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중산층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주사무소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이나영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1년 연장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메모리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45
  • [영화리뷰]‘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

    [영화리뷰]‘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

    키아누 리브스, 줄리언 무어, 모니카 벨루치, 위노나 라이더. 전성기를 조금 지나 티켓 파워는 떨어졌지만, 연기력만큼은 주연으로 손색없는 배우들이 한 영화에 조연으로 무더기 출연했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에서 뉴욕 맨해튼의 고등학생 패셔니스타 역을 맡아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블레이크 라이블리까지 합세했다. 감독이나 제작자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일 터.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얘기다. 감독은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극작가 아서 밀러의 딸이자 명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아내인 레베카 밀러다. 배우로 출발해 각본가와 감독으로 영역을 넓혀 간 밀러 감독은 미국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퍼스널 벨로시티’(2002)와 ‘안젤라’(199 5)를 통해 여성의 삶과 독특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선 중년 여성의 심리를 다룬 이 영화로선 딱 맞는 ‘셰프’를 만난 셈. ‘시간여행자의 아내’와 ‘킥 애스: 영웅의 탄생’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로 제작 재미에 푹 빠진 브래드 피트가 제작을 맡은 점도 흥미롭다. 삼촌뻘쯤 되는 나이와 심장마비 병력이 다소 걸리지만, 피파 리(로빈 라이트 펜·왼쪽)의 남편 허브(앨런 아킨)는 유능한 출판업자다. 변호사와 종군 사진작가로 성장한 두 아이까지 피파에게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부엌이 난장판 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건조한 삶에 균열이 생긴다. 처음에는 남편이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닌지 의심도 해 보지만, 폐쇄회로(CC) TV에서 확인한 모습은 몽유병에 걸려 밤마다 부엌을 뒤집어엎는 자신이었다. 하지만 웬걸. 몽유병 덕에 윤기도 생긴다. 한밤중에 잠옷 차림으로 넋 놓고 찾아간 슈퍼마켓에서 매력적인 점원 크리스(키아누 리브스·오른쪽)를 만난 것. 중반 이후 영화는 피파의 젊은 시절과 현재를 부지런히 오간다. 지극히 평범한 중산층 가정주부인 피파는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항상 약 기운에 취해 사는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집을 나온 뒤 자신도 마약에 빠져 긴 방황을 했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피파의 젊은 시절은 라이블리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연기했다. 자유롭던 젊은 시절과 건조한 현재의 삶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조금씩 곪아갈 무렵 ‘절친’ 산드라(위노나 라이더)와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면서 피파의 삶은 요동치기 시작한다. 원작인 동명의 베스트셀러 역시 밀러 감독의 작품이다. 우연히 참석한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에게 힌트를 얻었다. 과거 무책임한 행동을 했던 여자가 훌륭한 엄마이자 아내가 된 것을 보고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하다가 탄생했다고 한다. 밀러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너무나도 편안하게 배역을 소화해낸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 호흡에 93분이 훌쩍 지나간다. 새달 1일 개봉.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세난 언제쯤 풀릴까

    해를 넘긴 전세난이 언제쯤 풀릴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난이 장기화하면서 세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1~2년간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전세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가장 큰 화두는 주택시장 회복이 아니라 전세시장 불안”이라고 말했다. 함 실장은 “정부가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유지하면서 가계의 자산 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면서 “당장 3월 말 일몰 예정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부터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1·31대책과 같은 단기공급 위주의 대안으로는 언제쯤 전세난이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2014~2015년쯤은 돼야 입주물량 부족이 해소되면서 전세난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는 전세난을 ▲현실적인 문제와 ▲부차적인 문제로 구분했다. 현실적인 문제는 올해 수도권 입주물량이 40% 가까이 줄어드는 물량부족을 일컫는다.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집을 사야 할 사람이 집을 사지 않아 벌어지는 전세 눌러앉기와 거래 침체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 이사는 “정부의 대책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공급 물량을 늘리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런 고민은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최근 “8·29대책으로 거래를 활성화하고 (1·31대책으로) 보완하면 어느 시점에서는 균형이 맞춰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정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전세대책을 흡족하게 내놓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산층 전세난은 시장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올 4분기 전세난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희망 섞인 예측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2년차 재계약을 맞는 수도권 아파트는 10월 이후인 4분기에 몰려 있다. 1월 5651가구에 불과한 입주 2년차 물량은 11월 2만 1000여 가구, 12월 1만 7000여 가구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전세난에 숨통이 트일지는 미지수다. 입주 초기 저렴했던 전셋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또 실제 전세 매물이 얼마나 나올지도 장담할 수 없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다올공인중개사 조일혁 대표는 “올해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대부분 세입자가 집주인을 설득해 재계약했다.”면서 “신규 전세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MB “복지정책 추진할때 포퓰리즘 경계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복지 포퓰리즘’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1년 여성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급식과 의료·보육 등 ‘무상 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복지 정책에서 표를 얻기 위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를 해보니까 정치는 반드시 합리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나도 되돌아보면 급하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비교적 (포퓰리즘을) 안 하는 사람이지만, 선거 때 되면 유혹에 빠진다. 합리적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 그룹 총수의 손자, 손녀는 자기 돈을 내고 (학교 급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용돈을 줘도 10만원, 20만원 줄 텐데 식비를 공짜로 해 준다면 오히려 화를 낼 것”이라며 전면 무상급식 주장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아주 부자 아니면 중산층 전원에게 보육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 보육은 이미 무상보육에 가까이 갔다.”고 덧붙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전세대출 6조8000억으로…소형 공공·임대 조기공급

    정부는 13일 ‘물가안정 종합대책’의 하나로 ‘1·13 전·월세대책’을 발표했다. 공공부문이 도맡아온 소형 분양 및 임대주택 사업에 민간의 참여를 끌어내는 유인책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국토해양부는 전세자금 마련이 급한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규모를 올해 6조 8000억원까지 늘리고, 대출자격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입주가 예정된 소형 공공주택과 임대주택 9만 7000가구의 입주시기를 3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2554가구, SH공사의 750가구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토부는 2009년 말 완공한 뒤 비워두고 있는 성남시 재개발 지역 이주민용, 판교순환용 주택 1300가구도 임대하기로 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다세대·다가구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건설사업자에게는 주택기금에서 연 2% 이자로 건설자금을 특별지원한다. 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중산층 전세 수요 분산을 위해 다세대·다가구주택도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현재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자에게 제공되는 금리는 연 3~6% 수준이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마련해 서울의 경우 5가구(85㎡ 이하) 이상을 매입해 10년 이상 임대후 팔아야 한다는 규정 등을 완화할 방침이다. 지난 2004년 이후 폐지됐던 공공택지에서 민간건설업자가 5년 임대주택을 짓는 제도도 부활키로 했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세보증금 가격통제 정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공급을 위축시키고 이중계약을 양산하는 등 결국 서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싣고 달리는 탈북 버스기사 유금단 씨

    황순원의 ‘소나기’가 잠시 북으로 간다. 두메산골이다. 잔잔히 흐르는 강줄기가 있다. 오며 가며 정든 징검다리도 있다. 한 소녀가 그 다리를 건널 때 소년을 만났다. 둘이 오가피나무 열매를 따먹곤 했다. 겨울에는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영화 ‘러브스토리’처럼 뒹굴었다. 눈싸움도 했다. 강에서 산천어도 잡았다. 봄에는 진달래가 만발했다. 가재랑 놀았다. 그러다가 산에 올랐다. 두 손을 턱에 괴고 아래를 바라본다. 소년은 어디 갔을까. 중얼중얼 노래를 불러 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에~’ 소녀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찾아오는 것은 불행과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사랑하는 아들을 친척 집에 맡기고 두만강을 홀로 건넜다. 파란곡절을 겪으며 남한으로 왔다. 두고 온 아들 때문에 가슴이 아파 매일이다시피 술을 마시며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불렀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아들과 다시 남한에서 눈물겨운 상봉을 했다. 하여 ‘이제는 살아야 한다.’며 다부지게 일어섰다. 포장마차 보조, 공사장 막일, 식당 홀서빙, 노점상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버스 운전사가 됐다. 필기시험에서만 12번 떨어지고 13번째 합격하는 불굴의 의지로 이루어 냈다. ‘절망은 없다. 꿈 있는 자가 진정 아름답다.’라는 좌우명으로 이겨 냈다. 지금은 ‘뛰뛰 빵빵’ 신나게 서울 시내를 달린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에 승객들의 표정이 환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사는 맛을 느낀다. 그 소녀의 이름은 유금단(40).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1년 탈북했다. 북에서 온 여성으로는 드물게 남한에서 6년째 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그는 2008년 광복 63주년 때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신정동에 있는 6623번 시내버스 차고지. 이날따라 눈이 많이 내렸다. 하얀 눈과 환한 웃음이 잘도 어울린다. 약속 시간이 약간 늦었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소녀였다. 그의 애마나 다름없는 버스 안에서 마주 앉았다. 먼저 지금 고향에도 눈이 많이 오겠다고 했다. “겨울이면 눈이 항상 많이 쌓여 있어요. 저는 눈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남한에 왔을 때 눈이 별로 없어서 속상했어요. 작년하고 올해가 눈이 좀 와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 비번인데 눈과 함께 놀라고 하느님이 축복해 주는 것 같아요.” 고향이 어떤 곳이냐고 했더니 “함경북도 산골이며 금강산 못지않은 좋은 경치를 자랑한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역시 고향 얘기는 즐거운 일. 봄에는 산나물을 캐고 가재를 잡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강냉이를 절구에 찧어 먹었고 어머니가 삶아 준 줄당콩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렇다면 부모 생각도 간절하겠다고 했더니 유씨는 잠시 차창 밖을 바라본다. 함박눈이 더욱 굵어진다. 유씨의 눈가는 차츰 젖어 갔다. “아버지는 40대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50대 초반에 돌아가셨지요. 두 분 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는 원래 남한 출신입네다. 6·25 때 17살이었는데 북한군에게 잡혀 갔지요.” 유씨는 남한에 처음 왔을 때 고모와 삼촌을 만났다. 그리고 조치원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도 갔다. 이때 가슴속 깊이 다짐한 것이 있다. 이산가족으로 한 많은 삶을 살아 가는 이 땅의 노인들을 위해 통일의 문이 열리는 날 버스에 수십대, 아니 수백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달고 북으로 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절하게 당부했다. “제발, 그날까지 다들 건강하게 살아 계십시오.” 탈북해 남한에 온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을까.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다 같은 조선 땅입니다. 남한으로 내려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제 인생은 여기(남한)에서 시작됐으니까요. 남한에서 귀신병을 앓다시피 온갖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걸 겪으면서 비로소 꿈과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남한에서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의 이질감이었다. 막노동판에서 쫓겨났을 때도 그렇고 포장마차 보조일, 식당 홀서빙 일을 할 때도 말이 안 통한다는 이유로 그만두어야 했다. 함북 지방 사투리가 불친절한 반말로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은 암흑이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면 견딜 수가 없었지요. 우울증과 귀신병을 반복적으로 앓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그렇지만 어떡합니까. 북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참고 또 참았지요.” 북한에서 8살 된 아들과 이별할 때는 “열흘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게.”라고 했다. 당시 남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8년 징역형으로 수감된 상태였고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다시피 했다. 이런 아들이 떠올라 울음을 그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노점상으로 나섰다.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아들과 남편을 데려오는 데 썼다. 하늘도 감동했던지 2005년 남편과 아들을 남한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가 버스 운전사가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버스 기사가 멋있게 보이더군요. 또 시민들의 발이 된 내 모습을 상상했지요. 기분이 아주 좋아지더라고요.(웃음)” 함북 산골에는 시내버스가 없지만 북한에서 버스 기사는 중산층에 속한다. 그는 어느 정도 운동신경이 있어 운전을 자신했지만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졌다. 한자식 단어가 낯설고 이해가 잘 안 됐다. 주변에서 해석을 도와 주워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결국 13번째 도전에 합격해 마을버스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달려오는 5t 트럭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급히 돌리다가 그만 장 파열을 일으키는 큰 사고를 당했다.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가 복부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 지역 시내버스에 다시 올랐다. “그때 죽을 뻔했지요. 병원에서 호흡기에 의지해 지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 많이 격려를 해 주더군요.” 4년 전부터는 지금의 6623번 시내버스로 옮겨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는 날도 많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 버스의 단골 승객들한테는 ‘친절한 금단씨’로 소문이 나 있다. 키가 150㎝ 단신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함경도 또순이’로도 통한다. 그는 특히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클러치를 밟을 때마다 정강이가 갈라지는 느낌을 받지만 정신력으로 참고 이겨 낸다. 아주머니들이 오르내릴 때 엄지를 치켜세우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격려와 관심에 힘입어 지난해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까지 땄다. “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목표의 절반은 이루어낸 것이지요. 또 꿈이 있어야 하늘이 도와줍니다. 저는 원래 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시골에 작은 요양원을 설립해 노인들을 모시는 일에 일생을 바치려고 합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나는 부자다. 남한테 빚이 없으니 부자가 아니냐.’라는 생각을 늘 한다. 또한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 가면서 개인적 감정으로 부딪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웃는 얼굴로 살아 가자.’고 다짐한다.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 매번 기립 박수를 받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눈물 젖은 두만강’을 지금도 부르냐고 했더니 “이젠 너무 슬퍼서 잘 안부른다. 대신 윤태규의 ‘마이웨이’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노랫말이 새삼 다가온다.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볼 것 없네/~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내가 가야 하는 일들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일어나 한번 더 부딪쳐 보는 거야. 마이웨이.’ 편집위원 km@seoul.co.kr ●유금단씨는 1970년 5월 함북에서 태어났다. 2001년 탈북해 중국 땅을 전전하다 2002년 6월 남한에 왔다. 막노동과 포장마차 보조, 식당 홀 서빙일 등을 하다 2003년 말 12번의 낙방 끝에 13번째 필기시험에 합격하면서 버스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이후 경기 지역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핸들을 2년 동안 잡은 뒤 4년 전부터 서울 신정동과 여의도를 오가는 6623번 시내버스 핸들을 잡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대한민국 환경문화대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8월 15일 광복 63주년 보신각 타종 행사에 우주인 이소연씨 등과 함께 참여해 화제가 됐다. 2010년 6월에는 모범운전자 자격증을 받았다. 현재 18살 된 아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산다.
  • [기고] 성동구 명품수변도시를 그리다/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기고] 성동구 명품수변도시를 그리다/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2009년, 영화 해운대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쓰나미도 휩쓸지 못한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기억하고 있다. 이유는 자연의 커다란 분노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안타까운 모습이 이제는 스크린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2004년도 인도네시아 지진 해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환경재앙의 무서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4차 보고서(2007년)에 의하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0.74도, 해수면은 17㎝ 상승했다. 또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1세기 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최대 6.4도, 해수면은 59㎝ 상승하고 생물종의 95%가 멸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의 다음 세대는 온전치 못할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Hot, Flat and Crowded’에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지구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상기온현상, 세계화의 확산, 글로벌 중산층 인구의 증가 등으로 각종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5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그중 하나는 아웃그리닝(out greening).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먼저 ‘그린’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린에 다가가는 것, 환경오염을 최대로 줄이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인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다행히도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빨리 인지하고 건국 60주년 경축사를 통해 녹색성장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 패러다임으로 선포했으며, 녹색성장기본법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었다. 또 2011년도 대통령 신년연설을 통해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 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필자가 구청장으로 있는 성동구는 오랜 전통도시로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 주민 1인당 녹지공간이 서울시의 절반 수준이지만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서울시 평균 2배에 달하는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이다. 그러나 한강, 중랑천, 청계천 등 삼면이 수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서울의 허파라고 하는 서울숲이 자리하고 있어 녹색인프라를 구축하기에 매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자치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성동구는 2009년 지자체 최초로 ‘저탄소 녹색도시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데 이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종합 계획을 수립하는 등 녹색성장의 표준이 됐다. 민선5기 녹색성장 5개년 실시계획을 수립했으며 올해를 저탄소 녹색도시 원년으로 선포했다. 또 녹색에너지 활성화, 폐기물 발생 저감, 녹지공간 확충, 시민참여를 통한 녹색생활 실천 강화 등 7가지 핵심 사업을 추진하며 녹색 수변도시로서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가고 있다. 이러한 성동구의 아웃그리닝 전략은 단순히 국가 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정책이 아닌, 전 지구적 문제를 주민·시민단체·전문가 등과 함께 실천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능동적인 거버넌스 정책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성동구는 앞으로 살고 싶은 사람 중심의 행복한 도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저탄소 녹색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 ‘해피하우스’ 1년도 안돼 올스톱

    ‘해피하우스’ 1년도 안돼 올스톱

    서울 성산1동에 사는 전광욱(49·여)씨는 지난해 말 고장난 현관 센서등과 양변기, 화장실 환풍기 등을 새것으로 교체했다. 모두 비용 문제 등으로 1년 넘도록 미뤄 왔던 것이다. ‘마포해피하우스센터’의 기술자들이 방문해 무료로 바꿔 줬다. 하지만 전씨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센터가 이달부터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기 때문. 전씨는 “서민이나 저소득층 주택가에서 접하기 힘든 서비스를 올해부터 받을 수 없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9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전국 3곳에서 시행 중인 ‘해피하우스센터’ 사업이 올해부터 중단됐다. 해피하우스는 정부가 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는 서민·중산층에 아파트식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서울 마포 6375가구, 대구 서구 6239가구, 전북 전주 5659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2~3월 도입됐다. 보일러 수리 및 교체 등 에너지 효율개선은 물론 집수리 등 주거·복지 환경 개선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해 2300여 가구가 실질적인 혜택을 봤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올스톱’됐다. 지난해 말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2억원을 지원해 운영해 왔다. 저소득 복지 향상을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이 국회 파행으로 1년도 안 돼 문을 닫게 된 셈이다.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박병규 사무관은 “정부안으로 20억원을 요구했는데 국회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해 논의조차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피하우스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지난해 8월 전주해피하우스센터가 혜택을 본 18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92%의 주민들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주민은 2.3%에 불과했다. 임채준 전주 덕진해피하우스 센터장은 “해피하우스 사업은 적은 돈으로도 많은 주민에게 꼭 필요한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 중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부와 LH는 긴급 재원 마련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비를 투입해 해피하우스센터 운영을 지속하는 복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올해도 지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소형 위주 공급 확대… 중산층 전세난 해소 한계

    소형 위주 공급 확대… 중산층 전세난 해소 한계

    국토해양부가 7일 당정회의에서 소형·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축으로 하는 전·월세 대책을 내놨다. 1~2인 가구 위주의 소형주택 공급에 무게를 둬 3~4인 가구, 중산층의 전세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날 논의된 대책들은 조정을 거쳐 오는 13일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공식 발표된다. 국토부가 당정회의에 제시한 전·월세 대책은 규제 완화를 통해 중소형 주택의 공급을 늘리고, 주택기금 및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된 것이어서 ‘재탕·뒷북 정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대책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150가구 미만으로 한정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규모는 300가구 미만으로 늘어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통과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또 지난해 1만 5000가구에 그쳤던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올해 4만가구까지 늘린다. 도심지역 소형주택 공급을 위해 준주택인 오피스텔·고시원·실버주택 건립에 국민주택기금도 지원한다. 공공 부문의 소형 분양·임대주택 입주 시기는 최대한 앞당겨진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층(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에게 주변시세의 30% 수준으로 공급하는 다가구 매입·전세임대 주택도 활성화한다. 아울러 서민과 저소득 가구 등에 국민주택기금 5조 7000억원을 2~4.5%의 저리로 지원한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에 1조 1000억원, 전세자금 대출에 4조 6000억원이 각각 책정됐다. 신혼부부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자격 요건(부부 합산 연소득)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에서 3500만원 이하로, 구입자금 대출 자격 요건은 연소득 20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각각 완화된다. 다자녀가구의 주택 구입자금 금리는 연 4.7%에서 4.2%로 0.5%포인트 낮춰진다.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돼 전세난을 부추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사업시행 또는 관리처분 인가 시기도 분산된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주택공급 활성화를 통해 전셋값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사업 승인 뒤 공급까지 6개월~2년이 걸린다. 학군수요가 좌우하는 강남권 등의 전셋값 상승과 보금자리주택 구매 대기자들로 이뤄진 자발적 전세난을 해소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정 상황이 악화돼 보금자리주택 중 임대주택 우선공급안의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원론적인 대책에 그쳐 전셋값 상승 기대감으로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들을 제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시장은 사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英 윌리엄 왕자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

    사월의 지구촌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일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 윌리엄(왼쪽·28) 왕자의 세기의 결혼식 코드는 ‘긴축’이다. 영국 왕실은 오는 4월 29일 윌리엄 왕자와 동갑내기 ‘중산층’ 신부 케이트 미들턴(오른쪽)의 결혼식 세부 일정을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릴 결혼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고 텔레그래프 등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정부 재정난과 긴축 정책 등으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터라 영국 왕실은 한껏 몸을 낮췄다. ●국가 휴일 지정… 신부마차는 없애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의 주례로 진행될 결혼식은 국가 휴일로 지정됐다. 이번 긴축 결혼식의 핵심은 무엇보다 전통 왕실 혼례의 화려하면서도 번거로운 절차로 꼽혔던 신부 마차를 없애기로 한 것. 미들턴은 마차를 타고 연호하는 국민하객들에게 가두 인사를 하는 관례를 깨고 차량으로 신속히 결혼식장에 도착한다. 윌리엄의 검소한 결혼식은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2차 세계대전 종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털어내기 위해 웅장하게 펼쳤던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 작정하고 세계의 주목을 끌어냈던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때와는 시대여건 자체가 판이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화려하게 열렸던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서는 부케를 든 다이애나가 신부입장 행진을 하는 시간만 4분 넘게 걸렸다. ●신랑신부 마차 퍼레이드는 관례대로 전반적인 절차와 비용은 줄이되 결혼식 하이라이트인 신랑신부의 마차 퍼레이드만큼은 관례를 따른다.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의 혼례가 끝나면 정오부터 시민들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출발해 의회 광장, 화이트홀 등을 거쳐 버킹엄궁으로 들어가는 왕자 부부의 마차 행렬을 지켜볼 수 있다. 마차 행진은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버킹엄궁에 도착한 윌리엄·미들턴 커플은 왕실 전통에 따라 잠시 발코니에 서서 인사한 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이어 찰스 왕세자가 마련하는 만찬과 무도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 너른 성당들을 다 제쳐 놓고 하필이면 좁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을 식장으로 고집한 배경을 놓고도 현지언론들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성당은 엘리자베스 2세와 여왕의 어머니가 결혼식을 올렸던 곳이자 1997년 사고사한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 BBC는 “윌리엄 왕자가 10대 때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픈 공간인 만큼 자신의 결혼식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비용은 왕실과 신부측이 나눠 내기로 결혼식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호사가들은 “아무리 아껴 봤자 3000만~4000만 파운드(약 695억원)는 들어갈 것”이라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경호비용에만 수천만 파운드가 들어갈 것이라는 입방아도 나온다. 파티를 포함한 전체 결혼비용은 왕실과 신부 측이 나눠 내기로 했다. 어린이 파티용품 사업을 해온 미들턴 부모도 재력이 꽤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호나 신랑신부 퍼레이드에 드는 돈은 꼼짝없이 영국 정부의 지갑에서 나와야 한다. ●신혼여행계획 등은 두 사람이 직접 짜 왕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신부의 드레스나 신혼여행지 등 이후의 세부계획은 윌리엄과 미들턴이 직접 짜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사랑을 이어 온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케냐 여행길에서 윌리엄의 프러포즈로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지금이 ‘구제역 국회’ 여야 흥정할 때인가

    여야가 구제역 국회 소집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구제역 피해지역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 주면 국회 본회의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그 조건보다는 농업재해보상법이 더 낫다고 반박했다. 가축전염병 처리 등을 위한 구제역 국회는 한시가 급해 조건에 좌우될 때가 아니다. 그런데도 여야는 구제역 대란을 수습하려고 앞장서기는커녕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당장 입싸움을 멈추고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구제역 확산으로 소·돼지 78만 마리를 땅에 묻었다. 핏물 지하수로 2차 오염이 현실로 드러났다. 방역 인력은 소독액마저 얼어붙는 한파에 24시간 사투를 벌이느라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구제역이 소·돼지·땅은 물론 사람까지 잡는 지경이다. 여야가 겨우 내일에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를 여는 것만 해도 늑장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도 모자라 여당은 야당의 장외 투쟁을, 야당은 4대강 공사를 구제역 확산 이유로 내세우며 낯 뜨거운 책임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초동 대응과 방역 실패 탓만 하지 말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강구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정부가 조속히 수습하고, 방역 체계를 다시 짜도록 독려해서 제2의 구제역 대란을 막는 게 정치권의 책무다. 민주당은 특별재난구역 선포를 등원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민주당이 먼저 요구할 사안이 아니다. 서민·중산층 편에 서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다짐이 허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조건을 달지 말고 구제역 국회에 응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한나라당은 특별재난구역보다는 농업재해보상법대로 하면 농민에게 더 큰 보상이 주어진다고 주장한다. 어느 것이 농민에게 더 보탬이 되는지가 중요하며, 이는 국회에서 따져보면 될 일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구제역 대처를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이 응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언제까지 장외투쟁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일시적이라도 응해 원내 복귀할 길을 열어 놓는다면 명분이나 실리에서도 손해날 게 없다. 여야는 자식 같은 소·돼지를 땅에 묻고 텅빈 축사를 바라보는 농민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 이번 사태를 조속히 정상화시키고,축산 농가로 달려가기를 기대한다. 소·돼지에게 사료를 주고, 축사를 청소하는 여야 지도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 [사설] 경제·안보 두마리 토끼 소통과 단합이 관건

    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국정 운영 기조의 두 축으로 경제와 안보를 제시했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더 이상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튼튼한 안보의 틀을 유지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천명한 것이다. 당연한 일이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경제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대통령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보좌하는 각료·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이룰 수 있다.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상황에서는 안보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으로 하여금 위험한 핵 장난과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토록 대내외적 노력이 병행되면 가능해진다. 안으로는 완벽한 국방 개혁을 이뤄내 확고한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는 일이 선결 과제다. 밖으로는 북한이 어리석은 도발을 생각조차 못하도록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심어주지 않으려면 대북 원칙이 일관되어야 하지만 지나친 강경 자세는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도 있다. 적절한 시기에 대화의 문을 열어 ‘채찍’만이 아니라 ‘당근’도 제시함으로써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유도하는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 이 대통령은 5%대 성장·3%대 물가, 일자리 창출과 서민·중산층 생활 향상을 경제 운영의 목표로 내걸었다. 충분히 실현 가능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성장률만 해도 국제기관들은 5% 이하로 전망하는 등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따뜻하지만은 않다. 연초부터 물가는 심상치 않고, 500대 기업의 올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3.7% 줄어드는 등 우울한 소식부터 들려온다. 한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는 일본 경제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된다. 아울러 서민과 중산층이 피부로 경기회복을 느끼려면 양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 향상이 중요하다. 연말 개각 때 새로 기용된 경제팀을 포함해 정책 당국은 외형 못지않게 내실을 튼튼히 하도록 경제 운용 방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새해 화두로 제시했다. 국정 기조를 바꿀 때는 아니므로 그동안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소통국정으로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 내 이 대통령의 신년사대로 희망의 사다리를 놓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5년차이자 마지막 해인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신묘년 새해는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일하는 마지막 해란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 우리 아이는 무슨 생각할까

    말이 통하지 않는 아기는 초보 부모에게는 인생 최대의 숙제다. ‘우리 아이의 머릿속’(앨리슨 고프닉 지음, 김아영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은 세 아들의 어머니이자 미국 UC 버클리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수십 년간 아이의 인지능력을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마음의 이론’ 연구 창시자 가운데 한 명인 고프닉은 아이들이 어떻게 타인과 공감하는지 규명하고 아이들이 관찰·실험 등 과학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학습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 업적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EBS의 다큐멘터리 ‘아기 성장 보고서’에서 상세하게 다루어지기도 했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 가운데 아이의 이마에 스티커를 붙이고 거울을 보게 하는 것이 있다. 생후 18개월 이상이 된 아이들은 거울을 보고 자신임을 알아보며 스티커를 떼려고 한다. 이 실험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다룬 결과도 있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도중에 아이 몰래 이마에 스티커를 붙인다. 다음에 촬영된 비디오를 아이이게 보여주면 세 살짜리 아이는 비디오 속의 아이가 자신임을 알아보지만 스티커를 뗄 생각은 하지 못한다. 반면 다섯 살짜리 아이는 즉시 이마의 스티커를 뗀다. 저자는 아이들이 다섯 살 이후에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통합하는 자아의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년기의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다는 가정을 입증하는 사례로 널리 알려진 ‘루마니아 고아들’에 대해서도 고프닉은 다른 가능성을 언급한다.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의 독재 기간에 루마니아의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들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심한 사회적, 감정적 결핍을 겪었다.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안아주거나 이야기하거나 사랑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몇 날 며칠 침대에 혼자 누워 있어야만 했다. 체제가 무너지고서 고아들의 끔찍한 상황이 밝혀지자 서너 살이 된 아이들은 영국의 중산층 가정에 입양되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왜소했고 심각한 정신지체 증세를 보였으며 말도 거의 하지 못했다. 이중 몇몇은 장애에서 절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섯 살쯤 되자 또래 수준을 따라잡은 아이들도 있었다. 저자는 ‘루마니아 고아들’의 이야기는 회복되지 못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느냐, 회복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회복된 아이들에게 맞출 경우, 유년기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엄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갓난아기의 눈빛에는 사랑과 도덕의 근원이 담겨 있다. 세 살짜리 아이의 터무니없는 흉내 내기 놀이는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는지 설명해 준다. ‘우리 아이의 머릿속’은 일반적인 자녀교육서가 아니라 아이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어른과 다른지 총체적으로 규명한다.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박수칠때 떠난다…룰라 브라질 대통령 오늘 ‘아름다운 퇴장’

    박수칠때 떠난다…룰라 브라질 대통령 오늘 ‘아름다운 퇴장’

    ‘민주주의의 롤모델’ ‘엘리트를 넘어선 노동자 대통령’ 남미독립의 아버지 시몬 볼리바르도, 아르헨티나 빈민의 어머니로 불렸던 ‘에비타’ 에바 페론도 그만한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진심을 보여준 정치인과, 정치인의 진심을 믿고 따른 국민. 8년간 그가 이끈 브라질에는 우파와 좌파의 경계도, 노동자와 부유층의 대립도 없었다. 모두를 위한 정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비웃음을 샀지만 그가 만들어낸 브라질의 오늘은 민주주의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레임덕’이라는 용어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31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전세계의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센수스가 룰라 대통령의 퇴임을 사흘 앞둔 29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룰라 대통령의 개인 지지율은 87%를 기록했다.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83.4%로, 2003년 정부 출범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룰라 대통령은 국영 라디오의 주례 담화 ‘대통령과의 커피 한잔’의 고별방송에서 “지난 8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지해 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밝히고 눈물을 흘렸다. 2003년 그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브라질은 300억 달러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라는 빚더미를 안고 있었다. “엘리트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선반공 출신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외침은 공허했고, 오히려 그의 노동자 성향이 브라질 사회의 대립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우세했다.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구두닦이, 금속공장 노동자를 전전하던 강성 노동운동가의 대통령 당선은 노동자 계급이 일으킨 ‘깜짝 반란’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꿨다. 룰라 정부는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물류시설 확충, 에너지 개발 확대 등을 담은 경제성장촉진(PAC) 프로그램을 실시해 8년간 연평균 7.5%의 실질성장률을 기록했다. ‘빈곤 퇴치 프로그램’은 2900만명을 ‘먹을 고민’에서 구출했고, 중산층은 3000만명 이상 늘었다. 국제사회에서는 경제와 정치 모두에서 미국 중심의 구도에 맞서 ‘할 말은 하는’ 지도자로 평가되며 G7 시대를 다자외교 시대로 바꾼 주역으로 평가된다. 룰라 대통령의 성공에는 ‘실용’ ‘포용’ ‘상생’ ‘스킨십’ ‘협상’ 등 다섯 가지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 그의 정책엔 좌도, 우도 없었다. ‘강한 추진력’을 제외한 모든 신념을, 실질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과감히 버렸다.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노동운동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대립하던 대기업과 기존 정치 세력의 힘을 적극 활용했다. 10여개의 정당을 규합해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기업인들도 적극 영입했다.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 브라질 경제를 지배하는 농축산 기업들에 대해서도 지원책을 펼쳐 상생을 모색했다. 8년간 이어진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는 ‘심장에서 우러나는 정치’를 내세운 스킨십의 결과다. 8년간 670일가량을 수도가 아닌 지방에서 보내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고, 현장에서는 경호원의 제지를 뿌리치고 국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노동운동가 출신 특유의 협상력이 중요한 무기로 쓰였다고 평가한다. 모든 정치 활동을 협상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정당 간 대립, 기업인과 노동자의 대립, 국제사회의 역학 구도에서 룰라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온건하게 목소리를 내며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90%에 가까운 국민의 성원 속에 시민으로 돌아가는 룰라 대통령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그는 대선 재출마(3선) 가능성에 대해 “신은 한 사람에게 두 번 선물을 주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직 복귀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그가 브라질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사회의 요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룰라가 일궈낸 브라질은 이제 그의 정치적 양녀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로 이어진다. 호세프 신임 대통령은 ‘PAC의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룰라 대통령의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취임 이전이지만 그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70%에 육박하는 이유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룰라 약력 ▲1945년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코주에서 빈농의 아들로 출생 ▲1952년 상파울루주 산토스에서 초등학교 입학 ▲1958년 초등학교 중퇴/구두닦이 시작 ▲1960년 금속공장 취업 ▲1966년 노동조합 가입 ▲1975년 철강노조 위원장 당선 ▲1980년 노동자당 결성 ▲1986년 연방 하원의원 진출 ▲1989~1998년 세차례 대선 출마, 낙선 ▲2002년 대선 승리, 34대 대통령 취임 ▲2006년 재선 성공 ▲2009년 2016년 올림픽 유치
  • [열린세상] 지속성장 기반구축의 전제조건/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열린세상] 지속성장 기반구축의 전제조건/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우리 경제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이면에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래의 다변화된 성장동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추세는 글로벌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성장의 결실이 집중되는 문제 외에도 더 큰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제반 요소가 자체적으로 갖추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중국의 대두로 심화되고 있는 경쟁을 이겨내려면 아웃소싱과 글로벌 전략구사가 불가피하다. 성장탄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영위되는 글로벌 기업과 정부의 보호막 안에서 생존해야 하는 집단의 양분화를 초래하고 있다. 경제의 이중구조 하에서 당장 복지예산을 늘려 중산층의 몰락을 막고 서민층의 고통을 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 패러다임의 근본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변화의 초점은 대기업 위주의 글로벌화 추진으로 커져 버린 지배구조상의 공백을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로 메우는 것이다. 최근 경험하였듯이 일련의 민영화나 인수 합병에 있어 근본적인 어려움에 봉착하는 주 원인은 시장에 독자적인 민간주체나 자본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지표상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심화되는 중산층의 몰락은 양극화된 경제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참여자들의 발굴과 이들의 활발한 시장 진입은 주어진 틀에서의 효율성 추구보다 중요하다. 이미 세계 경제에 깊숙이 편입된 우리 경제가 안정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건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시장참여 기회이다. 통합된 네트워크에서 몇몇 글로벌 기업 내지 금융그룹 의존도가 과도할 경우 대마불사로 위험 관리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양극화는 심화된다. 따라서 정작 보호되어야 할 부문의 재원이 글로벌 기업의 지원을 위해 역류하는 현상이 현저해진다. 중산층 기반을 튼튼하게 하려는 성장 기반의 조성 노력은 실체마저 희미해진다. 첫째, 적합성이 저하되고 있는 성장 패러다임의 유지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구도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부의 시장개입 원칙은 기존 이익의 보호보다는 낙후 부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특히 다양한 보호장치가 구비된 영역일수록 진입 장벽을 낮추어 신규 고용 확대의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 각종 칸막이로 인해 흐름이 정체된 부문에 시장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고용에 의존한 중산층을 살리는 첫 단추이다. 둘째, 구조적 문제에 대해 증상완화적 처방으로 일관하는 정치적 타협이 배제될 수 있도록 제반 이슈에 대한 인식 수준이 제고되어야 한다. 우리의 돈으로 대리인이 생색내는 정치 순환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유권자의 현실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 전문가 그룹들의 객관적이고 철저한 분석이 자유롭게 개진되고 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정치 명제로 묵살되고 간과되는 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시계 확보는 불가능하다. 단기적인 정치 이익에 속박되는 환경 하에서 기득권의 자기보호 유인은 더욱 강화될 뿐이다. 셋째, 고용창출 여력을 현실화하면서 다양한 참여자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융, 교육이나 보건복지 서비스 등 비교역재 부문의 진입장벽을 낮추어야 한다. 부문별 생산성의 낙후는 그 자체로 성장탄력을 저해하고 생산 요소의 효율적 결합을 어렵게 하여 결국 재정부담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즉, 부문별 생산성의 차이는 금융이나 교육시스템의 아웃소싱을 불가피하게 하여 서비스수지 악화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도 거대 시장의 혜택 없이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뒤처진 부분에 대한 시장참여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내부적 갈등 심화로 심각한 교착상황에 빠지게 된다.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을 육성하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새로운 사회 지배구조가 형성되면서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참여자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열린 지도층의 리더십이다.
  • 윈디시티서 ‘오바마 바람’ 한번 더?

    바람도 많이 불고 자부심이 넘친다고 해서 ‘윈디 시티’란 별명을 가진 미국 시카고가 새해 벽두부터 정치뉴스의 중심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선거 캠프를 시카고에 차릴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이 재선 선거 본부를 워싱턴이나 인근 버지니아에 세웠던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근거지로 삼는 것이 얻는 게 더 많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워싱턴·기득권·현역에 대한 강한 거부감 극복 차원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전략가인 캐런 피네이는 “오바마가 시카고 출신이고, 그의 뿌리가 중산층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선거캠프와 백악관이 분리되면서 백악관 참모들은 국정운영 지원에, 시카고 캠프는 선거운동에 전념토록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정치 고문과 선거팀의 긴밀한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선거본부의 구심점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시카고 시장 선거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곳 흑인 공동체와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해 다음달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어서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이매뉴얼 독주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흑인인 대니 데이비스 후보와 캐럴 모슬리 브라운 후보의 단일화 요구 목소리까지 뒤엉키면서 성사 여부와 별개로 시카고엔 흑백인종 대결 논란까지 일기 시작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소득 상위30% 빼고 무상급식” 62.4%

    “소득 상위30% 빼고 무상급식” 62.4%

    국민의 다수가 무조건적인 무상급식보다는 소득을 고려한 제한적, 선별적 무상급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조건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갖고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도 제한적 무상급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조사 결과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급식 논란의 새로운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2.4%가 ‘상위 30%의 소득 계층 가구를 제외한 70%가구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가구의 자녀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5.6%였다. 제한적 무상급식은 저소득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월 소득 99만원 이하 응답자의 76.3%가 찬성했으며, 100만~299만원 응답자의 지지율도 61.7%였다. ‘차별 급식’, ‘왕따 급식’을 우려하는 주장의 근거가 약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도 60.9%가 지지했다. ‘부자 급식’이라는 시각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소득 300만~499만원인 중산층 응답자의 지지율은 59.8%로 떨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실제로 급식비를 지불해야 하는 연령대에서는 ‘전면’과 ‘제한’ 무상급식 사이의 격차가 좁아졌다. 초등생 자녀가 많은 30대는 49.9%가 제한적 무상급식을, 48.8%가 전면 무상급식을 원해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또 중·고교생 자녀를 둔 40대는 52.8%가 제한적 무상급식을, 46.4%는 전면 무상급식을 선호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제한적 무상급식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60세 이상은 77.8%였다. 제한적 무상급식은 남성(60.5%)보다는 여성(64.2%)이 선호했으며, 주부 및 학생들 사이에서 도입 요구가 컸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자의 70.2%, 민주당 지지자의 52.5%가 제한적 무상급식을 선호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70%)과 지역무상급식의 ‘원조’ 격인 인천·경기(68.8%), 대전·충청(66.5%) 순으로 제한적 무상급식을 선호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을 통해 이뤄졌으며, 2010년 6월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지역·성·연령별 인구비례에 기초한 비례할당 무작위 표본추출법이 사용됐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英 가디언 ‘2010 화제의 단어’ 어산지

    사회적 이슈를 담아 세인의 입에 줄기차게 오르내린 단어들은 시대의 바로미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2010년 화제가 된 단어들과 그 이면의 의미들을 되짚었다. 지구촌을 발칵 뒤집은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의 위력이 가장 드셌다.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As sange)는 ‘방종을 마치 경건한 것처럼 가장하는 행동’을 싸잡아 일컫는 대명사로 탈바꿈했다. 위키(Wiki)도 ‘체제전복적인 첨단기술이라는 믿음으로 겉치장하기 위해 붙여지는 접두사’로 다소 삐딱하게 평가됐다. 미국 외교 전문(케이블·Cable)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통에 ‘전문’ 역시 ‘비공개여야 하지만 황당하게도 공개되고 마는 교신’으로 패러디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바람에 한해를 풍미한 단어들도 많았다. 그리스 등 재정 위기에 놓인 유럽 각국이 긴축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불명예스럽게도 경기침체의 대명사로 등극한 단어는 ‘긴축’(Austerity). 그러나 대중의 들끓는 비난을 외면한 정부를 꼬집어 ‘겉으로는 성실한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치사하게 구는 행동’을 빗댄 용어로 둔갑해 쓰이게 됐다. ‘속박·연대’를 뜻하는 ‘Bondage’는 금융시장과 유럽 경제의 물고 물린 복잡한 관계를, 적자를 뜻하는 영단어 ‘Deficit’은 잘못된 행동을 해놓고도 변명을 일삼는 행위를 질타하는 이미지로 의미가 확장됐다. 영국 윌리엄 왕자의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도 가세했다. 영국에서는 그의 성(姓) 미들턴(Middleton)이 ‘중산층인 듯하면서도 한층 우아하고 부유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로 떠올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한민국연극대상 ‘대학살의 신’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 ‘대학살의 신’이 선정됐다. 연출가 한태숙이 선보인 ‘대학살의 신’은 27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9개 후보작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4~5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한 ‘대학살의 신’은 중산층의 허례허식을 품격 높은 하이코미디로 형상화한 것으로, 에너지 넘치는 연출력과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 배우들의 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상에는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잠 못드는 밤은 없다’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 ‘광부화가들’이 공동 수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빈부격차 역대 최고

    지난해 미국 상위 1% 가구가 미국 전체 가구 평균의 225배에 이르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7년 당시의 181배보다도 격차가 훨씬 더 늘어났다고 CNN 방송이 경제정책연구센터(EPI)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구 평균 자산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7년보다 무려 41%나 줄어들었다. 3년여 만에 이처럼 자산이 크게 줄어든 데에는 주택 가격 폭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고 부유층 가구도 같은 기간 27% 감소했다. 1992~95년 이후 처음으로 자산 규모가 줄긴 했지만 감소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가구 평균 자산은 6만 2200달러인 반면 최상위 1% 가구 평균 자산은 1400만 달러로 그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가난해지는 속에서도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양상이다. ‘중산층 천국’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받던 1962년 당시 최상위 1% 가구와 전체 가구 평균의 자산 격차는 125배였다. 이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뒤 격차는 1983년 131배, 1989년 156배, 1992년 176배로 급증했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들어 1995년 173배, 1998년 168배로 꾸준히 줄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04년에는 190배까지 늘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BRICs → BRICS로… ‘검은 대륙’ 품었다

    BRICs → BRICS로… ‘검은 대륙’ 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주요 개발도상국 그룹인 브릭스(BRICs)의 5번째 정규 회원이 됐다. 당초 4개국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브릭스(BRICs)는 명실상부한 브릭스(BRICS)가 됐다.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남아공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각) 프레토리아에서 “중국이 브릭스 순회의장국 자격으로, 회원국들의 합의에 따라 남아공을 정규 회원국으로 초청했다.”고 발표했다고 AFP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4월 중국에서 열리는 제3회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라는 초청장을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도 후 주석의 주마 대통령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 “브릭스가 남아공을 정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라디오프랑스 인터넷판은 25일 남아공의 브릭스 가입은 기존 4개국 정상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남아공은 이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또 ‘브릭스 4국’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작은 러시아의 4분의1에 불과하고, 유망한 개도국인 ‘넥스트 11국가’(Next 11)에도 들지 못한 남아공의 브릭스 가입은 인도네시아, 이란, 멕시코, 터키, 베트남 같은 나라들을 어리둥절하고 무안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브릭스 4개국의 남아공 영입은 남아공이란 개별 국가를 받아들였다기보다 남아공의 배후인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을 껴안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깨어나는 검은 대륙의 원유 등 풍부한 자원과 주요 도시들을 거점으로 확산되는 ‘검은 중산층’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란 해석이다. 저명한 경제분석가인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은 남아공의 경제규모와 실력은 다른 브릭스 4국과는 차이가 많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없지만 남아공을 아프리카의 대표라는 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오닐은 지난 2001년 브릭스란 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외무장관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남아공은 기존 브릭스 4국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가는 관문이자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년대 전후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이 현재 40% 수준에서 오는 2014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의 61%를 책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