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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日 정상회담/ 전문가 대담 “日서 北지원땐 남북경협도 활성화”

    사상 첫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북·일 관계가 급진전 조짐을 보이는 등 동북아 정세의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대한매일은 18일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박철희(朴喆熙)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등 국제정치 전문가를 초빙,특별좌담회를 통해 북·일 정상회담의 의미와 향후 한반도 정세에 끼칠 영향을 짚어보았다.다음은 토론 요지. ■북.일 정상회담 평가 ◆서동만 교수-최근 남북 관계는 원활하게 진행돼 왔다.문제는 진전되지 않는 북·미 관계였다.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북·미 관계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전반적으로 북측이 일본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회담이 진행됐다. ◆박철희 교수-그렇다.북한이 놀라울 정도로 전폭적으로 수용했다.여러가지 구체적 약속도 했다.의외의 성과다. ◆서 교수-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일본의 역할을 요청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는가.일본 외교로서도 큰 성과다. ◆박 교수-정상외교의 견본이 됐다는 생각이다.북한과의 문제는 수뇌회담을 통해 해결된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한 것이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미국에 하지 못한 메시지를 고이즈미 총리를 통해 전달했고,우리 정부에 대해 지금까지 미적거린 부분을 확약해 주기도 했다. ◆서 교수-미국의 강경기조가 이번 회담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있다.분명한 사실이지만,남북협력 기조가 있어 가능한 것이다.만약 우리마저 강경기조였다면 김영삼(金泳三) 정부때 경험했듯,이런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박 교수-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짚어볼 필요도 있겠다.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면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는 단순한 전술적 변화라는 주장과,중국 모델을 받아들여 체제유지 방식을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양자의 중간쯤이 아닌가 생각한다.단순한 전술적 차원은 넘어섰다.북한은 지금 경제·사회적 개혁조치를 제대로 취하기 시작했다.워낙 밑바닥에서의 사회적 변화가 크고 농업과 배급제의 문제 등 컨트롤에 한계가 생긴 것 등이 계기가 됐다.아마 이 개혁의 흐름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어떻게 보면 미국의 강경기조는 북한이 뒤로 빠지지 못하도록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서 교수-일본 국민감정 극복이 과제다.피랍자 사망문제를 들고 나오는 보수강경파의 반격이 예상된다.이번 회담은 일본으로서도 고이즈미의 개혁이 걸려 있다.회담 추진과정에서 고이즈미와 일본 정파의 하나인 하시모토파 일부가 결합한 것으로 안다.내부 파벌간의 빅딜이 이뤄진 듯하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타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반면 미국의 부시는 일방주의를 취했지만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성공해 실리를 추구했다.러시아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했다.일본으로서는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그 돌파구를 북·일 정상회담에서 찾았다.결국 이번 회담은 일본 외교로서는 큰 성과다.고이즈미가 내부 반발을 무마하며,돌파해 나갈 수밖에 없다. ◆박 교수-고이즈미가 이번 북·일회담을 정치적 돌파구로 삼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하시모토파와 관련,생각이 다르다.확인 결과 북·일 협상은 정말 비밀리에 진행돼 일본에서도 이번 협상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그래서 ‘이제야말로 일본이 외교를 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 것이다.납치문제 강조는 이중성이 있다.일본으로서는 큰 문제였지만 11명은 정치적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납치문제의 뚜껑을 열면 국민들의 불만이 다시 제기된다.고이즈미의 반대세력은 아주 좋은 정치적 호재를 만나게 됐다.국민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고이즈미의 과제다. ◆서 교수-수교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과 조율이 이뤄질 것이다.북한이 확실한 보장조치를 보여 주느냐가 중요하다.북한이 약속을 이행하게 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다.수교 협상이라는 것이 의외로 빠른 결말을 낼 수 있다.북한의 구체적 행동에 따라 미국의 정책 판단이 들어갈 것 같다. ◆박 교수-북한이 여러 측면에서 개혁조치를 취했고,외부에 대한 개방조치를 단행한 것이 일본의 결정을 확실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수교 협상을 재개할 즈음 일본 내에서는 납치 문제에 대한 (북한의) 국가 배상을 요구하거나 국가 범죄로 모는 등 보수 언론과 정치인이연합해 고이즈미를 몰아세울 것이다.10월에 있을 보궐선거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서도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 ◆서 교수-일본 외교는 이번에 본때를 보여주었다.대단히 이익이 많다.만약 협상을 완전히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다시 일본의 외교력이 의문시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동아시아와 한반도에 대해 미국이란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북·일 수교 문제는 21세기 일본 외교의 시험대인 셈이다. ◆서 교수-미국에 공이 넘어갔다.북한은 사실상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기한 연기 의향을 밝혔고,핵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핵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자세를 바꾼다면 미국의 의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이다.중요한 것은 이 시점에서 미국에서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는 점이다.파월 국무장관은 긍정적이었고,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느닷없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설을 들고 나왔다.미 강경파의 불쾌한 내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협상 자세를 일절인정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얘기하면 핵무기가 실재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의 메시지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는 얘기도 된다.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 교수-미국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북한이 핵사찰을 조건없이 수용할 것인가를 주목할 것이다.무조건 수용만 이뤄지면,미국 강경파도 북의 전향적 태도를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핵 사찰의 조기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듯하다. ◆서 교수-북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표현을 했으니,미국으로서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중동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내의 강경파가 주도하지만 동아시아 문제는 온건파가 중심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라크 전에 대해 일본은 예상외로 상당히 강하게 나왔다.이라크 공격에 협력하겠다는 조건을 걸어 북한 관련 문제를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박 교수-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반응이다.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미국이 설정한 허들(장애물)은 3가지다.대량살상무기(생화학·핵무기),미사일,재래식무기와 관련된 부분이다.앞선 두 가지 허들은 없어졌다.미사일 개발과 수출에 대한 언급은 없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재래식 무기는 북·미간 협상을 해야 한다.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왔을 때는 미국도 양보하는 유화적 자세가 필요하다. ◆서 교수-견해가 다르다.재래식 무기 문제가 나오면 주한미군 문제가 걸려 미국도 유리한 게 아니다.(회담 의제로)추가하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한국군의 문제 등에 또 다른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 부분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다. ◆박 교수-문제는 미국이다.이라크 때문에 간단하게 노선을 변경하기 어렵게 됐다.북·일,남북,그리고 (북한과)러시아 등은 현재 더할 나위없이 좋다.중국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대량살상무기 문제도 해결됐다.강경정책을 펴는 미국 이외의 주체들은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미국을 이 다자구도에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북한과 이라크는 다르기 때문에 북한을 끌어안는,선별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득해야 한다.한국이 주도해 다른 국가들이 합의를 이루면서 미국의 동참을 유도하는 외교역량이 필요하다. ◆서 교수-중국·러시아는 한반도와 동시수교를 맺고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미국이 비록 강경 발언을 하더라도 (무력적)수단을 사용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동북아는 불안하기 때문이다.클린턴 정부때 진지하게 고려한 적 있으나,(무력사용의)실현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즉 동북아에서는 대화뿐이라는 결론인 셈이다.화해·협력 기류를 마련하는 데 미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박 교수-외교안보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에서는 다중구도가 동시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러시아·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동참했다.미국만 남아 있지만 6자회담 등 다자체제를 통해 이해보장장치 등이 동시에 진행될 때 평화정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 교수-북한과 일본이 가까워질 때의 우리 위치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상당히 역설적 상황이다.일본으로부터 남북경협을 훨씬 넘어서는 막대한 금액이 북한에지원되면 ‘일본 선점론’이 나올 것이다.‘대북 퍼주기론’이 나오다가 이제는 ‘일본이 먼저 가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북한에서 일본만 독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예컨대 건설업에 일본 자본이 들어가더라도,제조업은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참여없이는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주변 국가와의 협력이 필요하게 된다.그래서 기존 남북 경협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북·일 양국 관계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일본은 동해안시대를 환영하면서지역에서의 자유무역을 훨씬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이는 동북아지역 차원의 협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리 이지운 강혜승기자 jj@
  • 재산세 중과 신도시·과천 포함 추진

    정부는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대 신도시와 과천지역에 대해서도 재산세 등 보유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또 토지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개인별 토지거래 내역뿐 아니라 세대원 전체의 전국 토지보유 현황 및 거래내역을 동시에 파악,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이다.외지인 토지거래가 많은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의 토지 과다거래자 명단도 이달중 국세청에 통보된다. 정부는 18일 과천청사에서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갖고 이같은 부동산 투기 억제 후속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재산세 중과세 대상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5대 신도시와 과천이 제외되는 문제가 있어 이같이 보완키로 했다.또 이달중 천안·아산지역의 토지 과다거래자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하고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를 잇는 ‘토지종합정보망’을 가동,3개월마다 투기혐의자를 찾아내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 [대한포럼] 다시 부는 신도시 광풍

    불과 50년 전만 해도 미국 LA는 사막 끝에 자리잡은 인구 100만명 남짓한 아담한 도시였다.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개발붐이 일면서 30년만에 인구 1000만명이 넘고,위성도시 78개를 거느린 미국 제2의 도시로 급성장했다.오늘날의 샌 퍼낸도 밸리와 샌 게이브리얼 밸리 일대가 그때 생겨난 위성도시군(群)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벼락촌들이 연이어 건설되면서 갖가지 꼴불견과 사기행각이 꼬리를 물었다.전국의 사기꾼들이 신도시에 입주하는 졸부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몰려든 것이다. 가장 먼저 인테리어업자들이 쳐들어왔다.이들은 벼락부자들의 허영심을 한껏 부추겼다.한집이 수영장을 만들면,옆집은 수영장에 정원을,다시 옆집은 수영장과 정원에 금장식이 달린 문틀을 설치하는 등 허세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됐다.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엉터리 자재납품,날림공사,공사 계약금 챙기고 달아나기 등 사기가 난무했다. 주택 단장 열풍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고급 양탄자,가전제품,호화가구 등 가구용품 업자들이 신도시를 휩쓸고 지나갔다.마지막으로 금박을입힌 전집을 파는 책장수와 피아노 등 고급 악기상들이 ‘품위’를 미끼로 졸부들의 쌈짓돈까지 털어갔다. 미국의 유명 사기사건은 대부분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바 없다.지난 1990년대초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등 수도권 5개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되자 신도시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허영과 사치의 광풍이 몰아쳤다.서울의 집을 팔아 새 집을 분양받고도 적게는 몇천만원,많게는 몇억원이 남았다는 황홀감에 젖어 ‘부티내기’ 경쟁이 벌어졌다. 8층의 입주민이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도 않은 거실·주방 바닥과 장판을 뜯어내고 대리석으로 도배질하자,1층의 입주민은 거기에 덧붙여 선택사양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설치한 싱크대와 찬장을 가구점에서 주문한 고급품으로 갈아치웠다.3층의 입주민이 거실과 베란다를 트는 공사를 하자 모든 입주민들은 앞다퉈 베란다 칸막이를 때려 부쉈다. 자고 나면 모든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에는 멀쩡한 장롱,침대,책상,의자 등을 비롯해 TV,가스레인지,전기밥통 등 가전제품이 수북이 쌓였다.‘새 술은새 부대에’라는 성경 말씀을 잘못 이해한 신도시 주민들 덕분에 가구공장창업 러시가 일었다.이때 생겨난 가구공장들은 아직도 신도시의 위성도시를 상대로 성업중이다. 신도시 주민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행여 서울 ‘강남공화국’의 주민들보다 뒤질세라 아이들을 새벽반부터 심야반까지 과외공부로 내몰았다.신도시 입주 초기 I초등학교 1학년생의 평균 과외과목(예체능 포함)이 5과목이나 됐다고 한다.부모의 능력과 자식 사랑의 척도가 아이들의 학원 수강 숫자와 정비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이 때문에 강남에서 이사온 학부모들조차도 신도시 주민들의 높은 ‘학구열’과 거센 치맛바람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이같은 광풍도 강남의 수요를 끝내 충족시키지 못했다.그 이유는 신도시 개발 이후 폭주한 주변의 난개발로 인한 교통지옥,고교 평준화 적용과 더불어 시작된 신도시 신흥 명문고 위기 등 여러 가지가 꼽힌다. 정부는 올 들어 난기류에 휩싸인 집값 폭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기준시가 상향 조정 등고단위 세정책(稅政策)과 함께 서울 주변에 ‘강남에 버금가는’ 신도시 2∼3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강북 개발론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신도시 개발이 강남을 향한 욕구를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견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10년 전 수도권 신도시의 복사판이 되면서 한바탕 투기와 허영의 열풍만 몰고올 뿐이라는 우려도있다. 신도시를 건설할 바에는 ‘1개의 신도시라도 제대로 건설했으면’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정책당국 “”인상”” “”불가”” 갑론을박속 한은 콜금리 4.25%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고심끝에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현재의 4.25%로 유지하기로 했다.금리인상 요인과 동결 요인이 혼재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의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박승(朴昇) 한은 총재는 “경제외적인 문제들이 풀리면 정상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말해 이날 금리동결 결정을 ‘비정상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물가와 통화관리당국인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욕구를 강하게 느꼈던 것같다.박 총재가 “외부요인 때문에 한은의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은은 1년새 40조원 가량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지금은 설비투자가 감소되고 있지만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 곧바로 엄청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발목을 잡는 요인은 중동사태의 불안,미국 경제의 불투명 등이다.사실 정부와 시장,한은 내부에서도 인상론과 동결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금리인상 반대발언을 계속한 데 이어 이날에도 한 강연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내려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기호(李起浩) 대통령 경제복지노동특보는 이날 다른 강연에서 “가계대출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우려할 만한 수준에 달했다.”고 강조하면서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은은 대외여건을 지켜보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제수지 악화 등 대내외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금리를 인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금리인상의 여지를 강하게 남겨 뒀다.금리인상 시기는 이르면 10∼11월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하지만 선거일정을 고려하면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은 더 많아져 과연 한은이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사다.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 미·이라크戰 단기전 藥 장기전 毒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유가의 향방과 전쟁 기간,이슬람 급진세력의 반발 여부등에 따라 ‘호재’나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지역별·국가별 파장도 다르다.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던 걸프전 당시와 직접 비교하는 것도 무리다.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호재’보다 ‘악재’에 무게를 싣는다. ◆유가 방향- 전망이 엇갈린다.세계 거래량의 43%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공급이 원활치 않아 유가가 오르리라는 게 보통의 분석이다.1990년 걸프전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5달러에서 40달러로 급등했다.비록 단기전으로 끝나 10일만에 20달러로 내려앉았으나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유가안정을 위해 증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아랍권이 이번에도 산유량을 늘릴지는 불투명하다.때문에 비관론자들은 이라크 전쟁의 발발과 동시에 유가는 배럴당 35∼40달러로 뛸 것이라고 점친다. 낙관론자들은 전쟁이 터지더라도 유가는 30달러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다.무엇보다도 미국의 전략비축유(SPR)가 사상 최고인 5억 8000만배럴에 달한다.이마저 부족하다며 미 정부는 늘리려 한다.공격이 시작되면 하루에 400만배럴씩 방출할 계획이다.이는 이라크의 하루 원유 생산량 100만배럴의 4배에 해당한다. 현재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한다.군사공격을 예상한 ‘전쟁 프리미엄’이 포함됐기 때문에 미 정부가 비축유를 풀 경우 유가는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장기적으로 이라크의 새 정부가 산업재건을 위해 비축유를 팔 것으로 관측돼 국제유가는 20달러 중반에서 머물 공산이 크다. ◆전쟁 기간- 걸프전과 같이 10일 미만의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세계 경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중동지역의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인 이라크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유가안정뿐 아니라 각국의 투자·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카불이 함락되자 세계 증시는 동반 상승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전략가 게리 후프바우어는 “미국의신속한 승리는 유가안정을 바탕으로 중동지역에 재건 ‘붐’을 일으킬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도 이란 문제만 남게돼 세계 경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면 미국을 필두로 세계 경제가 재하강하는 ‘더블 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전쟁 기간이 짧고 긴 게 관건이 아니라고 말한다.세계 경제는 이미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만큼 가연성이 높아졌다는 것.걸프전 당시 일본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했고 독일은 통일 특수를 누리는 등 세계경제가 외부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침체와 회복의 갈림길에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임연구원 빈센트 코엔은 “이라크 전쟁은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미국과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영향- 석유수입 및 대외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장기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단기적인 급등은 각국 경제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가가 배럴당 5달러오를 경우 세계 경제는 연간 0.25%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미국과 유럽지역은 0.1∼0.15% 줄지만 한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9%나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급등이 물가상승으로 나타날 경우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일본이나 홍콩처럼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경우는 별개지만 저금리를 경제회복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 등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는 물가상승이 환율인상(평가절하)으로 이어져 수출단가가 악화될 수 있다. ◆추가 테러-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이슬람 급진세력의 테러공격이 잇따를 경우 유가는 40달러를 뛰어넘어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세계경제포럼(WEF)의 프랭크 줄겐 리치터 아시아 담당국장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연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경기회복의 관건인 투자도 정체될 수 밖에 없다.부실채권이 산적한 일본의 은행은 이미 투자여력을 잃었다.미국 은행들은 기업 스캔들 이후 대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미 본토에 작은 테러라도 발생하면 뉴욕발 증시 폭락은 세계경제의 침체를 촉발시킬 수 있다. mip@
  • [글로벌 시각] 美, 이라크 공격 안된다

    지난해 9·11테러는 국제 정세를 급격하게 변화시켰다.미국은 초강국에 도전하고 파괴를 도모하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세력을 새로운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장부를 공격받은 미국은 처음에 범상치 않은 적에게서 받은 위협과 상처로 동맹국들에 도움을 청했다.러시아가 내민 손길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회교 국가들과 중국에도 우호적으로 다가섰다.얼마동안은 이러한 새로운 관계 정립으로 인해 미국이 그 동안의 일방주의적인 성향을 벗어던지고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강대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원주의는 미국의 외교 정책에 뿌리깊게 자리잡지 못했다.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을 무력으로 붕괴시킨 미국은 또다시 우월의식과 불패의식에 빠져버렸다.이러한 자만심은 미국이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야 한다는 운명에 대한 확신을 배가시키고 미 정부를 일방주의로 되돌아 가도록 부추겼다. 미국은 만약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9·11테러와 같은 끔찍한 일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또 지금행동하지 않으면 야만적인 공격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기회를 놓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세계를 구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데 미국만이 그 일을 수행할 수 있고,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미국인들이 믿는 잠재력이란 미국의 군사력이다.이는 쓰지 않으면 녹슬기 때문에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극들은 미 정부가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결의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미국은 여전히 새로운 전쟁에 대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미국은 어떻게든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우선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은 유엔을 기초로 하는 국제사회의 합법체계 전체를 위협할 것이다. 세계에는 이웃국가와 다른 국가들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는 나라가 많다.그들은 모두 상대국을 벌할 충분한 명목이 있다고 생각케 될 것이다. 만약 미국이 미국의 의지로 적을 공격한다면 다른 나라라고 그러한 선례를 따르지 않겠는가.머지않아그 선례는 되풀이될 것이고 인류는 정글의 법칙 즉,약육강식이 지배하던 때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21세기의 약육강식의 법칙은 20세기 때보다 더 위험하다. 공격은 또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우리는 야생동물의 삶조차도 보호할 만큼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그런데 어떻게 그런 인류가 오직 이라크의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외국 정부의 눈에 혐오스러운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죄없는 이라크 국민들이 폭탄세례를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이라크에 대한 계획된 공격은 중동지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이스라엘과 이란뿐만 아니라 이웃의 아랍국들도 이 싸움에 휘말릴 것이다.역사를 통해 우리는 그러한 싸움은 완전히 통제불능의 단계로 발전돼 인류의 대학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로운 전쟁은 분명 새로운 테러리즘의 물결을 초래할 것이다. 미 정부는 지금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테러리즘,대량파괴무기의 확산,세계를 향한 협박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아직 늦지 않았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 [국민의 정부 마무리 국정과제] (8)정보통신부

    *** 세계1위 정보대국 겨냥 IT산업 해외진출에 총력 정보통신부는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정보화 의지를 천명했다.실제 ‘사이버 코리아 21’을 전략으로 삼아 일부 사업은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등 성공작이었다.이 사업은 이제 국민이 실질적 혜택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시점이다. ‘국민의 정부’막바지인 지금은 ‘IT(정보기술)산업의 해외진출 전략’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IT월드컵’의 후속조치로,야심 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IT강국’의 기술력으로 세계를 파고 들겠다는 전략이다.정통부로서는 시장성이 있을 때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가정보화사업= 정부의 약속대로 인터넷 이용자는 97년 1633만명에서 올상반기 총 인구의 54%인 2565만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초고속 인터넷은 총 가구의 69%에 이르는 961만 가구가 이용해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했다.세계에서 가장 능숙하게 인터넷을 활용하는 국가가 달성된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가정보화사업은 ‘국민의 정부’ 차원이 아닌 범국가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자리하고 있다.이제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를 활용,국민과 기업이 실질적 혜택을 받는 ‘밑바닥’ 정책을 펼쳐야 한다.정통부는 올해안에 농어민,노인 등 서민층이 실질적인 정보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마무리해 전국민의 ‘디지털생활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IT 수출전략= 정통부는 지난 5일 ‘민·관 IT산업 해외진출 추진위원회’회의를 갖고 ‘IT산업 해외진출 종합대책’을 확정,발표했다.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력을 앞세워 ‘아시아·태평양벨트’를 넘어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어 경쟁지역인 유럽까지 손아귀에 넣겠다는 ‘글로벌 전략’이다. 정통부는 이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460억달러인 IT수출 규모가 2006년엔 3500억달러로 8배로 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도 관련 부처의 협조가 없으면 ‘공수표’가 될 공산은 얼마든지 있다.정권 말기에 흔히 나타나는 ‘부처이기주의’등으로 시작에서부터 암초에 부딪힐 수도 있다.정통부는 오래 전부터 IT수출 전략 등을 짜는 ‘국제협력관실’의 조직개편과 인력충원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협의가 안되고 있다.‘작은 정부’정책 기조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집배원 증원= 우체국 집배원문제는 최근 불거진 사안이다.정부는 IMF 직후인 98년 공공분야 구조조정 일정에 따라 4700여명의 집배원을 줄였다.그러나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우편 물량이 40.1%가 늘었고 소포도 88.9%나 오히려 늘면서 근로조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정통부와 행자부는 이달말까지 일정으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어 어느 정도의 인력증원은 이뤄지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정기홍기자 hong@
  • 아라파트 18개월만에 의회연설, “테러 반대·의회요구땐 사임”

    (라말라 외신종합)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9일 “팔레스타인은 어떤 형태든 이스라엘 민간인들에 대한 테러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 의회가 나의 사임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통치권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이스라엘과의 유혈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개혁정책을 밝히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각료들의 요구에 따라 특별소집된 의회에서 팔레스타인은 유엔과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가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아라파트가 의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18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같은 아라파트 수반의 말이 진실로 자치정부 수반직을 물러날 용의가 있다는 것인지,아니면 자신에 대한 비판론자들의 비난을 완화시키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아라파트 수반은 또 내년 1월 초 자치정부 수반 및 팔레스타인 의회 의원을 뽑기 위한 대통령선거와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아라파트의 한 측근은 아라파트가 대통령직에 재도전할 것이며,아라파트수반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아라파트의 발언은 아라파트를 팔레스타인의 상징적 국가원수로 두는 대신 중동 정세를 논의할 팔레스타인 총리직을 신설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정면으로 대립되는 것이다.
  • ‘9·11 한돌’ 美전문가 좌담/ “알카에다 美 추가공격 가능성”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크게 변했다.대(對)테러 전쟁이 지상과제가 되면서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렸고 인종간·종교간·지역간 갈등은 심화됐다.국제사회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실리를 쫓아 빠르게 움직였다.9·11 1년을 맞아 조지타운대 크리스토퍼 조이너 국제법 교수,워싱턴 소재 가정문제연구소 로버트 매기니스 부소장,휴스턴대 로버트 부잔코 역사학 교수와 각각 가진 인터뷰 내용을 좌담으로 재구성했다. ◇미국 사회의 충격 ◆조이너 교수- 미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가장 큰 변화다.지난 200년간 미국은 외침에 안전하다고 여겼다.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은 없으며 태평양과 대서양은 미국을 외부세계와 분리시켰다.그러나 지리적 여건은 더 이상 미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부잔코 교수- 미국의 공격을 받은 제3세계 국가의 사람들이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을 지금 미국인이 경험하고 있다.그 결과 부시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군수용 예산을 타기 위해 ‘위기’를 이용하기가 한층 쉬워졌다.9·11 당시 미국민들은 계엄과 같은 상황을 느꼈고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를 내세울 틈이 없었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법원이 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견해도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전장이 유럽이나 중국,한국,베트남 등 미국과 떨어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미국 역사를 통틀어 본토는 안전하다고 느꼈으나 외부 공격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테러 연대 및 확전 ◆부잔코 교수- 대테러 연대의 기류는 오래가지 않는다.이미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같은 질서는 9·11 테러의 여파로 미국 주도하에 급조됐다.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정점에 달했으나 탈레반 정권의 잔학성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지금 미국의 동맹들은 확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이라크 공격과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조이너 교수- 테러 이후 6개월간 국제사회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쫓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했다.그러나 이라크로 옮겨진 부시 행정부의 관심에는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내에도 반대 여론이 크다.대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 때문에 훼손될 수도 있다.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이전에 분명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이라크 공격이 명분을 얻으려면 유엔의 무기사찰이 허용된 뒤여야 한다.이라크가 거절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에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대 테러리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대 테러 전쟁의 결과에 달렸다.예컨대 걸프 지역의 불안 요인인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는 이슬람 원리에 근간을 둔 아랍 전제국가들의 내부혁명을 촉진시킬 수 있다.동북아 지역에서는 중국에 커다란 힘을 줄 수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타이완을 병합하려는 중국에게 기회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부잔코 교수- 테러리즘을 뿌리뽑는 것과 일방주의적 외교는 다르다.테러 문제에는 국제사회가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일 뿐 군사행동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테러리즘은 국제사회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됐다.산업화된 서구의 소수 백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를 지배하고 강압적인 통치와 군사력을 휘두른 결과로 나타났다.자본주의의 모순점이 계속 강조될수록 테러리즘은 번성하게 된다.마찬가지로 미국이 일방주의적 외교를 고집하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조이너 교수-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혼자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외교는 국제적인 합의에 이르는 노력이다.강대국이 바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아무 때 하는 게 외교가 아니다.미국이 그럴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더라도 합법성을 부여받지 않았으며 그럴 권한도 없다.미국은 지구온난화 문제나 인권유린,대량살상무기 확산,불량국가 처리 등 국제적 이슈에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미국의 ‘나홀로’정책은 오만함만 드러낼 뿐이고 언젠가 도움을 받을지 모를 유럽 및 중남미 국가,중국 등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할 수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미국은 유일한 초(超) 강대국으로서의책임을 갖고 있다.그러나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물론 전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서구 스타일의 민주주의와 인권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세계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그같은 실리를 위해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지역협력을 추구한다.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부잔코 교수- 그들이 자살공격까지 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다만 정치적·종교적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그러나 왜 아랍권과 3세계가 9·11 테러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는지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 ◇미국내에서의 인권유린 ◆조이너 교수- 시민권과 국가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열쇠는 신중함에 있다.인종적 편견은 사악한 기준이다.그럼에도 공항 보안검색에 18∼45세 사이의 중동계 남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물론 법적으로 위반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아랍권이 테러 수사의 초점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극대화,정말 미국에 위협적인 사람들만 수사해야 한다. ◆매기니스 부소장- 국가안보와 시민권 보호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종종 안보를 위해 자유가 일시적으로 제약되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증강된 국가안보 때문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이같은 불편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생활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부잔코 교수- 인권과 국가안보가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인권이나 시민권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예외없이 보호받아야 한다.안보를 앞세워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이는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바요,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추가테러의 경고 ◆부잔코 교수- 미 연방정부의 경고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정기적으로 추가 테러 경고를 내림으로써 정부는 국민들을 걱정과 공포의 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이로 인해 국민들은 실업이나 저임금,빈곤,기업 스캔들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덜 불평한다. ◆조이너 교수-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음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장소와 시간 및 방법의 문제일 뿐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다.9·11 1주기를 전후한 공격을 상정할 수 있다.알 카에다가 미국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기 위해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이슬람 급진세력은 미국을 타깃으로 삼는다.그들에게 미국은 서구사회의 악마로 상징된다.퇴폐적 자본 만능주의,부도덕한 사회적·정신적 가치,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군주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 때문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테러 경고는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했다고 믿는다.테러세력들이 기회만 주어지면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알 카에다와 같은 급진 이슬람세력은 서구사회,특히 미국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증오심의 대부분은 테러 캠프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한 데서 비롯됐다. ◇대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조이너 교수-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쌍무적인 협상은남북한 당사자의 몫이다. 부시 행정부의 ‘힘이 통한다.’는 식의 외교정책은 명백히 잘못됐다.적대국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마찰을 일으킬 것이다.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로 몰아붙이는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의 강경발언은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간 긴장완화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미국이 북한을 겁주며 채찍을 휘두른다고 긴장이 완화되는 게 아니다.정치적 안정을 위해 남한과 일본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부잔코 교수-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북한은 여전히 세계를 냉전시대의 눈으로 바라본다.북한과 쿠바와 같은 나라는 현 부시 행정부에서 장래 미국이 공격할 국가로 남아있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한반도의 통일은 중국의 점증하는 역할과 무관치 않다.중국은 남북한이 서둘러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민주적인 (통일)한국은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미 양국은 식량을 원조하면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북한의 군사력 강화를견제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다. 정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정통부 IT산업 해외진출 대책 / IT해외진출기금 1억弗 조성

    올 연말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한·중 IT수출 마케팅전담회사’가 중국에 설립된다. 이달에 자본금 1억달러 규모의 ‘코리아 글로벌IT펀드’가 새로 조성돼 IT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정보통신부는 5일 이상철(李相哲)장관 주재로 첫 ‘민·관 IT산업 해외진출 추진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IT산업 해외진출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이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460억달러,2006년엔 3500억달러의 IT 수출을 달성하게 된다. ◆수출지원 펀드 조성-정통부는 IT산업 수출촉진을 위해 브랜드 네임이 있는 KT와 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 회원사가 참여하는 자본금 100만∼200만달러 규모의 ‘한·중 IT 마케팅 법인’을 12월 중국에 설립키로 했다.성과가좋으면 동남아,유럽,남미,중동 등의 전략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중소 IT업체들이 품질·가격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현지정보와 홍보 마케팅이 취약해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다.”면서 “법인은 대기업이 항공모함이 되고 중소업체가 구축함으로 따르는 ‘선단식’으로 운영하고 중국 시장에 밝은 현지인을 고용,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또 IT수출 금융지원 방안으로 이달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자본금 1억달러(정부 3000만달러,업체 7000만달러) 규모의 ‘코리아 글로벌 IT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현재 운영중인 ‘한·중 IT 기술펀드’의 규모는 10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지역 다변화-정통부는 미국,일본 등에 치우쳤던 수출지역을 동남아,동유럽,러시아,중동 등 신흥 IT국가로 확대,‘e-실크로드’(신흥시장)를 적극개척하기로 했다.이달부터 모로코,베트남 등의 국가와의 IT장관회의를 갖고시장개척단,기술·정책자문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특히 연말에 있을 1000만 회선의 중국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2차 입찰때국내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등 IT상품 10개씩 총 50개를 발굴,해외 IT전시회 참가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달에 ‘상품선정·관리위원회’를 설립한다.정통부는 올해 집중 지원할 IT분야의 세계 1등 상품으로 CDMA 등 이동통신,셋톱박스,초고속인터넷,디지털TV,홈 네트워킹,게임소프트웨어,인터넷PC방,PDA(개인휴대단말기) 등을 선정했다. 정기홍기자 hong@
  • [9·11 테러 1주년] (하)테러 이후 재편되는 국제사회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며 드러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동은 아랍권의 반발뿐 아니라 서방 동맹권 내에서도 적지않은 분열상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로의 확전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의 무력사용 의지는 영국·독일을 비롯한 유럽국들의 비판을 불러,향후 미국의 운신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9·11테러 직후 ‘문명에 대한 테러’를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아프간전에 동참했던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에 등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받는 힘의 논리- 테러 이후 미국 외교의 최대 목표는 테러전 승리와 미국 영토 수호였다.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적과 동지를 2분법적으로 가르는 부시 독트린을 천명했다.‘적의 응징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는 적’이라는 도식을 강요했고,더 나아가 대량살상파괴무기를 개발하는 이라크와 북한·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프간과 이라크는 경우가 달랐다.많은 나라들이 아프간전 이후 이라크를 확전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미국은 아직 이라크가 알 카에다와 연계됐다는 확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딕 체니 부통령,콜린파월 국무장관 등이 각국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뛰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승인을 먼저 얻어내야 한다는 반대론에 부딪히고 있다.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 유엔의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흔들리는 연대- 아프간전쟁이 진행될 때 미국은 탈냉전시대의 유일한 초강대국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처럼 보였다.테러 응징이라는 명분에 동참한 러시아는 중동 곳곳에 기지를 건설하는 미국을 못본 척했고 아프간전을 수행하며 중앙아시아에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것까지 허용했다.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프간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미국은 곧바로 이라크로의 확전을 천명했다.그러나 미국이 추구하는 대테러전 확전의 목표와 명분이 분명치 않은 데다 미국의 지나친 일방주의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테러직후 테러 응징에 동참하며 미국과의 신밀월시대를 연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 계획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러시아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려 들면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확고한 것으로 보이던 서방세계의 단합에 균열이 생긴 배경에는 탈냉전 이후 각국의 외교정책이 실리외교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걸프전 때 미군을 도왔다가 아랍국가들로부터 따돌림당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 주둔을 용납치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이라크에 접근하고 있다.걸프전 때 든든한 우방이었던 시리아와 이집트가 반미 연대로 돌아섰다.전통적 온건국가인 요르단과 미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전략 요충국 바레인까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9·11테러 1주년을 맞으며 테러 응징을 명분으로 뭉쳤던 미국 중심의 연대에는 곳곳에 금이 가고 있다.알 카에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사라지면서 누가 우군인지에 대한 개념도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공화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주택시장 안정대책/ 보유세 중과세 빠져 실효 반감

    ■1.청약제 개선/ 1순위 절반 줄어 반발 클듯 2000년 3월 ‘용도폐기’됐던 청약제한이 부활됐다.이에 따라 청약 1순위자격 요건이 강화되고,공급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처벌도 한층 무거워진다.투기적 주택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1순위 청약자격 강화- 서울과 경기도 남양주,화성,고양시 일부 택지지구와 인천 삼산1지구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최근 5년동안 신규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사람은 당첨된 날로부터 5년동안 청약 1순위 자격이 없어진다. 또 4일 이후 새로 청약 예·부금에 가입한 세대주가 아닌 사람과 1가구 2주택자에게도 2순위 자격만 주기로 했다. 따라서 1가구 2주택인 사람이 1순위 자격을 유지하려면 청약 이전에 주택 한 채를 팔아야 한다. 다만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될 경우 1순위가 유지되고 투기과열지구로 추가지정된 지역은 1순위 자격이 사라진다. 정부는 현재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 기타 지역에 대해서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공급질서의교란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청약통장 불법거래는 현행 2년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이하 벌금형에서 3년이하 징역,3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주택건설 촉진법이 개정된다. 또 청약통장을 판 사람뿐 아니라 이를 산 사람도 처벌을 받게 된다. ◇기존 청약가입자 반발- 지난 2000년 3월 청약통장 가입 자율화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순위 자격을 획득한 191만명 가운데 100만여명은 새 제도가 소급 적용됨에 따라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의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펌 ‘김&장’ 관계자는 “입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다.”면서 “제한 근거가 매우 애매해 헌법소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청약자격 제한보다 시세차익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정부가 원칙없이 주택정책의 근간이 되는 청약제도를 입맛에 따라 바꾸는 것은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부동산투기억제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2.양도세 보완/ 연말까진 신축주택 비과세 양도소득세 과세의 강화야말로 이번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알맹이로 볼 수 있다.현재 주택문제의 상당부분이 매매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세원(稅源)과 세액(稅額)이 대폭 확대됐다.우선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사람에 대해서는 집을 팔 때 기존 ‘기준시가’가 아닌 ‘실지거래가’를 적용해 양도세를 물리기로 했다.기준시가가 실거래가의 70∼80%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아 지금까지는 세금이 그만큼 약했다. 다주택 양도세 과세 강화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지금은 ▲고급주택 ▲미등기양도자산 ▲1년 이내 단기양도 ▲허위계약서 등 부정한 방법을 통한 취득·양도 등 경우에만 실거래가를 적용해 왔다. 기존 실거래가 적용 과세대상인 고급주택의 적용범위가 기존 전용면적 50평 이상에서 전용면적 45평 이상으로 대폭 확대됐다.때문에 고급 호화주택이면서 45∼50평 사이에 끼어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아오던 아파트들이 대거 과세대상에 편입됐다.또 서울,5대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과천 등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나중에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면제받으려면 적어도 1년을 직접 살아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됐다.소득세법상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에 기존 ‘3년 이상 보유’에 더해 ‘1년 이상 거주’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신축주택을 사서 팔 경우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혜택도 당초 예정(내년 6월말)보다 6개월 가량 앞당겨 없애기로 했다.이와함께 양도세 부과의 주요 기준이 되는 기준시가를 수시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현재 거래시세의 70∼90% 정도만을 반영하는 기준시가를 최대한 실제 거래가에 근접하게 하겠다는 대목도 양도세 부담을 높이려는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3.재산세 중과/ 재경 “2~3배” 행자 “단계적”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가운데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등 보유과세 강화’대책은 재정경제부와 행정자치부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단계적 상향조정이라는 원칙적인 수준의 발표에 그쳤다.이날 발표안에는 내년 상반기중 행자부의 지침을 개정해 국세청 기준시가에 기초한 가산율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고,투기과열지구 지정지역에 대해 내년 상반기부터 중과(重課)한다는 내용정도가 담겼다. 이는 재경부가 보유과세 과표(세금부과기준)를 현행보다 2∼3배 인상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행자부는 매년 점진적인 상향 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인상률을 둘러싼 부처간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유과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행자부에서 ‘건물과세 과세표준액 조정기준’의 개정안과 함께 조만간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현재 재산세 과세표준액 산출체계는 건축비 중심으로 돼있어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이 결과 집값이 싼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등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재산가액이 높은 데도 세금이 낮아지는 역진적(逆進的)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서울 강남구와 성동구의25.7평형 아파트의 재산세 과표를 비교하면 강남구의 과표 합계는 4459만원,실거래가는 4억 2500만원으로 과표가 실거래가의 10.5%에 불과하다.반면 성동구의 과표합계는 3523만원,실거래가는 1억 9500만원으로 과표가 실거래가 대비 18.1%로 오히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행자부는 실거래가격의 10∼30% 수준인 보유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급격한 과표인상은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재산세는 1200만가구가 내는 세금으로 일부의 부동산 투기를 잡자고 주택을 보유한 모든 사람들의 재산세를 올리는 것은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면서 “현재 과세권자가 자치단체장으로 돼 있는 데다 세율을 높일 경우 결국 세입자나 영세사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찬반양론이 뜨겁다.‘나시민’이란 네티즌은 “재산세 몇만원 올린다고 부동산 보유욕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성난시민’은 “과표 현실화가 조세저항을 일으킨다는 행자부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재산이 많으면 세금을 더 내는 것은 조세형평에도 맞고,재산보유에 따라 누진해서 세금을 납부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4.기준시가 인상/ 양도세 1.6~1.9배 오를듯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인 국세청의 기준시가가 아파트 가격의 등락에 따라 수시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재건축추진 아파트 등 가격급등지역은 기준시가가 실거래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정부가 4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르면 실거래가액의 70∼80% 수준인 기준시가를 최대한 시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지난달 8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포함된 기준시가 조정계획을 강화한 것으로,아파트가격 변동을 상시 파악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대상지역은 서울 및 경기·인천 등 수도권이며,재건축추진아파트 등 현행 기준시가가 고시된 지난 4월 이후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단지가 대상이 된다. 이를 위해 일선 세무관서에 설치된 ‘부동산거래 동향파악 전담반’및 부동산가격 전문감정기관 등을 통해 아파트 가격의 동향을 상시 파악하고,아파트가격 변동 내용을 기준시가 산정과 연계해 가격 급등시 기준시가를 연간 수차례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기준시가가 실거래액의 70∼80% 수준에 불과해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부과하면 기준시가보다 1.6∼1.9배나 늘어난다.따라서 기준시가가 실거래가액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면 양도세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특히 투기혐의가 짙은 1가구3주택 이상 보유자는 기준시가 대신 실거래액으로 양도세를 부과,세부담을 늘려 투기억제 효과를 높였다. 아파트의 경우,재산세 부과시 기준시가에 따라 별도의 가산율을 상향 조정해,과세부담을 더 높이게 된다.현재 기준시가가 3억∼4억원일 경우 가산율지수 102가,5억원 이상이면 110이 적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5.신도시 개발/ 東판교 입주시기 2년 앞당겨 서울 강남 수준의 신도시 건설계획이 눈에 띈다.신도시 2∼3곳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또 당초 계획보다 320만 5000평이 조기에 개발된다. ◇판교- 전체 280만평중 동측지역 140만평에 중대형의 고층 아파트단지가 먼저 개발돼 예정보다 2년 빠른 2007년 입주하게 된다. 전철 신분당선(분당∼판교∼강남)이 개통되는 2008년말에 맞춰 2009년부터 입주를 시킬 예정이었으나 영덕∼양재간 도시고속화도로(24.5㎞)가 2006년에 개통되는 점을 감안,판교신도시 동측지역을 2007년부터 먼저 입주시키기로 했다. 분양시기도 2005년말에서 2004년초로 2년 가까이 당겨지게 된다. 판교에는 전용면적 25.7평이상 500가구 등 1만 9700가구를 지을 예정이었으나 과천과 인접한 판교 동측지역에 강남 수요를 분산한다는 차원에서 40평이상을 5000가구 더 짓기로 했다. 영덕∼양재간 도로는 민자유치사업으로 바꿔 민자 7680억원과 개발이익 432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화성- 동탄지구 274만평에 4만가구가 건설된다.올해말 예정대로 170만평을 공급, 2006년부터 입주토록 할 계획이다.다음달까지 환경영향평가나 광역교통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른 택지지구-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개발하는 인천 논현2지구(25만 3000평),인천 동양(2만 9000평),평택 이충2(3만 6000평),용인 보라(10만평),화성 봉담(15만평)도 올해말까지 택지를 1년 앞당겨 공급한다.파주 운정(34만 2000평)과 용인 구성(19만 7000평),인천 영종(37만 4000평),양주 고읍(23만 8000평)은 내년에,화성 태안3(8만 6000평)은 2004년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따라서 판교를 포함해 모두 11개 지구 752만 4000평 가운데 올해 56만 8000평(1만 3400가구분),내년 115만 1000평(2만 150가구분),2004년 148만 6000평(1만 2500가구)이 1년씩 앞당겨 개발되는 셈이다. ◇문제점- 공급측면에서는 적절한 선택이지만 문제는 교통이다.영덕∼양재간 도로건설로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주택을 앞당겨 보급하는 것과 병행해 특단의 교통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로건설 등에 필요한 예산도 문제다.민자유치를 활용키로했지만 이것만으론 교통재원을 충당할 수는 없어 예산대책도 함께 나와야 이번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성곤기자 sunggone@ ■6.재건축요건 강화/ 사전 안전진단 평가 제도화 300가구 또는 1만㎡ 이상의 재건축 사업은 시·도지사가 사전에 도시계획절차에 따라 재건축 지역을 지정해야 사업이 추진된다.사전 안전진단 평가를 제도화하고 부실 진단업체에 대한 벌칙도 강화키로 했다. 시공사 선정은 사업승인후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하도록 해 주민간 분쟁 및 무리한 재건축 조장을 막기로 했다.이를 위해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제정을 추진중이다. 서울 강북지역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대한 재건축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후불량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재건축 주민동의 요건을 100%에서 80%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주거환경법 제정에 대비,시·도지사는 앞으로 10년간의 도시주거환경 정비방향을 제시하는 기본계획을 빠른 시일 안에 착수키로 했다. 재건축시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지구단위계획 수립대상도 확대된다.현행 300가구 이상에서 200가구 정도로 하향 조정,소규모 단지의 무리한 재건축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서울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기 위해 리모델링 사업을 활성화하고 리모델링 자금지원 요건이 크게 완화된다.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되는 가구당 3000만원(연 6%)의 리모델링 자금 가운데 착공시 지원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하고 대출지침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8·9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때 나온 것으로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강남지역 중층이상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위축되고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류찬희기자 chani@ ■7.금융대출 억제/ 담보대출 집값 60%이하로 집값(감정가)이 5억원인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는 사람은 종전에는 4억원(80%)까지 빌릴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최고 3억원(60%)까지만 빌릴 수 있다.부동산에 거품이 많은 만큼 대출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고객이 돈 빌리는 한도가 축소되는 동시에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조건도 까다로워진다.은행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신규 대출을 해줄 때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체가 없는 정상 대출일 경우에는 대출금의 0.75%(1억원 대출시 75만원)인 충당금은 1%(100만원)로 높아진다.연체가 한달 이상인 ‘요주의 대출’일 경우 충당금은 5%(500만원)에서 10%(1000만원)로 높아진다.금융감독당국은 조만간 은행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에 나서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조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으로 은행들이 2000년부터 경쟁적으로 벌여온 부동산담보 세일즈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6조∼7조원에 이르던 월별 신규 부동산담보대출이 지난 7월에 4조원으로 줄었다가 8월들어 다시 5조원대로 늘었다.9월부터는 다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기과열을 막으려는 정부의 조치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는 부작용도 예상된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부동산담보 대출을받은 고객은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투기를 억제하는 효과보다는 은행의 대출영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8.교육여건 개선/ 수도권 ‘자립형 사립고' 확대 주택시장 안정책의 일환으로 4일 발표된 교육대책은 수도권내 지역간의 교육여건 격차를 최대한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를 위해 수도권에 특수목적고·자립형 사립고 등의 설립·확대를 들고 나왔다. 내년에 개교할 경기도 부천의 경기예술고,성남·용인지역의 대안학교,2004년 문을 열 의왕의 정원외국어고,2005년 경기북부지역에 설립될 제2경기과학고에 대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추가로 특수목적고의 유치 계획을 세우면 정부 차원에서 행·재정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분당·용인·일산 등에서는 이미 국회의원과 지자체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6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이 끝나는 오는 2005년에는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 강북지역과 경기도 평준화 지역의 교육환경을 높이기 위해 교육예산을 우선 지원하고 수도권 지역은 주택건설 전에 학교부지를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법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앞으로 신도시를 조성할 때 강남 지역의 주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우선 대상지역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신도시 지역에 학습정보센터·체육시설·첨단 IT시설이 연계된 ‘교육 인프라 집적지역’(Education Park)의 조성도 권장된다. 사교육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한다.지로로 납부한 학원비도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학원 사업자의 과표를 양성화하는 등 학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단속의 수위를 높인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개선안이 강남권의 집값안정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는 미지수다.교육계 일각에서는 벌써 “근본 원인을 신중히 고려하지 못한 미봉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수도권의 인구 분산 정책을 추진하고,농어촌 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교육개선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특목고의 설립이 강남의 학생들을 외곽으로 유인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서울에 있는 과학고 2곳과 외국어고 6곳은 모두 강남에 없으며,경기도에도 경기과학고·과천외고·안양외고·고양외고 등 4곳이 설립돼 있는 까닭이다. 전교조 이경희 대변인은 이와 관련,“강남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교육정책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정부 스스로 교육을 입시위주로 몰고 가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9·11 테러 1주년] (중)분열의 골 깊어지는 미국사회

    ■“아랍계는 모두 테러범”인권유린 [뉴욕 백문일특파원] 이민법 위반으로 올해 미국에서 추방된 파키스탄인 무페드 칸은 지난 6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나에게 미국은 이상향이었다.자유스럽고 민주적인 국가에서 사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곤 했다.그러나 9·11 테러공격 이후 그 이상향은 지옥으로 변했다.” 비단 칸에게만 해당되는 생각이 아니다.지금 미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불안하고 힘들다.9·11 테러 이후 인종간·종교간·지역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아랍이나 서남아시아 출신의 회교도들은 차별대우를 받기가 일쑤다.회교도들이 머리에 두른 검은 터번 때문에 살해되는가 하면 지난 7월에는 유타 허버에서 파키스탄인이 운영하는 모텔이 극우세력의 방화로 불탔다.극소수 극우파들의 행위지만 아랍계나 회교도들을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는 편향된 시각이 미국 사회에 팽배하고 있다.아시아계 전체에 대한 거부감도 심화되는 추세다. ◇아랍계 평화- 미 연방정부조차 인종 차별적인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수천명을 동원한 테러 수사에서 ‘국가안위’는 인권유린의 방패막이로 활용된다.수사가 증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테러에 연계됐거나 정보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단순한 의심’에서 출발한다.이같은 이유로 수사당국의 심문을 받은 사람들은 수천명에 이르며 대부분 아랍계 남성 회교도들이다.혐의없이 무작위로 뽑힌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웃이나 지역 사회의 무턱댄 신고로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심문을 받은 사람 중 1200여명이 연행됐으나 지금까지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관광비자로 취업하거나 비자기한이 끝난 뒤에도 머문 사실이 드러나 이민법 위반으로 752명이 추방됐을 뿐이다.이 가운데 714명은 ‘특별대상’으로 분류돼 변호사 접견이나 보석이 허용되지 않은 감금상태로 있었다. 이집트 출신의 내과의사인 아메드 알레나니는 지난해 9월 21일 뉴욕 시내에서 차를 세워놓고 지도를 보다가 경찰에 연행됐다.이유는 차안에 WTC 사진 2장이 있고 여권이 만료됐기 때문이다.알레나니는 여권 연장을신청했다고 해명했으나 5개월 동안 연행돼 조사를 받다가 결국 추방됐다. 뉴욕의 ‘인권감시’는 지난달 발표한 ‘9·11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남용’보고서를 통해 “미 수사당국이 국적과 종교,성을 수사의 근거로 활용한 것은 법을 준수하는 수백만 이슬람권 이민자들에게 부당한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보고서는 “이같은 편향된 수사가 실제 테러와 관련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아랍계와 회교도들의 반감만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침해 사례는 출입국 관리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이민귀화국(INS)은 테러지원국 출신들만 상대로 한 지문채취를 사업,관광,학생 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 가운데 20만명을 선별,확대 적용하기로 했다.이 경우 아랍권 출신들이 표적이 될 것은 뻔하다.공항 검색대에서 중동계와 아시아계는 예외없이 신발을 벗고 두 다리 사이로 금속탐지기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백인이나 흑인들도 예외는 아니지만 누가봐도 행동거지가 이상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과 대조된다. ◇출입국 관리 강화- 이사할 때도 시민권이없는 외국인은 번거롭다.주소이전 신고를 1주일 이내에 마치지 않으면 벌금을 물고,심지어 영주권마저 취소될 수도 있다.과거에는 한달 이내에 운전면허증을 바꾸기만 하면 됐다.은행계좌를 만들거나 운전면허를 딸 때 필요한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도 과거 3∼6개월 정도면 나왔으나 외국인에게는 1년 이상 기다려도 나올지 알 수 없다. 미국의 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텍사스 휴스턴 대학의 로버트 부잔코 역사학 교수는 “인권이나 시민의 자유는 어떠한 예외없이 옹호돼야 한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인권이 제한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꼴”이라고 말했다.반면 테네시 멤피스에 있는 로데스 대학의 국제학 교수 존 F 코퍼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인권이나 윤리적 문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인권 문제와 국가안보가 균형을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한 인권단체의 대변인은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평겸 한인 9·11유족회장/ “아직도 매일 악몽에 시달려” [뉴욕 백문일특파원] “비통한 심정을 말로써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그저 잊고 사는 거죠.” 9·11 테러로 가족을 잃은 한인 유족회의 김평겸(62) 회장은 과거를 기억하는 것 자체가 유가족들에게는 커다란 고통이라고 말한다.먹고사는 것보다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잃은 게 큰 문제라는 것.그럼에도 이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남편과 자식,부모를 억울하게 잃은 사람들이 1년이 지났다고 달라지겠습니까.” 생업에 매달리다보니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일 뿐,하루에도 수십번씩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다 허탈감에 빠지기는 모든 유가족들이 마찬가지라고 한다.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한인은 18명.이 가운데 단 1명만 뉴욕시로부터 유골을 확인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나머지는 시신은커녕 유품조차 찾지 못했다.합동 추모식을 치렀으나 영결식은 1주기가 되도록 갖지 못했다.연말에 합동 영결식을 생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유족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9·11행사는 없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과거를 떠올리기 싫어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한 장소에 묘를 쓰고 함께 추모하기로 유가족들은 동의했다.때마침 이민 100주년 사업회가 추진하는 한인 기념공원 내에 함동묘역을 조성키로 확정했다.아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공원내에 희생자 위령탑도 건립하기로 했다. 연방정부가 보상금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으나 이를 받아들일지,아니면 개별적인 소송을 제기할지 여부는 확정짓지 않았다.영결식을 치르기 전에 보상금을 따질 상황은 아니라는 것.다만 손해배상 청구에는 대비하고 있다.현재 거론되는 1인당 보상금은 150만달러 정도지만 연봉이 30만달러를 넘는 희생자도 있었단 점을 감안하면 획일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일부 유가족은 희생자를 기리는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중이다.김 회장도 WTC 93층의 투자자문회사에 다니다 희생된 둘째 아들(26)의 이름을 딴 ‘앤드류 김 장학재단’을 연말부터 운영할 생각이다.김 회장은 60년대 말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부인과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 부동산·유가 급등에 대선 겹쳐 물가 들썩 연말 인플레 우려 고조

    부동산 값 폭등,국제유가 급등,대통령선거 등의 등 물가 상승요인이 산재해 연말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이에 따라 통화당국이 금리인상 등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1일 “최근의 부동산 값 폭등은 조만간 집세 등의 인상요인으로 나타나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물가는 연간3% 미만으로 안정되겠지만 통화량이 많이 풀려있는 데다 저금리에 따른 인플레 기대심리가 잠복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 폭 0.7%는 당초 예상했던 0.5%보다 높은 것”이라면서 “추석 물가 상승 요인이 있는데다 대선을 앞두고 개인 서비스 요금도 꿈틀거릴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 거시금융팀장은 “부동산 값 폭등현상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에는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정책당국은 부동산 값 진정과 경기둔화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부동산 가격상승은 내년에 큰 폭의 물가인상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瑛) 상무는 “하반기에 물가압력 요인이 많다.”면서 “물가당국은 전세값 같은 체감물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물가상승 압력과 금리상승 요인은 있지만 불확실한 미국경제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금리인상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최근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전망 보고서’에서 “산유국의 감산으로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동절기수요를 감안하면 국제유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실제 공격이 이뤄지면 상당기간 원유공급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산 기준으로 6∼7월 평균 배럴당 24달러에서 8월말 26달러를 넘어섰다.하지만 국제유가 상승효과는 환율하락으로 상당부분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산업자원부는 최근 신국환(辛國煥) 장관 주재로 국제유가대책회의를 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현기자 jhpark@
  • [글로벌 시각] 후세인을 몰아내는 올바른 방법

    이라크가 9.11 테러공격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파괴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확산시켜 중동지역은 물론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면 후세인 같은 '불한당'들에 의해 대량파괴 살상무기가 개발·확산되는 일에 맞서 싸울 도덕적 의무가 있다. 선임 정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라크 정권의 교체를 추구하는 일은 현 미국 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정책 결정자들이 해결해야 할 이슈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군사력을 어떻게 쓸지에 모아져야 한다. 이라크에서 비밀 정권 전복 기도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실패했다. 이라크내 반후세인 집단은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고 군대나 민간인에 의한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유일한 현실적인 방법은 지상군을 충분히 투입해 바그다드 등 이라크 영토를 점령한 뒤 현 지도부를 축출하고 후계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손쉽게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 엄청난 병력과 이들을 적절한장소로 이통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걸프전때 미군 50만명과 동맹국 병력을 투입한 바 있다. 어쩌면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 많은 인명이 희생될지 모른다. 점령기간은 얼마로 할지와 후계정권의 틀은 어떻게 할지도 어려운 과제다. 후세인과 고위 참모들을 체포하는 일도 어려울 것이다. 미군기지가 있는 소국 파나마에서 미군이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하는 데 2주일이 걸린 점을 상기해 보라. 우리가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모든 아랍권, 유럽국가들과의 외교관계가 손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대테러 전쟁이라는 우리의 최우선 외교정책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대규모 점령 작전은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걸프전은 600억달러의 전비 부담을 초래했지만 당시는 동맹국들이 일부를 분담했다. 이라크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가. 미국은 분명히 성공할 수 있지만 혼자 이를 해내려고 해서는 안되며 조지 W부시 대통령은 단독 공격을 조언하는 이들의 충고를 듣지 말아야 한다. 단독으로나, 한두 나라의 도움을 얻어 그 과업을 수행한다면 비용뿐만 아니라 정치적 위험 역시 가중될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 정권을 교체하는 과제가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다루는 우리 정책을 보는 세계의 인식 탓에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아랍·이스라엘 분쟁과 연관지어지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후세인은 연관을 지으려고 몰고갈 것이다. 그러려면 중동문제를 공정하고 균형있게 접근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은 테러에 의존하는 전술을 버려야하고 이스라엘도 2000년 9월 이전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정착촌 건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라크의 정권을 교체하고자 한다면 미국은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점령해야 한다. 그같은 행동은 많은 희생자를 내고 정치·경제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국제적 연대를 이루어낸다면 그 비용은 줄어든다. (필자는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막후 조언자로 美보수수의 외교의 대표적 인사임.) ●NYT신디케이트 특약 제임스 베이커 3세/ 전 美국무장관
  • 中 미사일 수출통제 강화

    중국이 미사일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규정을 25일 발표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주룽지(朱鎔基) 국무원 총리가 24개 조항으로 구성된 ‘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품목·기술의 수출 통제에 관한 규정’에 서명했으며 이 규정이 지난 22일부터 발효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중국은 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품목·기술의 수출에 관한 허가제를 시행할 것”이라면서 “허가를 받지 않으면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품목·기술 등을 수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미사일 수출 통제 규정 발표는 중국의 비확산 정책을 강화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높이 평가했다.쿵 대변인은 이어“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미사일 수출 통제 규정 발표는 25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부장관의 중국 방문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미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에 대해 미사일 수출 통제를 요구해 왔다.특히 중국은 2000년 11월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의제약을 받는 미사일 부품 및 기술의 수출을 중단키로 약속해 놓고도,미사일 기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미국은 줄곧 비난해 왔다. 이같은 정황을 들어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중국의 이번 발표를 선뜻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외신들은 중국의 이번 미사일 통제 조치는 오는 10월26일 미국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열리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비한 전략적 성격이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미국은 지난달 19일 이란 등 중동지역에 생화학물질 등을 판매한 중국기업 9곳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지난해 9월에는 파키스탄에 미사일 부품을 수출한 중국 기업 1곳에 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 김상연기자
  • [한·중 수교10돌] (下-2)좌담·인터뷰

    ◆윤 소장 = 한류 열풍을 경제적 시각에서 보고 싶다.한류는 중국 수출에 긍정적인 쇼크를 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다.이를 지속시켜야 한다.정부가 민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민간과 협력해 대대적인 사업을 벌여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부문과 관련,관계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인식하고 정부정책이 세워져야 한다.언어가 문제다.중국에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몇 만명씩 단기간에 중국 언어를 습득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한다.정부가 국공립 대학교에 투자하는 돈의 일부를 돌려 중국에 유학하는 학생들에 투자를 한다면,앞으로 5∼10년 뒤에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원이 된다고 본다. ◆박 심의관 = 동감한다.유럽인들의 경우 보통 사람들도 주변국의 언어를 할 줄 안다.우리는 중국·일본과 빈번히 교류하면서도 일본어나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국민이 많지 않다.영어는 당연히 제1외국어로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겠지만,중학생 때부터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나 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쳐야한다.지금까지 제2외국어로 사용돼 왔던 불어,독일어는 이를 필요로 하는 일부 학생들만을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이다.교사 확보 등 어려움이 많겠지만,교육 당국에서 획기적인 결심을 해,중국어와 일어를 중학교 때부터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문 교수= 중국의 대 한반도 역할과 관련,남북한의 특수상황은 한·중관계발전의 걸림돌이 돼왔다.중국은 북한과는 우호협력,남한과는 호혜협력관계를 지향한다고 공식화하고 있다.북한과는 정치이념적 우호관계를 형성하고,남한과는 경제적 측면에서 호혜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입장이다.따라서 중국은 나름의 기준으로 남북한간 균형을 맞추고 있다. 사실 우리가 중국에 바라는 것이 지나치게 많다.북한을 압박하거나 설득하는 등 남북한간 다리 역할을 요구한다.하지만 중국이 우리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중국 나름대로 주판을 굴려 이로운 쪽으로 행동방침을 정할 뿐이다.따라서 남북문제와 대 중국 정책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뒤섞어 놓으면 문제 해결은어렵고 언제나 중국에 한수 물리고 협상하는 꼴이 돼 버린다. 한·중관계에서 현재 북한은 걸림돌이지만 북·중관계 역시 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혈맹관계’라 말하지만 혁명 1·2세대가 권력을 장악할 때와 분명 달라졌다.중국 지도부도 북한의 정책에 회의적이며 엘리트간의 교류 단절도 심각하다.중국혁명 3·4세대는 북한과 동지애를 느끼지 못한다. 과거에 북·중 사이엔 제3국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었다.요즘은 미국,유럽연합,일본 등이 두 나라 사이에 파고 들고 있다.러시아도 마찬가지다.이제 탄탄하고 배타적이던 혈맹관계는 흔들리고 있다.북·중관계는 한·중관계의 큰 변수다. ◆박 심의관 = 중국과 북한은 과거 혈명관계였다.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는데,그 중 최상의 단계가 혈맹관계이다.그러나 92년 한·중수교와 김일성 주석 사망 이래 북·중관계는 일시적으로 소원해졌다.2000년 5월과 지난해 1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다시 양국관계가 정상화됐지만,과거와 같은 혈맹관계로 복원된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한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적극 지지해 왔다.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지만,중국에게 북한에 압력을 넣어 통일이 빨리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관해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보다는 한국의 지도자들과 더 자주 접촉하고,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따라서 우리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안정 문제에 같은 인식을 공유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 교수 = 탈북자문제는 남북한과 중국이 얽혀있는 대표적 경우다.탈북자와 남북한,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인식의 차이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중국의 탈북자문제 처리방식을 보면 분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두가지 상반된 정책을 세우고 있다.하나는 옌볜등 북·중 국경지대의 탈북자를 계속 북한으로 송환하는 작업이다.그 수가 1주일에 600명에 이른다는 말도 있다.하지만 외국공관에 진입,국제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탈북자에게는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보낸다. 사실 탈북자는 중국에게 있어 귀찮은 존재다.인권문제로 대두되면 중국내 민주화 운동,종교문제들과 얽히지 않을 수 없다.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제자리를 찾기 위해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우리도 중국의 입장을 인식하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 일부에선 모든 탈북자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탈북자들이 배가 고파 북한을 탈출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북한경제가 회생하도록 도와줘야 함에도 ‘퍼주기식 외교’라며 핏발을 세운다.남북관계는 정치적 논리로만 계산해서는 안된다. ◆윤 소장 =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전후로,사고방식이 점점 국제화된다는 느낌을 받는다.탈북자 인권 문제에 있어,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것 같지만,되도록 마찰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이를 보면 인권 문제 등 다방면에서 국제적인 패러다임이 점차 중국에 침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중국 정부 지도부도 글로벌화된 국제사회에서지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박 심의관 = 앞으로 중국은 경제적으로 동아시아 경제를 리드하는 강국으로 등장할 것이며,언젠가는 미국에 필적하는 경제강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따라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 심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다자협력의 틀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문 교수 = 한·중 관계와 함께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잊어선 안된다.어떤면에서는 대립도 있겠지만 분명 21세기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우리는 언젠가 중국과 안보적 측면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맺길 원한다.이는 동맹관계인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사실 조화되기 힘든 관계다.어떤 학자는 우리가 용과 독수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북정책에대한 남남갈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중국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지고 한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문화·안보관계가 심화되면 우리는 어디에 좌표를 설정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냉엄한 현실인식 속에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 소장 = 독일의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독일이 통일된 것은 경제력 덕분”이라고 말했다.우리는 경제부문에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지금이 위기인지,호기인지 논쟁이 되고 있는데,나는 지금 중국과의 관계에서 제2의 중동 오일 특수를 맞이했다고 생각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광대한 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오석영·정은주 기자 palbati@ ■리쭝루 타이완 주한대표부 대표 “韓·타이완 경제 보완협력 가능” 대한매일은 한·중 수교 10주년에 즈음해 1992년 중국 수교와 함께 단교된 타이완의 주한 대표부 리쭝루(李宗儒·57) 대표를 만나 양국간 우호증진 방안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이 대표는 “나라와 나라간에는 서로의 이익이 존재하고,그것을 상대방 국가가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혀 한·중 수교 등 국제적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했다.리 대표는 “양국의 경제발전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이 가능하다.”며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리 대표는 33년 경력의 직업 외교관으로 특히 ‘옥(玉) 전문가’로서 문화·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 타이완의 정치외교 관계는 단절됐지만 경제협력은 강화되고 있는데. 양국간 교역규모는 2000년 130억달러,지난해는 100억달러 규모다.지난해는 세계 경제불황 여파로 줄어들었지만 앞으로 경제협력을 비롯한 각종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양국의 경제협력 방향은. 양국 모두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전환됐고 상당한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왔다.특히 양국이 컴퓨터 관련 부품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한국의 경우 자동차와 건설분야,전자부품 분야에서는 타이완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전자·컴퓨터 부품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되는 부분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을 위한 가시적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민간 기업이 상호 많은 왕래를 할 수 있도록 ‘구조적 틀’을 만들어줘야 한다.양국의 투자협정,과세감면 협정 등 안전장치를 만들게되면 보다 많은 민간 기업들이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장치는 특히 정치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로서 더욱 필요하다.타이완은 정치외교 관계가 없는 많은 나라들과 이같은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한국과는 협정체결이 안됐다. ◆중국의 ‘1국(一國) 2체제(二體制)’ 정책으로 양안관계가 매우 유동적인데. 타이완이 지방정부로 취급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타이완은 홍콩과 마카오와 달리 분명 하나의 국가다.현재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중간노선을 유지하고 있다.독립과 통일을 요구하는 계층은 20∼30%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지금의 현상유지를 원한다.하지만 우리는 양안관계 개선를 위해 항공·바다·우편 개방 등의 3통(三通)정책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정부와 실질적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치 관계와 달리 중국과 타이완의 경제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타이완의 중국대륙 투자액은 400억달러를 넘었고 심지어 1000억달러를 초과했다는 설도 있다.중국은 경제개혁을 진행함으로써 국제추세에 맞는 국가발전을 할 것으로 본다.1인당 국민소득이 약 3000달러에 도달하면 경제개혁이 곧 정치개혁으로 전환되고,나아가 민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들의 관측이다. ◆중국의 경제개혁이 결국 정치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인데.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관계를 공부한 학도로서 이론적으로 이렇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아마 과거 한국과 중화민국의 성장과정 역사를 돌이켜 보면,오늘날 중국 대륙이 발전하는 유사한 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이 10월쯤 자유민주연맹(CALD) 총회 참석차 방한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우리도 외신 보도를 통해 알았다.아시아 자유민주연맹은 지역조직이며 한국의 민주당이나 타이완 집권당인 민진당도 회원으로 가입된 상태이다.10월에 서울에서 회의가 개최된다는 것을 외신보도에서 알았다. ◆최근 타이완이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으로 유엔 가입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타이완이 현재 세계 18대 경제대국이고 외환보유액은 세계 제4위인데도 불구하고 유엔이 타이완의 참여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중국은 22년 동안 노력해서 유엔에 가입했다.타이완은 93년부터 9년밖에 노력하지 않았다.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한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중 수교에 대해 불만은 없다.나라와 나라간에는 서로간의 이익이 존재하고,그것을 상대방 국가가 존중해야줘야 한다.하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좀더 확실히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중국의 헌법을 보면,아직까지 명확히 공산당이 일당 독재로 통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헌에 있다. 중국이 향후 경제개혁을 통해 정치개혁을 가져옴으로써 민주화도 될 것이라 기대하지만,그때까지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다 마음속 깊이 새겨둬야 할것은 중국은 인민공화국이라는 사실이다. 오일만 오석영기자 oilman@
  • 世銀 2003세계개발 보고서/ 빈부차·물부족 인류생존 위협

    오는 2050년 세계 경제규모는 현재 수준의 4배인 14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세계인구 또한 60억에서 90억으로 늘어나 지구의 몸집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세계은행은 21일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된 ‘2003년 세계개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하고 다음 주 열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의 생존을 보장할 장기적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빈부국간 격차 확대 ▲물부족 현상 심화 ▲식량안보 ▲대체 에너지 확보 ▲기상이변 등에 대한 문제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대비 시급= 보고서는 2050년 지구의 경제와 인구 규모가 이처럼 늘어나면 지금과 같은 생산과 소비 패턴으로는 인류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와 같은 성장 중시 정책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보고서는 “성장만 강조하고 환경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성장 자체도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각국은 잘못된 환경정책과 소홀한 감시로 환경재앙,소득불균형,사회불안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난민,소요가 빈번히 발생했다고 분석하고 미래세대가 더 큰 비용을 치르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이번 지구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전세계적인 차원의 연대를 구축,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이언 존슨 세계은행 부총재는 “성장을 이루되 이것이 환경을 갉아먹고 빈부차를 더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지구정상회의가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부 격차 심화= 특히 빈부국간의 격차 해소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빈부국간 격차는 두배로 확대됐다.평균 소득에 있어서 20개 부국과 20개 빈국간에 무려 37배 차이가 난다. 보고서는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선진국에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시장개방,최빈국 부채 탕감,농업보조금 지급 철폐 등을 요구했다.하루 10억달러에 달하는 선진국의 농업보조금은 제3세계농부들의 숨통을 더욱 조르고 있다.또 한빈국에 대한 원조를 늘리고 의약품 지원,새로운 기술 이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개도국에 대해서도 더 많은 책임을 강조했다.개도국 정부는 빈곤층에 농지 보장뿐 아니라 교육기회 부여,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농지 확보는 빈곤층 스스로 자원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 이들의 자립은 물론 궁극적으로 빈부격차를 해소시킬 필수조건이다. 21세기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의 하나로 물부족을 꼽았다.인구와 도시의 팽창으로 깨끗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2050년 90억 인구의 절반 정도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 지역의 물부족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물부족은 결국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지난 세기 이미 지구상에서 절반에 가까운 습지가 사라졌다.앞으로 30년 동안 물소비는 5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깨끗한 물을 찾아 2025년 지구 인구의 4분의3가량이 해안에서 100㎞이내 지역에 거주하게 되며 이로 인해 연안의 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10년마다 5% 비율로 열대림이 축소되고 있다고 우려했다.열대림은 현재 지표의 고작 1.4%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생물의 3분의1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
  • 사우디 자본 美서 대거 회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지난해 9·11테러이후 미국 내 반(反) 사우디 정서에 불만을 품어온 사우디 투자가들이 최근 몇달간 미국 기업에 투자했던 2000억달러의 자본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우디의 대미 투자액은 약 7500억달러.만약 대규모 자본철수가 일어난다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국제유가 등 세계 경제에도 큰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9·11 이후 관계 악화= 사우디 자본 철수의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난 주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이 사우디 왕족을 비롯해 은행,자선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1조달러의 피해보상 청구소송이 결정타가 됐다.사우디는 특히 미국이 현직 국방 장관인 빈 압둘 아지즈 왕자까지 ‘테러 배후’로 몰아붙인 데 대해 격분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1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서로에게 최고의 맹방이었던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이렇게 된 것은 미국이 수십년간 중동정책에서 지켜왔던 균형이 9·11테러를 계기로 깨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73년 오일 쇼크를 겪은 미국은 그동안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도 중요한 석유 공급원인 아랍국가들을 냉대하지 않았다.특히 석유가격의 안정을 떠받치는 사우디를 특별히 취급해 왔다.그러나 9·11테러가 일어나자 상황은 급변했다. 여객기 납치범 19명중 15명이 사우디 국적자로 밝혀지면서 미국인들에게 사우디는 우방이 아닌 테러리즘의 온상으로 비춰졌다.또한 오사마 빈 라덴과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에 재정적 도움을 줬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자국이 악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왔다. *사우디도 반미감정 고조= 미국 내에서 반 사우디 수사가 심심찮게 울리면서 사우디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단지 테러리즘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랍권과 이슬람 전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압둘라 왕자가 내놓은 중동평화안이 미국 내에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데다 아랍권의 반대에도 불구,지역안정을 해치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사우디 내에서도반미 감정이 크게 증폭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사우디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한 민간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사우디 고위층들 사이에 미국이 노리는 것은 ‘사우디의 유전’이라는 음모론이 설득력을 얻는 등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 왔다.특히 소송문제가 터져나오자 사우디 일간 알 리야드는 사설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전략적인 선택이며 여기에 어떠한 대안도 없다고 생각한 이들에게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며 대미 관계의 재고를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우디의 자본 철수가 단순히 경제적 요인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미국의 경제회복이 둔화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럽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한 전문가는 이러한 개인투자가들의 움직임이 기관투자가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FT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과 사우디의 대립은 미국과 아랍권의 대결구도를 원하는 빈 라덴의 뜻대로 돼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란,이라크 등 다른 중동국가들과 이미 불편한관계에 있는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마저 적으로 만드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사설] 金대통령의 공영제 의지

    김대중 대통령이 어제 8·15 경축사에서 공명선거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치권에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국회는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선거공영제의 대폭 확대를 강조한 김 대통령의 의지를 십분 살려야 할 것이다.대선이끝나고 여야가 분명해지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의 제도화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따라서 이번 대선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마침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제시해 놓은 상태여서 이를 토대로 논의하면 시간절약도 될 것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완전공영제가 마땅하다고 본다.대신 세몰이 목적의 지역별 정당유세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에도 정당유세를 없애는 대신 TV 등 언론매체를 통한 합동연설회와 정책토론회를 크게 확대하도록 되어 있다.정당유세 때 이뤄지는 군중동원에 따른 비용이 엄청난 대선자금수요의 원천이 되어온 현실을 감안할 때,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을 수용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러나 완전선거공영제는 결국 그만큼 국민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므로 국민동의가 필요할 것이다.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국민세금만 끌어내고 정치개혁은 외면한다면 강한 저항을 불러올 게 자명하다.따라서 정치자금의 투명화 방안도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정치자금의 입·출금은 선관위에 신고된 단일 계좌만을 이용하고,10만원 이상은 수표사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당장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한꺼번에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정치개혁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선거중립을 약속하고 임기를 6개월 남겨놓은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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