내줘 리비아 소요국면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위원회 대표인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8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72시간 안으로 리비아를 떠나고 폭격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그를 형사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다피 측은 반군에 협상을 제안한 적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래저래 리비아 사태는 지루한 장기 내전 및 2개 국가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U, 리비아 투자청·중앙銀 등 자산 동결 한편 유럽연합(EU)은 리비아투자청(LIA)과 리비아중앙은행 등 5개 법인을 제재대상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7개 회원국이 합의사항을 문서로 공포하면 LIA 등은 EU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인출하거나 이체하지 못하게 된다. 신규투자는 물론 투자에 대한 배당금도 받을 수 없다. 지난 2006년 출범한 LIA는 현재 700억 유로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인 유벤투스 지분을 7.5% 갖고 있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소유주인 피어슨 그룹의 지분도 3%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이슈 인터뷰] 조순 前 경제부총리에게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이슈 인터뷰] 조순 前 경제부총리에게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조순(83)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원로다.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 초대 민선 서울시장을 거쳐 민주당·초대 한나라당 총재 등 정계와 경제계를 넘나들며 격동의 현대사에 한획을 그은 인물이다. 20년간 대학 강단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며 불모지대나 다름없던 한국 경제학의 초석을 닦은 그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으로 한국 사회 개혁에 자신의 경제이론을 접목시키는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린다. 그는 1988년 12월 부총리로 관직에 첫발을 디뎠다. 토지공개념 등 안정 위주의 긴축정책을 주장하다가 3당 합당을 준비하던 집권세력과 재계의 경기부양을 위한 성장론에 밀려 중도 하차하는 비운도 겪었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에도 중앙은행 독립과 통화가치 안정 등을 외치다 정부 측과 알력을 빚어 물러나는 등 원칙주의자로서 진면목을 보여 줬다. 조 전 부총리를 1일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만났다. 30년 가까이 살아온 집안 거실에 각종 난과 꽃들이 가득한 가운데 20년 넘게 사용했을 법한 브라운관 TV가 눈에 띈다. 검소함과 겸손의 덕목으로 인생을 헤쳐 온 그의 모습이 낡은 TV와 겹쳐진다. 1928년(용띠) 생인 그는 올해로 여든셋의 나이지만 인터뷰 내내 정확한 수치를 인용하면서 또렷한 기억력을 보여 줘 기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는 현역을 떠나서도 여전히 자유로운 시각에서 사색과 독서에 몰두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현 정부의 국가 운용 전략 대목에 와서는 심각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장기적인 국가 경영 비전과 철학이 없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금의 운영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관료들은 목표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든지 해내는 집단이다. 현재 뚜렷한 국가적 목표가 없기 때문에 관료들은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출세를 위한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 제일주의, 성장 지상주의의 국가 정책이 문제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우도 이런 정책으로 양극화와 경제불균형, 재정적자, 국제수지 적자 등 부작용이 컸지요. 현재 기축통화국의 위치도 위협받는 신세가 됐고요. 성장 지상주의, 즉 신자유주의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봤듯이 전세계에 재앙을 불러왔습니다. 우리도 성장 제일주의에서 하루빨리 이탈해 지속적이고 발전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패러다임은 무엇입니까. -경제성장을 해서 소득 4만 달러가 돼야 선진국이 된다는 구호는 공허한 도식이에요. 그런 정책은 양극화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합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국민들이 알게 하고 정부와 기업과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방향을 알고 그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낡은 이데올로기에 따라 소모적인 논쟁만 하면 성장 잠재력을 기를 겨를이 없습니다. 나는 성장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고용 제일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용 중심의 정책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요. -고용 중심주의로 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춰지면 고용을 확보할 수 있는 내수산업이 발달합니다. 수출은 물론 중요하지만 길게 보고 내수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으로 가야 합니다. 대기업만으로는 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내수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해야 합니다. 고용이 많아지면 양극화 문제도, 분배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입니다. 성장에서 고용중심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교육문제는 중요해요. 각급 학교에서 졸업생이 사회의 수요와 일치하도록 교육을 조절해야 합니다. 교육과 학교의 시스템을 정비해서 졸업자와 사회고용인력 수급을 일치시키는 국가적 계획이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고용을 자유시장에 맡기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복지, 분배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지 논쟁은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제사회의 현실을 무시하면서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를 두고 공허한 논쟁을 벌이고 있어요. 무상급식이 필요한 아동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바로 실사구시이고 실용주의입니다. →MB(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3년을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개별 정책들이 그때그때 상황논리에 의해 임기응변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든 경제정책을 포괄하는 비전과 전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상황논리에 따르다 보니 국가가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게 됐습니다. 아직 나라의 앞날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어요. 이런 것들이 없으면 경제를 일관성 있게 이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G20 서울 정상회의 등은 그나마 차질 없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최근 쓴소리를 하셨는데요. -약간의 오해가 있었어요. 나는 FTA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FTA만 하면 무조건 이익이 된다는 관념은 옳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겁니다. 이미 체결한 FTA는 해야 하지만 FTA 만능주의는 위험한 사고라고 봐요. 그렇게 좋은 것이면 다른 나라들이 왜 우리처럼 안 하겠습니까.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FTA에 어떤 ‘함정’이 있다고 보시나요. -FTA를 많이하면 할수록 우리의 대외 경제정책을 펼 여지가 줄어듭니다. 우리가 수출과 해외투자를 좀 늘릴 수 있지만 반대로 수입과 해외투자를 받아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생깁니다. FTA가 많아질수록 능동적인 경제정책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이 세상 사는 이치지요. 경제주권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단기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무조건 남발하면 안 되고, 신중한 자세로 선별적으로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정부의 목표인 3%대 물가인상과 5%의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근 곡물가 급등이나 유류파동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3%대의 물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키기 어려운 목표라는 생각이 들어요. 5%의 경제성장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추세는 괜찮아 보입니다. 대담·정리 오일만 경제부 차장 oilman@seoul.co.kr 사진 이호정차장 hojeong@seoul.co.kr ●약력 ▲1928년 강원도 강릉 출생 ▲49년 서울대 상대졸업 ▲67년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박사 ▲68년 서울대 상대 부교수 ▲70~88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88~90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92~93년 한국은행 총재 ▲95년 서울시장(초대 민선) ▲97~98년 한나라당 총재 ▲98~2000년 15대 국회의원 ▲2002년 이후 민족문화추진회 회장, 명지대 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바른경제동인회 회장 등으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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