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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e향기] “세종기지 30주년, 이젠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이사람 e향기] “세종기지 30주년, 이젠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정직이 힘이다’. 이는 윤호일(56) 소장이 실패를 통해 온몸의 세포로 체득한 인생철학이자, 삶의 좌우명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피치 못할 사정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사람은 잘못을 인정해 수용하느냐, 아니면 부정해 회피하느냐의 두 갈래 길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 보통 사람은 지위와 논리로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려고 한다. 그 렇지만 이것은 정직이 아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누가 봐도 ‘내 잘못이다’고 지적받았을 때 이를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정직이다. 이 같은 윤 소장의 인생 철학은 2003년 15명의 대원과 함께 세종기지 대장으로 남극을 찾았을 때의 쓰라린 아픔이 만들어 준 교훈에서 비롯됐다. 사람이 혹한의 폐쇄 환경에 놓여 살면 인간 본성의 밑바닥이 드러난다. 바로 그때 균형을 잡아주는 힘이 정직이다. 그래서 정직은 공평보다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윤 소장의 지론이다. ‘세종기지 30주년, 이제는 극지실용화 전략이다’. 우리나라 극지과학은 내년 2월 17일이면 30주년을 맞이한다. 성년을 지나 중년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인생에서 중년은 도전과 성취이다. 윤 소장이 ‘극지실용화 전략’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데는 ‘남극에서 북극으로 30년’, 도전 그 다음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극지실용화 전략은 천연자원 개발 등 미래자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를 목표로 한다.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도 담고 있다. 극지 생물 유전체와 대사체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도 물론이다. 모두 극지연구를 한 단계 더 높이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최근 캐나다와 함께 쇄빙선 아라온호를 이용해 벌이는 ‘북극해 캐나다 연안 수역에 담겨 있는 자원에 대한 기초조사’ 활동이 대표적이다. 2년째 진행되면서 R&D(연구·개발)로 발전하고 있다. 두 번째가 ‘북극해 루트’ 개척이다. 북극해 공해상으로 나가는 루트다. ‘북극해 탈러시아 전략’인 셈이다. 제2 쇄빙선이 필요한 이유다. 닻은 이미 올려졌다. 미래 후손들에게 활동무대를 넓혀주는 영토확장, 그 웅장한 고동소리가 양극해를 진동시키고 있다. 특히 남극에서 북극으로 나가는 최근 추세에 맞춰 북극해 공략을 위한 제2, 제3의 쇄빙선 위로 태극기 휘날리는 미래는 밝다. 편집자 주“극지연구, 후손에 물려줄 과학유산” 얼음 덮인 북극 바다가 녹고 있다. 온난화로 지구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 한파가 몰아치기도 한다. 극지가 9~11년 전부터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인류의 미래가 극지 연구에 달렸다”는 윤 소장의 주장이 웅변인 이유다. 극지는 그래서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장소”이고 “미래를 현실로 앞당기는 견인력”이며 “미래 후손에 물려줄 우리의 소중한 과학유산”이다. 여기에 극지 과학인들의 희생과 피땀이 스며있음은 물론이다. 1988년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하며 극지 연구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해 1차 월동대원을 시작으로 29년 동안 매년 마다 월동대원들이 남극을 찾았다. 윤 소장은 1991년부터 1년 대장을 포함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씩 25년 동안 혹한의 남극을 오갔다. 월동대원들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문명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연평균 온도가 영하 23도, 여름 기온은 0~5도지만 겨울엔 영하 40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남극은 특히 얼음사막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보니 3차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월동대원까지 더하면 100여명이 넘는 극지인들이 대한민국 극지과학연구에 헌신과 희생의 피땀을 받쳐왔다. 윤 소장이 “극지인들의 피땀”을 강조하는 것은 자기애적 동료애를 넘어선 진심 어린 존경을 에둘러 표현한 언어목록이다. 혹한의 폐쇄공간인 극지 생활을 잘도 견디어 온 극지인들에 대한 무한사랑의 표현이다. 말하자면 불립문자(不立文字)인 셈이다.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나눈 사이,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30년 세월, 한 세대를 말이다. ‘눈물샘 마른 극지인, 윤호일’ 윤 소장의 눈물샘은 말랐다. 울고 울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부하의 얼어붙은 시신을 마주한 사건 때문이다. 윤 소장의 가슴 깊은 곳에는 그래서 ‘영원한 영웅, 고(故) 전재규 대원’이 함께 산다. 그때가 국민이 기억하는 바로 ‘2003년 남극 세종기지 실종사건’이다. 윤 소장이 당시 대장의 책임을 맡아 고(故) 전재규 대원을 포함해 15명의 대원과 함께 남극에 도착한 지 10여일 만의 참사였다. 윤 소장은 또 짝발이다. 오른발이 왼발보다 짧아서다. 1993년 남극 월동대원으로 1년을 머물면서 당한 사고가 원인이다. 연구활동 중 얼음에 깔려 허리를 다쳤지만, 어찌 치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귀국해 요추 3개를 철심으로 교체하는 수술로 몸을 다시 세울 수 있게 된 것이 천운으로 다행이었다. 하지만, 발에는 그 흔적을 남겼다. 그 후유증으로 윤 소장은 오른쪽 눈가와 입꼬리 떨림을 안고 산다. 분명 윤 소장은 극지과학 재해 장애인이지만, 장애인 등록은 하지 않았다. 과학자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때문이다.“제2 쇄빙선은 미래 성장동력” 윤 소장은 오는 8월이면 제5대 극지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된다. 1986년 한국해양연구소에 입소한 윤 소장은 지난 30년 동안 극지연구소, 한국극지연구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했다. 그렇다 보니 윤 소장은 “극지연구는 이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극지실용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로써 국민의 성원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이 취임 후 “국민이 공감하는 사회문제해결형 사업단을 구성”한 이유다. 또 전통적인 학문분야별 연구와 별도로 “임무(이슈) 중심형 사업단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윤 소장은 이를 위해 북극해빙예측사업단, 해수면 변동 예측사업단, 극지 유전체 사업단, K-루트 사업단을 신설했다.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남극의 역할 규명 ▲콜드러시 시대를 주도하는 전략적 북극진출 발판 마련 ▲미답지 도전과 극지자원 활용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가치창출이라는 3대 연구전략목표를 위해서다. 이에 따라 윤 소장은 “극지연구는 범부처 정책 사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극지활동진흥법 제정과 제2 쇄빙연구선 건조”를 주문했다. 북극권 진출이 목표다.“북극권도 대한민국이 관할할 또 하나의 영역” 윤 소장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과 같은 비 북극권 국가이면서도 일본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북극해가 남의 땅이 아니다’는 논리로 일본국민을 설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일본 정부는 아예 선단을 구성해 북극해 러시아 연안에서 나오는 LNG가스와 유전자원을 일본열도에 공급한다는 ‘에너지 안보개념’을 운용하고 있다. 내친김에 러시아산 LNG가스와 원유를 북극해 항로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독점하겠다는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또 일본은 북극에서 일어나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냉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북극해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연현상, 재해, 선박이동, 유전활동에 대한 고급정보를 촘촘히 수집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론 항공우주연구원이 중심이 돼서 인공위성이 있지만 개수와 질, 궤도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 보니 윤 소장은 “10대 강국인 대한민국도 북극권이 우리가 관할해야 하는 하나의 영역이란 원칙이 필요하다”며 “북극권이 이후 분쟁지역이 됐을 때 우리 몫을 차지할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정부는 극지정책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5대 극지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한 지 오는 8월이면 1년이 된다. 그간의 소회는. -취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열심히 달려왔다. 극지연구의 질적 성장과 극지인력 양성을 목표로 기존 연구 과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과제 발굴에 힘써왔다. 당장 눈앞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10년, 20년 앞을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경영에 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극지연구소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1987년 작은 연구실에서 시작, 2004년 부설화를 거쳐 올해 개소 13주년을 맞이했다. 198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준공 이래 본격적인 극지연구에 착수, 현재 남극과 북극에 3개 과학기지를 건설하고 아라온호를 건조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극지활동에 대한 국가적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남극연구활동 진흥기본계획, 북극정책 기본계획, 극지활동진흥법 등 국가 극지정책의 전략적 수립과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극지연구 발전의 중심에 극지연구소가 있다. 어떤 연구인가. -극지연구는 기초과학연구다. 인류의 탄생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구 과거 역사부터 미래자원 확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 대응에 있어 극지연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얼음으로 덮여있던 북극 바다가 녹으면서 북극의 막대한 천연자원 개발 가능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더불어 북극의 지정학적 의미와 안보가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 특히, 아라온호 탐사를 통해 동시베리아해에서 처음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고 향후 북극 해저자원과 북극항로 개발이 이루어질 북극 지역의 해저 자원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 획득하는 등 미래 에너지자원 확보에 기여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극지 실용화연구 중장기 전략의 수립을 통해 극지생물 유전체 및 대사체 특성 규명과 이를 통한 극지 유용 자원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신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해 어떤 기여가 예상되는가. -사회 문제해결형 연구체제 수립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고 극지연구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기관 전략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만큼 정부의 실용적 극지 정책 수립·추진과 국가 이익,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연 극지공동연구프로그램(PIP) 등을 통해 극지연구에 필요한 장비·로봇 및 관련 융·복합 기술개발을 활성화, 사업화를 촉진하고 극지유전체 및 대사체 활용기술 개발을 산업계와 연계하는 실용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극지연구소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창출의 주역이 되길 희망한다.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 -내년 2월 17일이면 우리나라의 첫 남극 진출의 상징인 세종과학기지가 준공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종기지는 현재 노후된 인프라 개선 및 대규모 증축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종기지는 기후변화 연구와 국제협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또 남극 반대편에서는 남극 내륙으로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코리안 루트’ 프로젝트 등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극지연구는 이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극지 연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극지활동진흥법 제정과 제2 쇄빙연구선 건조 등 주요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극지연구는 해양과학, 지질학, 생명과학, 기후학 등 다학제적 학문 분야의 협력 및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10년은 타 분야, 타 연구 기관과 협업 체계를 이루어나가는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로 극지 연구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극지연구소가 그 중심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극지연구 외연 확대에도 힘쓰겠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윤호일 소장은 현재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소장 2015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부소장 2014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본부장 2013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기후변화연구부 부장 2003년 제17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 1995년 인하대학교 대학원 해양지질학 박사 1986년 한국해양연구소 입소 1960년 12월 12일 출생
  • ‘우리도 한때는…’

    ‘우리도 한때는…’

    4명의 중년 여성들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수영복을 입고 있는 4명의 젊은 여성들이 나오는 광고 포스터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소·과일 하루 500g 이상 폐경기 여성 꼭 챙겨 드세요

    평소에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중년 여성은 일반 여성에 비해 폐경 이후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40%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 중 3개 이상 증세가 한번에 찾아온 상태를 말한다. 김미경 한양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제1저자 홍서아)은 제4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64세 여성 2999명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과일·채소 섭취에 따라 위험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아태 임상영양학저널’(Asia Pacific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전체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5.9%이었고, 폐경 이전엔 12.8%에서 폐경 이후 21.9%로 높아졌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채소·과일 권장량인 500g 이상을 섭취한 여성은 이보다 적게 먹는 여성에 비해 4가지 증상(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의 위험도가 20∼30%가량 낮았다. 김 교수는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 피토케미컬 성분이 몸속에서 항산화, 지질감소 등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길섶에서] 꼰대/박건승 논설위원

    집 근처 공원에 나뒹구는 음료수 깡통이나 과자 봉지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누가 보든 말든 일일이 주워 쓰레기통에 집어넣어야 직성이 풀린다. 아파트 1층에 널브러진 구청 홍보물이나 판촉물도 예외일 수 없다. 지하철의 분홍색 임신부 배려석에 거리낌 없이 앉는 젊은 여성들을 보는 일은 정말 힘들다. 임신부일 수 있겠으나 내 ‘뛰어난 촉’으로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얼굴 두껍기는 젊은 남성들도 매한가지다. 털썩 주저앉아 바로 눈 감아 버리는 중년 아저씨는 마음이 편할까. 약자 배려의 사회적 약속인 만큼 지켜야지 않겠느냐고 한마디하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그저 ‘레이저’ 두 방쯤 날리는 게 그만이다. 설거지 당번 날엔 식기뿐 아니라 가스레인지 얼룩까지 닦아 내지 않으면 꺼림칙하다. 담배 재떨이가 멀쩡히 있건만 꽁초를 제멋대로 바닥에 내던지고, 거기에 가래침까지 내뱉는 젊은 사람들은 레이저가 세 방감이렷다. 넉넉하고 멋진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웬걸, 나도 어느새 꼰대가?. 세상살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는 합리화로 위안 삼을 뿐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 24년 ‘누명 옥살이’ 뒤 첫 소감…“원망만 하기에 인생은 짧다”

    24년 ‘누명 옥살이’ 뒤 첫 소감…“원망만 하기에 인생은 짧다”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자가 무려 24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흑인 남성인 샤론 토마스가 23일 펜실베이니아주 교도소에서 석방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금은 43세의 중년이 된 토마스가 살인혐의로 체포된 것은 1990년. 당시 그는 2만 5000달러를 강탈하기 위해 사업가 도밍고 마르티네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토마스는 사건 당시 청소년 교정센터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대며 줄기차게 무죄를 주장했으나 결국 1993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시작했다. 감옥 내에서도 계속 무죄를 주장하던 그에게 희망이 찾아온 것은 억울한 수감자를 지원하는 단체인 ‘이노센트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다. 8년 전 토마스의 사연을 접한 이노센트 프로젝트 펜실베이니아 지부가 다시 사건을 집요하게 조사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결국 재판부는 사건 당시 토마스가 살인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번복된 점과 증거 미비 등을 들어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교도소를 나와 취재진 앞에선 그의 소감은 자못 감동적이다. 잘못된 법의 심판으로 24년의 세월을 허비했지만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토마스는 "원한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면서 "지금은 단지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즐기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에게 일어난 일은 비극적이지만 한순간도 자유의 몸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나의 상처를 치유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진=AP 연합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면부지 아이 구하려 ‘사자견’ 짱아오와 싸운 女

    생면부지 아이 구하려 ‘사자견’ 짱아오와 싸운 女

    큰 몸집과 사나운 성격을 자랑하는 일명 티베트 사자견 ‘짱아오’와 맞서 싸운 평범한 중년 여성이 중국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둥방진바오 등 현지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허난성 난양시에 사는 왕(王·48)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가다가 커다란 짱아오 한 마리가 길에 앉아있는 어린아이를 향해 다가가는 것을 목격했다. 짱아오는 순식간에 아이를 향해 달려들었고, 왕씨는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아이의 앞을 막아선 뒤 도망치라고 소리를 질렀다. 왕씨의 소리에 놀란 짱아오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왕씨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 찍었다. 하지만 왕씨는 굴하지 않고 자신을 공격한 이후에도 어린 아이를 향해 달려 나가려는 짱아오의 몸을 손으로 움켜쥔 채 놓지 않았다. 짱아오는 왕씨의 어깨를 강하게 물고 늘어졌고, 20여 분 간의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사이 4살 된 어린 아이는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었다. 당시 왕씨와 아이를 공격한 짱아오는 옆집 이웃이 키우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왕씨는 출혈이 심할 정도의 큰 부상을 입고도 아이를 무사히 집에 데려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그녀가 키 153㎝에 불구한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키 1m 가량에 몸무게가 50㎏이 넘는 큰 개와 싸워 아이를 구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영웅이 따로 없다”며 감동을 표했다. 왕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짱아오가 매우 사나운 개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짱아오에 물린 어깨 상처는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아내 임신 소식 들은 남성, 옆에서 본 시민들 반응은?

    아내 임신 소식 들은 남성, 옆에서 본 시민들 반응은?

    “제가 아버지가 됐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버스 정류장에서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들은 한 남성이 가까이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한 여성에게 기쁨을 드러냈다. 그런 남성의 모습이 귀여운지 여성은 허허 웃으며 “진심으로 대하라”고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온라인 영상 제작사인 딩고는 지난 20일 ‘남편이 아내에게 첫 임신 소식을 듣는다면?’이라는 제목의 실험 영상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했다. 공개된 영상은 실험남성이 버스 정류장에서 아내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면 남편은 그 기쁨을 시민들과 나누는 상황이 이어진다. 시민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축하를 건넨다. 한 중년 남성은 “정말 축하할 일”이라며 악수를 청한다. “5년 만에 어렵게 임신했다”는 실험남의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남성은 “축하한다”며 “나도 10년 만에 임신했다. 그냥 들어가지 말고, 꽃 사서 가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덧붙인다. 또 다른 시민은 집에 들어갈 때 맛있는 음식을 사서 가라고 하거나, 육아 책을 사서 공부할 것을 권유하는 등 소중한 생명 탄생을 함께 기뻐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는 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캐나다 총리, 고교 졸업파티에 ‘불쑥~’ 사진 화제

    캐나다 총리, 고교 졸업파티에 ‘불쑥~’ 사진 화제

    꽃미남같은 외모와 근육질 몸매로 인기가 높은 저스틴 트뤼도(45) 캐나다 총리가 '포토밤'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해외언론은 고등학교 졸업파티인 ‘프롬’(prom)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념사진을 남긴 트뤼도 총리의 사연을 전했다. 화제의 사진이 촬영된 것은 지난 19일 저녁. 이날 캐나다 벤쿠버의 스탠리 공원에는 정장과 드레스로 잘 차려입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이때 운동복을 입은 한 중년의 남자가 조깅을 하며 그 앞을 지나쳤고 이 장면은 우연히 카메라에 포착돼 의도치 않은 포토밤이 됐다. 영미권에서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인 포토밤(photobomb)은 사진 촬영 중 의도치 않은 장면이 포착되거나 장난 칠 목적으로 사진 프레임 안에 쑥 끼어드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고등학생들이 잘생긴 총리를 알아본 것은 한순간이었다. 곧바로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이어 총리와의 즉석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누군가 '트뤼도다'라고 외치는 순간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면서 "평생 잊지 못할 졸업파티 사진을 남기게 됐다"며 기뻐했다. 지난 2015년 치러진 캐나다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고 총리에 오른 트뤼도는 포용적 이민정책, 법인세 인상 등 진보적인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명성 강한 정책도 그의 훈훈한 외모에 가려 본의 아니게 이미지 정치인이 될 정도. 이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트뤼도 총리는 현지에서 캐나다 출신 가수인 저스틴 비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탈북민 품는 美의 포용력… 수입하고 싶은 1호품

    [해외에서 온 편지] 탈북민 품는 美의 포용력… 수입하고 싶은 1호품

    북한을 탈출해 새로운 터전에 정착하는 탈북민 대부분은 다양한 지원 제도를 갖춘 대한민국을 선택하지만, 그중 일부는 미국으로 간다. 미국은 2006년부터 탈북민을 난민으로 수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12명이 미국에 정착했다. 이들이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미국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美, 北인권법 따라 탈북민 정착 대부분 수용 나는 주미대사관 통일주재관으로 부임하기 이전에 통일부에서 정착지원과장으로 탈북민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난민정착 시스템을 관심있게 지켜봤고, 이후 주재관으로 근무할 때는 미국 정부의 난민정책 담당자와 탈북민들과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미국 정부에서 난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국무부 인구·난민·이민국(PRM)과 복지부 난민 재정착국(ORR)이다. 국무부는 매년 수용할 난민의 규모를 결정해 유엔난민기구(UNHC) 및 관련 국가와 협의해 입국대상자를 선별한다. 미국은 매년 전 세계에서 5만~10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 중 탈북민들이 매년 20명 정도 포함돼 있다. 미국은 난민법에 따라 난민들을 수용하는데 희망자 중 극히 일부만 미국에 정착할 수 있다. 반면 탈북민은 2004년에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라 수용된다.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미국 정착이 가능하다. 입국 이후 미국 내 정착을 지원하는 부서는 복지부다. 미국의 난민정착 지원제도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단 기간 내 취업을 통한 자립’이라고 할 수 있다. 3개월 정도의 아파트 렌트비, 최대 8개월간 약간의 현금과 현물지원, 그리고 일정 기간 영어학습 지원과 취업상담 정도가 정착지원의 대부분이다. 복지부는 대부분의 현장업무를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 모든 활동과 실적은 매년 발행하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미국에 입국한 지 몇 개월 만에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중부지역에 정착하신 분이라 전화로 상담했다. 음식이 맞지 않아 건강은 악화되는데 비용이 부담돼 병원에 갈 수도 없고, 말이 통하는 친구 한 명 없이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이런 극소수 사례 이외에 내가 미국에서 만난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미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영어의 장벽이 큰 어려움이지만, 다양한 인종 속에 섞여 탈북민 출신이라는 것이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한 이민자처럼 살수 있다는 점이 미국 정착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어떤 젊은 여성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북한의 실태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휴가를 내서 특강을 했고, 후배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 활동도 열성이었다. 어떤 청년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고, 어떤 분은 식당을 창업해 사장님이 돼 있었다. #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포용력이 관건” 한국 정부는 미국에 비해 탈북민들의 정착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만족도는 미국의 탈북민들이 더 높은 것으로 느껴졌다. 그것은 법과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 전반의 포용적인 문화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난민 문제로 유럽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고, 난민 수용에 관대하던 독일조차도 난민들이 연루된 테러사건 이후 수용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느 나라나 난민을 수용하기 꺼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갈 곳 없는 이들을 가장 많이 받아주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에 정착한 난민들 대부분이 포용적인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살고 있다.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통일부의 공무원으로서 용광로 같은 미국 사회의 포용력은 수입하고 싶은 품목 ‘1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하이~하이힐 5㎝·2시간의 법칙

    기온이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하이힐을 신는 여성이 늘고 있다. 하이힐은 각선미를 더 돋보이게 하지만 장시간 신으면 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심하면 ‘하이힐 병’으로 불리는 ‘무지외반증’에 시달릴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상태로 심하게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평발, 관절의 과도한 유연성, 발이 넓은 경우 등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발에 꽉 끼거나 굽이 높은 구두를 장시간 신을 때 생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무지외반증 진료인원 중 여성 비율은 84.7%(4만 7366명)에 이른다. # 굽 5㎝ 이하가 발 건강에 좋아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구두를 신더라도 굽 높이가 5㎝ 이하인 구두를 자주 사용하고 굽이 높은 신발은 2시간 이상 신지 말아야 한다. 신발을 고를 때 재질은 인조가죽보다는 부드러운 천연가죽이 좋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1시간마다 구두를 벗고 발가락을 움츠렸다가 펴는 운동을 통해 발가락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운동을 하면 발가락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변우진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21일 “체중이 75㎏인 사람이 맨발, 높이 5㎝ 굽, 10㎝ 굽인 하이힐을 신을 경우 발 앞쪽과 뒤쪽의 체중 부담을 조사한 결과 맨발은 1대3, 5㎝ 굽은 1대2, 10㎝는 2대1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며 “굽이 높을수록 발 앞쪽과 발가락에 받는 하중과 압력이 커지는 만큼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이힐을 장시간 신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등산을 즐기는 중년층은 ‘족저근막염’에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발을 무리하게 사용할 때 생기는 경우도 많다. 조깅, 등산 등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하거나 오래 걸을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비만일 때, 딱딱한 신발을 오래 신을 때 염증이 생기기 쉽다. # ‘쿠션 신발’로 발뒤꿈치 통증 예방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려면 발바닥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적당한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부분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뒤꿈치 쿠션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 발가락 앞의 여유는 1㎝ 정도 돼야 걷는 데 불편함이 없다. 어린이는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발가락이 충분히 움직일 정도로 여유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굽이 없는 신발이 좋고, 만약 굽이 있더라도 2.5㎝ 이내가 좋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성장기 어린이의 발은 평생의 발 건강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신발도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태주 풀꽃 편지] 우리 집 자장가

    [나태주 풀꽃 편지] 우리 집 자장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나를 등에 업고 손으로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밤마다 불러 주시던 자장가다. 그 자장가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의 나라를 찾아가곤 했다. 거기다가 한 가락을 더 붙인다면 이런 자장가가 되기도 한다. ‘자장자장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우리 애기/ 복일랑은 석순이 복을 명일랑은 동박삭이 명을/ 은자동아 금자동아 자장자장 잘도 잔다/ 금을 준들 너를 사랴 은을 준들 너를 사랴.’ 나는 외할머니가 불러 주시던 자장가 소리의 내용이나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자장가의 가사와 곡조를 그만 외워 버리고 말았다. 말하자면 그것은 나의 체질의 일부가 되어 버렸고 정서의 바탕이 된 것이다. 그렇게 자라서 나도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어렵사리 아들과 딸아이 하나씩을 낳아 키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이 키우는 아내를 도와 우리 집 아이들을 등에 업는 날이 많았다. 차라리 나는 아이들 업어 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떤 날은 아예 아이를 둘러업고 동네 큰길까지 스스럼없이 나가곤 했고 아내가 빨래하러 개울에 나가거나 시장 길에서 늦을 때는 아이를 둘러업고 대문간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내가 찔끔했지만 나는 전혀 괘념치 않았다. 오히려 나는 아이들을 지금 업어 주지 않으면 언제 업어 주겠느냐 항변하곤 했다. 그러면서 가끔은 업은 아이의 궁둥이를 두드리며 자장가를 불러 주기도 했다. 내가 어려서 외할머니로부터 들었던 바로 그 자장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스르르 잠이 들기도 했다. 하나의 마력 같다고나 할까. 외할머니는 비록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나의 자장가 속에 분명히 살아서 숨 쉬고 계셨고 그 자장가를 통해 우리 집 아이들을 편안하게 잠의 나라로 안내해 주시곤 했다. 이것도 하나의 생명의 강물이라 그럴까. 그렇게 자란 우리 집 아이들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아들아이는 40살이 되었고 딸아이는 30대 후반이 되었다. 이른바 중년의 나이들이다. 물론 그들도 제각기 배필을 맞아 자식들을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되었다. 얼마 전의 일이다. 아들아이가 새롭게 집을 얻어 들었다기에 아내와 함께 아들아이네 집을 찾은 적이 있다.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아이다. 그 손자아이를 등에 업고 아들아이가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었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어라! 저 노래는 내가 외할머니한테 들어서 배웠고 또 우리 집 아이들, 그러니까 지금 저의 아이를 업고 있는 아들아이 어렸을 적에 저를 위해 불러 주었던 바로 그 자장가가 아닌가. 나는 적이 놀라는 마음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외할머니의 자장가는 나를 통해서 아들아이에게 전해지고 또 손자아이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문화적 계승인가. 어쩌면 손자아이도 저 자장가를 외워 두었다가 이담에 제가 부모가 되었을 때 저의 아이 재울 때 불러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야말로 자장가의 내림이고 목숨의 강물이 멀리까지 흘러서 넘침이다. 하나의 자장가를 통해서 지금 나의 손자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한 나의 외할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고 있고 그분의 자애로운 마음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아, 지극히도 아름답고도 고마우신 사랑의 강물이여. 더욱 오래 멀리까지 흘러 넘쳐 그침이 없으시라.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그 노래는 그만 우리 집 내림의 자장가가 되어 버렸다.
  • [포토] 톰 크루즈, 여전히 멋진 ‘꽃중년’

    [포토] 톰 크루즈, 여전히 멋진 ‘꽃중년’

    헐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미이라(The Mummy)’ 데이 이벤트에 참가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등생부터 살찌면 커서 우울증 위험 3배(연구)

    초등생부터 살찌면 커서 우울증 위험 3배(연구)

    초등학생 시절에 과체중이 되면 나이 들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3배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의료센터 연구진이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시민 889명을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를 최근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유럽비만학회(ECO·European Congress on Obesity)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현재 평균 나이 75세인 이들 참가자에게 우울증이 있는지, 아니면 기존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병력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러고 나서 이들 참가자의 약 70년 전 건강 기록부를 살펴 이들이 어린 시절에 체질량지수(BMI)가 25~29.9 사이로 정의되는 과체중이었는지를 조사했다. 또한 이들 참가자의 나이가 50세였을 때 체중을 보여주는 기존 연구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에 과체중이 된 참가자들은 중년기에 과체중이 된 이들보다 우울증과 관련한 예측 인자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나이가 8~13세였던 초등학생 시절에 과체중이 된 사람들은 중년기에 이런 체중 문제를 겪은 이들보다 우울증 위험이 3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삶의 전반에 걸쳐 과체중이었던 사람들은 중년기에 과체중을 겪은 이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큰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기존 연구에서도 비만한 사람들은 우울증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지만, 어린 시절에 생긴 비만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살핀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과체중이나 비만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근본적인 메커니즘 일부가 어린 시절부터 비롯한 것이라는 것을 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적인 위험이나 낮은 자존감은 이상적인 체형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과 종종 관련이 있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면서 “사춘기에 비만이 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신체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어린 시절 비만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J노믹스’ 맞춰… 내년 예산안 1순위 ‘일자리·소득주도 성장’

    ‘J노믹스’ 맞춰… 내년 예산안 1순위 ‘일자리·소득주도 성장’

    공공일자리 확대·스타트업 등 최우선 사업마다 구체적 고용 효과 기재 요청 저출산 극복·미세먼지 저감 등 포함지난 3월 내년 예산안 짜기에 돌입했던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맞게 예산 편성 방향을 긴급 수정했다. 각 부처는 일자리 창출, 소득 주도 성장, 저출산 극복, 미세먼지 줄이기 등 새 정부의 정책 과제를 최대한 반영해 내년 예산을 마련하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 추가 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 3월 31일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사상 첫 ‘장미 대선’으로 지난 10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정책과 예산에 반영할 필요가 생겼다. 정부가 전 부처에 예산 편성 추가 지침을 내려보낸 것은 처음이다. 기재부는 일자리 창출을 제1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에 호응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마다 일자리 수처럼 구체적인 고용 효과를 적어 넣도록 부처에 요청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스타트업·창업 생태계 조성, 청년·중년·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 예산안 1순위로 등장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철학인 ‘소득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생애맞춤형 소득 지원과 노인·청년·장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도 다수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출산·육아휴직 지원 강화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 미세먼지 저감 사업도 예산 지침에 포함됐다. 기재부는 재정 수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탈루세금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가 지침에 담았다. 불공정 거래 행위 등에 대한 과태료와 과징금을 강화하고, 정부 출자 기관의 배당 성향을 줄이고 국유재산의 임대 수입도 늘리기로 했다. 기재부 측은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9월 1일까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토] 줄리안 무어-수잔 서랜든, 중년 여배우들의 여유있는 미소

    [포토] 줄리안 무어-수잔 서랜든, 중년 여배우들의 여유있는 미소

    영화배우 줄리안 무어(왼쪽)와 수잔 서랜든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제70회 칸 영화제’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 영화제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낀세대 4050, 부모 의료비에 휘청…부양 부담, 의료비 > 생활비 > 간병

    낀세대 4050, 부모 의료비에 휘청…부양 부담, 의료비 > 생활비 > 간병

    67% “부모 의료비 내겠다” 60% “자식에게 의존 안 해” ‘낀세대’로 불리는 40∼50대 중년층은 부모 부양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의료비 부담을 꼽았다.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부모를 직접 부양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는 4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절반가량인 48.1%가 부양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의료·간병비 부담(48.9%·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생활비 부담(47.6%), 간병 부담(33.1%), 부모와의 정신적 갈등(31.6%) 등의 순이었다. 부모 의료비를 부담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8.2%)는 1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했다. 5000만원 이상 지출했다는 답도 8.3%나 됐다. 치료한 병은 암(34.5%), 고혈압·저혈압(27.6%), 뇌혈관질환(24.7%), 당뇨(23.9%) 등이었다. 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34.5%는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까지는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빚을 내서 마련하겠다”는 답도 32.8%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의료비는 자녀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싶어 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6명(60.2%)은 “내 의료비를 자식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고 여겼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장은 “노후 의료비 부담이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라면서 “자신의 노후 의료비를 미리 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개…‘고용+복지’ 두 토끼 잡는다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개…‘고용+복지’ 두 토끼 잡는다

    ‘일자리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범정부 차원의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야만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고용 확충이 급하다고 해서 일자리 관련 예산을 허투루 투입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을 어떤 형태로 쏟아부을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문재인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앞두고 설정한 1순위 전략은 ‘복지서비스의 확충’이다. 임기 첫해 추경을 통해 고용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보겠다는 것이다.대표적인 공공 사회복지 서비스인 아이돌봄서비스, 노인돌봄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보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예산 부족 때문에 서비스 제공 인력이 적은 점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추경 예산을 복지서비스 인력 확충에 집중하면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표 일자리 공약은 임기 내에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개 만드는 것이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 보육, 요양, 장애인복지, 공공의료 등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가 34만개로 공무원 채용 목표인 17만 4000개의 2배 수준이다. 이번 주부터 추경 준비에 본격 착수한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공무원 직접 채용 등만으로는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은 올해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정부 재정을 추가로 더 투입하는 것이므로 올해 내 전액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공무원을 뽑으려면 최소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경에 반영되는 채용 예산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은 채용 공고를 내고 한 달 뒤 필기시험을 치른다. 다시 한 달 뒤 인·적성 검사와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4개월 뒤 합격자가 발표된다. 이런 이유로 일자리 추경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더불어민주당도 올해 하반기에 소방·경찰·복지행정직 등에서 공무원 1만 2000명을 추가로 뽑되 인건비와 법정부담금 등은 내년도 본예산에 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무원 채용에 비해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는 비교적 빨리 쉽게 늘릴 수 있다. 우선 돌봄서비스 대부분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필요교육을 이수한 아이 돌보미가 직접 가정을 찾아가 만 3개월에서 12세 이하 취업 부모의 자녀를 돌보는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는 2015년 기준 5만 7689가구가 이용했다. 그런데 활동 중인 돌보미 수는 수요의 3분의1 수준인 1만 7553명에 그쳤다. 65세 이상 독거노인과 거동 불편 노인에게 가사·활동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지난해 이용자가 22만명이었는데 서비스 제공 인력은 절반도 안 되는 8800명에 그쳤다.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만 6~64세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이용자는 지난해 6월 기준 6만 3322명이었으나 제공 인력은 88% 수준인 5만 5920명이었다. 일각에서는 돌봄서비스 일자리 확대가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는 노동 강도에 비해 급여 등 처우가 나빠 청년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돌봄 서비스 제공 인력의 대부분은 중년의 경력단절 여성이다. 서비스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최저임금 수준인 돌보미 인력의 급여를 높이는 등 처우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도시고속도로 달린 ‘중년 오토바이족’ 21명 검거

    도시고속도로 달린 ‘중년 오토바이족’ 21명 검거

    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줄지어 달리며 차량 운전자들의 교통을 방해한 ‘중년 오토바이족’ 21명이 검거됐다. 17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모(52)씨 일행 21명은 지난 3월 5일 오후 11시 20분쯤 강남구 일원동 분당수서도시고속화도로에서 21대 오토바이로 약 100m 대열을 이뤄 엔진 굉음을 내고 진로 변경을 하며 위험을 초래했다. 이들의 행위는 도로교통법(공동위험행위)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과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씨는 한대당 3000만원을 호가하는 특정 브랜드의 수입 오토바이 카페를 개설하고 회원들과 함께 서울 주변 도로에서 단체로 운행을 하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동호회는 대부분 30~50대의 직장인들로 이뤄졌다. 경찰은 이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폭주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동선상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을 통해 피의자 전원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륜차의 통행이 금지된 자동차전용도로를 대열 지어 운행하면서 엔진소리를 이용한 굉음이나 단체로 진로 변경을 할 경우 불특정 다수의 차량 운전자들에게 위험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낀세대’ 4050, 부모 의료비 부담에 휘청

    ‘낀세대’ 4050, 부모 의료비 부담에 휘청

    ‘낀 세대’로 불리는 40∼50대 중년층은 부모 부양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의료비 부담을 꼽았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부모를 직접 부양하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한 경험이 있는 4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절반가량인 48.1%가 부양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의료·간병비 부담(48.9%·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고, 생활비 부담(47.6%), 간병 부담(33.1%), 부모와의 정신적 갈등(31.6%) 등의 순이었다. 부모 의료비를 부담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8.2%)는 1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했다. 5000만원 이상 지출했다는 답도 8.3%나 됐다. 치료한 병은 암(34.5%), 고혈압·저혈압(27.6%), 뇌혈관질환(24.7%), 당뇨(23.9%) 등이었다.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34.5%는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까지는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빚을 내서 마련하겠다”는 답도 32.8%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의료비는 자녀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싶어 했다. 응답자의 10명 중 6명(60.2%)은 “내 의료비를 자식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고 여겼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장은 “노후 의료비 부담이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라면서 “자신의 노후 의료비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중년 지방 공장’ 효소가 빚어낸 뱃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중년 지방 공장’ 효소가 빚어낸 뱃살

    중년은 서글픕니다. 자기 행동이 남들에게 피해가 되는지도 모르고 나이와 직급을 권위로 착각한다는 것을 비꼬는 ‘개 같은 아저씨’라는 뜻의 ‘개저씨’는 ‘꼰대’보다 더 강하게 머리를 때립니다. 물론 중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꽃중년들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입니다. 사회적으로 위와 아래 세대 사이에 끼어 이리저리 치이는 중년들을 대표하는 또 다른 모습은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입니다. 10대, 20대 때 영화배우 뺨치게 멋진 외모를 자랑하던 이들도 40~50대 중장년이 되면 연예인들처럼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넉넉한’ 체형으로 변하게 됩니다.직장인들의 경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잦은 야근, 그리고 밤늦게 먹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야식으로 인해 중년 비만이 나타나는 연령대가 좀더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는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량이 줄어 투입되는 에너지보다 소모되는 에너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중년 이후 체중 증가 억제와 운동능력 유지를 위한 연구를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DNA-PK 효소, 중장년 지방 늘려 그런데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이 중년이 되면서 체중이 불어나고 체력이 감소되는 새로운 이유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중년 비만의 원인을 밝혀낸 것은 NIH 산하 심장·폐·혈액연구센터(NHLBI)의 비만노화연구실에 있는 한국계 수석연구자 제이 정(한국명 정재항) 박사팀입니다. 정 박사는 비만과 노화 연구 분야에서는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 박사팀은 중년 비만의 주요 원인이 ‘DNA-PK’라는 효소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활동이 증가하는 DNA-PK는 섭취한 음식물을 지방으로 변환시켜 축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또 지방을 태워 에너지로 바꾸는 세포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수를 감소시키기까지 한다고도 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나이가 들수록 급속히 감소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식·운동 늘려야 비만 근본적 해결 연구팀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똑같이 고지방 식품을 섭취하도록 하면서 한쪽에만 DNA-PK의 활동을 낮추는 효소차단제를 투여하면서 체중과 운동능력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효소차단제를 투여받은 생쥐들의 체중 증가율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40% 정도 낮았으며 근육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사멸을 막아 심장질환이나 당뇨 발병률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네요.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것을 유전자 탓으로 돌려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 박사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는 기존 처방은 중년뿐만 아니라 노년기의 건강 유지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충분한 자기 노력 없이 유전자 탓만 한다면 중년 비만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몸매뿐만 아니라 정신이나 태도도 꼰대나 개저씨를 벗어나게 만들어 줄 기술은 언제 나올까요. 저부터 기다려 봅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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