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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이젠 포스트 BRICs] (10) 인도네시아 (하)

    |자카르타·차궁칠린칭(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우기(雨期) 막바지에 접어든 인도네시아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다가도 오후에는 어김없이 한 차례씩 장대비가 내렸다. 지난달 25일 자카르타 북쪽의 차궁칠린칭에 있는 보세 수출공단인 KBN공단을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에도 비가 쏟아졌다.1시간 남짓의 폭우로 고속도로는 차량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에 잠겼다. 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허술한 배수로 시설이 문제였다. 경제 관료들이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가장 절실하다.”고 외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2시간에 걸쳐 조심스레 달려간 끝에 도착한 KBN공단은 1970년대 구로공단을 깨끗하게 업그레이드한 모습이었다. 컨테이너를 짊어진 트럭이 쉴 새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젊은 여공들의 눈빛이 빛났다. ●한국의 전방위 투자 53만평에 펼쳐진 KBN공단은 한국 업체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주 봉제업체 165개 가운데 120개가 한국 기업이다. 숫자뿐만 아니라 규모나 시설 면에서도 타이완이나 중국 업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타이완 업체 사장은 “임금은 한국 기업과 차이가 나지 않는데 복리후생이나 시설 면에서 격차가 커 노동자들이 한국 업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공단에서 두 개의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 한세상사 박정운 전무는 “한국에서는 이제 봉제 공장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도네시아의 봉제 산업은 한국 기업이 다 장악했다.”면서 “캄보디아나 필리핀에 비해 임금이 비싼 편이지만 노동자의 자질은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도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한국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봉제 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1979년 진출 이후 19개의 대형 공사를 따낸 쌍용건설은 지난해 일본 최대 건설사인 시미즈와 17개월간의 경쟁 끝에 1억 3000만달러 규모의 ‘플라자 인도네시아’ 확장 공사를 따냈다.47층 규모의 초호화 주상복합 건물로 자카르타의 새 상징물이 될 전망이다.SK㈜도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와 합작해 하루 8000배럴 이상의 윤활유를 생산하는 정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한국의 투자액(승인기준)은 8억 7740억달러로 4위였다. 건수로는 312건으로 가장 많다. 코트라(KOTRA) 자카르타 무역관 김병권 관장은 “1102개의 한국 업체가 진출했고,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도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1992년 이후 304억달러 투자 ‘세계 최다´ 한국의 투자 경쟁상대는 일본이다.1942년부터 3년간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던 일본의 자본은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빠져나갔다가 최근 회귀하는 양상이다.1992년 이후 일본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은 304억달러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BKPM의 하리 바키티오 규제개혁국장은 “일본이 없으면 인도네시아도 없을 정도로 일본 자본이 우리 경제의 바탕을 이룬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총외채 1307억달러 가운데 33%가 일본 부채”라고 밝혔다. 특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시장은 일본 업체가 90% 이상 장악해 좀처럼 틈새를 찾을 수 없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팔린 31만 8883대의 자동차 가운데 29만 6492대가 일본차다. 한국의 KOTRA격인 일본 제트로(JETRO) 자카르타 센터에는 제트로 직원은 물론 경제 부처와 대기업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상주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 대기업들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현지법인간 거래를 활성화시켜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한다. 미쓰이물산에서 제트로에 파견된 미노루 야수이 투자자문관은 “올해가 인도네시아 투자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면서 “대기업들이 현지화한 만큼 이젠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본 중소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window2@seoul.co.kr ■ 코린도 그룹 이원제 사장의 현지 진출 전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3만여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업은 단연 코린도(KORINDO·코리아+인도네시아) 그룹이다.196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목재업으로 사업을 일궈 지금은 연매출액 8000억원 규모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펄프·제지·컨테이너·금융에 이어 최근 팜오일 등 바이오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사세를 확장했다.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20위권에 들어간다. 승은호 회장은 해외에서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동남아에서 화상(華商)과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 기업인으로 꼽힌다. 현지 한인회장, 상공회의소회장은 그의 당연직처럼 여겨진다. 승 회장과 함께 34년 동안 ‘코린도 신화’를 일군 이원제 사장은 “합판 수출액이 지난해 3억 5000만달러이고, 지난 3월 현대자동차와 상용차 및 버스 조립공장을 세웠다.”면서 “1만 3000㏊에 이르는 팜오일 플랜테이션 농장을 10만㏊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1998년 폭동이 났을 때에도 한국인들만 떠나지 않았고, 이 사실을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밀림에서 맹수와 싸우며 벌목을 했던 기상으로 한국 기업들은 이제 새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망한 진출 분야에 대해 이 사장은 “코린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원목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라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은 인도네시아 진출 전략으로 ▲소비계층 분화에 대비한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 개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및 IT 투자 확대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을 꼽았다. window2@seoul.co.kr ■ “폭발적 증가 중산층 겨냥 고급 생필품·IT쪽 승부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식품가공이나 화학, 의약품 쪽에 눈을 돌릴 전망입니다.” 제트로(JETRO·일본무역기구) 자카르타 센터의 다케시 혼조 부관장은 “자동차, 전자, 휴대전화 등 그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공한 일본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하기 힘든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케시 부관장은 특히 “도로·철도 건설이나 에너지 개발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은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 투자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일본과 한국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이 요구하는 수준 높은 생활필수품이나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강점으로 풍부한 천연자원,2억명이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 근면한 노동력, 일본에 우호적인 감정 등을 꼽았다. 반면 인도네시아 투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는 불분명한 조세정책과 노동법을 들었다. 다케시 부관장은 “부가가치세율의 산정 근거가 모호하고, 환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8년 근무한 노동자가 직장을 그만둘 경우 11개월치의 월급과 위자료까지 줘야 하는 현행 노동법 때문에 ‘야반도주’하는 외국기업까지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케시 부관장은 현대자동차가 최근 현지 한국 기업 코린도그룹과 함께 상용차와 버스 조립공장을 세운 데 대해 “관공서 버스나 앰뷸런스, 경찰 순찰차 등 공공부문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window2@seoul.co.kr ■ 공장설립 첫발 18개월 소요 “기다릴 줄 알아야 사업 성공”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이창구특파원|‘기다릴 줄 알아야 이긴다.’ SK㈜ 자카르타지사의 이경일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으로 ‘시간’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국영석유기업과 공장 설립을 논의하기 위해 첫 대면을 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면서 “한국적인 ‘스피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시간 개념이 약하다. 기자는 10여명의 현지 관료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약속 시간에 맞춰 나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인터뷰 직전에 시간과 장소를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쌍용건설 자카르타지사 이희원 지사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웬만하면 ‘노(No)’라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상대방의 태도에서 긍정과 부정을 느껴야지, 말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자카르타법인 이민재 법인장도 “‘뭉킨 비사’라는 말이 있는데,‘아마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을 뜻할 때가 더 많다.”고 소개했다. KOTRA 무역관 복덕규 차장은 “‘고맙다.’는 표현이 ‘트리마 카시’인데 이는 ‘받고, 주다.’라는 뜻”이라면서 “상대방이 뭔가 먼저 해주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봉제업체 한영의 박창후 과장은 “이슬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이슬람을 폄하하는 발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window2@seoul.co.kr
  • 블레어 총리 ‘새달 27일 사임’ 공식 발표… ‘집권 10년’ 빛과 그림자

    블레어 총리 ‘새달 27일 사임’ 공식 발표… ‘집권 10년’ 빛과 그림자

    |파리 이종수특파원|1997년 20세기 최연소 총리로 화려하게 등극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영욕의 10년’을 마감하고 10일(현지시간) 사임을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내달 27일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아침 각의에 참석해 퇴진 계획을 밝힌 뒤 지역구인 중부 세지필드에서 “6월27일 여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블레어는 새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국제 무대에서 물러난다. 그의 ‘집권 10년’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지만 경제적 번영의 길을 닦았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제3의 길-경제 활성화 성공 1994년 노동당 당수에 취임한 블레어는 2년 뒤 5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총리에 취임했다. 이후 기존 노동당의 노선과 달리 중산층을 껴안는 중도노선 이른바 ‘제3의 길’을 선택했다. 분배 위주의 정책 대신 성장 강화에 무게를 뒀다. 특히 1918년부터 노동당 정책의 상징이던 국유화 강령을 폐기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규제 완화, 자본시장 육성,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해 영국 경제 성장률을 유럽 최고 수준인 3%대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당내 좌파들로부터 ‘토리(옛 보수당) 블레어’라고 비판받기도 했으나 강력한 카리스마로 ‘영국의 케네디’로 불리기도 했다. 블레어에 비판적인 가디언마저 최근 “블레어의 10년은 영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제3의 길이 빈부격차와 사회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있지만, 노쇠한 영국을 활기 넘치는 나라로 변화시킨 점은 분명하다. 또 북아일랜드와 평화협상을 주도하고 영원한 화약고이던 북아일랜드 분쟁을 해결하면서 2001년 6월 재선에 성공했다. ●해외 파병…날개 없는 추락 취임 초기 83%에 이르던 블레어의 지지율은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2003년 이라크 침공 때 군대를 파견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로 ‘부시의 푸들’로 불리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어 2005년 52명이 숨진 런던 시내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과 각료들의 정치자금 스캔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했다. 현직 총리 사상 처음으로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수모도 겪었다.3선 불출마 약속을 깨면서 브라운 재무장관의 지지자들로부터 공개적 퇴진 운동에 직면하기도 했다. 급기야 노동당은 지난주 지방의회 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 기자 필립 스티븐스는 “블레어는 당대의 가장 성공적인 정치인”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vielee@seoul.co.kr
  • [변화 선택한 프랑스] (하) 변화하는 유럽-대미관계

    |파리 이종수특파원|친미 성향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으로 답보 상태인 유럽연합(EU) 개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프랑스·영국 모두 친미성향을 띠면서 EU와 미국이 소원했던 과거를 딛고 관계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그만큼 사르코지 당선자는 역대 프랑스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영국식 발전 모델을 지향했고 지나치게 ‘미국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럽통합·개혁 논의 박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은 사르코지가 유럽개혁의 큰 축이 될 수 있다고 반겼다. 메르켈 총리는 그의 당선 확정 뒤 “EU의 핵심 주축으로서 독일·프랑스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지난 2005년 프랑스가 국민투표로 EU헌법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빚어진 EU 회원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르코지의 첫 해외순방지로 EU본부가 있는 브뤼셀과 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베를린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르코지의 대안은 EU헌법 부활 대신에 ‘미니 조약’ 체결이다.EU 대통령 대신 상임 의장·외무장관직 신설, 이민문제 등에서 만장일치가 아닌 일부 회원국끼리 공동정책을 펼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게 골자다. 또 국민투표가 아닌 의회 비준만으로 발효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을 비롯해 EU헌법 부활을 반대하는 국가들도 미니 조약에 찬성한다.EU헌법 부활을 추진해온 메르켈 총리도 조항 내용에서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걸림돌도 있다. 터키의 EU 가입 문제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르코지는 이에 반대하는 대신 터키-남유럽-북아프리카 모로코로 이어지는 ‘지중해 국가 연합체’를 통한 유대강화를 제안했다. 반면 영국은 터키 가입을 찬성하고 있다. ●‘신 3각체제’ 구축, 대미 관계 강화 사르코지 집권으로 영국·프랑스·독일 유럽의 이른바 ‘3두 마차’가 모두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이미 미국과 유럽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대서양 플랜’에 착수했다.‘포스트 블레어’가 누가 되더라도 영국의 친미기조는 변치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국익에 부합하는 실용주의적 정책 이른바 ‘선택적 친미’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많다. 당선 직후 “지구온난화 방지에 주력할 것”이라며 “미국도 이 문제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한 사례다. 또 국제 무대에서 프랑스의 위상을 높이려는 그의 계획은 이란 핵문제 등 중동문제를 놓고서도 미국과 이견을 보일 수 있다. vielee@seoul.co.kr ■ 술은 입에도 안대는 스포츠마니아 사르코지와 부시는 닮은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닮은꼴이라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프랑스와 미국 정상이 서로 비슷한 점이 많으며 이를 바탕으로 2차 세계대전 뒤 수십년 동안 불편했던 두 나라 관계가 크게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성격이 급하며 거친 표현을 쓰고, 자부심이 강한 점이 비슷하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사르코지는 내무부장관 재임 당시 소요사태와 관련, 시위 참가자들을 ‘폭도’로 규정해 큰 반발을 사는 등 종종 평지풍파를 일으키곤 했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점이나 스포츠 마니아인 점도 같다. 사르코지는 조깅을, 부시는 산악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미 행정부는 반미성향의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후보 대신 친미성향의 사르코지가 당선된 것을 크게 반기고 있다. 토니 스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와 협력을 강력히 기대한다. 의견차는 있지만, 큰 범위의 이슈를 함께 논의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르코지 당선자도 대통령 수락연설에서 ‘미국 친구들’에게 “친구간에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프랑스는 미국이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사르코지 당선자의 수석보좌관 데이비드 마르티농은 양국 정상간 당선 축하 전화통화에서 “두 정상이 매우 정답게 얘기를 나눴다.”면서 “사르코지 당선자가 대미관계 개선의지와 함께 (더 좋은 관계를 위한)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신뢰를 더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IHT는 부시 대통령이 그동안 유럽내 최대 협력자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사임 임박 속에 사르코지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로 예정된 베를린 선진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처음 회동할 예정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긴 점심·짧은 노동 시간 프랑스 특성 사라질수도” |파리 이종수특파원|긴 점심 시간, 짧은 노동시간, 방대한 양의 식사와 끝없는 수다…. 프랑스 하면 으레 떠오르는 생활 방식이다. 이런 ‘아름다운 프랑스’의 모습이 니콜라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간) 사르코지 당선자가 국민들의 노동 패턴을 미국이나 영국처럼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키려 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는 징검다리 휴가를 비롯, 평소에도 휴일이 많다. 또 혁명기념일인 7월14일부터 9월까지 파리 시민들이 거의 도시를 떠날 정도로 휴가가 길다. 그러나 한편으로 프랑스는 사회보장제도 등 공공 서비스가 잘 발달돼 있다. 최빈곤층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국가가 운영하는 유아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중산층도 한달에 800유로(약 100만원)만 주면 아이 둘을 유아원에 맡기고 출근할 수 있는데, 이는 영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덕분에 최근 프랑스는 유럽 최고의 출산율과 여성 노동력 비율을 자랑하게 됐다. 물론 공공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직접세 등 프랑스 국민들의 부담은 영국 국민보다 높다. 그러나 어쨌거나 프랑스가 이런 문명화된 공공 서비스 시스템을 시행한 것은 ‘자유·평등·박애’라는 혁명의 정신에 공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은 사르코지가 이런 프랑스 고유의 미덕을 폐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여성 언론인 아네스 푸아리는 “사르코지의 당선을 제일 먼저 축하한 이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라는 사실은 걱정”이라며 “사르코지는 미국·영국을 복사하려고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사르코지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을 빗대 “목욕 물을 버리려다 아이를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며 “사르코지가 추구하는 영·미 시스템 개혁은 프랑스인의 심미안, 식생활, 나아가 프랑스의 정신 등 모든 프랑스적 상징을 파괴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당장에는 영·미식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더 나빠질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프랑스 사회를 빈부 계층으로 양분하면서 불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vielee@seoul.co.kr
  • [시론] ‘확대되는 빈곤층’ 탈출구는?/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시론] ‘확대되는 빈곤층’ 탈출구는?/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한국 경제에서 최근 제기된 핵심화두들 중 필자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화두는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현상의 해소’이다. 최근 한국의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산층의 비중이 축소되고 빈곤층의 비중이 확대되자 ‘양극화’현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간이 갈수록 빈곤탈출률이 저하, 소득이동성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의 측면에서 본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산층 축소로 인한 빈곤층 확대에 있다. 또한, 빈곤층의 트랩에 한 번 들어갈 경우 소득이동성이 낮아져 빈곤이 고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양극화 현상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도 빈곤층의 확대와 고착화 현상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선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소득불균등이 아니라 ‘빈곤층’의 문제라면 소득재분배 정책보다는 성장을 통한 경제활성화가 정책의 주안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의 빈곤층 전락을 막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고용창출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산업을 육성, 성장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중산층의 ‘경제심리’를 안정시켜 내수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2005년 유럽연합(EU)이 회원국들에 ‘성장촉진형 재정지출’의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한 사실은 빈곤층 해결의 강력한 해법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둘째, 혁신활동을 통한 이윤추구를 정부가 보장하면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생산성 높은 경제주체들이 혁신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여건을 만들 때 실업과 한계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정책 재원조달이 용이해진 선진국들의 선험적 경험에 비춰볼 때, 혁신활동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부문에 대한 정부의 보장과 지원은 한국에서도 필요한 정책방향이라고 판단된다. 셋째, 빈곤층이 경제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빈곤의 대물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기회의 확대가 매우 필수적이다. 공교육의 질을 개선하면서 사교육에 투자할 여유가 없는 빈곤층이 교육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 헤드 스타트(Head start=1964년 미국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소외를 방지하는 데 기여한 프로그램)과 NCLB(No child left behind=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실시한 부시행정부의 공교육 개혁정책)의 예를 참고할만 하다. 넷째, 빈곤층 스스로도 경제활동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구직을 포기한 채 정부로부터의 재정적인 지원만 기다린다면 빈곤층문제 해결의 희망은 없다. 일단 일을 할 수 있는 경제주체들이라면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확립이 중요하므로 가정, 정부, 그리고 사회의 교육과 계몽활동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빈곤층 증가와 빈곤탈출률 저하현상을 보면서 한편으로 한국경제에 보다 많은 ‘패자부활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 사회의 약자인 고령인력과 여성인력이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사회분위기 조성에 한국 사회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 간판 내리는 아일랜드 선술집들

    선술집(public house)의 원조인 아일랜드에서 선술집이 사라지고 있다. ‘퍼브’로 불리는 선술집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호주 시드니 등 세계 중산층과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손님들과 주인이 어우러져 잡담을 하고, 술을 마시며, 분위기에 취했던 아일랜드의 선술집들이 소도시를 중심으로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일랜드서만 매일 선술집 한 곳이 문을 닫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클레어, 코드 두 군에서만 60개 이상의 선술집이 간판을 내렸다.7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선술집이 사라지는 3가지 주요 요인은 ▲선술집 전면 금연 시행 ▲음주운전 단속 ▲젊은층의 기호변화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선술집은 거대 자본이 아니라 개인들의 영세 자본에 의해 가족단위로 경영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고 있다. 우선 2004년 이후 모든 선술집에서 강력한 금연조례가 시행돼 적지않은 애주가들이 선술집을 등졌다. 금연운동가들은 선술집 금연이 성공했다고 평가하지만 주인들은 선술집 경영에 타격을 받았다며 울상이다. 경찰이 재량에 따라 무작위로 차를 세워 음주단속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음주운전 단속법이 지난해 시행돼 손님들의 발목을 잡았다. 작은 도시에서 음주운전이 적지 않았으나 강한 단속이 이뤄지며 웬만하면 음주운전을 하던 주당들이 발길을 끊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층의 기호 변화도 한 몫을 했다. 젊은이들이 무허가 주류판매점에서 술을 사 마시거나 더 세련되고, 더 큰 바를 찾아, 더 큰 도시로 나가면서 소도시 선술집에 타격을 줬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살견의 추억?’ 애완견 연쇄 죽음

    홍콩에서 애완견 연쇄 살해범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중산층 거주지역인 바우엔 거리, 5㎞ 반경 내에서 18년째 22마리의 애완견이 독극물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3만홍콩 달러(한화 354만원 상당)의 현상금까지 걸렸지만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가장 최근 희생양은 래브러푸들 2년생 코코와 티키. 홍콩의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이 암컷 자매가 ‘독극물 살해범’에게 유인돼 숨졌다고 전했다. SPCA는 1989년 첫 사건이후 사건일지를 정리해오고 있다. 경찰당국도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조사중”이다. 사건 발생 때마다 탐문수사를 하지만 제자리다. 홍콩은 거주 공간이 좁아 애완 동물로 새가 선호된다. 그런 탓에 실제 홍콩에서는 길을 잃고 헤매는 개를 보기도 힘들 뿐더러 애완견 가게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바우엔 거리는 홍콩 내에서 약간 특이하다. 애완견 선호도가 강하며 각종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 또는 조깅하는 중산층이 유독 많다. 더욱이 잡종 개는 보기 힘들며 ‘족보’가 있는 애완견이 대부분이며 각종 장식품으로 치장해 제법 돈들인 표시가 난다. 홍콩의 애완동물 시장이 연간 10억달러 규모로 관련산업이 성장하면서 애완견 아이템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애완견 한 마리가 월 300∼400달러를 소비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정이 이럴진대 바우엔 거리에서 만큼은 애완견 살해범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당연지사. “애완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랑스러운 래브러푸들 2마리가 2007년 2월19일 바우엔 거리에서 독극물을 먹고 1시간이 못 돼 죽었음. 주의 요망”. 이런 애완견 보호 경고문이 거리에 종종 나붙는다. 2006년 7월에 만료되기는 했지만 한 때 5천달러의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다. 바우엔 거리의 경우 깔끔한 곳으로 조깅과 산책하는 주민이 많을 뿐더러 경찰 순찰이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8년이 지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범행 동기와 관련, 바우엔 거리의 중산층이 가진 롤렉스 시계와 BMW 자가용을 훔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대신 애완견을 죽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 가 하면 단순히 그 거리에 애완견이 많기 때문에 범행 대상으로 한다는 분석도 있다. 범인이 한 명 이상일 수도 있다는 추론도 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근로자의 고단한 삶을 생각한다

    오늘은 1535만 임금근로자들의 생일인 근로자의 날, 노동계의 용어로는 노동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성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라고 단언했지만 근로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기만 하다. 국민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반면 조세 증가율은 지난해 14.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중산층은 55.5%에서 43.7%로 줄고 빈곤층은 11.2%에서 20.1%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또 지난 4년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무려 74%나 폭등했다. 따라서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근로자들이 게으름을 피운 것은 아니다. 재계는 근로자들의 과도한 임금 요구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지만 노동생산성(제조업 기준)은 임금인상률의 두배를 넘는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근로시간도 2354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특히 올 들어서는 1·4분기 중 노사분규는 모두 12건에 불과해 ‘춘투’(春鬪)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2454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등 후진적인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4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주5일제가 도입되고 두달 후에는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는 등 참여정부 들어 근로자를 위한 법적·제도적 보호망은 대폭 강화됐다. 마냥 치솟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2004년 37%를 정점으로 35% 내외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도 주요 선진국보다 월등히 낮은 3.5% 수준을 유지한다.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와 사뭇 다른 수치다. 지표와 체감지수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사용자와 근로자는 건강하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 [안정 되찾는 버지니아 공대] 미 언론들 “자녀들 성공 좇는 이민사회 전형” 분석

    버지니아 공대 참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씨 가족의 모습을 두고 미 언론들은 22일 “모든 희생을 치르더라도 성공과 자녀 교육을 위해 살아가는 한인 이민사회의 전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실패는 수치스럽다는 체면 문화와 아들의 성공을 딸의 성공보다 중시하는 유교적 관념이 이번 조씨 사건을 파악하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2일 ‘명랑한 딸, 시무룩한 아들-조씨 가족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조씨 부모가 1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와 혹독한 고생 끝에 마련한 3층짜리 주택은 중산층 진입 성공의 상징으로 서 있지만, 그 꿈의 집이 지금은 몰려든 취재진을 앞에 둔 채 텅 비어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명문 아이비리그 출신의 이상적인 딸 조씨의 누나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참사를 저지른 닫힌 세계 속에 살던 조씨의 차이점을 집중 조명했다. 남동생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 생활에서 숨으며 척박한 생활을 보냈지만, 누나는 활기차면서도 풍부한 생활을 보냈다는 것이다.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해온 부모들은 교회에서 아들의 변화를 위해 기도를 했지만, 주변에는 아들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로스앤젤레스의 한국계 변호사인 서동씨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걱정하는 체면문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가족 이외에 누군가와 상담한다는 게 힘들고 창피해 자신들끼리 해결하려는 문화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주립대(UC리버사이드) 인류학 교수는 “누나는 이민자 성공 스토리의 전형인 반면에 아들은 실패의 전형이자 도움이 필요한 정신병자였다.”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이를 주시하지 않았고 사회 역시 실패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22일 조씨의 ‘고통에 찬 침묵의 생활’을 집중 보도하면서 그 가족이 살던 미국 버지니아주 센터빌의 한인 사회를 “자식의 밝은 미래를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시하는 곳”이라고 전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슬프도록 아름다운 그녀의 삶

    드디어 내 인생의 봄날이 왔다면서 한 여자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형형색색 꽃잎 속에 퍼지는 그녀의 노래는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형광빛 벽지에 꽃무늬 프린트 투피스, 그리고 발랄한 단발머리와 캔디 컬러 헤어밴드를 한 그녀는 온몸으로 행복을 발산한다. 몸에 걸친 의상처럼 행복한 나날들, 지금껏 지지리도 복이 없던 인생의 마침표를 찍은 듯한 순간, 그녀는 지금껏 자신을 괴롭힌 세상을 왕따시킨 듯 가장 위대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전경화된다. 이 순간 그녀가 세상의 주인이며 운명의 중심인 셈이다. 화려하다 못해 맛있어 보이는 색깔 속에 자리잡은 그녀, 하지만 그녀의 일생은 “지지리 복도 없는 여자, 베스트10”을 꼽는다면 반드시 선택될 만한 형편없는 삶이다. 이는 대략 그녀의 삶을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부족할 것 없는 중산층 집안에 교사라는 안정적 직업을 가지고 있던 마츠코. 그런데 어느 날 제자의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소한 사건이 증폭돼 마츠코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만다. 문제는 이 사건이 고작 마츠코의 험란한 일생의 제1장, 서막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마츠코는 이 일로 인해 부모와 형제로부터도 버림받고 불행한 천재임을 자청하는 불한당에게 인생을 저당잡힌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던 남자는 결국 그녀 앞에서 처참하게 자살하고 마츠코는 마사지걸로, 윤락녀로 그리고 살인자로 전락한다. 새옹지마나 권선징악 같은 사자성어의 교훈도 그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 그녀의 삶은 계속 나빠만 진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고 바닥을 치다 보면 희망이 보인다지만, 세상사의 위로가 마츠코에게만은 다 쓸모없다. 지지리 복도 없는 마츠코의 삶에는 불행의 리스트만 업데이트될 뿐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험난한 여자의 인생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조형해내는 데쓰야 감독의 시선이다.‘불량 소녀 모모코’를 연출했던 이 감독은 ‘테스’나 ‘여자의 일생’을 연상할 법한 불행한 여자의 삶을 총천연색의 몽환적 코미디로 재해석해 낸다. 곤란한 상황일 때마다 일그러지는 마츠코의 얼굴처럼 그녀의 인생은 오염되고 구겨질수록 또한 흥미로워진다. 이 우스꽝스러움은 불행한 인생에 헌사되어 오던 동정과 눈물보다 더 강인하다. 아니 강인하다기보다 강렬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유언으로 남긴 채 죽어간 마츠코. 그녀의 지긋지긋한 인생이 혐오스럽지만 들여다볼 만한 것이 되는 순간은 그 삶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들이 존재할 때이다. 혐오스러운 인생일지라도 다른 시선이 존재하는 한, 추억과 기록의 다른 방법이 있는 한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슬프지만 재미있고 더럽지만 화려한 한 여자의 삶,‘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은 너무도 혐오스러워서 더 사랑스러운 영화이다.영화평론가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조기숙 교수 “대선용 통합신당은 정당정치 역행”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조기숙 교수 “대선용 통합신당은 정당정치 역행”

    “이번 대선은 사상 최초로 정책·이념 대결을 벌이는 정상적 정치구도 선거가 될 것이다.”“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율은 허상이다. 국민은 토론과정을 거치며 결국 집합적으로 이성적 선택을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냈던 정치논객 조기숙(48)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2002년초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바닥을 길 때 노 후보의 당선을 예견하여 선거 참여에까지 이르렀던 그다. 그새 ‘참여정부 사람’이란 입장이 더해졌지만, 그는 이번 선거에도 학자로서 정치논평가 역할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종이신문과는 거리를 둬 온 그를 다그쳐 이대 교수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범여권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을 ▶현재 논의가 한창인 범여권 통합과 대선후보 선정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대선용 통합신당 창당은 반대합니다. 정당은 투표의 준거틀이 되는데 그걸 선거 때마다 새로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당정치 발전에도 역행합니다. 오히려 녹색당 창당 같은 정당 분화가 옳은 방향이지요. 그러나 후보단일화는 필요합니다. 우리 헌법은 결선투표를 허용 안합니다. 국민은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어요. 결선투표에 준하는 게 후보단일화입니다. 그를 위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범여권 진보진영 세력들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은 찬성합니다.” ▶노 대통령을 밟고서는 대권을 잡을 수 없다고 했는데 근거는 뭔가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은 개인보다는 시대정신의 승리라고 봅니다. 시대정신으로 대변되는 세력이 누구냐 하면 긴장보다는 평화를 택했고, 특권과 정경유착의 정치보다는 투명한 민주정치를 택한 시민세력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서구에서 부르주아혁명을 가져왔던 시민계급 세력이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봅니다. 광주민주항쟁 때부터 배태되기 시작한 이들은 정치적 식견이 풍부하고 중산층이라 공익을 위해서 자기돈 내고 자발적 결사체를 형성할 만큼 사회적 자본도 갖추고 있어요. 노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20% 지지율은 유지했던 기반이 되는 세력이지요. 이들이 특정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비토 세력이 되는 데는 힘이 있거든요.“ ▶여권에서 국민경선을 한다면 후보군 중 누가 가장 좋겠습니까. “경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가려질 테지만 누가되든 상관없다고 봅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면 진보진영을 대표하게 될 것이고, 이번 선거는 세력 간의 싸움이 되지 인물싸움이 되진 않을 거거든요. 그러나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진 히든카드는 있는데 아직은 발설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대략의 범주라도 제시해주시죠. “크게 보면 지금까지 진보는 민주화 진영인데 이게 반독재란 목표를 제외하면 통일성이 없습니다. 분열 요인을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상당히 진보적이면서, 온건진보와 보수진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죠. 중도적인 후보는 안 될 것으로 봅니다. 고건 씨가 무너지는 걸 봐도 ‘중도’는 허상이죠. 역사적으로 봐도 이번 대선은 정당의 재연합이 이뤄질 수 있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정당들도 양극화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번대선은 사상 처음 정책·이념 대결될 것 ▶정당이 어떻게 재편된다는 건가요. “정당의 순환사이클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국 이후엔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여촌야도 현상이 있었죠.1987년 대선 때 민주주의가 성취되면서 그 구조가 깨지고 지역정당 구도가 등장합니다. 지역정당 구도도 노무현 대통령 집권으로 어느정도 깨지고 ‘새정치 낡은정치’구도가 되었죠. 그런데 ‘새정치’가 노 대통령 때 빠르게 성취돼버립니다. 새로운 정당 재연합이 일어날 조건이 된 것이죠. 과거 정치구도가 민주 대 반민주, 지역정당, 새정치 낡은정치 같은 비정상적인 구도였다면 새로운 정당재편은 정상적인 정치구도가 처음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정치 본연의 의제가 중심 쟁점이 되는 정당 구도죠.” ▶국민경선으로 선출된 후보는 경쟁력이 있을까요. 이명박, 박근혜씨가 상당히 앞서가는데요. “굉장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명박씨는 참 유능한 서울시장이었다고 봐요. 업무추진력도 있고 목표지향적이죠. 박근혜씨는 정치인의 자기절제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를 보여준 탁월한 정치인이죠. 그러나 대통령은 시대정신과 맞아야하는데 이분들은 역사를 되돌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벌써 성장 문제같은 핵심 공약들을 건드렸는데, 지금 양극화 문제가 성장이 부진해서 오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회창씨가 패배한 것도, 고건씨가 중도하차한 것도 대통령에게 필요한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성장정책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것 같은데요. “경제가 어렵다 해서 지금은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TV토론에 들어갔을 때 50%의 추인을 받기는 어려울 거라고 봐요. 이번 선거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갖고 제대로 한번 경쟁해보는 정치선거가 될 겁니다. 교육, 복지, 부동산 분야에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차별적 대결을 벌일 거고, 공개토론 과정에서 학습이 된 국민들은 집합적으로 다수가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을 선택할 겁니다.” ▶노 대통령은 개헌 철회로 모양새만 구긴 꼴이 아닙니까. “노 대통령의 특징은 결과지향적이 아니라 과정지향적이라는 겁니다. 이점 이명박씨와 크게 구별되는데, 그래서 손해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미래를 보는 사람은 첫삽을 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개헌은 국민적 어젠다가 됐고, 국회약속도 받았으니 과정상 의미가 있고 성공했다고 봅니다.” ●노대통령 정책은 시장 친화적인 진보 ▶한·미 FTA로 진보세력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데, 노 대통령은 진보를 포기한 건가요. “진보와 좌파를 같게 보는데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좌파는 일률적 복지를 주장하고, 시장주의적 진보는 시장의 역할을 존중하되 약자에게 차등적 배려를 하자고 합니다. 저는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에서 좌파 집권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노 대통령이 맘 속으로는 유럽의 좌파를 동경할지 몰라도 정책은 시장 친화적 진보정책을 써왔기 때문에 좌파로부터 신자유주의자 비난을 받는 거지요. 진보세력이 다양한 분화를 하겠지만, 좌파가 현실적인 타협을 추구한다면 한나라당보다는 진보진영과 협조해야지요.” ▶3불정책 옹호자로서 최근 격화되는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3불정책은 자동차 운전에서 신호등과 같은 최소한의 제한에 불과합니다. 지식기반시대를 맞아 이를 뛰어넘는 획기적 대책이 필요한데도, 교육부는 이는커녕 끊임없이 신호를 위반하는 서울대에 범칙금조차 물리지 않고 있어요. 오죽하면 산업시대 본고사로 돌아가자는 여론이 나오겠어요. 대선에서 핫이슈가 될 거로 보고 책을 쓰고 있습니다.” ▶고부군수 조병갑이 4대조로 알려졌는데 이를 과거사 문제와 대비하는 것은 어떻게 봅니까.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사안을 갖고 특정인을 공격하는 반지성적 야만적 행태예요. 어떤 인권단체도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점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과거사규명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자는 거고 동학농민은 특별법으로 명예가 이미 회복됐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역사적 사실을 다시 들출 이유가 없었죠.” 그럼에도 조교수는 노 정부 참여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민주화운동 시절 역할이 다르다 느껴 유학길을 택했지만, 현장에 동참하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가졌는데 그 짐을 덜었기 때문이다. 정치논평은 계속할 생각이다. 노 대통령 때처럼 뜻하지 않게 선거 참여를 할 수도 있지만,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정무직 진출은 않겠다고 미리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그는 누구 1959년 경기도 안성 출생. 이화여대 정치학과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정치학 석사·박사. 이대 국제대학원 교수.2002년 정치논평가로 활동 중 당시 노무현 후보의 승리를 예측, 언론의 관심을 모았고 이후 선거과정에 참여했다.2005년 2월부터 1년간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을 지냈다. 노 후보에 대한 부당한 언론 공격에 침묵할 수 없어 선거에 뛰어들었고 청와대 시절엔 아름다운 장미꽃을 위해 정원사가 된 심정으로 온몸으로 맞섰다고 한다.‘16대총선과 낙선운동’‘한국은 시민혁명중’‘마법에 걸린 나라’등 저서. 상당히 진보적이면서, 온건진보와 보수진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죠.
  • “루아얄 과소평가돼 있다 결선진출땐 꼭 승리할 것”

    |파리 이종수특파원|“‘세고’(세골렌 루아얄의 애칭)가 대선 1차 투표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선에 진출하면 여성 특유의 포용력으로 ‘비(非)관용 이미지’의 니콜라 사르코지를 제치고 엘리제궁의 주인이 될 것이다.” 프랑스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다. 사회당의 제1서기 프랑수아 올랑드의 말이다. 유력 대선 후보인 루아얄의 26년 동거남이자 정치적 동지인 그가 17일(현지 시간) 영국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가까이서 본’ 루아얄의 진면목을 털어 놓았다. ‘무슈 루아얄’로도 불리는 올랑드는 “그녀는 과소평가돼 있다.”며 “내가 잘 아는 그녀는 생각보다 더 날카로운 정치인이고 내면적으로 강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세련되면서도 완고한 그녀 이미지에 대해 “집에서도 똑같은 모습”이라며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신비한 그 무엇이 그녀 승리의 한 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의 선거운동이 당 제1서기인 나에 의해 휘둘린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면서도 “하지만 집에서는 선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회당 대선운동 모델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주장한 ‘제3의 길’에 입각한 사회주의라고 밝혔다. 그러나 루아얄의 이미지를 훼손할까봐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도파인 프랑수아 바이루의 돌풍이 루아얄의 중산층 지지를 앗아간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결선에 가면 사람들은 달리 볼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췄다. 그 이유로 “선거운동이 그녀를 단련시켜 ‘잔인한 전투’에서 이길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루아얄식 카리스마’를 들은 뒤 “그녀는 권위와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국가와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며 “걱정·고통을 불러 일으키는 사르코지의 이미지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루아얄의 ‘결선 경쟁력’에 대한 올랑드의 언급을 입증하듯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루아얄의 지지율은 상승하면서 사르코지와 ‘2강 구도’를 구축했다.17일 여론조사에서는 그녀가 결선 투표에서 사르코지와 50%대 50%로 대등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나왔다.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5월의 골목길/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5월의 골목길/김형태 변호사

    오래전 대학시절,5월의 골목길은 참 좋았다. 고3짜리 영어 가르치러 가던 그 골목길에는 집집마다 담장 너머로 빨간 장미며 라일락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어디 그 골목길뿐이었으랴. 산동네 손바닥만한 마당 한 귀퉁이에도 봉숭아며 수국, 분꽃이 키를 재며 제 자랑을 했다. 이제 다 사라졌다. 서울 어느 골목길을 가도 장미, 라일락은커녕 한뼘의 땅도 남김없이 다가구며 원룸 건물들이 들어섰다. 봄이면 라일락 향기에, 낮잠을 불러오는 여름 한낮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며 겨울날 눈송이 가득 찼던 고즈넉한 골목길은 이제 자동차들만 줄줄이 늘어서 있다. 마당 조금 남아 있는 우리집을 보고는 복덕방 아니 중개업소에서 성화다. 거기에 원룸 지으면 월수입이 얼만데 그냥 놀리느냐, 왜 바보짓 하느냐고. 돈은 우리를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똑똑해져라. 이윤을 남겨라. 그래서 우리동네 골목길도 장미 한송이 찾아볼 수 없고 라일락 향기 꿈도 못 꾸는, 아주 똑똑하고 영악한 골목길이 되었다. 삼십년째 골목을 지키던 구멍가게도 엊그제 문을 닫았다. 초등학교때 돈 백원 졸라서 쪼르르 달려가 과자 사오던 그 가게가 없어진다니 딸아이가 제 일처럼 슬퍼한다. 인근에 대형마트가 문을 열어 노부부는 구멍가게에서 용돈 벌기도 어렵게 되었다.“학교 잘 갔다 왔니, 밥 먹었니. 엄마 어디 갔니.” 묻고 답하던 주인아줌마와 어린 딸 사이에 이어져 온 인연도 더불어 사라졌다. 얼마전 한·미 자유무역협정안을 타결하면서 대통령은 이랬다.“농업, 제약업 빼고 뭐가 손해라는 것인지, 누구도 제대로 답을 못 하더라.” 협정안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구체적 내용이 나온다 한들 미국과 주고받은 득실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십배, 백배 큰 규모의 미국과 완전경쟁을 하게 되었으니 힘이 약하다고 관세나 규제를 통해 도와줄 수도 없게 되었다. 그런데 FTA의 득실을 세세히 따져 보지 않아도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결과가 두 가지 있다. 그첫째가 약자의 도태. 농촌이며 중소기업 그리고 밑천도, 머리도, 별다른 재주도 없는 서민들은 경쟁에서 도저히 살아남을 길이 없고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선에나 기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골적으로 폐업지원금을 주면 된다는 식으로 ‘베풀고 얻어먹는’ 시스템을 당연시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최근 통계를 보면 중산층이 20% 이상 줄어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층계급으로 내려선 터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은 주주인 외국인과 국내 부자들 사이에서만 돈다. 둘째 우리 사회의 모든 가치는 돈 하나로 통일되고 말 게다. 돈을 벌 자유만이 유일의 목표인 미국식 자본주의와의 경쟁속에서, 아니 그 체제로 귀속되면서 수천년 내려온 전통이 보존된 시골이며 없는 이들 사이의 끈끈한 정, 연대는 돈 앞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국가나 부자들로부터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많이 못 벌어도 자존심 지니고 제 손으로 벌어먹는 것도 힘들어졌다. 고기를 먹인 소나 돼지, 닭을 먹지 않을 자유도 돈 앞에서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우리 헌법에는 그러지 말라고 써 있다.‘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농민과 서민을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하면 미국회사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오게 되어 있다.“돈이 최고요, 완전경쟁 사회로 가자.”며 대통령이 마음대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걸까. 나는 월세수입 수십만원을 사양하고 장미꽃 핀 5월의 골목길을 걷고 싶다. 김형태 변호사
  • 송파신도시 건설 또 마찰

    정부가 추진하는 송파신도시에 대해 서울시가 반대입장을 재확인하며 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16일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송파신도시 건설은 취소하거나 최소한 시기를 늦춰야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중앙 정부에 이미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송파신도시에 4만 9000가구가 공급된다.”면서 “이를 취소해도 물량(공급)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의 송파신도시 발표(8·31대책) 이후 “이 일대의 주택공급 예정 물량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았다.”며 줄곧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서울시 분석결과,2010년까지 송파와 강남 일대에 공급될 주택 물량은 10만여가구에 이른다. 잠실주공 1∼4단지(1만 800가구), 가락시영(8000가구), 잠실시영(7000가구), 거여·마천 뉴타운(1만 8500가구) 등 민간 아파트 6만여가구가 공급된다. 또 장지 택지개발지구와 마천, 세곡1·2 임대주택단지 등에서 임대 및 분양 아파트도 4만가구나 된다. 서울시는 송파신도시가 서울 강·남북 균형개발 정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평뉴타운 등을 통해 강북에 18만가구를 지을 예정이지만 ‘제2의 강남’인 송파신도시로 중산층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장만석 건교부 신도시지원단장은 “송파신도시는 서울 접근성이 양호하고 강남 인근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는 지역으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가 최근 군부대 이전지를 확정, 발표하는 등 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어 사업중단이나 일정 연기를 고려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김성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英 ‘윌리엄왕자-연인 결별’ 떠들썩

    |파리 이종수특파원|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사진 왼쪽·24)와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오른쪽·25)의 결별 소식을 놓고 영국이 떠들썩하다. ‘선’지는 14일(이하 현지 시간) 두 사람의 결별 소식을 처음 보도하면서 “두 사람이 헤어지는데 우호적으로 합의했다.”며 “두 사람에게 가해진 압력과 윌리엄 왕자의 진로 문제가 결별 이유”라고 보도했다. 이를 놓고 영국 언론들은 15일 다양한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타블로이드판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이들의 결별이 ‘왕실 비밀 회담’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윌리엄 왕자는 미들턴과 계속 만나고 싶어하지만 조부모인 필립 공과 엘리자베스 2세가 ‘제 2의 다이애나가 나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왕실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엘리자베스 여왕이 손자가 자신의 아들처럼 잘못된 배우자와 결혼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찰스 왕세자가 미들턴과의 관계를 분명히 할 것을 종용했다고 보도했다.‘메일 온 선데이’는 “윌리엄 왕자가 두 사람의 사이에 ‘재미’가 사라졌다고 느끼고 관계를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미들턴이 중산층 출신이라는 것도 이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들턴이 억만장자 상속녀인 이사벨라 캘서프의 등장으로 위협을 느꼈다는 분석 기사도 나왔다. 언론들은 윌리엄 왕자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vielee@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 신청후 국민임대 청약해도 되나

    Q파산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법원에 파산 사건이 밀려 있어서 면책될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런데 최근 국민임대아파트 분양 공고가 났습니다. 지금 청약해 혹시 한 달 뒤에 당첨되면 파산·면책에 불리한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파트 분양권도 재산이니까 이것을 처분해 채권단에 나눠 주게 되나요. 입주일은 1년 뒤이고, 보증금은 1250만원에 월세 16만원인데, 계약금 250만원은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고,1년 열심히 모으면 나머지 보증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정수(46세) A주저하지 말고 신청하십시오. 국민임대아파트는 주택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싼값에 공급되도록 각종 공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산을 신청한 가난한 채무자들이라면 많은 경우 이 제도의 수혜자 범위에 들 것입니다. 그런데 파산을 신청했다고 이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면, 가난한 사람 구제라는 정책 목표는 허울 좋은 구호가 될 뿐입니다. 현대의 파산법도 채무자의 재활을 목적으로 하기에 일부 재산은 채무자에게 남겨 주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파산에 이르기까지 채무자가 가진 재산은 원칙적으로 채권자들에 대한 공동 분배에 제공돼야 하는 것이 파산법의 연원이지만, 그 이후에 취득하는 것은 채무자의 것으로 남겨 줍니다. 따라서 파산 선고 이후에는 당연히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법률은 파산을 신청할 때가 아니고 법원이 채무자에게 파산을 선고할 때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취득한 재산을 파산재단에 넣어 파산채권자에게 배분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시 이후 파산 선고시까지 취득한 재산은 파산재단에 가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파산 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정한 법이고, 지금 현재 정수씨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법원의 재판이 많이 지연되는지 여부에 따라 채무자의 지위가 달라집니다. 불공평한 것이 분명합니다. 법원의 재판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오로지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부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파산신청 이후에 취득한 소액의 재산에 관하여는 일절 묻지 않는 것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거나 상속을 받은 경우에는 달리 볼 수 있겠지만, 파산을 신청하고 나서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1250만원 정도의 재산이라면 굳이 이것을 파산재단에 가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면책을 기다리는 동안 파산이 선고되면 어차피 그 이후에 버는 것은 채무자의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정수씨의 우려는 실제로는 거의 근거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하여는 어차피 면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파산제도는 노숙자가 되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무자가 중산층에서 떨어지지 않고 중산층으로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다른 채권에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는 범위 내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해서는 채권자의 손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데, 수도권에서 과밀억제권역은 1600만원, 군 지역과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광역시 지역은 1400만원, 그 이외의 지역은 1200만원입니다. 법상으로는 면제재산으로 지정해 달라고 채무자가 신청하고 법원이 따로 재판을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번거로운 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되기에, 법원 실무상으로는 대략 이 정도의 기준을 충족하면 명시적인 재판 없이 그냥 파산절차를 종결해 버리며 위 기준을 초과해 2000만원까지도 임대차보증금을 면제해 주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부동산가격과 임대료의 상승을 고려한 적절한 실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수씨가 1년 동안 마련할 1250만원의 임대보증금은 위에서 본 어떠한 기준에 의하더라도 채무자에게 남겨 줄 재산에 해당합니다. 정수씨, 청약하십시오.1년 열심히 모아 보십시오. 그리고 입주하십시오. 미래는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현명한 채무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씨줄날줄] 중산층 혁명/육철수 논설위원

    지난 연말 세계은행(IBRD)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중산층’(Global Middle Class)이란 새 키워드를 던졌다. 이들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1인당 연간소득이 4000∼1만 7000달러이며, 가구당(4인 기준) 1만 6000∼6만 8000달러다. 세계시장에 적극 참여해 국경을 넘나들며 상품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자가용 구입과 해외여행을 시작하는 계층이다. 질 높은 교육·의료서비스를 갈망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글로벌 중산층은 현재 세계인구 65억명의 6%인 4억명쯤 된다.2030년에는 85억명 중 14%인 12억명으로 늘어난단다. 특히 중국·인도·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편입인구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IBRD가 글로벌 중산층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른바 ‘지구촌 혁명군’으로서 세계를 누비며 경제·문화·교육·의료 등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더하는 개방과 세계화의 물결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바야흐로 중산층에 의한 혁명이 시작돼 나라마다 생존·지속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러나 중산층 혁명이 밝은 면만 있는 게 아니다. 영국 국방부가 최근 내놓은 향후 30년 글로벌전략 보고서는 중산층을 ‘경제적 계층’이 아닌 ‘사회적 계급’ 차원으로 조명해 관심을 끈다. 지금처럼 최상위 부유층(Super Rich)과 중산층 사이에 부(富)의 격차가 커지면 중산층이 빈곤층을 규합해서 계급혁명의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란 섬뜩한 예측이다.1917년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혁명 같은 게 또 일어나 마르크시즘이 부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전망에는 세계적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로 도시 저소득층이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현실을 고려했다고 한다. 특히 지식과 정보접근권, 기술을 갖춘 전세계 중산층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치면 계급혁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가 예언이 아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지만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다. 양극화의 완충역할과 사회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게 중산층이다. 그런데 이들이 혁명 계급화해서 세계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돌변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지구 온난화로 새 빙하기 온다

    지구 온난화로 새 빙하기 온다

    영국 국방부 산하 ‘발전·구상&독트린센터(DCDC)’의 ‘2007-2036년 국제 전략 경향’ 보고서는 정치·경제·사회·환경·과학 기술 등 다각도로 미래의 환경 변화를 담고 있다. 영 일간 가디언은 9일 DCDC 보고서가 비현실적인 미래 예언서가 아니라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미래 변화상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전망한 세계 경제는 2020년까지 연 2∼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항한다.2050년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5000달러로 미국을 추월, 세계 1위를 굳히게 된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서남 아시아의 지배자 위상을 구축하지만 에이즈가 국가 과제가 될 것이며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대한 부담으로 정부 부채가 GDP의 170% 규모까지 늘게 될 전망이다. 대규모 탈북 사태 등 북한의 붕괴 현상은 동북아 안보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경제 성장의 그늘도 세밀하게 조명하고 있다.DCDC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30년 동안 글로벌 시장경제, 도시화, 자본주의 체제의 고도화로 인해 정치·사회·경제적 긴장과 충돌 현상이 세계적으로 고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산층(middle class)’과 ‘슈퍼 리치(super rich)’로 불리는 부유층과의 경제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중산층이 도시 빈민층과 연계한 ‘혁명 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슬람의 정치적 투쟁이 글로벌 환경의 시장 체제를 교란시키려는 경제적 투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알카에다 조직보다 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테러 연합체’가 등장한다. 이민과 세계화의 진화로 국경을 초월하는 국제 통합 수준이 공고해지는 대신 폭력과 분쟁이 국가간 경계를 초월하는 형태로 전개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새로운 빙하기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견도 나오고 있다. 유난히 춥고 기후 난동이 잦았던 17∼18세기 ‘소(小)빙하기(miniature ice age)’의 위력을 능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간에게 더욱 치명적인 첨단 병기가 배치된다. 건물은 파괴하지 않고 인간 등 생물만 섬멸하는 ‘중성자 무기’의 등장이 가장 우려된다. 중성자 무기는 인구 급증에 따른 분쟁이 잦아질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등에서 ‘인종 청소’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인 기술의 발전으로 생화학 무기부터, 방사능, 핵무기까지 로봇이 인간 살상의 주류 장비로 활용된다. 2035년까지는 통신 장비를 파괴하는 첨단병기인 전자파 무기가 도입되며,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요 범죄자와 테러 혐의자의 두뇌에 무선 ‘정보칩’이 이식돼 정부의 관리를 받게 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앞으로 30년간 세상에 무슨일이 생길까?

    앞으로 30년간 세상에 무슨일이 생길까?

    “앞으로 30년 내에 중산층이 칼 마르크스가 주창한 ‘계급 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다.” 영국 국방부가 자본가 계급에 대항한 프롤레타리아(노동자 계급)의 혁명이 중산층으로부터 재점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영 가디언 인터넷판은 9일 국방부 산하기관인 ‘발전, 구상&독트린센터(DCDC)’가 ‘2007-2036년 세계 전략 경향’ 보고서에서 ‘마르크스주의의 부활’을 예고했다고 소개했다.DCDC는 미래 국방 전략을 연구하는 산하 기관이다. DCDC는 보고서에서 2035년 세계 인구가 85억명에 이르며 중동 지역은 같은 기간 132%,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인구는 13억명으로 81%나 급증한다고 추산했다.2010년이면 세계 인구의 50%가 도시에 거주하고 2035년까지 도시 인구가 6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반도는 30년 이내에 북한 붕괴로 통일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테러 혐의자, 주요 범죄자의 두뇌에 무선 ‘정보 칩’을 이식하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이슬람 무장단체뿐 아니라 극단적인 환경주의자, 초국가주의자(Ultra-nationalist)가 결집된 ‘테러 연합’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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