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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라운지] ‘청소년 인터넷 중독’ 대책 촉구

    대한의사협회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인터넷의 역기능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깨끗한 인터넷세상 만들기 공동발의문’을 통해 “과도한 인터넷 이용으로 수면부족, 시력저하, 만성피로, 집중력 결핍,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장애 등 청소년의 심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인터넷 중독의 결과는 매우 심각하고 치료가 쉽지 않다.”며 “깨끗한 인터넷 환경조성과 예방교육 활성화를 위해 사회 전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의에는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를 비롯,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깨끗한 인터넷과 미디어를 소망하는 모임 등이 참여했다.
  • [건강칼럼] 몸에 좋은 물

    중국 하얼빈에서 상수원이 벤젠에 오염되는 바람에 식수는 물론 생활용수까지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물이 동나 호텔과 백화점이 문을 닫는가 하면 인파가 줄을 이어 도시를 탈출하기도 했다. 작은 문제만 생겨도 금세 소동을 빚지만 주변에 항상 물이 넘쳐나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게 사실이다. 그 독한 벤젠도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독성이 희석되어 없어진다니 새삼 자연의 자정 능력이 위대해 보인다. 인체는 대·소변과 땀, 호흡 등으로 매일 3.1ℓ가량의 수분을 소모하지만 음식물 등으로 섭취하는 양은 1일 1.6ℓ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매일 1.5ℓ 정도는 마셔줘야 탈수에 이르지 않게 된다. 이보다 적게 마시면 소변이 진해지고, 갈증과 함께 피부가 처지며, 피로감이 닥치게 된다. 또 체내의 중금속, 니코틴 등 독성물질을 배출하지 못하고 축적시켜 암이나 이타이이타이병(카드뮴 중독증), 미나마타병(수은 중독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탈수 피해는 어릴수록 심각해 심하면 목숨도 앗아가기도 한다. 반대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독성 물질을 희석시켜 배출시킬 뿐 아니라 피부의 탄력도 유지시켜 준다. 그렇다면 좋은 물이란 어떤 물일까? 우선 오염되지 않아야 하고, 적당량의 미네랄을 함유해야 하며, 활성수소가 많은 알칼리 생수라야 한다. 또 용존산소량이 많으며, 세포 내에서 정보전달 기능을 가장 잘 수행하는 육각수가 좋다.‘기적의 물’로 불리는 물들은 이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런 물을 수돗물로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우선, 수돗물을 받아 하룻밤을 재운 뒤 아랫물은 버리고 윗물만 따라 냉장고에 넣어 얼린다. 다음 날 다시 언 물을 녹여 아래쪽 물을 버리고 위쪽 물을 마시면 된다. 이렇게 만든 물은 하루 3회 이상, 큰 잔(500㎖)으로 한 컵씩,3분에 걸쳐 씹듯이 천천히 마시는 이른바 ‘3·3·3법’을 활용하면 그것이 바로 ‘기적의 물’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나와의 싸움 이기니 사장님 됐죠”

    “아무리 열악한 상황이라도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3일 경기도 화성 청려수련원에서 영등포역·서울역 노숙인 130명을 대상으로 ‘아주 특별한 강의’가 열린다. 두부제조업체 짜로사랑의 대표 김동남(45)씨가 ‘후배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서울복지재단이 주최한 노숙인 캠프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3년 동안의 노숙인 생활을 청산하고 직원 9명을 거느리면서 짜로사랑을 월매출 2500만∼3000만원의 회사로 일궈냈다. 짜로사랑은 ‘진짜로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국산콩으로만 두부를 만든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김씨는 20대에 알코올 중독에 빠져 변변한 직업도 없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증을 딴 뒤 방송통신대도 1년동안 다니고, 결혼도 했다. 이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어린이집 등에서 일했으나 외환위기 때 일자리를 잃으면서 다시 술독에 빠졌다. 자연스레 가정불화도 생기고 이혼까지 하면서 집을 나와 노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2002년초 수원의 노숙인 쉼터인 ‘해뜨는 집’에 들어가 자활 후견기관의 도움을 얻어 일해보기로 했다.10평도 안 되는 공장에 중고 두부 기계를 한 대 들여놓고 동료 노숙자 2명과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굳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시간때우기’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동료 노숙인은 모두 그만뒀다. 김씨는 다시 술을 찾았다. 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에 매번 지는 자신이 한심했다. 결국 시장 아주머니와 시골 할머니들에게 부탁해 두부 만드는 기술을 새롭게 배웠다. 노숙인 쉼터는 ‘젊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좋다.’면서 두부업체를 김씨에게 맡겼다. 이 때 짜로사랑이라는 브랜드도 고안하게 됐다.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주일도 못 버티고 그만두는 직원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밑천이 되는 회사로 꾸릴 겁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주말화제] 4년간 1300여권 ‘다독왕’ 기성환씨

    [주말화제] 4년간 1300여권 ‘다독왕’ 기성환씨

    예로부터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고 했지만 우리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섯 수레 분량은 커녕, 하루 평균 독서시간이 8분이고 월 독서량은 고작 1권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꼴찌다. 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기성환(23)씨는 이미 남들이 평생 읽을 책보다도 많은 책을 읽었다. 대학입학 이후 휴학 1년을 합한 4년 동안 읽은 책이 1300여권. 입학 이후 매일 1권씩 읽어 내려간 셈이다. 기씨는 매학기 도서대출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주는 다독상(多讀賞)을 2003년 2학기부터 4학기 연속 수상했다. 기씨를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만났다. 취업준비와 기말고사 준비로 칸막이가 있는 개인열람실은 붐볐지만 책을 빌리는 도서창구는 역시나 한산했다. ●하루 100쪽 목표… 나중엔 하루 1권 “훌륭한 한의사가 되려면 문학, 역사, 철학 등 다방면에서 교양을 쌓으라는 입학초기 한 선배의 조언이 결정적 계기가 됐지요. 서른이 되기 전에 책 1000권을 읽자는 목표를 세웠죠. 한해에 100권, 하루에 100쪽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렇게 빨리 달성이 될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강박관념처럼 의무적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점차 책을 즐기게 되면서 읽는 데 가속도가 붙었다. 즐겨 읽은 분야는 소설과 희곡. 국내작가 중에서는 김형경, 은희경, 공지영을 좋아하고 외국작가로는 파울로 코엘료,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높이 평가한다. 일주일에 3∼4일은 책을 빌리러 도서관을 찾는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대학생에게 도서관은 그야말로 ‘보물창고’다. 독서 중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나 문구는 ‘독서노트’로 옮겨 적는다. 지금까지 만든 독서노트가 10권. 볼펜으로 정성껏 써내려 간 소중한 글귀들은 어느덧 자기를 정리하는 또 한권의 책으로 남았다. ●4학기 연속 다독상(多讀賞)… “친구들과 소주도 즐겨요” 주로 독서를 하는 장소는 10평 남짓한 학교 앞 자취방.TV는 물론이고 컴퓨터도 없다.“인터넷이나 TV는 중독성이 너무 강하잖아요. 삶의 균형을 잃게 하는 것 같아서 창고에 모셔뒀지요. 우리나라 성인남성과 성인여성의 1주일 평균 TV 시청시간이 각각 15시간40분과 23시간20분이라네요. 그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기씨가 독서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버릇만 잘 들인다면 독서에는 별로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 한의학과 연극반에서 활동 중인 기씨는 여름방학 때 읽은 ‘두사내’(오은희 지음)라는 작품의 연출을 맡아 다음달 10일 교내 연극무대에 올린다.“책벌레를 연상시키는 뿔테안경 낀 ‘범생’(모범생)스타일은 아니랍니다. 저녁 시간 사람들 만나 소주 한잔하는 것이야말로 빼 놓을 수 없는 일상의 즐거움이죠.”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탐방] 개인정보 조심 전자파는 안심

    [주말탐방] 개인정보 조심 전자파는 안심

    PC방에 관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뭘까. 대표적인 것을 알아본다. ●민망한 사진을 들킨다? 대부분의 PC방 주인들은 원격제어 기능이 있는 PC방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손님들의 컴퓨터 화면을 엿볼 수 있다. 손님들이 불법 음란물을 이용하는지, 유료 게임을 하는지 등을 통제하고, 컴퓨터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이같은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손님들의 컴퓨터 화면을 순간적으로 캡처(복사)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계속 지켜볼 수 있다. 따라서 전자우편이나 메신저로 통장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전자파는 유해한가? 정보통신부 산하 전파연구소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PC방 10곳을 대상으로 전기장·자기장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자파는 정보통신부의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장 측정값 최대치는 1㎙당 112.9V로 기준치(1㎙당 4116.6V)의 2.71%에 불과했다. 자기장 측정값의 최대치도 0.9㎙G로 기준치(833.3㎙G)의 0.11%에 그쳤다. 단 PC모니터의 경우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액정화면(LCD) 모니터보다 3배정도 전기장이 많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기장 방출값은 모니터 종류별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나도 인터넷 중독?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가 PC방 이용자 888명을 면접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가운데 4명이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었다. 증상은 남성, 저학력자, 무직자, 주 이용장소가 PC방인 사람, 인터넷 사용빈도가 잦고 새벽까지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인터넷 중독자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20.4%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도 경기도 중·고등학생 7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4%가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였다. ●PC방 돌연사 원인은 원인은 심부정맥혈전증으로 ‘e혈전증’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랫동안 좁은 의자에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혈액순환 장애로 혈전(핏덩어리)이 생겨서 폐혈관을 막게 된다. 처음에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곤란하다가 심해지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에 앉아 장시간 여행하다 사망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과 같은 이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안산·무주서 청소년 해병대 캠프

    겨울방학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해병대 캠프가 경기도 안산과 전북 무주에 각각 개설된다. 극기훈련소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는 24일 안산시 대부도 청소년 수련원과 무주군 무주수련원에서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초등학교 2학년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으로 갬프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캠프 참가자들은 해병대 출신 베테랑 교관들의 지도에 따라 제식훈련,PT체조, 유격훈련, 산악훈련, 야간공동묘지 공포체험, 갯벌훈련, 고무보트 해상훈련 등 강도높은 해병대 훈련을 받는다. 또 함께 입소한 친구들과 동료애를 키울 수 있는 군대식 내무생활과 불침번, 보초근무, 순검(점호) 등을 경험한다. 특히 입소 후에는 개인 휴대전화를 반납한 뒤 퇴소 때까지 외부와 연락을 할 수도 없으며, 밥상머리교육, 인성교육, 리더십 교육, 대담훈련, 게임중독 예방훈련 등도 받는다. 챔프 참가비는 2박3일 15만 8000원,3박4일 21만원이며, 참가신청은 인터넷(www.CAMPTANK.com)과 전화(02-2208-0335)로 받는다.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대중독재2/임지현·김용우 엮음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지난해 1권에 이어 ‘대중독재’ 2권을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냈다. 알려졌다시피 임지현 교수가 주도하는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의 포인트는 ‘억압적인 전체주의 권력vs이에 저항하는 민중’이라는 이분법적 도식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신 ‘매혹적인 권력’과 이에 ‘유혹당하는 민중’이라는 그림을 그려낸다. 파시즘은 홀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동의 위에 서있었다는 것. 이를테면 박정희는 마구잡이식 깡패가 아니라 일정 정도 지지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틀에서 1권은 대중독재의 개념화 그 자체에 주력했다면 2권은 구체적으로 대중독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풀어서 설명한다. 대중독재의 작동방식은 ‘정치의 신성화’다. 신성화는 종교화·신비화·시각화의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런 방식은 사실 발터 벤야민 같은 이들이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벤야민은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논의하면서 사회주의 국가는 예술의 정치화가 문제이고, 자본주의 국가는 정치의 심미화가 문제라 했다. 사회주의는 이념과잉으로 예술을 망치는 데 반해, 자본주의는 정치에서 합리적인 그 무엇을 제거해 버린 채 상징조작으로 치달아 버린다고 비판한 것이다. ‘대중독재’2권은 바로 이 상징조작을 들춘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미 컬럼비아대 사학과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북한 분석. 암스트롱 교수는 가족주의 정권 북한이 최근 선군정치와 경제개혁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1930년대 일제,1970년대 박정희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북한이 어쩌면 좀 더 일반적인 종류의 군사독재로 향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물론 “이것이 북한인민에게 이로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 1·2권이 나왔음에도 대중독재론이 한국에 적합한가라는 의문은 여전하다. 단적으로 대중독재 2권에 참가한 서양학자들은 모두 파시즘·나치즘·공산주의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과거를 청산하고 정리하는 데 있어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더 깊은 반성을 한다는 차원에서 연구가 이뤄진다는, 연구의 ‘방향성’과 ‘목표의식’이 돋보인다. 그런데 이를 우리에게 적용하면 정작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우리가 외려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래서 파시즘을 역사적 개념, 즉 ‘역사적 파시즘’으로 보지 않고 일반화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냐는 반론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참고로 대중독재2권에서 200여 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3장 ‘한국의 대중독재 논쟁’은 그간 계간지나 전문지에 소개됐던 대중독재론을 둘러싼 반론과 재반론을 싣고 있다. 대중독재론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지는 이 논쟁을 지켜본 뒤 판단해도 될 듯하다.2만 7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06학년도 대입수능] ‘개똥녀 논란’ 도덕이냐 공존이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창의성을 요구하거나 실생활과 연관시킨 문항들이 상당수 출제됐다. 대부분 기초 개념과 원리만 정확히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었지만 까다로운 것들도 있었다. ●‘개똥녀’에서 고대 마야문명까지 언어영역 듣기 3번은 올해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개똥녀’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문항이었다. 공공장소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장면을 지켜본 두 학생이 ‘도덕’과 ‘공존’을 주제로 나누는 대화를 들려주고 이어질 말을 추론하는 문항이었다.20진법으로 표기된 고대 마야문명의 숫자를 선과 점, 조개를 이용해 10진수로 표현하는 듣기 4번 문항도 새로웠다. 알려진 지문을 변형시키거나 평소 쉽게 경험하는 내용을 다룬 문항도 적지 않았다. 고려시대 가사 작가 정철의 ‘속미인곡’을 제시하고 상소문이라는 가정 아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26번 문항은 중요 작품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문항이었다. 대충 공부한 수험생들의 허를 찌른 셈이다. 자기소개서 초고를 고쳐쓰는 문제나 회의 결과를 반영해 영상물 제작 계획서를 작성하는 문제 등도 돋보였다. 비문학에서는 얼음집인 이글루의 건축과 생활에 담긴 과학적 원리(35∼39번), 경제학의 옵션 개념(52∼55번) 등 과학, 기술,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가 지문으로 등장했다. ●‘물탱크 박테리아 퇴치법은?’ 수리 영역에서는 수학 원리를 실생활에 적용시킨 문제해결형 문항이 많았다. 정육면체 모양의 투명한 유리상자 12개로 직육면체를 만들 때 이 가운데 4개를 검은색 유리상자로 바꿔넣어 특정 모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의 수를 묻는 17번 문항은 순열·조합의 개념을 용응했다. 공장 생산품의 무게와 관련된 정규분포의 개념을 이용해 특정 확률을 구하는 14번 문항이나, 물탱크에 사는 박테리아를 없애기 위해 약품을 넣는 상황을 로그(log) 개념으로 해결하는 25번 문항 등도 독특했다. 유웨이중앙교육 태홍식 연구원은 “공간도형과 정사형 사면체 부피의 최대값을 요구하는 ‘가’형 21번 문항은 새로운 유형이자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실생활 활용 문제는 외국어(영어) 영역에서도 주를 이뤘다.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정보(11번), 와인 품질과 포도 품질과의 관계(22번), 스키타기(27번), 유아에게 음악 들려주기(36번), 열대과일인 빵나무 열매로 푸딩 만들기(39번)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사회·문화 11∼12번 세트문항의 경우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게임중독 문제를 다뤘으며, 두 재화의 대체관계를 시소 삽화로 제시한 경제 2번 문항도 참신했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핵융합로, 지진, 사막화 현상, 직업탐구 영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TV시청의 부정적인 영향 등을 묻는 시사 문제가 눈에 띄었다. 김재천 이효용 유지혜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1년간 자살 생각한 성폭행 피해 여중생

    어제 서울신문이 보도한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 여중생(현재 고등학교 1학년)의 지난 1년은 듣는 이의 가슴을 골백번 찢어놓고도 모자랄 지경이다. 어린 나이에 10분마다 자살을 생각했다니 그 고통이 어떠했는지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이 여학생을 돌봐온 상담전문가에 따르면 삶의 희망과 의지를 완전히 잃어 자포자기 상태라고 한다. 가정에서는 알코올중독 아버지의 폭력과 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학교에서는 쏟아지는 냉대와 편견 때문에 끝내 학업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철없는 남학생들에게 무참히 짓밟히고, 그도 모자라 이후에 다가온 참담한 현실은 가냘픈 소녀가 온몸으로 감당하기엔 이미 한계를 넘었던 것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와 국가는 뭘 도와주었는지 참으로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이 여학생이 성폭행과 가정폭력의 희생자인 줄 뻔히 알면서도 방치하지 않았는가. 국가와 사회는 전문상담기관에 정신적 치유를 맡기는 것만으로 보호의 책임을 다했다고 보는가. 경직된 교육행정은 서글픔을 넘어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장기 정신치유 때문에 불가피하게 결석 일수가 많았다는데, 이를 이유로 전학을 거절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 여학생은 재기를 위해 주위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야 할 피해자다. 가해자도 아닌 피해자가 왜 뭇사람의 시선을 피해 학교를 옮겨다녀야 하는가도 문제다. 성폭행 피해자의 정신적 특성을 이해 못하고 냉대하는 게 오늘의 교육현장이라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은 불명예스럽게도 세계적으로 성폭행 발생빈도가 높은 나라다. 하루 평균 40여건이라고 한다. 성폭행은 예방이 최선이며 차선은 의미가 없다. 일단 저질러지면 ‘정신적 살인’으로 인해 피해자는 정상을 되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국가와 사회는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성폭행 가해자에게 비교적 후한 사법적 판단은 마땅히 재고돼야 할 문제다. 피해자에 대한 경제지원 및 재활프로그램도 보다 섬세하게 짤 필요가 있다.
  • [혁신 공기업탐방]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혁신 공기업탐방]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한국마사회(KRA) 이우재 회장은 요즘 승마에 재미를 붙였다. 경마란 말만 들어도 승마와 같은 고급 레저 스포츠가 연상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승마를 전국에 보급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인 자신부터 승마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1일 “아직도 경마하면 도박·중독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면서 “KRA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경마를 고급 레저 스포츠로 승격시켜 모든 가족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승마를 대중화하기 위해 경마에서 은퇴한 말을 승마용으로 적극 투입하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이 회장을 만나 경마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안을 들어봤다. 취임 초부터 특히 윤리경영을 강조했는데.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2가지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다. 하나는 경마 순위를 조작하는 경마부정에 대한 이미지와 다른 하나는 경마 수익금을 마사회가 마음대로 쓴다는 점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철저히 없애겠다. 특히 경마 수익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내 의지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된다.KRA 운영도 그동안 정치생활처럼 깨끗하게 하겠다. 철저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면 어느 조직이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늘상 깨우치게 하고 있다. ●비실명 부정비리신고센터 운영 지금까지 시행한 윤리경영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윤리경영의 실천을 위해 비상임이사 수를 늘려 외부 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투명계약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 일부 특수 분야를 제외한 모든 계약에 ‘전자입찰제’를 실시하고 ‘청렴계약제’를 적용토록 했다. 또 부조리 예방 등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패방지팀’을 신설했다.‘내부공익신고자 보호 프로그램’ 및 ‘부조리 신고보상제도’ 마련과 ‘부정비리신고센터 운영 활성화’를 통해 신고자 자격을 외부인까지 확대하고 비실명 신고도 접수토록 했다. 윤리경영 성과는 나타나고 있나. -이제 윤리경영이 KRA의 핵심 경영이념으로 뿌리내렸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노력이 외부로부터 인정받게 돼 지난달 19일 ‘2005년 대한민국 사회책임경영대상 공기업부문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경마를 고급 레저 스포츠로 발전시킨다는 장기플랜을 세웠다고 들었다. -경마가 선진경마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마상품의 품질이 우선 높아져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경마문화 조성, 경마시행의 공정성 강화, 서비스 향상을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 등이 뒤따라야 한다. ●경마정보 공개 확대 추진 그렇다면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외부의 경주마도 경기에 참여토록 하는 ‘외마사 제도’를 활성화해 경기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경주의 박진감을 높이고 향후 외국산마와 직접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경주편성체계도 바꿔야 한다.KRA가 공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마팬을 위한 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다. 건전한 흐름을 유도해 부정경마 개연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마정보 공개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경마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경마매출액은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매년 평균 27% 내외의 고성장을 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반전, 현재까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7조 6000억원까지 갔던 매출액이 5조 3000억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마팬이 그만큼 마권을 덜 샀기 때문이다. 또 과거처럼 경마가 독점적인 시장 점유를 하지 못하고 로또, 카지노, 경륜 등의 경쟁산업이 확대되면서 시장점유율이 잠식됐다. 사설경마, 마권구매대행업, 경마게임오락장 등 불법·유사산업도 계속 번지고 있다. 매출감소를 막을 대책은 있나. -서울경마일수를 확대하고 제주교차경주를 1회 추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회사의 업무추진비를 20% 줄이는 등 경상경비를 줄이고 관람대 리모델링 사업 등 자본투자 계획도 축소·연기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장외발매소 리모델링 또는 이전 등을 통해 접근 및 쾌적성을 강화하고, 모바일 베팅 및 PC 베팅 추진 등 베팅방식도 다양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1조 1944억원 사회환원 경마이익금은 얼마나 사회에 환원하고 있나. -KRA는 한국마사회법과 시행령에 따라 전체 이익금의 60%를 특별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레저세와 교육세 등의 세금으로 1조 400억원을 납부했다. 또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복지사업으로 1447억원을 출연했으며, 독거노인·불우청소년 등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97억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1조 1944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KRA는 경마가 열리는 하루 동안 16만여명이 500억원의 마권을 사 다른 공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돈을 벌고 있다. 예전에 대통령이 주재한 공기업 및 산하기관 혁신대회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공기업 사장을 보니까 정말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국회의원을 해봤지만 최근 돈을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공기업 사장을 보면서 그동안 뭐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지방교육세 환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현재 레저세액의 60%로 부과되는 레저세분 지방교육세가 내년부터는 20%로 환원토록 돼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 경마팬들에게 많은 상금을 돌려줄 수 있어 경마상품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국무조정회의를 통해 현행 60%의 세율로 3년 동안 연장하고,2009년부터는 40%로 영구세화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만약 레저세분 지방교육세가 정상적으로 환원되지 않을 경우에는 2003년 이후의 경마 매출액 감소로 한때 1834억원까지 달했던 축산발전기금 출연금은 370억원으로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KRA Angels 봉사단 ‘한국마사회(KRA)의 천사들’ KRA 전 임직원이 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직원 900여명이 단원으로 있는 ‘KRA 에인절(Angels) 봉사단’을 통해서다. 봉사단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공익기업’이라는 KRA 기업이념에 따라 지난해 1월 창립됐다. 봉사단의 첫 활동은 지난해 3월 충청도 지역에 내린 폭설 피해 농가 복구작업. 지난 8월에는 전북지역을 강타한 폭우 피해 농민들의 복구작업에도 동참했다. 이밖에도 정신지체아 보호시설 봉사활동, 해양환경 정화,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도시락배달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KRA는 에인절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1계좌에 1000원씩 직원들이 월급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금을 내고 있다. 현재까지 6000만원을 적립했다. KRA는 농촌봉사활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충북 청원군의 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서별로 1부서 1시설 돕기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경로원, 고아원 등의 시설을 골라 부서원들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18일에는 KRA 에인절 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이우재 회장과 직원 등 250명이 김장 1만 4500포기를 담가 서울과 과천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최원일 KRA 사회공헌팀장은 “경마수익금을 금전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 외에도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 KRA 에인절 봉사단의 목적”이라면서 “봉사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KRA에 남아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농업전문가’ 이우재 회장 이우재 회장은 운동권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이 회장은 4·19혁명 주도,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지난 1979년부터 3년여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전민련 중앙위원, 민중당 상임대표 등을 지낼 만큼 영향력있는 ‘재야정치인’이었다. 15·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는 ‘농업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지역구가 서울이면서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며 농촌발전을 주도했다.‘한국농민운동사’ 등 10여권이 넘는 농업관련 서적도 저술했다. 지난 4월 KRA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개최된 아시아경마회의(ARC)와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등 굵직한 행사를 무난히 치러 전문경영인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 회장은 최근 승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승마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마사회장이 말(馬)을 못 탄다는 것은 말(言)이 안 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충남 예산(68) ▲예산농고·서울대 수의과 ▲민중당 상임대표 ▲15·16대 국회의원 ▲대한수의사회장 ▲한나라당 부총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밀양여중생 성폭행피해 1년… “악몽은 아직도”

    2004년 12월7일. 무슨 날인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이날은 한 소녀에게는 악몽이 끝남과 동시에 또다른 악몽이 시작된 날이다. 중3 여학생이 1년간 수십명의 남학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밀양 성폭행 사건’이 알려진 그날. 우리가 잠시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는 잊어버린 뒤에도 소녀는 혼자 1년 가까운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아 왔다. “어떻게 이 모든 일이 한 소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당시 사건 변호를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는 피해자 A(16)양의 얘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A양이 겪은 일들은 안타깝다는 말로는 모자란다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 합의금 챙기고 모녀폭행 A양은 성폭력 피해자이기에 앞서 가정폭력의 희생자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B(36)씨는 매일 어머니 C(34)씨를 구타했고 이혼 후에는 A양이 매일 수차례 맞았다. 올해 초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이런 기억은 성폭행 악몽과 함께 A양을 괴롭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10분에 한번씩 자살 충동을 느낄 만큼 아이의 상태가 나빴다. 결국 폐쇄 병동에 입원을 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18일 퇴원 후 소녀를 보호하고 있던 상담소측은 ‘아이를 때리지 않는다.’‘가해자측과 합의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을 담은 각서를 받은 뒤 아이를 아버지에게 돌려보냈다. 하지만 아버지 B씨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가해자측과 합의를 했고 4500만원을 챙겼다. 이 돈으로 새 전셋집으로 옮겼고 폭행은 다시 시작됐다. ●“결석 많다” 빌미… 전학 안 받아줘 3월에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이미 소문이 난 터라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이 소장은 “가해자들은 학교를 잘 다녔지만 오히려 피해자인 A양은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가출까지 했다.”면서 “결국 친권을 어머니가 갖도록 조치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사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지금 월세 300만원짜리 집에서 C씨가 식당일을 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겨우 마음을 추스른 A양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전학 과정에서 또 한번 상처를 받았다. 대부분 학교가 출석일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학을 거절했다. 실상은 밀양사건의 피해자라는 점을 꺼려했던 것이다. 일부 교사로부터 돌아온 것은 ‘무엇보다 학교를 꼬박꼬박 나가는 게 우선이었지 않으냐.’는 핀잔뿐이었다. 강지원 변호사는 “결국 사회에는 따뜻한 손길보다는 차가운 눈길이 많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다른 학교로 전학했지만 보름도 되지 않아 A양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일이 생겼다. 사건의 주범인 D(19)군의 어머니가 어떻게 알았는지 학교로 A양을 찾아온 것이다. 아들이 소년원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탄원서를 써달라는 부탁을 하러 왔지만 A양에게는 가해자측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조차 충격이었다. ●주범 어머니 학교로 찾아와 거듭 상처 받아 결국 A양은 지난 7월 학업을 중단했다. 낮에는 심리상담을 받고 밤이면 여전히 문고리를 수십번 확인하고 잠든 뒤에도 악몽에 시달린다. 이 소장은 간절히 기원했다.“한때 가수가 꿈이었던 평범한 아이가 지금 너무나 큰 짐을 떠안고 살고 있습니다. 밝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 박사

    “안타까운 얘깁니다만 적어도 파킨슨병에 대해서만은 진단하는 의사들이 더 진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진료환경에 문제가 있다지만 환자와 고작 2∼3분 얘기하고 나서 확진하고, 마구잡이로 약을 먹이는데, 이래서 되는 일이 아니지요.”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이명종(65·신경과) 박사. 그는 인터뷰 서두에서 진료의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파킨슨병과 환자, 그리고 의사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관심을 에둘러 한 말로 들렸다.“사실 파킨슨병만큼 유사 질환이 많은 병도 흔치 않고, 그만큼 오진도 많지요. 예컨대 소화불량 약을 먹어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이걸 파킨슨병으로 진단하고 아무리 약을 써봐야 낫질 않습니다.” 20년이 넘는 미국 미네소타의대 교수 생활을 접고 지난 1991년 귀국한 그는 이 무렵부터 근육 질환을 앓아 이제는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진료 일선을 지키며 후학들의 길잡이를 자처해 존경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와 파킨슨병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파킨슨병이란 어떤 질병인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 등이 앓아 잘 알려진 이 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합성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생 경로와 증상을 설명해 달라. -도파민성 신경세포와 함께 감정, 수면, 기억 등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몸의 일부가 떨리는 진전,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자세 불안정이 나타나고 덩달아 우울, 불안, 치매, 불면증과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10% 정도가 유전 소인을 갖고 있으며, 농사일로 살충제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경우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으로 정확히 진단된 경우와 포괄적으로 파킨슨증후군에 포함되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정확하게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경우 외에도 신경안정제 같은 정신과 약제, 소화장애에 먹는 소화기계통의 약제, 뇌경색, 자동차 배기가스에 많은 일산화탄소 중독 등에 의한 증상이 있으며, 고령자에게 많은 퇴행성 파킨슨병에도 유사 증상이 있다. 이를 폭넓게 증후군에 포함시키는데, 이 경우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병 추세는 어떤가. -전국에 현재 10만∼12만명의 환자가 있으며,65세 이상된 노인의 1∼1.5%가 이 병을 갖고 있으나 고령화로 유병률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년 전의 2배에 이른다고 전한 이 박사는 이 병의 최근 발병 경향을 이렇게 설명했다.“파킨슨병은 다른 병과 달리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비슷한 유병률을 보이며, 전체 환자의 15%는 40세 이전에 발생합니다. 더러는 20세 이전에도 생기는데 이는 유전성이 강한 반면 고령에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퇴행성인 게 특징이지요.” ▶진단은 어떻게 하나. -진단이 매우 중요하나 피검사나 뇌영상검사 분야가 개척되지 않아 쉽지는 않다. 이 병을 가졌어도 피검사나 MRI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질환 여부를 판별해야 하므로 이런 검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확진에는 진찰과 면담, 핵의학검사가 주로 활용된다. ▶자가진단은 어렵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상하다고 여기면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치료가 가능한가. -사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다는 게 한계다. 퇴행성 질환이라서 병변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나 정확하게 진단해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면 병증의 진행을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다.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해 달라. -치료는 레보도파 제제, 도파민 제제, 항콜린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식이요법, 수술치료 등이 있다. 대표적 치료제인 레보도파의 경우 5년 이상 사용하면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이상운동증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이게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대목이다. 정확하고 꾸준한 운동은 사실, 약제 한두가지 복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약제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치료법을 적용하는데, 효과는 확실하나 역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약제와 수술에 보험이 적용돼 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약제와 수술 부작용은 어떤가. -수술은 드물게 보이는 뇌출혈과 감염 문제만 배제하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약제는 뇌에 작용하므로 특히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진단을 소홀히 해 엉뚱한 약을 투여하는 사례도 없지 않은데, 이 경우 의사 입장에서는 ‘약주고 병 준 꼴’이 되기 쉽다. ▶일부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기대가 크지만 난제도 많다. 줄기세포가 도파민성 신경세포로 온전하게 자라 뇌 안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할 것인지, 또 이 줄기세포가 혹 뇌종양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인지 등을 동물실험을 통해 면밀히 검증해야 하므로 아직은 지난한 과정이다. 이 박사는 끝으로 “파킨슨병은 현실적으로 완치가 어렵지만 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환자와 가족, 의사가 일체가 되어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파킨슨병 운동과 식이요법 이 박사는 파킨슨병이 완치에 이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훨씬 나은 삶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운동이 굳은 근육을 효과적으로 이완시켜 주고, 체력을 향상시키며, 치료 적응력과 의욕을 돋워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운동은 스트레칭입니다. 또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따뜻한 수건으로 근육을 마사지해 주면 더 좋습니다. 운동은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한 동작을 15초 이상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유산소운동인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중 적당한 것을 골라 일주일에 3∼5회 꾸준히 하면 심박수를 늘리고, 지구력과 심폐기능을 강화해주므로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파킨슨병은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육식과 채식의 균형을 맞추되 단백질이 많은 육류는 레보도파 제제의 약효를 저해하므로 저녁 식사 때만 제한적으로 먹거나 약을 식사 1시간 전후에 먹어야 효능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환자들에게 많은 변비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E·C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 동물성 기름이 많은 삼겹살, 닭껍질, 오리고기와 흡연, 음주도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파킨슨병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다른 질환과 함께 오면 그만큼 치료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명종 박사 프로필 ▲연세대의대▲미국 피츠버그 세인트 프란시스병원 인턴▲미국 하트퍼드병원 레지던트▲미국 미네소타 대학병원 수련의 및 교수▲미국신경과학회 및 심장학회 회원▲한국신경과학회 회원▲국제운동장애학회 회원▲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주임교수 및 뇌신경센터 소장▲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센터 소장.
  • [토요일 아침에] 비움으로 채워지는 삶의 원리/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차가운 바람이 겨울을 재촉한다. 마음이 시리다.‘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물밀듯 밀려오는 아쉬움이다.‘보이지 않던 세상이 열리는구나!’ 불현듯 깨닫는 새로움이다. 아쉬움과 새로움 앞에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내면의 세계를 돌아본다. 마음의 그 깊은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상념에 젖는다. 계절이 가져다 준 축복의 시간이다. “100번 정도는 배낭을 꾸려야 산꾼의 도가 트인다.”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내뱉은 말이다. 신앙생활이든 일상생활이든 ‘채움’보다 중요한 것이 ‘비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까운 산을 오르기 위해 배낭을 꾸리면서도 돌아와 짐을 내려놓으면 요긴하게 쓰지 않는 물건이 쏟아져 나온다. 아직은 ‘비움’보다 ‘채움’에 연연한 모습을 발견하며 깜짝 놀란다. 영원한 것과 구별되는 덧없음, 그 덧없음에 집착하는 모습에 놀라는 것이다. 산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바로 그 자리에 묵묵히 솟아있다. 초겨울 산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맑은 호수였다.11월의 산은 골이 깊었다. 졸졸졸 흐르던 시냇물도 마르고 꽃보다 아름다운 단풍도 이미 낙엽이 되어 이곳저곳에 둔덕을 이뤘다. 산마루에 올라서자 옆에 있는 키 작은 나무는 멀쩡한데 10m는 족히 될 커다란 나무가 뿌리를 드러낸 채 나자빠져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들 잘 자라난 나무인데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닥치자 어떤 나무는 살아남고 어떤 나무는 쓰러져 있다. 무엇이든 근본이 문제다. 산에 오르면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냇물소리, 별똥소리, 운무 걷히는 소리…. 소음이 난무하는 도시에서 막혔던 귀가 뚫린다. 기기묘묘한 능선을 타고 골짜기를 더듬으며 산머리에 오르면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부어 주신 생명이 보인다. 개미, 거미, 까치, 오리나무, 잣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산딸나무…. 한참이나 취한 듯 자연을 마시고 초겨울의 산을 몸에 담는다. 사람들이 떼지어 오가는 거리에서 흐렸던 눈이 맑아진다. 그래서 산은 어느 시인의 고백처럼 이 땅 위에 만들어진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산을 오르면 첫 30분이 제일 힘들다. 문명의 이기에 익숙한 몸과 마음이 홀로 일어서 걷기에 더욱 그렇다. 그동안 1등과 양적 성장만이 최선인 줄 알고 달려왔던 그 중독증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손으로 바위를 짚고 헉헉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쉬면서, 숨을 고르면서 산봉우리에 올라서면 구슬땀이 흐르고 온몸이 허우적댄다. 정상을 향해 힘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믿었던 오만과 모든 역할이 떨어져 나간다. 모든 것이 비워지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태초의 모습이 가장 잘 남아있는 산을 담을 공간이 주어진다. 비로소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하늘과 해와 바람과 낙엽과 바람과 다람쥐와 나를 만난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다. 서로들 할퀴고 할퀸다. 그러고는 서로 잘못되었다고 삿대질한다. 목청껏 외치는 사람이 이기는 법이라며 계속 버틴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 교만한 사람이 득세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저 이기면 그만이다. 이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다. 천국복음을 전파하며 각색 병으로 고통 받는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와 모든 약한 것을 고쳤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무리를 보신 예수님은 이들이 보내는 환호에 응답하지 않으셨다. 이들을 뒤로 하고 묵묵히 산을 오르셨다. ‘비움’보다는 ‘채움’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치열한 삶의 세계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기에 예수님은 그 귀한 생명의 말씀인 ‘산상수훈’을 무리를 피해 산에서 가르치셨다. 비움으로 채워지는 삶의 원리를 깨닫게 한다. 정말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이 복되게 살기 위해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할 귀한 가르침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義)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마5:3-10). 아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파산자에게 재기의 길은 사실상 낙타가 들어갈 수 없는 ‘바늘 구멍’마냥 좁고 가파르다. 고학력에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중산층 파산자보다 저학력의 빈곤층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가의 뒷골목으로 한참을 꺾어 올라간 산동네.1999년 6월 면책이 된 파산자 이윤숙(당시 50세·여·가명)씨를 찾는 길이었다. 수소문 끝에 이씨의 집을 찾았지만 그녀는 2003년 12월25일 숨졌다. 사인은 알코올중독.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과 함께 홀로 생계를 잇던 이씨였다. 취재팀이 98∼99년의 초기 파산자 182명 중 일부를 추적한 결과, 상당수는 현 주소지에 살지 않았다. 또 11명은 파산 후 6∼7년 사이에 사망했고 50대가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을 다시 체제로 끌어들이는 패자부활전의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 교수는 “미국 역시 금융시장 진입에 이자율과 수수료 등 일정 부분 차등을 두지만 직업과 사회활동에는 제약이 없으며 금융거래와 대출도 가능하다.”면서 “파산자의 재기를 위한 장벽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파산자 앞에 놓인 사회·경제적 장벽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판사들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전국 14개 법원의 개인파산 담당판사 25명(개인회생 제외) 가운데 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이 7년 동안 보관·공유하는 파산자의 면책 기록인 ‘특수기록’에 대해 판사들의 21.1%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을,26.3%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판사는 “평등권 침해 여지가 있어 법적으로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42.1%는 금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정보로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응답해 상반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개인파산 판사 10명 중 5명은 채무자의 변제능력에 상관없이 카드를 발급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 채권기관의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일부 판사들은 설문조사에서 “금융기관이 카드대금의 수수료와 이자율 등을 인상하며 국민에게 이를 전가시켜 손실을 보전했다.”는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전체의 47.4%는 파산 급증은 정부 카드정책의 시행착오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쇼핑으로 진 빚도 면책 되나요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쇼핑으로 진 빚도 면책 되나요

    Q영문과를 졸업하고 특허사무소에서 번역 일을 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 때까지 계속 다녔고, 그만둘 무렵에는 연봉이 3000만원 정도 됐습니다. 일과 직장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못이겨 쇼핑중독이라고 할 만큼 백화점에서 마구 옷을 샀습니다. 따져보니 3년 동안 1억원을 넘게 썼습니다. 전세금을 빼고 남편 수입까지 빚갚는 데 썼지만,4000만원 정도가 아직 남았습니다. 남편과의 사이도 멀어졌습니다. 직장도 없어서 빚을 청산할 희망이 없습니다. 파산신청할 수 있을까요. 주위에서는 낭비로 인한 파산이라 면책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강연희(35) A돈을 빌려줄 때 채권자는 채무자가 이를 장래의 소득창출과 관련있는 활동에 쓸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마찬가지로 채무자는 받은 돈을 부채 상환능력을 높이는 데 써야 합니다. 그런데 채무자가 들어온 돈을 이런 용도에 쓰지 않고, 현재 쾌락을 위해 사용한다면 채권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부채상환을 위한 저축 여력을 해치는 행위에 대한 일종의 제재로, 파산법은 지나친 낭비에 대해 면책을 불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월 수입의 50% 이상을 유흥과 여가활동 등 소비적 활동에 지출했을 때를 낭비로 봅니다. 강연희씨의 경우에는 3년치 연봉을 넘는 돈을 옷 사는 데 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낭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파산을 신청해도 면책을 받지 못하는 사유가 됩니다. 하지만 법은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뿐, 허가하지 말라고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재판부에 따라서는 기준을 충족했는지와 관계없이 면책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지난 9월1일 대법원이 ‘개인파산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했습니다. 예규에서는 낭비 등 면책 불허 사유가 있는 채무자도 채권자가 반대하지 않는다면 면책받는 데 제한을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신용카드 회사는 카드의 용도를 묻지 않고 신용카드를 발급합니다. 카드로 책을 사든지 유럽여행을 떠나든지 벤쳐기업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용카드 회사는 낭비를 조장합니다. 고급 호텔, 크루즈 여행을 배경으로 젊고 예쁜 남녀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돈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현재를 즐기라고 유혹하는 광고를 폭격하듯 송출합니다. 낭비를 이유로 신용카드 사용대금의 면책을 불허한다면 원인을 조장한 카드사에 이익을 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면책장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면책 불허로 판단받는 경우가 흔히 있지만, 반대로 쉽게 면책을 받는 예도 많이 있습니다. 장래는 불확실합니다. 이것은 재판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산절차에서 면책을 시도해본 뒤 실패하면, 개인회생이라는 대안도 있습니다. 개인회생에서는 채무 발생 원인이 낭비 때문이었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 단죄로 단酒

    교도소에 들어가 술을 끊겠다며 남의 물건에 손을 댄 40대 알코올 중독자가 결국 뜻을 이뤘다.A(42)씨는 지난 1일 오후 4시30분쯤 광주 북구 신안동 모 아파트 앞길에서 지나가던 B(45·여)씨의 핸드백을 가로챘다.A씨는 핸드백을 들고 500여m를 달아나다 뒤쫓아온 시민에게 붙잡혔다.A씨는 경찰에 넘겨져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서 A씨는 “형의 집에 살며 노동일로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결혼도 못하게 되고 풀리는 일도 없어 매일같이 술을 마셨다.”면서 “알코올 중독자가 된 후 금주에 번번이 실패만 하자 교도소에 가면 술을 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중독성 강한 현대판 천일야화

    [박은영의 DVD레서피] 중독성 강한 현대판 천일야화

    세헤라자데의 이야기가 그다지 재미없었다면 어땠을까. 포악한 왕이 아침마다 신부를 죽이는 괴상한 나라에서 참을 수 없는 궁금증과 묘한 중독성을 유발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천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어디 이야기 중독자가 중세 아랍에만 있었을까. 요즘 전 세계의 케이블 TV에서는 현대판 천일야화들이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일이 아니라 10년 동안 계속된 시리즈도 있다. 로라 부시가 즐겨본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위기의 주부들’은 국내 케이블 TV에서 선보인 뒤 인기를 몰아 공중파에서도 방영되었다. 한적한 마을 위스테리아에 사는 4명의 주부들이 주인공인데 평화로운 듯한 외피를 살짝 들춰 보면 살인, 방화, 자살, 각종 비밀과 음모가 가득하다.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과 혀를 내두를 정도로 촘촘하게 엮인 인물들의 관계는 입술이 바짝 바짝 마를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강산이 한번 바뀌는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시즌 10까지 방영된 ‘프렌즈’는 청춘 시트콤의 원전이라 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코미디와 패션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했다. 유쾌하고 감각적인 유머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전해주는 신선한 웃음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족의 개념이 파편화된 현대 뉴욕에서 우정을 통해 새로운 가족형태를 제안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위기의 주부들 시즌 1 이야기의 창작자 마크 체리는 이 극본을 들고 여러 방송사를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고 기존 드라마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권총을 들고 자살할 만큼 절박하고 복잡한 주부들의 이야기는 150개국에 수출될 만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인생의 축소판 같은 한 마을을 배경으로 ‘CSI’식 긴장감과 ‘잔인한 인생’에 대한 블랙코미디를 동시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부가 영상에는 마크 체리가 어떻게 위스테리아를 구상하게 됐는지에 대한 인터뷰, 삭제장면, 제작 뒷이야기, 음성해설 등이 수록되었다. ●프렌즈 시즌 10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모니카와 챈들러는 입양을 결심하고, 레이첼과 로스는 먼 길을 돌아 재결합한다. 영원히 유목민처럼 살 것 같았던 피비도 정착하고 조이는 여전히 ‘조이 트리비아니’ 그 자체로 친구들의 사랑을 받는다.10년 간의 대장정을 마친 최종 시즌의 DVD가 곧 출시된다. ‘시즌 10’과 별도로 시리즈 전체를 묶은 풀 패키지도 2천 세트 한정으로 선보일 예정인데 출연 배우들의 외모 변천과 극중 인물들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다. 시즌 10의 디스크에는 ‘프렌즈’ 전체를 회고하는 인터뷰와 NG 장면, 몇몇 에피소드에 대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길섶에서] 편물점/심재억 문화부 차장

    조개탄 난로가 놓인 읍내 편물점. 미닫이 유리창문 안에서 열심히 편물기를 돌리던 빨간 스웨터의 그 처녀 이름을 저는 모릅니다. 방과 후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언제나 그녀는 엉덩이만 받친 빵떡의자에 앉아 열심히 스웨터를 짜고 있었습니다. 눈자위에 엷은 주근깨가 박힌 그녀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초등학생인 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과 쇠바늘을 쥔 손이 무척 예쁘다는 정돕니다. 제가 그 여자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졸업을 앞둔 초겨울이었습니다. 난로 위 노란 양은주전자에서 김이 오르는 편물점, 그녀는 예의 그 빵떡의자에 앉아 바지런한 손으로 편물의 솔기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뽀얗게 습기가 서린 유리창 앞을 언 걸음으로 지나쳤습니다. 응달에는 한낮까지도 서릿발이 하얗던 그 날, 그 집앞을 지나며 맡았던 싸한 연탄불 냄새는 지금도 내 뇌리에서 중독처럼 살아나곤 합니다. 학교를 나서면 문방구와 자장면을 뽑던 실빗집, 자전거포와 그리고 우체국 맞은편의 그 편물점…. 지금도 생각납니다. 누구나 가졌을 터이지만 지금은 없는 한 시절의 고즈넉했던 그 풍경과 그리고 사람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마약재활복지학과 첫 개설

    국내에서 최초로 4년제 대학에 약물(마약) 재활 복지학과가 개설된다. 원광디지털대(www.wdu.ac.kr)는 2006학년도 1학기부터 인문사회과학부에 마약범죄 수사부터 마약 중독자 구원을 위한 재활복지 등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는 ‘약물재활복지학과’를 개설한다고 7일 밝혔다. 이 학과는 약물 의존자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신설됐으며 정원 100명에 4년제 정규과정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이 부여되며 국회에서 법률이 통과되면 ‘마약 의존증 극복사’(가칭)란 자격증 취득도 가능하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6) 차와 건강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6) 차와 건강

    찬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벌써 겨울이 오고 있다. 산사에도 인적이 드문 드문 해진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낸 퇴비들을 차나무들에 뿌려준다. 이른바 겨울을 튼튼하게 날 수 있는 방한복 같은 것이다. 생명을 가꾸는 행위는 매우 어렵고 순수한 일이다. 과학적인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 튼실한 알맹이를 안으로 키워내고 과일나무는 주인의 흥얼거리는 즐거운 콧노래를 들으며 맛있는 과즙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생명을 가꾸는 일은 헌신과 자비를 통한 완벽한 동화(同化)를 이룰 때 가능하다. 나를 버리고 이해요구를 버린 따스한 손길은 그 생명을 완전한 아름다움으로 자라게 하는 최고의 비약이다. 차나무도 마찬가지다. 차농사꾼들의 헌신적인 손길을 통해 그 파릇 파릇한 연두색 찻잎들과 우주의 생명을 숨쉬게 하는 색·향·미를 담은 완벽한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다. 차나무뿐만 아니다. 모든 것은 바로 생명이다. 그 생명을 가꾸고 길러내는 사람들의 손길은 마치 부처의 마음처럼 늘 평안하다. 요즘 들어 부쩍 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웰빙이니 헬스니 현대인들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차 관련 건강상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의 자본화는 이제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차의 대중화와 생활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차와 건강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차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 중에 가장 신령스러운 생명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차의 효능을 알고 약재로 사용해 오고 있다.4000년 전부터 들차를 채집하였다가 끓여 그 차즙으로 병을 치료하였다고 전하며, 후에 차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발견하여 차츰 약재로 사용하게 되었다. 차가 만병을 다스리는 약이라는 말은 당나라 진장기(陳莊器)의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 기원되었다. 이 책에서는 “…제약(諸藥)은 각병지약(各病之藥)이지만 차는 만병지약(萬病之藥)”이라고 하여 차의 효능을 강조하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차나무의 성질은 조금은 차고 그 맛은 달고 쓰면서 독이 없는 식물이다. 그 성질이 쓰고 차서 기운을 내리게 하고, 체한 음식을 소화시켜 주고, 아울러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또한 소갈증(消渴症)을 멈추게 하며, 잠을 적게 해주며, 화상 입은 데에 독을 없애준다.”고 하였다.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에서 찻잎을 실험재료로 하여 많은 인력과 물력을 투입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의 여러 가지 뛰어난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차가 만병지약임을 입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조사한 결과 장년과 노년층에 가장 좋은 음식 중 하나로 차를 꼽았다. 차는 방사성 원소를 흡수하여 배설하게 하고,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여 장수를 돕는 놀라운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찻잎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그리고 탄닌(폴리페놀), 카페인 등 300여종의 성분이 포함되어있으며, 생리기능을 조절하고, 다양한 약리 작용을 발휘한다고 한다. 찻잎의 카페인 성분은 일종의 혈관확장제로써 호흡을 빠르게 하고 맥박을 바르게 하면서도 혈압은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신장을 자극하며, 강심(强心), 건위(健胃), 이뇨해독 작용도 한다. 또한 카페인과 탄닌의 협동 작용으로 인체 내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탄닌은 혈관에서 피를 잘 통하게 한다. 특히, 차의 효과는 성인에게 더욱 좋다. 장년이 되면 쉽게 몸이 비대해지는데, 이는 심장혈관병, 당뇨병, 장암 등 각종 성인별을 초래한다. 날씬해지기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차를 마시는 것이다. 운동하기 전에 차를 마시면 에너지원으로써의 지방이 우선적으로 연소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그만이다. 차 성분 중에 카테킨이 지방 분해 효소의 작용을 도와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차를 마시면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환경오염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질환이 많아지면서 차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차의 알레르기 억제 작용이 일본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스기야마 박사팀에 의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연구팀은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항체를 쥐에 실험할 때, 차를 투여한 후 항원을 주사할 경우 알레르기 억제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차는 정신을 분발시키고 피로를 제거하며 항균작용이 탁월해 지친 심신과 스트레스로 인해 야기되는 현대인의 각종 질병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위장 중에 1∼3%의 탄닌이 있다면 방사성 물질인 스트롬튬의 30∼40%를 체외로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또 탄닌은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과 결합하기 때문에 몸에 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된다. 이밖에도 수은이나, 납, 카드뮴, 구리 등 중금속과도 결합해 각종 공해로 체내에 축적된 유해성 중금속의 해독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자연환경 오염이 심하고, 생태균형이 파괴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차를 상용하면 더욱 좋은 것이다. 차와 건강의 연관성 중 잘못 알려진 것이 있다. 바로 차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우려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차는 어린이들의 발육이나 건강에 매우 필요한 것 중 하나다. 생후 5개월 이후에는 간에서 카페인의 분해속도가 성인과 같아지기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이 전혀 해롭지 않은 것이다. 찻잎에는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필요한 페놀류의 연생물, 카페인 비타민 단백질 당류와 방향물, 그리고 아연 불소등의 유익한 미량원소를 포함하고 있어 적당하게 마신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는 또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면역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한다. 어린이들은 면역력이 약한 관계로 배탈이 자주나고 식중독에 자주 걸린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식중독을 예방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므로 배탈이 나기 쉬운 여름에 차를 마시게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담방약 중 하나다. 차는 또 어린이들의 충치를 예방하기도 한다. 사탕이나 초컬릿 등 당류의 섭취가 유난히 많은 현대의 어린이들에게 불소함량이 풍부한 차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차의 권장량은 하루 2∼3잔 정도다. 어린아이가 차를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수분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수면시간이 줄어들어 많은 영양분을 소모, 성장발육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 임산부나 위가 약한 사람, 몸이 냉한 사람, 불면증환자, 저혈압환자 등은 과한 차의 음용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차는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육체의 피로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산업화로 인해 공해가 심한 도시생활에서 차는 정신과 육체를 편안하게 하는 평화로운 인도자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요즘들어 불어닥치고 있는 차의 자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화장품에서부터 베개 속옷까지 무한정 넓혀지고 있는 차의 상품화는 마치 차가 인간의 모든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의 정신은 사라지고, 오직 인간의 육체적 이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많은 상품 중 하나처럼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는 인간이 마시는 기호음료를 뛰어넘어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담아낸 고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차를 통해 우리는 현재와 과거 미래의 삶을 좀더 풍요롭고 따스하게 가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차를 통해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각종 문명과도 평화롭게 조우해야 한다. 일상을 사는 나를 발견하며 내안에 내재해 있는 욕심을 버리고 집착하지 않는 평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차인 것이다. 큰 빌딩속에 기계부품처럼 앉아 자신의 삶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사무실 책상위에 일인용 다구와 차를 준비한 후 가볍게 차 한잔을 하자. 그럼 자신안에서부터 알 수 없는 행복이 솟아오를 것이다. 일지암 암주 ■ 반야병차와 떡차의 전설 지금은 열반했지만 근현대 선지식 중 한 분인 큰 스님이 있다. 송광사에서 주석하면서 크게 선법을 펴신 구산 큰스님이다. 구산스님은 열반할 때까지 손수 자신의 일상사를 챙기며 용맹정진하신 분으로도 유명하다. 구산스님이 제일 좋아했던 차는 바로 떡차였다. 구산스님은 저녁공양 전 작은 암자에 손수 불을 넣으셨다. 당시는 구들방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불을 넣어주어야 했다. 저녁공양 시간이 되면 구산스님은 작은 철주전자를 아궁이 숯불위에 놓고 갔다. 그리고 저녁공양을 한후 펄펄 끓어넘치는 철주전자를 방에 들여와 찻잔에 내어 마셨다. 구산스님이 마셨던 것은 바로 발효차인 떡차였다. 철주전자에 맑은 청수를 넣은 후 떡차 한덩이리를 넣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공양이 끝난 후 펄펄 끓어넘치는 떡차 한잔으로 건강을 지켰던 것이다. 일지암에서는 우리 고유의 차로 불리는 떡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른바 반야병차가 그것이다. 민간에서는 옛날부터 떡차를 긴급한 환자에게 쓰는 담방약으로 썼다. 배가 아픈 어린이, 이빨이 아픈 노인 그리고 배탈환자에게 우리 조상들은 초가집 시렁에 줄을 매달아 걸어놓은 떡차를 쑥 빼서 달여 마시게 했다. 신기하게도 떡차는 큰 효험이 있었다. 떡차는 이른바 발효차이다. 콩을 띄워 메주를 만들 듯이 떡차도 찻잎을 띄워 충분히 발효시킨 뒤 건조한다. 발효차는 평상시 차로써뿐만 아니라 감기를 앓거나 몸이 부실한 사람들에게 큰 효험을 발휘한다. 일지암과 초의차문화연구원에서는 몇 해 전부터 초의스님이 말씀하셨던 반야병차를 조금씩 생산하고 있다. 반야병차는 여름철에는 차게, 겨울에는 뜨겁게 마셔도 된다. 발효된 차이기 때문에 찻물의 온도에 상관없이 언제나 마셔도 되는 것이다.‘돈차’라고 불리는 우리 고유의 발효차는 현대인들의 삶속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차다. 중국에는 몽정차 백로차 보이차 등 약효의 효험이 있는 차들이 매우 많다. 반야병차 역시 마찬가지다. 떡차로 불리는 반야병차는 약리적인 효능이 높다는 중국의 품격높은 명차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많은 차인들이 떡차의 완벽한 복원을 위해 애쓰고 있다. 차와 일상의 삶을 연결한 떡차는 옛날 우리 차인들의 마음을 그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민중들의 일상속에서 숨쉬며 우리의 건강을 챙겨온 떡차는 조만간 우리 곁을 지키는 ‘차 건강지킴이’로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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