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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여친 몇 명?” 딸 남친에게 짓궂은 질문한 英 아빠

    “전 여친 몇 명?” 딸 남친에게 짓궂은 질문한 英 아빠

    한 중년 남성이 딸의 남자 친구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사윗감 테스트’로 좀처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한 사실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현지매체는 4일(현지시간) 최근 잉글랜드 노스요크셔주 미들즈브러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한 게시물을 소개했다. 알레이샤 스터블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트위터에 “우리 가족은 앤디(자신의 남자친구)와 처음으로 차를 마시러 나왔고, 방금 전 아빠가 그에게 이것을 줬다”고 언급하며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사진은 그녀의 아버지가 앤디에게 사윗감 테스트로 9가지 질문을 적어 건넨 A4 용지로 코팅까지 돼 있어 즉흥적인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거기에 쓰인 질문은 대부분 딸을 둔 아버지가 예비 사위에게 할 법한 내용이다. ‘5년 뒤 넌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를 시작으로, ‘딸의 어떤 자질이 좋은 아내가 될 거라고 생각했느냐’, ‘결혼 생각은 있느냐’, ‘아내와 가족을 얼마나 잘 부양할 수 있느냐’까지 진지한 질문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다음 질문은 앤디는 물론 딸 마저 당황하게 했다. 예비 사위에게 ‘지금까지 본 포르노물이 무엇인지’를 물었기 때문이다. 이어 ‘함께 즐겨 하는 활동이 있느냐’, ‘한 성격 하느냐’와 같이 개인적인 질문이 이어졌고, 심지어 ‘내 딸 이전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질문은 ‘내가 휴가를 떠날 때 내 벌통을 관리해줄 준비가 돼 있느냐’였다. 이는 딸의 남자 친구가 사위가 되면 자신이 필요할 때 벌들을 돌봐달라는 얘기로, 벌에 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공유된 이 게시물은 지금까지 5800명이 넘는 트위터 사용자의 ‘좋아요’(추천)를 받았고, 댓글도 100건 가까이 달렸다. 이 게시물에는 “할리우드 영화 ‘미트 페어런츠’에서 나온 여자친구의 무서운 아버지가 떠오른다”, “우리 아빠가 할 만한 질문이다” 등 다양한 반응의 댓글이 달렸다. 사진=알레이샤 스터블리/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놓아줘!”…가오리 잡은 낚시꾼 향해 소리치는 성난 군중들

    “놓아줘!”…가오리 잡은 낚시꾼 향해 소리치는 성난 군중들

    바다에서 커다란 가오리를 잡아 올리는 낚시꾼들을 향해 성난 군중들이 모여들어 가오리를 다시 바다에 놓아주라며 실랑이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호주 채널7 뉴스에 의하면 해당 사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저녁 무렵 호주 애들레이드 브라이튼 해변에서 일어난 일이다. 저녁 해변에서 낚시꾼들이 바다에서 대형 가오리를 잡아 올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낚시꾼들은 해변으로 끌고 나온 가오리를 놓고 박장대소를 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해변으로 끌려 나온 가오리는 몸을 파닥이며 마치 살려 달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때 이들의 모습을 본 해변의 사람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군중 속 흰색 상의를 입은 한 젊은 여성이 낚시꾼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붉은색 옷을 입은 중년의 여성도 “왜 이런 짓을 하냐, 당장 다시 놓아주라”며 화난 목소리로 항의했다. 그리고 주변에 모여 있던 100여 명의 군중들이 가오리를 놓아주라고 이구동성으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Put It Back!“(놓아줘) 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해변에 쩌렁 쩌렁 울렸다. 흰색 상의의 여성은 낚시꾼들의 낚싯대를 빼앗으며 거칠게 몸싸움까지 하고 성난 군중들은 욕을 하고 심지어 낚시꾼에게 침을 뱉기까지 했다. 결국 낚시꾼들 중 한명이 가오리의 입에 꿰어진 낚시 바늘을 제거하고 다시 바다에 놓아주었다. 그러나 성난 군중들은 낚시꾼들에 대한 화를 삭히지 못했다. 이 와중에 누군가가 신고한 경찰이 출동하며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소동에는 약간의 반전 요소도 있는 듯하다. 낚시꾼 중의 한명인 존 나이튼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에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우리는 가오리를 잡으려는 의도는 없었다. 우연히 가오리가 걸렸고 가오리의 입에 걸린 낚시 바늘을 제거 해주려고 해변으로 끌고 나온 건데 설명을 하려는 데도 군중들이 이해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알렸다. 나이튼은 이어 “우리는 물고기를 살육 하려는 의도도 없고 잡으면 바로 놓아준다. 그리고 반드시 놓아주기 전에 낚시 바늘을 제거한다는 철칙이 있다. 안그러면 물고기들이 평생 원치 않는 낚시 바늘 피어싱을 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에베레스트에서 스러진 英중년, 마을잔치 다음날 주검으로

    에베레스트에서 스러진 英중년, 마을잔치 다음날 주검으로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에서 영국의 50대 남성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산악인도 아니다. 그저 베이스캠프(EBC, 5364m)까지만 다녀오는 캐러밴만 하려던 달림이였다. 카디프의 렉위드 출신 엔지니어 켈리누 포텔리(54)가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EBC 아래 로부체 마을(4930m) 주민들과 잔치를 벌인 뒤 잠자리에 들었으나 다음날 아침 가이드에 의해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BBC가 1일 전했다. 26세와 20세 두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캐러밴 도중에도 고소증으로 어려움을 겪어 가이드가 특별히 모니터링했다고 했다. 하산 길에 마을잔치에 참여한 것이 화근이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장모와 가까운 친구를 잇따라 암으로 잃자 자선모금을 위해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왓츠앱을 통해 의료 처치를 받은 뒤 몸상태가 나아졌다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던 터라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30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인 도나(51)는 “그저 조심하라고만 말했더니 그는 ‘조심하겠다고 약속할게’라고 답했는데”라면서 “그는 정말 가족적인 남편이었다. 손자 루카도 끔찍히 예뻐했다”고 황망해 했다. 화상 통화를 하며 눈물을 비칠 정도로 가족들을 매우 그리워했으며 딸에게는 일생을 바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했다. 그녀는 두 자녀와 함께 부검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나이 마흔 무렵 과체중 때문에 달리기에 빠져 마라톤 클럽을 만들 정도였다. 마라톤 풀코스만 일곱 차례 완주했고 10㎞나 다른 대회, 공원을 뛰는 달리기 등에도 열심이었다. 친구 데이비드 맥도널드는 “우리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가 늘 하고 싶어했던 일을 하고 있었으며 그 모든 순간을 사랑했을 것이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과천시, ‘5060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로 약초관리사 26명 배출

    과천시, ‘5060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로 약초관리사 26명 배출

    경기도 과천시가 은퇴 후 제2 인생을 준비하는 45세 이상 베이비부머를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주요 프로그램으로 ‘5060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를 운영해 약초관리사 26명을 배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지난 8월부터 약초관리사 자격증 3개월 과정을 마련했다. 첫 교육으로 약초의 효능과 재배방법, 감별법 등의 약초에 대한 전문 이론교육을 했다. 이어 강원도 홍천, 인제에 위치한 실습장에서 약초를 직접 보고 판별, 채취하고, 생육방법 등을 배울 수 있는 2차례 현장학습 마련했다.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에는 수료식과 함께 자격증 검정 시험을 진행됐다. 37명 교육 수료자가 시험에 응시해 26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사업 첫 프로그램으로 ‘도전하라! 신중년’을 주제로 한 은퇴설계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은퇴 후 인생 설계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모아 교육 참여도를 높였다. 4월부터 6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자아탐색, 가족과의 소통, 건강·직업·재무 분야의 은퇴설계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새로운 인생을 위한 수강생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은퇴 후 삶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금요칼럼] 호칭 인플레이션/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호칭 인플레이션/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다. 15년간의 해외생활을 접고 귀국한 지 사흘쯤 되었을까. 학교 근처 어느 식당에 들어섰다. 그러자 홀에 있던 중년 여성이 “사장님, 이리로 앉으세요”라며 나를 안내했다. 혹시 내 뒤에 다른 손님이 들어왔나 싶어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나는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나를 향한 것인 줄 알아챘다. 그러고는 나도 모르게 “저는 사장님 아닌데요”라고 응대했다. 그때 살짝 황당해하던 그 여성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날 혼자 식사하면서 나는 점원이 왜 나를 사장님으로 불렀는지 무척 궁금했다. 내가 한국을 떠나던 1993년까지만 해도, 식당 관계자는 남성 손님을 대개 아저씨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타국살이 15년 사이에 호칭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음을 깨닫고 흥미를 느꼈다. 갓 귀국한 내게는 생소한 호칭이 의외로 많았다. 대학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사실상 사라졌다. 다들 교수님이었다. 인문학 분야에서만 서로를 여전히 선생님이라 부르는 정도였다. 대학병원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담당 의사를 선생님이 아니라 교수님으로 불렀다. ‘박프로’나 ‘정프로’라는 호칭도 처음 들을 때는 약간 당혹스러웠다. ‘김대표’라는 호칭도 생소했다. 그래도 김사장보다 김대표라는 호칭의 격이 더 높음을 간파하는 데 한 달 정도면 충분했다. 예전 호칭일지라도 사장님의 경우처럼 용례가 꽤 변해 있었다. 사장님 호칭은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점원의 전유물이 더이상 아니었다. 동네 가게 주인들도 으레 서로를 사장님으로 불렀다. 구멍가게 주인도, 철물점 주인아저씨도, 포장마차 주인도 사장님이었다. 자영업자는 모두 자타공인 사장님이 되어 있었다. 사모님 호칭도 사실상 예전의 아줌마 호칭을 대신하고 있었다. 인간의 신분상승 욕구는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것을 성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럴 때 호칭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조선후기 때도 그랬다. 양반으로 신분을 상승하려는 욕구는 비(非)양반층이면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왕조의 통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던 시기에는 욕구조차 변변히 표출하기 어려웠지만, 왕조가 흔들리던 18~19세기에는 호칭 인플레이션을 통한 신분상승 욕구의 표출이 봇물을 이루었다. 예전에는 양반만 사용할 수 있던 유학(幼學)이나 업유(業儒) 같은 호칭이 일반 양인 사이에서도 유행했다. 가선대부(종2품)니 통정대부(정3품)니 하는 품직도 납속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19세기 조선의 전체 인구 가운데 무려 70%가량이 양반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인류문명사에서 70%가 30%를 지배한 사례가 도대체 어떻게 상식적으로 가능할까. 어불성설이자 언어도단이다. 호칭상 양반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들이 정말로 양반인 것은 아니었다. 각 지역의 전통 양반들이 그들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인정해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격조와 교양이 없으면 졸부로 비하하면서 진정한 부자의 축에 끼워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가 ‘사장님공화국’이 되었다고 해도, 실제로는 사장님다운 경제 수준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도 이와 마찬가지다. 솔직히, 예전의 주인아저씨나 현재의 사장님이나 삶이 팍팍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래도 상대적 하위층이 호칭을 통해서라도 신분상승을 꾀하는 움직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애잔하기까지 하다. 진짜 문제는 이미 잔뜩 가진 자들이 자행하는 의도적이고도 왜곡된 호칭 인플레이션이다. 검찰청의 수장은 마땅히 청장이어야 한다. 총장이라 부르면 좀더 있어 보이고 높아 보이나? 자격지심의 산물이 아니라면, 청장으로 바로잡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조국, 아들과 서울구치소 찾아 부인 정경심 면회

    조국, 아들과 서울구치소 찾아 부인 정경심 면회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면회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48분 아들과 가족으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 한 명과 함께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 정 교수를 만났다. 법원이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약 10시간 만에 이뤄진 첫 면회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0시 18분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21일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인멸 3가지 의혹에 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자본시장법상 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증거인멸교사 등 11개 범죄혐의를 적시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생이모작 설계하러 오세요”...수원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개관

    “인생이모작 설계하러 오세요”...수원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개관

    100세 시대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신중년들에게 맞춤 일자리와 재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수원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가 23일 문을 열었다. 수원시는 이날 팔달구 중부대로 145 신아빌딩 3층에서 신중년 인생이모작지원센터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회적협동조합 ‘내일로’가 위탁 운영하는 센터는 강의실과 회의실, 상담실, 동아리실 등을 갖추고 신중년층의 인생 재설계와 일자리 등을 지원한다. 일자리 지원 사업으로 구직는 희망 신중년층의 인력풀을 구축하는 한편 은퇴한 신중년층이 업무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일자리 발굴, 인생재설계 교육과 직업능력개발, 적성 탐색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관리 및 심리상담 컨설팅 등 건강행복지킴이 사업도 진행한다. 이밖에 취미와 동아리 활동 등 여가·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해 활기찬 생활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9월말 현재 수원시 신중년 인구(50~64세)는 26만 3500여 명으로, 수원시 인구의 22%를 차지한다. 이들은 노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을 동시에 부담하는 낀세대지만 정부의 정책은 노인과 청년에 집중돼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처지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이들 신중년 세대가 현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자 인생이모작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수원시는 그동안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87개 기관에서 540여 명의 신중년이 사회서비스 분야 봉사를 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경력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에는 144명의 신중년을 연계한 디딤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전문 기술인력 활용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신중년들이 봉사형 일자리로 사회서비스를 확산하면서 인생이모작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염태영 시장은 “오늘 문을 연 인생이모작센터는 수원시 맞춤형 일자리 지원의 새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오로지 신중년만을 위한 공간에서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져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텔로미어와 벤저민 버튼/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텔로미어와 벤저민 버튼/박록삼 논설위원

    ‘… 해가 갈수록 벌꿀 같던 그녀의 머리칼은 지루한 갈색이 되었고, 푸른 에나멜 같던 눈동자는 싸구려 도자기처럼 광채를 잃었다. … 그녀는 따분할 만큼 안정된 생활을 했고, 어떤 일에도 흥분하지 않는 데다가 얌전하기 그지없는 취미활동만 했다.’ ‘위대한 개츠비’를 쓴 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단편소설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묘사하는 중년 아내 ‘힐데가드’의 모습이다. 이 대목에서 먼저 드러나는 건 전형적인 외모의 노화다. 생명의 절대법칙인 생로병사를 담은 인생을 사는 이로서 당연한 일이다. 또 하나는 세상의 운영 질서에 익숙해졌기에 들뜨지 않는 내면의 차분함이다. 청춘의 시절처럼 휘몰아치는 격정은 없지만, 깊은 지혜에 눈을 뜰 수 있는 성찰의 모습이기도 하다. 평범하게 서로 아끼며 해로(偕老)한다면 별 문제가 없으련만, 중년의 아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데서 불행의 기운이 짐작된다. 남편 벤저민 버튼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꾸로 젊어진다는 데서 이 부부의 비극이 출발한다. 벤저민 버튼은 젊음을 만끽했고, 늙어 가는 아내를 멀리했다. 피츠제럴드는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과학 용어를 빌리자면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붙들며 몸부림치는 인간의 욕망 속 삶의 의미’쯤 되겠다. 최근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텔로미어’(telomere) 열풍이 거세다.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이후 노화의 비밀, 혹은 무병장수의 열쇠가 텔로미어 안에 담겨 있음이 확인된 덕이다. 46개 염색체 끝에 붙어서 DNA 세포 분열을 돕는 역할이 텔로미어의 몫이다. 세포 분열이 반복될수록 텔로미어의 길이는 짧아지며, 그 자체가 노화의 과정이 된다. 지난 17일 스페인 국립암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연구 논문은 더욱 흥미롭다. 이들은 같은 종의 보통 생쥐보다 훨씬 더 긴 텔로미어를 가진 생쥐를 탄생시켰고, 이 생쥐는 암과 비만이 덜 생기고 노화가 늦춰진 채로 13% 정도 더 오래 살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과학이 드디어 인류의 새 지평을 연 건가 싶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벤저민 버튼의 삶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며 아기가 되기보다는 함께 늙어 가는 친구와 옛 기억을 나누며 소주잔을 기울이고, 사랑하는 이와 살며 또 다른 세대의 자라남을 지켜보는 게 인생의 순리이자 삶이 풍성해지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련은 남는다. 진시황의 부질없는 불로장생 욕망까지는 아니더라도 텔로미어가 길어지는 방법이 보편화돼 삶의 비의(秘義)를 느낄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또한 쉬 가시지 않는다. youngtan@seoul.co.kr
  • 수십년 흡연한 당신, 잦은 소변·혈뇨 나온다면 방광암 의심을

    수십년 흡연한 당신, 잦은 소변·혈뇨 나온다면 방광암 의심을

    30여년간 담배를 피운 A씨(51)는 최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는 일이 잦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변을 볼 뿐 아니라 잠을 자다가도 소변이 마려워 여러 차례 깨기를 반복했다. 찬 바람이 불면서 방광이 예민해진 탓이려니 여겼지만, 급기야 소변에서 피까지 나왔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A씨처럼 오래 흡연한 사람이 평소와 달리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거나 소변을 참기 어렵고 피까지 섞여 나온다면 방광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20일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방광암은 남성 암 중 8번째로 발생 빈도가 높다. 매년 3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5년(2014~2018년)간 환자가 연평균 7.8% 증가했는 데 남성이 여성보다 4.2배 많다. 다만 여성 방광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로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암의 가장 큰 단일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흡연은 방광암 발병위험을 2~10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방광암의 50~65%가, 여성 방광암의 20~30%가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폐로 흡수된 담배의 발암물질은 혈액으로 흘러들어가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소변에 들어간 화학물질이 소변과 직접 맞닿는 점막 세포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만든다. 담배를 자주 피울수록, 오래 흡연할수록, 흡연을 처음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이 크다. 어릴 적 간접흡연에 노출돼도 방광암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방광암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70대다. 지난해 기준 1만 2868명이 방광암으로 병원을 찾았다. 전체 환자(3만 7230명)의 34.6%를 차지했다. 김영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7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암 유발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세포가 취약하고, 배뇨장애가 동반된 경우 소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암이 정체돼 있을 가능성 등 많은 원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70대가 많지만 발병 위험은 50대부터 증가한다. 지난해 ‘연령대별 방광암 진료인원’ 통계를 보면 전체 환자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그쳤지만, 50대는 12.7%로 3배 이상 많았다. 방광암의 주된 증상은 통증 없이 나오는 혈뇨다. 하지만 암세포가 장기에 침투하기 직전의 상피 내암은 혈뇨는 없고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나, 배뇨 시 통증, 소변이 너무 급한 절박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인호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과거 한 중년 남성 환자는 오랜 기간 흡연하다 혈뇨 증상은 없이 빈뇨가 심해지고 야간뇨 증상이 있어 과민성 방광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방광암 진단을 받기도 했다”며 “일단 오랜 기간 흡연한 사람에게서 혈뇨, 빈뇨, 절박뇨, 요실금, 잔뇨감 등의 배뇨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광암 발생 위험은 담배를 끊는 동시에 감소한다. 금연하면 1~4년 내에 방광암 발생 위험이 40%가량 줄어든다. 하루에 2.5ℓ 이상의 물을 마시면 방광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도 방광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이 아니라도 방광에 생길 수 있는 각종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배뇨장애는 소변을 볼 때 생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이상 상태를 일컫는데, 빈뇨·절박뇨·요실금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방광염이다. 방광암이 남성에게서 더 발생하는 것과 달리 방광염은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여성은 요도입구에서 방광까지의 길이가 4㎝로 짧고, 요도가 항문·질과 가까이 있어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도한 업무와 학업 등으로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해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면 급성방광염이 올 수도 있다. 소변을 오래 참아도 방광염에 잘 걸린다. 소변이 방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남성은 요도와 방광이 만나는 부위에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있어 균이 방광에 진입하기 전에 전립선을 먼저 거친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급성전립선염 형태로 나타난다. 방광염 원인균의 80% 이상은 대장균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주 소변을 참아도 방광염에 걸리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세균 감염에 취약해 쉽게 발병한다. 그래서 흔히 방광염을 방광에 걸리는 ‘감기’라고 부른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와 겨울에 환자가 특히 많다. 소변이 자주 마렵지만 정작 소변의 양은 얼마 되지 않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을 때, 소변 색이 진하며 냄새가 심할 때,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느껴질 때, 소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가는 도중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방광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방광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신체 기관에 이상이 없는데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방광염을 급성 방광염이라고 한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는 게 특징이며 밤중에 증상이 더욱 심하다. 또 허리나 아랫배 쪽, 엉덩이 윗부분이 아프다. 만성 방광염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의 염증과 통증이 반복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세균, 신우신염, 당뇨병, 폐경기 여성 호르몬 감소, 알레르기, 식생활 습관 등으로 다양하다. 만성 방광염이 있으면 소변을 자주 봐도 잔뇨감이 있고 하복부 통증이나 골반 통증, 성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염을 치료할 땐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제대로 낫지 않아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면 항생제를 남용하게 되고,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자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치료해도 낫지 않고 신장 감염이 일어나 신장 기능까지 나빠질 수 있다. 소변은 참지 말고 배출하고, 하루에 6~8잔 이상(약 1500㎖)의 물을 마셔 소변을 자주 배출해야 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환절기처럼 온도 변화가 클 때는 면역력이 떨어져 방광염이 더 자주 발생하므로 이 시기에는 적당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 몸 상태를 조절해야 한다. 몸이 차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세균에 감염되지 않았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배뇨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명순철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살면서 ‘과민 반응이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 방광도 이처럼 과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요실금학회는 과민성 방광을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화장실을 더 자주 가는 증상으로 정의했다. 과민성 방광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유럽의 한 연구에서는 ‘과민성 방광이 환자를 우울하게 만들고(32%), 이 때문에 매우 스트레스를 받는다(28%)’라고 했다. 3%는 방광 문제 때문에 직업을 바꾸거나 해고됐다는 조사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과민성 방광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당뇨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에 가느라 잠을 설치기 일쑤니 만성 피로도 유발한다 명 교수는 “적절한 수분 섭취는 권장하지만 과도하게 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며 “특히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은 오후 6시 이전까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3년차 배우 김승수 “이제는 편안하고 내려놓는 연기로 소통하고파”

    23년차 배우 김승수 “이제는 편안하고 내려놓는 연기로 소통하고파”

    “편안한 동네 백수 형, 오빠 역할 진짜 자신 있어요.” 배우 김승수가 연기 변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주로 진지하고 올곧은 캐릭터를 맡아온 그는 “이제는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특히 무기력한 동네 형, 오빠 역할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앙상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찌질하고 소심한 면을 극대화시킨 남자 캐릭터를 맡았다”면서 “많은 연기자들이 그렇지만 저 역시 조금 자신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고 여백이 있는 연기에 대해 로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앙상블’은 지방 극단을 맡고 있는 연출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세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그린 영화로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부산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 현장은 워낙 바쁘게 돌아가니까 작품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데, 부산영화제에 오면 많은 분들과 밤새도록 술 한잔 기울이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올해 데뷔 23년을 맞은 그는 드라마 ‘허준’, ‘주몽’, ‘백만송이 장미’ 등으로 인지도를 넓혔고, 지난 2016년 방영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의 아버지이자 왕 역할로 출연해 ‘중년 박보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다소 안정적인 역할을 많이 맡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지 소진을 막기 위해 문헌이나 사료를 찾아보면서 연기에 조금씩 변화를 줬어요.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나 욕망이 생긴지는 꽤 오래됐는데, 여러 가지 기회를 모색 중이에요.“ 김승수는 최근 SBS ‘정글의 법칙’과 MBN ‘오지GO’(오지고)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에서 왕 역할을 많이 맡았듯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주변을 책임지는 리더 역할을 주로 맡게 된다고. 그는 ”정글에 세 번이나 다녀왔는데 김병만씨가 저에게 파트장 역할을 맡기면서 안전을 부탁한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현재 영화 출연을 조율 중인 그는 좀더 편안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저도 집에 있으면 꼬깃꼬깃한 티셔츠에 무릎 나온 바지를 입고 두 시간씩 멍 때리고 앉아 있기도 해요.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진 이미지는 완벽하게 만들어진 모습이죠.(웃음) 이제는 좀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요. 앞으로 저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부산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쌩’ 찬바람에 ‘탁’ 막히는 동맥… 2시간 안에 응급실 찾으세요

    찬 공기 노출되면 혈압 올라 심장 과로 심근경색·뇌졸중 연결… 중년 돌연사↑ 뇌 특정 부위 손상 땐 반신마비 올 수도 노인 새벽운동 금물… 체중 줄이면 도움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자가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1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08~2017년)간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과 일교차가 큰 3월과 10월에 많았다.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인체를 흥분시키고 긴장하게 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러면 말초 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 심장이 과로하게 된다. 심혈관이 막힐 확률도 높아져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이며, 40~50대 돌연사의 주범이기도 하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증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50%는 건강하던 사람이고 나머지 50%가 협심증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라며 “어떤 환자는 수일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누구든 예상치 못한 불운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일이 흔하다.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심혈관 질환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이 발생해 혈액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해당 부위가 손상돼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 질환이 생긴다.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심장이 펌프 기능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관상동맥 일부가 좁아지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흥분하거나 심한 운동을 하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를 ‘심장 허혈’이라고 하며, 가슴까지 아프면 협심증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은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혈관에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이 생겨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병으로, 자칫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식은땀이 나고, 말도 하지 못할 정도의 죽을 것 같은 통증이 30분간 지속된다. 동맥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도 심혈관이 잘 막힐 수 있다. 당뇨 환자도 예외가 아니다. 당뇨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키는 데다 당뇨로 인해 혈관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혈관이 막힐 확률이 높다.혈압은 여름에 떨어졌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1월에 급상승해 수축기 혈압이 여름보다 7㎜Hg, 이완기 혈압이 3㎜Hg 정도 올라가게 된다. 동맥경화증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하며, 특히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으로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심장 돌연사는 사전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의 전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찬바람을 쐴 때 가슴이 뻐근하고 두근거리거나 가벼운 운동을 했는데도 가슴이 쥐어짜듯 답답하고 눌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심혈관 이상 신호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심근경색 전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서둘러 가장 가깝고 큰 병원을 찾아야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 뇌졸중 역시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1500만명 정도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며 이들 중 600만명이 사망한다. 통계청의 ‘2018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사망 원인 1위가 암, 2위가 심장 질환, 4위가 뇌혈관 질환이다. 2018년에도 10만명당 62.4명이 심장 질환으로, 10만명당 44.7명이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뇌혈관 이상도 동맥경화가 원인이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으로 혈관 벽에 지방성분과 염증세포 등이 쌓여 동맥경화가 생긴다. 동맥경화는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전이 갑자기 혈류 흐름을 차단해 뇌 손상을 유발한다.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부스러지면서 뇌혈관을 막는 일도 있다. 혈관 벽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온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 없더라도 혈관 벽이 약해져 잘 터질 수 있다. 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되면 손상 부위에 따라 뇌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지나치게 증가해 다양한 이상 증상이 생긴다. 오른쪽 뇌는 왼쪽 팔다리의 움직임을, 왼쪽 뇌는 오른쪽 팔다리 움직임을 관장하는데,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면 반신마비가 올 수 있다. 발음이 어둔해지는 발음장애가 팔다리 마비와 함께 올 수 있으며, 얼굴 한쪽의 근육이 약해지면 약해진 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안면마비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왼쪽 뇌의 언어중추가 손상되면 정신은 멀쩡하고 발음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데도 말을 전혀 이해 못 하는 실어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시야 장애,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마비는 없지만 손발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아 심한 경우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게 되는 운동실조, 어지럼증, 의식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다. 그래야 뇌 손상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뇌졸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으면 먼저 응급구조대에 연락한 뒤 편안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몸을 압박하는 의복 등을 풀어 줘야 한다. 또 폐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환자가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기도로 흡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최적시기)은 심근경색 2시간 이내, 뇌졸중 3시간 이내다. 최대한 빨리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 주는 것)을 받으면 발병하기 전과 같은 정상 수준이나 장애를 거의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될 수 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일부 뇌졸중 전문 치료시설을 갖춘 병원에서는 혈전이 주요 동맥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며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큰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혈전제거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절기 불청객인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아침 운동을 하기 전이나 잠시 현관 밖을 나설 때도 옷을 잘 챙겨 입어야 한다. 특히 얇은 실내복 차림으로 문밖에 나서거나 목욕 후 머리가 젖은 채로 바깥 활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한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나 노인은 추운 날 새벽 운동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아침에 오르기 때문에 새벽보다는 오후에 운동하는 게 좋다. 날이 추울수록 술과 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술을 과음하면 혈관이 팽창했다가 추운 날씨로 다시 수축하면서 혈압이 심하게 오를 수 있다. 담배를 피워도 동맥경화가 악화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한다. 여기에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추운 곳에 오래 머물다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갈 때도 신체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비만인 사람은 몸무게도 줄여야 하는데, 몸무게를 10㎏ 줄일 때마다 혈압이 5~20㎜Hg 떨어진다고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느리게 걷는 ‘젊은 사람’도 치매 위험 높다 (연구)

    [건강을 부탁해] 느리게 걷는 ‘젊은 사람’도 치매 위험 높다 (연구)

    걷는 속도를 관찰하면 알츠하이머나 치매가 본격적으로 발병하기 훨씬 이전인 청장년기에도 관련 질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 연구진은 뉴질랜드 남동해안의 항구도시인 더니든에서 같은 해에 태어난 904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관찰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나이가 45세 전후인 지난 3월까지, 정기적으로 인지능력 검사 및 걸음걸이 속도, 치매와 연관이 있는 뇌의 백질(White matter), 피질골 두께, 현관 질환 유무 등을 체크했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실험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고, 노화의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걸음 속도가 느린 사람일수록 나이가 같은 다른 실험참가자에 비해 나이가 들어보이는 외모를 가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걸음 속도가 느린 사람은 걸음 속도가 비교적 빠른 사람에 비해 폐나 치아 건강, 면연력 등이 더 낮았다. 마지막 평가기간 동안 MRI검사를 실시한 결과, 걸음이 느린 사람은 뇌의 총 부피가 적고 평균 피질 두께가 얇았으며, 뇌의 혈관과 관련된 병변인 고혈압의 발생률이 높았다. 걸음이 느린 사람일수록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노출될 위험이 높았다는 것. 연구진은 실험참가자가 3세였을 당시에 진행한 인지능력 테스트만으로도 45세가 됐을 때의 걷기 속도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3세에 인지능력이 평균보다 떨어질 경우, 45세 때 걸음 속도가 같은 연령에 비해 더 느렸다는 것이다. 보행속도는 노인 환자의 건강과 노화를 측정하는데 오랫동안 주된 자료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 대상이 노년층이 아닌 유아기와 청소년기, 중년기라는 점에서 이전 연구들과 차별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전문가들은 70대와 80대의 노인 중 걸음걸이가 유독 느린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사망시기가 이르고 치매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는 취학 전부터 중년까지의 기간을 다뤘으며, 느린 걸음 속도는 노년이 되기 전 수십 년 동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소·생선 먹고 가족 사랑하면 ‘마음의 감기’ 뚝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소·생선 먹고 가족 사랑하면 ‘마음의 감기’ 뚝

    가을이 깊어지면서 거리는 이제 곧 울긋불긋 낙엽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게 될 것입니다.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면 코트 깃을 세우고 무작정 걷고 싶어하는 ‘추남’(秋男)들도 늘어납니다. 과학자들은 남자들이 가을을 타는 것은 일조량 감소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계절성 우울증, 또는 계절성 기분 장애로 판단합니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계절이 바뀌면 회복됩니다. 우울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며 감기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심리적 상태로 생각됐던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우울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습니다. 뇌과학자, 심리학자, 의학자들이 우울증의 근본 원인과 우울증 예방법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 맥쿼리대 실험심리학과, 의과학과, 시드니통합병원, 시드니 쿠퍼스트리트클리닉 공동연구팀은 과일과 채소, 생선 중심의 식사가 단기적으로 우울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호주에 거주하는 17~35세 남녀 중 ‘우울, 불안, 스트레스 척도-21’(DASS-21) 진단에서 중상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76명을 무작위로 선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눈 뒤 3주 동안 한 그룹은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채소, 과일, 생선 중심의 건강식만 먹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평소 식단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연구팀은 식습관 실험 전후에 DASS-21과 학습능력, 기억력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채소, 과일, 생선 위주의 식사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DASS-21 점수가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학습능력과 기억력 점수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평소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 중에서는 우울증과 불안 점수가 오히려 더 높아진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또 연구팀은 3개월 후 식습관 개선 집단에 포함됐었던 33명을 추적조사했습니다. 이 중 건강한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은 7명(21%)에 불과했는데 이들에게서는 우울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관찰됐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사회학과, 캐롤라이나 인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청소년기에 긍정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들이 중년이 넘어서까지도 우울증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소아과학’ 8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만 8185명의 남녀 청소년들이 30대 후반~40대 초반이 될 때까지 장기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 간 응집력이 강하며 부모와의 갈등이 적었던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성인이 된 뒤에도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사회는 발전해 나가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사회적 분위기가 우울하고 침체돼 있다면 금세 뒤처지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 의식주를 해결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 분위기 쇄신은 물론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재력가인 척 7억 사기친 60대 징역 6년

    재력가인 척 행세하며 돈을 빌려주면 후한 보답을 하겠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6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0년쯤 알고 지내던 세신사 B씨에게 “부산에 호텔 2개를 가지고 있고 유명 스포츠용품회사 회장이던 전남편이 죽고 3000억원을 상속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 뒤 “딸이 귀신 병에 걸려 제를 지내야 하는데 당신처럼 밤낮없이 땀 흘려 힘들 게 번 돈으로 제를 올려야 효험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중년 여성 3명에게도 접근해 돈을 빌려주면 건물을 이전해 주거나 많은 이자를 부쳐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총 7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뒤 잠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난 3000억원 상속받은 호텔 사장”…7억원 사기 60대 여성 징역 6년

    “난 3000억원 상속받은 호텔 사장”…7억원 사기 60대 여성 징역 6년

    3000억원을 상속받은 재력가 행세를 하며 7억여원을 가로챈 6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알고 지내던 세신사 B씨에게 “유명 스포츠용품사 회장이던 남편이 죽고 3000억원을 상속받았다. 부산에 호텔 2개를 가지고 있다”며 접근했다. 이어 A씨는 “딸이 귀신 병에 걸려 제를 지내야 하는데 당신처럼 밤낮없이 땀 흘려 힘들게 번 돈으로 제를 올려야 효험이 있다”며 350만원을 빌리는 등 1년간 B씨에게 28차례에 걸쳐 3억46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그러나 A씨는 상속받은 돈도, 호텔도 소유하지 않아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A씨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도 재력가 행세를 하며 자영업자 등 중년 여성 3명에게 접근해 돈을 빌려주면 건물을 이전해주거나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뒤 잠적했다. 천 판사는 “피해자 4명에게 7억여원의 돈을 가로챈 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해 장기간 종적을 감춘 점, 피해 금액이 상당 부분 변상 되지 않은 점, 동종 범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제주 똥돼지‘가 남아 있을까?

    [이호준의 시간여행] ‘제주 똥돼지‘가 남아 있을까?

    살다 보면 별 중요하지도 않은 걸 가지고 입씨름을 할 때가 있다. 그날 나와 내 친구들이 그랬다. 길을 가다가 ‘제주 똥돼지’라는 간판을 건 음식점을 본 게 화근이었다. ‘제주도 직송’이라는 자랑도 붙어 있었다. 그 집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대화는 내내 “제주 토종 돼지가 남아 있다” “멸종된 지 오래다” 사이를 오갔다. 결국 여기저기 확인까지 해서 얻은 결론은 ‘토종 돼지는 더이상 없다’는 것이었다. 제주도에 가면 ‘똥돼지’가 있다는 말은 어릴 적 동네 아저씨에게 들었다. 입만 벌리면 허풍을 떤다고 해서 애나 어른이나 뻥쟁이라고 부르는 중년 사내였다. 젊어서 집을 나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닌 바람에 곳곳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들이 그의 허풍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는 했다. 그래서 ‘똥돼지’ 이야기도 그 특유의 허풍이려니 했었다. 그의 말로는 제주도에 가면 돼지가 사람 변을 먹고 산다는 것이었다. 내 고향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남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침을 튀기며 강조했다. 돼지란 녀석이 떨어진 것만 먹는 게 아니라, 뛰어올라 받아먹기 때문에 남자들의 거시기를 변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한데, 훗날 들어 보니 그가 했던 이야기가 생판 거짓은 아니었다. 제주도에는 진짜 사람의 변을 먹고 사는 돼지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뒷간을 통새 또는 통시라고 부르는데, 돼지막인 돗통과 사람의 공간인 뒷간으로 구성된다. 돗통은 돼지의 공간만큼 돌로 담장을 두르고 그 위에 지붕을 덮어 줬다. 사람이 쓰는 공간은 다른 쪽의 약간 높은 곳에 디딤돌 두 개를 놓고 높지 않은 담을 둘렀다. 바닥에는 보리나 볏짚을 깔아 주었다. 통시 안의 돼지는 먹거나 잠잘 때를 빼고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분뇨를 배설하고 짚을 다졌다. 그렇게 돼지 분뇨와 적당히 섞인 짚은 발효해서 거름이 되었다. 물론 돼지를 사람의 변으로만 키우는 것은 아니었다. 돗통 한쪽에 음식물 찌꺼기 등을 넣어주는 먹이통이 있었다. 실상은 그게 주식이었다. 돼지는 시력이 조금 떨어지는데 비해 후각과 청각이 발달해서, 오밤중에 살금살금 통시에 가도 어느 틈엔가 알아차리고 달려오고는 했다고 한다. 긴 세월 이 땅에서 민초들과 함께 살아온 재래 돼지는 오래전 만주지역에서 소형종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남하하면서 제주도까지 유입돼 토착화된 것이다. 옛날 제주도에는 뱀이 많았는데, 뱀을 잡아먹는 돼지의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서 집집마다 길렀다는 설도 있다. 제주도의 토종 돼지는 검은색 털로 덮여 있으며 얼굴이 좁고 주둥이가 길다고 한다. 또 몸집이 작고 엉덩이와 배 부분이 좁지만 가슴은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었다. 제주도 토종 돼지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종의 돼지보다 육질과 맛이 좋다는 것이다. 한번에 5~8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개량종들에 비해 성장이 느린 편이었다. 대신에 체질이 강건해서 전염병 등에 강하고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1930년대 이후 번식력이 좋고 덩치가 큰 외국 개량종들이 속속 들어오고, 또 그들이 토종 돼지와 교잡되는 바람에 순수 혈통이 점차 줄기 시작했다. 서두에서 밝힌 대로, 제주도에도 순수한 의미의 토종 돼지는 사라졌다. 단지 그 혈통이 섞여 있는 흑돼지가 남아 있을 뿐이다. 물론 이 흑돼지들도 보통 돼지처럼 사료로 사육하고 있다. 굳이 토종 돼지를 키우던 통시의 모습을 구경하고 싶다면 민속마을에 가야 한다. 그러니 ‘똥돼지’가 남아 있느니 없느니 다툴 것도 없다. 전설이나 추억 속으로 사라진 토종들이 어디 돼지뿐일까마는….
  • ‘아내의 맛’ 함소원♥진화, 中 시부모 10만평 농장 공개 ‘입이 떡’

    ‘아내의 맛’ 함소원♥진화, 中 시부모 10만평 농장 공개 ‘입이 떡’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부부 중국 시부모님의 끝이 보이지 않는 10만 평 농장이 공개된다. 오는 8일 방송되는 TV조선 ‘아내의 맛’ 67회에는 함소원, 진화 부부의 중국 마마, 파파가 오랜만에 등장한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중국 일상을 통해 변치 않는 웃음 폭발 시트콤 전개를 펼쳐낸다. 추수를 위해 중국 하얼빈 가을 별장을 찾은 중국 마마, 파파가 황금빛 대왕 옥수수로 가득 찬 만주벌판 급 옥수수밭을 배경으로 어김없이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대륙 시부모님은 금빛 물결이 넘실대는 10만 평 옥수수밭을 추수하기 위해 인부 20명을 동원한다. 더욱이 인부들은 기계도 아닌, 각자의 손에 오직 낫 하나를 들고 옥수수밭에 등장, 경이로운 대륙의 농사법을 예고한다. 이내 1인 1낫을 들고 옥수수밭 초입에 진입한 후 일사불란하게 농사 인해전술을 펼치며 10만 평 무한 옥수수 장병들을 쓰러뜨리는 모습으로 장관을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대륙 시부모님은 10만 평 추수를 끝낸 후 피로를 풀기 위해 중국 하얼빈의 숨은 명소인 6만 평에 달하는 노천 온천을 찾는다. 남다른 대륙 스케일을 자랑하며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노천 온천에 들어선 대륙 시부모님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제대로 된 신선놀음을 즐긴다. 이때 중국 대모가 정열의 빨간 수영복 원피스를 입고 나타나 주위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제작진은 “오랜만에 ‘아내의 맛’에 찾아온 대륙 시부모님은 언어는 다르지만, 한국의 어느 중년 부부와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부부들에게 200%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애정인 듯 애증 같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함소원, 진화 부부의 중국 마마, 파파의 시트콤 같은 일상이 그려질 방송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아내의 맛’은 오는 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갓난아기 딸과 27년 된 차량 맞바꾼 美여성 체포

    갓난아기 딸과 27년 된 차량 맞바꾼 美여성 체포

    미국의 40대 여성 및 중년 부부가 두 살 배기 갓난아기와 오래된 차량과 맞바꾼 사실이 발각돼 경찰에 체포됐다. 리치몬드닷컴 등 미국 현지매체의 3일 보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앨리스 린 토드(45)는 지난해 부부관계인 47세 여성과 53세 남성에게 자신의 두 살 된 딸을 건네고 90년대 초반에 생산된 플리머스 레이저 차량을 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7월 아기를 건네받은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들렀다가, 아기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병원 관계자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의료진에 따르면 아기의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고, 이유를 묻자 부부는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이후 의료진의 아기의 신상 기록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이렇다 할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의료진이 추궁하자 “입양한 아이어서 아직 기록이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병원 측의 신고로 부부는 체포됐고, 부부에게 오래된 차량 한 대를 받고 어린 친딸을 건넨 여성도 함께 체포됐다. 세 사람은 미성년자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구속됐고, 오는 21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왜 갓난아기와 차량을 맞바꾸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박한 풍경… 빈티지 감성… 문학 속 그곳

    소박한 풍경… 빈티지 감성… 문학 속 그곳

    초가을,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문학작품 속 장소’를 주제로 한국문학의 정취가 묻어나는 감성 여행지 5곳을 10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소박한 풍경 속에 소설과 시,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곳들이다.#무소유의 삶을 기억하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정 스님은 글을 통해 많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며 ‘무소유’ 등의 저서 20여권을 남겼다. 스님은 2010년 입적했지만, 그의 맑고 향기로운 흔적이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있다. 길상사는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은 김영한의 시주로 탄생한 절집이다. 창건 역사는 20년 남짓하지만, 천년 고찰 못지않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김영한과 시인 백석의 이야기 역시 길상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길상사와 함께 문학 이야기를 나눌 여행지가 주변에 많다. ‘님의 침묵’을 쓴 만해 한용운이 거주한 심우장,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로 잘 알려진 최순우 가옥, ‘문장 강화’를 쓴 상허 이태준의 집도 가깝다. 이태준 가옥은 ‘수연산방’으로 바뀌어 향긋한 차 한 잔 나누기 좋다.#전철로 닿는 이야기 마을 ‘춘천 김유정문학촌’ 김유정문학촌은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곳이다. ‘봄.봄’ ‘동백꽃’ 등을 쓴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에 조성됐다. 김유정 생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김유정기념전시관,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설을 갖춘 김유정이야기집 등이 있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생가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등 독특한 이름의 실레이야기길 열여섯 마당을 따라 도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의 김유정역은 빈티지 느낌 가득한 SNS 명소다. 푸른 강물 위를 걷는 소양강스카이워크, 춘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구봉산전망대 카페거리도 놓치기 아깝다. 아이와 함께라면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을 빼먹지 말 것. 실내와 실외로 구성된 키즈 파크인데, 춘천시가 운영해 가격까지 착하다.#옛 고향길의 향수 ‘옥천 정지용문학관’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 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이 노래 덕분에 정지용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시인’ 반열에 올라섰고, 잊히고 사라진 고향 풍경이 우리 마음속에 다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충북 옥천의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정지용의 시를 테마로 꾸민 장계국민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지용의 시와 수려한 강변 풍광이 어우러져 낙후된 관광지가 독특한 명소가 됐다. 금강이 만든 기암절벽 부소담악, 옥천 일대 조망이 일품인 용암사도 둘러보자.#눈물 닦아 줄 아름다움 ‘순천 선암사·순천만’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정호승의 시 ‘선암사’ 첫 행이다. 1999년에 나온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 수록됐다. 그가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줄 것”이라며 “실컷 울라”고 말한 장소는 전남 순천의 선암사 해우소다. 편백과 대숲을 지나 만나는 송광사 불일암도 문학의 향기가 짙다. 법정 스님이 1975년부터 1992년까지 기거하며 대표작 ‘무소유’ 등의 글을 쓴 곳이다. 순천만습지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 속 ‘무진’이다. 일상과 이상, 현실과 동경의 경계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가까이 순천문학관이 있어 그의 문학 세계를 살펴보기 좋다. 순천만습지에서 와온해변이 멀지 않다. 박완서 작가가 봄꽃보다 아름답다 한 개펄이 있다. 선암사 초입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나 순천역 근처 조곡동 철도문화마을도 여행길에 들러볼 만하다.#가난 속 피워낸 따뜻함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권정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생전에 머무른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민 곳이다. 선생의 유품과 작품, 가난 속에서도 따뜻한 글을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 있다. 2007년 세상을 떠난 권정생 선생은 ‘좋은 동화 한 편은 백 번 설교보다 낫다’는 평소 신념을 이곳에 고스란히 남겼다. 1층 전시실에는 단편 동화 ‘강아지 똥’ 초판본, 일기장과 유언장 등이 전시됐다. 인근 조탑마을에는 선생이 종지기로 일한 일직교회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 간 작은 집이 있다. 문향(文香)이 깃든 병산서원과 도산서원, 고산정, 농암종택 등도 가을 여행의 운치를 더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베트남 현지서 본 ‘결혼 이주민 수난사’ 1980년대 후반 우리 정부가 농촌의 인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장려하기 시작한 이후 베트남은 가장 적극적인 상대국이었다. 결혼을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인구는 2000년 이후 모두 10만여명. 껀터, 하이퐁 등 주로 가난한 농촌 및 도시 외곽의 어린 여성들이 왔다. 이후 30여년간 많은 이주여성이 ‘코리안드림’을 이뤘지만 적지 않은 여성에겐 악몽으로 끝났다. 남편과 시댁의 홀대와 차별, 학대 등을 견디다 못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빈곤과 사회적 낙인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풀이되는 이주여성 수난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결혼 이주여성들이 결혼 전후 겪은 속 깊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베트남에서 이주혼이 가장 활발한 메콩델타 지역을 찾았다. 결혼 피해 여성 4명과 가족을 한국인과 결혼시킨 당사자 1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가난 싫어 택한 황금빛 ‘코리안 웨딩’ “따님이 국제결혼해 한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맞나요?”(기자) “아니, 우리 집 딸들은 둘 다 대만으로 갔고 한국은 저기 건너편 집에 가 봐요.”(베트남 껀터 주민) 지난달 13일 베트남 남부 껀터시의 화디엔 마을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기자가 국제결혼 여부를 묻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동네에서 국제결혼은 흔한 일이다. 도심에서 차로 달려 50여분 떨어진 곳, 흙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 마을이었다. 결혼이주민 자녀가 있는 가족을 수소문하니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딸을 타국에 시집보냈다고 했다. 껀터 인구는 이 나라 전체의 2.5%(112만명)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결혼이민자 가운데 6분의1이 껀터 출신이다. 이곳에 국제결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이다. 브로커들이 알음알음 들어와 한국이 ‘잘사는 나라’라며 풍요로운 삶을 미끼로 홍보했다. 최근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한류 열풍이 코리안드림을 부추긴다. 껀터 안빙 시장에서 만난 응웬쭝응히아(60)는 “10년 전 국제결혼을 해 떠났던 동네 사람이 한국에서 돌아와 2층짜리 집을 짓는 걸 보고 환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응히아의 가까운 친척 중 5명이 한국, 대만 등으로 떠났다. 그는 “조카 한 명이 한국에 잘 정착해 최근에 자기 엄마를 한국으로 모셔 갔다”며 흐뭇해했다. 이 마을에는 이따금 결혼 중개업자가 찾아와 ‘영업’을 한다. 이들의 설명을 듣고 국제결혼을 결심하면 혼인 계약은 초고속으로 성사된다. 지난해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에서 결혼이민예정 현지사전교육 참가자 16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입국 전 남편을 만난 횟수는 70%가 1~2회, 21%가 3~4회라고 답했다. 배우자와의 평균 연령 차는 19.5세로 여성 23.5세, 남성 43세였다.이곳 사람들에게 중개 국제결혼은 꼭 딸을 팔아 돈을 버는 행위는 아니다. 국제결혼 때 남성 측이 여성의 가족에게 100만~300만원을 건네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끼리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쪽에 주는 결혼지참금과 비교해 그리 많은 돈은 아니다. 한 주민은 “브로커들이 영업할 때 가족에게 돈을 약속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받는 일은 별로 없다”면서 “가족들도 결혼이 성사되면 굳이 더 요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은 가난한 친정이 마음에 걸려 남편에게 용돈을 부탁해 송금하기도 한다. 부모들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딸의 ‘더 나은 삶’이다. 호티란(48)은 “일자리가 없는 껀터에서 가난을 물려받아 사는 것보다는 훨씬 잘살고 세련된 나라로 자식을 보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세 딸을 모두 국제결혼시킨 팜티프언투(61)는 2년 전 막내딸을 한국으로 보냈다. 딸은 25세, 사위는 40세였다. “종종 들려오는 나쁜 뉴스가 있지만, 딸은 한국에 잘 정착해 종종 화상통화를 걸어온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딸을 한국으로 보냈던 동네의 한 부부는 얼마 전 한국으로 떠났다. 딸이 한국에서 자리를 잘 잡아 부모를 아예 모시기로 했단다. 그는 “그런 것까진 바라지 않고, 그저 딸이 좋은 데서 잘살았으면 한다”며 웃었다.# 결혼이주자를 보는 복잡한 속내 주민들은 한국으로의 이주 결혼을 좋게 말했지만, 사실 그 속내는 복잡했다. 화려한 삶을 보장하는 듯한 이주 결혼이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착잡한 일도 벌어진다. 언니가 국제결혼을 했다는 응웬티란프엉(33)은 “사랑 없이 외국에 가서 결혼하는 여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결국 가난과 일자리 부족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언니는 외로움에 떨다 우울증까지 얻었다. 껀터 수상시장에서 만난 당반푹(46)은 “이곳에서 결혼해 외국으로 떠나는 많은 여성의 동기는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 출발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가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일 것”이라며 “이런 결혼 방식이 근본적으로는 잘못됐지만,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 (그런 선택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했던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은 베트남에서도 공분을 일으켰다. 발전한 도시인 다낭에서 만난 응웬쭝히은(40)은 “자기가 마음에 든다고 데려가 놓고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폭행 사건이 반복될수록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여성을 한국에 보낸 껀터 지역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뉴스가 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푹은 “폭행 영상을 봤지만 잘잘못을 속단할 수 없다”면서 “남자가 나쁜 사람이라면 불운한 경우이고 어쩌면 여성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 사람들은 한국에서 모두 잘산다”고 덧붙였다. 쯔엉티투튀(50)는 “솔직히 자기 자식이 잘사는지 못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무시당하고 망가진 가정에서 살고 있더라도 고향의 부모에게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자식은 드물다”며 “자존심 때문에라도 숨길 것”이라고 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가 실시한 귀환여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의 약 22%가 ‘가정폭력으로 결혼 생활이 끝났다’고 답했다. # 파경 뒤 쉽지 않은 귀환, 남은 삶도 파국 끝내 한국 생활을 정리한 베트남 여성들에게는 이후에도 고된 삶이 기다린다.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이혼 건수는 1570건(한국 가정법원 통계)이었다. 지난 10년간 1만 6840쌍이 이혼했다. 파경을 맞고도 서류상 이혼을 하지 못한 이주여성도 많다. 국제결혼 때 양국에 혼인신고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혼 건수 통계도 양국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결혼 이주가 가장 많은 껀터 지역의 법원으로부터 입수한 ‘국제결혼 이혼 건수’는 201건에 불과했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국민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우를 모두 합친 숫자인데도 한국 법원의 통계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서류상으로는 아직 이혼하지 못한 여성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법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최근 이혼율이 매우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귀환여성 응웬티지엠(38·가명)은 17살 차이가 나는 남성과 결혼했다가 2005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서류상 남편과 이혼하는 데 11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남편과 등진 상태에서 이혼 방법을 알려 줄 사람도, 한국에서 서류를 떼다 줄 사람도 없었다. 처리할 방도를 몰라 정리하지 못한 채 살다가 2016년에야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의 도움으로 이혼 절차를 밟았다. 중개 결혼 피해자 보띠링(31·가명)은 이혼까지 4년이 걸렸다. 링은 “201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한 번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혼 비자를 준비하던 중 베트남 주재 한국영사관으로부터 “남편의 소득이 기준에 못 미쳐 비자를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갈 수도 없는 한국에서 이미 링은 서류상 결혼한 여자였다. ‘법적 남편’과의 연락도 끊겼다. 2016년부터는 비자 취득을 포기하고 이혼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일방 이혼은 허가되지 않았다. 남편의 정확한 주소, 바뀐 연락처도 없는 상태에서 이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조사 결과 혼인 관계가 깨진 귀환여성 가운데 3분의1(30.1%)은 여전히 법적 혼인 상태였다. 28%만이 양국에서 법적 이혼을 끝냈고, 24.7%는 한국에서만 이혼했다. 껀터법원 당판흥 최고재판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환여성들은 남편과의 연락 두절, 서류 미흡 등으로 이혼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급기야 껀터법원은 이혼을 원하는 여성이 베트남 국영 국제방송에 이혼 의사를 밝히는 자막 광고를 낸 후 3개월 내 연락이 없으면 남편 없이 이혼 궐석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고 비용은 법원이 부담한다. 이주 결혼 경험자들은 괴로운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면 다시 빈곤에 내던져진다. 귀환여성 가운데 고향에 그대로 거주하는 인원은 절반에 불과했다. 36%는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내 타지로 이동했고, 11%는 외국으로 다시 이주 노동을 떠났다. 귀환여성의 44.1%는 수입이 10만원 미만, 32.8%는 10만~20만원 수준이었다. 20만~35만원 미만은 15.4%였다. 껀터·허우장·다낭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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