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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다 장호항

    반갑다 장호항

    우리나라에는 ‘나폴리´란 별명을 가진 항구가 두 개 있다. 하나는 경남 통영항이고, 또 하나는 강원도 삼척의 장호항이다. 나폴리를 가보지도 않은 터에 뭐라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곳이 장호항을 닮았다면 사람들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선 한적함과 소담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을 게 분명하다. 겨울을 정리하고 봄을 맞기 위해 동해안으로, 보다 정확히는 장호항을 향해 훌쩍 떠났다. 삼척을 지나 장호까지 가는 동안 함께한 7번 국도는 바다와 평행선을 그리며 멋진 늦겨울 바다를 아낌없이 보여 줬다. # ‘한국의 나폴리´ 삼척 장호항 삼척시 한 모퉁이에 자리한 장호항은 7번 국도가 숨겨 놓은 보석 같은 어촌마을 중 하나다. 맑은 초록빛 바닷물과 아담한 항구가 잘 어우러져 있다.2003년 TV드라마 ‘태양의 남쪽´의 촬영지로 잠시 유명세를 얻긴 했지만, 여전히 외지인의 발길이 뜸해 어촌 특유의 풍경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20여년 전 처음 본 장호항의 기억을 여태 잊을 수 없다. 삼척에서 태백으로 향하던 중 이름모를 해안절벽 위에서 만난 장쾌하고 도저한 풍광이었다. 용화와 장호 2개의 백사장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크고 작은 두 개의 반지를 이루고, 그 끝자락에 장호항이 보석처럼 들어 앉은 모습이었다. 작지만 짜임새 있고 정감 넘치는 항구 풍경이 장호항의 자랑.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오누이처럼 마주 보고 서 있는 항구 끝에 고래바위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에워싸며 아늑함을 안겨 준다. 반달형의 작은 해수욕장도 포근한 느낌. 장호항 뒤편으로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다. 예전엔 고깃배를 타고서야 볼 수 있었지만, 최근 공사를 통해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일출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항구에서 삼척방향의 고갯마루에 선 장호용화랜드에서는 아름다운 장호항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장호용화랜드를 지나 산자락 몇구비를 돌면 만나는 고갯길의 전망대도 놓칠 수 없는 조망 포인트다. # 전국 최우수 어촌체험마을로 선정 단지 경치가 좋아서 동해안 항포구를 찾는 것은 아니다. 억척스러운 어민들의 삶을 더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호마을(cyber.samcheok.go.kr/jhtown)에선 다양한 어촌 체험이 가능하다. 나룻배를 타고 가까운 바다에 나가 물안경을 낀 채 성게 등 해산물을 잡는 ‘창경바리 어업´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체험프로그램. 이밖에 뗏배 어업 등 전통 어법 체험은 물론, 대구 지깅낚시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 가격도 모두 1인당 2만원이어서 비용 부담도 덜하다. 잘 짜여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 공로로 지난 5일 전국 최우수 어촌체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새달 8일(음력 2월1일)엔 바람의 신 ‘영등할머니´에게 올리는 영등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 수로부인과 철쭉, 그리고 노인 장호항을 비롯한 삼척의 해안절벽에는 신라시대 수로부인의 설화가 맺혀 있다. 내용은 이렇다. 경국지색의 용모로 뭇 남성들은 물론, 동해 용왕의 애간장까지 시꺼멓게 태웠던 수로부인이 강릉태수를 제수받은 남편 순정공과 함께 ‘7번국도´를 따라 부임지로 향하던 길이었다. 장호에서 삼척에 이르는 해안가 어디에선가 수로부인이 천길단애에 핀 철쭉꽃을 보며 누군가 저 꽃을 꺾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마침 암소를 몰고 지나던 한 노인이 선뜻 나섰다. “짙붉은 바위 옆에/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꽃을 꺾어 받자 오리다.” 향가 ‘헌화가´는 그렇게 탄생했다. 한데 왜 하필 노인이었을까. 미화되고 각색되는 것이 설화라고 보면 ‘훈남´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도 됐을 텐데 말이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속에 이런저런 의문들을 갈무리한 장호항에 시나브로 어둠이 깔렸다. 장호항의 저녁풍경은 꽃을 사랑하는 여인과 꽃을 바치는 남자가 등장하는 설화가 있어 더 멋들어지다. 글 사진 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 수첩(지역번호 033) ▶ 주변 볼거리 ▲준경묘 : 숭례문 화재사건 이후 주목받는 곳.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이양무(李陽茂) 장군의 묘소다. 숭례문 복원공사에 사용될 것이 유력한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570-3224. ▲해신당(海神堂) : 다양한 ‘남근(男根)´들이 모여 있는 성민속공원. 동해안 어민들의 생활상과 각 국의 성(性) 민속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입장료 1500∼3000원.572-4429. ▲신리 너와마을 : 화전민들이 자연부락을 형성한 전통적인 산촌마을이다. 너와집과 물레방아 등이 잘 보존돼 있다.neowa.invil.org,552-5967. ▲대이리 동굴지대 : 천연기념물 제 178호로 지정된 곳. 대금굴과 환선굴 등이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대금굴의 경우 홈페이지(samcheok.mainticket.co.kr)에서 사전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다.541-9266. ▲해안드라이브 : 총연장 58㎞에 달하는 삼척의 바다는 꼭 둘러보아야 할 드라이브 코스. 새천년해안도로 등 아름다운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널려 있다. ▶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 나들목→7번 국도→동해→삼척→동막→장호. 수도권 기준 3시간30분 소요.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국도→제천방향→영월→정선→태백→삼척→장호. 구불구불한 강원도 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맛집 : 삼척해수욕장 인근 바다마을은 곰치국을 잘한다.1인분 7000원.572-5559. 삼척항 내 삼정식당은 생태지리국과 해물탕이 자랑. 모두 2만∼3만원.573-3233. 삼척시내 정라횟집은 도루묵찜으로 소문났다.2만2000∼4만원.573-3670. ▶ 유용한 전화번호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tour.samcheok.go.kr) 570-3545, 장호1리 홍영기 이장 018)284-4204.
  • 문경새재 ‘꽃밭서덜’을 아시나요

    문경새재 ‘꽃밭서덜’을 아시나요

    경북 문경의 옛 지명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희(聞喜)다. 영남의 관문격인 고을인 탓에 항상 한양쪽 소식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던 데서 유래된 지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 조령천을 따라 뚫린 새재(조령·鳥嶺)는 문경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유일한 길이었다. 과거길에 올랐던 수많은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소망을 안고 걸었던 길이자 고향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희망의 길이기도 했다. 선비들뿐이랴. 보부상 등 민초들도 이런저런 소망을 품고 새재를 넘나들었을 터. 길모퉁이 돌부리 하나에도 그들의 소망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최근 한반도대운하의 낙동강 구간 관문이 문경시 마성면 일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땅값이 상승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희망도 생겼으니, 과연 지명대로 된 것일까. 계절은 우수를 지나, 긴 겨울의 끝이자 새봄의 시작인 정월대보름까지 와있다. 이번 주말엔 문경새재 트레킹 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길에 돌을 세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꽃밭서덜과 장원급제를 빌었던 책바위가 동행한다. # 새도 구름도 쉬어 가는 곳…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조령산 마루를 넘는 가장 높고 험했던 고개다. 조선 태종 때 이후 근 500여년간 한양과 영남을 잇는 제1의 대로이기도 했다. 추풍령이나 죽령 등의 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비들은 유독 문경새재를 선호했다고 전해진다. 죽령길은 너무 멀었고, 추풍령길은 과거시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의 선비들조차 멀고 먼 이 길을 휘휘 돌아갔다고 하니, 새재는 곧 소망의 길이란 믿음이 조선 팔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모양이다. 문경새재의 총길이는 6.5㎞. 흙길이어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제1관문 주흘관에서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에 이르기까지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넓어 겨울철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맞춤하다. 새재가 소망이 이루어지는 길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꽃밭서덜’(서덜은 ‘너덜’의 사투리)과 ‘책바위’다. 먼저 꽃밭서덜을 찾아나섰다. 새재가 시작되는 제1관문 주흘관을 지나 1.2㎞ 정도 오르면 조령원터가 나온다. 거대한 자연석으로 돌담을 쌓은 조선시대 국영 여관이다. 원터에서 주막과 팔왕폭포, 조곡폭포 등을 줄줄이 지나면 제2관문 조곡관에 닿는다. 꽃밭서덜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조령산을 버리고 주흘산 등반로로 갈아탔다. 꽃밭서덜까지는 40분 거리. 양지바른 새재길과 달리 등산로 대부분이 음지여서 군데군데 눈길이 이어졌다. 험하지는 않은 편. 얼음 아래로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계곡물 소리가 상쾌하기 그지없다. # 뭇사람들 소망이 차곡차곡 쌓인 ‘꽃밭서덜´ 오르기 시작한 지 30분쯤 지나자 조곡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곡 양옆으로 드문드문 쌓여 있는 돌탑이 꽃밭서덜에 가까워졌다고 전하는 듯하다. 몇 개의 돌탑을 지나 급경사를 오르자 잔뜩 눈을 이고 선 돌탑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단한 규모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정성스레 돌을 쌓고 소원을 빌었을까. 등산로 오른편 50여m 위쪽에서부터 쌓아 내려온 돌탑은 길을 벗어나 계곡까지 이어져 있다. 들쑥날쑥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다.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않았으니 조형미가 빼어나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하나하나 공들여 쌓았을 사람들의 진정성이 오롯이 느껴졌다. 누가 언제부터 이곳에 돌탑을 쌓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다만 근대사 이전에 형성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경새재박물관 안태현 학예사는 “10여년 전 지역명에 관한 조사를 하던 중 70∼80대 노인들에게서 예전부터 꽃밭서덜이란 이름이 있었다고 확인했다.”며 “근대사 훨씬 이전부터 형성됐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정했다. 주변이 너덜지대(암석들이 절편모양으로 조각난 지역)여서 쌓기 좋은 돌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을 게다. 수십년 된 물박달나무가 진달래 등 야생화와 어우러지면서 ‘꽃밭서덜’이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다. 돌탑 사이사이 소복하게 쌓인 새하얀 눈이 운치를 더해 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눈덮인 조령산 모습도 일품. # 장원급제길에 묵묵히 자리잡은 ‘책바위´ 다시 조곡관으로 내려와 솔숲 뒤편의 조곡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제3관문 조령관으로 향했다. 조곡관에서 600m쯤 오르면 도로변에 자연석을 깎아 새겨놓은 문경새재민요비를 만난다. 이곳을 지나 이진터 장원급제길에 오르면 마지막 관문인 조령관이다.‘책바위’는 3관문 500m 아래 장원급제길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쯤에서 책바위에 얽힌 옛이야기 한 자락. 옛날 새재 인근에 살던 부자가 천신만고 끝에 아들 하나를 얻었다. 귀한 아들이 까닭없이 시름시름 앓게 되자 부자는 용한 도사를 찾아가 물었다.‘담장을 헐어 책바위 뒤에 쌓아 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라.’는 도사의 말을 들은 아들은 집의 돌담을 헐어 3년 동안 책바위까지 날랐다. 돌을 지고 나르느라 많은 운동을 한 덕에 절로 몸이 튼튼해졌고, 공부를 열심히 해 장원급제까지 했다고 한다. 이후 새재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하나둘 찾아와 장원급제의 소원을 빌었고, 오늘날에도 해마다 입시철이면 학부모 등 하루 평균 400명 정도가 이곳을 찾아 합격을 기원한다. 돌을 책처럼 쌓아놓은 책바위는 지름 2m, 높이 2m 크기의 돌탑이다. 전설을 토대로 10년 전쯤 조성됐다. 뒤편 장대 위에 기러기 모양의 새를 나무로 깎아 만든 20여점의 솟대는 희망과 경사를 상징한다. 내친걸음 새재약수터까지는 가봐야 한다. 책바위에서 5분 거리. 조령관 좌측 길가에 자리 잡은 약수터는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예전엔 한양길을 재촉하던 선비와 길손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약수다. 한 바가지 퍼 마시니 산행으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4월부터 매주 보름달이 뜨는 주말이면 ‘문경새재 달빛사랑 걷기대회’가 열린다. 쏟아지는 달빛 속에 자박자박 걸음을 옮기다 보면 희망이 절로 샘솟을 듯하다. 글 사진 문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나들목→문경새재. ▶맛집 새재할매집(571-5600)은 40년 가까이 새재를 지킨 맛집이다. 더덕정식, 약돌돼지석쇠구이 등이 주메뉴.1만원. 소문난식당(572-2255)은 묵조밥 잘하기로 소문났다. 도토리묵조밥 6000원, 청포묵조밥 8000원. ▶머물 곳 문경관광호텔 571-8001 문경새재파크 571-6069 문경새재관광호텔 553-8000 ▶유용한 전화번호 문경시 문화관광과 550-6394 문경새재관리사무소 571-0709 문경새재박물관 550-6423 문경시문화원 553-2571.
  • 서울 새달31일쯤 개나리 구경

    서울 새달31일쯤 개나리 구경

    개나리·진달래 등 봄꽃이 지난해보다 8∼9일 늦게 필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개나리가 3월31일, 진달래가 4월3일쯤 피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9일 “2월1일부터 15일까지 평균기온이 영하 9.5도에서 영상 4.7도의 분포로 평년보다 낮았지만 이달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기온은 평년치를 웃돌 것”이라면서 “따라서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 시기는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8∼9일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봄꽃이 피는 시기는 2월과 3월의 기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개화 직전의 날씨에 따라 시기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으며, 같은 위도에서 개나리·진달래는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평균 이틀쯤 늦게 개화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나리는 3월19일 서귀포에서 개화를 시작해 남부 및 동해안 지역은 3월20∼27일, 중부지역은 3월28일∼4월6일, 중부내륙 산간지역은 4월7일 이후에 필 것으로 전망된다. 진달래도 3월22일 제주도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 및 동해안 지역은 3월22∼31일, 중부지역은 4월1∼8일, 중부내륙 산간지역은 4월9일 이후 피겠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개화일에서 1주일이 지난 뒤 만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Local] 낙동강 우곡교 준공식

    경북도와 고령군, 대구시는 1일 고령군 우곡면 포리 우곡교 현지에서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태근 고령군수 등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고령 우곡리와 대구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를 연결하는 낙동강 교량인 우곡교는 2001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총 553억원이 투입돼 길이 810m로 건설됐다. 또 3.78㎞ 연결 도로와 30m급 소형 교량인 ‘포리교’와 하나의 노선을 만들도록 했다. 이 교량의 준공으로 우곡리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까지 진입하는 시간이 당초(50분)보다 40분가량 단축돼 딸기·수박 등 고령 농특산물과 개진공단 산업 물동량의 물류비 절감 효과도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근 고령군수는 “우곡교는 장차 경부운하 건설과 관련, 인근에 들어설 내항과도 연계돼 물류 수송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되는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시절 모양 색깔 모두 다른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수초에 뒤덮인 퇴적늪의 단단함을 때론 살얼음 차가움을 자분자분 맨발로 느껴보세요 (하략) -송미령의 시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중. # 늪마다 독특한 풍경 철저히 준비하고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배움을 얻고, 준비 없이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느끼고 온다 했다. 전자를 여행자라 한다면, 후자는 방랑자쯤 될까. 경남 창녕의 우포를 찾아가는 길은 후자에 속했다.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과 대지면, 이방면, 유어면 등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 습지다. 소의 머리를 닮은 우항산이 늪에서 물을 마시는 듯하다고 해서 우포(牛浦)늪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늪 전체의 넓이는 서울 여의도와 비슷하다. 가장 큰 우포를 비롯해 인근의 목포와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을 아울러 우포늪이라 부른다. 나이는 한반도와 동년배다. 대략 1억 4000만 살 정도 됐다. 면적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2.3㎢쯤 되는 담수면적에 1000여종의 생명체가 올망졸망 살아가고 있다. 창녕 사람들은 우포를 굳이 ‘소벌’이라 부른다. 소벌이란 순 우리말 표현을 두고 일제강점기에 우격다짐으로 바뀐 ‘우포’로 부르기가 썩 내키지 않아서인 듯하다. 다른 늪의 경우도 마찬가지. 공식 문건에 표기되지는 않지만, 각각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소벌’로 부르는 우포는 ‘소(牛)를 먹이거나, 소 모양의 넓은 벌판’이라는 뜻이다.‘나무벌’ 목포는 ‘왕버들 나무(木)가 많은 벌’이고,‘모래벌’ 사지포는 ‘모래(砂) 섞인 땅(地)으로 된 벌’이다.‘쪽지처럼 작은 벌’이라는 뜻의 쪽지벌은 다행히 예쁜 순 우리말 이름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작다는 의미를 가진 ‘쪽’이란 표현을 일제가 자기네 식으로 바꾸기엔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 우포, 겨울을 말하다 소목 제방에 올라 바라본 소벌. 넉넉하고 포근한 모습이다. 그 너른 품안에서 싱싱한 아침을 맞은 겨울철새들이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큰고니(백조) 무리는 차가운 얼음 위로 제 모습을 비춰보며 ‘나르시시즘 놀이’를 즐기는 듯하고, 물닭들은 물고기를 잡느라 자맥질에 바쁘다. 생기를 잃은 채 숨을 죽이고 있을 거란 예상에 쨍∼하고 금이 가는 순간이다. 오래 전 딱딱하게 얼어버린 늪에서 희망을 본 이가 송미령(51) 시인이다. “얼굴이 베일 만큼 차가운 겨울바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얼어붙은 나뭇가지에서 움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가슴이 설레죠. 겨울엔 모든 것이 정지해 있을 듯하지만, 새벽과 저녁 무렵이면 생기가 넘쳐 흘러요. 겨울철새들이 먹잇감을 구하느라 물속에 머리를 처박기도 하고, 때론 먹이를 두고 싸우기도 하죠.” 소목 제방 왼쪽으로 난 길은 반드시 걸어봐야 한다. 나뭇잎 무성한 계절엔 보이지 않고, 겨울과 초봄에만 잠깐 드러나는 길이다. 개구리덤 주변의 겨울 철새들과 원시적인 풍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모래벌과 만난다. 소벌의 광활한 풍경에 비하면 아기자기한 호수의 느낌을 주는 곳이다. 얼지 않은 물가 가장자리에 수백 마리 철새들이 부리가 닿을 만큼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호젓함을 더한다. 예쁜 그림이 담긴 우편엽서를 보는 듯하다. 모래벌을 지나 나무벌로 향했다. 수심이 깊어 많은 수중식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꽁꽁 언 얼음 위엔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왕버들 뿌리 위로 덩그러니 놓여 있는 쪽배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렀다. 낡고 초라한 모습이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뱃머리 너머로 예전 많은 창녕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생명력을 나눠주던 우포늪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 시인, 늪에 빠지다 우포늪 끝자락의 쪽지벌은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진입로가 잘 닦여 있어 탐방객들이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쪽지벌 사초군락지는 송미령씨가 우포늪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란 시도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단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자분자분 걷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에요. 바람에 살랑대는 사초 위에 누워 보세요.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거예요.” 창녕에 둥지를 튼 지 벌써 27년.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았으니, 사초 위에 얼마나 많은 추억을 맺어 놓았을까. 그 중 몇몇은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을 게다. 시나브로 해거름이 찾아왔다. 늪은 어제처럼, 억만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저녁 노을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창포물로 감은 머릿결 같은 사초 위에 잠시 쉼을 청했다. 포근하고 부드럽다. 우포의 정취를 오롯이 느끼려면 맨발이 아닌 ‘맨살’로 찾을 일이다. 글 사진 창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 나들목→우회전→우포늪생태학습원→우포늪전망대 ▶맛집 우포의 가장 큰 먹거리는 토종붕어. 겨울철에 특히 큰 씨알의 붕어가 많이 난다.‘우포붕어찜’은 붕어찜 요리로 근동에서 명성이 자자한 집.1인분에 공기밥 포함 1만 1000원을 받는다. 붕어 매운탕은 3만원.(055)532-2088. ▶가볼 만한 곳 ▲ 창녕고분군 ‘제2의 경주’라고 불리는 창녕은 신석기에서 근세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특히 비화가야의 수도였던 만큼 가야시대 무덤 형태를 한 고분이 1만기나 남아 있다. 그 중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볼 만하다. ▲ 석빙고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해 얼음을 천천히 녹게 한 시설물. 송현동에 있다. 겨울철 저장해 놓은 얼음이 7∼8월 한여름까지 녹지 않았다고 한다. 공기를 식히는 역할을 담당한 원통형의 ‘홍예’ 등 건축물 자체가 아름답다. 미리 군청에 연락하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 관룡사와 용선대 화왕산군립공원에 자리한 관룡사는 신라시대 고찰. 관룡사에서 20분 남짓 떨어진 용선대도 잊지 말고 찾아볼 것. ▲ 산토끼 노래비 동요의 대명사 ‘산토끼’는 1930년 이방면 이방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일래 선생이 작사·작곡했다. 이방초등학교 교정에 산토끼 노래비가 있다. 창녕군청 (055)530-2520, 창녕환경운동연합 532-7856.
  • 동해 컨테이너항 뜬다

    동해 컨테이너항 뜬다

    “썰렁했던 동해항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드나들어 한국의 중심항이 될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시멘트·석회석·무연탄 등 산업 원자재만 오가던 강원 동해항에 11일부터 컨테이너 정기선이 본격 취항한다.‘경제 오지’인 이곳 주민들도 지역 발전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동해항은 수도권에서 부산항을 이용해 러시아로 보내던 물동량의 40% 정도를 흡수할 전망이다. 경제적 효과도 연간 1446명의 고용 창출과 26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동해항은 서울과 수도권, 중부내륙지역에서 생산된 자동차부품과 전자제품을 극동 러시아로 수출하고 건축자재와 화학자재를 수입한다. ● 부산항∼동해항∼러시아 보스토치니항간 운항 1만 7789t급 컨테이너 선박인 골든 게이트호가 부산항∼동해항∼러시아 보스토치니항을 1주일에 1차례 오가며 무역의 첨병 역할을 한다. 한차례 싣고 오가는 컨테이너만 991TEU(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규모다. 초기에는 물동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 동해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으로 들어간다. 매주 금요일 오전 9시 동해항에 입항해 같은 날 오후 6시에 부산항을 경유해 러시아로 향한다. 해상 이동거리는 1889㎞에 이른다. 앞으로 물량이 이곳으로 몰리면 당초 계획대로 부산항∼동해항∼러시아 보스토치니항간의 코스를 정상화시킬 예정이다. 이처럼 컨테이너선 취항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연간 1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본격 무역항으로의 면모를 갖춘다. 동해항은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 수출길은 수도권∼부산항을 통했지만 수도권∼동해항을 이용하면 14시간 정도 절약된다. 또 5∼7시간 걸리는 경부고속도로 보다 3∼4시간의 영동·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유리하다.12시간 걸리는 부산∼동해를 잇는 뱃길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동해항은 전용 컨테이너는 아니지만 시간당 20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450t급 이동식 크레인 1대를 도입해 하역 장비도 갖췄다. 부산·인천항보다 작지만 환동해권의 무역길이 트이는 의미가 크다. 동해 상공인들은 “수년전 속초항을 통해 러시아·중국으로 왕래한 이후 또다시 동해항을 통해 러시아로 컨테이너 정기선이 오가며 무역이 시작됐다.”면서 “환동해권을 아우르는 본격 동해안 무역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 시간·비용 절감 상대적 이점 동해시는 대형 화주의 유치 등을 통해 빠른 시간안에 컨테이너항의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서안지역 등의 국제 항로를 개척해 수도권과 중부 내륙을 잇는 환동해권의 중심 무역항으로 발전시켜 나갈 복안도 세워 놓았다. 그러나 대단위 화물 확보와 영동·동해고속도로 외에 별다른 접근망이 없는 것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학기 동해시장은 “지지부진하던 동해안의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북 “낙동강 개발·대운하 연계”

    경북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연계한 지역 개발 청사진을 마련했다. 도는 추진 중인 ‘낙동강 프로젝트’를 한반도 대운하의 중심인 경부운하 건설계획과 연계,3개 권역(상주·구미·고령)으로 나눠 산업 물류와 관광·생태가 어우러진 수변도시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경부운하의 화물·여객 복합터미널이 들어설 곳이다. 우선 상주·문경권은 2012년 완공 예정인 낙동강 생물자원관 및 에코컨벤션과 연계해 한반도 대운하 기념관과 낙동강 관제센터를 유치해 국제비즈니스 관광레저 도시로 육성한다. 또 내륙항 배후 지역에 생물바이오 국가산업단지와 농특산물 유통단지, 중부내륙권 물류단지 조성을 검토 중이다. 구미·칠곡권은 낙동강 IT밸리와 연계, 국제디지털 산업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첨단 산업의 수출물류기지로 조성하고, 디지털 전자정보 연구개발(R&D) 단지를 새로 만든다. 고령·성주권은 대구·경북 공동 국가산업단지와 낙동강 크루즈관광단지, 복합화물 물류단지를 조성해 국제물류크루즈 도시로 육성한다. 도는 이같은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이달에 전문가 세미나 및 낙동강 탐사를 추진하고, 상반기 중 구체적인 사업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경부운하 관련 시·군들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낙동강 배후지역 발전방안을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해안서 해맞이 할까 한겨울 봄체험 해볼까

    서해안서 해맞이 할까 한겨울 봄체험 해볼까

    한국관광공사는 ‘08년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서쪽에서 해 뜨는 왜목마을(충남 당진)’‘한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한 남도의 바닷가(전남 장흥)’‘따끈한 온천욕과 다양한 여행 테마 체험(경북 문경)’‘한방(韓方)으로 후끈후끈, 숯가마로 뜨끈뜨끈(경남 산청)’ 등 4곳을 선정했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 일출은 장엄하고 화려한 동해 일출에 비해 짙은 황톳빛으로 물들며 질박한 충청도의 서정을 보여 준다. 서해안임에도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은 땅 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 한 장소에서 해돋이는 물론 해넘이와 달넘이까지 볼 수 있다. 당진전력홍보관,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 저항시인 심훈이 상록수를 집필한 필경사, 동양최초 함상공원인 삽교호 함상공원 등 둘러볼 곳도 많다. 안성포구의 박속낙지탕, 성구미포구의 간재미 무침, 삽교호 일대의 조개구이는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당진군청 관광개발사업소 041)350-4792.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는 서울을 기준으로 정남쪽에 위치한 정남진의 바닷가다.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정남진 장흥은 한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하다. 바닷가 들녘에는 보리싹과 쪽파가 겨우내 파릇하고, 도로변에 줄지어 늘어선 종려나무 가로수는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초겨울부터 춘삼월까지 장흥 땅 어딜 가도 붉은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정남진 장흥으로 떠나는 겨울여행은 때 이른 봄 여행이나 다름없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에는 두 개의 온천이 있어 겨울여행을 따끈하게 한다. 칼슘, 중탄산천과 알칼리성 등 두 가지 수질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현지 온천 관계자들은 일본 벳푸온천보다 수질이 낫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문경새재 트레킹과 철로자전거타기 등을 즐긴 다음 온천을 찾아도 좋겠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 054)550-6395. 지리산 품에 안긴 경남 산청, 골 깊은 산비탈 바위틈에서 이슬 머금은 야생약초가 옹골차게 자란다. 눈길 닿는 곳마다 약초재배지가 펼쳐지고 한방약초를 이용한 요리와 반찬들이 상에 오르는 걸 보면 산청이 약초의 고장임을 실감케 한다.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醫聖) 허준과 그의 스승인 류의태의 자취가 곳곳에 전해 온다. 한의학의 진수를 접할 수 있는 한의학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여기에 지리산 참숯굴에서 숯가마 찜질을 하고 나면 겨울 추위가 멀리 달아난다. 고려 공민왕 때 문익점이 처음으로 목화를 재배했던 목면시배유지와 성철 스님 생가, 돌담이 아름다운 남사 예담촌, 밤머리재 너머의 대원사와 내원사 또한 산청 여행길에 들러볼 만한 곳이다.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055)970-6421∼3.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명박 시대] 경제정책 (5) 한반도 대운하

    [이명박 시대] 경제정책 (5) 한반도 대운하

    “내년 초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곧바로 사업에 착수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의견 중 좋은 부분은 수렴하겠지만 사업추진 자체에는 어떠한 흔들림도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명박 당선자측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총괄했던 장석효(60) 전 서울시 부시장은 25일 “대운하가 모습을 드러내면 모두들 청계천 복원 때와 같은 놀라운 성공에 경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부시장은 이 당선자의 서울시장 재임 때 청계천 복원사업을 총괄지휘했으며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기술직으로 30년 이상 서울시에 몸 담으면서 본부장급 이상만 10년 넘게 한 사회기반시설 분야 전문가다. ▶대운하에 대해 아직 반대가 많다. - 대운하는 물류혁신은 물론이고 국토 균형발전, 상수원 수질개선, 관광 활성화, 고용 창출 등 막대한 효과를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하천은 운하 건설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운하의 나라인 네덜란드 전문가들이 우리 계획을 보고 현장을 답사한 뒤 “이렇게 좋은 여건인데 왜 여태 운하를 안 만들었느냐.”고 반문했을 정도다. 조그만 하천(청계천)을 복원했는데도 그 효과가 대단한데 낙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이득이 돌아올 것인가. ▶그래도 환경과 생태계에는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 같다. - 운하라면 대개 강제로 물길을 내는 것을 떠올린다. 실제로 독일 MD운하(마인∼도나우강)의 경우 171㎞ 대부분이 땅을 파고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 지어졌다.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그런 게 아니다. 한강과 낙동강의 기존 물길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부운하 전체 540㎞ 구간 중 인위적으로 물길을 내는 것은 40㎞뿐이다. ▶운하가 육로보다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하는데. -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경우 터널이 18개, 교량이 20여개에 이른다. 절반 이상이 산을 절개해 만들어졌다. 고속도로가 지나면 생태도 단절된다. 하지만 운하는 수십만년 동안 자연이 만든 물길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 온실가스의 핵심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배는 트럭의 5분의1 수준이다.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 우리나라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0년까지 지금의 3배로 늘어난다. 현재 도로사정으로는 도저히 감당불능이므로 어차피 물류인프라 확충은 불가피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운하의 건설비용이 100일 때 도로는 185이고 철도는 600이 넘는다. 운하가 가장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연료도 마찬가지다.100t 화물을 1㎞ 나를 때 배는 1.3ℓ의 기름이 들지만 기차는 1.7ℓ, 트럭은 4.1ℓ가 소모된다.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 우리나라는 대부분 산업시설이 인천·울산·부산 등 연안에 몰려 있다. 물류 때문이다. 대운하를 통해 대구·광주 등을 내륙항구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관광자원 확충 효과도 생긴다. ▶향후 계획은. - 구체적으로 어떤 기구를 통해 사업을 하게 될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확정할 것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내년 국회에서 대운하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장석효 프로필 ▲1947년 경기 고양 출생 ▲서울대 농공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1975년 기술고시 합격 ▲서울시 도로국장, 건설국장, 지하철건설본부장,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 ▲2005년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06년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
  • [Let’s Go] 해맞이 명소 ‘간절곶’

    [Let’s Go] 해맞이 명소 ‘간절곶’

    매일같이 뜨고 지는 태양이지만 1월1일에 뜨는 해는 특별하다. 단순한 또 하루의 시작이 아닌, 새해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듬뿍 안고 새벽을 열기 때문이다. 동해에서 남해로 이어지는 7번 국도와 31번 국도 변에는 일출명소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울산의 간절곶은 의미가 조금 더 남다른 곳. 일부 도서지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느 여행과 달리 해맞이 여행은 희망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수평선을 희롱하며 솟는 해오름의 장관을 지켜보며 희망찬 한 해를 설계해 보자. #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간절곶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울산 지역 읍지(邑誌)에 실려 전해오는 문장이다. 울산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의 새벽이 열린다는 뜻. 간절곶은 동해의 맨 아랫자락, 남해와 만나는 귀퉁이다. 부산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 울산 조금 못 미쳐 서생면 해안에 불룩 솟아 있다. 바다에서 보면 ‘긴 간짓대(막대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간절곶(艮絶串)이라 이름 지어졌다. 간절곶은 몇 년 전만 해도 언덕 위에 등대 하나 서 있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새 천년이 시작된 지난 2000년 겨울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매년 1월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해맞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일출 명소가 됐다. 울산기상대가 전망하는 2008년 1월1일 일출시간은 오전 7시31분 26초. # 겨울 아침의 출발점 간절곶은 자그마한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거센 파도가 쉴 새 없이 부딪치는 바다 끝자락 해안엔 운치 있는 벤치를 마련해 두었다. 언덕 위에는 간절곶 등대가 서 있고, 아래로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됐다는 신라충신 박제상 부인 석상이 세워져 있다. 관광객들이 소망을 담아 쌓아올린 돌무더기 뒤로는 소망우체통이 우뚝 서 있다. 오전 7시쯤 막 밝아지기 시작한 바다 위로 붉은 기운이 더해 갔다. 해오름이 시작되기 40분 전부터 수평선에 붉은 띠가 깔리더니 1분이 멀다 하고 하늘과 바다 빛이 색깔을 달리했다. 서서히 해가 오르면서 바다 또한 붉게 달아올랐다. 가슴 벅찬 광경. 오메가(Ω) 모양의 태양은 아니었지만, 감동은 그에 못지않다. # 해맞이 행사도 마련 곶이란 바다로 돌출한 육지의 끝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간절곶은 예전부터 태평양을 향해 열려 있는 중요한 뱃길이었다. 지금도 원유를 실은 유조선,LPG 수송선, 자동차를 싣고 가는 컨테이선 등 많은 화물선과 어선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주요한 항로였던 까닭에 등대도 일찌감치 들어섰다.1920년 3월 임무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87년째다. 울산 앞바다에 서 있는 등대는 모두 3개.1905년 세워진 울기등대는 북동쪽 항로,1983년 세워진 화암추등대는 울산항 앞바다 그리고 간절곶 등대는 남동쪽을 비춘다. 울산시는 간절곶 해맞이 공원에 쥐띠 해를 형상화한 작품과 지구본 형태의 희망의 빛 등 다양한 상징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31일 오후 3시∼새해 1월1일 오전 11시에는 해맞이 축제도 연다.31일 제야 행사에는 비보이팀 댄스배틀, 세계 코믹 서커스 등이, 다음날 해맞이 행사는 소망지 걸기, 상징 조형물 제막식, 가수 공연 등이 펼쳐진다. 간절곶항로표지관리소 052)239-6313). # 우체통에 소망 실어 보내고 지난해 12월 간절곶 등대 아래 세워진 ‘소망우체통’은 관광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전국적인 명물이 됐다. 높이 5m, 폭 2.4m로 국내에서 가장 큰 우체통. 선거법 위반 시비로 진통을 겪는 등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남울산우체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체국 관계자에 따르면 새해 일출을 보러온 시민과 전국의 관광객들이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에게 아름다운 사연을 적어 보낼 수 있도록 무료 관제엽서 1만 500장을 늦어도 19일 이전에 비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정에 대한 건의 등 민원사항과 방송국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수취인 지정엽서 1만 2000장도 함께 비치할 계획이다. 보낸 엽서는 하루 한 번 수거된다. # 경포대, 정동진:강릉 경포대에서는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해맞이 행사가 1일까지 이어진다. 정동진에서는 31일 오후 11시45분부터 회전시계 회전식이 열린다.1일엔 해돋이 모닝콘서트가 뒤를 잇는다. 강릉시 관광개발과.033)640-5127∼8. # 동해시 추암:동해시는 촛대바위로 유명한 추암해수욕장과 두타산, 묵호일출공원 등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다. 동해시 문화관광과 530-2472. # 영덕:경북 영덕 삼사해상공원에서는 31일 달집태우기 등 전야제 행사가 열린다. 새해 1월1일에는 2008개의 헬륨 풍선을 하늘로 띄워 보내고, 떡국과 과메기 등의 시식행사도 연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 전남 해남:땅끝마을 갈두산은 해넘이와 해맞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예년처럼 해남군고공연 등 해넘이제와 띠뱃놀이 등 해맞이제가 갈두항 등에서 열린다. 땅끝관광지 관리사무소 061)533-9324. 글 사진 울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주변 관광명소 경주의 대왕암이 문무대왕이 누운 곳이라면 울산의 ‘대왕암’은 문무대왕 비가 누운 곳. 대왕암 공원에는 100년 가까이 되는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사이사이 억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울기등대와 고래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장생포 고래박물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박물관 건너편에는 대대로 고래 고기를 취급해온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울산시청 052)229-3854.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언양분기점→언양·울산고속도로→14번국도→진하해수욕장→간절곶, 또는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언양분기점. # 숙소 간절곶 주변에는 숙박할 곳이 없다. 간절곶에서 4㎞정도 떨어진 진하해수욕장 주변에 모텔들이 몰려 있다.
  • [Let’s Go]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Let’s Go]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한낮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도시의 색다른 매력이 하나 둘 전구가 켜질 때마다 환한 속살을 드러내며 살아난다. 수없이 많은 전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인간이 만든 건축물들의 조형미, 그리고 바다가 빚은 유려한 해안선 등이 어우러지며 낮과는 또 다른 고혹적인 세계를 펼쳐낸다. 부산시내 어느 곳에서 보아도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내년 6월 준공되는 남항대교가 경관조명을 끝내고, 부산 북항을 가로지를 북항대교가 건설되고 나면 광안대교∼북항대교∼남항대교로 이어지는 해상교량들의 화려한 야간 경관쇼가 펼쳐질 듯하다. 항도 부산의 밤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 부산의 아틀리에 황령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황령산은 부산의 야경을 즐기며 걷는 야간산행 코스로 유명하다. 도심속 건물들의 반짝이는 불빛에 바다 위 광안대교의 늘씬한 조명까지 더해져 부산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도 여겨진다.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해운대 방향으로 가다 KBS부산방송총국을 200m쯤 지나면 왼쪽으로 ‘스노 캐슬’ 오르는 길과 만난다. 황령산 봉수대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산 중턱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해운대 등 부산 시내와 주변 바다가 한눈에 담겨진다. 내륙을 휘돌아 거침없이 달려온 불빛이 바다와 부딪치며 화려한 불꽃으로 솟구쳐 오르는 듯하다. 정상을 향해 오르다 KT중계소 앞 언덕에 서면 황령산이 안배한 또 다른 야경이 시작된다. 신선대 부두 등 항구 불빛과 멀리 오륙도 등대불빛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깜빡거린다. 황령산 봉수대에 오르면 풍광은 절정에 달한다. 부산시내 야경이 360도 돌아가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쪽으로 해운대와 광안대교, 서쪽으로 개금과 주례, 북쪽으로 서면과 동래, 남쪽으로 영도와 부산항이 이어진다. 이런 밤풍경을 즐기기 위해 부산시민들은 황령산을 낮에도 오르고, 밤에도 쉬지 않고 찾는다. 황령산 정상인 봉수대까지 아스콘 포장도로가 깔려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야간 등반도 무리가 없는 편이다. 황령산 오르는 길가의 조그만 토스트집을 기억해둘 만하다. 정식 상호는 없고, 단골손님들이 ‘황령산 토스트집’으로 부르는 곳이다. 햄 등을 넣은 토스트가 1500원.‘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 출출할 때 그만이다. 주인장이 직접 뽑은 원두커피는 1000원을 받는다. 두부마을 맞은편에 있다. # 뭍에서 보고 바다에서 보고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와 야경을 편하게 보고 싶다면 시티투어버스를 고려해볼 만하다. 야경투어는 오후 7시 부산역을 출발해 민주공원∼금련산 청소년수련원∼광안대교∼해운대∼달맞이 언덕∼해운대해수욕장∼광안대교를 둘러본다.1회 운행. 낮에는 해운대코스와 태종대코스를 12회 운행한다. 어른 1만원,KTX이용객과 단체 8000원, 청소년 5000원. 월요일은 휴무다.citytourbusan.com,(051)464-9898. 우리테마투어(wrtour.com)는 오전 7시25분 KTX로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을 돌아보고 저녁에 돌아오는 당일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5만 9500원.(02)733-0882. 배를 타고 나가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별미다. 해운대를 출발해 달맞이 언덕과 광안대교, 동백섬(누리마루) 등을 도는 동안 숨막히게 이어지는 빛의 향연을 바다 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12시(4만원,2시간 운항)와 3시30분(3만원,1시간30분),7시(7만원,2시간30분),8시30분(5만 5000원,2시간) 등 오후에만 네 차례 출항한다. 부가세 10%, 봉사료 5%는 별도.coveacruise.com,743-2500. # 낭만적인 야경감상 포인트 ‘구름고개 농원’은 황령산 KT중계소 바로 아래 위치해 있어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광안대교와 해운대 등의 야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찻집 오른쪽으로는 신선대 부두 등이 펼쳐져 있다. 지하 300m 암반층에서 끌어 올린 암반수를 사용해 차맛이 좋다는 게 주인장의 자랑이다. 커피 등 각종 차 4500∼5000원, 커피+토스트 7000원.(051)627-8685. 마천루처럼 치솟은 아파트들이 키높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운대에서 한화리조트 32층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클라우드32’는 적잖이 특별하다. 광안대교 등의 야경을 감상하며 낭만적인 저녁 한때를 보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커피 등의 음료는 오후 8시까지만 판매한다.8000∼9000원. 칵테일 1만 5000원. 스테이크류 3만원선. 부가세 10%는 별도다.cloud32.net,749-5320. # 그 밖의 야경 명소 누리마루APEC하우스는 떠오르는 야경 명소.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누리마루와 해운대 해변 풍경을 감상하는 맛이 각별하다. 밤을 기다려 화사하게 조명꽃을 피우는 해운대해수욕장을 지나 송정을 향해 오르면 달맞이 언덕에 닿는다. 부산의 고전적인 야경 명소.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아 예부터 와우산이라 불렸지만, 초저녁 달을 코앞에 떠 있는 듯 가깝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얻은 달맞이 언덕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최근 다양한 갤러리가 들어서면서 문화의 거리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다소미 공원 앞 ‘해운대 포토 스포트’에 서면 오륙도와 동백섬, 광안대교 등의 원경이 제법 근사하다.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는 언덕길을 따라 송정해수욕장까지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겠다. 부산의 옛 향기를 보고자 한다면 영도대교와 자갈치시장 등이 제격이다. 고깃배 늘어선 항구 특유의 분위기와 멋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분기점→경부고속도로→동대구분기점→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부산. 해운대 방향은 경부고속도로 부산나들목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갱상도’ 오지서 별미 찾았다~

    ‘갱상도’ 오지서 별미 찾았다~

    경상도의 맛은 대체로 ‘맵고 짜다’고 표현된다. 실제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갱상도’라고 맛집이 없을까. 개성 강한 맛을 찾아 예천·풍기·봉화·영주 등을 거쳐 대게의 고향 울진까지, 경북 북부의 내로라하는 오지들을 둘러보았다. 전라도 음식이 화려하고 입에 착착 감긴다면, 이 지역의 맛은 의외로 소박하고 담백했다. 도회지에서 떨어져 오지일 뿐, 최소한 맛의 오지는 아니었다. # 예천 용궁순대와 참우 첫번째로 찾은 곳은 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를 품은 예천군. 용궁순대와 참우(牛)가 대표 먹거리다. 회룡포의 들머리 용궁면에 들어서니 작은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순대집 광고간판의 위세가 대단하다. 용궁순대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돼지 막창을 순대 껍질로 사용한다. 순대 특유의 비린내가 덜한 데다, 말랑말랑해 씹는 맛도 일품이다. 여기에 부추·파·찹쌀·선지 등 십여가지의 재료로 속을 만든다.‘용궁순대’가 특정한 상호가 아닌 순대 제조방법에 따른 ‘일반명사’였던 셈이다. 현재 용궁순대를 만들어 파는 곳은 5집 정도. 그중 20년 영업을 해 온 단골식당이 가장 오래됐고, 순대 속에 두 가지 ‘비방’을 특별히 첨가했다는 흥부네순대(054-653-6220)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가격도 참 착하다. 사골로 우려낸 순대국밥(국밥용 순대는 소창을 재료로 만든다)은 3500원, 순대는 1인분 5000원을 받는다. 순대전골 1만 5000∼2만원. 예천 참우는 예로부터 일 잘하고 육질 좋기로 소문났다. 시뻘건 융단에 하얀 눈꽃이 핀 듯한 마블링은 ‘보는 맛’을 더한다. 현지인들은 참우가 먹는 사료에서 맛의 비결을 찾는다. 사질토에서 자란 참깨로 참기름을 만들고, 남은 깻묵을 사료에 섞여 먹인다는 것. 읍내 황소고집(655-9293)은 갈비살 등 생고기 전문식당으로 유명하다. 가격도 저렴한 편. 부위별 모듬은 450g 5만원, 갈비·토시·안창살 등은 150g 1만 6000원을 받는다. 고기를 먹고 나면 예천밥이 나온다. 냉이향 가득한 된장찌개에 고사리, 배추, 조밥 등을 넣고 예천 명산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다. ▶주변 관광명소:신라시대 세워진 천년고찰 용문사, 세금 내는 나무 석송령·황근목, 금당실마을 등이 있다. 예천군청 관광개발과 650-6907. ▶가는 길:영동고속도로→여주 나들목→중부내륙고속도로→점촌함창 나들목→예천. # 풍기인삼과 갈비의 만남 영주시 풍기읍내에서 부석사 방향으로 접어들면 너른 인삼밭 맞은편에 인삼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들이 나온다. 인삼갈비 맛은 인삼과 여러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양념장이 좌우한다. 소갈비, 돼지갈비를 양념장에 재서 구우면 냄새가 없어지고, 육질도 부드러워진다.20년 넘게 영업을 해온 풍기인삼갈비(635-2382)집이 그중 많이 알려져 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돼지인삼갈비. 요즘엔 인삼소왕갈비로 인기몰이 중이다. 왕갈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크기부터 넉넉하다. 살점 사이사이에 인삼을 썰어 넣고 24시간 양념장에 잰 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는데, 은은한 인삼향이 일품이다. 살점 사이에 끼워둔 인삼을 마늘처럼 구워 먹는 것도 별미. 아이들은 인삼튀김을 좋아한다. 인삼에 반죽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다음 꿀에 찍어 먹는다. 인삼왕갈비 500g 4만원. 인삼갈비살 150g 1만 8000원. 인삼불고기 200g 1만 2000원. 인삼돼지갈비 200g 6000원. 인삼튀김 1만원. ▶주변 관광명소:배흘림기둥과 무량수전으로 많이 알려진 부석사, 선비들의 숨결 가득한 소수서원 등이 있다. 영주시청 문화관광과 639-6062. ▶가는 길: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영주. # 봉화 3味, 전통 한과·송이돌솥밥·숯불돼지구이 봉화 닭실마을은 500여년 동안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며 한과를 만들어 오고 있는 전통마을. 재료도 순수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한과는 찹쌀 반죽에 멥쌀 가루를 입혀 튀겨 조청을 입힌 후 깨, 강정, 튀밥 등을 얹어 만든다. 오래 두면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소량만 주문생산한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3만∼8만원. 세트포장은 16만원.674-0788. 용두식당(673-3144)은 자연산 송이를 영하 40℃로 급속냉동한 다음 1년 내내 송이요리와 자연산송이돌솥밥을 공급하는 봉화군내 손꼽히는 별미집이다. 대표 메뉴는 산송이돌솥밥. 밤·대추·콩 등을 넣고 돌솥밥을 지은 다음, 뜸을 들이는 중에 두텁게 썬 송이를 얹는다. 향긋한 송이 향이 달아나지 않고 구수한 잡곡과 잘 어우러진다. 참나물, 취나물 등 주인장이 직접 채취한 나물과 함께 비벼 먹는다.1만 5000∼2만원. 산송이 전골(1인분) 2만원. 산송이 전 1만원. 해거름에 도착한 봉성면의 식당 굴뚝 여기저기서 뿌연 연기가 치솟는다. 숯불 위에서 두툼한 돼지고기가 익어가며 나온 맛깔스런 연기다. 봉성면은 참숯, 소나무숯 위에 솔잎을 넣어 구운 돼지고기 숯불구이로 유명한 곳. 기름 쪽 빠진 고기에 솔향기가 스며들어 맛이 담백하다.500년 전 고려시대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돼지고기를 구워먹었다는 것이 봉화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봉성면에서 숯불구이를 팔 수 있는 식당은 8곳으로 한정돼 있다.180근짜리 암퇘지만 사용해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고기를 굽는다. 청봉숯불구이(672-1116)도 그중 한 곳. 돼지숯불구이 500g 1만원, 양념구이 1만 2000원. ▶주변 명소:충재 종택과 청암정, 석천계곡으로 이어지는 닭실마을의 경관은 명승 및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보물급 문화재 467점이 전시된 충재기념관도 둘러볼 만하다. ▶가는 길:중앙고속도로→풍기 나들목→영주시→봉화. # 겨울철 별미 울진 대게와 전복죽 일부 지역에서는 11월부터 대게가 출하돼 들썩대고 있지만, 울진에서는 다리와 몸통에 살이 꽉 차기를 기다려 12월10일 이후 본격적인 대게잡이를 시작한다. 서식지에 따라 맛이 다른 것이 대게. 다리가 누런 빛을 띠고, 가슴을 눌렀을 때 물렁거리지 않는 녀석을 골라야 대게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집게발 위아래가 정확하게 일치해야 연안에서 잡은 대게란 것도 기억해둘 만 하다. 읍내 울산회식당(783-7219)은 울진군수가 추천하는 맛집. 대게찜은 물론 전복죽으로 소문났다. ▶주변 관광명소: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와 불영사, 민물고기전시관 등을 둘러본 다음, 덕구온천이나 백암온천에 들러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789-6900.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영주나들목→36번 국도→봉화→울진, 또는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경북 상주 남장 곶감마을

    경북 상주 남장 곶감마을

    익어가는 가을을 맛으로 느끼기에 감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가지가 휘도록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샛노랗게 물들 때면 시골마을 집집마다 감을 수확해 곶감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떫은 감을 따고 깎아 가을바람에 말리는 등 열 번의 손길을 거치면, 시린 겨울 우는 아이의 울음을 뚝 그치게 할 맛깔스러운 곶감으로 탄생한다. 장대 끝에 걸린 감을 바라보는 농민의 얼굴에,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다듬는 동네 아낙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환하게 가을 햇살이 맺혀졌다. 국내 최고(最古), 최대의 곶감마을 경북 상주의 남장마을을 돌아 보았다. #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주무대 상주는 곶감과 누에고치, 그리고 쌀 등의 특산물 덕에 예로부터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일컬어졌다. 특히 곶감의 맛은 아주 유명해서, 달디 단 곶감에 ‘감동먹은’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의 주무대가 되기도 했다. 굳이 일러 주지 않아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남장마을은 주황색 옷을 입은 강렬한 자태로 이방인을 맞았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농가 감타래에 매달린 수만개의 감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당연지사. 마을 안으로 들어갈수록 탄성 또한 늘어갔다. 맑은 공기 속에서 가을 햇볕과 차단된 채 말랑말랑하게 익어가는 수십만개의 곶감이 전율스럽기까지 하다. 감은 사실 사과나 복숭아처럼 쉽게 생산되는 과일이 아니다.10년된 나무에서도 몇 개 안 열리는 경우가 흔하다. 남장마을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경제성이 떨어지는 작물을 심게 되었을까. 김창근(42) 청년회장은 “60∼70년 된 나무가 대부분이니, 아버지의 아버지대에서 감나무를 심었던 거지요. 주변이 온통 야산인 데다, 예전부터 풍양 조씨 땅과 절집 땅을 빼면 농작물을 키울 변변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감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생각돼요.”라고 설명했다.30년 전쯤 남장마을 곶감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이 마을 58가구 중 45가구에서 곶감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100동(1동은 1만개) 이상 생산하는 농가도 5∼6가구에 이른다. 여느 농촌의 경우 60대가 ‘청년’ 소리를 들을 만큼 고령화가 문제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남장마을 2구에만 40대 이하가 30명이고, 귀농청년도 서너명 된다. # 절집 뒷산에서도 곶감은 익어가고 현재 마을 대부분의 나무에서 감이 수확된 상태. 하지만 ‘까치밥’만은 넉넉하게 남겨 두었다. 곶감 만드는 작업은 10월 중순∼11월 하순까지 이어진다. 떫은 맛이 있을 때 수확을 해서 두 달 정도 건조를 하면 곶감이 된다. 요즘엔 반건시(곶감이 되기 전 말랑말랑하게 만든 것)를 많이 찾아 25일 정도 건조한 다음, 출하하는 경우도 많다. 남장마을 대부분의 농가에서 곶감을 파는데, 올해 말린 반건시 외에는 작년 것이다. 올해 말린 곶감은 대부분 성탄절 즈음에 출하된다. 수십만개의 곶감이 익어가는 대규모 건조장을 둘러본 다음, 붉게 타들어 가는 감나무 사이를 산책하는 것도 별미. 남장마을 초입의 자전거박물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봐도 좋겠다. 마을 위편으로 오르면 노악산(725m)의 품에 안겨 있는 상주 최고(最古)의 고찰, 남장사(南長寺)와 만난다. 신라 흥덕왕 7년(832)에 창건된 유서깊은 사찰. 한국 최초의 범패(불교음악) 보급지이며,‘보광전 목각탱’‘철불좌상’ 등 불가의 보물들이 보존된 곳이다. 남장사 진입로엔 지금 늦가을 정취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단풍과 낙엽에 취해 걷다 보면 이내 용머리 기둥, 까치발 다리 모습의 일주문에 이른다. 남장마을 수호신으로 떠받들여지는 석장승(민속자료 제33호)을 만나는 것도 이 부근. 키 186㎝로 기골이 장대한 데다,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은 심술궂게 치켜 올라가 있고, 입 양쪽으로 송곳니가 삐져 나와 있어 여간 험악한 몰골이 아니다.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가만 들여다 보면 친근감이 들고 살포시 웃음도 배어 나온다. 상주시청 문화관광과 (054)530-6062, 산림과 곶감담당 530-6325, 상주곶감발전연합회 536-0907. # 하늘이 스스로 내려온 경천대 상주의 또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가 경천대(警天臺)다. 깎아지른 절벽과 우거진 송림이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에 하늘도 감탄했다는 곳이다. 소박, 담백하면서도 유장한 아름다움이 그려진 ‘동양화’와 마주하면,‘하늘이 스스로 내려왔다’해서 붙여진 자천대 (自天臺)라는 또 다른 이름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경천대로 오르는 길은 어린이 차지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기구들은 거의 다 갖추고 있다. 주말이면 상주는 물론, 경북 인근지역에서 찾아온 가족 나들이객들로 만원을 이룬다.3단계 낙차의 인공폭포도 인기 만점. 경천대 주변과 푸른 비단처럼 흘러가는 낙동강을 보려면 전망대까지는 올라야 한다. 쭉쭉 뻗은 소나무숲길을 따라 아이들과 손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근의 무우정에서 바라보는 경천대도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경천대관리사무소 (054)536-7040.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 나들목→25번 국도 보은 방면→상주시내→남장마을. # 맛집 상주시청 맞은편, 상주여자중학교 후문 쪽 ‘참 별난 버섯집´은 이름처럼 별난 숫총각버섯탕으로 유명하다. 한우 고기로 낸 육수가 시원하다. 황금버섯 등 특이한 버섯도 맛볼 수 있다.5000원.(054)536-7745.2일,7일 장이 서는 중앙시장 중간쯤의 ‘햇살해장국’에서는 해장국과 비빔밥을 2000원, 칼국수를 2500원에 팔고 있다. 장이 서지 않는 날도 영업한다.536-6861. # 인근 관광명소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성주봉자연휴양림(seongjubong.sangju.go.kr)은 상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삼림욕장.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541-6512. 남장마을 초입의 상주자전거박물관은 목마에 바퀴를 단 독일 19세기 초기 자전거 ‘드라이지네´부터 첨단 자동변속 자전거까지 자전거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자전거 모양의 건물 등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자녀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534-4973. 상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Let’s Go] 충북 괴산 노거수 (老巨樹)

    [Let’s Go] 충북 괴산 노거수 (老巨樹)

    예전에 살았던 시골마을 기억하십니까. 마을어귀나 뒤편 어딘가 커다란 나무 한 그루쯤은 있게 마련이었지요. 때론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목으로, 또 때로는 들일에 지친 심신을 편히 누일 수 있는 쉼터로 한 몫 톡톡히 했습니다. 주변 나무들은 진작부터 붉은 물감을 칠한 듯 한데, 노거수들은 이제야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있지요. 차마 어린 나무들에 비해 일찍 얼굴을 붉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겝니다. 충북 괴산군은 내 나라 안에서 유난히 노거수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특히 느티나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느티나무를 뜻하는 ‘괴´(槐, 회화나무 괴자지만 느티나무란 의미로도 쓰임)자를 써 괴산(槐山)이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추의 서정 가득한 괴산 시골마을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겨우살이 준비에 한창인 마을을 넉넉한 자세로 품고 있는 노거수들이 함께하며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 어머니 나무 ‘하괴목´ 아버지 나무 ‘상괴목´ 괴산군 관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는 모두 일곱 그루. 그 중 노거수는 오가리 느티나무와 읍내리 은행나무 등 네 그루다. 가장 먼저 노거수와 이야기를 나눈 곳은 박달산 자락의 장연면 오가리. 우령, 오가, 신촌, 거문 등 네 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산 좋고 물 맑고 땅이 좋으니, 곡식이 잘 되고, 그만큼 인정마저 좋아 마을 이름도 오가(五佳)라고 지었단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인상적이다. 지붕 낮은 ‘마을이발관’에서는 남정네들이,‘고향식당’ 앞 마루에서는 아낙네들이 모여 저마다 신변잡기를 풀어내고 있다. 마을 뒷골목, 어린아이 무릎에도 못미치는 높이의 담장 너머로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는 언제, 누가 따먹으려는 것일까. 오가리의 자랑거리는 단연 우령마을 느티나무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정자의 형태를 하고 있다 해서 삼괴정(三槐亭)이라 불린다. 이 중 상괴목과 하괴목 두 그루가 천연기념물 제382호로 지정돼 있다. 수령은 800년 정도. 인물로만 보자면 상괴목이 앞선다. 높이 25m, 가지 길이 26m, 가슴 높이의 둘레는 8m쯤 된다. 몸체 일부에 시멘트를 덧대긴 했어도, 전체적으로 생육상태가 좋은 편. 하괴목은 키가 19m, 가지 길이 22m, 가슴 높이 둘레가 9.4m로 다소 작고 펑퍼짐하다. 동쪽으로 난 가지가 화재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우령마을 주민들은 하괴목을 더 신령스럽게 여긴다. “하괴목을 어머니 나무, 상괴목을 아버지 나무라고 불러요. 어머니 나무인 하괴목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 자정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내지요.” 고령숙(68) 이장의 설명이다. 삼괴정이 세간에 회자되면서 요즘엔 찾는 사람들도 제법 늘었단다. # 1000년 전 성주(城主)의 선물, 은행나무 오가리 뒷자락의 솔치재를 넘어 청안면 읍내리 청안초등학교로 향했다.1000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노는 운동장 한가운데 덩그렇게 서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165호. 높이 17m에 가슴높이 둘레 7m가 넘는 이 살아 있는 화석을 아이들은 다소 어려워하는 듯 했다. 나무 주위를 돌며 노는 아이들도,76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 졸업생 누구도 그 흔한 애칭 하나 붙여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천년 노거수가 까탈스럽거나 붙임성이 없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이 은행나무에 얽힌 전설만은 제대로 알고 있었다. 이은영(6학년)양은 “고려 성종 때 이 고을 성주가 백성들을 위해 동헌 뒤편에 ‘청당’이란 연못을 파, 그 주변에 많은 나무를 심었대요. 그 중 남은 하나가 이 은행나무고, 선정을 베푼 성주를 기리기 위해 고을 백성들이 자자손손 정성껏 가꿔 왔다고 해요.”라며 또박또박 설명했다. 아이들이 떠난 빈 운동장 위로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다. 아마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은행나무가 해질녘 만들어 놓은 땅거미의 크기만큼 이 나무를 그리워하게 될 게다. 청안초등학교와 담장 하나 사이로 수령 960년쯤 되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그 동안 얼마나 신산한 삶을 살아온 겐가. 느티나무 둘레의 절반 넘어 시멘트가 덧대어져 있고, 속은 텅비었다. 몸통 둘레 6.5m에 가지 길이 12m. 쭉 뻗어 있어야 할 나뭇가지가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냘픈 몰골이다. 청안면사무소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가지가 잘리고, 몸통 내부는 파헤쳐져 불태워지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 5분의1도 남지 않은 몸에서 나온 가지는 빈약하나마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노거수들이 흩뿌려 놓기 시작한 낙엽을 밟다보면 이들이 인간보다 훨씬 처세에 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여름 무더위와 싸워가며 치열하게 키운 잎들을 아낌없이 버리니 말이다. 노거수와 달리 자신을 비우는 시기를 놓쳐 애써 쌓아올린 존경을 잃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글 사진 괴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 나들목→19번 국도 문경방향→방곡삼거리→517번 지방도 쌍곡방향→추점삼거리 우회전→오가리→청안면, 또는 중부고속도로→증평 나들목→510번 지방도 괴산·증평방향→연탄사거리→청주·증평방향 우회전→초중사거리→36번 국도 충주·괴산방향→540번 지방도→592번 지방도→청안초등학교→오가리. # 가볼 만한 곳 연풍면 적석리 입석마을과 청천면 삼송리에는 각각 천연기념물 제383호, 제290호로 지정된 ‘왕소나무’가 있다. 청천면 송면시외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다 보면 길가 한편에서 연리지(連理枝) 소나무와 만난다.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마주 보며 자라다 중간 가지를 통해 연결된 특이한 형태의 나무. 예전엔 부모와 자식과의 사랑을 뜻했지만, 요즘엔 남녀간 애정을 상징하는 사랑나무로 불린다. 괴산군청 산림관광과 043)830-3228, 고령숙 우령마을 이장 832-1525.
  • 가을 소풍가자 - 소풍 가기 좋은 곳

    가을 소풍가자 - 소풍 가기 좋은 곳

    제천시 청풍문화재단지 - 무량한 가을바람을 가슴에 안는다 가을바람이 소슬하다. 충북 제천의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맞는 그 바람은 말 그대로 맑고 푸른 기운이 가득하다. 옛 청풍부의 관문인 팔영루에 들어서면 한량없는 그 바람과 가을볕을 만난다. 청풍은 남한강 상류에 위치하여 수운이 크게 발달한 곳으로 문물이 번성했고, 역사 문화의 뿌리가 깊은 고장이었다. 하지만 충주댐 건설로 화려했던 옛 명성만 전설처럼 남긴 채 물에 잠기게 되자 1983년부터 3년여에 걸쳐 현재의 위치에 청풍의 오랜 문화유적들을 이전하여 복원했다. 충주호를 굽어보는 산마루에 자리 잡은 청풍문화재단지는 이름만큼이나 시정(詩情) 넘치는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는 물 속에 잠겨버린 지난날의 영화를 그리워하듯 충주호를 보고 선 한벽루(보물 528호)의 고고함, 단아하고 귀족적인 금병헌의 멋스런 분위기며 무리지어 선 고가들의 정겨운 풍경은 수백 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한벽루는 고려 충숙왕 4년(1317)에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되자 이를 기념해 관아에서 세운 독특한 양식의 부속 목조 건물로 연회 장소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루에 올라갈 때 계단 역할을 하는 ‘익랑’은 현존하는 건축물 중에서는 전무한 양식으로 보고 있다. 현판 글씨는 우암 송시열의 친필이며, 조선조 영의정을 지낸 하륜의 기문도 유명하나 1972년 수해 때 유실된 것을 2001년 복원했다. 누각에 오르면 넓은 청풍호반이 한 눈에 들어오며 시원한 바람이 대책 없이 가슴으로 달려든다. 이곳 문화재단지에는 보물로 지정된 한벽루와 석조여래입상 외에도 금남루, 팔영루, 응청각, 청풍향교, 고가, 생활유물들을 비롯해 유물전시관에는 3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옛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역사 문화의 산 교육장으로도 훌륭하지만 또한 단지 내에는 자연학습장을 조성하여 여러 종류의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관광지 둘러보듯 후딱 둘러보고 가기에는 아까울 만큼 이곳저곳 오래도록 발길을 잡는 곳이 많다. 드라마 촬영장도 문화재단지와 바로 이웃하고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SBS 기획 드라마 <대망> <장길산> 등을 찍은 촬영장의 세트가 더없이 실감난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면 청풍호 유람선을 타고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를 누벼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설치당시 동양 최고(현재 2위), 세계 2위 높이(162m)로 그 웅장함을 과시했던 수경분수는 제천을 대표하는 관광시설이다. * 가는 요령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 IC에서 빠져 제천에서 82번 지방도로를 타고 달리면 청풍문화재단지에 이른다. 또는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빠져 금성면을 지나 지방도를 타고 달리면 청풍문화재단지이다. * 맛집 <태조 왕건> 촬영장에서 597번 도로를 따라 가면 금수산 무암사 계곡이 나온다. 무암사 계곡 입구에 남근석 표지판을 따라 계곡을 올라가면 금수산송어장횟집(043-652-8833)이 있다. 제천의 향토음식으로 이름날 만큼 소문난 송어회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여러 종류의 야채를 썰어 만든 비빔회가 인기 메뉴. 간단하게 먹고 싶다면 청풍 시내로 가면 붕어찜, 닭도리탕, 민물매운탕, 산채비빔밥 등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있다. 파주시 벽초지수목원 - 아해야 배 띄워라, 저곳에 소풍 가자 연인들의 근사한 데이트 장소로, 가족들의 멋진 소풍 장소로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에 있는 벽초지문화수목원. 물(호수)과 숲과 꽃들이 어우러진 드넓은 수목원은 마치 영화 속처럼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지난 2005년 9월 문을 연 벽초지문화수목원은 3만여 평의 부지에 100여종의 교목과 200여종의 관목 700여종의 각종 식물이 아름다운 연못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벽초지라는 이름 또한 ‘푸른(碧) 풀(草)과 연못(池)이 있는 곳’이라는 뜻. 벼루용 돌인 흑오석으로 지어진 입구를 들어서면 크고 잘생긴 소나무가 멋진 조경을 이루며 입장객을 반긴다.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150여 그루의 소나무와 화사한 꽃들이 장관인 테마정원을 시작으로, 양쪽으로 연결된 길을 따라가면 본격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수십 년 된 아름드리나무가 하늘을 가린 주목터널길, 단풍터널길, 버들나무길이 은밀하게 둘러싸고 있는 한가운데 호수 벽초지가 자리하고 있다. 호수에는 수양버들 고목들 사이에 날아갈 듯 자리 잡은 정자 ‘파련정’과 파련정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다리 무심교가 가로질러 놓였다. 호수 한가운데까지 연결된 나무 데크는 연꽃 군락지 연화원으로 가는 수련길이다. 여름 한철 연꽃을 피웠던 수련은 이제 그 아름다움을 접으며 연밥을 매달고 있다. 물에서 자라는 부채붓꽃·미나리아재비·동의나물 등이 어우러진 습지원에는 나룻배 한 척이 기우뚱 묶여 있다.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모습은 벽초지 수목원의 하이라이트다. 숲속 별장을 지나 잘 다듬어진 돌길을 따라가면 키 작은 음지식물과 소나무·느티나무 등이 싱그럽게 펼쳐진다. 수천 평은 됨직한 잔디광장은 야생화로 둘러싸였고,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주목터널길은 사시사철 그늘을 드리고 있다. 제2주차장 쪽에 자리한 실내온실인 그린하우스에는 80여 종의 허브가 자란다. 한가운데 분수를 중심으로 허브와 관상식물. 석류·밀감 등 유실수들이 에워싸고 있다. 입구 쪽에서는 이곳에서 재배한 허브 화분을 시중보다 싸게 팔고 있다. 수목원 안 유일한 건물인 2층짜리 건물은 지하에 갤러리, 층에는 카페와 기프트 숍, 2층에는 허브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천연 비누 만들기, 허브 토분 만들기, 허브 화장품 만들기 등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다양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 입장료 대인 6000원, 소인 4000원. (오전9시∼해질녘). * www.bcj.co.kr / 031-957-2004 * 맛집 수목원 내 레스토랑 ‘나무’에서는 각종 허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수야채·새싹·식용꽃 등 7∼8 종의 꽃을 밥 위에 얹고 로즈마리·타임·바질 등 허브와 10여 가지 재료로 만든 비빔장을 곁들여낸다. 새송이버섯과 마늘이 주를 이룬 허브스파게티, 칠리소스가 들어간 이탈리안풍의 허브누룽지탕, 허브돈가스 등도 맛볼 수 있다. * 가는 요령 ‘벽초지수목원’을 표시한 도로 이정표가 없어 자칫 길을 헤맬 수도 있다. 자유로를 이용하거나 구파발삼거리에서 통일로를 탄다. 또 의정부쪽에서도 쉽게 갈 수 있다. 자유로를 이용할 경우 문발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파주-광탄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다음 방축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도마산초등학교를 찾으면 바로 앞이 수목원이다. 또 통일로를 이용해 벽제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다시 고양동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보광사 방향으로 가면 된다. 고양동 삼거리에서 약 12㎞. 글·사진/ 김혜숙 <여행 칼럼니스트>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살얼음 주말’

    가을비가 내린 뒤 쌀쌀해진 날씨는 주말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9일 “20일은 전국이 찬 대륙성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서면서 전국의 기온이 19일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서울지역은 아침 최저기온이 2도까지 내려가 올가을 최저기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일 아침에는 중부내륙과 경북 북부내륙 지방에서는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서해안을 중심으로 새벽에 눈발이 날리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산간에는 눈이 1㎝가량 오겠다.20일 아침 최저기온은 0∼9도, 낮 최고기온은 10∼15도를 보이겠고,21일에도 전날과 비슷하겠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두 바퀴 자유 古都를 달린다

    두 바퀴 자유 古都를 달린다

    “‘천년´ 도읍지를 ‘자전거´로 돌아보니/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유신(遺臣) 길재가 망국의 도읍지 송도(개성)를 돌아보며 나라 잃은 한을 노래한 시조를 ‘불경스럽게’도 경북 경주에 빗대어 봤다. 경주는 신라 1000년의 도읍지. 비록 잊혀진 왕국의 수도지만, 아직도 유물이 발굴될 만큼 여전히 역사가 살아 숨쉬는 땅이다. 자동차에 앉아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을 스쳐가는 관광만으로는 신라 문화의 정수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경주의 속살을 만끽하기 위해 자전거 하이킹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고즈넉한 옛 도시를 달리는 맛이 각별하다. 게다가 경주는 우리나라 최적의 자전거여행 도시라 할 수 있을 만큼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곳. 이번엔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자. 한여름 뙤약볕에 흘린 땀만큼 얻는 것도 많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고즈넉한 보문관광단지 일주도로 2006년 현재 경주의 자전거 도로는 보문교에서 경주 월드삼거리~감포삼거리 등을 거쳐 보문교로 돌아오는 보문관광단지 일주도로 코스 21㎞와 보문단지 감포사거리에서 민속공예촌 등을 지나 보불로 사거리에 이르는 불국사 코스 11㎞ 등을 포함해 총연장 145.3㎞에 달한다. 극기훈련이 아닌 다음에야 관광을 겸한 자전거하이킹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하루에 돌아보기에 다소 무리한 거리다. 특히 안압지에서 불국사역까지 가는 12㎞ 남짓한 코스와 보문단지에서 출발하는 불국사 코스는 오르막의 압박이 심하다. 보문관광단지 일주와 시내 유적지 관람코스, 그리고 불국사 산행 코스 등으로 세분하는 것이 다소 수월할 듯. 보문호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도는 보문관광단지 일주코스는 넉넉잡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가로수가 잘 정비된 도로와 호숫가 주변길을 천천히 돌아보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장은 반드시 찾아야 할 곳. 보문호가 한눈에 보이는 경주타워 등 볼거리와 왕경숲 등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 맞춤한 장소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 행사 시작 전이어서 ‘공짜’로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다. 호텔과 콘도 등 숙박업소 밀집지역이면 거의 건물마다 하나씩 자전거 대여점이 들어차 있다. 이 지역을 출발지로 삼으면 큰 무리가 없다. 놀이공원인 경주월드를 지나면 곧바로 내리막길. 한적한 가로수 사이를 천천히 내려가며 맞는 바람이 한여름의 무더위도, 세상사 온갖 시름도 저멀리 날려 보낼 듯하다. 보문교 왼쪽길은 오르막이 이어져 다소 힘든 구간. 잘 가꿔진 공원과 우거진 가로수 그늘 등에서 자주 쉬면서 체력 안배를 하는 것도 좋겠다. #해거름에 찾은 경주 시내 유적지 경주시내는 온통 유적 천지다. 웬만한 유적은 자전거로 30분 이내 거리에 다 있다. 한낮의 태양을 피해 땅거미가 길게 드리울 때쯤 대릉원 앞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수년전 찾았던 천마총은 어느새 대릉원으로 바뀌어 있었고, 안내판에는 ‘황남리 고분군’이란 설명이 적혀 있다. 첨성대 주변의 황화코스모스 군락지와 안압지 주변의 연꽃밭이 인상적이다. 벌겋게 달궈진 채 서쪽 하늘로 넘어가는 태양과 어우러져 강렬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저녁이 되면서 유적지들은 아름다움을 더해 갔다. 특히 조명을 받은 첨성대와 대릉원, 안압지 등에서는 신비로움마저 느껴졌다. 멋진 풍경이 잘 보이는 곳은 사진작가들의 차지. 초승달이 머리에 걸린 안압지 부속건물들을 본 한 외국인은 ‘Good Point!’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카메라가 없는 관람객들은 휴대전화 속에 자신들의 모습을 담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역사속으로 풍덩 뛰어들 수 있는 경주시민들이 마냥 부러운 대목이다. #‘지구촌 문화올림픽´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50일’.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9월7일∼10월26일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공원에서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개최된다. 올해 다섯번째 열리는 세계 최초의 문화박람회다.35개국이 참여하는 가운데, 영상·체험·공연·전시 등 4개 분야 14개 행사로 나뉘어 화려한 문화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드웨어. 이제까지 ‘문화박람회’라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면, 이번 행사에는 종합문화테마공원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440억원을 들여 황룡사 9층 석탑을 음각으로 표현한 높이 82m의 경주타워와 최첨단 영상·음향 시스템을 갖춘 엑스포문화센터는 이미 완공됐고, 행사장 주변으로 신라 왕경(王京)의 아름다운 숲을 재현한 왕경숲은 이달말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서라벌 계림을 재현한 왕부림, 안압지를 본뜬 계림 숲속의 연못 계림지,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질 천마광장, 포석정 모양의 쉼터 곡수원 등은 관람객들에게 자연 속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 입체영화가 상시 상영될 첨성대 영화광장 등도 함께 운영해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연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세계인의 문화축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조직위의 목표다.748-3011. #그 밖에 가볼만한 곳 ▶달빛신라역사기행 신라문화원(www.silla.or.kr)에서는 매달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 밤에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는 행사를 갖는다. 행사 때마다 장소가 변경된다.25일엔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 등이 있는 감포지역을 둘러볼 예정. 어른 1만 7000원, 어린이 1만 5000원.749-7182.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한 접수는 행사 1일전에 마감된다. ▶드림관광, 엑스포 체험상품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지정여행사 한국드림관광(02-849-9013)은 30여개 여행사와 함께 엑스포 체험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서울역에서 KTX로 오전 7시10분에 출발해 동대구를 거쳐 가는 당일 상품은 중식 포함,9만 5000원부터. 엑스포 행사장을 둘러보고 포항 호미곶을 방문하는 1박2일 상품은 19만 1000원부터. 중식과 석식으로 대구탕이나 물회가 제공되고 이튿날 오전은 호텔식이다. ▶경주자전거문화유적 체험투어 경주 자전거문화유적체험투어단(www.gjbike.com)은 4∼6차 참가자를 모집중이다. 참가비 1만원. 자전거와 점심식사, 수건, 음료수 등 일체가 제공된다. 전문 문화해설사도 동행한다.9월22일,10월27일,11월24일. 시간은 모두 오전 10시∼오후4시. 김정일 011-9211-7016.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경주 나들목. #입장료 대릉원 1500원(성인 1인 기준), 첨성대 500원, 분황사 1300원, 오릉 500원, 임해전지 안압지 1000원 국립박물관 1000원 등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각 각 4000원, 기림사 3000원, 계림과 반월성은 무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주차요금은 별도다. #기타 자전거 코스는 경주고속터미널→서천교→김유신장군 묘→오릉→나정→양산재→포석정→삼불사 등을 거쳐 고속터미널로 돌아오는 외곽 코스나, 보문단지→천군동 삼층석탑→설총묘→진평왕릉→황복사 삼층석탑→보문단지 코스, 보문단지→명활산성→북천 자전거도로→구황교→헌덕왕릉→석탈해 왕릉→굴불사지 사면석불→백률사→황성공원 코스 등이 현지 자전거 하이킹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코스다. #자전거는 어디서 보문관광단지에 자전거 대여점이 밀집해 있다. 시내에는 경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앞, 대릉원 주변에 있다. 일부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 도로지도를 구비하고 있지만, 인터넷 등에서 미리 다운받아 가는 것이 좋다. 대여료는 1시간 3000원,1일 5000원. 연인들에게 인기있는 2인승은 1시간 6000원,1일 1만원.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culture.gyeongju.go.kr,(054)779-6396. 도로계 자전거도로 담당 779-6334. 경주 자전거하이킹 보문 771-9288.
  • [녹색공간] 교통 가로막는 도로정책/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최근 민간투자 도로 중복사업의 상징으로 문제가 된 이화령터널이 세금으로 인수되었다.8월부터 비싼 통행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이용하게 된 반면에 엄청난 국민 세금이 낭비되었다. 사업성을 잘못 판단해 불필요한 도로를 만들고 그 부담을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이화령터널은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복으로 건설되면서 교통량이 당초 예측교통량의 10%에 불과하였다. 1998년 이후 건설업체들이 민간투자라는 이름으로 도로사업에 뛰어들면서, 영업 손실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적자를 보전받는 민자도로가 전국 17곳에 이른다. 대부분 민자도로는 예측 교통량이 터무니없이 부풀려 있고 민자도로를 낸 건설업자들은 비싼 통행료를 받고도 부풀린 통행량만큼 세금을 챙겨 왔다. 그동안 건설교통부는 건설업자를 도로사업에 끌어들여 끊임없이 도로를 확충하고 건설업자는 사업성 없는 도로를 만들고도 정부가 챙겨주는 혈세로 돈벌이를 해 온 것이다. 그동안 감사원·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에서 국토환경을 파괴하고 세금을 결딴내는 민자도로를 비판하고 개선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수도권 신도시 고속도로망 20개 노선을 계획하고 민자도로를 검토하는 바와 같이 잘못된 도로정책을 바로잡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옛 기억으로 사라지고 있는 신작로는 오늘날 차가 다니는 도로의 시초였을 것이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과 물자를 원활하게 소통시켜 연대하는 그야말로 상호 ‘교통’하는 공동체의 사회기반이었다. 또 산하를 절단하지 않고 산줄기와 강줄기를 따르는 아름다움과 겸손함이 있었다. 그러하기에 도로는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때 잘 쓰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건교부가 추진하는 도로정책은 사람·자연·지역 간 교통을 가로막는 대규모 토목사업으로만 일관한다. 국가 기간교통망으로 남북 7축과 동서 9축을 잘라 도로로 연결하는 교통정책은 백두대간을 비롯한 국토 생태축을 자르고 국토 공간 안에 공존하는 논밭, 산하를 밀어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자동차 증가에 대응한 도로증설은 더 많이 자동차를 늘어나게 하고 심각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그리고 건설업자들이 부풀린 과잉도로에 엄청난 세금과 공공성마저 내어준다. 해마다 수천억원을 낭비하며 도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실이 엄연함에도 불구하고 건교부·기획예산처·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어디서도 반성하는 소리가 없고 바로잡아가는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건설정부가 건설자본과 더욱 유착하여 물량 위주 도로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교통연구원은 국가기간교통망 수정계획 공청회에서 춘천∼양양간 고속도로를 연기하고 철도를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며칠전 최종보고에서 건설업계와 해당 지자체 그리고 정부에 밀려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35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은 그동안 중복투자와 백두대간 핵심 생태계 훼손이 문제가 되어 반대여론과 논거가 만만치 않았다. 소외된 지역의 발전과 주민 숙원사업임을 내세워 사업을 강행하려 하지만 지금도 여러 지자체가 해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씩 적자를 메우는 실패한 민자도로의 숱한 예와, 이 지역 국도들이 확장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현명한 교통대안이 아님이 분명하다. 지역감정으로 주민의 이해를 동원하거나 자치단체장의 실적쌓기는 오히려 소탐대실할 우려가 크다. 이 지역의 자연자원을 보전하고 미래의 관광수요를 전망하면서, 녹색으로 ‘교통’하는 철도사업의 희망과 타당성을 정부가 먼저 들고 나가, 주민을 만나고 설득하는 것이 진정 지역을 살리고 교통정책을 잘 살피는 일이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 숨어있는 1인치의 공간-충주 삼탄강

    숨어있는 1인치의 공간-충주 삼탄강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구경할 수 없는 내륙지방 충청북도에는 대신 남한강과 금강 등 2대 하천이 흐른다. 특히 충주호를 지나며 나라 안 으뜸가는 강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남한강은 상류쪽에 여러 식솔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삼탄강(三灘江). 충주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이 산자락 사이에 꼭꼭 숨겨두고는 곶감 빼먹듯, 여름이면 찾아가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다. 덜 알려진 덕에 물색이 맑을뿐더러, 절정의 휴가철에도 텐트 칠 자리가 넉넉하다. 삼탄유원지에서 상류 쪽으로 올라 가면 숨겨진 물놀이터가 가득하다. 서울 근교 ‘물 반 사람 반’인 계곡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다소 늦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충주에 주목해 보시라.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면 2시간이내에 넉넉하게 닿는다. # ‘충북의 동강´ 삼탄강 자태가 수려해 ‘충북의 동강’이라 불리는 ‘삼탄(三灘)’은 ‘세 개의 여울’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위쪽의 광청소여울, 소나무여울, 그리고 아래쪽 따개비소여울 등을 뭉뚱그려 삼탄이라 부른다. 충주시에서 지정한 유원지라고는 하지만, 변변한 놀이기구 하나 없는 소박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삼탄교에 서서 강이 연출하는 풍경의 파노라마를 관람하는 맛이 각별하다. 왼쪽 산자락으로 충북선 열차가 거친 숨을 내쉬며 달려가고, 이제껏 좁은 협곡 사이를 지나왔던 강물은 산과 산의 틈새를 한껏 벌리며 남한강 특유의 장중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유려하고 장쾌한 물의 파동이다. 손으로 꼽을 정도의 사람들이 그 너른 강을 독차지한 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전국 유명 관광지들이 인파와 차량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한 것을 생각하면 별천지나 다름없다. 야영이 가능한 넓은 잔디밭에서 일단의 젊은이들이 공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띈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의 단합대회 장소로 종종 이용된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 ‘없는 게 없을’만큼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서식해 조사들에겐 진작부터 알려진 천혜의 낚시터다. 넓은 여울에서 간단한 낚시도구로 민물 고기들을 낚아 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 상류에 늘어선 물놀이터 ‘수룡폭포·한포천´ 삼탄유원지에서 제천방면 38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산자락 한 굽이를 돌아설 때마다 물놀이터가 펼쳐진다. 텐트만 있다면 그대로 하룻밤 머물고 싶은 곳들이다. 특히 마곡리와 구곡리 구곡교, 제천땅에 속한 원박리 동야루 펜션 인근 지역은 어느 유원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행락객들이 많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워낙 궁벽한 곳이다 보니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할 상가가 마땅치 않은 것이 흠. 충주시 외곽의 보련산 수룡폭포 계곡과 한포천도 충주시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처. 특히 수룡폭포는 작은 규모지만 자연경관과 야생동식물의 서식환경이 우수해 ‘충북의 자연환경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노은면사무소 (043)850-5106. # 예쁜 강변 정거장, 삼탄역 영화 박하사탕을 기억하시는가. 동량∼삼탄∼공전역 구간은 충북선 구간 중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 삼탄역과 공전역 사이 애련리 진소마을에 박하사탕 촬영지가 있다. 영화속 주인공 영호(설경구 분)가 20년 전 첫사랑과 함께 소풍갔던 철교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던 명장면의 촬영지다. 고즈넉한 산자락과 철교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워,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삼탄역 852-7786. # 공짜로 즐기는 워터 페스티벌 ‘2007 충주호수축제’가 11일~15일 ‘육지 속의 바다’로 불리는 충주호(탄금호)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체험형 수상 축제라는 것. 수상 트렘플린과 미끄럼틀, 시소, 자전거 등 총 17종의 물놀이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수상체험장)와 강변수영장이 행사기간 내내 무료로 개방된다. 물풍선 서바이벌 게임, 땅콩보트 등 체험거리도 풍성하다. 또 드래건보트경기대회, 물축구대회, 아쿠아슬론대회(수영마라톤) 등 다양한 수상대회가 열려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충주호수축제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행사기간 내내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펼쳐지는 초대형 레이저쇼 ‘탄금호 음악분수 공연’. 밤하늘과 호수를 배경으로 연출되는 빛과 물의 하모니가 환상적이다. 충주박물관에서는 8월11∼20일 곤충 및 자연사 특별전이 열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호수축제를 관람한 뒤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충주시는 축제기간 동안 관광객들을 위해 수안보·월악산 방면과 탄금대·중앙탑 방면 등 2개 코스의 중원문화 유적투어 버스를 무료로 운영한다. 충주시청 문화관광과 tour.cj100.net,850-6723. 9월28일~10월7일 ‘세계무술축제´ 10월16일~19일 ‘아시아 조정선수권대회´ 등 볼 만한 행사들이 충주에서 연이어 개최된다. 글 사진 충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나들목→제천방면(38번국도)→하영교차로→충주방면(19번국도)→동량면삼거리(좌회전)→삼탄유원지. # 잠잘 곳 오지이다 보니 민박을 이용해야 하는 곳이 많다.3만∼10만원선. 산척면사무소 (043)850-2401. # 먹거리 삼탄유원지 내 ‘자연산 가든’은 자연산 쏘가리와 빠가사리 매운탕이 맛있는 집. 각 각 7만원,4만 5000원. 민박도 운영한다.851-6639. # 입장료 삼탄유원지를 비롯, 수룡폭포 등에서 청소비 명목으로 어른 500원, 어린이(13세 이하) 3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31일까지.
  • 육지 속 섬마을 ‘예천 회룡포’

    육지 속 섬마을 ‘예천 회룡포’

    뭍을 그리워하는 섬이라고 해야 할까, 물길과 몸을 섞고 싶은 뭍이라고 해야 할까. 금방이라도 인연을 단절할 듯 뭍의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이를 두고 버선발을 닮은 안동 하회마을에 비유해, 금방이라도 가지에서 똑 떨어질 것 같은 호박을 닮았다고 했다. 경북 봉화군 북쪽 선달산과 옥석산에서 발원한 낙동강의 제1지류 내성천이 영주와 안동 등을 지나 남녘을 향해 흐르다 경북 예천땅에 접어든다. 난데없이 앞길을 막아선 예천의 명산 비룡산에 부딪친 내성천이 350도 태극무늬 모양으로 돌아나가며 거대한 모래사장을 만들어놓고, 그 위에 마을을 하나 얹어 놓았는데,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한 물돌이동이라 평가받는 회룡포(回龍浦)다. 말 그대로 비룡산을 부여잡은 용이 몸을 외로 꼬며 돌아나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곳. #비룡산 전망대 오르면 회룡포가 한눈에 내성천과 회룡포의 진면목을 한눈에 보려면, 장안사가 있는 비룡산 중턱의 회룡대에 올라야 한다. 솔 향기 그윽한 장안사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경남 기장과 황해도 개성, 그리고 예천 등에 세운 같은 이름의 절집 3곳 중 하나. 고려시대에는 문인 이규보가 머무르며 ‘장안사에서’란 절창(絶唱)을 지어낸 유서 깊은 도량이다. “장안사에 머무르며 산에 이르니 번뇌가 쉬어지는구나/하물며 고승 지도림을 만났음이랴/긴 칼 차고 멀리 나갈 때는 나그네의 마음이더니/한 잔 차로 서로 웃으니 고인의 마음일세/맑게 갠 절 북쪽에는 시내의 구름이 흩어지고/달이 지는 성 서쪽 대나무 숲에는 안개가 깊구려/병으로 세월을 보내니 부질없이 졸음만 오고/옛동산 소나무와 국화는 꿈 속에서 잦아드네.” 장안사 뒤편 산길을 따라 400m쯤 걸어 회룡대에 올랐다. 바닥색을 닮은 황톳빛 내성천이 희디 흰 모래사장, 그리고 짙푸른 하늘과 희롱하며 흘러가고 있다. 마을 왼편으로 한때 유일한 뭍과의 연결통로였던 ‘뽕뽕다리(공사장에서 쓰는 구멍뚫린 철판을 연결해 만든 다리)’의 모습이 아련하다. 제방 옆길에는 나무를 심어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회룡포 마을 주민수는 20명가량. 우리네 농촌이 그렇듯 55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다. 경주 김씨 동성만 모여 사는 것이 이채롭다. #세금 내는 나무 황목근과 석송령 회룡포 인근 금남리 금원마을에는 세금 내는 팽나무가 있다. 황목근(黃木根)이란 어엿한 이름도 갖고 있다.5월이면 누런 꽃을 피운다 해서 성을 황, 근본 있는 나무라는 뜻에서 이름을 목근이라 했다. 무려 1만 2899㎡나 되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부자나무. 나이는 약 500세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제400호. 황목근 보존회에서 대납의 형태로 일년에 9000원가량 종합토지세를 낸다. 감천면의 석송령(石松靈·천연기념물 제294호)은 나이 600세로 황목근의 형뻘된다. 토지대장에 자신의 이름으로 땅 6000여㎡를 등재해 놓고 있다.1년에 1만여원가량 세금을 낸다. 역시 석송령 보존회에서 대납하고 있다. #늙은 회화나무 아래 삼강주막 회룡포를 돌아본 후 풍양면 삼강리의 삼강(三江)주막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유장하게 흘러가는 낙동강 700리 길에 마지막 남은 주막.1900년 전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 등 삼강의 합수머리에 있다 해서 삼강주막이라 불린다. 이 시대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가 2005년 89세를 일기로 세상과 이별하면서, 이젠 덩그러니 빈집으로만 남았다.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삼강주막이 있는 삼강나루터는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부산과 대구 등에서 서울로 향하는 과객과 장사치들, 그리고 온갖 물산들로 북적댔다. 특히 부산에서 올라온 소금배, 내륙에서 내려온 미곡선 상인들이 활발하게 물물교환하던 곳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다리가 놓이고, 제방이 생기면서 인적이 뚝 끊겨 버렸다. 고 유옥연 할머니는 16살 되던 해인 1932년 이 마을 배봉송(50년전 작고)씨와 결혼한 뒤 70여년간 삼강주막을 지켰다고 전해진다. 담배를 즐겨 피웠던 유 할머니는 말년에 간혹 찾아오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막걸리와 멸치 안주 등을 팔며 생활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여간 안타깝지 않다. 200년 된 회화나무가 굽어보고 있는 삼강주막은 흙바람 벽에 구멍이 숭숭 뚫린 채 서 있었다. 방은 2개. 수많은 과객들이 발고랑내 풍기며 잠을 청했을 봉놋방은 장정 예닐곱이 앉아 술추렴했을 마루와, 주모가 사용했음 직한 작은 방은 시커먼 검뎅이가 묻은 부엌과 각각 연결돼 있다. 주막과 회화나무 사이 너른 공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국밥과 술로 요기를 했을 게다. 경상북도에서는 삼강주막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금년 중 완공이 목표다. 삼강주막 옆에 있던 뱃사람 숙소 등도 함께 복원할 계획. 옛 정취는 고스란히 살리되, 과유불급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054)650-6391. 글 사진 예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2007 예천 곤충바이오 엑스포(www.insect-expo.co.kr)가 11∼22일 예천읍 일대에서 열린다. 곤충의 산업적 이용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신기한 곤충의 세계를 보여줄 이색 행사다. 주행사장인 공설운동장에 곤충생태관과 곤충놀이관,3D영상관 등이 설치되고, 특별행사장인 곤충산업연구소에는 곤충생태원, 유리온실 등이 만들어져 곤충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054)650-6291∼8. ●예천 천문과학문화센터 100여명이 숙박을 겸해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곳. 감천면 덕율리에 있다. 낮시간에는 인근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보조프로그램도 마련해 두었다.654-1710. ●진호국제양궁장 예천 출신 양궁선수 김진호의 세계대회 제패를 기념해 세운 국제 규모의 양궁장. 예천읍 청복리에 있다. 일반인에게 무료 양궁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반드시 예천군청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www.yecheon.go.kr,650-6411∼2. ●금당실 마을 전통가옥과 7.2㎞에 달하는 돌담길 등 옛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마을. 용문면 상금곡리에 있다. 돌담길에 무시로 핀 과꽃 등이 인상적이다. 마을 정원 격인 금당실 쑤(소나무숲)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지친 걸음 쉬어가기에도 맞춤하다.654-2222. ●가는 길 금당실 마을과 석송령, 곤충바이오엑스포 행사장 등을 찾기 위해서는 중앙고속도로 예천 나들목, 회룡포와 삼강주막, 황목근 등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 나들목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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