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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서도 발 빼는 미군… 20년 만에 ‘테러와의 전쟁’ 끝나나

    미군이 연내에 이라크에서 전투임무를 종료한다.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철군도 다음달에 완료될 전망이어서 2001년 9·11테러 이후 20년 만에 ‘테러와의 전쟁’ 시대가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중국으로 무력 축을 옮기려는 행보지만, 이라크에서 손을 완전히 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했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연말이면 우리는 전투 임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역할은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이라크군의 훈련과 자문에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날 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순수한 자문 역할로 바꾸더라도 IS가 다시는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안보 파트너십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군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2007년 주둔 미군 규모는 17만명에 달했었다. 현 병력은 2500명 수준으로 얼마나 이라크에 남을지는 향후 정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포스트 9·11 국면을 넘어 중동과 테러 대응에 주력하던 20년을 마무리하고 중국과 사이버공격 같은 위협에 초점을 맞추려는 바이든의 외교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사살한 뒤, 이라크 내 시아파 정당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라는 압박을 넣어 왔다. 이에 이라크 정부는 미군의 전투임무 종료를 권고했고, 중동 개입을 축소하고 있는 미국 측도 권고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아프간과 이라크는 상황이 다르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탈레반의 세력 확대 우려에도 아프간에서는 미군의 완전 철수를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란 견제 목적이 있다. 미군이 완전 철수하면 이란이 이라크 석유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은 이라크 전쟁의 종전을 선언한 뒤 2011년 철군을 진행했다가 IS의 세력 확대로 2014년 재주둔에 나서는 실패 경험도 있다. 당시 철군 지휘관이 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다.
  • 北 선전매체들, ‘여가부 폐지’ 이준석 혹평…통일부 폐지론엔 침묵

    北 선전매체들, ‘여가부 폐지’ 이준석 혹평…통일부 폐지론엔 침묵

    김여정, 3월 담화에서 “조평통 정리 문제” 언급 “남한 청년들 통일 의식 희박..극우 세력 때문”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이 뒤늦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4일 재중동포 사회학자인 리명정 글을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까지 왕왕 거론하는 이준석과 국민의 힘 주자들의 행태는 정치인들부터가 근대 이전의 의식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웅변해주고 있다”며 “‘이준석 현상’은 남조선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으로서, 인류 역사발전에 역행하는 반동적 의식과 사회제도의 후진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또 하나의 기형적이며 위험한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준석의 한 달간 행보를 보면 목불인견”이라며 “여성 차별을 아예 드러내놓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고, ‘통일의 메아리’도 이 대표의 ‘작은 정부론’을 언급하며 “이준석의 통솔력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이 대표가 여가부와 함께 언급한 통일부 폐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3월 담화에서 통일부 상대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폐지를 거론한 바 있어 정면 비판하기 쉽지 않았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김 부부장은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 기구인 조평통을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매체인 ‘려명’은 전날 “최근 남조선 언론에 의하면 청년들의 통일 의식이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외세의 민족 분열 정책과 남북의 적대와 불신을 조장하는 극우 보수 세력의 반공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오륙도선 트램·시내선 BRT… 부산 ‘사람 중심 교통’ 변신 중

    오륙도선 트램·시내선 BRT… 부산 ‘사람 중심 교통’ 변신 중

    #1. 2023년 12월 말, 착공 후 2년여 만에 개통된 전선 없는 무가선 저상 트램을 탄 오륙도(67)씨는 감회가 남달랐다. 국내에서는 초등학교 때 전차를 타본 이후 거의 53년 만이었다. 트램은 버스, 지하철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전국 1호인 무가선 트램이 관광자원으로도 훌륭한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겼다. #2. 공사 현장에서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노동자씨는 부산시가 구축한 지능형 교통정보시스템인 긴급 차량 우선신호체계 운영 덕택에 골든타임 안에 무사히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해 목숨을 건졌다. 119차량에 설치된 단말기와 시 교통센터 간에 운용되는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으로 긴급차량에 우선 신호를 줬기 때문이다. #3. 70대인 BRT씨는 얼마 전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적어도 부산에서는 대중교통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 체계에 이어 중앙버스 전용차로(BRT)가 동서남북 4개 축으로 내년이면 모두 완공돼 승용차나 택시보다 훨씬 빠르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부산시는 차량속도 중심에서 사람 안전 중심의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교통정책을 펴고 있어 앞으로 시민이 이 같은 혜택을 보게 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특히 차량사물통신(V2X) 기반의 첨단 스마트교통체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V2X는 차량을 중심으로 유무선망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운영체계다. 또 전국 최초의 무가선 저상 트램인 오륙도선 건설과 시민 만족도가 높은 BRT 확충에도 힘을 모은다.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사업 추진과 도시철도 노후차량교체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진욱 부산시 교통국장은 “사람안전 중심 교통환경 조성,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지속발전 가능한 교통 인프라 조성,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교통 구현 등 4대 추진 전략을 마련,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형 스마트 교통운영 관리체계 구축 우선 부산시는 스마트 교통운영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올해 추진하는 주요 교통시책의 하나로 교통량에 따라 실시간 신호를 최적으로 제어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거나 소방차 등 긴급차량에 우선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시는 2017년 12월 전국 최초로 스마트 교차로를 선보였다. 현재 서면·연산교차로 등 64곳에 설치한 스마트교차로를 내년까지 141개로 늘린다. 스마트교차로는 교차로의 방향별, 차종별 정보를 추출해 생성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신호를 산출, 실시간 반영해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시는 골든타임 확보 등을 위해 이달 말부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긴급우선 차량 신호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다른 대학병원 등으로 확대한다. 이 시스템은 긴급차량이 지나가는 경로의 신호등이 녹색으로 자동 변경되고 주변 운전자에게는 긴급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알려줘 신속한 응급환자 이송을 지원한다. 긴급차량이 우선신호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한 전용 스마트폰으로 우선신호를 요청하면 교통신호센터에서 차량의 위치정보를 초고속 무선통신망을 통해 1초 단위로 파악한다. 이어 경로 정보를 활용해 긴급차량 진행 방향 신호교차로의 녹색신호시간을 자동으로 연장해 주는 방식이다. 긴급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하면 다음 교통신호로 자동 복귀된다. 시는 이 시스템이 긴급차량의 출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소방공무원 등 긴급차량 운전자의 안전한 운행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V2X를 기반으로 하는 교통안전 시범지역 구축에도 나선다. 하반기에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 및 어린이 보호구역 10곳 등에 V2X 통신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애인용 두리발 181대와 어린이 통학버스 20대에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설치되는 V2X는 향후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한다. ●무가선 저상 오륙도 트램 2023년 말 개통 목표 오륙도선 무가선 저상 트램도 2023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된다. 오륙도선은 2019년 1월 대한민국 제1호 트램 실증노선사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11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전체 5.2㎞ 중 부산 남구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이기대어귀 삼거리까지 약 1.9㎞ 구간이 실증노선으로 구축된다. 이 실증노선은 전 세계 최초로 전 구간 100% 무가선으로 운행된다.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한 번 충전에 세계 최장 거리인 4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노면전차가 폐지된 1968년 이후 약 50년 만에 다시 도입되는 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현재 오륙도선 실증노선사업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중으로 올해 착공, 2023년 1월 완공돼 시험 운행 등을 거쳐 12월 개통 예정이다. 5량 1편성으로 국·시비 487억원이 투입된다. 트램차량 디자인은 부산시민이 선택한다. 부산시 등은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디자인 시민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다. 차량 디자인은 혁신성, 도시경관과의 조화, 친환경 미래도시 부산 등을 콘셉트로 제작됐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가선 저상 트램은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대량수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중앙버스전용차로 2개 노선 확충 시는 BRT 교통망을 통해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로 전환하고 대중교통 서비스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19년 개통한 내성~중동, 서면~내선 구간에 이어 서면~사상, 서면 광무교~서구 충무 등 2개 노선 BRT 구축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는 지난 3월부터 부산진구 서면 광무교부터 서구 충무동까지 7.9㎞ 구간 BRT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 개통되면 버스 속도가 12%에서 최대 28.3%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체감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영 중인 동래~해운대(10.4㎞), 동래~서면 광무교(6.6㎞) 구간을 포함해 총연장 24.9㎞의 BRT가 구축된다. 시는 나머지 구간인 서면~주례(5.4㎞) 구간도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이들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모두 완공되면 부산 지역 주요 도심 내 동서남북을 잇는 BRT 교통망이 구축돼 버스 이용객들의 편리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시민들도 BRT 건설에 만족한다.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BRT 시민 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은 62.3%, ‘보통’은 22.6%, ‘불만’은 15.1%에 그쳤다. 이 밖에 시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을 2029년 완공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하고 25년 이상 된 도시철도 노후 전동차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등 도시철도 노선 확충 및 차량 개선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부족한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확보를 위해 강서구 화전동과 해운대구 센텀2산업단지 안에 시내버스 공영차고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대중교통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 인프라를 조성해 사람 안전 중심 교통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美바이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여행·금융 제재 해제 추진

    美바이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여행·금융 제재 해제 추진

    2015년 이란과 맺었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부활을 추진 중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2)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NBC 뉴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BC는 “미국이 JCPOA에 복귀하고 이란이 핵개발 제한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측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간접 접촉을 가졌다”며 이렇게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 외교관으로 이란과 협상에 정통한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교수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 해제는 이란 측의 요구임이 분명해 보이며, 미국은 이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이라고 NBC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6월 이란군에 의해 미군의 드론이 격추되자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미국 기업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 데다 미국에 자산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인 영향이 없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NBC는 “실질적인 타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가 자국 최고 권력자를 모욕하는 부당한 조치라는 인식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비영리단체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의 해제는 향후 핵협상에서 이란 정부가 몇몇 어려운 양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을 억제하는 것과 유명무실한 제재를 유지하는 것 중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NBC는 그러나 “이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제재는 워싱턴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자칫 바이든 행정부가 위험한 상대에게 굴복했다는 비판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화당과 2015년 핵협상 반대론자들에게는 미국 정부의 제재 해제가 중동에 혼란을 초래한 이란 정권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이는 신호탄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 실시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보수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된 것도 바이든 행정부가 대이란 유화책을 펴는 데 있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대비 또 대비… 아무도 모른다, 올여름엔 어디를 할퀴고 갈지…

    대비 또 대비… 아무도 모른다, 올여름엔 어디를 할퀴고 갈지…

    지구온난화로 폭염, 가뭄, 호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과거 30년에 비해 최근 30년 동안은 여름이 22일이나 길어진 반면 겨울은 20일 짧아졌다. 연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해 열대야 및 폭염일수도 증가했다. 연간 강수량도 135.4㎜나 증가하는데 특히 7~8월 여름강수량의 증가폭이 크다. 이런 기상이변으로 2020년은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중부지방에서 최장 기간(54일) 장마가 기록되기도 했다.●기상청, 올여름 기상이변 ‘촘촘한 관측망’ 올해도 온난 고기압이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대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으로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성 호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강수량도 지역 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비해 각 기관 및 지자체들이 장마 대비 작업에 분주하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상이변에 대한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차세대 기상 영상기를 탑재한 천리안 위성 2A호는 2분 간격으로 동아시아와 한반도 지역의 기상현상을 관측해 태풍, 집중호우, 대설 등 위험기상을 추적감시한다. 전국에 설치된 10대의 기상레이더가 강수량, 강수형태, 우박, 바람 등의 정보를 5분 간격으로 생산하며 기상항공기, 관측선, 관측차량도 동원되고 있다.●물방울 안전차선·빗물 저류조…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서 서울 서초구는 집중호우 발생 시 강남역 일대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서초 1, 2 배수분구의 우수량을 반포천 중류부로 직접 배수하는 유역분리터널을 내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최초로 차선 표면에 물이 고이지 않고 야간에도 잘 보여 집중호우 시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물방울 안전차선을 설치한다. 매헌로, 바우뫼로 2곳(1.1㎞)에 시범 설치했으며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교통약자 보호구역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에서도 대표적 상습 침수 지역이었던 중랑구는 3만t 규모의 망우산 저류조를 설치한 이후부터는 침수피해가 급감했다. 빗물 저류조는 집중호우 시 많은 양의 빗물을 상류 쪽에 모았다가 조금씩 밑으로 내려보내는 시설이다. 상부에는 다목적 운동장 및 게이트볼장 등을 설치해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된다.●지구가 보내는 경고 더는 무시해선 안 돼 기상이변은 앞으로 어떤 재해를 가져다줄지 아무도 모른다. 본격 장마가 상륙하기 전 사전 점검하고 예방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기후재난 현상을 정확히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게릴라성 폭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량도 줄여야 한다.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더이상 북극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겨울에 더이상 눈이나 얼음을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중동 국가처럼 여름 기온이 50도를 기록할 수도 있다. 인간이 자처한 현재의 기후변화 위기는 피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꾸준한 노력으로 해마다 한 뼘씩이라도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간다면 후대에 더 나은 지구를 남겨 줄 수 있다. 그 명제를 기억하고 당장 실천해야 한다.
  • [책꽂이]

    [책꽂이]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존 돈반·캐런 주커 지음, 강병철 옮김,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펴냄) 미국 언론인 출신인 두 저자가 지난 80년간 향상된 자폐증 어린이의 권리와 자폐아 가족들의 눈물겨운 희생의 역사를 조명했다. 자폐증은 여전히 수수께끼지만 최근에는 자폐 당사자가 자신을 대변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864쪽. 4만원.관계의 미술사(서배스천 스미 지음, 김강희·박성혜 옮김, 앵글북스 펴냄) 미국 비평가의 시각으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 8명과 이들 간 라이벌 관계를 탐구한다. 마네와 드가, 마티스와 피카소 등 거장들이 창작 활동을 하게 된 원동력은 이들이 각자의 라이벌에게 느끼는 우정, 경외, 질투, 욕망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440쪽. 2만 2000원.생명의 물리학(찰스 S 코겔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펴냄) 영국 우주생물학자이자 에든버러대 교수인 저자가 물리 법칙이 생명 현상에 관여하고 생명의 진화 과정에 미친 영향을 탐구했다. 저자는 생물마다 세포의 크기가 왜 비슷한지, 모든 생명이 규소 대신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이유 등이 모두 물리 법칙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488쪽. 2만 5000원.사파 구하기(와리스 디리 지음, 신혜빈 옮김, 열다북스 펴냄) 소말리아 출신 여성 인권 운동가 와리스 디리가 아프리카 지부티의 한 빈민가 출신 일곱 살 소녀 사파 누르를 구한 여정을 담았다. 저자는 강제로 성기 훼손을 당할 위기에 처한 사파를 통해 아프리카·중동에서 매일 8000명의 여아가 할례 관습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고발한다. 408쪽. 1만 7000원.북극 이야기, 얼음 빼고(김종덕·최준호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북극전문가와 언론인 출신인 두 저자가 현지 조사와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 사는 곳’으로서 북극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러시아 사하공화국 이누이트 사람들의 삶과 지구 온난화 문제, 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 등을 살펴본다. 236쪽. 1만 5000원.붉은 마스크(설재인 지음, 아작 펴냄) 수학 교사 출신 설재인 작가의 SF 장편소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 급속도로 퍼진 전염병 때문에 텔레파시를 얻게 된 새로운 존재들이 출연한다. 세상은 붉은 마스크를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멸망을 향한 전쟁을 치른다. 320쪽. 1만 4800원.
  • ‘윤석열 내가 잡겠다’는 추미애, ‘매’ 일까 ‘X맨’ 일까

    ‘윤석열 내가 잡겠다’는 추미애, ‘매’ 일까 ‘X맨’ 일까

    추미애 “제가 꿩(윤석열) 잡는 매다”김근식 “추 전 장관은 엑스맨…야당승리 확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7일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저만큼 윤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다”라고 했다. 야권의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꿩’, 자신을 ‘매’로 비유하며 ‘윤 전 총장을 본인이 잡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야당은 추 전 장관이 출마하면 민주당의 지지율만 떨어진다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추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를 통해 “윤 전 총장이 언론의 검증을 아무리 피하려고 조중동의 철옹성을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시간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는 건 막으시겠다는 이런 각오도 되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윤 전 총장이) 본선 무대를 끝까지 뛸 수 있을까를, 너무 빨리 내려가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윤 전 총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에 관해서는 “어떤 비전을 담아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정치인으로서 절정에 있는 그런 큰 결단이다.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6월 말 등 선언의 시기를 두고는 “당 소속이기 때문에 당의 일정에 맞추고, 당도 서두르고 있지 않나 짐작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잡겠다’는 추 장관의 대권 출마를 적극 환영하는 상황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13일 “추·윤 갈등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체급과 맷집을 키워준 윤 전 총장의 엑스맨, 추 전 장관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이 역시 대선에서 국민 밉상 1, 2위 조국과 추미애가 동시 소환됨으로써 야당후보의 승리는 확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라디오 청취자가 “국민의힘 지지자입니다. 추 전 장관님 제발 대선 후보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추 전 장관은 “아마 언론이 ‘추미애가 나오면 윤석열을 키운다’라는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에 그런 것에 연동이 되신 것 아닌가 싶다”며 “제1야당에서 변변한 대권후보 하나 없기 때문에 윤석열 지지율만 올라라는 걸 누군가의 탓을 하고 싶은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지선 “반세기 힘·지혜 축적… 2030년 매출 40조”

    정지선 “반세기 힘·지혜 축적… 2030년 매출 40조”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다.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1971년 금강개발산업㈜로 출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건설이 진출한 국내외 공사현장에 식품 등을 지원하는 일로 시작했으나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자 상가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유통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국내 백화점 ‘빅3’로 성장한 것이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국내 백화점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던 때에는 신규점 개점과 인수합병(M&A)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열었다. 2000년 이후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개점했다. 2001년에는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해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창업주인 정몽근 명예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3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인 3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비유통 사업 계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정교선 그룹 부회장이 독립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지만 2019년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독립 가능성은 작아진 한편 ‘형제 경영’은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창립 첫해 8400만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성장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그룹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 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50주년 맞는 현대百... 정지선 회장 “미래 세대에 신뢰·희망 주는 100년 기업되겠다”

    50주년 맞는 현대百... 정지선 회장 “미래 세대에 신뢰·희망 주는 100년 기업되겠다”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다.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1971년 금강개발산업㈜로 출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건설이 진출한 국내외 공사현장에 식품 등을 지원하는 일로 시작했으나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자 상가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유통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국내 백화점 ‘빅3’로 성장한 것이다.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국내 백화점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던 때에는 신규점 출점과 인수합병(M&A)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열었다. 2000년 이후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개점했다. 2001년에는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해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창업주인 정몽근 명예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3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인 3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비유통 사업 계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정교선 그룹 부회장이 독립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지만 2019년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독립 가능성은 작아진 한편 ‘형제 경영’은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창립 첫해 8400만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성장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그룹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 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태평양 여자들의 승리” 남성 카르텔 깨뜨린 사모아 여성 총리의 탄생 [김정화의 WWW]

    “태평양 여자들의 승리” 남성 카르텔 깨뜨린 사모아 여성 총리의 탄생 [김정화의 WWW]

    지난 5월 24일, 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서사모아)에선 ‘천막 취임식’이 열렸다. 4월 열린 총선에서 당선된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64) 신임 총리의 취임식이었다. 선거에서 진 틸라에파 사일렐레 말리엘레가오이 전임 총리가 결과에 불복하며 국회를 봉쇄해버리자 마타아파는 하는 수 없이 천막을 치고 총리직에 올라야 했다. 그는 수백명 앞에서 “우리는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선거 결과를 지키려면 용감한 사모아인들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천막 취임식이 실제 법적 효력이 있는지를 놓고 앞으로 공방이 예상되지만, 마타아파의 당선은 그 자체로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깊다. 1982년부터 20년 이상 권좌를 차지했던 말리엘레가오이를 합법적으로 몰아냈을뿐 아니라 여성 인권이 낙후된 사모아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최초의 여성이기 때문이다.첫 여성 장관·부총리·총리…“놀랍고 어마어마한 사람”마타아파는 사모아 초대 총리를 지낸 아버지와 여성 인권 운동가 어머니 사이에서 1957년 태어났다. 제주도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총인구가 20만명에 불과한 사모아는 영국과 독일 제국에 이어 뉴질랜드의 지배를 받다 1962년 독립했는데, 할아버지 역시 독립을 위해 비폭력 운동 ‘마우’에 앞장선 인물이었다. 이처럼 걸출한 집안에서 큰 마타아파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될 것임을 알았지만, 그 순간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18살 무렵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공부하던 마타아파는 1978년 ‘피아메’(Fiame) 칭호를 받았다. 이는 사모아 우폴루 섬 로투파가 마을의 족장(chief)에 해당하는 칭호다. 사모아의 정치 제도는 약간 독특한데, 특별한 지위를 가진 가문의 족장은 사모아 사회에서 큰 의미를 지니며 이들만이 의회의 피선거권을 얻게 된다. 족장 칭호의 대부분은 남성이 가지고, 여성은 가정에서 아내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모아에서 스무살의 미혼 여성 마타아파가 피아메 칭호를 얻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마타아파는 27살 때 처음 하원 의원으로 선출됐고, 교육부 장관과 여성사회부, 법무부 장관 등에 이어 부총리를 지냈다. 사모아 내각의 첫 여성 각료이자 첫 여성 부총리였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RMIT)의 선임강사 세리드원 스파크는 “마타아파는 놀라울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그는 아주 인상적이기 때문에 무섭지 않으면서도 위협적”이라며 “한번 보고 기억 속에서 잊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수십년 동안 태평양의 다른 나라들이 긴장 상태와 쿠데타를 겪는 동안, 사모아는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했다. 상징적 존재인 국가원수가 있고 이와 별도로 총리와 의회가 나라를 다스렸다. 인권보호당(HRPP)과 말리엘레가오이 전 총리는 1982년부터 권력을 잡았고, 30여년 동안 마타아파도 그 힘의 일부였다. 말리엘레가오이 정부가 뉴질랜드, 호주와의 무역을 활발히 하기 위해 사모아의 표준 시간대를 옮기고, 이웃 국가에서 중고차를 수입하기 위해 도로의 운전 방향을 바꿀 때 마타아파도 함께 했다. “법치 망가졌다” 30년 몸담은 집권당 떠나 새로 창당이처럼 인생의 대부분을 HRPP에서 보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마타아파는 CNN에 “최근 몇 년 동안 법치주의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졌고, 집권당이 권력을 남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19년 현직 판사가 한 남성의 머리를 병으로 내리쳐 유죄를 선고받으면서다. 당시 국회는 이 판사에 대한 해임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국회의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결국 별다른 처분 없이 복직하게 됐다. 마타아파는 “나에게 그 사건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의 시위처럼 보였다. 법정의 존엄성은 사라졌다”며 “그 판사와 같은 혐의로 유죄를 받은 사람 중 감옥에 있는 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으며 결국 마타아파는 지난 총선을 한달 앞두고 사모아 한 신을 위한 믿음당(FAST)을 창당해 새로운 리더가 됐고, 사모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양성평등을 주장했으며, 거리 유세를 하거나 집권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엄청난 지지를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 FAST와 HRPP는 총 51석의 의석 중 25석씩 차지했는데, 무소속 1명이 FAST로 합류하며 집권당이 뒤집혔다. 하지만 사모아 선거관리위원회가 여성 할당제 기준에 미달한다면서 HRPP 여성 의원 한 명을 당선시켰고, 대법원이 나서서 FAST가 이겼다고 판결했는데도 말리엘레가오이 등은 여전히 이에 불복하고 있다. 케린 베이커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사모아의 첫 여성 총리 당선인이 말 그대로 열쇠가 없어 의회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여성의 리더십에 대한 저항을 보여준다”고 했다.중동보다 여성 인권 열악…“남성들만의 정치 체계 바꿀 것” 다른 지역보다 보수적인 기독교 문화의 태평양 국가에서 마타아파의 당선은 더욱 의미가 크다. CNN은 “마타아파의 당선은 세계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가장 낮은 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여성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의원연맹(IPU)에 따르면 태평양제도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고작 6.4%에 불과하다. 여성에 대한 인권 의식이 거의 없는 중동(17.2%)이나 서아프리카(15.8%)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2018년 사모아의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60%가이 친밀한 파트너에게서 폭력을 경험한다고 답했고, 20%는 강간을 당한 적 있다고 했다. 가정 내에서 주기적으로 폭력이 발생한다고 답한 여성은 무려 90%였다. 국제 자선단체 글로벌시티즌은 “사모아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가부장적 성 역할을 가르친다. 소년에겐 성적 권리를 장려하며 소녀에겐 복종을 강요한다”며 “이런 성 불평등은 가정 폭력의 가장 큰 원인이고, 남성 우월주의를 유지하는 핵심 기제”라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마타아파의 취임은 사모아의 전통적인 정치 체계를 뒤흔들며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킬 수 있을 희망으로 점쳐진다. 마셜제도 전 대통령으로 태평양 지역 첫 여성 지도자인 힐다 하이네는 마타아파를 향해 “당신의 승리는 태평양 여자들의 승리다”라며 “변화에 대한 뿌리 깊은 저항으로 벌어진 정쟁은 슬프지만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뉴질랜드의 최연소 여성 총리인 저신다 아던 총리 역시 “중대한 순간”이라며 “여성 지도자가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는 걸 지켜보는 건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대 법학 강사인 푸이마오노 딜런 아사포는 “이번 헌정 위기에서 밝은 측면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법을 지키겠다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이라며 “새로 선출된 총리는 폭정에 맞서 당당하고 품위 있게 행동했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나오미 마타아파는 누구 · Naomi Mata‘afa1957 사모아 출생1975 ‘피아메’ 칭호 받음1979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졸업1985 총선 당선1991~2006 교육부 장관 (사모아 내각 첫 여성 각료)2006~2011 여성사회부 장관2011~2016 법무부 장관2016~2020 사모아 첫 여성 부총리 / 환경부 장관2020 HRPP당 내각 사퇴, FAST 창당2021 총리 선거 당선 후 취임
  • “코로나보다 애인”… 7시간 말폭탄 얻어맞은 英 총리

    “코로나보다 애인”… 7시간 말폭탄 얻어맞은 英 총리

    “총리의 약혼자, 반려견 관련 기사에 대응하는 일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검토보다 우선이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최측근 도미닉 커밍스 전 최고 수석보좌관의 폭탄 발언에 영국 정가가 뒤숭숭하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정부가 국민에게 가장 필요할 때 실패했다”고 사과하며, 존슨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이 얼마나 총체적으로 부실했는지를 장장 7시간을 들여 조목조목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 성과를 앞세워 초반 대응 부실 비판을 넘겼던 존슨 총리는 옛 동지의 작심 비판에 또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그에 따르면 총리실은 중국 등 아시아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 경보가 울리기 시작한 지난해 2월에도 어떤 형태로도 위기대응 체제를 갖추지 않았다. 그달 초 총리는 2주간 휴양지로 떠났고 주요 인사들은 중순에 예정대로 스키 여행을 갔다. 커밍스는 “영국이 늦어도 그해 3월 첫 주에는 봉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총리에게 경고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큰 잘못”이라고 토로했다. 존슨 총리는 3월 23일 봉쇄를 발표했지만, 4월에도 추가적인 국경 통제에는 반대했다. 개인적으로 존슨 총리는 2월 중순부터 사적인 일로 상당히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다. 이혼을 마무리해야 했고 여자친구 캐리 시먼스는 임신과 약혼을 발표하길 원했다. 그가 묘사한 3월 12일의 모습은 이랬다. 정부는 봉쇄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총리의 여자친구는 반려견 기사에 미친 듯 화를 내며 공보 담당자들을 닦달했다. 안보 분야 담당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중동 공습에 동참하기를 희망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로나19 회의는 완전히 밀려났다. 영국 정부는 집단면역이 정책 목표였던 적이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3월 초 집단면역을 검토했다고 한다. 영국인들이 봉쇄나 아시아식 검사·추적 체계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마크 세드윌 내각장관은 총리에게 TV에 출연해 집단면역을 수두 파티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존슨 총리는 TV 생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사로 맞는 장면을 보여 주려고도 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코로나19 회의에서 한 거짓말을 포함해 해임 사유가 20가지는 되는” 인물로, 지난해 4월 경질될 뻔하다 살아남았다. 나중에 희생양으로 삼기 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행콕 장관은 개인보호장비 사정이 괜찮다고 했고 요양원 입소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고, 결국 확진자를 요양원에 들여보낸 셈”이었다. 사태 초반 요양원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였다. “4월 존슨 총리가 확진 판정을 받고 사경을 헤맬 때 정부 운영이 멈출 뻔했으나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맡아서 잘 해냈는데, 행콕 장관은 그달 말까지 하루 10만명 검사 등 바보 같은 목표나 세우고 있었다”고 했다. 커밍스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사임한 것은 총리 약혼자 시먼스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친구들을 총리실 특정 자리에 채용하려던 것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화웨이 빈자리 메운 기업은 삼성 아닌 샤오미…중국 스마트폰 ‘대약진’

    화웨이 빈자리 메운 기업은 삼성 아닌 샤오미…중국 스마트폰 ‘대약진’

    미국의 제재로 중국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메울 것’이라던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망과 달리 실제로는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소비자들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19%의 점유율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에 비해 점유율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제품 출하량 성장률도 132%에 달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점유율 37%)의 32%, 2위 애플(24%)의 34%를 크게 앞섰다. 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에서도 테크노(11%)와 샤오미(10%)가 1위 삼성전자(26%)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지만, 샤오미는 139% 성장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포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4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는 지난해 2위(21%)에서 올해 선두(22%)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22%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점유율이 19%로 떨어져 2위로 내려앉았다. 인도에서도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은 샤오미 26%, 삼성 20%다.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론이 대두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를 차지했지만, 5세대(5G)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가성비 좋은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에너지 新패권지도의 경고…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에너지 新패권지도의 경고…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려 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에너지부터 확보해야 한다. 자원이 있어야 건물을 짓고 병사도 만들어 상대방과 맞설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인간의 활동, 나아가 국가 운영과 무척 닮았다. 케임브리지 에너지리서치 어소시에이츠에서 고문으로 일하는 대니얼 예긴은 ‘에너지’라는 붓으로 지도를 그린다. 빌 클린턴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미국 4개 행정부의 에너지부 자문위원회에 몸담았고, 현대사와 자본주의의 흐름을 석유로 풀어낸 ‘황금의 샘’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10년 만에 신간 ‘뉴 맵’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엔 분석을 좀더 확장했다.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강국으로 올라선 미국, 이에 맞서는 에너지 대국 러시아와 중동, 그리고 신흥 강국인 중국 사이의 갈등과 경쟁을 살핀다. 국제사회의 거의 모든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미국은 석유에 이어 천연가스마저 수입에 의존할 처지였다. 그러나 2008년 셰일 암석층 사이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발견되면서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텍사스주 한 곳에서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모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량을 능가할 석유량이 배출되면서 더는 산유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미국은 자신감 있게 외교에 나섰다. 이란 핵협상이 좋은 사례다. 미국은 2012년부터 핵 문제를 두고 이란 경제 제재에 나섰다. 예전대로라면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지하고, 이에 불평하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반발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됐을 터다. 그러나 시나리오와 다른 일이 벌어졌다. 석유 카드가 먹히지 않게 되자, 이란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권을 잡은 핵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중심이 되려는 중국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에너지다. 최근 ‘신냉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일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남중국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긴장 상태를 유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펼치는 동진 정책도 마찬가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조 달러 가치를 지닌 알짜배기 국영기업 아람코를 증시에 상장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일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석유 자동차를 위협하는 전기차와 석유 사용을 줄이려는 기후 협약도 에너지 전쟁의 주요 변수가 됐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석유가 완전히 고갈되는 상황을 염려했던 세계가 지금은 수요를 줄이고 2차 전지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다각화할지 고민한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가별 부채가 뛴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석유 수입국이자, 천연가스 수입은 세계 3위, 석탄 수입은 세계 4위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외친 문재인 대통령의 목표가 실현하기 어렵고, 한국의 풍력, 태양광 발전 분야가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할지 불확실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배터리와 연료 전지, 수소를 비롯한 신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 점을 높게 산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에너지와 지정학적인 지도에서 한국의 위치, 새로운 지형에서 한국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재부 “물가·금리 오르면 시장 발작 위험”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놓고 “물가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불거질 경우 시장이 발작적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지만,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차관은 “세계 경제는 백신 보급과 미국 등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상품 교역은 이미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경제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나, 최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완화 기조 재확인, 인플레이션 경계감 완화 등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차관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이 오랫동안 저물가와 저금리 기조에 적응했기 때문에 물가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시장이 발작적인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의 경기회복이 더뎌지는 불균등 회복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압력이 확대되면 금융시장에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관은 “미중 갈등,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져올 수 있는 충격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예방의학 전문가 기모란 교수, 첫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예방의학 전문가 기모란 교수, 첫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청와대 첫 방역기획관으로 16일 내정된 기모란(56) 국립암센터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대책을 지원한 예방의학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기 내정자는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코로나19 방역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드라이브 스루 검사법 등 방역대책에 대해 조언을 해 왔고, 올해 2월에는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구성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아이디어를 냈다. 또 선제적인 진단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누구나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검사소 도입도 앞장서 제안했다. 기 내정자는 감염병 및 백신 접종과 관련한 과학적 개념을 일반인에게 쉽게 설명하고, 정부의 정책 결정 사항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평가하는 등 소통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한양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을지대 보건대학원 원장, 보건복지부 감염병관리 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는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을 맡아 당시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은경 현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일했다.연합뉴스
  • 인력난 심각해 주 70시간 근무도… 공공의사 처우개선 나선다

    인력난 심각해 주 70시간 근무도… 공공의사 처우개선 나선다

    “영화 ‘300’과 같은 상황입니다. 정원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304명의 의사가 하루하루를 전쟁터처럼 보내는 것이죠.”(김경희 서울 성동보건소장) 지난해 1월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1년 4개월째 계속되면서 빈약한 국내 공공의료 인프라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직접 대면하는 현장의 공공의료인력이 정원도 채우지 못함에 따라 서울시가 공공의사 처우 개선과 함께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자치구 정원 259명에 238명만 근무 서울시는 15일 지난 1월 기준 의사 공무원이 304명으로 정원인 348명보다 44명(12.6%)나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현장을 맡은 자치구의 경우 259명이 정원이지만 현재 238명밖에 없어 21명의 의사가 부족하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병원과 방역정책을 담당하는 본청 등의 근무 인원도 정원(89명)보다 23명이 적은 66명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략 자치구별로 1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축구로 치면 11명이 아니라 10명이 뛰면서 코로나19라는 적과 맞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공의사가 부족하다. 지난 3년 동안 서울시 공공간호사는 정원이 506명 늘었지만 의사는 정원 변동 없이 결원만 늘어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난리다. 성동구 코로나19 현장을 책임지는 김 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공공의료인력, 특히 공공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공공의사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보건소장임에도 검체검사부터 집단감염 발생지 조사를 나간다. 공공의료인력 부족으로 1인 다역을 해야 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공공의사는 대체 인력이 없어 일주일에 70시간을 넘게 근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의욕을 보이던 공공의사들도 장기화되면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몇 자치구의 경우 공공의사가 그만뒀다”고 귀띔했다. 공공의사 부족이 코로나19에 한정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공공의료인력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2000년대 이후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는 점이다. 실제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이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발생까지는 7년이 걸렸다. 하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2015년, 코로나19가 지난해 발생하면서 팬데믹 발생 주기가 6년, 5년으로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서울은 2017년 129만명이던 65세 이상 인구가 2027년에는 202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대적으로 의료지원이 더 필요한 1인 가구도 2017년 118만명에서 2027년 138만명으로 뛸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의료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으면 노인과 저소득층 등에 대한 의료공백이 커지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같은 위기에 대응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고령화·1인 가구 증가로 의료공백 우려 그렇다면 ‘공공의사를 더 채용하면 될 게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 316명이었던 공공의사 수는 2019년 308명, 지난 1월 304명으로 감소세다.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민간병원보다 처우가 좋지 않아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보다 급여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소명의식에만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시가 팔을 걷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틀째를 맞은 지난 9일 시청에서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공공의사 채용방식과 처우를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서남병원도 서북병원도 의사 정원을 다 못 채우는데 가장 큰 원인은 처우에 있다고 들었다. 아낄 게 따로 있지 시민 건강을 챙기는 의료 인력이 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상반기 공공의사 정기채용에서 26명을 뽑기로 하면서 충원방식을 수시채용에서 연 2회 정기채용으로 전환했다. 보수는 올해 신규채용부터 최대 40% 인상해 현실화하고 연봉 책정도 근속연수뿐만 아니라 진료과목이나 경력별로도 차등을 두는 등 처우 개선도 진행한다. 전문의 연봉은 진료과목에 따라 1억 1000만원∼1억 4500만원, 일반의 연봉은 7700만원∼1억 200만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민간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속적으로 처우를 개선해 공공의사를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와 손잡고 ‘동시다발 제재’를 단행해 ‘동맹을 통한 중국 압박’을 본격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바이든식 외교 전략’은 이제 시작이어서 신장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두 나라는 왜 이제서야 사생결단에 나선 것일까. 미중 갈등의 새 축이 된 신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아시아·이슬람 연결 ‘교량’… 18세기에 中 편입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비단길)를 통해 동아시아와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보면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려고 서역을 지나다 갖가지 요괴들의 공격을 받는데, 소설 속 서역이 바로 신장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몽골과 만주 지역 등에 퍼져 살았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손잡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돌궐의 후예’를 자처하는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돌궐은 중국의 압박으로 영토를 잃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이 됐다고 믿는다. 1759년 청나라 건륭제(1711~1799)가 이곳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새로운 강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 19세기 미국이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네바다 등을 빼앗아 국토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과 비슷하다. 중국의 신장 병합은 약소 민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패권국 팽창 경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들어 청이 멸망하고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공하자 위구르인들은 ‘힘의 공백’을 깨닫고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신장을 다시 침공했고, 1955년 이 지역을 자치구로 만들었다. 그간 신장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설명했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 민족의 후예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신장으로 갈 때만 해도 이 지역의 위구르족 비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당국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한다는 것이 위구르인들의 주장이다. 현재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당’ 등 50여개 단체가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소련 해체 뒤 위구르인도 독립 열망 커져 전문가들은 위구르인들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라를 세우자’는 열망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997년 신장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SCMP는 “2013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위구르 차량 돌진 사고와 2014년 중국 윈난성 쿤밍역 테러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중국 지도부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쯤부터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이 하나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이들의 증언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콘크리트 건물들, 내부자가 몰래 제공한 수용소 관련 공식 문서가 외부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강제수용소 논란에 대해 “위구르인들의 직업 교육을 위한 재교육 시설”이라고 반박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이 지역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이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위구르족 강경책을 고수할까. 구소련 같은 ‘분리독립 도미노’가 절대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구르족이 독립하면 54개의 다른 소수민족도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어서다. 만에 하나 위구르족을 독립시킨다고 해도 새 나라는 중국과 ‘앙숙’으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신장의 ‘전략적 가치’도 한몫한다. 이곳은 중국에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다. 18세기에 편입된 신장과 시짱(티베트)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1이나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신장을 포기할 리 없다.●“美, 中에 나쁜 이미지 심어 추격 막으려 해” 여기에 더해 중국은 ‘서구 세계가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겉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은밀히 지원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내부 분열로 치명상을 입게 해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국제질서’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신장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심지어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구르 독립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테러 의심자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던 신장 분리주의자들을 중국의 심문관이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을 대신해 위구르 독립단체 조직원을 체포했다. 최소한 10년 전까지는 서구 세계가 신장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했음을 알 수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중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졌다. 그간의 국제질서 맥락을 알리 없던 그가 신장 문제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위구르족 수용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나토 등 IS와의 전쟁에 위구르족 병사 이용”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신장 인권 문제로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을 패권 경쟁에서 낙오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 미국이 구소련에 대해 그랬듯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최대한 나쁘게 만들어 전 세계에 ‘힘이 커지면 안 될 나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캐나다 진보성향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터키 등이 IS 궤멸을 위해 위구르족 수천명을 테러 조직에 잠입시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위구르인들이 영화 ‘무간도’나 ‘신세계’에서처럼 신분을 숨기고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주류 언론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서구 세계가 위구르인을 은밀히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언론 ‘볼테르 네트워크’도 시리아 매체들을 인용해 “‘IS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한 위구르족 병사 1만 8000여명이 2013년부터 몰래 신장으로 돌아가 여러 형태의 테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나토 비밀 계획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쌍용차 투자 유치 무산… 법정관리 가능성 높아져

    자금난에 빠진 쌍용자동차의 유력 투자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시한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AAH는 쌍용차에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았다. 서울회생법원이 투자의향서 제출 마감으로 지정한 3월 말을 넘긴 것이다. HAAH는 여전히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캐나다의 전략적 투자자 1곳과 중동의 금융투자자 2곳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투자자가 손을 뗐다’는 얘기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3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이 부담스러운 데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에 담긴 흑자 전환 등 미래사업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확신을 얻지 못해 머뭇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AAH는 아직 쌍용차에 대한 인수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금융계에서는 법원이 곧바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HAAH와의 협의가 유효한 것으로 판단해 쌍용차에 시간을 조금 더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원 관계자는 “채권단,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반적인 상황을 판단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법원이 법정관리를 결정하려면 산업은행과 협력업체 등 채권단의 동의를 구해야 해서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HAAH가 끝내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쓰레기 없는 친환경 녹색경제 ‘앞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쓰레기 없는 친환경 녹색경제 ‘앞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원조 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폐포장재를 ‘업사이클링 가방’으로 탈바꿈시키거나 잔반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그린경제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aT는 2018년부터 우리 정부의 식량원조협약 가입에 따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중동, 아프리카에 인도적 목적의 해외 식량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쇄 불량이나 작업 중 파손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쌀포대를 aT는 ‘업사이클링 가방’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했다. 업사이클링 가방이란 단순히 재활용하는 ‘리사이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가방 제작은 아프리카 우간다 식수 운반용 가방을 제작해 기부하는 사회적기업 ‘제리백’에서 맡고 있다. aT는 지난해 12월 홍수로 피해를 본 미얀마 지역 주민들이나 나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국내 다문화 가족에게 수백개의 가방을 기부하기도 했다. 나아가 aT는 잔반 절감을 통해 환경보호와 기아 퇴치에 기여하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 제로 헝거’(ZWZH)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WFP가 주도하는 이 캠페인은 개인이 음식 남기지 않기를 실천하고, 식당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임으로써 그 절감 비용으로 기아에 처한 이들을 돕고 환경보호와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내용이다. 현재 aT는 구내식당에 세계 최초로 ‘잔반 스캔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한 식수 예측으로 잔반을 점차 줄여 나가고 있다. 또 월 1회 제로헝거 데이를 추진해 전 임직원을 상대로 잔반 줄이기를 독려할 계획이다. 김춘진 aT 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그린경제를 실천하면서 우리 지역과 국제 사회의 소외계층 지원에 앞장서는 공공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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