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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에 軍도 촉각…설에 외부인 접촉 많아 주의

    우한 폐렴에 軍도 촉각…설에 외부인 접촉 많아 주의

    한국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군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장병들이 면회객 등 외부인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감염병 예방 조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21일 국방부 청사에서 보건정책과장 주관으로 우한 폐렴과 관련한 ‘위기평가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상황을 점검했다. 국방부는 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 및 국군의무사령부와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전군에 ‘군 발열환자 관리지침’을 하달했다. 군은 현재 최초 국내 확진환자 확인일자인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잠복기간(최대 14일) 내 중국을 방문한 모든 장병을 대상으로 발열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군 당국은 현재까지 국내 우한 바이러스 확진자가 1명에 불과해 심각히 받아들일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바로 격리조치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인원이 밀집한 부대의 경우 전염병에 취약하고, 또 부대 훈련 간 이동이 잦아 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병이 발생하면 부대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군은 아직 부대운영에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우한 폐렴까지 발생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하달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한 부대훈련 지침’에 따르면 군 당국은 ASF 보호지역 내 위치한 부대에 대해 야외 훈련을 중지하고 주둔지 훈련으로 전환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발생했을 때도 군 내 다수의 감염자와 의심자가 발생해 수백 명의 장병을 격리조치하는 등 부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씨줄날줄] 드론 전력화/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드론 전력화/박홍환 논설위원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1시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내 도로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차량 한 대가 완파된 채 불길에 휩싸였다. 미국 특수전사령부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려고 그의 행적을 추적해 온 미 정보당국은 이날 새벽 그가 수송기편으로 시리아에서 출발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내린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최고위급 영접을 받은 그의 신원이 확실해지자 바그다드 상공에서 대기 중이던 공격용 드론(무인기) MQ9 리퍼를 이용해 공대지미사일 헬파이어를 퍼부었다. 드론 작전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경우에도 조종사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 가능성이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이 2004년 이후 이라크와 파키스탄 등에서 실시한 330여회의 드론 작전으로 2200여명을 살상했는데 이 중 민간인 피해자가 400여명에 이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과거와는 사뭇 차별화되는 정확성을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MQ9 리퍼의 가공할 성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부터 공격용 드론을 본격적으로 작전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하늘의 암살자’ 등의 별칭으로 불리는 MQ9 리퍼는 2007년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 처음 배치됐다. 이미 작전수행 중이던 MQ1 프레데터나 MQ1C 그레이이글보다 성능이 대폭 고도화됐다. 최고고도 1만 5000㎞에 항속거리도 6000㎞에 이른다. 헬파이어 미사일과 레이저 유도무기는 물론 합동직격탄까지 적재할 수 있다. 무장 상태에서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대기하다가 언제든 표적타격이 가능하다. 미 본토 네바다주의 공군기지에서 드론 조종사들이 수천㎞ 떨어진 중동 현지의 상황을 모니터로 지켜보면서 작전을 수행한다. 본시리즈 등 영화를 통해 익히 본 풍경이다. 드론 작전은 야간에 은밀하게 진행되는 탓에 당하는 쪽은 속수무책이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미군의 드론 작전이 그제 계룡대에서 또다시 화제가 됐다.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미국의 드론 작전이 있었다”며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을 환기시키며 우리 군의 드론 전력화 수준 등을 물었다. 당일 우리 군은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 그렇잖아도 이란은 미 동맹국의 참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한국 군 최고통수권자가 미군의 드론 작전을 언급한 것이 이란으로선 매우 불쾌할 수 있다. 북한 역시 ‘참수작전’에는 극도로 민감해하는 것 아닌가. stinger@seoul.co.kr
  •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브렉시트·나토 무력화에 흩어지는 유럽… 더 복잡해진 ‘생존셈법’

    31일 英 공식탈퇴… EU, 27개국 체제로 존슨 총리 ‘대영제국’ 회귀를 꿈꾸지만 스코틀랜드 분리 등 연방 갈등 큰 숙제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 ‘뇌사’ 나토 무용론, 트럼프가 불 댕겨 중동 문제 개입 두고 또다시 갈등 확산 잇단 동맹체 균열로 유럽국 혼돈의 길 인류 최초로 전쟁을 통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국가가 통합하는 역사를 보여 준 유럽연합(EU)이 결국 분열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바로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유럽공동체(EC)의 새로운 이름으로 1994년 1월 출범한 EU는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가 시작되면 영국이 빠진 27개국의 연합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유럽의 현안은 브렉시트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행보와 맞물려 창설 70년 만에 무용론에 휩싸였다. 특히 ‘70살 생일잔치’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12월 초 정상회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군사동맹 체제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회원국 간 갈등과 이기주의로 점철되며 미래를 암울하게 했다. 브렉시트가 경제동맹체로서 유럽의 한계를 드러냈다면, 나토 문제는 안보동맹체로서 유럽의 위기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EU와 영국 ‘합의 이혼’… 세부 협상 1년 걸릴 듯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을 국내 법률로 대체하는 브렉시트 법안이 지난 9일(현지시간) 하원과 20일 상원을 통과하며 영국과 EU는 ‘합의 이혼’을 눈앞에 두게 됐다. 상원 표결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돼 하원에서 다시 표결을 시도해야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영국은 31일 당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대국민연설이 예정돼 있는 등 대영제국 시대로 되돌아갈 꿈에 한층 들떠 있는 모습이다. 2월부터 시작하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영국과 EU는 무역협정 체결 등 양측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존슨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 협상을 끝내기를 원하지만, EU는 현실적으로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이먼 코브니 아일랜드 부총리는 B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EU는 존슨 총리가 설정한 ‘시간표’가 지나치게 야심 차다고 경고해 왔다”면서 “협상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U로부터 홀로서기에 나선 영국이지만, 이제는 스코틀랜드 등 영연방들의 ‘각자도생’ 문제를 풀어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조기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의 과반 확보를 이끌며 승리를 거뒀지만, 그와 같은 결과가 영국 모든 지역에 걸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코틀랜드 지역의 59석 가운데 48석을 휩쓸었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독립을 위한 새로운 주민투표를 추진할 태세다. EU 전문 매체 EU옵서버는 “12월 조기총선은 스코틀랜드와 영국이 정치적으로 확연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 줬다”면서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EU에 남고 싶어 하는 스코틀랜드의 친(親)유럽적인 정치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4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요구를 공식 거부하며 이 같은 움직임을 일단 차단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였던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영국은 앞서 자국령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 관세 체제 적용을 받지만, 실질적으론 EU 관세규칙과 절차를 따르도록 EU와 협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가디언은 올해 말까지 북아일랜드 관련 특별 협정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담긴 영국 싱크탱크 정부연구소(IFG)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IFG는 이 보고서에서 북아일랜드 관련 탈퇴 협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영국과 EU 간 사법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는 나머지 EU 회원국들에도 위기감을 주고 있다. 영국이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관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는 세계적인 국제정세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은 최신 저서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에서 EU의 다음 문제를 독일과 다른 EU 국가 간 갈등이라고 예측했다. EU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을 겪으면서 독일과 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인 남유럽국가 간 마찰을 경험했다. 프리드먼은 EU가 앞으로 독일과 나머지 유럽 국가들 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실과 마주할 것이라며 “점점 통합을 유지하기 힘든 지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6일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인 스콧 아인슬리는 “EU를 탈퇴하겠다는 또 다른 회원국이 나오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70년 美·유럽 군사동맹도 붕괴되나 2008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무력 병합 당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던 나토의 모습을 보면 ‘뇌사 상태’라는 자조 섞인 비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터키의 시리아 공격이 나토와의 사전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나토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일갈했는데, 이미 12년 전부터 나토는 러시아 경계지역 문제 등에 제대로 개입하지 못했다. ●잔칫상 재 뿌린 트럼프… 유럽은 ‘동상이몽’ 오래전부터 잠복해 있던 나토 회원국 간 문제는 지난해 70주년 정상회의를 통해 수면 위로 터져 나왔다. 정상회의 시작 전부터 마크롱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았고, 정상회의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2% 이상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킨 회원국들과 따로 오찬을 하는 독자 행보를 이어 갔다. 나토는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새로운 결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잇따른 서진(西進) 행보 등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나토가 새로운 공동의 적을 만든다고 달라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올해 나토 내 갈등을 다시 표출시킨 또 다른 이슈는 바로 중동 문제다. 이란과의 갈등이 커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중동에서 더 많은 비용과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토는 추가 파병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 이후 회견에서 “나토가 중동 지역의 안정과 국제 테러리즘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테러리즘에 대한 최선의 방법은 동맹군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병력을 훈련시켜 스스로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나토에 중동에서의 부담 규모를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이미 사분오열한 나토 유럽국가들이 이 같은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할지는 미지수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 클라우디아 마요르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방위동맹체로서 나토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의 도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동맹국들 간에도 현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할지, 심지어 나토가 (이 같은 분쟁지역에)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美 “한국 독자 파병 환영하고 고맙다” 이란 “페르시아만 명칭도 잘 모르나”

    이란, 직접 반발은 자제하며 수위조절 韓국방부 아라비아 명칭 사용에 불쾌감미국 정부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파병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직접적인 반발은 자제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지원함으로써 중동에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돕는 동맹 한국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파병을 결정했지만 존중하고 환영한다는 의미다. 국무부 관계자도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고맙게 여긴다”고 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2일 박한기 합참의장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결정에 사의를 표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반면 세예드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1일 트위터에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글로 ‘페르시아만’이라고 표기된 중동 지역 지도를 게재했다. 무사비 대변인의 발언은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 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고 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는 국제적으로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리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은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란은 ‘우려’의 뜻을 표명하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KBS 라디오에서 “반발 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독자 파병으로 이란에도 명분을 주고 우리도 명분을 갖고, 설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中, 40일 만에 뒷북 전면전… 흑사병·콜레라 수준 1급 대응

    中, 40일 만에 뒷북 전면전… 흑사병·콜레라 수준 1급 대응

    잠복기 최대 10~12일… 열·마른기침 동반 완치 20대 “어지럽고 팔다리 힘 없었다”중국 정부가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12일 감염자가 처음 보고된 뒤 약 40일 만이다. 수억명이 이동하는 춘제(음력 설)를 코앞에 두고 ‘우한 폐렴’ 환자가 400명을 넘어서며 대유행 조짐을 보이자 극약 처방을 내렸다. 22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우한 폐렴 확산을 막고자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한 뒤 다음날 남부 윈난성을 시찰했다. 이곳은 20일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시 주석은 성도인 쿤밍에서 춘제 인사를 통해 “새로운 한 해 모든 것이 순조롭게 번영 발전하고 태평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국가주석이 예년과 다름없이 설 인사를 건네 주민들에게 안도감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신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전면에 나서 국무원 부처들을 이끌며 우한 폐렴 전파 상황을 챙기고 있다. 전날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을 사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함께 ‘을류’(2급)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대응책은 흑사병이나 콜레라에 준하는 ‘갑류’(1급) 수준으로 높였다. 을류 전염병을 갑류에 준해 대응하는 방식은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중국 정부가 채택한 처방이다. 저우즈쥔 베이징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은 흑사병이나 콜레라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갑류 대응을 통해 우한 폐렴 확산을 최대한 저지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환구망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대응하면 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격리 치료를 요구할 수 있고 공공장소 검문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서는 발병 확산을 막고자 시민들의 해외 출입국이 금지됐다. 춘제 문화 활동이나 행사도 대부분 금지됐다. 이날 리빈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우한 폐렴이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더욱 퍼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팀 소속 가오잔청은 21일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의 잠복기가 짧으면 2~3일, 길면 10~12일 정도”라며 “열과 마른기침이 동반된다”고 소개했다. 이 병에 걸렸다가 건강을 회복한 20대 시민도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쑤셔서 감기인 줄 알았다”면서 “열은 보통 39도 정도였고 높을 때는 40~41도였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 ‘우한 폐렴’ 확진 500명 육박…전문가 “실제 상황 훨씬 심각”

    中 ‘우한 폐렴’ 확진 500명 육박…전문가 “실제 상황 훨씬 심각”

    中 ‘우한 폐렴’ 확진자 473명 이르러“상황 축소 보고한 전력…더 많을 것”“중국 내 감염자 1459명” 관측도중국 정부가 발표한 ‘우한 폐렴’ 확진자가 22일 500명에 육박했다. 중국 정부가 밤 사이 100여명이 넘는 추가 확진자를 갑자기 발표해 2003년 ‘사스 사태’처럼 환자 정보를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실제 상황이 훨씬 심각하며 ‘대유행’ 조짐까지 보인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인민일보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기준 47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9명이다. 지난 21일 하루 동안에만 149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확진 환자는 발병지인 우한이 있는 후베이가 375명으로 압도적이고 광둥 26명, 베이징 10명, 저장 10명, 상하이 9명, 충칭 6명, 쓰촨 5명, 허난 5명 등이다. 환자가 5명 이상인 성과 직할시가 8곳이다. 푸젠, 안후이, 랴오닝, 구이저우, 하이난, 산시, 광시, 닝샤와 특별행정구인 마카오 등 9개 지역에서는 이날 처음으로 환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있는 지역은 20곳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우한 폐렴’을 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해당하는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대응책은 흑사병이나 콜레라와 같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환구망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대응하면 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격리 치료와 보고를 요구할 수 있고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공안이 강제할 수 있고 공공장소에서 검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저우즈쥔 베이징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갑류 수준의 대응은 중국 본토에서는 가장 강력한 조치”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지만 인체에 대한 위험성은 흑사병이나 콜레라보다는 훨씬 덜 심각하다”고 밝혔다. ●사스 때도 5개월 숨겨…정보 은폐 의혹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실제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스 대응에 참여했던 싱가포르의 전염병 전문가 피오트르 클레비키는 “공식 발표된 수치를 믿기 힘들다”며 “중국은 실제보다 상황을 축소해 보고한 전력이 있으며, 실제 상황은 (공식 발표와) 완전히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사스 사태’ 때도 정보를 숨기다 물의를 일으켰다. 사스는 2002년 11월 16일 광둥성 포산 지역에서 처음 발병했지만, 감염 사실이 처음 보도된 것은 발병 45일 후인 2003년 1월 말에 이르러서였다. 그것도 ‘이상한 괴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광둥성 언론의 1단짜리 기사가 전부였다. 이후 언론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홍콩 언론이 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 ‘괴질’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지만, 이때는 이미 중국과 홍콩에서 수백 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한 뒤였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중국은 역학조사를 나온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에게 환자를 숨기는 등 사실 은폐에 급급했다. 발병 5개월 만인 4월 10일에야 사스 발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당시에도 27명의 환자가 있다고 밝혔을 뿐이었다. 사스는 모두 774명의 사망자를 냈다.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는 우한 폐렴이 지난 17일까지 이미 중국 내 20여개 도시로 확산했으며, 우한 내 감염자 1343명과 다른 도시 감염자 116명을 포함해 중국 내 감염자가 이미 1459명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홍콩 전염병 권위자인 홍콩대 위안궈융 교수는 우한 폐렴이 사스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위안 교수는 “우한 폐렴은 이미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에 전염되는 전염병 확산 3단계에 진입했으며, 사스 때처럼 지역사회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는 4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지역사회 대규모 발병 단계 근접” 전염병 확산 1단계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 2단계는 인간 사이의 전염을 가리키는데 우한 폐렴은 이를 넘어 3단계, 4단계로 진행하고 있다는 경고다. 위안 교수는 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가진 채 대규모 인파와 접촉하는 ‘슈퍼 전파자’가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스 대유행 당시 슈퍼 전파자는 ‘독왕’으로 불렸는데, 1명이 100명이 넘는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 대유행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 지역 대변인을 지낸 피터 코딩리는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해 초기부터 거짓말을 했다”며 “사스 때 보였던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 지금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위챗 계정 ‘창안젠’은 “사스의 뼈아픈 교훈을 잊지 말고 현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해야 한다”며 “이를 어기고 이기적인 목적에서 보고를 은폐하거나 지연하는 당원은 수치스러운 고통을 영원히 맛보게 될 것”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한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가오푸 센터장은 이날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매우 높은 유사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 상하이파스퇴르연구소와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자들은 전날 학술지 ‘중국과학: 생명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이 사향고양이를 통해 다시 사람에게 전파됐다. 가오푸 주임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초기 환자가 집중발생한 우한 화난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을 먹거나 접촉하지 말라는 주의보를 내렸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이 시장은 겉으로는 수산물을 팔지만, 시장 내 깊숙한 곳에서는 뱀, 토끼, 꿩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륜 들통 베이조스 핸드폰 해킹, 사우디 왕세자의 동영상이 ‘미끼’”

    “불륜 들통 베이조스 핸드폰 해킹, 사우디 왕세자의 동영상이 ‘미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휴대전화를 누군가 해킹해 그의 은밀한 사생활을 만천하에 공개해 사상 최고의 위자료가 오가는 이혼으로 일단락된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소유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왓츠앱’ 메시지에 악성 파일이 포함돼 있었고, 이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디지털 감식 결과가 나왔다. FTI 컨설팅은 빈 살만 왕세자와 연관된 왓츠앱 계정에서 동영상 파일이 발송된 직후 베이조스의 기기에서 데이터가 새어 나갔을 가능성에 대해 “중간 이상의 높은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메시지는 2018년 5월 1일 암호화된 형태로 발송됐다.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파일이 설치되고 몇 시간 만에 다량의 정보가 빠져나갔다는 설명이다. 베이조스의 사생활이 폭로된 배후에 사우디 정부의 휴대전화 해킹이 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빈 살만 왕세자의 휴대전화가 매개로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베이조스의 명을 받고 해킹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아마존의 보안 책임자 개빈 드 베커는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접근해 개인 정보를 빼냈다는 결론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범행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펄쩍 뛰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베이조스의 전화 해킹 배후에 사우디가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는 터무니없다”며 “모든 사실을 터놓고 볼 수 있도록 이런 주장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조스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2018년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베이조스가 사주인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글을 기고하고, WP의 사우디 관련 보도 논조 때문에 베이조스를 타깃으로 삼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한 중동전문가 앤드루 밀러는 “빈 살만 왕세자는 아마 사우디에 대한 WP의 논조를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확보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경계나 한도 없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조사해온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초법적 사형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22일 성명을 통해 “우리가 확보한 정보들도 사우디 왕세자가 ‘베이조스 감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즉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베이조스의 불륜 의혹을 특종 보도한 미국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어떻게 이렇게 민감한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는지에 대한 의혹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베이조스와 로런 산체스 전 폭스뉴스 앵커의 불륜을 보도한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회사인 AMI는 산체스의 오빠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드 베커는 지난해 3월 데일리 비스트에 빈 살만 왕세자와 AMI의 데이비드 페커 회장이 관련 기사가 보도되기 몇달 전부터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국영 TV 앵커 “13년 동안 거짓말만 해와 사과 드립니다”

    이란 국영 TV 앵커 “13년 동안 거짓말만 해와 사과 드립니다”

    “13년 동안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해온 데 대해 사과 드립니다.” 이란 국영 TV의 ‘굿모닝 이란’을 진행하는 여자 앵커 겔라레흐 자바리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한 메시지라고 미국 보수 잡지 내셔널 리뷰가 21일 전했다. 그녀가 글을 올린 시점은 176명이 희생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이란 혁명수비대 방공대대가 실수로 격추한 사실을 인정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이처럼 이란 TV 진행자와 유명인들이 잇따라 소셜미디어에 이란 정권에 대한 환멸을 털어놓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바리는 “우리 국민들이 살해됐다는 사실을 믿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날 용서해달라”고 주문했다. 미국 NBC 뉴스는 이 메시지가 곧바로 삭제된 사실까지 파악했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 방송(IRIB)에서 일하는 동료 앵커 두 명도 앵커 일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자흐라 하타미와 사바 라드인데 각각 별도의 성명을 통해 “오늘까지 날 앵커로 받아들여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결코 TV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용서해달라“, ”일하는 동안 죽 격려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21년을 일한 뒤 이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됐다. 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이자 2016년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 영화 ‘세일즈맨’ 스타였던 타라네흐 알리두스티도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580만명에 이르는데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포로, 수백만명의 포로 일뿐”이라고 개탄했다. 이 글 역시 삭제됐다.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의 중동 정치학과 부교수인 아프신 샤히는 “이슬람 공화국은 40년 역사에 최악의 정통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압력은 모든 방면에서 고조되고 있다. 국가와 사회의 괴리는 극심한 정도로 벌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이후 며칠째 미사일을 잘못 발사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다가 결국 인정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 유학 중이거나 연수 중인 이란 국민 75명을 비롯해 상당수의 복수 국적 소지자가 탑승해 화를 당했다. 미사일을 잘못 발사하기 몇 시간 전 이란은 15개의 탄도 미사일을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에 발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군의 드론 공격에 살해된 데 대한 보복을 감행했다. 이란 국방부는 미군 병사들을 결코 타킷으로 삼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역시 한 명도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한 미국 국방부는 나중에 11명의 미군 병사가 뇌진탕 증세를 받아 치료 받았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교도소에서 온 편지 “스파이 제의 거절했다고 간첩죄 씌워”

    이란 교도소에서 온 편지 “스파이 제의 거절했다고 간첩죄 씌워”

    간첩 혐의로 이란 테헤란에서 수감된 영국계 호주 여성이 몰래 편지를 교도소 밖으로 내보내 자신이 이란 당국의 스파이 제의를 거절해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인공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다니기도 했고 호주 멜버른 대학을 졸업한 중동 문제 전문가이자 강사로 지난 2018년 9월 간첩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된 카일리 무어길버트.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호주 여권을 지닌 채 이란 곳곳을 여행 다녔고 한 회의에 참석한 뒤 떠나려던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녀가 몰래 감옥 밖으로 내보낸 편지들이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 타임스에 게재됐는데 그녀는 결코 간첩 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정신건강이 잘못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으며 면회도, 전화 통화도 안되며 “극도로 (활동을) 제한하는 간수”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자신에게 간첩 혐의를 제안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보 요원들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써 이란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해달라는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난 결코 스파이가 아니다. 스파이였던 적도 없다. 난 어느 나라의 스파이 조직을 위해서도 일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적었다. 다른 편지들에서는 “건강이 상당히 나빠졌다”며 두 차례나 바기아탈라흐 병원에 실려갔고 교도소 안 보건소에도 여섯 차례나 들렀다고 했다. “심각한 심리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무어길버트는 “가족과 어떤 통화도 못하게 금지 당하면서”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난 무고한 여인이다.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로 수감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비밀 재판 끝에 유죄를 선고받고 에빈 교도소 안에 IRGC가 따로 직접 관할하는 구역에 수감됐으며 작은 감방이나 독방에서도 몇달 동안 지냈다고 했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무어길버트 박사의 석방을 위해 압력을 가했으나 이란 당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10월에도 영국계 호주 여성 졸리 킹과 그녀의 호주인 남자친구 마크 퍼르킨을 허가를 받지 않고 드론을 띄웠다는 이유로 테헤란에 불법 구금했다가 석방한 일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호주 교도소에 제재 위반 혐의로 수감된 이란 대학생 레자 데흐바시 키비를 이란에 돌려보낸 조건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이란인으로 자선단체 활동가인 나자닌 자가리래트클리프는 스파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3년 이상 수감돼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호르무즈 독자 파병,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기는 계기 돼야

    정부는 어제 호르무즈해협에 ‘독자 파병’을 결정하고 이란에 정식으로 이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의 파병 요청을 일부 수용하면서, 독자 파병이라는 헝태를 취해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인다. 이미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오만만과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해 우리 군의 지휘하에 한국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파병안을 검토했으니 장고 끝에 결정한 사안이다. 당시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상선과 유조선이 잇따라 피습당한 데 이어 6월에는 이란이 오만해에서 미군 무인기를 격추시켰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를 위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만들어 국제사회에 참여를 요청해 왔다. 일본이 독자 파병을 결정했으니 한국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연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드론 폭격에 사망해 해당 지역의 긴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없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피했어도 전 세계의 미국인과 미국 시설은 지금 언제라도 공격당할지 모르는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파병 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간과하기 어려운 국익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동 지역은 현재 2만 50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이 각종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난다. 우리 선박 170여척이 연간 900여회에 통항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파병은 우리 국민과 기업, 상선 보호라는 명분과 실질을 충족시켜야 한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는 중·저강도의 긴장이 장기간 형성될 수 있는 만큼 관련국들과의 소통과 관계 형성에도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선택이 돼야 한다. 정부는 이번 파병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며 한미동맹에 기여하는 조치임을 미국에 분명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한미 양국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대화가 소강상태인 만큼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마땅치 않다는 기색이다. 방위비 분담 협상도 지난 14~15일 열린 6차 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전향적인 반응을 얻어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파병 결정으로 얻게 될 외교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길 바란다.
  • “현대상선 재도약, 3분기 흑자전환 목표”

    “현대상선 재도약, 3분기 흑자전환 목표”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올해 합류하는 현대상선이 2만 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 등을 발판으로 올 3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착실히 다졌다”면서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조심스레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올해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오는 4월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2M’(머스크·MSC)과 전략적 협력을 할 때와는 달리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면서 주도적인 시장 상황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 사장은 “(디 얼라이언스 합류로) 당사가 강점이 있는 미주항로는 기존 11개 노선에서 16개 노선으로 대폭 확대되며 구주항로는 기존과 같은 8개 노선에서 협력한다”면서 “중동 등 디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2만 4000TEU급 선박 12척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고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선박들을 4월부터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알라(하느님)의 말씀인 쿠란에는 ‘누구에게도 종교(이슬람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무리 교리가 좋아도 억지로 신앙을 믿게 하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무력으로 종교를 이식하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무슬림이 아닙니다. 그들은 알라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지난 17일. 인천의 명물인 구월동 도매시장 거리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인천평화성원’에서 조촐하게 무슬림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은 금요일로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의 합동 예배일이다. 한국에서는 금요일이 평일이다 보니 무슬림이 예배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성원에 온 신자는 모두 5명. 머리에 ‘이마마’로 불리는 모자를 쓰고 설교대에 앉아 아랍어로 능숙하게 예배를 이끄는 이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박동신(34) 이맘. 한국인이다. 이맘은 무슬림 종교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기독교의 신부나 목사에 해당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인 이란이 미국과 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닫는 갈등을 빚고 있던 터라 그의 설교가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성원을 열었다. 무슬림이라고 하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모습을 떠올리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슬람 신자로 살겠다고 마음먹었는지 궁금했다. 그에게서 직접 ‘무슬림으로 사는 법’을 들어 봤다.●“목사 꿈 접고 이슬람에서 해답 찾아” 기원전 17세기 인류 문명의 중심이던 메소포타미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생몰연대 미상)에게 자신을 유일신으로 칭하는 ‘야훼’가 나타났다. 유일신은 “고향을 떠나 미지의 땅에서 새 민족을 세우라”고 명했다. 아브라함은 그의 말에 순종해 팔레스타인 가나안 지역에 정착했다.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신앙을 학계에서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라고 부른다. 유대교와 기독교(가톨릭·개신교), 이슬람교가 대표적이다. 세 종교는 모두 같은 신을 믿는다. 신자 수는 기독교 24억명, 이슬람교 18억명, 유대교 1500만명 정도로 전 세계 인구(약 77억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 가운데 이슬람교는 선지자 무함마드(570~632)를 신의 마지막 사도로 여기는 종교다. 무슬림은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 모세 등이 본래 이슬람 신자였다고 본다. 박씨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한다. 보통 오전 5시쯤 잠에서 깨 깔개 위에서 절을 하며 “알함두릴라”라고 되뇐다. 아랍어로 ‘찬양한다’는 뜻이다. 다른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하루 다섯 번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한다. 그는 ‘함양 박씨 문원공파’로 부산에서 태어난 토종 한국인이다.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존재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고민이 컸다고 한다. 오랜 방황 끝에 그 해답을 이슬람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안식교를 믿으셨고 어머니도 장로교 신자셨어요. 친척들의 종파도 다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안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성경에는 분명 모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대가 돼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들을 차근차근 살폈습니다. 본래의 하느님을 온전히 드러낸 종교는 이슬람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2009년 12월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이태원)을 통해 입교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중동 유학… 어머니도 개종 무슬림이 되긴 했지만 ‘열정만으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씨는 1년 뒤 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다. 터키(2011~2012)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2012~2015), 요르단(2015~2017), 이집트(2017~2019) 등을 다녔다. 대학과 모스크 등에서 아랍어와 이슬람 교리를 습득했다. 현지에서 돈을 벌며 공부하다 보니 시간도 길어졌고 어려움도 컸단다. 하지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돕는 이가 있다’고 했던가. 마지막 목적지인 이집트에서 만난 한 퇴직군인이 이역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박씨가 안쓰러웠던지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중에는 자신의 딸까지 소개해 줬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인 올라(28)씨다. “이슬람교를 믿게 되면서 제 삶은 180도 변했습니다. 진정한 한 분의 신을 섬기며 쿠란에 기록된 선행을 행하자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진정한 행복도 느끼게 됐어요. 처음에는 가족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죠. 하지만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며 짜증을 내거나 질책하지 말라’는 쿠란의 구절을 지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자 결국 아버지도 제 종교를 인정해 주셨어요. 어머니는 저를 따라 무슬림이 되셨죠.” 지난해 아내와 한국으로 온 박씨는 어머니가 사는 인천에 터를 잡고 가정 예배를 시작했다. 2013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한국이슬람방송’ 등을 보고 무슬림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신자가 많은 날에는 30명 가까운 무슬림이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 예배 공간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자비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빌려 인천평화성원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50~60곳의 이슬람 성원이 있지만 한국인이 세우고 직접 운영하는 성원은 거의 없다. 2009년 이슬람교에 입교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그는 자평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부자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천년 넘은 이슬람교와의 역사 원래 이슬람교는 우리 민족과 가까웠다. 845년 중동의 지리학자 이븐 쿠르다드비가 쓴 ‘왕국과 도로 총람’에는 “상당수 아랍인들이 신라를 동경해 한반도로 이주했다”고 적혀 있다. 고려시대에도 무슬림 수만 명이 벽란도와 개성 일대에 모여 살았는데, 이들은 ‘예궁’이라는 모스크를 짓고 종교 활동도 했다. 고려가요 ‘쌍화점’에도 무슬림이 등장한다. 쌍화란 튀르크계 만두의 일종이다. 고려 여인이 쌍화점(만두 가게)에 음식을 사러 들어갔더니 무슬림 주인이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유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호인 ‘코리아’는 당시 무슬림 상인들이 고려를 부르던 아랍어다. 금속활자와 고려 인삼도 무슬림이 전 세계로 퍼뜨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해 쿠란을 낭송하고 기도를 올리게 해 국가의 안녕을 바랐다는 기록이 나온다.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 등에서 추정하는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명 정도다. 하지만 하루 다섯 번 예배를 보고 평생에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 메카 순례를 경험한 ‘진짜’ 무슬림은 몇 백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신자로 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과거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었을 때 일부 공사는 무슬림만 참가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상 이유로 대거 입교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 와서도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맘은 종교 공동체에서 추대 형식으로 선출되기에 무슬림 수십~수백명당 한 명씩 나오게 돼 있어요. 한국인 무슬림이 3만명이라면 한국인 이맘도 수백명은 돼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한국인 이맘은 저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해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죠.” ●세계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 분위기 현재 세계는 조금씩이나마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틈날 때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믿는 형제들”이라며 무슬림을 언급한다. 영국에서는 일부 성공회 교회가 금요일마다 이슬람 신자들에게 예배 공간을 빌려준다. 다만 한국에서는 신자 수 기준 세계 2위 종교를 위험하다고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그는 전했다. “진정한 이슬람에는 강요가 없습니다. 헌금도 요구하지 않아요. 이슬람 교계에서도 모두가 힘을 합쳐 테러리즘 근절에 앞장서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이슬람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이기에 존중합니다. 다만 이슬람 세계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만큼은 꼭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중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청해부대 작전지역 3.5배 확대… 이란 미사일·잠수함 위협도 부담

    청해부대 작전지역 3.5배 확대… 이란 미사일·잠수함 위협도 부담

    한국 선박 1년에 900여회 지나다녀 국민 신속 대피 상황 땐 수송선 역할 독자 활동으로 정보 습득 다소 떨어져 완전한 전투준비태세 갖춰 이동해야 위급 상황 땐 호위연합체에 협력 요청정부가 21일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연합체(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는 대신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확대한 사실상 독자 파병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작전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덴만 해역에서의 작전과 비교했을 때 위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청해부대의 부담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30진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한 31진 왕건함은 전보다 확대된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게 된다. 기존 임무였던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와 선박 호송 임무를 수행하면서 선박 보호 요청이 있으면 호르무즈해협으로 위치를 옮긴다. 청해부대가 떠안을 가장 큰 부담은 작전지역이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아덴만 해역 일대 1130㎞만 담당했는데, 이제는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총 3966㎞에 이르는 해역을 독자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더욱이 호르무즈해협으로 한국 선박들이 1년에 900여회 통항한다. 독자 작전으로는 3.5배 확대된 해역에서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에 있는 우리 국민을 신속하게 대피시켜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왕건함이 수송선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독자 파병으로 이란과의 갈등을 최소화했지만, 군사적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덴만 해역은 최근 해적의 수가 급감해 특별한 위협이 없다. 2013년부터 해적 행위가 현저히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피랍 0건, 피격 1건, 의심 1건에 그쳤다. 반면 호르무즈해협은 해적의 위협과는 차원이 다르다. 호르무즈해협을 항행할 때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이란의 잠수함 위협도 존재해 잠수함까지 탐지하며 항행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호르무즈해협의 폭이 좁은 것도 공격에 노출될 위험을 크게 한다. 위협을 미리 탐지하는 정보 습득 면에서도 독자 활동이 호위연합체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해군 출신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아덴만 해역은 별다른 위협이 없어 통신체계만 잘 갖추고 있으면 됐지만, 호르무즈해협을 이동할 때는 완전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춰야 해 작전 피로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왕건함은 5인치 함포, SM2 대공미사일, RAM 대공미사일, 함대함 미사일 ‘혜성’, 대잠미사일 ‘홍상어’, 경어뢰 ‘청상어’, 폭뢰 등을 탑재해 대공·대잠 능력을 갖춰 이란의 위협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왕건함은 지난해 12월 출항에 앞서 일부 대잠무기와 대공무기, 음파탐지 센서 등을 보강했다. 이 같은 대비에도 정부는 무리한 작전은 독자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상선을 보호할 능력이 없을 땐 IMSC의 협력을 구할 것”이라며 “청해부대의 능력도 제한이 있으니 능력 범위 내에서 작전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불편한 심기 드러낸 이란…한국과의 관계 냉각될 듯

    불편한 심기 드러낸 이란…한국과의 관계 냉각될 듯

    정부가 21일 이란을 고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사실상 독자 파병을 결정했지만, 이란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당분간 이란과의 관계가 냉각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주말 이란 측에 파병 결정 사실을 전달한 데 대해 이란은 즉각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파병 결정을 공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0일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의 파병 결정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외국 군대가 오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이란이 일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은 한-이란 관계의 관리 필요성은 인정하며 정부의 파병 결정을 당장 갈등 요소로 부각시키려 하지는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한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란 언론도 정부의 파병 결정을 ‘독립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자제하는 모습이다.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한국 해군은 자국 상선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는 이란과 고위급 협의나 인사 교류를 추진하는 등 이란과의 관계 관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과 이란 간 무역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정부는 이란과 의약품 등 인도적 품목 교역은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해부대가 미국 작전에 참여할 경우 이란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은 지난해 2억 82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에 불과하고 지난해 5월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 이란이 경제 보복에 나서도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냉랭한 관계가 장기화되면 다른 중동 국가들과의 교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호르무즈에 독자파병… 美·이란 사이서 ‘균형’

    호르무즈에 독자파병… 美·이란 사이서 ‘균형’

    국방부 “파견 지역 한시적으로 넓힐 것” 이란과 외교갈등 우려 美 연합체엔 불참 美 “환영”… 이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정부가 21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파병을 검토하기 시작한 지 여덟 달 만이다. 다만 이란과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는 참여하지 않고 이미 아덴만 일대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독자 파병’이라는 말 대신 ‘파견지역 확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정부는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 작전지역은 기존 아덴만 해역 일대 1130㎞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총 3966㎞로 확대된다. 지난주 오만 무스카트항에 도착한 31진 왕건함이 30진 강감찬함과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임무를 교대해 확대된 작전지역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왕건함에는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명이 탑승해 작전을 수행한다.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IMSC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독자 파병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주 기항지를 기존 오만의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무스카트항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살랄라항보다는 군수적재에서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청해부대의 대잠 및 대공 능력도 강화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한시적 확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주말쯤 이란에 외교 경로를 통해 독자 파병 결정을 설명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 대변인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는 지난 20일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 통보했으나 미국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한·이란) 양국 관계에 맞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이란이 일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1월 1~20일 반도체 8.7% 증가…수출 0.2% 감소

    올해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줄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4000만 달러) 감소했다. 조업일수(14.5일)는 작년 동기와 같았다. 품목별로는 반도체(8.7%), 석유제품(19.3%)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승용차(-6.8%), 무선통신기기(-6.2%), 선박(-42.1%) 등이 줄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베트남(6.7%), 일본(5.6%), 홍콩(9.9%), 중동(35.0%)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반면 중국(-4.7%), 미국(-4.9%), EU(-4.3%), 싱가포르(-15.8%)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281억 달러)은 작년 동기 대비 3%(8억 3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는 24억 달러 가량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울산시 중동 무역사절단 파견

    울산시는 오는 3월 중동에 무역 사절단을 파견한다.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오는 3월 14일부터 7일 동안 요르단 암만과 터키 이스탄불에 무역 사절단을 파견한다. 대상은 기계·플랜트 관련 중소기업 7곳 안팎이다. 참가 접수는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무역 사절단이 현지에서 상담할 품목은 기계와 장비, 설비, 부품류, 플랜트 설비, 기자재 등이다. 다른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도 현지 무역관의 시장성 조사를 거쳐 참가할 수 있다. 참가 기업은 편도 항공료와 현지 상담장, 단체 차량, 통역 등 상담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지원받는다. 또 사전 시장조사에서 섭외된 유망 바이어와 1대 1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은 울산경제진흥원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울산통상지원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무역 사절단 파견으로 울산시의 기계·플랜트 제품 우수성을 알리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파병 결정…“청해부대 작전지역 확대”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파병 결정…“청해부대 작전지역 확대”

    정부가 21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해군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넓힌 ‘한시적 파견’을 결정했다. 국방부는 이날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오만 무스카트 항에 도착한 31진 왕건함은 임무수행 중인 30진 강감찬함과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임무를 교대해 확대된 작전지역까지 독자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작전지역은 기존 아덴만 해역 일대 1130㎞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3966㎞로 확대된다. 우리 군 지휘 하에 한국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한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의 요청과는 별개로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5월부터 중동 지역에 대한 국민 안전과 선박 보호, 안정적인 원유수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주 기항지를 기존 오만의 살랄라 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무스카트 항으로 변경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꼭 호르무즈 해협 파병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살랄라 항보다는 군수적재가 용이한 측면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안정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30진 강감찬함부터 대잠 및 대공 능력을 일부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과의 외교적인 논의도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란은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파병 결정에 대해 “이해한다”는 수준의 기본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작전지역 확대 방침이 다시 변경될 수 있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한시적 확대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미·이란 증오의 70년, 새 핵협정과 제재 해제 갈림길에 서다

    새해 벽두부터 중동에 전운이 뒤덮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군 최고사령관인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에서 미국 드론의 폭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군 전투기에 기지를 폭격당한 친이란계 민병대 지지 세력이 3일 전 이라크에 있는 미 대사관 점거를 시도한 데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이었다. 이란 종교도시 곰에 있는 잠카런 사원 꼭대기에 붉은 깃발이 올랐다. 순교의 피가 흐를 격렬한 전투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란의 ‘복수’ 의지 표명으로 치솟은 긴장감은 엉뚱하게 무고한 176명이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가 피격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정부 시위로 가득했던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반미 시위가 휩쓸었다가, 여객기 피격으로 다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난장판이 됐다. 양국 간 긴장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도로 국제사회가 체결한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어 이란에 가혹한 경제 제재를 가했고, 최악의 경제 궁핍에 처한 이란은 중동 곳곳에 구축한 시아파 민병대를 통해 미국과 동맹에 군사 압박을 가했다. CNN과 BBC의 보도에 따르면 증오의 역사는 약 70년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국이 1953년 본격적으로 이란 내정에 깊숙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은 수백년간 수니파 이슬람 세력의 침략과 영국 소련의 수탈로 쇠약해져 갔다. 영국은 1900년대 초부터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통해 이란 석유 비축량을 통제해 왔다. 1951년 반외세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민주적 지지를 통해 총리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석유 국유화 조치로 앵글로 이란 석유회사를 국가에 귀속시켰다. 이 조치는 중동 석유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영국과 미국에 큰 타격을 줬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이란에서 움튼 민주주의 싹을 밟았다. 영국은 이란 자금을 차단했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953년 영국 첩보기관과 함께 이란 쿠데타를 부추겼다. 모사데크는 반역 혐의로 체포돼 3년을 복역하고 가택연금 상태로 여생을 보냈다.1909년 제헌 혁명으로 도입된 입헌정치는 쿠데타로 끌어 내려지고, 이란은 샤(페르시아의 왕)가 통치하는 왕정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덕분에 다시 정치 권력을 얻은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는 이란을 친미국가로 만들어 갔다. 현재 서방국가와 이란의 갈등 중심엔 ‘핵’이 있다. 그런데 이란 핵 기술을 처음 지원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과 이란은 1957년 민간 핵 협력에 합의한다. 미국이 이란에 기술과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합의 골자다. 1970년대 미국 지원을 받은 이란은 핵 개발을 시작했고,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의 토대가 됐다. 이란이 언제까지나 친미 노선을 가게 될 거란 미국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을 등에 업은 팔레비 국왕이 반대파와 국민을 탄압했다. 모사데크 계열의 민족주의 노선,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노선, 무자헤딘 등 무장노선이 모두 반 왕정 전선에 뛰어들었다.결국 1979년 1월 팔레비 국왕은 미국 보호를 받으며 이란을 떠났다. 1964년 체포됐다 추방돼 터키, 이라크, 프랑스 등을 떠돌던 호메이니가 2월 귀국했다. 4월 1일 국민투표에 이어 그는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한다. 미국과 이란이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역사의 선을 넘게 되는 사건은 1979년 11월에 일어났다. 이란 학생들은 테헤란 미국 대사관을 습격해 인질 52명을 444일 동안 억류하며, 암 치료를 구실로 미국에 입국한 팔레비 왕을 이란으로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대사관 점거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국교는 단절됐고 이후 공식적으로 결코 복원되지 않았다. 양국 사이 증오는 미국이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원하면서 더 깊어졌다. 이라크에서 집권한 수니파 사담 후세인은 자국민 65%에 해당하는 시아파가 옆 나라 이란의 혁명에 휩쓸릴 것을 두려워해 선제공격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지원했음에도 8년에 걸친 전쟁은 이란 승리로 끝났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한 솔레이마니는 이 전쟁에서 커다란 전공을 세워 국민 영웅이 됐다.미국은 수십년째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 선포한 것이다. 그런데 이란-이라크 전쟁 중이던 1986년 레이건 대통령은 앞에선 이라크를 지원하며 뒤로는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붙잡힌 미국인 석방에 이란이 도움을 줄 거라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란이 실수로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에 세계가 황망함을 금하지 못하고 있지만, 1988년엔 미국이 이란에 똑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선박과 무력을 주고받던 미국 군함 빈센호는 290명이 타고 있던 이란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00 여객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격추시켰다. 미국은 실수라고 했지만 이란은 지금도 고의로 보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1997년 IRGC 내에서 해외 작전을 주도하는 엘리트 쿠드스 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때부터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 시아파 지역에 국가 자산을 투입해 민병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이란 용병 역할을 하는 준군사조직들을 만들어 지원했다. 민병대들은 현재 10만여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중동에서 이란 대리군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비대칭전력(상대가 보유하지 못하거나 상대보다 월등히 많은 전력)이 됐다. 2002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란을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표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공동의 적’인 탈레반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미국을 뒤에서 은밀히 도와주던 이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분노했다. 다음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 2005년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란은 국제사회와 핵 문제로 빈번하게 충돌했다. 수많은 제재로 이란은 경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수십년간 갈등 일로를 걸었던 두 국가 사이에 극적으로 온기가 돌던 때가 있었다. 2013년 취임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인 9월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3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두 정상의 합의를 바탕으로 미국, 이란,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은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이란이 민감한 핵 활동을 자제하고 이를 국제사회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미국 등은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2017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해 5월 JCPOA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고 이란에 다시 전면적 제재를 가했다. 양국 간 긴장의 골은 계속 깊어져 갔다. 특히 지난해 5~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은 외국 유조선 6척을 나포했다. 6월 이란은 호르무즈 상공에서 미국 드론을 격추시켰고 트럼프는 공습 명령을 내렸다 취소하기도 했다. 9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는데 국제사회는 이 역시 이란의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일련의 갈등과 긴장 고조는 자신의 서명으로 새 핵합의를 체결하려는 트럼프와 미국 제재로 경제 위기에 몰린 이란의 적대 행위로 요약된다. 지난 8일 이란의 우크라니아 여객기를 오인 격추한 뒤로, 유럽이 이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탈퇴와 이란의 협의 이행 축소 조치로 흔들리는 핵합의 틀 안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고 합의 보존을 위해 분투하던 유럽이었다. 유럽 JCPOA 서명국들은 지난 14일 합의 유효성을 논의하는 분쟁조정절차 착수를 선언했다. 19일 영국과 프랑스 정상은 핵합의 계속 준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국을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국내 비판에 몰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내릴 결정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미스터 똥구덩이’… 페북 오역에 빛바랜 시진핑 일대일로

    ‘미스터 똥구덩이’… 페북 오역에 빛바랜 시진핑 일대일로

    아웅산 수치와 만나 차우퓨 개발 등 합의 국제사회 비난에도 ‘로힝야족 학살’ 지지 페북, ‘시진핑→Mr. Shithole’ 번역 사과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순방 국가로 이웃 나라 미얀마를 선택해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다. 미얀마 인프라 건설 등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AP·블룸버그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2001년 장쩌민 전 주석 이후 19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방문은 외교관계 수립 7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분이지만 동남아시아에 외교적·경제적 근육을 자랑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AP가 짚었다. 무슬림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오는 23일 유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둔 미얀마 역시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서방은 미얀마를 비난하지만, 중국은 지지를 표명했다.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정보·산업·농업·안보 등 33개 프로젝트에 대해 양해각서와 협약 초안 등의 합의문을 교환했다. 합의는 시 주석이 미얀마의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의 회동 이후 이뤄졌다. 특히 주목을 끄는 협약은 미얀마 벵골만에 있는 차우퓨 경제특구(KSEZ)에 대한 양해와 합의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차우퓨 항은 일대일로의 주요 연결점으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1700㎞를 잇는 경제회랑의 종착지에 있는 항구다. 미얀마와 체결한 석유와 가스 송유관 건설, 도로·철도 인프라 프로젝트는 경제회랑 계획과 관련된 것이다. 차우퓨 항만 개발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전략적 계획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를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는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거치지 않고 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 상당수는 중국의 의도에 의구심을 품고 있어 중국의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페이스북이 미얀마를 방문한 시 주석의 이름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미스터 똥구덩이’(Mr. Shithole)로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러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치 여사의 페이스북은 시 주석의 행보를 소개했는데 미얀마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중국 국가주석 Mr.Shithole이 오후 4시에 도착했다” 등 문제의 표현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영어 오역을 바로잡았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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