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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권강화’ 거꾸로 간 정치개혁

    여야가 추진하고 있는 정치개혁이 권력분산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당권강화로 이어지면서 과거 권력 집중의 폐단을 이어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여야는 지난해 대선 이후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해 온 끝에 최근 당 대표를 당원 직선투표로 선출하는 지도체제 방안을 마련했다. ●당대표 직선… 권한 더 막강 민주당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 대신 중앙위원회를 도입하고 대표격인 중앙위 의장을 당원 직접투표로 선출키로 했다. 한나라당도 당 대표를 당원 40만명이 우편투표로 참여하는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내용의 새 지도체제안을 오는 5일쯤 확정한다. 여야는 직선제 당 대표의 권한 강화 가능성과 관련,“공천이나 인사 재정 등 3대 권한을 다른 기구에서 나눠 갖도록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만큼 대표의 실질적 권한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만명의 당원이 선출했다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당 대표의 권한은 현행 최고위원회의 체제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정치권과 학계는 보고 있다.특히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가지역별,당직별로 배분돼 서로 견제하는 힘의 균형을 이루는 상황을 감안하면 조정역을 맡은 대표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도 “지구당위원장의 입김이 투표에 크게 작용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직선투표 방식은 대표의 당권강화를 오히려 합리화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 대표경선 10여명 출사표 당권 강화 가능성을 방증하듯 이달 말 실시될 한나라당 대표경선에는 2일 이재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을 비롯,최병렬·강재섭·김덕룡 의원 등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앞다퉈 출마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야가 역점을 뒀던 정당 슬림화 역시 구두선에 그칠 조짐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당초 고비용 정치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온 지구당을 완전 폐지하고 중앙당도 원내정당화와 함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하지만 여야는 최근 확정한 개혁안에서 정책위를 원내총무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만 마련했을 뿐,구체적인 중앙당 기구축소 및 인원감축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민주지구당 완전폐지 재검토 지구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완전폐지 방침을 마련했다가 구주류측이 ‘당내 물갈이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들어 반발하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나라당도 ‘국민속으로’ 등 개혁파 일각에서 지구당 폐지를 주장했으나 공식기구인 정치개혁특위가 마련한 방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진경호기자 jade@
  • 한화갑대표 사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27전당대회 대표경선에서 2위를 했던 정대철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자동 승계하게 됐다. 정 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개최,나머지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를 추진한 뒤 27일 당무위원회의에서 연장자에 의한 사회 등을 통해 개혁특위가 마련한 당 개혁안을 확정하고 임시지도부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한나라 지도체제 ‘대표+운영위’로,오늘 정개특위 전체회의

    한나라당에 ‘강력한 대표체제’가 들어설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19일 전날 연찬회에서 실시한 의원·지구당위원장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당원 직선 대표와 11명 안팎의 상임운영위 체제로 당을 꾸려가는 지도체제 방안을 마련했다.이 방안은 20일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의원과 지구당위원장 186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당 지도부 구성은 대표와 상임운영위 체제로 하자는 의견이 57.8%로 가장 많았다. 이 방안은 대표와 상임운영위(집행기구),운영위원회(의결기구)로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방안이다.특히 대표는 전국의 당원 가운데 전체 유권자의 1%에 해당하는 35만명 정도로 구성되는 선거인단 투표로 선출하게 된다.선거인단은 중앙당과 각 시·도지부 당원으로 구성되며,이를 위해 우편투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60명 안팎의 운영위원들은 각 시·도지부별로 당원 직선투표에 의해 선출된다.또 상임운영위는 대표와 원내총무,사무총장,정책위의장 및 운영위원 7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대표 선출방식이 35만명 안팎의 당원이참여하는 투표방식으로 결정됨에 따라 차기 당 대표는 당헌 당규가 정한 권한과 관계없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국민속으로’ 등 당내 개혁파 일부 의원들이 “직선대표는 필연적으로 당권을 강화,당 개혁에 역행하게 된다.”며 대표직선제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최종안으로 확정되기까지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개혁특위 2분과 김형오 위원장은 “다수 의원이 선택한 만큼 20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특위안을 마련한 뒤 내주 중 당무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당의 개혁방안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임시지도부 구성” 민주당 진통 예고/개혁안 19일 통과 주목

    민주당 개혁특위(위원장 김원기)가 10일 운영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최고위원제 및 지구당위원장을 폐지하고 원내정당화를 뒷받침할 개혁안을 사실상 확정했다.하지만 상당수 최고위원,당무위원,그리고 사무처 실·국장이 반발해 19일로 예정된 당무회의에서 개혁안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지난 5주간 12차례의 전체회의를 통해 이날 확정한 개혁특위의 당 개혁안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한 뒤 다음주 당무회의에서 확정,의장인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재의 당무회의 이름으로 6개월여간 과도체제를 이끌 임시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현재 당분위기로는 ‘원내정당화-지구당위원장 및 최고위원 폐지’를 핵심으로 한 개혁안이 당무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사회권을 가진 한화갑 대표가 이날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취임전 사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물론 “개혁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반개혁주의자”라는 식의 분위기도 팽배해 있다. 다만 김태랑(金太郞) 이용희(李龍熙) 최고위원 등은 최고위원 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중앙당 사무처 실·국장 20여명도 이날 낮 한 대표를 긴급 면담,대표 사퇴 반대의지를 밝혔다. 구주류는 물론 신주류 상당수도 지구당위원장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95명인 당무위원 중 구주류 비율이 5.5로 4.5인 신주류보다 많다.당개혁안이 좌초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결국은 임시지도부 구성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에 누가 임시 중앙위의장(대표)이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차기 전당대회 선관위 역할까지 담당할 임시지도부는 중앙위의장 1명과 집행위원 5명,의원총회서 선출할 원내대표 1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임시 중앙위의장엔 조순형(趙舜衡) 김원기(金元基) 의원이 거론된다.이들 7명은 차기 중앙위의장엔 출마할 수 없다. 아울러 임시지도부가 구성되면 기존 지구당위원장의 권한은 소멸되며 임시지도부가 지구당 관리위원장을 임명토록 했다.이를 놓고 많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에 대비,파열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란 설득이 먹혀들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사설]여야, 정당 개혁에 박차를

    논란 속에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여야의 당 개혁 작업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민주당 개혁특위는 중앙당의 조직과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당을 원내중심으로 가동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잠정 확정했다.중앙당은 전당대회에서 직선으로 뽑은 중앙위원장과 직선제와 호선제를 혼합해 구성하는 중앙위원회 중심으로 이끌어가기로 했다.지구당위원장 제도를 폐지하고 공직후보는 상향식 공천을 통해 결정한다는 내용도 개혁안에 반영됐다. 한나라당은 논란의 핵심이던 지도체제 문제에 의견 접근을 봄으로써 개혁 작업에 가속도를 붙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소식이다.선출 방법은 논란을 벌이고 있으나 일단 1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되 권한을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등에게 대폭 넘기는 분권형 단일지도체제가 골자다.원내정당화 추진,지구당 기능 축소,상향식 공천 등 본질적인 정당개편 문제는 아직 구체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략적인 내용에서는 민주당의 개혁안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같은 정당개혁안이 구체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개혁안 자체가 개혁특위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데다 당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개편안이 확정되더라도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정파간 다툼에 휘말려 시행도 해보지 못하고 사장된 개혁안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정당개혁 논의를 정계개편의 가능성과 연관지어 의심하고 비난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당개혁의 당위성에 이의를 제기할 단계는 지났다.대선 직후 정치권 스스로가 필요성을 인정한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개혁안의 내용은 바람직하고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으로 본다.확정 단계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내용이 변질·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고비용 저효율 정당구조 타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여야는 구각을 깨뜨리고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로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
  • 黨간부 추천통해 선발 베이징시 정치개혁 실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정치개혁 실험이 서서히 진행 중이다.올초 선전(深)에서 3권분립식 정치개혁을 시도한 중국 공산당은 ‘민주화’를 토대로 한 정치개혁을 ‘아래로부터’ 확산시키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공산당이 점차 민심과 유리되고 있다는 자체 판단과 함께 확산되는 사회적 불만을 민주화 수용을 통해 잠재우겠다는 계산에서이다. 베이징시 위원회는 지난 26일 제 9기 3차회의에서 처음으로 6명의 구(區)위원회 서기와 4명의 구장(區長) 후보를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추천 인선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신화사는 중국 공산당 베이징시위원회가 선거에 의해 중요한 간부를 추천,선발한 것은 베이징시 조직간부 사업중에서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베이징시가 ‘당정지도자 간부선발채용사업조례’를 적용,집행하는 등 간부인사 제도개혁 조치의 일환인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당에서 일방적으로 후보들을 추천해 투표라는 형식적 절차를 밟아 간부들을 인선해 왔다.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점증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중국 공산당 간부 양성학교인 중앙당교(中央黨校)가 지방청급 지도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97%가 ‘정치체제 개혁’을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꼽았다. 중앙당교가 향후 정치개혁을 추진할 ‘싱크탱크’를 조직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1부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 ⑥ 국회.정댕 개혁

    1948년 제헌국회부터 2000년 15대 국회까지 법률안 가결 건수를 보면 정부가 제출안 법안은 총 5169건(52.9%)인 반면,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4594건(47.1%)으로 정부 제출 법안보다 적다.더구나 같은 기간 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76.9%인데 반해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 비율은 45.6%에 불과했다. ●저조한 의원 입법 국회가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가 모여서 법을 만드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지경이다.작년 2월 한 보도에 따르면 1년간(2000년 6월∼2001년 5월) 한국 의원 1인당 의안 발의 건수가 1.96건인데 반해 미국 연방의원(2001년 1월∼12월)은 11.2건으로 우리 국회의원들의 ‘입법 생산성’은 미국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회의 비생산성으로 인해 국민들의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은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KSDC 조사 결과,일반 국민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62.1%가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불만족 17.4%+약간 불만족 44.7%). 왜 한국 국회는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현격히 낮은가. 그 이유는 한국 정당이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었고,정당이 비대해지면서 의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즉 정당이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거수기’ 의원을 양산해왔기 때문이다. KSDC 조사 결과,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사항으로 ‘당 지도부의 운영체제 개혁’을 꼽은 응답자가 42.5%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당 지도부의 공천권 독점방지’가 21.2%였고,‘당론에 따른 줄서기투표 방지’ 10.7%,‘당 지도부의 국고보조금 독점사용 금지’ 10.6% 등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국회감시 보장해야 ‘국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가장 많은 47.3%가 ‘국민의 국회 감시기능 강화’를 지적했다. 다음으로 ‘당적을 마구 이동하는 철새정치인 방지장치 마련’ 17.9%,‘대통령과 당 지도부로부터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 12.8%,‘국회의 대 행정부 견제기능 강화’ 9.1% 등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회법에 의하면 위원회의 결정에 의해서만 국정감사 등 국회 활동에 대해 외부인사가 참관할 수 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모든 활동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철저한 감사를 받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소위원회 등 국회 소위원회의 회의록도 국민들에게 기록,공개해야 한다. 현재는 참여연대의 의정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일부 감시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법적 제약으로 인해 활발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정보공개법 및 국회 청원제도 등을 강화해 시민단체들이 국민의 편에 서서 중립적으로 국회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장 권한 강화 또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모든 국회 운영은 여야 합의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돼 있다.국회의장은 조정자의 역할만을 담당할 뿐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이 당적을 이탈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정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개정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강화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특히 여야간 당파적 대립으로 인한 파행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이 독자적으로 판단,국회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미국 의회의 경우,의장이 우리의 법사위원회 같은 규칙위원회(rule committee)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입법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생산적인 국회를 수립하기 위해 중요한 사항은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와 대 행정부 견제 기능의 강화이다.행정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행정부와 비교해 대등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현재 우리 국회에는 연구·분석기능이 전무하다. 따라서 한국 국회가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 ‘입법 싱크탱크’의 설립이 시급하다.여야를 초월해 국회를 위해서만 일할 수 있는 ‘의정연구원’과 같은 국회판 KDI를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 ●국회 전문연구 기능강화 미국 의회의 경우 다양한 입법 전문지원 기구를 갖고 있다.우선 약 700명 정도의 연구직원들로 구성된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Center)’이 매년 65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의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또한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가 약 2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연방정부의 예산편성 및 심의를 돕고 있다. 우리 국회의 경우 정부가 기획예산처를 통해 일방적으로 편성한 100조원이 넘는 예산안을 하루 이틀에 몇 명의 의원들이 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미국은 예산관련 3대 상임위(예산위원회,세입위원회,세출위원회)가 일반 상임위원회로 기능하고 있는 반면,우리는 예산결산위원회가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전문기구의 보좌 없이 50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수박겉핥기 식으로 예산을 심의·결산하고 있다.국회법을 개정해 예산위원회와 결산위원회를 분리하고 이를 일반 상임위원회로 전환해 내실 있는 예결산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편 미국 의회는 우리의 감사원과 같은 ‘일반회계국(General Accounting Office)’이 있어 약 3200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정부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하고 있다.우리의 경우 감사원을 국회에 예속시키는 것은 헌법 개정 사항이므로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이에 따라 현행 법제도 하에서는 국회의 행정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로 감사원에 대한 ‘국회감사요청제도’의 도입이 필요한데 최근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다행스러운 일이다.국회가 특정 사안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면 감사원은 이에 성실히 응하고,보고의무를 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당위기 및 원인 현대 정치는 한마디로 ‘대의 민주주의’로 특징지을 수 있다.국민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자를 선출해 국정 운영을 담당하게 한다.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에서 대통령과 의회는 국민 대표의 두 축이다.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정책을 집행하고,의회는 국민과 지역의 대표자들이 모여 법을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 한편 정당이란 국민이 선출한 대표기관이 아니라 같은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인 임의 결사체이다.정당의 목적은 공직 후보를 내서 당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시키는 데있다.그런데 한국 정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들이 진심으로 국민을 대표하고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기능을 하지 못했다.정당이 오히려 국민의 약속을 지키는 장소인 국회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을 해 왔다. 당이 선출한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다양한 약속을 하는데 정당은 후보자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주는 기능 대신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당과 지도부의 지시를 강요해 왔다.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정당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의원들을 지배함으로써 국민의 정치불신과 정치냉소주의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헌법이 정당의 활동을 보호해 주고 있다.헌법 제8조에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해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의 정당 보호 및 보조의 전제 조건은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국민의 정치적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그동안 1인 지배체제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운영돼 왔고 이러한 제왕적 정당구조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해 온 측면이 강하다.대통령은 정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했고,정당도 소위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들을 지배했다.한국 의회·정당정치의 위기는 바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국회개혁의 핵심은 정당의 순기능 회복과 의원들의 자율성 확보이다.즉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를 정상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대한 정당구조 혁신 ▲제왕적 지배체제 청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 확대 ▲생산적 의회개혁이 필수다. ★정상화 방안 정당개혁의 목표를 권력투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활성화와 정당정치 정상화에 두어야 한다.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마지못해 하는 개혁은 진정한 개혁이 아니다.정치인 위주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입장에서,그리고 한국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입장에서 정당개혁의 문제점을 다뤄야 한다. 정당개혁은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야가 동반개혁을 해야 한다.예를 들어 ▲국회의원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의 동시 시행 ▲지구당위원장 폐지 ▲철새정치인 방지 ▲당 정책위의 국회이전 등을 여야간 합의로 도출하고 이를 법적으로 제도화시켜야 한다. 정당 및 국회개혁,나아가 정치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에 대한 종합 청사진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과거처럼 각종 정치관계법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서 개혁안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정치개혁의 핵심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력구조,선거법,정당법,국회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련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국회 내에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있고,여야 각각 정개특위가 활동하고 있으며,정권인수위에도 정치개혁연구실이 있다.한마디로 정치개혁안이 백가쟁명식이다. 대화와 타협에 의한 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독자적인 정치개혁안을 제안,주도하는 모습보다는 국회의 ‘범국민정치개혁위원회’에서 여야 당사자뿐 아니라 학계,법조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의된 개혁안을 여야가 조건 없이 수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당개혁 방향 이념정당에서 인중(引衆)정당(catch-all party)으로 전환돼야 한다.근대에는 이념을 축으로 정당체계가 구축됐지만 현대에는 정당의 틀 속에 이념이 녹아드는 인중정당을 지향한다.어떤 정책은 정당간 합의를 할 수 있고,어떤 정책은 견해를 달리할 수 있으며,한 정당 내에서도 다양한 정책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 현대 정당의 특징이다. 미국 정당의 경우,민주당과 공화당의 양당 구도 속에서 민주당 내에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공화당도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함께한다. 따라서 특정 정책에 대해서 민주당내 보수적인 성향의 의원이 공화당과 협조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이른바 ‘보수연합’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1998년에는 보수연합이 하원에서 8번 투표해 95% 승리했으며 상원에서는 3번 투표해 100% 승리했다.다시 말해 여야 간의 교차투표(cross-voting)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보험의 문제를 살펴보자.어떤 정당은 다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것을 지지하고 다른 정당은 소수의 부유층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책문제에 대한 정당 간의 차이는 이념이라는 거창한 용어보다는 정책 선호라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모든 것을 이념으로 뒤집어 씌우면 합리적인 대화나 타협의 민주주의 장치가 훼손될 수 있다.한국 상황에서 유럽식으로 좌·우 이념대립이 첨예하게 표출되는 보혁구도를 상정하는 것은 무리다.한국은 분단 상황에서 이념적 스펙트럼이 적었다.이념적 다원주의가 아니라 일원주의가 지배해온 사회이다. 따라서 보혁구도라는 표현을 쓸 때도 조심해야 한다.한국에서 보혁구도 논쟁은 자칫 색깔론을 야기시키고 불필요한 사회혼란 및 분열을 가져온다.왜냐하면보혁구도라는 용어 속에는 이념대립적인 요소가 강하게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이념적 대립이 뚜렷하게 정당이 재편된다면 과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당 운영방식 간부 중심의 정당에서 당원 및 서포터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전환돼야 한다.지구당위원장 또는 지구당 간부들의 동원 및 기획에 의해 형성된 허수 당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고 정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진성당원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이를 위해 공천제도의 변화 및 지구당 운영체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 이번 KSDC 조사 결과,이름만 당원인 허수 당원을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진짜 당원’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당원들의 공직후보 선거참여 확대’가 꼽혔다.가장 많은 31.7%가 응답했다.‘지구당의 공동운영’은 24.3%,‘지구당은 존속하되 지구당 위원장직 폐지’ 19.2%,‘지구당 폐지’ 16.0%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비선거 기간에도 지구당 위원회(local committee)는 존재해 민원수렴,후보충원,선거기금 모집 등의 기능을 담당하지만 지구당 위원장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한편 캐나다의 경우,선거가 없는 기간에는 중앙당 사무국과 전국 집행조직 이외의 모든 조직이 해체된다. 비선거 기간에 당과의 연락이나 의사소통은 지구당 조직이 아니라 전국조직이나 원내정당 조직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이는 원외 정당조직이 선거가 없는 기간에도 계속 기능할 경우,지역구에서 선출된 의원이 지역구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파를 대표하기 쉽고 여야 원외조직 간의 대립과 갈등을 야기시켜 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어렵게 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정당정치에서 지구당의 존재는 제왕적 지구당위원장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고비용과 허수 당원을 양산시키는 주범이 되어 왔다.지구당 제도를 폐지하고 당원 및 경선 관리를 시·도지부가 맡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지구당은 존속시키되 지구당 위원장직은 폐지하고 지구당은 연락사무소 정도로 축소시키는 것도 방법이다.정치권 일부에서는 지구당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지구당내 파벌정치 등 부정적인 효과를 더 많이 유발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이다.중앙과 지방이 수평적인 입장에서 기능하는 지방분권의 시대 정신에 맞게 중앙당의 규모를 축소하고,중앙당의 권한을 시·도지부에 대폭적으로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도지부는 지구당 또는 지구당 위원장직이 폐지될 경우,선거구의 당원과 공직후보 선출을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현재 여야 정당에서 지역구 당원은 지구당위원장만이 관리함으로써 지구당이 위원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하고 일반 국민의 정치참여를 막는 역기능만을 해왔다.중앙당을 축소하고 지구당을 폐지할 경우 한국 정치의 고비용 주범을 개선하는 효과도 낳는다. ★정당체제 개편 원내중심 정당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보스 중심의 정당에서 의원 중심의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를 위해 당 대표의 제왕적 권한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의원들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특히 당의 정책위 기능을 국회로 이전하고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중앙당의 슬림화(살빼기)를 유도하면서 정책 중심의 국회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 연방하원의 경우,1996년 19개 상임위 및 1개 특별위원회의 스태프는 모두 1367명으로 1개 상임위당 평균 68명에 이르고 있다.더구나 위원회 정책 보좌진은 각 정당에서 임명하고 있다.하원규칙에 의해 3분의2는 다수당에서,3분의1은 소수당에서 임명하고 이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상임위원을 보좌한다. 2000년 조사에서 한국 국회의 상임위원회 인력은 215명으로 위원회당 평균 6명 정도의 입법지원 전문위원을 갖고 있다.게다가 이들은 모두 공무원 신분으로 국회 사무총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원내중심 정당의 정형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정당구조를 살펴보면,선거 기간에는 원외정당 조직인 선거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비선거 시기에는 원내총무단 등 원내정당 조직이 당의 실질적인 기구로 활동한다.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고비용의 전당대회를 열어 대의원들이 대표 및 최고위원 같은 지도체제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원내총무가 당의 대표로 기능하게 된다. ★의원후보 선출방식 과거 한국 정당에서 공천은 형식적으로는 지구당 대의원 대회를 통해 선출하게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지도부(당 총재)에 의해 결정되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1월7일 당무회의를 열어 당 쇄신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확정했다.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당쇄신을 위한 제도개선안’에는 국민 선거인단이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제’를 비롯해 당권·대권분리 및 국회의원 등 각종 선출직 공직후보의 상향식 공천,총재직 폐지 등 획기적인 내용을 담았다. 한나라당도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 공천에 지구당 대회 경선방식을 도입하여 지구당이 인구 1000명당 1명 비율로 각각 선거인단(최소 150명)을 구성,자유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자를 선출하는 ‘상향식’으로 전환토록 했다. KSDC 조사 결과,바람직한 국회의원 후보공천 방식에 대해서 압도적인 다수(65.2%)가 ‘당원뿐만 아니라 지역구 주민들도 참여해 선출하는 방식’을 선호했고 ‘공천은 정당 자체 문제이므로 현행대로 당 지도부에 맡기는 방식’에 대해서는 7.3%만이 선호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 선출시 채택됐던 국민참여 경선제가 국회의원 공천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국회의원 공천을 위한 선거인단의 50%는 최소한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또한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에 의한 당원 가입을 허용하고,인터넷 투표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볼 만하다. ★기획 취지및 필진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수평사회를 만들자’란 연중 기획의 첫 시리즈로 ‘이제는 수평적 리더십이다’를 마련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보도하고 있습니다.이번 여섯번째 주제는 ‘국회와 정당개혁’입니다.국회의 위상강화와 생산적 국회 및 정당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무엇이 필요한지 국민들의 선호도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한매일-KSDC 자문교수팀의 분석을 실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KSDC는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의 만20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번 기획물의 대표 집필은 숙명여대 정치학과 이남영(李南永·50·KSDC 소장) 교수와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金亨俊·45·KSDC 부소장) 교수가 맡았습니다.
  • [열린세상] 토론 통한 부드러운 개혁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변화와 개혁을 선택하였다.왜냐하면 국민은 정권교체보다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런지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 국정개혁이 단연 으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정치개혁,행정개혁,금융·재벌개혁,교육개혁,언론개혁,권력기관개혁 등등 개혁이란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김영삼 정부나 김대중 정부가 출범할 때도 개혁을 약속했고 집권 후에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신자유주의 파고 속에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에 개혁은 이제 어느 정권이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생존차원의 절박한 당면과제가 된 것이다. 국정을 개혁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그런데 정권 인수위의 개혁방향에 대하여 소극적이거나 비판적인 목소리가 간간이 들린다.국민을 위하여 국정을 개혁하겠다는 데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고 일부 딴죽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바로 개혁의 본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 교수는 개혁(改革)은 고칠 ‘개’,가죽 ‘혁’,두 글자가 뜻하는 바와 같이 “가죽을 벗기는 일”이라고 하면서 민주방식의 개혁은 살아있는 사람의 “생가죽을 벗기는 일”과 다름없다고 해석하였다.개혁은 산사람의 가죽을 벗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힘들고 저항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어느 누가 자신의 기득가치를 빼앗는다고 하는 데 순순히 갖다 바치겠는가? 개혁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쓰라린 아픔이 수반되기 마련이다.개혁을 당하는 쪽은 기득권이 강제로 축소되기 때문에 저항할 수밖에 없다.예컨대 정당개혁으로 거론되는 공직후보의 공천권을 당원이나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고 했을 때 정당 간부들이 달가워할 리 만무하다.지구당을 폐지한다고 했을 때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은 반대할 것이 뻔하다.중앙당 조직을 슬림화한다고 했을 때 당의 사무처 요원들이 순순하게수용하겠는가? 신 정부는 개혁 추진의 원칙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구분하여 다르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공공부문인 정부영역의 개혁은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정치개혁,행정개혁,교육개혁,권력기관 개혁 등 공공부문은 뒤돌아볼 필요 없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공공부문 개혁이 아무리 시대적 요청이라고 하더라도 막무가내식의 초법성은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민간부문인 시민사회영역의 개혁은 공공부문과 달리 민주적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민간부문의 개혁 추진 과정에 기득권 상실을 두려워하여 저항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이해하면서 그들의 기득권을 완전히 부정하거나 기득권 세력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그들에게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고통을 뚜렷한 명분 없이 일방적으로 안겨 줄 수는 없는 것이다.그들이 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가죽을 벗는 것과 같은 아픔을 스스로 감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 당선자가 다음 정권에서 가장 활성화되어야 할 과제로 토론을 들었고 개혁을 물 흐르듯 추진하겠다고 밝힌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시끄럽고 요란하고 급진적인 개혁은 쉬워도 토론을 통하여 물 흐르듯 이루어지는 부드러운 개혁은 어려운 법이다.민주적 개혁방식이 혁명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홍 득 표
  • 민주당사 22일만에 찾은 盧 “옛집이 좋아”

    “우리 집에 온 것 같다.” 2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얼굴에는 최근 볼 수 없었던 편안한 미소가 감돌았다.구랍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보금자리를 옮긴 뒤 채 한 달이 안됐지만 그래도 대선 후보 시절 어려운 고비들을 맞아 고생했던 곳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끝내고 인수위로 돌아가는 길에,그는 당사 1층 로비에서 일정을 확인하더니 갑자기 “8층에나 올라가 볼까.”라며 방향을 틀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라 일어서는 당직자들에게 “안녕하세요.저 왔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어보인 그는 곧바로 과거 집무실로 직행, 탁자 밑으로 손을 가져갔다.예전에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한 대씩 피워물던 담배를 놓아둔 곳이었다. 그러나 주인없는 방에 담배가 있을 리 없었다.그는 정대철 최고위원이 권한 담배로 긴 연기를 뿜어내며 소파에 편안히 기대었다. 가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담배에 손이 가곤 했던 노 당선자였기에 담배 한 대를맛있게 음미하는 그의 모습은 최근 당선자로서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일순간에 풀어 버리려는 듯했다. 김재천기자
  • 盧·민주 수뇌부 대화록 “국민의 정부 5년 평가 필요” “노동계출신 동원 분규 해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한화갑 대표·정균환 총무,한광옥·정대철·이협·김성순 최고위원 등과 얘기를 나눴다.30여분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는 대야 관계와 노사문제,북핵문제 등이 주로 논의됐다.대화록을 요약한다. ●노 당선자 현 정부가 많은 일을 했는데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이에 대해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정 총무 사실이 사실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언론매체와 당 조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정 최고 대선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백서는 물론 대선 평가서도 만들어야 한다. ●노 당선자 국민의 정부 5년에 대한 평가가 적당한 시기에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 대표 역대 정권을 보면 직전 정부를 평가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국정에 참고하기 위해 이런 작업은 필요하다고 본다. ●정 최고 남북장관급회담의 북한 대표를 만날 것인가. ●노 당선자 만나겠다고 하면 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통일부장관에게 맡겨 놓았다. ●정 최고 당선자께서하는 식으로 풀어 나가면 여야관계가 잘 될 것이다.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았다. ●노 당선자 야당이 필요 이상의 위기감과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 대표 24일부터 개인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다.특사가 가기 때문에 행정부 관계자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가능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노 당선자 대표께서는 오래 전부터 미국에 여러 조직적인 채널이 있으니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미국에 우리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제일 민감하고 취약한 부분이 노동 부분인 것 같다.일의 성격상 노사로부터 (정부가)비판받게 돼 있다.(두산중공업 사태도)그게 걱정이다. ●한 대표 우리 당에는 노동계 출신들이 많다.이들을 총동원하여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노 당선자 조흥은행 매각 문제는 당에서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두산중공업 같은 문제는 노사가 오래 싸우다 보면 서로 해결할 명분을 찾게 돼 있다.회사가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사측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으나 사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포괄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공기업 인사 민주당 잔치 안된다

    이번에도 공기업이 ‘낙하산 부대’의 집합소가 되려는가.민주당이 당내 인사를 무더기로 공기업 및 산하단체의 임원으로 보내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정대철 최고위원은 그제 당출신 인사 250∼300명을 선발해 공기업에 진출시키기로 최고위원 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은 즉각 당선자 뜻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이 과정을 지켜보며 새시대에도 낙하산 인사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답답함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우리는 이 논란이 공기업의 임원 자리를 전리품으로 착각한 구시대적 논공행상식 발상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한다.노 당선자는 공기업의 인사 원칙으로 효율성,공익성,개혁성을 꼽았다.새정부가 정권 인수로 공기업 등에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20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이 가운데 250∼300개 자리에 개혁성을 명분으로 당 인사를 보낸다는 것이다.개혁성과 능력을 검증받은 엄선된 소수의 사람만 공기업 등에 진출해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하지만 300명 정도가 ‘점령군’처럼 진출하는 것은 ‘정치코미디’와 다름없다.당내 ‘인사위원회’에서 천거해 투명성을 보장받았다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다. 정당 개혁 차원에서 중앙당을 슬림화해야 하고,이에 따라 당 인물의 방출이 불가피하다는 일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는 하나,신선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처사임에 틀림없다.민주당은 과거 정권에서 패거리·나눠먹기식 인사가 어떤 폐해를 가져왔는지 직시해야 한다.더욱이 노 당선자는 내각도 5단계의 엄격한 추천·검증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합리적 인사제도 구축을 추진 중이다.공기업의 인사가 노 당선자의 인사개혁을 뿌리째 흔들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민주 다음달 20일께 전당대회/한대표등 지도부 교체할듯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현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 달 중순쯤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에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金元基)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5차 국민대토론회를 갖고 5개지방 순회토론회를 모두 마침으로써 당 개혁방안의 큰 테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혁특위 관계자는 “5차례 토론회 결과 당원구조개편 등 8개 논제 가운데 지도부 개편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면서 “한 대표도 이미 퇴진 의사를 밝힌 만큼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개혁특위는 22일 전체위원회와 운영소위를 연 뒤 23일 노무현(盧武鉉)대통령당선자와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등이 두루 참석하는 연찬회에서 노 당선자와 참석자들의 마무리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여론조사와 인터넷 설문을 실시하고 24일부터 개혁 분야별 점검을 마친 뒤 다음 달 7∼8일 특위 개혁안도 확정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20일 전후 1단계 전당대회를 개최,새 면모를 갖춘 과도지도부를 구성한 뒤 노 당선자의 취임 이후 재창당 수준의 개편을 단행하는 2단계 전당대회를 열 방침이다. 특위 관계자는 “토론회 기간중 2단계 전대 대신 취임 전 당무회의 개최 주장도 나왔으나 다수 의견으로 보기 어려워 채택하지 않았다.”면서 “지도부 교체와 함께 국민경선제 도입,중앙당 축소,원내정당화 등의 방안이 최종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정대철“黨인사 300명 공기업 추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20일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인사를 최대 250∼300명 선발해 공기업에 진출시키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당내에 가칭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천거 과정을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 당선자도 인사위원회의 엄정한 다면평가를 통해 당내 인사를 공기업에 내보내는 방식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으나 또 다른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개혁의 주요 테마인 중앙당 슬림화와도 연계돼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당선자 대변인실은 이와 관련,“노 당선자의 뜻과 다르다.”면서 “노 당선자가 당직자 연수 등에서 ‘개혁이 필요한 곳에는 개혁적 당 인사도 기용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이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개혁성과 능력에 대한 철저검증을 거쳐 소수의 인사들을 엄선하겠다는 것이지 250∼300명이라는 숫자는 전혀 근거 없다.”고 해명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민주 개혁특위 워크숍/“지도부 전면개편 해야” “全당원 껴안는 개혁을”

    7일 오후 정치개혁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시내 모 호텔에 속속 도착한 민주당 개혁특위 소속 의원들의 얼굴에는 비장감이 흘렀다.개혁특위의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모임임에도 전날 열린 특위 운영소위에서 이미 신·구주류 간의 입장차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당의 획기적인 개혁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다.그러나 대선 승리 의미와 전당대회의 시기 및 횟수,새 지도부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진지하면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신주류 의원들은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한결같이 요구했다.신기남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낡은 정치가 패배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에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사람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송영길 의원도 “원칙을 갖고 민심에 따라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지도부와 당 해체를 위한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강래 의원은 “현 지도부의 시대적 소명이 끝난 만큼 지도부 사퇴와 더불어 신당을 창당하는 자세로 개혁에 임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해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구주류 의원들은 민주당 안에서 제도개혁만 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박주선 의원은 “당과 정치권의 변화가 함께 모색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신주류 의견에 이의를 제기했다.이협 의원도 “개혁의 속도나 목표도 중요하지만 50% 가까운 반대자를 품고 갈 수 있는 방식의 개혁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개혁이 전 당원의 차원에서 이뤄져야지 세력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심재권·박병석 의원이 불참한 채 김원기 특위위원장을 비롯한 30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은 정진민 명지대 교수와 이종걸 의원의 발제로 시작됐다.정 교수와 이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중앙당의 슬림화를 통한 원내정당화,진성당원 중심의 지구당 운영,대의원제 폐지와 전 당원 투표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원들은 이해찬·김경재 의원을 조장으로 두 시간에 걸쳐 2개조의 분임 토론을 했다.저녁 식사 뒤 다시 전체토론에 들어간 의원들은 밤 늦게까지 한 자리에 모여 비공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변혁조짐 신년정국 전망/개헌론, 정계개편 도화선 되나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 일부에서 내각제 개헌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개헌론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나름대로 추진하고 있는 정치·정당 개혁과 맞물려 큰 틀의 정계개편에 도화선이 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개헌 논란 개헌론 화두를 먼저 던진 이는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다.이 총무는 지난 3일 당직자회의에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권력구조와 원내정치 구현,지역화합을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문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을 꺼냈다.임시국회에서 공론화해서 제17대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자는 주장이다.자민련은 즉각적인 지지를 표시했고,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은 “총선을 새 헌법으로 치르자.”며 한술 더 떴다.반면 민주당은 이미 노 당선자가 지난해 말 선대위당직자 연수에서 “국정운영 초반 정치개혁을 단행한 뒤 후반에 분권형 대통령제 등으로 개헌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최근 개헌론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피한 채 한나라당측의 의중을 살피고 있다. ●정계개편 가능성 정치권의 지각변동은 개헌론의 확산보다 현재로선 민주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 일고 있는 정치개혁의 수위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민주당은 6일 개혁특위 9인 운영소위 회의를 처음 가졌다.중앙당 축소 및 대의원 구조개편,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민주당 특위에서 채택한 의제대로만 정당구조가 바뀐다면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인위적인 정개개편의 관행을 깨고 자연스럽게 정치권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산이다.운영소위와는 별개로 이날 열린 개혁파 모임엔 그동안 당쇄신 움직임에 소극적이던 중도 진영과 구주류 일부 인사들도 참석,힘이 실렸다.겉으론 당 안팎에서 개혁 논의가 활발해 보이지만 여전히 일부 의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기득권을 지닌 현 지도부의 반발로 논의가 제대로 열매를 맺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나라당도 이날 당정치개혁특위를 열고 개헌을 포함한 20개 항목의 개혁안에 대해 논의에 착수했다.개혁과제를 민주당보다 선점하기 위해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틀을 짜고 특위를 가동했으나,문제는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점에 있다.소장파는 “대선 패배에 대한 문책 없는 개혁론의 방향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따라서 당내 의견이 매끄럽게 조율되지 못하고 일부 의원의 탈당 등으로 이어진다면 예상밖으로 정계개편이 빨리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與野개혁위 출범부터 ‘氣싸움’

    ***한나라당 움직임 3일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의 첫 회의에서는 특위 운영방안부터 격론이 벌어졌다.회의의 공개여부,분과와 전체회의의 순서 등을 놓고 개혁·소장파와 보수·중진그룹의 의견이 엇갈렸다.미래연대 등 초·재선 의원들은 인터넷 생중계 등을 통해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부터가 당이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안영근 의원은 “당의 관료주의적 밀실정치를 없애고 정치인 개개인이 발언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에 회의의 효율성과 발언의 제약을 들어 반대가 있었지만 홍사덕 위원장이 발언록의 실시간 인터넷 공개로 가닥을 잡았다. 회의진행 순서도 쟁점이 됐다.전용학,이방호 의원 등은 “패인은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2월에 전당대회를 하려면 시간이 없다.”며 분과별 회의를 먼저 하자고 재촉했다.반면 김영선,허태열 의원 등은 “우선 대선 패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개혁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맞섰다.김 의원은 “단순히 홍보 잘못이 아니고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었다.”면서 “학자를 불러 강의도 듣고 공청회나 여론조사도 하자.”고 제안했다.결국 패인분석을 하는 쪽으로 안상수,안택수 의원이 중재를 했다.회의실 걸개의 ‘국민이 OK할 때까지 바꾸겠습니다.’란 구호가 지켜질지 주목되는 순간이다. 앞서 미래연대는 전날 모임을 갖고 전당대회를 3월로 미루고,그 전에 대의원 구조를 성별,연령별로 유권자 비율에 맞추자는 의견을 내기로 합의했으나 이날 논의하지는 못했다.심재철 의원은 “당내 개혁논의가 권력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앙당 축소와 최고위제 폐지 등 원내정당화 논의도 좀더 구체적 안을 갖춰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남 중진을 중심으로 내각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하순봉 최고위원이 대선 직후 흘린 데 이어 이날 이규택 총무가 최고회의에서 제의까지 했다.이 총무는 “진정한 여·야 원내관계를 회복하고 지역화합을 이루려면 다음 임시국회 때 내각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최병렬 의원도 이날 기자실로 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언급하는 등 개혁논의가 다각도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박정경기자 olive@kdaily.com ***민주당 움직임 민주당이 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한 전위대로서 거듭나기 위한 대대적 당개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대선서 승리하고,당의 지지율도 급상승중인 상황서 환골탈태를 시도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당 개혁특위 첫 회의를 열어 운영소위원회를 구성,가동준비에 들어갔으나 상견례장에서부터 대선 승리가 ‘민주당의 승리냐,국민의 승리냐.’의 성격 규정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노정했다.개혁작업의 길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노 당선자의 취임(2월25일) 전에 획기적인 당개혁안을 만들기 위해서 활동에 들어간 개혁특위는 오는 7일 워크숍을 갖고 위원들간 의견을 교환하고 전국을 돌며 국민토론회를 열어 각계의 목소리를 청취할 예정이다. 김원기(金元基) 위원장은 “정당 지도부의 면모도 새롭게 바꿔야 하며 새롭고 젊은 네티즌을 정당조직에 자연스레 수용해 역량을 만드는전자 정당화도 특위가 할 일”이라고 강조,노풍(盧風)점화의 핵심역할을 했던 노사모 회원들의 민주당 공조직 흡수 방안이 적극 모색될 것임을 시사했다.간사로 선임된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위원들간에 위원회 운영과 당개혁에 임하는 자세 등을 놓고 여러가지 토론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나는 회의에서 (개혁서명파 의원)23명의 민주당 해체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면서 “시골에 가니까 분노하고 있더라.노 당선자가 무소속이었으면 그렇게 당선이 됐겠느냐는 얘기다.”고 분위기를 전해 개혁서명파와 선대위본부장 출신,구주류는 물론 일부 탈당검토파도 참여한 당개혁특위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추측을 자아냈다. 실제로 특위에서는 당명개정 여부,임시전당대회 시기,대의원 교체,일부 국민참여 여부,그리고 지도체제 등 민감한 사안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특히 노 당선자를 총재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도 관심사다.개혁국민정당과의 통합 논의가 공식화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민주 “총선후보 국민경선 검토”

    개혁특위, 당정분리·중앙당 축소등도 논의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 이어 총선 공천에서도 국민경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개혁특위 위원장은 2일 당 개혁방안과 관련,“국회의원 공천 및 지도부 선출에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대상”이라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국회의원 공천의 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여부에 대해 “특위에서 더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국민을 믿고 국민의 판단에 되도록 많은 부분을 맡기는 게 발전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4면 그는 또 상향식 공천에 대해 “현재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마르고 닳도록 하게 돼 있어 제대로 된 상향식 민주주의를 하기가 어렵다.”면서 “제왕적 지구당위원장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당의 정강·정책에 찬동하는 사람들이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지구당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분리 문제에 대해선 “노 당선자는 당정분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인 만큼 특위에서 논의를 거치고 당선자와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중앙당 축소여부는 “현재와 같은 비대한 당 조직과 인원으로는 정치자금법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정치자금법을 지키고 투명한 당운영을 하면서 정책중심 정당으로 바꾸는 문제도 특위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특위 위원에 남궁석(南宮晳)·허운나(許雲那) 의원을 추가 임명,총 32명이 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신년정국 각당 움직임/신·구세력 ‘개혁주도권’ 신경전

    새해 정치권의 화두는 단연 ‘개혁’이다.대선 승자는 승자대로,패자는 패자대로 살 길을 ‘정치·정당개혁’에서 찾고 있다.특히 신·구 세력간의 세대교체 바람과 맞물려 개혁 주도권을 쥐려는 물밑 신경전이 새해 벽두의 공기를 데우고 있다.민주당과 한나라당은 3일 각각 개혁특위 첫 회의를 개최한다.중앙당 축소,최고위원제 폐지 등 미국식 원내중심 정당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당개혁 문제에 있어 한나라당보다 일정이 빠듯해 마음이 급하지만 집안 사정이 복잡한 만큼 잠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원기 개혁특위 위원장은 2일 “특위 첫 회의를 3일 갖기로 했으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내부적으로 의견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가의 도움도 받을 필요가 있고,국회의원들은 한번 주장하고 나면 잘못을 알아도 말을 주워 담지 않아서….”라고 말 끝을 흐렸다. 즉 본격적인 논의란 공개된 의제들을 척척 의결해 반드시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의미한다.반면 내부적인 의견조율이란 계파간의 쓸데없는 이견으로 시간을 허비하지말고 노무현 당선자의 의중과 이른바 신주류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사전에 ‘호흡을 맞추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혁특위 32명의 면면을 보면 이른바 신주류 인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구주류 인사도 이협 최고위원 등 9명 정도 있고,중도파 의원도 3∼4명 섞여 있다.지도부사퇴 등 민감한 문제에선 이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 김 위원장으로서는 이를 대승적으로 이해시키고 양해를 구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되도록 이달안에 거의 모든 논의를 끝내고 다음달 초쯤 전당대회에서 국민적 새 정당으로 변신을 선언,노 당선자의 취임식 이전에 틀을 갖춘다는 게 목표다. 핵심 의제는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거대 지구당제 폐해 개선,중·대선거구제 도입,상향식 공천제 도입,전자정당(e-party)화,지도체제 개편 등이 꼽힌다.다른 의제는 신·구주류간에 비교적 다른 의견이 없으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의 권한 축소에 대해선 기득권을 지닌 구주류의 반발이 예상된다.이는 ‘인적청산’ 차원에서 지도부 퇴진과도 맥을 같이 하기때문이다. ●한나라당 당·정치개혁특위는 3일 활동에 들어가 다음달 열릴 전당대회까지 대선패인 분석,이에 기초한 혁신안 마련,당헌·당규와 정강정책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중·대선거구제는 반대가 중론이어서 더는 논의되기 어려워 보인다.그러나 총선 후보의 공천제도는 이참에 손질될지 관심이다.또 진성 당원화도 모색돼야 할 정치개혁의 핵심이다. 특위에 대거 참여한 미래연대 등 개혁·소장파 의원들은 제도개혁도 중요하지만 관료주의적 당 체질을 확 바꾸기 위해서는 여전히 인적청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자연히 제도개선으로 완만한 쇄신을 원하고 있는 중진·당권파들과 갈등이 예상된다. 김영춘 의원은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보 주위의 사람들,TV에 나오는 사람들의 면면이 너무 올드패션이었다.”면서 “생각의 시계가 20년 전에 머문 분들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일부 ‘영남’과 ‘민정계’출신을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안영근 의원은 “아무리 젊은 인사가 지도부에 선출돼도 남북문제등에서 골수보수라는 소리를 들으면 의미가 없다.”며 보수색 탈피를 주문하고 있다.그러나 개혁특위 홍사덕 공동위원장은 “대선 패인은 중도보수 정당의 건강성과 건전성을 놓친 데 있는 만큼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틀 마련이 개혁의 핵심”이라고 초점을 달리했다. 서청원 대표도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혀 당개혁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북핵문제와 경제위기를 맞아 원내 제1당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김영일 사무총장은 “국정운영의 중심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옮겨와야 한다.”면서 의회중심의 정치개혁을 통해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당내 일각에서 ‘내각제’ 연기가 솔솔 피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정경 홍원상기자 olive@
  • 김원기 특위장 회견 안팎/民主특위 인선 논란 ‘일침’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개혁특위원장에 임명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특위 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일정과 방향은 당내 논란을 의식한 듯 “금명간 특위를 구성한 뒤 위원들과 논의해서 결정하겠다.”면서 일단 뒤로 미뤘다.김 위원장은대선과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적 고비마다 뒤를 지켜준 신주류의 좌장으로서 당안팎 사정이 마뜩치 않은 듯,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차기 대표로 유력시되는 정대철(鄭大哲) 전 선대위원장을 두루 아우르면서 따가운 일침을 놓았다. 이날 논란의 발단은 부위원장 선임 문제.한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희상(文喜相)·이협(李協) 최고위원이 특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처럼 말했다.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한 대표가 그렇게 말씀하신 모양인데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서 “한 대표와 나눈 사적 대화에서 내가 거명한 분들의 이름일 뿐이며,이는 한 대표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 최고위원은 구주류지만 대선기획단장을맡으며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와 한 대표의 가교 역할에 충실한 반면 이 최고는 개혁 성향이 있지만 노 당선자와 내내 거리를 유지해 실세인 신주류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는 처지다.특히 부위원장 선임에 대해 신주류 일부가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또 특위 활동 방향을 설명하면서 정대철 전 위원장도 슬쩍 건드렸다.김 위원장은 인적청산에 대한 의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도가 변하면 지도자도 바뀌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 아닌가.”라고 되물으면서 “지도부 선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당 대표 자리가 그대로 있을지,없을지도 특위위원들과 논의할 문제”라는 말도 곁들였다. 노 당선자의 ‘투톱’격인 김 위원장과 정 전 위원장은 최근 당 대표직을놓고 잠시 경합을 벌였으나 김 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위윈장은 특위운영 방향과 관련,“논란이 되는 지구당 폐지 문제는 선거구 문제와 직결되고,중대선거구제 등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바꿔야하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여하튼 정치자금법,중앙당 축소 등은 국민적합의를 얻은 사항”이라고 윤곽을 제시했다.그러면서 “어느 선까지 할 것이냐 역시 추후 논의할 문제”라고 덧붙였다.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당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좀더 본질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논의가능성을 감추지 않았다. 김경운기자 kkwoon@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⑧ KSDC대선 분석위원 방담

    대한매일 정치팀 기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모임인 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대선분석위원들은 29일 이번 대선을 평가·결산하고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포함,향후 정국흐름을 짚어보는 방담의 자리를 가졌습니다.취재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어우러져 독자들이 대선 이후 정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1.대선 평가 및 특징 ◆이남영 교수-이번 대선은 선거 후유증도 없었으며 과거와 같은 금·관권의혹 등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정성이 확보됐습니다.내용 면에서는 오랜만에 양강 구도로 치러졌습니다.무엇보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 의미는 3김(金)정치와는 달리 특별한 카리스마가 전제되지 않고,특정 지역에 기대지 않은 상태에서 나라의 변화를 희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자발적인 응원을받으면서 승리를 했다는 것입니다.과거에는 ‘우리가 할 수 있겠나.’라는식의 정치적 무능력함에 빠져 있던 국민들이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일종의 정치적 능동성을 일깨워 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중요하죠.그러나 노 당선자는 절반의 지지는 받았지만 나머지는 반대했다는 점을 정국운영에서 항상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준 교수-대한매일과 KSDC가 대선기간 첫 여론조사에서 밝혔듯,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고정 지지율은 2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유달리 ‘바람(風)’도 많았던 거죠.따라서 노 당선자는 과거와 같은 절대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통치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기자-상대적으로 덜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됐다고 할 수 있겠군요. ◆김 교수-그렇습니다.이번에는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을 중심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정책에 의한 지역 연대 효과를 가져온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이는 앞으로 우리 정당이 정책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또 다른 특징은 97년 대선 때는 TV토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정보를 빠른 속도로 유포시키고 관심을 불러 일으킨인터넷이 그 역할을 맡은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자-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단일화라는 전대미문의 일도 있었지요.단일화이후 노 당선자의 지지율이 두배 가까이 오르고,그것이 대선 끝까지 갔죠.이회창 후보는 1강에서 2등 후보로 전락,패자가 됐습니다. ◆기자-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내내 머무른 반면 노 당선자는 15% 대까지 떨어졌다가 나중에는 40%를 훌쩍 넘겼습니다.이는 반(反) 이회창세력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아 나섰고,이들은 변화를 희구,갈망하던 세력이었습니다.지난 정권 교체로 국민들이 갖고 있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햇볕정책의 성과로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 노 당선자 승리의 또 하나의 동력이었습니다. ◆김 교수-선거가 3자 구도로 가느냐,양자 구도로 가느냐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렇다 할 단일화 대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교수-그렇지요.두 후보는 이념이나 정책도 달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다만 서로 ‘패하게 될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에 오차 한계를 감수한 일종의 도박을 한 거죠.앞으론이런 식의 도박은 없었으면 합니다. 2.당선자 과제와 향후 정국 ◆안순철 교수-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과거 회귀적이라 봤고,선거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습니다.국민들은 또 정치개혁의 비전을 제시한 노당선자가 5년을 책임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그렇다면노 당선자는 정치 개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자기를 선택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어떻게 어루만져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 교수-노 당선자는 집권자로서의 준비된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합니다.그러나 주위에 준비된 인물도 없고 완성된 프로그램도 없다는 게 노 당선자의걱정일 것으로 보여집니다.그저 선거를 향해 달려만 왔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노 당선자는 냉정하게 내년 2월25일 취임 이후를 준비하는 의연한 모습을보여야 합니다.이는 2개월 남짓한 인수위 기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봅니다. ◆안 교수-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노 당선자가 함부로 정개계편을 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또 호남 정서를 무시하고 민주당에 개혁 드라이브를걸수 있는 입장도 아니죠.어떻게 당 내에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기자-민주당은 현재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 아닌 이념적으로 자기들과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을 모아 2004년 총선에서 심판을 받고,이를 기반으로 거대여당을 만들려 하는 것 같습니다. ◆안 교수-노 당선자가 그런 큰 틀의 변화를 원한다면 야당에도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때입니다.또 2004년 총선은 노 당선자에게 통치 환경 때문에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신기남·추미애·조순형 의원 등 30여명의 친위 세력들이 추구하고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신당 쪽으로 큰 개혁의바람을 일으키자는 것인데,이로 인해 민주당이 공중분해될 여지가 큽니다.이것이 과연 노 당선자의 정국 운영에 유리할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김 교수-노 당선자는 2004년 4월까지의 ‘국정1기’에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합니다.여소야대 상황에서 의원을 빼오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쇄신하겠다는 것은 적절한 판단입니다.현재는 여야가 동반해서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기회입니다.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라는 말이 함의하는 것처럼 개혁과 정상화를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결국 초반 1년에 통치기간의 전부가 달려 있는 셈이지요. ◆안 교수-현재 중앙당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 개혁은 동반자인야당과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이것이 야당에 던져야 할 진짜 메시지이죠.예를 들어 중앙당 폐지는 곧 중앙당의 기능이 국회로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어떤 국회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따라서 국회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야당과의 논의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습니다.야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이 교수-앞으로는 한 쪽에서 개혁드라이브를 걸면 다른 한 쪽은 흉내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즉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과거 민주당이 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 한나라당은 마지못해 이를 뒤쫓아 왔습니다.정당법은여야가 함께 논의해서 실현시키기 어렵습니다.한 쪽이 자기 살 깎는 각오로환골탈태하면 다른 쪽도 메아리칠 수있습니다.개혁은 초기에 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선거·의회 개혁은 집권 초기에 먼저 손해보는 입장에서 하고,야당에화답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안 교수-정당은 지금 나름의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그래서 여론을 상대로 싸움을 해야 합니다.여당의 입장에서만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만들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3.반미.북핵과 지역감정 해법 ◆이 교수-요즘 나타나는 시위는 미군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이라크 사람들의 반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다만 주둔의 양식이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습니다. ◆기자-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는데 이는 굉장히 놀랄만한 일입니다.미국 내에서도 우리의 촛불 시위로 인해 반한감정이 형성된다고 합니다.우리 교민들이나 대미 통상에서의 불이익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이런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봐서 해결해야겠습니다. ◆안 교수-미국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북핵 문제와 동시에 불거졌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북핵 문제에 대해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이 시기에 정치권에 있는,특히 노 당선자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결해놓고 봐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일 것입니다.때문에 현 정부나 당선자는 북핵문제와 국민적인 정서를 빨리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미국에 한국 국민의 인식을 제대로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 교수-미국은 로비스트를 법제화하고 있으니,대미 로비스트를 양성해서조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대한매일이 얼마전 읍·면·동 단위로 지역별 득표 분석을 했더니 노 후보는 목포·광주에서,이회창 후보는 대구 등 경상도에서 대단히 높은 지지율을 얻는 등 표의 지역별 편중 현상은 여전했습니다.아직 지역구도는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 교수-인사밖에 해결 방안이 없을 겁니다.단순한 쿼터제도 중요하지만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자-지역감정 해소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는 향후 1년간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입니다. ◆안 교수-중대선거구제는 지역감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오히려 영·호남에서는 텃밭을 강화시켜 줄 여지가 많습니다.공천을 많이 해서최대한 의석을 많이 얻으려는 게 정당들의 지배적인 전략이 될테니까요. ◆이 교수-노 당선자가 영남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게 다행이죠.젊은 세대에서는 지역 투표성향은 무너졌습니다.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맹아가 싹튼 것이지요. ◆김 교수-지역감정 문제에는 인사와 균형 개발이라는 두가지 축이 있는데,이것이 공정하지 않으면 선거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제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소선거구제입니다.선거구제를통해 지역감정을 해결하려면 오히려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며,이를 통해 중대선거구제의 장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정리 이지운 이두걸기자 jj@ ★방담 참석자 ◆KSDC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안순철 단국대 교수 ◆대한매일 정치팀 한종태 차장(사회) 곽태헌 차장 진경호 김경운 김상연 김재천 김미경 박정경 홍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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