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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필립모리스 사장 무파리

    한국필립모리스 사장 무파리

    말보로 담배를 생산하는 한국필립모리스 신임 사장에 루트피 무파리(44) 마케팅담당 상무가 1일 승진,임명됐다.무파리 사장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중동지역 담당 마케팅 상무를 거쳐 2002년부터 한국필립모리스 마케팅 상무로 일했으며 말보로 울트라 라이트 등의 신규 브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 [해외건설 살리자]⑥ 공사종류·지역다변화

    [해외건설 살리자]⑥ 공사종류·지역다변화

    “플랜트는 한국 해외건설의 가능성이면서 한계도 될 수 있습니다.”해외건설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임원의 얘기이다.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지난 80년대 말 이후 천신만고 끝에 플랜트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더불어 중동이라는 해외건설의 실지(失地)를 회복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는 행운도 누리고 있다.그러나 플랜트 하나만으로,또 중동지역 한 곳만으로는 해외건설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플랜트 이외의 분야에 눈을 돌리자 해외건설 분야에서 한국건설업체들이 확보한 플랜트 분야의 경쟁력은 향후 1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 안팎의 평가다.하지만 그 이후에는 중국이나 인도,터키와 산유국 업체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이같은 현상은 60,70년대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했던 토목과 건축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80년대부터 우리 해외건설이 고전했던 것도 이들 후발개도국에 추월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쯤이면 현대건설,대우건설,LG건설 등 몇몇 선발업체의 경우 플랜트에서 기본설계 등의 실력을 쌓아 후발개도국을 따돌릴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단지 가능성일 뿐 확실한 보장은 없다. 이에 따라 중요시 되는 것이 공종 다변화다.플랜트 외에 우리가 폐기하다시피한 건축이나 토목 등지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과거 우리가 시공했던 토목이나 건축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건축 등으로 수주영역을 넓히되 난이도가 높은 초고층이나 병원,호텔 등의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실제로 초고층 건물이나 병원,호텔 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힌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고 있는 아부다비투자청 건물은 지하2층,지상38층 규모로 아부다비에서는 아직까지는 가장 높은 건물이다.1억 7200만달러에 달하는 이 공사의 수주에는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에서 페트로나스타워(당시 세계 최고층·92층)를 시공한 경험이 큰 보탬이 됐다.그 정도의 시공경험이면 아부다비 투자청 건설공사도 제대로 해낼 것이라는 발주처의 판단 때문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오세철 소장은 “해외 건축공사 수주에서 페트로나스 빌딩의 시공경험이 큰 기여를 했다.”면서 “앞으로 해외건설은 플랜트 외에 초고층이나 병원 등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리비아 뱅가지에서 1200병상 규모의 아프리카 최대의 종합병원을 건설중이다.이 뱅가지중앙병원의 공사비는 1억 4000만달러 규모로 대우건설은 이전에 트리폴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병원을 건설했었다. 대우건설 뱅가지중앙병원 건설현장 오창근 부장은 “병원 건설 분야는 나름대로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이런 분야는 단순 건축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 건축물은 플랜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다.그러나 해외건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이런 건축분야나 호텔분야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동남아·중남미로도 눈 돌려야 중동에서는 올해 우리 건설업체들이 39억달러가량의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전망치의 절반(52%)을 웃도는 규모다.업계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중동 과점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문제는 한 곳에서 수주를 집중하다보면 견제를 당하기도 쉽고,또 그 지역의 경기가 침체되면 해외건설이 급격히 줄어드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이에 따라 당연히 제기되는 것이 수주지역 다변화다. 물론 플랜트 분야에서는 러시아 등 대상지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대신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등지도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지역으로 꼽힌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정보기획 실장은 “동남아의 경우 한때 우리가 개발형 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였다가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포기해서는 안 될 시장이다.”면서 “해외건설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 다변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멕시코 등 중남미도 유망지역 가운데 하나다.이들 지역도 석유나 가스 매장량이 풍부해 앞으로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는 SK건설이 카데레이타와 마데로 지역에서 각각 25억달러와 12억달러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지난해 마무리했다.SK건설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남미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를 모색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멕시코에서 일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쿠웨이트와 루마니아에서 석유플랜트 수주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실제로 SK건설은 현재 5억달러 상당의 공사를 진행중이다.루마니아에서도 최근 2개의 프로젝트를 약 1억달러에 수주,공사를 진행중이다.지역다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해외건설업계의 한 원로는 “지역다변화나 공종다변화의 경우 리스크가 크다.”면서 “업체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고유가 장기화 우려…산유국·석유회사 유전개발등 투자 줄어

    급격한 유가상승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구조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원유산업에 대한 투자부족으로 새로운 유전을 찾는 데 소홀하기 때문이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6일 “조속히 원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원유공급 부족에 따른 지속적인 유가상승 위협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치솟는 유가,줄어드는 유전 개발 이라크전과 러시아 석유회사 유코스 사태 등으로 올해 유가는 연초에 비해 약 50%나 급상승했다.앞으로 석유소비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에는 세계 원유소비량이 지금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유 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흡하다.원유산업 투자 규모는 1년에 약 2100억달러(약 240조원) 정도인데 이는 원유를 충분히 개발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15% 정도 부족한 액수라고 IEA는 분석했다.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위해 새로 개발되는 유정(油井)은 전세계적으로 현재 2500개도 채 안돼 가장 활발했던 198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원유산업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것은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나 산유국이나 마찬가지다.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6대 석유회사가 벌어들인 수입은 28% 늘었지만 투자는 8% 밖에 늘지 않았다.프랑스의 거대 석유회사 토털SA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버트 카스태인은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의 산유국들은 공급 과잉을 걱정하면서 원유산업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1970년대 유가 파동 이후 유전개발을 지나치게 많이 한 결과 한 동안 과잉생산에 따른 저유가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에 따르면 1985년에는 실제수요의 18%에 해당하는 하루 1070만 배럴이 과잉 생산됐다. ●“원유 개발에 대한 시각 바뀌어야” 이미 개발이 쉬운 곳은 대부분 개발됐기 때문에 앞으로 새 유전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때문에 새 유전을 개발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높아지고,투자자들은 더욱 인색해지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전략가 리치 번스타인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원유산업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원유가 없으면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또 전문가들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유전개발에 성공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산유국들의 자세도 바뀌고 있다.쿠웨이트 의회는 다음달 해외기업들이 원유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에 대해 표결을 할 예정이다.쿠웨이트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주변 중동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유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도 나오고 있다.클로드 만딜 IEA 사무총장은 25일 유가급등에 대한 심리적 불안 해소,OPEC 회원국들의 설비투자,일부국가의 원유 수요 감소 등으로 유가 급등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자동차 내수 이달에도 ‘꽁꽁’

    내수불황으로 인해 자동차 내수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동차업계들이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또 이라크전 특수 등으로 잘 나가던 중고차수출이 내정 불안 등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수출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GM대우·쌍용차·르노삼성·대우타타모터스 등 국내완성차업계의 이달 1∼20일 내수 판매대수는 3만 7857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 4만 836대보다 6.3%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중형차가 5269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 5858대보다 10.1%,대형차는 3001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 3316대보다 9.5%씩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경차인 GM대우 마티즈와 소형차는 각각 1753대,1871대가 판매돼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7%,2.4%씩 늘었다. 반면 중고차 수출은 지난 3월 5만 3752대로 최고조의 판매기록을 보이던 증가세가 지난 4월 들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1만 6491대로 2만대선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 당국이 지난 4월 중순부터 그동안 무관세였던 중고차 반입에 대당 수백달러의 관세를 매기면서부터다.더구나 이라크전으로 치안상태가 악화되면서 판매상들이 중고차 운반을 꺼리고 있고 현지주민도 차량 구입을 주저하고 있어 현지 중고차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실정이다.중고차 수출은 중동지역의 경우 전체 중고차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가운데 이라크 물량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고유가는 거품?

    “유가가 지금 정상이야?”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일각에서 ‘거품’이라는 지적과 함께 유가의 급락을 점친다.물론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국제 석유시장에서의 수급 차질 등을 이유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중동지역에서의 테러 우려가 쉽게 꺼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석유상들이 유가에 ‘보험료’를 전가시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투자은행인 베어 스턴스의 분석가 프레데릭 레이퍼는 ‘거품’이라고 말한다.그는 유가 상승의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근거가 없다고 19일 고객들에게 통지했다. 앞서 그는 내년 유가가 평균 배럴당 25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근거는 세가지다.수요가 많지만 세계의 원유 재고는 30억배럴로 유가 25달러 수준에 맞는다.세계 원유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이미 하루 210만∼270만 배럴을 추가생산,수요를 능가하고 있다. 테러와 유전파괴 위협도 과거 사례에 비추면 원유공급 차질에 큰 위험은 아니다.러시아의 석유재벌 유코스의 부도에 따른 공급차질은 일종의 ‘기우’다.외화를 필요로 하는 러시아 정부가 결코 오래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분석가 파델 가이트는 “소문과 투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일부 다른 분석가들은 원유시장이 1990년대 말 ‘신경제’의 전망속에 고공행진하다 거품이 빠진 첨단주와 거의 흡사하다고 CNN은 전했다. 석유수급이 아니라 통화정책의 잘못으로 유가가 지나치게 오른다는 분석도 나온다.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제퍼리 프랭켈 경제학 교수는 저금리의 결과로 시장에 자금이 넘쳐나 민감한 1차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선물유가는 50%나 올랐다. 모건 스탠리의 경제학자 스테펀 로우치는 “지금 세계는 상품시장에서의 거품을 보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4년간 거품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그는 수익률이 낮은 저금리가 지속되자 투자자와 투기자,헤지펀드들이 1차상품에 주력했으며 중국에서의 수요가 감소하면 유가 역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가에 반영된 ‘테러 프리미엄’은 15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국제플러스] 태국, 이라크 철군 시작

    |방콕 연합|태국은 1년 일정으로 이라크에 파견한 자국 군대를 예정보다 일찍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군 대변인이 10일 밝혔다.피사누 우라일럿 대장은 이날 애초 9월20일까지 태국으로 귀환할 예정이던 443명의 이라크 파견군이 8월말까지 이라크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대변인인 팔랑군 클라한 소장은 “이 조치는 단계적 철수 절차일 뿐 조기 철군은 아니다.”라며 이라크를 벗어난 태국군은 9월20일 귀국할 때까지 중동지역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 [삶과 경영 이야기] (22) 구조조정 전도사 김재우(주)벽산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22) 구조조정 전도사 김재우(주)벽산 사장

    ㈜벽산 김재우 사장은 영락없는 용장(勇將)의 이미지다.180㎝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가 삼국지 관운장의 풍모다.올해로 벽산 CEO(최고경영자)가 된 지 7년째.IMF(국제통화기금)사태 속 붕괴 직전에 놓였던 적자회사를 단단한 흑자회사로 돌려놓은 능력이 장수하는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시켰다.불황기를 맞아 회사 업무 외에도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바쁜 강연 일정이 잡힌 그를 만나 36년 경영 이야기를 들어봤다. ●‘위기=위험+기회’ -1998년 1월3일 사장 취임식장은 바깥 날씨보다 더한 한기가 돌았다.정부가 IMF 관리체제를 선언한 지 딱 1개월 되던 시점.40년 된 회사와 1000명 직원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었다. 97년 적자는 300억원에 달했고,부채는 1800억원이 넘었다.외상매출의 5분의1 정도는 대금을 못받는 악성채권들이었다.모든 사람들이 패닉상태였다.새 사장은 건축자재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이 없었고,직원들은 극도의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를 합친 말 아닌가.”취임한 지 3개월째 들면서 지난 2개월동안의 구상을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우선 직원을 980명에서 450명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하지만 사람들을 그냥 내보낸 것은 아니었다.150명에게 우리회사 제품의 총판점을 차릴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했다.건축자재 시장이 불황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시장수요를 잘 예측·분석하는 최일선 전문가들이 필요했다.노련한 벽산의 직원들이야말로 우리 제품을 제대로 팔아줄 사람들이었다.당시 2∼3명씩 한 조가 돼 창업한 총판점 가운데는 현재 연 매출액이 100억원에 가까운 곳도 있다. -당시 금리는 살인적이었다.1개월짜리 CP(기업어음) 이자가 연 30%에 달했다.반면 회사매출의 60%는 외상거래여서 자금이 제대로 안돌았다.그나마 이 중 30%는 부도 등으로 대금을 고스란히 떼이는 판이었다.차라리 물건을 안 파는 게 나았다.거래처를 4000개에서 400개로 10%만 남기고 다 없앴다.판매목표는 전년의 60%로 낮췄다.목표를 무리하게 잡아 ‘부실판매’를 낳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대신에 거래조건은 강화해 반드시 담보가 있는 곳에만 납품하게 했다.그 외에는 100% 현금거래였다.얼마 안 지나 취임 때 16%에 달하던 부실채권 발생률이 0.1% 이하로 떨어졌다. -인력과 고객의 구조조정에 이어 그해 5월에는 의사결정의 슬림화에 착수했다.내가 가진 결정권을 10%로 줄이고 일선 책임자에게 90%를 넘겼다.조직원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하려는 뜻도 있었지만 더 큰 것은 CEO가 바빠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미국의 경영학자 알프레드 스로운의 “1%를 경영하라.”는 말처럼 CEO가 바쁜 이유가 책상에 앉아 결재할 서류 때문이어서는 안된다.지금도 나는 “반드시 내 결재가 필요한 일인가.” 자문해 본 뒤 그렇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몇십억원이 집행되는 일이라도 직원들에게 맡긴다.CEO가 바쁘면 변화를 제대로 짚어낼 수 없다. ●“나한테 걸레면 남한테도 걸레” -그해 8월6일 워크아웃이 시작됐다.회사 전체매출의 40%를 차지하던 전남 여수와 경남 진해의 석고보드 공장을 프랑스 라파즈(유럽 최대의 시멘트 골조회사)에 매각했다.생산량의 절반은 우리가 판매권을 갖는다는 조건이었다.벽산의 대명사 ‘석고보드’를 매각하려는 데 임직원의 반대가 거셌지만 나는 “나에게 걸레면 남에게도 걸레”라며 일축했다.나에게 소중한 것을 팔아야 남이 사준다는 얘기였다.그 이면에는 내가 생각한 구상이 있었다.“글로벌화는 불가피하다.하지만 우리 업역의 특성이나 규모로 볼 때 글로벌화를 선도하기는 어렵다.그렇다면 글로벌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우리의 역할을 더 키워야 한다.”지금도 여수·진해 공장에서 생산된 석고보드는 각각 50%씩 ‘벽산 석고보드’와 ‘라파즈 석고보드’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던 2001년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경영정상화 성공사례를 책으로 내고 싶다고 했다.임직원 30여명과 함께 97년 300억원 적자회사에서 2000년 30억원 흑자회사로 전환시킨 과정을 책으로 만들어냈다.제목은 ‘누가 그래? 우리 회사 망한다고’.이어 2002년 워크아웃 공식졸업 이후에는 2탄으로 ‘거봐! 안망한다고 했지’를 출간했다.벽산이 금세라도 망할 것처럼 떠들던 사람들에게 보란듯이 던진 성공리포트였다. -70년대 중동에서 불모의 열사를 누볐던 일들은 두고두고 나에게 재산이 됐다.특히 75년 1억달러 수주기록은 김재우라는 이름 석자를 세상에 각인시킨 일로 남아 있다.73년 나는 30세에 삼성물산 영국 런던지사장으로 갔다.이제 막 산업화의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선진국.하지만 그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이듬해 나는 레바논 베이루트지사장으로 발령났다.오일쇼크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던 당시는 거꾸로 중동 ‘오일달러’를 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회사에서는 해결사로 나를 보냈지만 나의 상심은 대단했다.여유로운 생활은 물론이고 그룹내 최고의 영어전문가가 되겠다는 꿈도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게 아니다” -분노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나보다 열 살 정도 많은 아랍의 현자(賢者) 한사람을 만났다.그는 “사람의 운명은 능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당신은 경쟁자보다 무엇 하나라도 더 나았기에 원치않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 것이다.장기적으로 더 나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뜨거운 모랫바람을 맞아가며 중동 각국의 정부와 기업 인사들을 만났다.어느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성 관료가 나를 찾았다.“군복,탄띠,요대 등 군대 비축물품을 300여가지 장만하려는데 삼성물산에서 공급할 수 있겠느냐.”그때 우리 회사에서는 그런 것들을 다루지 않았지만 나는 자신있게 “예스”라고 했다. 수주금액은 무려 1억 100만달러.당시 삼성물산의 연간 전체 수출액이 2억달러였다.다행히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져서 나와 회사는 중동지역에서 커다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81년 우리나라가 이라크와 국교수립을 하는 과정에서 민간교류단장으로 미력이나마 공헌한 것도 그때 인연이 컸다. -우리 직원들은 매월 한권씩 책을 돌려본다.같은 책을 150권 사서 서로 돌려보고 독후감을 작성한다.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50여권을 읽었다.책 한권을 고르기 위해 나는 두 세권을 읽는다.얼마 전에는 조난당한 남극탐험대원 27명을 2년 만에 무사히 생환시킨 어니스트 새클턴 함장의 이야기를 다룬 ‘인듀어런스’를 감명깊게 봤다.고등학교 때 읽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만큼 큰 감동이었다.둘 다 살아있는 한 결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마찬가지로 요기 베라(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선수)의 명언을 후배들에게 들려준다.‘끝날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회의시간에 고개 숙이고 자료 읽는 사람과는 얘기를 안한다.생각을 안해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나는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셜록 홈즈를 자주 인용한다.생각을 통해 실마리를 찾아내는 홈즈와 단서를 뻔히 눈앞에 보고서도 추리를 하지 않는 그의 친구 존 왓슨이 비교대상이다.내가 최고로 치는 가치도 의사결정의 속도다.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내려야 할 의사결정은 ‘무엇’(What)이 아니라 ‘언제’(When)”라고 했다.빨리 내린 잘못된 결정이 늦게 내린 바른 결정보다 차라리 낫다는게 내 신조다.나는 회의를 마칠 때 반드시 논의된 사항들의 중간점검을 하게 한다.그래야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낭비를 줄일 수 있다.아무 것도 결정짓지 못하는 회의는 쓰레기다. -벽산은 98년 워크아웃 개시와 동시에 정보화 투자를 시작했다.전 사원이 상여금을 반납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추진한 게 ‘1인 1PC 갖기’였다.이를 ‘사치’라고 느낀 사람도 많았지만 나는 “평생직장은 없다.이곳을 떠나 다른 조직에 가더라도 정보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다독거렸다.우리가 빠르게 수렁에서 벗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보화를 통한 생산효율 향상이었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는 재임 중 업적으로 보면 실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하지만 그는 만 80이 된 지금도 대통령 특사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다.그는 ‘희망보다 후회가 많을 때 늙는다.’고 했다.나는 항상 ‘오늘은 내 여생의 첫 날’이라고 생각하라고 직원들과 아이들에게 말한다.그런 점에서 아침시간은 ‘황금을 물고 있는’ 귀한 시간이다.하루에 1시간만 일찍 움직이면 1년에 보름이 내 손에 들어온다. ■ 김재우 사장은 ㈜벽산 김재우(金在祐·61) 사장은 별명이 많다.삼성에 있을 때에는 ‘일공일’(101)로 통했다.197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1백만달러(1억 100만달러) 납품을 따낸 게 인연이 됐다.98년 벽산에 온 뒤에는 ‘구조조정 전도사’란 별명을 얻었다.요즘은 온갖 강연이나 세미나에 연사로 초청받는 ‘스타 강사’다.30년 삼성맨 생활을 마치고 벽산의 최고경영자로 와서 경영권한 이양,매출목표 감축,거래선 축소 등 역(逆)발상을 통해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켰다.97년 1816억원(부채비율 297.1%)이던 부채는 현재 210억원(59.2%)에 불과하다.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이며 OA플로어,슬레이트,재래식 천장,미네랄 울,압출발포 폴리스틸렌 등에서 업계 1위다.그의 경영철학은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다.어떤 일을 왜 해야 하는 지 알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는 얘기다.▲44년 경남 마산 출생 ▲경북사대부고·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삼성물산 특수사업본부장·정보산업 총괄전무,삼성항공·삼성물산·삼성중공업 부사장 ▲97년 벽산건설 사장 ▲98년 벽산 사장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해외건설 살리자] (2) 다시 떠오르는 중동시장

    [해외건설 살리자] (2) 다시 떠오르는 중동시장

    고유가는 대부분의 산업에 주름살을 안기지만 해외건설은 고유가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중동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유가가 오르면 재정수입이 늘어나 그동안 미뤘던 설비투자나 대형 프로젝트들을 발주하기 때문이다.실제로 과거 오일쇼크 때마다 한국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급증세를 탔다.고유가 충격의 일부를 해외건설이 흡수해주는 완충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현대건설 여동진 해외사업본부장은 “고유가가 해외건설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면서 “통상 3∼4년 후에까지도 효과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고유가로 인해 향후 중동시장이 매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여년만에 ‘제2의 중동특수’가 찾아 올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온다. ●오일쇼크 완충 역할 국내 해외건설 수주고는 오일쇼크 때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지난 81년 해외건설 수주고가 연간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도 2차 오일쇼크(1980년) 직후였다. 1차 오일쇼크(79년) 직전인 78년에는 유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해외건설 수주고는 81억달러를 기록했다.이 가운데 중동이 79억달러를 차지했다.79년에 64억달러(중동 60억달러),80년에는 83억달러(78억달러)였다.특히 고유가 효과가 정점에 달했던 81년에는 수주고가 137억달러(중동 127억달러)나 됐다.사상 첫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이후 걸프전이 났던 92년 이후에도 유가가 뛰면서 수주고가 급증했다. 고유가 시기에 중동국가들이 주로 발주하는 원유나 가스처리 플랜트는 한국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이다.원유나 가스처리 플랜트 분야에서 실시설계나 시공,공사관리 등은 일본업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중국이나 인도 등 후발개도국은 아직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이란 아살루에 가스처리시설의 경우 지금까지 발주된 13단계 가운데 모든 단계에 한국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정보기획실장은 “중동의 경우 유가가 높아지면 대부분 정유시설 등에 먼저 투자를 한다.”며 “고유가에 따른 혜택은 한국건설업체들이 가장 먼저 받게 된다.”고 말했다. 중동국가의 한 해 건설 발주금액은 매년 1500억달러에 달한다.이 중 해외건설업체에 발주되는 공사는 대략 200억달러 안팎이다.고유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규모는 매년 10∼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이란에서는 한국업체가 매년 10억달러 안팎의 공사를 따내고 있다.올해에는 20억달러어치의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200억달러 시장 이같은 추세라면 중동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수주고는 3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이미 19억 7600만달러를 수주,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지난해 중동지역에서 따낸 공사가 22억 5000만달러어치인 것에 견줘 무려 60% 늘어난 것이다.내년에는 중동지역 수주고가 4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중동에서 시작된 한국 해외건설 신화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제3시장도 당분간 중동시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라크도 조만간 주요 수주 무대가 될 전망이다.아직 정정이 불안해 발주 규모가 작지만 정정이 안정되면 발주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는 걸프전 이전만 해도 현대건설 등 한국업체들이 43억달러가량의 공사를 수주했다.현대건설은 당시 공사를 끝내고도 받지 못한 대금 11억 400만달러(이자포함)를 새 정부에 지급을 요청 중이다.현대건설은 올 들어 2억 2000만달러 발전소 보수공사 등을 수주했다. 중동에서 한국건설업체들이 지금까지 수주한 공사는 모두 1073억달러에 달한다. ●고유가를 활용하자 해외건설 시장에서 고유가 특수를 활용하려면 한국업체들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플랜트 공사는 한국 업체들이 가장 높은 수주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사에 우리 업체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지난해 쿠웨이트에서 발주된 담수화시설 공사가 대표적인 과당경쟁 사례다.국내 업체가 수주한 공사였지만 우여곡절끝에 다른 국내 업체로 시공사가 바뀌었다.물론 시공비도 깎였다.대표적인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다.이 과정에서 업체간 다툼도 치열했다. 업체간 자율조정이 절실한 대목이다.정부도 업체간 경쟁에는 끼어들기 쉽지 않다.또 불공정 경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한때 해외건설협회에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협의기구가 있었지만 통상협상때 불공정 요인이 있다는 이유로 해체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해법은 업체들이 자율 조정을 통해 수익성 위주로 공사를 수주하는 것이다.과당경쟁을 하다 보면 당연히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출혈경쟁으로 번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LG건설 우상룡 부사장은 “제2의 중동특수가 온다고 하더라도 수익성을 외면한 채 공사부터 무조건 따내고 보자는 발상은 위험천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두바이) 김성곤특파원 sunggone@seoul.co.kr
  • “알카에다, 활동자금 마약밀거래로 마련”

    |뉴욕 연합|국제적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을 기반으로 한 마약 밀매로 활동자금을 충당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8월9일자)가 보도했다. 타임은 미국과 유럽의 대(對)테러 당국자와 마약단속 담당자들의 말을 인용해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 등과 밀접히 연계된 아프간의 마약왕 하지 주마 칸이 대규모 마약거래를 하고 있음이 밝혀졌고 알 카에다 요원들의 마약 밀거래 현장도 여러 차례 적발됐다고 밝혔다. 칸은 지난 2001년말 체포됐지만 빈 라덴과 오마르 체포에만 정신이 팔려 있던 미군으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풀려났다.아프간 수도 카불에 주재하는 서방의 한 법집행 관리는 칸이 화물선을 동원해 아프간에서 생산된 헤로인을 파키스탄의 카라치항에서 실어내 갔으며 이 가운데 적어도 3척의 선박은 중동지역에서 플라스틱 폭탄과 대전차 지뢰 등 무기들을 싣고 귀환한 사실이 파키스탄과 아프간 정부 요원들에 의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무기들은 카라치항에서 하역된 뒤 육로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 요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 마약 재배농과 국내 거래인들의 수입은 총 22억 3000만달러로 전년도의 13억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원자재 대란 주의보] (하) 대책과 전망

    [원자재 대란 주의보] (하) 대책과 전망

    고홍식 삼성아토피나 사장은 지난달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지금의 호황은 오래가지 않습니다.배럴당 50달러 시대가 조만간 시작될 것입니다.그동안 추진했던 원가절감을 더욱 강화하고,중동지역에 집중된 나프타의 구매선을 러시아와 인도,미국 등으로 다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면서 비상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재차 강조했다. ‘원자재 대란’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특히 고유가 파고가 거센 항공·정유·석유화학업계는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또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철강·자동차·섬유업계는 원가절감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금속광물·철강제품·금속제품 등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0.27%포인트 하락하고,무역수지는 12억 7000만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또 유가가 배럴당 2달러 상승할 경우 성장률은 0.28%포인트 떨어지고 무역수지는 13억 3000만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정유업체인 SK㈜는 분쟁지역인 이라크에까지 유조선을 보내는 등 값싼 원유 확보에 나섰다.SK는 주로 외국 메이저 석유사들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았지만 국제유가가 치솟자 가격이 싼 지역의 원유는 직접 유조선을 보내 들여오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이라크의 국영석유회사인 SOMO는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1달러 싼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탑재물량을 축소하고 국제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또 조선용 후판 가격에 대한 국내·일본 철강업체의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조선업계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공동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도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이헌재 부총리는 이날 “오는 6일 열리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서도 유가 대응책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값 상승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당장의 미봉책으로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센터장은 “경기가 좋으면 원자재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떠넘길 수도 있지만 소비 부진은 이마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특히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은 물가상승과 구매력 악화 등으로 이어지며 내수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4%를 웃돌 것으로 보여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오승구 연구원은 “올해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35달러로 정부 전망치 31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성장률 5% 달성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해외건설 살리자] 한국 해외건설 어제와 2일

    [해외건설 살리자] 한국 해외건설 어제와 2일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한 국내 업종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메모리 반도체,LCD(액정화면),자동차 등을 꼽을 것이다.그러나 건설을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국내 시장에서의 부정적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1960,70년대 개발시기 해외건설에서 벌어들인 달러가 근대화의 밑거름이 됐고,지금도 연간 수십억달러씩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건설업은 여전히 사양산업의 대명사로 치부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 일류에 가장 근접한 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건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선진국 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고,발주처로부터도 중국이나 인도,태국업체와는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공사단가를 좀더 쳐주더라도 한국업체에 시공을 맡기는 외국의 석유 메이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이 그다지 많지 않다.물론 건설산업이 세계 1등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한국 경제발전 견인차 역할 지난 65년 현대건설이 태국 도로공사를 따낸 이후 국내 건설업계가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총 1816억 4400만달러어치에 달한다.요즘에야 한 개 품목에서 연간 수백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하는 만큼 그리 큰 금액이 아닌 것 같지만,해외건설 공사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경제에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79년 한 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63억 5000만달러였다.당시 상품수출금액은 150억달러에 불과했던 것에 견줘 보면 해외건설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65년부터 79년까지 14년동안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220억달러였다.근대화가 한창 진행돼 한 푼의 달러가 아쉽던 시기에 해외건설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우리경제 성장의 견인차였다. 뿐만 아니라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달러는 80년대 후반 2차례에 걸쳐 석유파동을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기름값 상승으로 시작된 석유파동은 거꾸로 중동지역 산유국의 풍요로 이어져 국내 건설업계가 공사를 수주하는 호기로 작용,그 때마다 국내 석유위기를 돌파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현대건설의 한 임원은 “60년대 말 해외건설 현장에서 달러가 막 들어오자 외환은행이 달러를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 쩔쩔맸다.”면서 “이 자금들이 한국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80년대 초 해외건설 산업의 GNP(국민총생산) 기여도는 5%였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60,70년대는 기여도가 훨씬 더 컸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가스플랜트 공기단축 능력 탁월 국내 건설업체들이 강점을 지닌 부분은 원유·가스 플랜트 분야와 담수화 프로젝트,발전·변전소 건설사업 등이다.이 분야는 실시설계에서부터 시공,감리까지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가스 처리시설 공사는 국내 업체들이 가장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중국이나 인도 등 후발개도국은 토목분야에서는 우리를 추월했지만 아직 플랜트 부분의 실력은 우리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유럽 업체의 경우 시공력은 우리나라에 못지않지만 공사 단가가 높다.뿐만 아니라 공기단축면에서는 한국 건설업체를 따라오지 못한다.대신 이들 업체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개발사업에 치중한다. 선진국-개발사업,한국-플랜트,중국·인도-토목·단순플랜트로 역할분담이 이뤄진 것이다.따라서 가스 처리시설 공사는 한국업체가 끼지 않으면 컨소시엄이 구성되지 않는다. 발주처가 한국업체를 공들여 초청하는 사례도 많다.한국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다른 컨소시엄이 높은 가격을 써내기 때문이다.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업체들만 참여하기도 한다.서로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어서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있지만 우리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란 아살루에 지역 가스처리시설 공사 가운데 2,3단계를 현대건설에 발주한 프랑스 국적의 세계 4대 석유메이저인 토탈사는 요즘 현대건설에 아살루에 현장 13,14단계 공사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시공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은 공기를 5∼6개월 단축하기 때문이다.공기가 앞당겨지면 발주처로서는 투자금을 그만큼 빨리 회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향후 10년간은 가스 플랜트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정보기획 실장은 “가스 플랜트는 최소한 10년은 우리의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올 중동서 219억弗 수주 협상 현재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협상을 벌이고 있는 건설공사는 이란 4개사 82억달러를 포함,86건 219억달러에 달한다.이 사업들 가운데 올해와 내년에 전체의 3분의1은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외건설 수주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해외건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중동은 유가가 하락하면 건설시장이 곧바로 위축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중동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는 곳이 바로 옛 소련지역이다.이 지역은 석유나 가스 매장량이 중동지역 못지 않게 풍부하다. 실제로 국내 업체들은 요즘 중동에서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등 다른 지역으로 수주지역을 확대하고 있다.현재 이 지역에서 수주협상을 벌여 연내 수주가 유력한 공사가 30억달러에 달한다.이미 사할린에서는 대우건설이 2억달러 상당의 공사를 이달에 착공한다. LG건설은 러시아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에서 20억달러 규모의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따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가을쯤 수주가 유력시된다.LG건설 유영선 과장은 “중동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러시아쪽으로 수주지역을 넓히고 있다.”면서 “시공능력에다 개발경험까지 쌓이면 향후 10년 정도는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현재 한국건설업체와 한국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이르쿠츠크 가스파이프라인 공사(110억달러) 등 모두 10여개 사업,323억달러 규모의 수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플랜트 사업은 보통 국산자재 사용률이 30∼50%에 달한다.또 수익성도 뛰어나다.기본설계 능력의 배양 등 아직 보완할 점이 많기는 하지만 플랜트 사업을 주축으로 한 해외건설은 사양산업이 아닌 성장산업이라는 게 해외건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2004 美대선] 민주 보스턴全大 첫날

    |보스턴 이도운특파원|26일(현지시간) 보스턴의 플리트센터에서 개막된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반(反) 부시 진영의 ‘올스타전’이었다.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엘 고어 전 부통령,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인기 정치인들이 총출동,조지 W 부시 대통령(공화당)의 실정(失政)을 공격하며 존 케리 대통령·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각 주를 대표하는 50여명의 정치인과 종교인 등이 차례로 연사로 나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7시간 동안 마라톤 연설회를 이어갔다.민주당은 이날 ▲국내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감세 ▲어린이 의료 전면 확대 ▲테러전에서의 국제 협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정강 정책을 채택했다. 케리 후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최대격전지의 하나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에서 유세했다. ●클린턴의 여전한 마력 미국의 주요 방송들이 생중계하는 이날 행사의 ‘프라임 타임’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부인 힐러리의 소개를 받고 대의원과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등장한 클린턴은 능수능란한 연설솜씨로 민주당에 대한 박수와 공화당에 대한 야유를 이끌어냈다.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국내 문제나 해외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해 매우 다른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책임과 혜택을 나눠갖는 하나의 미국을 건설하기 원하는 반면,공화당은 우파들의 손에 부와 권력을 집중시키는 미국이 좋다고 믿는다.”고 공격했다. 클린턴은 이어 “케리 의원은 누구나 베트남 전쟁을 회피할 때 직접 전투에 참여했고,나의 재임 당시 베트남과의 수교 협상을 벌일 때도 ‘나를 보내달라.(Send me!)’며 호치민시로 날아가 그 나라 지도자들과 담판을 벌인 용감하고도 비전을 가진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카터, 부시의 중동정책 비판 카터 전 대통령은 25년전 자신의 임기중 토대가 이뤄진 중동평화안 캠프데이비드협정이 부시 정권이 들어선 뒤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카터 전 대통령은 이같은 부시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중동지역에 반미감정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전시 대통령인 트루먼과 아이젠하워 아래서 해군장교로 복무한 사실을 상기시킨 뒤 “역시 해군 참전용사 출신인 존 케리 상원의원도 그들과 같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80세가 된 카터 전 대통령은 정치연설이라기보다는 교장선생의 훈시와 같은 성격의 연설을 했다. ●고어 “2000년 분노를 상기하자”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다수표를 획득하고도 선거인단 숫자가 모자라 패배했던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였다.고어 전 부통령은 지난 2000년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법원 판결로 패배한 일을 상기시키며 그때의 분노를 이번 대선 승리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부시 행정부가 경제,환경,이라크 문제에서 잘못된 정책을 취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다른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고어는 “이라크와 알카에다를 혼동할 것을 주장하지 않는 대통령이 나오면 우리가 더 안전해지지 않겠느냐.”며 우회적으로 부시 행정부를 공격했다. ●부시 진영은 맞불 작전 부시 대통령은 야당의 전당대회 때 ‘현직 대통령은 유세를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다.’는 미국 정치의 관례에 따라 텍사스에서 휴가를 보내며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 진영이 모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체니 부통령은 워싱턴주를 방문,유세를 벌였다.플리트센터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는 ‘전시 상황실’을 설치,민주당의 입장에 즉각 반격하며 맞불 작전을 폈다.또 부시 선거캠프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부시 대통령이 주말에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오하이오주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dawn@seoul.co.kr
  • [뉴스플러스] 교민안전조사단 중동5국 파견

    중동지역 교민안전 점검을 위한 정부조사단이 23일 요르단·카타르 등 중동 5개국에 파견된다. 외교통상부 조일환 테러담당대사를 단장으로 국가정보원,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정부조사단은 아랍에미리트,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요르단 등 5개국을 방문해 10일간 안전점검 및 대테러 교육활동을 벌인다.
  • 아리랑TV 새달부터 아랍어방송

    한국의 영어 TV방송인 아리랑TV(대표 구삼열)가 8월부터 중동 전역에 아랍어 방송을 실시한다.아리랑TV측은 “그동안 방송교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동지역에 아랍어 방송을 실시함으로써,중동현지에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과 파병중인 한국군의 평화정착과 재건활동의 홍보,국내 기업진출 및 수출기반의 확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자체 채널 가운데 하나인 ‘WORLD 1’을 기반으로 우선 현지 주 시청시간대에 2시간 분량으로 블록 편성해 실시간 위성방송을 실시하는 것으로 출발한다.효과적인 방송 전달을 위해 중동 지역 위성체(ArabSat 또는 NileSat) 임차를 통해 기존의 수신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뉴스는 아랍어로 제작하고,드라마와 경제·문화 소개 프로그램,아랍권 인사 초청 대담 프로그램 등은 아랍어 자막이나 더빙으로 방송한다.또 현지 특파원을 파견해 파병군의 평화 재건 활동 현장을 취재한 특집프로그램을 제작해 아랍어 뉴스 시간 등을 통해 내보낼 예정이다.현재 아리랑TV는 전 세계 180개국 4200만 수신가구를 확보하고 있다.아리랑TV 관계자는 “한국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한국이 아예 알려져 있지 않은 세계 지역에 계속해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제플러스] 美유가 40弗 재돌파

    |뉴욕 연합|미국의 유류 재고 감소와 중동지역 테러로 미국의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41달러에 육박하는 등 국제유가가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53달러(3.9%)나 뛰어오른 40.97달러로 마감됐다.
  • 美·日 ‘군사 일체화’ 가속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일체화’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미국과 일본은 15일부터 주일 미군이 아시아·중동 전역의 사령탑 기능을 담당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미군 재배치 실무협의에 들어갔다.미국은 11월2일 대통령선거까지 미군 재배치 안에 합의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양국의 외무·국방 심의관급 실무협의에서 괌의 미 공군 사령부가 주일 미군에 통합되고,워싱턴주의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주일 미군이 태평양 전역을 통괄하는 방향의 논의가 착수됐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에 비해 주한 미군 감축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한·미 동맹관계는 상호불신이 불식되지 않아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미·일 협의에서 미국은 괌에 주둔한 제13 공군사령부를 없애고,주일 미군 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다기지로 옮겨 통합,태평양 전역을 관할한다는 복수의 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의 경우 워싱턴주의 제1군단 사령부를 가나가와현의 주일 미군 자마기지로 이전하는 한편 주일 미군 사령부도 요코다기지에서 자마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자마기지로 이전되는 미 육군 제1군단도 주일 공군사령부와 마찬가지로 태평양 전역을 활동범위로 삼는다. 이러한 미국측 제안이 실현되면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기지를 거점으로 한 미 해군 제7함대를 포함,극동지역 미 육·해·공군이 일본에 집중돼 태평양 전역을 통괄하게 된다. 미국측은 또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일부를 자마기지와 시즈오카현 등으로 이전하는 문제도 본격 타진한다.미국측은 현재 오키나와 해병대 1만 6000여명 중 20∼30%를 옮길 계획이며,지금까지 비공식 경로를 통해 일본측에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특히 미국측은 협의에서 일본에 집중되는 육·해·공군의 활동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전역을 넘어 중동지역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타진할 예정이다. 일본측은 그러나 이러한 미국측의 구상이 주일미군의 영역을 ‘극동(極東)’으로 한정해 놓은 미·일 안전보장조약에서 일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중한 입장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taein@seoul.co.kr˝
  • [사설] 해상테러 대응체계 확실히 세워야

    이라크 무장단체가 한국 업체 1곳을 포함한 세계 9개 해운사에 대해 테러위협을 가해 와 비상이 걸렸다.한국 해운사는 이 단체가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미군 군수물자 수송 선박은 한 척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그러나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에서 보듯,이라크 파병 결정 이후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테러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해운사를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은 예삿일로 볼 수 없다.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동지역을 오가는 한국 선박들은 대부분 원유,LNG,LPG 등 에너지 운반선이라고 한다.이들이 공격받을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해운업계의 타격과 국내 에너지 공급 차질 등 경제 전반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무장단체들의 테러 목적 중 하나가 이라크파병 관련국들의 경제 혼란 야기인 만큼 유조선이라고 해서 경계를 늦출 형편이 안 되는 것이다.동남아시아지역에서 한국 선박들을 괴롭혀온 해적들이 알 카에다 조직과 손을 잡고 해상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미국의 경고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육,해,공 전방위에서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특히 이번 선박테러 위협과 관련,해상테러 대응체계를 확실히 세워야 할 것이다.국가정보원의 테러대응팀과 해양수산부,외교부,국방부 등 국내기관 간의 협력체제를 재정비하고 첨단장비 확보 등 지능화된 테러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해상테러는 발생 이후에는 신속 대응이 어려운 만큼 사전 정보가 중요하다.국제공조체제 강화와 선원교육,24시간 상황실 가동 등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김선일씨 사례처럼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돼서는 안 된다.˝
  • “한국선박, 美군수 수송땐 테러”

    아랍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국내 해운업체를 테러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 정부가 진위 파악에 나섰다. 국가정보원은 9일 “미국의 전략 물자를 수송할 경우 세계 각국의 9개 해운사에 대해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을 포착했다.”며 “9개 업체 중에는 국내의 대규모 해운사 한 곳도 포함되어 있어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이트가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국내 해운업체에 대한 위해를 시사하고 있는 만큼 해당사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테러경고 글이 게재된 곳은 ‘알바스라’라는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해당 해운사를 비롯한 국내 6개 해운업체에 이를 통보했다.해양수산부는 “첩보 입수 뒤 해당 해운사를 포함해 중동지역으로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국내 6개 해운사에 공문을 보내 비상사태 행동요령 등을 다시 한번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테러관련 정보가 입수되면 즉각 운항 선박들이 공유토록 했다.”고 밝혔다. 국내 해당업체 관계자는 “미군관련 물자를 수송하는 국내 해운사는 현재 없다.”며 “안전운항은 늘 해오던 것인데 테러를 가한다면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게시된 글은 두 줄짜리의 짤막한 것으로 게시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현재 관련 내용의 신빙성을 평가하고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만들어진 전통/에릭 홉스봄 등 지음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격자무늬 천으로 짠 킬트는 사실은 1707년 잉글랜드에 스코틀랜드가 통합된 뒤 잉글랜드인이 발명한 것이다.이집트 태생의 영국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른바 ‘오랜 전통’의 허구성을 지적하며,그것은 대체로 최근에 ‘만들어진’ 것임을 밝힌다.현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과거의 흔적들이라는 것이다.베네딕트 앤더슨이 ‘상상의 공동체’란 개념을 유행시켰듯이 이 책은 ‘만들어진 전통(The Invention of Tradition)’이란 말을 유행시키며 전통에 대한 연구의 촉매 구실을 했다.2만 5000원. ●굿바이 바그다드/하영식 지음 독일 철학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차라투스트라는 기원전 6세기,지금의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태어난 예지디교 예언자였다.또 티그리스 강을 가로지르는 하산키프의 다리와 유적은 고대 쿠르드의 영화를 말해준다.4500만명의 인구를 지닌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인 쿠르드족.그들은 지금 나라 잃은 민족이 돼 터키 정부의 폭압에 시달리고 있다.터키 헌법은 쿠르드어와 문화를 불허함은 물론 쿠르드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한다.중동지역의 분쟁 현장을 취재해온 저자는 쿠르드족의 아픈 역사와 처절한 현실을 생생히 보여준다.9800원. ●존 콜트레인-재즈,인종차별,그리고 저항/마틴 스미스 지음 “흑인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곧 음악 속에서 태어난 것을 의미한다.”위대한 트럼펫 연주자 돈 체리가 지적했듯이 흑인 가정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햄릿 출신인 재즈 음악가 존 콜트레인 역시 음악을 유난히 좋아하던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다.존 콜트레인은 재즈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테너 색소폰으로 재즈 뮤지션 활동을 시작,소프라노 색소폰을 대중화시키는 등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재즈 음악을 살찌웠다.1950∼60년대 재즈계를 풍미한 존 콜트레인의 마흔한 살의 짧은 삶과 음악세계를 다뤘다.7500원. ●창과 십자가/백인호 지음 프랑스혁명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정치·경제적 접근,사회·문화적 접근,역사적 접근 등.여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종교적 접근이다.19세기 프랑스 역사가 미슐레는 “종교혁명을 제외하면 프랑스 혁명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까지 했다.책은 프랑스혁명 직전까지 프랑스 사회를 지배하던 종교가 혁명을 거치면서 왜 그리고 어떻게 갈등을 빚었으며 또 화해에 이르게 됐는가를 살핀다.프랑스혁명 기간,흥분한 민중은 종종 귀족들의 머리를 창에 꽂아 행진하곤 했을 정도였다.프랑스 혁명기 종교사에 관한 본격 연구서.1만 8000원. ●조선의 여성들/박무영 등 지음 자신이 죽어도 다시 장가들지 말라고 남편에게 당당히 요구했던 천부적인 화가 신사임당,술에 취해 방안에 드러누워 사해가 넓음을 시로 읊고 남편에게 거침없이 “나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했으니 당신도 사위의 도리를 다하시오.”라고 일침을 놓은 시인 송덕봉,남편의 멘토로 존경받았던 문인 강정일당….책은 충·효·열이라는 도덕률이 지배한 사회였지만 도도한 영혼을 잃지않고 살아간 조선 여인 14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책은 타자의 시선으로 덧칠된 현모양처의 신화를 말끔히 벗겨낸다.우리가 닮고 싶은 역사 속의 역할모델을 찾을 수 있다.1만 1000원.˝
  • [이라크 임정의 앞날] ‘中東 첫 서구식 민주정부’ 곳곳 암초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28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라크로의 주권이양은 중동지역에 서구식 민주정부를 처음 ‘이식’한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띠고 있다.그러나 당장 이라크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주권이양일에 맞춰 저항세력들의 대규모 테러공격을 피하기 위해 주권이양 행사를 이틀 앞당겨 가졌다는 분석에서 보듯,폭력사태는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려 이라크 민주화 과정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5단계 방안을 밝혔으나,최근 1월 총선 연기론까지 대두하는 등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아직도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로드맵’ 없이 전쟁을 벌인 게 잘못이지만 후세인 정권의 군대를 성급히 해산시킨 것도 실수다.치안이 허술해지자 약탈과 무질서가 횡행했고,마구잡이로 가두다 결국 이라크 포로학대 행위가 터졌다. 부시 대통령이 밝힌 ▲임시정부 출범 ▲안정화 작업 박차 ▲경제재건 가속 ▲국제사회의 지원 ▲1월 총선실시 등을 단계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안유지가 급선무다.미군의 증강이 요구되지만,부시 대통령이 11월 대선 이전에 허용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이라크 군과 경찰을 크게 늘려야 한다.현재 이라크 군은 2만 5000명이지만 초보단계이고,9만명의 경찰은 정규 훈련을 받지 못했다.3만 5000명의 이라크 방위군이 있으나 역할 설정조차 안된 상태다. 이같은 상태에선 폭력사태가 지속되고 전국적 차원의 선거위원회 구성이 불가능하다.지방에 선거위원이 없으면 투표자나 정당 등록에 차질이 생기고 소수 계파가 다시 정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는 정권다툼과 치안부재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민주정부 수립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미군에 계속 의존해서는 이라크 정부의 정통성이 취약해진다.따라서 이라크 안보문제를 미군 주도에서 유엔 중심의 다국적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중심으로 점차 이관해야 한다. 미국은 동시에 실질적 권한을 임시정부에 넘겨야 한다.예컨대 미군 당국이 앞서 내린 명령을 임시정부가 폐지하지 못한다거나,군사작전과 관련해 이라크 지도자들이 미군과 늘 상의토록 한 것은 한마디로 ‘독소조항’이다. 민심이반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재건작업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미 의회가 이미 승인했으나 복잡하고 성가신 계약과정 때문에 재건자금을 계속 묶어둬서는 안된다.미군이 ‘침략군’이라는 인식을 더욱 넓히는 요인이다.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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