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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 중앙은행 제재법 공식 발효…한국, 이란원유 수입 타격 불가피

    미국의 이란 중앙은행 제재 법안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됐다. 백악관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를 통과한 이란제재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은행은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한국의 경우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란 중앙은행 제재 법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적용하도록 돼 있어 올 상반기까지는 시간이 있다. 한국 정부는 이 기간을 활용해 이란산 원유 수입만큼은 제재 조치 적용에서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미국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미국에 공식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예외로 해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발효 90일 뒤 대통령이 이란 제재에 대한 ‘실적’을 평가해 예외 인정 여부를 판단한다는 규정도 있다. 따라서 한국이 어느 정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축소하는 성의를 보여야 부분적으로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1일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연료봉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2012년 증시 ‘N’자형이 온다

    2012년 증시 ‘N’자형이 온다

    2011년 코스피가 1825.7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1월 3일 2070.08로 힘차게 출발해 한때 2500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크게 꺾였고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고비를 넘기면 상승장을 타는 이른바 ‘N’자형 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유럽발 악재에 끝까지 발목이 잡혀 10포인트가량 하락한 채 거래를 시작했다. 유로존 주요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해 ECB 자산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이탈리아의 10년물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7%를 넘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전날보다 0.62포인트(0.03%)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4.96포인트 오른 500.16을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2원 내린 1151.8원에 마감됐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 5월 2일 2228.96포인트(종가 기준)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8월 들어 글로벌 악재에 부딪혀 힘을 잃었다. 매도 사이드카만 4차례나 작동하며 지수가 급락했다. 최근 10년간 매도 사이드카가 4차례 이상 작동한 것은 리먼 사태 때인 2008년(12차례)을 제외하고는 올해가 유일하다. ‘절대 강자’도 없었다. 상반기 재스민 혁명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일본 대지진 반사이익을 누렸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하반기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고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했다. 화학업종(정유 포함)은 지난해 말 대비 6.19% 하락했으며, 운수장비 업종(자동차)도 1.89% 떨어졌다. 반면 상반기 부진을 거듭했던 정보기술(IT) 업종은 하반기 대반전을 펼쳤고, 내년 가장 유망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오히려 테마주 열풍과 각종 루머가 증시를 이끌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말 1만 8950원에서 13만 9000원으로 무려 7.34배나 주가가 뛰며 테마주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내년 증시는 ‘안갯속’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만큼 전망이 다양하다. 각 증권사는 최저 1550에서 최고 2400으로 지수를 예측, 상단과 하단 차이가 무려 850포인트에 달한다. 유럽재정위기라는 ‘불길’이 어떻게 번질지 알 수 없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대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 1월에는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은 1월 코스피가 최고 2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겠지만, 미국과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7차례나 ‘1월 효과’가 있었던 것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 등 이른바 PIIGS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된 내년 2~4월에는 또 한 차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내년 1분기에만 2075억 유로(311조원)가 만기될 예정이어서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소지가 많다. 유로존이 고비를 넘기면 하반기부터는 상승장을 연출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이 긴축을 완화하고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증시가 추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내년 증시는 1월 강세장과 2~4월 하락장을 거쳐 상승세를 타는 ‘N자형’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들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상승세가 갑자기 꺾였던 올해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시도가 많았다.”며 “내년은 2분기를 넘어 중·후반기로 갈수록 좋아지는 ‘상저하고’의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美 공화 경선 D-4 주요후보 분석] (4) 론 폴

    [美 공화 경선 D-4 주요후보 분석] (4) 론 폴

    론 폴 하원의원은 차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다. 한담(閑談)을 나누거나 서서 과자를 주섬거리지도 않는다. 양복 저고리를 벗고 편하게 널브러지는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어떤 이슈에 대해 열렬히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산부인과 의사로서 4000명의 아기를 받은 폴은 독특한 개성 때문에 ‘괴짜의원’으로 불린다. 행동만 특이한 게 아니라, 가슴에 품은 이상도 가히 파괴적이다. 그는 정부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전통적 공화당 노선을 훌쩍 넘어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주장을 펼친다. 연방정부를 해체하고 최소한의 뼈대만 남겨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에 대한 복지를 없애고 외국에 대한 원조를 끊어야 하며 해외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을 해체시키고 금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현 공화당 대선주자 중 최고령이며 유일하게 대공황 기간에 출생한 폴은 젊은 시절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 학파의 ‘자유시장경제’ 이론에 매료된 이후 강경한 ‘자유주의자’의 길을 걷게 됐다. 따라서 당연히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케인스주의를 폴은 혐오한다. 그의 장남 로니는 “아버지는 내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사실 이처럼 과격한 주장을 하는 폴에게는 공화당이라는 보수정당도 성에 안 찬다. 그래서 그는 1988년 대선에서 제3당(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적도 있다. 내년 대선에서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탈당해 제3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폴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무려 35년간 일관된 주장을 고수해 온 그의 소신만큼은 인정해 준다. 다른 대선주자들이 조변석개처럼 말을 바꾸는 것과 대조된다. 폴이 실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물론 세계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 감히 상상이 안 간다. 당장 한국은 주한 미군 철수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금융硏이 꼽은 새해 금융시장 위협 요인

    금융硏이 꼽은 새해 금융시장 위협 요인

    금융연구원이 새해 금융경제 부문의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3대 악재로 ‘유럽 재정 위기·외화자금 변동성·가계 부실 증가’를 꼽았다. 우리나라 경제지표 중에 수출을 제외하고는 국내총생산·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모든 부문이 하방리스크를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27일 주최한 ‘2012년 경제전망과 금융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구본성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우리나라 경제가 겪게 될 13개 변수를 분석했다. 13개 변수는 ▲글로벌 저성장 ▲유럽 재정 위기 ▲미국 경제 회복 지연 가능성 ▲중국 경제 경착륙 이슈 ▲유가 불안 ▲국제 공조 지연 ▲국내 성장 둔화 ▲소비 및 설비투자 지연 ▲외화자금 변동성 ▲서민 생활 어려움 ▲가계 부실 증가 ▲중소기업 부실 확대 ▲청년 실업 및 양극화 등이다. 이 중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는 ▲유럽 재정 위기 ▲외화자금 변동성 ▲가계 부실을 지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1일부터 3년 만기 대출(LTRO)로 4890억 유로(약 737조원)를 공급하고 있지만 유로존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 체제의 선별적 파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 연구위원은 “일부 국가가 유로 지역을 탈퇴한 후 유사 국가 간 연합으로 재통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 탈퇴한 주변국은 자국 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핵심국은 통화가치 급등으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2년 1분기 피그스(PIIGS)국가의 대규모 채권만기는 우리나라 외화자금 변동성을 키울 수 있고, 글로벌 신용경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가계 부채는 소득 1~4분위 과다채무가구(원리금 상환액 비율 40% 초과 가구)의 부채 중 절반이 비은행권 부채여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요도 면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미국 경제 회복 지연 가능성 ▲중국 경제 경착륙 이슈 ▲서민 생활 어려움 확대 ▲중소기업 부실 확대도 금융계의 악재가 될 것으로 봤다. 구 연구위원은 “서민 생활 지원을 위해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확충하고 저축은행의 건전화와 함께 서민금융회사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금융권이 대출 시 신용도 및 사업성 중심의 평가를 하도록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더블딥이냐 위기수습이냐.’ 2012년은 유로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2002년 1월 1일 마르크화와 프랑화 등 수백년을 이어온 각국 통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유럽 17개국에서 통용되는 유로화가 탄생했다. 이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지역통합을 이루는 상징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10주년을 기념하는 축가가 울려퍼져야 할 자리엔 유로존 붕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짙게 깔려 있다. 영국이 정부 차원에서 유로존 붕괴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을 정도다. 2010년 초 그리스가 처음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럽 재정위기’가 이렇게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스 부채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시선은 오히려 미국 정부부채에 더 쏠려 있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함께 유럽 차원에서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는 방안이 논의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유로존 붕괴까지 공공연히 언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배경에는 유로존 국가 간 경제 성장·경상 수지의 불균형 누적, 회원국 간 양극화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독일 등 중심국의 경상수지는 급속히 확대된 반면, 제조업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상수지는 환율 고평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유로화 가입 이후 실질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해외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대외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런 구조적 모순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더해지면서 남유럽 국가들은 급격히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는 경기침체 여파가 EU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2012년엔 더블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본들은 호시탐탐 국채시장을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12년에 EU는 일부 회원국을 유로존에서 탈퇴시키거나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방안, 혹은 한층 강도 높은 재정통합과 재정규율을 강제하는 방안 등 세 가지 정책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9일 독일과 프랑스가 세 번째에 초점을 둔 방안을 제시해 영국을 뺀 다른 회원국의 동의를 얻으면서 재정통합은 돌이킬 수 없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은 당초 ‘하나의 시장, 하나의 통화’라는 목표와 달리, 자유로운 노동시장과 통합된 재정정책, 최종 대부자 구실을 할 중앙은행 등 세 가지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법도 이 세 가지를 완수하는 것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유럽이 전쟁의 상처를 끊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토론을 통해 EU를 결성했듯이 이번에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중국 평가기관 ‘다궁’ 띄우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에 대해 작심하고 직격탄을 날렸다. 26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경제전망포럼에 참석해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의 폐해를 직접 거론하면서 “그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우 행장은 “한 신용평가기관이 문제를 제기하면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모양새가 돼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상황이 조금만 호전되면 실제로는 그렇게 좋지 않은데도 하늘 높이 띄워 놓는다.”고 꼬집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예측능력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뜻이다. 저우 행장이 새삼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의 신뢰도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금세 밝혀졌다. 그는 “국내 신용평가기관을 육성해서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적 평가기관으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인민은행을 신용등급평가 주관기관으로 비준하고 해외 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자체 평가기관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중국의 민간신용평가기관인 다궁(大公)은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에 대응해 국가 및 기업에 대한 독자적인 신용평가를 매기고 있으며 첫 국가 신용등급 평가에서 중국의 신용등급을 AA+로 매겨 미국보다 높게 책정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헝가리 신용 ‘정크’ 강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헝가리 국가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하고 경제 전망도 ‘부정적’으로 발표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는 헝가리 정부가 경제 위기 해결 능력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S&P는 이번 강등은 “헝가리의 정책 체계에 대한 생산성과 신뢰도가 계속 악화할 것이라는 우리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S&P는 헝가리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관련한 헝가리 정부의 조치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투자자 환경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개정안을 비롯해 헝가리 일부 독립 기관의 기능을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등급 강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과감한 ECB… 총 4890억 유로 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현지시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의 은행권을 상대로 4890억 유로(약 737조원) 규모의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처음 실시한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평균치 2930억 유로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1%라는 저리로 무제한 공급되는 ‘실탄’이, 위기에 처한 유로존 국채 시장의 급한 불을 끄고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특히 ECB는 이번 3년 만기 장기대출을 통해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시중 은행의 차환 부담도 줄여준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장기대출 규모가 3500억 유로를 넘어서면 국채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이번 장기대출 입찰에 (은행권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ECB가 운용한 대출 프로그램은 1년 만기가 가장 긴 것이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영국 국가부채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현재 ‘트리플A’(AAA)의 국가신용등급을 자랑하는 영국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영국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면역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는 유로존 국가의 등급뿐 아니라 모든 유럽국에도 해당될 수 있으며 대규모 국가신용등급의 재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가 지적한 영국의 3가지 약점은 2008년부터 증가 추세를 이어온 적자와 부채, 부진한 경제성장, 유로존 위기에 대한 노출 등이다. 무디스는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세라 칼슨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영국은 거시경제와 재정의 위기를 흡수할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이란산 원유 계속 수입하겠다”

    일본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미국에 통보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19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면 세계 경제 전체가 타격받을 위험이 있다.”며 원유의 약 10%를 이란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일본을 배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클린턴 장관은 “일본 측의 염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로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도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이란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원유 대금 결제를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한국, 일본 등의 우려를 낳았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이날 일본에 부모 한 쪽이 다른 쪽의 동의 없이 외국으로 자녀를 데려가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아동납치 민간 부문에 관한 헤이그 협약’ 비준을 촉구했지만 겐바 외상은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주요 8개국(G8) 국가 중 유일하게 이 협약의 비준을 거부하고 있으며 미국인 부모가 일본에 있는 자녀를 되찾으려고 제기한 소송이 120건 이상 진행 중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유로존 붕괴 위험… 재정 감축 속도 내야”

    “유로존 붕괴 위험… 재정 감축 속도 내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붕괴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을 탈퇴하는 국가들은 더 큰 경제적 고통에 시달릴 것이며, 남은 국가들도 유럽연합(EU)조항이 망가지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가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지난 11월 1일 취임후 처음이다. 드라기 총재는 그러나 ECB가 유럽 재정위기의 신속한 진화를 위해 유럽 국가들의 채권을 추가로 매입할 뜻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모두가 ECB의 법적인 권한 하에서 행동해야만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며 “유로존의 위기 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각국의 재정감축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과 정치적 리더십 발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ECB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발행금리에 상한선을 제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과 영국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하는 대규모 양적 완화와 관련해선 “ECB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 대륙의 시민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일”이라며 “ECB의 신뢰성을 훼손하면서 양적 완화를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9일 화상 회의를 열고, 최근 EU정상들이 합의한 ‘신(新) 재정동맹’ 구체화 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들은 내년 1월말까지 신 재정동맹 초안을 마무리하는 것과 내년 7월 출범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표결 방식 등을 논의했다. 앞서 EU 정상들은 지난 9일 정상회담에서 역내 군소국의 ‘거부권’ 행사를 막으려고 ESM의 만장일치제를 없애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핀란드는 집권 세력이 ESM 만장일치제 폐기를 자국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필요한 의석 3분의2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잠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이를 대체할 ESM의 상한을 각각 5000억 유로로 제한할지 아니면 더 높일지를 놓고 EU 정상들이 내년 3월 다시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對이란 추가 제재 원유 제외돼 정유·금융업계 “휴”

    16일 우리 정부가 미국 의회의 이란 제재 법안 통과에 따라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 수입을 자제한다는 내용의 대(對)이란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하자 국내 업계에 ‘이란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유와 금융업계 등은 정부 방안에서 원유가 제외된 것에 한시름 놓으면서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 원유 수입량의 10%(77억 달러) 정도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 제재 품목에 원유가 포함됐다면 단기간에 수입처를 변경하기 쉽지 않은 물량이다. 여기에 이란산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원유에 비해 가격이 배럴당 2달러가량 저렴해서 경제성이 높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가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국제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체비용 증가 역시 상당하지만 수입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 이란에서 들여오는 석유화학 제품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이란에서 들여오는 석유화학 제품은 3억 달러 정도 규모다. 다만 수입 중단 품목은 전체 제품 중 절반에 달해 업체들은 그에 따른 피해를 산정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은행권은 정부의 이란 추가 제재 방안이 대이란 무역 결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란과 무역 거래를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한·이란 무역 거래 때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국내 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원화계좌를 설치했다. 즉 우리나라 기업이 이란에서 원유 등을 수입하면 우리·기업은행의 이란중앙은행 계좌로 대금을 보내고, 또 이란에 물건을 수출할 경우 그 대금을 같은 계좌에서 원화로 지급받는 구조다. 석유화학 제품 수입이 제한되더라도 한·이란 무역 결제 라인은 유지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이두걸·오달란기자 douzirl@seoul.co.kr
  • 라가르드 “1930년대식 대공황 또 올 수 있다”

    “1930년대식 대공황이 닥칠 수 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에 작심하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영국의 신용등급부터 내리라는 프랑스의 도발로 유럽 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경기위축, 보호주의 강화, 고립 등 글로벌 경제가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일어난 현상들과 맞닥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국, 신흥국, 선진국을 막론하고 더 가속화하는 위기에 면역력을 갖춘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번 위기는 한 그룹의 국가들이 행동을 취해 해결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며 모든 국가, 모든 지역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례 없이 강경한 라가르드의 이날 발언은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중앙은행장이 자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해 온 국제 신용평가사들에 “이해할 수도 없고 불합리하다. 영국의 등급부터 떨어뜨려라.”라며 영국을 자극한 뒤 나온 것이다. 노이어 행장은 영국이 프랑스보다 적자 규모와 빚, 인플레이션이 높고 성장률은 더 낮아 신용이 경색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와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도 각각 “신용평가사들이 영국의 높은 채무와 적자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영국이 주변국이 됐음을 기억할 것”이라며 단체로 영국 질타에 동참했다. 프랑스의 정면 공격에 영국 정부 당국자들이 내심 놀란 눈치라고 FT는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우리는 신뢰할 만한 적자 감축 계획을 마련했고 국채수익률도 시장의 신뢰를 보여 준다.”고 방어막을 쳤다. 영국 재무부 관리도 “시장은 노이어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맞대응했다. 왕따 위기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유로존 재정협약 논의에 옵서버 자격을 부여받게 됐다. 라가르드의 경고는 금융부문의 신용경색 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확대 가능성을 재차 일축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신용평가사 피치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 8곳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시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스페인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직원 16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다시 고개 든 유로존 공포

    다시 고개 든 유로존 공포

    유럽중앙은행(ECB)의 재정 투입을 두고 유로존이 갈등을 겪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더 이상의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연일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유로존 붕괴설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내년 저성장과 유럽발 금융위기가 동시에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주식시장뿐 아니라 금·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14일보다 38.64포인트(2.08%) 급락한 1819.11을 기록했다. 반등 시도조차 없었다. 코스닥지수도 497.76으로 전날보다 10.62포인트(2.09%) 하락했다. ●美 “추가지원 없다”에 금융시장 출렁 14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유럽은행들에 대한 추가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이 유로존 갈등에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영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확충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도입에 반대했다. 게다가 장 시작 전에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유럽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1단계씩 강등했고, 무디스도 덱시아 산하 은행인 덱시아 크레디 로컬 등 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이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은행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한 은행들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악재였다. 글로벌 악재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900억원을 순매도하며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은 30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개인은 4855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66%, 타이완 자취안지수는 2.28% 하락하는 등 아시아 각국의 주가지수도 하락세였다. 유로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573.15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7월 12일(온스당 1567.7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원유와 구리 등 다른 원자재들도 4~5% 폭락했다. 14일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배럴당 94.95달러로 지난달 4일 94.26달러 이후 한달 만에 최저치였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봉합되지 않으면 세계적인 불황이 올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유럽 내년 성장률 1% 전망도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내년 대부분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이 경기둔화로 저성장을 겪으면서 내년 EU 경제성장률은 1%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영증권 김재홍 이코노미스트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국채상환 부담이 커지는 내년 2월을 전후로 ECB가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여 파국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美하원 이란 제재법안 가결…한국 원유수입 타격 불가피

    미국 하원이 1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담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은행은 미국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이에 따라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우려된다. ●기존 제재안보다 다소 완화 앞서 지난 1일 상원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날 하원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기존 상원 통과 법안보다 강도를 약간 누그러뜨린 것이지만 골격에서는 기존의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한해 대통령이 법 적용에 예외를 둘 수 있다’는 기존 상원 법안 조항을 좀 더 넓게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한 게 달라진 점이다. 의회 소식통은 “기존 상원 법안의 강도가 100이라면 하원에서 통과된 수정안의 강도는 96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정안은 여야 상하원이 모두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르면 15일 상원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 이 법안은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발효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예기간인 내년 상반기 안에 이란산 원유 수입의 예외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 정부에 호소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리더라도 미국 정부가 한국 원유 수입량의 10%에 달하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 전체를 예외로 인정해 줄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법안은 이란의 돈줄을 틀어막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日 ‘예외’ 요구에 한국도 촉각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원유 수입의 10%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미국에 특례조치를 강력하게 요청한 점은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일본이 예외를 인정받을 경우 한국도 한 묶음으로 예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이어 두번째 큰 손 中 금융시장 약? 독?

    美 이어 두번째 큰 손 中 금융시장 약? 독?

    올해 중국이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큰손이 됐다. 중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의 다변화를 꾀한 데다가 중국 국부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던 우리 금융시장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중국자금은 ‘핫머니’인 유럽 자금과 달리 안정적이어서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중 미국(9조 2107억원)이 1위, 중국(4조 8550억원)은 2위였다. 그간 채권 시장 투자에서 강세를 보이던 중국은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도 투자를 늘렸다. 중국은 2009년(8812억원 순매수) 국내 투자국 중 5위였지만 지난해(9799억원 순매수) 4위로 올라섰다. 올해에는 11월 말 기준 1조 2281억원 순매수로 사상 처음 투자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채권시장에서는 3조 626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1위인 미국(3조 6368억원)과 거의 차이가 없다. 채권투자는 대체로 중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의 다변화 차원에서 진행한다. 중국은 2006년 1조 달러에 불과하던 외환보유고가 5년 만에 3조 2000억 달러로 3배 이상 늘면서 미국 국채 위주의 투자에 한계를 절감했다. 특히 2006~2008년 미국 달러화 환율이 오르면서 미국 국채의 평가액이 1740억 달러나 떨어졌다. 주식시장 투자는 국부펀드 중 중국투자공사(CIC)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IC는 자산규모 410억 달러로 세계 5위 규모의 국부펀드다. 이외 중국 정부가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준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역시 최근 들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전체 자금 중 4.6%만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있지만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의 투자 급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오대원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자본유출·입 속도가 빠르면 글로벌 위기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단기간에 자금이 유입될 경우 원화 수요가 급증해 환율 하락으로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1일 연 4.25%였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8월 12일 사상최저치인 3.9%로 하락한 것에 대해 중국 자금의 급격한 투자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로존 위기로 변덕이 심한 유럽 자금이 나가고 국채의 경우 만기까지 채우는 안정적인 중국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우리로서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단, 중국 자금이 만기에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천천히 유출되도록 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부, 이란 유화제품 수입 감축

    정부는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이란으로부터의 석유화학제품 수입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대이란 추가 제재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미 측과 예외조항 등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우리도 조만간 부처 간 최종 입장을 정리, 결정한 뒤 해당국들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경제적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해 추진 중인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연간 3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입을 줄이도록 기업들에 권고하면서, 미 의회가 조만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제재법안의 예외조항을 활용, 원유 수입 중단은 막아보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석유화학제품 수입은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주로 대기업들이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거래를 생각해서라도 자발적으로 제품 수입을 줄여나가게 될 것이고, 정부도 이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선정한 제재 대상 개인·회사 중 우리와 관련된 곳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발표하고 이란의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에 따른 금융거래 제한 등도 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추가 제재 조치에 이어 미 의회의 이란제재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미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게 된다. 즉 원유 수입 결제를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국내 은행들은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곧 원유 수입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 의회 법안의 유예기간 조치 등 예외조항을 근거로 미 측과 계속 협의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 금융을 옥죄기 위한 미 의회의 법안이 확정·발효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유 수입 중단을 언급하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라며 “법이 시행되려면 미 행정부가 180일 내 국제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려야 하고, 에너지 안보상 이유가 있을 경우 120일 단위로 유예기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EU 정상회의 위기 돌파구 ‘新재정협약’ 의미와 한계

    EU 정상회의 위기 돌파구 ‘新재정협약’ 의미와 한계

    영국을 뺀 유럽연합(EU) 26개국 정상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재정 규율을 강화하고 항구적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조기에 출범시키는 데 기본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정부 간 협약으로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은 과도하게 강조한 반면 유로채권과 유럽중앙은행(ECB) 역할론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새 재정 협약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3%, 정부부채는 60% 초과 금지’를 규정한 기존 유럽성장안정협약 조항에 위반 시 자동으로 제재하도록 하는 ‘황금률’을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황금률을 자국 헌법이나 법규에 반영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가 정상적일 때에도 재정적자가 GDP 대비 0.5%를 넘으면 재정 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 예산안을 사전 심사하도록 했다. 이번 합의는 단일통화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재정정책이 없다는 유로화의 문제를 푸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반면 ‘재정 규율’ 강화의 초점이 재정건전성에 맞춰지면서 재정긴축정책을 강화한 것에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정부 부채 비율 감소를 위한 긴축재정은 결국 사회 지출 삭감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을 증가시키고 실업률을 높여 정부 세입을 악화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영국 킹스턴대 경제학과 엔젤버트 스톡해머 교수는 유럽 실업 문제를 다룬 한 책에서 1980년대 이후 유럽 실업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을 금융화로 설명하면서 이러한 추세에서 재정건전성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자를 줄인다고 경기활성화가 되는 게 아니다. 경기를 활성화시켜 적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로채권 발행 문제도 최근 EU 집행위가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 대책이라며 촉구했음에도 이번 정상회의 발표문에서 빠졌다. 헤르만 반롬푀이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내년 3월 재정통합심화 방안 보고서에서 유로채권 발행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는 하지만 독일이 워낙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처럼 ‘최종 대부자’ 구실을 해야 한다는 ‘역할 강화론’ 역시 독일이라는 벽에 막혀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금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정부 채권에 대한 부분적 손실이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없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발권력을 가진 ECB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강경한 美 “한국, 이란제재 동참 선택 여지 없다”

    “이번 한국의 대(對)이란 제재 동참 문제는 사실상 한국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본질적으로 미국이 결정하면 따를 수밖에 없는 강제적 성격이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8일(현지시간) 현 상황은 지난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 지점을 제재할 때와 같이 한국이 미국의 제재 권고를 수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당시엔 미 행정부 차원이었지만, 이번엔 미 의회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미 상원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강력한 추가 경제제재 법안을 만장일치(100대0)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은행은 미국 은행과 거래를 못 하도록 못 박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미국 은행과 거래가 끊기는 것은 달러의 거래나 결제가 일체 불가능해지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예컨대 국내 A은행 명동 지점이 코앞에 있는 국내 B은행 명동 지점으로 달러화를 이체시킬 때도 그 거래는 반드시 미국 은행을 통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결제를 거쳐야 한다. 미 하원도 다음 주 이와 유사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이 굳이 한국에 이란 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면 한국은 외환거래가 마비되기 때문에 스스로 이란과의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강력한 제재안에 미 행정부도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러시아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 등 이란과 거래가 많은 동맹국들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석유 수출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도 우려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입김 아래에 있는 상·하원이 거의 만장일치로 제재안을 통과시킨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제재안이 끝내 발효된다면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10%에 이르는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비롯해 대이란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비상상황’을 맞게 된다. 현재 한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 그쪽으로 도입선을 바꾸는 시나리오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도 한국으로서는 이란산 원유를 쓰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제재안에 들어 있는 ‘대통령 서명 후 최장 6개월까지 시행 유보’ 조항을 활용해 미 행정부 시행규칙에 한국의 원유수입만은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 내 기류가 워낙 강경해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Weekend inside] 한은 ‘내년 3.7% 저성장’ 의미

    [Weekend inside] 한은 ‘내년 3.7% 저성장’ 의미

    한국은행은 9일 새해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하면서 내년 선거가 경제에 미칠 영향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과거 행태로 미뤄 봤을 때 선거에 따라 어떤 경제행동이 늘어나는지는 성장과 물가 모든 부문에서 고려한다.”고 말했다. 내년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동시에 치러진다. 1992년 이후 20년 만이다. 침체냐 둔화냐를 놓고 따질 정도로 경제전망이 암울한 상황에서 총선과 대선의 동시 개최는 그나마 희망을 가질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리는 내년에는 수요 확장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봤다. 한은은 “내년에 큰 선거가 2개나 열려 선거에 따른 경제활동을 고려해 성장 및 물가 모두에 반영했다.”면서 “일례로 평소 없었던 선거 포스터, 선거운동에 따른 음향시설 등의 수요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가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경기둔화로 인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경제전망에서 총선·대선의 효과는 수치가 아닌 역대 선거에서 경험적으로 반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선거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다소 올라갈 전망이다. 선거와 관련된 물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정치 기부금이 증가하면서 이 돈은 선거기간 동안 소비로 이어진다. 일자리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통상 선거를 앞두고 공공요금을 억제하기 때문에 물가도 다소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내년의 경우 경기둔화로 인해 일자리 확장과 물가 안정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둔화로 선거철 수요가 줄어들 경우 일자리가 늘어나는 대신에 근로자의 초과근무시간만 증가하는 데 그칠 수 있다.”면서 “공공요금도 올해까지 장기간 억제했기 때문에 내년에 선거가 있음에도 공공요금이 상승할 수 있어 물가 안정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는 가계 소비를 증가시키고 기업의 설비투자를 줄이기도 한다. 한국경제학보(2011년 봄호)에 실린 논문 ‘정치적 불확실성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13대 대선(1987년)~17대 대선(2007년) 및 13대 총선(1988)~18대 총선(2008년)의 경우 선거 때마다 가계 소비는 0.01% 늘었고 설비투자는 0.03~0.07% 줄었다. 선거 전후에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하고 이자율 등 금융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데 이에 따라 기업은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를 미루고, 가계는 저축보다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통상 코스피지수는 대선날로부터 1년까지는 크게 오르지 않다가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2년이 되는 달에 최고점(선거일 주가의 160%선)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거의 경제적 효과는 총선보다는 대선의 영향이 더 많았다. 총선보다는 대선이 법이나 제도의 변화를 더 많이 가져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거의 영향을 수치로 환산해 경제전망에 반영하는 것이 좋지만 대통령제가 연임제, 7년 단임제, 5년 단임제 등 개헌을 통해 계속 바뀌어 왔기 때문에 경험치가 충분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의 경제전망으로 금융시장은 내년 금리 인하-인상을 놓고 헷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금리를 동결하면서 “유럽과 같은 마일드 리세션(완만한 경기침체)이 없다.”고 말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잡았다. 하지만 이날 경제전망에서는 “유로존 파국이 있을 경우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중국의 긴축완화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국제적으로는 긴축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내년 2분기에 인하될 것”이라면서 “2분기에 마일드 리세션에 대한 위협을 받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0.5% 성장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태국과 호주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시장에서 금리인하를 예측하지만 둘 다 자연재해로 통화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으로 우리나라와 여건이 다르다.”면서 “오히려 내년 초까지 금리가 동결된 후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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