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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5일만의 ‘깜짝 귀환’

    외국인 5일만의 ‘깜짝 귀환’

    지난 주에만 2조원 넘는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이 5일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깜짝 귀환’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는 진정됐지만 당분간 외국인 자금 이탈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투자 매력이 높아 상반기 안에는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7.40포인트(1.89%) 급등한 2014.59로 장을 마쳤다. 이집트 정정 불안 해소로 미국 다우지수가 상승했다는 소식에 21.90포인트(1.11%) 오른 1999.09로 출발했다.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전기전자, 운송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33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773억원을 팔았지만 기관이 135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은 2.62포인트(0.51%) 오른 520.35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완전히 방향을 튼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후 2시 30분까지 826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장 종료 30분 전부터 500억원어치를 팔면서 매수폭을 줄였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큰 폭의 매도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외국인의 팔자 기조가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흥국의 물가 인상 압력이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안정으로 차츰 해소되고 투자 매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경기전망 호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에 그치고 신흥국은 분기별로 6.5~7.5%대 성장을 할 전망”이라면서 “빠르면 2분기 중 신흥국 인플레 압력과 긴축기조가 진정되면서 외국인들의 신흥국 선호 현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에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네덜란드, 영국 등 투기성격이 강한 유럽계 헤지펀드이고 장기성 자금인 미국, 중동, 중국은 꾸준히 국내주식을 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4386계약을 순매수하면서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동시 순매수에 나선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 상승세를 예측하게 한다. 한편 환율은 나흘 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0원 내린 112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집트 불안 해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지난주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멀린 美 합참의장 요르단·이스라엘 전격 방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로 향후 중동정세가 불투명해지면서 상황을 ‘제어’하기 위한 미국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튀니지에 이은 이집트에서의 시민혁명 성공 여파가 주변 중동 국가들로 파급되면서 가져올 상황 변화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먼저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12일(현지시간) 요르단과 이스라엘 방문길에 올랐다. 멀린 의장은 13일 요르단 암만을 방문, 국왕 압둘라 2세 등 요르단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요르단은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증폭되고 있는 곳으로, 압둘라 2세 국왕은 얼마 전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내각을 전면 개편했다. 친미 성향의 요르단은 모로코 등과 함께 이슬람 극단주의의 확대를 막기 위한 보루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요르단의 정치적 불안은 결코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중동 민주화 바람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라 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멀린 의장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가비 아슈케나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전역식에 참석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면담한다. 멀린 의장은 이집트 정권이양의 과도기를 책임지게 될 군부의 동향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 측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차관도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요르단을 방문해 압둘라 2세 국왕과 알바키트 총리, 나세르 주데 외무장관은 물론 시민단체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코 잘린 아프간 10대 소녀 모습 2010 세계보도사진 대상

    코 잘린 아프간 10대 소녀 모습 2010 세계보도사진 대상

    코가 잘린 아프가니스탄 10대 소녀의 모습을 담아 여성 인권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던 사진이 ‘2010 세계 보도사진 대상’에 선정됐다고 BBC가 11일 보도했다. 이 사진은 가정 학대를 피해 도망쳤다가 남편에게 붙잡혀 코와 두 귀가 잘려 나간 아프간 여성 비비 아이샤(18)의 모습을 담고 있다. 프리랜서 여성 사진작가 조디 비에버(44)가 촬영한 이 사진은 미 시사주간 타임의 지난해 8월 1일자 표지에 실려 세계에 충격을 줬다. 사진이 보도된 뒤 가정 폭력의 잔혹성과 중동 지역 여성의 인권 문제에 대한 논란이 불붙기도 했다. 사진의 주인공인 아이샤는 미군에 의해 구조됐으며 미국에서 성형수술을 한 뒤 미국에 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피플파워’ 중동 현대사 새로 쓰다

    시민혁명이 중동의 현대사를 바꾸고 있다. 중동의 맹주인 이집트의 30년 철권 통치도, 튀니지의 23년 장기집권 체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피플파워 앞에 잇따라 무너져 내렸다. 중동의 시민혁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조짐이다. 알제리와 예멘, 요르단, 바레인 등에서도 권위주의 독재정권들이 시민혁명의 물결 앞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중동 혁명의 주요 동력으로 인터넷을 미디어로 활용하는 디지털 세대와 트위트·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시민혁명이 인터넷에 익숙한 수십명의 페이스북 활동에서 최초 점화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디지털 세대를 과거의 틀 속에 가둬 두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분석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시민혁명 18일 만에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권좌에서 물러나자 중동의 인근 독재정권들은 ‘퇴진 도미노’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시위대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당근’을 내놓고 있다. 청년들의 분신자살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알제리에서는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1992년 이후 19년 동안 이어온 국가비상사태 조치를 곧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수도 알제의 메이데이 광장 등에서는 시민 수천명과 일부 야권 인사들이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 강도를 높였다. 예멘에서도 이날 학생들이 중심이 된 시위대 4000여명이 수도 사나에서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들은 “무바라크 다음은 알리의 차례”라는 구호를 외치며 한때 경찰과 대치했다. 살레 대통령은 최근 튀니지와 이집트의 시민혁명에 자극받아 2013년 임기가 끝나면 권좌에서 물러나고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8일 야권 인사를 포함한 새 내각을 출범시키는 한편 쌀과 설탕, 연료 등 주요 생필품 가격을 억제하는 조치를 내놓았고, 바레인에서는 다음주 야권 시아파의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각 가정에 1000디나르(약 298만원)씩 나눠 주기로 하는 등 유화책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랍 현대사가 네 번째 시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집트에 대통령 공화제가 수립된 1952년 나세르혁명, 이집트를 위시한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충돌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그리고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공화국이 등장한 1979년 이란혁명에 이어 2011년 민주화 혁명이 중동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무바라크라는 ‘기존 권력’과 이집트 시민, 그리고 미국이라는 외세의 3각 힘겨루기에서 시민혁명이 결실을 이뤄 냈음을 의미한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이집트사태 이후 한국 경제는…건설업계 “굵직한 공사발주 예상”

    이집트사태 이후 한국 경제는…건설업계 “굵직한 공사발주 예상”

    ‘이집트 사태’가 진정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리스크(위험)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으로 소요 사태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영업 재개를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하지만 이집트 군부 내 파벌 싸움에 따른 정쟁 가능성 등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어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가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성이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산업계 ‘이집트 사태’ 마무리에 반색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는 이집트 건설 붐을 기대하고 있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국내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무바라크 대통령 다음에 누가 집권해도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집트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굵직한 공사들이 계속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4월 이집트 발전소 공사를 시작하는 GS건설 관계자도 “앞으로 이집트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도로, 항만, 발전소 등 대규모 공사를 많이 발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지 기업들도 공장 정상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의 이스말리아 TV 생산법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공장을 재가동해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집트 공장의 생산 규모가 크지 않아 기회비용 등을 고려한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카이로 판매법인에서 근무하던 주재원 3명도 애초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분위기가 급격히 진정세를 보이면서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지 판매 조직들과의 네트워크가 무너져 이를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유 뜀박질·국내금융시장 불안 여전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안정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이다. 군부 내 파벌 싸움과 중동 정세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점이 국제 유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97.94달러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85.58달러)보다 10달러 이상 비쌌다. WTI가 지난해 평균 79.61달러로 두바이유(78.13달러)보다 비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집트 사태가 두바이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두바이유 가격은 평균 93.65달러로 WTI(89.18달러)를 앞지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90달러 후반대이고, 원화 약세 흐름이 해외발 물가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준규·김경두·오달란기자 golders@seoul.co.kr
  • 드림하이, 日에 추노보다 고가 수출

    한류 스타 배용준과 K-POP 열풍의 주역 아이돌 그룹 프로듀서 박진영이 공동 제작한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가 최근 일본에서 ‘추노’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KBS 미디어에 따르면 드림하이는 최근 일본 DA(디지털 어드벤처)와 TV방송권 및 본편 DVD 판매 계약이 체결된 데 이어 타이완과 싱가포르, 캄보디아, 베트남에 판매됐다. 원조 한류스타 배용준과 가요계 ‘미다스의 손’ 박진영이 의기투합한 드림하이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차세대 한류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나선 이 둘의 이름값에다 2PM과 미스에이 등 인기 아이돌 소속 멤버들이 대거 출연함으로써 상품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 전 해외 판매 협상은 쉽지 않았다. 욘사마로 불리며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용준의 출연 분량이 적고, 주연 중 이렇다 할 한류 스타가 없어 가격을 형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KBS 미디어는 결국 결과물을 보고 협상에 나서는 방송 후 판매전략을 썼고, 이는 주효했다. 아이돌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앞세워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이효영 KBS 미디어 해외판매부장은 “동시간대 1위라는 점이 판매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면서 “내용적으로도 밝고 가벼운 드라마를 선호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잘생긴 연기자들이 나오고 인기 열풍인 K-POP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드림하이는 현재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6~7개국과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KBS 미디어 측은 향후 중동과 남미 지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인들의 혁명 열기가 뜨겁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는 과연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의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린 아랍 민주화의 물결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의 긴급 지상대담을 통해 코샤리 혁명 이후의 이집트와 중동의 앞날을 짚어 본다. ●무바라크 퇴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뭔가. 서정민 교수 가장 먼저 짚어 봐야 할 대목은 이집트인들이 50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아랍 현대사를 다시 쓰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10일 밤 무바라크가 퇴진을 거부하고 나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봐야 한다. 1952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했지만 그것이 민주화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군부가 얼마나 개혁조치를 취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이집트인들은 이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군부가 실권을 장악했다. 황병하 교수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군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이어받았다. 군부는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당시부터 이집트 정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군부 출신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군부는 지금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1952년 나세르 혁명도 군부 고위장교들이 왕정을 지지하며 기득권에 안주할 때 자유장교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 청년 장교들이 나세르 혁명을 이끌었다. 이번 시위에 일부 청년 장교들이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군부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과 함께 무바라크를 옹호하는 쿠데타와 그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모두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부가 오랜 이집트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무바라크가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만 술레이만 당시 정보국장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다. 군부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집트 정국을 전망한다면. 서 교수 한국이 1987년 경험했던 6월항쟁과 비슷한 경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국민들 요구를 수렴하는 선에서 양보하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게 사실 미국 등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물론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은 보장할 것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9월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에 따라 이집트 정세가 안정으로 갈지 혼란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이다. 무바라크 측근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가장 큰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번 혁명은 민족적·세속적 성격이 강했고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약진할 것이다. 2005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전체 의석의 20%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향후 총선에선 최소한 3분의1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황 교수 무바라크가 퇴임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공동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부터는 각자 소속 정파와 조직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 현재 야권세력은 외형상으로는 크게 4·6청년운동, 변화를 위한 이집트운동(키파야), 무슬림형제단으로 나눌 수 있다. 4·6 청년운동과 키파야 등은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지지한다. 변화를 위한 민족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파루크 아흐마드 술탄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서 이집트 민주화와 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전체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빈곤구제 등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오랜 경험과 열정으로 서민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앞으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이다. ●중동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황 교수 튀니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열기가 이집트로 옮겨 왔지만 이집트와 튀니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튀니지는 서구나 다름없는 국가지만 이집트는 관광산업을 빼고는 그동안 철저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는 말 그대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혁명이 곧바로 중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이집트에서 이슬람 정당을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진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요르단만 해도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고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완충작용을 한다. 예멘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4개 유력부족 대표가 대통령과 협의하면서 운영하는 이 나라에서 이집트식 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들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흡수할 충분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혁은 가능하겠지만 이집트식 혁명은 힘들다. 서 교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니파의 대표주자였던 이집트가 격랑에 싸였다. 그동안 이란과 국교까지 단절했던 이집트에서 발생한 정치변화는 이란에 대한 단일전선을 흔들게 되고 이는 중동 전체 정치 역학에서 이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동안 이집트는 중동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였다. ●이번 혁명이 ‘쇠퇴하는 미국 헤게모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서 교수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입만 열면 중동 민주화와 인권을 외쳤지만 사실 지역 안정을 가장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에서 발생한 혁명 국면에서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으니까 외교적 승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바라크가 사임을 거부했다가 번복하는 약 24시간 동안 미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힘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무바라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대표적인 친미 인사라는 점도 미국엔 부담이다. 무바라크에 대한 역풍 때문에 이집트가 과거처럼 친미정책을 펼 여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황 교수 군부가 지켜주는 한 무바라크가 이집트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이집트 국내에서 무바라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독재자 단죄에 있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전통적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아파는 지도자가 잘못하면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묻지만 수니파는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록 각종 부정부패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임한 이상 무바라크 쪽에서 볼 때 수니파 정부가 무리한 요구까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거기다 군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마냥 내칠 수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軍 1인자 탄타위 vs 차기후보 1위 무사 ‘스포트라이트’

    軍 1인자 탄타위 vs 차기후보 1위 무사 ‘스포트라이트’

    이집트에도 혁명의 꽃은 피었다. 이제는 그 꽃이 맺을 열매라 할 ‘포스트 무바라크’의 주인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군부의 수장인 무함마드 탄타위(76) 국방장관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암르 마무드 무사(75) 아랍연맹 사무총장에게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무바라크의 측근 오마르 술레이만(75) 부통령과 시위 정국에서 존재감을 새롭게 드러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빚어낼 변주곡이 관심을 더하고 있다.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 1956년 보병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20년간 국방장관직을 지켜온 탄타위는 무바라크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군 최고위원회의 위원장이다. 차기 대통령이 집권할 때까지 사실상 이집트 내 1인자이다. 술레이만과 함께 무바라크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국민들로부터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술레이만 이상의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8년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군 중간 간부들은 그를 ‘무바라크의 푸들’로 부르는 등 불만을 갖고 있다. 또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은 탄타위를 “개혁에 저항하는 인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파트너다. 시위 발생 이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다섯 차례나 전화 통화를 했고, 게이츠 장관은 지난 10일 이집트 군부에 대해 “민주주의 진전에 기여를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건강이 좋지 않고 정치적인 야망이 없는 인물로 알려진 데다 이집트 군부도 12일(현지시간)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힌 점 등에 비춰 당장 그가 대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역대 대통령이 군부 출신이었고, 군이 늘 막후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던 것을 감안할 때 ‘킹 메이커’로서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물론 상황 변화에 따라 직접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암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인 무사 총장은 군이 아닌 외교관 출신이다. 이집트의 최고 명문 카이로 대학 법학과를 졸업, 1958년 외무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10년간 외무장관을 지내 ‘뉴 페이스’와는 거리가 멀지만 무바라크 정권의 관리로는 드물게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중동 정책에 있어서는 친이스라엘적인 무바라크와 달리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 해제를 촉구하기 위해 아랍연맹 관리로는 처음으로 가자지구를 찾기도 했다. 그는 혁명 이전부터 오는 9월 대선 후보로 자주 거론돼 왔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고 결국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지난 2001년 아랍연맹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바라크 퇴진 운동이 전개되면서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1위에 올랐다. 그동안은 사실상 무소속 후보의 입후보를 차단해온 헌법 때문에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아랍연맹 사무총장직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아들 가말이 후계자 후보에서 지워진 뒤 권력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부통령에 임명된 이후 무바라크와는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했다. 특히 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군부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무바라크가 지난 10일 연설에서 퇴진을 거부한 채 술레이만에게 권력을 넘겨주면서 국민들에게는 ‘무바라크=술레이만’의 등식이 더욱 강하게 각인됐다. 무바라크가 하야를 발표했던 11일 시위대는 술레이만을 향해 “무바라크와 함께 떠나라.”고 촉구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시위 발생 사흘째인 지난달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급거 귀국, 야권의 대표 주자로 지목돼 왔다. 2005년 IAEA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무바라크 대통령과 달리 부패에 물들지 않고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외국 언론들의 지대한 관심과는 달리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한 괴리감 등으로 정작 이집트 국민들로부터는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국내 정세에 어둡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럼에도 본인의 대선 출마 의지는 강하다. 2009년 IAEA 총장에서 물러난 뒤 비상계엄법의 폐지와 대통령의 3선 연임 제한 등 개헌을 촉구하는 등 개혁에 앞장서 왔다. 한때 불출마 보도가 나오자 “국민들이 이집트에 변화를 지속시키길 원한다면 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피플파워’ 이집트 민주화 완결 기대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로 권력을 넘겨받은 이집트군 최고위원회가 어제 민주적으로 선출되는 새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에 의한 민간정부가 탄생할 때까지 국정을 과도적으로 운영하되 직접 통치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 협정을 준수하는 등 국제사회와 한 모든 약속을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우리는 이집트군 최고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 사태가 이집트 국민이 원하는 대로 완결되기를 기대한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에 걸쳐 있는 아랍 세계에서 장기 독재정권이 무너진 것은 지난 한달 새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가 두 번째이다. 게다가 이집트 사태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가 비상사태가 19년째 지속돼 온 알제리,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34년째 집권 중인 예멘에서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 밖에 국왕이 통치하는 몇몇 국가 또한 정정(政情)이 불안하다는 외신이 잇달아 나온다. 아랍권에 가히 세계사적 대변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집트 민주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의 흐름을 보면 독재권력이 장기간 존재하던 나라가 단박에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한 예가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의 민주화 과정만 봐도 그렇다. ‘박정희 시대’를 마감하고도 민주적인 사회가 정착될 때까지, 우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 민주항쟁이라는 희생을 치렀고 전두환 철권 통치를 겪어냈다. 따라서 사회 불안을 핑계로 이집트 군부가 직접 통치에 나서려 하지는 않는지, 명목상으로만 민간정부를 구성하고 실질적으로는 군정을 이어가려 하지는 않는지 부단히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외부 이해 당사국이 개입하는 일 역시 없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아랍권은 현재 세계 질서의 당당한 한 축이다. 그러므로 아랍권의 안정과 발전은 세계평화 증진과 인류의 공동 선 실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까지 번진 아랍권의 민주화 요구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조속히 정착되기를 바란다.
  •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현대판 파라오’를 무너뜨린 것은 차량폭탄·총격 등 10차례의 암살 시도도, 중병도 아닌 그의 국민들이었다. 29년 120일간 지속됐던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숨통을 민주화 시위가 18일 만에 끊어 놓은 것이다. 명예퇴진을 고집하던 무바라크는 이제 구원의 손길 없이 남은 세월을 가족과 함께 도망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1973년 이스라엘과 맞붙은 제4차 중동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1975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으로부터 부통령으로 발탁된 그는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4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가말 압둘라 나세르와 사다트 같은 전임 대통령들이 군사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려 국민들 사이에 정통성을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취약한 기반에서 출발한 그는 철저한 권위주의 정부를 고수했다. 30년간 국가를 옥죄어 온 비상계엄법과 이집트 최대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탄압, 정당·대선 후보 조건 강화로 반대파의 정계 진입 봉쇄 등이 대표적 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정적들을 낳았다. 알지하드, 카마 이슬라미야, 탈레알파타 등 숱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암살 시도에도 여러 차례 직면했다. 하지만 외교적 수완은 남달랐다. 미국·이스라엘 등과 탄탄한 동맹을 유지, 중동평화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매년 15억 달러의 원조를 얻어내 이집트 경제에 수혈했다. 무바라크의 가장 큰 실책은 차남 가말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이집트 국민들을 돌아서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가말은 결국 지난 5일 집권 국민민주당 ‘넘버 3’인 정책위 의장에서 사퇴, 세습의 꿈을 버려야 했다. 700억 달러(약 78조 8900억원)로 알려진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에도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은 무바라크 가족들의 재산을 20억~3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 은행에 은닉돼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무바라크가 시위기간 중 재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고 전했다. 스위스 당국이 지난 11일 스위스 은행의 무바라크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무바라크는 자산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일가는 미국 뉴욕과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국영기업 민영화와 외국 기업의 이집트 진출 과정 등에서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가말은 이집트 최대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와 함께 석유, 철강, 시멘트 등의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 부를 형성한 혐의가 짙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무바라크의 자산 동결 여부가 긴급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일가의 부정부패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그가 이미 독일로 출국했거나 UAE,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는 설도 나온다. 허핑턴포스트는 “무바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 튀니지 혁명으로 축출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과 함께 ‘독재자 클럽’을 만들 것이고 이 클럽의 회원 수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30년 독재자의 말로를 정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알제리·예멘 “대통령 퇴진” 시위 확산

    북아프리카의 맹주 이집트의 독재정권까지 성난 민심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아랍권의 ‘민주화 도미노’가 다음은 어디로 퍼져 나갈지 주목된다. 아랍권 전역을 관장하는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조차 “현재 중동을 휩쓸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언제 어디로 불어갈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할 만큼 상황이 불안정하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알제리와 예멘은 물론 부유한 왕국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민주화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반정부 봉기가 가장 뜨겁게 불붙은 곳은 알제리다. 알제리의 시위대 수천명은 12일(현지시간) 수도 알제 도심 곳곳에서 12년간 권좌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1999년 정권을 잡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09년 3선에 성공, 2014년까지 임기가 남았으나 높은 실업률과 부정부패 탓에 청년층의 불만이 극에 달하면서 위협받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이번 반정부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집결지인 메이데이 광장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사전 차단에 힘을 쏟았다. 중동의 최빈국 예멘 시위대도 홍해를 건너 온 이집트발 혁명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를 목격한 예멘 국민 4000여명은 12일 수도 사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멘 시위대는 “어제는 튀니지, 오늘은 이집트, 내일은 예멘 국민들이 사슬을 끊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1978년부터 집권 중인 독재자의 퇴진을 압박했다. 예멘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10명을 체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이란에서는 서방 첩보요원들이 이 나라의 반정부 시위를 유도하기 위해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 중에서 분신자살할 자원자를 모집하고 있음을 이란 민병대원이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국 경제 전문 비즈니스 인사이드는 최근 ‘이집트 다음으로 붕괴될 11개국’이라는 기사를 통해 모로코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리비아 등의 정권이 붕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각국의 민주화 향배가 결국 튀니지나 이집트에서처럼 군부의 선택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외교관을 지낸 제이미 루빈은 “(정권 축출에 성공한) 이집트와 튀니지의 공통점은 군부가 시위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과 시리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도 군이 즉각 개입, 강경 진압하기 때문에 시위의 동력이 오랜 기간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인사]

    ■헌법재판소 ◇신규임용 △헌법연구관 박대규 ■여성가족부 ◇국장급 △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 임관식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급 보직부여 및 전보 <감사실 부장>△감사총괄 노홍렬△행정감사 이재석△기술감사 소병로△청렴지원 우명수<기획조정실 부장>△기획총괄 오채영△예산기획 배재국△경영전략 김완희[재무개선단]△단장 장충모△재무기획부장 한병호△재무분석〃 백경훈<경영관리실 부장>△경영관리 서동근△조직관리 신숙진△성과관리 최기영△경영혁신 정운태<사업조정심의실 부장>△사업계획 이일상△사업운영 권창호△사업심의1 박계완△사업심의2 유수명<법무실 부장>△법무기획 주귀환△송무1 박상철△송무2 권헌재△법규 유한춘<보금자리총괄처 부장>△사업총괄 여철기△사업조사 윤상용△정책지원 박만영[영향평가단]△단장 송태복△환경재해부장 이강문△광역교통〃 장영수<보금자리사업처 부장>△사업1 한효덕△사업2 류동춘△사업3 정건기△보금자리전환 반한용△국민임대사업 이치훈<택지사업처 부장>△택지기획 조대현△택지개발1 고희권△택지개발2 정연직△도시개발1 윤재각△도시개발2 김필규<택지설계처 부장>△택지설계1 유연창△택지설계2 김형준△택지설계3 김욱환<녹색경관처 부장>△공간환경 안상욱△도시경관 조성원△녹색건축 유희재△이선국<녹색도시사업1처 부장>△사업총괄 박현영△사업1 최찬용△사업2 허정문△사업3 문봉현<녹색도시사업2처 부장>△사업관리 황재성△사업1 오인택△사업2 김성호△사업3 김원태△서남진 김철호<세종혁신도시처 부장>△세종시사업 조승용△혁신도시사업 이행수△혁신도시개발 이상곤<도시시설처 부장>△환경시설 노인경△전기통신 오일환△전력기술 김영호△도시정보화 배상훈[에너지사업부]△부장 박귀영△인천에너지사업단장 김동준△대전〃 서제우△아산〃 추성두<주거복지처 부장>△사업총괄 권만기△주택매입 장옥선△전세임대 이종급△주거지원사업 이도근<임대공급운영처 부장>△임대기획 이상호△임대공급 조남홍△임대운영 김수종<임대자산관리처 부장>△임대자산기획 부형근△주택시설관리 전종수△시설개선지원 장철오△유지보수기준 이윤재△임대자산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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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힐러리 美 국무장관 24시

    [월드이슈] 힐러리 美 국무장관 24시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악화될 때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때도, 아니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열을 뿜을 때도 꼭 등장하는 기관이 있다. 미국 국무부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 사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라는 입장 표명으로 혼돈의 이집트 정국의 큰 가닥을 잡아 나갔다. 여느 국가의 외교부처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야말로 세계 경찰국가의 외교사령탑이다. 그 핵심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앉아 있다. 말 그대로 국제 외교안보질서 전반을 주무르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제질서의 흐름을 좌우한다. 지구촌 구석구석에 뻗쳐 있는 각 공관은 물론 국내외 정보기관들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각종 정보보고를 분석하고, 정세를 판단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각국을 돌며 크고 작은 협상과 담판도 벌여야 한다. 숨 쉴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초를 쪼개 쓰는 힐러리의 24시간을 들여다본다. 이집트 시위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던 10일(현지시간) 오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워싱턴 자신의 집무실에서 CNN 방송을 켜놓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지켜봤다. 미 정보당국의 예상과 달리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자 힐러리 국무장관실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지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변수들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곧이어 긴급 소집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재 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향했다. 하루 전인 9일도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지휘하는 힐러리 국무장관의 일정은 마찬가지로 쉴 틈이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고 바쁜 국무장관, 웬만한 나라의 대통령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국무장관이라는 자리가 무게를 더한다. 힐러리 장관의 하루는 보통 오전 모든 공식일정에 앞서 자신의 집무실 내 사적인 공간에서 비서실장 등 최측근 6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안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9일 오전 9시 30분 국무부 회의실에서 15명의 국무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주재하고 국별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현안 점검에 나섰다. 이어 오후 3시 45분에는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집트 사태를 비롯한 국제적인 현안들에 대해 보고를 겸한 자리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힐러리 장관은 백악관에서 안보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역시 최대 현안은 이집트 사태였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과연 권력이양 등의 결단을 내릴지, 야권과 시위대의 반응,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여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1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를 마친 뒤 힐러리 장관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별도로 다시 만나 이집트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과 향후 대책을 추가로 조율했다. 이날 일정은 미국을 방문한 외국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아 오전이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보통 2~3건의 외국 외무장관이나 부통령 등의 면담이 포함돼 있다. 상·하원 의원 등 정치인들의 면담도 끊이질 않는다. 힐러리 장관에게는 이집트 시위 사태에서 북한 핵 문제, 중국과 미얀마의 인권 문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아프리카 각국의 여성 인권 문제 등 매일 다뤄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일정은 10분 단위로 쪼개 관리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짬이 날 때마다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한다. 외국의 외무장관들과의 양자회담이 끝난 뒤에는 대부분 어김없이 5분이라도 언론들과 만나 짤막한 기자회견을 갖는다. 최근 이집트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아랍어권 언론, 특히 중동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알자지라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힐러리 장관은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거취에 대한 중대 연설을 앞둔 10일 오전 11시 20분 국무부에서 알아라비아·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점진적인 권력 이양과 이집트 국민들의 뜻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아랍권 언론매체를 통해 이집트와 중동 국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한 대민전략의 일환이다. 힐러리 장관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오바마의 외교안보팀 내에서 뛰어난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 국방장관과는 호흡이 척척 맞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답게 종종 거침없는 언사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지만 큰 그림을 꿰고 있는 자신감의 표출이라도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이집트 사태처럼 미 정부의 입장을 놓고 백악관과의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때는 당혹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담당 부처별로 약간씩 입장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백악관에서 미국의 이집트 정책에 대한 입장이 정해지면 일사불란하게 한목소리를 낸다. 힐러리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스마트 외교, 소프트웨어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 미국식의 소통정치를 외국 순방에서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접 학생이나 여성들과 타운미팅식의 만남을 갖고 현지 일반인들의 여론을 청취하고 미국의 입장을 알린다. 그러다 보니 역대 국무장관들보다 해외 출장도 빈번하다. 힐러리 장관은 지난 2년간 총 40회에 걸쳐 해외를 방문, 역대 국무장관 가운데 재임 첫 2년간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힐러리 장관이 지난 2009년 1월 취임한 이래 해외를 방문한 횟수는 40번이며, 이에 소요된 출장일수는 165일이었다. 바지정장이 트레이드마크인 힐러리 장관. 활동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성격이 반영돼 있고, 힐러리 장관의 외교의 색깔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집트의 영웅’ 그호님, “죽을 준비 돼 있다”

    “이집트의 민주화를 위해서라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이집트 반 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난 후 민주화의 상징으로 급부상한 구글 임원 와엘 그호님은 8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의 내 위치에서 난 잃을 게 많다.”면서 “그러나 그 누구도 (민주화를 향한) 우리의 열망을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호님은 “난 세계 최고의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가장 멋진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다.”면서 “꿈을 위해서라면 이 모든 것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하야와 퇴진을 거부하고 있는 현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극도로 강력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으로 화제가 옮겨지자 “나와 내 동료를 모두 납치하고 감옥에 가둬라. 우릴 죽이고 원하는대로 해보라.”고 일갈한 뒤 “당신들은 30년간 이 나라를 망쳐놨으니 이제 그만하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시위기간 사망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얘기를 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호님은 최근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범죄’라고 규정했다. 또 협상으로 사태를 종결할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색엔진 구글의 중동·북아프리카 담당임원인 그호님은 무바라크 퇴진 시위 발생 초기인 지난달 28일 경찰에 연행됐지만 지난 7일 풀려나면서 시위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특히 그가 경찰에 의해 폭행당해 사망한 인권활동가 칼레드 사이드를 추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우리 모두 칼레드 사이드’의 운영자로 시위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SNS 영웅’ 고님의 눈물… 민주화 들불 다시 번지다

    ‘SNS 영웅’ 고님의 눈물… 민주화 들불 다시 번지다

    “겁쟁이로 살던 우리를 그가 다시 태어나게 했다.” 정부와 야당의 개혁 합의 이후 수그러들던 이집트인들의 함성이 다시 터져 나왔다. AFP통신은 이집트 반정부 시위 15일째인 8일(현지시간) 역대 최다 인원인 수십만명이 이집트 전역을 가득 메웠다고 보도했다. ●구글임원 고님 ‘민주화 투사’로 급부상 불씨를 되살린 것은 인터넷 검색포털 구글의 중동·아프리카 마케팅 임원 와엘 고님의 눈물 어린 인터뷰였다. 소요사태 직후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이집트 당국에 체포됐다가 7일 풀려나면서 소셜미디어가 낳은 민주화 영웅으로 떠오른 그가 이집트 정국의 새 변수로 떠오르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 여부에 다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석방되자마자 현지방송 토크쇼에 출연한 고님은 지난달 27일 체포된 이후 12일간 눈을 가린 채 감옥에 갇혀 지낸 얘기와 권위주의 정부를 전복시킬 결심을 하게 된 계기 등을 설명했다. 시민들은 이날 처음 민주화 시위에 불을 댕긴 주인공을 화면으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도중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숨지는 영상이 나오자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결국 “가야겠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치며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섰다. ●시위대 국회진입 시도… 전문직도 동참 그러고는 20시간이 지난 8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걸린 ‘나는 와엘 고님을 이집트 혁명가의 대표로 위임합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지에는 무려 13만명의 네티즌들이 합류했다. 이날 시위대는 처음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수백명의 인파가 국회로 행진하며 ‘해산’을 외쳤다. 시위의 메카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은 물론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등 등 전국 주요 도시가 대규모 인파로 뒤덮였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 노조도 시위에 동참했다. 전날 TV에서 고님을 보고 처음 시위에 나왔다는 주부 피피 쇼퀴(33)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세 딸과 동생을 데리고 함께 나왔다.”면서 “고님과 여기 있는 모든 젊은이들이 내 아들 같다.”고 말했다. 타흐리르 광장에 모습을 드러낸 고님은 “내가 영웅이 아니라 당신들이 영웅”이라면서 “나는 (시위를) ‘페이스북 혁명’이라고 부르길 즐겨 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을 직접 보니 ‘이집트인들의 혁명’이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트위터와 구글의 상징물을 들고 나온 시위대는 고님의 이름을 연호하며 눈물을 흘렸다. 시위 조직책들은 온라인 미디어와 확성기를 이용, 일주일 가운데 화요일과 금요일에만 전력을 다하자고 독려하는 등 투지를 다지고 있다. ●美 “야당 정권참여 범위 더 확대하라” 고님의 등장으로 시위가 재점화된 가운데 미국은 이집트 정부에 개혁안 마련 대화에 참여하는 야당세력의 범위를 더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오마르 술레이만 이집트 부통령에게 30년간 지속된 비상계엄법을 즉각 철폐하고 정치 개혁의 로드맵과 일정을 발전시키는 데 야권도 참여시킬 것을 촉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반도건설 두바이 유보라타워 준공

    반도건설 두바이 유보라타워 준공

    중견 건설사인 반도건설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크기의 2배인 ‘유보라타워’를 준공했다고 9일 밝혔다. 반도건설이 토지 매입부터 시행·시공까지 전 과정을 책임져 국내 건설사가 중동에서 시행·개발사로 이뤄낸 첫 사업으로 기록됐다. 유보라타워는 60층짜리 오피스빌딩과 16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등 2개동으로 이뤄졌다. 타워의 연면적은 22만 8519㎡, 높이는 오피스빌딩(266m)이 서울 여의도 63시티(249m)보다 17m가량 높다. 총 사업비는 5억 달러 규모다. 국내 부동산펀드인 ‘마이다스에셋 펀드’는 유보라타워 지분의 70%가량을 사업 초기에 매입했다. 반도건설은 2006년 4월 두바이 정부로부터 땅을 사들여 이듬해 5월 본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8개월가량 공기가 늦어져 3년 8개월 만에 준공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한국 건설사가 직접 땅을 사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자금 조달과 시공, 분양까지 하는 중동 최초의 개발사업”이라며 “3개 블록을 한꺼번에 매입해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으로 개발하겠다는 역제안으로 두바이 정부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건물에는 조망권 확보를 위해 평균 5.75도가 기울어진 나선형 설계가 적용됐다. 20층 이하 저층부의 면적보다 상층부의 면적이 넓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인테리어 공사가 마무리되는 4월 이후 실입주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주상복합건물은 지상 16층 225실 규모로 2007년 선분양 당시 60%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후분양이 이어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교사 1만명 해외파견 실효성 논란

    교육과학기술부가 적체된 미임용 예비 교사를 줄이고 교사들의 전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원 1만여명을 해외에 파견하기로 하자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미임용자까지 연수 대상에 포함시킨 데다 연수 프로그램도 ‘관광성 연수’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 ●파견 기간 12개월로 늘려 교과부는 8일 교사들의 사기 진작과 교대·사범대 졸업생의 임용난 해소를 위해 2015년까지 모두 1만여명의 교사에게 외국 파견, 해외연수 등의 기회를 주는 ‘우수 교원 해외 진출 지원 5개년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교사들이 일정 기간 외국의 교육 현장을 체험하면서 현지에서 직접 수업도 하는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의 규모를 확대함과 함께 파견 기간도 기존 3~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린다. 파견 대상국도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중국, 일본, 유럽연합, 몽골, 동남아, 중동 지역 등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미국 뉴욕과는 수학·과학 교사 30명씩을 교환 파견해 현지 교수법을 체험하도록 했다. 교대·사범대 재학·졸업생, 기간제 교사, 학습 보조교사 등 예비 교사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30명 등 2015년까지 250명의 예비 교사를 선발해 외국에서 교사 활동을 하거나 현지 교사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교과부의 계획에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대·사대 졸업생들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라면 국내 교사 정원을 늘리거나 이들을 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발상이 잘못됐다.”면서 “우리도 영어 등 일부 과목에 대해서만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고 있는데 외국 학교에서 얼마나 한국인 교사를 필요로 할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포상 형식 관광 연수 우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우수 교사를 해외로 내보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인지, 우수 교사를 외국에 수출해 한국 내 교사 취업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면서 “특히 예비 교사의 경우 외국에서 연수를 한다 해도 다시 임용시험을 거쳐야 한다.”면서 “임용마저 불확실한 인력에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국고 낭비”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우수 교원의 해외 파견이 포상 형식의 관광 연수인 경우가 적지 않아 국고 낭비라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등 국제연구기관 등과 연계한 교원연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1주일간의 견학 프로그램이 전부인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해외에서 교사들이 근무하고 돌아오면 기본적으로 국내에서의 교육 역량도 강화된다.”면서 “우리 교사들은 해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집트 민주화 → 중동 안정’… 서방 셈법이 달라지고 있다

    이집트, 튀니지 등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서방 진영이 아랍권 국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알자지라방송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미 국무부 두바이 공보 사무소는 최근 중동에서 번지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생각을 아랍어 구사 외교관들을 통해 알자지라에 설명했다. 아울러 필립 크롤리 공보 담당 차관보와 제프리 펠트먼 중동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국무부 관리들이 지난달 10여 차례 알자지라방송을 방문했고,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이 방송을 찾았다. 미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알자지라와 긴장 관계에 있었다.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은 “알자지라가 이라크 주둔 미군 활동에 대해 사악하고 부정확하며 변명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알자지라의 미주 담당 수석고문 토니 버먼은 “최근 미국 관리들과 다양한 접촉을 통해 관계가 부드러워졌다.”면서 “부시 행정부와 알자지라 사이에 존재했던 냉전 분위기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년 전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 알자지라의 고위 관계자와 1시간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앞서 6일 열린 독일 뮌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서방 진영 대표들 사이에서는 아랍권의 민주화가 서방 진영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아랍권의 민주화가 서방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는 새로운 흐름으로 분석된다. 회의에 참석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이집트 시위가 벌어진) 지난 2주는 잠을 깨우는 소리였다.”며 “민주주의는 아랍권의 안정으로 이어지며 이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서방 진영이 아랍권의 민주화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최근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민주화를 주도하는 것은 부패와 실업에 분노하는 시민들이지 이슬람주의자들이 아니라는 정세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2006년만 해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승리해 서방 진영에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이번에는 민주주의가 이슬람주의자들의 집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스웨덴의 칼 빌트 외무장관은 “우리의 친구들은 이집트를 현대적인 세계로 이끌어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며 이집트 민주화 주도세력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존 치프먼 소장은 이집트에서 무바라크의 대안이 이슬람주의자들일 뿐이라는 주장은 “전적으로 철이 지난 주문(呪文)”이라고 일축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무바라크 퇴진땐 중동 군비경쟁 촉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후 뒤를 이을 새 이집트 정부가 중동의 군비 경쟁을 가속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msnbc 방송은 8일 미국 관리들을 인터뷰하고 정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 이집트가 지난 30여년간 대량살상무기(WMD) 연구·개발을 중단 없이 해 왔으며 여기에는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중심으로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군비 강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새 정부가 민심에 영합하려는 국수주의 정책으로 군비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방송은 미국이 지금껏 이집트의 군사적 야망을 묵인해온 것은 이집트가 중동에서 강력한 우방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 중 하나는 이집트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다. 이집트는 이미 이라크, 북한 등과 협력을 통해 무기 개발 등에서 상당한 능력을 입증했고 플루토늄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연구를 비밀리에 수행한 전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집트는 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쿠르드족 학살에 사용한 생물학 무기 개발을 도운 전력이 있으며 북한과는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 판매와 개발 협력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집트는 이스라엘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이란 핵 야망에 대해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NPT를 탈퇴할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이집트가 핵개발을 감행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편이다. 미 국방부 출신의 핵 확산금지 전문가인 해군대학원의 제임스 러셀은 “이집트는 1967년 이스라엘과 전쟁 후 막대한 비용과 기술 부족으로 핵 야망을 포기했다.”면서 “핵무기 경쟁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하고 경제적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中남부 ~ 동남아 1만 5000㎞ 범아시아권 고속철도 만든다

    中남부 ~ 동남아 1만 5000㎞ 범아시아권 고속철도 만든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하나로” 중국의 동남아시아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해 경제 장벽을 무너뜨린 중국은 올부터 동남아 전역과 중국 남부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범아시아 고속철도’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 동(東), 중(中), 서(西) 3개 기본 노선과 2개의 간선을 통해 총 연장 1만 5000㎞의 거미줄 같은 고속철도망을 건설하겠다는 야침찬 계획이다. 12차 국가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12·5규획) 마지막 해인 2015년까지 기본적인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가장 먼저 착공할 노선은 중국 서남부 윈난성 쿤밍(昆明)과 미얀마의 양곤을 잇는 서선(중국·미얀마 고속철도)이다. 중국 측 노선 공사는 이미 착공했고, 3월부터는 미얀마 역내에서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2014년 완공 목표로 건설되는 이 노선은 태국 방콕까지 연결되는 지선을 포함해 1920㎞ 구간을 시속 170~200㎞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4월부터는 윈난성 다리(大理)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태국 방콕을 연결하는 중선 공사를 시작한다. 2015년 이 노선이 완공되면 베트남 등을 거치지 않고도 말레이시아를 통해 싱가포르까지 이르게 된다. 범아시아 고속철도의 핵심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그야말로 동남아 연안을 끼고 달리는 동선이다. 쿤밍에서 출발, 베트남의 하노이와 호찌민, 캄보디아의 프놈펜,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싱가포르에 닿는다. 중국을 제외하고 5개 나라를 거치는 등 워낙 여러 국가를 관통하는 만큼 가장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꺼리는 베트남은 하노이~호찌민간 남북고속철도 건설에 일본의 신칸센 기술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이 밖에 동남아 공략 전초기지인 광시(廣西)좡(壯)족자치구 난닝(南寧)과 베트남의 하노이, 라오스의 비엔티안을 연결하는 중동선, 미얀마를 거쳐 인도로 연결되는 중·미·인선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국은 범아시아 고속철도와 관련, 동남아와의 경제통합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자국 고속철도 기술의 해외진출, 인도양 직접 출항로 확보 등 실속을 챙기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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