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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재건기금 45억弗 합의

    아프가니스탄 재건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 도쿄에서열린 국제회의가 ‘인도적 지원에서 복구·부흥·개발로이어지는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22일 폐막됐다.이틀간 회의에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들은앞으로 5년간 아프간에 4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국제회의참가국들은 세계은행에 ‘아프간 재건 신탁기금’을 만들고 카불에 집행그룹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원에 따른 내분 우려=아프간 재건작업을 주도하는 유엔개발계획(UNDP) 최고책임자 마크 말로치 브라운은 “작업을 지혜롭게 진행하지 않으면 많은 부분에서 잘못될 여지가 있다.”고 걱정했다.아프간이 가진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위치와 에너지자원이 각국간 입장조율을 어렵게 하고 있다. 거액의 기부금이 내전을 더 깊게 할 수도 있다고아프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거액 기부국들은 대부분 사용처를 밝혔다.신탁기금에 참여는 하지만 사용처를 지목,아프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언론들은 22일 이란의 움직임에 우려의 눈길을감추지 않았다.월스트리트저널은 5년간 5억 6000만달러라는 이란의 지원액을 ‘이번 회의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 평가했다.뉴욕타임스는 서부 헤라트에 이란으로부터 식량과 무기를 실은 트럭이 매일 10대 이상 도착한다고 전했다.이란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서부 군벌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부 군벌 사이에 내전이 재연될 우려도제기되고 있다. ◆임시정부의 장악력 문제=이번 회의에서 각국이 밝힌 지원액은 ‘구두약속’이다.약속된 금액이 다 지원되는 가는다른 문제다. 아프간 임시정부의 1년간 소요비용인 15억달러는 충당될전망이다.그러나 사회간접자본,교육·의료체계 건설 등 장기 프로젝트는 아프간 정부의 능력을 봐서 결정하겠다는것이 기부국들의 계산이다.민주주의 건설,인권 보호,아편생산 규제 등이 이들이 내세우는 조건이다. 현재 아프간 임시정부는 직원들의 월급은 물론,일할 공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아프간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민들의 안전확보다.이를 위해 경찰·사법체계 구축,지뢰제거,무기 수거 등에만 2억 7000만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 [사설] 아프간 복구에 적극 참여를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을 위한 첫 국제회의가 22일 일본도쿄에서 향후 5년동안 대략 45억달러 규모의 지원에 합의하고 폐막됐다.지원규모는 아프간 과도정부가 당초 희망했던 49억달러에 근접하는 것으로 단일 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으로서는 유례가 없는 성공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캄보디아의 경우 잠정통치기구 운영비를 뺀 부흥비로 8억 8000만달러가 지원됐으며 동티모르의 경우 3년동안 3억7000만달러가 지원됐다.아프가니스탄 지원 규모가 이처럼늘어난 것은 특정국가가 국제테러의 온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사회의 깨달음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22년여 동안 끝 모를 전쟁의 수렁에빠져 있었다.대(對)소련전과 내전,이어진 미국의 대테러전으로 아프간은 ‘제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평균수명은 40세에 불과하며 남성의 초등학교 입학률은 39%,여성은 3%,유아사망률은 25%를 기록하고있으며 난민만 해도 520만명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40억달러의 지원은 아프간 부흥을 위한 첫걸음에불과하다.일자리 창출과 군벌 억제,마약재배 근절, 나아가다원성에 기초한 민주국가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걸쳐 막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국제사회가 5년뒤 아프간을 잊어버린다면 또다시 중앙아시아의 화약고로 되돌아가고 말 것이다.아프간의 부흥에는 국제사회의 장기간에 걸친 적극 참여가 필수불가결하다. 또 아프간의 군벌 할거 체제를 고려할 때 양자간 지원보다는 국제기구의 철저한 감독체제 구축이 불가피하며 아프간인 스스로의 수용태세 확립 노력도 긴요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지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순간에도 아프간 북부동맹내 파벌간 전투로 20여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친이란계군벌과 파슈툰족 사이에도 상호위협이 그치지 않고 있다.아프간인 스스로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해야만 아프간 재건의 길이 열릴 것이다.
  • 봄같은 이상한 1월

    1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907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월 중순 최저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영상 6.2도였다.이는 종전 최고치인 72년 1월11일의 영상 4.3도보다 2도 가량높은 것이다.이날 인천 8.2도,대전 9.2도 등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도 1월 중순 최저기온의 최고치를 기록했다.서울의 낮 최고기온도 13.4도를 기록,1월 중순 최고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 15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6도에 머무는 등전국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흐리고 한두차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근의 높은 기온은 중앙아시아에서 확장한온화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순 들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평년 기온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주먹쥔 부시 “아직 멀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년을 ‘전쟁의 해’라고 규정지었다.미 일부 언론들은 27일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이외 지역으로 대(對)테러전을 넓히는 문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확전의 첫 대상으로는 이라크가 유력하다.이에 대해 러시아 일간지 네자비지마야 가제타는 이날 강·온 두 시나리오를 보도했다.온건 시나리오는 지난 91년처럼 군사·산업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은 하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강경 시나리오는 후세인 대통령 대신친미 성향의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는 까닭은 에너지 자원확보와 지정학적 위치다.아프간전성공으로 중앙아시아에 교두보를 확보한 미국은 걸프만과아라비아해까지 영향력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70∼80년대미국은 이 지역에서 이란과 이라크에 의해 밀려났다. 블라디미르 파슈코프 이스라엘·중동문제연구소 전문가는 “심각한 에너지 자원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은 카스피해,중앙아시아,그리고 수송로가 될 수 있는 아프간에 입지를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아프간전에서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 소탕을 마무리짓지 못했다.따라서 알 카에다가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와 예멘도 유력한 확전 후보국이다. 정부가 직접 알 카에다 소탕작전에 나선 예멘에 미국은 미해병대의 참여를 요청했다.예멘 정부가 미국이 준 명단으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자세한 ‘보고’를 하고 있지만 직접 참여해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27일 테러조직 소탕을 위해 미 특수부대를 원하는 국가에는 기꺼이 파견하겠다고 밝혔다.미국이테러조직이 있다고 지명한 국가가 사실상의 ‘강요’를거부하기는 쉽지 않다.소말리아가 대표적인 예다. 일단 확전으로 방향을 잡은 미국은 러시아 달래기에 돌입했다.27일 백악관은 러시아 지원 프로그램 확대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핵무기 과학자들을 위한 구직 프로그램까지다룬 이 성명에 따라 미국은 수년간 20억달러를 러시아에지원할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마라토너 권은주 “이젠 기록과의 싸움”

    이제는 기록이다-. 여자마라토너 권은주(24·삼성전자)가 한국기록 경신을 위해 신발끈을 조여맸다. 권은주는 지난 10일 중국 남부에 위치한 곤명으로 동계훈련을 떠났다.내년 3월2일까지 해발 1,895m의 곤명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끊고 고지대 훈련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동안 권은주는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97년 춘천마라톤에 한국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세우며 우승,여자마라톤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이후 고질적인 발목부상으로4년여를 고생했다.그러다가 지난 10월 춘천마라톤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그러나 기록(2시간31분33초)은 턱없이 부족했다. 현재의 목표는 내년 한국기록 경신과 부산아시안게임 우승이다.곤명 고지대훈련 뒤 내년 3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한국여자마라톤 최고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세우는 것이 1차 목표다.이후 10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국선수 최초로 여자마라톤 우승과 함께 한국기록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춘천마라톤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했지만아시안게임 우승은 호라호락하지만은 않다.일단 선수층이 두꺼운 일본이 가장 큰 경계대상이다.2시간20분대의 선수들이 수도 없이 많다.또 북한과 중앙아시아 선수들도 복병이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권은주가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한국여자마라톤의 중흥기를 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
  • 러 국민 72% “소련붕괴 유감”

    8일로 옛 소련이 해체된 지 10주년을 맞았다.소연방은 1991년 8월19일 보수 쿠데타 실패,이어서 그해 9월 발트해 연안3국의 독립등으로 급격히 해체의 길에 들어섰다.마침내 12월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등 3대 공화국이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에 합의함으로써 소연방은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8월19일 쿠데타 불발 10주년 때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매우 조용하게 소련 붕괴 10주년을 맞았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단 한마디 공식 논평조차 내놓지 않았다.러시아 국민 대다수는 10년간 이룩된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에도 불구,옛 소련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의 72% 소련 붕괴 유감] 러시아 최대의 독립 여론조사 기관인 ‘로미르’는 8일 러시아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72%가 ‘소련 붕괴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반면 소련 해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0.4%에 불과했다.또 57.6%는 소련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답한 반면 붕괴가 불가피했다는 응답은 30%에 그쳐 러시아인들의 옛 소련 체제에 대한 미련을 반영했다. 소련 붕괴의 원인에 대해 44%가 ‘지도자들의실수 등 인간적 요소’를 꼽았다.17.2%가 ‘옛소련 공화국들의 독립 열망’을,12.9%가 ‘사회·경제적 위기’를 각각 들었다. [남은 유산] 러시아는 개혁정책의 실시로 자유와 시장경제가 발전했지만 부패 만연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다른 공화국들도 10년간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등 정체성을 되찾으려 노력했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부패,권위주의적인 독재체제,잇단 민족 분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주도 아프가니스탄 보복전에 협조한 보답으로 경제지원을 약속받았다.장기적으로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고 있지만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독립국의 지위를 누리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김균미기자 kmkim@
  • [대한포럼] 테러를 키우는 중동분쟁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유엔 안보리에 참석한 뒤 기자들로부터 테러라는 용어에대한 질문을 받았다.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은 북부동맹군에 함락되고 쿤두즈는 공방전이 한창일 때였다.그는 “한때 우리 가운데 테러범으로 묘사됐던 많은 사람들이 현재합당한 정부 대표로 대접받고 있다”며 테러에 대한 상대적 인식을 간명하게 정리했다. 테러범 출신 정부 대표 가운데 유명한 인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있다.그 아라파트가 지금 곤경에 처했다. 이스라엘군은 3일 가자지구의 PA본부를 폭격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도 병력을 진주시켰다.지난 1일과 2일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자살폭탄테러로 예루살렘과 하이파 등에서 이스라엘 민간인 28명이 죽고 210여명이 중상을 입은 데 대한 보복이었다. 9·11 미국테러 참사로 팔레스타인인들이 크게 기뻐하고있을 때 72세의 아라파트는 부상자들에게 헌혈하고 싶다며신속하게 채혈 침대에 드러누웠다.그의 ‘늙은 피’가 실제 수혈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테러가 발생하자 그는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테러를 자행했다고 선언한조직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조직원을 110명이나 검거하는 등 보복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안팎 곱사등이 신세다.이스라엘 내각에서는 공공연히 아라파트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미국 러시아 유럽은 테러 분자의 발본색원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은 PA를 미더워하지 못하고 있다.말만 앞서지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아라파트의 지도력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테러 사건을 일으킨 하마스조직은 비상사태는 아예 무시한 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최근 PA는 과격단체원 1명을 체포하는데2,500명의 과격시위대와 부딪혀야 했다. 반면 미국 방문중 테러 소식을 접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부시 미국 대통령을 흉내냈다.“우리는 전시 상황에 처했다.이것은 전쟁이다.인구비례로 따지면 미국인이 2,000명이나 살해당한 것과 같다”고 ‘테러와의전쟁’을 예고했다.샤론이부시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부시는 무력 사용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샤론은 이스라엘로 돌아오자마자 공격을 퍼부었다는 사실이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고 자위권 발동이라며 두둔하고 나섰다.9·11테러 사건 이후 이슬람권의 환심을 사기위해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지만 친이스라엘 노선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것이다. PA는 최근 정치적 입지가 점점 축소돼 왔다.독립국가 건설의 전망도 불투명한 데다가 경제 사정 또한 나아지지 않고 있다.과격파에 의한 테러도 빈발하고 있다.‘실패 국가’,‘실패 정부’가 테러의 온상이 된다는 말은 이 경우꼭 들어맞는다.설혹 아라파트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과격파를 제압하여도,내부에서 잃게 될 것과 외부에서 얻을 것을 비교하면 아라파트의 손에는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테러를 응징하는 것이 국제 사회의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해서 테러를 낳는 정치적·경제적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나 열정,에너지가 식어서는 안된다.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지금 누리고 있는 유리한 입장도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더욱이 아라파트를 제거하게 될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직 정부 대표가 되지 못한 군소과격단체·테러집단과 일일이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테러 억지는 무력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테러를 억지하기 위해서는 ‘평화적 상상력’이 함께 필요하다.미국과이스라엘이 PA와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로 나아가고 PA가 더 이상 ‘실패 정부’가 되지 않도록 도와야 서부 아프리카에서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르는 이슬람 벨트의 테러 유혹을 억지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도 말이 아닌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강석진 논설위원sckang@
  • 올해 에이즈 사망 300만명

    [제네바 연합] 올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로 인한 사망자는 약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 DS)이 최근 밝혔다. UNAIDS는 보고서를 통해 에이즈 사망자 가운데 15세 미만의 아동이 58만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인 사망자 240만명중 110만명이 여성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올해에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은 15세 미만 아동 80만명과 성인 여성 180만명을 포함해5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에이즈와 HIV 감염자는 4,000만명에 달하며이 중 15세 미만 아동은 270만명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UNAIDS는 에이즈가 발견된 후 20년에 걸쳐 6,000만명 이상이 감염됐으며 현재 HIV와 에이즈 감염자의 약 3분의 1이 15∼24세의 젊은이들이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젊은 여성이 에이즈에 취약한 계층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감염자의 지역별 현황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340만명 ▲북아프리카와 중동 8만명 ▲서아시아와 동남아 80만명 ▲동아시아·태평양 27만명 ▲중남미 13만명▲카리브해연안 6만명 ▲동구·중앙아시아 25만명 ▲서유럽 3만명 ▲북미 4만5,000명▲호주·뉴질랜드 500명 등으로 나타났다.
  • “한국도자기 보는순간 예술혼 숨쉬는 듯”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문화재와 민속품을 만난 순간푹 빠져들었습니다.특히 도자기는 장인의 손과 감정,섬세한예술혼이 숨쉬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공부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한국실 설치 협약’체결차 한국을 방문중인 러시아 연해주립박물관의 일리나 파블로바 남(48) 국제박물관센터장은 지난 9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의 문화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거듭 밝혔다. 연해주립박물관의 상설 한국실 설치는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이 지난 6월부터 우수리스크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고 있는 ‘한국으로의 초대’전이 계기가 된 것.이주립박물관의 국제박물관센터에는 4개의 상설 전시실이 설치될 예정으로 이가운데 한국관이 처음 입주하게 됐다.일본중국 정부도 상설관 개설을 위해 접촉중이다. 일리나 파블로바 남의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그에게 한국은 낯설지 않은 나라다.30년전 사할린에서 본 시댁(그의남편은 고려인 2세)풍경엔 한국의 민속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30여차례의 국제전시회를 기획한 그는 한국실 운영과 관련,“119개 민족이 살고 있는 극동지방은 동서양이 접촉하는‘문화 모자이크’ 지역”이라며 “우리 박물관에 한국의얼이 담긴 문화재가 상설 전시된다면 한국을 알리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이어 “지역내 고려인들에게도 ‘뿌리의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문화적 언어’의 역할을강조했다. 현재 연해주에는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가 다시 돌아온 고려인 3만여명이 살고 있다. “내년 6월2일부터 1주일 동안 열릴 비엔날레 페스티벌때많은 대중에게 보여주고 민속박물관측과 상의하여 전시품을추가해 상설실을 본격 운영할 계획입니다. 한국학과 학생들에게도 학습자료로 개방할 예정입니다.” 그는 협약 체결 뒤 12일까지 경주박물관 등 한국 문화의현장을 둘러본 뒤 13일 출국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美테러전쟁/ 美 “제2 베트남戰 없다”

    ■개전 한달 평가. 미국이 한달째 아프가니스탄에 맹폭격을 가했지만 가시적전과는 미흡한 채 전쟁은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그동안 미군의 공습과정에서 미군 95명이 전사했다”고 5일 주장,이번 전쟁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베트남전 악몽을 떠올리는 미 국민들에게 부시 행정부는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인내와 지원을 호소했다.대외적으로는 유럽 우방들과 아프간인근 이슬람국들로부터 대테러전쟁에 대한 지원을 재다짐받는 등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지난달 7일 아프간공습 직전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방문했던 도널드 럼즈펠드미 국방장관이 이번에도 확전에 앞서 중앙·서남아시아 5개국을 순방,장기전에 대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 미 정부·군 관계자들은 이슬람권의 우려에도 불구,라마단과 혹한에 상관없이 공습 강행을 기정사실화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4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라마단과 관련한 파키스탄과이슬람권 감정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공습을 중단할 만한 여유가 없다”고 공습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이날 NBC방송 대담프로에 나와 “대테러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전쟁”이라며 “군사작전이 마무리되려면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혹한과 라마단에도 불구, 장기전체제로 돌입한 것은 아프간처럼 지형이 험난한 곳에서 소규모의 기동성을 갖춘 테러범들을 찾아내기 어렵고,북부동맹 반군의 전력이 예상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개전목표는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라덴의 생포 또는 사살,아프간내 빈 라덴의 테러조직 색출및 테러기지 폐쇄, 그리고 빈 라덴을 비호하는 탈레반정권의 응징으로 요약된다.하지만 성과가 미미하자 작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는 4일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평가했다.그는 “계속된 미군 공습으로 탈레반이 정부로서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마이어스의장도 “전쟁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주도권은 탈레반이 아닌 미군과 북부동맹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전에 대비한 아프간내 미군병력 증강도 이미 시작됐다. 마이어스 의장은 지난 주말 아프간에서 작전 중인 특수부대 규모가 증강돼 북부동맹과 협력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미군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군사전문가들은 병력증강만으로 당장 빈 라덴의 생포 내지 사살 같은 가시적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득실 따져보면- 美 오래끌수록 ‘적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대한 손익계산표는 아직 미완성이다.그러나 현재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실(失)이 더많다. 현재까지 미국이 얻은 전과는 집권 탈레반의 군사 인프라붕괴와 몇 군데로 압축된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지 파괴등이다.미국은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해 수도 카불을 포함,마자르 이 샤리프,칸다하르 등의 공습에서 별 저항을 받지않고 있다. 탈레반은 통신체계도 심각한 타격을입었고 보급로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변 아랍국들은 아프간 공습이 자국에 미칠 영향을 놓고 손익계산에 분주하지만 일단은 미국의 공습을 지지하고 있다.미국의 외교적 협상력이 늘어난 셈이다.그동안 소원했던 이란이 암묵적 지지를 보냈고 러시아의 영향아래 놓여 있던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이 미국의작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민들의 일관된 지지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서는 큰힘이다. 추가 테러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미국민들은 정부의 전쟁수행에 대해 8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열의는 물론 세계 각국의 지지는 시간이지나면서 흔들릴 수 있다. 끈질긴 공습에도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그리고 탈레반은 여전히 건재하다.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회의가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전선이 넓어지면서 오폭과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는 것 또한 부담이다.미국은 그동안 국제적십자위원회 건물,민간인거주지 등을 오폭했다. 탈레반에게는 좋은 선전도구가 됐고 전쟁무용론과 반전론이 힘을 얻는 계기가 됐다. 갈수록 격렬해지는 반전 시위가 이슬람 국가는 물론 서방각국 지도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앞으로의 주 관심사다.미국은 그동안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경제원조를 약속했다.파키스탄에는 부채탕감 외에도 직접지원6억 달러,타지키스탄에는 수천만달러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같은 경제적 지원도 점차 효력을 잃을 것이 분명하다.또한 8년만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원조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곱지 않다.국회의원들은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지역구를 위해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에 있어서도 머지않아 안팎의 상반된 입장에 직면하게될 것이다. 전경하기자 lark3@. ■떨고있는 美국민들. “가슴이 매우 아프고 숨쉬기가 힘들다.기침이 멎지 않는데다 등이 쑤시고 발진 증세가 나타났다.”팝의 황제라는마이클 잭슨은 4일 영국의 주간지를 통해 최근 자신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며 탄저균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잭슨의 말은 미국민들을 사로잡고 있는 탄저병 및 테러에대한 끝없는 공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까지 탄저병으로 4명이 숨지고 13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이같은 환자 수 만으로 보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문제는 이것이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악의에 의한 테러이고 아무도 그 테러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불안이다. 확률적으로는 극히 가능성이 적다 해도 누구나 그 불안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탄저병 뿐만이 아니다.천연두를 포함한 새로운 생화학 테러,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비롯한 교량을 대상으로 한 테러,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쇼핑몰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어디든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미 국민들의 가슴 속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수사국(FBI)이 발한 경고 메세지를 공개하면서 금문교 등 4개 교량에 최고 경계령을 발동했다. 언제 어디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미 국민들이 떨고 있다. 유세진기자. ■흔들리는 아랍권 反테러연대. 아랍을포함한 이슬람 국가들이 안으로부터 곪고 있다.테러에 반대한다는 명분 때문에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 연대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이슬람국가 정부들과 ‘형제’국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반대하는 국민정서가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이들 국가의 명운을 뒤흔들 만큼 심각한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다.그러나 이같은 정부와 국민간 괴리는언제든 국가의 존립에 위협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큰 파괴력을 안고 있다.상당수 아랍국가들이 내부의 시한폭탄을 뇌관을 제거하지 못하고 끌어안은 채 지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프간에 인접한 파키스탄.수많은 파키스탄 국민들이 오늘도 대미(對美) 성전에서 아프간편에 서기 위해 아프간으로 향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속수무책이다. 반미·반정부 시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국이 제공하는 경제지원과 제재 해제 등 당장은 이득을 보고 있지만 국민들의반미 감정을 다스리지 없다면 앞날을 기약하기 힘든 수렁속으로 발을 딛고 있는셈이다. 이슬람 국가들은 지금 반테러라는 명분과 반미라는 국민정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전쟁 시작 한달이 된 아직까지는 실족하지 않고 용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균형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게다가 미국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라마단 기간중에도 공습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라마단 때의공습이 억눌려온 반미 감정을 폭발시키기라도 한다면 정권유지에 힘겨워 하는 국가들이 생겨날 수 있고 이는 힘겹게유지돼온 이슬람내 반테러 연대를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유세진기자 yujin@
  • “중앙亞 동포-조국 가교역할 힘쓸것”

    “조국이 우리 중앙아시아 동포들을 잊지 않고 이렇게 격려해 주셔서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조국과 현지동포들 간의 가교가 되는 매체로 더욱 키워 나가겠습니다.” 90년 제정된 ‘장지연상’의 금년도 제12회 언론부문 수상자로 카자흐스탄공화국 수도 알마아타에서 발행되고 있는 교포신문 ‘고려일보’(구 레닌기치)가 선정됐다.시상식 참석차 방한한 채유리(39)주필 대리는 “신문사 재정사정은 어렵지만 조국의 동포들과 현지교포들의 성원에 힘입어신문을 내고 있다”며 “고려일보가 중앙아시아 교포들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신문은 1923년에 창간된 ‘선봉’의 뒤를 이은 것으로,1938년 ‘레닌기치’로 바뀌었다가 지난 91년 지금의 ‘고려일보’로 개명했다.창간당시는 일간이었으나 현재 주간으로발행되고 있으며,총 면수는 16면으로 이 가운데 4개면은 국문(한글)판이다.발행부수는 3,000부. 장지연상 심사위원회는 선정배경과 관련,“구소련 전역에흩어져 살고있던 40만 고려인(한인)들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었으며,잊혀져가는 우리말·글의 보존,보급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는 “박은식선생 등이 1908년에 창간한 ‘해조신문’의 맥을 이어 러시아내 한국인의 대변지 역할을 하고 있는,민족성향의 신문”이라고 평가했다. 정운현기자
  • 아프간 전장에서/ 50년전 한국모습 그대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보았다. 피부색과 말,생김새,자연환경은 다르지만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50년 전과 너무 비슷하다. 호자바우딘이나 다슈테칼라 등 우리의 옛 ‘읍내 장터’를 떠올리게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구걸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다.흙과 먼지로 뒤범벅된 얼굴에 누더기를 걸치고 “돈이나 먹을 것을 달라”면서 때가 낀 손을 내민다.구걸을 해서 연명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우리의 전쟁고아들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다.외국의 원조 의복과 식량을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우리의 기억 속에 아련한 정경이다. 난민촌 캠프도 TV를 통해 본 6·25때의 ‘판잣집’을 떠올리게 한다.여남은살의 계집아이들이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 하루해를 보내고 사내아이들은 연날리기,굴렁쇠놀이,제기차기를 한다.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두세살배기들은 아랫도리를 아예 벗어젖힌 채 흙바닥을 뛰어다닌다. 마을의 모습도 우리를 너무나 닮았다.진흙과 지푸라기를섞어 지은 것 하며 천장을 가지런히 떠받들고 있는 어른허벅지 굵기의 통나무들도 우리의 한옥과 너무 흡사하다. 반뼘 너비의 나무를 엮어 어른 키 높이로 만들어 놓은 대문도 마찬가지.아궁이에 큰 솥을 걸어놓고,장작을 때 밥을 만드는 것도 똑같다. 책이 없어도,책상과 의자,번듯한 건물이 없어도 작은 칠판과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공부하는 모습은 6·25때 우리의 ‘천막학교’를 옮겨 놓은 듯하다.책가방이 없어 보자기에 책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도 그렇다. 아프간 사람들은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한다.손님에게“차라도 한 잔 해라.점심은 먹었느냐”고 자상하게 묻는다.나그네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려 했던 우리네 옛 심성과 다를 것이 없다. 50년 전의 우리와 너무도 닮은 아프간의 모습을 보면서‘한강의 기적’이 빈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돈도,자원도,기술도 없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정말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스웨덴의 작가 얀 뮈르달이라는 사람이 50년대 자신의 중앙아시아 여행기에 “아프간은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가장 강력한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는 점이다. 이 지역의 신흥 강호가 될 수도 있었던 아프간이 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을까.종파와 부족들 사이의 분열과 싸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자신을 지켜낼 힘이없어 옛 소련 등 주변국의 침입도 이어졌다. 바다로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석유 파이프라인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나라가 아프간을 호시탐탐노렸던 것이다.탈레반도 정권을 잡기 전 파이프라인을 가장 먼저 점령했다. 아프간 이곳저곳을 돌아다닐수록 지연과 학연,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정쟁을 거듭하고있는 우리의 정치인들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또 탈레반과 북부동맹의 젊은 군인들을 보면서 155마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남과 북의젊은이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호자바우딘 전영우 이영표 특파원 anselmus@. ■북부동맹 모히블라장군 “카불 탈환 시간 걸릴것”. “미국이 계속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핵심세력에 대한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탈레반의 결속만 더욱굳게 할 겁니다.” 쿡차,다쉬테칼라,호자가르 등 아프가니스탄 북부 전선을책임지고 있는 북부동맹의 모히블라 장군(49)은 미국의 공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의 공습은 북부동맹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있다”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이아니라 자금과 무기 등 현실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탈레반만 무너뜨리면 테러의 근원이 뿌리뽑힌다고 오판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축출돼도 또 다른 ‘탈레반’을 육성·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탈레반과의 연립정부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정치인들이 추진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26년전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러시아군과도 싸운 모히블라 장군은 “러시아와 싸울 때는 ‘이슬람 국가 방어’라는 대의(大義)아래 국민들이 완전히 하나로 뭉쳤다”면서“탈레반과의 싸움은 같은이슬람이라는 이념 혼란을 다스려야 하고,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와의 싸움도 병행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따라서 수도 카불의 재탈환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안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테러 전쟁을 위한 단기 체류는 괜찮지만 미군 기지를 건설해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밝혔다.외국군대가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면 독립국가의 위상이 손상된다는 설명이다. 모히블라 장군은 “우선 마자르 이 샤리프를 탈환해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뒤 남부 공격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면서 “탈레반을 축출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기 위한 장기적·포괄적 계획이 이미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슈테칼라 이영표특파원 tomcat@.
  • 中, 신장위구르區 독립운동 압박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 최근 분리·독립주의 활동을 하다가 체포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한명이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이는 국제사회의 반테러리즘 기류에 편승,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분리·독립주의 움직임을 고사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압박작전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테러 척결에 대해 ‘이해’를 구한데 힘입어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계 분리·독립세력을 테러분자로 규정,단속을 천명했다.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는 27일 테러분자의폭탄사용 방지조약과 올 6월 반테러에 대해 중·러·중앙아시아 3개국이 서명한 ‘상하이협정’을 비준함으로써 중국내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한 ‘철퇴’의 기반을 마련했다.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반테러조약을 비준하는자리에서 “2개의 반테러 조약을 비준한 것은 중국내 분열주의자와 국내외 적대세력이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파괴하려는 책동을 억제해 국가 안전과 통일을 지키는데 도움을줄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활동하는분리·독립주의 세력을 테러분자로 규정,철저히 단속할 방침을 천명했다. 쑨위시(孫玉璽) 외교부 대변인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분리·독립주의 세력이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돼 폭발과 암살 등의 테러행위를 저지른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신장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이 자유를 구하기 위한민족해방 전사라는 주장은 오사마 빈 라덴을 자유를 추구하는 전사라고 부른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이영표특파원 호자바우딘 르포/ 아프간 담배 80% ‘한국산’

    ‘아프간에 가면 한국이 보인다?’ 호자바우딘 시내의 한 시장.길게 늘어선 좌판들 사이사이로 빼곡히 쌓여 있는 낯익은 포장의 조그만 박스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끈다. ‘88 MILD’와 ‘PINE’등 우리 담배들이다.담배갑 옆에는 ‘KOREA TOBACCO & G.CORP(한국담배인삼공사)’와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선명히 박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비되는 담배들중엔 우리나라의 이 두담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두 담배는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중앙아시아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별도로 국내산 담배 잎을원료로 한국에서 만들어 전량 수출하는 일종의 ‘맞춤 담배’인 셈이다.하지만 영어를 잘 모르는 이곳 아프간 사람들은 ‘88 MILD’와 ‘PINE’가 인근의 중국산 담배로 잘못 알고 있다. 최근 전쟁취재를 위해 이곳으로 온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에게도 ‘88 MILD’와 ‘PINE’은 대인기다.맛이 순하고역겨운 냄새가 안난다는 평. 파키스탄등 인접국가들의 담배들도 있지만 이 두 담배의맛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현지인 및 기자들의 반응이다.가격은 1보루에 미화 3달러로 국내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 담배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운행되는 차량들 속에서도 한국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한국에서는 이미 한 물 간모델이지만 현대 갤로퍼와 대우 르망 등이 아프간의 험한길에서 흙먼지날리며 달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 할 수 있다.이들은 모두 파키스탄,타지키스탄등에 중고차로 수입된것을 아프간이 다시 들여온 것이다.길을 가다보면 한국산청바지,남성용 셔츠,운동화 등을 신은 젊은 아프간인들도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특히 맨발이 대부분인 아프간인들에게 우리나라 양말은 인기 품목이다. 전쟁 폐허속의 아프간 어린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에게 초컬릿과 돈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50년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의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반면 다른 한 켠에선 우리의 현재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게 한다. 호자바우딘(아프가니스탄 북부) 이영표특파원 tomcat@
  • “안중근의사 주 활동무대는 연해주”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92주년.최근 몇년 새 안 의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러시아 학자들의 관심이 특히 돋보이고 있다.이같은 경향과 관련,안 의사가 일제의 한반도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의거지는 중국 하얼빈이지만 안 의사가 항일의식을 고양·성숙시킨 곳은 러시아 연해주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의거 기념일에 앞서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斷指)동맹’을 맺은 연해주 현지에 유허비(遺墟碑)를 세운 데 이어 국제학술회의를 개최,안 의사의 항일투쟁운동을 재조명했다.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 서굉일)가 국가보훈처·고려학술문화재단 후원으로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대학교 한국학대학에서 서굉일(한신대)·오영섭(연세대)·박환(수원대)교수 등 한국측 교수 8명과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 연구원 등 러시아측 연구자 7명등이 참가한 가운데 ‘안중근과 러시아지역 항일민족운동’을 주제로 학술행사를 가진 것. 이 행사에서 한러 양측의 학자 12명이 총12편의 안 의사및당시 극동의 정세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특히 수원대의 박환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에서의 안중근’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안중근 의사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폈다.흔히 안 의사는 의거 장소가 만주의 하벌빈이고,순국 장소가뤼순인 점을 들어 만주지역 항일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돼 왔다.그러나 박 교수는 안 의사가 연해주지역 의병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박 교수는 “안 의사는 극동 크라스키노 카리에서 ‘단지동맹’을 결성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대동공보사(大東共報社)에서 의거를 최종결심했으며,블라디보스토크 역사(驛舍)에서 권총을 받아 하얼빈으로 떠났다”며“안 의사의 의거와 러시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1907년 군대해산 후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하여동의회(同義會),단지동맹,대동공보 등 러시아지역 민족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안 의사가 주도한 소위 ‘단지동맹’ 역시 ‘동의단지회’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의회의 산하조직이었는데 안 의사는 동의회에 발기인으로참여하였다.박 교수는 “결국 안의사의 의거는 동의회의‘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연해주 현지에서 안 의사가 1908년 러시아지역 최초의 의병조직인 동의회가 결성된 상(上)얀치혜 마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박 교수는 “안 의사가 단지동맹을 결성한 크라스키노 쥬카노프카 마을 위쪽12km 떨어진 곳에서 흔적을 확인했다”며 “현지 주민들의증언에 따르면 1937년 조선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후 60년대까지 러시아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폐허가 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의사 남·북 스크린 조명 색깔차?.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통해 남북한의 안중근 의사에 대한 시각을 비교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신대 신광철 교수(종교문화학과)는 남한의 ‘의사 안중근’(1972년,주동진 감독)과 북한의 ‘안중근 이등박문을쏘다’(1979년,엄길선 감독) 등 두 편의 영화를 분석해 최근 종교사연구소 연구발표회에서 ‘남북한의 안중근관’으로 내놓았다. 신 교수는 논문에서 남북한 영화는 모두 안 의사의 구국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한이 안 의사를 민족사적 영웅으로 부각시킨 것과는 달리,북한영화는 안 의사의 투쟁을미완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두 영화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심하게 된 동기,독립 투쟁과 이등박문 사살 과정,재판과정에 나타난 안 의사의 독립 사상,안 의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북한영화가 안 의사의 투쟁을 미완으로 규정한것은 이른바 ‘지도 사상’이 부재했다는 관점에 기인한 것임을 밝히면서 이는 김일성의 지도 체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안 의사의 독백을 통해 안 의사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점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안 의사가 구국 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에 관한영화적 장치도 남북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하고있다.남한 영화는 안창호 선생의 연설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구국 투쟁에 나섰다고 묘사하고 있으나,북한영화에서는 민중적 저항에 의한 결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남한영화가 ‘계몽’ 쪽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면,북한영화는 ‘투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남한영화가 빌렘 신부와의 관계,안 의사의 기도 등을통해 천주교 신앙 관련성을 암시하는 데 비해 북한영화는김일성 지도 체계를 전제하는 관점에서 안 의사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차이는 스토리·주제 중심으로 설명적인 북한영화,이미지·빠른 템포를 앞세운 오락적 가치에 익숙한 남한영화가 갖는 현실적 거리 탓”이라며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환경의 차이인 만큼 영화분야의 학술적교류나 공동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김삼웅 칼럼] 연해주의 안중근·이상설 유허비

    순국 92주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 이름앞에 옷깃이 여며지는 안중근의사와 조국광복을 보지 못하고 이역에서 서거한 보재(溥齋) 이상설선생의 유허비(遺墟碑)가 연해주에세워졌다.러시아 땅에 처음 세워진 유허비다. 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자동차로 5시간 거리인 크라스키노 류하노프카(煙秋 下里)마을에서 안의사 유허비가 제막되었다.1909년 안의사 등 동지 12명이 왼쪽손 무명지를 잘라‘대한독립’이라 쓰고 조국독립을 다짐한 유서깊은 지역이다.정작 단지동맹을 했던 장소는 이웃마을인데 그곳은 황무지로 변해 인적이 끊겨서 대로변에 비를 세웠다. 광복회(회장 尹慶彬)와 국가보훈처가 주관하여 해외 독립전쟁의 본거지에 표지석을 세운 의미는 각별하다.광복회가지난 8월 중국에 ‘청산리 항일대첩비’를 세운 데 이어 두번째다. 연해주 한·러 국경지역은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땅에 둥지를 튼 한인의병과 독립운동가들의 활동무대였다.1937년 스탈린이 이 지역 한인을 중앙아시아로 쫓아낸 이후 광대무변한 지역이 대부분 황무지로 변했다.안의사는이곳에서 의병활동을 하다 국적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듣고 뜻을 같이한 우덕순과 권총 한자루씩을 준비하여 하얼빈 역두에서 이토를 처단했다. 안의사의 거사 소식에 신규식(申圭植)은 이렇게 썼다.“푸른하늘 대낮에 벽력소리 진동하니/6대주 많은 사람들 가슴이 뛰놀았다/영웅 한번 성내니 간웅(奸雄)이 거꾸러졌네/독립만세 세번 부르니 우리 조국 살았도다.” 보재선생 유허비는 18일 우스리스크 수이푼강 유역에서 제막되었다.발해의 남경(南京)이었던 이 지역 역시 항일지사들이 조국광복운동을 벌인 곳이다. 보재선생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이준·이위종을 대동하고 고종황제의 정사(正使)로 파견되었지만 일제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서울에서는보재에게 사형이 선고되었다.귀국을 단념하고 미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1910년 연해주에 이르러 유인석·이범윤 등과 13도의군을 편성하여 일군과 싸우고 권업신문 주필로 활동했다.이어 1914년 이동휘·이동녕 등과 중국·러시아령의동지를 규합, 대한광복군정부를 세워 정통령(正統領)에 취임했다. 1915년 상하이에서 박은식·신규식 등과 조직한 신한혁명단 본부장에 선임되어 조국광복투쟁에 앞장섰던 보재는 1917년 연해주의 니콜니스크(雙城子)에서 눈을 감았다.47세 때이다.보재의 유허비가 세워진 곳은 발해의 옛토성이 바라보이는 수이푼강 언덕이다.발해가 망할 때 수많은 병사와 백성들이 이 강물에서 죽어 발해유민들이 ‘슬픈강’이라 불렀던 것이 수이푼강이란 이름의 사연이라 전한다. 안의사가 순국 직전 아우들에게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곁에 묻어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던 고국으로 반장해다오”란 유언을 남겼듯이,보재선생도 “동지들은 합심하여 조국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나는 광복을 못보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내 몸과 유품은 남김없이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버리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동녕·조완구등이 화장하여 재를 강물에 뿌렸다. 안중근의사와 보재선생 유허비 제막식을 지켜보고,극동대학에서 안의사의거 92주년 한·러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하고,두만강 건너 북녘땅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한반도의 넓이만한 연해주의 광활한 지역을 종단하면서 이국에서 숨진 순국선열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안의사의 유해는 아직도 조국으로 반장되지 못하고 남북관계는 이어질 듯 끊어질 듯하고 국내에서는 친일파 후손들이활개친다. 심지어 조선총독부 중추원참의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세태가 되었다.안의사나 보재선생을 기리는 상은없어도 친일파를 기리는 상은 줄줄이 제정되고 시상되는 조국의 현실에서 동토에 잠든 순국 선열들의 영령 앞에 발걸음이 무겁구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삼웅 주필 kimsu@
  • 외화 밀반출 폭발적 증가

    99년 4월에 이어 올해 1월에 걸쳐 2단계의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가 취해진 이후 외화 밀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해외로 빼내려다 적발된 외화 규모는 288건 1조523억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넘어섰다.지난 한해동안 적발된 외화 밀반출은 233건에 8,810억5,700만원 규모이다.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외화 규모는 97년 332억5,400만원(122건),98년 973억6,800만원(63건),99년 6,807억3,800만원(166건)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적발된 사범들은 주로 ▲다른 나라에 물건을 수입·수출하는 형식으로 대금을 현지에 은닉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비거주자)에게 원화를 준 뒤 해외에서 그만큼의 달러를 받아내는 환치기 ▲케이만군도,파나마,바하마 등 조세피난처(Tax Haven)로 자금 빼돌리기 ▲가짜로 해외이주 신고를 한 뒤 이주비 명목 반출 등의 수법을 주로 써왔다. 올해에도 정상적인 무역으로 위장한 것이 6,604억7,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채권 미회수 1,171억1,100만원,환치기696억3,200만원,직접휴대 반출 96억3,000만원 등 순이었다. 서울지검 외사부는 지난 8월 허위 무역거래를 가장해 6,250여만달러를 불법 송금한 K상사 대표 N씨(57) 등 전ㆍ현직임원 6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해외금융권의 이자가 낮다는 점을 알고 물품수입 대금을 홍콩 현지법인에게 해외차입으로 해결하게 한 뒤 99년 12월 홍콩법인으로부터 철강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몄다.또 해외 현지법인이 부실해지자 수입액을 과대계상해 현지법인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430여차례에 걸쳐 1억4,000여만달러를 불법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은 또 지난 1월 97년 홍콩에 유령회사를 차려두고 이 회사에서 비철금속 5,500여t을 수입하는 것처럼 수출입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뒤 수입 선수금 명목으로 600만달러를 송금한 B사 전 대표 P씨(64)를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P씨는 또 98년 1∼12월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 주식회사에 34차례에 걸쳐 여성 의류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 1,100여만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빼돌린것으로드러났다. 관세청의 관계자는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가 잇따라 실시되면서 불법적인 외화유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률 체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외사부 관계자도 “해외 현지법인과 금융기관을이용한 교묘한 밀반출이 늘었다”면서 “기업의 외환 관련전산시스템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개인의 밀반출을 막기위해 출입국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 조태성기자 windsea@
  • [오늘의 눈] 강자 논리와 국익챙기기

    미국이 아닌 중남미나 아시아 국가에 테러가 가해졌어도지금처럼 전 세계가 대(對)테러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아마 애도를 표시하면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는데 그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미국의 ‘전쟁놀이’에 뛰어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미국이 테러를 자초한 면도 없지 않은 상황에서 ‘흑백논리’에 따라 편가름을 하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산물이 아닌가.맞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미국은 정치·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이미 세계의 ‘지주회사’ 자리에 올랐다.단적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일본 30%,유럽과 아시아 22%,남미 60% 등이다.그만큼 미국이 세계의 ‘밥벌이’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을 옹호하자는 얘기가 아니다.‘강자의 논리’를 한번 되새겨보자는 것이다.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앞두고각국에 ‘양자택일’을 강요할 수 있는 자신감이 군사력의우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테러의 1차적 원인이 미국에 있다는 해묵은 논쟁은 ‘3자의 몫’으로 돌리자.그렇다고 미국의 일방적 논리에 부합할필요도,적으로 간주한 이슬람원리주의 단체나 이슬람 세력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도없다. 일본과 러시아를 보자.일본은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마치 테러공격을기다렸다는 듯 미국에 대한 지원을 선언하고 자위대의 파견까지 결정했다.미국이 부담스러워 할 만큼 생색을 내면서 자기 잇속은 다 챙기고 있다.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을계기로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며 유럽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WTO 가입에도 한발짝 성큼 다가섰다.미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신 체첸 침공에 대한 비난은 완전히 비켜가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테러를 규탄하고 미국을 지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평화헌법을 유지하라고 일본에 경고하는 게 전부인가.테러와의 전쟁을 ‘지렛대’ 삼아 남북한 또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꾀할 복안은 없는가. 종합대책반을 가동,국내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정부 당국은 주미 대사관을 비롯해 모든외교 채널을 가동,보다적극적인 자세로 국익 챙기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은밀하게 진행할 필요도 없다.세계가 격변하는데 우리만 똬리를 틀고 점잔을 빼는 것은 아닌지…[백문일 워싱턴 특파원mip@]
  • 美 테러전쟁/ 재편되는 국제질서

    테러공격 이후 미국과 러시아, 유럽등을 축으로 한 국제질서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개편되고 있다. 냉전체제가 종식됐다고 하지만 중국과 함께 미국의 견제세력으로 남아있던 러시아가 테러와의 전쟁을 계기로 서방세계로 편입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정책에 완강히 반대해온 러시아가 3일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서 나토와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발트해와 동유럽에서지속돼 온 러시아와 나토의 대치국면이 완전히 해소됐음을의미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에서 로드 로버트슨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리즘에 맞서는 국제적 노력이 러시아와 나토와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로버트슨 사무총장도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푸틴 대통령이 나토의 동진정책에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나토의 확장 문제로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가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말해,사실상 나토의 확장정책에 대한 반대를철회한 것과 다름없다. 러시아의 이같은 변화는 푸틴 대통령이 표방해 온 실리위주의 외교정책에 근거했다.미국과의 소모적인 군비경쟁이나 유럽과의 해묵은 안보논쟁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국익 챙기기가 급선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자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영향력을 행사,영공을 함께 개방하는 등 발빠른 보조를 취해 반사이익을 확실히 챙겼다.국제적인 지탄을 받던 체첸 침공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돌리는 수완을 발휘했으며 테러와의전쟁수행이라는 명분아래 이란과 군사협력협정을 체결,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넓혔다. 미국이 제안한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국이 미온적인 반응을보여 국제연대 과정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대테러 연대에 전폭적인협력을 다짐하고 나토와의 관계를 발전시킨 것은 종전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러 관계에 역사적이라고 할만큼 지각변동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 및 일부 동맹국들에만 제공한 오사마빈 라덴의 테러관련 증거를 러시아에게도 제공,러시아를 ‘군사적 동맹국’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의 군사행동에 늘 민감한반응을 보여온 러시아도 나토에 대한 미국의 군사협력 요청에 푸틴 대통령이 “아주 적절한 조치”라고 화답,미·러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예고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4일 모스크바를 방문,러시아와의군사협력 관계 및 유럽연합(EU)과 논의한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가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방이 갖고 있던 러시아에 대한 기존의 대립적인 안보개념은 그 기본 틀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럼즈펠드 “이슬람 분열전쟁 아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4개국을 순방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오만을 방문, 대(對)테러전쟁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고 이번 전쟁의 목표가이슬람권이 아님을 강조하는 등 아랍권 지지확보에 나섰다. 럼즈펠드장관은 이날 오만에 도착,술탄 카부스와 회담을갖고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이번 전쟁이 이슬람권을 분열시키기 위한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앞서 3일 사우디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반발과 이에 따른 정국 불안으로미국 편에 서길 주저해온 사우디측의 불안을 덜어주고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사우디의 지상 군사기지 이용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피하고 정보협력 등을 통한 장기적 연대 구축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세이크 파드 사우디 국왕과 압둘라왕세자, 국방장관인 술탄 왕자와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정부의 지원 수준에 만족한다고 밝혔다.술탄 왕자는 “우리가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밝혀 사우디가 향후 미국의 아프간 공습을 둘러싼 아랍권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 앞장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럼스펠드 장관은 오만에서 3시간여 머문 뒤 이집트로 출발했다.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나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조직에 대한 정보 공유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그는 이어 5일 아프간 공격의 전초기지인 우즈베키스탄를 방문,양국 군사 및 정보협조체제를 재확인한뒤 6일 귀국한다. 관측통들은 럼즈펠드 장관의 이번 순방으로 미국의 군사공격 시점도 그가 귀국한 뒤인 내주 중반 이후로 미뤄질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SA투데이는 3일 럼즈펠드 장관의 이번 중동 순방으로 군사행동이 그의 순방이 끝난 뒤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교토통신도 미군 소식통들을 인용,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럼즈펠드 장관이 귀국한 뒤인 이번 주말쯤 전면적인 공격개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美, 공격대상 23개 기지 확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의 마지막 대화 가능성을일축하고 미국이 정한 시간에 공격을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레반 정권에 대해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추종자들의 신병 인도와 아프가니스탄내 테러리스트 캠프의 파괴를 거듭 요구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워싱턴 타임스는 3일 미 국방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들이 아프가니스탄 내 23개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를 확인했으며 이 훈련 캠프들이 공격 목표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일 오후 사우디아라비아,오만,이집트,우즈베키스탄 등 중동과 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럼즈펠드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방문국들과공격 개시 시점과 관련한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파키스탄 남서부 도시 퀘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사마 빈 라덴을 제3국에 인도하는 방안을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협상 대신 전쟁을추구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빈 라덴이테러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그를 포기하지 않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측과 협상은 없으며 그들을 위해 정해진 시간표도 없다”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일축했다. 미국은 현재 약 3만명의 병력과 2개 항공모함 전단,350대의 항공기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 바레인,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재배치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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