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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사회·생활상징(중)

    한·중·일 삼국의 문화를 비교할 때 일본은 날(生)문화, 중국은 불(火)문화, 한국은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회이다. 소나 돼지처럼 네발 달린 동물을 주로 먹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라 한다. 중국 음식은 거의가 높은 온도에 순간적으로 데치거나 튀겨 먹는다. 물론 이는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비빔밥- 조선 3대음식중 하나로 멋·맛 듬뿍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일본처럼 날 것을 먹거나 그렇다고 중국처럼 전적으로 튀겨 먹거나 데쳐 먹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음식은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를 섞었을 때 본래의 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비빔밥 문화라 한다. 이 같은 삼국의 문화 차이는 집과 탑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듯이 집들의 재료도 하나같이 나무를 써 집도 깔끔하고 반듯하다. 그래서 탑도 목탑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의 전통 집들은 거의가 불로 구운 벽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탑도 구운 벽돌로 만든 전탑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우리나라 집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나무, 돌, 벽돌을 두루 써 탑도 목탑, 석탑, 전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문화는 한마디로 다양한 문화가 섞인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특징처럼 비빔밥은 쌀과 달걀, 참기름, 나물, 쇠고기, 김 등 온갖 재료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복합음식이다. 비빔밥의 특징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에 비해 영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거기에 특별히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없고 또 저 열량이면서도 맛과 멋의 흥취를 느낄 수가 있어, 기능성 식품 또는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비빔밥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하에서 생산된 질 좋은 농산물의 사용과 거기에 장맛과 깊은 정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전주비빔밥에 포함되는 자료는 무려 30여 가지에 이르며, 모두 음양오행에 근거를 두고 오색오미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후기 고추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혁명을 가져온다. 강렬하고 매운 맛의 고추장은 김치와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고추와 소스는 여러 나라에서 먹지만 고추장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음식이다. 정작 고추를 우리나라에 전한 일본도 먹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도 부족해 매운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먹는다. 맛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이 매운맛이라 한다. 그래서 고추장과 김치는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잊지 못한다. 고추장은 강렬한 맛으로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이를 이용한 비빔밥은 물론 각종 반찬과 국, 찌개, 심지어 떡볶이에 이르기까지 사용범주는 반찬 가지 수 만큼이나 무한하다. ■ 된장 - 식물성 단백질 문화의 정수 김치와 밥처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된장이다. 거기에 항암효과까지 있다하여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된장은 식물성 단백질문화의 정수이다. 장맛은 그 집안 음식 맛의 척도다. 그래서 ‘광속에서 인심 나고 장독에서 맛 난다.’,‘장맛 보고 딸 준다.’고 했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장은 모든 어육·채소·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된장의 주원료는 콩이다. 우리는 콩으로만 된장을 만드나 일본에서는 콩과 쌀누룩으로 빚는다. 만주어로는 장을 미순이라 하고, 우리는 메주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를 미소라 부른다. 장은 고구려 때부터 있어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우리의 장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의 된장, 미소가 된다. 우리가 즐겨먹는 청국장은 삶은 콩을 짚에 감싸서 온돌 방의 뜨끈한 아랫목에 모셔놓고 발효시킨 ‘즉석된장’이다.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고초균이 번식하여 실 모양의 끈끈한 점물질을 생성하여 일종의 항생물질이 된다. 장기적으로 먹는 저장식품인 된장과는 달리 즉석된장이지만 그 영양가와 항암효과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 김치 - 한국문화 상징 ‘미래의 식품’ 이제 김치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김치하면 한국, 한국인하면 김치라 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징이 되었다. 김치는 배추김치를 비롯해 무김치, 오이김치, 해조류 파김치 등 가지 수가 무려 187종이나 된다. 김치의 독특한 맛과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많은 국내외의 영향학자들에게 ‘미래의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조류독감이나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세계인의 음식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치는 무, 배추,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가놓고 먹는 반찬이다. 김치에 있는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에 의해 몸의 많은 에너지를 사용토록 하여 체지방을 분해시킨다. 고춧가루가 범벅인 김치를 오래 먹으면 자연히 다이어트가 된다. 또한 김치는 담근 직후보다도 완전히 익었을 때 비타민이 가장 많이 함유된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는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철 비타민 A,B,C 등의 공급원으로, 김치에 첨가된 부재료와 함께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해 주는 한마디로 종합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불고기는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맛이 있어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고구려 때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어 역사가 아주 길다.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음식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지만 우리처럼 양념에 저민 고기를 불로 연기를 내며 구워 먹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삼계탕- 여름철 보양식의 백미 우리나라처럼 음식종류가 다양하고 철에 따라 체질에 따라 달리 먹는 나라도 없다. 여름철의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100일쯤 자라 볏이 돋아 제 빛을 띠어갈 무렵에 영계를 잡아 뱃속에 수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어 배를 실로 아물려놓고 푹 끓여 먹는다. 삼계탕에는 허한 기를 보충해주는 인삼, 몸속의 혈액을 보족해주는 보혈(補血)식품인 대추, 양(陽)이 허한 것을 보해주는 보양식품인 닭고기 같은 요소들이 음양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궁합을 맞춰 몸에 더 좋다. ■ 냉면 - 담백·고상한 민족적 풍미 삼계탕 못지않게 사랑을 받는 것이 냉면과 자장면이다. 냉면은 겨울철에는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여름철에는 그 자체 시원한 국수 맛으로, 가히 사계절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틀로 뽑은 면발을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찬물에 바로 씻어내 국수사리를 만든다. 여기에 육수를 부으면 물냉면, 비벼서 먹게 되면 비빔냉면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김치, 배, 파, 마늘, 깨소금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냉면은 뛰어난 맛과 높은 영양가, 고상한 민족적 풍미로 입맛을 돋운다. 국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은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도 많지만 냉면처럼 영양가가 복합적이고 담백한 맛을 내는 국수는 많지 않다. 소주와 막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대중·서민문화를 상징한다. 소주는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으로 증류방식에 의해 만든 술로서 노주(露酒)·화주(火酒)·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고려 충렬왕 때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하기 위해 고려 왔을 때 전해졌다고 한다. 소주는 특히 몽골의 주둔지이던 개성, 전진 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부터 소주 제조법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막걸리는 한국에서 개발된 전통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도수가 낮으며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라고도 한다. 고려 때에는 이화주(梨花酒)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배꽃이 필 무렵 누룩을 만든데서 유래되었다. 막걸리는 술밥에다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자 모양의 체다리를 걸치고 체로 막 걸러 만들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걸렀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협찬: 삼성
  • [사설] 이기주의에 발목 잡힌 노사 로드맵

    노·사·정 대표들이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또다시 5년간 유예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복수노조 허용은 재계가 계속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고,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는 한국노총이 조직의 사활을 걸고 결사반대한 점을 감안하면 ‘예고된 유예’라고 할 수 있다. 노사가 표면적으로는 ‘국제 기준’을 외치면서 정작 협상장에서는 ‘민감한 결정은 일단 미루고 보자.’는 ‘님트(NIMT)’ 증후군의 일단을 보인 것 같아 씁쓰레하기 짝이 없다. 물론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 폐지에 합의하는 등 노사정 대표들이 지금까지 의견 접근을 이룬 부분도 적지 않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핵심 빠진 노사관계 로드맵이 됐다는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1997년 노사관계 개혁 방안을 논의한 이래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는 동전의 양면 같은 사안으로 치부돼 왔다.2002년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키로 했다가 5년간 시행이 유예된 데 이어 다시 유예키로 ‘담합’하게 된 것도 노사 모두가 직역 이기주의에 집착한 탓이다. 사용자측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인 ‘결사의 자유’를 충족시키려면 복수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면서도, 노조가 양산될 것을 우려해 말로만 교섭창구 단일화가 전제되면 복수노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노동계 역시 노동운동 자율성을 주장하면서도 사용자로부터 전임자 임금을 지원받는 ‘중독성’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조재정자립기금을 설치키로 했으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갈등의 고리를 끊으려면 기금적립 의무화와 과도한 노조전임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 [길섶에서] 도박/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젊은 시절 한때 내기 당구에 빠졌던 적이 있다. 하루하루를 놓고 보면 돈을 따거나 잃은 사람이 있지만 몇달 지나고 보니 죄다 돈을 잃고 당구장 주인만 큰 수익을 올렸다. 주인은 게임진행을 돕는 대가로 일반 당구비보다 2배 이상 비싼 요금을 받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후 노름이나 사행성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보면 결국 주인만 돈을 따게 된다는 ‘학습결과’를 설파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경마·경륜 등 사행성 경기도 마찬가지다. 환급률이 70% 정도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100원을 걸면 70원만 돌려받는다. 장기간 하면 천하장사라도 견딜 재간이 없다. 누구 돈벌게 해주려고 수천억원 들여 경기장을 만들었겠는가. ‘도박해서 돈번 사람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그런데도 도박을 끊지 못한다. 중독성 때문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도박에 쉽게 빠지는 정신적 요인을 규명하고 치유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한다면 노벨의학상은 떼 놓은 당상일 것 같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부시 ‘시련의 계절’] 풍자 T셔츠 입고 등교 ‘자유’

    2004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풍자하는 셔츠를 입고 등교했다가 제지를 당했던 중학생이 학교와의 법정소송에서 승리했다. 연방 항소법원은 30일(현지시간) 학교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인정, 소년의 손을 들어줬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당시 뉴욕 윌리엄스타운 중학교 재커리 가일스는 두 달 동안 매주 한 차례씩 부시 대통령을 풍자하는 셔츠를 입고 등교했다. 학교는 소년에게 문제의 부분을 테이프로 가릴 것을 요구했다. 그가 착용한 셔츠는 가슴 부분에 병아리 몸에다 헬멧을 쓴 부시 대통령의 얼굴과 ‘조지 부시, 매파의 대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등에는 ‘코카인 중독자’,’병역 기피자’,‘거짓말쟁이 음주운전자’라고 쓰여 있다. 판사는 “셔츠가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위한 거친 말투와 이미지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학교는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학부모 1명의 불만만 듣고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Seoul In]

    새달 24일 삼각산 등반대회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세미나 암환자 방문 의료서비스 시민자치대학 강좌 개설 “구민과 만남의 장 가져요” TIT3 SECT TEXT 정송학 광진구청장 구정에 구민의 참여를 높이고 중요 시책을 이해시키기 위해 9월부터 ‘구청장과 구민과의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정 청장이 동별로 매년 한 차례씩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회의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건의된 내용 가운데 즉석에서 해결이 가능한 사항은 현장에서 해결하고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해당부서에서 검토한 뒤 서면으로 전달한다. 강북구(구청장 김현풍)다음달 24일 국내외 산악동호인들의 대축제인 ‘삼각산 등반대회’를 우이동 솔밭공원과 삼각산 일원에서 개최한다. 등반대회는 개인부문(일반부·장년부)과 가족부문으로 나뉘며 다음달 20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 진달래매표소∼용암문을 거쳐 내려오는 12㎞ 코스다. 참가비는 성인 1만 5000원, 학생 5000원, 가족 2만원. 문화공보과 901-2100.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연세대 행정대학원과 연계해 ‘제2기 서대문구 시민자치대학’ 강좌를 개설·운영한다. 강좌는 다음달 9일부터 12월 18일까지 4개월 과정으로 구청 6층 대강당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구민과 주민자치위원, 직능단체장 등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주민자치과 330-1601.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청소년들의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음달 12일 오후 3시 동작문화복지센터 4층 소강당에서 ‘청소년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세미나’를 개최한다. 다음달 5일까지 세미나에 참석할 학부모와 교사 100명과 인터넷 게임중독 관련 사례발표자를 모집한다. 기획예산과 820-1248. 마포구(구청장 신영섭) 암 환자를 직접 방문해 통증관리와 가정간호처치를 해주고 필요 의료소모품을 지원하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자는 마포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 계층 재가 암 환자로 연중 운영된다. 보건소 지역보건과 방문간호실 330-3117,2454.
  • 경기장·국립공원서 음주 금지

    정부가 ‘술과의 전쟁’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알코올종합대책 ‘파랑새 플랜 2010’을 마련,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먼저, 음주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음주문화 개선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시민·전문가단체 등과 공동으로 음주문화 개선 공동체인 ‘파랑새 포럼’을 만들어 2010년까지 지속적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또 알코올 전문가와 시민단체, 주류 공급업체 등과 알코올중독 예방, 재활정책 공동체 활동을 위해 협약(MOU)을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보건소나 교육기관에 ‘절주학교’를 설치하고 국·공립공원이나 종합경기장, 놀이시설 등에 ‘청정지역’을 설치해 음주를 제한하고, 대학교와 직장 등에서의 자율적인 ‘건전음주서약’을 권장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신체건강 검진사업에 알코올 문제 자가검진표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알코올 중독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내년부터 고교 1년생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진사업을 실시하며, 정신보건센터 등 정신보건기관과 학교를 연계해 방과 후 알코올 예방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경찰청, 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청소년 대상 불법 주류 판매행위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한다.내년부터 국립서울병원과 국립부곡병원에 알코올중독 전문치료센터를, 지방자치단체에는 알코올 상담센터를 각각 설치, 운영하며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음주운전자와 음주운전 사고자, 음주 관련 범법자에 대해 알코올 의존에 관한 ‘교육이수명령제’와 ‘치료명령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독한 술’ 소비량은 세계 4위로 조사됐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기고] 인터넷중독 치료 캠프의 효용성/ 이만섭 국가청소년위원회 사무처장

    분당에 사는 상헌(가명·중1)이에게 올여름 방학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의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중독 치료캠프에 다녀온 것이다. 상헌이는 평소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방과 후에는 집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온라인게임만 한다. 이쯤 되면 인터넷중독 고위험군에 속한다. 다행히 부모님의 설득으로 정신과병원의 치료를 받던 중 집중치료를 위해 기획된 청소년인터넷중독 치료캠프에 참여하게 됐다. 상헌이는 사이코드라마는 물론, 각종 모둠 활동을 통한 집단치료, 전문의들이 주관하는 인지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인터넷 중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지난 8월10∼12일 2박3일간 대한청소년정신과학회와 공동으로 치료캠프를 운영했다. 전국 16개 시·도 지정 청소년인터넷중독 치료협력병원에서 치료중이거나,137개 청소년지원센터에서 고위험군으로 판단한 중·고생 12명이 정신과 전문의들이 운영하는 캠프에 참가했다. 이번 캠프는 종전 예방적 차원의 캠프들과 달리 실제 병원치료가 요구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치료캠프로서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도 남겼다. 첫째, 인터넷중독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일이다. 처음 이 캠프는 20여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획됐고 신청자도 충분했다. 그러나 막상 캠프를 열자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정신의학적 치료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부모 입장에선 “우리 아이가 정신과병원에 다닌다는 소문이 나면 지장이 있지 않을까? 아이가 큰 정신질환이라도 앓고 있는 것으로 남들이 오해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선 “인터넷에 좀 몰두한 것을 가지고 창피하게 정신과병원까지 갈 필요가 있나.”하는 자기해석적 판단이 앞섰다고 본다. 이처럼 정신의학적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둘째, 이번 캠프에는 고교생의 상당수가 불참하고 주로 중학생이 참여했다. 이는 고교생만 되어도 부모들의 지도가 쉽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서 인터넷중독 치료가 보다 어린 연령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사례이다. 셋째, 캠프 이후에 참가 청소년들에 대한 치료효과를 어떻게 지속시키느냐 하는 점이다. 인터넷중독은 다년간에 걸친 누적적 현상으로서 며칠동안의 캠프로 완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때문에 참여 학생들이 서로를 북돋워주고 스스로 지속적으로 치료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의 주관 아래 정기적인 ‘치료모임’을 만들어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병원에서 치료중인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한다면 참가자 서로간에 인터넷중독 및 치료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앞으로 방학뿐 아니라 주말을 이용한 다양한 캠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1월로 계획된 ‘청소년 인터넷중독 치료를 위한 가족캠프’는 가족구성원의 공동 노력을 통해 인터넷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자녀를 보다 효율적으로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다양한 사후 대책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인터넷중독이 깊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자녀의 인터넷중독이 의심스럽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 상담기관이나 병원을 찾아 도움 받을 것을 권한다. 국가청소년위는 청소년전화 1388을 통해 청소년의 인터넷중독에 대해 조언과 상담을 하고 있으며, 고위험군으로 판단된 청소년에 대해서는 치료협력병원으로 연결해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이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이만섭 국가청소년위원회 사무처장
  • 아내·애인 가슴 풀어헤쳐 ‘돈 좇는 사회’

    배우자나 애인의 누드 사진 등을 인터넷에 올려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음란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됐다.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등 그럴듯한 사회적 위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실제 아내임을 증명하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올린 사람까지 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회원들이 제공한 음란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모 사이트 운영자 이모(32)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강모(29)씨 등 회원 41명과 이 사이트의 해킹을 시도한 민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01년 이 사이트를 개설해 30여만명을 회원으로 모집한 뒤 이들의 배우자나 애인의 음란 사진을 올리는 코너를 운영해 6억 2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권모(34·모 대학 겸임교수)씨 등 회원들은 배우자 또는 애인과 가진 성관계 사진, 나체 사진 8000여건을 사이트에 올리고 한 번 내려받아갈 때마다 50∼150원씩 받아 모두 6000여만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음란사진을 올린 회원 중에는 대학 겸임교수인 권씨 외에도 무역회사 대표, 증권사 간부, 영화 시나리오 작가, 대학생인 군수 아들, 미국 모협회 검사관, 중국인 사업가 등이 포함됐고 주부 등 여성도 3명이 끼어 있었다. 사진작가가 모델을 기용해 사진을 찍어 올린 경우도 있었다.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의 직업은 대학생과 주부부터 교사, 공무원, 간호사, 성매매 여성, 미술학원장까지 다양했다. 일부 회원은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이 자기 아내임을 보여 주려고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으며 부부 간 교환 성행위(스와핑)를 시도하거나 여성 여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한 경우도 있었다. 월수입 50만원 이하인 한 부부는 아기 분유값 등 생활비를 벌려고 집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해 500여만원을 벌어들이는 등 범행 동기가 생계형인 사례도 일부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나 애인의 미모를 과시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이트 해킹을 시도한 민씨는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이트 회원 30여명에게 유포해 음란물 1만여건을 공짜로 내려받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음란사진 2만여건을 압수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하는 한편 비슷한 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은 처음엔 재미로 사진을 올렸다가 음란물에 대한 댓글이 잇따르면서 경쟁이 붙은 데다 더 큰 성적 만족감을 느끼려고 중독에 빠져 들었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의사 손은 식중독균 범벅

    ‘의사>보호자>환자>간호사’ 병원에서 식중독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순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에게 제출한 ‘의료환경 중 항생제 내성균 모니터링’ 자료에서 밝혀졌다.13개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 환자, 보호자 각각 130명의 손과 비강(코주위)에서 채취한 샘플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황색포도상구균, 장구균, 대장균, 폐렴간균, 녹농균 등 5가지 균이 검출됐다. 식중독 원인균으로 가장 많이 검출된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일선 의사들의 손에서 54.6% 검출됐다. 이어 보호자는 46.2%, 환자 37.7%, 간호사 18.5%의 순이었다. 비강의 경우에도 의사들의 40%가 균을 보유해 가장 많았고, 보호자 32.3%, 간호사 23.8%, 환자 21.5의 검출률을 보였다. 반면 뇌막염을 일으키는 장구균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의사들보다 더 많이 검출됐고, 대장균 등의 검출률은 전반적으로 미미했다고 장 의원은 밝혔다. 장 의원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에게서 적지 않은 균이 검출된 만큼 정부차원의 감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딸기코’ 방치하지 마세요

    ‘주사(Rosacea)’라고 불리는 피부질환이 있다.‘술에 익은 듯 코 끝이 빨개진다.’고 해 ‘주사비’나 ‘비류(딸기코)’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코끝이나 이마, 볼 등에 생기는 만성 피지선 염증을 말한다. 주사는 홍반, 뾰루지, 농포, 모세혈관 확장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방치하면 딸기코로 발전한다. 피부가 술에 중독된 듯 보여 병명에 ‘주(酒)’자가 붙었다.●원인과 증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분비 이상, 혈관운동의 부조화, 소화기능의 이상, 음주, 진드기 감염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람의 피부 모낭에 기생하는 ‘데모덱스’라는 진드기가 원인인 경우 피부과에서 진균도말 검사로 쉽게 확인된다. 주사로 나타나는 뾰루지, 농포, 낭종은 여드름과 비슷해 보이지만, 살펴보면 흑색 또는 백색 면포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여드름과의 차이다. 또 모세혈관이 확장되거나 코끝의 피지선이 과다하게 형성되면 코가 울퉁불퉁한 딸기코로 변하는 특징도 나타난다.●관리 방법 많은 사람들이 딸기코를 습관적인 음주의 후유증 정도로 여기나 그것은 오해다. 술 때문에 딸기코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사는 여드름처럼 스트레스와 지나친 일광 노출에 의해 악화된다. 커피, 콜라 등의 카페인이 든 음료, 술, 뜨겁거나 매운 음식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주사가 나타나면 자꾸 손을 대고 눌러 짜기도 하는데 이는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그런가 하면 자가진단을 해서 연고제 등을 바를 경우 모세혈관 확장증이 더욱 악화되거나 피부 위축증이 나타나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전문의 처방이 없는 연고 사용은 금물이다.●어떻게 치료하나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뾰루지, 농포, 결절, 낭종 등이 심한 경우에는 여드름과 흡사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미 모세혈관의 확장이 심해 겉보기에 피부가 붉어져 있고, 미세한 혈관이 눈에 보이는 이른바 ‘딸기코’ 단계라면 혈관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색소 레이저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브이빔’ 등이 대표적인 색소레이저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치료는 치료 후 1∼2주간 멍 자국이 남아 일상생활에 적잖은 부담을 준다. 이런 점을 보완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 중에 ‘퍼펙타(Perfecta)’를 이용한 치료가 있다. 이 방법은 치료 후 멍 자국이 남지 않아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주사 및 여드름의 붉은 흔적, 안면홍조 등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은 “퍼펙타의 경우 표피를 냉각시켜 뜨거운 레이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상품권 시장 패닉… 파산 도미노 ‘술렁’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상품권 시장 패닉… 파산 도미노 ‘술렁’

    ‘바다이야기’ 파문이 전국적으로 번져 나가면서 시장이 극도로 술렁이고 있다. 폐업하는 게임업소가 급증하고 내년 4월 폐지되는 게임 상품권 유통시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선의의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상품권 발행업체에는 “내가 가진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게 아니냐.”는 문의와 항의가 하루 종일 빗발쳤다. 경품용 상품권 매입을 중단한 007티켓측은 “이미 며칠 전부터 경품용 상품권 매입을 중단했는데 문의는 끊임없이 들어온다.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라고 말했다. 일반 상품권을 유통하는 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혹 경품용 상품권이 아닌 일반상품권도 못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시장의 동요가 심하다.”고 말했다. 게임업소 업주들도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초기 투자비용은 고사하고 대당 600만원 정도씩 들여 구입한 게임기가 쓰레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국에서 보급된 성인게임기는 70여만대. 결국 전국에서 4조원어치 이상의 산업폐기물이 생기는 셈이다. 게임기 거래는 거의 중단됐다. 한 달 전 600만원 이상 주고 산 게임기가 시장에 100만원에도 나오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없다. 게임기 중개업자 정모(45)씨는 “일찍 시작한 업주들은 어느 정도 ‘단물’을 빼먹었겠지만 끝물에 시작한 사람들은 도산을 피하기 힘들다. 우리의 경우 기계 값만 최소 4억원을 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은 부동산 시장에까지 미친다. 성인오락실 단속이 본격화하면서 사행성 오락실로 쓰이던 상가가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사행성 오락실의 점포 수는 전국적으로 약 1만 5000여개. 대부분 50∼100평 정도로 넓고 목 좋은 곳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 종로5가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조중현(47)씨는 “대부분 평수가 큰 것들로 임대료가 비싸 건물주들에게 효자 노릇을 했지만 이젠 매물만 나오는 탓에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면서 “목 좋은 곳은 억대의 권리금이 오갔지만 이제 권리금은 생각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박을 꿈꾸며 얽어 놓은 ‘보증의 고리’ 때문에 연쇄부도 사태도 우려된다. 올해 초 인테리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강남에 성인오락실을 차린 김모(48)씨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인오락실 인테리어를 담당해 왔던 그는 ‘바다이야기’가 ‘대박’이란 소리를 듣고 뒤늦게 뛰어들었다. 모아둔 돈과 퇴직금에다 친구의 도움까지 받아 8억여원을 들여 기계 90대 규모의 성인오락실을 차렸다. 그러나 4개월 만에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져 생돈을 모두 날릴 판이다. 김씨는 “나와 우리 가족, 도움을 준 친구 모두 망하고 말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6월 서울 금천구에서 ‘바다이야기’ 오락실을 연 노모(50)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 오락기를 모두 팔고 문을 닫았다. 장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이다. 노씨는 “4억원을 들여 오락실 문을 열었는데 장사도 별로 안되고 성인오락실이 잘못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폐업을 했다. 하지만 회수한 돈은 겨우 수천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성인오락실로 돈을 버는 것은 폭력조직과 연계된 대형 오락실이나 게임 개발업자뿐”이라고 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황교욱(44) 민원담당관은 “최근 사행성 게임으로 가산을 탕진한 사람들의 상담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 중에는 게임중독자 외에 게임장 업주가 많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에게 보증을 서 주거나 돈을 빌려 준 ‘2차 피해자’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seoul in] 서초구 인터넷 중독예방 강좌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오는 29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청소년과 학부모 등 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예방 강좌’를 실시한다. 정신과 전문의 최태석 원장이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 검사와 올바른 인터넷 사용을 위한 행동요령 등을 설명한다. 선착순 50명을 전화로 모집한다. 보건소 지역보건과 570-6547.
  • [사설] 온 나라가 도박장 되도록 정부 뭐 했나

    사행성 성인오락 ‘바다이야기’ 파문을 보고 있자면 이 나라는 ‘도박공화국’, 아니 속칭 ‘하우스’(도박업장)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2년새 동네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성인용 도박게임장이 1만 5000여곳에 이른다. 전국의 도서관과 독서실보다 3배나 많고 목욕탕, 이발소, 미용실을 합친 숫자보다도 많다. 이들 도박게임의 시장규모는 무려 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박게임에 쓰인 경품용 상품권만도 지난해 7월 이후 60억장,30조원어치가 발행됐다. 경마와 로또복권, 강원랜드 카지노, 경륜, 경정 등 기존 5대 사행산업 매출액 11조원까지 합치면 한 해에 무려 20조∼30조원이 도박판에 뿌려지는 꼴이다. 서울시 예산 16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올 국방예산 23조원에 버금간다. 사행산업의 팽창은 국가적 재난과 다름없다. 매일 수십만명이 도박판에 매달리고, 가산을 탕진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얼마 전 부산에서 목을 맨 30대 남성처럼 도박 빚에 목숨을 끊은 이웃도 부지기수다.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국회 문광위 국정감사 때도 의원들이 도박게임의 폐해를 지적하며 대책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문화관광부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도박게임산업의 기본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바다이야기가 파문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서야 지난달 말 부랴부랴 각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실태파악에 나섰다. 경찰의 겉핥기식 수사, 검찰의 뒷북수사도 마찬가지다. 범정부 차원의 변변한 회의조차 없었다. 눈 감고 귀 막기로 작심하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행태다.“여기(게임장)는 따도, 잃어도 못 나가는 곳”이라는 도박게임 중독자의 탄식이 나라의 자화상이 돼서는 안 된다. 감사원 감사든 국정조사든 도박산업이 방치된 구조적 문제를 철저히 가리고, 관련 공직자의 기강해이도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발언대] 이력추적관리제도 강제등록 확대를/ 김병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고창출장소장

    농산물 이력추적관리제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된 것은 지난해 연말에 우리 모두가 매일 먹는 김치에서 납 성분이 검출되고 중국산 김치에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등 기생충 알이 발견되면서부터다. 근래에는 수도권 일대 학교 및 대기업에서 일어난 최악의 급식 사고를 비롯한 크고 작은 식중독이 문제 되었지만 보건당국은 식중독 감염원 규명에 실패함으로써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위탁 급식업체와 음식재료 공급업체, 생산자 등에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게 되었다. 사고원인은 농산물에 대해 아직까지는 생산에서 최종 판매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정보를 기록·관리해 해당 농산물의 안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농산물을 추적해 원인규명 및 필요한 조치(리콜 용도전환 폐기처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농산물 이력추적관리제도’가 의무적으로 실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농식품 관련 사고는 국민들의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는 웰빙바람에 역행한다. 이로 인해 농산물의 생산지나 생산여건, 출하시기 같은 농산물 생산 및 유통정보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사건의 재발과 확산을 막으려고 지난 3년 간 우수농산물관리제(GAP)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다. 이후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 농장(Farm)에서부터 식탁(Table)까지의 농산물 이력추적관리제도를 자율 등록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강제 등록 방식으로 전환하고 전면 확대 시행해야 한다. 각 단계별로 정보를 효율적으로 기록, 관리해 위해요소로부터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문제발생 즉시 농산물의 생산, 유통, 판매 주체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농산물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고창출장소장
  • 바다이야기 ‘권력형 게이트’ 커지는 의혹들

    바다이야기 ‘권력형 게이트’ 커지는 의혹들

    사행성 성인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정권 실세들이 바다이야기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는 오래전 부터 나돌았다며 결국 국정조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20일 사행성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선정 심사가 졸속적으로 이뤄져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업체들이 상품권을 발행해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월 상품권 발행업체로 인증된 22곳에 대한 문화부의 재심 결과, 사실상 이 업체들 모두 심사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문제점이 드러나자 석달 뒤인 지난해 6월 허위 자료를 제출한 업체들의 인증을 취소했고, 이어 7월에는 상품권 발행업체 인증제를 폐지하고 지정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문화부가 새로 지정한 상품권 발행업체 19곳 중 11곳은 앞서 허위 자료 제출로 인증이 취소된 업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박 의원측은 밝혔다. 같은 당 이재웅 의원도 “작년 8월1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7개 경품용 상품권업체를 지정할 당시,A사와 B사는 2004년도 재무제표상 자본이 잠식된 상태였는데 이런 업체가 상품권 발행자로 지정된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바다이야기’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사행성 부분을 넘어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바다이야기 관련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일부를 정·관계 로비용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실력자들의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사행성·중독성이 짙어 문제가 되고 있는 바다이야기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게 된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 12월28일 영등위로부터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고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 과정에서도 문화관광부는 7차례나 불허할 것을 요청했지만 영등위로부터 묵살당했다는 의혹도 나돈다. 검찰 수사는 앞으로 이 과정에서 정치권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바다이야기가 정식으로 통과된 뒤 게임장에서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문화부의 관련 규정이 바뀐 것도 석연치 않다. 문화부는 2004년 12월31일 게임에서 딴 점수를 2만원마다 상품권으로 바꾸도록 규정을 고쳤다. 개정 이후 4000억원대였던 상품권 발행 규모는 29조원으로 폭등했다. 상품권이 게임장에서 현금으로 교환되면서 사행성 게임시장은 확대됐고 바다이야기는 호황을 누렸다. 이 과정에서 게임업체들로부터 여권 인사들이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도 뒤따랐다. 한나라당은 당내에 ‘권력형 도박게이트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특위는 ▲성인오락실 불법도박 실태 및 당국의 부실단속 문제점 ▲29조원 규모의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의 특혜성 및 막대한 수입의 용처 ▲불법상품권 유통현황 및 비호 의혹 ▲문화관광부와 경찰 등의 심의 요구에도 바다이야기가 5차례 영상물등급심의위를 통과한 경위 및 권력특혜 의혹 ▲노지원씨의 우전시스텍 스카우트 과정에서의 특혜 및 권력 실세의 개입·비호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술 때문에…” 멜 깁슨 보호관찰 3년형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자 반유대인 발언을 내뱉어 화제를 모았던 호주 출신 배우겸 감독 멜 깁슨(50)이 보호관찰 3년형을 언도받았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깁슨은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의 고속도로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인 상태에서 운전하다 검거됐으며, 차 안에서 마개가 떼어진 테킬라병이 발견됐다. 그는 단속 경찰에게 “염병할 유대인”“당신도 유대인이지?”라고 말했으며,“모든 전쟁은 유대인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유대인의 공분을 샀다. 인터넷에서는 그가 제작한 모든 영화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말리부 지방법원은 깁슨에게 1년간 알코올중독 치료센터(AA)에서 교육받고, 벌금 1300달러(약 125만원)를 내라고 판결했다. 그의 운전면허는 90일간 취소됐다. 한편 월트 디즈니는 깁슨의 반유대인 발언 파문에도 불구하고 마야 문명을 배경으로 한 그의 신작 영화 ‘묵시록’을 예정대로 12월8일 배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월트 디즈니의 자회사인 ABC-TV는 깁슨과 함께 준비해 온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관련 미니 시리즈 제작을 취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은행도 마라톤처럼 정직해야 고객 안심”

    “은행도 마라톤처럼 정직해야 고객 안심”

    “왜 달리냐고요?마라톤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바로 티가 납니다. 은행도 마라톤처럼 정직해야 고객이 돈을 믿고 맡기지 않겠어요?” 국민은행 여신관리센터의 이명열(46) 팀장은 폭염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던 지난 12일 과천에서 열린 혹서기 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를 뛰었다.1996년 첫 완주 이후 10년 동안 무려 115회나 42.195㎞를 뛰었다. 오는 9월부터 12월 초까지 이 팀장은 13주 연속 풀코스를 뛸 계획이다. 마라톤 중독에 걸린 것 아니냐고 묻자 “몸에 좋은 중독은 걸려도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은행권에는 달리기에 미친 사람들이 유독 많다. 은행 마라톤 동호회마다 수백명이 활동하고,1∼2차례의 완주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김대윤(47) 지점장은 전세계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에서 철인3종 경기(아이언맨 경기)를 완주한 ‘3대 철인’ 중 한 명이다. 철인3종 경기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17시간 내에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마쳐야 하는 인간의 극한을 시험하는 스포츠다. 그는 2002년과 2004년 두차례 도전에서 모두 성공했다. 이달 말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한다. 은행 내에서 소문난 일벌레인 김 지점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맞춤형’ 점포를 열었다. 신한은행 기업여신관리부 황선용(43) 차장은 지난달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울트라마라톤 대한민국 종단 537㎞(부산 태종대∼임진각)를 완주했다.2001년에는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314㎞를 횡단했고, 이듬해에는 200㎞에 이르는 제주도를 일주했다.2003년에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43㎞를 달렸다.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두 차례 종단, 한 차례 횡단,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울트라마라톤 그랜드 슬램에 성공한 셈이다. 외환은행 홍보팀의 김영아(32)씨는 ‘마라톤 천사’로 불리며 수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유명인사다. 마라톤 대회 홍보대사로 영입되기 일쑤고, 영화 ‘말아톤’에서는 지쳐 쓰러진 주인공에게 초코파이를 건네주는 인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풀코스 최고 기록이 2시간 55분 4초로 프로급이다. 임원급 중에서 대표적인 인물은 기업은행 현병택(52) 부행장이다.10년 전 늦깎이로 마라톤을 시작해 벌써 17번이나 완주했다. 기업은행 마라톤 동호회를 이끌고 있으며, 최근 ‘마라톤 통장’을 직접 만들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 부행장은 “마라톤은 출발선이 같은 평등한 운동이지만 꾸준하지 못하면 완주할 수 없다.”면서 “은행원의 필수 덕목인 정직과 끈기를 배울 수 있어 직원들에게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쇼핑중독 3만명

    영업을 하는 날 빠짐없이 ‘출근’하는 ‘쇼핑 중독자’가 수백명에 이르고,2∼3일에 한번씩 들르는 고객도 3만명이 넘는 것으로 한 백화점 조사결과 밝혀졌다.1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와 롯데멤버십카드 활동 고객 255만명의 구매 행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일 173일 중 170일 이상 방문해 물건을 산 고객이 33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에 한번꼴로 구매한 고객을 합할 경우 소위 말하는 ‘쇼핑 중독자’는 3만 2991명에 달했다. 일반 고객이 1∼2개월 만에 한두번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것을 감안하면 단골들의 백화점 사랑은 지극할 정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카드 고객 중 1∼3일에 한번씩 쇼핑하는 1.3%가 11.1%의 매출(2587억원)을 올려 주고 있어 이들을 특별 고객인 MVG(Most Valuable Guest)로 분리,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외국의 환경호르몬 연구는

    환경호르몬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건 불과 10여년 전이다.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의 고문이던 테오 콜본 여사가 1996년 발간한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가 촉발시켰다. 특히 환경호르몬의 생태축적 효과에 대해선 섬뜩한 가설이 제시됐다.“극미량의 환경호르몬이라도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사람에겐 2500만배 이상의 농축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결과, 암수의 성 변화와 기형·암 같은 각종 질환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같은 ‘가설’은 불행히도 갈수록 정당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 그동안 각국에서 진행된 수많은 연구결과가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을 거듭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동물실험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체실험 연구사례도 점차 많이 제시되고 있다. 성균관대 이병무 교수는 “2000년 푸에르토리코에서 유방이 비대 발육한 사춘기 여성에게서 일반인의 6배 이상되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돼 환경호르몬의 인체 연관성이 입증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스완 박사가 발표한 연구결과는 더욱 극적이다.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임산부가 낳은 남아들의 생식기형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호르몬이 과다분비돼 인체 내분비시스템을 파괴하면서 성기와 항문사이의 길이(AGL)가 정상인보다 훨씬 짧아졌다는 것이다. 용인대 김판기 교수(환경보건학)는 “최근 일본에선 환경호르몬의 부작용 가운데 남녀 성비(性比)의 역전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1950년대 수은 중독증(미나마타병)에 걸린 산모가 낳은 아이들은 여아 1인당 남아 출생자가 0.7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은 현재 기존의 남아초과 현상이 이 시기에 갑자기 역전된 이유를 캐고 있는데,“수은이 환경호르몬 작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동물에서의 관찰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다. 선박 바닥에 따개비 같은 생물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사용되는 트리부틸주석(TBT)의 영향으로 수컷 생식기를 가진 암컷 달팽이 사례가 학계에 보고되는가 하면,▲바다표범의 생식선 이상 ▲돌고래의 면역능력 감소 ▲노닐페놀 등의 영향으로 수컷 어류·양서류에서 암컷화 지표인 ‘비텔로제닌(난황호르몬)’의 과다 생성 현상 등이 관찰돼 왔다. 그럼에도 환경호르몬의 정체는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미국·유럽·일본 등이 그동안 국가역점사업으로 연구해 왔지만 여태 환경호르몬의 물질분류조차 통일시키지 못하고 있다.WWF는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67종, 일본에선 142종을 환경호르몬에 포함시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마다 수 천∼수 만종의 신종 화학물질이 양산되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판명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토요영화]

    ●아귀레, 신의 분노(EBS 오후11시) 옥문(玉門)지에 개구리가 울자 여왕은 여근(女根)곡으로 병사를 보내 그곳에 숨어 있던 백제병사들을 물리치게 했다. 신통해하던 신하들이 여왕에게 물었다. 옥문지니까 여근곡이라 짐작했다지만, 손쉽게 이길 지는 어떻게 예상했느냐고. 대답이 걸작이다.“남근이 여근 속에 들어가면 죽어야 나오기 때문이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선덕여왕의 일화다. 음담패설이니 해학이니 얼버무리지만 이 말에는 분명한 진실 한가닥이 숨겨져 있다. 남성들의 광기어린 권력욕·지배욕에 대한 비웃음이다.‘아귀레, 신의 분노’는 이 말을 곱씹게 하는,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베르너 헤르초크 감독의 1972년작.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 부대는 이제 황금의 땅 ‘엘 도라도’를 찾아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러나 아마존은 만만치 않다. 결국 피사로 대장은 우르수아를 대장으로 한 탐험대를 구성해 내보내는데, 우르수아 역시 도하작전에 실패하자 회군을 결정한다. 그러나 황금에 눈이 멀어 탐험을 포기할 수 없던 아귀레는 반란을 일으키고, 귀족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워 그만의 왕국을 선포한다. 아무리 그래봤자 존재하지 않는 엘 도라도가 떡 하니 나타날 리 없다. 전진할수록 원주민들의 반격은 거세져만 가고, 남는 건 지독한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뿐. 놀라운 건 그럴수록 아귀레의 집착은 커져가다 못해 환상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아마존 밀림을 반드시 정복해야만 하는 대상물로 여기면서부터 이미 아귀레는 죽어야 나갈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 아귀레로 상징되는 한 인간의 광기, 아귀레가 밀림 원주민들을 대하는 데서 드러나는 제국주의의 야만성 등이 잘 드러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나스타샤 킨스키의 아버지 클라우스 킨스키가 아귀레 역을 맡았다.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90분. ●스윙 걸즈(MBC무비스 오후11시) 잔잔하게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일본 영화 가운데 하나로 올 3월에 개봉돼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여름방학, 낙제 때문에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문제여고생들이 식중독 사고로 전원 앓아 누워 버린 합주부를 대신해 연주를 벌이는 내용을 발랄하게 그려냈다. 제목의 ‘스윙’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들이 도전하는 연주는 흥겨운 재즈. 재즈연주를 마스터해 가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려냈다.2004년 일본에서 크게 히트했다.103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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