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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희생의 혁명가… 강아지똥도, 몽실언니도 행복했어요

    주리지 않을 정도만 먹고, 몸만 가릴 정도로 입고 살던 종지기였다.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라고 그는 말했다. 한 달에 5만원 정도를 쓰며 청빈하게 살았던 그는 남긴 돈 10억여원과 매년 1억원 정도의 인세로 북녘 어린이를 도우라는 유언을 남겼다.●강아지똥 혁명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으로 화제였던 작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또 한 명의 작가가 있었다. 지난해 탄생 80주년, 서거 10주기를 맞았던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이다. 1937년 일본 도쿄 변두리에서 태어나 큰 명성을 떨쳤지만 2007년 작고할 때까지 검소한 삶을 이어 갔다. 그냥 지나면 안 되겠기에 권정생 재단 사무처장이었던 시인 안상학과 문학기행을 만들었다. 회원을 모아 버스 한 대에 태우고 권정생 문학기행을 했었다. 퇴계 이황과 이육사 시인을 배출했던 경북 안동의 풍성한 정신은 권정생 문학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에 그의 대표작 ‘강아지똥’을 생각했다. 꿈이 없어 절망하는 아이를 위해 그는 처마 밑의 강아지똥을 보고 이 이야기를 썼다. 민들레 싹에 강아지똥이 녹아들어, 향긋한 꽃 냄새를 퍼뜨리는 이야기다. 강아지똥처럼 아무것도 아닌 존재, 버려진 존재가 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69년 그를 작가로 만든 ‘강아지똥’은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하고 있다.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권정생의 삶은 강아지똥 자체였다. 사흘 동안 비를 맞고 온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진 강아지똥의 헌신은 권정생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의 글과 삶은 조용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 준다. 민들레 싹을 피워낸 강아지똥처럼 그는 흙집에서 살았다. 권정생이라는 작가의 탄생은 바로 여기 강아지똥이 자디잘게 부서지는 현장에서 싹텄다.●고난을 견뎌내는 절름발이 소녀 반공 이야기만을 강조하던 시대에 권정생은 장편동화 ‘몽실언니’(1984)를 발표했다. “절름발이 찜발이”라며 놀림받는 소녀 정몽실이 무시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그의 삶처럼 지지리도 슬프다. 자기 이야기가 슬프지만, 그는 그 슬픔은 절망이 아니라고 했다. “서러운 사람에게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다.”(‘빌뱅이 언덕’의 ‘나의 동화 이야기’)고 그는 썼다. 슬픔이 주는 위로만이 이 동화의 매력은 아니다. 그의 글에는 고유어가 숭늉처럼 은근히 맛을 낸다. 어머니는 밀양댁, 새어머니는 북촌댁, 이 외에 빨래 옹배기, 부엌데기, 나물다래끼 등 좁쌀 같은 토속어가 근원적인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댓골, 살강, 노루실, 우찻길, 까치바윗골, 샛들 같은 땅 이름도 살갑다. 마치 둬야 할 곳에 바둑알을 놓듯이, 그는 꼭 둬야 할 단어를 정확히 둔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자고 주장했던 이오덕 선생과 벗했던 문인답다.몽실이가 하마터면 두고 가 버릴 뻔했던 소꿉을 찾으러 가는 장면을 보자. “뒤란 담 밑에다 모아 둔 사금파리랑 병뚜껑, 구멍 뚫린 고무공, 조롱박 한 짝, 구질구질한 소꿉 살림은 건넛집 희숙이와 주워 모은 것”(‘몽실언니’, 9면)이라고 눈에 보이듯 구체적으로 나열돼 있다. 섬세한 묘사는 텍스트 밖의 리얼리티를 독자의 뇌 속에 구성시킨다. 낯선 할머니를 묘사하면서 “오징어 다리에 붙은 멍울 같은 사마귀가 있고, 쪼글쪼글 주름투성이”라는 생생한 표현은 자꾸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슬픔이 묘하게 위로로 다가오는 그의 동화는 돌아가면서 낭독하면 더 생생한 울림을 준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고 쉽다. 너무도 쉬운 말로 쓴 문장 둘레의 빈자리에서 뭔가 울린다. 그 울림은 무엇일까.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이 아닐까. 이 작품에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잔혹한 폭력 문제도 제시한다. 해방 후 빈민의 삶, 빨갱이라 불리는 산사람, 전쟁터로 끌려가는 아버지, 갑자기 나타난 인민군, 인민군 노래를 배우는 아이들 이야기 등 혼돈의 역사가 펼쳐진다. 버려진 인간들 한 명 한 명을 진정으로 대하며, 궁핍하지만 몽실이는 고유한 단독자로 성장해 간다. 몽실이는 그 시대에 쉽게 볼 수 있는 문제적 개인이었다. 아울러 여자 인민군이 몽실이와 친밀하게 지내는 등 권정생은 북한 사람도 우리와 한가족이라는 사실을 담았다.●공생의 유토피아 그가 살던 흙집은 말이 방 두 칸이지 한 사람이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방 하나와 발 펴고 앉기도 좁은 방 한 칸으로 구성됐다. 요 작은 방에서 그는 개구리, 쥐와 함께 지냈다. 하느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밤에는 소나기가 쏟아져 우리 방에 동지들이 여나믄 마리나 들어왔습니다. 동지라면 잘 모르실 테고, 정말은 개구리올시다. 개구리를 동지라 불러도 하느님은 노하시지 않으실는지요? 하지만 하느님, 저는 지금 동지들이 아쉽습니다. 동지가 많아야 통일도 속히 이루어지고, 온 세계는 한 형제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개구리는 물론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저의 기도를 속히 이루어 주십시오.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의 ’개구리 배꼽’) 동화 속의 이 기도는 작가 자신의 기도였다. 경북 안동 일직교회 종지기로 살았던 그의 토방집에는 개구리도, 파리도, 모기도, 미꾸라지도, 메추라기도 들어왔다. 그의 세계는 산돼지도, 노루도, 강아지도, 원숭이도, 돼지도 모두 함께 가족으로 사는 세상이다. 비 오는 날 방 안에 개구리가 들어오고, 겨울이면 아랫목에 들어와 추위에 떨던 생쥐가 몸을 녹였다고 한다. 생쥐가 발고락을 물기도 하여, 발밑에 베개를 두고 잤다고 한다.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에 평화가 이루어지자면 우리가 모두 동지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그의 기도에는 분단이니 통일이니 하는 거대한 단어 이전에 ‘하나님-자연-인간’이 삼각형을 이루며 평안을 이룬 큰누리가 그의 기도문 안에 담겨 있다. 그가 꿈꾸던 공생의 세계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1:28)는 구절을 연상하게 한다. 그는 “자연생태계에서는 공생이라는 규범이 있다. 공생의 균형이 깨지면 너도나도 모두 파멸에 이른다.”(‘빌뱅이언덕’)며 생태계와 더불어 사는 삶을 평생 강조했다.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모습은, 하나님을 꼭짓점으로, 자연과 인간이 원을 이루며 사는 원뿔삼각형으로 그릴 수 있겠다. 자연과 인간관계가 깨어지자, 인간과 인간관계도 깨어지고,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도 깨어졌다. 그 관계를 복원하는 호소가 권정생의 희망이었다. 권정생은 혈연적 가족주의를 넘어서고 있다. 권정생 작품에는 어머니, 누이 등 가족이 등장하지만, 그 가족은 혈연주의에 갇혀 있지 않다. 평생 가까스로 누울 수 있는 흙방에서 종지기 작가로 살았던 그가 운명했을 때 놀랍게도 통장에는 10억원 정도가 저축돼 있었고, 1억 5000만원 정도의 인세가 들어 있었다. 그는 그 돈을 북한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티베트 어린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주세요.” 그가 바라던 대로 그의 책 인세는 ‘남북 어린이’를 위해 쓰였고, 지금도 쓰이고 있다. 남북 관계가 험악했던 지난 정권 몇 년간에도 그의 정신을 따르는 권정생 재단 사람들은 그의 인세로 미국 재단을 통해 북녘 아이들을 위한 약을 구해 보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윤동주와 권정생을 비교했다. 윤동주 시인이 ‘오줌싸개 지도’ 등을 발표했던 ‘카톨릭소년’에 권정생이 ‘몽실언니’를 연재했다는 사실도 독특한 인연이다. 윤동주 시인과 권정생 작가는 부패한 종교에 대해 비판하고 ‘예수처럼’ 살고자 했다. 윤동주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십자가’)라며, 일제 말에 교회 종을 떼어 전쟁 무기로 바치고, 예언의 종소리를 울리지 않는 부패한 기독교를 비판했다. 찬송가 가사를 쓰기도 했고, 신앙과 일치된 삶을 살았던 권정생의 산문들은 폐부를 찌르듯 날카롭다. 세습이나 논문 표절이나 하며 예수와 정반대의 길을 도모하는 사이비들은 진정한 기독교인이 무엇인지를 두 작가의 글에서 배워야 한다. 권정생 선생은 단편동화 120여편, 장편동화 6권, 장편소설 2권, 소년소설 3권, 산문집 2권, 시집 1권, 위인전 1권 등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방대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의 첫 작품 ‘강아지똥’의 풍성한 반복이다. “혁명가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되고 공정치 못한 일이면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바로 고쳐 나가는 사람이다. 개인의 사소한 일이나 사회와 국가의 일 모두가 이와 같은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공부하는 마지막 목표다.”(‘빌뱅이 언덕’) 그는 자신의 글처럼 스스로를 희생하는 혁명가가 돼 삶의 목적을 이루었다. 온몸을 부숴 민들레꽃을 피워낸 강아지똥이 됐고, 그의 저작들은 민들레꽃으로 환생해 만방에 조용히 퍼지고 있다. 우주와 인간은 한 가족, 남과 북은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2007년 69세를 일기로 민들레꽃씨로 날아간 종지기, 매년 5월 17일 그의 기일엔 잠에서 깨라며 영혼의 새벽종이 울린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사우디 인권운동가 7명 체포, 마클과 함께 회의 참석했던 여성도

    사우디 인권운동가 7명 체포, 마클과 함께 회의 참석했던 여성도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여성 5명과 남성 2명의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했다. 지난 2016년 10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원 영 월드 서밋 회의에 참석했던 루자인 알하스라울도 포함됐는데 당시 참석자 중에는 19일(이하 현지시간) 해리 영국 왕자와 결혼한 메건 마클도 있었다. 또 2013년 친구가 운전하는 모습을 영화로 만들어 한때 구금됐으나 다시는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거부했던 아지자 알유세프, 알하스라울과 함께 여성이 해외여행, 결혼, 여권 소지를 남성 보호자의 동의 없이 하지 못하도록 한 법률을 폐기하자는 청원에 서명한 이만 알나프잔도 함께 검거됐다. 다음달 24일부터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로 돼 있는 사우디 정부가 지난 15일 왜 이들 활동가들을 체포했는지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왕립 뉴스 채널은 이들이 해외 열강들과 접촉했다는 이유를 댔다. 알하스라울은 과거에도 두 차례나 구금됐는데 2014년 자동차를 운전해 아랍에미리트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다가 붙잡혀 73일 동안 청소년구류센터에서 지내면서 여러 경험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트위터에 게재했다. 지난해 6월에도 동부 담맘공항에 도착한 직후 체포됐다가 며칠 뒤 풀려났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들 활동가들이 지난해 9월 왕립법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미디어에 의견을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마침 전화가 걸려온 날은 여성 운전을 허용하겠다고 당국이 발표한 날이었다. 이 단체의 중동 국장인 사라 레아 휫슨은 “이들이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무함마드 빈살만(32) 왕세자가 조치를 취하기 전에 여성 운전을 원했다는 것 뿐”이라고 개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을 공표해 석유에 의존하던 경제를 다원화하고 사우디 사회를 개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남성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여성이 창업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이다. 그러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여러 왕자들을 비롯해 기업인들과 전현직 관리들이 반부패 혐의로 체포됐다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풀려난 일이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보호받을 것... ‘리비아 모델’은 아냐”

    트럼프 “김정은 보호받을 것... ‘리비아 모델’은 아냐”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 모드로 급선회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성사된다면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도 약속해, 북한발(發) 한반도 냉기류가 풀리고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다. 카다피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 핵폐기, 후 보상·관계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이 수용을 거부한 비핵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그는 보호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과 김정은 체제 보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을 차례로 거론하며, 이들 국가는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체제 보장 약속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거’(decimation)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 경우 북한 정권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배제 및 체제 보장 발언은 북한이 16∼17일 양일간 비핵화 방식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암시하자 직접 ‘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북측한테서 들은 게 없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도 없다”면서 “그 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만나고자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열린 판도라 상자와 남북 보건의료 협력/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시론] 열린 판도라 상자와 남북 보건의료 협력/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마침내 남북 정상이 서로를 얼싸안았다. 우리 민족에게 정말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실은 지금도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제부터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 사이에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많은 인적·물적 교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까지 완전히 이질적인 사회체제 아래 살아왔던 양측 사람들이 자신들과는 전혀 다른 상대방의 가치관, 사고방식, 문제인식과 해결 방안 등을 만나 갈등하고 조율하는 일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 엄격한 분단 체제 아래에서 서로 만날 일이 없었던 시기에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던 상황이고 과제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은 이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너무나도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지만, 동시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와 과제들이 이 상자로부터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는 상자를 열면서 모든 문제들이 쏟아져 나오자 급히 상자를 도로 덮는다. 그러자 상자 안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마지막 남은 자신도 나가게 해 달라고. 그리고 그것의 이름은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먼저 세상에 나왔던 모든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힘을 갖게 된다. 우리 민족에게 이제부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힘은 ‘신뢰’다. 아무리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기본적으로 믿는다면 정상회담 이후 닥칠 여러 가지 문제들은 분명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신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제부터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신뢰를 만들어 가는 데 가장 큰 힘을 가지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것은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이다. 자신은 물론 자기 자식들 목숨과 건강을 지키는 일에 서로 협력한 사람들 사이보다 더 신뢰하는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남북한의 인적·물적 교류 증가는 남한의 질병이 북한으로, 반대로 북한의 질병이 남한으로 들어오는 큰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남한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감염 질환 확산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과거 단절 상태에서 북한은 남한의 이런 해외 유입 감염병에 대해 직접적으로 신경을 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남북 교류가 더 활발해지면 많은 상황이 급변할 것이다. 동시에 결핵, 말라리아 등과 같은 북한의 감염질환들도 대거 남한에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대기오염, 수질오염, 환경문제 등으로 인한 질환들은 남북한에 동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에 더해 서로의 지역에 들어가 있다가 사고나 질병으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자국민에 대한 치료 지원 원칙을 서로가 공유할 필요성도 커지게 된다. 정치·경제적 상황과는 별개로 앞으로 남북한은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서로에 대한 근본적 신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것이 모든 분야의 협력과 갈등 극복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해 ‘남북 보건의료협정’의 조속한 체결과 그 내용을 기획하고 수행할 남북공동기구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남한 내 큰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 각종 보건의료 사안들은 보건의료 전문가들만이 모여 결정할 수 없는,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의지에서부터 각 관련 부처들의 의견 조정, 보건복지부와 관련 전문가들의 긴밀한 협의,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 국내외 민간단체들과의 역할 분담 등 처리할 일들은 매우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 일에서 최고의 전문성과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도 남한을 믿고 보건의료 협력에 동참할 것이다. 판도라 상자의 마지막 희망이 이제 상자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지금 한반도에서 그 희망은 남북 보건의료 협력이다.
  • 고유가에…수입물가 ‘껑충’

    고유가에…수입물가 ‘껑충’

    체감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지난달 수입물가마저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서민 경제의 주름살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85.03(2010=100·원화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1.2% 상승했다. 2014년 12월 86.54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승률 역시 지난해 9월 1.8% 이후 최대다. 수입물가는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1년 전과 비교하면 4.0%나 뛰었다.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최대 요인은 국제 유가다. 3월 평균 배럴당 62.74달러였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68.27달러로 한 달 사이 8.8%나 상승했다. 수입 품목별로는 원유 8.4%, 나프타 5.2%, 벙커C유 6.0%, 천연가스(LNG) 3.4% 등으로 상승 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3월 1071.89원에서 지난달 1067.76원으로 떨어져 수입물가 상승세를 누그러뜨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적게는 배럴당 75~80달러, 많게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린 달러 강세 현상도 물가에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환율이 지금은 수입물가 변동 폭을 줄이는 ‘상쇄 효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변동 폭을 키우는 ‘승수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월드 Zoom in] 사우디·러시아 ‘석유 밀월’… 고유가 행보가 불안한 美

    본격 이란 제재 땐 입김 더 세져 “감세 효과 없어… 美경제 악재” ‘석유’를 연결고리로 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밀월이 깊어진다. 무슬람 수니파 맹주이자 손꼽히는 산유국인 사우디가 최근 ‘고유가’라는 목적 아래 미국의 적성국 러시아와 관계를 다지고 있다.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안보, 경제 등 다방면에서 친미 정책을 추구해 와 미국이 오랜 우방으로 여겼지만, 이런 ‘양다리’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우디가 세계 1위 산유국인 러시아와 감산에 합의한 건 2016년이다. 당시 배럴당 30달러까지 폭락했던 유가는 양국 합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에는 지속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지난 3월 26일 “우리는 1년 단위 감산 합의를 10~20년간 합의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큰 그림에서는 합의했지만,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초장기 합의는 전례가 없다. 양국의 초장기 합의 기조에,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등 국제 이슈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미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6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0.37%(0.26달러) 오른 배럴당 70.96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정치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가 공모해 국제유가를 조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세부사항에서 양국이 원유 공급 통제권을 틀어쥐고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오는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2019년까지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영국의 정치 전문가이자 중동 전문가인 나사르 알 타미미는 중동 전문 매체 뉴아랍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3대 산유국 중 2개국의 초장기 합의는 OPEC 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협력은 비단 석유에 한정되지 않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지난해 10월 러시아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해 30억 달러(약 3조 25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S400 방공 미사일 구매까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는 러시아와 밀착해 경제적 이득을 보면서도, 막강한 오일 머니를 미끼로 미국을 적당히 관리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월 19일 3주 일정으로 방미했다.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6억 7000만 달러(약 7215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발표했다. 그는 또 “양국 관계가 매우 거대하고 진정으로 깊다”면서 “사우디가 약속한 투자를 모두 이행하면 그 규모는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석유, 무기에만 집중했던 경제협력을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그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회장 등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거물을 만나 투자를 제안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파기로 사우디와 러시아의 입김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 이란의 원유 생산 및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유가 국면은 미국에 불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린폴리시는 고유가가 정유업계를 제외한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올여름 미국 한 가정당 석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비용이 2년 전보다 평균 400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추산했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릴 만한 액수”라면서 “저소득층에게 가는 혜택을 완전히 무산시킬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NBC는 “처음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양국의 관계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 조지타운대의 유라시아·러시아·동유럽 연구센터의 센터장인 앤절라 스텐트 교수는 “사우디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숙적 이란의 핵개발, 예멘 내전 등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에 조금이나마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지정학적인 측면을 고려해 러시아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일본 ‘재팬패싱’ 모면 안간힘... 외무상, 남미순방 취소하고 미국행

    일본 ‘재팬패싱’ 모면 안간힘... 외무상, 남미순방 취소하고 미국행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통신은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 방침을 조정하고 양국간 연대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오는 2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당초 이 회의 후 남미를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갑자기 일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해달라고 재차 당부하는 한편,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중·단거리를 포함한 탄도미사일의 폐기가 실현되기 전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와 경제지원을 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강조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말 폼페이오 장관 취임 직후에도 미국과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있는 중동으로 달려간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취임한 지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이 만남 역시 일본 측의 적극적인 요구로 성사됐다. 당시 일본 측의 암만 회담 제안에 대한 미국 측의 답변이 오기 전에 고노 외무상이 막무가내로 요르단으로 떠났었다. 회담은 고노 외무상이 암만에 도착한 뒤에야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정부는 대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일본이 배제되고 있는 ‘재팬 패싱’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의 언론 공개 방침을 발표하며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 언론만 초청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신 영국 언론을 포함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대미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으며,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스라엘군 발포로 팔 시위대 52명 사망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스라엘군 발포로 팔 시위대 52명 사망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종교적 성지인 예루살렘으로 옮기자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격렬한 시위가 발생, 시위대 50여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미국 대사관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인 친이스라엘 정책 강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일로 국제 정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이날 예루살렘 남부의 아르노나에서 열린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서 새 미국 대사관을 연다고 선언했다. 프리드먼 대사가 미국 대사관의 소재지를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라고 소개하자 박수가 쏟아졌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자 기립박수도 나왔다. 미국 정부는 기존 미국영사관을 개조해 대사관으로 활용하고 시간을 두고 영구적인 대사관 대지를 찾을 계획이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대거 미국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베냐민 베타냐후 총리 등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므누신 장관과 이방카 고문이 대사관 현판을 직접 제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관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미국대사관을 공식적으로 연다”며 “축하한다. 오래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예루살렘에 대해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고 칭하고 “예루살렘이 고대부터 세워진 유대 민족의 수도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분할되지 않는 수도”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유대교뿐만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는데다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하고 있어 중동 정세에 있어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감안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은 대부분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히 벌어졌고, 이를 강경하게 진압하려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이스라엘군에 의해 시위대 52명이 숨지고 12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로는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 폭격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사망자 가운데 14세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하마스의 군사기지 5곳을 전투기로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보안장벽 인근에서 선동한 폭력 행위에 대응해 테러조직 하마스 기지를 폭격했다”며 “하마스와 3차례 총격전이 벌어진 뒤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에서는 3월 30일부터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졌다. 예루살렘의 미국대사관 개관식 전날까지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시위대 40여명이 숨진 바 있다. 미국대사관 이전과 맞물려 유혈사태가 커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더욱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 아랍국가들은 예루살렘 대사관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비판해왔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실탄을 사용한 진압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예루살렘 美 대사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예루살렘 美 대사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경제도시 텔아비브에 뒀던 미국대사관이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것이다. 더욱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5월 14일에 맞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중동의 화약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유엔은 1947년 팔레스타인을 유대 국가와 아랍 국가로 분할하도록 한 총회 결의안을 통해 예루살렘을 국제도시로 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등 대부분의 나라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전격 발표했다.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중동에 미칠 파문을 우려해 내리지 못했던 결정이었다. 대선 공약이었다고는 하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미국의 70년 중동외교 정책에 대한 대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의회는 1995년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1999년 12월 31일까지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의 ‘예루살렘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대통령들은 국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시기를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내세워 결정을 계속 미뤄 왔다. 유럽연합(EU) 등은 미국의 결정을 비판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ㆍ팔 평화협상은 2014년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만들고 있다”면서 “그의 대담한 결정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도 미국처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 86개 대사관 중 미국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공관을 옮기는 나라는 과테말라와 파라과이 등 2개국에 불과하다. 1960~70년대 18개국이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뒀다가 2006년 엘살바도르와 코스타리카를 끝으로 모두 텔아비브로 옮겼는데 과연 12년 만에 몇 개국이나 돌아갈지 주목된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미 대사관 개관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미국의 이란과의 핵합의 탈퇴로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진행 중인 이란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폭발력 강한 이ㆍ팔 갈등까지 겹쳐 한국 등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k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란 핵협정 파기, 북ㆍ미 접촉 언제부터였을까/이지운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이란 핵협정 파기, 북ㆍ미 접촉 언제부터였을까/이지운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JCPOA) 파기를 고려한 것은 아마 ‘처음부터’였을지 모른다. 협정 파기의 원인(遠因)을 일부 미국 언론들은 이란에 대한 트럼프의 ‘증오’에서 찾기도 한다. 이 증오가 본질적으로 트럼프 자신의 것인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유대계 인사들의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유럽의 친구들이 찾아와 말리고, 세계가 반대해도 지난 8일 기어이 협정을 파기했다. 그래서인지 사흘쯤 뒤인 10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 이란 혁명 수비대 측 무기고와 병참기지, 정보 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하고, 이란은 골란고원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로서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외부 공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준비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1994년 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보인 ‘세상의 핵’에 대한 그의 특별한 사명감을 고려한다면 이 또한 처음부터였을 수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핵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북한과 미국이 핵 합의를 위해 ‘접촉’을 시작한 게 트럼프 행정부 공식 출범 이전부터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인 듯하다. 워싱턴에서 ‘대북 보상비용’ 얘기가 흘러나온 게 지난해 하반기인 걸 보면 접촉 시점은 훨씬 이전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일단 그 출발점은 앤드루 김 미국중앙정보국(CIA) 한국임무센터(KMC)장으로 알려진다. CIA 한국지부장과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담당자를 역임하다 퇴임한 뒤 KMC 초대 팀장을 맡았다. KMC는 지난해 5월 북한 전담조직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그런데 왜 5월이었을까. 혹 북ㆍ미 접촉 시점과는 연관이 없을까. 지난해 5월 미국은 이미 북한과의 접촉량과 범위가 늘어나 조직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었을 수 있다. 관련 작업의 출발점이었던 앤드루 김의 활동 공간을 공식화해 주는 측면도 고려했을 수 있다. 아무래도 지난해 이맘때 전쟁을 불사할 듯 보였던 북한과 미국의 대결 분위기는 당시 세상이 생각했던 그런 상황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이어지는 지난해 하반기는 주지하듯 미국이 중국을 비틀어 북한을 쥐어짜는 기간이었다. 행동과 보상 사이를 고심하는 북한에 압박을 병행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필수 코스였다. 이 무렵 보상 얘기가 구체화되면서 ‘비용’ 얘기가 흘러나온 것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북한은 미국과 직거래하는 일정 기간 중국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아마 국면 전환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한국이었을 수 있다. ‘통 큰 결단’을 남한을 통해 극대화한 김정은의 선택은 영리한 것이었다. 2018년 새해 벽두부터 평창올림픽에, 김여정의 방남과 판문점 회담까지 김정은은 보도의 중심이었다. 사실관계는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그래도 트럼프 정부 출범부터 북·미 정상회담 확정 발표까지 한국과 중국이 소외된 구간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두 나라 당국은 지금 이 소외된 구간을 복기해 재구성하고 있을 것인데, 한국은 누구보다 자세하고 치밀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판 마셜플랜’이 거론되고 있는 요즘이다. 예컨대 김정은 정권은 최대한 ‘북한 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자본과 계획을 원할 것이고, 북·미가 이 문제를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친절하게 알려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이 알려 왔다’, ‘백악관이 사전 고지했다’ 정도로는 설명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jj@seoul.co.kr
  • [퍼블릭 뷰] 시리아 내전 사태로 본 남북 대화채널의 중요성

    [퍼블릭 뷰] 시리아 내전 사태로 본 남북 대화채널의 중요성

    최근 40여 일 사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수년간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때마다 한국과 미국은 보다 건설적인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음에도 북한이 더이상 중국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변명하던 중국 지도층이 갑자기 북한과 긴밀한 협력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중국을 거치지 않고 남북한이 직접 대화가 가능하게 됐고 또한 북·미 간 접촉선이 구축됐기 때문이다.필자는 2015년 11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에 한구석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기된 얼굴로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두고 면담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 2014년 2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서방국가와 러시아의 관계가 상당히 경색돼 있어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지만, 양측은 서로 잘못된 해석으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느 순간에도 연락 채널을 끊지 않았다. 이는 남북한 채널이 중단됐기에 북한에 관한 정보를 외국에 의존해야 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 미·러, 시리아해법 대립에도 연락 채널은 유지 2011년 이후 전개돼 온 시리아 내전 역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리에게 엄중한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50여년 이어온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국가공권력이 붕괴돼 힘의 공백이 생기면서 IS·반군세력·쿠르드 등 세력이 끼어들었다. 시리아를 둘러싸고 사우디·이란·터키 등 중견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러시아·유럽 등 강대 세력도 관여했다. 이는 북한에서의 변화되는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특히 힘의 공백이 생길 경우 주변국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관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관여 과정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및 발전보다는 자국의 이해를 위해 한반도 문제를 투시할 것이며, 중국의 최근 변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이란은 시리아·이라크와 시아파 연대를 구축했고, 사우디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반(反)시리아 세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터키는 시리아 정권 세력 약화를 틈타 쿠르드 자치정부가 이뤄지는 것에 촉각을 세우면서 군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지상군 파병 대신 쿠르드 반군 지원을 통해 소극적인 관여를 하고, 유럽은 인권·자유 대신 난민 유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유럽이 시리아 문제에 단결된 입장이 아님을 간파해 2015년 9월부터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을 했고 그 결과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이 됐다. 시리아를 둘러싸고 관련국들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동상이몽으로 시리아인의 안전은 후순위이고 자국의 이해 증진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됐다. 이 결과 지난 7년간의 내전에서 2200만명의 시리아 국민 가운데 1100만명이 국내외에서 떠돌고 5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 남북 간 협력 진전될 때 주변국도 함께 움직여 이러한 행태에 비춰 한반도 문제에서도 관련 국가들이 자국의 이해 측면에서 수시로 입장을 바꿀 것이다. 남북한 채널이 없는 상황에서는 주변국의 도움은 미온적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비핵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견고하게 하면서 남북한 간 대화와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이러한 조치가 이뤄질 때 주변국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실제로 남북한 접촉 이후 주변국들은 이전과는 다른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 국내 대다수가 북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쏟아내고 있지만 동서독 통일 과정이 보여준 바와 같이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남북 및 주변국가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일부 후퇴가 있을 경우 비판하기보다 또 다른 진전을 기대하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우리 스스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희일비하기보다 차분함이 요구되는 때다.
  • ‘삼각 회오리’에 아르헨·터키 휘청… “한국엔 미풍 그칠 것”

    ‘삼각 회오리’에 아르헨·터키 휘청… “한국엔 미풍 그칠 것”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며 유동성 파티를 즐기던 사이 강(强)달러, 고(高)금리, 고(高)유가로 일컬어지는 ‘3고(高)’ 현상이 들이닥친 탓이다. 당장 신흥국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다음달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6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대다수 신흥국들의 경제가 견고해 국지적인 위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치솟는 물가에 금리인상 극약처방 가장 먼저 불이 난 곳은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2주 사이에 기준 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다. 지난달 27일 27.25%에서 30.25%로 올렸고, 3일 33.25%, 4일 40%로 증가폭은 더욱 확대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환율이 지난 10일 달러당 22.6840페소로 한 달 사이 8% 넘게 급등(가치 하락)하자 채무자들의 부담을 눈앞에 두고도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페소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아르헨티나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617억 3000만 달러인데 올해에만 10% 이상을 외환시장 개입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가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은 2001년 이후 17년 만으로, 요청 규모는 300억 달러(약 32조원) 수준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는 터키도 마찬가지다. 리라화 가치는 10일 기준 달러당 4.2리라 수준으로 사상 최저치다. 터키는 치솟는 물가를 달래기 위해 지난 4월 기준금리를 0.75% 올려 13.5%까지 끌어올렸지만 물가상승률은 3월 10.2%에서 4월 10.9%로 더 커졌다. 결국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화 폭락과 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를 내리기로 했는데,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은 경상수지, 재정수지 적자를 겪는 상황에서 외환보유도 넉넉지 않아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를 보면 달러 강세가 본격화된 지난 4월 16일 이후로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됐던 자금 가운데 회수된 돈이 55억 달러에 이른다. ●美 경기호황에 신흥국 투자금 유턴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한 반대편에는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미국의 경기호황으로 물가 상승 조짐이 보이자 금리인상 카드가 제시되면서 자연스레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4월 말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17년 만에 4% 벽을 깬 3.9%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흐름이 좋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으로 나갔던 투자자금이 되돌아오면서 신흥국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올 들어 연준은 지난 3월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5~1.75% 금리를 설정했고, 6월에도 1.75~2.00%로 인상할 게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전망을 이미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뉴욕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9일 3%를 다시 돌파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좋아 달러 강세는 적어도 올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위기가 부각되면서 유가가 치솟는 점이 신흥국에는 부담이다. 11일 기준 배럴당 브렌트유 77.1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 70.70달러로 모두 70달러 선을 넘겼다. IIF는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 우크라이나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유가 상승으로 일시적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등 대다수 신흥국 경상수지 흑자 우리나라는 외환 부분이 다른 신흥국과 달리 탄탄해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내외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가 51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며 73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 갔고, 외환보유액도 4월 말 3984억 2000만 달러로 세계 9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터키,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신흥국 경상수지가 5년 전 대비 흑자 전환하거나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신흥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6월 달에는 한·미 간 금리 차이가 0.5%가 나지만 우리도 곧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본다”면서 “금융시장의 충격은 있겠지만 위기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말 미국 달러 대비 원화 절하율도 0.12%에 그쳐 10%를 넘긴 아르헨티나, 5%에 육박한 터키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하반기에는 일본이나 유로 쪽 통화의 강세 압박이 예상돼 강달러도 누그러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 5월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6138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달러에는 신흥국 증시에서 매도 압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 이벤트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국내 경제에 큰 변수”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軍비행장 이용할 듯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軍비행장 이용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 민간공항이 아닌 공군기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가 지난 12일 전망했다.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소의 빌비어 싱 부선임연구원은 “고위급 인사의 전용기가 이착륙하려면 싱가포르의 주요 상업 공항인 창이 공항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편집증적일 만큼 안전 문제에 집착하는 두 지도자를 응대해야 한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결정된 가장 큰 이유는 101%의 안전을 보장하기 때문인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창이 공항보다) 파야 레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중동부에 있는 파야레바 기지는 1954년 칼랑 공항을 대체할 국제공항으로 건립됐지만 1980년 민간 공항의 기능이 창이 공항으로 옮겨간 뒤 공군 기지로 쓰인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 핵협정 탈퇴 후 첫 이란 제재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틀 만에 이란 제재에 착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환전 네트워크와 연계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재무부는 이 환전 네트워크가 수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 거래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세계 각국은 이란이 환전을 목적으로 자국의 금융 기관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데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이 환전 네트워크를 와해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발표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란 정권과 중앙은행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 군’의 악의적 행동을 지원하는 데 쓸 미국 달러화를 얻으려고 UAE 기관에 대한 접근권을 남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사찰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AFP에 “우리는 이란이 ‘안전조치추가의정서’를 계속 이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핵합의에 계속 남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제재가 이란의 달러 자금줄을 끊으려는 첫 번째 단계의 조치인 동시에 미국이 중동 내 다른 국가와 협력해 이란을 제재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핵합의 파기후 이스라엘·이란 국지전…백악관 “이르면 내주 이란 추가 제재안”

    美 핵합의 파기후 이스라엘·이란 국지전…백악관 “이르면 내주 이란 추가 제재안”

    여객기 공급 등 8월 다시 제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자마자, 이란과 이스라엘이 세 차례 국지전을 벌였다. 양측의 강대강 격돌이 이어지면서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하면서 국지전에 불을 댕겼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 파기를 발표한 직후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둔 중인 군사기지를 미사일 공격했다. 시리아군은 이스라엘 미사일 2기를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공격으로 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시리아 골란고원에 로켓 20여발을 발사해 보복했다. 이스라엘군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스라엘군의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쿠스 중령은 “이번 공격으로 우리 측 사상자는 없었다”면서 “이번 공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재차 보복에 나섰다. AFP통신은 다마스쿠스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났으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콘리쿠스 대변인은 “시리아 내 목표물 수십 곳을 공격했다”며 “목표물은 이란군의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들과 정보·물류·저장 거점 등”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을 노린 시리아 방공 시스템도 목표물이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군이 이스라엘의 추가 미사일 공격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보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공습은 1974년 시리아와의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수행한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는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우리는 이란의 악의적인 행동에 맞서 이스라엘 편에 서며,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란의 공격이 사실이라면) 이란 핵협정을 끝내기로 한 우리의 결정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의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의 영토다. 중동 일대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정부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추가 제재안이 이르면 다음주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대규모 제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모든 제재는 협상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는 복원된다.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설명에 따르면 제재 복원 시점은 적용 시기에 따라 90일과 180일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여객기 공급 등 90일 유예 기간이 설정된 제재는 오는 8월 6일부터 원상 복구하고, 석유 부문을 비롯한 나머지 부문에 대한 제재는 180일 뒤인 11월 4일 재개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친서방파 로하니 리더십 큰 상처 “유럽,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 유지” 이란 하메네이, 수정안도 거부 의사 英·佛 “핵합의 수호에 전념할 것” 러, 시리아·리비아 등 영향력 확대 中, CNCP 가스전 개발 반사이익이란의 핵무장부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균열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로 국제 정세에 격랑이 일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핵합의 파기가 이스라엘,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위협을 높이고 중동에서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란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어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이슬람 종파 간 분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합의 성사에 따른 경제 개방을 최대 업적으로 삼았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로하니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이란의 친(親)서방·개방·개혁 세력의 약화도 불가피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집권한 뒤 핵합의 및 개방 정책으로 전임 보수 정권에서 심각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 “핵합의에 참석한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이 핵합의 유지와 이행을 절대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진정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은 그간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어떠한 핵합의 수정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의 군부 및 종교계 등 강경·보수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5년 당시 핵합의에 깊이 관여했던 알리 코람 전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계략에 넘어가 국제 협정을 어겼다”며 “이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강경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강경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축출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사악한 미국인들이 핵합의에서 발을 뺀 것을 환영한다. 애초에 믿을 수 없는 합의였고 미국의 파기 전에도 유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란 의회의 보수 정파 의원들도 핵합의 파기 소식이 알려지자 단상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에 항의했다. 이란 강경파는 우라늄 농축을 곧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볼파즐 하산 베이지 의원은 “이란은 무능력했다. 이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핵 활동에 나서겠다. 미국과 동맹국에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는 수일 내에 핵활동에 착수하겠다는 이란 강경파의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핵합의를 파기한대도 당장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핵합의를 지지하는 유럽과의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엇박자는 비단 이번 이란 핵합의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유보 등 유럽과 함께 추진한 다자 협정들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며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 TV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합의에 남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떠한 제약도 없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핵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미소를 띠는 건 러시아다. 러시아는 자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였던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큰 노력 없이 얻어 냈다. 시리아와 리비아 등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핵합의 파기를 이용해 ‘미국은 언제든 국제 합의를 깰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국가이며 시리아, 리비아가 의지할 만한 국가는 러시아뿐’이라는 식의 선전전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에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CP)는 이란 사우스파르스 해상 가스전 개발에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토탈, 지멘스 등 유럽 기업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려해 사업에서 손을 떼면 경쟁자가 사라져 CNCP에 유리해진다.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재앙적인 이란 핵합의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버락 오바마’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결정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국, 이란산 원유수입 제재 예외국 인정 추진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및 경제 제재 복원과 관련해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외국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우리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또는 제삼자 제재) 대상이 돼 국제 금융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대책반 첫 회의를 열어 미 재무부와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제재 때도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했다.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억 4787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2%를 차지했다.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원유 수입과 이에 따른 원화 결제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재 이란과의 교역대금 결제를 위해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를 운영하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상승도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적게는 배럴당 75~80달러, 많게는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란 핵협정 탈퇴 공식 선언한 미국…북핵 압박 지렛대되나

    이란 핵협정 탈퇴 공식 선언한 미국…북핵 압박 지렛대되나

    미국이 이란핵협정(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2015년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고, 중동 정세 격화와 국제 사회의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또 이번 합의 파기가 북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고 재앙적이며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에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핵협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에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파기를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핵협정 탈퇴 선언에 따라 미국은 그 동안 중단했던 이란 제재를 90일과 180일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원유 부문과 중앙은행 거래도 제재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이란으로의 항공기 수출, 이란 금속 거래, 미국 달러를 획득하려는 이란의 어떠한 노력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동맹국의 정상들이 그 동안 이란핵협정을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개정하는 절충안 마련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란은 일단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핵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직후 이란 TV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협정에 납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을 북한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점도 공식으로 밝혔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의 조치는 미국이 더는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중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나는 약속하면 지킨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방카 부부, 트럼프 대신 이스라엘 美대사관 이전식 참석

    미국 백악관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미국 대사관의 이전식에 참석할 대통령 대표단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신 대표단을 보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이끌 이번 대표단에는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대사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큰딸인 이방카 트럼프 고문,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국제협상 특사가 지정됐다. 이 중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 선임고문과 므누신 장관은 유대인 혈통이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주무부처 장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대표단 명단에서 빠졌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막판 조율과 실무 준비 등으로 미국을 비울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댕겼다. 이 같은 발표에 당시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까지 ‘팔레스타인을 자극해 평화협상 타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현재 대부분 나라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그러나 유엔은 예루살렘이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라는 점을 고려해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레바논 총선 헤즈볼라 승리… 이란 웃었다

    레바논 총선 헤즈볼라 승리… 이란 웃었다

    중동을 장악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이 레바논까지 손에 넣었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그 동맹 세력이 9년 만에 열린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면서 승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 패권을 둘러싼 이란과 이란의 적성국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의 갈등이 한층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로이터에 따르면 헤즈볼라와 동맹 정파는 전체 128석 가운데 67석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헤즈볼라가 얻은 의석은 2009년 13석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동맹의 수가 늘어나면서 의석수가 5배 이상 늘어났다. 레바논에서 이란의 입김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헤즈볼라는 또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해 온 레바논 이슬람 수니파 정당에 대항해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저지할 수 있는 의석수도 확보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TV 연설에서 “정치적·도덕적 승리”라고 승리를 선언하고 “이번 선거로 이스라엘에 저항할 수 있는 방어막을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즈볼라가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국을 경악하게 했다”면서 “이란이 레바논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동시에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또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헤즈볼라를 비롯해 강경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이 집권하면서 레바논의 대외 정책이 크게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람 수니파로 친(親)사우디 성향인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미래운동’은 참패했다. 미래운동의 의석수는 종전 33석에서 21석으로 쪼그라들었다. 레바논에서 사우디의 영향력은 크게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리리 총리는 “좀더 나은 결과를 바랐다”면서도 “안정을 확보하고 레바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랜 시간 누적된 부패에 시민들이 실망했고, 이란과 헤즈볼라가 지원한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승리해 헤즈볼라가 약진했다”고 분석했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과 헤즈볼라는 같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하리리 총리가 총리직을 지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교적 구성이 복잡한 레바논은 마론파 기독교인이 대통령, 수니파 무슬림이 총리, 시아파 무슬림이 국회의장을 맡는다. 그러나 알자지라는 현지 전문가를 인용해 “차기 총리를 맡을 수니파 무슬림이 2명 정도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앤드류 타블러는 “하리리 총리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길들이고 제지하는 그의 능력 또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는 레바논과 헤즈볼라를 동일시할 것이다. 향후 레바논 영토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향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직접 타격할 위험성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9년 전 54%에 비해 49.2%로 낮았다. 하리리 총리는 “개정된 선거법이 너무 복잡해 국민이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저조한 투표율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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