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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정부 “무심결에 채용한 IT 인력 北 핵·미사일 뒷돈 댈 수도”

    美 정부 “무심결에 채용한 IT 인력 北 핵·미사일 뒷돈 댈 수도”

    “한국인이나 중국인인줄 알고 채용한 정보통신(IT) 전문가에게 주는 월급 등이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흘러 들어갈지 모릅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연방수사국(FBI)이 16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낸 경고 지침을 요약하자면 이쯤 되겠다. 북한 정권이 다른 나라 국적을 사칭한 IT 인력을 원격 근무자로 채옹하도록 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금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물론 북한의 시도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우회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런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이들과 금융거래를 하는 개인 및 기업은 자칫 유엔 제재나 미국 법률을 위반해 처벌되거나 명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IT 노동자는 해외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무자들보다 10배 이상을 벌며, 일부 개인은 연간 30만 달러(약 3억 8000만원) 이상, 팀으로 일하면 연간 300만 달러(약 38억원) 이상 벌 수도 있다고 전했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 많고,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에서 외화를 벌어 북한의 최우선 순위인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뒷돈을 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IT 노동자들은 미국을 기반으로 하거나 북한 국적이 아닌 원격 근무를 자청하거나, 북한 국적이 아닌 이들에게 하청을 줌으로써 신원이나 위치를 모호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사설망(VPN), 가상사설서버(VPS), 제3국의 IP 주소와 프록시 계정, 위조·도난 신분증 사용 등으로 자신을 외국인이나 미국의 원격 근무자로 속인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북한 IT 노동자는 일반적으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구분되는 작업에 관여하지만, 계약자로서 얻은 접근 권한을 활용해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침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고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잇달아 발사한 데 이어 핵실험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한의 불법적 자금 확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최근에는 북한이 가상화폐 세탁을 통해 무기 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이런 작업을 도운 믹서 기업을 처음으로 제재하기도 했다. 믹서는 가상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게 하는 기술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이나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추적이 어려워진다. 미국 정부는 북한 IT 기술자들이 비즈니스와 가상화폐, 건강·피트니스, 소셜 네트워크,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부문에 걸친 앱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친절하게도 무심결에 북한 IT 노동자를 채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하나의 계정에서 다양한 IP 주소로 짧은 시간에 다중 접속하는 경우, 중국 기반 은행계좌 결제 플랫폼을 통해 송금하는 경우, 가상화폐로 결제를 요청하는 경우, 당사자 이름 철자와 국적, 근무지, 연락처 정보,교육 및 근무 이력 등 세부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무 시간에 업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특히 즉각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없는 경우도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했다. ‘위험한 고용’을 차단하기 위해선 위조 여부 확인 등 지원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당사자와 영상 인터뷰를 하고, 신원·주소 확인을 위해 지문 생체 인식 로그인을 활용할 것을 부탁했다. 특히 암호화폐 결제를 피하고 은행 정보 확인을 요구하는 한편, 신분 서류에 기재된 주소에서 물품을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의심하라고 조언했다.
  • 시진핑표 ‘제로 코로나’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시진핑표 ‘제로 코로나’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지난달 2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경제 정책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플랫폼 경제를 활성화하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이를 두고 프랑스 좌파 주간지 ‘뷰포인트’(Viewpoint)의 제레미 앙드레 기자는 ‘코로나19가 결국 시진핑을 퇴진하게 만들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그에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전하며 중국 지도부와 주민 간 갈등이 커져 시 주석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대두된다고 소개했다. 이 기사는 ‘현 베이징 지도부는 권위주의 독재정권이다. 중국인들은 이 지도부가 고수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런 시각은 뷰포인트뿐 아니라 다수 서구매체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의 무관용 방역에 질린 상하이 금융 전문가들이 홍콩이나 다른 나라 금융 허브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천명의 은행가와 사업가, 투자자들이 두 달 가까이 집에 갇혀 있고 일부는 음식 등 생필품조차 제때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한 헤드헌터의 말을 빌려 “이번 봉쇄가 끝나면 업종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외 주재원들이 너도나도 중국에서 탈출하는 ‘엑소더스’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홍콩 명보는 “하루 확진자가 100명도 되지 않는 베이징에서 ‘제로 코로나’ 기조 때문에 수많은 버스 노선이 중단되고 수십개의 지하철역이 폐쇄됐다”며 “대중교통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자 상당수 시민들이 옛날처럼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누리꾼은 “베이징 시내가 과거 자전거로 넘쳐나던 1970~8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며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는 사진을 올렸다. 보통 사람들이 도시 봉쇄로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로 수백만명이 실직 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집단이 가장 크게 타격을 입었는데, 바로 2억 9000만명이 넘는 농민공과 올 여름 대학을 졸업하는 1100만명의 취업 준비생이다.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 자오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졸자 한 명 당 제공되는 일자리는 0.71개에 불과해 201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대로면 대졸자 100명 중 30명 꼴로 학력에 걸맞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음식 배달 노동자나 공유차량 운전사 등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촛불 시위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그래프를 보면 올해 들어 실업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농민공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그러면 정말로 중국에서는 제레미 앙드레의 주장처럼 시 주석이 퇴진을 걱정해야 할 만큼 심각한 리더십 위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베이징 지도부의 움직임을 보면 뭔가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3월 말부터 전면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시는 지난달 10일 각 아파트 단지를 3단계로 분류해 ‘맞춤형 관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방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주민들에 최대한 자유로운 활동을 허용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중앙정부가 “무관용 원칙을 지키라”며 일침을 놨다. 상하이시의 스탠스도 곧바로 ‘원위치’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현 중국 최고지도부(7명) 가운데 유일한 상하이방 인사인 한정(국가서열 7위) 상무위원 계열로 분류되는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금융 당국이 물류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베이징 내부에서 의견 불일치가 생겨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그리고 서열 2위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요즘처럼 엄중한 시기에 방역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업무만 처리하는 모습이 연일 언론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그가 태업에 들어간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두고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에 반감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은 이런 궁금증에 답을 제공한 것이 지난달 29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였다. 시 주석이 직접 주재한 이 회의는 “14차 5개년(2021~2025) 계획 기간의 경제 상황과 사업을 연구한다”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시 주석은 “코로나는 막아야 하고(疫情要防住) 경제는 안정시켜야 하며(??要?住) 발전은 안전해야 한다(?展要安全)”는 것이 당의 명확한 요구라고 명시했다. 시스템적 리스크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를 풀어서 말하면 ‘현 상황에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방역이고 경제 안정은 그 다음이다. 사회·경제적 위험을 낳을 수 있는 성장 정책은 절대로 쓰지 않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당시 회의에서는 시 주석과 결을 달리하는 상하이방이 주장해온 부동산 규제 완화와 사회 인프라 투자, 소비 쿠폰 발행 등 ‘전통적 경기 부양책’이 대거 채택됐다. 장기간 봉쇄에 지친 이들은 이날 회의 결과를 ‘중국 방역 정책 전환의 신호탄’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지도부가 경제를 살리려고 사람들의 이동과 경제 활동을 허용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고 해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베이징의 무관용 방역 기조는 중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했다. 베이징대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중소기업 가운데 약 40%가 ‘한 달 안에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에 같은 답을 내놓은 기업의 비율(33.2%)보다 크게 높아졌다. 쉽게 말해서 어지간한 소기업들은 대부분 폐업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기업만 한계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 갇혀 반(反)감금 상태로 지내는 주민들도 화가 나 있기는 마찬가지다. 상하이에서는 일부 주민이 “생필품을 제대로 보급해 달라”고 냄비를 두드리는 시위를 벌었다. 2만명 넘는 금융인과 기업인이 도시 봉쇄로 출퇴근이 불가능해지자 사무실로 간이침대와 이불을 두고 생활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들의 로비단체인 아시아증권금융시장협회(ASIFMA)가 상하이 당국에 방역 정책 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지난달 말 발표된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PMI가 50을 넘으면 ‘향후 경기를 낙관한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이고, 반대로 50 이하면 ‘향후 경기를 비관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4월 종합 PMI는 42.7로 전달(48.8) 대비 6.1 포인트 급락했다. 도시 봉쇄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제조업 PMI 47.4, 비제조업(서비스업·건축업 등) PMI 41.9였다. 특히 비제조업 중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40.0이라는 처절한 숫자가 나왔다. 중국 정부와 별개로 독립적인 PMI 수치를 발표하는 경제매체 차이신(?新)의 발표는 더 충격적이었다. 지난달 서비스업 PMI는 36.2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차이신은 이달 2일 기준 “중국 내 46개 도시가 전부 또는 일부 봉쇄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이들 도시들은 중국 전체 인구의 24.3%, 전체 GDP의 35.1%를 차지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도시가 더 늘어날 것임을 뜻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중국 경제를 더 나빠지게 만든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제로 코로나 기조에 대한 중국 사회의 불만이 커지자 로이터는 “이제 시장(市場)은 당국의 (말뿐인) 정책 공약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을 원한다”며 “당국이 언제 인터넷 대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끝낼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가 경제 살리기에 진심이라면 민간 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끝내고 이들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독려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때마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조만간 중국 지도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을 만나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상하이시 역시 조업을 재개하는 기업들의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를 발표했다. 상하이시는 SMIC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생산 라인과 거커 반도체(格科半導體) 생산 라인, 허후이(和輝)의 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푸동국제공항 3기 프로젝트 공사 등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중국의 미래 국가 전략에 매우 중요한 사업들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신화통신은 지난 5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전염병 예방 통제 현황을 분석하고 예방 및 통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의를 주재한 시 주석이 한 발언은 “우리는 (2020년 초) 우한 방어 전투에서 승리했다. 상하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투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경제를 이유로 방역을 느슨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다. 로이터 역시 신화통신을 인용해 “중국이 코로나19 정책을 왜곡하거나 의심하거나 거부하는 모든 발언과 행동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역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볼 수 있다.그런데 리커창 총리도 같은 날인 5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했다. 주요 결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업에 대한 세금환급과 감세 및 수수료 인하, 사회보험료 납부 연기, 물류 보장 등을 신속하게 시행한다. 둘째, 정책 및 재정 지원을 늘린다. 셋째, 이달 말까지 정부기관과 대기업, 중소기업 체납을 조사해 대책을 마련한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언급을 자제하던 리 총리가 시 주석과 같은 날 현안 회의를 주재했고 이 사실이 관영 매체에 그대로 실렸다는 것은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그간의 대립에 종지부를 찍고 뭔가 합의를 이룬 것으로 해석된다. 즉, 방역은 시 주석 세력의 의지대로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되, 경제에 있어서는 상하이방 등 반대파의 주장을 받아들여 인프라 투자 및 소비 진작,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부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를 종합하자면 최근 중국 지도부의 경제 활성화 움직임을 ‘제로 코로나 기조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하면 안 될 것 같다. 오히려 당분간은 무관용 방역 정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려고 타협책을 내놨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베이징 지도부가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에 대응해 정부 각 부처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예상치 못한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자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중국 정부가 돌연 러시아와 손잡고 미국·유럽연합(EU)과 맞서겠다고 선언해 온갖 제재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는다. 아무튼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당분간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을 전제로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럭셔리 브랜드, 설 곳 잃었을까 [명품톡+]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럭셔리 브랜드, 설 곳 잃었을까 [명품톡+]

    “럭셔리 브랜드 소비 중심은 중국이다.” (맥킨지, 2019)“팬데믹으로 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중국인들은 집으로 사치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베인앤드컴퍼니, 2020) 팬데믹 직전, 이후 세계 경영 컨설팅 회사들이 럭셔리 브랜드의 생존 전략을 평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베인앤드컴퍼니 자료를 보면 세계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건 2~3%였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럭셔리 브랜드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했습니다. 17일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byebyechanel’을 검색하면 200여개의 게시물이 나옵니다. 이중 대부분은 러시아 모델 빅토리아 보냐(Victoria Bonya)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인데요. 9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그는 지난달 6일 샤넬의 러시아 매장 폐쇄에 항의하며 샤넬 가방을 훼손하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그는 “고객에게 이렇게 무례한 브랜드는 처음이다”라며 흰 가위로 샤넬 가방을 잘라 던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유했습니다. 가방의 진품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나 이러한 게시물은 현재 9만3000여개의 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이목을 끌었죠. ● “러시아 매장 철수, 중국 소비층 덕분에 괜찮을 것”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에서의 자사 제품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고객에게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는데요. 샤넬뿐만이 아닙니다. 구찌, 까르띠에,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이 모두 러시아 모스크바 매장 철수를 지난 3월 결정하기도 했죠.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특히 럭셔리 브랜드 소비에 강세를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철수가 부정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만 강력한 중국 시장 덕에 실제로는 럭셔리 브랜드에 끼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와요. 회사는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이미 새로운 생존법을 마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강력한 ‘중국 엔진’을 기반으로 팬데믹 후 회복할 기반을 다졌다는 건데요.● “중국 본토로 들어가는 사치품 양 대거 늘어” 코로나19 이전부터 굳건했던 중국 소비층이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중국 본토서 럭셔리 소비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비중이 늘어났고, 이는 관광이 풀리면 더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현재 온라인 채널 등에 집중하던 것이 현장 판매까지 늘어나 되레 럭셔리 브랜드에게는 새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란 내용이에요. 회사는 럭셔리 브랜드 시장의 판매가 지난해 V자 형태로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합니다. 2020년 급격히 위축된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말에는 코로나19 이전의 기록을 깰 정도로 급격히 회복했다는 겁니다. 역시 주요 시장은 중국입니다. 현지 구매는 2019년 이후 50~60% 증가했으며 관광객 구매는 2019년보다 80~90%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에서는 2019년 이후 시장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정도의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팬데믹 직전 중국에 대해 ‘럭셔리 시장의 엔진’이라고 맥킨지가 평했듯, 팬데믹에 인류가 적응할 시간이 지나자 바로 증명됐다는 해석입니다. 구체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거의 두 배 늘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수익성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지난해 이익은 21%로 분석됐죠. 베인앤드컴퍼니는 이러한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 회복은 향후 4년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고객에게 무례한 브랜드는 필요없다”는 러시아 일부 소비층의 반응에 대한 브랜드들의 피드백은요. 팬데믹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까지 받은 럭셔리 브랜드에겐요. 러시아가 아닌 중국 시장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으로 손해를 방지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 [데스크 시각]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다를까/주현진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다를까/주현진 국제부장

    적을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상대의 싸울 생각을 없애 버리는 것이 최상이요, 도와줄 동맹을 쳐내는 것은 차선이다. 그다음은 상대의 병력을 치는 것이며, 상대 국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은 하책(下策) 중의 하책이다. 벌모(伐謀), 벌교(伐交), 벌병(伐兵), 공성(攻城)이 차례로 나오는 이 말은 병법(兵法)의 대가 손자(孫子)가 제시한 싸움의 네 단계다. 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이하 우크라) 침공 이후 중국도 대만을 공격할 것이란 국제사회의 시선에 대해 “대만은 우크라와 다르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王毅) 부장은 우크라 침공 12일째인 지난 3월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무력을 쓰지 않아도) 대만은 언젠가 중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우크라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 양국 간 분쟁”이라고 정의했다. 대만이 독립을 외치면 무력 통일도 불사할 것(반국가분열법)이며, 대만 문제는 내정인 만큼 외부 간섭은 거부한다는 기존 원칙과 같은 맥락의 말이지만, 대만 국민 사이에선 “우크라 다음은 대만”이란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대만은 우크라와 공통점이 많다. 당장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권위주의 이웃 탓에 국가의 자기결정권이 위협받는 신세다. 러시아는 우크라가 자신과 뿌리(현 우크라 수도 키이우에 있던 키예프공국)를 나누는 같은 민족(슬라브족) 출신으로, 옛 소련에서 독립한 자국의 일부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은 아예 법으로 대만을 자기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와 대만 모두 자결권을 갈망하며 러시아와 중국의 지배 야욕으로부터 해방되길 갈망한다. 지리적으로도 각각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이 위치한 곳에 있다. 우크라는 러시아 입장에서 자국을 겨냥한 서방의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막아 주는 완충지대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땅이다. 우크라가 나토에 가입하면 우크라에 배치될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이 러시아의 심장을 저격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대만도 같다. 미국이 제해권을 장악한 서태평양과 중국 대륙 사이에 놓인 대만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미국의 항공모함’이다. 미국의 중국 포위망을 뚫기 위해 탈환해야 하는 최전선 기지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 대만은 우크라와 달리 미국이라는 뒷배가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행동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과의 수교로 대만과 단교해 공동방위조약은 없지만 1979년 4월 대만관계법을 통과시켜 무기 판매는 물론 유사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남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방어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러시아가 하책 중의 하책인 우크라를 직접 공격해 막대한 군사 피해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서방 제재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고, 나토가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개전할 생각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와 국경을 맞댄 지역에 10만 대군을 집결시켰던 지난 1월 초까지도 대다수 국내외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국제적 비난과 제재 때문에 전면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러시아는 3개월째 전쟁을 이어 가며 연일 화력을 높이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게 안보다. 우리도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 G7 “러시아가 전쟁으로 바꾸려는 국경선 인정 안 해”

    G7 “러시아가 전쟁으로 바꾸려는 국경선 인정 안 해”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바꾼 국경선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또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대해선 러시아를 돕지 말라고 촉구했다. G7 외무장관들은 14일 독일 북부 함부르크 바이센하우스에서 사흘간 회동한 후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바꾸려 하는 국경선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G7 외무장관들의 이날 발표는 러시아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병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이와 함께 G7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경제적·정치적 고립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단일대오로 뭉쳐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아울러 러시아에 맞서 총력전을 펼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러시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발신했다. G7 외무장관들은 러시아를 돕는 중국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지지해달라”라며 “도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를 돕지 말아 달라”라고 촉구했고, 러시아 핵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해선 “러시아의 침략이 가능하도록 돕지 말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7에는 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미국 등이 속해 있다. 이번 회의에는 기존 회원국 외에 전쟁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전쟁의 영향권에 있는 몰도바 외무장관도 초청됐다.
  • 홍콩 수반되자마자 ‘탄압 본색’

    홍콩 수반되자마자 ‘탄압 본색’

    홍콩 민주화 시위를 강제 진압한 공로로 경찰 출신이 수반이 된 지 사흘 만에 홍콩 당국이 조지프 젠(90) 추기경 등 반중 인사들을 전격 체포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경찰은 11일(현지시간) 젠 추기경 등 4명을 홍콩보안법상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체포 작전이 홍콩보안법의 강력한 지지자인 존 리 전 보안국장이 행정장관에 선출된 직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은 젠 추기경과 마거릿 응(74) 전 입법회 의원, 가수 데니스 호(45), 후이포컹 전 링난대 교수 등 반중 활동가들이 체포된 후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12일 전했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612 인도주의지원기금’의 신탁관리자들로, “외국 조직에 홍콩에 대한 제재를 촉구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해당 기금이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체포된 시민들의 의료비와 법률 비용을 지원했으며 지난해 해산됐다고 전했다. WP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젠 추기경이 체포된 것은 중국 공산당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젠 추기경은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민주화 시위, 6월 4일 톈안먼 촛불집회 등에 적극 참여하며 홍콩 당국과 중국 중앙정부를 비판했다. 지난 8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수반으로 당선된 존 리는 경찰 보안국장과 정무부총리를 역임하며 보안법을 적극 집행해 왔다. 그가 오는 7월 1일 취임하는 대로 강력한 공안정국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홍콩은 2020년 6월부터 시행된 보안법에서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네 가지 죄목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인사들만 170여명에 달한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젠 추기경의 체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홍콩 당국을 향해 “부당하게 구금되고 기소된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홍콩 기본법에 보장된 기본적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평화적인 활동을 해 온 추기경을 체포한 것은 지난 2년간 이어진 홍콩 인권침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최악의 사례”라며 “차기 정부에서 인권 탄압이 고조될 것이라는 불길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 ‘최대 위기’ 김정은 새벽 긴급회의… 사실상 국제사회 향한 SOS

    ‘최대 위기’ 김정은 새벽 긴급회의… 사실상 국제사회 향한 SOS

    국제사회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고통받을 때, 세계 유일의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주장하며 평양에서 대규모 노마스크 행사를 잇따라 개최했던 북한이 결국 코로나 발생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은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가 창궐하자, 발 빠르게 북중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확진자가 ‘0’이라고 주장했고,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도 거부해 백신 접종자 역시 ‘0’을 기록했다. 이렇듯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펴던 북한은 돌연 지난달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4월 25일)을 계기로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열병식 등 행사를 잇따라 개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수만 명의 청년을 평양으로 다시 불러 지난 1일 ‘릴레이 사진’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청년들도 모두 ‘노마스크’였다. 열병식에 동원됐던 청년들이 각 지역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었고, 지방에 있는 대학생들을 데려오기 위해 새벽 2시부터 대형버스 수십 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는 데다 북한 내부 방역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날 북한 당국의 발표로 미뤄 볼 때 열병식 준비와 행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12일 TV 속 정치국회의 장면에서 벽면에 걸린 시계가 새벽 2시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 낙후된 북한의 의료체계로는 감당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만성적 경제난으로 인한 필수 의약품 부족과 국제사회와의 단절에 따른 폐쇄성으로, 기초 및 예방 의학의 정체가 1960~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특히 중증 확진자에게 필수적인 산소마스크가 불충분할 경우 사망자가 폭증할 우려가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는 중증도가 낮은 오미크론이라도 치명률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체제 존립을 위협받을 만큼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국제사회의 백신·치료제 지원을 한사코 거부하던 북한이 이날 내부의 위기 상황을 적극 공개한 것을 놓고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존심을 따지다가 체제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사실상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북한이 급박하게 사안을 공개한 것을 볼 때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년간 국경 봉쇄로 인한 생필품 부족 등 경제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최근 평양시 보통강구역 다락구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공사와 지난달 열병식 행사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면서 국고가 바닥났을 가능성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인도적 지원은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의 예외 사안이니, 이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유엔 안보리, 이번에도 ‘北 규탄’ 조치 못했다

    유엔 안보리, 이번에도 ‘北 규탄’ 조치 못했다

    한미일 등 북한 규탄 vs 중러 “미국 책임”올 들어 북 미사일 관련 7번째 안보리 회의공개회의 형식 2번 모두 충돌로 성과 없어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문제를 논의하다 내부 충돌만 빚고 끝났다. 그간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온 것과 같은 양상이었다. 안보리는 11일(현지시간) 의장국인 미국과 함께 한국 및 일본의 요청으로 북 미사일 시험 발사 문제를 다루는 공개회의를 열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알바니아,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이사국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을 규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강화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특히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이 북한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긴장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또 미국이 오커스(미국·영국·호주)을 출범시키고 호주에 ‘핵 잠수함’을 지원키로 한 것을 염두에 둔듯 “일부 국가들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핵잠수함으로 확산 저지에 역행하고 있다”고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도 “안보리가 과거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에 눈을 감고 제재를 강화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 제재 강화는 북한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지난 4년간 중러가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강화를 막아왔던 것을 겨냥해“침묵과 자제는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안보리가 침묵을 지키는 동안 북한은 거듭된 발사와 위협적인 수사로 계속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도발적이고 불법적이며 위험한 추가 행동을 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는 “올해 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보리가 침묵했기 때문에 북한의 행동이 오히려 대담해졌다”며 “안보리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대해 강화된 조치를 담은 새로운 결의안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발사는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끔찍한 인도적 상황을 겪고 있는 자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도발로 열린 회의는 이날까지 총 7번으로 공개회의 방식으로 열린 건 지난달 25일에 이어 2번째다. 이날 회의에서도 언론성명이나 의장성명 등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응은 나오지 않았다.
  • 농업·식량 분야 탄소 배출 심각… ‘육류 섭취=기후변화 유발’ 경고 붙나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농업·식량 분야 탄소 배출 심각… ‘육류 섭취=기후변화 유발’ 경고 붙나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전염병·공급망 문제에 식품 불안 세계식량상 받은 NASA 연구원 “기후변화로 식량 공급체계 균열 식품 생산·농업 시스템 개선해야” 축산서 농업·식량 메탄 53% 발생 2030년 30% 감축 땐 온난화 늦춰 축산이 기후변화 주범 인식 퍼져 ‘육류 자제’ 공익적 규범 될라 민감“너무 많은 이들이 심장병이나 당뇨, 또는 다른 섭식 관련 질병 때문에 가족과 식탁에 함께 앉지 못한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같이 한탄하며 오는 9월 백악관 식품영양보건회의를 소집하겠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 선언했다.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주재했던 회의가 50여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정부에 식단 결정권은 없으나 식품 관련 기본 정보를 제공할 의무는 있다’며 착수된 닉슨 행정부의 식품영양보건회의는 굶주림부터 비만까지 섭식 관련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변화를 이끌어 낸 캠페인이다. 학교급식 확대, 여성·유아·어린이를 위한 특별 보충 영양 프로그램 신설, 영양소 표시 제도 등이 이때 실행됐다.●‘축산이 기후변화 가속’ 귀결 될라 반발 반세기 만에 백악관이 미국 국민의 영양 상태 관련 협의체를 되살린 이유로 바이든은 두 가지 요인을 들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그리고 공급망 위기다. 바이든은 “전염병은 긴급하고 지속적인 (영양 보급) 조치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일깨워 주었다”면서 “더 많은 영양결핍 상태이거나 비만이 야기한 기저질환에 시달릴 경우 코로나19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공급망 문제들이 식품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에서도 밀을 비롯한 곡물과 식용유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한 발언이다. 백악관의 발표 다음날 미국 국무부에선 상금 25만 달러가 걸린 세계식량상 시상식이 있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신시아 로젠츠바이크 박사가 상을 받았는데, 그는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극한 날씨가 어떻게 곡물 생산을 감소시켜 식품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지 연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니더라도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식량 공급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게 로젠츠바이크 연구원의 견해로, 그는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농업·식량 시스템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백악관과 국무부. 미국 행정부 내 각 기관의 독자적인 행보로 보이는 이 2개의 사건을 겹쳐서 보는 이들이 있다. 영양불균형 중 비만 관련 질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음식이 고기라는 점, 현재의 식량 생산 체계에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주범으로 축산이 거론된다는 점을 연상한 경우다. 미국의 에너지·환경 전문매체인 E&E뉴스는 백악관 식품영양보건회의 재개 발표가 있고 이틀 뒤인 지난 6일 “백악관 발표 이후 육류업계가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논의는 결국 미국인들이 (영양 과잉을 일으키는) 소고기를 이미 너무 많이 먹고 있으며, 이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축을 사육하고 도축하는 과정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일련의 과정이란 결정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에서 비롯된 반발이다. 백악관의 발표에선 ‘기후변화’란 단어가 일절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세계 온실가스의 18% 가축에서 발생 2022년에 국가 차원의 식품영양보건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축산산업에 대한 위협’이라고 듣는 이유는 그동안 육류에 가해진 무수한 공격의 결과물이다. 고기는 두 가지 차원에서 비난받아 왔다. 영양학적으로 성인병 유발 식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 환경학적으로는 축산이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식량 생산법이라는 점이다. 이 중 영양학적인 문제는 개인의 선택 권한과 맞물려 있다. 담배나 술의 포장지에 위험 경고나 고율의 세금을 붙이도록 정부나 사회가 강제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담배나 술을 소비하는 일은 개인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처럼 몸에 좋지 않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먹겠다는 개인의 선택을 정부가 말리긴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고기를 먹는 일이 기후변화를 부르는 일이라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공장이나 빌딩을 짓는 기업으로부터 탄소 감축 계획을 제출받고 관리를 강제할 수 있듯이 축산에도 정부의 제재를 가할 공익적 근거가 마련된다. 이 같은 양면성이야말로 바이든이 ‘영양’을 강조해도 축산업계는 ‘기후변화’라고 들은 이유다. 영양과 환경, 양 측면에서 고기에 대한 경고는 켜켜이 쌓여 왔다. 예를 들어 이미 발표된 2020~2025년 미국 식생활 지침엔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설탕이 함유된 식품과 음료, 정제된 곡물 섭취가 많은 식습관은 건강에 해로운 결과로 이어지니 적당히 사용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육류 섭취가 암을 유발하는지에 관해선 서로 결론이 엇갈리는 연구들이 나타나지만, 붉은색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대장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일련의 연구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영양학이 육류 ‘과잉’ 섭취에 대해 경고음을 내고 있다면 환경론자들 쪽에선 축산업 자체를 죄악시하는 경향이 퍼져 나갔다. 우선 어린이용 과학책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소의 방귀가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한다’는 이야기에 걸맞게 가축은 온실가스인 메탄가스 유발체로 지목받아 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가 가축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메탄 방출량은 200분의1에 불과하지만, 메탄의 온난화 유발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식량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운반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까지 감안, 탄소발자국을 포함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과학 매체인 사이언스뉴스는 지난 9일 보도에서 FAO가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개한 보고서를 재론했다. 보고서는 2019년 농업·식량 분야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1가량을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1990년에 비해 1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축산업 때문에 농업·식량 분야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이 전체의 53%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는데, 2030년까지 메탄 30%를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이 지켜진다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를 0.2~0.3도 낮출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 이어 미국은 농업·식량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네 번째 나라였다.●인구 많은 나라일수록 탄소 배출 많아 축산업 규모와 별도로 인구가 많은 나라들일수록 농업·식량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는데, 그렇다 보니 이 부문 5위인 인도네시아는 1~4위 국가에 비해 육류를 즐기지 않는 식습관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식량 분야의 탄소배출 절감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FAO의 2016년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 집계를 보면 인도네시아(12.0㎏)는 미국(96.8㎏)이나 호주(92.7㎏), 아르헨티나(87.4㎏)와 같은 육류 소비가 많은 1~3위국을 비롯해 한국(52.5㎏)보다 현저하게 적은 육류를 식탁에 올리고 있음에도 메탄배출량 순위상 농업·식량 분야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져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백악관의 발표 이후 축산업계가 보인 반발 움직임은 추후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배출 0) 이행을 약속함에 따라 공장, 빌딩, 모빌리티를 주요 대상으로 삼던 기후 대응의 분야가 1차 산업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어서다. 축산업은 논의의 시작일 뿐인 셈이다.
  • 中, 4월 대러 수출 26% 급감…美 제재 우려 영향

    中, 4월 대러 수출 26% 급감…美 제재 우려 영향

    지난달 중국의 대러 수출이 30% 가까이 줄었다. ‘베이징이 러시아를 도우면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워싱턴의 압박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가 발표한 국가별 교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대러 수출은 38억 달러(4조 8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5.9% 감소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등 서구세계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대러 제재는 인정할 수 없다”며 “러시아와 ‘정상 교역’을 계속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우려해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샤오미와 레노보, DJI(드론 제조사) 등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조용히 발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레노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대러 수출을 중단했고, 샤오미도 최근 대러 수출 물량을 크게 줄였다.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의 대러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동한 가운데 샤오미와 레노보 등은 자칫 미국의 제재를 어겼다가 반도체 부품 등을 조달하지 못해 세계 시장에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상품 규모는 89억 달러(11조 3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다. 주요 품목은 곡물과 석유·천연가스 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상하이 봉쇄 충격으로 중국의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4월 중국의 수출은 2736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9% 증가했다. 지난 3월 증가율 14.7%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같은 달 수입은 2225억 달러로 작년 동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중국의 월간 수입 증가율은 지난 3월 -0.1%로 우한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던 2020년 8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4월에도 정체 상태가 이어졌다. 4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511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중국의 4월 수출입이 부진한 것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을 보유한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컸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상황 악화가 수요를 감소시키고 생산과 물류에 지장을 초래해 중국의 4월 수출입에 어려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3월 28일부터 시작된 ‘경제수도’ 상하이 전면 봉쇄는 중국의 4월 경제 성적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앞서 중국 정부가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7로 우한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 급랭으로 서비스업 타격도 커져 금융정보 제공 업체가 집계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의 42에서 뚝 떨어진 36.2를 기록했다. 2020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상하이 봉쇄는 중국이 2020년 팬데믹 시작 이후 단행한 여타 도시의 봉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타격을 안기고 있다.
  •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실력 부족, 윤석열 정부는 매우 걱정돼”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실력 부족, 윤석열 정부는 매우 걱정돼”

    “문재인 정부는 2019년을 성과없이 보낸게 가장 아쉽다.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9일로 임기를 마치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이제 새 정부에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활동중인 김홍걸(무소속)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방향을 옳았지만 임계점을 넘기는 도약을 만들어내진 못했다”면서 “과감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결단을 내리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이명박 정부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다시 등장했다. 과연 한국의 국익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총평을 듣고 싶다. “뜻은 좋았고 방향도 옳았지만, 정책의 창의성과 유연성은 부족했다. 과감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러지 못했다. 중재자 역할을 잘했다고는 켤코 말할 수가 없다. 특히 2019년을 그냥 흘려 보낸건 두고두고 곱씹어야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하기까지 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미국 반대와 유엔제재 얘기만 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돌파구를 만드는게 트럼프 행정부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걸 적극적으로 설득했어야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임동원 수석이 그랬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 부담을 덜어주며 과감하게 결단하고 책임지는 참모가 없었다.“ -남북관계가 너무 정파적 이해관계에 좌우된다는 지적이 많다. “남북교류가 계속 이어지려면 보수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남쪽은 정권이 계속 바뀌는데 진영 상관없이 미리 교류를 다양하게 해놓는다면 북측에도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이번 대선 끝나고 나서 간접적으로 북측에 해줬다. 남북문제는 특정 진영에 얽매이면 안된다. 발목잡는다고 비판만 할 게 아니라, 그들도 참여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대중 정부 당시엔 언론사 사주들이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를 평양으로 초청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그에 비해 2018년 정상회담 만찬에 홍준표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참석을 안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그런 부분을 더 신경썼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동의와 지지도 부족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주변국을 우리 편으로 만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대중 정부는 취임 이후 2년 가량 미국과 중국,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낸 뒤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주변국 동의를 얻어냈기 때문에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 노력을 지지하게 만들면 북한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손을 내밀게 돼 있다는 걸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이라는 지렛대가 없으면 북한을 설득할 수단이 없고, 북한이라는 지렛대가 없으면 미국을 설득할 수단이 없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것과 대북정책의 연관성은 어떻게 보나. “남북관계를 위해서라도 한일관계가 중요하다. 2018년 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일본을 방문했는데 일본 정계 인사들 중에서 빈말이라도 덕담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학술대회에서 만난 한 일본 학자는 ‘남북이 힘을 합치면 일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만큼 일본 설득이 제대로 안된 것이다. 요즘은 일본에도 친한파 지한파가 없고, 한국에서도 지일파가 없다. 김대중 정부에선 일본 자민당부터 공산당까지 다 만나며 신뢰를 얻어냈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며 분위기가 험악했을때도 김대중 정부가 설득해서 고이즈미 총리 방북을 성사시켜 동북아 평화에 활로를 뚫었다.”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은 어떻게 전망하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다. 외교안보에 문외한에 가까우니까 참모를 좋은 사람 쓰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요즘은 매우 걱정스럽다. 과연 한국의 국익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 그렇게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냉혹한 외교안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까. 요즘 이명박 정부에서 활약했던 사람이 많이 보이는데, 이명박 정부는 금강산 피살사건이나 남북 비료지원 사례에서 보듯 강경론만 득세해서 북한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하다가 결국 판을 깨버렸고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떨어졌다.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북제재와 CVID는 실효성 있는 대북정책이라고 보나. “북한을 상대로 수십년 동안 채찍을 휘둘러서 얻어낸 게 뭐가 있는지 묻고 싶다. 대북제재는 목표했던 걸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2년간 대북제재보다도 더 가혹한 코로나19 봉쇄를 북한 스스로 하고 있다는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해도 북한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핵폐기하면 그 다음에 지원하겠다고 할 게 아니라, 먼저 지원하면서 핵폐기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미국에 있는 지인들 만날때마다 항상 하는 얘기가 이란은 40년 이상 쿠바는 60년 이상 제재해서 미국이 얻은게 뭐냐는 거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해서 정권교체했는데 지금 미국이 얻은건 뭔가. 김정은 정권 무너뜨리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무너지면 상황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지난해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을 친미국가로 견인하자는 글을 발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작년 가을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고위관계자를 만났는데 포린어페어즈 기고문 얘길 꺼내더라. 당장 그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정책 방안 가운데 하나로 고려는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키신저가 미중 관계정상화를 성사시키면서 소련을 고립시켰던 역사를 잘 따져봐야 한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게 있다. 북중관계는 겉으로는 순망치한이나 혈맹이니 하는데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바깥에 과시하는 것만큼 견고한 관계는 아니다. 북한에선 중국에 어쩔 수 없이 의지는 하지만 결코 중국과 친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항상 중국을 경계한다.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2018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건 아쉽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당초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 포기가 결코 작은 카드가 아니었다. 영변에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갔더라면 지금쯤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세계사를 바꾸는 주인공이 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북핵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북한으로서도 핵개발을 위해 투입한 예산과 인력, 시간이 엄청나다. 매몰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4년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만나겠다고 하는 걸 보면서 중국을 방문해 소련을 고립시켰던 키신저가 생각났다. 오히려 바이든 행정부는 그 정도 발상의 전환을 전혀 못 보여주고 있다는 게 아쉽다. 어떤 면에선 북한 견제를 핑계삼아 중국 견제하고 한국에게 더 많은 무기 팔아먹는 것만 생각하는건 아닌가 의문이 든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관계개선은 둘째치고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와 접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천지차이라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때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 때문에 굉장히 애를 먹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말 그대로 동맹을 중시한다. 신사답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이게 참 역설적인게 북핵문제에선 다르게 나타난다. 트럼프는 전임자들이 못한걸 내가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물론 하노이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긴 했지만 기존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함이 돋보였다. 바이든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의견을 경청하는건 좋은데 그 다음에 진척이 없다. 바이든이 임기를 시작했을 때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기였다는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만약 두 대통령이 비슷하게 임기를 시작했더라면 북핵문제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북한 역시 좌고우면하다가 때를 놓치는 패착을 되풀이하는 것 같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것 때문에 받은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본다. 북한으로선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물론 미국이 더 잘못이 크긴 하지만 하노이에서 미국이 협상을 뒤집으면서 북한이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고, 그 때문에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됐다. 협상 실패 충격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받는 상황을 겪으면서 북한 외교 당국자들이 갖는 부담이 너무 커져 버렸다. 조선노동당에서 조직지도부가 너무 강해져서 하노이 실패 이후 협상파 입지가 너무 좁아진 것도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 최고지도자에게 협상해야 한다고 건의할 만한 무게감있는 사람이 없다. 이런 상황에선 미국이 뭔가 당근을 제시하지 않으면 협상장으로 북한을 끌어들일 수가 없다. 물론 북한이 협상 성과를 보장하지 않으면 협상 안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는건 무리수다. 너무 무리한 걸 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도를 받을 수 있다면 협상에 나서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결국 김정은이 결단할 수 밖에 없다. 협상대표들을 믿고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 -북측에선 차기 윤석열 정부와 미국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사실 북측에선 보수정부냐 진보정부냐 관심없다. 친미정부냐 반미정부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북측이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자기들에게 도움이 되느냐 여부다. 친미를 해도 좋으니 한반도 문제를 평화롭게 풀어줄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만 따진다. 북측에서도 남측에서 친북 성향이 주류가 될 수 없고 그들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김정은 시대 이후 그런 성격이 더 강해진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분명히 다르다. 김일성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했고 해방 이후엔 자기 힘으로 권력을 쟁취한 사람이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고, 자기를 위해 애써준 사람들에게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한마디로 옛날 시대 사람이다. 김정일 역시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고 치열한 권력투쟁을 거쳐 50대에 최고 자리에 올랐다.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좀 더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건 맞지만, 마치 한국의 재벌3세를 보는 것 같은 특징이 있다. 의리나 민족 개념은 희박하고 실용주의 혹은 냉정한 계산으로 움직인다. 남북관계도 동포라는 의식보다는, 도움이 되면 같이 가고 그게 아니라면 주변 여러 외국 중 하나로 취급하겠다는 식이다. 한마디로 북측 다루기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이다. 남측과 같이 하는게 그래도 낫다는 생각이 있지만, 그런 판단을 하게 만들지 못하면 훨씬 더 어려운 상황 맞을 수 있다.”
  • [속보] 中, 우크라 사태 주시… 대만 “침공시 제재해야”

    [속보] 中, 우크라 사태 주시… 대만 “침공시 제재해야”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국제사회가 중국을 제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중국 지도부가 대만을 무력으로 통합하려는 시도시 발생할 수 있는 대가 차원에서, 이 모든 것들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직전 에너지와 안보 분야 등을 포함해 무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천명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과 러시아가 치르고 있는 가혹한 경제적 대가에 충격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 대만을 장악하려는 장기적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순간도 대만을 손에 넣겠다는 시 주석의 결심이 약화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는 그들이 언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이를 감행할지에 대한 계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대만 “침공시 국제사회 제재하길”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창립기념 행사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제재하고 침략 행위를 비난하는 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국제사회가 중국을 제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 부장은 “앞으로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무력적인 위협을 받거나 침략을 당한다면 국제사회가 대만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제재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국제사회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이러한 제재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언급했다. 대만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 등 서방과 함께 러시아 제재에 나섰고,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했다며 첨단 기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제재를 발표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EU 회원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가 대만이 아닌 중국과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 흔들리는 ‘달러 패권’… 위안화는 기세등등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흔들리는 ‘달러 패권’… 위안화는 기세등등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러시아 꼴 날라”… 각국 유로화 등 결제 늘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면 아래에서 격렬한 ‘기축통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0년간 지배력을 유지했던 미국의 ‘달러화 패권’이 미국 주도의 대러 경제 제재 이후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해, 달러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104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상태다.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6300억 달러(약 765조원)를 동결시켜 루블화를 폭락시켰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WMD)”라고 빗댈 정도로 달러화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달러화의 지나친 무기화, 정치화가 오히려 러시아와 같은 운명을 피하면서 자국의 경제 이익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의 비중을 줄이거나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화 이외 유로화·위안화 등의 결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달러를 지나치게 무기화한 역풍으로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도 덩달아 흔들리는 형국이다.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석유는 달러 결제’ 불문율 깨져 국제무역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3월 사우디는 원유 수입의 큰손인 중국의 요청을 받고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과 굳건한 경제·안보 동맹 관계에서 달러 순환 펌프 역할을 해 온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변심(?)이 달러 패권에 균열을 가져올지 모른다.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지금까지 석유 대금의 달러 결제는 세계 경제의 불문율이었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체제로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 주는 대가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사우디가 자체 탄도미사일을 만드는 것을 도왔고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사우디와 미중 간) 역학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WIFT망에서 퇴출된 이후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통해 달러를 배제한 단일 통화 도입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인 인도마저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루피(인도 화폐)와 루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2001년 ‘9·11 테러’ 이후라고 한다. 미국이 제재 수단으로 달러 관련국들의 돈줄을 죄면서 ‘달러의 다변화’가 시작됐고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바람이 거세졌다는 지적이다. IMF가 발표한 전 세계 외환보유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12조 505억 달러) 중 달러 비중은 58.8%(7조 871억 달러)였다. 1999년 71%에서 12% 포인트나 낮아져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달러는 앞으로도 주요 통화로 남겠지만 더 작은 차원의 분열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틈 이용 위안화 국제화 행보 중국은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현재 2.79%(3361억 달러)로 아직 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2~4위 통화인 유로화나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비중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 위안화 비중은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SWIFT의 통화별 국제 결제 비중도 지난해 위안화가 처음으로 엔화를 앞질렀다. 중국 인민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위안화의 국가 간 결제 거래액은 79조 6000억 위안(약 12조 530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75.8%나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위안화가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위 결제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1위 기축통화로 올라서는 것은 당분간 요원하다. 짧은 시간에 위안화가 달러를 밀어내고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동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기축통화는 보편적인 자산 보유·결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필수조건이 있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믿는 구석에 핵질주”…北, 도발에는 이유있다

    “믿는 구석에 핵질주”…北, 도발에는 이유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 와중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믿는 구석’이 있어 이 같은 도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일 낮 12시 3분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날 새벽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 추진 방침이 공개된 지 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안보리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직후인 3월 25일 긴급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 및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미국이 주도한 제재안에는 북한에 대한 원유, 정제유 수출량을 각각 연간 200만 배럴, 25만 배럴까지 절반으로 축소하고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까지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대로 통과되면 북한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지만,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함께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반대하지 않아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떄문이다.류샤오밍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중국·러시아의 입장 역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방한 중인 중국의 북핵수석대표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며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평화적 수단’을 언급한 것은 추가 대북 제재를 “상황을 악화시킬 행동”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이 자신의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라 시험발사를 한다는 의지와 함께 자신들이 어떤 도발을 해도 중국이 추가 대북제재로 입장을 바꾸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달러 무기화의 거센 역풍... 흔들리는 달러패권

    美 달러 무기화의 거센 역풍... 흔들리는 달러패권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면 아래서는 격렬한 ‘기축통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0년간 지배력을 유지했던 미국의 ‘달러화 패권’이 미국 주도의 대러 경제 제재를 계기로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돼 달러화를 통한 국제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104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부도위 위기에 처한 상태다.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6300억달러(약 765조원)를 동결시켜 루블화를 폭락시켰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WMD)”라고 부를 정도로 달러화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달러화의 지나친 무기화, 정치화가 오히려 러시아와 같은 운명을 피하면서 자국의 경제 이익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의 비중을 줄이거나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화 이외 유로화·위안화 등의 결제 비중도 늘리고 있다. 달러를 지나치게 무기화한 역풍으로 세계의 기축 통화인 달러의 위상도 덩달아 흔들리는 형국이다.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국제무역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3월 사우디는 원유 수입의 큰손인 중국의 요청을 받고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과 굳건한 경제·안보 동맹 관계에서 달러 순환 펌프 역할을 해온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변심(?)이 달러 패권에 균열을 가져올지 모른다.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지금까지 석유 대금의 달러 결제는 세계 경제의 불문율이었다.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주는 대가로, 이른바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체제였다. 금본위제를 탈피한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핵심 축이다. 원유의 위안화 결제는 달러 패권이라는 견고한 댐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는 걸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사우디가 자체 탄도 미사일을 만드는 것을 도왔고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사우디와 미·중 간) 역학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WIFT망에서 퇴출된 이후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통해 달러를 배제한 단일 통화 도입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인 인도마저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루피(인도 화폐)와 루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IMF(세계통화기금) 분석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2001년 ‘9·11 테러 전쟁’ 이후라고 한다. 미국이 관련국들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달러의 돈줄을 죄면서 이른바 달러의 다변화가 시작됐다. 더욱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바람이 거세졌다. 스위프트 시스템 정보를 언제든 수집할 수 있게 한 미국의 ‘국제긴급 경제권법’ 통과도 주변국들의 우려를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하트넷은 “달러의 무기화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린고 있다. 세계 금융시스템이 발칸 반도처럼 분열되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IMF가 발표한 전 세계 외환보유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총 외환보유액(12조505억달러)에서 달러 비중은 58.8%(7조871억달러)였다. 1999년 71%에서 12%포인트나 낮아져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달러는 앞으로도 주요 통화로 남겠지만 더 작은 차원의 분열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달러의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고 국제 통화시스템 역시 더욱 파편화될 것이란 경고다. 달러 패권 전쟁의 최전방에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3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두 개 이상의 기축 통화를 보유할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엔화의 추락세도 가파르다. 달러, 금과 함께 세계경제 위기 때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과거의 엔화가 아니다. 4일 현재 엔/달러 환율(엔화가치와 반대)은 130.9엔으로 지난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150엔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1·4분기에는 42년 만에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막을 내렸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통념도 깨진 것이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실질적인 가계소득 감소와 경제위축의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중국은 달러패권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0년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한 중국의 GDP는 이미 일본의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주요 20개국(G20)에서 차지하는 교역비중도 중국(21.6%)이 일본(5.9%)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위안화가 주요 기축통화로서 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 CNN 방송도 “80년간 달러로 (세계를) 지배한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해 4분기 현재 2.79%(3361억달러)로 아직 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2~4위 통화인 유로화나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비중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 위안화는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SWIFT의 통화별 국제결재 비중을 보면 지난해 위안화가 처음으로 엔화를 앞질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위안화의 수요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 해 위안화의 국가 간 결제 거래액은 79조 6000억위안(약 12조 530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75.8%나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위안화가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위 결제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1위 기축통화로 올라서는 것은 요원하다. 짧은 시간에 위안화가 달러를 밀어내고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동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기축통화는 보편적인 자산 보유·결제 가치가 인정받아야 하는 필수조건이 있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 국가 전복 혐의 체포설에…알리바바 주가 장중 급락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 국가 전복 혐의 체포설에…알리바바 주가 장중 급락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는 루머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3일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가 장중 9% 이상 폭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장 초반 9.40%까지 폭락했다. 폭락 사태는 마윈이 중국 국가안전국에 체포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급속히 퍼진 데에 따른 결과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마모(馬某)’씨가 국가권력 전복 및 기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5일 항저우시 국가안전국으로부터 이른바 ‘강제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해당 인물이 IT 기업에서 하드웨어 연구개발 책임자라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를 상대로 제재를 이어온 것이 부각되면서 해당 인물이 마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윈은 2020년 10월 상하이 와이탄에서 열린 금융 서밋에서 당국을 비판한 이후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되는 등 지속적인 탄압을 받아왔다. 또한 공교롭게도 항저우시는 마윈의 고향으로 알리바바의 사업 근거지다. 이후 CCTV는 처음 기사에 ‘마모(馬某)’씨라고 썼던 것을 ‘마모모(馬某某)’씨로 수정했다. 두 글자에서 세 글자로 글자수를 수정해 마윈 체포설을 불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체포한 마모 씨가 마윈이 아닌 것으로 사실상 확인되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복됐다.
  • 역대급 수출 동해항, 미주·유럽 뱃길 활짝…복합물류 허브 도약

    역대급 수출 동해항, 미주·유럽 뱃길 활짝…복합물류 허브 도약

    강원 동해항이 환동해권을 넘어 세계적인 복합물류 중심항으로 도약하고 있다. 러시아·일본에 이어 미주지역과 유럽, 동남아까지 잇는 항로가 열리고 있다. 석탄과 광석, 시멘트, 전선 등의 수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무역이 위축되고,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지만 동해항은 올 들어 3월까지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상승했다. 수출입 물동량도 해마다 1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KTX 동해선 개통에 이어 도로, 철도 등 배후 사회간접자본(SOC)이 항만까지 이어지며 동해항이 물류허브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2일 심규언(66) 동해시장을 만나 국제무역항으로 자리잡은 동해항의 청사진을 들었다. “태평양으로 통하는 동해의 관문, 동해항이 환동해권을 벗어나 세계적인 물류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심 시장은 동해항을 통해 도시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 내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원도에 하나밖에 없는 국가관리항인 동해항이 제대로 안착해야 동해시는 물론 국내 물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가 열리며 유럽과 미주지역으로 이어지는 해상 물류의 허브도 꿈꾼다. ●1분기 수출 2억 달러 사상 최고 코로나19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어려움이 이어져도 동해항은 수출입 물동량이 급속하게 늘며 국제무역항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수출입 27억 달러 가운데 동해항을 통한 무역은 25억 달러였다. 강원 수출의 관문임도 입증했다. 1~3월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러일 정기항로 취항도 재개 액수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교역 내용도 충실해지고 있다. 종전까지 시멘트와 합금철이 동해항 전체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면 지난해에는 전선(34%), 시멘트(25%), 합금철(17%), 수송기계(13%), 화장품(3%) 등 수출 품목이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교역 대상 국가도 미국과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대만, 러시아, 중국, 바레인, 호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대러시아 수출이 연간 1억 달러 가까이 증가하면서 국가별 수출 순위 3위를 기록, 북방물류 전진기지로 동해항의 입지가 굳어지고 있다. 농산물 수출도 재개됐다. 강원 평창에서 생산되는 파프리카가 일본으로 다시 수출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LS전선 해저케이블 포설선도 일조 이처럼 동해항에서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는 동해시에 있는 LS전선이 해저케이블 해외수주에 잇따라 성공한 것과 함께 지난해 3월부터 한러일 정기항로 취항이 재개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LS전선은 국내 유일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업체로 당초에는 전선 수출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전선 설치 선박인 포설선을 운용하며 자체 생산한 전선을 직접 싣고 가 설치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 미국까지 수출길을 넓히고 있어 동해시 발전의 한 축이 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동해항은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교역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동해시는 재단법인 북방물류산업진흥원과 함께 전쟁이 무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북평동 신항 7개 부두 2030년 완공 물동량이 늘면서 현재 송정동 동해항은 북평동 신항으로 규모를 크게 늘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정후 동해시 공보팀장은 “동해항이 강원 수출의 30% 이상을 분담하는 것을 목표로 컨테이너 항로 개설 등 신규 항로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접안능력이 2000~5만t급인 송정동 동해항의 규모를 늘려 북평동 신항에는 접안능력 5만~10만t 규모로 7개 부두가 건설되고 있다. 2016년부터 국비와 민자 1조 7000억원이 투입됐다. 2030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항만배후단지 추진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동해항 개항 때부터 시작된 송정지역 주민들의 주거지역 이전 민원과 맞물려 이 지역 64만㎡를 항만배후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물류 하역 등으로 환경 피해를 입는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고 이곳에 컨테이너 야적장, 창고, 물류단지 등을 만들어 항만 운영을 원활하게 해 달라는 호소가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다. ●KTX 동해선 연계 물류 클러스터 구축 동해항은 1979년에 개항한 국가관리 무역항으로 전국 31개 무역항 가운데 물동량 8위, 입출항 선박수 13위로 북평 신항 개발을 통해 국가기반 산업의 공급기지에서 세계적 복합물류 항만으로 발전하고 있다. 심 시장은 “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연계한 물류 산업 클러스터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복합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 용역도 곧 착수해 동해시가 환동해권을 넘어 세계적인 산업물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동해·삼척의 수소 특구 지정과 연계해 동해항을 수소·암모니아 거점 항만으로 육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심 시장은 “새로운 사업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3선 도전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 ‘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한껏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일원임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고, 유엔에서 러시아를 비난하거나 인권위원회 지위를 박탈하는 결의안도 기권했다. 러시아와 ‘무한한 우정’을 선언한 중국은 그렇다 쳐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왜 서구세계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 2일 인도 매체 더프린트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2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두 달 만에 130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했다. 구소련 국가모임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 중이고, 아예 미 달러화를 배제하고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만 결제하는 새로운 무역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인도가 대놓고 ‘러시아 구하기’에 나서자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와의 무역 확대는 인도의 이익에 반한다”며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인도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로 줄곧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 왔다.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소련은 인도에 무기를 제공했고, 카슈미르 분쟁(인도·파키스탄 간 영토 갈등)에서도 러시아는 인도의 편에 섰다.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치 중인데, 베이징은 이이제이(오랑캐는 오랑캐로 다스림) 전략에 따라 뉴델리 견제를 위해 파키스탄을 중시한다. 모디 총리 입장에서는 3000㎞ 넘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 종교 갈등이 극에 달한 파키스탄에 이어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가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에는 ‘제발 중국에 올인하지 말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도와도 미국이 곧바로 뉴델리에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워싱턴에 ‘최대 라이벌’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기 때문이다. 장기집권을 기정사실화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앞으로도 인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마노즈 케와라마니 인도 탁샤실라 연구소 중국연구원은 CNN방송에 “미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양측이 입장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지난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영상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에서만 300명 넘는 주민이 살해됐다”며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사건의 정확한 원인부터 검증하자.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하라”고 반박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같은 달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부차 학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강조하며 러시아를 감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천인공노할 만행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의 상당수 국가들이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고 있다. 왜 이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공조’ 요구를 뿌리치고 사실상 모스크바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것일까. 경제적 동기나 이념, 전략적 야심,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가장 크게 힘을 실어 주는 나라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다. 이들은 과거부터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경제·외교 블록’ 구축을 목표로 삼아 왔고, ‘미국 이후의 시대’는 자신들이 이끌겠다는 야심도 있다.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러 교역량은 381억 8000만 달러(약 4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가까이 늘었다. 서구세계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한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3% 성장했다. 인도의 ‘러시아 구하기’ 노력도 상당하다. CNBC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를 싸게 구매해 재미를 본 인도가 이제 석탄 수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남아공 역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나 비난을 거부해 푸틴 대통령에게 숨통을 틔워 줬다. 3월 초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 때만 해도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0개국 넘는 국가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지난달 7일 러시아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퇴출시키는 투표에선 찬성국이 93개국으로 줄었다. 회원국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불참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의 ‘집단 이탈’이 눈에 띄었다. 푸틴 대통령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두려움과 대러 제재 본격화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러시아 인권위 퇴출에 찬성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얀마, 이스라엘 정도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은 이코노미스트에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두 마리의 코끼리가 싸우면 다치는 건 (코끼리가 아닌)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나쁘지만 개발도상국의 어려움을 무시하고 러시아 제재를 단행한 서구국가들도 문제라는 비난이 나온다”고 전했다. 제3세계의 구조적 빈곤이 미국의 착취에서 비롯됐다는 ‘종속이론’의 태동지 남미에서도 워싱턴에 대한 항의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럽 내부 문제’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인류 공동의 과제’인 양 과대 포장한다는 시각이다. 다른 나라 주권 침해를 일삼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고 제재하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인식도 있다. 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완은 “코로나19 백신을 독식한 선진국의 이기적 행동을 지켜본 저개발국들 사이에서 ‘더이상 서구세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20세기 비동맹운동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뜻밖에도 러시아에 대한 동정론이 대두된다. 과거부터 ‘정의의 편’은 미국이 아닌 러시아라는 생각이다. 냉전 시절 아프리카에는 워싱턴의 지원을 받아 정권을 유지하던 독재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에게 맞서 싸우던 게릴라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한 나라가 소련이었다. 서구 제국주의의 최대 피해자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도 미국이나 유럽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의 이면에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속셈이 있다고 여긴다.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도 수십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동진(東進)을 감행한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절반가량인 25개국이 3월 초 유엔 결의안에 기권하거나 불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러 제재 부담을 나토 국가와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의 동맹들만 나눠 지게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서방세계는 전 세계 대다수 ‘방관자’를 어떻게 끌어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러 구하기’ 나선 인도… 바이든의 ‘모디 짝사랑’ 어디까지?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한껏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일원임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고, 유엔에서 러시아를 비난하거나 인권위원회 지위를 박탈하는 결의안도 기권했다. 러시아와 ‘무한한 우정’을 선언한 중국은 그렇다 쳐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왜 서구세계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 2일 인도 매체 더프린트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2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후 두 달 만에 1300만 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했다. 구소련 국가모임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 중이고, 아예 미 달러화를 배제하고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만 결제하는 새로운 무역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인도가 대놓고 ‘러시아 구하기’에 나서자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와의 무역 확대는 인도의 이익에 반한다”며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인도의 입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로 줄곧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 왔다.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소련은 인도에 무기를 제공했고, 카슈미르 분쟁(인도·파키스탄 간 영토 갈등)에서도 러시아는 인도의 편에 섰다.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치 중인데, 베이징은 이이제이(오랑캐는 오랑캐로 다스림) 전략에 따라 뉴델리 견제를 위해 파키스탄을 중시한다. 모디 총리 입장에서는 3000㎞ 넘는 국경을 마주한 중국, 종교 갈등이 극에 달한 파키스탄에 이어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가 러시아를 도우려는 것에는 ‘제발 중국에 올인하지 말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도와도 미국이 곧바로 뉴델리에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워싱턴에 ‘최대 라이벌’은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기 때문이다. 장기집권을 기정사실화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앞으로도 인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마노즈 케와라마니 인도 탁샤실라 연구소 중국연구원은 CNN방송에 “미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태도는 다를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양측이 입장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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