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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인 포커스] 튀니지 인권운동가 마르주키

    청년노점상의 분신자살로 올해 ‘아랍의 봄’에 불을 댕겼던 튀니지에서 인권운동가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중도좌파인 공화의회당 대표 몬세프 마르주키(66)는 12일(현지시간) 제헌 의회에서 재적 의원 217명 가운데 153명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1월 지네 엘 아비니데 벤 알리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11개월 만에 민주 선거로 탄생한 첫 대통령이자, 튀니지가 공화국을 선포한 1957년 이후 3번째 대통령이다. 이날 트레이드마크인 ‘잠자리 안경’과 노타이 차림의 회색양복을 입고 나온 마르주키는 “중동에서 첫 자유 공화국이 된 나라의 첫 대통령이 됐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정의 권력 분점에 반발, 반대표를 던진 44명의 의원들에게는 “나를 계속 주시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마르주키는 13일 카르타고 대통령궁에서 공식 취임한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튀니지인권연합(LTDH)의 회장을 지낸 그는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눈엣가시였다. 1994년 선거 결과를 비판하다 투옥됐으나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4개월 만에 풀려나 프랑스 망명길에 올랐다. 2001년 공화의회당을 창당한 뒤 이듬해 당국으로부터 활동이 금지되자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민주화 시위로 벤 알리 대통령이 쫓겨난 지난 1월에야 영구 귀국했다. 마르주키의 첫 임무는 연정 파트너이자 제1당인 엔나흐다당의 사무총장 하마디 제발리를 총리로 임명하는 일이다. 튀니지 권력 구조상 대통령은 총리에 이어 2인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그가 엔나흐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에서 의학을 전공한 그는 인도 독립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평화운동과 인종분리정책을 철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를 배우기 위해 인도와 남아공을 각각 찾았을 정도로 학구파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 프랑스인 부인과는 이혼했다. 프랑스어, 아랍어로 ‘감시받는 독재자들’, ‘중동을 위한 민주화의 길’ 등을 써낸 다작 작가이기도 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조·상·제·한·서·외/곽태헌 논설위원

    요즘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은행처럼 성적이 뒤바뀌는 업종을 찾기 힘들었다. 대형사고에 관련됐는지 여부, 거액을 대출해준 대기업이 부도가 났는지 여부가 은행의 성적에 결정적이었다. 1977년부터 1997년 외환위기가 불거지기 직전까지 20년간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성적표를 보면 그대로 알 수 있다. 상업은행은 1977~1981년 순이익 1위를 지킨 최고의 은행이었다. 그러나 1982년 장영자·이철희 부부의 어음사기 사건에 휘말린 데다 이듬해에는 명성사건까지 겹쳤다. 중동에 진출한 건설사의 부실도 이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1986~1989년에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제일은행은 1985~1986년, 1992~1993년 1위였지만 영화도 잠시였다. 1995년 유원건설, 1996년 우성건설, 1997년 한보철강 등 주거래관계에 있던 대기업들의 잇단 몰락으로 휘청했다. 조흥은행은 장영자·이철희 부부 어음사건과 영동개발사건(1983년)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소매금융 쪽 강화로 나서면서 회생의 길을 찾았다. 1994~1996년 1위에 올랐다. 은행들의 부침이 심해서였는지 외환위기 직전까지 은행 출입기자들과 은행 관계자들은 설립 순인 ‘조·상·제·한·서’로 불렀다. 외환은행은 6번째, 국민은행은 7번째 시중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그뒤 신설은행인 신한·한미·동화·동남·대동·하나·보람·평화은행의 순이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6대 시중은행 모두 대주주가 바뀌거나 통폐합되는 비운을 맞았다. 후발은행인 신한·하나은행이 대형 선발은행인 6대 시중은행을 인수하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현상도 빚어졌다. 선발은행이 경영 실패로 부실해진 측면도 없지 않지만, 떼일 줄 알면서도 대출해줄 수밖에 없었던 정치·경제적인 외압과도 무관하지 않다. 반면 신한은행은 부실한 대기업에 대출하라는 압력을 받을 때마다 대주주인 재일교포 핑계를 대면서 요리조리 피해 나갔다. 규모가 작았던 하나은행에는 정부의 대출 압력이 거의 없었다. 신한·하나은행에는 행운이었다. 이제 6대 시중은행의 이름도 다 사라질 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는 종전의 명칭 SC제일은행에서 ‘제일’을 빼고 한국SC은행으로 바꾸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그제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당분간 지주사 밑에 (하나·외환) 2개 은행을 유지하는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이 지나면 외환은행 이름은 어떻게 될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이집트 강경이슬람파 득세… 민주주의 실험 난관

    이집트 강경이슬람파 득세… 민주주의 실험 난관

    모로코·튀니지에 이어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처음 치른 이집트 총선에서 이슬람 정당이 1, 2위로 급부상하면서 중동 정세가 한바탕 요동칠 전망이다. 중동 최대 국가이자 33년간 평화협정을 유지해 온 이집트가 이슬람 국가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스라엘의 고립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경 보수파인 ‘알누르 살라피운동’(이하 누르당)이 ‘제2당’으로 예상치 못한 파란을 일으키면서 민주주의 실험을 이끌 무슬림형제단도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지난달 28~29일 이집트 9개주에서 치른 총선의 초기 개표 결과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이 40%, 초강경 이슬람 종파인 살라피 무슬림으로 이뤄진 누르당이 25%를 획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교 지도자들이 직접 지휘하는 누르당의 당수 셰이크 압델 모네임 엘샤핫은 그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로 시민권과 자유, 평등을 제한해야 한다.”며 음주, 간통 등을 금지하고 간통을 한 사람에게는 돌을 던지는 등의 태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의회 자문을 맡고 이슬람법 적용을 검토할 종교학자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안도 내놨다. 여성들의 정계 진출도 금지하고 있다. 살라피주의자들이 이집트 정치권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집트 내 진보세력과 서방국가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란의 핵 위협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이스라엘은 더욱 코너에 몰리게 됐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랍권의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이집트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스라엘·이집트 간 평화협정을 비롯,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선수를 쳤다. 무슬림형제단은 1979년 이스라엘과 맺은 ‘캠프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유지할 뜻을 밝힌 반면 살라피주의자들은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주장을 여러 차례 펴 왔다. 기독교 분파인 이집트의 콥트교도들도 무슬림 정치 세력이 선거를 통해 부상하자 향후 자신들에게 미칠 후폭풍을 염려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콥트교는 이집트 전체 인구 8000만명 중 10%가량을 차지한다. 살라피주의자들의 세력화는 무슬림형제단에도 걸림돌이다. 민주주의 국가 설립 과정에서 이슬람법을 어느 정도로 적용해야 할지를 놓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반대파 간의 분열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주 투표 직후 누르당과의 연정 구성 가능성을 부인하며 발 빠르게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이집트의 하원 총선 결과는 다른 지역에서 치르는 2~3단계 선거가 마무리되는 내년 1월 11일 이후에야 최종 확정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어디까지 왔나… IAEA 보고서 통해 본 실태

    이란 핵개발 문제가 중동 정세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란 공격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물가 급등과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언제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공언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 지원 연구센터 설립이 시초 IAEA가 발표한 보고서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신뢰할 만한” 첩보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의 기반이 된 첩보는 주로 정보기관과 이란 스스로 제공한 자료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IAEA는 “광범위한 첩보를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군사적인 차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이 1980년부터 핵무기 개발 작업을 시작했고, 2003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어도 지난해까지 작업을 계속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란이 어느 정도의 핵개발 수준을 달성했는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핵무기 개발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군축협회(ACA) 소속 확산방지 분석가 피터 크레일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의 선을 넘었다는걸 보여주진 않는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블록버스터 정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시작한 것은 1967년 테헤란 핵 연구센터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설을 지원해준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1975년에는 6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원자력에너지 장비를 이란에 판매하는 핵협정도 이란과 체결했다. ●전문가 “결정적 증거라 하기엔… ” 이란은 줄곧 전력생산과 치료 등 평화적 목적을 위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등에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이 1~2년 안에 핵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엄청난 비용과 최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우라늄 고농축 시설을 이란이 확보한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 혁명 이후 과제는 軍간섭 차단”

    “이집트 혁명 이후 과제는 軍간섭 차단”

    “이집트의 민주 선거를 앞두고 군부의 정치 개입을 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올해 초 이집트 시민혁명을 주도하며 북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아랍의 봄’(반정부·민주화 시위)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4월 6일 청년운동’ 공동 설립자 아흐메드 마헤르 엘탄타위(31)가 7일 한국을 찾았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가 8~9일 함께 여는 ‘2011 서울민주주의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4·6 청년운동’은 2008년 4월 6일 촉발됐던 노동자 파업에 동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조직됐으며 이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축출을 목표로 온·오프라인에서 시위를 이끌었다. 엘탄타위는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엘탄타위는 이날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달 28일 열리는 이집트 총선을 앞두고 (군부의 정치 개입 탓에) 시민사회와 군부가 충돌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군부의 간섭을 차단하는 것이 혁명 이후 최대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집트 혁명 이후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세를 불리는 데 대해 “(서방의 우려처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엘탄타위는 “무슬림형제단은 온건 성향이기 때문에 (정당의 형태로) 참여할 수 있으며 종교단체도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체제에 녹아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남·북·러 가스관 2013년 착공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을 위해 두 나라가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의 가스프롬과 한국가스공사가 2013년 남·북·러 가스관 공사를 시작해 2017년에 가스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9월 체결한 사실도 공개됐다. 한·러 정상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3국 모두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건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사업이다. 우선 중동 지역 등의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공급에 변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 개발로 에너지 가격도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선의 확보는 우리에게 중대한 이해관계가 달린 사안이다. 또 가스관 건설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러 간의 가스관 사업이 본격화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한·러 간에 가스 가격이 결정돼야 하고, 북한과의 통과료 협상도 타결돼야 한다. 이와 함께 북한 핵 협상,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 등 남북 간에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들도 있다. 특히 북한이 남한으로 가는 가스관을 차단하는 등의 도발 행위를 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 대통령이 “가스관 사업은 경제성과 상업 조건이 전제돼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가스관이 북한을 통과하는 데 따른 위험은 전적으로 러시아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양측이 MOU를 통해 공개한 로드맵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려면 러시아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걸림돌 제거에 나설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런 노력들을 통해 2013년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사업 착공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 보복 나선 이스라엘

    유네스코의 팔레스타인 정회원 승인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이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1일(현지시간) 특별 내각회의를 열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응 조치로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에 주택 2000가구를 새로 짓기로 하는 등 정착촌 건설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 당국으로의 자금 송금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최고대표는 2일 이스라엘에 정착촌 건설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팔레스타인 정회원국 승인에 대한 보복으로 유네스코에 대한 재정 지원을 끊은 미국 정부에 지원을 계속할 방법을 찾으라고 압박했다. 이스라엘은 매달 자국 항구를 통과해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 수천만 달러를 팔레스타인에 전달해 왔다. 이는 팔레스타인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송금 중단이 일시적 조치에 그치더라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또 그동안 고위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서안과 이스라엘을 비교적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제공해 왔던 특별 허가증 발급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추후 상황을 봐가며 추가적인 대응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에 팔레스타인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르다이나는 이날 중동 평화협상 주재 4자기구(콰르텟)와 미국 정부에 해당 지역 전체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신중하지 못한 행위를 그만두게 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결정은 평화협상 과정의 파괴를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자금동결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돈을 훔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또 이날 오전 서안과 가자지구 일대의 팔레스타인 서버가 공격당해 인터넷이 끊기자 이스라엘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도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은 중동 평화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면서 유네스코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 美 이스라엘 눈치 보기

    미국이라는 거인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이스라엘에 발목이 잡혀 또다시 ‘무리한’ 대리전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가입안이 가결되자 즉각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는 퇴로 없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빅토리아 눌랜드 국무부 대변인은 11월 중 유네스코에 제공할 예정이던 지원금 6000만 달러(약 668억원)를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이 카이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결정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중동 평화협상 재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유네스코 연간 예산의 22%를 분담하고 있는 미국이 재정 지원을 중단하면 유네스코는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미 의회가 팔레스타인에 국가 지위를 부여하는 유엔 기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금지토록 하는 법안을 1990년대 제정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유네스코를 통해 물꼬를 튼 팔레스타인이 유엔 산하기구 16곳에 추가로 정회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만약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회원에 “동등하게 열려 있는”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정회원국으로 입성한다면 미국은 그야말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구글이나 애플 등 미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의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에스더 브리머 미 국무부 차관보가 “(WIPO에 팔레스타인이 가입하는 것은) 이 기구에서 미국의 지도력과 심각하게 연관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다만 유네스코 회원이 자동으로 WIPO 회원이 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이 유네스코에 대한 방식을 다른 기구에서도 사용할 경우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고립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BBC방송은 유네스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어떤 회원국이라도 2년간 분담금을 체납할 경우 투표권 행사를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결국 유엔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실현해 온 미국의 정책기조가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게 된 것이다. CNN 방송은 “유엔 기이날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옵션들이 가능한지를 놓고 의회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최근 상황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스마트 파워’란 이름으로 이슬람권을 친구로 포용하려던 공공외교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 5월 이스라엘에 국경선을 양보하라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한테 일언지하에 거부당했다. 오히려 미국 내 요소요소에 포진한 유대인 권력과 미 의회의 집중 공격을 받고 두 손을 들어야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유엔 입성’ 팔레스타인 최종 목표 이룰까

    유엔의 회원국 승인이 최종 목표인 팔레스타인은 31일 전초전 격인 유네스코 가입 성공으로 목표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유네스코는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첫 번째 유엔 기구이다.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제출, 심의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팔레스타인 측이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등 서방의 반대로 독립국 지위 획득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자 먼저 유네스코에 가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보리와 달리 거부권 규정이 없는 유네스코를 발판 삼아 유엔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국가 자격을 인정받겠다는 복안이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표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포함한 14개국만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돼 팔레스타인의 회원 가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보리를 거쳐 정회원이 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중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없이 최소 9개국이 승인한 뒤 유엔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중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유엔 회원국 가입을 막으려는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반대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네스코 재정의 22%를 담당하는 미국은 이번 표결이 가결될 경우 유네스코에 대한 700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향후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킬리언 유네스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표결은 미국의 유네스코 지원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동평화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가입결정은 오는 11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된다.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공언하고 있어 부결될 확률이 높다. 안보리에서 부결되면 유엔총회로 넘어가 팔레스타인을 정식회원국이 아닌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로 인정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제사회 반응

    거의 모든 나라가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을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카다피의 죽음은 서방세계가 벌인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입증했다.”면서 “이는 또한 다른 중동 독재자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철권통치는 반드시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어 “리비아는 이제 안정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멀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며 “미국은 (리비아의) 조속한 임시정부 구성과 함께 첫 번째 자유·공정 선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리비아 국민에게 새 장이 열린 것”이라며 새 정부가 민주개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리비아 국민은 이제 민주적인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갖게 됐다.”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마침내 평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거듭날 길이 열렸다.”고 했다. 이들 4명의 정상은 이날 화상통화를 통해 향후 리비아 정국에 관해 논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카다피군과 반군 모두 평화적으로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복수가 아니라 치유와 재건을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교황청도 “카다피의 죽음이 비극적인 유혈극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카다피 치하의 인권 유린 혐의자 전원을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도 함께 성명을 내고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투항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카다피가 “순교자”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그들은 그를 암살했고, 이는 또 다른 잔학행위”라며 “우리는 카다피를 위대한 전사 겸 혁명가, 순교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국제적 고립 벗고 관계개선 나서겠다”

    최근 팔레스타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자격을 신청하자 이를 막으려는 이스라엘 외교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국제사회 분위기가 급속히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도 사실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2009년 공공외교부를 설립한 것은 국제적 고립을 타파하고 우호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절박함을 반영한다. 율리 에델스타인(53) 공공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제대로 알리고 관계를 개선하는 게 우리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적들은 우리 시민들을 위협하는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파간다를 발전시켜왔다.”면서 “이스라엘은 실제 벌어지는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미디어가 벌이는 교묘한 조작과 그릇된 설명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공공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냉전 이후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군사동맹 관계였던 터키·이집트와 최근 갈등이 높아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스라엘이 가장 공을 들이는 미국에서조차 ‘편협한 이스라엘’을 중동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안보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기 시작한 이스라엘 공공외교는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긍정적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홀로코스트 희생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에델스타인 장관 역시 ‘이스라엘은 피해자이며 평화를 옹호한다’는 점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팔레스타인은 아무런 양보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하려 한다. 미국조차 우려를 표명하는 정착촌 건설에 대해서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에델스타인 장관은 옛 소련에서 태어나 시온주의 운동을 이유로 국가보안위원회(KGB)에 체포돼 3년간 복역한 뒤 1987년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의회 요직을 두루 역임했으며, 올해 예루살렘 포스트가 선정한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유대인 50명’ 가운데 1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대 1027’ 이스라엘, 하마스와 ‘불평등’ 포로 교환 수용

    ‘1대 1027’ 이스라엘, 하마스와 ‘불평등’ 포로 교환 수용

    ‘그의 초침(秒針)이 1934일 만에 돌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평범한 엔지니어 노암 샬리트(52)의 시간은 2006년 6월 아들이 군복무 중 납치당한 이후 멈췄다. 꼬박 5년의 기다림 끝에 1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과 적군 포로 1027명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토 횡단 등으로 이·팔 여론 동정 얻어 ‘1대1072’의 기적. 그 뒤에는 자국민은 물론 적군의 마음마저 녹인 애절한 부정이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양측은 이날 “이집트의 중재로 다음 달 포로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길라드 샬리트(25) 하사를 돌려받는 대신 종신형을 받은 315명을 포함해 1027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조건이었다. 샬리트 하사는 몇 주 안에 이집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무장단체로 2006년 선거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이 됐다. ‘귀환 용사’가 된 샬리트 하사는 2006년 6월 25일 최전방 초소에서 경계 근무를 하던 중 하마스 대원에게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됐다. 당시 상병이던 그는 이후 하사로 특진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상징이 됐다. 이스라엘은 ‘샬리트 하사 구하기’를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였지만 허사였다. 협상 테이블에도 앉았지만 평행선만 그었다. 꽉 막혔던 석방 협상에 불을 지핀 건 아버지였다. 노암은 2009년 9월 아들의 생존을 확인한 뒤 집 밖으로 나섰다. 1973년 중동전쟁 때 쌍둥이 형제를 잃었던 노암은 아들마저 전장에서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노암 부부는 지난해 6월 아들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12일간 국토를 횡단했다. “이스라엘의 아들은 아직 살아 있다.”고 시위하기 위해서다. 200㎞를 걸어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에 도착했고 이후 텐트를 치고 노숙했다. 다급한 부정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2008년 4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찾자 “아들 석방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현지 언론을 통해 ‘아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병사를 직접 찾았고 이스라엘 감옥에서 투옥 중인 팔레스타인 군인의 부모를 만나 자식과 헤어진 고통을 서로 위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민심은 점점 아버지 편에 섰다. 모든 청년이 3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는 이스라엘에서 노암의 고통은 모든 부모의 두려움이기도 했다. 결국 네타냐후 내각은 표결 끝에 포로 교환을 승인했다. ●민심 얻은 이스라엘·하마스 모두 ‘윈윈’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집트 집권 세력은 이번 포로 교환을 통해 모두 ‘윈윈’했다고 판단한다. 사나운 민심을 가라앉힌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지역에 (반정부 시위의) 폭풍이 몰아쳤을 때 협상해야 유리하다.”며 타결을 밀어붙였다. 하마스 측은 고위 정치 지도자 등 자국 포로의 귀환을 이끌어 민심을 얻었고 이집트는 중재를 통해 틀어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나와 통일] (31)‘獨 통일 21주년’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나와 통일] (31)‘獨 통일 21주년’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개천절인 10월 3일이 독일에서는 ‘독일 통일의 날’이다. 개천절이 하늘 문이 열리고 나라를 세운 날이라면, 독일 역시 제2의 건국일인 셈이다. 독일 통일 21주년을 기념해 서울신문과 단독인터뷰를 가진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 대사는 “1년 중 가장 좋은 날씨에 ‘통일의 날’을 맞이해 항상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년 9월 한국에 부임한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일 통일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문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많은 통일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가 됐다.”면서 “통일이 경제발전에 역동성을 준 기회가 됐다.”고 역설했다. →동·서독과 남북한 통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두 나라 모두 냉전 이후 분단국가가 됐지만 한국은 내전을 겪었다. 동족이 총을 겨누고 피를 흘렸다는 것은 민족 간의 내적인 화해가 매우 어렵다는 걸 뜻한다. 둘째로는 동·서독도 경제 격차가 있었지만, 남북한은 차이가 더 크다는 점이다. 셋째, 북한이 핵무기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도전 과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정책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독일은 통일 후 21년이 됐다. 통일 비용보다 통일 편익이 크다고 하지만, 쉽게 와닿지는 않는다. -독일은 동독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다른 동유럽 국가에 대한 투자도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로 부상했다. 독일은 부채를 통해서가 아니라 경제력으로 비용을 지불했다.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통일이) 독일을 현대화하고 경제적 역동성을 준 기회가 됐다. 한국도 대북 지원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투자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독일도 15~16년이 지난 2006년, 2007년이 되어서야 성과가 나타났다. 가장 큰 편익은 평화와 협력이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실현됐고 냉전이 종식됐다는 점이다. 병역의 의무가 사라지고, 국방예산이 크게 줄어든 만큼 예산을 더 의미있는 곳에 쓰고 있다. →21년 전으로 돌아가 독일이 통일을 맞게 된다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겠는가. -통일과정에서 간과했던 가장 큰 오류는 동독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20위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거의 파산상태였고, 특히 산업의 인프라가 거의 없었다. 또 하나는 기존 제도를 고칠 생각을 못하고 통일을 맞았다는 점이다. 현실을 오판했다고 깨달은 것이 2002년이다. ‘어젠다 2010’이라는 입법 절차를 통해 사회복지 분야를 개선하기 시작했다. 현실을 제대로 판단하면서부터는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 평양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처럼 북한에서도 변화가 일어날까. -북한에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체제유지를 원하는 북한의 정치엘리트들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현 상태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향인지 쉽게 알 수는 없다. →지난 1년 김정은의 권력 승계과정을 평가한다면. -북한처럼 소수의 최측근에 의해 권력이 움직이는 상황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동독의 경우도 최고 권력은 상당히 폐쇄된 소수에 의해 움직였다. 숫자로도 소수이고, 정치적 이해도 같았지만, 동독이 나아가야 할 정치의 방향에 대해서는 갈등이 많았다. 북한도 겉으로 봐서는 완벽하게 폐쇄된 사회로 보이지만, 내부에서도 정체된 집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권력자 지위를 갖고 있고, 세대 교체도 완전히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권력 승계과정을 지금 판단하기는 어렵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통일을 앞당기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독일의 경우 어떤 나라가 국민들이 굶어 죽거나 얼어죽는다고 한다면,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지원을 할지 말지 여부는 개별적인 상황과 데이터를 봐야 한다. 돕지 않으면 당장 죽을 만큼 응급한 상황인지, 그래서 정치적인 상황과 상관없이 지원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냉각된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은. -올해 안으로 긴장 완화와 대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본다. 최근 몇 개월 한국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열린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선다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현 정부의 ‘그랜드바겐’ 정책을 지지하나. -북한 핵문제는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의제다. 핵문제를 전체 협상 패키지 내에서 다루는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과 대화 없이는 풀 수 없는 일이다. 핵안보 정상회의가 다국적 회의체로서 북한과 다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듯이 내년도 핵안보 정상회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는 ▲59세·독일 슈투트가르트 출생 ▲파리 국립행정학교(ENA) ▲모스크바·나이로비·나토 상설대표부·워싱턴 등 근무 ▲주 아프가니스탄 대사
  • 모형비행기로 펜타곤 공격 기도… 美 자생적 테러 공포

    모형비행기로 펜타곤 공격 기도… 美 자생적 테러 공포

    원격조종 모형 비행기로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와 의사당을 공격할 음모를 세운 미국 시민권자가 체포됐다. 미국 내 자생적 테러에 대한 미 정부 당국의 경고가 현실화된 셈이다. 보스턴 연방검찰은 28일(현지시간) 플라스틱 폭탄을 채운 항공기를 리모컨으로 조종해 펜타곤과 의사당에 테러를 저지르려 한 혐의로 미국 국적의 레즈완 퍼도스(26)를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엄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됐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퍼도스는 지난해 초부터 테러를 계획했으며 지난 5월 워싱턴 DC를 찾아 펜타곤과 의사당 사진을 찍었다. 지난달 6500달러를 주고 실물 크기 10분의1인 F4 팬텀과 F86 사브르 모형 전투기를 플로리다에서 구입해 프레이밍엄의 임대 창고에 보관했다. 그는 가명을 썼으며 아들에게 줄 선물이라고 비행기 구입 목적을 판매자에게 밝혔다. 그리고 이날 비행기에 실을 폭탄(C4) 25파운드와 수류탄 3개, AK47 소총 6정을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넘겨받으려다 창고 앞에서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FBI는 지난해 그의 테러 계획을 포착,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해 접근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퍼도스는 올 초 알카에다로 위장한 FBI 요원을 만나 테러 계획을 밝혔다. 또 FBI 요원들에게 이라크 등 해외 주둔 미군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라며 급조폭발물(IED) 전기 스위치용으로 개조한 휴대전화도 전달했다. 퍼도스는 매사추세츠주 애슐랜드의 51만 8500달러짜리 집에서 살고 있으며, 그의 아버지는 엔지니어, 어머니는 병원 호스피스로 일하는 등 비교적 유복한 가정 출신이다. 그는 무슬림으로 알려졌으며 이름으로 미뤄 그의 가족은 중동 이민자 출신으로 짐작된다. 퍼도스는 2003년 애슐랜드 고교를 우등으로 졸업했고 고교 시절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학교 옥상에서 성조기를 태운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는 고교 졸업 앨범에 마하트마 간디의 “나는 당신에게 평화, 사랑을 준다.”는 글을 적었다. 그는 2008년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하드(성전)에 심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밴드 드럼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뚜렷한 직업이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퍼도스는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금융당국 “시장위험도 ‘경계’ 단계로 격상”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금융당국 “시장위험도 ‘경계’ 단계로 격상”

    금융 당국과 시장이 금융위기 비상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당국은 금융시장 대응 태세를 격상시켰고, 위험 단계에 맞춘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외 불안요인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귀국한 금융지주 회장들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우리나라 금융시장 위험도를 5단계 가운데 두 번째 높은 ‘경계’ 단계로 상승시켰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위험도는 낮은 단계부터 ‘정상·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된다.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주의’ 단계를 유지하다 이번에 격상했다. 금융시장 위험도는 글로벌 신용위험, 한국 신용위험, 국내 외환시장, 국내 주식시장, 원화 자금시장 등 5가지 항목의 12개 지표를 통해 측정한다. 김 위원장은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평화로운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 충분한 정책적 대응을 시작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리스발 위기가능성은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사안이지만 점차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외화 차입구조 개선과 중동자금 활용 등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해외지점의 외화부채가 은행 전체의 외화유동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외지점의 유동성 및 자산·부채 현황을 세심하게 관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위기 때 가장 먼저 취약해지는 외환건전성을 미리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시중은행들의 외환 관련 지표를 현장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화차입차환율, 외화유동성비율 등 은행들의 외환건전성 상황이 실제로 발표 수치와 일치하는지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지금을 전례 없는 위기국면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게 조성됐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장들은 외화조달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을 다녀와 보니 세계 금융위기가 우리 생각보다 심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 구제금융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우리 경제의 기초, 특히 국가채무 상태가 생각보다 양호하다.”고 말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서울 중구 명동 본점에서 열린 금융지주 창립 3주년 기념식에서 “세계 모든 정부와 금융회사가 대응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어 회장은 “현재 국내은행은 굉장히 좋다는 평가이지만, 문제가 더 확대돼 국내 은행이 외화자산을 늘리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도 “최근 몇 주 동안 중장기 채권 발행시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하고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4개월 동안의 노력 끝에 이날 태국 채권시장에서 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홍희경·이경주기자 saloo@seoul.co.kr
  • 이, 동예루살렘에 집 1100채 건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한치 양보 없이 상대방에 치명적인 정책을 강행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어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은 30일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승인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7일(현지시간) 동예루살렘에 주택 1100채의 신축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신축 주택들은 예루살렘 남동쪽의 유대인 지역인 길로에 건설되며, 60일간의 의무 고시 기간을 거쳐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향후 수도로 삼으려고 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 전쟁으로 점령한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구에 정착촌 건설을 중단해야 평화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보리, 내일 정회원국 승인여부 논의 팔레스타인은 즉각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측 협상 대표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이스라엘의 결정이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4개국이 참여한 ‘콰르텟’(Quartette)의 평화협상 재개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도 우려를 표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을 재개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역효과를 낳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로버트 세리 유엔 중동평화 특별조정관도 “민감한 시기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스라엘이 국제 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자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엔 정회원국 승인신청을 강행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민감한 시기에 잘못된 신호” 비난 안보리에서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지만 다수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지위를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은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다. 이달의 안보리 의장인 레바논의 나와프 살람 대표는 “30일 안보리 회원국들이 모여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승인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예루살렘에 정착촌을 지을 것”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일이 전혀 아니며, 미국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포르노 출신 의원 치치올리나 “반부패 신당 창당”

    포르노스타 출신의 전직 이탈리아 하원의원 치치올리나(59)가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치올리나(본명 Elena Anna Staller)는 1987년 화려하고 섹시한 옷차림으로 남성 유권자들의 표를 긁어 모으며 이탈리아 하원의원에 당선돼 전세계적인 화제에 올랐다. 치치올리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잡지 오기(Oggi)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희망적인 미래를 위한 정당을 세우려 한다. 부패한 정당은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밝혔다. 또 “정직한 사람이 주인되는 당을 만들려고 한다. 약자의 권리를 위하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치치올리나는 1979년 정치에 입문했으며 줄곧 핵반대, 세계 기아,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1990년에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게 중동의 평화를 위해 ‘하룻밤’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오사마 빈 라덴에게도 ‘하룻밤’을 댓가로 테러 포기를 요구해 미디어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엔총회 개막… 팔레스타인 독립 승인 최대 이슈로

    유엔총회 개막… 팔레스타인 독립 승인 최대 이슈로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21일(현지시간) 제66차 유엔 총회가 열렸다. 121개국 정상과 193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번 총회에서는 23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독립국 인정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고위인사가 유엔 회원국 지위 신청을 몇 주 뒤로 늦출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쳐 주목된다.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고위 협상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보리에 팔레스타인 회원국 지위 승인에 관한 표결을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이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 문제에 관한 유엔의 표결이 몇 주 뒤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안보리 이사국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팔레스타인과 안보리 표결을 막으려는 미국 측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보리는 회원국 지위 승인 신청이 접수되면 즉각 표결을 실시해 결론을 낼 수도 있고 상당 기간 표결과 결정을 미룰 수도 있다. 팔레스타인과 미국·이스라엘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는 가운데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향후 상황 전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회원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안보리에서 러시아와 중국, 인도, 남아공 등 8개국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미국 때문에 관문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스라엘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15개국 가운데 미국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이는 팔레스타인에 정치적 정당성을 상당히 부여하는 동시에 미국·이스라엘에는 뼈아픈 ‘도덕적 패배’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동과 화해를 모색함과 동시에 재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계 로비단체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어떤 선택을 하든 상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스라엘을 ‘편애’하느라 중동 갈등을 부채질해 온 미국의 중동정책이 모순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팔레스타인은 완전한 독립국 지위 획득이 어려우면 차선책으로 사실상 국가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총회에서 과반수 동의를 얻는다면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에서 ‘표결권 없는 옵서버 국가’로 지위를 바꿀 수 있다. 이 경우 팔레스타인은 유엔 기구 회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총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에 ‘비회원 옵서버 국가’의 지위를 인정한 뒤 1개월 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평화 협상 못 미더워”… 팔, 美·이와 정면 승부

    “평화 협상 못 미더워”… 팔, 美·이와 정면 승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엔에서 독립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오는 2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회원국 승인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정회원국 신청은 우리의 합법적인 권리”라며 강행할 의지를 내보여 미국, 이스라엘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신청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승인안은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통과 어려울 것”… 국제사회 양분 국제사회도 양분되고 있다. 현재 미국·유럽은 이스라엘 편에, 중동과 러시아, 브라질 등은 팔레스타인 편에 섰다. 하지만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 스페인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내 지위 격상을 지지하는 반면, 독일은 반대하는 등 입장이 갈린다.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 신청을 내 표결에 부치더라도 미국이 안보리에서 거부권(비토)을 행사한다면 무산되게 된다. 미국은 양국 간 직접 평화회담 재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의회는 연간 5억 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원조를 끊겠다는 위협도 불사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 17일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최고대표의 대변인은 “협상 재개가 수반된 건설적인 해법만이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전방위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유엔 중동특사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평화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도록 설득하는 동시에 러시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거부권 행사는 미국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범중동권과의 갈등이 불가피하고, 전임자들처럼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중동정책에도 치명타로 작용하게 된다. ●바티칸식 ‘비회원 옵서버국’ 배제 못해 압바스의 이번 결정은 20년간 이어진 평화협상에도 불구하고 독립국가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절망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추진한 양국 간 직접 평화회담은 이스라엘이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 같은 복잡한 국제정치적 변수들을 감안할 때 팔레스타인이 바티칸시국처럼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지위를 격상시키는 ‘제2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125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국가로 인지하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가 되면 투표권은 없지만 유엔 총회 연설권, 각종 결의안에 서명할 권리 등을 누릴 수 있고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기구 가입도 가능해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카다피 몰락] “민주화·경제성장 선배 한국, 阿·중동 독재자를 꾸짖어라”

    “민주화 선배인 한국이 북아프리카·중동의 독재국을 당당히 꾸짖어야 한다.” 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64·여)가 한국이 ‘아랍의 봄’(아랍권역의 반정부·민주화 바람) 때 택한 ‘침묵 외교’에 일침을 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국제사회 리더들이 아랍 청년들에게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쟁취한 한국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권고했지만, 정작 한국은 독재자의 인권탄압과 폭압정치를 견제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는 6개월을 끈 리비아 사태 종식이 임박하자 지난 22일 뒤늦게 “반군에 100만 달러(약 10억 8000만원)를 직접 지원하겠다.”며 지지를 공식화하고 있다. 내전 초기부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비판하며 반군을 승인했던 서방 국가들과 비교되는 행보다. 현지의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한 타당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경제에만 함몰된 철학 없는 외교’라는 비판도 나온다. 에바디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인권은 경제적 이권 앞에 자주 희생된다.”면서 “한국 역시 인권 침해에 눈감으면서 중동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꼬집었다. 모국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정당한 국민적 요구조차 탄압한 시리아와 예멘, 바레인, 이란 등의 권력자들에게 한국 내 여행 제한과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바디는 또 “민주화 시위를 둘러싼 아랍 지역의 카오스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듯하다.”며 사태의 장기화를 예상했다. 그러나 “결국 혼란 끝에 민주주의가 찾아올 것”이라며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에바디는 특히 “아랍의 진짜 민주화는 지역민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을 때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며 미국 등 서방사회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같은 지역 통치자들은 모두 아랍인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첫 여성판사 출신인 에바디는 자국 민주주의와 아동·여성의 권리를 높이려 투쟁한 공로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각각 선정한 ‘세상을 바꾼 여성’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등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2009년 6월 강경파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영국 등에 머물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 외교부는 2009년 이란 당국이 에바디의 노벨상 메달을 몰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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