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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ctor & Disease] 한설희 충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누구나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삶의 사막이다.오죽했으면 ‘노망(老妄)’이라고 했을까만,그러나 이처럼 무지한 편견도 없다.마치 신열처럼 치매 역시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다른 병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군이며,조기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노화의 한 과정으로 생각합니다만,그렇지 않습니다.치매는 노화가 아니라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병증입니다.” 한국치매학회장인 충북대병원 신경과 한설희(51) 교수는 “지금까지 이런 웃지 못할 오해와 무지 때문에 숱한 사람들이 소중한 삶을 망쳐왔다.”며 이렇게 강조했다.지난 2002년 한국치매학회를 태동시켜 지금까지 회장을 맡는 등 우리나라 치매 치료의 선구자 격인 그를 만나 치매 얘기를 들었다.그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고령화 문제부터 거론했다.“통상 65세 노인 인구가 인구 대비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하는데,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의 전이가 너무 빠르다.당연히 치매 문제가 심각하지 않겠나.” ●65세 이상의 10%가 치매 앓아 고령화가 치매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나. -통계로 보면 65세 이상 인구의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60세를 넘기면 5년마다 유병률이 배로 늘어나 85세가 되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치매환자가 된다.이 점 때문에 고령사회가 문제가 된다.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프랑스는 115년,미국은 75년,일본은 26년이 걸렸다.그런데 우리는 지난 2001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해 불과 19년만인 오는 2019년이면 고령사회가 된다. 치매란 어떤 병이며,실태는 어떤가. -치매란 정상인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 경우다.기억력,주의집중력,계산능력,동작수행능력,언어능력 등을 인지기능이라고 하는데,이런 기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단,기억력만 나빠진 경우는 양성인지장애라고 해서 치매와는 구별한다.실태를 보면,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400만명 가운데 10%인 40만명이 치매환자인데,중요한 건 이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5%인 2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나머지는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치료받는 사람은 5%에 불과 쉽게 말하자면,결혼기념일이나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지난번에 샀던 그거,뭐였더라.”라고 하거나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공간감각이 떨어져 외출을 했다가 집을 찾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더러는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도 하며,피해의식이 발동해 “며느리가 나를 굶겨 죽이려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약속 장소가 어디였지?”하는 정도는 건망증으로 보지만 “나는 그런 약속 한 적이 없다.”고 하면 치매 쪽에 무게를 둔다. 치매를 초래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에 앞서 유형을 먼저 보는 게 좋다.서구에서는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앓았대서 유명한 알츠하이머병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반면 뇌졸중 등이 원인인 혈관성 치매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반면,우리나라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각각 40% 정도 된다.혈관성 치매의 대부분은 뇌 혈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즉,뇌의 이상이 치매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잘 먹기만 하고 운동 안 하면 위험 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이 뇌 혈관의 문제라면 원인이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뜻인가. -당연하다.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등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혈관성 치매의 위험요인과 정확하게 일치한다.실제로 고혈압만 제대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률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결국 혈관성 치매도 당뇨병처럼 너무 잘먹고,운동을 소홀히 해 생기는 병이다. 치매도 유전인가.더러는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집안 망신이라며 쉬쉬 하기도 하는데…. -알츠하이머의 경우 5% 미만에서 가족력이 작용한다고 본다.지질을 뇌로 옮겨주는 운반체인 아포지질단백의 유전자에 치매 발현유형이 따로 있음이 밝혀졌다.문제는 혈관성 치매인데,이건 유전적 소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그만큼 후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하루 포도주 2잔 마시면 발병률 줄어 한 교수가 전하는 치매 얘기는 몇몇 흥미로운 대목도 있었다.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의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발병률이 높으며,학력이 낮을수록 발병률이 높다.또 흔히 알고 있듯 ‘고스톱’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해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1일 포도주 2잔 정도를 마시면 아예 안 마시거나 과음한 경우보다 치매 발생률이 낮다고 했다. 치료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최근 증세를 개선시키는 약제가 개발됐어도 여전히 치료가 쉽지 않은 알츠하이머병은 그렇다 하더라도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질환이 진행돼 2차적으로 오는 치매로,조기발견할 경우 진행을 억제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지금까지 드러난 90여 가지의 치매 원인 중 알코올 등의 중독성 장애와 대사장애,감염질환과 내분비질환,뇌종양과 결핍성 장애에 의한 치매는 치료가 가능하다.이런 유형은 전체의 20∼25% 정도 된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다. 예방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비만을 경계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이 중요하다.노인들이 노인정에서 무료하게 소일하는 것보다 의미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신체적 건강을 지키고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것도 좋은 예방법일 것이다.최근 개발 중인 치매예방주사제도 머지않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머잖아 치매도 정복될 것이다. ●치매약조차 보험 안되는 현실이 문제 그는 끝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바깥 출입은 물론 용변조차 볼 수 없는 치매 환자가 장애인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으며,심지어는 치매 치료약조차도 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수십만명의 치매 환자가 가난 때문에 치료는커녕 요양조차 못받는 현실을 정부는 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설희 교수는 △서울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듀크의대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연구원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 방문교수 △국방부 의무자문관 △대한치매학회장 △국제 치매학회 기관지 편집위원 △충북의대 신경과 과장 ˝
  • 베토벤의 머리카락/러셀 마틴 지음

    히틀러는 베토벤의 음악을 게르만 민족정신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라고 찬양했다.자신의 생일 축하 연주곡도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었다.그런가 하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의 세번 짧고 한번 긴 박자(단단단 다…)는 2차대전 당시 연합군에선 승리의 상징으로 사용했다.모스부호의 ‘V’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베토벤을 숭배한 인물은 한 둘이 아니다.클림트 등 빈 분리파를 비롯해 리스트,괴테,베를리오즈,멘델스존 등은 모두 베토벤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미국의 논픽션 작가 러셀 마틴이 쓴 ‘베토벤의 머리카락’(문명식 옮김,지호 펴냄)은 베토벤이란 이름이 단지 위대한 음악가 이상의 의미를 지님을 하나의 극적인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바로 베토벤 머리카락 경매다. 베토벤이 죽은 다음 날,친구인 후멜은 열 다섯살 된 제자 힐러를 데리고 그를 찾았다.관 속의 베토벤은 유언에 따라 귀의 연골이 적출되고,사람들이 여기저기 잘라가 머리 부분이 움푹 패여 있었다.소년 힐러는 스승에게 눈짓으로 물었다.“가져도 될까요?” 스승의 허락을 받은 힐러는 몰래 한 뭉치의 머리카락을 잘라냈다.이 머리카락은 유리 로켓에 담겨져 세상을 떠돌다 1994년 마침내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오게 된다.200년 전 베토벤의 주검에서 한 소년이 잘라낸 이 머리카락은 결국 두 명의 미국인 베토벤 마니아에게 7300 달러에 팔렸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은 베토벤이 시달린 수많은 질병과 청각장애,죽음의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검사에 이용됐다.DNA검사 결과 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선 건강한 사람의 머리카락에 있는 것보다 100배나 많은 납이 검출됐다.언론은 베토벤의 납중독 사망설을 대서특필했다.그러나 당시 성병치료 연고제로 쓰이던 수은은 별로 발견되지 않아 베토벤이 매독에 시달렸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책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통해 베토벤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준다.베토벤의 죽음에 관해선 그의 사후 진단기록과 해부소견서가 불타 없어지면서 여러가지 억측이 나돌았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美 슬로푸드운동 뿌리내린다

    제 고장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규격화되고 표준화된,인간을 속도의 노예로 만든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출발한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반(反)패스트푸드 운동에서 벗어나 국적 불명의 식품을 배격하는 건강한 먹거리운동,환경운동,지역농가 지원 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일종의 웰빙 식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세를 늘려왔던 슬로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지난 30년간 값싸고 간편한 햄버거와 감자 튀김에 ‘중독’됐던 미국인들은 건강의 최대 적인 비만의 주범으로 패스트푸드가 지목되는 것을 비롯,패스트푸드의 폐해가 잇따라 공표되면서 점점 슬로푸드 운동 제창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새 회원수가 급증,현재 전국 62개 지부에 1만 2000명의 유료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8만여명이며 이중 3만 5000명 가량이 이탈리아인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 美서도 큰 반향 특히 패스트푸드가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독일 뮌헨대의 존 콤로스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난과 패스트푸드 때문에 유럽인들보다 체격과 신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들의 평균 신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인보다 약 5㎝가 작았다.영국인들도 미국인들보다 약 1.3㎝가 큰데 독립전쟁 당시에는 미국인 남자 평균신장이 영국인 남자 평균신장보다 5㎝나 컸다고 콤로스 교수는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몰아내자던 출범 초기의 과격했던 ‘슬로푸드’운동은 실생활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특정 식품에 대해 금지나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슬로푸드 회원들은 가끔씩 풀어 키운 닭과 유기농 식품,직접 짠 과일 주스,소량생산된 맥주를 사서 한시간 이상 걸려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했던 영국에서도 최근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1997년 출발,광우병 공포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 정치인들이 슬로푸드 운동에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현재 1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 켄 리빙스턴은 런던식품위원회를 설치했고,찰스 클라크 교육장관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투명한 공급체계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그랍 스트리트는 하반기중 600여가지의 전통식당들이 자랑하는 음식들의 조리법을 담은 일명 슬로푸드의 ‘성경’격인 요리책을 펴낼 예정이다. 영국의 슬로푸드운동 단체들은 이탈리아처럼 교육에 슬로푸드 운동을 접목시키고 있다.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투명한 조달 및 현지 식품 조달비율을 높이고 유기농산물 사용을 늘리도록 촉구하는 등 조직화하고 있다.단순한 잘 먹기 운동에서 환경운동 단체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운동은 올해안에 세계 최초의 음식대학을 개교,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슬로푸드 운동의 철학과 개념을 가르친다.졸업생들은 음식평론가,매니저,식재료 구매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오는 10월4일 개교하는 음식대학은 3년 과정과 2년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가진 자들의 운동” 비판도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큰 약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재료인 유기농 식품이 대량생산된 슈퍼마켓 상품에 비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이 때문에 슬로푸드운동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슬로푸드USA회장 패트릭 마틴스는 “모든 사회운동은 여성 참정권이나 민권운동,환경운동을 막론하고 교육받은 엘리트로부터 시작됐다.”며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식품을 생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의 건강여행’의 저자인 앤드루 웨일 박사는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하는 데 부자일 필요는 없다며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식품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986년 反맥도널드 운동에서 시작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브라 마을 출신의 음식·와인 저널리스트 카를로 페트리니 주도로 1986년 시작됐다.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 광장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매장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맥도널드 반대’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빨리 먹는 음식문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동시에 먹는 것의 즐거움,전통음식의 보존 등을 강조했다.국제적인 운동이 된 것은 1989년 파리의 코믹극장에서 슬로푸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부터다.최근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이 현안이 되면서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에 있는 본부에서는 그 철학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행사로는 포도주 컨벤션,미각의 전당,슬로푸드 시상대회 등이 있다.장기 프로젝트로는 미각의 방주,포도의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미각교육 등이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확 벗겨! 베드신 촬영 어떻게?

    지난 5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제작 미라신코리아·유니코리아)에서는 여주인공 성현아의 전라연기가 무척 인상적이다.옛 남자친구에게 겁탈당한 그녀의 온몸을 남자주인공(김태우)이 정성껏 씻겨주는 목욕신은 특히 그렇다.두사람의 욕실장면에 한참동안 풀샷으로 고정된 화면을 보면서 관객들은 궁금하지 않았을까.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홍 감독은 촬영 몇달쯤 전부터 배우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켰다.성현아·김태우·유지태 등 세 주인공들이 허물없이 친해질 수 있도록 틈만 나면 술자리를 마련한 것.그러나 그렇게 오랫동안 ‘워밍업’을 했어도 막상 목욕신을 찍을 때 성현아와 김태우는 알코올 기운을 빌려야 했다.“촬영 몇시간전 긴장을 풀려고 두사람이 세트장 침대에서 소주를 마셨는데,한참뒤 술에 취해 둘이 머리를 맞대고 잠드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고 홍보담당자는 귀띔했다.다행히 촬영은 단 한번의 NG도 없이 끝났다는 것. 아무리 배짱좋은 배우라도 노출연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제작발표회에까지 참석했던 여주인공이 대본상의 적나라한 노출장면을 문제삼아 출연결정을 번복한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다.톱스타일수록 노출연기에 민감해지는 건 당연한 일.2002년 개봉한 ‘중독’은 노출장면을 극도로 꺼리던 이미연이 벗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이미연과 상대역인 이병헌의 극중 정사장면은 5분 가량.제작사인 씨네2000의 한 관계자는 “이를 위해 한밤중에 7∼8시간동안 촬영을 거듭했었다.”고 말했다. 베드신 촬영현장에는 암묵적인 원칙이 있다.촬영에 꼭 필요한 스태프가 아니고서는 출입엄금이라는 점.감독,촬영감독,조명감독 등 많아야 서너명만 출입할 수 있다.‘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홍보하는 시네와이즈필름의 한 관계자는 “사진작가도 들어가지 못해 정작 화제의 장면은 스크린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감독조차 현장에 못 들어갈 때도 있다.‘중독’의 베드신에는 촬영감독만 들어가고 감독은 밖에서 모니터링만 해야 했다. 이종원·김윤진의 신랄한 정사장면이 화제였던 멜로영화 ‘밀애’도 마찬가지.극중 5분여 분량의 정사신을 극비리에(?) 찍느라 근 일주일동안 감독과 배우들이 진땀을 뺐다. 스타,특히 여배우들의 노출은 오랫동안 대역을 쓰는 게 관행이었다.그러던 분위기가 ‘실연’(實演)쪽으로 급반전한 것은 ‘해피엔드’에서 전도연이 파격적 베드신을 직접 소화하면서부터.‘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엄정화,‘복수는 나의 것’의 배두나,‘생활의 발견’의 추상미·예지원 등이 과감히 가슴을 보여줬다. 배우들의 벗는 연기는 관객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감동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하지만 여전히 다른 시각도 있다.“연기의 금기를 깨나가는 배우들을 지켜보는 건 즐겁다.그러나 노출이 영화를 각인시키는 손쉬운 양념으로 활용되는 일은 앞으로도 경계돼야 할 것”이라고 영화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황수정기자 sjh@˝
  • 외국인노동자 자녀의 어린이날

    82돌 어린이 날을 맞아 평소 소외된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이 우리나라 어린이들과 어울려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등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과천 서울랜드,경기 용인 에버랜드 등 수도권의 주요 놀이공원에는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또 야간까지 문을 연 놀이공원들 때문에 인근 도로는 밤늦게까지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하지만 한편에서는 홀아버지의 돌연사로 홀로 남게 된 소녀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주노동자의 자녀들,모처럼 함박웃음 “어린이날에도 일하러 간 우리 아빠가 같이 올 수 있었으면….”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잔디마당에서 몽골·방글라데시·중국·스리랑카·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 자녀 80여명과 우리나라 어린이 90여명이 ‘어린이날 무지개 축제’에 참석,인종과 국적의 벽을 넘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회장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자원봉사에 나선 6명의 소아과·치과 의사들이 건강검진을 실시하기도 했다.또 용천 어린이 돕기 모금 행사도 열렸다. ‘사랑의 썰매 끌기’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잔디썰매를 탄 방글라데시 출신 타냐(11)양은 “새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너무 재미있다.”고 좋아했다.낯선 외국인 친구를 처음 만난 이아름(12)양은 “처음에는 피부색,머리카락 등 생김새가 달라 조금 어색했지만 금방 친해졌다.”고 웃었다.하지만 행사장에는 부모가 휴일 근무를 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외국인 어린이들은 혼자 참석했다.김성수 건강협회장은 “다양한 색깔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무지개처럼,자라나는 어린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 갈등과 전쟁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빠잃고 혼자된 열살 소녀 4년 전 어머니를 잃고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 함께 살던 초등학교 3학년생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아버지마저 잃었다. 4일 오후 9시쯤 서울 양천구 신월1동 강모(44·무직)씨 집에서 강씨가 딸(10)과 함께 식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강양은 아버지가 쓰러져 움직이지 않자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강씨는 수족관을 운영하다 4년 전 지병으로 아내를 잃은 뒤 딸과 단둘이 살며 식사도 거른 채 매일 소주 2병을 마시다 알코올중독자가 됐다.지난해 12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1월 퇴원하기도 했다.주민들은 “강씨는 끼니 때마다 딸의 식사를 직접 챙길 정도로 자상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채수범기자 sunstory@˝
  • 쉬어가기˙˙˙

    죽을 고비를 넘긴 디에고 마라도나(43)가 재활을 위해 쿠바로 돌아간다.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과 ‘라 나시온’은 마라도나가 코카인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4년전부터 머문 쿠바로 곧 돌아간다고 5일 보도.한편 마라도나는 지난달 30일 한 인터뷰에서 “죽을 뻔했지만 팬들이 애타게 불러서 저승길에서 되돌아 왔다.”고 익살을 떨었다고.
  • “담배 유해성 문서 공개”

    ‘담배소송’이 제기된 지 4년 5개월 만에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심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조관행)는 지난 30일 ㈜KT&G(옛 담배인삼공사)에 담배 유해성 등을 연구한 문서 464건을 제출토록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법원이 담배 연구문서의 공개를 요구하기는 처음이다. 재판부는 문서제출 결정문에서 “피고 KT&G는 결정문을 받은 날로부터 5일 안에 담배 관련 연구문서 439건의 전 내용을 제출하고,25건은 영업비밀 부분을 제외하고 제출하라.”고 명령했다.제출 문서는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 연구 ▲니코틴·타르 등 유해물질 연구 ▲담배 중독성 연구 ▲담배 유해성 및 중독성 감소를 위한 제조방법 연구 등이다.특히 KT&G가 관련성이 없다며 공개를 원치 않던 ‘국산 엽연초의 내용성분 분석보고’‘지역별 잎담배 및 외산 잎담배 성분비교연구’ 등이 포함됐다.재판부는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라도 국민의 생명·신체·건강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19∼21일 대전 유성구 KT&G 중앙연구원을 방문,원고 측이 요구한 문서를 모두 살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재판은 1999년 12월 흡연피해자 6명과 그 가족 25명이 “담배의 유해성·중독성을 알고도 이를 숨겨 폐암에 걸렸다.”며 KT&G와 국가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 시작됐으며,소송 중인 2000년과 2003년,그리고 지난 3월에 원고 3명이 폐암으로 숨졌다. 원고측 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담배인삼공사가 1950년대부터 담배를 연구해 왔지만 국민에게 담배의 유해성·중독성을 철저히 숨겨왔다.”면서 “법원이 연구문서를 제출토록 명령함에 따라 정부와 KT&G의 불법행위가 모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코자 서울대병원에 흡연피해자 3명과 폐암사망자 3명에 대한 신체·진료기록감정을 의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Doctor & Disease] 김용진 서울대의대 흉부외과 과장

    ●신생아 1000명중 7~8명꼴 발생 “신화의 하트처럼 심장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생명의 구체적인 증거입니다.뇌는 죽어도 생명이 연장되지만 심장이 멈추면 모든 게 끝입니다.”서울대의대 흉부외과 과장 김용진(54) 박사.사람들은 그를 ‘심장 공장장’이라고 부른다.지난 86년 서울대병원에 어린이병원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해마다 200명 정도의 심장병 어린이가 그의 손끝에서 새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이 이 별명의 배경이다.그를 만나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선천성 심장병에 대해 들었다. 발병 실태는 어떤가. -새로 태어나는 어린이의 2%가 이른바 핸디캡 칠드런,즉 지체부자유아인데 이중 30% 정도 그러니까 전체 신생아의 0.7∼0.8%가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다.1000명중 7∼8명 꼴쯤 될 것이다. 실태 면에서 예전과 차이가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에 처음 심장수술이 시도됐는데,당시에는 연간 7000∼8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했었다.그랬다가 출산율이 줄면서 최근에는 3500∼4000명 정도로 줄었다.그러나 60∼70년대만 해도 수술 기술이 미흡해 누적 환자가 많았다.80년대 들어 본격적인 수술치료가 시작되면서 84∼85년의 경우 우리 병원에서만 매년 500건 정도 수술을 했다.그때 아마 전국적으로는 연간 3500건 정도 수술을 했을 것이다. ●임신초기 약물·음주등 상당한 영향 발병 원인을 설명해 달라. -전체 환자의 90%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단순한 유전적 요인에 의해 심장병을 가진 경우는 5∼10%에 불과하다.물론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이런 경우는 일단 환경적 요인에 의한 발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환경 요인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없이 많지만,공해와 약물 및 알코올중독,산모의 당뇨병,고령 출산 등이 손꼽히는 환경적 요인이다.이런 점에서 임신 초기가 매우 중요하다.아직 임신 사실이 확인되기 전인 초기 몇 주간의 문제,이를 테면 약물 복용이나 감염질환 노출,음주 등이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전 의심되면 무조건 유산 안타까워 김 박사는 “최근들어 검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못찾아내던 질병까지 잡아내는 성과는 있지만,우려할만 한 부정적 현상도 있다.”고 지적했다.출산 전에 태아의 상태를 살펴 기형 등 건강이 의심되면 유산을 해버리는 것이 그것.“심장병도 종류와 증상이 다양합니다.상당수 심장병은 간단한 수술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타고난 병신’ 정도로 오해해 유산을 하곤 한다.이는 태아에게도 죄악이고 산모의 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그러면서 그는 기형은 결코 병신이 아니라고 못박았다.“생각해 보라.발가락이 여섯개 정도의 기형이라면 여드름처럼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데 그런 생명을 버린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심장병도 발병 원인과 증상에 따라 종류가 많을텐데. -좌심방과 좌심실,여기에 연결된 대동맥에 문제가 생긴 좌우단락,이와는 반대로 우심실,우심방의 판막 결함이 원인인 우좌단락이 있는데 심방 및 심실중격결손,동맥관개존증,삼천판폐쇄증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질환이다.또 대동맥 등의 판막이 훼손된 판막질환,혈관이나 심실이 뒤바뀐 대혈관전위증 등 연결 이상,심장의 특정 부위가 잘못 만들어진 형성부전 등이 우리나라에 많은 대표적 심장질환이다. ●보채고 땀 많이 흘리면 심부전 증상 어린이 심장병을 일상적 증상으로 식별할 수도 있나. -최근에는 초음파,심전도,X-레이,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장비가 좋아 임신때는 물론 출산 전에도 심장 이상을 대부분 잡아낸다.영·유아를 포함한 어린이가 나타내는 주요 증상은 보채고 땀을 많이 흘리며 호흡이 곤란한 이른바 심부전 증상이다.또 입술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나 잘 자라지 못하고 활동력이 떨어지는 성장장애도 심장병의 주된 증상이다. 치료법은 어떤가. -심장병의 특성상 90%는 수술요법을 적용하며,나머지는 간단한 스탠트시술이나 약물로 치료한다.수술 대상 가운데 70∼80%는 1회 수술로 낫지만 20% 정도는 재수술이 필요하다.나머지는 병증이 복잡해 수술도 어렵고 오랫동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수술은 어릴 때 하는 것이 효과적 그는 어린이 심장병의 경우 예전에는 주로 취학 전에 수술했으나 최근에는 유아기 수술이 흐름이라고 소개했다.“심장의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술이 늦을수록 여러가지 부작용이 누적돼 몸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특히 우좌단락으로 나타나는 청색증 같은 질병은 심장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조기수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법이 따로 있나. -사실,이렇다 할 에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그러나 개연성을 갖고 말하자면,어린이의 경우 산모에게 적용되는 주의사항인데,약물 남·오용을 경계해야 한다.성분이 불확실한 건강식품이나 음주,흡연,감염질환,불필요하게 방사선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최근에 빈발하는 성인들의 후천적인 심장질환,예컨대 관상동맥질환이나 심근경색,대동맥질환 등은 생활여건이 나아지면서 생긴 질병이다.과다한 지방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이 중요하다. ●어린이는 국가적 차원서 무료 치료해줘야 아직도 심장병은 치료가 어렵고,치료비 부담도 큰 질환이다.이 대목에서 그는 적어도 어린이 심장병 정도는 국가에서 무료로 치료해 줘야 복지가 제대로 된 나라라며 우리의 복지실태를 꼬집었다.“일본도 어린이 질병은 대부분 국가가 치료해 준다.애들 아프면 어른들 발목이 잡혀 국가적 생산성도 떨어지지 않나.나라든,가정이든 애를 바르게 키워야 미래가 있는 것인데,우리나라는 그게 안돼 안타깝다.” ■김용진 교수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 소아병원,샌디에이고 의대병원,호주 멜번의대 왕립 소아병원,시드니의대 왕립 소아병원 장·단기 연수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 소아병원 연구원 △미국 하버드의대 소아병원 및 호주 왕립멜번의대 소아병원 교환교수 △국방부 의무자문관 △미국 흉부외과 의사협회 회원 △대한흉부외과 상임이사 겸 학술위원장 △아시아 심혈관학회 이사 △대한소아심장학회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
  • 하루 3분의1갑 흡연땐 방사능 피폭기준 초과

    하루에 담배를 3분의1갑(6.5개피) 이상을 피우는 흡연자는 한해 동안 연간 인체에 최대로 허용되는 방사능 피폭량인 100mRem(밀리렘·자연피폭량 제외)과 같은 양의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연구보고서가 국내에서 처음 발표됐다.또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의 상피세포에 수백배나 많은 방사능이 축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국립암센터 주최로 열린 ‘건강증진 및 금연심포지엄 2004’에서 서울의대 핵의학과 정준기 교수는 ‘폴로늄 210 등 방사능 물질의 독성’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mRem’은 생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 피폭량 단위.가슴에 X-선을 1회 촬영할 때 받는 방사선량은 10mRem정도다.태양 등 자연에서 나오는 자연피폭량을 합치면 연간 최대 허용치는 500mRem.때문에 하루 3분의1갑 이상 흡연자는 한해 600mRem의 피폭량에 노출되는 셈이다.사람이 70만 mRem의 방사선을 한꺼번에 전신에 받으면 수일내 사망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재배 과정에서 뿌리와 잎을 통해 담배에 축적된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과 납-210이 모두 발암물질로 밝혀졌으며,다른 발암물질과 함께 폐로 흡입돼 폐의 상피세포에 주로 축적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흡연은 반복·지속적인 습관으로 담배에 의한 전신피폭은 연간 16∼280mRem에 불과하지만,폐 상피세포의 피폭은 연간 8000∼3만 100mRem으로 일반인 허용 피폭량과 비교할 때 폐 상피세포에 수백배가 높게 축적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담배의 방사능 물질은 흡연의 형태로 폐에 쉽게 축적돼 폐암,백혈병 등 다른 암을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소량만 배출될 뿐 폐에 지속적으로 축적된다.”고 경고했다.정 교수는 “담배의 방사능 연구결과로 보면 담배는 법으로 금지해야 할 만큼 위험한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는 “담배의 방사능 물질에 대한 연구결과는 국내에서도 처음 발표되는 내용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또 박재갑 암센터 원장은 “17대 국회의원 299명을 설득해 담배판매금지 입법청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국내 독성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담배의 유해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계명대 김대현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기계를 통해 측정하는 니코틴과 타르양 검사방법이 실제 인간의 흡연 행동을 고려한 검사법이 아니며 기계를 이용한 측정치가 실체 인체의 흡연량보다 훨씬 적게 표기된다.”고 지적했다. 인제의대 김철환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의 맛과 향을 위해 넣는 첨가제만 브랜드별로 30∼150종류”라면서 “담배에 첨가됐을 경우 중독을 강화시키는 암모니아,방광암을 일으키는 습윤제,벤젠,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다량 첨가돼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 30년 앞을 내다보자/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교육이 개인의 소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보다 나은 건강,낮은 범죄율,정치나 지역사회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학교교육을 추가로 1년 더 받으면 담배소비의 경우 남성은 1.6개비,여성은 1.1개비가 줄어들고 주당 17분의 운동시간을 늘려준다고 한다.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고,오염이 적은 거주지역을 선택하고,건강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일에도 익숙하다고 한다.또한 교육은 주관적 복지를 의미하는 행복지수의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외에도 교육은 학교를 다니는 젊은 세대의 바람직한 사회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범죄율을 낮추며 이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개발이나 범죄예방 및 법 집행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게 된다.또한 대학졸업자는 고교졸업자에 비해 자원봉사 시간이 두배 가까이 되고 기부금이 5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이러한 이익이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이만한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다른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리라.문제는 이러한 시간을 기다려주는 인내와 장기적인 안목이다.흔히들 교육을 국가백년지대계라 한다.그만큼 한 사회의 장래가 교육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베네트는 미국사회의 건강성을 판단하기 위해 이혼율,범죄율,10대 임신율,마약중독률,학교중퇴율,낙태율 등과 같은 사회도덕성 지표 34개를 연도별로 비교했는데 대부분의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는데 가장 유력한 원인이 약 한 세대 전인 1965년 존슨 대통령 시절에 도입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었다.저소득층 유아교육 및 보육 지원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를 통해 가장 못사는 5세 이하 어린이와 부모 수 만명이 지원을 받았고 30여년이 지나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당시 5세 어린이가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었을 것이며 이들은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가난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보호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낙오되어 범죄나 마약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진지하게 한 세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이다.눈앞의 현안을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교육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제주도를 국제관광도시로 개발하고 대구를 섬유산업의 최첨단 기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계획이 나온 지 오래다.제주도가 국제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숙박,음식,레포츠 등 각종 서비스의 고급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이러한 인력이 길러지지 않는다.수입은 더더욱 어렵다.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제주도의 고등학교 학생 중 매해 수학능력시험성적이 상위권인 1000여명의 학생이 제주 이외의 지역으로 대학진학을 하며 이들 중 대다수가 대도시에 취업한다는 사실이다.학비를 제외하고 이들 학생들이 한해에 지출하는 생활비만 560억원이 넘는다.대학생 자녀를 둔 제주도민의 가정경제가 멍들고 제주도가 배출하는 가장 우수한 인적자원이 뭍으로 유출되는 것은 제주도가 국제관광도시로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세계 최고의 섬유산업단지가 되고자 했던 대구에 수입된 최첨단 기계들이 녹슬고 있다.이들을 활용해 새로운 색감과 새로운 패션을 디자인해야 하는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부족하기 때문이다.이탈리아 밀라노가 파리를 제치고 세계적인 패션산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밀라노 지역의 앞서가는 유치원 교육이었다.유치원부터 집중적으로 육성되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파리의 패션을 능가하는 최고의 패션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이 역시 30년 이상을 기다리는 인내에서 나온 산물이다.교육정책 담당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현안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30년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준비하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 교수˝
  • 우물물 먹는 서울시민

    세계적인 도시인 서울에서 아직도 우물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이 있다. 수돗물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그린벨트지역인 서초구 방배3동 618 주민과 군사시설 보호구역인 강동구 고덕1동 480,584에 살고 있는 81가구 243명.장마철 등 비가 올 때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수질이 급격히 나빠져 대책마련이 아쉽다. 서초구 방배3동 618(윗성뒤 마을)은 주변의 번듯한 건물 사이로 쓰러질 듯한 판잣집이 즐비하다.일용직 근로자나 행상 등으로 삶을 꾸려가는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다. 이곳 1∼3반에는 우물이 한 곳 있다.두레박을 사용하다 10여년 전부터는 우물에 자동모터를 연결,공동우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일부 주민들은 지하수를 파서 이용하거나 우면산의 계곡 물을 파이프로 연결해 생활용수로 사용하기도 한다.10년째 이곳에 사는 유기섭(61)씨는 “전주에서 살 때는 수돗물을 사용했는데 서울로 와서부터는 지하수와 우물물을 쓰고 있다.”면서 “방 한칸에 보증금 100만원,월 8만∼10만원짜리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방치해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린다.통장 이향배(37·여)씨는 “지난해 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상수도관 매설을 요청했으나 재개발이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1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할 수는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1동 480,584 주민들은 1990년대 초 암사정수장이 세워지면서 대토를 받고 이주해 왔다.음식점을 하는 어경중(43)씨는 “수질검사는 통과했지만 물 때문에 행여 손님들이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그는 상수도본부에 상수도를 놓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그린벨트로 묶인 지역은 땅주인들의 동의를 얻더라도 도시계획상 상수도관을 매설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초구 관계자는 “관련기관의 협의를 거친 뒤 구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공공의 목적상 꼭 필요하다는 결정을 한다면 상수도관을 매설할 수 있다.”고 반대논리를 폈다. 이유종기자 bell@˝
  • 성인용 플래시게임 인기

    ‘애들은 가라.쉽고 간단하고 더욱 자극적으로.’ 회사원 김모(30)씨는 틈만 나면 성인용 플래시 게임을 할 수 있는 사이트에 접속한다.김씨가 즐겨하는 게임은 ‘매직 이레이저(Magic Erager)’.퀴즈를 풀면서 여자의 옷을 하나 하나 벗겨 세가지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게임이다. 한번 빠져들면 업무도,잠도 잊기 일쑤다. 최근 성인을 위한 ‘중독성 게임’이 소리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원래 명칭은 플래시(flash) 게임으로,인터넷 상에서 쉽게 구현되도록 플래시나 자바 프로그램으로 만든 게임이다.하지만 한번 접하면 빠져나오기 힘들어 중독성 게임으로 불린다. 중독성 게임은 지난 1월 ‘다음’의 인기 검색어 순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네티즌들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00여개 사이트에서 게임 제공 1200여 종류의 방대한 플래시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레떼 플래시 게임 사이트(game.lettee.com)는 하루 방문자가 20만명이 넘는다.지난 3월 플래시 게임 사이트를 오픈한 뒤 ‘게임자료실’ 안에 아예 ‘성인게임’ 코너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오픈 당시에는 성인용 게임을 배제했지만 성인 게이머들의 욕구가 높아 지난해 6월부터 성인게임 코너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실명 확인을 거친 19세 이상 성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데도 ‘색다른 자극’을 즐기려는 네티즌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정자가 난자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즐기는 ‘JIZZ’,지정한 순서대로 옷을 벗겨 바구니에 담는 ‘스트립쇼’,미국의 인기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캐릭터로 해 화살로 여자의 몸을 맞히고 그 반응을 즐기는 ‘스피어 브리트니’ 등의 게임이다.총선 때에는 ‘국회의원 죽이기’라는 섬뜩한 제목의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 돌면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이렇다보니 플래시 게임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들도 이미 100개가 넘었다. ●음란,폭력 우려…관리 강화해야 성인들이 이들 게임을 즐기는 것은 기존 플래시 게임보다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높은 데다 복잡한 설치나 조작 과정 없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회사원 이상훈(33)씨는 “조작이 복잡한 게임에 비해 플래시 게임은 특별히 연습할 필요가 없고 한번 빠지면 묘하게도 그만둘 수가 없다.”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부담없이 게임을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 속 캐릭터의 노출수위나 내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MSN 홍보를 맡고 있는 권혜진 실장은 “일부 해외게임은 성폭행 등의 불법 내용을 담은 것들도 있다.”면서 “이런 게임이 게시판을 통해 유포되지 않게 하려면 회사와 성인들의 보다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영등포보건소 야간진료 개시

    서울 영등포구(구청장권한대행 박충회)는 병원이 문을 닫는 야간에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보건소 야간진료실을 24일부터 운영한다.진료과목은 고열과 복통,식중독,외상 등의 내과 질환이다.진료시간은 평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토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진료비는 500원.(02)2630-0311. 장세훈기자˝
  • 극단 학전 아동극 ‘우리는 친구다’

    ‘지하철1호선’‘의형제’‘모스키토’등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의 명가인 극단 학전(대표 김민기)이 6년만에 신작을 선보인다.새달 5일부터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아동극 ‘우리는 친구다’.독일 그립스극단의 ‘Linie 1’을 번안한 ‘지하철1호선’과 마찬가지로 이 극단의 아동극 ‘Max und Milli(막스와 밀리)’를 김민기 대표가 한국적 상황과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모스키토’로 청소년극의 대안을 제시한 바 있는 학전은 오래전부터 아동극 제작에 깊은 관심을 쏟아왔다.80년대 노래극 ‘개똥이’나 ‘아빠 얼굴 이쁘네요’ ‘엄마 우리 엄마’ 등의 음반 작업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틈날 때마다 아동극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민기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아동극을 파고들었다.1주일의 절반을 강원도 원주의 ‘박경리 토지문화관’에 머물면서 안데르센 동화집을 비롯한 온갖 아동서들을 섭렵, 작품 구상에 몰두해온 것.이와 더불어 아동극 전문극단인 그립스 극단으로부터 유럽 아동극 10여편을 추천받아 번안하는 작업을 병행해왔다.‘우리는 친구다’는 이런 준비 끝에 내놓은 어린이극 시리즈 ‘학전 어린이무대’의 첫 작품. ‘지하철1호선’의 명콤비인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이 만든 것으로,1978년 초연 이래 30년 넘게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그립스 극단의 대표작이다.현실을 가감없이 무대에 반영하는 그립스 극단의 연극 철학은 아동극에도 그대로 투영된다.부모의 이혼으로 겁쟁이가 된 ‘민호’와 TV에 중독된 ‘슬기’남매,아버지에게 매맞으면서 학원을 12개나 다녀야 하는 ‘뭉치’는 일방적인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어른만큼이나 진지한 고민을 갖고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그려진다. 김민기 대표는 “어른 시각으로 포장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존 아동극이 늘 못마땅했다.”면서 “동시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리얼리즘 아동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그림을 그리든,글을 쓰든 나이 50이 넘으면서 가슴 한켠에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의”라며 아동극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망망대해를 건너는 것 같은 심정”이라는 그는 내년부터 학전블루소극장을 어린이·청소년극 전용관으로 개조하면서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우정을 그린 차기작과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로빈손과 크루소’등 10여편의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공연은 6월13일까지.(02)763-8233. 이순녀기자˝
  • 축구신동 마라도나 심장마비 ‘중태’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AFP 연합|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3)가 심장마비로 중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스위스-아르헨티나 병원 의료진은 19일 마라도나가 자신의 과거 소속팀 보카 주니어스의 경기를 지켜보다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중태에 빠져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담 의사인 알프레도 카에는 “앞으로 24∼48시간이 소생의 고비가 될 것 같다.”며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은 데다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라고 말했다.현재 마라도나가 입원한 중환자실에는 부친 디에고와 전처 클라우디아,그리고 두 자녀가 회복을 기원하고 있으며 병원 앞에도 팬 수십명이 ‘디에고’를 외치며 기도하고 있다.앞서 현지 TN방송은 마라도나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으나,담당 의료진은 심장마비가 중태의 원인이라고만 밝히고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986년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라도나는 97년 은퇴한 뒤 코카인 중독에 빠져 구설수에 휘말렸고,최근 쿠바에서 약물중독 치료를 받아왔다.국제축구연맹(FIFA)은 2000년 마라도나를 ‘축구황제’ 펠레와 함께 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선정했다.˝
  • 남편이 술취한 사이… 폭력남편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 염웅철)는 12일 남편이 상습 폭행을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인 것처럼 꾸며 입원시킨 송모(40·여)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지난 87년 결혼한 송씨는 96년 초 남편 김모씨가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졌고 남편은 경제권마저 가져갔다.송씨가 남편의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하며 빚을 지자 남편은 외출을 못하게 하고 폭력을 휘둘렀다.급기야 송씨는 남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송씨는 2002년 12월 잠든 남편을 사설 응급환자이송단에 “남편이 알코올 중독에 자주 폭력을 쓰는 정신이상자인데 입원시킬 병원이 있으니 호송해 달라.”고 전화해 강제로 춘천 모 정신병원으로 데려갔다.딸과 이웃을 구슬러 동의서와 진정서에 서명을 받아 병원에 냈다. 3개월 만에 남편 김씨는 퇴원한 뒤에도 송씨의 계획으로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환자 취급을 받았다. 유영규기자
  • 토종여우 복원 길 열렸다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된 토종 여우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26년만에 죽은 채로 발견된 야생 여우에서 살아 있는 정자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양구군 덕곡리 뒷산에서 발견된 수컷 야생여우의 사체로부터 살아 있는 정자 1㏄를 추출,현재 냉동보관 중이라고 12일 밝혔다.환경부는 “국내에서 사육 중인 암컷 여우의 난자와 이번에 채취한 정자를 수정시킨 뒤 대리모를 통해 2세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또 서울대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등에 죽은 여우의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뒤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개체 복원사업 및 다른 나라에 사는 여우와의 특성 비교 등에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여우의 사인(死因)은 미궁에 빠질 전망이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독극물 분석을 의뢰했으나 ‘조사 포기’ 통보를 받아 정확한 사인규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국과수는 여우가 쥐약 등 독극물에 중독된 동물을 먹고 죽었더라도 통상 쥐약 등으로 뿌려놓는 독극물이 워낙 미량인 데다 사체 발견 후 상당 시간이 흘러 정확한 사인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을 환경부에 통보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총선 D-3] 수도권 혼전 심화

    여야는 4·15총선 마지막 휴일인 11일 혼전지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수도권에서 집중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특히 여야는 ‘거여(巨與) 견제론’과 ‘거야(巨野) 부활론’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현재 한나라당은 영남권에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열린우리당을 맹추격,전국적 지지율 격차를 한자릿수로 좁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민주당도 호남권에서 일부 지지도를 회복하기 시작하고 민주노동당은 정당투표 지지율에서 약진하면서 선거 판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막판 승부수를 내놓는 등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주력했다.특히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이날 제기한 ‘1당 위기론’을 둘러싸고 여야는 치열한 말싸움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원들의 선거법 위반·직무 비리에 대해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체포동의안은 24시간내 표결처리를 의무화하되 불체포특권의 폐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박 대표는 국회 윤리위원회를 외부 인사만으로 구성하고,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대폭 제한하며,의원 국민소환제 입법화를 검토하는 등 정치개혁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열린우리당 정 의장은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70∼180석 운운하던 기대는 환상이었고 거품이었으며 원내 제1당을 두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모든 것이 탄핵 이전으로 되돌아 갔다”고 ‘거대야당 부활론’을 주장했다.정 의장은 특히 자신의 노인 폄하발언으로 야기된 ‘노풍(老風)’과 관련,“승패를 떠나 선거 결과에 무한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윤여준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은 “정 의장의 1당위기론은 박근혜 효과를 차단하고 지지층을 재결집하려는 선거전략에서 비롯된 엄살”이라고 일축했다.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1년 내내 경제와 나라운영에서 낙제점을 받고 민주세력을 분열시킨 불안정한 세력에 1당의 날개를 달아주면 대중독재밖에 할 게 뭐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전남 장성 백양사호텔에서 호남지역 총선후보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50년 정통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온전히 회복하겠다.”며 개혁성을 복구하기 위한 ‘뉴민주당’ 결의문을 채택했다.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권영길 민노당 대표도 수도권에서 지원유세를 벌였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5개정당 막판 판세 분석 4·15총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11일 현재 선거 판세는 열린우리당의 ‘후진(後進)’과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고속 전진’,그리고 민주당과 자민련의 ‘저속 전진’ 형태로 요약된다.각 당의 판세분석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현재 전국 125∼130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고,한나라당은 80곳 안팎의 우세 속에 맹추격하고 있다.박근혜 대표의 거센 바람을 감안하면 비례대표까지 포함,120석 이상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초비상이 걸렸다.“자고 일어나면 10석씩 줄고 있다.”는 핵심 관계자 말처럼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정당투표 지지도도 앞서긴 했으나 한나라당과의 격차가 한자릿수 대로 줄었다는 것이다.“이러다 과반수 확보는 커녕 1당마저도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간다.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 효과에 힘입어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교섭단체 구성마저 힘들다.”던 전망이 “45∼50석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으로 급변했다.자민련은 대전과 충남·북에서 10곳 우세,7곳 경합의 판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민주노동당은 경남 1곳,울산 1곳의 우세 속에 수도권과 부산·경남의 7∼8곳에서 경합 중이라고 주장한다. ●서울 공식 선거전 돌입과 함께 한나라당의 맹추격으로 열린우리당의 ‘절대우세’가 ‘상대적 우세’로 뒤바뀌었다. 한나라당은 전체 48곳 가운데 은평을 등 8곳을 확실한 우세지역으로,종로 등 18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반면 열린우리당은 성동갑 등 25곳을 우세,도봉갑 등 23곳을 경합으로 보고 있다.강남갑 등 한나라당이 우세지역으로 꼽은 8곳 모두를 열린우리당은 경합지역으로,열린우리당이 우세하다고 주장하는 곳 가운데 5곳을 한나라당은 경합지역으로 봤다.양측 주장 만으로도 13곳이 그야말로 혼전인 셈이다.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광진을 등 2곳을 우세지역,10곳을 경합지역으로 꼽았다.그러나 이중 8곳 정도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우세를 주장하는 곳으로,다소 힘에 부치는 듯하다.자민련이나 민주노동당은 우세지역이 없는 상황이다. ●인천·경기 서울보다는 덜하지만 한나라당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일부 지역에선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인천은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우위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12곳 중 8곳을 우세,4곳을 경합으로 보고 있다.한나라당도 우세지역 없이 경합지역만 4곳을 꼽으면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민주당은 계양갑 등 3곳에서 경합 중이라고 주장한다. 경기지역은 선거전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혼전지역이 늘고 있다.49개 지역구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30곳,한나라당은 5∼8곳의 우세를 주장한다.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우세를 주장하는 수원 장안 등 14곳에 대해 한나라당이 경합을 주장할 정도로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충청·강원 전체적으로 열린우리당의 강세가 여전하다.대전 6곳은 열린우리당이 모조리 우세를 주장하는 가운데 자민련이 대덕 등 3곳에서 앞서 있다고 주장한다.한나라당은 동,중 등 4곳을 경합지역으로 봤다.충남 10곳 중에는 열린우리당과 자민련이 각각 5곳 우세를 주장하고 있고,한나라당은 2곳을 경합지역으로 꼽았다.충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8곳 중 5곳,자민련이 1곳을 각각 우세지역으로 보고 있다. 강원 8개 지역구는 열린우리당이 1곳 우세를 점칠 정도로 한나라당의 상승세가 가파르다.한나라당은 열세지역 없이 3곳 우세를 주장한다.민주당은 2곳 우세,1곳 경합을 주장했다. ●호남 당초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민주당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팽팽한 접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광주 7곳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6곳 우세,1곳 경합을 주장한다.반면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 경합지역으로 꼽은 남구를 우세지역으로,나머지 6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남 13곳은 민주당의 추격세가 확연하다.민주당은 7곳을 우세,5곳을 경합이라고 주장한다.열린우리당은 3곳만 확실한 우세지역으로 꼽으면서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반면 전북에서는 여전히 열린우리당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11곳 중 고창·부안을 제외한 10곳을 우세지역으로 본다.민주당은 고창·부안과 김제·완주를 우세지역으로,익산갑 등 7곳을 경합지역으로 꼽고 있다. ●영남 그야말로 한나라당의 바람이 거센 상황이다.이미 대구·경북 지역 전체가 한나라당 우세로 돌아섰고,부산·경남 역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우위에 섰다는게 각 정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열린우리당은 울산 6곳을 포함,영남권 68개 선거구 가운데 1,2곳을 건지기 힘들다는 ‘엄살’까지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 27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은 대구 중남 등 3곳만 경합일 뿐 나머지는 모두 우세하다고 주장한다.우리당도 5곳에서만 경합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열세를 인정한다. 부산·경남의 35개 선거구에서도 한나라당은 25곳 남짓에서 우세를,나머지 10곳에서 경합하고 있다고 본다.열린우리당은 부산 사하을만 우세할 뿐 30여곳이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갈수록 늘어나는 열세지역에 고심하고 있다. 울산 6곳 가운데는 한나라당이 중구 등 2곳 우세를 주장할 뿐 그야말로 혼전이다.열린우리당은 대부분의 지역을 백중열세로 보고 있다.반면 민주노동당은 울산 북구와 경남 창원을에서 확실한 우위를,부산 금정과 경남 거제에서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주 3곳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제주·북제주을과 서귀포·남제주를 우세지역,제주·북제주갑을 경합지역으로 보고 있다.반면 한나라당은 세곳 모두 경합지역이라고 반박한다.민주당은 제주·북제주을에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 유홍준 교수

    “퇴계선생은 로맨스나 스캔들이 없었나요?” “왜요,단양의 기생 두향(杜香)이 하고 연애한 것은 유명하잖아요.” “낮퇴계,밤퇴계가 달랐다면서요?” “그런 속전이 있지.” “자네 퇴계선생의 매화음(梅花吟)이라는 걸 들어봤나?” “아뇨.” “퇴계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는가를 알고 싶으면 매화에 관한 시를 읽어봐.돌아가시던 날 아침에 ‘저 매화나무에 물 줘라’하셨고 내내 아무 말 없다가 저녁에 일으켜 앉히니 앉은 채로 서거하셨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에서 저자와 한 퇴계연구가 사이에 오고 간 선문답이다. 혹자들은 100여년전에 ‘서유견문’의 유길준(兪吉濬)이 있다면 이 시대에는 ‘문화견문’을 쓴 유홍준(兪弘濬·55·명지대 미술사학)교수가 있다고 얘기한다.공교롭게도 둘은 이름의 ‘돌림자’도 같은 기계(杞溪)유씨 ‘충목공파’의 문장가 집안 출신이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반도 구석구석 안 가본데가 없다.북한까지 다녀왔다.발품으로 일궈낸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2·3권이 이를 입증한다.1,2권만 합쳐 250만부나 팔렸다.작고한 소설가 이문구는 생전에 그를 가리켜 ‘문화재급 역마살’이라고 했다. ●‘살아 있는 국토 박물관’으로 불려 그는 지난 10년동안 ‘나의 문화유사 답사기’(이하 답사기)를 비롯해 ‘완당평전’‘화인열전’ 등 13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대부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려놓았다.특유의 감각적 글솜씨로 ‘해방후 최고의 베스트셀러’‘살아 있는 국토박물관’이라는 수식어가 곧잘 붙어다닐 정도로 평판이 높다. 시인 박노해씨는 옥중에서 ‘답사기’를 읽고 저자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냈다. “제 눈을 맑게 열어준 운명같은 마주침의 책,펼칠 때마다 선방의 죽비처럼 내 등짝을 때리는 책,내 마음속 가장 은밀한 자리에 꽂아둔 우리 시대 고전같은 책입니다.…유 선생의 ‘답사길’을 따라가다보면 내 속에 갇혀 있던 나 아닌 것들이 벌떼처럼 살아나서 나를 깨뜨립니다.나는 어쩔 수 없는 이 땅의 자식이구나,조상님들이 내속에 살아계시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답사기’를 읽고 이렇게 언론에 기고했다.“읽고 깨우친 바 기쁨이 하도 커서 말하고 싶은 걸 참을 수가 없다.기막힌 비경이나 특별히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풍기고 싶어 입이 근지러운 심정이라고나 할까….” 지난 주말 명지대 행정관 4층 복도끝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을 노크했다.한창 집필중인 ‘답사기’ 4,5권의 내용이 궁금했기 때문이다.연구실 문을 열자 ‘고색 창연한’ 냄새가 코끝에 확 밀려왔다. 산골 오지의 어느 노인이 밤새 새끼꼬아 촘촘히 기워만들었음직한 멍석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그위에는 낡은 궤짝 하나가 앙증맞게 놓여 있었다.또 양쪽 벽에 쭉 늘어진 책꽂이에는 ‘답사의 노정’을 말해주듯 때묻은 고서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1만권은 훨씬 넘지요.이쪽은 한국미술사,저쪽은 중국미술사,저기 저쪽에는 서양미술사 책자들이지요.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마다 중독처럼 사다놓은 결과물입니다.” 담배 하나 꺼내 물었다.97년 이전에 3년정도 끊었으나 북한을 다녀오면서 다시 피우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네모난 성냥곽에서 성냥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성냥은 충청도 어딘가에 있는 국내 유일의 공장에서 만든것입니다.그런데 자동이래요.이렇게 열었다 놓으면 뚜껑이 저절로 닫히니까.나원 참….”답사도중에 얻어온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한가지 놀라운 일,책상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컴퓨터가 없었다.600자원고지와 만년필이 대신해 있었다.그는 “컴퓨터로 글을 쓰면 이쪽저쪽에서 글을 퍼오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진다.쓰다가 잘못되면 원고지를 과감히 버리고 다시 써야 글이 살아 숨쉰다.”며 특유의 ‘원고지철학’을 늘어놓았다.컴퓨터는 인문적인 것을 쏙 빼버린 기계적인 빠름일 뿐,고뇌도 없고 과정도 없으며,잃어버린 게 많다고 했다. 문득 독자들을 사로잡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했다.기다렸다는 듯이 “최고의 취미는 여행이다.여행이라는 매체를 넣고 글을 썼다.마침 독자들이 거기에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거침없는 답변이 계속됐다. ●“학자인지 문필가인지 나도 몰라” “가끔 내 자신이 학자인지,문필가인지,평론가인지를 물어보곤 합니다.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겐 문사(文士)가 없어요.고행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사말입니다.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서 문사일 수 없으며 지조있는 선비정신이 내재돼야 합니다.‘답사기’를 3권까지 썼지만 갈수록 글쓰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절반쯤 진행중인 4,5권 집필도 더 어려운 작업이라고 토로했다.제주도를 답사했더니 4·3사건을 안 다룰 수가 없고,경상도를 갔더니 거창학살사건을 다시 조명해야 하기 때문이란다.이런 과정을 거쳐 ‘답사기’의 완결편 2권을 올 상반기중 마무리할 작정이다. 그런 다음 일생의 또다른 역작,즉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어떤 강렬한 요구에 답을 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새로운 다짐이다.그것은 온국민이 함께 읽을 수 있는 ‘한국미술사’를 집필하는 일이다.준비는 오래전부터 해와 곧바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술사는 문화사의 꽃입니다.학식과 학덕을 쌓은 사람이 그 시대의 역사관을 잘 반영했을 때 더욱 향기나는 꽃이 되겠지요.또 복잡한 현상을 단박에 단도질할 수 있는 깊이와 연구업적이 뒤따라야 합니다.영어로 쓰여진 한국미술사는 물론 번역할 수 있는 마땅한 텍스트도 없습니다.” ●한국인 대부분 문화적 자존심 강해 이곳저곳 강의 경험으로 볼 때 한국인은 대부분 문화적 자존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그는 반면에 열등의식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했다.결국 ‘짬뽕’식이 되다보니 단군 이래 세계문화를 주도해본 적이 한번도 없이 중심부가 아닌,늘 주변부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이제는 주변이 아닌 중심적인 문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동아시아문화의 ‘주주’로서 다른 나라에 문화적 영향을 줘야 한다는 필연이 도래했다고 역설했다.한국미술사를 집필하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이란다. “일본은 동아시아를 주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자기네들만 살려고 해서 실패했습니다.더이상 도덕적으로 동아시아를 주도하기는 틀렸습니다.중국사람들은 우리보다 5,6년 뒤져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한류가 퍼져나가는 것을 보십시오.대중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미국의 문화가 오기전에 마를린 먼로가 우리들에게 가장 먼저 왔지 않습니까.이제는 세계에서 1등이 나와야 합니다.노무현 대통령도 동아시아물류중심국가를 외쳤는데 이는 반쪽에 불과합니다.물류와 문화가 합쳐진 그런 정책이어야 하지요.” 나이 40이 넘어가면 과거의 이력이 얼굴에 하나둘 새겨진다는 말을 꺼내자 그는 “파란과 곡절도 많았다.93년 이전까지는 정말 별볼 일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14년반만의 대학졸업,교수직 박탈,8년동안의 백수상태,운동권 이론가라는 제도권 교수의 따돌림 등만 떠올려도 그렇단다. ●고3때 담임선생님 권유로 미대 진학 청운초·중학을 나온 그는 경복고교 입학시험에 낙방했다.중동고로 방향을 튼 그는 1967년 고3때 국문학과를 택하려고 했으나 담임선생의 권유로 서울대 미학과에 진학했다.그러나 ‘예술학개론’‘예술비평’ 등의 딱딱한 강의가 많아 연극회에 가입해 유치진의 ‘토막’,천승세의 ‘만선’ 등 민족극 공연에 적극 참가했다.공부는 뒷전이었다.연출은 주로 서울대 미학과 선배인 김지하씨가 맡았다. 대학시절 그의 서울 종로구 창성동 집에는 소위 ‘의식있는’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보안 경찰관에게 데모꾼 소굴로 인식됐다.결국 69년 4월 ‘3선개헌 풍자극’의 대본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도피생활을 하다가 그해 7월 무기정학을 받았다.시련을 호되게 겪은 그는 서둘러 군입대를 하게 됐다.제대 후 한국미술사 연구에 필생을 걸고 뜻을 세우지만 74년 ‘민청학련’사건에 연루됐다.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현상수배중이던 이철(전 국회의원)에게 남의 주민등록증을 빌려줬다는 이유로 구속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75년 2월 그는 형집행정지로 가석방됐다.방황하던 그는 7개월 뒤 군복무중 미술관에서 만난 부인과 결혼식을 올렸다.원래는 장준하 선생이 주례를 맡기로 했으나 의문의 실족사로 리영희 교수로 바뀌었다.결혼 후에는 금성출판사,공간사 등에 다녔다. 80년 10월,입학한 지 14년 반만에 겨우 졸업장을 받고 이듬해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에 들어갔다.대학원을 마친 그는 건국대 교수로 채용됐으나 미복권 상태임이 밝혀져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이때 그는 ‘미술속에서 현실을 찾자’는 구상 아래 그 유명한 슬라이드강좌 ‘젊은이를 위한 한국 미술사’를 열어 떠돌이 생활로 대중속에 파고들기 시작했다.‘답사기’라는 역마살도 이때 시작됐다. “인세요? 한 15억원정도? 세금 한 4억 냈을테고….집사람한테 물어봐도 안 가르쳐줘요.장관이라도 돼야 정확히 알 수 있을란가?(웃음)” ‘답사의 달인’에게 꼭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전문화의 진수는 경주,건축의 아름다움은 병산서원·부석사라고 했다.또 자연의 풍요로움을 느끼려면 제주가 으뜸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사랑하면 알게 되고,알면 보이나니,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유홍준 교수는 ▲1967년 중동고 졸.80년 서울대 미학과 졸.83년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98년 찰학박사(성균관대). ▲77년 공간 편집부.78년∼83년 중앙일보 계간 미술부 근무.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 당선.91년∼2002년 영남대 회화과 조교수.2002년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문화예술대학원장.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2003년 문화재위원. ▲저서 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다시 현실과 비평에서,정직한 관객,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3,나의 북한유산 답사기,완당평전,화인열전 등. ˝
  • ‘강요된 성매매’ 피해자로 보호

    경찰이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성매매 업주·알선자의 처벌을 강화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데다 정부가 2007년부터 사창가를 폐쇄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절차를 밟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찰청은 4일 지금껏 윤락행위방지법에 따라 피의자 신분이던 성매매 여성에 대해 앞으로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종사한 사실이 인정되면 피해자로 취급하는 한편 알선자는 강력하게 처벌하기로 하는 등의 ‘성매매 예방·단속 및 인권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9월23일 발효되는 성매매 알선 방지법에서는 위계·위력이나 마약중독에 의해 성매매를 강요당했거나 청소년·심신 미약자,인신매매를 당한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처벌이 두려워 윤락업주에 대한 신고를 꺼려온 성매매 여성이 윤락업주의 불법행위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정부와 경찰의 이같은 대책에 대해 윤락업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성매매 업주들의 연합체인 ‘한터’는 7일쯤 부산에서 전국 윤락가 대표자 70여명이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재산권 침해 소송이나 헌법소원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tae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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