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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전역 동시다발 지진

    ‘인도네시아-파키스탄-중국’ 등 아시아 곳곳에서 하루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가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와 지난해 8만 7000명이 숨진 파키스탄에서 또다시 발생, 현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AP통신과 CNN은 19일 오후 5시57분(현지시간) 진도 6.2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 수도 자카르타의 고층 건물들이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즉각 쓰나미 경계령이 내려졌으며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국립지진센터는 진앙지가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있는 순다해협 해저 45㎞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 발생 지역은 2004년 12월 대지진과 쓰나미로 13만 1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으며 인도네시아를 초토화시킨 당시와 같은 곳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환태평양지진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위치, 호주판과 순다판이 자주 충돌하는 곳이다. 지진에 의한 진동으로 자카르타의 고층 빌딩들이 크게 흔들렸으며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탈출하는 등 도심 일대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태평양 쓰나미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발생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7일 진도 7.7의 강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자와섬을 덮치면서 현재까지 531명이 숨지고 275명이 실종됐다. 파키스탄과 이란 국경지대에서는 이날 진도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파키스탄 지진센터의 나시르 마흐무드 연구원은 AP통신에서 “페샤와르에서 서쪽으로 1200㎞ 떨어진 이란과의 국경지대에서 지진이 발생했으며 정확한 진앙지에 대한 정보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에서도 진도 5.6의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중국지진대가 밝혔다. 이날 지진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위수현에서 70㎞ 정도 떨어진 고원 목축지에서 발생,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러 여객기 활주로 이탈 150여명 참변

    러 여객기 활주로 이탈 150여명 참변

    승객과 승무원 등 200명을 태운 러시아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화염에 휩싸여 15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와 이타르타스통신 등은 9일 자국 민간 항공사 S7(옛 시비르 항공사)의 A310 여객기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을 포함,150여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비상대책부가 밝혔다. 이르쿠츠크 공항은 사고 수습을 위해 폐쇄됐다. 모스크바를 출발한 A310기는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50분쯤 이르쿠츠크 공항에 착륙하던 중 미끄러지면서 1층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과 정면 충돌했다. 여객기 앞쪽이 거의 완파되면서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생존자 54명이 병원에 후송됐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 목격자는 “오전 8시쯤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불이 난 여객기에서 일부 승객이 탈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러시아 관리의 말을 인용, 부서진 여객기 잔해에서 시신 122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항공사측은 독일(3명), 중국(3명), 폴란드(2명) 등 외국인은 5개국 12명이 탑승했다고 말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사고기에 한국인이 탑승했다고 보도했으나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사고기에 탑승한 한국인은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 급파된 러시아 이고리 레비틴 교통부장관은 전날 내린 비로 젖어 있던 활주로에서 사고기가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기로부터 수거된 블랙박스는 모스크바로 인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10일 러시아 전역에서 추도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09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지난 1992년 리우 지구 정상회담에서 참석자들은 지속가능한 천연자원을 이용해 사람들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의 불균형을 바로잡도록 하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5개의 프로젝트들을 따져본다. 특히 우리에게 있어 지속가능한 개발은 과연 무엇인지 살핀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아무리 달리고 싶어도 한치 앞도 못 보는 시각 장애인 이용술.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한발짝도 나갈 수 없었다. 결국 후배의 다리에 방울을 달고, 그 방울 소리를 들으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갔다. 달리기를 시작하자 세상은 달라졌다. 미래에 대한 도전이 생긴 것이다. 바로 마라톤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5분) 이제 여덟 살이 된 연주. 또래들과는 달리 체구가 두 살배기 아기 같다. 아직까지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인사법을 갖고 있다. 안녕이라는 말 대신 손으로 툭툭 치거나, 싫다는 표현으로 침을 뱉는다. 친구들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연주를 놀리거나 피하는 일이 많다. ●불꽃놀이(MBC 오후 9시40분) 인재와 미래의 약혼식 날 아침 미래의 오피스텔로 찾아간 나라. 미래에게 인재가 갖는 감정은 사랑이 아닌 미안함이라며 약혼식에 가지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는 상관없다고 응수한다. 한편 인재는 약혼식을 하기로 한 레스토랑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미래를 기다리는데…. ●반올림#3(KBS2 오전 8시55분) 기말고사를 앞둔 1학년 10반 학생들은 친구에게 책이나 준비물조차 빌려주지 않는 등 각박하게 공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교장선생님은 기말고사에서 꼴찌한 반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경고한다.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데…. ●신화창조(KBS1 오후 11시) 연간 2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상류층의 소비시장에서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소황제. 중국에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세계적인 유아용품 기업들의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그중에 중국 1%를 사로잡은 우리 기업 유한킴벌리. 최고 명품 기저귀 ‘하오치’로 중국기저귀 업계를 평정한 치열한 신화를 따라가 본다.
  • “가족 지켜줄것 같아 美 선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지난 5일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망명한 탈북자 6명은 2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에어포트 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을 탈출한 계기와 중국과 북한 수용소에서 겪었던 처절한 경험과 참상을 상세하게 증언했다. 남자 2명, 여자 4명인 탈북자들은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짙은 선글라스와 야구 모자를 착용했다.탈북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찬미(가명·20·여)씨가 먼저 증언에 나섰다.4년 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탈북한 찬미씨는 2003년 베이징에서 붙잡혀 북송됐다고 한다. 그녀는 미성년자여서 풀려나자 다시 탈출했으나 중국에서 2만위안에 팔려가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됐다. 이후 한국으로 가려다가 붙잡혀 다시 북한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찬미씨는 북한 수용소에서 형기를 마치기 전에 사망하는 죄수들에 대해 이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관절을 꺾어 묻는 형벌을 목격했으며, 길가 옥수수를 따먹었다며 빗속에서 옥수수로 재갈을 물리는 등 처절한 고문을 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두번째로 증언한 한나(가명·여)씨는 예술체조 지도교원이었다. 그녀는 군 복무 중이던 남편이 사고를 당해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당시 12살짜리 딸아이의 옷을 사겠다는 생각으로 국경을 넘는 물건을 배달하던 한나는 중국의 인신매매단에 끌려갔다. 한나씨 역시 2만위안에 팔려 선양의 50대 중국인 집에서 지옥 같은 삶을 견뎠으며, 구타 당했지만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한 채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이곳에서 딸을 낳았지만 공안에 붙들리며 또다시 헤어지고 말았다면서 “이런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이런 증언이 민족을 구하는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1998년 탈북해 한 차례 송환됐다가 재탈출한 나오미(가명·여)씨는 “중국인에게 팔려가 3년간 갖은 멸시를 받았고 출산 6개월 만에 북한에 다시 끌려가야 했다.”면서 북한 수용소에 있을 때 출산을 앞둔 한 여성이 강제로 낙태수술을 받은 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병들어가던 참상을 증언했다. 나오미씨는 워싱턴에 갔을 때 “왜 왔느냐?북한에서 죄짓고 온 것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하며 “정말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북한의 실상, 중국에서 겪는 탈북자의 실상을 모르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요한(가명)씨는 왜 미국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미국에서는 가족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고 한국은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나쁜 이미지를 남겨 취직하기도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는 여전히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지만 단지 정치 체제가 잘못되고 경제난 때문에 살기 어려워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탈북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기를 원하며 그러면 피맺힌 원한이 풀릴 것”이라면서 “남북이 통일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이끌어낸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현재 선양의 미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미 당국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한국 대사관을 거쳐 미국 총영사관으로 넘어온 까닭에 이들의 망명을 허용하면 현재 한국내 탈북자도 똑같이 처리해야 하는 것이 미국의 고민”이라며 “구체적인 결론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이어 “이들 탈북자가 어디 정착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한인교회연합(KCC) 측이 탈북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어서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dawn@seoul.co.kr
  • “北 고위과학자등 2명 한국행 희망”

    북한을 탈출한 뒤 현재 제3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 과학기술 분야의 간부와 의사 등 2명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이날 “지난 3월 중국으로 탈출한 조선과학기술총연맹 00도 위원장 박원두(43·가명)씨와 1월 탈북한 조선인민무력부 산하 00호총국 병원장인 한영임(65·여·가명)씨 등 2명이 현재 동남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북자 정착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미국보다 한국으로 오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지난 5월 동남아로 이동한 이들은 현재 안전한 장소에서 한국에 입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계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박원두씨는 현재까지 북한을 탈출한 과학자 가운데 최고위급으로 북한 과학기술과 군사시설에 관한 정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체포·북송·재탈북 되풀이

    북한을 떠나 지난 5일 밤(현지시간) 제3국을 거쳐 미국에 도착한 탈북자는 모두 6명. 탈북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7일 “3월 말 미국을 방문했을 때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선임연구원으로부터 ‘난민신청을 추진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중국 선양 등 4곳에서 머물던 이들을 지난달 3일 중국 남부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 뒤 13일 동남아 국가를 향해 국경을 넘었고 이틀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17일 현지의 미국 대사관에 인계되면서 난민신청을 했고 4일만에 난민 허가를 받았다. 미국 대사관이 마련한 장소에서 기다리다 지난 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4명과 남성 4명인 탈북자들의 사연도 기구하다. 두리하나선교회가 7일 공개한 이들의 편지에는 대부분 배고픔 때문에 국경선을 넘었고 체포·강제북송을 되풀이한 사연이 담겨 있다. 또 중국에서 2∼6년 머무는 동안 인신매매와 강제임신 등을 경험했고,2명은 오누이 사이로 밝혀졌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 나오미(34·여·가명)씨는 고교졸업 후 회령 구두공장에서 재봉공으로 근무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담배장사를 하다 1998년 탈북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되는 수모를 겪었고 우여곡절 끝에 2001년 중국인과 결혼했지만 임신 8개월 때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가까스로 풀려났다. 나씨는 북한으로 끌려갔다 2002년 12월 다시 탈북했다. 신요한(20)씨는 수재들만 다니는 제1고등중학교에 다니던 1999년 기숙사에서 나와 이른바 ‘꽃제비’로 전락했다. 탈북 경험이 있는 친구를 만나 국경선을 넘었다. 하지만 3일만에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신찬미(20·여)씨는 2001년 7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중국으로 탈출했다.2002년 10월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북송됐으나 두달 만에 재탈북했다. 이후 중국 남성에게 성폭행당하고 중국화폐 5000위안에 팔려 다른 남성과 강제 결혼했다.2004년 2월 또다시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으나 금년 1월 중국으로 다시 탈북했다. 찬미씨 오빠인 요셉(32)씨는 인민군 3군단에서 근무하다 질병으로 제대했다. 탄광에 취직한 요셉씨는 1997년 중국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왔으나 한국 노래 테이프를 소지한 혐의로 노동단련대에 수용됐다.1998년 5월 탈북에 성공했으나 2000년 1월 체포돼 북송된 뒤 그해 5월 재탈북했다.그러나 다시 체포돼 강제북송된 뒤 갖은 고초를 겪다 2004년 3월 기적적으로 재탈북에 성공했다.연합뉴스
  • 오늘은 어린이날…탈북·이라크소녀에 생긴 작은 기적

    오늘은 어린이날…탈북·이라크소녀에 생긴 작은 기적

    ■ ‘피아노 선물’ 받은 탈북어린이의 되찾은 꿈 “다친 손 때문에 나들이는 못하지만 피아노가 있으니 걱정 없어요.” 지난해 북한을 탈출해 올해 처음 한국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초등학교 5학년 민정(가명·11·여)이는 엄마(47)와 언니(24)가 사 준 큰 선물에 너무 행복하다. 얼마 전 어린이날 선물로 미리 받은 디지털 피아노는 그새 민정이의 보물 1호가 됐다. 민정이는 최근 화상을 입어 양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다. 그런데도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때면 손가락만 삐죽 나오게 붕대를 풀고 건반을 두드릴 정도다. 민정이는 어린이날 놀이공원은 못가도 집에서 하루 종일 피아노 칠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즐겁다. 민정이는 지난해 4월25일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에 잠시 머문 뒤 같은 해 8월5일 한국에 들어왔다. 민정이보다 1년 전 탈북한 언니가 미리 한국에서 정착하고 있어 엄마와 민정이는 비교적 쉽게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민정이는 한국에서의 첫 어린이날에 상당히 기대가 컸다.6월6일인 북한의 어린이날은 휴일도 아니고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는 게 고작이다. 달리기를 잘하는 민정이는 어린이날마다 노트·연필 등 학용품을 싹쓸이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가기로 엄마와 약속했지만 화상을 입는 바람에 그마저도 포기해야 했다. 자칫 ‘우울한 어린이날’이 될 뻔한 민정이를 행복하게 해 준 것은 엄마와 언니가 큰 마음 먹고 구입한 디지털 피아노. 엄마 황씨는 “민정이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정이는 나들이는 가지 못하지만, 어린이날 몇몇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붕대를 살짝 풀고 피아노 솜씨를 뽐낼 참이다. 북한에 있을 때 3년 동안 아코디언을 연주했던 경험이 있는 민정이는 피아노도 며칠 만에 금방 배웠다. 민정이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더 연습해서 어버이날에는 엄마를 위한 피아노곡을 연주할 거예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중이염·저성장’ 이라크소녀 한국서 찾은 희망“학교에 오니 저도 하루 빨리 이라크로 돌아가 공부하고 싶어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이라크에서 온 헤자 하센 압둘라(12)양이 서울 회기동 경희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고 저성장증으로 평균 신장보다 30㎝가량 작은 헤자양. 지난달 26일 치료를 위해 자이툰 부대원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헤자양의 방문 소식에 이 학교 5학년 모란반 학생들이 자그마한 파티를 준비했다. 케이크와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달했다. 직접 쓴 영어 편지를 전달한 김나연(11)양은 “예쁘고 착한 친구인 것 같다.”면서 “빨리 나아서 이라크에 있는 친구들과 어울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어린이날은 6월1일. 하지만 전쟁 탓에 수년간 이날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환영에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이내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환영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헤자양에게 한국 방문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얼마 전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자이툰 부대 관계자는 “최근 부대와 관련된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집에 찾아가 보니 헤자양의 사정이 딱해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주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많은 사람들의 정성을 느꼈는지 환한 웃음으로 어머니와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생글거리면서도 말을 아꼈지만 놀이동산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반짝거렸다. 기회가 되면 이라크에 있는 곳과 비교해보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는다면 뭘 갖고 싶냐고 묻자 한참 고민한다.“옷이요.”휴대전화와 게임기를 원하는 한국 아이들과는 달랐다. 전쟁으로 가족과 건강 그리고 뛰어놀 곳을 잃어버린 소녀. 하지만 아버지와 같은 변호사가 돼 억울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꿈만은 잃지 않고 있는 12살 헤자양. 한국에서 소리를 찾고 자라지 못한 키를 키우는 동안 그 꿈도 함께 커갈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人 하나되어 서울사랑 한마당

    서울人 하나되어 서울사랑 한마당

    ‘열심히 일한 당신, 즐겨라.’ 가정의 달을 맞은 화창한 봄날, 서울이 축제로 들썩입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Hi Seoul 페스티벌’이 5월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주제는 ‘서울人 서울In’. 서울을 사랑하는 서울 마니아가 서울에서 하나된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신문의 수도권섹션과 이름이 똑같습니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은 축제내내 변신을 거듭합니다. 4일에는 초대형 설치미술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이 서울광장 하늘을 수놓습니다. 시민들의 소망 메시지를 담은 대형 삿갓 모양입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놀이터로 변합니다.6일에는 서울의 잊혀진 역사를 되새기는 도성밟기와 청계천 시민걷기대회가 열립니다.7일에는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8도 민속대동놀이와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2006 독일 월드컵의 선전을 기원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콘서트 대∼한민국’으로 축제는 막을 내립니다. 흥겨운 놀이마당에 몸을 맡겨 보십시오.‘서울인’이 축제속으로 미리 들어가 봤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100배 즐기기-도성·청계천 걷기 ‘하이 서울(Hi Seoul) 페스티벌 2006’은 종합 문화축제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세계가 만나는 서울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페스티벌을 100배 즐길 수 있도록 색깔별로 행사를 묶었다. ●쇼!쇼!쇼! 서울광장에서는 밤마다 화려한 공연이 이어진다.5월4일 신동엽과 최윤영이 진행하는 전야제 ‘한류와 친구들’로 축제의 서막이 오르고,5일에는 뮤지컬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은 최고의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윤복희 남경주 김선경 최정원 등 뮤지컬 배우 100명이 명성황후, 사운드 오브 뮤직, 헤드윅 등 18개 작품을 공연한다.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콘서트 대∼한민국’은 임백천과 황현정이 진행한다. 러시아 지휘자 세르게이 고사친스키가 지휘를 맡아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민요, 한국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팝 콘서트 형식이다. 프라자호텔에서 쏘아올리는 불꽃놀이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는 인디밴드와 록이 어우러진다.5일에는 이상은, 델리스파이스, 뷰렛, 몽라가,6일에는 전인권, 내귀에 도청장치 등이 공연한다. 서울 명동에선 밤새도록 시민 댄스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세계를 품안에 6일 서울은 세계를 만난다. 주한 외국인과 모스크바, 카이로 등 자매도시를 초청해 ‘지구촌 한마당’을 선보인다.80개 부스에서 세계의 음식, 풍물을 체험할 수 있다. 외국인 어린이 그림 283점은 시청 후정에 전시된다.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는 ‘지구촌 카니발´이 열린다. 아프리카·터키·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타악공연을 맛볼 ‘소리의 향연’과 삼바·탱고·플라멩코 등 세계 춤을 즐길 ‘몸짓의 향연’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날 앙카라 공연단이 특별 출연한다. 마무리는 시민이 하나되는 꼭짓점 댄스다. ●전통을 느끼며 경복궁과 덕수궁, 서울숲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즐기자. 고궁축제에선 세종대왕즉위식, 종묘제례-어가행령, 수문장 교대의식 등 왕실 문화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국악 축제 한마당에선 줄타기와 광대놀이, 탈춤, 전통·창작국악, 퓨전 가락 등이 ‘전통과 퓨전, 젊음과 신명’이란 테마로 진행된다. 시민작가가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을 사고 파는 예술장터가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다. 직접 배우거나 만들어 보는 예술체험장이 한쪽에 설치된다. 4일에는 청계천 연등행렬을 따라 나서 보자. 조계사∼광교∼청계광장∼청계천∼삼일교∼인사동∼조계사를 돌며 축제 분위기를 살린다. 또 청계천 복원을 축하하며 4월20일부터 5월7일까지 다산교∼고산자교에 연등을 매달아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가족과 함께 5일은 어린이 날. 서울광장은 놀이터로 변한다. 오전 기념식이 끝나면 어린이 댄스, 동요 부르기, 레크리에이션 로봇대회 등 공연이 이어지고, 캐릭터 월드, 모래 놀이터, 페이스 페인팅,4컷 만화 그리기 대회 등 가족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영화 ‘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은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경희궁에선 어린이 백일장을, 전쟁기념관에선 문화 축제를 선보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이번 페스티벌 2006’의 특징은 서울인이 하나되어 즐기는 시민참여축제라는 점이다. 서울광장, 청계천 등 도심 곳곳에서 몸으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도성 밟기 도성밟기는 끊어진 서울 도성의 성곽을 빛과 그림으로 연결하는 문화프로젝트다. 복원한 도성을 밟다보면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곽을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전문 작가들이 흥인지문(300m)과 경희궁(50m), 숭례문(300m) 앞에서 끊어진 성곽을 길거리그림(그래피티)으로 잇는다.5월6일 오전 10시부터 시민 5000여명이 복원된 도성 성곽의 흔적을 밟아 나간다. 이 때 청계천 시민걷기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시민걷기대회는 살곶이 공원에서 출발, 고산자교∼오간수교∼청계광장∼서울광장에 도착하는 코스다.8.5㎞를 2시간 30분동안 걷는다. 오간수교, 청계광장 등 청계천 곳곳에선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도성밟기는 두 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는 마로니에 공원∼낙산공원∼동인교회 입구∼흥인지문∼청계천∼광교∼청계광장∼서울광장으로 5.3㎞구간이다. 이 코스는 오전 11시쯤 오간수교에서 시민걷기대회 참가자와 만나도록 기획했다. 제2코스는 사직공원∼인왕산∼창의문∼청운중학교∼연무관 로터리∼정부종합청사∼세종문화회관∼서울광장으로 이어진다.6.1㎞로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참가자 접수는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현장에서도 접수를 받는다.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 서울광장 하늘에 시민들의 꿈과 환상을 담은 초대형 설치미술이 떠오른다. 시민들이 4월29∼30일 소망 메시지를 적어 서울광장에 놓인 삿갓모양의 망사천 그물망에 매달면 애드벌룬, 열기구 등을 이용해 공중에 떠 오른다. 하늘로 띄우는 퍼포먼스는 5월4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밤에는 조명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7일 동화면세점∼덕수궁 대한문에서는 시민화합줄다리기가 열린다.4000명이 북촌팀과 남촌팀으로 나뉘어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를 펼친다. 풍물패의 응원으로 흥을 더한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춘천 마임, 안성 바우덕이, 여주 도자기 엑스포, 충주 무술, 전주 소리, 진도 씻김굿, 안동 하회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제주 민속 예술단, 봉산 탈출 등 팔도민속놀이가 진행된다. 서울인의 어우러짐은 이날 오후에 펼쳐지는 퍼레이드에서 절정에 달한다. 육·해·공군, 해병대 의장대와 군악대, 중국·터키전통공연단, 월드컵 참가국 등 50개 단체 4000여명이 퍼레이드 차량과 월드컵 공모양의 애드벌룬을 앞세우고 종묘∼종로3가∼종로1가∼세종로∼서울광장을 행진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먹을거리·그랜드세일 ‘축제도 식후경’ 이번 페스티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거리다. 거리 곳곳에서 서울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음식과 세계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서울 3일장’도 열린다. ●서울 ‘원조’의 맛을 뽐낸다 다음달 4∼7일 4일 동안 시청 후정과 원구단, 청계천변, 동화면세점 등에서는 서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서울사랑 음식축제’가 열려 서울을 대표하는 최고의 맛을 뽐낸다. 서울 원조 음식전과 가족 퓨전 음식전, 청계천변 정겨운 음식마당 등으로 진행되는 음식축제에서는 ‘장충동 족발’과 ‘신림동 순대’‘신당동 떡볶이’‘마포갈비’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음식점 40개를 비롯해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29개와 대학생 동아리가 운영하는 4개 등 총 110개의 부스가 설치된다. 1∼7일 북창동 일대 음식점 30여곳에서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주고, 무교·다동 음식문화거리에서의 음식점 19곳에서도 5%를 할인해 준다. ●지구촌 먹을거리 한자리에 5일과 6일 서울광장과 무교로, 시청 후정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맛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음식전은 5일과 6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41개국 부스가 설치된다. 6일에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지구촌 한마당’이 열려 서울 거주 외국인 및 자매도시 초청 공연과 함께 각국 민속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민들의 수공예 시장 덕수궁 돌담길 주변(우천시 시청앞 지하공간)에서는 5∼7일 오전 10시∼오후 7시,‘서울 3일장’이 열린다 3일장에서는 시민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사고 파는 장터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하는 예술체험코너 등이 마련됐다. 특히 환경을 주제로한 작품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재활용 물품을 가지고 만든 작품 등이 전시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5000여개 업소 싸게, 더 싸게 페스티벌 기간 중 ‘하이서울 그랜드세일 쿠폰’을 이용하면 5000여개의 업소에서 최대 7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내 주요 쇼핑 거리에서는 오는 29일에서 다음달 10일까지 대규모 할인 이벤트인 ‘하이서울 그랜드 세일’이 펼쳐진다.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이태원, 북창동 등 관광특구지역 쇼핑점을 비롯해 면세점, 관광호텔 등 5000여곳의 업소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이태원 450여개 업소에서는 의류와 액세서리, 가죽, 가방, 구두, 잡화, 기념품 등을 10∼70% 할인 판매하고, 동대문에서는 두타와 밀리오레, 청대문 등에서 의류와 잡화 등을 10∼50% 할인해 준다. 남대문은 3만원 이상 아동의류 및 아동용품 구입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롯데·신라·동화·워커힐·SKM 등 시내 5개 주요 면세점도 쿠폰을 소지하면 5∼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텔의 경우 코리아나호텔과 타워호텔, 노보텔,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 13개 호텔이 객실 정가의 30∼50%로 묵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 김, 젓갈, 선식, 건과류 등을 10∼20% 할인해주며, 갤러리아 콩코스도 외국인에게 패션잡화와 신사·숙녀의류, 유·아동의류 등을 5∼10%로 할인해 준다. 서울관광기념품판매점에서는 기념품 전체를 5% 할인한다. 종로 3가 귀금속 거리에서는 600여개 업체가 순금제품을 제외한 14K 제품을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 코엑스 아쿠라리움이 입장료(일반 2000원, 어린이 1000원)를 할인해 주며, 김치박물관도 입장료를 1000원 할인해 준다. 또 남산 N타워 관람료 10%, 정동극장 전통예술무대 공연 10%, 도깨비스톰 난타 공연 10% 할인 혜택이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준비의 주역들 ● 진두지휘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 “시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도심 거리를 자유롭게 거닐며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6’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인촌(55)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축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축제는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처럼 이번 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시민 참여행사가 대폭 늘었다. 특히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경건한 ‘의식’도 더해졌다. 지난 21일 축제 마무리를 위해 서울시청을 방문한 유 대표를 만났다. ▶페스티벌의 주제는. -페스티벌의 주제인 ‘서울인(人), 서울인(In)’은 한마디로 서울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Life)´이다. 그래서 서울의 다양한 삶을 축제에 담았다. 주제는 실무위원을 맡고 있는 이영란(41) 작가가 만들었다. ▶페스티벌의 특징은.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차만 다니던 길을 걸어보는 것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작정 먹고, 놀고, 마시기에 앞서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전야제 때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선조들에게 ‘고(告·축제를 알리는 의식)´하는 것이라든지 ‘도성밟기’에 앞서 유실된 성곽을 ‘그래피티(페인트로 그리는 것)’로 잇는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시민 참여행사가 늘었다. 낙산과 인왕산 등 2개의 코스로 나눠진 ‘도성밟기’ 행사에는 시민 5000여명이 참여하게 되며, 살곶이 공원에서 서울광장까지 걷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 다음달 4일 서울광장 상공에 지름 50m의 그물망 형태 초대형 설치미술 작품에는 시민들이 직접 쓴 소망 메시지가 담길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많아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축제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소도시에서 이뤄지는 축제에 비해 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재단에 ‘축제부’를 만들어 설과 추석, 단오 등 특징적인 주제의 소규모 축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재단이 주최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축제는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해 시에서 주최하던 행사를 재단이 맡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청소, 환경, 위생 등 시와 관계기관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10회 정도 넘어서면 민간 주도 축제로 정착될 것이다. ▶축제 기간이 짧아졌는데. -축제가 너무 길면 안 된다. 처음에는 10일 가까이 행사를 했는데 길다 보니 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교통통제 등으로 시민불편 등을 초래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하루 정도 더 줄일 생각이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행사 준비도 어려웠지만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어 신경을 많이 썼다. 축제가 선거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음식물 나눠주는 것 등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문가·50여개 단체·스타 등 수천명 힘모아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땀이 배어 있다. 페스티벌에는 시민 공모를 통한 자원봉사자와 퍼레이드·프로그램 참가자 등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축제를 빛낸다. 인터넷을 통해 지원을 받아 선발한 286명의 자원활동가들이 곳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가장 많은 자원활동가가 투입되는 곳은 서울광장 행사와 도성밟기, 시민화합 줄다리기, 서울 3일장, 서울 매직페스티벌 등 행사별 현장진행보조 요원으로 250명이 활동하게 된다. 종합안내소에서 외국인 안내(영어·일어·중국어)와 매직 페스티벌 통역 등에 8명이 활동하고, 홍보 9명, 사무국지원 5명 등이다. 또 각 분야 전문가들로 축제 실무위원회가 구성돼 축제 준비를 도왔다. 이영란 극작가와 미술가 한젬나씨, 임옥상 우리문화 대표, 유재현 상상공장 대표, 천호균 쌈지 대표이사, 최정화 가슴시각개발 연구소장 등 12명의 실무위원회에 참여했다. 하이서울 그랜드 퍼레이드에는 사가정 풍물단, 한국사자춤보존회, 화성동탄초등학교 어린이외발자전거팀, 유노스클럽, 터키공연단, 미군 치어걸 등 국내외 50여개 단체 4000여명이 참가한다. 춘천마임 축제팀과 안성 바우덕이, 안동 하회 별신굿, 제주 민속예술단 등 전국 8도에서 올라온 민속놀이 팀도 행사에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기 연예인들도 대거 축제에 참여한다. 전야제 행사에는 동방신기와 보아, 세븐, 장나라, 이효리, 버즈 등이 참여하며, 뮤지컬 하이라이트공연에는 윤복희, 옥주현, 남경주, 김선경, 최정원 등 유명 뮤지컬 배우 100여명이 출연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연극·영화·마술축제에 초대합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어우러져 연극·영화·마술 축제도 펼쳐진다. 1977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서울연극제’가 다음달 3∼21일 아르코 예술극장과 아룽구지 소극장, 서강대 메리홀에서 진행된다. 연극인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획했다. 공식 참가작과 자유 참가작, 구립극단 경연대회 등 공연이 다채롭다. 일주일 이상 공연하는 작품은 8편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서울 환경영화제’는 4∼1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28개국에서 출품한 영화 109편을 만날 수 있다. 경쟁부문인 ‘국제 환경영화 경선’에는 14개국 20편이 경합을 벌인다. 장편 극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무료다. 감독과의 대화 등도 마련됐다. ‘서울 매직 페스티벌’은 지난해 처음 열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시민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과 희망을 주는 마술에 매료됐다. 올해는 서울 열린극장 창동에서 펼쳐진다. 세계 최고의 마술인이 펼치는 ‘프로 매직쇼’와 궁금했던 마술의 비밀을 직접 배워보는 ‘매직 강의쇼’, 일반인이 참여하는 마술 경연대회가 기획됐다. 공중부양마술, 신체분리마술, 탈출마술, 신체통과마술 등을 경험할 마술 체험관도 준비됐다. 한편 축제기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편리하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의 교통이 자주 통제되기 때문이다. 서울광장은 오후 5시부터 관람객 수에 따라 프라자호텔, 태평로까지 차량 통행을 제한한다. 한낮에도 시간별로 통행량을 조절한다. 자세한 사항은 표 참조.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봉산탈춤·판소리 참여하면 재미 2배 서울시는 28∼31일 경희궁에서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와 서울시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공연 등 다양한 전통문화 볼거리를 선보이는 서울무형문화재의 축제를 한다. 이번 행사는 단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참여하면 승무의 정재만과 판소리의 이옥천 등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또한 곡물을 곱게 치는 체장을 만드는 최성철, 옻나무 수액 칠의 정제와 도장 등을 하는 신중현 등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첫날인 28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하는 전야제 때는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남사당놀이패의 줄타기가 선보인다. 이어 대접돌리기, 땅재주 등 다양한 기예와 함께 가야금병창과 태평무, 선소리산타령 등 흥겨운 한마당이 펼쳐진다.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9일과 30일엔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굿판이 활짝 펼쳐진다. 중랑구 봉화산 일대에서 400년 넘게 전해오는 봉화산 도당굿과 남이장군사당제, 서울새남굿 등이 벌어진다. 또한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와 서민들의 애환으로 해학과 익살을 이끌어내 양반과 천민 등 모든 계층한테 사랑을 받았던 송파산대놀이와 봉산탈춤, 강령탈춤, 북청사자놀음 등을 볼 수 있다. 물론 원하면 직접 춤을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경희궁 입구에 있는 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선 전통을 고집스럽게 이어나가고 있는 장인들이 직접 다양한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연과 옹기, 매듭, 민화 등을 배워 직접 해보기, 시골장터에서 보던 엿장수의 구수한 장단과 함께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경희궁 곳곳엔 전통 먹을거리 장터가 준비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씨줄날줄] 후쿠다 바람/한종태 논설위원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오는 9월 차기 총리를 선출한다. 현재 자민당 내에서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로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외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 그리고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이 꼽힌다. 이들은 포스트 고이즈미 4인방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도 아베가 고이즈미 총리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 한데 최근 들어 아베의 위치가 조금씩 흔들리는 반면 후쿠다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류는 아사히신문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후쿠다는 20%의 지지율로 45%의 아베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후쿠다는 지난해 10월 내각 개편 직후의 여론조사에선 불과 2%에 그쳤었다. 역대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 일본의 독도 생떼쓰기는 이처럼 흔들리는 아베가 위기 탈출을 위해 주도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물론 고이즈미가 절대적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아베나 아소, 다니가키 등 3명은 ‘고이즈미 장학생’으로 불린다. 고이즈미 노선의 철저한 추종자들인 까닭이다. 우경화와 신군국주의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도 적극 찬성이다. 미국 편향적이면서 아시아를 경시하는 외교도 똑같다. 하지만 후쿠다는 이들과 궤를 달리한다. 무엇보다 아시아 중시외교 입장을 갖고 있다. 야스쿠니 참배 역시 비판적이다. 한·일, 중·일관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4인방 중에서도 가장 온건하다. 그의 아버지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는 1977년 일본의 군사대국화 포기 등을 골자로 한 ‘후쿠다 독트린’을 발표, 외교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던가. 역설적이지만, 한국·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수록 후쿠다의 인기는 올라가는 모양새다.‘후쿠다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불안감을 느끼는 일본인들이 후쿠다 지지로 돌아선다는 얘기다. 후쿠다가 최근 고이즈미 비판 횟수를 늘리며 날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후쿠다 바람이 강풍이 되었으면’대부분 한국민들의 바람 아닐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위기탈출’ 진두지휘하는 CEO들

    ‘위기탈출’ 진두지휘하는 CEO들

    “위기를 극복해야 살아남는다.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위기를 경고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최고경영자(CEO)의 행보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뒤숭숭한 재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대화와 채찍, 솔선수범을 통해 위기 탈출을 진두진휘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일 임직원과 부·실장을 대상으로 한 토요학습 특강과 지난 11일 열린 임원 운영회의에서 “임직원이 변화와 위기를 직시할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현재 세계 철강사가 대형화, 통합화의 급격한 변화에 휩싸여 있지만 포스코 내부에는 이런 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포스코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과 관련,“시장경제에서 주식회사는 언제나 M&A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적대적 M&A에 대한 100% 방어수단은 없지만, 가장 좋은 방법을 꼽자면 시장가치총액을 올리는 것인데, 주가 25만원을 기준으로 20%가량 올리면 적대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새로운 기업문화 정착과 ‘글로벌 포스코’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문화는 천천히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무엇보다 부·실장이 경영자적인 시각으로 미래를 보고 부분보다 전체를 볼 것”을 주문했다. 최형탁 쌍용자동차 사장은 내수판매 부진과 원·달러 환율하락 등의 내외 악재에 대처하기 위해 상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최 사장과 임원진은 이에 대한 솔선수범 차원에서 급여 10% 삭감을 결의하고, 실적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직서도 미리 제출했다. 최 사장은 “전 임원의 결의와 솔선수범 없이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없으며 직원들의 동참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위기의 원인을 먼저 내부에서 찾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단기간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경영과는 상관없이 고용안정 우선 원칙과 투자계획 원안 집행 등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며 “전 임직원이 결연한 의지로 회사를 살리고 일터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고통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 초 위기 탈출 해법으로 ‘고객가치 중심 경영’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전파하기 위해 현장을 곧잘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와 화학 계열사의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고객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수 인재 확보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과 “슈퍼 디자이너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그룹의 최대 화두인 중국 중심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 현지법인을 찾았다. 최 회장은 최근 상하이와 쑤저우, 베이징 등에 있는 계열사 공장과 중국 지주회사를 잇따라 돌며 시장개척을 독려했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국군포로 3代 영화같은 탈북

    국군포로 3代 영화같은 탈북

    국군포로 이기춘(75)씨 ‘일가족’ 7명이 북한을 탈출해 한국 땅을 밟기까지는 무려 17개월이 걸렸다. 이씨 부부와 둘째딸 부부에 이어 31일 막내딸과 두 외손자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이씨 일가족 탈북은 끝났다. 모두 다섯차례에 나눠서 진행된 탈북과정은 한 편의 영화였다. 1950년 미2사단 38연대 소속 전투병(카투사)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씨는 중공군에 잡혀 청진제철소에서 일하고 있었다.2004년 6월 탈북 안내인을 따라 함경북도 회령으로 이동해 휴대전화로 남한의 가족과 통화를 한 뒤 ‘남행’을 결심했다. 이씨는 부인 김상옥(69)씨와 함께 중국 국경을 넘으려다 북한 국경경비대에 적발됐다.1차 탈북 시도가 실패하자 2개월 뒤에는 부인을 남겨두고 단신 탈북을 시도했지만 두만강을 건너기 직전에 발각됐다. 그해 11월 세번째 탈북 시도에 성공해 54년 만에 남한 땅을 밟았다. 이씨는 지난해 5월엔 부인 김씨를 자신의 탈북 루트로 탈북시켜 한국에서 꿈같은 재회에 성공했다. 북에 두고온 가족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지난해 9월에는 둘째딸 복실(36)씨와 사위 고영남(39)씨 부부도 무사히 북한을 빠져 나왔다. 부산에서 둘째딸 부부와 함께 살던 이씨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다. 부인 김씨가 고향인 김해에 있는 큰 댁에 처음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것이다. 절망하던 이씨는 둘째딸의 아들인 외손자 일혁(3)이도 데려오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여성 탈북안내인을 통해 일혁이를 중국 옌지로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이씨 일가족의 네번째 탈북도 성공이었다. 이어 북한에 있던 막내딸 복희(33)씨도 아들 김선군(2)이를 안고 지난 1월 두만강을 무사히 건넜다. 복희씨는 조카 일혁이와 합류해 31일 한국에 도착했다. 둘째딸 복실씨와 함께 살고 있는 이씨는 “작은 딸과 손자들이 오면 같은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곁에 두고 살겠다.”면서 “아내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기뻐했겠느냐.”며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54년 동안 꿈에 그리던 고향에서 딸, 손자들과 함께 살게 된 것이 꿈만 같다고 한다. 이씨 같은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는 모두 20여명이고, 이들의 탈출에는 탈북지원단체뿐 아니라 중국정부와 송환 협상을 하는 정부당국의 지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봄내음 맞으며 공연 보러 가요.” 서울 각 자치구 구민회관 등에서는 봄맞이 공연을 벌이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데다 일반 공연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광진문화예술회관 나루아트센터에서 25일 김유정의 단편 소설인 ‘봄봄’‘금따는 콩밭’‘소낙비’ 등 3편을 옴니버스 연극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또 30일에는 포크음악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위해 ‘꿈에’‘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의 조덕배,‘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의 유익종 등이 참여하는 콘서트를 연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는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충무아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연다. 2005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 줄리아드 음대교수이자 몬트리올 콩쿠르 심사위원에 위촉된 캐서린 조, 첼로의 대가로 우뚝 선 조영창, 프랑스 플루트 거장 막상스 라뤼 등이 참가한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24일 성동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서 꾸민 ‘소월아트홀’을 개관하면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24일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쇼팽, 베르디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26일 조승미 발레단이 익살맞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화려한 발레 안무가 있는 ‘피터와 늑대’를 공연한다.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는 22일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한국영화교육원과 서대문문화원 주최로 평소 접하기 힘든 독립 단편 영화를 선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폴라로이드 찍는 법을 배우면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폴라로이드 작동법’ 등 12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의 대화도 이어진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18·1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비밀의 정원’을 선보인다. 서러운 무명 시절을 겪고 대중의 환호에 둘러싸여 스타가 된 뒤 일상과 매너리즘으로부터 탈출을 꿈꾼다는 내용이며,‘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명장면도 펼쳐진다. 강남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상돈)는 23일 개그맨 전유성이 참신한 웃음을 가미해 연출한 음악회인 ‘얌모얌모 콘서트’를 연다.‘우리들은 미남이다’‘그리운 금강산’‘애국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24일과 31일 열리는 ‘서초금요음악회’에서 각각 콘트라베이스 앙상블과 코리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가진다.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28일 도봉구민회관에서 구와 국제교류를 맺은 중국 창핑구의 문화예술단이 사자춤, 무술, 무용, 민속악기 연주 등 전통 공연을 펼친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31일 구청 지하대강당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연다.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25일과 26일 관악문화도서관에서 가족뮤지컬 ‘보물섬’을 공연하고,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29일 양천문화대극장에서 서울시 무용단이 선녀춤, 한량무 등을 선보이는 ‘한국춤 명작무대’를 마련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주말 청계천은 ‘…아티스트’ 무대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강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점심(오후 12시10분∼1시)마다 ‘수요 주먹밥 콘서트’가 열린다. 성공회 푸드뱅크가 ‘나눔이 있어 행복한 점심’을 마련하는 것으로 무료로 나눠주는 주먹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감상한다. 오는 22일에는 실력파 여성 4인조 그룹 ‘버블 시스터즈’가,28일에는 MBC드라마 ‘궁’,‘아일랜드’로 주목받는 밴드 ‘두번째 달’이 공연을 한다. 공연에 대한 감동만큼 기부금을 내면 더욱 좋다.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다음달 말까지 ‘100년 100개의 의자전’이 열린다. 독일에 있는 스위스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 1820년대부터 최근까지 수집한 작품 가운데 알짜배기 의자 작품 100점을 모아둔 것. 합리·간결·엄숙함으로 요약되는 1930∼1940년대 의자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컬러풀하고 편안한 1950∼1960년대 의자 등 의자에 묻어나는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청계천 곳곳에서는 주말마다 거리 예술가인 ‘청계천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마임 전통무용 민요 마술쇼 등 다양한 장르가 펼쳐진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 탄생 800년을 기념하는 ‘삼국유사 특별전’을 감상할 수 있다. 유교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사관에 자주적인 의식이 서려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역사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김기봉 지음

    역사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김기봉 지음

    영화 ‘로마의 휴일’의 한 장면이 눈에 선하다. 신분을 넘은 로맨스를 뒤로하고 공주로 돌아와 기자회견장에 선 오드리 헵번.“연방제로 유럽경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라고 물으니,“유럽의 긴밀한 유대를 이끄는 것이면 찬성합니다.”라고 답한다. 한반도에 포연이 자욱 하고 포성이 귀를 때리던 1953년에 만들어진 영화 속 대사는 1957년 로마에서 결성된 유럽경제공동체(European Economic Community)에 바치는 예언적 헌사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용감하다. 일제에 대한 저항과 협력을 기준으로 식민지시대를 산 이들을 애국자와 매국노 둘로 나누는 이분법의 주술에서 놓여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이 땅의 사람들도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동아시아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는 용감하다. 일제에 대한 저항과 협력을 기준으로 식민지시대를 산 이들을 애국자와 매국노 둘로 나누는 이분법의 주술에서 놓여나라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동아시아는 과거의 갈등을 재생산하는 ‘기억의 터’가 아닌 미래의 희망을 위한 “기억의 장”이 될 수 있으며, 이 땅의 사람들도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동아시아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이다. 아직도 제2차세계대전이 남긴 앙금이 채 가라앉지 않고, 냉전이 남긴 상처도 아물지 않은 동아시아를 사는 이들은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1967)를 거쳐 유럽연합(European Union·1993)을 이룬 그들이 너무 부럽다. 하여 탈냉전과 탈근대의 시대를 맞아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 앞 다투어 백가쟁명의 동아시아 담론을 토해 놓았다. 특히 미국 주도하의 세계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 지식인들의 뇌리에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는 매혹적인 탈출구로 아로새겨졌다. 문학비평가가 문인들의 작품을 곱씹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이라면, 역사비평가는 역사가의 역사서술을 되새김질하여 독자의 현명한 역사소비를 중개하는 이다. 이를 자임한 김기봉(경기대 인문학부 사학전공 교수)이 처든 붓끝은 동아시아 담론의 허점을 휘젓는다. 동아시아를 사는 이들에게 동아시아란 실재하는 역사 공간이 아니라 만들어야 할 미래 역사의 기획이므로 역사적 성찰을 뒤로하고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이다. “조선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지식인들과 정치가들은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목표로 해서 동아시아를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 역사를 성찰하지 않으면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공동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자국 중심으로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상하는 민족주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동아시아라는 시공간을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길 바란다. 그는 민족이라는 우물에 갇혀 구시대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국사학자들에게 장기지속(la longue duree)의 구조를 중시하는 아날학파의 방법론과 유럽 통합의 역사 경험을 빌려 공동체가 왜 만들어져야 할 역사의 당위인지를 설득한다. 민족이라는 초역사적 거대담론에 사로잡혀 있으면 동아시아라는 대안적 역사세계에 눈을 뜰 수 없으니 민족이라는 색안경을 어서 벗어던지고 공동체 만들기에 동참하라고 손을 잡아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을 탓하기 전에 국사교과서를 들여다보고 우리 눈 안의 들보를 먼저 없애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게 순리가 아니냐고 묻는다. 동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녀의 거울’처럼 민족의 영광만을 노래하는 국사를 버리고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아시아사라는 ‘공동의 거울’을 새로 들여놓으라고 말이다. 역사비평가 김기봉이 꼭꼭 씹어 놓은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를 위한 역사적 성찰의 성과가 담긴 이 책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한국사>
  •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마약탈출’ 투쟁 NA모임 참석기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마약탈출’ 투쟁 NA모임 참석기

    기적은 확률 게임이다. 기적이 아무리 일어나기 어렵다 해도 확률 ‘0’을 ‘1’로 만들면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가장 큰 무기는 인간의 의지다. 하지만 마약을 끊는 데는 이러한 ‘게임의 룰’이 통하지 않는다. 마약이라는 악마와 잡은 손을 놓는 일은 한 개인의 의지 밖 영역이다. 그래서일까. 수많은 약물중독자들은 단약(斷藥)이라는 결승선에 거의 도착했다가도 용수철 끝에 매달려 있기라도 한 듯 어김없이 출발선으로 돌아가고 만다. 포기는 없다. 마약을 끊지 못해 방황하던 이들이 악마와 잡지 않은 나머지 한 손을 나눠 잡았다. 새 삶을 위해 ‘NA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서로의 아픔을 말하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붙들어 주고 있다. ●“마약은 혼자서 끊을 수 없다”는 인식 공유 “저는 중독자 ‘이’입니다.” 화요일 저녁이면 서울 당산동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회의실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매주 NA모임을 위해 20∼30명이 모여 어색한 인사를 나눈다.NA란 ‘익명의 약물중독자’라는 의미를 가진 ‘Narcotics Anonymous’의 약자. 그래서 이곳에서는 이름 대신 성만으로 서로 부른다. 마음에서 ‘나만은 괜찮겠지.’라는 거짓된 믿음을 걷어내기 위해 스스로 중독자라 부른다. 서로의 이름은 몰라도 상관없다. 마약으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과거 그리고 현재를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하나가 된다. “마약은 접하는 순간 병입니다.” 처음 모임에 참석한 50대 중독자는 마약 예방 포스터 문구 같은 말을 시작으로 경험을 털어놓는다. 준비된 연설도, 마약의 위험성을 과장한 것도 아니다. 경험자 모두 눈으로 마음으로 외치는 것이 들렸다.“그렇지. 그걸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고아로 자라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20년 전 어느 정도 성공한 뒤 쾌락을 좇다 마약에 빠져 가정을 버렸다. 돌아와 보니 자신이 사놓은 마약에 아내가 중독돼 있었다. 아내가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마귀로 변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이 남자. 아내 주위 남자들에게 칼을 들이댔고 10년간 감옥 신세를 지고, 바닥에 바닥을 또 친 끝에 ‘살고 싶다.’며 이곳을 찾았다. ●NA는 세계적 마약 중독자 자조모임 NA모임은 전세계적인 마약 중독자 혹은 가족의 자조 모임이다.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에 본사가 있고 일본에서도 25년 전부터 NA모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NA모임의 시초는 1997년 약물중독자 치료소인 국립부곡병원의 조성남 원장이 공주치료감호소에 근무하던 당시 만든 모임이다. 이후 99년 현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NA모임을 이끌고 있는 임상현(55) 목사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출소한 뒤 만든 매월 2째주 화요일에 모인다는 의미 ‘이화회(2화회)’에서 NA모임이 다시 시도됐다.2003년 10월 지금과 같은 NA모임이 시작됐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NA본부에 정식등록했다. 우리나라의 NA모임은 서울 한 곳에서만 이뤄질 정도로 걸음마 단계다. 미국에서 마약을 알게 돼 돈, 직장 모든 것을 잃고 귀국한 ‘중독자 정’은 “미국은 커뮤니티마다 NA모임이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마약을 권하던 철없는 시절에 가슴을 치다 마약을 접하게 된 계기, 빠진 기간은 제각각이다. 밑바닥 생활에서 마약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며 본드에서 대마초를 거쳐 필로폰까지 ‘코스’를 밟은 사람도 있고 외국에서 단 한번 호기심에 나락으로 떨어진 이도 있다. 한 번이든 열 번이든 첫경험은 누구에게나 같다. 천국.‘중독자 한’은 “저는 필로폰을 처음 준 사람에게 너무 고마워서 절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불러다 함께 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얼마나 끔찍한 짓인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다른 중독자가 “여기 모인 30명이 또 다른 중독자 300명,3000명 만드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약을 끊게 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독였다. 천국을 엿본 죄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니 그곳은 천국을 가장한 지옥이었다. 남은 것 단 한 톨 없는 상태에서 이곳에 왔다. 그래서 숨길 게 없다. 후유증으로 이가 20개 이상 빠져 버린 얘기도 하고 주사바늘 자국을 보여 주며 과거를 반성한다.“약 하는 꿈을 꾸었는데 깨고 나서도 가슴이 떨렸다.”는 고해성사도 이뤄진다. ●“이런 모임이 진작 있었으면…” 가족에게조차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어 답답했던 마음이 이곳에서만큼은 편안하다. 중독자임을 그리고 혼자서 절대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 서로 손을 잡으면 고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또 마약 중독자를 이해할 수 없었던 가족들도 이곳에서 달라진다.10년간 마약에 빠져 사는 아들을 둔 엄마는 “이렇게 병이 깊을 줄 몰랐다.”면서 “며칠 전 아이가 또 약을 하다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얘기로 닫은 입을 열었다. 직접 아들을 신고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그는 “나보다 본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겠다.”면서 “이런 모임이 10년 전에도 있었으면 좋았겠다.”며 가슴을 쥐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에 가면 담배 사듯 마약을 삽니다. 저도 그랬죠. 처벌보다는 예방에 신경써야 할 때입니다. 교도소 생활요? 마약 전도사 양성소입니다. 처벌보다는 이런 모임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깊이 반성하지만 할 말을 해야겠다며 목소리를 높인 ‘중독자 유’의 얘기다. 모임이 끝난 다음에는 서로 손을 잡고서 적어도 다시 만날 때까지는 유혹을 뿌리치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서로 포옹하며 등을 두드려 주고 익명이지만 서로에게 힘이 돼 주겠다는 묵언의 약속을 한다. 사람 의지로는 확률 ‘1’에 다가설 수 없는 마약을 끊는 기적. 그 열쇠는 애정과 관심이었다. kkirina@seoul.co.kr
  • “제2의 ‘쉬리’ 만들고 싶어요”

    “제2의 ‘쉬리’ 만들고 싶어요”

    “‘쉬리’와 같이 분단의 아픔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탈북자들의 삶도 영화로 보여 주고 싶고요.” 북한 이탈주민으로서 최초로 영화감독을 꿈꾸는 탈북청년 김경철(22·서울 송파구 ‘하늘꿈학교’ 졸업)씨가 오는 28일 서울예술대학 영화학과 새내기로 꿈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다. 노란 염색머리와 삐딱하게 쓴 챙모자, 강력한 눈빛 등 그의 모습에서 숨겨진 끼와 재능이 느껴진다. ●14살에 북한 탈출… 영화같은 삶 “그동안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삶은 마치 한편의 영화와도 같다. 영화감독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14살의 나이로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 중국에서 생활하다 우여곡절 끝에 3년전 겨우 남한에 들어올 수 있었다. 남한에 들어와서도 열심히 살아 성공하는 길만이 북에 남은 엄마와 형제를 하루속히 만날 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학업에 전념했다. 그는 곧바로 북한 이탈청소년이 함께 기숙하며 공부하는 도시형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초스피드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끝내고, 마침내 난공불락과도 같던 대학의 문까지 넘었다. 자원봉사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공부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그는 영어와 국사 등 생소한 과목이 많은데다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 때문에 고생했다. 영화 ‘쉬리’의 영화배우 한석규를 가장 좋아하는 그의 교재는 영화. 지난 3년동안 무려 300∼400편의 영화를 봤다. 뮤지컬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하고, 틈틈이 거울을 보며 하루 17∼18시간씩 연기연습에 매달렸다. 그는 “내가 원하던 그곳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는 내가 스스로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늘꿈학교´ 7명 모두 대학 진학 지난 2003년 설립된 하늘꿈학교는 지난해 7명에 이어 올해도 7명이 모두 서울예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숙명여대, 신흥대 등에 합격했다. 하늘꿈학교는 올해에도 만 15세 이상 25세 미만의 북한 이탈청소년을 대상으로 대학진학반 10명과 검정고시반 10명 등 총 20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룩 이스트

    근대 역사에서 동아시아는 유럽의 무력 진출 대상이었다.19세기 러시아가 극동에 건설한 블라디보스토크는 당시 유럽의 동방정책을 대변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을 점령하라’는 뜻을 가진 지명이다. 우리 귀에 익은 동방정책은 통일전 서독의 브란트 정권이 추진한 동유럽과의 화해정책.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동아시아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이어졌다. 1980년대 이후 국제사회의 동방정책은 ‘동아시아를 배우자’로 역전되고 있다. 마하티르 빈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룩 이스트(Look East·동방을 보라)’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펼치기 시작하고부터다. 마하티르의 관점은 두갈래. 한국인과 일본인의 근면성이 첫째다. 또 하나는 서구 물질문명에 대한 반감이다. 마하티르는 노동에 대한 헌신적 자세와 정신세계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 모범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주목한 것이다. 최근 들어 범국가적으로 동방정책을 앞세운 나라는 인도. 인도의 관심사는 경제협력에 모아져 있다. 막 잠에서 깨어나는 인구대국으로서 동아시아의 빈곤 탈출 과정은 연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나흘간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한다. 인도 외교부는 “칼람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현 정부에서 최고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룩 이스트’정책 이행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이러한 동방정책은 미국이 연관되어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에 투자된 미국 자본이 한국 및 아세안국가와의 경협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중국을 포위하는 경제권 추진에 가담하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룩 이스트’에 우쭐하다가 복잡한 국제관계에 치일까 걱정스럽다. ‘룩 이스트’가 지향하는 중심국이 바뀌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 봐야 한다. 마하티르는 처음 일본을 가장 본받을 대상으로 꼽았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자 2002년 반면교사로 밀어내리고, 모범국을 중국으로 대체했다. 인도는 중국보다 한국의 성장모델을 선호한다. 어느 나라에 특별한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상황변화에 따른 국익 추구일 뿐이다.‘룩 이스트’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한·중·일은 물론 북한까지 경제공동체로 엮여 함께 번영하는 것이 먼저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피플 인 포커스] 파야르 셔자드 美NSC 부보좌관

    그의 오지랖은 정말 넓다. 최근 두달 동안 케냐, 우간다, 몽골, 일본, 중국, 영국과 러시아를 방문했고 지난달 홍콩에서 개최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도 참석, 실무를 챙겼다. 국제금융, 교역, 환경, 에너지, 대외 투자, 개발 원조, 인도적 원조, 재난 대응 등 그가 손대는 영역 역시 방대하기 짝이 없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의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파야르 셔자드(40)는 지난해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 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중·일 언론과 인터뷰할 때 배석할 정도로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언뜻 NSC와 국제경제 담당이란 자리 자체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교역을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부시 대통령의 신념에 따라 신설된 이 직책을 원만하게 수행해 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중국을 찾은 부시 대통령의 위안화 절상 압력도 그가 공들인 ‘작품’ 중 하나이다. ‘G8(선진 8개국)의 셰르파’라고 자신을 일컬을 정도로 그는 G8의 논의 과정에 부시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 앞장서 왔으며 주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그랜트 아도니스는 “셔자드는 가장 뛰어난 전문가”이며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 전 국제경제 분야에 대한 의견을 듣는 맨마지막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충성심이 뛰어난 그는 사무실 벽에 부시 대통령의 친필 메모를 걸어둘 정도다. 부시와의 의기투합에는 개인적 성장사도 한몫했다. 이란 외교관의 아들로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13세 때 팔레비 왕정의 붕괴로 모든 것을 빼앗긴 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탈출했다. 미국에 건너온 것이 신의 은총 덕이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럽 최고 석학에 듣는다] 자크 아탈리 특별인터뷰

    [유럽 최고 석학에 듣는다] 자크 아탈리 특별인터뷰

    |파리 함혜리특파원|“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만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불모지를 삶의 터전으로 바꿔가며 살아가는 유목민(노마드)의 문화를 현대인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해 반향을 일으킨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63). 그는 지난 연말 파리 교외 뇌이의 자택에서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미래 사회를 제대로 수용하려면 노마드적 사고를 지녀야 한다.”면서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알고, 타인의 문화를 존중하며, 항상 창조하는 사람만이 끝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든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기술, 교육, 정치, 시장경제 등 모든 제도와 환경은 그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진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전지구적 노력만이 21세기의 인류가 바라는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마드문화가 미래지배…끝없는 창의력 요구” ▶21세기는 하드웨어 방식의 사고에서 지식·문화 등 소프트웨어가 기반이 되는 사회라고 한다. 이같은 전환은 어디에서 오나. -소프트웨어인 문화는 정신에 기초하며 사회는 이런 문화 발전에 의해 진보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전반적으로 힘의 사회에서 정신의 사회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인류를 발전시켜 온 동인은 고통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물질 영역을 떨쳐 버리고 정신이 중시되는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 ▶이런 변화는 인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었나. -변화가 완결된 것이 아니며 진행중이다. 우리는 여전히 곳곳에서 폭력과 불평등을 목격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소프트 사회’, 즉 고도의 정보 사회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개념의 풍요로움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물질 재화는 내가 남에게 주면 내게서 사라지지만 정보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더라도 남아있다. 이것은 혁명적인 변화이며 사회 진보를 위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투명성, 민주주의, 정보 공유 등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가 누리는 새로운 풍요는 물질로 인한 갈등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인류가 추구해야 할 ‘비폭력의 세계’를 향한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다. ▶21세기에 가장 중시되는 가치는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물질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는 하나라도 더 많이 갖기 위해 사람들은 투쟁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나 혼자만 누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언어, 휴대전화가 그렇듯이 함께 소통하고, 나누고, 모두가 이용할 수 있을 때에 유용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어야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서는 ‘공동의 이익’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인류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 환경오염, 물 부족, 기아 등을 같이 해결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창조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그런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인류는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나쁜 방향으로도 발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쁜 면을 발전시키는 도구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야만스러운 지식, 인간복제, 가상세계 탐닉 등은 인류를 자멸의 길로 이끌고 있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발전한다. 언젠가 악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선을 창출하는 도구들을 파괴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것이 우려스럽다. ▶당신은 한 곳에 뿌리내리고 사는 정주민이 아닌 유목민의 입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성찰했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이동을 원치 않지만 할 수 없이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아탈리는 정보를 창출하는 극소수의 상류계층을 하이퍼 노마드, 정보를 향유하되 소비만 하는 것은 버추얼 노마드, 정보를 향유하지도 못하고 물질적 빈곤에 시달리는 계층을 인프라 노마드로 구분했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인류는 지금까지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하나씩 극복하고 있지만 인류의 절반은 가난과 기아에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그들에게 이런 발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우선 절대빈곤층이 물질적 빈곤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 노마드에서 버추얼 노마드를 거치지 않고 하이퍼 노마드로 합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지적으로 무장하고, 단순하게 소통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창조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행동양태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접속하고 소통함으로써 모든 구성원이 창조의 주체가 되는 그런 문명 형태가 내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다. ▶노마디즘과 유토피아는 어떤 관계인가. -유토피아는 이상적 사회이고, 매우 완벽하지만 추상적이다. 하지만 노마디즘은 현실이다. 돈을 벌기 위해, 보다 잘 살기 위해 이동하는 인프라 노마드는 비참하지만 현실이다. 노마디즘에서도 유토피아는 존재한다. 끝없이 이동하면서도 전통과 가치를 간직하고, 과거를 수용하면서 창조해 나가는 창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누리는 사회가 바로 노마디즘의 유토피아다. ▶어떤 사람이 미래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나. -노마드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즉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동시에 사회의 위험을 감시하는 사람, 끝없이 창조하는 사람, 집단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와 타인에 대한 존중, 적응력, 창의력이 필수조건이다. 우리는 끝없는 변화 속에 살고 있으며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는다. 창조적인 사람은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창의력은 중요하다. 각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어느 분야에서 창조자가 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빠른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집단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경험과 가치, 전통을 공유할 수 있으며 이런 가치 공유를 통해 인류는 변화 속에서 진보하는 것이다.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하나.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사라진다.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한가. -이런 변화를 정의하고, 경향을 예측하는 데 지식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지난 15년간 인류의 역사를 유목민이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그 관점에서 인류가 부닥친 많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다. 많은 지식인들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행동한 나머지 현실참여를 피한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무의미하다. ▶미래에 인류가 직면할 최대의 도전은 무엇인가. -시간의 한정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더 이상 공간적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다. 기술진보와 공동의 이익 추구를 통해 인류는 조만간 시간의 한정성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간은 물질이나 정보와 달리 생산할 수 없으며 누구에게도 줄 수 없고 살 수도 없다.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가이다. 시간은 ‘좋은 시간’과 ‘나쁜 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쓰거나, 창조하는 데 쓰면 ‘좋은 시간’이 되지만 파괴하고, 약탈하며, 탐욕을 부리면 ‘나쁜 시간’이 된다. 올바른 정치란 사회나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좋은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 지적한다면. -한국은 큰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전통을 유지하면서 고도의 신기술을 진보시킨 한국은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신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일본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 나라와 어떻게 연결하는가에 따라 한국의 미래는 달라진다. 전통과 현대성을 조화시키면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신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대단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가치 생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lotus@seoul.co.kr ■ 자크 아탈리는 누구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이자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꼽힌다.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저술활동, 폭넓은 지식과 혜안으로 미래를 짚어내는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왔다.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에콜폴리테크닉에서 공학을, 에콜 드 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폴리티크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최고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를 거쳐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대 초반부터 지난 85년까지 시앙스폴리티크와 에콜폴리테크닉, 파리 9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74년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한 뒤 81년 사회당 정부 집권 이후 91년까지 대통령 특별보좌역을 맡았다.‘미테랑의 휴대용컴퓨터’란 별명을 얻으며 17년간 사회민주주의의 실현, 유럽경제통합 등을 기획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동구권의 경제재건을 위해 91년 유럽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했고 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냈다. 현재 국제컨설팅회사인 ‘아탈리&아소시에’ 대표, 제3세계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구호기구 플래닛파이낸스(PlaNet Finance) 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1980년 기아구제기구 창립,84년 유럽신기술 개발프로그램 EUREKA 창설,89년 방글라데시 구호기구 설립, 유럽 고등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30여권의 저서는 27개 언어로 번역돼 500만권 이상 팔렸다. 대표적 저서로 ‘인간의 길’(2004),‘유목인간’(2003) 등이 있다.
  • [구정 이삭]

    ●서울 동작구 내년 1월 5일(목)부터 1월 26일(목)까지 보건소 2층 보건교육실에서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나의 미래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화·목요일 열리며 성격검사 등의 다양한 심리검사와 치료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준다. 참가희망자는 보건소 지역보건과(02-820-1441)에 전화하거나 직접 방문하여 신청하면 된다. ●서울 송파구 26일(월)부터 29일(목)까지 보건소 3층 보건교육실에서 관내 초등학교 4,5학년생을 대상으로 ‘송파꾸러기 건강교실’을 운영한다. 체중 감량과 식습관 교정, 력 향상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02)410-3424. ●서울 강서구 내년 1월 4일(수)부터 1월 24일(화)까지 스케이트 교실 2개 반과 탁구와 음악줄넘기 교실 각 1개 반으로 구성된 ‘겨울방학 청소년교실’을 운영한다.26일(월)∼30일(금)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스케이트 교실은 입장료 및 스케이트 대여료 2만 5000원을 부담해야 하며 그 외 종목은 무료.(02)2600-6413. ●서울 강북구보건소 내년 1월 5일(목)부터 4월 5일(수)까지 운영하는 ‘비만탈출 1060프로젝트’에 참여할 30대 이상 주민 100명을 30일(금)까지 선착순 모집한다.3개월 동안 비만탈출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가장 성공한 이를 선정해 시상하고 6개월간 비만관리를 해준다. 삼각산 분소 주민건강증진센터(02-946-0081∼3)에서 전화로 비만도를 상담한 후 신청하면 된다. ●서울 종로구 내년 1월 2일(월)부터 2월 3일(금)까지 청소년 테니스교실을 운영한다. 경기상고 테니스장에서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기초부터 배울 수 있다. 매주 5회(월∼금) 오후 1시부터 2시간씩 진행한다. 수강료는 3만원. 접수는 29일(목)까지.(02)731- 0456. ●과천시 2006년 한국화반 신입회원을 선착순 모집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 과천시민회관 5층에서 한국화·사군자·산수화·추상화 등을 배운다. 회비 월 1만원.(02)504-4646. ●인천시 26일(월)까지 문학유스센터, 청소년종합지원센터 등 청소년 관련 사업을 운영할 위탁단체를 모집한다. 응모자격은 인천시에서 청소년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또는 단체여야 한다. 위탁기간은 2년.(032)440-3962∼7. ●경기도 31일(토)까지 수원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과 도민을 연결해주는 ‘호스트 패밀리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 외국인 학생들을 가정으로 초청하거나 주기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외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가나, 네팔, 중국, 인도, 일본 등 국비로 유학온 학생들로 기본적인 한국어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031)249-2191. ●청심청소년 문화재단 31일(토)까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청아국제영어캠프 참가자 2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이번 캠프는 ▲1차는 다음달 2일(월)∼14일(토) ▲2차는 다음달 14일(토)∼26일(목) 진행하며 미국인 강사 17명에 의해 담임제로 운영된다. 신청 접수는 홈페이지(iec.cheongacamp.com)나 전화로 할 수 있다. 참가비 98만 5000원.(031)589-1044. ●성남 남부경찰서 매주 월∼금 오후 6시 4층 강당에서 국선도 무료강습이 진행된다. 성남시민이면 누구나 매일 72분간 단전호흡과 스트레칭 등을 배울 수 있다. 강습비 2만원.(031)733-0002. ●경기 고양시 다음달 4일(수)∼6일(금)까지 내년 5월 열리는 제 52회 경기도체육대회의 개·폐회식 문화예술행사 대행 사업자를 공모한다. 제안서 및 발표 심사를 거친다. 대행 금액은 6억 5000만원.(031)929-4215∼6. ●경기도민장학회 다음달 16일(월)부터 경기도 출신 우수 대학생을 대상으로 2006년도 경기도 장학관 입사생을 모집한다. 남자 200명, 여자 80명을 선발한다. 자세한 내용 및 지원은 홈페이지(www.ggjh.co.kr) 참조.(02)996-8505,99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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