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귀포시/음식쓰레기 전량 유기질 퇴비로
◎하루12t 발효 3개월뒤 농가공급/시범마을 지정… 발효제 등 무상지원/음식점 식단 간소화 유도… 우수업소 수도료 30% 감면
모두가 단잠에 빠져있는 새벽 4시.서귀포시 폐기물환경사업소 직원들은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시내 곳곳에 모아진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사업장인 적환장으로 운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민회관 차고지를 떠난 2대의 4.5t짜리 음식물쓰레기 전담 수거차량들은 112개 음식물쓰레기 중간집하장을 돌며 120ℓ들이 잔반통을 실어 나른다.
차량 당 기사 1명 미화원 3명이 아침 10시까지 약 6시간동안 나른 잔반통수는 도합 350개.어깨가 뻐근하고 다리 힘도 부치지만 「서귀포 칠십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킨다는 긍지에 피로를 떨친다.
구 시가지와 중문관광단지,신 시가지등지의 아파트,호텔,시장,식당,일반가정에서 간밤에 쏟아놓은 12t 가량의 음식찌꺼기들은 서귀포 신시가지 윗쪽에 자리한 강정동 1646 시 직영 양묘장내 퇴비화 적환장으로 옮겨져 고급 유기질 퇴비로 「변신」한다.
○새 적환장 연내 건립
고요한 숲속에자리한 적환장 주변은 잘 익은 김치냄새인지,술익는 냄새인지 모를 시큼털털한 냄새로 가득하다.음식물쓰레기에 토양정화제인 E·M(Effective Micro Organisms:유효 미생물군)발효제가 뿌려지고 톱밥이 버무려져 퇴비로 익어가는 냄새다.
300평 넓이의 적환장은 3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적환동 2동과 중간완숙장,최종완숙장 등을 갖추고 있다.
갓 도착한 음식쓰레기는 먼저 적환동에서 E·M발효제,톱밥과 알맞게 섞인다.이어 발효될 때까지 비닐에 덮여 숙성된다.
발효기간은 한달 가량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완전히 물기가 빠져 무게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뽀송뽀송해진 음식쓰레기는 이후 중간숙환장으로 옮겨져 약 1개월동안 자연 건조과정을 거친 뒤 다시 완숙장에서 한달동안 머물며 최고급의 유기질 퇴비로 만들어져 희망농가에 공급됩니다』 책임자인 서귀포시 폐기물환경사업소 강희용 소장의 설명이다.
적환장 부지 한켠에는 잔반량 및 채소류·어패류·육류 등 5가지로 나눈 음식의 특성에 따른 톱밥 및 EM발효제의 투여량과 효과 등을 비교 분석한 5개의 성과분석표도 마련돼 있다.좋은 퇴비를 능률적으로 만들기 위한 과학적인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서다.
강소장은 『이곳 임시 적환장은 현재 시 폐기물환경사업소가 관리하고 있으나 올해안에 1억원의 예산을 들어 색달동 산 8 시유지에 고속발효기와 건조기 등을 갖춘 새로운 적환장을 마련,EM발효제를 공급하고 있는 서귀포시 유기농업단체인 자연농법연구회(회장 이영민)에 운영을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귀포 시민들의 음식쓰레기 줄이기 및 재활용운동은 변두리 지역 마을에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수거차량 필요때만 불러
시는 지난해 7월부터 남성·색달·도순마을을,올해부터는 하원마을을 음식물쓰레기 자체 퇴비화 시범마을로 지정,총 1천120가구에 가구당 2개씩 8ℓ짜리 발효용기와 1년치 E·M발효제 12㎏씩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주민들도 시의 방침에 적극 협조,현재 이들 마을에서는 좀처럼 쓰레기차량을 볼 수 없게 됐다.
도순동 새마을부녀회장인 김순자씨(45·도순동 788의 4)는 『관내 350가구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모두를 퇴비로 만들어 정원이나 밭,과수원 등지에 뿌리고 있다』면서 『다만 병이나 캔 등 태울수 없는 재활용쓰레기가 모아지면 쓰레기 수거차량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이같은 퇴비화 사업 외에도 ▲발생단계에서의 감량화 ▲범시민 의식개혁운동 등 3단계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을 전개중이다.
음식점 및 집단급식소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 가운데 1.08t,가정 배출 음식물쓰레기 1t 등 하루 평균 2.08t 정도를 줄인다는게 기본 목표다.우수업소 등에는 수도요금 30% 감면혜택을 줌으로써 감량의욕을 높일 계획이다.
○“통반장·부녀회장 교육”
오광협 시장은 『시민 의식개혁을 위해 새마을부녀회 주관 음식쓰레기 줄이기 시민결의대회와 환경연사 초청 강연회,음식쓰레기 줄이기 및 퇴비화 우수사례 발표회,통·반장·부녀회장·아파트관리소장 등에 대한 교육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이 우수한 48개 업소에 대해서는 수도요금 30% 감면혜택이 주어졌다.
서귀포시는 올 상반기 말에 49개 업소를 추가로 선정,수도료 감면과 위생검사 면제혜택을 줄 계획이다.
◎오광협 서귀포시장/“환경 보존없인 관광제주 없어요”/관련공무원 특강·일 견학으로 퇴비화 준비/“최상급 유기질 비료”… 감귤농가서 인기높아
오광협 서귀포시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환경시장」이다.
올해부터 서귀포시 관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전량을 퇴비화하겠다는 재활용계획도 바로 그의 환경친화적 사고에서 비롯됐다.
그는 10년전부터 「월간 폐기물」이란 일본의 환경전문잡지를 정기구독할 정도로 환경에 대한 애착이 깊다. 환경에 만점을 받지 않고서는 제주도 관광개발사업도 아무 소용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시에서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 전량을 퇴비화하기로 했는데 자신있습니까.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시내에서 발생한 하루 19t의 음식물쓰레기 가운데 16%인 3t 정도를 퇴비화한 결과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주는 등 근검절약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습니다. 성공을 지신합니다.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의 질은.
▲매우 우수합니다. 이퇴비를 사용한 하우스 감귤은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아 다른 감귤에 비해 15㎏들이 상자당 3천∼4천원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정책을 전면 시행하기에 앞서 어떤 준비를 했습니까.
▲지난 95년 토양정화제인 E·M을 개발한 일본 오키나와대학 히가데루오 박사를 초청,음식물쓰레기 재활용에 대한 특강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귀포시 관내 12개동 여성단체장 19명을 일본 오키나와로 보내 후지가와 시립도서관과,무공해 양계장은 녹화원,그리고 E·M을 배양약으로 사용하는 난 연구소 등 일본의 앞선 재활용사례를 견학하도록 했습니다. 관계 공무원 및 지역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