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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최후 보루’ 홍콩 이공대 뚫려… 법원은 “복면금지법 위헌”

    ‘시위대 최후 보루’ 홍콩 이공대 뚫려… 법원은 “복면금지법 위헌”

    새벽에 물대포·음향대포 쏘며 교정 진입 시위대 활·화염병 저항… 400명 이상 체포 홍콩의 대법, 마스크 시위대 체포에 제동 中은 홍콩 인접 광저우서 테러 진압훈련 시진핑, 순방 뒤 귀국… 강경 진압 가능성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는 가운데 18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마지막 보루’인 홍콩 이공대로 진입했다. 400명이 넘는 대학생이 체포됐다. 반면 홍콩 고등법원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홍콩 정부로서는 시위 참가자의 복면 착용을 단속할 법적 근거를 잃어버렸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새벽 5시 30분부터 이공대 교정에 들어가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이공대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교정을 전면 봉쇄해 교정 안으로 되돌아갔다. 이들은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고 화살을 쏘며 저항했다. 수십개의 가스통을 터뜨리며 건물에 불을 질러 교정 곳곳에서 폭발음이 퍼졌다. 지난 8일 홍콩과기대 2학년 차우츠록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추락사하자 이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홍콩의 거의 모든 대학을 점거했다. 경찰 진압이 본격화되면서 대부분 학교에서 시위가 마무리됐지만 이공대는 600명 정도가 남아 있었다. 경찰은 물대포차를 동원해 파란색 물줄기를 쏘고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도 선보였다. 최대 500m 거리에서 150㏈ 안팎의 음파를 쏴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끼게 한다. 경찰은 이날 이공대 시위대를 포함해 홍콩 전역에서 4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측은 “교내에 먹을 것이 떨어졌고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호소했다고 SCMP는 전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홍콩 고등법원은 야당 의원 25명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기본법’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 줬다고 명보가 이날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지난달 5일부터 시행 중인 복면금지법은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한다. 야당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시행의 근거가 된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는 입법회(우리의 국회)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왔다. 우리의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법은 비상 상황 시 행정장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규정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긴급법에 근거해 복면금지법을 발동했지만 법원의 위헌 판단으로 더이상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막을 수 없게 됐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16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을 기지 밖으로 보내 청소 활동을 하게 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홍콩과 인접한 광저우에서 대규모 테러 진압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저우 공안국은 전날 10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테러 대비 훈련을 벌였다. 광저우 공안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테러범 진압과 폭발물 처리 등의 상황이 담겨 있다. 홍콩 시위대를 향한 경고성 행사로 풀이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17일 베이징으로 돌아옴에 따라 홍콩에 대한 대응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이 브라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홍콩 폭력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홍콩 사태 무력 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경찰 이공대 진입…반정부 시위대와 충돌

    홍콩 경찰 이공대 진입…반정부 시위대와 충돌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홍콩의 민주화 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반정부 집회·시위가 6개월 동안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 이공대학에 진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새벽 홍콩 경찰은 이공대 교정에 진입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차량을 동원했다. 시위대를 식별하기 위해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을 시위대를 향해 쐈다. 홍콩 경찰은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사용했다.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쏘는데, 이 음파에 노출되면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고 한다. 이런 경찰의 강경 진압에 맞서 시위대는 화염병, 벽돌 등을 던지고 활을 쏘면서 저항하고 있다. 양측의 격렬한 충돌로 이공대 교정 곳곳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이 현장에는 지난 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청장 직위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나와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날에는 시위대가 차량을 동원해 중국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설치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홍콩 경찰이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차량 운전자는 도주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화염병, 활, 차량 등 살상용 무기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홍콩 경찰은 이미 이공대 인근에서 수십 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이 이공대 교정을 전면 봉쇄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또 이공대 안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해진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홍콩시위 격화에 한국 대만 등 유학생 귀국 러시

    홍콩시위 격화에 한국 대만 등 유학생 귀국 러시

    홍콩에서 지난 6월 초 시작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자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 ‘홍콩 탈출’에 나서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도 귀국길을 서두르고 있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내 대학들이 사실상 ‘휴교령’을 선언하면서 홍콩에 있는 유학생 상당수가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전날 중문대에 있던 중국 본토 출신 학생 80여명을 대피시켰다. 지난 12일 이 곳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학생들은 화염병과 불 붙인 화살, 대형 새총 등으로 맞서 ‘전쟁터’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선전시 지부는 홍콩을 빠져나오려는 중국 본토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숙박시설을 제공한다. 이미 상당수 학생들이 홍콩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정부도 자국 항공기를 동원해 전날 밤 대만 유학생 126명을 홍콩에서 탈출시켰다. 자유시보와 중앙통신사 등은 대만 본토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를 인용해 홍콩에서 유학 중인 대만 유학생 1021명 가운데 284명이 우선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에 “홍콩 경찰의 대학 내 진입을 보면서 이전의 ‘백색테러’(계엄령·1949~1987) 시대를 떠올렸다”며 “대만이 어렵게 빠져나온 어둠 속으로 홍콩이 들어갔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미 대학들도 교환학생으로 홍콩에 온 자국 학생을 본국으로 소환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 학생들도 귀국길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홍콩 내 8개 주요 대학에는 1만 8000여명의 유학생들이 있다. 한국인은 홍콩대과 홍콩과기대, 중문대 등을 중심으로 1600여명이 유학 중이다.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은 차량을 동원해 중문대 기숙사에서 40명가량 한인 유학생들이 ‘탈출’할 수 있게 도왔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중문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한인 유학생들을 버스를 동원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이동시켰다”면서 “이 가운데 30명가량은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유학생 학부모들의 전화가 쏟아져 총영사관의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직 유엔대사 “트럼프 ‘미치광이 전략’으로 대북제재 압박”

    전직 유엔대사 “트럼프 ‘미치광이 전략’으로 대북제재 압박”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회고록을 통해 지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일을 소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유엔 대사를 지낸 헤릴리 전 대사는 11일(현지시간) 발간된 회고록 ‘외람된 말이지만’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방금 나와 얘기했고 (군사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전하라’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안보리 이사국들)이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유엔 대북제재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고안한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을 일부러 구사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했고, 안보리는 그해 12월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회고록에서 “김정은 정권의 몰락은 집단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의 중국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중국에 이런 위험은 매우 컸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리는 먼저 중국과 합의한 후 러시아에는 ‘이런 식으로 가면 러시아만 김정은 정권과 손을 잡는 처지가 돼 국제적 왕따가 될 것’이라고 은근히 압박했다”고 적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적인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사실 나로서는 ‘최대의 압박’ 전략에 실제로 도움이 됐다”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를 다루는 위험에 대해서라면, 문제는 그쪽(김정은)이지 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등의 언어를 사용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서는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본인에게 묻기도 했다는 것이 헤일리 전 대사의 말이다. 이에 헤일리 전 대사는 “유엔총회는 교회와 같은 곳이니 하고 싶으면 하라. 다만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중국 남편’ 2명에게 학대받다 도망친 캄보디아 13세 소녀

    ‘중국 남편’ 2명에게 학대받다 도망친 캄보디아 13세 소녀

    중국에서 두 명의 ‘남편’에게 학대받다가 탈출한 캄보디아 13세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후베이데일리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적의 이 소녀는 지난 10월 후베이성(湖北) 양신현(陽新)의 한 가정집에서 탈출한 뒤 경찰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이 소녀는 지난 2월 자신의 고향에서 만난 중년 여성(캄보디아 국적)의 중매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당시 이 여성은 13살 밖에 되지 않은 소녀에게 중국어를 알려주고 숙식도 제공해주는 ‘좋은 신랑감’이 있으며 현지에서 일자리도 얻을 수 있다고 속였고, 이 말에 속은 소녀는 중국 국경을 넘어 양신현에 사는 한 남성의 집에 거주하게 됐다. 그러나 불법 입국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 온 소녀는 집주인 남성 및 그의 가족으로부터 6개월간 신체적, 언어적 학대를 받아야 했다. 이후 이 남성에게서 버려진 소녀는 역시 양신현에서 또 다른 ‘신랑감’을 만났지만, 학대는 끊이지 않았다. 두 번째 남성은 소녀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도록 했고, 그의 집에서 1개월이 넘도록 감금된 채 학대를 당하던 소녀는 간신히 그곳을 탈출해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소녀는 중국에 건너온 이후 현지어를 배우지 못했으며, 생면부지의 현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당시에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 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 소녀는 통역관을 대동한 경찰 조사에서 “나는 나를 데려간 남성 2명의 신원을 알지 못하며, 그들의 집이 어디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 소녀가 외국인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사건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지난 6월, 중국 공안국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중국에 끌려왔다가 자국으로 돌아간 ‘불법 신부’는 11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성과 여자아이였다. 현재 이 소녀는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과 재회한 뒤 본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커지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한인 파워

    [임정욱의 혁신경제] 커지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한인 파워

    최근 과도한 기업 가치 거품이 빠지며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에 거액의 손실을 안긴 ‘위워크 사태’ 때문에 유니콘 스타트업의 거품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또 너무나 비싼 집값과 물가 때문에 실리콘밸리 탈출 현상이 벌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과연 정말 그럴까 궁금해하던 중에 1년 만에 실리콘밸리에 재방문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실리콘밸리의 열기는 더하면 더했지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선 교통체증이 살인적이다. 거의 30년 가깝게 실리콘밸리를 오가고 살아 보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길이 심하게 막히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까지 가는데 나름 러시아워를 피해 오후 3시에 출발했는데도 예전의 두 배인 2시간 반이 걸렸다. 두 명 이상이 동승해야 달릴 수 있는 카풀 차선도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카풀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준 테슬라 같은 친환경 전기차가 너무 많아진 탓이다. 호텔 가격도 살인적이다. 1년 전 1박에 약 200달러에 묵었던 호텔이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평범한 별 셋짜리 호텔에서 하룻밤 자는 데 50만~60만원을 줘야 한다. 그런데도 주중에는 방이 없다. 왜 그럴까. 이벤트가 많아서 그렇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콘퍼런스가 샌프란시스코부터 새너제이까지 곳곳에서 열린다.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이 이벤트에 참석하려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몰려든다. 나만 해도 지난 7일 오전에는 현대자동차의 샌프란시스코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오후에는 팰로앨토의 벤처캐피탈 이벤트에 참석했다. 그날 내가 만난 한 투자자는 “오늘만 4개의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바삐 움직였다. 실리콘밸리에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수만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공룡 테크 기업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줄잡아 100개가 넘는 1조원 이상 가치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있다. 모두 빠르게 사무실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각각 수백, 수천명의 직원이 있고, 또 성장을 위해 맹렬히 추가로 직원을 뽑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더이상 뽑을 사람이 없으니 전 세계에서 데려온다. 이런 혁신 기업에 좀더 가까이 있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또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연다. 한국 기업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외에 한화, GS, 두산 등이 속속 지사를 만들고 있다. 새로 들어온 이들의 가족이 정착할 새로운 주택단지가 올라간다. 하지만 더이상 교통체증과 혼잡을 원하지 않는 기존 주민들은 새로운 단지 개발을 맹렬히 반대한다. 애플, 페이스북 등 테크 기업들은 수조원을 기부해 캘리포니아의 주택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런 이유로 해결은 쉽지 않다. 나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들어오는 사람들만 넘쳐나는 탓이다. 이런 중에 실리콘밸리 북쪽 소노마카운티에서 큰 산불이 났다. 인접 지역에 사는 레베카 황은 “5일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모든 것이 정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산불의 위협으로 집을 비우고 3일 동안 피난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시스템은 낙후된 그대로다.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를 연결하는 칼트레인은 수십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 느리고 이용하기 불편하다. 지역 전철 바트도 한국의 지하철에 비하면 비싸고 지저분하다. 길거리의 노숙자들은 더 많아졌다. 자동차 유리를 깨고 귀중품을 훔쳐 가는 도난 사고도 빈번하다. 카페에서도 갑자기 랩탑컴퓨터를 채가서 훔쳐 가는 도둑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보인다. 억대 연봉을 받는 주민들이 가득한 실리콘밸리의 역설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명과 암은 극명하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희망도 보였다.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의 숫자가 매년 크게 는다. 센드버드, 타파스미디어, 몰로코 등 현지에서 쑥쑥 성장하는 한인 스타트업도 많아졌다. K그룹, 82스타트업 등 테크 업계 한인들의 모임도 활발하다. 그래서 현지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젊은 한인 엔지니어들이 창업을 꿈꾼다. 현지에서 열린 82스타트업 행사에는 60여명이 와서 창업자들의 발표를 듣고 있었다. 세마트랜스링크 김범수 대표, 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 빅베이신캐피탈 윤필구 대표 등 막 창업한 초기 한인 창업가들에게 활발히 조언해 주고 투자하는 이들도 생겼다. 인도계와 중국계가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들이 쑥쑥 성장해 한국과 실리콘밸리를 잇는 가교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저가항공’ 플라이강원, 새달 국내선 운항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플라이강원’이 안전운항 능력 검증을 마치고 다음달 운항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28일 플라이강원에 국내·국제 항공운송사업을 위한 운항증명(AOC)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는지를 심사해 허가하는 제도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 4월 AOC 검사를 신청했다. 국토부는 12명의 전문감독관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약 6개월간 서류 및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50시간 이상의 시범 비행과 비상 착수, 승객 탈출 모의평가, 공항 운항 준비 상태 등 분야별 안전운항 준비 상태를 확인했다. 이번 AOC 발급으로 플라이강원은 국내외 항공기 운항이 가능해졌다. 플라이강원은 다음달 20일 강원 양양~제주 노선 주 2회 취항을 시작으로 국내선 운항에 들어가고, 국토부로부터 국제 항공 운수권을 배분받아 오는 12월에는 국제선 취항도 할 계획이다. 지난달 1호기를 도입한 플라이강원은 2022년까지 항공기 10대를 추가 도입해 일본과 동남아, 중국 노선 등을 중심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문 대통령, 특허증 직접 서명 “우린 당당한 세계 4위 특허강국”

    문 대통령, 특허증 직접 서명 “우린 당당한 세계 4위 특허강국”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요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자립화 과제가 우리 경제에 가장 중요한 화두로 대두됐는데, 그 문제도 따지고 보면 이른바 특허기술을 둘러싼 일종의 기술패권 다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 등록증 수여식’ 행사를 가졌다. 200만번째 특허는 ‘엔도좀 탈출구조(세포내 흡입에 의해 만들어지는 막주머니) 모티프 및 이의 활용’이라는 제목의 특허다. 이는 치료용 항체를 종양세포 내부로 침투시켜 암 유발물질의 작용을 차단하고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바이오 기술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특허 발명자는 아주대 김용성 교수이며, 특허권자는 주식회사 오름 테라퓨틱 이승주 대표다. 200만호 특허 등록은 1946년 특허제도가 도입된 이후 73년만의 성과로, 미국·프랑스·영국·일본·독일·중국에 이은 세계 7번째다. 아울러 이날 100만번째 디자인으로 등록된 제품은 ‘스마트 안전모’다. 이는 근로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안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디자인 창작자는 울산과학기술원 김관명 부교수이며, 디자인권자는 주식회사 HHS의 한형섭 대표다. 특허청장이 서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대통령이 직접 특별증서에 서명하는 공개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국·중국 무역전쟁 등 전 세계적인 기술패권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술자립을 독려하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지금 1년에 21만건 정도 특허가 이뤄지는데, 건수로 세계 4위에 해당하며 GDP(국내총생산)당, 국민 1인당 특허 건수로도 세계 1위”라며 “우리가 아주 당당한 세계 4위 특허 강국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직도 과제가 많다”며 “가장 많이 제기되는 과제는 아직도 우리 특허가 원천기술, 소재·부품 쪽으로 나아가지 못해 (특허) 건수는 많지만 질적으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지속해서 적자인데, 다행스러운 것은 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 조만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우리가 기술 자립화를 하려면 단지 R&D(연구개발)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기존 특허를 회피하고 그에 대해 새로운 기술·제품을 개발했을 경우 특허 분쟁이 일어나면 이길 수 있게 정부가 충분히 뒷받침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확보했을 경우엔 빨리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특허출원해 우리 기술이 보호받는 노력을 특허청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특히 벤처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특허·지식재산권을 확보할 경우 제대로 평가되는 게 필요하다”며 “대기업이 함부로 기술을 탈취하지 못하게 기술을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좋은 아이디어가 특허로까지 활용됐지만 마케팅·자금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특허 같은 것을 담보로 충분히 평가해 벤처기업의 초기 운용비용으로 사용되도록 하면 벤처기업 육성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내 출원은 아주 왕성한데 수출 규모보다 해외 출원은 상당히 약한 편”이라고 지적한 뒤 “특허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특허권자가 그 기술을 해외에서도 출원하는 부분도 특허청에서 각별히 뒷받침해달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중국] 기차서 하품하다 턱이 ‘뚝’…승객 중 의사 있어 위기탈출

    [여기는 중국] 기차서 하품하다 턱이 ‘뚝’…승객 중 의사 있어 위기탈출

    지나치게 크게 하품을 하다 털 관절이 탈구돼 위기를 겪은 여성의 사례가 알려졌다. 광둥성 지역매체인 신콰이바오((新快報)의 지난 5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4일, 중국 남부 쿤밍에서 중부 광저우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여성이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주변 승객들에 따르면 이 여성은 하품을 하던 중 입을 지나치게 크게 벌리고 웃다가 털 관절이 탈구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아예 입을 다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턱 아래와 목, 어깨에까지 증상이 미쳐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승무원을 곧바로 이를 기관사에게 보고하고, 열차 내 방송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해당 기차에는 광저우의과대학부속 제2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뤄원위안(罗文元)이 탑승해 있었다. 뤄 씨는 방송을 듣자마자 환자가 있는 칸으로 달려갔다. 그는 곧바로 환자의 상태를 살핀 뒤, 탈구 된 관절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한 시술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기차가 흔들리는데다 환자가 심한 통증과 메스꺼움 증상을 호소에 시술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뤄 씨는 끝까지 침착하게 환자의 턱 상태를 살폈고, 결국 턱관절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응급처치에 성공했다. 신콰이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뤄 씨는 환자가 있는 현장에 도착해 상태를 살핀 뒤 “턱 관절 전문의가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주저했지만, 승무원이 “다음 역까지 가서 구급대를 부르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며 설득하자 응급처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의 도움으로 운 좋게 빠른 응급처치를 받은 여성 환자가 뤄 씨에게 사례를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뤄 씨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조용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턱이 자주 빠지는 습관성 탈구 등 턱관절 장애가 지속될 경우 입을 벌리기 힘들어지거나 두통, 이명, 어깨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안면비대칭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 외국기관 주식 투자 한도 폐지…자본시장 개방 포석

    中, 외국기관 주식 투자 한도 폐지…자본시장 개방 포석

    중국 정부가 외국 기관의 주식 투자 한도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 전면 개방 요구가 커지자 이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화 가치가 1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본유출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외환관리국은 전날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RQFII)의 투자 한도 제한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외환관리국은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금융시장에 편리하게 참여할 것”이라며 “중국의 주식과 채권 시장이 더욱 환영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중국 정부는 적격외국기관투자자로 지정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외국 기관에 대해서만 내국인 전용 투자 주식인 A주를 살 수 있는 한도를 부여했다. QFII는 달러 기준으로 투자 한도를 받는 외국 기관을, RQFII는 위안화 기준으로 투자 한도를 받은 외국 기관을 말한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나왔다. 그간 무역전쟁 상대방인 미국은 “중국이 주식시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다음달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중국이 선제적 시장 개방 확대 메시지를 천명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달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 가치는 이후에도 추가로 떨어져 한때 달러당 7.2위안 선을 위협했다. 무역전쟁이 격화된 지난 8월 한 달 새 위안화 가치는 3.7% 떨어졌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1994년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외국 자본 유입을 촉진해 중국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월 고점인 3,587.03 대비 15% 이상 하락해 3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세계 주요 기관들이 벤치마크 지수에 중국 주식 편입 비중을 높이는 추세여서 외국 기관 투자 한도 폐지가 기본적으로는 중국 투자 유입을 원활하게 하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 서커스 도중 우리 탈출한 호랑이…짧은 자유의 끝은 죽음

    中 서커스 도중 우리 탈출한 호랑이…짧은 자유의 끝은 죽음

    불법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호랑이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6일 밤(현지시간) 중국 허난성 위안양현의 한 서커스장에서 호랑이가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호랑이는 다음 날 포획 직후 숨을 거뒀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서커스는 지역 당국의 허가 없이 열린 불법 공연이었다.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은 호랑이가 지역 내 학교에서 펼쳐진 불법 서커스 도중 우리를 탈출했으며, 이에 놀란 관객들이 한꺼번에 공연장을 빠져나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했다.호랑이가 탈출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역 주민에게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하고, 드론과 경찰견, 열 영상 장비를 이용해 추적에 나섰다.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 밤샘 수색을 벌인 경찰이 인근 옥수수밭에서 호랑이를 포획하면서 탈출 소동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진정제를 맞고 포획된 호랑이는 현지 동물원으로 이송되던 중 죽고 말았다. 신샹시동물원 관계자는 “호랑이는 동물원에 도착하기 직전 숨이 끊어졌다”면서 “탈출 후 차에 치여 내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 측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에 들어갔다.불법 서커스에 동원된 호랑이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현지에서는 동물을 동원한 서커스를 법으로 금지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서커스단 우리에 갇힌 호랑이는 살아있는 내내 고통에 시달렸을 것”이라면서 “호랑이는 우리가 아닌 야생에서 살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서커스 단원 2명을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檢 내 사건 언론 공개한 게 구명 계기 ‘천운’… 반인권적 조사 안 돼”

    “피고인은 진술거부권, 변호인조력권을 사전에 적법하게 고지받지 못했다. 자필진술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2014년 9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김우수)는 중국에서 탈북 브로커 납치를 시도하고 국내로 잠입해 탈북자 동향 등을 탐지한 혐의로 기소된 홍강철(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홍씨가 구속 기소된 지 6개월 만이었다. 검찰은 홍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간첩, 특수잠입·탈출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홍씨의 기소 내용은 검찰이 보도자료를 내면서 언론에도 공개됐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날이었다. 간첩 조작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간첩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을까. 국가 기관의 시선 돌리기용 발표는 오히려 홍씨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유씨 사건을 맡았던 장경욱 변호사 등 많은 변호사들이 홍씨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6년 2월 2심에서도 무죄 선고가 났다. 홍씨는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보도자료를 낸 게 천만다행”이라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무슨 일을 했나. “강건종합군관학교(초급장교 양성기관)를 나왔다. 군 복무를 오래 했는데 간부 등용이 안 됐다. 제대 후에는 공장에서 일했다. 제도에 대한 불만이 생기면서 송금 등 탈북 지원도 했다.” -탈북하게 된 계기는. “아내가 먼 친척뻘 되는 조카를 탈북시키려다 현장에서 잡혔다. 과거 일까지 드러나면 형이 무거워질 것 같아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2013년 6월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가 나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뒤 국정원에 내가 국가안전보위부 정보원인데 탈북 브로커를 납치하려고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한다.” -감옥에는 얼마나 갇혀 있었나. “국정원과 서울구치소에서 6개월씩 1년 정도 있었다. 모두 독방이었다. 국정원에 갇혀 있을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밤마다 노래를 불러댔다. 사람이 그리웠다.” -어찌 됐건 간첩이라고 자백을 한 건데. “국정원 직원이 ‘빨리 인정하고 가라’고 하더라. 북한에서는 자기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반국가적 범죄나 살인, 강간죄가 아닌 이상 감옥에 안 보낸다. 정치적 목적으로 나를 간첩으로 만들려고 해도, 사실은 내가 간첩이 아니라는 걸 국정원은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인정하면 하나원에 보낼 줄 알았다. 어떻게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빨리 교도소에 가라고 하나.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했는데 안 그렇더라.” -그래서 보위사 정보원이라고 인정했나. “국정원 1차 조사 때 보위부 정보원이냐고 물어보더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질문만 들었다. 군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보위사령부(보위사)는 알아도 보위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보위사 정보원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더라. 자꾸 ‘담뱃값을 하라’고 하는데 이해를 못했다. 그저 정보원이라고 하면 ‘국정원 직원이 상금을 받나’ 속으로 생각하고 ‘그렇다’고 했다.” -국정원 2차 조사 때 자필 진술서만 1000여장이 된다. “우리는 ‘숙제’라고 불렀다. 조사관이 ‘어떤 임무를 받고 왔느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니까 ‘그냥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 ‘그럴 수가 있나’라면서 ‘탈북 동향 임무를 맡았겠지’ 하고 힌트를 주는 식이다. 그렇게 밤마다 쓴다. 제목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을 매번 반복해서 쓰면 어느 순간 세뇌가 된다. 내가 간첩 임무를 받은 것처럼 되더라. 무서운 수법이다.” -간첩이라고 인정하면 언론에 알리지 않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한국에 데려다 준다고 했다던데. “우연한 기회에 구치소에서 신문을 보다가 내 기사를 봤다. 탈북 위장 북한 공작원이 기소됐는데 국정원 밥을 먹고 14㎏ 살쪘다는 기사였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때부터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국선변호인이 국가 편에 선 변호사인 줄 알았다. 국선변호인에게 ‘황금 같은 시간을 빼앗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그 편지를 장경욱 변호사가 보낸 다른 변호사가 갖고 오더라.” -1심에서 무죄를 예상했나. “처음에는 재판부가 검찰 편인 것 같았다. 변호인이 이의 신청을 해도 받아주질 않았다. 그런데 선고를 열흘 앞두고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 현장 검증을 간 적이 있다. 그때 판사들 얼굴이 달라지는 걸 봤다. ‘아, 나 무죄구나”라는 걸 느꼈다.” -대법원 선고가 길어지는 것 같다. “검사가 상고한 지 벌써 3년 반이 지났다. 답변서를 안 내서 그런가 싶어서 요즘 새벽 2~3시까지 (답변서를) 쓰고 있다.” -판결이 뒤집히면 어떡하나. “불안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번 구속된 적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다시 수감되는 꿈도 꾼다. 아내가 닭곰탕을 끓여 왔는데 교도소에 갇혀 못 먹는 꿈이다.” -요새 하는 일은. “내 사건 변호를 맡아줬던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돕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고문 조작’으로 드러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이 진행 중인데 3년 전부터 증거 수집하고 사건 기록을 함께 검토했다. 증거 찾으러 전국을 다녔다. 부산에도 자주 내려가 당시 고문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 면담하고 녹취록도 만들었는데 나중에 녹취를 풀면서 부산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힘들었다(웃음). 1990~1992년 3년치 고문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일보 자료실에서 한 달 동안 신문을 훑어보기도 했다. 나중에 재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참 뿌듯할 것 같다.” -탈북할 때만 해도 이런 길을 계획한 건 아닐 텐데. “북한에 있을 때는 나만 아는 사람, 내 가족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더 억울한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몇십년을 교도소에 갇혀 있던 사람들도 있더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돈을 못 벌더라도 꼭 이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이 길을 갈 수 있을까. “지난해 새로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겼다. 경제적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내가 지금 하는 일을 지지해 준다. 꿋꿋이 가보려고 한다.”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던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같이 하자고 해서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남북 화해를 가로막는 가짜뉴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한다. 누구는 친북 방송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옳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북한은 이렇다’라는 걸 보여 주는 거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방송을 하면서 평소 말버릇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말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을성도 배우고 있다. 내가 잘못하면 방송 조회수 떨어지잖아(웃음).” -더이상 간첩 조작의 비극이 없어야 할 텐데. “탈북자에 대한 국정원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반인권적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 국정원 조사를 받을 당시 ‘세상 밖에 버려진 기분’이었다. 합신센터 이름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꾼 것만으로는 안 된다. 간판이 아닌 사람이 바뀌어야 비극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얼마나 나가고 싶었으면”…돌 갈아 동물원 유리벽 깬 원숭이

    “얼마나 나가고 싶었으면”…돌 갈아 동물원 유리벽 깬 원숭이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우리를 둘러싼 유리벽을 돌로 내리쳐 깨부수는 순간이 포착됐다.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 중국매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허난성 정저우시의 동물원에서 손에 돌을 쥔 원숭이가 유리벽을 내리쳐 관람객들이 놀라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저우 동물원을 방문한 관광객 왕씨는 “우리 안에 있던 원숭이 한 마리가 갑자기 유리벽을 돌로 내리치기 시작해 모두 겁을 먹었다”면서 “잠시 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벽에 금이 가자 도리어 원숭이가 놀라 달아났다”고 설명했다.관람객들은 원숭이가 유리벽에 금이 가자 놀라 잠시 달아났다가 다시 돌아와 유리벽을 만져보는 등 현장을 살폈다고 전했다. 우리 안에 있던 다른 원숭이들은 영문을 모르는 듯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에서는 원숭이가 탈출을 감행해야 할 만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일단 동물원 측은 원숭이 관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저우 동물원 측은 “우리에 갇혀 있다는 것 외에 원숭이가 특별히 문제를 느낄 만한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과는 달리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다른 원숭이가 호두를 먹기 위해 이빨을 사용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는 반면, 이 원숭이는 돌을 날카롭게 갈아 호두를 깨부수는 등 도구 사용에 익숙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원숭이는 ‘흰머리카푸친’ 원숭이 종으로 꼬리감는원숭이 ‘카푸친’의 일종이다. 카푸친은 얼마 전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는 원숭이 종이다.지난 6월 브라질 상파울루대 영장류 학자인 티아구 팔로티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카푸친은 약 3000년 전부터 돌을 도구로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먹이의 단단함에 따라 돌을 날카롭게 갈고 닦는 등 직접 도구를 만드는 능력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저우 동물원의 흰머리카푸친 원숭이가 돌을 날카롭게 갈아 호두를 깨 먹는 모습이 관찰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유리벽을 깬 도구 역시 이 원숭이가 직접 날카롭게 다듬은 돌이었다. 동물원 측은 사건 이후 원숭이에게서 돌을 압수하고, 우리 내에 있던 다른 바위들도 모두 수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한모 여인, 우리 모두 한 없이 부끄러워해야 할 이름 석 자

    한모 여인, 우리 모두 한 없이 부끄러워해야 할 이름 석 자

    한모(42)씨. 우린 그의 이름 석 자마저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얼마 전 서울 관악구에서 여섯 살 아들과 함께 굶어죽은 지 두 달 만에 발견됐다는 북한 이탈 여성이다. 영국 BBC가 23일 보도하기 전까지 기자는 그의 이름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기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무관심했고 모자가 쓸쓸히 죽어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해서 BBC가 소개한 영정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조차 염치 없어졌다. 한씨가 살던 아파트 단지 앞의 채소 노점상은 한씨에게 화가 잔뜩 났다. 계속 상추를 만지작거리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주머니에 500원뿐이라 상추 몇 장 밖에 살 수 없어 그랬다는 걸 안 것은 한참 뒤였다. 두 달 이상 흐른 뒤 모자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도 검침원이 찾아왔다가 고약한 냄새가 진동해 관리인과 함께 문을 열어본 차였다. 집안에 먹을 거라곤 고춧가루 뿐이었다. 한씨가 지난 봄, 마지막으로 은행을 들렀을 때 잔고는 3858원이었다. 앞의 노점상은 “그 때를 생각하면 몸이 떨린다. 처음에 난 그녀가 까탈스럽워 밉기만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심했다. 그녀가 만약에 내게 잘 얘기했더라면 난 상추 몇 장을 얹어줬을 것이다.” BBC 기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만난 많은 이들이 “만약에“란 말을 공통적으로 했다고 했다. 만약에 당국이 그녀의 어려움을 일찍 파악했더라면, 만약에 정부가 북한 이탈민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줬더라면, 만약에 그녀가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등등 말이다.그녀는 1000만명이 모여 살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인 서울에서 배불리 먹고 싶어 북한을 떠난 이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보이지 않는 인간처럼 살았다. 말수가 적었고, 늘 모자를 써 얼굴을 가리고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다녔다. 생전의 한씨와 얘기를 나눠본 두 북한 이탈 주민은 그녀가 탈출 과정에 중국 남성과 결혼해 아이를 둔 것으로 믿고 있었다. 방송은 이를 따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한씨는 10년 전 홀로 서울에 도착했다. 하나원에서 12주 동안 남한사회 적응 교육을 받으면서도 중국 남편에 대해 함구했다. 당시에는 하나원 입소자가 300명 이상으로 최대 규모였다. 그들 모두 중국을 통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당시 동료 가운데 한 명은 “웃고 밝은 이면에는 늘 어두움이 있게 마련이었다. ‘뭔가 잘못됐지’라고 물으면 그녀는 딱 잘라 아니라고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남한에 정착했던 초기에는 잘 지냈다. 당국은 임대 아파트를 제공했고 그녀는 여섯 동료와 함께 관악구에 기틀을 잡았다. 한 동료는 “예쁘고 여성스러웠다. 우리 학급에서 나 다음 두 번째로 직업을 구했다. 서울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좋은 평판을 듣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똑똑하고 여성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하며 충분히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녀가 너무 비밀스러웠기 때문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두 북한이탈 주민은 중국인 남편을 설득해 서울에 오게 한 다음 경남 통영에서 선원으로 일하게 됐다고 알고 있었다. 세상을 떠난 아들이 그 때 태어났는데 학습장애를 안고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남편은 큰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가버렸다. 그러자 홀로 남겨진 한씨는 직업도 없이 장애 아들만 짐처럼 남겨졌다. 이웃들은 그녀가 큰아들을 사무치게 보고 싶어했다고 입을 모았다. 관악구로 돌아와 지난해 10월 자치센터 등에 도움을 청해 매월 육아수당으로 10만원씩 받았다. 모자는 복지 시스템의 함정에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부모가 있는 가정보다 6~7배 정도 많은 수당을 챙길 수 있었으나 이혼 증명서가 없는 그녀로선 이를 요구할 수가 없었다. 자치센터 직원들이 지난 4월 연례 점검 차 방문했을 때 한씨는 집에 없었다. 직원들은 아들이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였다. 임대료는 물론 각종 납부 독촉서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북한 이탈 주민에게 주어지는 보조금 지급 기한(5년)도 지나 있었다.광화문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 주변에는 정부와 당국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 사람은 “굶주림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사람이 남쪽에서 굶어죽은 이 아이러니를 어찌해야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하나원 동료는 친구가 이런 식으로 기억되길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쟁점화하거나 누구 잘못인지 손가락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내 마음을 정말로 할퀴는 것은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 일을 활용하려 하는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황교안 “조국 덮으려 지소미아 파기…김정은 만세 부를 것”

    황교안 “조국 덮으려 지소미아 파기…김정은 만세 부를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3일 “우리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북한의 김정은은 만세를 부르고, 중국과 러시아는 축배를 들며 반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로 국익을 생각한다면 지소미아가 아니라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중·러의 반복되는 위협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 직면했는데도 이 정부는 안보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을 더 심각한 안보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인데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미국의 외교적 압박 수위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걱정한다고 하는데 한미동맹에 영향이 없다는 이 정권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려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토록 백해무익하고 자해 행위나 다름없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자 국민 여론의 악화를 덮기 위해서 파기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를 통해서 현 정권의 이중성과 위선이 드러났다”며 “위선을 숨기고 호도하려는 정권과 그 거짓말에 분노한 국민이 싸우는 시점에 지소미아를 파기함으로써 국민 감정을 선동하고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결집해서 정치적 위기를 탈출하려는 의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정권은 갑질, 이중성, 사기, 위선의 인물인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버리려고 하는데 국내 정치를 위해 안보와 외교까지 희생시킨 대한민국 파괴 행위”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이 끝내 대한민국과 국민을 외면하고 잘못된 길로 나간다면 우리 국민께서 더이상 방관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소미아 폐기를 재검토하고,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체제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29일로 정해진 데 대해 “전직 대통령 재판까지도 정략적으로 정쟁에 이용하는 것은 국민께서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정석, 거미와 결혼 후 벽 잘 탄다? “아내 ‘엑시트’ 3번 봤다”

    조정석, 거미와 결혼 후 벽 잘 탄다? “아내 ‘엑시트’ 3번 봤다”

    배우 조정석이 아내인 가수 거미가 ‘엑시트’를 세 번 관람했다면서 부부애를 과시했다. 19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는 영화 ‘엑시트’의 주연 배우 조정석, 윤아(임윤아)가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한 청취자는 “장모님이 ‘조정석이 거미랑 결혼해서 그런지 영화에서 벽을 잘 탄다’고 말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DJ 김태균은 “저도 조정석이 스파이더맨인줄 알았다”며 크게 공감했다. 조정석은 “아내 거미도 영화를 봤냐”는 질문에 “거미도 재미있게 봤다더라. 3번 정도 본 것 같다. 저랑도 보고 친구랑도 보고 그랬다”고 밝혔다. 또 조정석은 “‘엑시트’에서 굉장히 날렵하게 나온다”는 말에 “어릴 때부터 성룡을 좋아했다. 몸 쓰고 뛰어다니고 그랬다. 개구쟁이였다”고 답했다. 이에 DJ 뮤지가 “성룡 때문에 (‘엑시트’ 촬영을) 무사히 마친 거냐. 성룡에게 한 마디 하라”고 하자 조정석은 중국어로 “감사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조정석과 임윤아가 호흡을 맞춘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 탈출 액션 영화. 18일 관객수 7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황교안 “文 정부 들어 지원 끊겼냐”…‘탈북 모자’ 빈소에서 망발

    황교안 “文 정부 들어 지원 끊겼냐”…‘탈북 모자’ 빈소에서 망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 모자의 빈소를 찾아 “이 정부(문재인 정부) 들어 탈북자에 대한 지원이 끊겼냐”고 물었다. 이를 두고 마치 현 정부의 탈북자 관리가 미흡한 탓에 모자가 사망한 것처럼 프레임을 잡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탈북 모자의 빈소를 방문한 황 대표는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해 자유대한민국에 왔는데 이렇게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해 정말 안타깝다”면서 “한국당은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한 모자가 숨진 지 두 달 만에 뒤늦게 발견됐다. 사인은 아사(굶주려 죽음)로 추정된다. 이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지원제도, 한부모가족 지원제도 지원 대상에 해당했으나 미처 신청하지 않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다. 한 탈북민은 황 대표에게 “(사망한 모자가 생전에) 통일부와 구청, 동사무소 등을 찾았다”고 말하며 “장애 아동을 맡기려 했지만, 남편이 중국에 있다고 하니까 이혼서류를 떼어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듣고 황 대표는 “지난 정부 때도 (탈북민 지원이) 그랬냐”고 물었다. 황 대표는 또 북한 주민의 강제북송과 인신매매 등 탈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거론하며 “모두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 아니냐”며 ‘북한 인권법을 어렵고 힘들게 만들었지만, 이 정부 들어 북한 인권법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이 미국 국채 최다보유국 자리를 내줬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일본이 보유한 미국 재무부 채권은 전달보다 219억 달러가 늘어난 1조 1220억 달러에 이른다. 전달보다 23억 달러가 늘어 1조 1120억 달러에 그친 중국을 2위로 밀어냈다. BMO캐피털마케츠 벤 제프리 금리전략가는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낮고 마이너스에 이르는 국채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매력적”이라고 일본 보유액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최고 채권국의 지위를 내준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보다 미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한 바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지난 5월 6조 5390억 달러에서 6월 6조 6360억 달러로 1000억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주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보복과 재보복이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도박 같은 치킨 게임을 벌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특별한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의 미국 국채 투매는 보복 카드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 국채를 투매하면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이와 연동되는 기업, 가계 부채가 치솟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국 국채의 가격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금리 차로 인해 중국에서 자본이 탈출할 우려마저 커지는 까닭에 꺼내기 힘든 이론상의 ‘핵옵션’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탈북민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생활고가 원인이었나

    탈북민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생활고가 원인이었나

    10여년 전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온 40대 여성이 6살 아들과 함께 숨진 채 집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두달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모자는 월 10만원의 양육수당 외에 정부 복지 지원도 신청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집에는 먹을 것도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13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 30분쯤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요금 미납으로 물이 끊겼는데도 소식이 없자 집을 방문한 수도검침원이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해 관리인에게 알렸다. 강제로 창문을 열고 집에 들어간 관리인이 숨져 있는 모자를 발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이나 타살 혐의점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 등 주변인 진술을 통해 볼 때 두 달 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냉장고가 비어있는 등 집에는 식료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구청과 주민센터에 따르면 한씨는 2009년 말 통일부 산하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퇴소해 관악구에 전입했다. 한씨는 초기 정착을 비교적 원만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초기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인정돼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았지만, 이듬해부터 소득이 발생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이후 한씨는 중국인 남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경남 통영과 중국 등지를 오가다가 지난해 말 관악구에 다시 전입했다. 중국인 남성과는 올해 초 이혼했다. 한씨가 최근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각 10만원씩 명목 월 20만원이 전부였다. 그나마 받던 아동수당도 연령제한으로 올해 3월부터 지원이 끊겼다. 주민센터 담당자는 “한씨가 주변 이웃들과 교류가 없어 위기가구로 발굴하기 어려웠다”며 “보도된 내용을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나 한부모 가정 지원제도, 긴급복지지원 제도 등을 통해 지원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씨는)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씨가 최근 돈벌이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한씨가 구청에 복지지원 제도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최근까지 경제생활로 소득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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