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주방장들이 권하는 남은음식 활용 노하우
모든 곡식과 과일이 풍성한 한가위. 각종 나물과 전, 송편 등 수십 종류의 음식이 지천으로 넘쳐난다. 도대체 남은 음식은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해 서울 특급 호텔 주방장들에게 아이디어를 빌렸다. 역시 그들은 고수다. 살짝 튀기고 볶아 새롭고 다양한 맛으로 쓱쓱 변신시킨다. 센스있고 알뜰한 주부라면 이번 추석에 도전 한번 해볼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부침탕수
탕수는 기름에 튀긴 음식을 이야기한다. 차례 준비를 할 때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바로 부침개와 전이다. 따뜻할 때야 맛이 좋지만 식으면 금방 제맛을 잃는 음식으로 주로 냉동실의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고 만다. 이런 부침개와 전을 잘라 탕수육처럼 튀겨 달콤한 소스로 뿌린 부침탕수를 르네상스 호텔 왕건(29·중식당 가빈)조리장이 권한다.
재료 남은 부침개나 전, 감자 전분 50g, 계란흰자 1개, 물 200㏄, 설탕 150g, 식초 1큰술, 간장 1/2큰술, 양파, 오이, 당근, 완두콩, 파인애플, 목이버섯 등.
만드는 법
(1)부침개나 전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2)계란 흰자를 묻힌 뒤 마른 감자전분으로 묻혀서 약 180℃의 기름에서 튀긴다. 원래 익었던 음식을 튀기므로 반죽이 익었다 싶으면 꺼내면 된다.(냉동실에 있던 음식을 튀기면 퀴퀴한 특유의 냄새도 사라진다.)
(3)소스는 팬을 달군 후 간장을 약간 넣고 애채를 살짝 볶은 후 물, 설탕, 식초를 넣는다. 이때 설탕과 식초 비율은 대략 3:1정도가 적당하다. 간이 맞으면 물전분을 약간 풀어준다.
(4)튀겨 놓은 재료를 넣어 소스를 올리면 마무리. 감자전분의 튀김 옷이 쫄깃쫄깃해 정말 색다른 음식으로 변신한다. 여기에 고추기름을 살짝 섞은 간장과 함께 하면 금상첨화.
●전탕
기름진 음식이 많이 먹는 한가위 연휴. 무엇인가 칼칼하고 담백한 음식이 ‘땡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흰살 생선이나 버섯 등으로 만든 전으로 찌개를 끓여보자. 남은 음식도 처리하고 입맛도 돋우어 주어 일석이조다.20여 년전 차례를 지내고 나면 항상 전탕을 끓여 온 가족이 함께 먹었다는 홀리데이인 서울의 김창수(58·한식당 이원)조리장이 추천한다. 닭뼈 육수를 써서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재료 생선전, 두부전, 버섯전 등 각종 전 4쪽 정도, 닭고기 약간, 무, 배추 데친 것, 대파 한뿌리, 홍고추 1개, 청고추 1개, 소금 약간(2티스푼), 마늘 조금, 육수(닭고기 뼈에 양파, 무, 후추를 넣고 1시간 정도 끓여 주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만드는 법
(1)야채를 먼저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생선전, 두부전, 야채전, 버섯전 등 여러 가지 전을 가지런하게 놓는다.
(2)음식이 잠길 정도의 육수을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3)끓기 시작하면 전이 풀어지기 전에 소금(또는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다.(전에 이미 간이 되어 있으니 약간만 하면 된다.)
●과일화채
사과, 배, 수박 등 한가위는 제철을 맞은 과일이 지천이다. 이런 과일은 주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먹는데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윤철우(43·뷔페)주방장은 ‘화채’를 권했다. 물론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친척들이 왔을 때 송편과 함께 내어놓으면 보기도 좋고 맛도 그만이다.
재료 배, 사과, 수박, 포도, 키위, 멜론 등 냉장고에 있는 모든 과일, 사이다 0.7ℓ, 레몬주스 1/2컵, 설탕 5큰술, 소주나 브랜디 3큰술.
만드는 법
(1)각종 과일을 작은 수저로 예쁘게 파내거나 칼로 모양을 내며 자른다.
(2)사이다에 레몬 주스를 섞고 설탕으로 당도를 맞춘다.
(3)소주나 브랜디를 넣고 과일과 얼음을 적당히 담는다.(소주나 브랜디는 과일의 비린 맛을 없애 주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4)예쁜 그릇에 송편이나 떡과 함께 담아내면 된다.
●나물밥전
제목을 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요리. 나물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요리로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의 김우철(41) 한식주방장이 추천했다.
나물과 밥을 섞어 동그랑땡처럼 부친 음식으로 간단한 요깃거리나 밤참으로 그만이다.
재료 1인분 기준으로 도라지 30g(1/2컵), 고사리 30(1/2컵), 애호박 30g(1/2컵), 공기밥 1그릇, 계란 4개, 밀가루 1/2컵. 계량은 종이컵
만드는 법
(1)도라지, 고사리, 애호박 등 차례를 지내고 남은 나물을 2㎝ 정도로 짧게 썰어 놓는다.
(2)각종 나물에 밥을 넣고 고루 버무린 후 계란과 밀가루를 넣고 다시 무친다.(나물의 양을 줄이고 잡채나 고기 생선살 등을 넣어도 맛있다.)
(3)커피 뚜껑 등에 비닐 랩을 깐다. 그 위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2)를 넣고 살짝 눌러 모양을 만든다.
(4)밀가루를 살짝 입히고 계란을 묻혀 팬에 전을 부치듯 지저낸다.
원래 가장 인기가 없는 나물을 이용한 밥전은 영양도 만점이다.(계란에 오래 두면 밥이 풀어져 모양이 망가지므로 빨리 계란을 입히고 바로 팬에 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