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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4년만에 면세점 철수…한화 이은 두번째 포기

    두산, 4년만에 면세점 철수…한화 이은 두번째 포기

    두산그룹이 4년만에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뗀다. 두산은 29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동대문 두타면세점 영업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영업정지일자는 내년 4월 30일이다. 두산측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 종료일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 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자리잡은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 등을 표방하며 개장한 후 7000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에 따른 ‘한한령’ 여파로 면세점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롯데와 신세계, 신라 등 이른바 ‘빅3’ 면세점들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면세점 사업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사드 사태 이후 처지가 180도 바뀌었다. 중국 관광객이 떠난 자리를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메우면서 면세점 업계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판매액의 30%가량을 중국 여행업체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등 제살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의 경우 구매력을 바탕으로 원가를 낮춰 과다한 마케팅 비용에도 수익을 내고 있지만, 중소면세점들의 경우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이른바 ‘빅3’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두산은 “단일 점포 규모로는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러나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특허권 반납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달 한화그룹도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갤러리아면세점 영업을 종료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실적 악화로 한화와 두산 같은 대기업마저 사업을 포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다음달 시내면세점 6개를 추가로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대기업 면세점으로 서울에 3개, 인천 1개, 광주 1개를,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으로 충남에 1개를 추가로 내주기로 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의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이 더 생긴다면 업체 간 경쟁만 심화할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바오류 사수’ 발등의 불 풀 수 있는 카드 다 푼다

    ‘바오류 사수’ 발등의 불 풀 수 있는 카드 다 푼다

    #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1~10월 모두 7643억 위안(약 127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21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인프라 투자(3743억 위안) 규모의 100%를 넘는다. 나단 차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프라 투자는 경제성장을 안정화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인프라 투자 증가가 내년 경제 회복의 방아쇠가 될 수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 인민은행은 앞서 16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2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유동성 공급은 통상적으로 만기가 도래했을 때 늘려 왔는데 이번에는 만기일(11월 5일)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중국 경제성장의 급속한 둔화가 현실화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바오류’(保六·6% 성장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크게 압박을 받자 중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지표는 온통 ‘빨간불’ 일색이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2분기(6.2%)보다 0.2% 포인트 둔화했다.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중국의 올해 목표치의 하한선(6.0%)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1분기에는 세금 인하와 대출규제 완화 등의 부양책이 효과를 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6.4%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2분기부터 급격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도 6.2%로 낮아져 바오류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하락했다. PPI 상승률이 7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PPI 상승률 -1.2%는 2016년 7월(-1.7%) 이후 가장 낮다. PPI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 정도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된다. 디플레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산업생산 감소,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PPI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중국 당국은 수요부진으로 침체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꺼내야 하는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수출과 수입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9월 수출 및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3.2%, 8.5%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수출 -2.8%, 수입 -6%)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서민물가 수준을 대변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올랐다. 9월 CPI는 지난해보다 3.0% 높아져 2013년 10월(3.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폭등 등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까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상장사들은 3분기에 줄줄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적 예비 보고서를 내놓은 상하이·선전증시 상장기업 1200여곳 중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 감소와 적자 전환, 적자 확대 등 실적 악화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44%에 이른다. 1년이 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중국 이치(一汽)자동차는 3분기 최대 3억 위안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억 위안 흑자에서 급반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20%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네비게이션용 지도업체 쓰웨이투신(思維圖新)도 3분기 최대 6500만 위안 적자를 전망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이익 증가율이 80%에 이르는 ‘유망주’였다. 지난해 3억 2800만 위안 흑자였던 영화사 화이(華誼)브러더스도 3분기 최대 6억 4600만 위안의 적자를 예고했다. 주차오핑(朱超平)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모든 게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 있다”며 “무역협상이 수출과 기업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장사 수익성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4일 산시성 시안에서 경제정세 좌담회를 열고 “향후 경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긴박감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감세 정책 외에도 추가 거시경제 도구들을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지급준비율 인하, 감세,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이유다. 금융 당국은 올해 3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고 8월에는 대출우대금리(LPR)를 통해 점진적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2조 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신통찮아 인프라 투자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은행들의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1조 6900억 위안에 이른다. 2001년 이후 9월 증가액 가운데 가장 크다. 전문가 예상 평균치 1조 4000억 위안을 크게 웃돈다. 9월 채권 발행액 등 사회융자 증가액도 전달 1조 9800억 위안에서 2조 27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이번 유동성 공급을 시장이 기대하지 못했다”며 “10월 중순 납세 시즌이 돌아오는 만큼 더 많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경기부양에 따른 중국의 심각한 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회색 코뿔소’(Grey Rhino·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로 불릴 정도로 중국 경제에 위기를 몰고 올 위험 요인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는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활동 촉진 효과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때 부채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B는 “통화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만일 필요하다면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했던 성공적인 정책과 반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은 6%로 급락한 반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택과 식품 등의 가격 상승은 사회불안 가중과 소비 부진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WSJ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인프라 건설 확대에 나서지만 이미 충분한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주 아세안 대사 “김정은 부산 방문,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아”

    주 아세안 대사 “김정은 부산 방문,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아”

    자카르타 외신기자클럽서 ‘신남방 정책’ 강연 후 질의응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 임성난 주 아세안 대사가 “기회의 창이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임 대사는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신기자클럽에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주제로 강연한 뒤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답했다. 임 대사는 “아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할지에 대해 평양에서 발표가 없었다”면서 “아직 한 달이 더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에 진전이 없었지만,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신뢰가 있다고 했고,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 담당 특사도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임 대사는 “아세안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주는 원천”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의 싱가포르와 하노이는 2018년 6월과 올해 2월 각각 북미 정상회담 장소였고, 아세안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 플랫폼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한-아세안의 양방향 교역액이 1600억 달러이고, 양국을 오간 여행객이 1100만명에 달했다”면서 “이러한 통계는 아세안이 한국에 훨씬 가까이 다가왔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임 대사는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중국·일본·러시아를 ‘4대 강국’으로 부르며 외교력을 집중했기에 외교 지평을 넓힐 필요성이 있었다”며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또, 지난 5월 외교부에 ‘아세안국’을 신설한 점, 주 아세안 한국대표부를 확대해 현재 16명을 상주시키는 점, 한-아세안협력기금을 두 배로 늘린 점 등 일련의 변화를 소개했다. 임 대사는 질의 응답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위해 한국이 아세안 국가별로 특화된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인적자원 개발’에 강점이 있기에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는 “이 사업을 포함한 방위산업은 한국에 있어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 밖에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한·일 관계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법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주변 국가들의 이익을 반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영국 경찰 “‘냉동 컨테이너 시신’ 39명은 중국인”

    영국 경찰 “‘냉동 컨테이너 시신’ 39명은 중국인”

    BBC 등 현지 언론 일제 보도밀입국 범죄조직 연관 여부 조사 영국 남동부 에식스 산업단지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견된 냉동 트레일러 속 시신 39구가 중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영 BBC 방송, 스카이뉴스 등 현지 언론은 24일 “냉동 트레일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은 중국 국적자로 보인다”고 전했다.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에식스 경찰은 피해자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전날 오전 1시 40분쯤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39명 중 남성이 31명, 여성이 8명이었다. 당초 10대로 추정됐던 시신은 젊은 성인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경찰은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에식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트럭 운전자를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경찰은 간밤에 북아일랜드 지역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장소는 체포된 운전자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는 북아일랜드 포타다운 출신의 모 로빈슨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 조사와 함께 이번 사건에 인신매매 및 밀입국 등을 주선하는 범죄조직이 연관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에식스 경찰이 살인사건 조사를 이끌고 있으며, 이를 돕기 위해 요원들을 파견했다”면서 “이들은 이번 죽음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조직범죄 그룹을 식별하고 대응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럭 운전자인 로빈슨이 컨테이너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냉동 컨테이너에서 시체를 발견한 로빈슨이 직접 신고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운전석이 있는 화물 트럭 자체는 불가리아에 등록돼 있으며,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본토로 건너와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 인근의 퍼플리트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 컨테이너는 벨기에 제브뤼헤에서 퍼플리트 부두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냉동 컨테이너가 전날 오전 0시 30분에 부두에 도착하자 화물 트럭이 1시 5분에 이를 적재했고, 이어 1시 40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 등이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한 명을 포함한 39명은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검찰은 해당 컨테이너가 22일 오후 2시 29분 제브뤼헤에 도착했으며, 이날 오후 항구를 떠나 영국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망자들이 어디서 컨테이너에 들어갔는지, 컨테이너가 어디서부터 제브뤼헤로 이동했는지, 누가 이 같은 일을 주선했는지 등에 관한 정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외무부는 화물 트럭이 불가리아 동부 해안 지역 도시인 바르나에 아일랜드인 소유의 회사 이름으로 등록이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0년에도 토마토 트럭을 타고 도버항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58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컨테이너 사망 사건이 당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탈북자 구금, 강제송환 늘어...北 1100만명 굶주려“

    “中 탈북자 구금, 강제송환 늘어...北 1100만명 굶주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탈북자를 강제로 북송하는 것은 ‘박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농르풀망 원칙’에 어긋난다”며 중국 당국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퀸타나 보고관은 “어떤 이유에서든 본국으로 송환됐을 때 고문과 학대에 직면하게 된다면 ‘현지 난민(유학 등으로 현지에 체류하다가 본국의 정치적 급변 등으로 난민이 된 사람)의 원칙’이 적용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엔의 인권 논의는 북한의 시스템을 위협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권익을 높이는 방안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가족들에게서 ‘지난 6개월간 중국이 탈북자를 구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이들을 강제북송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2016년 8월 임기를 시작한 퀸타나 보고관은 “지난 3년간 북한 인권 상황이 딱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가운데 식량난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퀸타나 보고관은 우려했다. 그는 “북한 인구의 약 40%인 110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면서 “약 14만명의 아동이 영양부족 상태이고 이 가운데 3만명은 사망 위험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공 배급시스템에 차별이 만연해있고 일반 주민이나 시골 농민들은 어떤 배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농민들이 개인 경작지에서 혜택을 얻지 못하면서 식량난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이 시장 활동을 규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앞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민의 40%인 1000만명 이상이 식량 위기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도 8월 보고서에서 북한 어린이 14만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올해 대중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4일 보도했다. VOA가 국제무역센터(IT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북한의 대중 누적 무역적자는 14억 달러(약 1조 6800억원)로 나타났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대중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20억 달러보다 많아진다. 대중 무역적자가 증가한 이유는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산 제품 수입이 유엔 대북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월평균 대중 수입은 2014∼2017년 2억 4000만∼2억 9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에는 1억 8000만 달러로 하락했다. 올해에는 월평균 2억 달러를 넘기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 정부 3000억 달러 대중 관세 기업 면제 신청 접수

    미 정부 3000억 달러 대중 관세 기업 면제 신청 접수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00억 달러(약 352조 56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해 미 기업의 예외 신청 접수를 받는다. USTR은 지난달부터 발효된 관세 15% 적용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제외 신청 접수를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받는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예외 조건은 제품의 대체 가능성, 반덤핑 및 반보조 관세 적용 여부, 중국 산업정책과의 관련성·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승인될 경우 지난 9월 1일부터 부과된 관세를 돌려 받을 수 있다. 미국은 2017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강제 기술이전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뒤 작년 7월 이에 대한 조치 및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왔다. 올해 들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미국은 지난달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9월 1일과 12월 15일에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응해 5% 추가 관세를 부과, 관세율을 15%로 높였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제품 관세와 관련한 미국의 이해 당사자들은 관세 면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제품의 대체 가능성, 반덤핑 및 반보조 관세 적용 여부, 중국 산업정책과의 관련성 또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USTR은 ▲중국산 외에 대체품이 없는지 ▲중국 국가 주도 산업발전 계획에 중요하거나 관련성이 있는지 ▲관세 부과가 미국 기업 또는 다른 미국 이익에 심각한 해악을 초래하는지 등의 3개 기준을 따져 관세 면제 여부를 결정한다. USTR은 지난해부터 부과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 대해 지난달 30일까지 예외 신청을 접수한 결과 2500여개 회사가 3만 1000여개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은 지난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갖고 1단계 무역협정에 합의했으며, 후속 논의로 최종안을 만들어 11월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서명할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확장예산은 선택 아닌 필수”

    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확장예산은 선택 아닌 필수”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확장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이라며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 대외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분도 계시다.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이라면서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재정과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고, 매우 건전하다”고 평가했다.이어 “정부 예산안대로 해도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0%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이고, 재정 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는 독일, 네덜란드와 우리나라를 재정 여력이 충분해 재정 확대로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 모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 중국보다 높게 유지하고 있다. 경제의 견실함을 우리 자신보다 오히려 세계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 적자국채 발행 한도를 26조원 늘리는 것도 이미 비축한 재정 여력의 범위 안”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재정의 많은 역할로 ‘혁신적 포용국가’의 초석을 놓았다. 재정이 마중물이 됐고 민간이 확산시켰다”며 “그러나 이제 겨우 정책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뿐이며 우리 경제가 대외 파고를 넘어 활력을 되찾고, 국민들께서도 삶이 나아졌다고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성장률 6% 사수’에 불똥 떨어진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성장률 6% 사수’에 불똥 떨어진 중국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人民銀行·PBOC)이 지난 16일 오후 전격적으로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2000억 위안(약 33조 48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시장에 긴급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은 통상적으로 만기가 도래했을 때 늘려 왔는데 이번에는 만기일(11월 5일)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데 따른 중국 경제성장의 급속한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급속한 둔화세를 보이는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크게 압박을 받자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최대한 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지표는 온통 ‘빨간 불’ 일색이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의 하한선(6.0%)에 가까스로 턱걸이한 수준이다. 2분기 성장률(6.2%)보다는 0.2%포인트 둔화했다.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처음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올해 1분기엔 세금 인하와 은행 대출 규제 완화 등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6.4%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2분기엔 6.2%로 떨어졌다.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6.2%로 낮아져 중국 정부로서는 올해 목표치 ‘바오류’(保六·6% 성장 사수)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하락했다. PPI 상승률이 7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PPI 상승률 -1.2%는 2016년 7월(-1.7%) 이후 가장 낮다. PPI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만큼 제조업을 비롯한 경제 활력 정도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보통 디플레이션 전조로 풀이된다. 디플레는 경기가 침체된 국면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는 산업생산 감소, 실업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PPI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만큼 중국 당국은 수요부진으로 침체한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꺼내야 하는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9월 수출과 수입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및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3.2%, 8.5% 감소했다. 전문가 예상치(수출 -2.8%, 수입 -6%)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일반 서민이 느끼는 물가 수준을 대변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올랐다. 9월 CPI는 지난해보다 3.0%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10월(3.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식료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상장사들은 3분기에 줄줄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8일까지 실적예비 보고서를 내놓은 상하이·선전증시 상장기업 1200여곳 중 지난해와 비교해 수익 감소와 적자 전환, 적자 확대 등 실적 악화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44%에 이른다. 1년이 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중국 이치(一汽)자동차는 3분기 최대 3억 위안(약 500억원)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5억 위안 흑자에서 급반전한 것이다. ‘적자왕’이라는 불명예를 지닌 창안(長安)자동차는 3분기 최대 5억 5000만 위안 적자를 예고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도 3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네비게이션용 지도업체 쓰웨이투신(思維圖新)도 3분기 최대 6500만 위안 적자를 전망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순익 증가율이 80%에 이르는 등 블루칩 중의 블루칩으로 꼽혔다. 영화사 화이(華誼)브라더스도 3분기 최대 6억 4600만 위안의 적자를 예고했다. 지난해엔 3억 2800만 위안 흑자였다. 주차오핑(朱超平)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모든 게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 있다”며 “무역협상이 수출과 기업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둔화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장사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4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성정부 관계자들과 경제정세 좌담회를 열고 “향후 경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긴박감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감세 정책 외에도 추가 거시경제 도구들을 유연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중국 정부는 인프라투자, 지급준비율 인하, 감세,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금융 당국은 올해 3차례에 걸쳐 전면적인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8월에는 대출우대금리(LPR)에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하고 점진적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앞서 2조 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자 급기야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나며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9월 은행들의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1조 6900억 위안이다. 시장조사업체 차이신(財新)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평균치 1조 4000억 위안을 크게 웃돈다. 2001년 이후 9월 증가액 가운데 가장 크다. 9월 채권 발행액 등 사회융자 증가액도 전달(1조 9800억 위안)에서 2조 2700억 위안로 증가했다. 베키 리우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이번 유동성 공급을 시장이 기대하지 못했다”며 “10월 중순 납세 시즌이 돌아오는만큼 더 많은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공급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중국의 심각한 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회색 코뿔소’(Grey Rhino·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로 불릴 정도로 중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는 자칫 스테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활동 촉진 효과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도 지난주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때 부채 문제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B는 “통화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만일 필요하다면,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했던 성공적인 정책과 반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은 6%로 급락한 반면 최근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택과 식품 등의 가격 상승은 사회불안 가중과 소비부진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인프라 건설 확대에 나서지만 이미 충분한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산지값 폭락·살처분 보상 찔끔… 양돈농가는 이중고

    산지값 폭락·살처분 보상 찔끔… 양돈농가는 이중고

    규격돈 원가 37만원이던 돼지 열병 확진에 27만원대로 하락 90㎏ 이하 원가 밑도는 경매가 보상 “농가당 수십억 폐업보상” 목소리 “정부 초기 방역 실패… 인재” 분통 “지금 우리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상황입니다.”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값이 폭락하면서 양돈농가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마리당 10만원씩 적자를 본다. 소비자가격도 하락하면서 축산농가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1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리에서 국내 첫 ASF 확진 소식이 전해지기 전날만 해도 마리당 38만 5000원 하던 규격돈(110㎏) 가격이 이달 11일 기준 27만 5000원으로 약 30% 폭락했다. 규격돈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원가가 37만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마리당 10만원가량 적자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파주연천축협 관계자는 “앞서 ASF가 발생한 중국에서 돼지고기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국내에서도 일시적으로 폭등세를 보였으나 소비가 줄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38만 5000원에서 17일 50만 4000원, 18일 52만 3000원 등으로 폭등했으나 19일부터 줄곧 내리고 있는 것이다. 돼지값 하락으로 인한 충격은 ASF에 직격탄을 맞은 강화·파주·연천·철원 등 접경지역 양돈농가들이 더하다. 살처분에 따른 규격돈 보상가는 마리당 39만원에 가깝지만 모돈과 90㎏ 이하 돼지는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당일 경매가로 보상하기 때문이다. 접경지역에서는 앞으로 양돈사업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점도 양돈농가들의 불안을 키운다. 한돈협회 이운상 파주지부장은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접경지역에서는 앞으로 돼지 사육이 금지될 것 같다”면서 “정부가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불안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체 돼지고기 소비자가격도 하락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산 삼겹살 평균 소매가는 지난 11일 기준 1㎏당 1만 9302원으로 ASF 발병 뒤 처음 1만원대를 기록했다. 발생 지역이 경기 쪽에 한정돼 있고 확산 속도도 빠르지 않아 돼지 도축 등 거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데, 소비 심리는 위축됐기 때문이다. 농가 관계자는 “가격 하락으로 이제 원가도 건질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업계는 돼지값 폭락이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ASF가 북한에서도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환경부에 야생 멧돼지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으나 ‘왜 그래야 하느냐’고 반문하더니 폐사체로 발견된 멧돼지에서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이제야 포획한다고 난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접경지역 멧돼지를 포획하고, 양돈농장의 차단 울타리를 보완한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멧돼지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양돈농장의 울타리 설치에 미흡한 점이 많아 이른 시일 안에 보완해야 한다”면서 “울타리는 규격을 준수해 설치·보수하고 야생동물 기피제를 농장 곳곳에 충분히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파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 15개월 만 ‘1단계’ 합의...내달 APEC때 서명

    미중, 무역전쟁 15개월 만 ‘1단계’ 합의...내달 APEC때 서명

    미국과 중국이 13차 무역협상에서 마침내 부분 합의에 성공했다. 두 나라가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15개월 만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조사 개시로, 중국은 경기 침체에다가 홍콩·대만 독립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양국 간 긴박한 이해관계에 맞아 떨어져 ‘스몰딜’(부분합의)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 분쟁과 관련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표단은 10~11일 워싱턴DC에서 이틀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와 통화,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합의문 작성에 이르기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2017년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기술이전 등을 문제삼아 조사에 나선 뒤 지난해 7월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무역전쟁이 촉발됐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했다.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자국 금융 시장도 포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주요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더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조치에 대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지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말 중국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8월 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단계 합의나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무역 협상에서 미국 측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중국 내 강경세력의 비판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하면서 ”이제 문제 해결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실질적 1단계 합의”

    트럼프 “미중 무역협상 실질적 1단계 합의”

    무역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서 부분 합의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분쟁과 관련, 양측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이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진행한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통화,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합의문 작성에 이르기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2017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강제기술이전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뒤 작년 7월 이에 대한 조치 및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고 중국이 맞대응, 무역전쟁이 촉발된 지 15개월 만에 일단 제한적·부분적 합의 형태로 ‘미니딜’에 이른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 관세율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신 중국은 4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중국 상무부도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면서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친서는 류 부총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며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고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8월 상품수지 흑자 5년 7개월 만에 최소

    경상수지 흑자도 1년 전보다 38% 줄어 지난 8월 우리나라 상품수지 흑자가 47억 7000만 달러로 5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에 서비스수지가 개선됐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 경상수지 흑자폭도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52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85억 5000만 달러) 대비 38.4%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의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발생한 모든 경제적 거래로, 우리나라의 기초체력을 보여준다. 이는 상품수지 흑자가 5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47억 7000만 달러로 쪼그라든 여파다.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8월(109억 2000만 달러)에 견줘 반 토막이 났다.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은 451억 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6% 줄었다. 반도체 수출도 단가가 떨어져 30.7% 감소했다. 수입은 403억 9000만 달러로 5.1%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와 석유류 단가 하락, 대(對)중국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반도체 단가가 회복돼 반도체 수출액이 늘어야 상품수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비스수지는 18억 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2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가 10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15억 5000만 달러)보다 개선된 게 영향을 미쳤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으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48% 줄고 중국인 입국자는 20.9% 증가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中 “무역협상 범위 좁히겠다”… 트럼프 탄핵정국 ‘스몰딜’ 무게

    류허 “산업정책·보조금 논의대상 제외” 中 ‘재선 승리 위해 더 많은 양보’ 판단 美정부 “탄핵조사 영향 없어… 中 오판”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협상에서 ‘빅딜’(전면적 합의)이 아닌 ‘스몰딜’(부분 합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오는 10~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자국 산업정책과 연관된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를 제외해 협상 범위를 좁히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제조2025’ 등 국가 주도 산업정책 개혁이나 보조금 지급 등 자국에 불리한 내용을 빼겠다는 것이다. 미 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을 이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고위급 무역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번 협상에서 중국의 산업정책 개혁과 보조금 지급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동행하는 협상단에 전달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 무역적자 해소와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탈취, 정부보조금, 규제장벽 등 불공정한 무역관행 철폐 등을 요구해 왔는데 중국이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협상 태도 배경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중국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더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미 당국자들과 달리)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홍콩 사태’에 대해 침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도 협상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 정부는 탄핵정국과 협상력 약화 연관성을 부정하며 중국에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탄핵 조사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오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다음달 미중 무역협상 초점은 농산물 관세 철회

    다음달 미중 무역협상 초점은 농산물 관세 철회

    1년 넘게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초 13차 무역 협상을 갖기에 앞서 19일(현지시간) 실무 협상에 나섰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약 30명의 실무진과 함께 오전 9시 백악관 인근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서는 제프리 게리시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협상팀을 이끈다. 실무 협상은 이틀간 진행된다. 농업 문제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 기업에 대한 기술 강제이전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 협상은 다음달 초 워싱턴DC에서 열린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이,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이번 실무협상은 농업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협상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 구매를 늘려야 한다는 미국 측 요구를 포함해 농업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수출을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도 반영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농산물 보복 관세를 빠른 시일 안에 철회해 주기를 원한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이자 핵심 유권자인 농민들의 표를 지키기 위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농업부 관료가 다음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함께 대표적 곡창 지대인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 대표단에 농민들의 상황을 직접 보여줘 농산물 관세 철회를 설득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농산물 추가 구매 만으로 이번 협상을 마무리할 것 같지는 않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무역 적자뿐만 아니라 큰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단지 중국이 대두를 좀 더 사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고위급 협상에 위안화 환율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번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 성향 허드슨연구소 소속으로 대통령에게 통상 문제를 조언하는 마이클 필즈버리는 SCMP와 인터뷰에서 ”관세는 50%나 100%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즈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목적이 미중 무역관계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역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으려는 데 있다. 그가 ‘신냉전’이나 ‘중국 봉쇄’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5월 양국 무역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중국 내 강경파들에 책임을 돌리면서 “그들은 15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이 당시 합의로 되돌아간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고위급 협상이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 내용을 담지 못한 채 ‘스몰딜’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적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큰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면 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30번 가까이 통화를 했다. 가끔은 1시간씩도 통화하는 친밀한 사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 대통령, 특허증 직접 서명 “우린 당당한 세계 4위 특허강국”

    문 대통령, 특허증 직접 서명 “우린 당당한 세계 4위 특허강국”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요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자립화 과제가 우리 경제에 가장 중요한 화두로 대두됐는데, 그 문제도 따지고 보면 이른바 특허기술을 둘러싼 일종의 기술패권 다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200만호 특허증 및 100만호 디자인 등록증 수여식’ 행사를 가졌다. 200만번째 특허는 ‘엔도좀 탈출구조(세포내 흡입에 의해 만들어지는 막주머니) 모티프 및 이의 활용’이라는 제목의 특허다. 이는 치료용 항체를 종양세포 내부로 침투시켜 암 유발물질의 작용을 차단하고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바이오 기술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특허 발명자는 아주대 김용성 교수이며, 특허권자는 주식회사 오름 테라퓨틱 이승주 대표다. 200만호 특허 등록은 1946년 특허제도가 도입된 이후 73년만의 성과로, 미국·프랑스·영국·일본·독일·중국에 이은 세계 7번째다. 아울러 이날 100만번째 디자인으로 등록된 제품은 ‘스마트 안전모’다. 이는 근로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안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디자인 창작자는 울산과학기술원 김관명 부교수이며, 디자인권자는 주식회사 HHS의 한형섭 대표다. 특허청장이 서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대통령이 직접 특별증서에 서명하는 공개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국·중국 무역전쟁 등 전 세계적인 기술패권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술자립을 독려하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지금 1년에 21만건 정도 특허가 이뤄지는데, 건수로 세계 4위에 해당하며 GDP(국내총생산)당, 국민 1인당 특허 건수로도 세계 1위”라며 “우리가 아주 당당한 세계 4위 특허 강국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직도 과제가 많다”며 “가장 많이 제기되는 과제는 아직도 우리 특허가 원천기술, 소재·부품 쪽으로 나아가지 못해 (특허) 건수는 많지만 질적으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지속해서 적자인데, 다행스러운 것은 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 조만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우리가 기술 자립화를 하려면 단지 R&D(연구개발)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기존 특허를 회피하고 그에 대해 새로운 기술·제품을 개발했을 경우 특허 분쟁이 일어나면 이길 수 있게 정부가 충분히 뒷받침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확보했을 경우엔 빨리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특허출원해 우리 기술이 보호받는 노력을 특허청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특히 벤처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특허·지식재산권을 확보할 경우 제대로 평가되는 게 필요하다”며 “대기업이 함부로 기술을 탈취하지 못하게 기술을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좋은 아이디어가 특허로까지 활용됐지만 마케팅·자금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특허 같은 것을 담보로 충분히 평가해 벤처기업의 초기 운용비용으로 사용되도록 하면 벤처기업 육성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내 출원은 아주 왕성한데 수출 규모보다 해외 출원은 상당히 약한 편”이라고 지적한 뒤 “특허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특허권자가 그 기술을 해외에서도 출원하는 부분도 특허청에서 각별히 뒷받침해달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모두가 잃어버린, 미국이 도발한 무역전쟁의 ‘진짜’ 목적

    모두가 잃어버린, 미국이 도발한 무역전쟁의 ‘진짜’ 목적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 보복까지 하면서 격화된 무역전쟁이 다음 달 협상 재개로 타결 기대감이 부푼 가운데 미국 입장에서 이번 무역전쟁의 목적을 잊고 있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이 잊혀지면서 미국이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빠지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진단했다. 무역전쟁을 촉발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요구 사항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해 3월 의회에 보고한 것으로 압축된다. 이는 ▲중국 국내 기업 우대정책 폐지 ▲기술 이전 강요 중지 ▲지식 재산권 절도 금지로, 한마디로 중국 시장을 미국 기업에 더 공평하게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대중 무역전쟁의 선전포고문이 됐다. 1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이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세가지로 ▲중국의 국가주권을 존중하고 ▲무역전쟁 발발 이후 부과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고 ▲중국이 사들일 수 없는 비현실적인 양의 미국 제품 구매 요구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마지막 요구 사항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포퓰리즘과 얽히면서 무역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 무역에서 천문학적인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박성, 즉 중국이 미국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들어가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2012년 3151억 달러에서 지난해 4195억 달러로 늘어났다. 2018년, 미국 전체의 무역적자는 6210억 달러에 이르렀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미국처럼 더 자유로운 시장 경제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적자 갭을 좁히고 싶어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자본주의적인 시각 즉 중국 경제체제에 대한 제도적 접근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의식한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한 포퓰리스트이라고 경제 칼럼니스트 리네트 로페즈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지적했다.리 브랜스테터 카네기멜런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양자무역 적자를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것들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두 목적이 서로 충돌하면서 무역협상이 중단되기를 반복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하자 중국은 지난해 12월 “엄청난 분량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약속하면서 협상이 재개됐다. 일시적 평화가 찾아왔지만 중국이 미국의 대두 수입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끊겼다. 브랜스테터 교수는 “중국과 협상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규칙을 정하고, 시장이 결과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미국 기업들에도 개방하라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목적이 충족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은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국가주의 목표는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경제학자 차드 바운은 “중국이 문제점들을 고치면 그 결과는 중국 시장이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갖추려는 미국과 서방 기업들에게 더 우호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결과를 달성하는 것과 트럼프 정부의 경제적 국가주의 사이에는 근본적인 불일치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무역전쟁에 중국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중국은 그동안 기술 이전 강요는 없었고, 첨단 기술은 과학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 결과인 국내 연구개발(R&D)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지난 3월 전국 인민대표 대회에서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을 승인했다. 이는 2020년에 발효되는 것으로 기술 이전 강요 금지와 외국인 지식 재산권 및 무역기물 보호 강화 등을 담고 있다. 2022년 자동차 산업에서 규제를 철폐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중국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국가에 대해 보복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부여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금융이나 통신 시장 개방은 말도 없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2016년 3월 베이징 최악의 스모그 속에서 조깅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꽤했지만 허사로 돌아갔다. 이번 법안에 대해 레스터 로스 미국상공회의소 정책위원장은 “서둘러” 만들었으며 “포괄적”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무역전쟁의 결과로 나온 중국의 시장 개방과 제도 개선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잃을 것이 없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실적인 이유로 미국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시티그룹은 “미국은 단기적으로 중국에 대두 제품과 육류의 공급을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에너지와 기계류, 첨단 기술 제품 등을 포함해 향후 6년간 1조 2000억 달러의 상품을 중국에 실어 보내려면 미국과 중국의 현재 무역 파트너들을 크게 조정해야 하고, 또 이런 제품들을 생산하는 미국내의 구조개편도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티그룹은 또 “식품, 자동차류, 반도체, 항공산업은 미국에서 현재 또는 가까운 장래에 생산 능력이 한계에 이르러 더는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와 가금류에서는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물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패할 수 없는 정치적 이유도 있다. 지난 5월 협상이 단절된 이후 시 주석은 ‘투쟁의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연설에서 투쟁과 분투와 같은 단어를 약 60번 사용했다. 시 주석은 또 국영매체를 통해 중국의 굴기를 가로막는 노쇠한 미국의 심술궂은 방해, 즉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들먹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 문제는 모두 미국 탓에 비롯됐다는 애국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시 주석은 체면이 깎일 수 없다는 것이 로페즈의 분석이다. 물론 경제가 어려워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 위기에 빠지고, 시 주석은 정치적으로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고 CNN도 진단했다. 미국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 중국에 대해 관세라는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부과된 관세는 기술 이전 강요와 외국인 소유 제한, 지식 재산권 절도의 추정치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관세 효과가 중국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에 부담이 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부산 북항 재개발… 항만 효율 높이고 세계적 해양관광 명소 만들 것”

    “부산 북항 재개발… 항만 효율 높이고 세계적 해양관광 명소 만들 것”

    부산항이 우리나라 최대 항구로 수출입국을 주도한 것은 알아도 총물동량 기준 세계 6위 항구, 환적항구로는 세계 2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부산항은 지금 개항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전 세계 무역량이 줄어들면서 부산항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항은 북항 재개발사업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심에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있다. 남 사장은 10일 “국내 최초 항만 재개발사업인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을 통해 항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부산항의 역사성을 살려 세계적인 해양관광 명소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또 “베트남과 네덜란드 등지에 물류거점을 만들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전 세계적인 무역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부산항만공사는 무슨 일을 하나. “부산항만공사는 2004년 부산항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관리·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공기업이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화물량의 75%를 처리한다. 지난해 컨테이너 2166만개로 사상 최대 물동량을 처리했다. 중국 등지에서 생산된 물품이 부산항을 거쳐 미주, 유럽 등으로 수송되는 환적화물량만 보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간 성과는. “부산항만공사는 적자를 내는 다른 공기업들과 달리 1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정부에 매년 250억원씩 배당금을 주는 알짜 공기업이다. 매출은 터미널 임대료 1800억원, 항만시설 사용료 1800억원 등에서 나온다. 어찌 보면 앉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취임 이후 이런 수익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해외터미널 및 해외물류시설 개발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했다. 유럽과 미주 대륙을 연결하는 허브항만으로 제2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북항 재개발뿐만 아니라 신항, 제2신항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상생협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부산항은 지리적으로 유럽과 미주 대륙을 잇는 간선항로에 위치해 세계 150여개국 500여개 항만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주당 컨테이너선 정기 노선 수는 2019년 기준 268개로 세계 2위다. 또 안개 및 태풍의 영향이 적은 데다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어 항만 운영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숙련된 기술인력과 최첨단 항만시설도 장점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제무역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산항의 물동량은 우리나라 수출입 47%, 환적화물 53%를 차지한다.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제조된 물품들이 부산항에 들어와 다른 대형 선박으로 옮겨져 유럽과 미주로 가는 환적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에 있던 공장들이 베트남 등지로 빠져나가면 부산항으로 오는 환적화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중 직기항 노선 축소로 부산항 환적 기회가 증가할 수도 있지만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부산항의 경쟁력을 최대한 살려 위기를 극복하겠다.” -부산항의 물동량이 축소되는 경우에 대비한 대책은.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과도 연결되는데 해외물류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에 동남아시아 대표부를 설립해 부산항 물동량 확대를 위한 동남아시아 지역 물류거점을 확보했다. 베트남의 경우 우리 물류 기업들과 공동으로 물류시설 개발·투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 인도 최대 민간 항만운영사인 아다니포트와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아다니포트 관할 항만 내 물류시설 공동 개발·운영 등도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MOU를 체결해 유럽 지역으로 물류거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제1의 관문항인 로테르담항의 물류 플랫폼 확보가 국내 기업 지원뿐만 아니라 부산항 물류 네트워크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의 상하이항 등과 동북아 환적 중심항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사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터미널 통합을 통해 부산항의 환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5월 한중러 동북아 물류 활성화와 환동해권 항만 연구를 위해 중국 옌볜대와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국 동북 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 및 극동 러시아와 부산항 간 물동량 확대 및 항만 인프라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국내 최초 항만 개발사업이자 한국형 뉴딜 국책사업으로 2022년 4월 전체 기반시설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친수공원은 전체 24만㎡ 중 13만㎡를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하반기 시민들에게 우선 개방할 계획이다. 부산역과 북항 재개발사업 환승센터를 연결하는 국내 최대 광장형 보행데크 사업의 1단계 구간(부산역~환승센터)을 연내 조기 완공하고, 2단계 구간(환승센터~국제여객터미널)은 2020년 완공할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의 기본 방향은. “재개발사업을 통해 부산항의 역사와 정체성, 상징성을 최대한 살려 북항을 세계적인 해양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 자문위원회를 발족해 재생 가능한 역사문화자원, 인문지리, 사회·환경적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특히 북항 재개발사업과 해양산업클러스터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신항 및 제2신항 개발사업의 추진 현황은. “부산항 신항은 북·남측 컨테이너부두에 23개 선석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현재 서측 컨테이너터미널 5개 선석을 추가 건설 중이다. 신항의 경우 터미널 운영사가 여러 곳이다 보니 운영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부두 간 환적화물 이송으로 인한 비효율과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 ITT(터미널 간 환적화물 운송) 내부 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방안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에 따른 중국 크루즈여행 중단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만, 러시아 등에서 총 84항차 14만명을 유치했다. 올해에는 140항차 20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동북아 항만 간 지역연대 협력, 글로벌 선사 마케팅을 통한 기항 크루즈 유치 등으로 크루즈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만·싱가포르 등 항공과 연계한 ‘플라이&크루즈’(Fly&Cruise)를 활성화하는 등 크루즈 연관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산항의 글로벌 위상과 역할을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내실 있는 부산항 재개발사업 추진, 터미널 운영 선진화모델 도입, 스마트 해운 항만물류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남기찬 사장은 누구 1959년 경북 안동 출생으로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영국 웨일스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와 대학원장,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 등을 지낸 항만물류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강직하고 꼿꼿한 선비 타입이지만 1993년 해양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30년 가까이 한 해도 쉬지 않고 매년 가족, 학생들과 함께 3박 4일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 저서로 ‘항만물류시스템’ 등이 있다.
  • 한국지엠, 대우차 인수 후 첫 전면파업

    한국지엠, 대우차 인수 후 첫 전면파업

    노 “임금 인상을” 사 “적자 4조… 동결” 노조, 부평공장 통제… 제한적 출입 허용 재기 시동 시점 파업… 영업 위축 가능성 포스코는 임단협 타결… 노조 86% 찬성국내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GM)이 추석을 앞두고 전면파업 사태를 맞았다.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2002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돼 ‘지엠대우’로 재탄생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임금을 올려 달라”는 노조와 “적자가 심해 인상은 어렵다”는 회사 사이의 입장 차가 당분간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지엠의 지분 구조는 미국 제너럴모터스 76.96%, 한국 산업은행 17.02%, 중국 상하이기차 6.02%로 돼 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의 인천 부평공장은 이날 일제히 가동이 중단됐다. 파업에는 한국지엠 소속 조합원 800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 측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 인천 부평공장의 출입구를 통제하고 조합원이 공장 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비조합원이거나 전기·수도 관리 인원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출입을 허용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해 전면파업이 불가피했다”면서 “임금협상과 관련해 사측이 별도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11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5년간 순손실 기준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지난달 부분파업과 이번 전면파업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는 물량은 1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지엠이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는 전량 수입 물량이어서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재기의 시동을 거는 상황에서 직면한 전면파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조는 이날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6485명 가운데 6330명(투표율 97.6%)이 참여해 5449명(찬성률 86.1%)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기본임금 2.0% 인상안을 담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은 지난해 포스코에 대규모 노조가 30년 만에 재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캐나다 “中 카놀라 수입금지 부당” WTO에 제소

    캐나다가 중국의 카놀라 수입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짐 카 캐나다 통상부 장관은 최근 캐나다산 카놀라를 수입 금지한 중국과의 2국 간 협의를 WTO에 청구했다. 카 장관은 “중국이 카놀라에 대한 우려를 거론한 이래 캐나다 정부가 룰에 기초한 무역에 애쓰고 있으며 캐나다 농가를 대표해서 이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직접 개입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진전을 위해 캐나다는 WTO에서 양자 간 협의를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WTO 규칙은 캐나다와 중국이 30일 이내 타결을 보지 못하거나 협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캐나다는 패널(분쟁처리위원회)에서 판단을 구할 수 있다. 카 장관은 캐나다가 “견실한 식품 검사 시스템을 견지하고 WTO에서 이뤄지는 진전 상황을 농부와 생산자에 계속 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송환 요청에 따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하자 지난해 12월 이후 캐나다 국적자 2명을 억류하고 카놀라 수입 금지 등 보복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캐나다 최대 곡물업체 리처드슨이 수출하는 카놀라를 병충해를 이유로 반입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캐나다 곡물유통업체 바이테라의 수출 자격도 정지시켜 캐나다산 카놀라 반입을 막았다. 대중 수출 전체의 60%를 점유하는 리처드슨과 바이테라의 수출 길이 끊기면서 캐나다산 카놀라 수출은 곤두박질쳤다. 캐나다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5월 대중 카놀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나 급감한 75만t에 머물렀다. 캐나다는 카놀라 수출을 통해 중국에서만 연간 27억 달러(약 3조 219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2019년 세계의 화두 중 ‘세계화의 후퇴’가 있다. 세계화의 상징이던 동아시아와 미국의 분업체계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전쟁으로 파열음을 내며 찢어지고 있다. 국적과 문화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해 정착하고 공존할 것이라는 다문화주의의 이상 또한 난민 위기와 반이민 운동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20년 전인 1999년만 해도 ‘세계화의 후퇴’ 같은 이야기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었다. 1999년에 반세계화라 함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개최를 막고자 세계 각지의 비정부기구(NGO)들이 달려가 싸웠던 ‘시애틀 전투’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었지 주류 정치를 흔들고 강대국 관계를 뒤엎는 거대한 조류와는 정말 큰 거리가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해 보자면, 2000년대에는 초등학생인 나조차도 우루과이라운드, 세계무역기구, 자유무역협정 같은 어려운 말들에 비교적 익숙했고 세계화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였다고 기억한다. 당연히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같은 반세계화의 구호를 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난 20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계화는 그 짧은 전성기를 끝내고 위기를 맞은 것일까.●세계화와 다보스맨의 진군 구 공산권이 무너지고 월드와이드웹(www.)이 새로운 차원의 정보혁명을 가져다주면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간 세계화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물론 그 밖의 다른 변화들도 드넓은 이 행성을 ‘지구촌’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세기 후반 이루어진 항공 교통의 대대적 확장, 컨테이너 항구의 등장으로 물류비의 혁신적 절감 등 교통에서의 변화가 있었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체제를 뒤로하고 등장한 WTO, 유럽통합 산물인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이 변화의 주역이다. 세계화는 각각의 변화가 다른 변화를 자극하면서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이 변화를 최전선에서 이끈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배경을 공유하던 사람들, 소위 ‘다보스맨’이라고도 불리는 글로벌 엘리트들이었다.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받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유명 세계 도시들을 징검다리 건너듯 돌아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세계화라는 연극에서 이들이 맡은 배역이 같은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세상을 바꿀 혁신을 만들었고, 다른 누구는 세계화를 촉진시키려는 규제 개혁안을 입안하고, 누군가는 중국에 새로 지을 공장 부지를 탐색했다. 하지만 국적, 성별, 나이 등이 달랐다 할지라도 세계화가 창출해 내는 거대한 기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커다란 공통점을 가졌다고 하겠다. 경제적 공통점은 곧 문화적 공통점으로 이어졌다. 성별과 인종에 상관없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세계 도시를 누비고 음악, 미술, 스포츠에서 수준 높은 교양을 확보했다. ‘글로벌 이슈’를 논평할 지식도 갖춘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별과 인종 따위에 연연하는 것은 ‘쿨(cool)하지 못한’, 하층민의 습성으로 간주됐다. 글로벌 엘리트 사회에 녹아들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예법을 익혀야만 했다. 이런 세계화에서 움직인 것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금융자본과 고급 인적자원을 만들어 내는 지식의 흐름이었다. 이를 각각 금융의 세계화와 지식의 세계화라고 하자.●생산력 위해 이주한 하층의 세계화 하지만 영어능력, 자산, 교육수준 등의 문제로 이런 기회를 잡아낼 수 없는 선진사회 하층에게 이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물론 그렇다고 세계화가 그들을 아예 비켜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상층의 세계화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한 세계화의 역습이었다. 첫째는 생산의 세계화였다. 정보기술은 연구개발, 단순조립, 마케팅에 이르는 복잡한 생산 사슬을 세분해 세계 각지에 흩어놓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복잡한 도면부터 방대한 회계자료까지 모든 종류의 정보가 디지털 자료로 변환돼 지구 각지를 돌았다. 그 결과 그 이전까지 볼 수 없던 거대한 규모의 산업 이전이 가능해졌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지 않았던 단순 제조의 경우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있던 선진사회의 노동력을 값싼 구 공산권, 제3세계 인력들이 대체해 나갔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이 겪은 생산의 세계화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던 셈이다. 둘째는 이주의 세계화였다. 역내 경제통합이 가속화하면서, 더 높은 임금과 계층 상승의 기회를 찾아 개발도상국의 노동력이 선진사회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유럽인·아랍인·터키인은 서유럽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인들은 미국과 캐나다로, 중국인과 베트남인은 한국과 일본으로 이주해 갔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국가에서 수많은 나라로 이주의 흐름이 이어졌다. 이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디아스포라(타지에 정착한 이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고, 본국에 있던 친척과 지인들을 계속해서 불러들였다. 이들은 선진사회의 원주민들이 더이상 종사하려 하지 않았던 저임금 일자리를 기꺼이 맡았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생활공간의 풍경을 계속 바꿔나가는 이주민들의 흐름에서 문화적 불안감을 느꼈고 원주민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경제적 불안감으로 이어졌다(실제 일어난 현상보다는 심리 상태에 주목한 것이다). 이주의 세계화도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세계화의 이중성 하지만 ‘금융과 지식의 세계화’에서 이득을 본 상층민이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손해를 본 하층민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사실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급속한 생활수준의 향상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세계화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자부심을 느낄 만했다. 또 계속 임금이 올라가는 고임금 직종에 종사하며 이주민들로 다채로워진 문화 콘텐츠와 저렴한 서비스를 즐기게 됐는데 세계화에 반대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반대한다면 그들을 그저 역사의 흐름에 뒤처진 이들로 매도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이제 글로벌 엘리트에게는 같은 나라의 하층민보다 다른 나라의 글로벌 엘리트가 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상대가 된 지 오래였다.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세계화는 선진사회에서 이처럼 큰 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고 심리적인 문제도 개입된다. 경제 위기, 산업 공동화, 이주 흐름이 이어지며 올라온 심리적 불안감은 안정적인 민족 공동체를 위협하는 외부인과 손을 잡은 타락한 엘리트에 대한 분노라는 형태로 구체화했다. 바로 이것이 2016년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을 현실화시킨 가장 큰 공신이었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영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 위기 이후 글로벌 엘리트에 속하는 지식인들이 수도 없이 논의한 이 같은 서사를 3년이나 지난 지금 또 꺼낼 필요가 있을까. 이제 계층에 따라 차등적이었던 세계화가 지금의 반세계화 돌풍으로 이어진 것은 알 만한 식자층 사이에서는 상식 아닌가. 굳이 이런 상식을 또 들어야 하나. ●한국에서 일어나는 세계화의 이면 충분히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서사가 다소 진부할지라도 계속해서 사회에 환기돼야 한다.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들이 다소 시간 차를 두고 동아시아에 찾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히 국내에서 이 문제를 다룬 글들을 읽어 보면 하나같이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로만 소개된다. 하지만 함께 진격하는 상층의 세계화와 하층의 세계화는 분명히 비교적 동질적인 편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상당한 골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는 인구 4만명의 시골에서 자랐고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엘리트를 길러내는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나는 한국에서도 이미 이중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다. 서울대의 많은 학생은 일찌감치 세계를 경험하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며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점하는 위치를 활용해 고소득 직군에 합류한다. 미국과 유럽에 친구를 두고 있고 선진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문화적 규범과 글로벌 엘리트들이 즐기는 콘텐츠에 익숙하다. 사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화의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고향에 내려가서 느끼는 세계화는 전혀 달랐다. 생산의 세계화로 말미암아 과거 4인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게 해준 제조업 일자리는 사라져 가고 있고, 그 때문인지 지방의 소읍들은 어느 곳이나 고향의 정겨움보다는 쇠락해 가는 을씨년스러움을 풍기고 있다. 대신에 번창하는 것은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해외식품점이다. 작년 추석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고향 재래시장 주변으로 골목마다 삼삼오오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장을 보고 외식을 하고 있었다. 아마 추석에는 공장도 쉬니 그동안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이주민들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 것이리라. 예컨대 서울대의 청년들이 미국과 독일에서 친구들을 만든다면 이제 이곳의 청년들은 키르기스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들과 밥을 먹고, 식당 아주머니들은 중국과 베트남 결혼이주민과 일을 같이 해야 한다. 이중의 세계화는 관계 맺는 국적에서부터 어느 정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선진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 또한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을 비슷한 시간표로 같이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달라지는 시골의 풍경 지방에서 이 같은 풍경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에는 물론 흥미로운 구석과 긍정적인 부분도 무척 많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봄, 고향의 한 골목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노동자 15명이 맥주를 마시면서 길을 점거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러시아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이들과 나름 재밌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물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20년 뒤 우리 고향의 풍경은 대체 얼마나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운영도 불가능해진 공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 고향의 다문화 청소년들은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층 세계화의 수혜를 보는 엘리트들은 이 같은 질문이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마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감도 잘 안 잡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유럽과 북미가 겪었던 정치적 혼란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는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답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공간과 계층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화의 변검술에 대해서. 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임명묵은 현재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서아시아 지역을 전공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국가들이 20세기 현대 세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갔는지를 방대한 독서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데 관심이 많다.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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