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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이란 갈등에 신중한 외교부 “청해부대 활용 가능성 있다”

    미국·이란 갈등에 신중한 외교부 “청해부대 활용 가능성 있다”

    정부,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란 재외국민 290명 거주 240명이 테헤란외교부 고위 관계자 “국민 안전 최우선 고려”강경화 장관 “미국과 우리 입장 다를 수 있다”일본 자위대 독자활동… 청해부대 참고 가능성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인해 이슈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재차 신중론을 폈다. 다만 인근 해역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를 활용해 독자 활동을 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일 “미국이 당연히 (파병을) 요청하겠지만 이라크에 우리 국민 1600명, 이란에 290명 그중에서도 테헤란에 240명이 있다”면서 “정부의 결정이 (이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과 우리 입장이 정세분석에 있어서나 중동지역 나라와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파병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발언이 파병에 더 신중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언급에 “그렇게 메시지가 전달됐다면 상황에 맞는 것 같다”며 긍정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을 향해 ‘공동 방위’ 요청을 하자 당초 한국은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정부는 ‘신중론’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를 중동 해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는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 형식을 취했으며, 활동하는 해역도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북부 공해, 아덴만 공해에 국한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도 독자 활동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청해부대 활동에 우리 국민 안전과 보호가 포함돼 있으니 그렇게 활용할 수 있다”면서 “미국도 반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다만 청해부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 외교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양국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어떤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전쟁 분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발언하며 소강상태로 접어든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중동 실물경제반 첫 가동 “현재로선 이란 사태 영향 제한적”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구성된 관계부처 합동대응반인 ‘중동 관련 실물경제반’이 첫 가동됐다. 금융과 유가, 수출, 건설, 물류 등 주요부문을 점검한 실물경제반은 “현재로선 이란 사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중동 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중동 관련 실물경제 반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대(對) 중동 수출 비중이 크지 않고 최근 중동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다가 단기간 내 회복한 사례를 볼 때 이번 사태가 당장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동 수출액은 176억 7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3%, 수입액은 719억 5000만달러로 전체의 14.3%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이란 간 전면전 전개 등 중동 불안이 심화될 경우 세계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앞서 무역연구원은 세계 국내총생산(GDP) 0.1% 포인트(P)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0.24%P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코트라는 중동지역 무역관 등을 활용해 현지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부처 및 기관, 업계와 공유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중동 비상대책반’을 운영해 대 중동 수출기업 등 무역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강화, 세계경제 위축 대비해야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국제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했지만 강력한 경제제재를 천명해 양국 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봉합되면서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다시 이란발(發) 위기가 닥쳤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하락할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세계경제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은행(WB)은 어제 ‘2020년 세계경제 전망-저성장과 정책 도전’ 보고서를 통해 올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어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올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지만 중동 악재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부는 경제와 안보전략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안보 차원서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불필요하게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며 신중론을 편 것은 국익을 고려한 현명한 처사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공격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다양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로선 글로벌 교역 냉각으로 수출이 다시 감퇴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다. 원유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실물경제의 영향,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위기 단계별로 면밀하고도 실효적인 대책 마련과 신속한 실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 미군 사상자 없이 체면 세운 이란… “美기지 고의로 빗맞혀 공격”

    미군 사상자 없이 체면 세운 이란… “美기지 고의로 빗맞혀 공격”

    “반미정서 달래기용… 효과적인 무력시위” 이라크 총리 “이란서 사전 공격 알려줘” 백악관 “공격 3시간 전에 대책회의 가져” 외무장관 메시지에도 그린존 로켓공격“이란의 보복 공격은 자국에서 ‘체면 차리기용’이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즉각적인 군사 반격 대신 경제제재를 택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해 ‘고도로 계산된’ 것으로 사상자를 내지 않아 미국을 도발하지 않는 동시에 자국민에게 대미 응징을 보여 줌으로써 체면을 세운 효과적인 ‘무력시위’(show of force)라고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은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면서 트럼프가 공격 이후 “지금까지 좋다”고 트위터에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란이 벌인 ‘쇼의 의도’에 대해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확전을 피하려고 했던 정황들에 주목했다. 이란은 중동 최대 군사강국으로 마음만 먹으면 더 큰 대미 타격 피해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미 언론이 전한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일부 미사일을 일부러 모래사막으로 쏘거나 미군기지에서 한참 떨어진 지역을 목표로 삼았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고의적으로 미군기지를 빗맞혀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사전에 공격 계획을 누설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악관은 이라크로부터 사전 정보를 전달받아 공격 3시간여 전에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란은 이라크에 공격 대상이 될 미군기지에 관한 정보는 준 것으로 이라크 총리가 확인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에 귀띔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고위 관리는 “우리는 수시간 전에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것을 이라크에 들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심대한 타격과 정보 누설 같은 이율배반은 복잡한 이란 정세를 반영한다. 이란의 최고통치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정예 군대인 이란 혁명수비대는 시아파 이슬람공화국 확대와 반미, 핵무장을 추구하는 강경파다. 이들이 지난해 미군 드론 격추와 영국 선박 나포를 주도했다. 반면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행정부는 핵협상과 제재 해제를 추구하고 있다. 이들 간의 주도권 다툼에서 공격 정보가 누설되는 등 이란이 발신하는 메시지에 혼선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의 메시지에도 보복공격 하루 뒤인 8일 밤 미국 대사관 등 외국 공관 밀집 지역인 이라크 바그다드의 그린존에 로켓 2발이 떨어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이란 공격 대신 ‘경제제재’ 선택…파국 막았다

    트럼프, 이란 공격 대신 ‘경제제재’ 선택…파국 막았다

    “이란과 새 합의 해야” 협상 의사 내비쳐“이란의 위대한 미래” 유화적 메시지도양국 명분 챙겨…출구전략 모색하는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전날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과 관련해 즉각적인 대이란 강경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도 군사력 사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핵 합의 추진 의사를 내비치면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함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위기가 급속히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미국인도 지난밤 이란 정권의 공격으로 인해 다치지 않은 데 대해 미국 국민은 매우 감사하고 기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상자가 없었다. 우리의 모든 장병은 안전하며 단지 우리의 군 기지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다”며 예방조치와 조기 경보 시스템 작동 등으로 인해 미국인과 이라크인이 생명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위대한 미군 병력은 어떠한 것에도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관련된 모든 당사국과 전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국가들은 정확히 말하면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난) 1979년부터 너무 오랫동안 중동과 그 너머에 대한 이란의 파괴적이고 불안정 행동을 참아왔다. 이러한 날들은 이제 끝났다”며 “이란은 가장 대표적인 테러지원국이었으며 그들의 핵무기 추구는 문명화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란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해 “솔레이마니가 최근 미국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끝냈다”며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살해의 정당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러면서 “솔레이마니 제거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당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해선 안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옵션들을 계속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 제재를 이란 정권에 대해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며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이들 강력한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의 적대행위는 2013년 서명된 바보 같은 이란 핵 합의 이래 상당히 증가했다”며 “우리와 우리 동맹들을 겨냥해 지난밤 발사된 미사일들도 지난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로 인해) 가능해진 자금으로 지불된 것”이라면서 전임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한 뒤 이란의 테러행위들을 나열했다.그는 이란 핵 합의가 곧 만료되면 이란에 핵 개발을 위한 빠른 길을 터줄 것이라며 “이란은 핵 야욕을 버리고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을 종식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을 향해 “이들 나라는 이란 핵 합의의 잔재에서 도망쳐 나와 이 세계를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장소로 만들 이란과의 합의 체결을 위해 모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번창하고 번영할 수 있는, 아직 손대지 않은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유화적 메시지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나의 행정부 하에서 2조 5000억 달러를 들여 완전하게 재건됐다.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우리의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밀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 많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 중”이라고 군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가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IS(이슬람국가의 옛 약칭) 격퇴와 리더인 알바그다디 사살 등을 거론하며 ”ISIS의 파괴는 이란을 위해서도 좋다. 그리고 우리는 이 문제와 다른 공통의 우선 사항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며 이란의 국민과 지도자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이 미래, 그리고 위대한 미래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 대신 경제제재를 택함에 따라 일촉측발의 충돌위기는 다소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도 급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1.41 포인트(0.56%) 상승한 2만 874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7포인트(0.49%) 오른 3253.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0.66포인트(0.67%) 상승한 9129.24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도 장중 고점을 다시 썼다. 확전 자제 분위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 쪽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란이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지만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군기지 공격 후 트윗을 통해 이번 공격이 유엔 헌장에 따른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이란의 대응이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긴장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 후 국민 요구에 따라 미국에 보복했고, 미국은 이란 도발에도 불구하고 사상자 없이 자국민 보호와 방어에 성공해 양측 모두 명분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갑자기 “평화” 외친 트럼프, 이란과의 군사 충돌은 일단 모면

    갑자기 “평화” 외친 트럼프, 이란과의 군사 충돌은 일단 모면

    전쟁 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이 8일(이하 현지시간) 무력 충돌이란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려 애쓰고 있다. 지난 3일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반발한 이란이 미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전쟁 발발 우려마저 나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군사적 충돌이란 위기는 일단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경제제재 방침을 공언한 데다 이란 역시 추가 공격 엄포를 멈추지 않아 언제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개연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시간으로 전날 저녁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와 에르빌의 미군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 미국의 입장과 대응책을 처음 밝히는 자리였다. 그가 그동안 이란이 보복하면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음을 고려하면 일단 이날은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미국이 벌여온 해외 전쟁과 파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데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도 미국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역시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는 관측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자비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공격 후 트윗을 통해 “이란은 유엔 헌장의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적 대응을 했고 종결했다(concluded)”며 “우리는 긴장 고조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종결했다’는 표현에 주목하며 미국이 추가로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도 이 정도 선에서 보복을 끝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 상황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도 “미국인 사망자가 없고 이란이 보복의 끝이라고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군사 대결에서 물러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군 기지 공격 직후에도 추가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당분간 지역 정세가 살얼음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란 군부는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보복이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 역시 ‘대미 항전’을 선언한 만큼 이란 진영은 미군 철수를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종착점으로 삼을 수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 보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 솔레이마니 장군의 팔을 잘랐을지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다리도 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새로운 핵합의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지난 5일 이란은 2015년 서명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지키지 않겠다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해 곳곳에 갈등을 촉발할 지뢰가 널려있는 상황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군기지 때렸지만 확전 피한 이란… 트럼프 ‘경제·외교 제재’ 시사

    미군기지 때렸지만 확전 피한 이란… 트럼프 ‘경제·외교 제재’ 시사

    美, 원유 수출 차단 등 돈줄 죄기 나설 듯 하메네이 “우리는 미국에 뺨 때려 줬다” 양국 서로 체면 구기지 않고 긴장 낮춰 가디언 “美·이란 다 만족시킬 수도 있다”‘이란의 이번 공격은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도 있다.’ 이란이 ‘피의 보복’을 천명하며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타격해 세계를 놀라게 한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 반격 시 미 본토는 물론 두바이, 이스라엘 하이파도 목표가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와 함께 십수 발의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대규모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격 직후 대국민연설에서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 줬다”며 ‘2인자’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을 가리켜 “혁명이 살아 있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결사항전을 촉구했으나 이후 전개를 보면 전면전의 개연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이란의 공격이 ‘상징적’이라고 짚었다. ‘복수’를 원하는 국민의 분노에 이란 정부가 미국 타격으로 부응하는 한편 대규모 피해 상황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확전 가능성을 차단, 미국과 서로가 체면을 구기지 않고 긴장을 낮출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발표한 대국민성명에서 ‘전면전’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테러를 막기 위해 강력한 경제·외교 제재 카드를 빼들 것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란 정권에 추가 제재 즉시 부과하겠다”면서 “이란의 정권의 행보를 바꿀때까지 제재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는 하메네이의 발언 강도는 강했지만, 미·이란 어느 쪽도 더 즉각적인 보복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정가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NN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미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기경보를 발령해 군인들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확인된 피해는 미사일 1발 타격으로 기지에 있던 군용기 화재뿐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인 80명이 죽고, 미군의 드론과 헬리콥터, 군사 장비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물론 해당 기지에 주둔하는 덴마크·노르웨이·독일군까지 사상자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세계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수위에 쏠린다. 일단 현재 피해 평가가 유지된다면 미국이 전면전보다는 억지력 강화를 위한 첨단 전략자산 배치와 병력 증강 등에 나서는 한편 이란의 ‘원유 수출’ 등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혼란 등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 등이 모여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제인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한 뒤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공격 이후 보안과 경계도 대폭 강화됐다. 백악관 주변의 검문 활동이 강화돼 주변 검문소에서 소총을 든 비밀경호국(USSS) 직원들이 쉽게 목격됐다.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민간 항공사들이 이란·이라크와 오만만(灣), 페르시아만 영해 상공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했고 해운청(MARAD)은 “미국의 해양 이익에 반하는 이란의 행동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인근의 선박에 경고를 보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아베, 중동 순방 취소…푸틴, 전격 시리아行

    이란의 보복공격 감행에 따른 전면전 위기 속에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바빴다. 미국 동맹들은 이라크에 주둔시켰던 병력을 좀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자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를 서둘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동 순방을 취소했다. 아사히신문은 8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는 11~15일로 예정됐던 아베 총리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중동 국가 순방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란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날인 7일(현지시간) 밤부터 이라크 바그다드 상공이 안전 외교 구역인 ‘그린존’에서 주요 인사나 병력을 철수시키려는 헬리콥터로 붐볐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7년 이후 약 3년 만에 시리아를 전격 방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만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ℓ당 1558.7원… 기름값 무서워 시동 걸겠나

    ℓ당 1558.7원… 기름값 무서워 시동 걸겠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원유공급량 30% 차질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며 최근 상승세인 국내 휘발유 가격에도 단기 상승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58.7원인데, 이는 전주보다 리터당 4.6원 오른 것이다. 경유도 지난주보다 리터당 3.0원 오른 1391.7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2주차에 리터당 1534.4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해 12월 2주차에 1544.1원을, 12월 3주차에 1549.2원, 12월 4주차에 1554.1원과 새해 첫주까지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유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아직 미국·이란 충돌 이슈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약 2주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이번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기름값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이 미국과의 긴장이 커질 때마다 위협 카드로 내세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행에 옮기면 유가는 다시 한번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남부에 있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너비는 약 50㎞다. 이 해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 등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배에 실려 세계 곳곳으로 운반된다. 만약 해협이 폐쇄되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 이상에 운송차질이 발생한다. 여기에 미국과 우방 상선에 대한 이란의 공격까지 더해지면 유가 불안이 지속할 수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美 ‘제거작전’에 중동정책·우방 흔들려… 거세지는 트럼프 패착론

    美 ‘제거작전’에 중동정책·우방 흔들려… 거세지는 트럼프 패착론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서한에 합참 “실수” 에스퍼 국방도 “떠날 계획 없다” 번복 美, 해병대·B52 폭격기 6대 등 중동 급파 이스라엘 “미국 사건”·사우디 “자제를” 이란 최고지도자 “美에 직접적인 공격”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각한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작전 뒤 위기를 수습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이어 혼란을 드러내면서 심각한 전략 부재 상황을 표출하고 있어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부랴부랴 사실 정정에 나서는 소동을 벌였다. 외신들은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해병 준장이 이라크 연합작전사령부 사령관에게 서한을 보내 ‘다가오는 수일, 수주 동안 병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이 서한이 ‘증원 병력 이동’ 상황을 상정한 초안으로 실수로 보내진 것이라고 밝혔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이라크에서) 떠날 결정은 없고,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하는 어떤 계획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무계획(no plan)을 노출함으로써 트럼프의 솔레이마니 제거가 즉흥적이었다는 사실을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날 이란 문화유적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듭 수습해야 했다. 트럼프는 이란을 향해 보복 시 문화재를 공격할 것이라고 두 번이나 위협했고, 국내외에서 ‘국제법 위반’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에스퍼 장관은 “문화재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을 금지하는 국내·국제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법인 ‘무력분쟁법’과 1954년 헤이그 협약은 문화재를 군사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솔레이마니 제거작전에 대한 법적 논란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란 등에서 ‘표적살인’, ‘암살’로 부르는 이번 공격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미국이 내세운 ‘임박한 위협’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조차 공습 정당화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으며, 대통령 권한을 명시한 미국 헌법 2조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중동에서 미국 정책이 갈팡질팡하니 우방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날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매슈 튤러 미 대사를 불러 미군이 이라크 영토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었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안보각료회의에서 “‘암살’은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 사건”이라면서 “우리는 관여한 바도 없고 그 일에 말려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방부 차관을 워싱턴에 보내 미국의 자제를 촉구할 방침이다. 중동 주둔 미군의 주요 임무가 이란 대응에 쏠리면서 이 지역 동맹의 냉담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날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미 해병대 약 2500명이 중동에 파견됐으며, 코브라 헬리콥터와 해리어 제트기를 구비한 ‘바탄 상륙준비단’도 중동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B52 폭격기 6대도 인도양에 배치했다. 한편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이 마무리돼 이번 암살에 보복하는 직접적인 움직임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6일 이례적으로 최고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비례적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B-52 폭격기 6대 인도양 투입…이란 공습 위기감 고조

    美, B-52 폭격기 6대 인도양 투입…이란 공습 위기감 고조

    “B-52,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 파견”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해병대와 특수전부대에 이어 전략폭격기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 내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B-52 폭격기들은 지시가 내려지면 이란 공습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 공군 B-52 폭격기가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출발해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란과의 긴장감이 높아졌던 지난해에도 미군은 B-52 폭격기를 카타르에 배치했다. 당국자는 폭격기들이 이란의 미사일 사정 범위에서 벗어나는 곳에 배치하려고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를 파견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중동에 상륙전부대도 배치할 계획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미 국방부가 ‘바탄 상륙준비단’(ARG)에 필요시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지원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탄 상륙준비단은 수륙양용 공격함인 USS 바탄을 주축으로 상륙수송선거함(LPD) USS뉴욕, 상륙선거함(LSD) 오크힐함 등으로 구성되며 4500명의 해군과 해병대원이 소속돼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지중해에서 훈련 중이던 바탄 상륙준비단이 페르시아만 쪽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크드스군(정예군) 사령관을 지난 3일 이라크에서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 이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가혹한 보복”을 경고해 양국의 무력충돌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군은 이미 중동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3500명의 추가 배치 작업에 돌입했으며 지난 5일에는 미 육군 레인저를 포함한 특수전 부대 병력을 이 지역에 추가로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보복에 나선다면 이란 내 중요 문화유산을 포함한 52곳을 공격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한 바 있다. 이 52곳은 1979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 사건에서 억류된 미국인과 숫자가 같다. 1979년 11월 이란의 강경 반미 성향 대학생들이 주테헤란 미 대사관을 급습해 미국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삼아 444일간 억류했다. 이 사건으로 1980년 미국은 이란과 단교하고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핵카드 꺼낸 이란, 시험대 오른 트럼프… 중동 넘어 글로벌 위기 번지나

    핵카드 꺼낸 이란, 시험대 오른 트럼프… 중동 넘어 글로벌 위기 번지나

    새해 벽두부터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한 뒤 불안불안하던 중동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을 이용한 표적 공격으로 사살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즉각 철저한 보복을 천명한 데 이어 이란 정부가 5일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미국과 유럽, 중동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프로그램을 재가동하겠다는 얘기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벌인 전임 미국 대통령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들 국가에서 발을 빼려 애써 온 트럼프 대통령. 지난해부터 시리아와 이라크 등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미군을 증파하더니 급기야 이란이라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면전으로 확대하기에는 미국과 이란 모두 부담이 너무 커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격과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되면 최악의 상황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의 최대압박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임박한 공격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은 트럼프 대외정책의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고조되는 이란 위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북한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폼페이오 “이라크 국민은 미군 주둔 지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자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과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것에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로 정해 놓았고 최첨단 무기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52라는 숫자는 1977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에 444일간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수다. 그러자 이번에는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상대로 군사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군사시설 등 35곳과 이스라엘 텔아비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문화유산도 공격 목표에 포함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문제 삼으며 이는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고 경고까지 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계속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갈라졌던 이란의 민심은 이번 공격을 계기로 반미로 모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라크 의회는 5일 미군은 물론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요인을 일방적으로 표적 공격해 살해한 것은 주권 침해라며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국민들이 이슬람국가(IS) 잔당 격퇴를 위해 미군 주둔을 지지한다며 이라크 의회의 결의를 일축했다. 이라크 의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고, 미국 정부가 철수 요구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란 위기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이라크 내 반미 감정이 높아져 미군 철수 요구가 거세지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이라크 정부가 (이란의 압박에 떠밀려) 5000명 규모의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단체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솔레이마니 제거로 불안정한 중동에 중대 변화 미국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전에도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과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추적해 제거했다. 빈라덴이나 알 바그다디는 테러단체의 지도자였지만, 솔레이마니는 이란이라는 국가의 군 지도자라는 점에서 의미와 파장이 다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에 위협이 되는 솔레이마니를 제거하고 싶어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분석한다. 즉 이란의 군 실세를 제거할 경우 자칫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불똥이 튈 위험이 크다. 그럴 경우 유럽과 중동의 동맹들로부터 소외될 수 있고 중동에서의 입지도 악화시킬 수 있어 선택지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온 트럼프 대통령이 ‘방어적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이란에 제한적 군사행동을 승인한 것은 의외다. 상원의 탄핵심판과 재선 레이스를 염두에 둔 정치적 결정으로 보이는 이유다. 하스 회장은 “이번에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직접 제거한 것은 2003년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이래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표적 공격 그 자체보다는 이로 인한 후폭풍이 중동 및 세계정세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국지전에 그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분쟁을 촉발하기는 쉬워도 빠져나오거나 종식시키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외교안보팀이 후폭풍을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험 부족으로 두세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결정해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댕겼다는 비판이 골자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줌으로써 이란의 도발을 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이 중에는 미 중부사령관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5일 대통령들이 군사적 충돌 위기에 처하면 노련한 참모들과 믿을 만한 정보 자산, 든든한 동맹들, 국민의 신뢰가 중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4가지가 모두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외교안보팀의 잦은 교체로 폼페이오 장관을 제외하고는 대외정책을 다뤄 본 전문가가 거의 없다.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해 취임 초부터 자국 정보기관을 대놓고 불신하며 갈등을 빚어 왔다. 정보기관의 분석보다 자신의 직관에 의존해 주요 결정을 내려왔다. 또 동맹 관계를 돈으로 평가하는 트럼프식 접근은 우방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원인이 됐다. 이번 표적 공격 계획도 영국과 프랑스 등에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고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국무장관이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유럽·중동동맹국 중재… 美와 유대 쉽지 않아 이란 사태가 중동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과 중동의 동맹국들이 일단은 외교적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바뀌지 않는다면 강력한 유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취임 이후 최대의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 이란 위기를 상원의 탄핵심판 정국을 돌파하고 재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카드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둔 이 시점에 왜 솔레이마니를 표적 공격했는지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상원의 탄핵심판에 쏠린 관심을 이란으로 돌리고, 강한 대통령의 면모를 과시함으로써 이를 몇 안 되는 외교적 성과로 포장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한 대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보보다 자신의 직관을 믿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의 파장은 미국과 이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위기가 중동 위기로, 글로벌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능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있을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석유 수급 차질 땐 비축유 방출 검토

    24시간 모니터링… 비상 대응조치 하기로 불확실성 커져 코스닥지수 2.18% 급락 “국내외 투자·소비 위축… 경기회복 찬물 장기화 땐 유가 상승, 교역 줄어 韓 타격”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경제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중 1차 무역협상 합의로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험이었던 미중 무역분쟁의 급한 불이 꺼지자마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 대형 악재로 떠올랐다. 정부는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유사시 비상계획 등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오일쇼크’로 이어질 경우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미·이란 갈등의 충격파로 전 거래일보다 0.98%(21.39포인트) 하락한 2155.0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55.31로 2.18%(14.62포인트)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1.91%)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1%)를 포함해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져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5.0원 오른 1172.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국제 금시장에서 금값은 장중 온스당 2.31%(35.87달러) 올라 약 6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1588.13달러에 거래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유가 10% 상승 가능성 더 큰 문제는 기름값 급등이다. 세계 원유 생산에서 이란산 비중은 2%가량이어서 기름값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국제유가는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7%(1.85달러) 오른 70.45달러에 거래되며 70달러 선을 돌파했다. 중동 리스크가 악화되면 8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량 중 15%가량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국제유가가 10%가량 상승할 수 있다”며 “유가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퍼졌던 희망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이란 갈등이 국내외 투자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기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며 “기름값 상승으로 기업들의 생산비 증가까지 겹치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크다”고 우려했다. ●내일 올해 첫 경제활력대책회의서 추가 논의 미중 합의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회복세를 기대한 국내 증시도 새해부터 악재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상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1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뒤 3분기부터 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 등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는데, 미·이란 갈등으로 지수 하락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석유 수급 차질에 대비해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비상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호르무즈해협 인근 선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8일 열리는 올해 첫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이란 사태’를 안건으로 상정해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란, ‘핵합의’ 안전핀 뺐다… 군사 충돌·핵위기 휩싸인 중동

    이란, ‘핵합의’ 안전핀 뺐다… 군사 충돌·핵위기 휩싸인 중동

    이란 핵무기 개발 시간 최장 1년 걸릴 듯 실전용 핵탄두 보유 시 서유럽도 사정권 트럼프 “이란 문화유적지 공격할 수 있다” 이란 “美서 공격 땐 이스라엘 ‘가루’ 될 것” 獨·佛·英 “핵합의 부합 않는 조치 철회를” 이란이 5일(현지시간) 서방 국가들과 맺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안전핀’을 완전히 제거하며 안갯속 중동 정세는 핵위기로 휩싸이게 됐다.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 이후 전면전 가능성까지 치닫고 있는 미국과 이란은 ‘핵폭탄급’ 설전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더욱 높였다.이란 정부는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자 1년 뒤인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4단계에 걸쳐 핵합의 이행 수준을 낮춰왔다.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이란 정부의 이날 성명은 핵합의 파기의 결정판이다. 핵합의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타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업적 지우기’ 시도로 당선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해 4년 반 만에 무력화됐다. 관심은 실제 핵무장까지 걸릴 시간이다. 핵합의 타결 당시 서방은 이란이 다시 핵프로그램을 가동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장 1년 반으로 추정했다. 이란의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은 이미 중동 국가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미 사거리 2000㎞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이 실전용 핵탄두를 보유한다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의 친미국가들은 물론 서유럽도 핵공격의 사정권 안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BBC는 “(핵합의 타결 당시) 이란이 서두른다면 핵무기에 사용되는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할 때까지 2~3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면서 “현재는 핵무기 제조까지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인다면 제조 시간은 6개월이나 그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핵합의에 참여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핵합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치를 철회하라”고 이란에 촉구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일정을 내주로 앞당길 것을 제안했다. 미·이란은 수위 높은 협박성 발언을 이어가며 중동의 전운을 짙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당국 차원의 부인에도 전날 언급했던 이란 내 문화유적 공격 가능성을 재확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 “그들(이란)은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고문해 불구로 만든다. 도로에 폭탄을 설치해 우리 국민을 날려버린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그들의 문화 유적지를 건드릴 수 없다고? 그런 식으론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유적 공격 발언은 이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란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24곳이나 있다. 이란 측은 트럼프의 문화유적 공격 경고에 “테러분자” “전쟁범죄”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을 퍼부었다. 더 나아가 미국의 맹방 이스라엘 공격까지 언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이자 헌법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인 레자에이는 트위터에 미국이 재보복에 나서면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표적으로 삼겠다며 “하이파와 텔아비브는 ‘가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파는 이스라엘의 3대 도시, 텔아비브는 국제법상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2대 도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란 “핵협정 더이상 안 지킬 것”

    이란 “핵협정 더이상 안 지킬 것”

    美, 이란 지도부 등 추가 공격 경고자국 군부 실세 살해에 격분한 이란이 급기야 핵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2015년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규정한 의무사항 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공습 사살로 빚어진 미·이란 갈등이 핵위기로 비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은 핵협정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면서 “이는 곧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라늄을 90% 이상 농축할 수 있는지가 핵무기 제조의 관건인 만큼 원심분리기의 성능과 수량을 일정 기간 묶어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제한하는 게 핵합의의 핵심이었다. 핵합의라는 울타리에서 나온 만큼 핵무기 개발은 시간문제다. 현재 이란은 우라늄을 5% 농도까지 농축한 상태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은 이제 핵 프로그램 가동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이 2015년 7월 맺은 핵합의는 두 축인 미국과 이란의 탈퇴로 4년 반 만에 좌초될 운명이다. 보복을 공언한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 등 이른바 ‘시아파벨트’ 무장세력이 연대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에 맞서 이란 문화유적이나 지도부 등에 대한 추가 공격을 경고하면서 중동 정세는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원유 70% 중동산…美·이란 격돌 속 기름값 “당장은 차질 없지만”

    원유 70% 중동산…美·이란 격돌 속 기름값 “당장은 차질 없지만”

    업계 “영향 제한적이나 불확실성 대비해야”원유 70%, 가스 38% 이상 중동산 의존 비축유 방출·석유수요절감 등 비상플랜 점검홍남기 부총리 주재 긴급경제장관회의 소집정부, 대이란 현안·국내 금융시장 상황 점검미국의 공격으로 이란군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 전운이 고조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국내 석유와 가스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장 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동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국과 이란 갈등 상황과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 동향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국내 원유·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지난해 1∼11월(추정치) 원유 70.3%에 달하며 액화천연가스(LNG)도 38.1%로 높은 수준이다.국내 정유업계와 한국가스공사는 중동 지역 석유·가스시설이나 유조선 공격으로 인한 직접적인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국내 도입에도 별다른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향후 국제 석유·가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 실장은 “한국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업계와 함께 중동 정세와 국제 석유·가스 시장 동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관련 기관·업계와 석유수급·유가 점검회의를 꾸준히 개최하고 석유수급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원유 수입, 유조선 동향 등 수급 상황과 국제유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매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실제 석유·가스 수급 위기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정부가 마련해놓은 비상대응체계가 신속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비상대응체계는 비축유 방출, 석유 수요 절감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정부 9650만 배럴에 민간 비축유·재고를 합해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가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중동의 정세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그 연장 선상에서 국내 석유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홍 부총리 주재로 대이란 현안과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비공개회의가 연다.일촉즉발 위기의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에너지 수급 문제는 물론 국내 산업계에 도미노식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의 살해 공습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과 국제유가 등의 불안감이 급속히 퍼지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이란 전운 고조에 아베 “파견 자위대로 日선박 안전확보”

    美·이란 전운 고조에 아베 “파견 자위대로 日선박 안전확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를 살해한 데 따른 이란의 보복 경고 등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해 일본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가진 연두 기자회견에서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해상자위대 중동 파견에 대해 “일본 관계 선박의 항행 안전을 확보한다”며 파견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나라’를 핵심으로 한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자민당이 앞장서서 국민적 논의를 높이는 가운데 헌법개정 행보를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진행해나갈 것”이라면서 “헌법개정을 내 손으로 완수해나가겠다는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동의 전운 고조에 “모든 관계자가 외교적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노동신문 “기대할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 메아리 “중동, 美의 무덤 될 것”

    노동신문 “기대할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 메아리 “중동, 美의 무덤 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를 통해 제재에 대응할 자력갱생 기조를 선포한 가운데 북한이 연일 대미 강경노선을 밝히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주체적 힘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현정세와 혁명 발전의 요구’ 제목의 논설에서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이상 우리에게는 기대를 가질 것도, 주저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도 못 내게 무적의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만일 우리가 제재 해제를 기다리며 자강력을 키우기 위한 투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과 자주권, 안전은 엄중히 침해당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 대응도 주문했다. 경제 부문을 향한 질타도 이어졌다. 주민들이 보는 대표적 매체인 노동신문에 부진한 경제 상황이 연일 실린다는 점은 북한 당국의 절박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신문은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담하게 혁신하지 못하고 침체하여 있는 것이 국가관리사업과 경제사업 등의 현실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적 교훈은 내부가 째이지(짜이지) 못하면 나라가 쇠약해져 자연히 남에게 굽신거리고 종당에는 먹히게 된다는 것”이라며 “모든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만이 사회주의 승리의 날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신문은 이날 ‘정면돌파전의 열쇠’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도 경제 혁신을 호소했다. 신문은 “지금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렵다.준엄한 시련은 중중첩첩으로 우리의 전진을 막아나서고 있다”며 과학기술로 난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지난 5일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는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인재중시’, ‘과학중시’ 등의 구호가 눈에 띄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3일 새벽 미국은 이라크의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였다”면서 지난 4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제3국의 입을 빌어 민감한 소식을 전한 셈으로, 북한은 조만간 외무성 등을 통해 미국을 직접 비난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 선전매체들도 중동지역의 정세를 빠르게 전했다. ‘메아리’는 이날 ‘미국의 제82공수사단 중동지역에 대한 파병검토’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중동지역에 약 3000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고 보도했다. 전날 ‘군사전문가들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 제목의 기사에서는 “최근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이 중동 지역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분석 평가하고 있다”며 “친미 국가들도 내부의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미국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일촉즉발 중동,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하나

    일촉즉발 중동,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하나

    3일(현지시간)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요인을 폭격해 살해한 데 대해 이라크 의회가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날 가결된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그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구속력이 없어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원 내각제인 이라크의 통치 체계상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가 이날 의회의 결의를 근거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요구해도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 지는 불확실하다. 이라크 의회는 외세를 배격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정파와 친이란 시아파 정파가 주도해 이날 미국 철수 결의안은 가결이 예상됐다. 로이터통신은 수니파와 쿠르드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도 출석해 지지를 표시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총리가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라크 여러 부처의 당국자들이 외국군 철수 결의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적 단계의 윤곽을 잡는 문서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라고 발표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의회의 표결에 실망했다면서 “(이 결의의) 법적 효력을 명확히 밝히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이라크 지도자들이 양국의 경제, 안보적 관계의 중요성을 재고하기를 강하게 촉구한다”며 “ISIS(IS의 옛 명칭)를 격퇴하는 국제적 동맹의 주둔도 계속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약 5200명이 12개 군기지에 분산해 주둔한다. 이들은 IS 잔당을 격퇴하고 이라크군을 훈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하자 이라크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적성국 요인에 대한 암살 작전에 기밀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라크 영토 안에서 미군이 이라크 정부의 허가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을 감행한 탓이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4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이들 두 요인의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 미군의 임의적인 이라크 내 군사 작전에 반감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은 “솔레이마니를 반대하는 이라크인마저 미국이 이라크 영토에서 두 요인을 살해함으로써 이라크가 더 큰 군사충돌에 휘말린다면서 분노한다”라고 전했다. 그만큼 이번 폭격으로 이라크에서 반미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주권 침해 논란에 대해 미국의 보수적 학계에선 이라크가 미군의 주둔을 허용했기 때문에 미군이 위협에 대응해 자위적 목적으로 이라크에서 군사작전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신속하고 완전하면서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이 미디어 게시물들(Media Posts)은 이란이 어떠한 미국 사람 또는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것을 미 의회에 통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법적 고지는 요구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폭사한 이후 이란이 ‘가혹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례적 대응이 아닌 ‘불균형’적인 대응 방침을 밝혀 이란이 보복을 감행할 경우 훨씬 더 막대한 응징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윗을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격화하는 중동정세, 위기관리에 나서야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드론 폭격으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해 양국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산하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3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범죄자들은 적시, 적소에서 그의 피에 대해 가장 강력한 최고의 응징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북부의 종교 도시 곰의 잠카런 모스크(이슬람 사원) 돔 정상에 그제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잠카런 모스크의 붉은 깃발은 순교의 피가 흐를 격렬한 전투가 임박했다는 상징물이며 이는 이슬람과 이란이 적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해오면 이란 내 52곳에 대한 대대적인 응징 공격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로 미국은 중동에 대한 병력 증파에 본격 나서고 있다. 중동이 전운에 휩싸일수록 우리로선 중동 사태가 초래할 수 있는 위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제유가가 한동안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원유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중동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세계무역 감소와 국제금융 등을 타고 들어오는 영향을 우리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란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 가운데 3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란이 이 수로를 지나는 미국과 우방 상선에 대한 억류와 공격을 감행하기라도 하면 국제 석유시장은 엄청난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정부는 원유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정세와 시장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을 위한 우회 카드로 검토하던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군사·경제 안보에 걸쳐 중동 사태가 일으킬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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