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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중대재해기업 공공입찰 제한기간 대폭 늘려야”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이 중대재해 발생 기업의 공공기관 입찰 참가 제한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21일 주장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는 이날 제156회 정기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해 이런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의회 회장인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국회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지방정부 차원에서 중대재해 기업의 공공기관 사업 입찰 제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행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6조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기준 등’에 따르면 동시에 사망한 근로자수가 10명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1년 5개월에서 1년 7개월 미만으로 입찰 참가를 제한한다. 이 구청장은 “이 기간은 중대재해기업이 재발 방지 의지를 갖기에는 매우 짧다”면서 “협의회는 자격제한 기간을 대폭 강화해 공공기관 사업 입찰에 참여하는 게 어렵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아울러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아동 학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피해 아동을 위한 임시보호시설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사무총장인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오는 3월부터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 대상 아동을 부모와 분리하는 ‘즉각 분리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일시보호 아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서울시 내 임시보호시설은 강남구와 동대문구에 각각 1곳씩 총 2곳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증가할 일시보호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난해 산재 사고로 882명 숨졌다…중대재해법 준비에 주력

    지난해 산재 사고로 882명 숨졌다…중대재해법 준비에 주력

    산업재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정부 기조에도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산재 사고가 빈발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 예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재 사망자 882명 중 이천 물류창고만 38명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2020년 산재 사고 사망자는 잠정 집계한 결과 882명으로, 2019년에 비해 27명 증가해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마다 1000명가량 발생하는 산재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산재 예방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 들어 산재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964명, 2018년 971명에 이르렀다가 2019년엔 855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무려 38명의 사망자를 낸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의 영향으로 다시 늘었다. 이를 계기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과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51.9%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위험이 큰 추락·끼임 사고가 48.3%를 차지했다. 노동부는 올해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중대재해 위험 요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법은 공포 이후 1년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기존 법규로 산재를 규율해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산재가 빈발하는 건설 현장의 위험 작업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시에 감독하는 한편, 본사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해당 건설사의 모든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에 들어간다. 또 민간 산재 예방기관이 건설 현장에서 기술 지도를 할 때 시공사로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위험 요인을 지적할 수 있도록 계약 주체를 시공사에서 건설공사 발주자로 변경하기로 했다.노동부, 중대재해법 시행 준비 착수 노동부는 내년부터 시행될 중대재해법이 산업 현장에 안착하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안법에 따라 500인 이상 기업과 시공 능력 상위 1000개 건설회사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할 때 도급, 위탁, 용역 근로자를 위한 안전 조치도 포함하게 했다. 중대재해법의 처벌 대상인 경영 책임자에는 대표이사가 포함된다. 중대재해법은 경영 책임자가 안전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처벌받도록 하고 경영 책임자의 안전 조치 대상에 도급 근로자 등도 포함했다. 다만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이 제외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이후 3년 동안 적용을 유예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중대재해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장별 밀착 컨설팅 등을 통해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사업장의 위험한 공정과 장비를 개선하는 데 쓰이는 비용 등을 지원하는 ‘안전투자혁신사업’에 올해 5271억원을 투입한다. 이 장관은 “방호 장치 등 시설 개선이 시급한 5인 미만 사업장은 최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재원이 부족하면 재정당국과 협의해 지원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기업인을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니라 기업의 안전보건 조치를 강화하고 안전 투자를 확대해 중대재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포스코의 외도는 무죄… 수소·배터리 소재 사업 박차에 주가까지 ‘껑충’

    포스코의 외도는 무죄… 수소·배터리 소재 사업 박차에 주가까지 ‘껑충’

    ‘굴뚝 산업’을 대표하는 철강기업 포스코가 확 달라졌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12월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 친환경 기업으로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주가도 최근 3개월 사이 36% 급등하면서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 사망 사고를 비롯한 각종 산업재해와 환경오염 논란 등 포스코가 넘어야 할 산도 한둘이 아니다. 2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수소’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최 회장의 ‘친환경 드라이브’는 포스코 이사회가 지난달 11일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직후부터 본격화했다. 먼저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해 수소 사업에서 연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수소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또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 수급을 위해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 광산에 750만 달러(약 82억원)를 투자하고 지분 15%를 확보했다. 흑연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유상증자로 1조 2735억원을 확보하고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철강 사업에도 순풍이 불고 있다. 자동차·조선 업계의 수요가 회복되고 글로벌 철강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향상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19년 3분기 이후 다시 1조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4분기 5576억원보다 56% 상승한 8720억원으로 추정된다. 포스코 주가도 급등세다. 지난해 10월 20만원대에 진입한 이후 이날(27만 2000원)까지 3개월 사이 7만 2000원(36%) 올랐다. 하지만 최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만 4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달 9일에는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사 직원 A씨가 공기 흡입 설비를 수리하던 중 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다. 중대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1명 이상 사망하면 경영 책임자에게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포스코는 또 제철소의 환경오염 유발 문제를 지적한 포항MBC 기자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가압류 신청을 하면서 지역 환경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피켓시위했다고…‘단식’ 산재 유가족에 ‘국회 출입금지’ 통보

    피켓시위했다고…‘단식’ 산재 유가족에 ‘국회 출입금지’ 통보

    29일 동안 단식 농성을 벌여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이끌어낸 뒤 입원한 산업재해 유가족들에게 국회 사무처가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회 출입금지’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재해법은 기업 경영자에게 산재 예방 의무를 부여하고, 중대한 산재가 발생하면 경영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1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는 정의당과 함께 국회 내에서 단식 농성에 참여한 이들에게 앞으로 일정 기간 국회에 들어올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들은 산재 유가족 김미숙씨와 이용관씨,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3명이었다. 김미숙씨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사망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의 어머니이고, 이용관씨는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 속에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한빛 PD의 아버지다. 두 사람은 지난 8일 중대재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농성을 끝내고 한 병원에 입원해 회복치료를 받고 있다.국회 사무처는 이들이 단식 농성 기간 중 국회 본청 안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출입 제한 조치를 내렸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은 국회의원을 포함해 누구도 국회 안에서 피켓 시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어길 시에는 최대 1년간 국회 청사 출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보좌진, 정당의 당직자 등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국회 청사 안에서 피켓 시위와 각종 퍼포먼스,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이지만 국회 출입금지를 당하지 않는다.이에 국회 사무처 측은 “의원이나 보좌진은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갈음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국회 사무처는 산재 유가족이 단식 농성 중이던 지난 5일 이들의 국회 본청 화장실 사용을 막았다가 논란이 되자 다시 허가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與 “‘가습기 살균제’ 무죄 납득 어려워...재판부 결정에 유감”

    與 “‘가습기 살균제’ 무죄 납득 어려워...재판부 결정에 유감”

    더불어민주당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이 무죄 선고를 받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13일 강선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게 되는 재판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내 몸이 증거다’라며 오열하고 절규하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지금 사법부의 결정은 조금도 납득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옥시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는데 유해 성분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단 1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재벌과 대형로펌의 결합을 통해 다시 한번 유전무죄라는 대한민국 법조계의 현실을 보여줬다”며 “참으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허가를 담당했던 공무원과 이를 실험했던 대학연구책임자, 거기에 대형로펌까지 우리 사회의 검은 카르텔이 만들어 낸 비극”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건설업계 “중대재해법 법사위 통과 실망”…여론 기댄 입법

    건설업계 “중대재해법 법사위 통과 실망”…여론 기댄 입법

    대형 사고나 산업 재해가 났을 때 기업과 경영자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건설업계가 “매우 유감스럽고 실망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연)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입법은 한쪽에 치우친 여론에 기댄 입법”이라면서 “법체계는 고사하고 상식과도 거리가 먼 법안을 오직 한쪽 편의 주장만을 들어 질주에 가깝게 밀어붙였다”고 했다. 중대재해법은 산재나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면 안전조치를 미흡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며 중대 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나 법인이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건단연은 “법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엄벌주의가 아닌 사전예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면서 “하한형(1년 이상 징역)은 반드시 상한형 방식으로 고쳐야 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면책하는 조항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중대재해법 통과 앞두고… 박홍배 “이제 죽음마저 차별… 유가족께 사과”

    중대재해법 통과 앞두고… 박홍배 “이제 죽음마저 차별… 유가족께 사과”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법이 이대로 통과되면 근로기준법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이제 그 죽음마저 차별당하게 될 처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이 공포돼도 3년간 전체 사업장의 98.8%인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유예된다. 3년이 지나도 전체 사업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600만 노동자는 아예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노동계는 발주처의 책임을 미룰 수 없는 법, 대표이사가 안전담당이사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법, 공무원 처벌이 없는 법은 중대재해법이라 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법안에 포함된 정부의 중대재해예방사업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되면 소규모 사업장의 중대재해 비중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대통령령에서라도 조정하고 정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박 최고위원은 원안에 가까운 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산업재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름을 호명한 뒤 “이 땅에서 일하다 일터에서 돌아가신 모든 산재 노동자와 유가족께 사과드린다. 당신들의 채찍을 기꺼이 맞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노동자가 죽지 않는 나라,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은 중대재해법 여야 합의안의 긍정적인 의미를 부각했다. 이 대표는 “부족하지만 중대재해를 예방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로 삼고 앞으로 계속 보완·개선해가기를 바란다”며 “어려운 법안을 여야 합의로 마련했다는 데 일단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제정안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해 온 산업현장에 근본적 변화는 물론 공중이용시설에서의 시민안전 요구를 국회가 반영한 결과”라며 “그래서 법안의 명칭도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포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문소영 칼럼] ‘초심’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진작에 전향했다.” 늙은 작가는 낙담한 얼굴을 마른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6가지의 이유로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하겠다고 밝힌 뒤 20일 가까이 법무부는 압박하고, 윤 총장은 저항하는 모양이 일일연속극 찍듯 하던 시절이라 “검찰개혁의 명분도 흩어지고, 이러다 다들 문 정부에서 마음이 떠나겠다”고 하자, 그는 비장한 어투로 그리 말했다. “전향할 곳도 없는데…”라고 덧붙이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대통령이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지, 아마! 나는 문재인 정부는 아주 다를 줄 알았다. 조국이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편법을 써서 애들을 진학시키는 등 청문회에서 특권층의 반칙과 비상식을 보여 줘 국민 마음이 다쳤잖아. 문 대통령은 그 다친 마음을 쓰다듬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똑같은 거 같더라고.” 작가는 또 이제 80에 가까워지는 탓에 대지 100평의 단독주택을 팔고 서울 시내 아파트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40평대의 아파트 가격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2017년 문 정부 출범을 적극 지지했던 그는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아파트값 폭등에 또 힘들어했다. 그는 딸이 운동권 출신의 사윗감을 데려왔을 때 ‘작가적 양심’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혈육의 안위’를 지킬 것인지를 고심하다가 “사랑의 끝에는 사랑이 있지”라며 작가적 양심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이제 그 마음이 어디에 자리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 늙은 작가처럼 문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나 갈 곳을 잃은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2016년 10월에 시작된 ‘촛불집회’에 최소 한두 번은 참석하며, ‘최순실 국정농단’을 응징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다짐하던 사람들이었다.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촛불정부’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했는가 자문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2월 28~30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6명 가까운 사람들이 ‘촛불정신을 계승 못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여론은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54.6%였다.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30대 후반의 낮은 지지율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현 정부 지지 세력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촛불정부의 시작은 ‘운동권 진보만’ 똘똘 뭉치지 않았다. 2016년 12월 10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 찬성표 234표 중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소속이면서도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국회의원이 62명이 있었다. 찬성표의 26.5%나 된다. 이들이 현재는 독자적 정치세력이 못 된 채 흩어지고 일부는 국민의힘으로 흡수됐으나, 흔히 ‘건전보수’ 또는 ‘중도보수’는 진보세력 등과 힘을 합쳐서 새 정부를 세웠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이들을 반대세력으로 돌려세워서는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지난 1년간 추 장관이 윤 총장과 갈등하며 압박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국가도 개인처럼 한정된 자원을 잘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19 국난으로 모든 국민이 과잉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황에서 블랙홀처럼 ‘추ㆍ윤 갈등’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 필수불가결한 분야의 자원 배분은 제한되기 마련이다.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된 아이 정인이 사건으로 연초부터 당정이 불난 호떡집같이 소란스러우나 이 사건이 처음 언론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중순이었다. 주요 언론 중 사설로 다룬 매체는 서울신문(11월 13일자)과 경향신문(11월 14일자)뿐이다. 어찌 보면 어젠다 설정에서 정치권도 언론도 실패한 것인데, 그 원인 중 하나는 추ㆍ윤 갈등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탓에 정인이나 코로나19로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족들, 택배 물량에 치여 과로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 산재 사망에 내몰리는 건설노동자들 옆에서 ‘힘을 주는 정치’가 사라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진보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시기에 한국사회가 후퇴한다고 인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정권 획득의 목적이 무엇이었나 지금이라도 되돌아보고 새 각오를 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꼭 필요한 입법을 해야 한다. 180석을 낭비하지 말자. symun@seoul.co.kr
  • 여야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일정 합의

    여야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일정 합의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백신·방역 현안질의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 등에 합의한 뒤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일정 합의

    여야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일정 합의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백신·방역 현안질의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 등에 합의한 뒤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인의 활발발] 상식의 교집합

    [법인의 활발발] 상식의 교집합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한 할머니를 만나면 은근히 긴장한다. 자칫하면 면전에서 꾸지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매사에 꼬투리를 잡고 무섭게 사람들을 대하지는 않는다. 외려 작은 일에도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이웃을 배려한다. 작은 차이로 말다툼이 있으면 시시비비 따지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잘 지내라고 격려한다. 그런 할머니가 일순 단호한 태도를 취할 때가 있다. 어긋나는 언행을 보면 그야말로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매섭게 한마디 한다. “사람이 경우 없는 짓을 하면 안 되제.” 할머니에게 ‘경우 없는’ 경우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매우 모순된 언행을 말한다. 가령 이렇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거나, 거짓말을 천연스레 하고, 거짓이 드러났는데도 뻔뻔하게 사과하지 않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모함하는 경우 등이다. 화가 나면 마지막 결정타를 날린다. “사람이 한 입 가지고 두말하면 쓰는가.” 만약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 사람은 인근 동네까지 한동안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가끔 그분을 뵙게 되면 나는 ‘경우 없는 짓’에 대해 곱씹어 보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혹은 사소한 일상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모습들은 무엇일까? 거짓과 무례가 아닐까 한다. 표리부동, 인면수심, 근자에 만들어진 내로남불은 비상식과 몰상식의 실태를 보여 주는 말이겠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는 정치권에서 수시로 볼 수 있다. 위치가 달라지면 그간의 주장과 신념을 뒤집거나 외면하는 비상식을 정치인들은 태연하게 저지른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공수처법과 중대재해처벌법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법들은 대선이나 총선 때 혹은 평소의 소신으로 진영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한 유력 정치인들이 있다. 그런 그들 중에 몇몇은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몰라도 지금은 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거나 입법을 머뭇거리고 있다. 반대와 머뭇거림에 어떤 명분도 사정도 말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한 입으로 두말하고 있다. 화장실에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른 경우다. 경우 없는 짓을 천연덕스럽게 저지르고 있다. 비상식과 몰상식이다. 이제 이런 비상식을 많이 겪다 보니 ‘정치인들은 그런 사람들이다’라는 인식이 보편화했다. 시민의 체념과 면역력이 슬프기도 하다.또 몰상식은 평범한 곳에서도 발견된다. 가짜뉴스가 대표적일 것이다. 가짜뉴스의 몰상식과 폭력은 이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상식인 양 떠돈다. 매우 교묘하게 포장된 거짓이라는 유령이 인터넷을 타고 사람들의 뇌와 감정선을 건드린다. 거짓말을 믿고 싶고, 거짓말에 위안을 삼고, 거짓말로 경제적 이득과 인기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교묘한 심리가 합작하면서 ‘상식’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간다. 또한 나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도 몰상식이다. 근거 없이 쉽사리 단언하고 극언하고 폭언한다.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운운하면서 말이다. 거짓과 무례는 위에서 말한 할머니가 보신다면 아마도 “이런 경우 없는 자가 어디 있어” 하고 호통을 칠 것이다. 그러하다면 왜 상식은 비상식에 밀려나는가? ‘그 무엇’이 눈을 가리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이 떠오른다. 그 동화에서 옷에 탐닉한 임금에게 사기꾼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들이 짜는 옷감은 색깔과 무늬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일할 능력이 없거나 바보 같은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옷감”이라고. 그래서 장관과 대신과 심지어 임금도 옷감이 눈에 보이지 않는데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뻔한 상식 앞에 거짓과 무례를 범하는 이유는 뻔한다. 자기 눈을 가리는 뻔한 그 무엇을 보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이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스럽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자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상식의 발견과 회복이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나아가 서로 상식을 확인하고 공통된 상식을 실천하자고 약속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진영 논리의 폐단이 통탄스런 요즈음 경계를 넘나들며 상식의 교집합을 넓혀 가는 일이 우선이다. 상식의 교집합이 화합이고 통합일 것이다. 이렇게 맺는다. 상식이 진실이다.
  • “기업 생태계 기반 흔들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재고해야”

    “기업 생태계 기반 흔들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재고해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을 재고해 달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은 30일 신년사에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산업계의 활력을 높이려면 기업에 족쇄와 같은 각종 법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집단소송제 도입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은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영세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기업 생태계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면서 “사후 제재를 강화하는 방식으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확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해 예방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먼저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 29일 국회를 찾아 “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재해법은 기업을 4중 처벌하는 과잉 입법”이라며 재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디지털·바이오 분야를 선도하는 주요국만의 리그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들 국가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우리도 미래로 나아가는 모든 기회의 창을 열고 경제 역동성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낡은 법과 제도를 먼저 혁신해 기업·산업의 신진대사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경제·사회가 성숙하려면 법으로 규제하고 강제하는 방식보다 자율적인 규범이 작동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선진적인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021년은 우리 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면서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삼위일체가 돼 이겨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을 향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 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족쇄를 채우는 규제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거두고 더 많은 기업인이 시장에서 맘껏 뛸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설] ‘차 떼고 포 뗀’ 정부의 중대재해법, 산재사망 못 줄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처벌법) 정부안이 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국민의힘 위원들의 항의 속에서 논의됐다. 애초 중대재해법 제정에 힘쓰던 정의당은 정부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판했다. 정부가 제출한 중대재해법이 노동자들의 산재사망 등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다는 법 제정 취지가 크게 후퇴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기업 보호법이냐’는 비아냥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원입법안과 비교해도 여러 핵심조항이 크게 후퇴했다. 중대재해 발생의 책임에서 기업경영자뿐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처벌 대상에서 뺐다. 이렇게 되면 실무자만 처벌받아 산재사망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고 발생 전 5년 동안 안전의무를 3회 이상 위반했을 때 중대재해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인과관계’ 조항도 삭제했다. ‘박주민 의원안’은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4년 유예했지만, 정부안은 5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까지 2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또 ‘박주민 의원안’에서는 산재가 발생해 입은 ‘손해액의 5배 이상’을 징벌적 손해 배상액으로 규정했는데 정부안은 ‘손해액의 5배 이내’로 축소했다. 그야말로 ‘차 떼고 포 뗀’ 법안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제의 정부안을 내년 1월 8일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정부안으로는 산재사망을 확실히 줄일 수 없다. 영국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은 물론 하청기업까지 모두 포괄해 처벌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산재사망을 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산재사망을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정부가 생색내기 법안을 내고 이를 여당이 단독입법한다면, 산재사망이 발생할 때마다 집권여당은 냉혹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국회가 또 ‘용균이’ 빠진 법안 만들었다”

    “국회가 또 ‘용균이’ 빠진 법안 만들었다”

    정부안 보고 기막혀 밤새 한숨도 못 자국회 발의보다 처벌 약하고 축소 적용“정부가 사람 안 살리고 죽이려 하는지”법안심사소위 중대재해 정의도 못 내려경총 “무조건 처벌한다고 되는 건 아냐”“우리 용균이도 혼자 일하다가 죽었습니다. 국회가 또 용균이가 빠진 법안을 만들고 있어요.”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사망한 노동자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안을 보고 기가 막히고 화가 나서 밤새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빠진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김 이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11일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8일 국회에 제출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정부안에 대해 노동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가 발의한 법안보다 처벌 수위가 약하고 법 적용 범위도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산업재해가 빈번한 사업장에 법 적용 유예기간을 늘려 줘 노동자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가 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은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대표발의안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 등이다. 두 법안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를 ‘중대재해’ 또는 ‘중대산업재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안은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중대재해로 정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산재 사망 사고를 일으킨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 원내대표 법안(징역 3년 이상 또는 5000만원~10억원 벌금), 박 의원 법안(징역 2년 이상 또는 5억원 이상 벌금)보다 약하게(징역 2년 이상 또는 5000만원~10억원 벌금) 설정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라는 곳이 사람을 살려야 하는데 오히려 죽이려고 하는 것인지…. 국회와 정치인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안은 또 원청 사업주에게 사외하청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제외시켰다. 한국산업노동학회는 “중대재해가 중소 규모의 용역, 도급, 위탁 업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이 업체들은 임시직·일용직이 많고 2·3차 도급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하청 사업주와 원청의 경영진이 공동으로 안전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지난 1~9월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중대재해 430건 중 약 85%(365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정부안은 기업 부담을 이유로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4년간 법 적용을 유예하자고 주장했다. 손익찬 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변호사는 “지금도 산재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50인 미만 사업장 대표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 대상이다. 지금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자는 법 취지를 아예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 정부안을 토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최종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중대재해의 정의조차 정리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반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김용근 상근부회장도 출석했다. 김 이사장이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법을 제정해야 하지 않냐”고 묻자 김 부회장은 “무조건 처벌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살아있는 사람 죽는 일 없어야… 원청, 법적 책임 꼭 밝혀낼 것”

    “살아있는 사람 죽는 일 없어야… 원청, 법적 책임 꼭 밝혀낼 것”

    24세 아들 홀로 작업하다 끔찍한 사고정치인들 위험한 노동환경 개선 말뿐‘중대재해처벌법’ 촉구 국회 단식농성거의 모든 산재에서 원청은 책임 부인정치권, 여전히 기업 눈치 보는 것 같아제2의 용균이 막기 위해 투쟁하는 것“대통령부터 많은 정치인이 우리 용균이를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자들이 위험한 환경은 그대로입니다. 지금 이 법이 만들어진다고 죽은 아들이 돌아오지는 못하겠지만, 이제 더는 살아 있는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요. 그런 세상을 위해 저는 끝까지, 이 자리든 어디든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달려갈 것입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혹여 부모님 마음에 상처를 줄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속 깊은 아이였다. 일 년에 한 번 생일 때라도 친구들과 함께 기분 좀 내라며 평소와 달리 두둑한 용돈을 주면 이마저도 “필요 없다”고 마다하던, 특히 어머니와는 마음을 터놓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딸 같은 외동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제힘으로 돈을 벌어 보겠다며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혹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2018년 12월 10일 밤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계약직 노동자 김용균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야간작업을 하다가 끔찍한 사고로 24년 꽃다운 생을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났다. 아픈 남편을 대신해 비정규직 노동자로 홀로 생계를 꾸려 왔던 어머니 김미숙(52)씨의 삶도 아들이 세상을 떠난 그날 함께 멈췄다. 이제는 ‘비정규직 김미숙’이 아닌 노동자를 위한 ‘투사’의 삶을 살고 있는 ‘김용균재단’의 김미숙 이사장을 한파주의보가 막 물러난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 단식농성장에서 만났다.●“아들 사고 후 내 삶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인터뷰에 앞서 김 이사장에게 안부부터 물었다. 지난 11일부터 국회의원들이 오가는 국회 본관 중앙출입구 계단 위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서 단식을 시작한 지 8일째 되던 날이었다. 껍데기만 남은 ‘김용균법’을 보완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아직까지는 배고픈 것도 모르겠고 크게 힘들지는 않아요. 요 며칠 너무 춥긴 했는데 아직은 할 만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식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기력이 쇠할 법도 했지만 그의 눈빛엔 힘이 넘쳤다. 세상을 떠난 아들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말할 때에는 차분하던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한국 노동 현실의 비극의 상징이 된 아들 용균씨와 어머니 김 이사장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삶이 궁금했다. 김 이사장은 아들의 사고 전후의 삶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냥 보통의 가정처럼 평화롭고 단란하게 사는 가족이었어요. 저는 애 아빠가 용균이 사고 나기 7년 전부터 병치레로 일을 못 다니면서 혼자 비정규직 가장으로 일을 해 왔죠. 한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며 용균이한테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은 시간 될 때마다 얘기해 주고 대화가 많은 편이었죠. 아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가정에 보탬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김 이사장은 과거 자신의 일터를 떠올리며 “잘리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 한 통으로 해고를 통보받고 일자리를 잃는 동료들의 모습을 많이 봐 왔다”며 “비정규직이니까 너무 부당해도 ‘부당하다’는 말 한마디 못 했다. 바른말 잘하는 사람이 1순위로 잘려 나갔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어떻게든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업무까지 배워 가며 ‘생존투쟁’을 이어 왔다고 했다. ‘억척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2018년 12월 아들의 사고 이후 ‘억척 노동운동가’의 삶으로 뒤바뀌었다. 아들의 사고는 자칫 대한민국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단순한 노동 사고로 그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고 열흘 전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쓴 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용균씨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곧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재이자 미래를 보여 주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특조위 꾸려 졌지만 책임자 처벌은 요원” 문 대통령은 용균씨 빈소에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보내며 애도의 뜻을 밝힌 데 이어 이듬해 2월 18일엔 김 이사장 등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을 한 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해 10월에는 노동·인권단체 등을 기반으로 산업재해 추방과 노동자 건강권 쟁취 등을 목표로 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이 출범하면서 어머니 김씨가 초대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로 특별조사위원회까지 꾸려졌지만 책임자 처벌은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용균씨 사고를 수사한 검찰은 사고 발생 20개월 만인 지난 8월 3일 한국서부발전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각 법인 2곳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본격적인 재판은 내년 1월 시작된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측은 앞서 두 차례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하청에서 일어난 일로, 우리에겐 책임이 없다”고 밝혔고,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측은 “이미 벌금을 냈으니 대표 등에 대한 추가 처벌은 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기나긴 법정싸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이사장은 “두 번의 공판기일 모두 직접 법정에 나갔는데 원청(서부발전)은 역시나 ‘법적으로 책임자성이 없다’며 빠져나가려 하고, 하청(한국발전기술)이 그나마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모든 산업재해에서 원청은 늘 그런 식으로 책임을 부인했다. 이번엔 사고의 실제 책임자는 원청이라는 것을 재판을 통해 꼭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치권이 무관심을 통해 참혹한 노동 현실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그는 “노동자 사고가 발생하면 원청은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며 기업 측에 유리한 법망을 방패로 내세운다”면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도 힘없는 하청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게 용인해 준 게 정치인들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정치권은 여전히 기업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제2, 제3의 용균이를 막기 위해 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 산안법, 김용균법으로 부르지 말라” 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정부와 국회가 28년 만에 산안법을 개정하면서 ‘김용균법’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서도 “제발 김용균법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했다.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산안법에선 적용 대상 노동자가 일부 확대되고, 원청의 안전보건 책임도 일부 강화됐다. 하지만 위험한 작업의 외주화 허용과 사고에 대한 원청 책임 제한적 인정 등의 조항으로 노동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노동자를 위한 법을 만든다면서 노동자 안전을 위한 원청의 책임 등 중요한 골격은 대부분 빼 버렸다”며 “안전한 집을 짓는다면서 기초를 다지지 않고 기둥도 숭숭 빼 버리면 그 집은 얼마 못 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분하게 말을 이어 가던 김 이사장의 표정이 갑자기 흔들렸다. “죄송한데 이제 인터뷰 그만하면 안 될까요? 저기 의원님들이 계속 오셔서요.” 양해를 구한 김 이사장은 곧 피켓을 들고 의원들이 지나가는 출입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의원들이 지나갈 때마다 아들의 영정 이미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일일이 허리를 숙였다. 그러나 의원들은 김 이사장을 외면한 채 종종걸음으로 본관 안으로 향했다.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중대재해처벌법 심의를 시작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제출되면 29일 법사위 소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안의 뼈대는 50인 미만 등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사업장 중 50인 미만 점유율은 99%에 달하고, 중대재해의 85%가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단계적 적용이 반영된 안은 제2의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과 다름없다. 김 이사장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경제단체 회장단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에 가혹”

    경제단체 회장단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에 가혹”

    주요 경제단체 회장단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기업에 너무 가혹한 과잉 입법”이라며 제정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서울포토]‘재계가 막아야 할 것은 중대재해입니다’

    [서울포토]‘재계가 막아야 할 것은 중대재해입니다’

    청년유니온 이채은 위원장이 16일 오전 30여개 경제단체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2020. 12. 16 박지환 기자popocar@seoul.co.kr
  • [사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해야 산재사망 획기적으로 줄인다

    정의당이 주도하고, 야당인 국민의힘이 법 제정에 힘을 보태겠다고 공언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어제 올 정기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나 ‘공정경제 3법’ 처리를 두고 거대 양당이 갈등하면서 중대재해법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심의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의 1호 법안으로 이 법을 제출한 정의당이 72시간 집단행동에 나섰고 전국에서 빠른 입법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지만 소용없었다. 이 법이 제정돼야 하는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다. 연간 2000명 안팎의 산재사망이 있다. 산업재해 재발률은 97%이지만, 재해 발생 사업장의 책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산업사망으로 기업이 내는 벌금은 평균 450만원에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이 중대 재해로 이어진다는 것은 통계가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사업주를 엄벌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획기적으로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중앙회와 16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어제 “연초에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에 기업 대표를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간 만큼 경영자에게 삼중의 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먼저’라고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우려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산재사망한 김용균씨의 2주기였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된 지난 1월 16일 이후 지난 9월까지 김씨처럼 기계에 끼여 세상을 등진 노동자는 72명, 나흘에 한 명꼴로 사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산재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자고 요구하지 않았나.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고 협력하겠다는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해, 민주당도 정의당에 힘을 보태야 한다.
  • 이낙연 헛말로 끝난 중대재해처벌법

    이낙연 헛말로 끝난 중대재해처벌법

    “정기국회에서 매듭짓겠다”→9일 처리 무산“상임위 심의에 적극 임하겠다”→법사위 15분 논의 정의당 “연내, 언제 제정 할 것인지 답하라”“책임에 부응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정경제 3법의 처리 같은 개혁 과제를 이번 정기국회 안에 차질 없이 매듭짓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17일 관훈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약속한 중대재해법은 결국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 대표는 수차례 중대재해법에 찬성한다고 밝히고 제정에도 힘쓰겠다고 공언했지만, 헛말로 끝난 것이다. 이 대표가 처음 중대재해법에 대한 공식 의견을 낸 것은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다. 당시 이 대표는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 생명안전기본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라고 천명했다. 갓 취임한 거대여당의 대표가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하며 법 제정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11일 강원 현장 최고위 후에는 중대재해법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닐 것”이라고 어깃장을 놓으면서 당론 채택은 없던 일이 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는 “당론이 아니라고 안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수처법과 상법 등을 논의하느라 중대재해법에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16일 최고위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정경제 3법을 이번에 처리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소관 상임위 심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정기국회 D-1, 중대재해법 통과시켜 국민의 준엄한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자”며 이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연내, 언제 중대재해법 제정을 할 것인지 조속히 답하라”고 요구했다. 연내 처리를 위해서는 12월 임시국회 시작과 동시에 관련 논의를 빠르게 진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일부는 오늘 처리하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이어지는 임시국회까지라도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은 제정법이고 과잉입법 지적도 나오는 만큼 세세하게 조정을 해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작정한 巨與 ‘브레이크 없는 독주’… 야당은 장식품이었다

    작정한 巨與 ‘브레이크 없는 독주’… 야당은 장식품이었다

    의원 5분의3 확보 필리버스터 종결 가능임시국회 미리 소집… 관련법 모두 처리국민의힘 대국민 호소… 정의당도 “우려”민주 중대재해법·낙태죄 폐지는 소극적더불어민주당이 8일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 등 쟁점 법안들을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면서 9일 본회의 처리 준비를 완료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으로 법안소위·안건조정위·전체회의 등 모든 단계에서 야당을 무력화했다. 국민의힘의 마지막 수단으로 필리버스터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민주당의 독주를 잠시 늦출 뿐 실효성은 없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본회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 7일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정의당 등 공조 야당을 합친 ‘4+1’ 협의체도 180석이 되지 않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살라미 회기’ 전략을 구사했다.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가 끝나는 국회법을 활용해 사흘짜리 임시국회를 연달아 여는 식이었다. 하지만 범여권이 180석을 차지한 21대 국회는 다르다. 필리버스터 종료 투표 요건인 재적의원 5분의3 확보가 가능하다. 이에 12월 임시국회 회기도 30일로 잡았다. 국민의힘이 9일 본회의에 이어 10일부터 시작하는 임시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반복하더라도 범여권이 합심하면 24시간마다 종결시킬 수 있다. 국민의힘이 이날 수차례 의원총회를 열고도 필리버스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180석의 힘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결국 대국민 호소를 최후의 수단으로 택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회견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 가까운 의석을 몰아준 건 집권당의 입법 독주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긴급 의총에서 나온 성명에는 “폭주기관차와 같은 거대 여당의 막무가내식 국정운영에 결코 브레이크를 걸 수 없다”며 “국민들도 거대 여당의 힘과 위력 앞에 무기력한 제1야당에 답답해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의당도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종철 대표는 통화에서 “필리버스터는 소수 야당의 발언권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급한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절차를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으면서, 숙고와 합의가 필요한 법안들을 이렇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제 낙태죄 폐지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는 180석의 힘을 전혀 쓰지 않았다. 이날 법사위의 낙태죄 공청회는 공수처법 단독 처리 와중에 요식행위로 진행됐다. 이낙연 대표가 약속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은 논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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