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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18일부터 하루 외국관광객 1000명으로 제한

    북한 18일부터 하루 외국관광객 1000명으로 제한

    북한이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숫자를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북한 당국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오는 18일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를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각 북한 담당 중국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지난해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으로 북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2018년 중국인 관광객은 하루 최대 1800~2000명이 평양을 찾았다. 특히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7~8월 하루 평균 1800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을 북한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약 10만명으로 이 가운데 80%는 중국인이다. 연간 북한의 관광 수입은 4400만 달러(약 500억원)로 추산된다. 북한 당국의 여행 제한 조치는 예상하지 못한 관광객 숫자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다시 폐쇄국가로 돌아간다는 신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내에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과 교통수단이 성수기 수요를 다 수용하기 어려운 탓에 관광 제한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주요한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이자 북한의 개방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평양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하는 호텔은 고려호텔, 양강도호텔, 서산호텔 등이며 중국인은 단체관광으로만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 베이징이나 선양에서 비행기로 평양으로 가거나 단둥, 옌지에서 기차로 북한으로 가는 이동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유튜브의 ‘조선세계(朝鮮世界)’ 등처럼 인터넷에 올라온 외국인의 북한 관광 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세금, 집값, 의료비, 학비 등이 없는 북한 제도에 궁금증을 보이는가 하면 깨끗한 평양 거리와 고기구이 등 맛있는 북한 음식, 아름다운 여성 관광안내자에 대해 만족감을 표한다. 북한은 4월 8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열리는 평양 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을 대대적으로 모집 중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다시 ‘리비아 모델’ 꺼낸 美…트럼프, 北 압박·정치 역풍 돌파

    다시 ‘리비아 모델’ 꺼낸 美…트럼프, 北 압박·정치 역풍 돌파

    볼턴 “북한의 이익을 위해서만 작동돼” ‘핵개발 완성’ 북핵 해법 현실성 떨어져 하노이 결렬로 北 강경론 부추길 수도 정의용 안보실장 지난 주말 비공개 방중 양제츠와 2차 북미회담 결렬 대책 논의미국 정부의 대표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원칙의 ‘리비아 모델’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행동 대 행동’ 원칙, 즉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단계적·동시적으로 맞바꾸는 기조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시계를 한꺼번에 뒤로 돌리는 볼턴 보좌관의 과격한 기조 선회가 가뜩이나 하노이 합의 결렬로 좌절감이 심한 북한의 강경론을 부추기면서 파국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 ABC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이 저지른 실수를 피하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북한의 ‘행동 대 행동’이라는 술책에 넘어가는 것”이라며 “제재 완화가 북한에 주는 혜택이 부분적 비핵화가 우리에게 주는 이익보다 훨씬 크며, 이것이 지난 정부가 취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이 불가피하게 북한의 이익을 위해서만 작동했던 이유”라고 했다. 그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많은 것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있다. 나는 조지 H W 부시(1989~1993) 행정부 때부터 이 일을 해 오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지금 경제 제재는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레버리지(지렛대)는 북한이 아닌 미국에 있다”며 북한을 서슴없이 자극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따른 대표적인 합의가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인데, 두 합의 모두 북한이 일방적으로 이행을 하지 않거나 기만술을 펴 좌초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 미국 내 북한 불신론, 북미 간 신뢰 부족, 북한의 판단 착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비아는 핵 개발을 시도하는 단계였지만 북한은 이미 핵 개발을 완성한 단계라 비핵화를 위한 대상이 리비아보다 광범위하다”며 “그럼에도 북한에 일방적으로 먼저 광범위한 핵 프로그램 등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라는 건 북한이 수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4월 보좌관 취임 이후 북핵 해법으로 ‘리비아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나서서 볼턴 보좌관을 실명 비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임박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될 위험에 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리비아 모델과 다르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고, 볼턴 보좌관은 뒤로 빠졌다. 그럼에도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금 볼턴 보좌관을 내세워 리비아 모델을 띄우는 건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압박함과 동시에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려 있기에 볼턴 보좌관을 내세워 2차 정상회담에 따른 역풍을 피하려 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고 북한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고 판단하면 다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내세워 북한과 협상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주말 사이 중국을 비공개로 방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확산되는 지구촌 사이버통제

    확산되는 지구촌 사이버통제

    러시아 정부의 사이버 통제를 둘러싸고 시민사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수천명의 모스크바 시민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부 등에서 “새로운 인터넷 관련 법안들이 인터넷 검열 강화를 확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러시아 의회가 러시아 내 서버를 경유하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 루트를 결정하도록 한 법률이 사설가설망(VPNs)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새 법안은 또 외국과의 인터넷 트래픽을 통제하고 인터넷 경로를 감독하는 별도의 기구를 창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은 러시아 하원인 두마의 3차 독회를 이미 통과했다. 반대자들은 모스크바 당국의 시위 금지에도 이날 시위를 진행하면서 “이 같은 법안은 중국에서와 비슷한 방화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친푸틴 정부 인사들은 이 법안이 미국이 새로운 사이버 안보 독트린을 좀더 공격적으로 적용할 때 러시아가 차단될 수 있다는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NN은 “러시아는 그동안 비교적 자유로운 온라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가”라며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은 허용돼 왔으나 점차 검열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SNS 텔레그램의 접근을 막는 등 강력한 통제를 시도했었다. 이와 함께 정부 주도의 ‘러넷(Runet·러시아+네트워크)’을 둘러싼 논란도 더 커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미국이 인터넷 접속을 제재하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만든 온라인 접속 시스템인 러넷의 구축 작업을 마치고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 러넷이 성공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국제 인터넷 서비스 접근을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관계자들은 “러넷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검열 강화를 부를 것”이라며 “결국 중국식 온라인 방화벽(만리방화벽)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과 SNS 내역을 일일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면서 사이버 통제 국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도 인터넷과 뉴미디어에 대한 통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올림픽 공동출전,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

    올림픽 공동출전,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을 비롯해 문화예술, 관광 분야에서 남북 교류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열릴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남북이 공동 출전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준비를 함께 한다. 2008년 중단했던 금강산 관광도 다시 추진한다. 오는 5월부터는 예술인 복지를 위한 85억 규모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금’도 도입한다. 문체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020년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남북이 공동으로 출전한다. 여자농구, 여자하키, 조정, 유도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합동훈련도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따른 것이다. 범정부 차원 실무준비단과 남북체육분과회담을 통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김용삼 문체부 차관은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 종목을 늘리고자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 추진 역시 하반기쯤 구체적인 방식 등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을 초청하고, 남북정상회담 1주년과 명절을 계기로 농구, 씨름 친선경기와 태권도 합동공연도 추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통합 준비도 상반기부터 본격화한다. 대북제재 완화 조치와 같은 상황에 따라 2008년 중단했던 금강산 관광 재개도 추진한다. 김현환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세부 방안을 이미 마련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재개를 결정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추진하려다 무산된 평양예술단 서울공연도 다시 추진한다. 이밖에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과 함께 언어 분야 국제학술대회 개최, 북한어 말뭉치 구축도 할 예정이다. 또 고려 궁궐터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을 위한 9차 공동조사와 평양 고구려 고분군 공동조사, 비무장지대(DMZ) 내 역사유적인 태봉국 철원성 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감시초소(GP) 철거 뒤 남은 폐 군사시설을 활용한 예술작품을 DMZ 둘레길에 전시하는 등 평화관광 콘텐츠도 개발한다. 오는 5월부터는 85억 규모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예술인복지금고) 제도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인이라면 담보 없이 500만원까지, 담보가 있으면 1000만원까지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 월세는 최고한도 4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이자는 연 2~3% 수준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향유 지원을 확대한다. 통합 문화이용권인 ‘문화누리카드’ 1인당 지원금이 7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어난다. 저소득층 유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 범위가 확대된다.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 가정 초·중·고교 학생선수 2300여명에게 매월 장학금을 지원한다. 전국에 장애인 체육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 30개도 신설한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도서구입비, 공연관람비 소득공제에 더해 오는 7월부터 박물관, 미술관 입장료에 대한 소득공제도 추가로 시행한다. 지난해 ‘책의 해’를 맞아 시행한 ‘심야 책방의 날’ 행사는 올해도 이어간다. 4~11월까지 매주 마지막 주 금요일에 서점 70곳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만한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비롯한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에 대한 조사권 신설 등 정부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방한 외래관광객 목표를 사상 최대인 1800만 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1570만명에 비해 대폭 상향한 숫자다. 문체부는 “1800만명은 정부의 목표”라면서도 “중국 단체 관광객이 줄었지만, 개인 관광객은 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목표 달성까지 정부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체부 올해 예산은 문화예술 1조 8853억원, 체육 1조 4647억원, 관광 1조 4140억원, 콘텐츠 8292억원, 기타 3303억원의 모두 5조 9233억원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0명 중 7명 “北미사일 안 쏠 것”… “북미협상 곧 재개 vs 지연” 갈려

    10명 중 7명 “北미사일 안 쏠 것”… “북미협상 곧 재개 vs 지연” 갈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안갯속을 헤매는 형국이다. 특히 북한 동창리 장거리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10일 북핵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 10명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과 북미 관계 파국 가능성, 재협상 및 3차 북미 정상회담 예상 시점, 비핵화 빅딜 예상 내용 등 4가지를 물었다. 그 결과 10명 중 7명이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밝혔다. 10명 중 5명이 이르면 한두 달 안에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낙관했으며 올 하반기 재개 등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은 2명이었다. 다른 2명은 협상이 장기간 교착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3차 북미 정상회담 시점은 이르면 다음달 개최를 예상한 시각도 1명 있었으나 다수는 올 하반기나 내년 봄 등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은 2명이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미 양측은 포괄적 로드맵에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였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은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북한이 회담 결렬 책임을 다 져야 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강화에 동참하고, 미국에서 군사 옵션이 나오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시위는 할 수 있어도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고 대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북한이 지금 미사일·로켓 시험 발사로 협상의 판을 깰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반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협상의 판을 깨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대한 압박 수준을 최대로 높인 뒤 협상을 재개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수단으로 미사일·로켓 시험 발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북미 관계, 파국으로 가나 재협상 복귀하나 전문가 대부분은 북미가 2차 회담 결렬 이후에도 대화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수주 안에 협상하기를 희망한다고 한 것은 대화의 동력이 상실될까 우려한 것”이라면서 “북한도 다음달 경제건설 집중노선으로의 전환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성과를 내야 하는데 손에 잡히는 게 없는 만큼 대화의 동력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미가 3월 말에는 대화 재개의 시점을 찾고 4월에는 어떤 형태로든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는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협상을 바로 하기엔 준비가 안 돼 있기에 북중 관계를 진전시키며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려 할 것”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음달 조기에 방북을 한다면 5~6월쯤 북미 협상이 재개될 수 있지만, 시 주석의 방북이 늦어진다면 북미 협상도 뒤로 밀릴 것”이라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미 협상이나 정상회담 재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보다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달렸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에 대해 진정성을 더 보여 주지 않는 한 협상으로 가는 길은 멀다”고 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예상 시점은 2차 회담에서 최고지도자 간 담판에 의한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노출됐기에 시간이 걸릴 거라는 예상이 다수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2차 회담에서 초조함을 노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 인상을 준 만큼 북한도 톱다운 방식의 기조를 유지할지 검토할 것”이라며 “북미 모두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충실한 실무 협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은 북미 회담 결렬 언급은 자제하면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복구하는 상반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북미 협상을 재개할지 새로운 길을 택할지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정할 것”이라며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고, 김 위원장을 만나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임을출 교수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을 보이는 등 조속한 협상 재개를 미국에 압박하는 모습”이라며 “북한은 4월 안에 협상을 재개하고 최대한 조속히 3차 정상회담을 하길 원할 것”이라고 했다. ●3차 회담 북미 비핵화 빅딜 내용 예상 홍민 실장은 “북미가 비핵화 조치의 첫 단계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서 전체 핵물질 시설의 폐기에 합의하되, 폐기 이행은 영변 핵시설부터 해서 단계적으로 하려 할 수 있다”며 “북미가 서로의 체면을 세워 주는 방식으로 합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이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만큼 3차 회담에서는 영변 핵시설 외에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 추가 우라늄농축시설 폐기를 받는 대신 2차 회담에서 해제를 요구한 5개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중 의류 수출 금지 등 민생경제와 밀접한 두세 개만 해제해 달라고 하거나, 정유제품 수입 90% 차단 조치를 50% 차단으로 완화해 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열수 실장도 “북한은 영변 외 추가 핵시설을 폐기,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품목별로 해제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며 “결의 전체를 해제하기보다는 북한의 수출이 금지된 석탄, 철광석, 수산물을 품목별로 차례대로 해제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만하다”고 했다. 반면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야당인 민주당 등 조야 전체가 한목소리로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기에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앞두고 큰 배팅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북한이 미국과 합의를 하려면 미국이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외 플러스 알파 조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이란에 등 돌려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이란에 등 돌려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이란에 등을 돌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자국과 이란 이중국적자로 지난 3년간 스파이 혐의로 이란에 구금 중인 나자닌 자가리 랫클리프(40)에 대해 ‘외교적 보호’를 발동하기로 했다. 가디언은 외교적 보호는 양국 간 분쟁 수준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이란이 랫클리프에게 필요한 약물 치료, 의사 진료 등을 거부하는 등 국제법상 인권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 장관은 “(외교적 보호 발동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란 당국의 행위가 전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면서 “우리 시민이 부당하게 대우받는 것을 영국이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앞으로 이 사안을 국제 사회에 제기하고 제재를 부과하거나 송환 요구까지 할 수 있다. 랫클리프는 영국 자선단체 톰슨로이터재단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이란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고 영국으로 돌아가려다가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란은 랫클리프가 스파이 활동을 했다며 5년형을 선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화웨이의 반격… “美정부 사용 금지는 위헌” 소송

    화웨이의 반격… “美정부 사용 금지는 위헌” 소송

    中외교부 “美에 항의…반대 입장 표명” 멍 부회장, 美인도 대법원 심리 첫 출석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6일(현지시간) 자사 제품의 사용을 금지한 미국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화웨이 미 본부가 있는 텍사스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화웨이는 중국 통신기업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미 국방수권법은 공정한 재판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인이나 그룹을 제외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법 제정, 행정명령 검토, 동맹국 상대 화웨이 사용 금지 참여 강요 등을 했으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웨이가 위헌성을 지적한 미국의 국방수권법에 대해 “중국 정부도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소송은 미국 법원이 정부기관의 국가안보 결정을 다루는 것을 꺼린다는 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멍 부회장은 이날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심리가 열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법원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멍 부회장 건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중국은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도 차단했다. 캐나다 농산물 업체 리처드슨인터내셔널이 중국에 수출한 카놀라유와 카놀라씨 등에 독성 살충 물질이 발견됐다는 이유에서다. 미측 요구로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는 이후 중국의 여러 보복성 조치에 시달리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품을 제조하는 일본의 주요 업체에 공급 확대를 요청했다. 미 정부가 압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신문 “북미 정상회담 실패 소식 北내부 빠르게 확산…주민감시 강화”

    日신문 “북미 정상회담 실패 소식 北내부 빠르게 확산…주민감시 강화”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실패했다”는 소식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7일 전했다.도쿄신문은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베이징발 기사에서 “북한의 매체들은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을 오가는 무역업자 등을 통해 실패했다는 정보가 북한에 유입돼 신의주 등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제재 완화를 얻어내지 못한 데 대해 실망하는 목소리가 북한 내부에 많다”며 “제재로 금수 대상이 된 자동차 부품 등 가격이 더 오를 것을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중국인 업자는 “북한측 관계자가 ‘밀수를 늘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미국은 우리를 괴롭혀 죽일 작정이다’라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신문은 비밀경찰인 북한 국가보위성의 지방조직이 주민 감시를 강화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소개한 뒤 “정권의 구심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 북한 당국이 회담 결과의 확산을 막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을 앞두고 긍정적 분위기였다. 미국에선 평양주재 연락소를 설치하고 종전선언을 하며 부분적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랐다. 모종의 ‘작은 합의’(small deal)일진 몰라도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비핵화의 첫 단계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정상국가로 인정되는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보도로 나온 이런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대로 된 것으로 볼 수가 있었다. 따라서 ‘작은 합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같은 대북협력사업 재개 등이 현실성이 높다는 식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합의는 무산됐고, 지난 4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스몰딜이 아니라 ‘빅딜’(big deal)로 진행됐던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핵무기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전체가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넘게 중재자로 나섰지만, 빅딜만 가능하다면 북미 협상 과정은 마비될 공산도 커졌다. 불확실한 미래가 남은 것이다. 북한은 안보상 완전한 비핵화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미국은 제재 완화를 실행하기 전에 각종 대북 비핵화 조치의 실행(시설 사찰, 폐쇄, 폐기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 두 나라의 협상을 유도해 왔던 문 대통령은 이제 오로지 지속적 화해만 응원해 줄 수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경색된 북미 협상이 재가동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의회 눈치와 내년 대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미 간의 이간을 충분히 좁힐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 북한은 자급자족적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가운데 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필요한 자재를 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암암리에 제재에 어긋난 거래를 점차 더 많이 할지도 모른다. 대미 협상에서 제재 완화가 안 된다면 한국에서 거론된 경제협력 사업들이 무산될지도 모른다. 미국과 한국만 대북 제재를 지키고, 대북 제재의 의지가 미흡한 중국은 다른 행보를 할 수도 있다. 중국 해관에서 나온 수치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수출은 현재 제재 실행 전의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북한은 여러 나라와 골고루 무역을 하는 것이 중국과 같은 대국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 핵은 생존의 동아줄인 만큼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도를 참고 핵을 지켜려고 할 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 간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2016년 1월 북한 핵실험 이후 실행된 유엔안보리 제재 전 투자와 무역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도 북미가 합의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는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중미 간의 무역분쟁이 격화된다면 북중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현’과 같은 구상은 실현될 수 없어질 뿐만 아니라 남북대화도 교착될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택 및 협상 태도 탓에 남한은 ‘코리아 패싱’에 노출될 수 있다.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 한미 합동훈련을 종료한다고 한미 국방장관들이 지난 4일 공표했다. 남북, 북미협상의 군사적 걸림돌은 일부 제거된 것이다. 그래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협의해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할 만한 비핵화 합의를 유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북미 실무진끼리는 ‘스몰딜´ 차원에서 일부 합의를 이뤄냈지만, 북미 정상이 재회한 자리에서 논의된 ‘빅딜’은 합의를 내지 못한 탓이다. 코리아 패싱을 피하려면 문재인 정부의 중재 노력이 훨씬 정교해져야 한다.
  • 평양 돌아오자마자 金 앞에 쌓인 과제들

    평양 돌아오자마자 金 앞에 쌓인 과제들

    내부 단속·우방국들과 관계 증진 필요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뜻밖의 일격을 당하고 5일 평양에 귀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민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흐트러진 북미 비핵화협상 전략 재정립, 손상된 권위 복구 등 내부 정비, 대북제재 해제 지연에 따른 경제건설 대안 마련,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과의 관계 강화 등이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차 정상회담 이후 북미 당국자의 언행 등을 봤을 때 양측 정상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한 만큼, 미국이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외의 추가 조치로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해법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내부 정비도 시급해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금 중국과 마주한 신의주 등 국경지역에는 베트남에서 열린 2차 북미 회담이 완전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어느새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회담 결렬로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고 내부적으로 협상 회의론을 불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북제재 완화가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주민과 군을 경제건설에 총동원함으로써 경제발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2차 회담 결렬로 북미 관계가 당분간 냉각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통적 우방국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외교적 고립을 피할 필요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이미 베트남 공식방문을 통해 베트남과의 관계 전면 복원, 교류협력의 확대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무산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나 북러 정상회담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멍완저우 호화판 연금 생활에 비판 고조

    멍완저우 호화판 연금 생활에 비판 고조

    화웨이그룹 상속자인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호화판’ 가택연금 혜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부터 캐나다 법원에서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 인도 여부에 대한 심리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멍 부회장이 ‘호화판’ 가택연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과 중국에 수감중인 캐나다 인들에 대조적인 차별 대우에 대한 밴쿠버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멍완저우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전자발찌를 차고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자유롭게 시내를 돌아다니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밴쿠버에 있는 1600만 캐나다달러(약135억달러)짜리와 600만 캐나다달러짜리 집에 머물면서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멍완저우는 밤 11시까지 외출이 가능하며, 밴쿠버 외곽에 있는 리치먼드 시에 가서 외식과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또 딤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화려한 쇼핑몰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에 억류돼있는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 등은 비밀 구치소에 수감돼 변호사와 가족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대비된다. 이런 대조적인 대우 속에서 멍완저우의 ‘행각’에 대한 밴쿠버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은 4일 익명의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코브릭이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중국 국가기밀과 정보를 훔치려 해 중국 법을 어겼다”고 잔했다. 코브릭의 스파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중형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중국 법원은 마약밀매 혐의의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밴쿠버 소재 사이먼 프레이저대학 앤디 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멍완저우의 밴쿠버 가택연금 생활이 보여준 엄청난 불평등이 분노를 촉발시켰다”면서 “외국인들이 밴쿠버에서 돈으로 자유를 사고, (부동산 투자로) 돈을 묶어두는 곳으로 만들어버린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멍완저우는 저택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데 코브릭 등 캐나다인들은 중국 감옥에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얀 교수에 따르면 멍완저우의 저택이 밴쿠버시 서쪽의 던바 지역에 있다는 사실도 시민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요인이 됐다. 출세지향적인 중산층, 즉 여피 족의 거주지로 유명한 이곳에 외국 자본이 몰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현지 중국계 주민들 사이에서는 멍완저우 사태를 계기로 캐나다 정부의 과거 차별정책을 떠올리고 있다는 상반된 지적도 나왔다. 캐나다는 1885~1923년 중국 이주민을 막기 위해 ‘인두세’를 징수한 적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화웨이는 중국 기술의 ‘자부심’이며 멍완저우는 ‘타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공주’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4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화웨이는 힘내라’라는 평론을 통해 “화웨이는 이번 소송을 통해 멍완저우 부회장의 결백을 지키고 미국의 공세를 피해야 한다”며 멍 부회장의 수감을 국가적 차원의 일로 부각시켰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시아연구소 원란장 선임연구원은 “밴쿠버는 매우 아시아적인 도시”라면서 “멍완저우는 어떤 이들에겐 중국 국민이 또다시 차별당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보안 위협을 이유로 자사 장비를 배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 제재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며 여론 조성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멍 부회장은 이에 앞서 자신의 체포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캐나다 정부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27일 서명만 남은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로 가나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오는 27일 1년 넘게 이어 온 미중 무역전쟁 종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중이 지난달 24일 마친 고위급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안에 서명하는 이벤트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당초 설정한 목표를 대폭 낮춰 ‘용두사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고, 오는 2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정식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은 지난 2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의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이를 보류했다. 또 중국도 미국산 대두·밀 등 농산물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이들 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안을 제시하는 등 화해 무드를 이어 가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인 ‘지적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등에 대한 중국 이행 보장’ 방안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밝힌 대로 ‘실무급에서는 월별, 차관급에서는 분기별, 각료급에서는 반기별’ 협의를 통해 중국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 불이행 시 자동으로 ‘관세폭탄’을 되살리는 이른바 ‘스냅백’ 조항이 포함돼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사실상 무역전쟁을 촉발한 명분인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합의는 봉합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사이버 절도, 불공정 산업보조금, 외국기업 차별 등에 대한 문구가 애매하거나 광범위해 구속력이 떨어져 중국의 오랜 통상 관행을 바꾸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실질적 변화를 쟁취하는 데는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사건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캐나다 법무부가 지난 1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 검찰이 기소한 멍 부회장의 미국 신병 인도를 위한 심리에 착수하자 중국 정부와 멍 부회장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신경보는 4일 멍 부회장 변호인단이 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신병 인도를 위한 심리를 앞두고 캐나다 정부와 연방경찰, 국경관리청을 고소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당국이 지난해 12월 멍 부회장에게 알리지 않은 채 체포와 수사, 심리를 해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정부, 남북미 3자간 ‘1.5트랙 회동’ 추진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미국과 협의” 정부가 지난 1월 스웨덴에서 이뤄진 남북미 회동과 같은 3자 간 ‘1.5트랙(반민반관)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하기로 하는 한편 이달 중 남북 군사회담을 열어 9·19 합의 실질적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위기에 처한 북미 비핵화 협상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이러한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4일 열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논의됐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NSC 전체회의 주재는 취임 후 8번째로, 싱가포르 북미 회담 직후인 지난해 6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 추진과 관련, 김 대변인은 “현재 제재의 틀 안에서 금강산, 개성공단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폭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저희들이 최대한 찾아내고 그걸 미국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 안보부처의 ‘포스트 하노이회담’ 대응 방안을 보고받은 뒤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북미 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대화의 공백이나 교착이 오래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과 관련,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 논의 ▲부분적인 경제 제재 해제 논의 ▲북한 내 미국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 등을 ‘대화의 큰 진전’으로 평가하면서 “시간이 좀 더 걸릴지라도 이번 회담이 더 큰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미 1.5트랙 대화와 병행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관심을 가진 나라들과의 협조를 통해서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회담과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담으로 북미 사이의 핵심 쟁점은 ‘영변+α 대 제재 해제’라는 점이 분명해졌고, 앞으로 북미 협상이 재개될 때 협상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강 장관은 또한 “(평양 내 미국 측) 연락사무소와 종전선언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선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던 만큼, 앞으로는 ‘영변+α’와 제재 해제에만 북미 협상이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인도 위기’ 화웨이 멍완저우, 캐나다 정부 고소…“부당 구금”

    ‘美인도 위기’ 화웨이 멍완저우, 캐나다 정부 고소…“부당 구금”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인 멍완저우(孟晩舟·41) 중국 화웨이 부회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부당하게 구금됐다며 캐나다정부를 상대로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캐나다 정부는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으로 넘기는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은 지난 1일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법원에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RCMP),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1일 정식으로 체포해 조사하기 직전, 공항에서 캐나다 국경관리청 직원들이 통상적인 세관검사를 가장해 부당하게 구금하고 수색했다고 주장했다. 멍 부회장 측은 “공항에서 세관검사를 가장해 조사당한 후 경찰에 정식으로 체포돼서 또다시 3시간을 조사받았다”며 “이는 이중으로 심문한 것”이라고 밝혔다.멍 부회장 측에 따르면 국경관리청 직원들은 멍 부회장에 구금 이유를 알려주거나 변호사에게 연락할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멍 부회장의 휴대전화를 비롯한 개인 전자기기를 모두 압수해 내용을 열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 경찰이) 밴쿠버 공항에서 국경관리청 직원들이 불법적으로 구금해 조사할 수 있도록 일부러 체포 시간을 지연했다”며 “(이번 불법 구금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 불안, 자유의 상실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소송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거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은 멍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밴쿠버공항에서 환승하려다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후 10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박돼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이다. 한편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을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할지에 대해 심리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을 바라보는 국내외 반응은 제각각이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가 하면, 일본이 현 경색 국면을 국내정치에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명확한 것은 한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더욱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중·일에서 두루 공부한 보기 드문 국제관계 전문가인 우수근(52) 중국 산둥대 교수에게 3일 한·중·일 관계의 지향점을 들어 봤다. -‘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있더군요. 다른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행보를 언론에서 예측한 것이 맞아떨어진 게 적지 않습니다. “국가관계가 어떤 국면에 들어설 때가 됐는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면 답이 나와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노력이 부족했던 거죠. 그때 외교부에 쓴소리를 해대다가 ‘친일파’, ‘친중파’라는 딱지가 붙었지요. 요즘은 ‘간첩’이라고 불려요. 외교부 공무원들이 접하지 못하는 사람과 접하며,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 등을 취하니까 그렇다는 거였는데.” - 외교라인의 노력을 무시하는 거 아니었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됐는데, 이젠 외교·안보라인의 궤적을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는 최악, 중국과는 데면데면, 러시아와는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로지 미국에 ‘올인’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다 어느 날 트럼프 대통령이 노(No)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아찔한 외교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직위에 거의 모두 미국 등의 서방 출신이 포진해 있어요. 이런 분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과연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대미 외교를 더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들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한국 외교 문제가 많군요. “중국은 일본 외교에 쩔쩔 맵니다. 일본 외교를 냉철하고 앞뒤로 재고 또 재는 ‘철저한 이성 외교’로 본다고 합니다. 중국 외교도 일본 못지않게 매우 우회적이며 간접적인 ‘능구렁이 외교’입니다. 일본은 우리 외교를 ‘감정 외교’, ‘포퓰리즘 외교’라고 놀립니다. 한국은 이슈가 있으면 들불처럼 확 들고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에 동의하시죠. 외교에 감정이 개입되면 쉽지 않은데, 이런 말을 들으면 전 자존심이 많이 상합니다. 제 자존심에 차치하고, ‘밀림의 법칙’과 같은 냉혹한 국제관계에서 감정을 앞세운 우리 외교가 국익을 제대로 챙기기나 할까요. 외교는 국민 감정에서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8년 넘게 생활해 식견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이 불던 1990년, 군 제대 후 휴학하고 일본에 갔어요. 일본 주재원을 아버지로 둔 친구집에 머물렀는데, 아침은 물론 점심도 반찬 한 가지인 도시락으로 때웠습니다. 저는 흙수저가 아니라 ‘손수저’입니다. 하하. 가보니 ‘쪽바리의 나라’ 일본이 아니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죠. 일본을 알기 위해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법을 공부했습니다.”-대일관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듯한데. “우리와 일본은 정말 다릅니다. 예컨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한국은 대성통곡을 하지만 일본인은 남들이 보는 데서는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며 ‘저의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말합니다. 오히려 무섭게 느껴집니다. 감정적으로 치고 들어가면 일본은 반발이 생깁니다. 그 차이를 알고 접근해야죠. 아베 총리나 우파 정치인이 한국을 ‘긁는’ 발언을 하면 우리는 ‘사이다’ 발언으로 맞대응합니다. 우파 정치인은 한국 언론의 보도나 국민 감정을 계산하고 발언하기에 우리 대응이 자칫하면 우파에 말려들면서 일본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일본 우파만 힘을 키우고, 해결은 까마득해지는 겁니다. 일본의 양식 있는 민간기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에게 잘 다가가서 우리가 아닌, 그들이 일본의 우파 정치권의 어리석은 행태를 계도하고 국민을 설득하도록 움직여야 합니다. 독도나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시민단체도 많이 도와주고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일본어로 번역해 시민단체, 민간기구에 전달해서 우회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팍팍 치고 들어가면 역효과만 납니다. 그런 결과가 지금의 한일 관계가 아닐까요.”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땄는데 한중 관계는 어떻게 보시나요. “일본에서도 국제법은 미국만 쳐다보니 종주국에서 공부해야 하나 싶어서 2002년 미네소타주립대 로스쿨에 들어갔어요. 그때 같이 유학하던 중국인들이 왜 중국에선 공부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2003년 방문학자로 중국에 갔죠. 그때도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곳에 머물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그 뒤로 14년간 살았습니다. 한중 관계는 풀렸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중국 입장에선 자국 안보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는 무기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만, 우리 한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중국 입장에선 변한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대국인 중국이 치사하게 경제 제재 조치를 안 푼다’고 여기는데 중국은 자신이 가진 최대 무기인 경제력을 수단으로 삼은 겁니다. 미국이 군사력을 직접 사용하는 것처럼. 당초 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4단계의 제재 조치를 준비를 했는데, 최근엔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중국 태도가 누그러진 배경은. “그건 우리의 노력이나 외교안보 라인의 성과가 아니라 순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관세니 무역전쟁이니 하면서 중국을 하도 흔들어대니 한국에 대한 태도가 완화된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프리카나 중남미, 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도 공을 들이는데, 한국은 바로 옆에 있는 중견 강국입니다. 여차하면 자신들의 안보나 국익 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나라이니, 미중 관계가 험난한 상황에서 우리와의 관계를 마냥 나쁘게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죠. 이럴 때 중국과의 데면데면한 관계를 해소할 명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외교라인이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하지만 사실상 트럼프 입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요. “중국은 지금, 일본의 스모선수처럼 ‘초고도비만증’ 환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도 못 건드릴 덩치이지만, 속으론 각종 질병이 겹쳐 합병증에 걸린 겁니다. 건강하려면 살을 빼야 하는데 그러면 스모선수로서 생명은 끝납니다. 중국은 부정부패, 빈부 격차, 환경 오염, 민족문제 등이 너무 많습니다.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6개국과 해상분쟁 중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중국을 토닥거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은 산업 첨단화를 위해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은 기술을 빼앗기고 주도권을 내줄까 봐서 안 해 줍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지분을 갖고 합작으로 중국에 들어가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어떤가요?” -우리 젊은층이 중국이나 일본을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한국 언론도 정치인만큼이나 ‘좀비’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뒤떨어지고, 기괴한 것 위주로 보도해요. 일본은 극우 정치인의 혐한, 반한 발언 보도가 많지 않나요.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이런 류의 보도를 부인합니다. ‘차이나 현상’, 들어 보셨어요? 중국에 대해 한국 매스컴을 통해 얻은 간접경험과 살면서 직접 경험한 게 엄청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리 이름 붙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2개의 일본’이 있습니다. 불행했던 역사가 반복된다고들 합니다. 왜 반복되는 걸까요? 바로 우리가 만든 거예요. 언론 책임도 많습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주류 언론들이 보도한 홀대론에 대해 방송에서 아니라고 반박했더니 통째로 편집돼 나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언론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좀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 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韓,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추진…美 지지땐 3차 회담 명분”

    “韓,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추진…美 지지땐 3차 회담 명분”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달 28일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원인, 3차 정상회담 전망,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지난 1일 하노이 그랜드 플라자 호텔에서 만난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북 관계 진전도 가능하지만 미국이 이를 지지할 경우 3차 북미 회담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양측에 북미 워킹그룹을 제안해 북미 정상회담과 투트랙으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언했다. 인터뷰는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상황변화에 따라 3일 전화 인터뷰를 추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차 회담의 결렬 원인이 뭔가. “양측 교환 조건이 안 맞은 게 직접적이다. 28일 협상이 결렬되고 자정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와 판을 깨는 거 아닌가 긴장했다. 그만큼 북한이 예상을 못 했던 것 같다. 실무협상을 이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발언을 볼 때 미국이 북한의 동시적·단계적 로드맵을 일부 수용한 것 같았다. 그러니 미국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함께 북한 전역에 있는 핵시설의 동결 약속 정도를 제시할 줄 알았는데 ‘바’를 크게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밀어붙이는 빅딜(big deal)과 아예 협상 결과를 도출하지 않는 노딜(no deal)을 상정하고 온 것 같다. 확대회담이 40분이나 길어진 것을 보면 빅딜을 들이밀며 벼랑 끝 전술을 썼던 것 같다. 북한도 항복을 안 하니 자리에서 나왔을 것이다.” -회담 결렬은 북미 중 누구 탓일까. “트럼프 대통령이다. 단 판이 깨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결렬돼도 비핵화 협상의 판은 깨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빅딜과 노딜을 가져왔고 북한이 따라오지 않아서 무산된 거란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옛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의회에서 증언한 게 영향이 컸나. “영향은 있었겠지만 결정적 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협상은 유일한 외교 성과다. 빅딜을 해서 관심에서 사라지는 것보다 적어도 올해 말까지 끌고 가고 싶을 것이다. 이번에도 미흡한 결과를 가져갔다는 평가를 받으면 역풍이 크니 북한에서 엄청난 양보를 받지 못한다면 노딜이 나쁜 거래보다 나았을 것이다.” -비핵화 개념부터 합의하지 못한 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필요에 따라서 입장을 정해 왔다.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도 실무협상을 이끌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대사 사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선언문에 넣는 문제를 두고 전날 밤까지 밀당을 벌였다. 북한 입장에서 미국이 약속을 어겨도 비핵화를 되돌릴 수 없다는 부분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후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용어가 나왔고 이번에는 비핵화 전에는 대북 제재를 풀지 못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북미가 진실게임 양상이다. “북한 입장에서 적어도 미국이 판을 깨면 더 강력한 제재를 내놓기 힘들고 군사 공격 옵션도 거론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일사불란한 제재도 느슨해질 수 있고 그러면 조금 더 견딜 수 있다. 또 미국은 협상 결렬이 북한 탓이라고 할 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호랑이 등에 타고 있다. 먼저 내리는 사람이 잡아먹히는 상황이다.” -북한은 민생에 관련된 대북 제재만 완화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미사일 도발로 민생 목적의 수출·수입까지 제재 대상에 올랐으니 도발이 없어진 상황에서 2016~2017년 전으로 제재를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특히 당시 제재안을 보면 민생부분은 제외한다는 규정과 함께,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니라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제재라고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외 핵시설이 더 있다고 했다. “당연히 미국이 파악하고 있겠지만 이를 북한도 모를 리가 없다. 중앙정보국(CIA)이 파악한 게 5개 정도이고 농축 우라늄 시설이 1~2개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듣고 놀랐다’는데 이 부분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모든 것을 다 폐기하라는 건 사실상 선비핵화를 의미한다. 북한은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회담은 종전보다 대북 제재가 핵심 쟁점이었다. “1차 회담 때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기를 주었고 미국은 종전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동창리 폐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미 본토의 위협을 제거했다고 본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여론은 손해 보는 거래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당시에는 종전선언을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해 잘못 생각됐다. 미국은 이후 종전선언 대신 동창리 폐기에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 때 상응 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언급했고 그 대가로 종전이 아닌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고민, 인내, 노력의 261일이라고 표현했고 트럼프 대통령만 보고 왔다고 했다. 하지만 결론은 ‘너마저냐’였을 것이다.” -시간 싸움에서 트럼프가 유리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에 말렸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신뢰 회복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 줬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간파하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기대수준도 낮추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일부 완화가 교환되는 ‘스몰딜’이라고 봤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이번 회담에서 톱다운 협상의 위협적 요소가 드러났나. “예측 불가능한, 기존 관행을 뒤집는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형식을 가져온 건 중요한 의미였다. 지난 25년 이상 북핵 문제에서 모든 방법을 썼다고 생각했지만 새 방법이 있었고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는 아니었다. 또 실무 회담에서 ‘악마의 디테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3차 회담은 언제 있을까. “미국은 조만간 만날 수도 있다고 하고 1년이 지날 수 있다고도 했다. 결국 미국은 자신의 거래 조건을 북한에 던졌고 북한이 받을 용의가 있으면 빨리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와 같은 톱다운 시스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상당 부분 지체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역할은 “사실상 ‘비핵화를 통해 평화로 간다’는 미국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원래 문재인 정부는 ‘평화를 통해서 비핵화로 간다’는 식이었다. 미국 프레임을 넘어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미다. 단, 김 위원장의 답방을 양쪽의 3차 회담을 위해 쓰기는 너무 아깝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대북 제재가 얼마나 단단한지 두드려 봐야 한다. 남북 경협에 대해서는 한국을 이용하라고 미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맞다. 또 북미의 차이를 좁히고자 한국이 북미 워킹그룹의 출발을 제안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북미가 정상회담과 워킹그룹의 투트랙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식이다.” 하노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하노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빈손’ 김정은, 고심 가득한 귀국…시진핑 만나 논의할까

    ‘빈손’ 김정은, 고심 가득한 귀국…시진핑 만나 논의할까

    지난달 26일 베트남에 도착한 이후 나흘 만인 2일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4분쯤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나와 전용차를 타고 이동, 9시 40분쯤 바딘광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김성남 노동당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수행 간부들과 함께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소에 헌화한 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전용차로 중국 접경지역인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베트남 입성 때와 마찬가지로 동당역에서 전용열차에 탑승해 베트남 하노이를 떠나 귀국 열차에 몸을 싣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행보는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양에서 출발하는 등 이례적인 ‘장기 출장’이었다. 그는 지난달 23일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을 떠나 중국을 관통해 3박 4일간 3800km, 66시간 가까이를 달려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은 국제적으로 대대적인 관심과 체제 안정 및 중국의 지원 홍보 등 당초 의도했던 바를 모두 얻을 수 있었던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때문에 ‘하노이 선언’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북한 매체도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비핵화’ 담판을 위해 결단을 내리는 듯한 인식을 심어주었지만 김 위원장으로서는 결국 ‘모양새’가 빠진 귀국길이 된 모습이다. 특히 장기간 평양을 떠나있었음에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김 위원장의 고심은 평양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점점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부터 제재 해제를 받아냄으로써 경제 건설에 발판을 만들 것이라는 자국 엘리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은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또 앞으로는 미국이 요구했던 ‘영변 이외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서도 다시 미국 측과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을 재차 언급함으로써 향후 북한이 어떤 노선을 택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귀국에 나섬에 따라 중국에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1월 ‘전략적 소통관계’를 약속한 만큼 향후 공동대응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갈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김 위원장이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가능성보다는 광저우에서 비행기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도 이 문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과 ‘차이나 패싱’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교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재확인한 美 대북 강경론, 트럼프 ‘악재’ 속 北-美 3차회담 성사될까

    재확인한 美 대북 강경론, 트럼프 ‘악재’ 속 北-美 3차회담 성사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고, 어쩌면 나와 김 위원장 모두 준비가 안 돼 있었을 수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 반면 북한은 일부 지역에 대한 비핵화만 원했다”면서도 “언젠가는 뭔가 일어날 것”이라며 낙관적 기조를 견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내 정치 사정은 그가 북핵 문제에 전념하기 어렵도록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재선을 위한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올해 중반이 넘어가면 사실상 국내 정치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기간 중 미 국내서 열린 청문회에서 자신의 전 개인 변호사의 폭로와 회담 결렬 등으로 운신의 폭이 넓지도 않아 3차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앞으로의 협상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이유로 “한 레벨에서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100%를 가져오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대북 협상에 대해 미국 정치권의 초당적 강경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공화당 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표명하는 기류가 강해 북한이 미국에 대폭 양보하지 않으면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기 어렵다. 북미 정상이 지난해 1차 회담 이후 다시 만나는데 8개월 정도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3차 정상회담을 열기에 빠듯한 일정이다.●코언 청문회 등으로 의회 공격 거세질 듯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코언 청문회와 조만간 발표될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은 지난달 27일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을 했다. 코언은 청문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러시아 스캔들, 성관계 여성 입막음용 돈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갔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회담 자체가 코언의 폭로와 경쟁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6일 국가비상사태 무효 결의안을 가결한 미 의회의 공격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적 위기 무마를 위해 회담을 강행하다가 실패했다는 공세를 펴는 것은 물론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 결과 사법방해 등의 죄목이 확인될 경우 탄핵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경제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실제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미 무역대표부(USRT) 의견을 감안하면 난항을 겪고 있고,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무역전쟁 등으로 증시 등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다. ●웜비어 관련 김정은 옹호하다 뭇매…미국내 강경 기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편드는 발언을 했다가 미 정치권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도 우호적이지 않은 미국내 기류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웜비어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과 대화했냐’는 질문에 “그는 매우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나는 그(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간 웜비어 사건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김 위원장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하자 미 정치권은 분노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나는 북한 지도자를 친구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는 오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고, 우리는 이 나라(북한)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부인을 받아들인 대통령에 대해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 중 한 명을 고문하고 살해한 것에 대해 김정은에게 무사 통과증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美정치권, 트럼프 합의안 거부에는 긍정적 반응 반면 미국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합의를 거부한 데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만약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면 경제적 번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내 보인 것은 현명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제안한 작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것도 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없이 제재 해제를 원했는 데 대통령이 그것으로부터 걸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앞으로 장고의 시간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종전 선언을 조건으로 핵시설 신고를 요구하며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자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냈다. 이를 통해 2차 정상회담을 여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또한 회담이 결렬되면서 동력을 잃게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공동성명의 도출에 실패한 가운데 ‘블레임 게임’(blame game)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비핵화 협상이라는 호랑이 등에 탔던 두 정상 중에 먼저 내린 쪽은 전세계의 비난과 함께, 국내에서 더 큰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다음 번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북미 양측이 ‘블레임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사활을 걸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블레임 게임은 실패한 협상 뒤에는 반드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협상의 연장선이다. 지난달 2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렬의 원인이 북한에게 있다는 의미다. 또 “이틀 뒤나 다른 때에 청문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 중요한 시기에 증언회가 있었다는 것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코언은 거짓말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의 옛 변호사로 아킬레스건을 쥔 마이클 코언이 소위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지난 27일(현지시간) 국회 공개 증언에 나섰던 점 역시 협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튿날인 1일,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란과 잘못된 핵합의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북한 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미국 국민의 안전을 언제나 정치보다 먼저 둔다”고 트위터에 썼다. 전 정권의 정책을 지적하며 차별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 외무상은 전날 자정에 멜리아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 생활에 지장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닌 ‘미국의 판깨기’였다는 의미다. 특히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일 정상회담 결렬 소식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회담의 긍정적인 측면을 앞세워 전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경제집중노선 채택에 대한 내부적 동요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회담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혀 먼저 판을 깨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읽힌다. 북한의 입장에서 먼저 판을 깬다면 다시 은둔의 역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반면 미국이 먼저 판을 깬다면 중국과 러시와의 대북제재 전선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역시 먼저 판을 깬다면 냉전의 마지막 산물로 세계 평화를 위한 한 축인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를 돕지 않았다는 비난을 국내외에서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불리하다. 이런 사정이 두 정상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이유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은 냉각기를 거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시도는 지속되겠지만 그간 정상이 직접 결정하는 톱다운 형식으로 비핵화 담판이 진행돼 온만큼, 결국 3차 회담 여부는 두 정상의 입에 달렸다. 하노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주도 ‘화웨이 보이콧’ 균열

    UAE, MWC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 ‘스파이 장비’가 될 수 있단 이유로 미국이 주도한 화웨이 통신장비 퇴출(보이콧) 전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 1월까지 1년 새 자국 내 5G망 구축이나 정부 조달에서 화웨이 배제를 선언했던 영국, 독일, 뉴질랜드 등이 잇따라 선회하는 분위기다. 각국은 안보 위협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거나, 특정 업체를 배제하는 것은 탈법적이란 이유를 들어 보이콧 대열에서 이탈했다. 미국의 중동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통신사도 지난 26일(현지시간) ‘MWC19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과 유착된 화웨이가 기지국 장비에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인 ‘백도어’를 마련해 두었다가 중국 정부 요구에 따라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게 미국이 제기한 우려의 내용이다. 화웨이는 백도어를 만들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미국은 화웨이가 백도어를 마련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2013년 폭로 이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시스코 같은 미국 회사 장비 내부에 백도어를 설치해 무차별 감청·사찰을 해왔다는 의혹이, 화웨이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의심을 강화시키는 주요 근거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된 뒤 통신사 T모바일 영업기밀 탈취 혐의가 더해져 지난달 기소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불법 정황이 드러날 여지는 있다. 멍 부회장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의 딸이다. 백도어는 없다는 화웨이의 주장 역시 검증이 충분하진 않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에 장비를 공급하는 화웨이는 MWC19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화웨이 장비 검증 중인 스페인 E&E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E&E는 공통평가기준(CC) 인증 절차 1~7단계 중 4단계 레벨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C인증 단계가 높을수록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는 것인데, 5단계 이상 테스트를 거쳐야 백도어 설치 여부 검증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며 E&E 검증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공급 업체가 백도어 없는 장비를 납품하더라도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장비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애당초 완벽한 검증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김인성 IT칼럼니스트는 “장비, OS 소스, 해킹 가능성, 제조사가 모르는 결함까지 장비의 보안 여부 의심에 끝이 있을 수 없다”면서 “결국 장비를 공급받은 기업이 이용자들의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역시 최근 화웨이 보이콧 대열에서 이탈하며 “5G망에 화웨이 장비를 쓰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단이 있다”며 ‘관리 역량’을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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