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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전이 2~3주 안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다시 장담했다. 하지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원유를 실어 가는 나라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은 전쟁을 밀어붙이고 뒤처리는 동맹과 수입국들에 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장 능력을 꺾고 해군과 공군, 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략적 목표 달성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그 항로를 쓰는 나라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해협 문제 해결에 더 나서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 여파가 커지면서 중동 공급 차질은 이미 세계 시장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월 미국 정제연료 수출은 하루 31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향 수출은 27% 늘었고 아시아향 수출은 두 배 이상 뛰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 수출도 같은 달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은 반사이익을 얻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더 비싼 연료를 사서 충격을 버티는 구조가 선명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곧 끝난다”는 낙관론을 폈지만 출구전략은 더 또렷해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미국 내 전쟁 피로감과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의식해 조기 종결론을 부각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 우려를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짚었다. 하지만 그는 추가 타격 가능성은 열어뒀고 해협이 열릴 때까지 압박을 이어갈 뜻도 숨기지 않았다. ◆ “곧 끝난다” 했지만 더 선명해진 전후 청구서 동맹들은 이미 다른 계산에 들어가 있었다.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호르무즈에서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라며 미국 구상에 선을 그어 왔다. 영국도 미국을 제외한 35개국과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추진해 왔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흐름이다. 일본도 서둘러 움직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재개방과 이란전 종식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해 이미 비축유 활용에 들어갔다. AP통신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일본 정상 간 회동에서 항행 자유 회복과 긴장 완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한 나라가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가 가장 먼저 압박하는 대상이 이런 아시아 수입국들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다시 열 것인지, 막힌 물동량은 누가 풀 것인지, 오른 유가와 연료비는 누가 감당할 것인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결국 “미국이 다 떠안을 일은 아니다”에 가까웠다. 종전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전후 부담은 미국 바깥으로 밀어낸 셈이다. 에너지 시장 불안도 더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장은 중동발 공급 차질이 4월 유럽 경제에도 본격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하루 12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손실이 발생했고 4월 손실은 3월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호르무즈는 미국 일이 아니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동맹국들에 더 차갑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유럽은 이미 군사 압박보다 외교 해법으로 기울었다 유럽의 대응은 이번 연설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구상과 결이 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나토는 유로·대서양 안보를 위한 동맹이지 호르무즈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정부는 미국이 나토를 중동 작전에 더 깊이 끌어들이려는 구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국도 미국과 다른 해법을 찾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을 제외한 다자 협의 틀을 통해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바레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상선 보호 결의안을 밀어붙였지만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강경한 집행 문구는 빠졌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결국 이번 연설의 핵심은 “2~3주면 끝난다”는 약속보다 “그다음 부담은 미국이 다 지지 않겠다”는 신호에 더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막고 군사력을 꺾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해협 정상화와 물동량 복구, 유가 충격 완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이 만든 전쟁의 청구서를 결국 동맹과 수입국들이 먼저 받아들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울산·여수 2호 합의 난항…산업 재편 늦어지나

    울산·여수 2호 합의 난항…산업 재편 늦어지나

    정부가 제시한 ‘석유화학 산업단지 사업재편 최종안’의 제출 시한이 지났지만 울산 산단과 여수 2호 등에서 이견이 표출되며 최종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데다 이란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산업 재편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쓰오일·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여수(LG화학·GS칼텍스) 산단은 지배 구조와 감산 규모 등을 두고 기업 간 이견이 커 제출 시한인 전날까지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2월에 “1분기 내에는 최종안 제출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제출 시한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도 소셜미디어(SNS)에 “이제 울산의 시간”이라고 적으며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여수 산단 2호 구조개편의 경우 큰 틀에서 방향성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울산 산단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올해 상업 가동을 앞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를 재편 대상에 포함할지가 관건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 2580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석유화학 복합시설이다. 오는 6월 준공을 마치고 연내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가 들어 있다. 현재 충남 대산 산단과 전남 여수 산단이 각각 110만t, 138만t 규모의 에틸렌을 줄이는 사업재편안을 도출했는데, 샤힌 프로젝트로 180만t이 추가로 생산되면 감축 효과가 떨어진다. 정부가 요구한 에틸렌 생산 감축 목표는 최대 370만t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신규 고효율 설비여서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설비와 신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므로, 연식이 오래된 대한유화나 SK지오센트릭에서 가동을 줄이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업체들은 기존 설비만 줄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수, 대산 등 대부분이 에틸렌 생산을 축소하는데 울산에서 추가 생산하면 구조개편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발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한 (에쓰오일) 입장에서는 감축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황이 길어지고 이해관계도 첨예해 구조개편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멀티탭 끄기, 대중교통 타기, 쓰봉 아끼기… 절약 나선 시민들

    멀티탭 끄기, 대중교통 타기, 쓰봉 아끼기… 절약 나선 시민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종량제 봉투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노하우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다. 시민단체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1일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시민참여형 전기 절약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기전력 차단, 조명 소등, 냉방 효율 개선 등 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전기 절약 행동을 릴레이 인증샷 방식으로 SNS 등에 올리는 방법이다. 단체는 ‘대기전력 차단을 위한 멀티탭 끄기·콘센트 뽑기’ 운동에 이어 다음달 ‘사무실 내 불필요한 조명 소등하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는 ‘에어컨·선풍기 병행 사용’까지 이어 갈 예정이다. 안혜리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벌써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이나 멀티탭 끄기 등을 실천하는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다시 넘으면서 직장인들의 대중교통 이용도 늘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 마포구까지 출퇴근하는 김모(40)씨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이후 광역버스를 이용한다”며 “길에 차가 줄어서인지 오히려 출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원료 수급 불안으로 종량제 봉투 판매가 제한되면서 소위 ‘쓰봉(쓰레기봉투) 아끼기’도 공유되고 있다. SNS에는 “부피가 큰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쓰레기 봉지도 아낀다”, “분리 배출을 정확하게 하고 일회용품은 다회용품으로 대체한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올라온다. 유통·외식 업계도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달부터 배달 주문 때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와 다회용기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및 수저·포크의 단가 인상과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 광진구, 중동 상황 대응…물가·에너지 종합대책 가동

    광진구, 중동 상황 대응…물가·에너지 종합대책 가동

    서울 광진구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차질 등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광진구는 중동 상황 장기화가 지역 내 기업 경영과 구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경제·물가·에너지·세제 등 분야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대책반은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경제총괄반 ▲홍보지원반 ▲안정수급반 ▲취약계층지원반 ▲대중교통대책반 등으로 구성되며 상황 종결 시까지 운영한다. 먼저 민생경제를 지원한다. ‘중동발 애로사항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융자 지원 등 각종 지원사업을 연계한다. 중동 상황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대상으로 지방세 신고·납부 기한 연장, 징수유예, 체납처분 유예 등을 지원하고 ‘피해기업 지원 전담창구’를 운영해 신속한 상담과 지원을 제공한다. 원자재 수급 차질로 물품 납기 지연 시 지연배상금을 면제하고, 아스콘 등 관급자재 공급 차질로 공사 지연이 예상될 경우 공사 일시 중지 또는 준공기한 연기 등 탄력적으로 관리한다. 주유소 가격표시제 준수 여부와 석유류 이상 거래를 점검한다. 종량제 봉투는 생산 확대와 구매 제한을 통해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사재기를 방지한다. 김경호 구청장은 “중동 상황 장기화로 인한 물가 상승과 에너지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시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고유가 지원금, 카드·지역화폐 중 선택… 이달 말 취약계층 먼저 받는다

    고유가 지원금, 카드·지역화폐 중 선택… 이달 말 취약계층 먼저 받는다

    지역·소득 따라 10만~60만원 차등 소득 하위 70%는 이르면 새달 지급연매출 30억 이하 골목상권서 사용 지난해 15만~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이어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지급된다. 누가, 언제, 얼마나,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핵심 궁금증을 짚어 봤다. Q. 지급 대상은. A. 소득 하위 70%, 국민 3577만명이 받는다. 여기엔 차상위·한부모 가구 36만명, 기초생활수급자 285만명이 포함된다. 정부는 소득 하위 50%까지만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중동발 고유가 영향이 중산층까지 타격한다고 보고 범위를 넓혔다. Q. 얼마씩 지급되나. A. 거주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라 최저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 범위로 지급된다. 일단 소득 하위 70%에 속하면 기본 10만원을 받는다. 비수도권에 살면 5만원 추가된 15만원, 인구 감소 우대지역(인구감소지역 중 49개 시군)에 살면 10만원 추가된 20만원, 인구 감소 특별지역(균형발전 낙후도 평가 하위 40개 시군)에 살면 15만원 추가된 25만원을 받는다. 차상위·한부모 가구는 수도권에 살면 45만원, 비수도권에 살면 50만원을 받는다. 수도권 거주 기초생활수급자는 55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60만원을 받는다. Q. 지급 수단과 사용처는. A. 신용카드·체크카드·지역화폐 중 선택할 수 있다.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같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지역화폐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해당 행정구역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지역·골목 상권 활성화를 도모한다. Q. 언제 지급되나. A. 1차 지급은 4월 말, 2차 지급은 경제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5월이 유력하다. 지급 대상자가 분명한 차상위 가구와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4월 말에 1차 지급이 이뤄지고, 나머지 소득 하위 70%에게는 건강보험료 납부 실적 등을 기준으로 소득을 검증한 뒤 이르면 5월 중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안을 4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 비닐공장 대표 “돈 줘도 못 만들어”… 빵 봉지값 20% 뛰었다

    비닐공장 대표 “돈 줘도 못 만들어”… 빵 봉지값 20% 뛰었다

    인천 산단 생산업체들 ‘한숨’ 한달 새 79% 급등하고 수급 막혀비축분 원료도 바닥 ‘버티기 가동’사실상 생산하면 손해나는 구조“길어야 1주일 지나면 문 닫을 판”산단 대부분 셧다운 ‘카운트다운’도매시장·소상공인은 ‘비명’4월 접이식 천막 9만원 인상 통보“원단도 없고 공장서 주문 안 받아”배달 일회용기 일주일 새 33% 급등고객에게 포장비 5000원 청구 검토 서민들 식탁 물가까지 휘청거릴 듯 “길어야 일주일입니다. 이 상태가 더 길어지면 꼼짝없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판입니다.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제발 비닐봉투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원료가 있어야 말이죠….” 지난 30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내 비닐제품 제조업체 ‘태양봉투’에서 만난 대표 채모(70)씨는 멈춰 선 압출기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라면 비닐봉투를 뽑아내는 압출기 10대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 대화조차 쉽지 않은 곳이지만, 이날은 5m 떨어진 거리에서도 말소리가 또렷이 들렸다. 압출기 10대 중 2대는 전원이 꺼진 채 멈춰 있었고, 나머지 8대도 느릿하게 돌아갔다. 생산라인 한편에서는 직원들이 커피를 들고 기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5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로코 출신 탐다 누레딘(31)은 “라인이 멈춘 건 처음 본다”며 “야간 근무 인원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휘청이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가벼운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로,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등 각종 생활용품의 원료로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린다. 하지만 중동전쟁으로 인해 지난 2월 말 미터톤(mt)당 633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은 한 달 만에 1134달러로 79.1% 치솟았다. 태양봉투는 생산량의 90%를 미국에 수출하던 업체다. 하지만 전쟁 이후 원료 수급이 막히면서 수출을 중단했고, 남은 비축분 50t을 쪼개 국내 종량제 봉투 생산으로 돌렸다. 이마저도 “일주일이면 바닥난다”는 게 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구청 등에서 돈을 먼저 주겠다며 물량을 맞춰 달라는 요청이 빗발치지만 원료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생산량은 평소의 40% 수준,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고 했다. 남동산단 내 다른 업체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태양봉투 거래처 직원 김모씨는 “이곳은 그나마 현금으로 원료를 확보해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다른 업체들은 여기가 멈추기 전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부 업체는 기계를 완전히 멈추지 못해 ‘버티기용’으로 최소 가동만 이어 가는 상황이다. 같은 날 찾은 경기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칠성에스앤피’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공장 가동률은 기존 100%에서 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야근과 특근은 모두 중단됐다. 텅 빈 원료 보관 창고를 가리킨 고우석(48) 대표는 “원료값이 50% 넘게 올랐지만 이를 납품 가격에 다 반영할 수 없어 사실상 손해를 보며 생산하는 구조”라며 “차라리 공장 불을 끄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경기 안산시 반월특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도 나프타 고갈로 잇따라 공장을 멈춘 상태다. 나프타를 통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상승한다면 업체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대표는 “산단 대부분이 문을 닫는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단에서 시작된 비명은 유통망을 타고 도매시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31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플라스틱 의자와 접이식 테이블 등을 판매하는 유병민(35)씨는 계산기를 두드리다 고개를 저었다. 그는 “4월부터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제품 가격이 20~30% 오른다는 통보를 공장으로부터 받았다”며 “접이식 천막은 9만원 넘게 오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재고로 버티지만 4월부터는 주문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장에서 식기를 판매하는 노인섭(38)씨도 “스테인리스 냄비와 그릇 가격이 최소 10% 오른다”면서도 “손님이 빠질까 봐 당장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인근 방산시장에서는 가격보다 ‘물건 확보’가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 “원단이 아예 없다”는 말이 상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오갔다. 포장용기 납품기사 한용철(48)씨는 “물량이 줄어 오후에는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원단 도매업자 박석준(57)씨도 “공장에서 주문 자체를 받지 않는다”며 “발주를 넣어도 물건을 못 받는다”고 밝혔다. 공급망의 종착지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일부 배달 전문점은 일회용기 한 박스 가격이 일주일 만에 3만 6000원에서 4만 8000원으로 33.3% 급등하자 소비자에게 ‘포장비’ 5000원을 별도로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중동발 원자재 쇼크는 공장의 불을 끄고, 도매시장의 물량을 말리며,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공급망 도미노’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신모(38)씨는 “빵 봉지 가격이 이미 20% 올랐다”며 “이대로면 종이봉투로 바꾸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쟁 추경, 국민 70% 최대 60만원 받는다

    전쟁 추경, 국민 70% 최대 60만원 받는다

    3577만명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에너지 불안 해소·물가 안정 총력2인 가구 月소득 630만원 이하 지급… 李 ‘긴급재정명령’ 거론 ‘소득 하위 70%’ 국민 3577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지급된다. 중동전쟁발 기름값 인상으로 커진 가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소비를 진작해 침체된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수급 불안과 관련해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 있다”며 위기 대응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26조 2000억원 규모의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올해 기획재정부로부터 분리·신설된 기획예산처가 내놓은 첫 번째 추경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추경이다. 유가 급등으로 민생 경제 타격이 본격화하자 기획처는 역대 최단기간인 19일 만에 추경 편성 작업을 마쳤다. 지금까지는 40일가량 걸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유가 부담 완화에 10조 1000억원(38.5%)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4조 8000억원(47.5%)을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쓰기로 했다. 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10만~60만원을 지역화폐 방식으로 지원한다. 최소 10만원을 지원하고, 추가 금액에서 거주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라 액수에 차등을 뒀다. 비수도권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최대액인 60만원을 받는다. ‘소득 하위 70%’ 기준은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가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정할 예정이다.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거나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1인가구 기준으로는 월 385만원, 2인가구는 월소득 630만원 수준일 때 지급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할 예산으로 5조원을 책정했다. 여기에 나프타 수급 위기에 대비한 예비비 5000억원과 유류비 예산 부족분 3000억원을 반영했다.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위해 877억원을 투입해 K패스 환급률을 6개월간 최대 30% 포인트 높인다. 현재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저소득층은 53%를 환급받는데, 추경안 통과 시 83%까지 혜택이 늘어난다. 정부는 약 65만명의 신규 이용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등유·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저소득 20만 가구에는 5만원씩 에너지바우처를 지급하고 농어민의 면세유와 비료·사료 구매에는 1000억원을 지원한다. 취약계층과 청년 등 민생 안정에는 2조 8000억원이 투입된다. 생필품을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300곳으로 2배 확충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 안정을 위해 보증금의 3분의 1을 보장하는 데 279억원을 투입한다. 구직 단념 청년의 복귀를 돕는 ‘K뉴딜 아카데미’ 신설에도 1000억원을 배정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800억원,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문화·관광계에 586억원을 지원한다. 영화 관람객 600만명에게 1회당 6000원, 공연 관객 50만명에게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 25조 2000억원과 기금 재원 1조원으로 충당한다. 이번 추경으로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에서 50.6%로 1% 포인트 낮아지고 올해 명목 GDP는 0.2% 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긴급재정명령을 언급하며 “대응책을 고민할 때 기존 관행이나 통상적 절차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7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등으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절차를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적 효력을 지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제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시행하면서 발동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다만 청와대는 “긴급재정명령은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예시로 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세종로의 아침] 신현송 새 한은 총재 후보에게 거는 기대

    [세종로의 아침] 신현송 새 한은 총재 후보에게 거는 기대

    얼마 전 미국 경제가 ‘K자형’을 넘어 ‘E자형’으로 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화제가 됐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부유층과 그 밖의 계층 분화를 뜻하는 K자형 성장을 지나 중산층마저 가성비에 올인하며 무너지는 E자형으로 진화한다는 진단이다. 미국 해군연방신용조합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CNBC방송에서 “2026년 미국 경제는 기존의 ‘K자형 경제’에서 ‘E자형 경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널리 퍼졌다. 미국 중산층이 소비에 따른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스트코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서 대량구매를 늘리는 소비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에 이어 중산층이 무너진다는 경고인데,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K자형 성장에 대한 경고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초 신년사에 이어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지금은 과거와 다른 K자형 성장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적 대응을 주문했다. 박홍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K자형 성장’이라 불리는 양극화의 그늘 속에서 많은 국민이 회복의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정책 결정 당사자들이 K자형 양극화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 속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S)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어 보다 발 빠른 정책적 대응이 절실하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미 고물가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은 더욱 안 좋다. 고유가가 고환율로 이어지고, 또다시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이미 1900원대를 넘어선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이 넘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K자형 양극화가 E자형으로 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취약계층인 청년층 고위험가구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최근 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의 진단에 이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뚫었다. 여기에 중동 전쟁 장기화가 더해지면 소위 ‘영끌’을 통해 집을 장만한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될 수 있다. 지갑은 더욱 닫히고 심리는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어떻게든 가성비를 고려한 소비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정부의 잠재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는 요원할 수도 있다. 지난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1.7%로 기존(2.1%)보다 0.4% 포인트나 내리며 경고한 것이 우리가 앞둔 현실이 아닐까.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정책국장이 지명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그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먹구름이 드리운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가 되길 바라는 염원들이 자주 들린다.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과 고물가 상황에서 그가 취임하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나오지만, 성장률 하향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섣불리 금리를 인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용적 매파’라는 신 후보자가 걸어야 할 앞날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동양인 최초로 BIS 고위직에 오른 신 후보자가 그동안 갈고닦은 국제적 경험과 식견으로 E자형 경제로 들어서고 있는 한국 경제의 먹구름을 걷어 주는 혜안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황비웅 디지털금융부 기자(차장급)
  • 주말만 지나면 증시 급락장… 지붕 뚫린 환율 1520원도 돌파

    주말만 지나면 증시 급락장… 지붕 뚫린 환율 1520원도 돌파

    종가 1515원 마감 뒤 상승폭 키워코스피, 전쟁 이후로 두 번째 저점외국인 줄매도 속 개인 매수 지속예탁금만 100조… “투자 여력 충분”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가 커지면서 30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2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는 장 초반 4% 넘게 급락하며 출발했다. 중동발 불안이 이어질 때마다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를 연출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중동발 불안이 지속되면서 오후 4시 43분쯤 1521.1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1520원 위로 뛴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515.7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어진 야간거래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의 최고치다. 환율은 4.5원 오른 1513.4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환전 환율은 1583.9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주말에 이어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후티 반군 참전 소식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이다. 국제유가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15달러를 각각 넘기며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달러 강세도 지속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닷새 연속 올라 장중 100선을 훌쩍 넘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5151선까지 밀리며 약 4% 급락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종가는 지난 9일(5251.8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주일 전인 23일에도 코스피는 6.49% 급락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체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반등이 짧게 끝난 뒤 다시 하락이 이어지며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133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은 8831억원, 개인은 8973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날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89%, 5.31% 내린 17만 6300원, 87만 3000원에 장 마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아직 개인의 ‘실탄’이 남아 있다고 본다.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원 이상 유지되고 있고, 기업 실적도 급격히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동 리스크는 파국보다는 봉합으로 마무리된 사례가 많다”며 “이번 하락 역시 일시적 과민 반응으로, 가격 조정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하는 판단은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 자재 대체품도 없다… ‘벼랑끝 K산업’

    자재 대체품도 없다… ‘벼랑끝 K산업’

    의약품 포장 바꾸면 ‘변경 허가’ 필요李 “에너지 문제 잠 안 올 정도 심각”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원유, 나프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공급 부족으로 산업현장이 서서히 멈춰 서고 있다. 포장재·합성고무·플라스틱 부품 등의 부족으로 식품·약품 등 생필품은 물론 건설 등 내수산업,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산업까지 전방위적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위기가 겹치면서 산업계에서는 당장 다음달부터 공급 비상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따른 원자재 위기는 일차적으로 포장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 재고 부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자, 음료, 간편식 등 식품부터 화장품까지 짧게는 1개월 정도의 재고밖에 남지 않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체에 직접 닿거나 맛과 상품의 변질 우려 등을 고려한 특수 포장이어서 당장 대체 용기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답답해했다. 또 의약품 포장재의 기초 원료 배합이 달라지거나 공급처가 바뀌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환자에게 맞히는 ‘기초수액제’ 공급사인 JW중외제약, HK이노엔, 대한약품공업은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수액백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식약처와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액백) 여유분이 몇개월 치 정도”라고 했다. 건설 현장도 비상이다. 골재 작업을 위한 레미콘(시멘트 배합물)을 비롯해 마무리 공정에 쓰이는 창호(새시), 외벽 도장 등이 나프타 수급 차질로 지연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 공문을 보내 유가·환율 상승과 운송비 증가,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자재 협력사가 4월부터 페인트, 단열재, 방수재, 도배지, 아크릴, 시트지 등 주요 자재값을 10~40% 인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하고 원자재 수급이 불안해지면 당장 다음달부터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건설 현장은 연쇄적인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새시 하나만 수급이 안 돼도 다른 진행이 멈추게 돼 공사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범퍼, 내장재, 엔진 커버 등 차량의 핵심 부품이 석유화학 소재로 만들어진다. 업계는 긴급 공급망 점검에 나섰으나, 수급 불안이 1~2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헤드램프, 도어 손잡이, 웨더 스트립(고무 패킹) 등 광범위한 부품에 석유화학 소재가 쓰이는 만큼 부품 단가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우려했다. 반도체 업계는 헬륨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헬륨은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를 냉각하고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활용되는 핵심 가스다. 절반 이상을 카타르에서 공급받는데,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LNG 생산시설을 공격하면서 부산물인 헬륨 생산도 함께 중단됐다.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러시아 등 다른 LNG 수입선을 통해 헬륨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프타의 종류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등을 사용하는 가전 업계도 당장 재고 비축분으로 버티며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정과 유화 등에 쓰여 다양한 산업의 핵심 공정에서 필수적인 산업용 계면활성제도 에틸렌·프로필렌 수급 차질의 영향을 받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계면활성제는 나프타에서 나오는 에틸렌·프로필렌 계열 원료 의존도가 높다”며 “당장 재고는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산업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부는 국내 민간 기업이 확보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000t이 이날 국내에 도착했다고 밝혔지만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약 400만t)에 비하면 극소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활용은 설비를 바꾸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어도 원료 도착까지는 1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중동발 원유가 문제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다른 곳에서 수입하는 원자재까지 가격이 오르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제주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에너지 수급 문제에 대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다. 사실 저도 잠이 안 올 정도로 사실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화석 에너지가) 자체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수입을 쫓다 지금 저 모양이 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동발 ‘금리 공습’… 주담대 7%대에 영끌족 ‘비명’

    중동발 ‘금리 공습’… 주담대 7%대에 영끌족 ‘비명’

    ‘은행채’ 급등에 한달 새 0.31%P 올라0.25%P 만 올라도 이자 1.8조 더 부담다중채무 자영업자 등 취약층 직격정부, 시중 국채 사들여 안정화 추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서며 약 3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이 기름을 부은 탓이다. ‘유가 상승 → 물가 자극 →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이어지며 시장금리 전반이 들썩였고, 그 충격이 그대로 대출금리에 전이됐다.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7%를 웃돈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단은 0.780%포인트, 하단은 0.48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499%에서 4.119%로 0.620%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기반으로 결정된다. 최근에는 이 ‘돈값’이 빠르게 올라갔다.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데다,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가 악화됐다. 쉽게 말해 싸게 끌어오던 저원가성 예금은 줄고, 은행채 등으로 비싸게 조달해야 하는 비중이 늘면서 대출금리도 따라 오른 구조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시장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47%포인트 상승했고, 이에 따라 주담대 혼합형 금리도 0.310%포인트 올랐다. 은행채 금리는 주요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된다. 현재 금리 수준은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급격한 긴축을 이어갔던 2022년 금리 인상기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이 충격이 다중채무자와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한국처럼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바로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 전체 이자 부담은 1조 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3조 5000억원, 0.75%포인트 오르면 5조 3000억원까지 늘어난다. 다중채무자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여러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고, 평균 대출 규모도 4억원에 육박한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저소득 자영업자 연체율은 2.00%로 전년 대비 0.19%포인트 상승했고, 중소득과 고소득 차주 역시 각각 3.45%, 1.41%로 모두 상승했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자 정부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우선 5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조기상환 목적 국채 매입)을 실시해 시중에 풀린 국채 물량을 줄이고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가 바이백에 나선 것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다음 달 1일부터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단 점도 금리 안정 요인으로 꼽힌다. 최대 50조~90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예상되며, 이는 국고채 수요를 늘려 금리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금리 급등을 ‘중동사태로 인한 자금 조달 시장의 단기적 충격’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 시 정책자금 확대 등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 중동쇼크에… OECD 경제전망, 한국만 확 낮췄다

    중동쇼크에… OECD 경제전망, 한국만 확 낮췄다

    전쟁 전보다 국부 9조 더 증발할 듯中·日 전망치 유지, 美 오히려 상승美 물가상승률 전망은 1.2%P 올려韓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취약전문가들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파가 올해 한국 경제만 유독 거세게 타격할 거란 국제기구의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2315조원을 기준으로 전쟁 전보다 약 9조원의 국부가 추가로 증발할 거란 뜻이다. 경제 성장 둔화 전망의 핵심 원인은 ‘에너지 공급 차질’로 분석됐다. OECD는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중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원가 부담이 커져 산업 생산에 활력이 떨어지고,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악화해 성장이 둔화하게 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전쟁의 영향이 반영된 주요 국제기구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나온 건 처음이다. 4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쟁 반영’ 전망치가 나온다. OECD를 시작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1% 중반대로 내려가며 2%대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재정경제부·한국은행(2.0%), 한국개발연구원(KDI)·IMF(1.9%)의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한국만 유독 큰 폭으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전 세계 성장률은 2.9%로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았다. 일본은 0.9%, 중국은 4.4%, 호주는 2.3%로 전쟁 전과 후 전망치에 변동이 없었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2.0%로 오히려 0.3% 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열기로 국제기구들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높이던 상황이었는데, 중동 전쟁 여파로 상승 폭이 낮아진 게 0.3%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충격은 실물 경제로도 빠르게 전이될 것으로 전망됐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7%로 0.9% 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처럼 성장이 둔화하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 심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덮치게 된다.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에 들어섰다는 진단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국면에서 원자재 공급 감소에 따른 물가 상승이 현실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 초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 감산에 따른 재시추 가능성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고유가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OECD는 미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0%에서 4.2%로 1.2% 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했다. G20 평균치도 2.8%에서 4.0%로 1.2% 포인트 확대됐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파가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거란 예측이다.
  • [사설] 노인 무임승차 제한, 이참에 노인 연령 상향 사회적 합의도

    [사설] 노인 무임승차 제한, 이참에 노인 연령 상향 사회적 합의도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어르신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출퇴근 시간대에는 제한하는 방안의 검토를 지시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며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를 언급하면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1~8호선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무임승차 어르신은 전체의 8.3%다. 하루 중 어르신 승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오전 6시 이전(31.1%)이다. 전체 이용객 중에서 14.6%다.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1984년 도입됐다. 당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은 4%였다. 올해에는 21.6%로 국민 5명 중 1명꼴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무임승차로 입은 손실은 3832억원이다. 5년 전인 2020년 2161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 기준이 유지되면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지하철이 있는 5개 광역자치단체 교통공사도 같은 처지다. 교통공사들은 공사채 발행이나 광역자치단체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교통공사의 손실 누적은 시설 보수·개선 등에 영향을 미쳐 전체 이용객에게 부정적일 수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임 손실에 대해 “노인 연령 기준 조정, 중앙정부 지원, 지자체 자구 노력, 이용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제32조)에 따라 코레일에는 무임 수송 손실의 70%를 보전해 주고 있다. 65세 이상이어도 건강한 데다 일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5~79세의 고용률은 지난해 47.2%(5월 기준)다. 2019년 40%를 넘어선 뒤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기준 연령은 기초연금, 병원비 감면, 무료 예방접종 등 각종 복지의 기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기준이 유지되면 우리나라의 노인 부양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노인 연령 기준은 노인복지법이 제정(1981년)된 이후 45년이 지나도록 그대로다. 지하철 무임승차 개편을 포함해 기준 연령 상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은 10년에 걸쳐 75세 상향안까지 내놨다. 기준 연령을 올리면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져 취약계층의 빈곤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복지 제도의 대상과 수요·영향에 대한 선제적이고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 실제 은퇴 연령 등과도 연계해야 한다. 지하철 소외 지역의 교통 복지 등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언제까지 미루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 與, ‘중동 사태 대응’ 중기 지원 약속

    與, ‘중동 사태 대응’ 중기 지원 약속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중소기업계와 만나 “중동 사태로 인한 유류비와 원자잿값 상승 문제를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중기중앙회에서 민주당과 함께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배조웅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당에서는 정 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강준현 수석대변인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계를 위해서는 추경, 제도 개선, 법적 개선이 다 따라가 줘야 한다”면서 “급한 대로 유류비와 원자잿값 상승에 방점을 두고 정부 편성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중소기업의 애로를 듣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흔들린다는 문제 인식 아래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하루빨리 정부와 당이 도와드려야겠다”면서 “불가측성이 아주 고조된 상황 속에서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수출 바우처 운영 개선과 수출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확대, 석유 유통시장 거래 구조 개선, 중동발 공급망 피해 기업 지원 등을 건의했다. 김 회장은 “중동 사태로 인해 수출 기업은 거래 불확실성과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국내 중소 제조업은 원가 급등과 원부자재 조달 문제로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함께 대안을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오늘부터 공공 車5부제… 4회 위반 땐 ‘징계’

    전기·수소차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25일 0시부로 의무화됐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정부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키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일단 민간은 자율 참여가 원칙이지만 향후 원유 수급 위기가 격상되면 강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고령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 시간 제한 등도 검토 중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공공부문 5부제를 즉시 시행하고 재택근무 등 추가 수요 절감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국공립대, 국립병원, 시도교육청 등이 대상이다. 위반 시 최초 경고, 4회 이상 적발 시 징계하기로 했다. 민간은 우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위기가 ‘경계’ 단계로 높아지면 의무화로 전환된다. 대중교통 수요도 분산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출퇴근 시간 조정을 독려하고 고령층의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제한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기후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국민 행동 요령도 발표했다. 전기차와 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와 청소기는 주말에 사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에너지 수급 대책이 중점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유사의 기름값 담합 의혹에 대한 일벌백계를 언급하면서도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협조도 절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차량 5부제와 관련해 “(민간 의무화 전의) 중간 단계쯤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살짝 제약하는 것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이용 권장 방침과 관련해선 “(고령층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노인이라도 출퇴근하는 분도 계셔서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놀러 가는 사람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보시라”고 지시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야권 일각의 노인 폄하 주장에 대해 “노인 복지를 줄이자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폐쇄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3곳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 그것은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보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료에 큰 영향을 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 중인 원전을 추가 가동, 원전 이용률을 현재 73%에서 8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빠른 편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전쟁 추경’은 직접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7일 유가 최고가격제 2차 조정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류세를 깎아주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는 지역화폐로 취급해서 그걸로 동네 골목 상권에서 전통시장에서 영세 소상인들한테 돈을 쓰면 돈이 빨리 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 3월 반도체 수출 164% 급증… 삼성·SK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반도체 핵심 부품 수급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33억 달러(약 71조 1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4% 증가했다.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187억 달러(약 25조원)로 163.9% 급증하며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35.0%를 차지했다. 반도체의 고공행진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공세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출하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6조 4489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 6853억원) 대비 445.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6.0% 급증한 30조 952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측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이익률이 높은 고성능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었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실적 전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수급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쟁 등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며 “경쟁사가 먼저 AI 패권을 장악할 경우 시장에서 영구히 도태될 수 있다는 공포가 경기 사이클이나 지정학적 위기보다 더 강력하게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고객사의 수요 충족률이 6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97조원과 16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격화된 중동발 공급망 불안은 변수로 꼽힌다. 이란의 카타르 가스 시설 공습으로 반도체 필수 소재인 헬륨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군수 수요가 겹친 텅스텐 가격도 한 달 새 24% 폭등하며 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공급 제한이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를 고갈시킬 만큼 장기화된다면 수익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핵심 소재의 경우 수개월 치 재고를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 환율 1517원… 중동발 복합위기 딜레마

    환율 1517원… 중동발 복합위기 딜레마

    유가·환율·물가 3중고에 경제 비상트럼프 유화 발언에 환율 ‘널뛰기’신현송 차기 한은총재 역량 시험대 중동 정세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1510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환율 상승을 넘어 고유가·물가 불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발언에 따른 패닉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으로 태도를 바꾸자 환율이 하락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창구 환전 환율은 1578.3원으로, 1580원에 육박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영향 탓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예고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 뉴욕 증시 개장을 2시간여 앞두고 ‘이란의 에너지시설 등에 대한 군사적 공격 유예’를 선언하자 조기 종전 기대가 높아졌다. 이에 환율은 오후 8시 50분 기준 1492원대까지 떨어지며 혼란이 이어졌다. 중동 전쟁 여파가 이어지며 고유가·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 심화에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제 유가도 치솟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브렌트유도 115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올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2% 성장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늘어나고 있다. 물가는 뛰고 성장은 더뎌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는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31 오른 99.810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99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처럼 중동 사태로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위기관리능력과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선 신 후보자를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하지만,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이 상충하는 가운데 쉽사리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 후보자는 최근 국제결제은행(BIS)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갈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그리고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에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 향방이) 달려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공급 충격 등이 일시적이라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지켜볼 수 있다는 의미다.
  • 20대 소액 ‘빚투’ 손실률, 일반 투자자 3.2배 달해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중동발 충격으로 주가가 흔들리자 ‘빚투(신용융자)’ 소액 투자자들의 손실이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자산규모와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따른 투자성과 격차를 짚은 본지 보도 이후 감독당국은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과 신용융자 관련 통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9일까지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계좌별 평균 수익률은 -19.0%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8.2%)의 2.3배 수준이다. 본지가 1월 12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이상 투자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출 기반 투자자의 절반은 손실을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신용융자를 끌어 쓴 60대의 수익률이 -19.8%에 달하는 등 손실이 컸다. 20대와 30대는 수익률이 각각 -17.8%와 -18.2%로 나타났다. 빚투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른 투자자 사이 격차는 특히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30대는 신용융자 미사용 계좌 수익률(-6.6%)이 전 연령대 중 양호한 편이었지만, 신용융자 사용 시엔 손실률이 2.8배로 확대됐다. 20대도 미사용 계좌(-6.7%) 대비 ‘빚투’ 투자자 손실률이 2.7배에 달했다. 50대는 이 격차가 1.9배에 수준이다. 투자금이 적을수록 상황은 더 나빴다.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의 경우 빚투 수익률은 -20.7%로, 일반 투자자(-7.5%)보다 손실 폭이 훨씬 컸다. 특히 20대 소액 투자자는 신용융자 사용 시 손실률(-20.7%)이 3.2배로 커져 빚투 여부에 따른 차이가 가장 컸다. 20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활용해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중동발 ‘오일 쇼크’… 가장 먼저 아시아 덮쳤다

    중동발 ‘오일 쇼크’… 가장 먼저 아시아 덮쳤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오일 쇼크’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을 가장 먼저 강타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주유소들이 대거 문을 닫았고, 지난해 5월 동아시아 최초 ‘비핵 국가’를 선포했던 대만은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라오스는 전국 주유소의 40%가 문을 닫았다. 학교 수업 일수를 3일로 단축하고,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현지 매체 라오티안 타임스는 전국 2500여개 주유소 가운데 1000개 이상이 폐업하면서 수백 대의 오토바이가 연료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라오스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도 주유소의 3분의 1이 영업을 중단했다. 태국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는 3월말 쌀 수확 시기를 맞았지만, 벼 베는 기계와 운반 트럭에 연료가 없어 농가에 타격이 극심하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주유소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필수 소비재 가격도 대폭 올랐다. 아울러 태국에서는 대부분 장례식을 사찰에서 화장으로 치르는데, 경유가 바닥나면서 시신 화장이 중단되고 있다. 멀리 중동전쟁이 시민들의 장례식에까지 영향을 주자 왓 사만 라타나람 사원의 주지는 “50년 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의 ‘오일 쇼크’ 여파는 더욱 심각해 차량을 격일로 운행하는 2부제를 이달 초부터 단행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원유 부족에 휘발유 가격이 2배나 오르자 연료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은 ‘핵 없는 조국’ 공약을 폐기하고 신베이시와 핑둥현의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제3원자력발전소 2호기 폐쇄 이후 ‘핵 없는 조국’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면서 새로운 상황에 따른 핵발전 재개 필요성을 밝혔다. 이어 “의무 석유 비축량은 약 90일 분량이며, 현재 비축량은 100일이 넘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중동 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 급등 초기 가격 통제로 버텼던 각국이 결국 ‘수요 억제’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 확대만으로는 이번 충격을 상쇄할 수 없다”며 재택근무와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수요 억제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가스전 보복… 중동발 ‘에너지 대란’

    가스전 보복… 중동발 ‘에너지 대란’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 규모 가스전을 폭격하고 이란은 카타르를 비롯한 주변국 가스 시설에 보복 공격을 단행하며 중동 전쟁이 ‘에너지 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요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 목표가 되며 중동 전쟁은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 전쟁’ 국면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공습하며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이란 에너지 생산 시설을 타격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에게 ‘목숨’ 같은 에너지 공급원을 정밀 겨냥한 것이다. 공습으로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3, 4, 5, 6 광구 가동이 중단됐고 사우스파르스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정제·가공하는 아살루예의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도 손상을 입었다. 이에 이란은 이튿날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카타르 측에 따르면 가스 액화 시설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시설 등이 밀집한 카타르 대표 에너지 산업 중심지다. 글로벌 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이곳이 멈추면 아시아, 유럽 등 가스 수입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에너지 인프라를 ‘맞불 공습’하며 이번 중동 전쟁은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경제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은 극단의 공격을 주고받으면서도 가스전·정제공장 등 에너지 생산 시설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레드라인’마저 넘은 모습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공격을 예고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정유시설(SAMREF·삼레프)에도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수출로까지 위협한 것이다. 아울러 전쟁이 끝나더라도 인프라 재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생산 기반 시설이 손상돼 복구에 2년이 걸렸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중동으로 이동 중인 미 해병대가 일주일 내에 도착해 호르무즈 해협 주변과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섬을 장악하고 해상 통행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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