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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주택과 주택개념(사설)

    주택의 개념을 소유에서 주거로 바꾸지 않는 한 우리의 부동산 투기와 주택 가격파동은 치유되기가 극히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주택을 주거공간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는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국민들의 이러한 의식 및 사고구조에다 정부의 주택정책 또한 분양주택 건설촉진에 초점을 두어 온 까닭에 주택의 소유욕구가 불식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투기가 지속되는 한 주택소유 개념의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런 부정적인 분석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와 주택건설업체들이 앞으로 협력해서 과감하게 임대주택건설을 늘린다면 우리에게도 주택을 주거의 개념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그런 추단을 내리는 것은 몇가지 실질적 준거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임대주택의 한 형태인 장기임대주택 건설이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정부가 88∼992년중에 짓기로 했던 장기임대주택 15만 가구 가운데 지난 10월말 현재 14만6천가구가 건설됨으로써 올해 안에 목표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88∼92년까지 건설키로 한 영구임대주택 25만가구 가운데 1차로 1천2백가구의 건설이 끝나 지난 11월7일 첫 입주식을 가졌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도 영구임대주택 시대가 그 막을 올린 셈이다. 주택공사(주공)가 추진하고 있는 이 임대주택 사업은 자력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생활보호대상자 및 의료부조자 등 도시영세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것이다. 주공의 영구임대주택건설은 영세민의 주거안정 뿐이 아니라 구미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보편화된 주거개념을 이 땅에 정착시키려는 첫 시도로 여겨진다. 그 점에서 우리는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주공은 현재 7만 가구의 영구임대주택을 착공한데 이어 내년에 5만가구,92년에 6만 가구 등 18만 가구의 영구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으로 있다. 나머지 7만 가구는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키로 되어 있다. 이번 주공의 영구임대주택 건설을 계기로 주공 및 지방자치단체 뿐이 아니고 민간의영구임대주택 건설을 촉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 정부재정의 한계로 인하여 정부기관은 자력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영세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에는 벅차다. 바꿔 말해서 민간건설업계와 민간기업이 영구임대주택 건설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한 이 사업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영구임대주택 건설이 활성화되려면 먼저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이 확고히 정립되어져야 하고 역할에 맞게 각종 제도가 정비 또는 보강되어야 한다. 기존의 임대주택건설 촉진법으로는 민간의 영구주택건설을 자극하기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가칭 주택임대업육성법을 제정하여 민간건설업자의 임대사업참여 뿐이 아니고 민간인의 임대주택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 종합토지세에서 임대주택용지의 분리과세 등 세제는 물론 금융면의 지원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관습면에서 전세금제도가 점진적으로 월세제도로 전환되도록 하고 중산층 이상의 임대료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 바웬사,파 첫 민선대통령 유력/전세계 관심속 오늘 선거

    ◎마조비에츠키·티민스키와 3파전/급진­온건 대결속 경제정책이 쟁점/누구도 과반득표 불투명… 「2차」서 결판 날지도 지난해 여름 동구 최초로 비공산정부를 출범시켜 그해 가을 동구를 휩쓴 민주화혁명의 선도역을 맡았던 동구개혁의 선두주자 폴란드에서 25일 실시되는 대통령 직접선거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6월 당시 집권당인 공산당(현 사민당)과 자유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공산당에 하원의석중 65%를 할당한 상태에서 치른 「반쪽」총선과는 달리 2차대전후 폴란드에서는 최초로 완전히 민주적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7월 의회에서의 간선을 통해 임기 6년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보이체흐 야루젤스키가 바웬사 및 그를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의 조기사임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이번 선거가 이루어지게 된 것. 폴란드의 미래 및 다른 동구국에 영향을 미칠 민선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그동안 폴란드의 민주화를 선도했던 자유노조의 위원장 레흐 바웬사와 그의 오랜 동지였던 타데우스 마조비에츠키 현 총리가 대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마조비에츠키는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가 지난 80년 8월 그다니스크의 조선소에서 결성될 때부터 자유노조와 관련을 맺어 왔으며 그동안 자유노조기관지의 편집장을 역임하는등 바웬사의 측근으로 활약해온 전력의 소지자. 그는 지난해 8월 바웬사의 천거로 동구 최초로 비공산정부 총리에 기용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올초부터 두사람의 밀월관계는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자,중하층민,농민들의 지지를 받는 바웬사가 급진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 비해 변호사 출신으로 지식인,중산층,도시민,관료층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마조비에츠키는 온건개혁론을 주장,이견을 보이고 있다.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의 경제정책을 비난,정부보조금 삭감 및 임금인상 억제조치를 실시한 마조비에츠키에 반대하는 계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급격한 변혁을 주장하는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가 공산세력의 척결에 소극적이며 나약해서 폴란드를 통치할 수없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1월 동구 최초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단행,줄서기현상을 없앤 마조비에츠키는 『급진개혁은 혼란을 초래할 뿐이며 바웬사의 구공산세력에 대한 보복정치는 혼란만을 가중시켜 취약한 폴란드의 민주화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바웬사는 여론조사결과 초반의 열세를 마조비에츠키와는 대조적인 특유의 다변 및 연설능력으로 만회,전세를 뒤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바웬사와 마조비에츠키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정치 신인인 스타니슬라브 티민스키가 최근의 일부 여론조사 결과 마조비에츠키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해서 폴란드 대통령선거는 혼전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티민스키는 지난 69년 무일푼으로 이민,캐나다 페루에서 컴퓨터 케이블 TV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뒤 대통령출마를 위해 귀국한 「철새」임에도 불구하고 마조비에츠키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난을 퍼부으면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티민스키는 『마조비에츠키는 국영회사를 헐값에 외국에 팔아넘기고 있는 국가의 반역자』라면서 『외국생활의 경험을 살려 폴란드 경제를 빠른 시일내에 회생시킬 것』이라는 공약과 자유노조의 분열이라는 어부지리에 힘입어 표밭을 다져나가고 있다. 어려운 시절에 폴란드에 없었다는 다른 후보측의 지적에도 불구,티민스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경제현실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불신과 불만이 그만큼 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세기간중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바웬사가 30∼3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하고 마조비에츠키 총리가 20∼25%로 2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티민스키가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농민당의 로만 바르토스체 등 나머지 3명은 모두 합해 10%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이다. 따라서 어느 후보도 과반수의 득표에는 미달,다수득표자 2명이 겨루는 오는 12월9일의 결선 투표에서 대통령이 선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20% 이상의 부동표 향방과 동구 및 제3세계 여론조사의 신뢰성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바웬사나 마조비에츠키 모두 티민스키가 결선에 오르게 될 경우 옛 동지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웬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할 경우 대권고지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 민선대통령은 누가 되든 1백만명의 실업자와 4백50억달러의 외채에 허덕이는 경제 및 구체제청산의 정치,그리고 선거캠페인동안 계층별로 극도로 분열된 사회문제 등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0년대의 폴란드를 위해 폴란드인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 “도농·계층간 분배의 불공정 개선을”/김대중총재 국회연설 요지

    ◎경제 재도약은 중기주축으로 추진 바람직/북방외교 상당한 성과… 남북교류 차별 없어야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응력이 높고 빠른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경제체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 노태우 정권이 다시 대기업 위주의 낡은 체제만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은 재벌들의 기존 이득을 위해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가로막는 정책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봉급자를 필두로 한 모든 중산층과 서민대중의 가장 큰 고통은 물가의 앙등이다. 우리는 물가안정을 최우선의 과제로 예산과 금융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배신행위는 금융실명제의 포기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그의 시정연설에서 상속세와 증여세의 징수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금융의 비실명제를 통해서 상속이나 증여를 하고자 하는 재산의 대부분이 미리 상대의 수중으로 들어가 버렸는데 세율의 인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농민을 위한 추곡가는 그 가격과 매상에 있어 작년을 웃돌아야 한다. 정부는 이중곡가제를 앞으로 3년 이내에폐지할 방침이라는데 이는 노 정권의 농민정책의 정체를 폭로한 것으로서 우리는 이를 철저히 반대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잘못된 점은 분배의 불공정이다. 빈부간·도농간·지역간,그리고 노사간에 걸친 분배의 불공정은 소외계층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이 사회에 대한 반항과 적의를 기르고 있다. 중산층은 지금 흔들리고 있다. 그들은 높은 물가,근로소득세의 과중한 부담,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지배와 수탈,그리고 증권투매 등에서 손실을 강요당해 왔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정신적으로 불안감과 좌절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한소 수교를 포함한 북방외교에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에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노 정권이 북방외교에 대한 공로를 서두른 나머지 경제적으로 부담을 안고 가는 것과 내정의 잘못을 이러한 외교적 전시효과로 메우려 하는 것 같은 자세이다. 또한 남북관계에 끼칠 부정적 영향도 문제이다. 노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한다. 우리는 방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지금 국내에 산적한 문제가 있는데도 이를 제쳐놓고 왜 방소를 서둘러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노 대통령이 방소하게 되면 대한항공기의 격추사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귀중한 인명손실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받는 교섭을 해내야 한다. 우리 당은 미국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는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방외교도 이러한 전제 위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미국의 지나친 군비부담 요구나 재판권 거부 등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주적 입장에서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실정을 무시한 수입개방,특히 농축수산물의 비현실적인 개방압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지금 남북은 총리회담까지 개최할 정도로 대화가 진전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무엇 하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11일의 제3차 총리회담은 남북간의 장래를 가늠할 중요 회담이다. 이 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쪽은 남이 제안하는 전면적 교류를 최대한으로 수용하고 남은 북이 제안하는 불가침선언을 수용해야 한다. 남북간의 전쟁재발이란 상상할 수가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60억달러란 거액을 들여서 차세대전투기를 구입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당은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하든지 하나의 회원으로 가입하든지 서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어느 쪽의 방안도 지지한다. 우리는 북한이 동시가입을 영구분단이라고 억설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이지만 남북관계에 파멸적인 영향을 가져올 우리만의 단독가입도 반대한다. 남북간의 교류는 차별없이 허용해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가 취해온 태도는 결코 공정하지 않다. 같은 목적을 가진 대북접촉신청에 대해서 필요에 따라 누구는 승인하고 누구는 불허하는 것은 공정한 처사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당은 누구든지 남북교류를 할 때는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해서 실행해야 하고 정부의 승인 없는 접촉은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아파트 불법구조변경 특별단속/건설부/바닥파손등 중점… 적발땐 고발

    건설부는 최근 서울 등 대도시의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지역에서 주민들이 아파트벽을 허물어뜨리는 등 내부를 불법 개조,아파트건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많다는 주민들의 진정에 따라 오는 12월초부터 내년 1월까지 2개월간 특별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21일 건설부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동원한 이번 특별단속에서 아파트내부 불법개조 사례가 적발되면 해당주택 소유자를 사직 또는 행정당국에 고발하고 불법개조한 부분을 원상복구토록 조치할 방침이다. 건설부는 이날 「공동주택 불법구조변경 단속지침」을 각 시·도에 시달,아파트주민의 주거환경 및 안전을 저해하는 구조 임의변경,파손 등 불법·부당행위를 적발토록 했다. 건설부는 이 지침에서 아파트건물의 버팀대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내력벽과 가구와 가구간의 경계벽 및 바닥을 파손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한편 발코니와 접한 벽체를 철거하여 침실·주방·홈바 등으로 변경하는 행위를 단속하도록 했다. 그러나 내력벽이 아닌 간막이 벽돌벽에 대해서는 공동주택관리령 규정에 적법한 범위내에서 시·도지사가 세부허용지침을 작성,구조변경을 허용토록 했다. 또 발코니의 개조나 발코니 전면으로 화분대를 설치하는 등 돌출물을 설치하는 것도 시·도지사가 안전도 및 하중물의 적재기준 등을 감안,세부허용지침을 작성해 그에 따라 구조변경을 허용토록 했다. 건설부는 이번 특별단속과 관련,11월중 아파트내부의 불법개조방지 홍보전단을 만들어 아파트단지별로 반상회 등을 통해 배포토록 했다. 그런데 현행 건축법에 따르면 아파트 내부구조를 불법 변경한 사람에 대해서는 최고 2년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새 민방,내년 11월께 첫 전파/어떻게 충원되고 운영 될까

    ◎채널 6인수… 「중도보수」 표명/방송가 스카우트 열풍 예고/사장에 윤혁기ㆍ홍두표ㆍ김규ㆍ김도진씨 물망 새로운 민영방송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떠한 가치를 지향할 것인가. 민방의 주체로 종합건설업체인 ㈜태영이 선정됨으로써 이에 대한 방송가 및 세간의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1일 태영의 윤세영회장은 『모든 준비를 갖춰 빠르면 내년 이맘 때쯤 첫 전파를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가급적 개국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먼저 윤회장은 함께 민방에 참여할 대주주 및 소주주와 내주에 만나 출자 및 법인설립에 관한 절차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방침과 마찬가지로 이달말까지 법인설립을 마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나아가 주식회사형태의 법인설립을 마친뒤 현 여의도 태영사옥을 방송국으로 전환,당국의 무선국허가를 얻어 기자재도입ㆍ인력충원ㆍ시험방송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11월,늦어도 92년부터 방송에 나설 계획. 민방은 기존 KBS의 TV채널6과 라디오서울을 흡수,충청ㆍ강원 일부를 포함한 수도권지역을 가청권에 두게된다. 새 민방이 내건 방송이념은 한마디로 「중도보수우익」노선이다. 이에 대해 윤회장은 『중산층이 뿌리내릴 수 있는 사회가 되는게 바람직하다는 뜻에서 이같이 표방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으로 ▲공정보도 ▲문화창달 ▲시청자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영의 사업계획서에 나타난 민방의 운영방침은 분업화 및 성력화로 요약된다. 이는 지난 7월 방송법개정이후 태영이 대책팀을 만들어 KBS와 MBC 및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마련한 것이다. 민방은 개국에 필요한 인력을 5백50명 선으로 잡고 있다. 이는 고정직 사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용역 및 고용직을 고려하면 7백∼8백명 선에 이른다. MBC가 2천3백명선인 것에 비춰볼때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태영측은 이를 민간기업으로서 효율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대신 외부제작이 가능한 프로를 늘려 비용부담을 줄여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인력충원은 사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장물망에는 윤혁기 전 KBS부사장ㆍ홍두표 담배인삼공사사장ㆍ김규 서강대교수ㆍ김도진 방송개발원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송전문가 외에도 윤회장이 「능력보다는 인격을 중시하는」측면이 강해 향후 누가 사장에 임명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편 필수요원인 기술진ㆍPDㆍ기자 등의 충원은 민방측이 밝힌대로 양 방송사로부터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인력스카우트를 둘러싸고 방송가와 신문사에서는 벌써부터 과거의 방송국연과 인맥을 중심으로 한 동요가 일고 있다. 민방측은 초기 자본투입을 최고화하기 위해 현 12층짜리 태영사옥을 사옥으로 활용,단계적으로 필요한 기자재와 장비를 들여놓기로 했다. 추후 사옥신설은 현 마포부지가 협소,대체지를 물색키로 했다. 민방의 프로그램 편성은 고급화추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방은 국제화추세에 맞춰 국제적인 고급프로를 늘릴 방침이다. 보도는 공정을 기하되 기존양사와 마찬가지로 전체의 10∼15% 비중을 유지하고 토크쇼 등 교양프로를 확대하겠다는 것. 또 프로그램을 차별화시켜 유익한 외국프로그램을 들여와 방영하는 한편 쇼ㆍ드라마ㆍ코미디프로는 외주에 대부분 맡길 계획. 한편 이같은 운영에 태영측은 출자금 1천억원 외에 운영자금 6백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재원마련에 부동산등을 매각하면 별 어려움이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민방운영에 최소한 4천억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태영의 지배주주선정경위 및 배후지원세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민방은 개국후 얻어지는 방송수익의 15%정도를 매년 투자해 과학기술분야의 장학기금으로 내놓기로 정부측에 약속했다. 민방시대의 선두주자로 나선 태영측이 과연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어떠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설지 자못 기대된다.
  • 중산층이 목소리 높여야 한다/김대환 이화여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갈등과 대립의 「안전판」 역할 맡을 때 「중산층의 반항」이라는 시쳇말이 곧잘 되뇌어진다. 이 말은 산업화ㆍ대중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중산층의 좌절과 불안 및 위기의식과 일맥상통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서둘러 결론부터 앞세운다면 산업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중산층은 확산되고 건실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안정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왜냐하면 중산층은 문자그대로 자본가계층=지배층과 근로노동자계층=피지배층 등 이해가 상충되기 쉬운 대좌적인 두 세력사이에서 조정하고 중화하는 완충기능을 함으로써 산업평화를 통한 사회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종,다양한 문화,복잡다단한 이해관계로 얼킨 미국과 같은 거대한 대중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대로 최소한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다. 그것을 지탱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바로 중산층의 비대와 온존이 그 밑받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산층 또는 중간계급이라는 낱말 대신에 곧잘 테크너크랫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우리는 그 말을 기술관리계층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 미국인들은 산업경제 뿐아니라 심지어는 정치분야에까지도 과학과 기술과 조직관리 및 운영에 있어 능란한 테크너크랫들의 기능화와 합리화를 통해 그 능률화를 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곧 기술가정법치주의 및 제도를 뜻하는 테크너크라시이다. 데모크라시와 함께 즐겨 쓰여지는 이 낱말은 미국공황이 있었던 1920년대말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수습하고 극복하는 사조와 시류에서 연유된 것이며 그 구체화는 바로 뉴딜정책에서 음양으로 투영케 되었다. 이 말은 어찌보면 잔꾀만 일삼고 권모술수로 시종하는 등 적지않게 허망하기까지 한 우리의 정치작태와 견주어 생각해 볼때 많은 것을 시사받게 한다. 그같은 테크너크라시의 담당계층과 중심세력은 다름아닌 중산층 그들이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중산층도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건전하게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건전한 생활기풍과 참신한 생산의욕과도 직결되며 국가사회의 명운과도 긴밀히 연관된다 하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중산층에 관한 마르크스 및 반마르크스주의의 진부하기도 한 계급이론의 당위성 여부를 다룰 겨를은 없지만,우리의 경우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차원에서 중산층의 지위가 포약화되고 있고 그 존재의미가 적지않게 희석화되고 있음이 현실이고 그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의욕적이고 야심적인 산업화ㆍ근대화의 물결에 휩싸여 기업가와 더불어 중산층은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관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는데 큰 몫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는 상응하지 못했었다. 그 뿐더러 3년전의 6ㆍ29 이후,자유화의 거센 바람속에서 일기 시작한 열 띠고 뭉쳐진 노동운동은 중산층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것 아니더라도 정체적인 사회적 성격이 강한데다 적지않게 보수적이고 체제순응적이기도 한 것이 중산층이다. 그들 중산층은 대학교육의 대중화에 따른 고학력인력의 증폭과 함께 그 성향과 행동을 더욱 묘한 것으로이끌어 가게했다. 어쨌든 중산층은 관료행정사회에서 조직과 기능의 핵심이 되고 있고,경제산업사회에서 경영보조적인 위치에 있긴 하지만 실은 그들이 갖는 지식과 과학과 기술은 가히 중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거기에 상당하는 사회적인 인정감도 정신적ㆍ물질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는 속에 아침부터 밤까지 혹사만 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그들은 자기분열을 하면서 부동한채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실의까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에의 반발로 그들의 의식세계는 때로는 급진화ㆍ과격화로 급선회하게 된다. 물론 그 반면 보수퇴영화의 성향도 적지않게 있다. 그 나머지 그들은 생산면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것보다는 소비면에서 쾌적ㆍ안이ㆍ향락을 추구하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의미에 대한 강한 자의식이나 주체적인 자각보다는 다만 돈을 많이 벌고 자기지위를 높이는데만 급급한채 치열한 경쟁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들은 외형적인 면에서 한편으론 자본가계급을 뒤쫓아가면서 허탈해야 하고,다른 한편으로는 뒤쫓기는 위치에서 근로노동계층과 구별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들은 그들로 하여금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비성향을 조장시키게 되며 그같은 심의의 표출은 생활방식 즉,주택 자동차 생활용구를 통해 스스로의 심리적보상을 얻으려들게 한다. 중산층은 이율배반과 자기모순속에 회의에 빠진다.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쌓아올린 과학과 지식과 기술과 인격의 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산층은 직장의 상하관계나 위계질서속에서 스스로의 능력과 기량을 짓눌린채 살아가는 수도 있다. 그들은 자본가처럼 흥청망청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해서 근로노동자처럼 조직력이나 단체교섭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 및 산업경영의 경우를 보자. 간부나 중역진은 윗사람이나 기업오너의 동정만 살피면서 무사안일하게 자리유지에만 시종 한다. 마치 다수의 병졸이 죽는 속에 얻어진 공로는 오직 장성 한 사람만 차지한다는 「일태장공 만골고」라는 개탄의 시구처럼 우리사회는 돼가고 있다. 그같은 행정 및 기업풍토속에서 어찌 자발적인 창의성이나 행정능력기술개발 시장확대가 기대될 수 있을까. 각설하고 중산층은 체질적으로 유약하고 조직적으로 취약하다. 그렇다고해서 대중 산업사회의 구조와 기능이 그들의 그같은 허약점만 악용한다면 중산층은 분노끝에 자위를 위한 반항을 시도케 될 것이다. 반항의 양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되는 날 그것은 예상치 못한 그러면서 놀라운 사회불안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부동산투기” 1백명 명단 공개/국세청 위장수입자등 16명은 고발

    ◎6백85명 적발,5백79억 추징 부동산 상습투기자 및 법규위반자 1백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국세청은 10일 지난 7월13일부터 8월말까지 전국적으로 부동산투기 일제조사를 벌인 결과 투기자 6백85명을 적발,이들로부터 양도소득세등 각종 세금 5백79억원을 추징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가운데 부동산 중개업법을 위반한 중개업자 13명과 주민등록을 위장전입한 3명 등 16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이들과 상습투기자 88명(4명은 중복)등 모두 1백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상습투기자로 분류된 사람은 지난 5년간 본인 및 가족구성원의 부동산거래횟수ㆍ자금규모ㆍ추징세액 등이 일정기준을 넘어서거나 미등기전매ㆍ단기전매ㆍ허위계약 등 불법으로 거래한 사람들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지난 1∼4월중 대도시 지하철 건설예정지와 충남 서산ㆍ당진 및 동해안일대 등 개발예정지의 부동산취득자 가운데 ▲미성년자ㆍ연소자(30세미만)ㆍ부녀자ㆍ외지인 등의 가수요자 ▲고액부동산거래자 ▲부동산거래가 빈번한 자 ▲가등기자ㆍ위장증여ㆍ제소전화해 등의 탈법거래자를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국세청은 지난 3∼4월에도 전국 부동산투기 일제조사를 벌여 1천4백91명을 적발,7백75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한편 상습투기자 1백68명의 명단을 공개했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소득원이 불분명하거나 대도시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밀세무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6대도시의 아파트취득자 가운데 가수요자에 대해서도 자금출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기업인ㆍ의사 등 중산층이 투기앞장” 여전/타인명의 분양ㆍ미등기전매등이 대부분/한국부동산문제 연구소장 포함돼 눈길(해설) 부동산상습투기자의 명단이 또 한차례 공개됐다. 지난 5월 1차공개당시에는 목영자씨(57ㆍ여ㆍ산부인과 병원장)등 사회 저명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과는 달리,이번 명단에는 「알려진」 이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중견기업인 의사 약사 및 그 부인들이 다수 끼어 있어 중산층이 투기조장에 앞장서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명단 공개자를 직업별로 보면 부동산중개업ㆍ건축업자 등 부동산 관련 사업자가 25명으로 가장 많고 ▲약국ㆍ다방ㆍ제과점ㆍ의류가공업 등 자영업자 13명 ▲기업체사장 및 중역 12명 ▲농업 10명 ▲회사원 4명 ▲기타 3명 등이며 무직자도 21명에 이른다. 특이한 경우로는 한국부동산문제연구소장 정진우씨(45ㆍ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 우성아파트)를 들 수 있다. 정씨는 그동안 매스컴에 자주 등장,투기억제대책등을 주장해 온 사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은 이번에 공개대상자를 선정하면서 1차 당시의 기준이었던 거래규모나 횟수외에 미등기 및 단기전매,허위계약서 작성,제소전 화해 등 탈법거래자를 추가시켰다. 이는 규모와는 상관없이 「죄질」이 나쁜 투기자는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규모나 횟수에 따른 상습자 선정기준은 지난 5년간 ▲부동산거래 10회 이상에 추징세액 5천만원이상 ▲횟수 20회 이상에 세액 1천만원이상 ▲횟수 5회 이상,세액 1억원이상 등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기조사 대상자는 「5ㆍ8부동산 투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 1∼4월간 거래분에 대한 것이어서 투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가 일단 진정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언제라도 재연될 소지가 있다』고 전제,앞으로도 투기근절 및 재산관련소득 중과차원에서 투기조사를 계속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등 6대도시의 아파트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출처조사가 곧 시작되는 등 국세청의 「대투기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 적발자 가운데 대표적인 투기사례는 다음과 같다. ▲타인명의 택지분양=김용익씨는 원진레이온 근로자 17명의 이름을 빌려 지난해 시행된 토지개발공사의 교문지구 택지분양에 당첨됐다. 계약금만 지불한 상태에서 명의대여자들에게 건당 9백만원의 사례비를 지급한 뒤 이가운데 9건을 전매,1억8천9백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양도소득세등 2천1백만원을 추징당했으며 명의대여자들은 모두 당첨이 취소됐다. ▲토지거래허가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인 동원=황영애씨는 하남시 미사동의 발 6백31평을 4명에게 분할판매하면서 거래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자 현지인 5명을 동원했다. 일단 현지인에게 팔았다가 다시 실취득자에게 명의를 이전하는 형식을 취한 것. 양도소득세 등 8천9백만원을 추징당했다. ▲개발예정지 단기전매=안인성씨는 지난 85∼89년 사이에 개발예정지인 인천 영종도지역의 임야를 11차례나 단기전매했다. 특히 88년 6월에는 9천6백92평을 3천9백만원에 취득한 뒤 3억7천1백만원에 양도,9개월만에 3억3천2백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양도소득세 등 모두 2억8천7백만원을 추징당했다. ◆DB편집자주:명단생략 동아일보 90년 10월10일자 7면 참조
  • 미 「예산싸움」에 국민들만 “골탕”/의회­행정부 줄다리기 언저리

    ◎세금 늘리고 복지예산 깎은게 화근/반대여론 높자 선거 앞둔 의원 “부표”/“공공업무 중단은 국민모독”… 시민들 거센 비난 가을의 절정으로 일컬어 지는 콜럼버스 데이 연휴 기간중 (10월6∼8일) 미 전역에서 주요 관광명소가 일제히 폐쇄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적자감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된데 부아가 치민 부시대통령이 「예산부재」를 이유로 연방정부의 기능을 정지시키면서 관계 공무원들이 휴업에 들어간 때문이다. 예산문제로 인한 미 정부의 기능 마비는 레이건 집권시절인 1986년 10월17일에도 수시간 계속된 바 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찾았던 수많은 관광객들,그리고 쉐난도아 국립공원을 찾았던 등산객들은 굳게 닫힌 문앞에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정부기관의 휴업을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국립공원의 산행 안내지나 박물관 경비원에게까지 문제가 파급되리라고는 믿지 않고 나들이에 나섰다가 허탕을 친 이들은 「이건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면서 분노를 터뜨렸다. 이번 연휴중 문을 연 유일한 연방기관 건물인 의사당에는 갈 곳을 잃은 관광객이 6일 하루만도 1만2천여명이 몰려들어 주변에 큰 교통혼잡을 빚었으며 정숙해야 할 회의장내에선 정부 휴업을 둘러싼 의원들의 열띤 찬반토론에 방청객들의 환호와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국방ㆍ치안ㆍ우편ㆍ항공통제 등 연방정부의 필수업무를 제외한 모든 공공업무의 수행을 정지시킨 이번 조치는 부시대통령과 의회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991 회계연도의 가예산이나 본예산안에 합의할 때까지 계속된다. 연방정부의 1백10만 공무원들은 연휴가 끝나면 9일 아침에 일단 평상시처럼 출근하지만 만일 그때까지 합의 예산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필수 요원으로 간주되지 않는 사람은 출근후 3시간내에 퇴근 조치된다. 이번 조치로 워싱턴 일대에선 스미소니언 박물관 13개소가 모두 문을 닫았고 포토맥 남쪽 강변의 피크닉시설,포드극장,알링턴 국립묘지사무소,국립동물원의 동물사 등이 폐쇄됐다. 의사당과 링컨기념관 사이의 수㎞에 이르는 광활한 잔디광장에 배치된 관리요원은 단 4명에 불과해 이 일대의 공중변소가 폐쇄됐다. 적자 감축문제와 관련해 수주전부터 정부기관의 폐쇄 가능성이 어렴풋이 예상되기는 했었지만 정작 그 유명한 국립박물관들의 문이 닫힌 것을 보고 관광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관광객은 2백달러나 들인 워싱턴 여행이 무위로 돌아갔다며 「국민들이 잔뜩 화가났다고 부시에게 전하라」고 소리쳤다. 이번 사태는 지난 6개월동안 백악관과 민주 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끈질긴 협상끝에 마련한 적자감축합의 예산안을 5일 새벽 하원이 2백54대 1백29표로 부결시킨데서 발단됐다. 향후 5년간 총 5천억달러의 적자 감축계획을 담은 이 예산안은 세금 신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공화당 보수파와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예산이 너무 깎인다고 생각한 민주당 진보파의 결합으로 부결됐다. 그후 하원은 경과조치로 향후 1주일간의 연방정부 운영비를 책정한 잠정지출 법안을 서둘러 성안,통과시켰으나 부시는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한편 6일 새벽부터 연방정부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하원은 부시의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하려고 했지만 투표결과(찬성 2백60ㆍ반대 1백38) 번복에 필요한 3분의 2에서 6표가 모자라 실패했다. 의회의 양당 지도자들은 연휴중 철야협상끝에 의료보험 수혜폭의 삭감을 완화하고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내용의 새로운 타협안 마련에 성공,정부 휴업의 확산위기를 넘겼다. 이번 사태는 부시의 적자 감축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반란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부시의 권위와 지도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페르시아만 사태와 더불어 부시에게 내우외환의 양상이 겹친 집권이래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잠정예산안에 대한 부시의 거부권 행사는 의회의 예산편성 실패를 부각시키려는 강공책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시는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의원들의 무능 때문에 정부 업무 중단이 야기됐다고 주장하면서 의원들이 국가이익과 선거구 정치를 혼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번에 하원이 거부한 합의 예산안은 「증세없는 적자 해소」를 다짐했던 부시의 1988년 선거공약과는 대조적으로 각종 세금인상과 복지예산 삭감을 통해 재정적자의 감축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 예산안에 담긴 유류ㆍ담배ㆍ주류 등 각종 소비세의 인상과 의료보조금ㆍ농업보조금ㆍ학자금융자 등의 삭감은 단기적으로 모든 미국인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또 고소득층 보다 중산층의 세 부담을 늘림으로써 조세형평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얼마전 이 예산안의 내용이 보도되자 여야의원들에게는 유권자들로부터 반대와 항의전화가 빗발쳤고,오는 11월6일의 중간선거를 목전에 둔 의원들은 재선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여론은 「근본적으로 부시의 공약 파기가 초래한 결과」라고 비판적인가 하면 「외교에 치중하고 내정에 소홀했던 부시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분단 41년」의 청산과 과제(새 독일 탄생:3)

    ◎“과도기 없이 통일”… 현실적 융화에 어려움/낙태ㆍ환경보호문제 등 의견 대립 첨예/베를린행 인파 급증… 주택ㆍ교통난 심화/동독기업 도산 속출… 연말가면 실업 1백만 예상 최근 베를린 도심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간선도로마다 버스ㆍ택시전용차선이 등장했다. 일반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 운행할 경우에는 20마르크(9천2백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버스전용차선으로 다니는 승용차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벌금을 둘러싼 시비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규율과 질서를 존중하던 독일정신(Deutsche Geist)의 실종이라고 하겠다. 이 문제에 대해 지난 9월28일자 「베리리널 몰겐포스트」지는 다음과 같이 관계자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만프레드 카이절(49ㆍ열쇠공)은 『최근엔 버스를 타도 전보다 30여분 늦게 귀가하게 된다. 나는 직장에 늦지 않게 출근하고 싶으며 역시 퇴근후 정확하게 집에 도착하고 싶다. 그래서 가끔 차량들이 없는 버스차선을 이용하게 된다. 교통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디터 스캄브락스(37ㆍ경찰국 경감) 『동독지역서 온 운전자들이 버스차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은 버스차선에 대해 전혀 유념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악화된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방법은 없기 때문에 공공교통수단의 우선 소통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서독의 서민대상 백화점인 알디(ALDI)에는 요즘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사려는 동독지역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줄을 서 있다. 아침 10시부터 개점하는 백화점은 오전중에 일부 상품이 동이 나 줄서기에 익숙하지 못한 서베를린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주로 가전제품이어서 컬러TVㆍ비디오제품들을 들고 가족들이 무리를 지어 베를린 도심을 다니는 동독지역 주민들이 눈에 많이 띈다. 1마르크라도 절약하기 위해 알디의 바겐세일을 고대하던 서베를린 중산층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가격도 상승해 생활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밖에 통독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은 주택임대업자와 중고자동차판매업 등이지만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서민들의 생활이 쪼들리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시내 주택임대사무실에는 임대 신청을 하기 위한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임대료가 몇달새 2배까지 오른데다 신청이 접수된 뒤에도 2∼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방3에 응접실이 있는 1백㎡ 규모의 아파트는 월 임대료가 연초 2천5백마르크 정도였으나 최근엔 4천여 마르크로 치솟았다. 통일뒤 베를린에만 30여만명의 외래인이 몰려 들었다는 집계여서 주택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3년된 중고차도 여유있는 동독출신 사람들이 몰려들어 벤츠 300의 경우 2만5천∼3만마르크를 홋가,통일전에 비해 5천∼1만마르크가 상승한 가운데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모든 문제는 독일통일 예상을 뒤엎고 급속히 진전되는 바람에 독일정부가 국민들의 통일요구에 사전준비가 제대로 안된채 끌려간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독일통일의 동기를 여러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지난해 가을 서독으로의 대탈출로 불이 당겨진 이후 전광석화처럼 통일 작업이 추진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리 계획된 통일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분출된 갑작스런 욕구때문에 이뤄진 통일이어서 많은 문제점과 갈등을 과제로 남겨 두었다고 하겠다. 통일의 직접동기는 여행자유화였던 것이다. 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묶어둔 동독의 사회제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불만과 반발을 자초했으며 평소 강제로 주입시켜온 「제국주의」에 대한 적개심도 퇴색시켰다. 지난해 동독시위의 첫 구호는 「여행자유화」였으며 이것이 공산당 일당독재의 장기화,이에 따른 폐쇄사회의 모순,경제침체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서독으로의 대탈출 사건이 발생했다. 처음부터 체제의 변화를 목적으로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갑작스런 통일은 많은 갈등을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이때문에 40여년 분단갈등의 해소문제는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인 것보다는 사회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동독사람들이 경쟁과 능력을 중시하는 시장경제 사회에 어떻게 빨리 적응하느냐 하는 사회적인ㆍ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통일조약에 따라 사회주의 동독의 각종 제도는 서독체제에 맞도록 개편되어야 하는데이 과정에서 벌써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과제들중에는 낙태법ㆍ실업ㆍ투자ㆍ환경문제 등이다. 이런 문제들은 통일독일 정부가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지만 서독국민과 동독국민들 사이에 의견의 차이가 많아 쉽사리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서독에서는 낙태를 금지시키고 있으나 동독은 이를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통일후 서독 여성들이 동독으로 건너가 낙태시술을 받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독의 집권 기민당은 낙태법문제에 관해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으나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낙태에 관해서는 기소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통독후 가장 골치아픈 문제로는 실업문제와 인플레현상이다. 사회주의경제가 다 그러하듯 동독의 경제는 지금까지 적정인력 투입이나 균등분배에 중점을 두어왔기 때문에 통계상으로는 실업률 0% 였으나 경제통합후 3개월만인 현재 동독지역의 실업자수가 30여만명에 이르는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독 문제연구소의 쿳페박사는 최근 『새 경제질서는 충분한 사전준비나 과도기도 거치지 않고 갑자기 닥쳐왔다』며 『향후 2년내에 동독기업의 30%가 도산할 것이며 실업자수는 연말까지 1백만명,91년까지 전체 노동력의 25%인 2백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양국의 체제가 합치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갈등은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독일인들은 이를 현명하게 해결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 사실상 물건너간 야권통합/통추회의,3자회담 촉구의 안팎

    ◎2차례 중재안 싸고 평민ㆍ민주 또 엇갈린 주장/“섣불리 편들면 파장”… 통추회의,묘책없어 고심 야권통합이 사실상 가시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의원직사퇴서 제출 이후 불붙었던 통합 열기가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27일 야권통합의 재야당사자인 통추회의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3자회담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미 꺼져버린 통합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3차에 걸친 15인 통합추진기구에서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통해 통합신당의 지도체제 및 지분문제에 대한 쟁점을 압축하긴 했지만 그 압축된 내용에 대해서 양당이 양보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날 통추회의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평민ㆍ민주 양당이 모두 통추회의중재안을 수용했다고 주장하면서도 평민당은 8월24일자 중재안이,민주당은 9월4일자 통추회의 내부방침이 진정한 통추회의안이라고 아전인수격으로 주장해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통추회의측은 지난달 24일 지도체제는 ▲통합등록시점에서 창당전당대회 때까지로 하고 ▲그이후의 3인합의로전당대회에서 결정하며 지분문제는 「3자 대등일체」의 원칙에 따라 조직강화특위 및 당직에 3자가 균등참여해 해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중재안에 대해 평민당측이 수용의사를 보인반면 민주당측이 「흡수통합」될 가능성을 우려,거부의사를 나타내자 통추회의측은 지난 4일 지도체제문제를 구체화해 ▲창당전당대회 이후 지도체제도 1인의 상임대표를 둔 3자 공동대표로 하고 ▲이 지도체제의 존속시기는 차기 총선직후 전당대회까지로 못박는 것을 골자로 한 「내부방침」을 만들어 평민ㆍ민주 양당에 통보했던 것. 이같은 통추회의측 협상용 내부방침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측은 창당전당대회 이후 지도체제문제가 창당등록 이전에 3자간 사전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평민당측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견상 통합에 대한 쟁점은 상당히 압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양당이 지리한 통합협상을 벌이는 동안 극명한 견해차를 노정했던 「선통합선언」과 「선이견조정」의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국민적 여론에 떼밀려 통합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통합에 임하는 양당의 기본적 속셈부터 달랐던데서 비롯되고 있다. 차기 대권레이스를 앞두고 평민당이 갖고 있는 지역적 편중을 극복하고 중산층의 지지를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통합에 체중을 실은 평민당으로선 어차피 김대중총재 중심통합을 노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측은 8인8색으로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야권내 세대교체를 이루기 위한 장기적 포석과 민주당 입지강화를 위한 방편으로 「통합협상」을 활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평민당과는 그 출발점부터 달리했다. 평민당이 현재 소극적인 3자회담에 응한다고 하더라도 이같은 양당의 근본적 자세변화가 없는한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 극적인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다시 말해 동등지분하의 3인 공동대표제를 차기총선 직후까지 유지하는 것은 차기 대권 레이스 참여과정에 혼선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김대중총재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인 것이다. 또 내각제등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을지도 모르는 대여 전면전을 앞두고 여권 핵심부와 직접 「담판」 또는 진두지휘를 바라는 김총재로서는 민주당과 통추회의측이 주장하고 있는 제3자(상임) 대표제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평민당측이 만에 하나라도 통추회의측의 내부방침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박찬종ㆍ김현규ㆍ홍사덕 부총재와 김광일ㆍ허탁의원 등 민주당의 상당수가 「잔류선언」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이기택총재를 비롯한 민주당 적극통합파만이 통합신당에 합류해 「부분통합」으로 낙착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부분통합」으로는 통합신당에서 이총재의 입지를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합협상의 야권 3당사자중 가장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쪽은 통추회의측이다. 두 야당은 통합결렬 이후에도 제갈길을 가면 그만이지만 재야의 「도덕성」을 내세우는 김관석ㆍ오충일ㆍ최성묵목사 등 개신교측과 제도권 진입을 노리는 이부영ㆍ여익구ㆍ정연구씨 등 「민주연합파」등 통추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재야세력 모두가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재야식 표현대로 이념에 따른 「창조적 분화」가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른 「세포분열」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통합의 대의를 이뤄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우재ㆍ장기표씨 등 진보정당추진그룹(가칭 민중당)과 결별한 민주연합파측이 가장 다급한 입장이다. 통추회의측이 8월24일자 안과 9월4일자안에 대해 명확한 선택적 입장표명을 피하고 있는 점이나 이날 통합압력용으로 갖기로 했던 서명자대회를 10월 중순으로 또다시 연기한 것은 섣불리 어느 한쪽을 편들 경우 통합의 불씨 자체가 꺼져버릴 위험성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 「부자와 빈자의 정치」 큰 파문/김호준 워싱턴특파원(특파원수첩)

    ◎미 공화당 브레인 필립스의 저서/“부익부 빈익빈 레이건 재임시절 심화” 주장/일ㆍ서독 등에 국부 나눠준 무역정책도 비난/“90년대는 개혁시대” 예견… 중간선거 앞둔 민주당은 희색 미 보수진영의 탁월한 선거 전략가겸 평론가인 케빈 필립스의 신저 「부자와 빈자의 정치­레이건 이후의 부와 미국 유권자」란 책이 워싱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미 정치권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책에 대해 공화당의원들은 『평론가란 믿지 못할 사람들』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으나 민주당 진영에선 『왜 우리가 민주당원으로 있는지를 공화당원들에게 깨우쳐 주는 책』이라며 열렬한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은 1960년대 존슨 민주당정부의 「빈곤 퇴치 전쟁」 및 현대 미국의 복지제도에 큰 영향을 미쳤던 마이클 헤링턴의 저서 「다른 미국」 이후 가장 큰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사람들의 얘기다. 「부자와 빈자의 정치」는 한마디로 말해 1980년대 레이건 공화당정부의 시책이 미 국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유별나게심화시켰다는 주장의 전개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개혁주의자들의 반동이 19세기 말과 1920년대의 「황금기」 이후처럼 1990년대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필립스는 1980년대를 『부자들이 승리한 시기』라고 규정하며 레이건 행정부를 『자본가의 소생과 소수 엘리트의 부 축적을 주도한 고성능 기관차』로 비유했다. 그는 레이건의 정책이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하고 『미국의 부를 재분배하려는 다음 세대의 반체제파들에게 기분 나쁜 뉴스는 부의 큰 몫이 이미 일본 서독 등에 재분배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에서 부자란 연수 5만달러 이상이나 10만달러 이상을 지칭했으나 80년대엔 백만장자도 흔해빠져 1989년의 경우 백만장자가 1백50만명을 헤아렸다. 문제는 부의 집중이 백만장자보다 훨씬 상층에 있는 천만장자ㆍ억만장자ㆍ5억장자ㆍ10억장자 층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미 국민의 1%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이 국민총소득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81년의 8.1%에서 86년엔 14.7%로 늘어났다. 81년과 89년 사이에미 4백대 부자의 재산은 3배가 커졌다. 동시에 그들과 다른 계층간의 간격은 엄청나게 벌어져 회사 시장과 공장 노동자간의 봉급차이는 1979년의 29대 1에서 1989년엔 93대 1로 확대됐다. 막대한 부가 월가에서 만들어졌고 실업계의 거물들이 저명인사가 되었다. 금융계 12대 소득자의 연간 수익은 81년의 5백만∼2천만달러에서 88년엔 증권시장 몰락에도 불구하고 5천만∼2억달러로 상승했다. 레이건 집권 8년간 미술품과 골동품 가격은 4배가 뛰어,20만∼30만명의 부유층 가족에게 큰 이익을 안겼다. 한편 해고된 철강 노동자로부터 농토를 잃은 농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저변층은 고통을 받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녀를 가진 30세 이하 세대주의 실질 수입은 73∼86년에 약 4분의 1이 감소됐다. 80년대엔 1백50만개의 중간관리직이 없어졌다. 그 희생자는 물론 중산층이었다. 필립스는 레이건의 경제정책을 「부유층으로의 소득 이전」으로 파악하고 있다. 레이건이 백악관에 들어갈 때 최고 70%에 달했던 부자들에 대한 소득세율은 레이건이 백악관을떠날 땐 28%로 떨어져 있었다. 반면 사회보장세와 소비세의 증가 때문에 전체적으로 빈자들의 납세액은 늘어났다. 미국의 세금정책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계급의 충성도에 따라 재편됐다고 필립스는 주장했다. 필립스는 1990년대는 「반월가시대」로 예견하고 있다. 과거처럼 90년대에도 호황기 뒤의 반동이 재현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80년대의 마감과 더불어 새로운 정치 경제철학이 요구되고 있고 또 미국의 부와 권력의 역사에서 90년대는 지난 80년대와 분명히 다른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필립스는 강조한다. 그는 이런 변화의 무드가 미국뿐 아니라 영국 일본 캐나다 등에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나라에서도 80년대에 금융 부동산 붐으로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필립스의 주장은 새롭거나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 레이건 시대에 미국민의 소득과 부에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주장은 많은 사람들이 거론했던 얘기다. 그럼에도 필립스의 비판이 새삼스럽게 설득력을 발휘하는 것은 골수 공화당원으로서의 그의 신인도와 성가 때문이다. 필립스는 1968년 이래 6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5차례나 승리를 끌어낸 공화당 핵심전략가의 한 사람이다. 11월초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민주당측은 『필립스가 문제를 올바르게 지적했다』며 백만원군을 만난듯 떠들어대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측은 불균형이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레이건 집권전인 카터 민주당 정부때부터라고 주장하며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카터 시대보다 레이건 시대가 좋았다고 말하는 것을 무얼로 설명하겠느냐』고 반문한다.
  • 현실 외면한 자동차세 인상/이재일 사회부차장(오늘의 눈)

    자동차세 인상등을 골자로 하는 내무부의 「지방세제 개선안」이 발표되자 국민들 사이에 적지않은 반발이 일고 있다. 물론 상당수의 국민들은 도심의 교통난해소 및 과소비풍조 억제를 위해 「잘한 일」이라고 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고 4백40%까지 인상하려는 것은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내무부가 내놓은 안을 보면 한마디로 세수증대만을 생각했지 국민살림은 아예 외면했다는 인상이 짙다. 우선은 중형차 이상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직접 지게되는 부담이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자동차세ㆍ사업소세ㆍ등록세 등의 인상은 결국 물가인상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민들의 가계는 더 큰 주름살이 생기게 될 것은 뻔한 이치이다. 국민생활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될 세제개선안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추진해 가려는 태도 또한 행정을 관의 편의대로만 이끌어가는 구태를 벗지 못했음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당국은 기회있을 때마다 「한자리숫자 물가인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같은 내용에 접하고는 『정부 다르고 내무부 다른가』하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가장 큰 조세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세의 경우 최근들어 중산층에 급격히 보급되고 있는 중형 승용차에 대해 연간 45만원(1천8백㏄ 이하),60만원(2천㏄ 이하)으로 올린 것은 아직도 자가용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이미 3백만대를 넘어선 마당에 2천㏄급 이하의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보기보다는 국민의 발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한햇동안 거둔 자동차세는 3천2백65억원이며 이번에 마련된 안이 시행된다면 1천억원 정도의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너지절약이니 과소비억제니 하는 듣기좋은 구실을 앞세워 세수나 왕창 늘리자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입으로는 물가안정을 외치면서도 세금을 한꺼번에 몇십%씩 올리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정부당국의 태도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정말 과소비를 억제하고 절약풍조를 조성하기 위한 세제개선이라면더 가진 쪽에서는 더 받되 절약을 부축하는 조치도 병행하는 방향으로 다시 조정돼야 할 것이다.
  • 7차 경제계획과 삶의 질(사설)

    실적중심의 양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제구조로의 전환은 경제사적인 하나의 커다란 조류이고 우리 또한 그 분기점에 와 있다. 요즘 폭넓게 논의되고 있는 분권적 민주화의 또 다른 표현인 경제의 형평과 복지의 추구는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인간중심 사고에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개도국의 산업화를 위한 경제개발계획은 전시효과적이고 실물중심의 실적 위주로 기울다가 어느 단계를 지나면 스스로의 자각과 분해과정을 거쳐 사람을 중요시하는 본연의 목표로 전환하는 필연의 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정부가 발표한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수립을 위한 구상은 이러한 경제여건의 변화와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기본구상은 발전잠재력을 확충하고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과 형평및 복지의 증진을 추진하며 국제화 추세에 조화를 맞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구상 가운데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은 경제계획의 궁극적인 목표가 삶의 풍요에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는 내년 9월까지 확정될 이 계획수립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인간중심의 사고라고 생각한다. 각 부문별 계획시안 작성과정에서부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계획안을 확정하는 과정에까지 진정으로 인간 중심의 얼이 담기지 않으면 그 계획은 과거의 계획을 연장하는 것과 같다. 계획이 인간중심이 되려면 계획수립자가 철저하게 양보다는 질을,능률보다는 형평을,성장보다는 분배와 복지를,물적자본 보다는 인간자본을 중시하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의견수렴과정에서도 기득계층보다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의견을,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의견을,도시보다는 농촌주민의 의견을 보다 깊게 받아들이는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물론 기본구상의 골격에 형평과 복지증진이 강조되고는 있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지난 80년대에도 형평과 분배를 강조한 바 있으나 그 성과는 별로 가시화되어 있지가 않다. 그 이유는 형평과 공정분배의 추구가 경제계획상의 장식용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경제내각의 총수가 바뀌면 장기계획의 철학이나 비전이 퇴색되어온 현실이그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에도 허구적 선언으로 끝나면 7차 5개년계획이 기대하고 있는 선진국 진입은 지극히 어렵다. 어떤 일이 있어도 90년대 중반까지는 형평과 공정한 분배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개혁적인 대책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기본구상의 두번째 근간인 국제화에의 대응은 국제경제에서 우리의 지위향상이라는 자가발전적 모델보다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과 분담이라는 적극적 모형정립이 요구된다. 우리의 경제위상은 경제규모에 비하여 과대하게 평가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에 상응하는 분담과 기여가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또 한가지 남북통일에 대비한 과제는 경제공동체의 실현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 과제는 북한측과 관련된 문제여서 구체적인 대안제시가 어렵기는 하겠지만 비전제시 이상의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 주택난 해소위해 민간참여 확대를/국제주택회의 촉구

    우리나라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주택을 많이 짓고 주택건설에 민간참여의 폭을 더욱 넓혀야할 것으로 국제회의에서 촉구됐다. 5일부터 7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2차 동아시아 계획 및 주택기구(EAROPH)총회 및 세미나에서 정희수캐나다 퀘벡대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주택부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음에도 주택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규모가 큰 주택건설에 치중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택마련을 어렵게 한 때문이라고 지적,앞으로는 중산층주택과 동등한 비중을 두어 저소득층 주택을 많이 지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조순 전부총리는 우리나라의 주택문제는 근본적으로 주택공급의 부족에서 연유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정부는 민간업체들이 보다 많은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시장경제의 원리를 존중하고 참여의 폭을 넓히는 등 여건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욕구충족ㆍ경제성장 조화”가 큰짐/노대통령 집권후반기 과제와 전망

    ◎「민주기틀」 확립ㆍ북방외교 긍정 평가/경색정국 타개ㆍ지자제 등 현안 쌓여/주택건설ㆍ농촌발전ㆍ대도시 교통난도 당면문제/남북 정상회담등 통일전기 마련에 중점 둘 듯 노태우대통령은 24일로 임기 5년의 절반을 넘기고 25일부터는 집권후반기를 맞는다. 지난 2년반 동안의 집권전반기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고 앞으로 남은 통치후반기에 대한 전망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되고 있다. 우선 전ㆍ후반기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는 현재의 통치상황을 두고도 이같은 상반된 평가는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금주초 청와대의 주례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참모들은 노대통령의 전반기 통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면서 대체로 보아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근거는 6공들어 북방관계가 크게 진전되었고 남북관계는 지금은 교착상태이나 북한의 개방은 시간문제이며 미 일 등 우방과의 관계도 그 어느때 보다 좋고 민주화 문제도 다소 진통은 있었으나 이제 거스를 수 없게 방향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불안했던 경제문제도 내수와 제조업의 회복으로 2.4분기말 현재 GNP (국민총생산) 9.9%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도 9%의 성장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사회 안정화 추세로 다만 국내 정치의 불안이 다소 문제이긴 하나 사회ㆍ학원 등의 좌익세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사회적 안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현 상황평가가 이와는 상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수출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국제수지는 적자로 돌아선 채 다시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계속 치솟아 7월말 이미 7.8%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말까지 한자리 물가가 지켜지기는 기대난이다. 증권은 폭락을 거듭,안정의 주축인 중산층이 엄청난 자산손실을 입어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야당의 의원직 총사퇴서 제출로 대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한달이상 대결정국이 지속되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계속 증폭시키고 있으나 거대여당은 이에대한 수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현실인식도 상당히 공감이 가는 것이긴 하지만 지난 2년반의 치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권위주의 체제를 청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화로의 전이를 그런대로 제도에 올려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통치 후반기의 과제는 당장 풀어야 할 경색정국해소,물가진정 등 경제적 안정에서부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기반을 확충해야 할 환경ㆍ주택ㆍ교통ㆍ교육ㆍ보건 등 민생문제를 들 수 있다. 국내정치적인 면에서는 지자제실시ㆍ내각제개헌여부ㆍ14대총선ㆍ후계구도정립 등 숨돌릴 새 없이 빡빡한 정치일정의 차질없는 수행,그리고 임기말에 나타나게 마련인 통치권 누수현상의 방지와 효과적인 정권재창출의 과제를 안고 있다.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임기중에 통일의 대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이뤄야 당면 정치현안인 야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에 따른 경색정국의 타개문제는 결국 집권여당의 총재인 노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기 때문에 적어도 정기국회 초반까지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야당의 등원거부가 장기화되고 여당 단독으로 정기국회가 강행되면 국민들의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도 가중되겠지만 통치후반기에 산적된 정치일정의 원만한 수행에 크게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좀더 큰 시각에서 임기후반의 과제를 얘기한다면 6공들어 지금까지는 민주화의 틀을 마련하는 제도적 민주주의를 상당수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즉 경제적 민주주의,부의 배분,국민복지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후기 산업사회의 특징적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나타나는 국민욕구의 폭발적 증가를 맞고 있다. 이 시기에 국민대중들은 정치이념이나 체제보다 우선하여 이같은 욕구의 충족을 요구하게 된다. 노대통령의 집권후반기는 이러한 시기이기 때문에 주택 2백만호 건설의 완료,상하수도ㆍ쓰레기문제를 포함한 쾌적한 환경조성,대도시교통난을 비롯한 교통대책,농어민불만 해소를 위한 농어촌 종합발전대책,교육ㆍ보건 등 민생문제에 적극 대처하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는 필경 경제적 민주화를 요구하게 되고 경제적 민주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수적이다. 스페인이나 중남미가 같은 민주화의 길을 열었지만 요구와 성장을 조절하는 데 성공한 스페인은 선진국을 향해 가속력을 내고 있으나 중남미는 이에 실패함으로써 민주화 이전으로 후퇴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지자제ㆍ총선 한 고리 노대통령의 집권후반기는 이런 의미에서 민족장래의 행로를 결정짓는 시기이며 통치차원에서 욕구와 성장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정치측면에서 풀어야할 과제는 여야 대화단절의 대치정국해소에 이어 지자제실시를 들 수 있다. 지자제실시문제는 정치일정상 14대총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14대 총선실시 시기는 내각제개헌 추진여부와 연관이 있으며 개헌여부는 후계구도 정립,정권재창출의 청사진과 맞물려 있다. 다소 변수가 있지만 우선 예상 할 수 있는 후반기의 정치일정은 91년 상반기 지자제실시,내각제개헌을 할경우 91년말 개헌,92년 봄 14대총선,92년 하반기 후계구도정립,93년 2월 임기만료및 정권재창출을 생각할 수 있다. 지자제실시문제는 여야 협상결과에 따라 실시시기나 범위에 신축성이 있겠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내년 상반기중 시ㆍ도의 광역자치단체 의회구성일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으로서는 임기중에 지자제실시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제도적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은 집권자로 기록되기를 바랄 것이다. 지자제에 정당공천제가 실시된다면 노대통령의 6공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3당통합에 대한 심판 성격을 지니게 되어 후반기 집권의 1차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민자당이 지방의회의 다수의석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후반기의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과제는 노대통령의 후계구도와 이같은 구도가 어떻게하면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로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내각제개헌의 공개적인 논의는 일단 연말까지 유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정치일정상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내각제개헌추진 여부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치권 누수 대책도 이에대한 결심을 하는데는 야당의 반대강도,국민여론의 추이와 함께 우선 민자당내부의 확실한 합의도출이 필수적이다.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계파간의 이해조정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대통령 자신의 정치역량에 십분발휘 되어야 한다. 노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는 알 수 없어도 다소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가능하면 내각제로의 개헌을 통해 일본의 자민당식 정권재창출을 이뤄보자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현행 대통령제와 같이 후계구도의 명확한 낙점의 필요성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야당이 사생결단식으로 내각제개헌 반대의 극한장외투쟁으로 나가고 여론도 권력구조문제로 국력을 이같이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돌아가면 지금까지의 노대통령 통치스타일에 비추어 굳이 개헌을 강행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후계문제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고 자칫 3당통합의 현 정계구도가 변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각제 여부 결단을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이 지금 민자당의 2인자인 것은 틀림없지만 현행헌법대로 대권경쟁이 이뤄질 경우 과거 집권여당의 속성처럼「위로부터의 점지」가 통해질지는 의문이다. 민정계를 중심으로 잠복중인 세대교체론의 폭발,김종필최고위원을 정점으로한 공화계의 향배에 따라서는 대통령후보의 경선분위기가 오히려 대세를 이룰 수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임제의 임기말에 나타나기 쉬운 「레임 덕」 현상까지 고려한다면 노통령은 리더십에 자칫 흠이 갈 수도 있는 공개적인 점지보다는 자신의 의중을 은영중에 내비치면서 경선으로 몰고갈 가능성이있을 것 같다. 노대통령은 집권후반기의 통치권 누수방지와 안정적 정권이양을 위해 오는 연말연시를 계기로 핵심당직 및 정부요직을 개편하고 14대총선의 공천권을 강력히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대통령은 또 임기전반부의 뚜렷한 치적으로 남긴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급진전을 바탕으로 남북한 관계의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가시권에 들어온 한소수교를 지렛대로 활용,남북 정상회담을 실현하여 민족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을 후반기의 최대과제로 삼을 것이다.
  • 에너지절약을 위한 역할분담/기업이 효율성 제고해야(사설)

    페르시아만사태이후 정부는 에너지절약 대책수립에 부심하고 있으나 획기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페만사태에 따른 에너지 소비절약과 정책 대응방안은 가격기능에 의한 에너지 수급조절에 주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대책은 휘발유값을 21.7% 인상하는 것을 비롯하여 중대형 자동차세 인상,대형에어컨의 특별소비세 인상,주택전기료 누진세 확대 등 가격구조의 광범위한 조정을 통하여 에너지 수요감소 내지는 소비절약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정·수송·산업 등 각 분야에 걸쳐 절약방안을 제시하고는 있다. 그러나 가격체계의 조정 이외에는 과거 에너지 파동때 제시되었거나 시행된 것들이어서 신선미가 없고 에너지 가격인상 역시 기대하는 소비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가격인상에 의한 소비억제는 가격인상에 의하여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감소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번의 가격인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이른바 소득효과가 발생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플레가 진행될 때는 경제주체들은 화폐적 환상에 빠지기 쉽고 또한 자동차나 대형에어컨을 쓰는 계층은 중산층이상이어서 웬만큼의 가격인상에 소비를 줄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가격체계의 조정이 절약이라는 효과보다는 물가만을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에너지절약을 위한 정부의지의 표현으로 보고 싶다. 가격인상에 의한 에너지소비절약의 기대효과보다는 물가안정을 위해 유가를 안정시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사태를 맞았다는 의미가 이번 대책에 내재해 있다고 여겨진다. 사실상 중동사태를 맞아 범국민적 에너지절약운동이 절실한 때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가정·수송·산업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도 각 경제주체의 역할분담을 통하여 에너지사용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경제주체들이 에너지 소비절약을 위하여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가 앞으로 정부정책의 실효성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절약이 실효를 거두려면 먼저 각 경제주체들의 역할이 올바로 정립되어야 한다. 경제주체 가운데 정부는 에너지정책 뿐만이 아니고 모든 경제정책에 절약과 내핍의지를 담아야 한다. 정부의 거시적 경제정책이 확대일로를 지향하고 있으면서 가계와 기업에는 과소비를 지양하고 절약하라고 권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가 스스로 긴축정책을 통하여 낭비풍조를 없애면서 민간에 절약을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 된다. 거시적 정책에서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한 후에 에너지정책의 틀을 잡는 형태로 정책체계가 이루어 져야한다. 아무리 에너지 절약이 시급하고 올바른 정책이 수립되었다 해도 다른 정책들이 에너지 절약과 상충될 때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각 부문의 정책이 에너지절약 정책과 유기적 관련성을 갖도록 하면서 에너지 효율규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컨대 에너지 소비의 53%를 점하고 있는 가전기기·자동차·빌딩 등의 에너지 효율개선문제는 메이커나 시공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서는 안된다. 이번 대책에서 상업용 빌딩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강화되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되려면 건축물의 설계단계에서 에너지절약이 시스템화되어야 한다. 또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연비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번 대책에 아무런 조치가 없다. 더구나 수송용 부문의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대중교통수단의 확충과 같은 본원적인 접근이 필요한 데도 이에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에너지 정책과 교통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종합대책이 하루 빨리 수립되어야 한다. 가계,즉 소비자들은 가전기기·자동차·주택 등의 내구재를 구입할 때 에너지 효율의 요소를 구매결정의 주요한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우리보다 소득이 몇배 높은 선진국 소비자들이 내구소비재를 선택할 때 에너지 소비량을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구매태도를 생활의 지혜로서 습관화하고 있는데 중진국권에 있는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있음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절약방안은 소비량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부문에서 찾아져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 에너지 절약시설투자를 늘리고 에너지 절약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에너지 절약형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산업부문이 에너지 바로쓰기를 통하여 낭비를 줄인다면 우리는 에너지의 추가적인 증가없이도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가 있다. 그만큼 산업부문의 에너지 절약은 중요하다.
  • 한국정치 「대결구도」 벗어나야 한다/민주정치 정착을 위한 특별좌담

    ◎다원시대 맞춰 전향적 통일정책 펼때/“70% 넘는 중산층” 대변할 정당 나와야/세대교체돼야 개혁 가능… “물러가라”식은 곤란,여건 성숙 기다리는 슬기를(서울신문 광복 45주년 특집) 광복 45주년을 맞아 그동안 우리 정치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오늘의 정국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치상을 원로,여야 정치인,학자 등 4자대담을 통해 진단·평가해본다. 지난 45년간 우리 정치에서의 명과 암은 각각 무엇이며 오늘날 우리가 서 있는 시점은 어떤 상황이며 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를 정리했다. □참석자〈가나다순〉 나종일〈경희대대학원장〉 송원영〈전 국회의원·5선〉 최기선〈국회의원·민자당〉 홍사덕〈민주당부총재〉 △나종일교수=우리가 일본통치에서 해방된 지 45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45년간 제약과 난관도 많았고 심지어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45년 당시 우리와 형편이 비슷했던 나라들의 발전상과 현재 우리의 발전된 모습을 비교해보면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비교·평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송원영 전의원=정치가 정체됐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해방후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암살같은 비인도적 행위는 사라졌다는 점에서 크게 나아졌다고 봅니다. 해방직후인 45년 12월 송진우선생에 이어 장덕수·여운형·김구선생 등이 백주에 권총으로 살해됐지요. 이승만박사도 두번이나 암살을 모면했습니다. 이제는 그런 일들은 정리된 듯해요. 또 이박사가 남조선 단독정부수립의 필요성을 47년도엔가 밝힌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극도로 이데올로기의 대립상을 보였던 세계정세를 감안할 때 어쩔 수 없었던 선택같았습니다. 단독정부라도 세우지 않으면 어디로든지 빨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아직도 단독정부수립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있으나 나름대로 평가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교수=해방후 좌우이념투쟁에 이어 전쟁도 겪었고 60년대이후에는 빠른 경제사회변혁이 있었습니다만 심한 부정선거양상이 사라졌다는 것도 한 특징이 되지 않겠습니까. △송 전의원=부정선거 양상이 근절됐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제헌국회의원 선거는 미 군정이 관할했었는데 상당히 공정하게 치러졌고 2대까지도 그 전통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3·4대에 이르러 환표등 부정행위가 노골화되었고 3·15 부정선거가 타락의 극치였다고 볼 수 있지요. 그 뒤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제헌선거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단정짓긴 어렵습니다. ○주권의식 확고해져 △최기선의원=해방당시 절대빈곤의 처지에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중국의 상황이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당시 수많은 농민이 굶어죽는 상황에서 대지주의 수탈이 계속됐고 이에따라 공산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택했지요. 지난해 중국에 가봤더니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와는 굉장한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같았습니다. 우리의 발전상을 실감할 수 있었으며 공산권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에 있어 지난 45년은 권위주의·봉건주의에서 탈피하는 시대였다고 봅니다. 지난 87년의 6·29 선언도 국민적 의지에 절대권력을 가진 정권이 손을 든 것으로 파악되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란 인식이 확고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민족자존및 자주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것도 큰 변화입니다. 최근의 용산 미군기지 이전,한국 군작전권 이양 등이 그 실례이며 최근 미국의 우리에 대한 태도도 상당히 달라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과거의 무조건 반공주의에서 벗어나 남북화해등 전향적 통일추구 자세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띕니다. 한마디로 현재 상황은 권위주의적·외세의존적 자세에서 벗어나는 대전환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나교수=태평양전쟁이 끝나기 2년전쯤 미 국무부와 영 외무부가 공동으로 전후처리문제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영측 연구는 유명한 역사학자 토인비가 주도했는데 세계 각지에서 얻은 정보의 분석결과 한국은 근대국가의 경험이 없고 분파주의의 정치행태가 심하므로 당분간 신탁통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토인비의 얘기가 얼마나 옳았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근대국가 경험미숙,분파주의외에도 제약요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우선 굉장히 가난했습니다. 47년인가 이승만박사가 하와이 동포에게 독립정부 준비자금 1만달러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돈이 있어야 여유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텐데 그러지를 못했어요. 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유엔의 지지로 찾으려 했던 것처럼 외세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이념대립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던 것도 발전의 큰 제약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회·경제분야 등에서 일부 소외계층도 생겼고 단독정부가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와 비슷했던 나라들이 겪어온 길을 보면 우리가 모두 나빴다고 말하기도 어렵지요. ○사회·경제보다 뒤져 △홍사덕부총재=민주주의는 산업사회에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때 해방이후 우리의 가장 큰 성공은 산업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해방 당시에는 5인이상 기업체가 1만여개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전체인구의 75%가 월급쟁이 혹은 월급쟁이가 부양하는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확고한 기초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실패는 이들 월급쟁이가 자신의 정치이해를 표현하는 기회가 봉쇄돼 있다는 것이지요. 호남출신 월급쟁이와 영남출신 월급쟁이가 서로 하나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게끔 지방주의·분파주의가 제도화 됐다든지 이데올로기에 착색되어 자신들의 이해표출을 올바르게 하지 못하게 됐다든지 하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앞으로 진정한 정치근대화를 위해서는 이들 월급쟁이가 정치적으로 뭉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교수=산업화의 성공을 통해 국가영역과는 다른 사회영역이 상당히 확장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겠지요. 이전보다 정부통제영역이 상당히 축소되어가고 있으며 6·29 선언도 이런 사회적 배경을 깔고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분야에서의 성취가 사회·경제분야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많아요. △송 전의원=정치의 정체 내지 후퇴의 근본요인은 집권자가 법을 안지킨 때문이라고 봐요. 이박사나 박정희씨가 무리하게 정권연장을 하려한 데 대한 반작용이 야당의 의원직 사퇴등 후진적 정치행태를 계속 이어가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5년 한일협정 체결에 반대,야당의원들이 총사퇴했다가 일부는 번의하기도 했는데 현재 야당의원들의 사퇴서 제출사태도 그때와 비슷한 듯해요. 이것은 결국 정치가 정체되어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의원직 사퇴라는 일이 외국에서는 절대 없습니다. 우리도 사퇴서를 내면서 진짜로 사퇴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퇴서를 낸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인데다 정부·여당도 그것을 수리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홍부총재=저는 송선생님과 견해를 조금 달리 합니다. 사퇴서 제출은 다른 방법이 없는데서 나온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전에 단순한 제스처로 사퇴했던 분들은 어쨌는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원래 뜻이 관철되지 않는 한 번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또 그것을 기대합니다. △최의원=해방이후 우리 정치는 독재냐 민주화냐 하는 대결논리에서 정권타도 투쟁이 그 핵심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다양하고 복잡다기해진 사회에서의정치는 투쟁만으로는 되질 않습니다. 각계각층의 이익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절대악도 절대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에서 반독재투쟁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며 건전한 정책대결로 국리민복을 추구해야 될 시점이라 봅니다. 미소가 적대·대결관계를 청산하고 탈이데올로기의 기치아래 화해·협력하고 있는 마당에 좁은 국내에서 투쟁·대결구도를 마냥 지속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의원직 사퇴서제출은 신중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택해준 신분이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하기 싫다고 그만두는 자리가 아닙니다. 또 이 상황의 의원직까지 던질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제자신 여당에 몸담기전 상당한 야당생활을 했음에도 도저히 납득이 안갑니다. ○힘센 편이 더 큰 책임 △나교수=양측에서 보면 서로 할 말이 있을 것입니다. 여권에서 보면 역시 날치기통과를 할 수밖에 없게끔 야당이 상황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판단할 때 힘센 사람이 책임도 더 느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제간에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형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송 전의원=앞서 정치발전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것도 이런 것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 65년 한일협정때 의원직 사퇴서제출 파동을 언급했습니다만 당시 지구당에 사퇴서를 내면 자동적으로 의원직 사퇴가 이뤄지는 데도 지구당에서는 사퇴서를 접수만 한 뒤 사퇴서를 떼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사퇴서를 낸 의원들은 자신을 속이고 지역구 선거주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또 다시 벌어지고 있는데 뭔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사퇴서 제출과 같은 의회투쟁방식은 절대 지양되어야 합니다. 또 지난 임시국회때 여야가 좀더 사려깊게 지자제법안문제등을 다뤘다면 오늘날과 같은 대립양상은 피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느껴집니다. △나교수=그럼 이제 앞으로 우리 정치에 대한 전망을 좀 해 주시죠. 우리 정치가 제 모습을 갖고 주어진 여러과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떻게 모색될 수 있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개헌문제,세대교체문제,통일문제 등과 연계해 풀어나가 볼까 합니다. ○「길드정당」 벗어나야 △홍부총재=우리 정치가 본래의 모습을 갖추려면 우선 정당정치가 당연히 지녀야 할 모습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당은 수공업시대의 기술자와 직공관계와 같은 길드(Guild)정당과 부당하게 만들어진 권력을 지키기 위한 정당,2가지 뿐이었습니다. 전체 국민의 75%를 차지하는 셀러리맨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이 시간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정치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바람직한 모습의 정당이 나타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갖추어지고 정치길드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물러나는,즉 인적청산이 이뤄지면 우리의 정치문화도 한단계 높게 발전할 것입니다. 또 그래야만 사회내부의 점진적 개혁도 가능하고 그 바탕위에서 진정한 평화통일문제등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의원=지금 시점은 세계적인변혁의 시대로서 국내적으로도 급변하는 상황속에 있습니다. 현정국상황등과 관련해 3당합당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앞으로 국가보안법·안기부법 등 안보관련법안에 대한 과감한 개폐와 지자제법안 처리등을 통해 여권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시킬 것입니다. 야당도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반독재투쟁의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다양화시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등 국민들에게 수권능력을 갖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할 것입니다.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국회나 법정등에 나서 증언을 하느냐 하는 등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소외계층에게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느끼게 하고 풍요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제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서서 타협의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정치적 투쟁과 대결의 시대가 마감되는 상황변화가 이뤄졌는 데도 투쟁과 대결구도를 계속 지속해나가길 원하는 인물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양화되고 평화의 시대를 담당할 세대가 나와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세대교체론 신중을 △송 전의원=세대교체문제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새로운 정치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려면 당연히 3김씨의 퇴진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그러나 세대교체문제는 현재 우리의 정치적 어려움이나 국내외여건등을 고려,신중하게 거론돼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나교수=정치인이 물러난다,물러나지 않는다 하는 문제는 주변의 명분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을 하나 길러내는 데도 오랜 시간과 경륜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영국사람들은 정치인 한명이 나오려면 3세대가 걸린다고들 합니다. 오랫동안 정치를 했고 시대에 맞지 않으니 이제 그만두라는 식의 발상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역시 여건이 성숙되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홍부총재=4반세기 전부터 대권쟁패를 해온 사람들이 세대교체주장을 무산시키기 위해 무한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측에서는 무한공격을 할 경우 나라가 어지러워질 것이기 때문에 지난 대통령선거이후에도 무한공격을 삼가해온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무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3당통합도 무한방어의 한 편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전의원=최근 개헌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총선때 묻는 것이 원칙이라고 봅니다. 3당통합으로 의석수를 인위적으로 개헌선인 3분의2를 확보한 뒤 개헌을 강행한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용인될 수 없습니다. 개헌의지가 있다면 총선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정리=최태환·이목희기자〉
  • “상속세 공제액 한도 3억으로”/세제발전심위 건의

    ◎현행 1억1천만원서 대폭 올려야/배우자 결혼기간따라 차등화/자녀 1인당 2천만원으로/피상속인의 고액부채 공제요건은 강화 현재 1억1천만원인 상속세의 최고 공제한도를 3억원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제발전심의워원회(세발심)산하 재산세제소위와 재산세제연구분과위는 최근 몇차례의 토의를 거쳐 상속재산의 평가액이 시가와 비슷한 공시지가의 적용으로 큰 폭으로 현실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중산층이 상속받은 1가구 1주택에 상속세를 물리지 않으려면 상속세 공제한도를 이처럼 높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위의 건의는 앞으로 총괄소위와 세발심 전체심의를 거쳐 확정돼 정부에 통보된다. 소위는 중산층 가정이 최소한의 물적 기초를 유지하도록 하려면 현재 1천만원인 상속세의 기초공제액을 8천만∼1억원으로 대폭 올리는 한편 배우자공제의 경우 상속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를 반영,결혼기간에 따라 공제액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들어 결혼기간이 30년인 경우 현행 4천만원인 배우자공제를 그대로 두되 1년에 6백만원씩 30년간 1억8천만원을 추가,총 2억2천만원을 공제해주는 방안과 배우자공제액을 6천만원으로 올리고 연간 5백만원씩 30년에 1억5천만원을 추가,총 2억1천만원을 공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자녀까지 허용되는 자녀공제는 1인당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미성년 자녀의 경우 현재는 20세가 되는 해까지의 연수에 1백만원을 곱해 추가 공제해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3백만원을 곱하도록 하며 60세이상의 연로자 공제는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장애자공제는 1천만원에서 70세가 될때까지의 연수에 3백만원을 곱한 수준으로 각각 인상할 것을 건의했다. 또 기초공제와 인적 공제를 제외한 주택공제,농지·초지·산림지공제,가업공제,산림공제 등을 모두 합쳐 최고 1억원 범위에서 별도로 공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초및 인적 공제와 주택공제등을 모두 합치면 상속세공제 최고액이 약 4억원에 이르러 공제한도를 3억원 수준으로 인상하라는 건의와 상충된다. 따라서 정부가 이 건의를 토대로 세제개편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여세의 경우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에 대해 3년간 1백50만원인 공제한도를 5년간,직계존비속에 대해서는 1천만원,배우자에 대해서는 1천만원에 결혼연수에 1백만원을 곱한 금액을 추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상속개시일전 1년이내에 피상속인이 처분한 상속재산가액이 5천만원이상으로 그 용도가 명백하지 않을 경우 상속재산에 합산하는 제도도 기간은 상속개시일전 2년이내로 연장하고 금액도 1억원이상으로 올리라고 건의했다.
  • 기대되는 새 증권저축제도(사설)

    근로자들이 새로 개발될 중장기 증권저축에 가입했을 경우 저축액의 일정액을 소득공제해주는 제도는 상당히 시의에 부합되고 당위성이 있다. 재무부는 현행 월소득 60만원이하 근로소득자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증권저축에 대한 세제상 우대조치를 모든 근로자에게 확대하거나 이 저축에서 얻어지는 이자와 배당소득을 대상으로 일정 한도까지 비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제도가 90년 세제개편에 반영되게 되면 근로자에 대한 주거안정을 위한 전ㆍ월세자금공제와 함께 2종의 공제제도가 신설되는 셈이 된다. 전ㆍ월세자금 소득공제는 월소득 1백만원이하 무주택자로 국한되지만 중장기 증권저축은 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관심의 폭이 매우 넓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장기 증권저축제도는 증시안정과 근로자의 재산형성등 2가지의 목적을 겨냥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조치가 당장 침체증시를 부양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 증시의 양상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선호적이고 국민주 보급확대로 증시의 저변인구가 확대되었다고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그 층이 엷은 게 사실이다. 중장기 증권저축의 개발은 투자자로 하여금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저변확대에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증권업계가 이 제도가 실시되면 약 8천억원의 신규주식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또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증권저축의 확대는 90년 세제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인 소득종류간 세부담의 형평성 제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땀흘려 얻은 근로소득이 자산소득이나 자유직업소득등에 비하여 세부담이 무겁다는 현실은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증권저축의 전면 실시는 근로자의 세부담 경감은 물론 일부 여유자금의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산층 근로자들에게 투자대상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그들의 재산형성을 돕는 데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이 제도가 소규모 부동산투자를 해왔던 중산층 근로자들의 관심을 증시로 돌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면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신설되는 증권저축의 소득공제액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실시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현행 증권저축제도는 월 급여 60만원이하로서 급여의 최고 30%까지 증권저축을 할 수 있으며 저축액의 10%를 세액공제해주고 있다. 새 제도의 경우 월 급여의 몇%를 증권저축할 수 있고 그 저축액의 몇%를 세액공제해 줄 것인가가 성패여부를 가름하게 될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모든 근로소득자에게 소득공제의 혜택을 주면서 영세사업자 또는 자유직업소득자에게는 이 혜택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형평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자유직업소득자에게는 각종 필요경비가 인정되는등 공제액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세부담도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큰 문제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보다는 저소득 근로소득자의 재산형성을 촉진키 위해 60만원이하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재형저축의 경우 그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전진적인 조치도 함께 검토하기를 촉구한다.
  • 세제개편의 “사령탑” 정영의 재무장관(안녕하십니까)

    ◎“땀흘려 번 소득엔 세부담 덜어야지요”/증여ㆍ부동산 등 불로소득 징세강화/「소득 추계과세」 여론수렴 거쳐 결정/세제는 여론만 따를 수 없어… 「제몫 찾기」 자제할 때 세제에 관해서는 말이 많게 마련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어떤 형식으로든 직ㆍ간접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어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세제가 일반국민들의 생활과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헤아리기 어려우 정도로 엄청나고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국민들간의 이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초 재무부가 세제발전심의회(세발심)에 올려놓은 2단계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월급쟁이로 생계를 꾸려가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의사ㆍ변호사ㆍ자영업자 등에 비해 모든 소득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세제상의 헤택이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일부 학자들은 과세자비율이 50%밖에 안된다는 것은 정부가 세제를 통해 보호해주어야 할 저소득층이 이미 과세대상에서 빠져있다는 얘기라며 오히려 능력이 있는 중산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 이를 재원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출을 확대하는 것이 조세의 재배분 기능에 충실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세제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영의재무부장관을 만나 개편방향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대담:정신모경제부차장】 ­월급액수와 세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달부터 근로소득세가 매달 5만3천원씩 깎인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이는 재무부가 최근에 소득세법을 개정,근로소득에 대한 공제범위를 크게 높인 데 따른 것이다. 경리계에 확인해본 결과 정장관의 지난 6월분 봉급은 본봉 1백4만3천원과 1백%의 상여금및 기타 수당등을 합쳐 총 2백22만3백원인데 여기서 소득세 14만6천6백40원,방위세 2만9천3백20원,주민세 1만9백90원 등 모두 18만6천9백50원을 세금으로 낸 뒤 국민연금기여금과 의연금등 기타 공제금을 떼고 실제 손에 쥔 액수는 1백88만8천3백20원이었다. 상여금 1백%는 3개월마다 받는 것이므로 평소 장관의 월급은 1백만원도 못 되는 셈이다. 이 액수는 보는 사람에 따라 많다고도 또는 적다고도 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종합상사의 간부사원 월급에도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되는 것과 함께 높아지고 있는 형평과 균형에 대한 기대를 세제면에서 수용하기 위해 소득의 종류에 따른 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근로소득과 같이 땀흘려 일해서 번 소득에 대해서는 부담을 덜어주고 부동산등 자산소득이나 상속ㆍ증여에 대한 과세제도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또 성실한 납세풍토가 이루어지도록 과세소득의 범위를 넓히면서 세수실적도 없이 명목적으로만 높은 세율을 낮추도록 할 방침입니다. 이밖에 기술및 인력개발ㆍ산업구조조정ㆍ투자촉진 등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지원을,비생산적인 기업활동에 대해서는 규제를 각각 강화할 생각입니다』 ○면세점 인상 결정안돼 ­정부 안에는 근로소득자의 면세점을 올리지 않는 것으로 돼 있어 근로자들이 섭섭해 하는 것 같습니다. 『올릴지,또 올린다면 어느 수준으로 올릴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국민개납 차원,세금을 내는 과세자 비율,과세특례제도의 축소범위,소득세율 체계,전체적인 세수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세발심의 심의를 거쳐 조정이 될 것입니다. 근로소득이 유리지갑으로 비유되는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근로소득에는 다른 소득에는 없는 다양한 비과세및 공제제도를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88년이후 면세점을 대폭 올리고 세율을 내렸으며 근로소득 세액공제제도를 도입하고 공제율을 높이는등 여러가지 우대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전체적인 소득세율 체계를 조정하면서 근로자에게만 인정되는 각종 공제금액의 수준을 올려 근로자의 세부담이 가벼워지도록 할 생각입니다』 ­음성ㆍ불로소득과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한다는 데 많은 국민들이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세제보다 세정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선 세제부터 누구나 알기쉽게 단순화시키고 세정도 전산화,자동화를 이룩해서 자산소득등에 대한 세원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겠습니다. 현재 국세청에서 획기적인 세정 개선안을 만드는 중입니다. 또 세원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세무서를 많이 늘려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상속ㆍ증여재산과 음성ㆍ불로소득을 제대로 포착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입니다. 이와함께 새 정신운동을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세무공무원의 자질을 높여나가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세원 밀집지 관리 강화 ­이번 개편대상에서 간접세의 대표격인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가 제외됐는데요. 조세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소득수준에 무관하게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간접세 비중을 낮추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아닙니까. 『특소세는 지난 88년의 1단계 개편시 전반적으로 조정을 했습니다. 중심세율을 그 전의 30∼40%에서 15∼20% 수준으로 내렸고 과세대상 품목도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새로 넣는등 일부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그이후 각 산업에대한 영향과 소비자 부담의 변화등 종합적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국민생활의 안정이라는 차원에서 개정할 시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부가가치세도 과세특례범위를 2천4백만원에서 3천6백만원으로 높였으며 과세 최저한금액도 연간 2만원에서 8만원으로 올려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특별히 개정할 필요성이 없습니다. 또 과거에는 세제가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데 치중해서 간접세의 비중이 높았지만 그동안 많이 개선된 게 사실입니다. 89년의 경우 직ㆍ간세의 비중이 45대55로 EC(유럽공동체) 국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직ㆍ간세 비중의 균형문제는 앞으로 간접세의 경감보다는 직접세,특히 소득세의 비중을 높여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금은 별로 내지 않으면서 음성ㆍ불로소득으로 호화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활수준에 의해 그 소득을 추계해서 합당한 세금을 물리는 제도의 도입도 개편안에 빠져있습니다. 불로소득에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와는 안맞는 것 아닙니까.『이번에는 다른해와 달리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서 개편안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세발심에 내놓은 정부안도 최종안이 아니고 대체적인 방향만 제시한 것입니다. ○재산권 침해할 우려도 이는 세제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욕구가 가 어느 때보다 크고 다양하기 때문에 개편안에 각계각층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자 하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한 내용에,개편되는 모든 사항이 다 들어있는 게 아닙니다. 소득추계과세제도는 그동안 음성ㆍ불로소득에 대해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검토해왔으나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제도를 남용할 소지가 있다는 반대의견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세발심의 심도있는 연구와 여론수렴 과정에서 제시되는 합리적인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에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임을 말씀드립니다』 ­법인세율을 내린다는 데도 기업들은 미흡하다는 반응인데요.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현재도 외국에 비해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주기 위해전반적으로 지금보다 2.5∼6.25%포인트 내리기로 했습니다. 또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및 인력ㆍ기술개발에 대한 지원폭은 크게 확대하려고 합니다.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의 2중부담을 완화하는 문제는 앞으로 여론을 수렴해서 주주의 소득규모에 따라 고르게 2중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분배ㆍ성장조화 어려움 ­이번 개편안의 전체적인 흐름은 세부담을 덜어주는 쪽에 지나치게 치우쳤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앞으로 복지재정수요는 더욱 늘어날 터인데 과연 이에 필요한 재원조달에 자신이 있습니까. 89년에 3조6천억원을 거둬들인 방위세도 폐지되지 않습니까. 나라살림의 돈줄을 쥐고 있는 재무부가 너무 헤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주택ㆍ의료ㆍ교육 등의 분야에서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고 균형발전을 기하려면 재정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이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게 조세의 역할이지요. 이번에 여러가지로 세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세제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이는 단시간내에 세수증가를 목표로 한다기 보다 중ㆍ장기적으로 국민의 조세부담률을 적정수준으로 올릴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서 재정수요를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데 뜻이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무슨 제도를 바꾸든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번에도 서로 다른 정책목표간의 조화문제,예컨대 형평과 분배개선을 기하면서도 성장잠재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개편안에 대한 문제점이나 비판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국민적인 합의를 이루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세제는 너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너무 여론만 따를 수도 없다는 점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그동안의 세제혜택을 기득권으로 여기는 이기적 주장이나 성급한 자기 몫 요구를 자제함으로써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협조해주실 것을 국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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