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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마음 터놓을 곳이 필요한 당신께/김희리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답답함을 넘어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는 심리 안정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더 가까이 마음치유 심리상담실’을 운영합니다. 구로동 제중요양병원 별관 지하 1층 구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 위치한 심리상담실은 보다 편안한 심리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조성된 공간입니다. 연면적 132㎡ 규모에 상담실 2개, 프로그램실, 휴게실 등을 갖췄습니다. 심리상담사, 정신건강전문요원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일대일 맞춤형 심리상담을 제공합니다. 직접 방문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전화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환자와 접촉했거나 해외에 다녀오신 후 자가격리 중인 분들도 이용할 수 있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년층을 대상으로 정서 안정과 내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마음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영화로 보는 심리 이야기 ‘내 마음의 봄’, 집단 미술 치료 ‘내 마음의 소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구로구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됩니다. 상담을 원하는 분은 전화(02-6081-2286) 또는 이메일(gurocounsel@naver.com)로 예약하면 됩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죠. 심리상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더 가까이 마음치유 상담실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hitit@seoul.co.kr
  •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

    아줌마라고 쥐꼬리 임금, 툭하면 무시… 위기 내몰린 중년의 노동

    박희숙(46·가명)씨는 롯데마트 수산 코너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 직영사원으로 일한다. 중년에 기술 없이도, 집 근처에서, 정년까지 보장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마트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박씨는 “주 5일·하루 7시간씩 일하고 시간당 8750원으로 계산한 월급을 받고 명절 상여금도 받지 못해 생활이 빠듯하다”며 “온종일 서서 일하고, 가끔 아줌마라며 무시하는 ‘갑질’ 손님을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처럼 많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뒤늦게 실질적 가장으로 기술 없이 맨몸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든다. 결혼·출산·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찾아온 남편의 은퇴, 불안한 노후 등이 이들을 취업전선으로 내몬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을 보면 올 3월 기준 20대 후반(68.0%)이 가장 높고, 그 뒤를 따르는 연령대는 40대 후반(66.2%)과 50대 초반(64.7%)이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은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에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결국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에 머문다. 가스검침원 김윤숙(53)씨는 15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씨는 “40~50대에게 취업문을 열어 놓은 데가 없다. 아줌마를 쓰면 임금을 안 줘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1년에 3500~5000가구를 상하반기 두번씩 방문하는데 2007년 첫 월급이 최저시급도 안 되는 97만원이었다”고 말했다. 10년 뒤 노조가 생기고서야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보이지 않는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 박씨는 이 편견을 “마트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은 못 배우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핑 바구니를 던진 중년 남성 고객도 있었다. 가격표가 진열대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말은 기본이었다. “왜 반말하느냐”는 대응에도 “관리자 불러와라”는 말만 반복하던 고객은 정작 남성 관리자를 만나니 조용히 돌아갔다. 더 서러운 건 회사의 대처다. 2년 전만 해도 회사는 “고객에게는 ‘모릅니다, 아닙니다, 없습니다’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다. ‘서비스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늘 고객 편이다. 박씨는 “진상 고객에 한 번 울고, 회사에 서운해서 두 번 우는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런 재난도 더 가혹했다. 장애아동의 수업을 돕는 특수교육 실무사인 최은경(44·가명)씨에게도 생계의 위협이 닥쳤다. 한 학기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개학이 연기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당연히 월급은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해 두 아이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인데 막막하다. 180만원 남짓인 월급도 방학 중에는 나오지 않는데, 개학 연기 상황에 학교에선 ‘당연히 못 준다’는 입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위기에 내몰기 전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돌봄 서비스 일자리에 대해 사회는 ‘집에서 하던 일이니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며 늘 저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역시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중도 탈락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중년 여성 노동이 위험하다··· 생계·인격모독·코로나19

    중년 여성 노동이 위험하다··· 생계·인격모독·코로나19

    중년 여성 노동자들의 삼중고박희숙(46·가명)씨는 롯데마트 수산 코너에서 6년째 무기계약직 직영사원으로 일한다. 중년에 기술 없이도, 집 근처에서, 정년까지 보장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마트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박씨는 “주 5일·하루 7시간씩 일하고 시간당 8750원으로 계산한 월급을 받고 명절 상여금도 받지 못해 생활이 빠듯하다”며 “온종일 서서 일하고, 가끔 아줌마라며 무시하는 ‘갑질’ 손님을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처럼 많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뒤늦게 실질적 가장으로 기술 없이 맨몸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든다. 결혼·출산·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찾아온 남편의 은퇴, 불안한 노후 등이 이들을 취업전선으로 내몬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을 보면 올 3월 기준 20대 후반(68.0%)이 가장 높고, 그 뒤를 따르는 연령대는 40대 후반(66.2%)과 50대 초반(64.7%)이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은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에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들의 불안정한 현실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들이 마주한 어려움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① 고용불안정 - 선택지 없는 저임금 직장으로 내몰리다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지만 결국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에 머문다. 가스검침원 김윤숙(53)씨는 16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남편이 일자리를 잃자 “살림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김씨는 “40~50대에게 취업문을 열어 놓은 데가 없다. 아줌마를 쓰면 임금을 안 줘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지, 하루 100가구씩 1년에 3500~4000가구를 방문하는데 2007년 첫 월급이 최저시급도 안 되는 97만원이었다”고 말했다. 10년 뒤 노조가 생기고서야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돈을 받았다. ②인격모독 - 보이지 않는 편견과 싸우는 매일 박씨는 이 편견을 “마트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은 못 배우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핑 바구니를 던진 중년 남성 고객도 있었다. 가격표가 진열대에 제대로 붙어 있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말은 기본이었다. “왜 반말하느냐”는 대응에도 “관리자 불러와라”는 말만 반복하던 고객은 정작 남성 관리자를 만나니 조용히 돌아갔다. 더 서러운 건 회사의 대처다. 2년 전만 해도 회사는 “고객에게는 ‘모릅니다, 아닙니다, 없습니다’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가르쳤다. ‘서비스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늘 고객 편이다. 박씨는 “진상 고객에 한 번 울고, 회사에 서운해서 두 번 우는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③코로나19 - 약자에게 가혹한 재난 갑작스런 재난도 더 가혹했다. 장애아동의 수업을 돕는 특수교육 실무사인 최은경(44·가명)씨에게도 생계의 위협이 닥쳤다. 한 학기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개학이 연기돼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당연히 월급은 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해 두 아이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인데 막막하다. 180만원 남짓인 월급도 방학 중에는 나오지 않는데, 개학 연기 상황에 학교에선 ‘당연히 못 준다’는 입장”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위기에 내몰기 전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돌봄 서비스 일자리에 대해 사회는 ‘집에서 하던 일이니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며 늘 저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역시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중도 탈락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중년 여성 노동자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만기적금 1천만원, 어려운 이웃에…” 봉투 놓고 사라져

    “만기적금 1천만원, 어려운 이웃에…” 봉투 놓고 사라져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만기적금 1000만원을 두고 사라졌다. 경남 거제시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시청 1층 민원실에 한 중년 남성이 금융기관 봉투를 놓고 사라졌다. 이를 발견한 공무원이 봉투를 열어보니 5만원짜리 지폐 200장과 컴퓨터로 출력한 편지 1장이 들어 있었다. 이 시민은 편지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민들이 IMF 때보다 더 힘든 날을 보내는 것 같다”며 “마침 오늘 적금 만기일이라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소외계층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기부한다”고 적었다. 그는 “조금 더 여유롭고 조금 더 가진 분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다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 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거제시는 1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젊어 보이게 해주세요”… 성형 시술소 찾는 ‘실리콘밸리 해고 1순위’ 중년들

    “젊어 보이게 해주세요”… 성형 시술소 찾는 ‘실리콘밸리 해고 1순위’ 중년들

    스타트업 65% “9월 넘기기 어려울 것” 젊은 직원들 해고에 40대 ‘퇴물’ 취급 업계 관계자 “생존 위해 성형외과 찾아”코로나19의 쓰나미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말이 좋아 세대교체지, 사실은 엄청난 감원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평균 정년은 40세다. 따라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실리콘밸리에 젊은 백수들이 넘쳐 나면서 중년 직장인들이 감원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고 머큐리뉴스 등 지역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실리콘밸리 IT 스타트업의 65%가 오는 9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0%가 4월, 31%가 6월, 24%가 9월까지 지금의 경제 셧다운이 이어진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중에서 21%는 2021년 3월이 한계이며, 1년 이상 생존할 여력이 있는 스타트업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실리콘밸리가 자랑하던 IT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약속된 투자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벤처캐피탈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구두나 문서로 자금 유치를 약속받은 IT 기업의 대부분이 투자 취소와 동결, 지연 등으로 보유한 자금이 바닥났다. 따라서 이들 스타트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인력 감원에 나서고 있다.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전체 5%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 중 절반 가까운 49%가 직원 20%를 해고했고 ‘모든 직원을 해고한’ 기업도 12%에 달했다. 젊고 유능한 IT 전문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40세가 넘으면 ‘퇴물’ 취급을 당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직원 평균 연령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봉 전문 분석업체인 ‘페이스케일’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의 평균 연령은 28세다. ‘젊은 직원들이 더 똑똑하다’는 소신을 가진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회사를 젊은 직원들로 채우고 있다. 올해 36살인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선 ‘노땅’ 축에 속한다. 구글과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의 직원 평균 연령은 각각 30세와 31세다. 특히 구글에선 마흔 살만 넘겨도 그레이글러(Greygler·노인을 뜻하는 그레이와 구글의 직원인 구글러의 합성어)라고 불린다. 사실 마흔 넘긴 직원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코로나19로 실리콘밸리의 IT 기업 직원의 평균 연령이 더욱 낮아지면서 40대의 ‘노땅’ 직원들은 젊게 보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퇴물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 보톡스 주사나 얼굴 반점 등을 제거하는 레이저시술, 눈가나 목 주름을 없애는 리프팅시술 등을 받는 40대 중년 남성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 중 30% 이상이 IT 기업에 다니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성”이라면서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35세가 넘으면서 찍힌 ‘퇴물’ 낙인을 피하기 위해 중년 직장인들이 몸부림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리콘밸리의 중년 직장인들이 해고 1순위에 오르고 있다”면서 “그래서 중년 직장인들은 허영심이 아닌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한 생존의 방편으로 성형 시술소를 찾는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이민자 급증으로 젊어지는 스페인, 지난해 인구 역대 최다 기록

    [여기는 남미] 이민자 급증으로 젊어지는 스페인, 지난해 인구 역대 최다 기록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스페인 인구가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스페인 국립통계연구소(INE)의 2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스페인의 인구는 4740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찍었다. 지난해 스페인 인구 4694만 명보다 46만 명 늘어난 수치다. 인구가 늘어난 데는 이민자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스페인에 삶의 둥지를 튼 이민자는 40만5048명이었다. 스페인에 살고 있는 이민자는 모두 540만 명으로 불어났다. INE는 "신생아 출생에 따른 스페인 인구증가율은 0.04%에 불과했던 반면 이민자는 2007년 이후 최고폭인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며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 비율이 11.4%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 비율은 2013년 이후 최고로 높아졌다. 스페인의 이민자를 국적별로 분류하면 모로코 출신이 86만454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루마니아(66만5598명), 영국(26만2123명), 콜롬비아(25만1610명), 베네수엘라(18만8735명) 순이다. 그러나 지난해 증가율만 보면 중남미 출신의 이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스페인에 정착한 베네수엘라 출신은 5만959명으로 전년 대비 37.7% 증가했다. 콜롬비아(6만5877명, 31.9% 증가), 페루(2만2409명, 26.6% 증가) 등이었다. 스페인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는 대체로 젊은 편이다. INE에 따르면 중남미 출신 이민자의 평균 연령은 36.2세로 스페인 국민의 평균 연령 44.5세보다 훨씬 낮다. 중남미 출신 전체 이민자의 절반이 넘는 54.8%가 16~44세 사이로 젊은 탓이다. 반면 유럽연합(EU) 출신 이민자의 평균 연령은 영국인(53.6세), 독일인(49.2세), 프랑스인(42,5세) 등으로 중년이었다. 16~44세 스페인 국민은 전체의 33.6%였다. '늙은 스페인'이 중남미 출신 이민자 덕에 젊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성별로 보면 스페인 전체 인구 중 남자는 2324만, 여자는 2418만 명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많았다. 사진=라레푸블리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안방에서 인생2막 공부·설계’, 경남도 퇴직자 온라인강좌 개설

    ‘안방에서 인생2막 공부·설계’, 경남도 퇴직자 온라인강좌 개설

    경남도는 코로나19 여파로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집합교육형 ‘신중년 퇴직(예정)자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24일부터 온라인 강좌로 개편해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도는 경기 불황 등으로 조기 퇴직한 신중년 세대가 새로운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난해 3월 문을 연 ‘경남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통해 ‘신중년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집합교육으로 운영하던 신중년 생애설계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중단했다. 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되면서 신중년 세대 조기퇴직도 늘어나 이들의 재취업이나 창업 등에 기초가 되는 ‘생애설계 프로그램’ 운영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도민 안전을 지키면서 시기에 맞는 ‘생애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중년 온라인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온라인으로 생애설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 채널도 개설해 운영한다. 온라인 강좌는 재취업 및 은퇴설계에 관심이 있는 도내 만 40세 이상 신중년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강좌는 ●생애계획 수립, ●재취업·창업, ●다양한 일자리의 이해, ●귀농·귀촌, ●이미지메이킹 등의 주제로 18개 무료강좌가 진행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똑똑 우리말] 재원(才媛)의 성별/오명숙 어문부장

    3년 만에 팬텀싱어가 돌아왔다.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 결성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즌 3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기대 이상이다. 덕분에 금요일 밤이 즐겁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심사위원들의 고충이 이해되고도 남는다. 지난주 금요일 밤 2회 방송에서 한 심사위원이 노래를 마친 참가자에게 ‘재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평소 무심코 사용하는 말 중 성별을 구별해서 써야 하는 말들이 있다. ‘재원’(才媛)이 이에 해당한다. 재원은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뜻하므로 남성을 가리키는 말로는 적당하지 않다. ‘그 댁 따님은 소문난 재원이다’ 또는 ‘○○○씨의 예비 신부는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다’처럼 쓰인다. 요즘엔 주로 결혼식에서 신부를 소개하는 말로 많이 사용된다. ‘재원’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만 쓰이는 표현으로는 ‘묘령’(妙齡)이 있다. 묘령은 흔히 ‘묘’(妙)를 ‘기이하다’ ‘색다르다’ 등으로 해석해 ‘정체를 알 수 없는’,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뜻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에서 묘는 ‘예쁘다’, ‘젊다’는 뜻으로 묘령은 ‘스무 살 안팎의 여자 나이’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 중년 여성이나 남성에게 ‘묘령’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건 맞지 않다. 묘령과 비슷한 뜻의 방년(芳年)도 이십 세 전후의 한창 젊은 꽃다운 나이를 말한다. 스무 살 안팎의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는 묘랑(妙郞)이 있다. oms30@seoul.co.kr
  •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나는 그녀의 눈을 유심히 살폈다. 장난기 섞인 유쾌함이 미간을 스쳐 지나갔다. “아! 서울에 사시나 보네요. 척 보니까 알겠어요.” 이 희귀한 도도새는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 도시에서 제일 좋은 호텔을 알려 주세요. 중국 상하이를 떠나기 전 서울 숙소를 알아보는 걸 깜박했거든요.” “그러죠. 부인, 여기선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서대문 정거장 근처에 내 친구 루이가 운영하는 ‘애스터하우스’라는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건물터)이 있어요. 거기가 아니면 일본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주무셔야 하는데…외국인이 묵기에는 좀 불편하죠. 마침 제가 루이의 호텔로 가는 길인데, 괜찮으시다면…” “네, 좋습니다. 거기서 잘게요.” 그녀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나는 인력거 세 대를 불렀다. 한 대에는 이방인이 들고 온 짐을 실었고 다른 한 대에는 그녀가 탔다. 나는 마지막 인력거에 타고 길을 안내했다. 호텔로 가면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모험을 상상했다. ‘내가 이 손님을 루이의 호텔에 있는 바에 데려가면 친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앞서 1905년에 만난 묘령의 여인(이 소설을 쓴 로버트 웰스 리치가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첫 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러시아 스파이)은 호텔에 도착한 지 3시간도 되지 않아 그 소식이 시내에 모두 퍼져 나갔다. 서울은 이렇게 모든 소문이 빠르게 번지는 곳이었다. 지금 이 중년 여성은 멸망을 눈 앞에 둔 대한제국의 수도로 찾아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분명 그녀는 새로 부임한 선교사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선교회 본부(현 광화문 동화면세점 감리교 본부 빌딩)부터 찾아갔을 테니까. 그런데 관광객도 아니었다. 서울은 외국인들이 뭔가를 구경하러 오는 도시가 아니다. 설사 이곳에 오더라도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일본인 요리사를 따라 10명 안팎이 함께 다닐 뿐 혼자 다니지는 않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도시를 찾아 온 신비한 여성은 도시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젊음의 흔적이 사라진 얼굴을 화장으로 메웠지만 눈에서만큼은 청년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생각해보니 저다지도 깊고 인상적인 눈을 한 번 본 적이 있기는 하다. 1905년 가을 어느 날에 말이다. (번역자주: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서 을사늑약 체결 직전 러시아 여성 스파이가 조선을 구하려고 나섰던 에피소드가 일어난 때를 뜻합니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보석에서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듯 이 여인의 눈동자도 그랬다. 새의 깃털을 단 스코트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쟈켓과 예스런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다. 젊음의 매력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얼굴에서는 자수정 같은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호텔로 들어서자 익살맞은 프랑스인 주인 루이(Looie·이 시기 호텔을 운영한 프랑스인 L.Martin의 실제 이름으로 추정)가 우리를 안내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투숙 등록부를 작성하게 도우며 나를 힐끗 쳐다봤다. 미지의 여인을 데려 온 것에 대한 신기함과 눈에 확 띄는 벽안의 여인을 이리로 데려와 일본 경찰의 감시를 자초한 것에 대한 힐난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녀가 둔탁한 영어로 숙박비 협상을 시작했다. 이 호텔에 얼마나 묵을지 정하지 않았다며 장기투숙 여부는 여기서 편안한 서비스를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세계여행을 많이 해 본 사람입니다. 이 호텔이 값어치를 하는 곳인지 아닌지는 하루만 있어봐도 알 수 있죠.” 이 영국인은 등록부에 자신의 신상명세를 기록하며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며 객실로 안내했다. 사장이 직접 투숙객을 데려가자 조선인 벨보이들이 당황하며 여인을 뒤따랐다. 루이가 카운터로 돌아오자마자 등록부부터 열어봤다. 그녀가 뭐라고 썼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황제의 옥새’는 5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베이비부머의 귀향이 일자리 창출 해법 될까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베이비부머의 귀향이 일자리 창출 해법 될까

    최근 고교 동창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라는 명찰을 떼어내면 정말이지 할 수 있는 게 없는 터라 씁쓸해졌습니다. 1955~1964년 태어난 이들을 ‘베이비부머’, 이어 1974년생까지를 ‘신중년’이라 합니다. 이 시기에 출생한 인구는 무려 1680만명, 전체 인구의 3분의1입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의 신작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개마고원)는 이런 베이비부머와 신중년을 향한 경고이자 조언입니다. 65세가 넘어도 일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현재 베이비부머와 신중년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대도시는 청년들에게 적합한 터전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방 도시에 중장년과 노년층이 인생 2막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아질 것이라 강조합니다.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이 모인다면 고향이 새로운 커뮤니티를 꾸리는 기회가 된다고도 합니다. 물론, 귀촌을 꺼리는 이유인 의료 시스템과 문화 커뮤니티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정책도 제시합니다.‘신중년이 온다’(창해)는 1968~1976년 출생자들을 ‘100만 세대’라 부르면서 인생 이모작에 관한 조언을 합니다. 저자는 지금의 나이보다 20년 젊다 생각하고 여러 도전을 이어가라 말합니다. 또 지자체들이 예전에는 청년들이 내려올 것을 희망했지만 요새는 신중년의 귀촌을 더 반긴다고도 설명합니다. 귀촌에 관한 정보를 비롯해 인생 이모작을 위한 평생 커뮤니티 만들기, 여행 유전자 기르기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기자 출신으로 공무원을 거친 저자가 자기 인생을 풀어내느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나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재택근무가 늘었습니다. 회사에 나가지 않는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볼 적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gjkim@seoul.co.kr
  • 2만석 공연장 품고 문화도시 변신… 동북권 거점 꿈꾸는 도봉

    2만석 공연장 품고 문화도시 변신… 동북권 거점 꿈꾸는 도봉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음악시장이자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케이팝의 본고장이다. 하지만 국내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없어 유명 대중 가수들이 체육시설에서 공연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 주기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2023년이 되면 더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될 서울아레나가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 5만 149㎡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서울 변두리’로 불리던 도봉구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2만석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 건립되는 것이다.서울아레나를 필두로 도봉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중심 문화도시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아레나 건립에 멈추지 않고 도봉구는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과 경제적 파급력을 극대화하고자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아레나 건립은 서울시와 도봉구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서울아레나는 시유지에 민간자본 3932억원을 투입해 2만석에 달하는 대형 공연장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더불어 중형 공연장(2000석), 대중음악지원시설, 영화관(8개관), 부대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레나 공연장은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관객이 무대를 둘러싸는 원형 실내공연장 형태에 최첨단 무대장치와 음향시설을 갖춘 1만~2만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다. 왜 도봉구는 문화를 택했을까. 도봉구는 서울시 평균 고용률 43.9%의 3분의1 수준인 17.1%에 불과할 정도로 고용률이 낮지만 지역 여건상 대기업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도시 활력을 증진하기 위한 지역발전전략을 고민한 끝에 문화를 선택하게 됐다.2012년 도봉구가 아레나 건립을 서울시에 공식 제안한 이후 서울시가 2015년 2월 서울아레나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2015년 11월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사업제안서가 3년 만인 2018년 12월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서울아레나는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며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앞서 구는 사업부지에 있는 창동운동장 체육시설을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인근 다락원 체육공원으로 이전하고 남은 체육시설의 철거를 완료하는 등 본격적인 착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한 주요 운영자인 카카오가 음악산업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카오톡 등 다양한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서울아레나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의 또 하나의 과제는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다. 서울아레나 건립과 더불어 파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300여개의 문화기업들과 인력을 수용하기 위해 49층 높이, 총건축비 3610억원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첫 삽을 떴으며 2023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도봉구 관계자는 “완공 시 창업·상용화·소비가 연계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는 지하철 1·4호선과 향후 GTX-C가 환승하는 창동역 역세권 부지에 연면적 14만 3551㎡ 규모로 지상 16층의 문화창업시설과 지상 49층의 오피스텔이 서로 연결된 형태로 건립된다. 문화창업시설에는 창업 엑셀러레이팅 공간(약 2500명 수용)과 문화 창업 오피스 약 300개가 들어선다. 창업 엑셀러레이팅 공간은 올해 9월에 완공되는 ‘동북권 창업센터’와 동북권 15개 대학의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유입,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또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의 마중물 사업으로 추진되는 동북권 세대융합형 복합시설은 올해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업비 486억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만 7744㎡ 규모다. 앞으로 10년간 420여개의 창업기업 육성, 2100여명의 고용유발효과를 통해 동북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설은 창동역 환승주차장 북쪽에 위치해 지열, 태양광 등을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로 조성될 뿐 아니라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장애 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는 동북권 창업센터, 청년창업가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청년주택(48실), 신중년의 맞춤형 일자리와 창업을 지원하는 50+북부캠퍼스 등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울아레나 주변에 307억원 규모의 국내 최초 로봇과학관이 올해 말 착공될 예정이다. 로봇과학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청소년들이 로봇산업, 인공지능, 가상 및 증강현실 등 최신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로봇과학관 우측에는 서울사진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건물은 지난달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과 감염병, 람세스 2세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투탕카멘과 감염병, 람세스 2세

    감염병은 언제나 문명에 영향을 끼쳐 왔다. 인구집단 전체에 타격을 줌으로써, 때로는 중요한 인물을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역사의 궤적이 바뀐 경우가 드물지 않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관련 사례들이 확인되는데, 후자의 경우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의 죽음이 특히 유명하다. 기원전 332년 이집트를 정복한 알렉산드로스는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페르시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자신의 제국을 완성했다. 그러나 그는 그 직후 32세의 나이로 요절한다. 그의 사망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들이 있지만, 현재는 기록돼 있는 병세를 근거로 죽음의 원인을 말라리아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가 사망한 이후 제국은 4개의 정치체로 분열됐다. 그 과정에서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장악하게 되고, 이후 이집트에는 그리스 계통의 왕조가 들어선다. 클레오파트라는 바로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말라리아가 아니었다면 클레오파트라라는 그리스계 여성이 이집트에서 파라오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말라리아는 이보다도 훨씬 더 이른 시기에 이미 한번 이집트 역사의 궤적을 바꿔 놓았다. 기원전 1334년에 왕위에 오른 투탕카멘은 생전에는 영향력이 큰 파라오가 아니었다. 그러나 1922년 도굴되지 않은 그의 무덤이 발굴되면서 그는 현대인들에게는 가장 유명한 파라오가 될 수 있었다. 투탕카멘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가 살던 시대는 엄청난 격변기였다. 그의 아버지였던 아케나텐은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종교 개혁’을 시도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아케나텐의 죽음과 동시에 이집트에서는 원상 회복의 노력이 일어났고, 모든 것이 곧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다.투탕카멘은 매우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던 만큼 그 시기 복고 세력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그는 18세쯤 사망했다. 아주 이른 죽음이었고 시신에서 두개골 손상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에 그가 암살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10년에 이루어진 시신에 대한 정밀 조사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해 준다. 이 조사에 따르면 두개골의 손상은 미라 제작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크고, 그는 마차 사고로 복합 골절상을 입었으며, 이 사고로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던 것 같고, 이른 나이에 사망했기 때문에 투탕카멘은 후사를 남기지도 못했다. 결국 궁정의 유력자였던 아이라는 인물이 왕위를 계승했다. 그는 당시 이미 고령이었기에 왕위에 오른 지 4년 만에 사망한다. 아이에게도 역시 후사가 없어 군인 출신의 유력자 호렘헤브가 뒤이어 왕위에 올랐다. 그는 중년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던 만큼 15년 가까이 이집트를 통치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후사는 없었기 때문에 왕위는 다시 그의 부하였던 람세스라는 인물에게 넘어갔다. 그가 바로 ‘람세스 대왕’이라 일컬어지기도 하는 람세스 2세의 할아버지이다. 할아버지가 왕위에 즉위했던 기원전 1292년에 람세스 2세는 열 살 정도의 소년이었을 것이다. 즉 람세스 2세는 애초에는 왕가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유년기를 왕자로 보내지도 않았다. 이미 고령이었던 람세스 1세는 2년가량 왕위에 있다가 사망하고, 그 뒤를 세티 1세가 이어 12년가량 재위했다. 그리고 기원전 1279년, 20대 중반이 된 람세스 2세가 드디어 파라오가 된다. 이후 그는 66년가량 왕위에 머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온 땅을 주물렀다’라는 말까지 남긴 그이지만, 그가 태어나기 약 20년 전 투탕카멘이 감염병에 걸려 후사도 남기지 못하고 사망하지 않았다면, 그는 파라오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회는 ‘국박에서 만난 이집트 유물(하)’을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국립중앙박물관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간 만큼 다른 내용으로 대신합니다. 이 엄혹한 시기에 서울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건강과 치료를 담당하는 세르케트 여신(전갈의 여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황교안 “이 정부 테러할지 몰라”… 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 정당”

    황교안 “이 정부 테러할지 몰라”… 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 정당”

    악재 겹친 통합당 역전 카드 ‘미궁’ ‘n번방’ 폭로 예고 역풍 우려 함구령 與 “네거티브 공세 대비 경계 철저”4·15 총선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애초 주목받았던 코로나19와 ‘조국 사태’ 등 이슈는 힘을 못 쓰는 반면, 막말·네거티브 이슈가 판을 흔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힘들어진 이번 선거에서 우세를 점한 여당이 ‘굳히기’에 들어간 사이 마음 급한 야당이 잇단 막말로 무리수를 두면서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유세에서 같은 당 오세훈(서울 광진을) 후보 유세 현장에 중년 남성이 흉기를 들고 접근한 사건을 거론하며 “이 정부는 자기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통합당 후보에 대한 테러의 배후에 마치 더불어민주당이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12일 경기 용인 수지구청역 앞 지원 유세에서 “막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던 지도자도 막말을 했다”며 “국민이 그 집단을 몽땅 혼내 주는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경기 시흥 지원 유세에서 “(통합당은) 국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정당, 쓰레기 같은 정당, 쓰레기 같은 정치인”이라며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야 한다”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이 막판 판세를 뒤집기 위해 네거티브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 방어’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예방주사를 놨다’고 보고 있지만 네거티브 폭로 등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는 끝까지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합당은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 김대호(서울 관악갑) 전 후보의 막말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경기 수원 영동시장 앞 지원 유세에서 “최근 선거 양상을 보면 조국이라는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며 “‘조국 바이러스’를 뽑아내야 한다. 이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된 사람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n번방 사태 폭로설’과 관련해 “확신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준다”고 경고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민주, 이번엔 황교안 “이 정부, 테러할 지 몰라” 발언 십자포화

    민주, 이번엔 황교안 “이 정부, 테러할 지 몰라” 발언 십자포화

    이낙연 “막말 계속하면 몽땅 혼내줄 수 밖에”현근택 “황 대표, 국회의원 자격 없다” 맹비난더불어민주당은 12일 4·15 총선 유세에서 전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을 ‘막말’로 규정짓고 비판에 집중했다. 황 대표는 전날 대학로 유세에서 같은 당 오세훈(서울 광진을) 유세 현장에 중년 남성이 흉기를 들고 접근한 사건을 거론하며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정춘숙 후보(경기 용인병) 지원유세에서 통합당을 겨냥해 “막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던 지도자도 막말을 했다”며 “위부터 아래까지 막말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그 집단을 몽땅 혼내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한 사람이 막말을 하니 제명을 하고, 또 다른 사람이 막말을 하니까 제명을 한다고 했다가 탈당 권유를 했다. 탈당을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언급하며 김대호·차명진 통합당 후보 논란을 거론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에서 “공당의 대표가 앞장서서 가짜뉴스로 총선용 공작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근거 없는 ‘정부 테러’ 주장으로 공포심을 선동하는 황 대표는 대권주자는 커녕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고 맹비난했다.현 대변인은 또 “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민주당 김상희 후보(경기 부천시병) 현수막을 두고 ‘지가 먼저 나서서 ○○○ 하는 이건 뭔 시츄에이션?’이라며 막말을 반복했다”며 “차 후보를 두 번이나 살려준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비난에 목청을 높이기 전에, 자당의 후보관리부터 잘하라”고 지적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박수현 후보(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원 유세에서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모범으로 평가를 받는데도 통합당은 지금도 ‘왜 우한 코로나라고 하지 않느냐’, ‘코로나를 갖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느냐’는 속되기 그지없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서는 “통합당은 추경안 심의를 할 때도 청개구리 같은 소리를 할 것으로 본다”며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에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걸로 몇 퍼센트니 조정하다 시간이 너무 걸려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도 통합당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홍일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코로나19 비상시기에 정부를 테러단체로 비하한 황 대표의 망언이야말로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그는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있다. 말 한마디가 재앙을 초래하는 법”이라며 “통합당이 황 대표의 가벼운 세 치 혀로 망하는 것까지 말릴 생각은 없다”고 비꼬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英 의료진 사망 넷 중 셋은 소수인종 출신, 정부 “조사하겠다”

    英 의료진 사망 넷 중 셋은 소수인종 출신, 정부 “조사하겠다”

    희한한 일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보체스터셔주 레디치스 알렉산드라 병원의 간호사 줄리 오마르(52)가 코로나19 증상으로 숨짐으로써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코로나19 관련 희생자는 19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NHS 종사자가 10명 희생될 때까지 모두가 소수 인종 배경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긴다. 전체적으로는 적어도 14명이 소수 인종 출신으로 보인다. 영국의사협회(BMA)가 왜 이래야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BBC가 전했다. 2011년 인구 조사 결과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소수 인종 배경을 지닌 이들은 14%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립 집중치료 감사 및 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중환자 3000여명 가운데 34%가 흑인, 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 출신이라고 방송은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수단 혈통으로 가족도 모두 영국에서 살고 있는 아딜 엘타야르(63)가 맨먼저 세상을 떠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단에서 일했으며 런던의 세인트 마리,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모두 근무했다. NHS에서 11년을 근무하다 조국으로 돌아가 장기이식 프로그램을 만들고 2015년 영국으로 돌아와 대체 수술의로 헌신했다. 사흘 뒤 역시 수단 혈통인 암게드 엘하우라니는 더비 앤드 버튼 대학병원의 이비인후과 상담의로 일하다 레스터의 글렌필드 병원에서 숨졌다. 런던 동부 호머턴 대학병원 비뇨기과 상담의인 인도계 압둘 마부드 초더리(53) 박사는 존슨 영국 총리에게 개인보호장비(PPE)가 부족하니 지원해달라고 간청하는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지난 8일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에드먼드 아데데지(62)도 숨을 거뒀는데 윌트셔주 스윈던의 그레이트 웨스턴 병원 응급과에서 원무 일을 대체직으로 하고 있었다. 1970년대 홍콩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앨리스 킷 탁 옹(70)은 중년 때부터 NHS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두 과와 어린이 클리닉 등에서 일하다 지난 7일 스러졌다. 같은 날 레일라니 다이릿(47)은 럭비의 세인트 크로스 병원 근무 중 의심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숨졌다. 딸 마리는 천식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끝까지 이타적이어서 본인보다 다른 이의 안전을 더 염려해 일주일 동안 자가 격리됐다가 호흡 곤란을 일으켰는데 응급의도 소생시키지 못했다. 런던 동부 다게넘의 발렌스 메디컬센터의 셰드 지샨 하이더(79) 박사는 전날 숨졌는데 딸 사미나는 부친이 50년 넘게 남을 돌보는 데 앞장섰다고 추모했다. 아리마 나스린(36)은 병원 청소부로 일하다 지난해에야 간호사 자격을 따 16년 동안 일했던 웨스트미들런드주 왈살 마노 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2일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스트번 지구 종합병원의 약사 푸자 샤르마도 늘 웃음이 많고 주위를 밝게 만드는 재주를 지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운명했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파예즈 아야체(76) 박사는 40년 넘게 서포크주 NHS에서 근무하고 은퇴한 뒤 지역 순회 주치의 일마저 한달 전에 그만 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전에 진료하던 환자들을 찾아 살피다 감염돼 지난 8일 사망했다고 딸 레일라가 전했다. 조국의 난민을 돕는 기금을 모금하는 데도 앞장 섰다. 카디프에 있는 웨일스 대학병원의 심장전문의 지텐드라 라소드(62)는 25년을 이 병원에서 근무하며 능력이 뛰어난 의사로 손꼽혔는데 지난 6일 집중치료 병상에서 스러져 운명했다. 타밀족 혈통의 안톤 세바스티안필라이 박사는 스리랑카 대학병원에서 의사 수업을 받고 런던 남부 킹스턴 병원에서 노인들 치료를 전담했다. 타밀족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책을 쓰기도 했다. 지난 4일 사망했는데 나이는 70대로만 알려졌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직병리학과 명예교수 사미 쇼우샤(79)도 지난 2일 세상을 떴는데 1978년 이후 런던 해머스미스 앤드 채링 크로스 병원에 있는 영국 암연구소에서 일했다. 알파 사두(68) 박사는 40년 가까이 NHS 산하 런던의 여러 병원에서 일하다 허트퍼드셔주 웰윈에 있는 퀸빅토리아 메모리얼병원에서 파트타임 근무하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지난달 31일 숨졌다. 아들 다니는 가족들의 권유에도 “다른 더 필요한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며 한사코 진단 받기를 거부했다면서 영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의료인들을 교육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비브 자이디(76) 박사는 47년여를 리온시에서 외과의사로 일했는데 부인과 네 자녀 모두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25일 에섹스주 사우스엔드 병원 응급실에서 생을 마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남시-가천대·동서울대·신구대·을지대, 관학협력 평생교육 ‘공동협약’

    성남시-가천대·동서울대·신구대·을지대, 관학협력 평생교육 ‘공동협약’

    경기 성남시는 가천대학교, 동서울대학교, 신구대학교, 을지대학교와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관학협력 평생교육 공동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양해각서 체결은 서면으로 진행했으며, 지난 9일 은수미 성남시장의 서명을 마지막으로 협약 체결이 완료됐다. 시는 지난 2013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아 “학습-일-복지의 평생학습 이음도시 성남”을 비전으로 시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맞춤형 평생교육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성남시 평생교육 진흥 연구·사업 ▲상생 네트워크 구축 ▲평생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운영 ▲인적·물적 인프라 지원 등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한다. 차후 양질의 대학 인프라를 잇는 ‘열린 평생교육 캠퍼스’를 통해 성남시민학교 사업을 공동 운영한다. 성남시민학교는 빅데이터, 창업기초준비, 은퇴노후설계, 생활소양 분야에 관심 있는 신중년 세대(50세~64세)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교육과정은 추후 각 대학에서 운영할 예정이며, 성남시 평생학습원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찾아볼 수 있다. 시 담당자는 “이번 관학 상생협력 네트워크 기반을 통해 시민 모두가 배움으로 각자의 삶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도록 평생학습도시 성남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전략적 선거조작·행정권 과용 쿠데타 전형 기후변화 등 대재앙 때 민주주의 무력해져 정보기술 독점해 가짜뉴스 만들어 낼 수도 ‘중년의 위기’ 맞은 민주주의 잘 다듬어가야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데이비드 런시먼 지음/최이현 옮김/아날로그/323쪽/1만 6000원 민주주의는 인류가 시도해 온 정치·사회체제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라 한다. 그 듣기 좋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는 부조리와 불평등이 난무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자주 민주주의의 위기와 실패를 들먹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런시먼 역시 위기의 민주주의를 파고든다. 책 제목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민주주의를 끝장낼 주요 원인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명확한 첫 번째 신호는 쿠데타다. 선진 민주국가에서 쿠데타는 노골적인 국가 전복 형태가 아닌, 은밀한 방식으로 발생한다. 일부 권력집단이 민주주의 제도를 제 편으로 만들어 입맛에 맞게 조종하는 형식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엘리트 집단에 의한 민의 왜곡으로 민주주의가 사실상 파괴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공약성 쿠데타와 행정권 과용, 전략적 선거조작을 쿠데타의 전형으로 꼽은 저자는 “국민들은 미숙해서가 아니라 낡아서 반응 없는 제도들에 화가 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은 이제 민주주의의 실패를 정치체제의 실패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런시먼도 ‘사회 전체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함께 파괴된다’는 입장이다. 핵전쟁이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기후변화, 생화학 테러, 살인 로봇이 민주주의 붕괴의 단초들이다. 저자는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대재앙 앞에서 민주주의는 번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1962년 미소 양국의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좋은 사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직후의 중간선거에서 보상은커녕 민주당 의석수를 잃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대신해 의사결정하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현안이 무엇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보기술을 독점하는 소수 엘리트도 민주주의를 왜곡한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기업을 떠올리면 금세 이해할 수 있다. 기술의 부당한 이용 사례로는 특정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메시지를 보내고 만들어내는 가짜뉴스를 들 수 있다. 저자는 “기술에 의해 의존하는 세상에서는 그 기술에 대해 정통한 정치꾼이 곧 왕”이라며 “컴퓨터가 인간의 반응을 유도해 내는 능력이 오용되면 민주주의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일단 이미 시도되고 있거나 과거 저명한 학자들이 제안한 것들을 챙겨 든다.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나 지식인에 의한 정치(에피스토크라시), 고도로 발전된 기술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는 중국, 러시아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필수 가치인 자유주의를 박탈한다. 지식인에 의한 정치 역시 소수에 의한 권력 집중을 부른다는 위험성을 지닌다. 결국 “예상 가능한 미지의 선택지와 비교하면 민주주의는 여전히 편안하고 친숙”해 우리는 결국 민주주의 안에 사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저자는 지금 처한 민주주의 상황을 ‘중년의 위기’라 부르면서 ‘구관이 명관’이니 민주주의를 잘 다듬어 모두 함께 잘 살아 보자고 역설한다.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미래에 도달하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퍼붓는 공격을 견뎌야 한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액자 속 가족 같은, 동네 친구 같은… 혼자 살지만 서로를 잇다

    액자 속 가족 같은, 동네 친구 같은… 혼자 살지만 서로를 잇다

    서울에서 여자 혼자 산다는 건 꽤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집을 구할 때 주변에 유흥업소나 숙박업체는 없는지, CCTV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지, 출입문은 안전한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웃에 사는 낯선 남성의 시선과 남성 수리 기사가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야 하는 탓에 불안은 시시각각 찾아든다. 그뿐이랴. 집값이 오르면 어렵사리 구한 거처를 또다시 옮겨야 한다. 한곳에 정착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처럼 늘 공중에 뜬 채 부유하는 것 같다. 이럴 때 가까운 곳에 나의 걱정과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동료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터다.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여성들이 모여 ‘은평시스터즈’라는 모임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비싼 집값 때문에 당산에서 밀려나고 마포에서 밀려나 지척에 있는 은평에 다다른 이들은 ‘미지의 세계’였던 이 동네에서 그렇게 귀중한 인연을 만났다. ‘여성 1인 가구’라는 공통점 아래 모인 이들은 때때로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나눌 수 없는 도시생활의 외로움과 나홀로 가구의 고충을 서로 털어놓곤 했다. 혼자 살지만 곳곳에 있는 동네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덕분에 비로소 내가 사는 동네임을 실감한다. 은평시스터즈는 2018년 말 은평문화재단이 마련한 여성 1인 가구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꾸린 모임이다. 공론장이 끝난 후 ‘우리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당시 20~40대 여성 20여명으로 출발했던 모임의 회원은 현재 50명으로 늘었다. 꾸준히 회원 가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탓에 잠정적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볕 좋은 날 불광천에 모여 담소를 나눌 날을 고대하고 있는 은평시스터즈의 운영진 김예진, 김은평(활동명), 김지혜씨를 만났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느슨한 관계이면서도 서로에겐 둘도 없는 버팀목인 ‘자매들’의 끈끈한 우정에 대해 들어 봤다. -각자에게 ‘은평시스터즈’는 어떤 의미인가요. 정의를 해 보자면요. 김예진 저한테는 말 그대로 ‘동네 친구들’이에요. 반상회 같은 거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내가 좀더 깊숙이 자리잡게 하는 기반 같은 존재죠. 제가 은평구로 오기 전 (영등포구) 당산에서 2년간 살았는데 그땐 제가 살고 있는 공간 자체를 별로 인식하지 못했어요. 놀고 싶으면 홍대처럼 다른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집 앞에만 나가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있고 내가 말을 건넬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죠. 김은평 은평시스터즈는 ‘내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해 주는 토양’이에요. 저는 서울이 고향이지만 어쩐지 고향이 없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항상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곳에 온 뒤 저를 보신 아빠가 저한테 ‘은평에 완전 정착했구나’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동네 친구가 있다는 건 사실 그런 의미인 거죠. 내가 무슨 일을 당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같이 슬퍼해 주고 걱정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김지혜 전 부산 사람인데 처음 은평에 왔을 때 서울이 아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서울에 왔을 때 종종 갔던 홍대에서 느낀 차가운 이미지가 아니었고 동네 사람들이 살갑더라고요. 또 은평시스터즈를 만나면서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니 든든하더라고요. 저에게 은평시스터즈는 ‘평소엔 느슨해 보여도 힘들 때 힘을 발휘하는 잘 키워 둔 코어 근육 같은 존재’예요. -은평시스터즈에 합류한 이후 혼자 살 때 느꼈던 고충을 해결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김지혜 혼자 사기엔 양이나 가격이 애매한 식자재나 생필품을 함께 구매해서 저렴하게 필요한 만큼만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그 전에는 과일이나 야채, 그 외의 식료품을 살 때 대량으로 사야만 싸게 살 수 있는 것들은 아예 구매를 포기하거나 사더라도 다 못 쓰고 버리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또 집을 수리할 때 필요한 공구를 주민센터에서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장인 특성상 주말 아니면 갈 수가 없어서 제겐 있으나마나한 서비스였어요. 은평시스터즈 회원이 되고 나서는 근처에 사는 시스터분들이 시간에 관계없이 선뜻 빌려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서로 나누면서 의지할 동지가 있어 물질적으로 많이 갖고 있지 않아도 이상할 정도로 든든한 느낌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은평시스터즈가 모여서 하는 일이 거창한 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주제로 정기 모임을 열고 때때로 일부 회원들끼리 즉석 만남인 ‘번개’를 하기도 한다. 혼자라서 할 수 없는 일들 혹은 혼자 해도 되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더 좋은 활동을 두루 하고 있다. 예컨대 수박처럼 혼자 사면 다 먹기엔 부담스러운 과일을 나누거나 비건 요리도 함께 해 먹는다. 불광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북한산에 오르고, 럭비와 클라이밍처럼 평소 접하기 힘든 운동도 함께 시도한다.-그동안 함께했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김은평 저는 단체 운동을 배워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학교 때 족구, 배구, 농구 이런 종목을 배우긴 했지만 자세만 배우고 경기를 하진 않잖아요. 지난번에 럭비를 같이 배우면서 직접 미니 게임도 해 봤는데 어지러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좋았어요. ‘남자들이 이래서 다들 축구를 하는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김지혜 은평시스터즈들이랑 동네 탐방을 했었는데 진관사랑 은평한옥마을, 사비나미술관을 함께 구경했었어요. 불광천 따라 자전거를 타다가 김밥 먹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재밌고 즐겁더라고요. 김예진 저는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다른 모임을 또다시 여는 게 좋더라고요. 예를 들면 클라이밍 모임은 그 뒤에 뜨개질 모임으로 이어지고 그분들끼리 술 모임도 하고 계속 연결되더라고요. 은평구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좋죠. 은평시스터즈의 활동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회원들은 종종 청년 관련 정책 토론회나 좌담회 등에 참석하곤 한다. 몇몇 자리에서 마주했던 1인 가구에 대한 기성 세대의 시선은 여전히 불편할 때가 많다. 한 공론장에서 마주한 남자 교수는 같은 자리에 있었던 은평시스터즈 회원들을 바라보며 “솔직히 여성 1인 가구에 중요한 건 예쁜 카페랑 케이크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 1인 가구의 삶을 보기 좋게 폄훼하는 발언이었다. 또 1인 가구는 결혼 전에 잠시 스쳐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3~4인 가족을 한 가구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현재 1인 가구 정책 중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김지혜 사람들은 저희를 1인 가구 청년이라고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잠재적으로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하죠. 어떤 사람들은 ‘쟤 비혼한다고 저러지만 나이 들고 아쉬우면 남자 찾아서 결혼할 거야’ 이런 이야기들도 쉽게 하잖아요. 김은평 국가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4평, 5평짜리 임대주택이 계속 나오는 거겠죠. 김지혜 최근에 서교동에 행복주택 공고가 떴었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방 두 개짜리는 대부분 신혼부부용이고 혼자 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건 셰어하우스뿐이더라고요. 혼자 사는 청년은 방을 여러 개 가질 권리도 없는 건가요. 1인 가구도 얼마든지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싶은데 아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아요. 김은평 1인 가구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잖아요. 각자 1인 가구가 된 이유도 성별 따라 다르고 세대별로도 다르거든요. 청년은 청년만의 이유가 있고, 중년과 노년의 이유 역시 다르고요. 그래서 하나의 1인 가구 정책만으로는 애매한데 현재 주거 정책이나 복지 정책은 가족의 생애 주기에 맞춰져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가족에 대한 기존의 생각부터 해체해야 된다고 봐요. -지역 사회나 정부에 여성 1인 가구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도 의미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예진 사실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저희의 존재를 계속 말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너희는 언젠가 결혼할 거니까’, ‘너희는 지금 불안정하고, 결혼하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시선을 버리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지정되어 있는 정책들이 좀더 포괄적으로 개인들을 포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지혜 회원 전체의 의견을 모아서 대외적인 의견을 표출한 적은 아직 없어요. 개인적으로 항상 믿고 뽑았던 정치인들이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만 봐 와서 믿음이 거의 없는 상태라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에 회의적이에요. 하지만 혼자서는 회의적일지 몰라도 시스터 여럿과 뭉쳐서 계속 작은 목소리라도 내다 보면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가지고 있습니다.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되면서 은평시스터즈의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운영진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를 대비해 어떻게 하면 동네에서 그동안 못 해 본 일들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며 궁리하는 중이다.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며 네트워크를 단단히 하는 것 말고 외부와의 접점도 넓힐 계획이다.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신지요. 김예진 올해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건 기업과 많은 대화를 해 보는 거예요. 모 기업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요리 강좌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것처럼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해서 동네 달리기 같은 러닝클럽을 한 번 열어 보고 싶어요. 여성 기업과 함께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1인 가구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기업들에 저희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요. 예를 들면 식자재가 주로 4인 가구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많이 버리게 되거든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서 1인 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획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요즘 기업들에 제안 이메일을 많이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기업 쪽에 저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기업 쪽에서도 1인 여성 가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희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모임을 잘 유지해서 이번 해에도 시스터들과 둥글둥글 이 지역에서 잘살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허위진단·고의사고…지난해 보험사기 9만명 적발

    지난해 보험 사기로 9만여명이 적발됐고 규모도 8800억원을 넘었다.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사기 적발액은 88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2015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적발 인원은 지난해 9만 2538명으로 전년 대비 16.9% 급증했다. 하루 평균 254명이 연루된 24억원대 보험 사기가 적발된 꼴이다. 불특정 다수의 보험 소비자가 상해·질병 또는 자동차 사고 등의 피해를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생계형 보험 사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인지 지능 저하로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8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등의 거액 사기도 있었다. 직업별로 회사원(18.4%)에 이어 전업주부(10.8%)와 무직·일용자(9.5%) 비율이 높았다. 보험설계사, 의료인, 자동차 정비업자 등 관련 전문종사자들의 비율은 4.2%로 낮은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 40·50대 중년층이 46.7%로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2017년 14.3%에서 지난해 18.9%로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 적발자 비율이 67.2%로, 여성 적발자(32.8%)의 2배 이상이었다. 금감원은 보험 사기를 제안받거나 보험 사기 의심사례를 알게 되면 전화나 우편, 인터넷으로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험사별 홈페이지 내 보험 사기 신고센터를 이용해도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사기관, 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보험 사기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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