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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노령화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노령화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중국 사회에 ‘노령화의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 65세 이상(노령)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노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중국 민정부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14차 5개년 경제계획기간(2021∼2025년)에 전국 노인인구가 3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노령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고 인민일보(人民日報)가 26일 보도했다. 노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한 상황에서 앞으로는 노령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5년 내 노인 인구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이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노령 인구는 1억 7000만명(전체 인구의 12.6%)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2024년 인도에 내주고, 2대 1인 연금 가입자의 부담이 2050년 1대 1로 높아져 노동자 한 명이 연금수급자 한 명을 부양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 부담 역시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재야 인구학자 허야푸(何亞福)는 “노령화로 연금을 납부하는 사람보다 타가는 사람이 많아지는 문제가 당장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인구 가운데 40∼50대 이상이 늘어날 것이며 나이가 들수록 젊은이보다 비혁신적이고 활력도 떨어지는 데다 첨단기술을 수용하는 데도 느린 탓에 노동 생산성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급격한 노령화 현상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실시해온 거센 후폭풍이다. 중국 정부는 1980년 9월 한자녀 정책을 채택했다. 소수민족 등을 제외하고 중국의 모든 가정에 자녀를 한명 밖에 낳지 못하는 산아제한 정책은 당시 시대적 요구였다.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1949년 5억명이었던 중국 인구는 1964년 7억명, 1974년 9억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중국 지도부는 2010년까지 인구를 14억명으로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혁명적 인구억제책을 도입했다. 연평균 개인 소득의 10배 벌금, 강제 유산 등을 동원하며 한 자녀 정책을 35년 간 강도 높게 밀어붙인 결과 4억명 이상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데 성공했다.한 자녀정책 탓에 2011년을 정점으로 노동 인구가 줄어들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인구정책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자녀 정책으로 가정이 조부모 4명, 부모 2명, 아이 1명의 ‘4-2-1’ 구조라는 기형 구조가 정립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할 젊은 세대가 부모, 조부모 부양을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 모순도 발생한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5년 10월 ‘한 자녀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두 자녀 전면 허용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신생아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이 한 세대가 넘는 35년 동안 한 자녀만 낳도록 강제한 결과 중국 사회는 한 자녀를 중심으로 한 가정 형태가 ‘표준’이 됐다. 정책을 바꿔도 한 자녀가 있는 구조가 정착하는 바람에 둘째 출산이 늘지 않고 오히려 줄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신생아 수는 1523만명이다. 전년(2017년)보다 200만명 줄었다. 중국 정부는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면서 신생아 출산을 2100만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27.5%나 감소한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만혼,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족,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욜로족의 유행도 출생률 저하를 부채질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추진한 한 자녀정책이 인구절벽 위기를 초래한 셈이다. 칭화(淸華)대 헝다(恒大)연구원은 중국 인구가 2050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100년에는 8억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령화가 중국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대하다. 저출산 노령화는 경제의 혁신과 역동성을 떨어뜨려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청년층의 노인부양이라는 사회 문제의 주범이 되는 까닭이다. 경제 성장률를 떨어뜨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저축과 소비, 투자, 노동, 세금 등 세대 간 자원 배치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보건과 의료, 가족 구성, 주택 등 사회 부문에서도 큰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경제성장과 관련한 실제 위험에 맞닥뜨리고 있다. 2010~2020년 연평균 7.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40~2050년엔 1.5%로 급감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인도의 3.7%, 미국의 2.0%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노령화에 대처할 경제 규모 및 인프라, 사회보장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은 빠른 노령화 진척에도 불구하고 노인 시설 확충, 사회 도덕 관념 배양, 각종 노후복지제도 건설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관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양로보험기금(국민연금에 해당)이 이르면 2020년, 늦어도 2028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2035년 재원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추세로 노령화가 진행된다면 중국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런쩌핑(任澤平) 헝다연구원장은 “노령 인구의 증가로 노동력이 급격히 줄어 인건비가 크게 늘어나고,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생겨 경제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 노령화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세금을 낮추는 정책을 시행을 어렵게 만든다. 인구가 감소하는데 세금까지 줄이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연금 프로그램을 지탱하기가 힘들어진다. 중국인들이 건강과 은퇴 비용을 더 걱정하게 되면서 소비를 늘리도록 장려하는 소비증진정책 시행에도 악재로 작용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결국 미국을 영원히 추월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구 전문가인 이푸셴(易富賢)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는 “인구구조상 중국이 미국보다 더 빨리 늙고 있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이 2010년 일본의 경제 규모를 추월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을수록 성장률은 올라가고 노령인구가 많아지면 성장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1950년대 일본의 평균 연령은 22세였고 미국은 30세였다. 이후 일본은 고도 성장을 이루며 한 때 미국을 따라잡을 기세였다. 그러나 1951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은 여성 한 명당 1.77명을 낳은 반면 미국은 2.33명을 생산했다. 일본의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1992년부터 미국과 성장률이 역전됐다. 한국과 대만 등도 비슷한 궤적을 밟고 있다. 1980년대 중국의 평균 연령은 22세로 미국(30세)보다 8년이나 젊었다. 중국은 2011년까지 연평균 10%대 성장했지만 2019년 6.1%까지 떨어졌다. 유엔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2018년 3억 2800만 명에서 2050년 3억 7000만 명으로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2018년 12억 8000만 명에서 2050년 10억 80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인구 노령화는 미국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중국은 노령 인구가 2018년 미국보다 16%, 2033년 21%, 2050년에는 23% 더 많을 전망이다. 중국의 평균연령도 2033년 47세, 2050년 56세지만 미국은 41세와 44세로 각각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할 때 중국의 성장률은 2033년부터 미국을 밑돌 전망이다. 인구구조상으로는 중국은 결코 미국 경제를 추월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진핑 ‘항미원조’에 이인영 “구체적 평가는 외교적 관례 아니다”

    시진핑 ‘항미원조’에 이인영 “구체적 평가는 외교적 관례 아니다”

    시진핑 “항미원조(6·25), 제국주의 침략 억제”이인영 “中의 시각…동의하고 말고 문제 아니다”‘중국 내 BTS 논란’엔 “수상소감 문제 없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6·25전쟁 참전을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한 연설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그것은 중국의 시각”이라면서 “이를 장관으로서 평가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이 같은 발언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우리가 시진핑 주석의 역사적 평가에 대해 동의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것은 중국의 시각”이라고 답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항미원조(6·25전쟁을 중국에서 일컫는 용어) 참전 70주년’ 행사에 참석, 기념사에서 “위대한 항미원조는 제국주의 침략 확장을 억제했다”면서 “신중국의 안전, 중국 인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수호했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켰으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지켰다”고 말했다.또 6·25전쟁을 설명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자의 전쟁의 불꽃이 신중국의 문 앞까지 다가왔다”면서 당시 유엔군의 북진을 ‘침략’이라고 표현했다. 이인영 장관은 박진 의원이 재차 구체적인 평가를 요구하자 “중국의 정상이 중국의 시각을 갖고 그렇게 평가한 것에 대해 제가 국무위원으로서 답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에 맞는지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간 우호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고 수상소감에서 6·25전쟁에 대해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맹비난을 쏟아내고 BTS 굿즈의 중국 내 배송이 중단되는 등의 사태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박진 의원은 “BTS의 발언이 문제가 있었는가”라고 묻자 이인영 장관은 “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BTS에 대한 비난은) 전체 중국의 입장도 아니다”라면서 “중국 일부의 입장일 수는 있어도 중국 전체의 입장이 되기는 어려운 문제다. 옳지도 않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위안화 강세, 중국에 好일까 不好일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위안화 강세, 중국에 好일까 不好일까

    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석달 전만 해도 달러당 7위안 초반에서 거래되던 위안화가 8월 이후 6위안 후반에서 움직이며 ‘1달러=6위안’이라는 등식이 완전히 굳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기준 환율에 해당하는 중간 환율을 전날보다 0.34% 오른 달러당 6.6556위안으로 고시했다. 2018년 7월 9일(6.6393위안)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환율과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위안화는 가치는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의 주요인은 ▲미중 간의 금리차 확대 ▲ 중국 경기회복세 가시화 ▲ 미중 무역 회복세 차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통화정책 ▲미국 대선 등이다. 이 중에서도 ‘미국 대선’은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에 가장 큰 폭발력을 지닌 최대 변수로 꼽힌다. 미중 금리차 확대는 위안화 환율의 장기적 변화를 유도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한 국가의 금리 수준은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미중 금리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양국의 경제회복세와 통화정책 등에 있어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현재 중국의 금리는 미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 기준 미중 금리차는 2.4%포인트에 이른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런 만큼 중국에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금을 옮기면 골치 아프게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덕분이다.중국의 뚜렷해진 경기회복세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1분기 마이너스(-) 6.8%까지 곤두박질쳤던 중국 경제가 2분기 ‘V’ 반등(3,2%)에 성공한 뒤 탄력을 붙여 3분기 4.9%까지 급등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성장률)이 -4.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경제는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중국은 올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종식된 중국의 수출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수입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면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증가했다. 지난 8개월간 중국 수출은 0.8% 증가했고, 수입은 2.3% 줄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7.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3분기 4.9% 성장한데 이어 4분기에는 5%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 컨센서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제상황의 호전은 위안화가 강세로 이어지면서 중국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는 뜻이다. 원빈(溫彬) 중국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힘이 실리면 해외 자본이 중국으로 대거 유입돼 위안화는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변수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중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추가부양책 합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위안화 강세 추이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형 투자은행 중국국제금융공사(中金公司?CICC)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가 아닌 전통적이고 온건한 외교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낮아지는 한편 미중관계 개선을 통해 위안화 강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추가부양책 확대를 통해 재정 투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은 앞서 2조 2000억 달러(약 2493조원) 규모의 신규 부양 법안을 공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조 달러를 웃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세계경제와 무역 회복을 앞당기고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여 비(非)달러 자산 투자를 유도해 달러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으로 달러 약세 압박이 커지는 것 또한 위안화 강세를 부추긴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및 마이너스 금리 자산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 투자 구도에 있어서도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중국 자산이 위험회피 투자처로 주목 받으면서 해외자금이 중국 자본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다. 올해 1~6월 북상자금(北上資金·홍콩을 통해 중국 A주로 유입된 해외자본) 유입은 지난해보다 23% 이상 늘어난 1182억 위안(약 20조원)에 이른다. 이 자금은 18개월 연속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위안화 수요를 늘려 위안화 강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4분기 중국 경제에 대한 희망적 기대감까지 더해져 위안화 강세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는 조치를 내놨지만 역부족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은행 선물환거래 증거금을 20%에서 0%로 완전히 없앴다. 위안화 약세 베팅의 비용을 줄여주는 조치인 까닭에 위안화 강세를 막는 조치로 해석됐다. 선물환거래 증거금은 중국 상업은행들이 선물환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이다. 인민은행은 2015년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당초 선물환거래액의 20%를 거래증거금으로 요구해 위안화 가치를 방어했다. 당시 환율이 7위안이 깨지며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때였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가 뚜렷해지자 증거금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반대로 증거금을 아예 없앴다. 달러 환전비용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기업들의 달러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조치가 발표된 이후 13일 환율은 6.72위안으로 오르며 위안화 가치는 조금 떨어졌다. 약발이 오래가지 못했다. 위안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곧바로 고시환율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 절상 속도를 늦출 뿐, 절하를 유도하지는 뭇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싱자오펑(邢兆鵬)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은 위안화가 너무 빨리 절상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위안화 가치 상승) 추세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결국 위안화 강세 기조 지속성 여부는 미국 경제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 시그널을 보내면 중국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빠져나갈 공산이 큰 까닭이다. 위안화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전자산이 될 수 없는 만큼 미 경제 회복 시점이 위안화 강세 종료 시점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예측이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위안화 강세가 그만큼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린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0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고 석달 전에는 71위안을 받았지만 지금은 65위안만 손에 쥘 수 있다. 6위안(약 1000원)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국가 단위에서 보면 엄청난 규모의 돈이다.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오명을 쓰고서도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꺼려왔던 이유다. 그러나 지난 5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쌍순환론’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쌍순환론은 제조·수출과 함께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중국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큰 축이 내수로 이동한 것이다. 위안화 강세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수입 채산성은 그만큼 좋아진다. 위안화 강세로 얻은 환차익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미 안보성명 ‘주한미군 유지’ 문구 빠져··장관회견도 갑자기 취소

    한미 안보성명 ‘주한미군 유지’ 문구 빠져··장관회견도 갑자기 취소

    서욱 “전작권 전환 조건 조기 구비하겠다”에스퍼 “모든 조건 갖추려면 시간 걸릴 것”성명에서도 전작권 FOC평가시기 특정 안해성명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 빠져국방부 “병력 감축 의미는 절대 아니다”에스퍼는 모두발언서 방위분담금 인상 압박관행이던 한미 장관 기자회견 미측이 취소미 대선 앞두고 곤란했더라도 ‘외교 결례’ 에스퍼 의제 아닌 인도·태평양 전략 강조서욱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을 열고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예년과 달리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빠졌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미래연합사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추진하는 시점도 명시하지 않았다. 특히 사전 조율됐던 양 장관의 공동기자회견도 갑자기 취소됐다. ●모두발언부터 느껴진 온도차 양 장관은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핵전력을 과시한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이 ‘확장억제’를 언급하며 동맹을 강조한 것은 동일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서 장관은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하겠다”고 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또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집단 안보 비용을 분담하는 보다 공평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이어 “미국은 신남방정책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역안보를 위한 한국의 기여가 증대된 것을 환영한다. 우리 두 나라는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했다. ●공동성명 내용 예년과 달라져 국방부는 이날 오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7항에 ‘에스퍼 장관은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하여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돼 있었는데 올해는 이 부분이 빠졌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며 ‘주한미군 감축’을 언급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 숫자보다 공동방위를 강조하는 취지”로 이해해달라며 “병력 감축을 의미하는 것을 절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측이 ‘주한 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를 넣자고 주장했음에도 미국 측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성명에서 11항에 ‘양 장관은 2020년에 미래 연합사에 대한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전략문서 발전 등 검증평가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는 부분도 들어가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9년에 2020년으로 FOC 시기를 잡아놓았다가 여러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특정을 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권 내 전작권 전환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정한 건 조건 개념이지 시간 개념은 없다”며 “공약은 그렇지만(임기 내 전환이지만) 국정과제는 ‘조속한 (전환)’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 안되는 양 장관 공동기자회견 취소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SCM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취소됐다. 미국 측의 요청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측이 내부 사정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대북 외교를 치적으로 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앞두고 공고한 대북 방어 태세를 강조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공중급유기까지 타고 대면협의를 위해 서 장관이 미국에 온 뒤에 공동기자회견을 취소하는 것은 외교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날 에스퍼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SCM의 의제가 아닌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를 지원사격했다. 또 현행 방위비 분담금 구조가 미국 납세자에게 불리하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신동근 “BTS, 중국 자부심 건드려… 김현아, 모르면 가만 있어”(종합)

    신동근 “BTS, 중국 자부심 건드려… 김현아, 모르면 가만 있어”(종합)

    신동근 “조용한 외교 대처가 상식”“보수정당, 외교 안보마저 무능”김현아 “靑·與 친한 척 하더니 아무도 안 나서네”BTS ‘한국전쟁 한미양국 고난·희생’ 발언에中 누리꾼 “북한 도운 중국 군인 모욕”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정부·여당이 중국 내 방탄소년단(BTS) 비난 여론에 침묵한다’는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비판을 맞받아치면서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일갈했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가 최근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에서 한미양국의 고난과 희생을 언급한 것을 놓고 국가 존엄을 건드린 ‘중국 모욕’이라며 왜곡 비난했다. 신동근 “김현아, 정치인이 무책임하게 아무 말하면 안돼” 신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현아 의원이 이번 BTS 사건으로 청와대를 거명하며 ‘BTS랑 친한 척하더니 곤란한 상황에 처하니 침묵한다’고 비판했는데, 이를 접하고 참 당혹스러웠다”며 이렇게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정부가 나서서 갈등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거냐”면서 “정치인이라면 외교적 사안에 대해 무책임하게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적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곤 한다”며 BTS가 중국의 자부심을 건드렸다는 뉘앙스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각 나라 시민사회의 자정과 억제에 맡겨 놓거나 정부 역할이 필요하면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예전엔 보수정당이 다른 건 몰라도 외교 안보엔 유능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마저도 옛날 얘기가 된 것 같다”고 조소했다. 김현아 “BTS 이용 가치 있을 때는靑·여당 앞다퉈 친한 척하더니” 김현아 “BTS 우리가 지키겠다” 앞서 김현아 비대위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전쟁 70주년, 한미 양국 고난’ 발언으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맹공격을 받았던 BTS를 정부와 여당이 모른 체한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용 가치가 있을 때는 앞다퉈 친한 척하고 챙기는 듯하더니…”라면서 “기업은 겁먹고 거리를 두고, 청와대도 침묵하고, 군대까지 빼주자던 여당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19일 제1회 ‘청년의 날’ 때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에 오른 BTS를 청와대에 초청해 함께 행사를 치르고 문재인 대통령은 BTS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은 “BTS는 우리가 지켜야겠다”면서 “BTS 발언에 국가 존엄을 무시했다고 덤비는 이런 국가(중국)와는 사랑해서 동맹을 맺어야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이는 이수혁 주미대사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 대사는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RM “한국전쟁 70주년, 한미양국 겪은고난의 역사·많은 희생 영원히 기억해야” 앞서 지난 7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밴플리트상 장군에서 이름을 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RM의 해당 발언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국가의 존엄을 건드리며 중국을 모욕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은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분노를 표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에 대한 반발로 BTS의 팬클럽인 ‘아미’ 탈퇴를 선언했으며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6·25 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 즉 정의로운 전쟁으로 교육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中누리꾼 “국가 존엄 사항 용인 못해”“中팬이 돈 많이 줬는데 BTS 항미원조알지 못한 채 中군인 존중 안하고 모욕” 삼성전자·현대차, 中누리꾼 생떼에 中서 BTS 온라인·SNS 광고 모두 내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면서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논란이 인 뒤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中누리꾼, 삼성폰 BTS 에디션에“삼성, 이 폰 깨끗이 처리하라” 이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급기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중국 현지 채널에 개제된 BTS 광고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중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를 삭제했다. 현대차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개제된 BTS 광고 이미지와 영상을 내렸다.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는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가득 채웠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한미동맹/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미동맹/임병선 논설위원

    한미동맹은 북한의 전쟁 재발을 억제하고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이 1953년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법적 근거로 한다. 1953년 8월 8일 서울에서 가조인됐고 10월 1일 워싱턴DC에서 정식 조인됐다. 두 나라 국회의 비준을 거쳐 이듬해 11월 18일 발효됐다. 휴전에 반대하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3년 6월 18일 북녘으로 돌아가길 거부하는 반공포로 2만 6000명을 한꺼번에 석방함으로써 이 조약 체결과 경제원조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냈다. 이 전 대통령은 처음에 미군의 자동개입 조항을 넣자고 했고, 미국은 상원 비준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결국 이 조항 대신 서부전선에 2개 사단을 배치해 북한이 남침하면 미군과 충돌함으로써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이른바 인계철선(tripwire)을 확보했다. 또 이 조약만으로는 한미동맹이 법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할 수 없어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 외에 이듬해 11월 17일 ‘경제 및 군사 문제에 관한 한미합의의사록’과 1967년 발효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으로 완결된 틀을 갖췄다. 한미동맹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휴전 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의 포화를 멈추고, 남쪽이 압축 성장을 해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는 점에는 역사적 평가가 일치한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한미동맹은 부정되곤 했다. 1980년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광주시민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는데 이를 미국이 방조했다는 의혹이 확산된 탓이다. 1982년 3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등 대학가마다 반미운동이 확산됐고, 2002년 6월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지자 반미 감정이 절정을 이뤘다. 대미자주 외교노선을 표방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동맹에 균열이 왔다. 한국전쟁 때 미군의 노근리 민간인 학살이 폭로된 시기가 1999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한미동맹을 ‘21세기 전략 동맹’으로 격상하는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한미동맹 공동비전’을 체결하는 등 균열을 메우려 애를 썼다. 과거 일방적, 의존적, 수직적이던 동맹이 정치경제 사회문화를 포괄하며 수평적ㆍ역동적 호혜관계로 변모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수혁 주미 대사가 그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 국익에 도움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맹목적인 동맹이 아니라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 대사 발언의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주재국 대사의 발언으로는 약간 부적절할 수 있다. bsnim@seoul.co.kr
  • 영국,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

    영국,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

    정부·야당의원 “중국, 위구르족 탄압 말라” 영국 정부가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의혹을 이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억누른다며 보이콧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브 장관은 “심각하고 지독한 인권탄압의 증거가 있다는 게 명백하다”며 “일반적으로 말하면 체육을 외교, 정치와 따로 보는 게 내 본능이지만 그게 불가능할지도 모를 지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를 수집하고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공조하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무엇이 있는지 다함께 검토해보자”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영국은 첫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올림픽 참가를 거부한 적이 없다. 독일 나치 정권 하에서 개최된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 소비에트연방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이어 열린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때에도 영국은 대회에 참가했다. 영국 야당인 노동당 의원에게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 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레이엄 스트링어 의원은 라브 장관에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마거릿 대처(당시 영국 총리)의 문제를 다시 알려주고 싶다”며 “대처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의혹을 둘러싼 서방의 압박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영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38개국과 함께 유엔에서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신장에 있는 거대한 정치적 재교육 캠프의 존재를 심각히 우려한다”며 “거기에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임의로 감금돼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 장관은 위구르족에 대한 감금, 차별 대우,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한 불임 강요 등은 영국이 단순히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이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일원에게 부여되는 책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가 중국에 분명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 장관은 윌리엄 왕세자에게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불참하라고 조언하겠느냐는 말에 “그런 것은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증거를 검토하고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공조하는 절차를 확대하면서 어떤 추가 결정이 나오든 간에 필연적으로 나타날 결과”라고 말했다. 중국은 위구르 탄압설을 강력한 어조와 함께 일관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도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 의혹을 “세기의 거짓말들”이라며 일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코로나 방역과 추석

    [윤석년의 소통 가게] 코로나 방역과 추석

    추석은 음력설과 함께 가장 큰 명절이다. 1년에 두 번 큰 명절에는 차가 막히더라도 양손에 선물 꾸러미를 들고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이나 부모를 찾아뵙는다. 특히 타지에 나가서 취업이나 창업 등의 성취를 올린 자식들은 조상에게 절하고, 고향의 부모님이나 친지들에게 자그마한 정성을 전하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추석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의 명절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정부 당국은 추석 연휴 대이동 자제를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없앴고, 휴게소에서 식사를 금지하는 등 감염 방지를 위한 다양한 선제조치들을 취했다. 또 국립묘지 성묘를 사실상 온라인 참배 서비스로 대체하는 등 성묘 참배를 최대한 자제토록 했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막힘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평소 주말보다 덜 막혔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연로하신 부모님들 중 혹여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자식들의 추석 이동을 되도록 말리는 분들이 많았다. 농촌의 경우 외부 출향인사의 추석 방문이나 성묘를 되도록 삼가도록 신신당부했다. 코로나19의 진앙지였던 중국에서 춘제 대이동을 통해 감염이 확산됐다는 사실을 볼 때 추석 명절 대이동은 코로나 확산의 위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분명히 자제할 필요는 있다. 또 코로나의 감염 가능성은 신분의 고하는 물론 혈연도 따지지 않는다. 지난 주말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도 코로나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가족 만남 과정에서 무증상 감염된 부모 혹은 자녀가 가족에게 퍼트린 사례도 있었다. 반면에 상당수 가족들은 귀성 대신에 국내 휴양지에 모여 조촐한 가족 모임을 갖기도 했다. 제주와 동해안 등 인기 있는 국내 휴양지 숙박시설 예약률은 90%를 넘어섰다. 코로나 감염 가능성 때문에 추석 대이동을 삼가고 가족과의 만남 자제 요청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고 본다. 추석 명절 차례를 지내기 위해 직계가족이 만나는 것조차 눈치를 보게끔 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정부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선제조치들이 자칫 추석이 갖는 의미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할 가능성은 없는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추석 연휴에 귀성 대신 여행을 택한 가족들이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오히려 여행 일정을 숨기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도리어 가족은 물론 휴양지나 관광지 또는 식당에서 서로 간 방역 지침을 잘 지켜 최소한 감염 확산을 억제하도록 당부하고 설득하는 방역과 추석의 의미 간에 아슬아슬한 경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자칫 추석 대이동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아예 추석 대이동을 전적으로 금지하는 ‘셧다운’을 한 것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셧다운’ 없이 추석 연휴를 보내려면 만나는 사람들의 수를 최소화하고 만남의 시간을 짧게 한다든지 아니면 식사를 간단히 하는 등 가족 스스로 솔선수범의 자세를 갖도록 권유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온 국민이 한편으로 정부의 자제 요청을 수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다수 국민이 가족들과 ‘슬기로운 추석 연휴 보내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의 확산 여부는 앞으로 열흘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올해도 추석은 어김없이 왔다 갔지만 왠지 추석 같지 않은 느낌이다. 방역의 성공과 명절의 의미를 함께 살리는 아슬아슬한 추석이 내년에는 이어지지 않기를 학수고대한다.
  • 탄소 제로 선언한 ‘기후 악당’…시진핑은 다 계획이 있을까

    탄소 제로 선언한 ‘기후 악당’…시진핑은 다 계획이 있을까

    “에너지 전환에 6500조원 필요 등목표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 지적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2일 유엔총회 정상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공언해 실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쏟아 낸 만큼 이를 흡수하는 조치도 병행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자 대표적인 ‘기후악당’(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소홀히 하는 나라)으로 불리는 중국이 ‘탄소중립 국가’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중국의 에너지 현실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영국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두 번째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노력을 선택했다”면서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이 야심 찬 계획(탄소중립)을 어떻게 실현할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기후변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오는 2100년 전 세계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5도 정도 높아지는 선에서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설정한 목표치(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 상승)보다 높지만 그래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쓰는 에너지의 85%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화석연료다. 2060년까지 이 비율을 극적으로 낮춰야 하지만 이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영국 석유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표한 ‘2020년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의 52%를 소비했다. 이런 현실에서 수십년 안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약 5조 5000억 달러(약 6458조원)가 필요하다는 것이 BP의 추산이다. 앞서 이코노미스트도 24일 시 주석이 유엔총회에서 ‘206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제시한 데 대해 “중국은 다른 어느 국가가 약속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탄소배출 정점에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이것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전력 생산을 완전히 탈(脫)탄소화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로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 이상이 중국에 건설됐다. 시 주석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내년에 발표될 새 5개년 경제계획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새 한일관계 위한 문재인·스가 정권의 과제/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한국인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역사수정주의가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주요인이라고 봤으니 스가 정권에 거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 그런데 스가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필자는 자민당의 한 유력 정치인의 “앞으로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공손한 무시’”라는 말을 떠올렸다. 이번 대응은 한국 지적대로 ‘무시’였다. 아베 정권의 승계를 밝힌 스가 정권이 한일관계 타개를 위한 주도권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오히려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에 따른 현금화가 실행돼 일본 기업에 손해가 미치면 보복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기대와 달리 일본의 다수 여론이 지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또한 민관 차원에서 대일본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재 한일의 긴장은 단순히 2018년 대법원 판결이나 아베 전 정권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에 뚜렷해진 한일관계의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전환’한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따라서 양국의 정권교체로 한일관계가 변하기 어렵고, 한일 간 경쟁의식이 커져 쟁점에 대한 타협도 쉽지 않다. 특히 일본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사람이 많아진 점이다. 또한 과거에는 안보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역사 문제의 표면화를 억눌러 왔지만 북한이나 미중 대립을 대하는 한일 간 괴리가 커지면서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수출규제나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에서 보듯 과거사가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대립으로 파급될 뿐 아니라 새로운 역사문제를 재생산하는 악순환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한일 모두 정권 지지율의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서 대립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긴장은 ‘상대방의 책임’이지 ‘내 책임’이 아니다. 상대가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할 마음은 전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도 사회도 양보 못 하면 현재의 긴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포스트 코로나’의 지구촌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비슷하다. 양국 모두 안전보장에 관해서는 대미 동맹을 기축으로 한다. 경제에서는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인 한일은 미중 대립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북한 문제까지 안고 있다. 미중 협력 속에 북한 비핵화를 통해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를 추구하려는 한국 외교는 더욱 어려운 국면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대립의 격화 속에서 한일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은 중국 의존이 심화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한국 내 논의를 보면 그 ‘의견’이 얼마나 한국을 모르고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일본 사회는 미중의 틈바구니에서 북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 않는다. 적어도 고민을 공유할 수는 있을 텐데도 말이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사회에 그러한 어려움을 전달하는 노력을 하는지 묻고 싶다. 한일 정부 간에는 역사문제가 가시처럼 박혀 있어서인지 국가 생존 문제에 대한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다. 스가 정권은 북한 문제와 미중 갈등의 격화라는 상황 속에서 한일 간 괴리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한일 공통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일본 외교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평가함으로써 역사문제가 경제와 안보로 파급되지 않도록 관리했으면 한다. 그를 위해 한일 정상 간 소통을 긴밀히 하고 한국 정부가 ‘현금화’에 대해 전향적 타협안을 제시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도 청구권 협정과 대법원 판결, 피해자 구제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 개인의 자유, 국가·사회의 균형에서 온다

    개인의 자유, 국가·사회의 균형에서 온다

    좁은 회랑/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지음/장경덕 옮김/896쪽/3만 6000원 인류 역사는 더 많은 자유를 누리기 위한 투쟁과 희생의 점철이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억압당한 채 평등하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런 불평등의 세상을 놓고 “인간 사회가 끊임없이 중앙집권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게 정치사의 가장 큰 역설”이라고 꼬집는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유명한 대런 애스모글루 MIT 경제학 교수와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의 신작 ‘좁은 회랑’도 비대한 국가와 제약받는 자유에 흔들리는 현대국가의 딜레마로 시작한다. ‘포용적인 국가는 발전하지만, 착취적인 나라는 빈곤해진다’는 전작을 확장시킨 21세기 신자유론쯤으로 읽힌다. “국가는 강해야 하지만 이 거대한 ‘국가 유기체’인 리바이어던에 족쇄를 채워야 한다”는 강변이 눈에 띈다.두 사람이 ‘좁은 회랑’에서 치중하는 키워드는 자유다. 민주정·공화정을 도입한 아테네와 중세 이탈리아 도시국가부터 뿌리 깊은 독재체제의 중국·이슬람세계, 정부 부재와 독재 사이를 오간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포퓰리즘으로 흔들리는 지금의 미국 민주주의까지 넘나들며 자유의 성쇠를 펼쳐 보인다. 그 ‘자유의 향연’을 통해 저자들이 거듭 강조하는 점은 개인의 자유 유지를 위해 국가와 사회의 힘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체제는 17세기 중엽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가 일갈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막지만 통제받지 않을 경우 히틀러의 독일이나 마오쩌둥의 중국처럼 독재의 무서운 얼굴을 쳐든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자유를 위해 결집된 사회가 국가와 엘리트층을 통제하는 좁은 회랑으로 가자는 게 저자들의 지론이다. 물론 국가와 사회가 균형을 맞추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책 제목도 그런 뉘앙스를 풍긴다. 회랑에 진입하기 어렵고 이탈하기 쉽다는 뜻이다. 국가와 사회의 균형 잡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고 결과도 다르다. 흑사병으로 급격히 인구가 감소했던 유럽의 양상은 대표적인 예다. 노동력이 희귀해지면서 의무를 줄여 달라는 농노들의 목소리가 커져 봉건적 엘리트들의 사회통제 능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서유럽 사회는 국가의 독재적 통제에서 벗어났지만 농민들의 결집이 제한적이었던 동유럽은 달랐다. 잉글랜드와 프랑스, 네덜란드가 발전하는 동안 폴란드·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독재적 국가가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저자들은 중국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춘추전국시대 이후 지금까지 법가와 유가 사상 사이를 오간 통치 모형을 주시한다. 법가 모형에선 통치자가 국가와 법의 힘으로 사회를 억압했고 유가 모형에서도 보통 사람들이 국가와 황제에 맞설 대항력이 될 수 없어 독재의 기본 신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두 사람은 그 독재의 본질이 제국과 공산주의 시대의 연속성을 만들어 냈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누에가 실을 내고 결국 자신이 지은 고치 안에서 최후를 맞는다’는 14세기 아랍 학자 이븐 할둔의 표현을 빌려 독재적 성장의 다른 사례들처럼 중국도 치명적 도전에 직면하리라 전망한다. 중국과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교한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이 경제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회랑 안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못박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스트레스·우울증 줄여 주는 ‘산사 추출물’

    [과학계는 지금] 스트레스·우울증 줄여 주는 ‘산사 추출물’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 식품기능연구본부 이창호 박사팀은 산사 추출물이 코르티코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줄일 수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영양학 및 식품연구’에 실렸다. 장미과 산사나무에서 열리는 산사 열매의 추출물은 중국이나 유럽 등에서 혈액순환장애, 심장질환을 완화하는 민간요법으로 쓰이고 한의학에서도 복통, 구토, 만성장염 등 치료에 사용한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코르티코스테론을 장기 투여해 불안, 인지기능 저하 같은 사람의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유도하고 산사 추출물을 투여한 뒤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산사 추출물이 체내 활성산소나 산화효소 증가를 억제함으로써 불안과 인지기능 저하 같은 우울증 증상이 완화하는 것이 관찰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코로나19의 백신 ‘수직도시’

    [최만진의 도시탐구] 코로나19의 백신 ‘수직도시’

    치료제가 아직 없는 코로나19의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밀폐된 장소,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 모임, 밀접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밀한 도시에서는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산업화 이후 서구사회에서는 일은 도심에서, 거주는 교외의 자연에서 하는 획기적인 ‘전원도시’ 개념을 고안했다. 이는 세계적인 전파력을 가지게 됐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 주변에 주거를 위한 위성도시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러한 도시구조 생성은 자동차 등의 발달로 가능했지만 도리어 새로운 도시 문제를 야기했다. 즉 대량 이동이 쉬워져 도심의 초과밀화와 밀집·접촉의 정도를 급속히 심화시켰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를 비롯한 최근 전염병들은 여기에 편승해 대도시에서는 물론이고 국경마저도 쉽게 넘어 빠르게 전파됐다. 문제의 원천인 과밀화 현상을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책이 세워져 있다. 우선 도시지역을 주거, 상업, 공업, 녹지 등으로 구분해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도시 가장자리에 설치된 그린벨트는 지나친 팽창을 억제하기도 한다. 녹색길, 녹색공간, 수변공간 등으로 건강한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수도권처럼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조밀하게 거주하는 현실에서는 백약이 듣지 않는다. 이에 ‘수직도시’가 최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 구상은 도시에서 수평으로 펼쳐 놓은 주거, 상업, 녹지 등의 기능을 건물 내부에서 수직 방향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건물에 대규모 녹지 및 숲의 설치를 통한 공기정화, 미기후 조절, 쾌적한 정주 환경의 조성이다. 건물 내에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도시 공간 소모를 아끼는 장점도 도모한다. 그리고 도시 활동이 주로 수직 방향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가로 확장이나 수평적 교통이동도 많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도시 내에서의 불필요한 밀집과 접촉이 감소하는 효과도 따라온다. 세계 최초의 초고층 수직도시 건물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최근에 지은 ‘스테파노 보에리’다. 수백 그루의 나무와 수만 개의 식물을 아파트 건물의 내부와 입면 그리고 옥상 등에 가득히 심어 놓아 그야말로 거대한 숲을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생각은 영국 런던이나 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해 학교, 상점, 공원 등의 주변 시설이 겸비된 수천 명 또는 수만 명의 주민을 수용하는 복합 수직도시 빌딩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당면한 수도권의 주거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 신도시 건설과 그린벨트 해제 등의 정책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는 도시 과밀화와 수평적 이동 및 접촉을 발생시켜 더한 감염의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수직도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적 녹색 환경을 만들어 주는 감염병 시대의 건축적 백신이 아닐까 싶다.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우주 여행 필수품은 다름 아닌 ‘장내미생물’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우주 여행 필수품은 다름 아닌 ‘장내미생물’

    특수 처리한 우주식품이 장내미생물 교란장염유발 세균 증가, 염증억제 세균 감소장내미생물 불균형 우주인 건강 악영향 평소 과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건강에 조금만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용어가 다름아닌 ‘장내미생물’일 것이다. 사람 몸에 있는 미생물 숫자는 인간 세포 수와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39조개로 대부분 소장, 대장 같은 소화기관에 집중돼 있다. 이들 소화기관에 있는 미생물을 장내미생물이라고 하는데 인체가 분해할 수 없는 영양소를 분해해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비만은 물론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 면역계 질환,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 우울증, 양극성장애 같은 신경정신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그야말로 장내미생물 연구 ‘전성시대’이다. 이번에는 유럽 과학자들이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인 우주에서 우주인들이 건강하게 생존하는 데 장내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이탈리아 볼로냐대 약학·생물공학과, 브라질 파라이바연방대 식품공학과, 프랑스 소르본대 부속 피티에 살페트리에르병원, 심장대사·영양학 연구소, 리옹1대학 의생명과학연구소, 독일 베를린 응용과학대, 본대학 식품영양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유익한 장내미생물이 혹독한 환경의 우주여행에서 우주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첨단 생리학’(Frontiers in Physiology) 9일자에 실렸다. 지난 7월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UAE)가 동시에 화성탐사선을 발사하고 2022년 유럽, 2024년에는 일본이 화성탐사를 계획하는 등 많은 나라들이 화성탐사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는 지구 밖 생명체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제2의 지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2016년 12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인간이 화성과 그 너머 우주공간을 여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5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이언스가 제시한 우주여행의 5가지 걸림돌은 △우주방사선 △고독감 △우주곰팡이 △미세중력 △인적오류이다. 특히 미세중력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유인 우주탐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중력에 가까운 미세중력은 우주인의 뼈와 근육을 약화시켜 각종 디스크 질환을 쉽게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장기간 거주하는 우주인들에게는 근육손실을 막기 위해 매일 약 2시간씩 운동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은 운동으로도 막기가 힘들다. 뿐만 아니라 미세중력은 시신경과 안압에도 영향을 미쳐 시력 약화를 가져온다.연구팀은 미세중력으로 인한 근육량 감소와 골밀도 저하는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우주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보관하기 위해 동결건조한 뒤 방사선조사로 무균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지구에서 먹는 음식과 비슷하게 만든다고는 하지만 맛과 영양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특수한 과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우주인의 식단은 장내미생물을 교란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주여행과 관련한 앞선 여러 연구를 분석한 결과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들의 장에서는 장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는 증가하고 항염효과를 보이는 유익한 세균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감염과 염증에 취약하게 만들고 영양실조, 위장장애를 가속화시킬 수 있으며 면역체계 결핍, 신경정신질환, 인지력 저하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마르티나 헤어 본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미생물의 작은 변화라도 미생물과 숙주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균형관계를 붕괴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한 우주를 탐사하고 정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우리 몸속부터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언젠가 유인 우주탐사에 나설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 北 매체, 미일 군사 공조에 “한반도와 세계 평화 위협”

    北 매체, 미일 군사 공조에 “한반도와 세계 평화 위협”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미일 국방장관 회담 등 미국과 일본의 안보 협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고 경계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8일 ‘더욱 위험해지는 미일 동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세계가 코로나19 전파 억제에 집중하는 때에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결탁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어 내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괌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의 회담 등을 거론했다. 또 미국과 일본이 지난달 15일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우주분야 협력 강화 문제를 논의한 것 등도 열거했다.그러면서 “대조선 침략과 아시아 태평양 전략 실현에 일본을 전면적으로 끌어들여 지역에 대한 지배를 실현하려는 미국과 상전을 등에 업고 군사 대국화와 아시아 재침 야망을 이뤄보려는 일본 사이의 공모, 결탁의 산물”이라며 “화약내가 짙게 풍기는 미일동맹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현실적인 위험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향해서도 미국과 일본 협력 강화에 끼어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사는 “남조선 내에 ‘동북아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미일 간 군사협력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고아대는 쓸개 빠진 작자들이 있다”며 “미일 상전의 침략적인 군사 협력에 끼어들지 못해 안달 복달하는 남조선의 사대 매국노들이 가련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시진핑 “중국, 코로나 전쟁서 성과” 사실상 승리 선언(종합)

    시진핑 “중국, 코로나 전쟁서 성과” 사실상 승리 선언(종합)

    중국,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 개최…중난산 등 훈장 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지난 8개월여 동안 우리 (공산당)은 각 민족과 인민의 결합을 이끌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염병 대전을 펼쳤다”며 “거대한 노력을 기울여 코로나19에 대항, 투쟁하는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중난산 공정원 원사 등 코로나19 유공자를 직접 표창하며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시진핑 “코로나19에 전략적 성과 거둬”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와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전한 당, 정부, 공안, 군대, 언론, 홍콩·마카오·대만 교포와 해외 화교 동포에게도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중국 인민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생명을 빼앗긴 각국 국민과 함께 아픔을 느끼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100년간 세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전염병”이라며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발병은 인민 생명과 안전,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됐다”고 덧붙였다.“중국 코로나19 대응, 공개적이고 투명” 강조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 사회의 ‘중국 책임론’을 겨냥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면서 “단 1명의 환자도 포기하지 않고, 단 1명의 감염자도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과학 연구와 임상 치료에 집중해 초기에 핵산 검사 키트를 개발하고,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전국 농촌과 거주지, 기업, 의료 기관, 연구기관, 학교, 군 등 전 분야에서 중국공산당의 영도 아래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억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 회복 측면에 대해 “중국은 거시 정책의 대응 강도를 높이고, 기업 지원책과 취업 촉진 정책, 소비·투자 진작, 대외 무역 안정, 공급 사슬과 산업 사슬을 안정화하는 조치를 했다”면서 “국내 탈빈곤 정책을 추진하고 국제적으로는 32개국에 34개 의료 전문가 조직을 파견하고, 150개국에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중국 사회주의의 우수성 보여줘” 자찬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첫 발원지로 지목되고 초기 전면 봉쇄 조치가 내려진 후베이성과 우한 지역 의료진과 주민들의 희생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코로나19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성과는 중국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 제도의 우수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중국의 대국으로서 책임감과 당 전체와 전 국민의 자신감과 자부심, 응집력을 강화했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한 시기에 경제 발전의 여러 분야에서 정지 버튼이 눌러졌지만, 인민의 생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역사와 현실은 모두 우리에게 중국 사회주의 제도를 완비하고,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을 현대화하는 것만이 위험과 도전의 충격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중국 통계 일부 의구심에도 사실상 종식 선언 시진핑 주석의 이날 연설은 한 달 가까이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지역발생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내외적으로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단계에 올라섰음을 선언하고 자축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0명’이라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21일간 중국에서 한국에 입국한 사람 중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2명은 한국인이고 3명은 외국인이다. 한국에 입국해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드러나지 않는 코로나9 확진자가 중국에 여전히 있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나라가 그렇듯이 중국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증상인 상태에서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집계의 신뢰도로 곧바로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표창대회에서는 중국의 방역 업무를 총괄한 중난산 원사가 공화국 훈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장바이리, 장딩위, 천웨이 공정원 원사에 인민영웅 훈장이 수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빌 게이츠 “한국 잘했다” 방역 정책…제일 먼저 칭찬

    빌 게이츠 “한국 잘했다” 방역 정책…제일 먼저 칭찬

    교회발 확산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인터뷰“한국, 접촉자 추적·방역 행동변화에 진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한국의 방역 정책에 호평을 보냈다. 게이츠의 이번 인터뷰는 한국에서 교회 발 집단 감염이 시작되기 전 이뤄졌다. 빌 게이츠는 20일 이코노미스트가 공개한 화상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특별히 잘 대처한 국가나 놀라울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 나라가 있는지를 묻자 한국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 사이에서도 극적인 차이가 났다”며 “한국은 일부 감염이 발생했지만, 접촉자 추적과 (방역 지침에 따른) 행동 변화에 매우 진지하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덕분에 한국이 (확진자나 사망자 수에서) 매우 낮은 숫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민간기업들을 동원해 방역을 전속력으로 끌어올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앞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미리 경험한 것도 신속한 대처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불능 상태로 빠져버린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을 모범으로 재차 거명했다. 또 게이츠는 한국 외에도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를 방역 모범국으로 꼽았다. 게이츠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기대보다 선전했지만 유럽과 미국, 남미 지역에서는 거센 확산세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 대해 확산을 막기 위한 초기대응이 부족했지만 이후 바이러스 억제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최초로 바이러스 나타난 국가는 어떠한 경고 없이 사태를 맞이하기 때문에 감염자 수가 많다”면서도 “중국이 실수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세간에 떠돌던 경고 신호가 있었지만 12월, 심지어 1월 초까지도 이를 귀 기울여 조사하지 않았으며, 국제사회에 더 큰 경고 신호를 보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형적으로 권위적 방식이긴 하지만 (중국이) 바이러스 억제를 아주 잘했다”면서 놀라운 거시적 성취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에는 인구가 6000만명에 달하는 후베이성 한곳으로 의료자원을 집중해 병원을 신속하게 건설하고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 지침을 강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중국이 확진자 수를 매우 낮은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상 기후와 육식/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역대급 물 폭탄 세례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례없는 긴 장마가 지나간 제주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중국은 남부지역에서 홍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재민이 우리나라 인구 5178만명을 넘어섰다. 일본도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물난리를 겪었다. 유럽 각국은 잇달아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남서부는 40도 넘는 폭염이 덮쳤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8만년 만에 있을 법한 고온현상에 산불까지 겹쳤다. 이는 지구 온난화 아닌 가열화로 따른 기상 이변이다. 문제는 갈수록 지구가 더 빨리 뜨거워진다는 데 있다. 미래에는 상상 이상의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류는 유사 이래 가장 잘 먹고 잘산다. 이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메탄 등 지구 온도를 올리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평균 5도 이상 오르면 인류가 거의 살 수 없는 뜨거운 행성이 된다고 한다. 뒤늦게 인류는 심각성을 깨달았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내로 제한하자는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럽의회가 지난해 11월 본회의를 열고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회원국들에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더욱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5일 발간한 바이오사이언스지 1월호에 실린 156개국 1만 3632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기후 위기 경고’라는 보고서에서 “기후 위기가 예상보다 속도가 더 빨라져 자연 환경시스템과 인류의 운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인류는 경제 성장 이후 ‘부의 상징’인 고기를 많이 먹는다. 그런데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산업이다. 유엔 농업식량기구(FAO)가 2006년 내놓은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축산업이 18%로 전 세계 교통수단 13.5%보다 더 많았다. 특히 육류 가운데 소고기는 온실가스도 많이 내뿜고, 사육 면적도 넓고, 사료도 많이 필요하다. 조지프 푸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토머스 네메섹 박사가 사이언스지 2018년 1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의 식품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소고기는 60㎏이지만 완두콩은 고작 0.9㎏이다. 돼지고기 7㎏, 닭고기는 6㎏으로 소고기보다 적지만 식물류가 육류보다 10~50배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고기 1㎏ 생산에 쓰는 면적도 326.21㎡이지만 콩은 3.526㎡면 된다. 피터 알렉산더 에든버러대 교수팀이 2016년 낸 논문에 따르면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건조사료량이 2525㎏이나 들어간다. 축산업은 산림도 황폐화시킨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지난해 9월 5일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서 8월 한 달 동안 2만 5000㎢에 이르는 대지가 불에 탔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목축을 위한 초지 조성과 사료용 콩을 재배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육류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인류는 고기를 많이 먹으면서 암 등 만성질환에 시달린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몸도 지구도 건강해지기 위해 고기를 덜 먹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인류는 기후 위기 탓에 고기와 거리두기를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물론 고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나도 당신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다고 내가 사는 동안 “설마 기상 이변이 나를 위험에 빠뜨리겠어”라며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나 하나 육식을 줄인다고 지구적인 현상에 얼마나 변화를 미칠까에 대해 의문도 들 것이다. 하지만 작은 게 쌓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가 일어나는 것처럼, ‘뜨거운 지구’가 아닌 다시 ‘살기 좋은 지구’를 후손들에게 남겨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jeunesse@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재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북한이 공표한 데 대해 “남한이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면서 “2기 외교안보팀이 구성된 만큼 조속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북 제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기팀의 임무는 2018년 초의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해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라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학생운동한다는 기분으로 한미워킹그룹의 사실상 무력화 등을 관철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정 수석 부의장과의 일문일답.-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감염과 개성 봉쇄를 공표했는데 의도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개성은 남북 접촉의 최남단이고 남북 연락사무소도 있었던 곳이다. 남북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청정국이라 자랑했던 북한이 국제지원을 요청하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남한이 적극적으로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방역 협력을 얘기하면서 생명 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남한이 어떻게 판독하느냐는 통일부 일이다. 인도적인 사업은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방역협력 등을 재차 제안하면 남북 관계를 다시 열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누가 할 일인가.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새로 임명됐으니 NSC 상임회의를 열어서 대북 제안을 발표하는 절차를 밟으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팀을 어떻게 보나. “2기팀 인적 구성의 특징은 지북파(知北派)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직과 퇴임 이후 대북 사업을 많이 했다. 북쪽 사람들 말귀를 알아듣고 코드를 읽을 수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북쪽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인영 장관은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남북관계를 치고 나갈 의지가 있다. 2기팀은 1년 8개월 남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복원이라 함은 4·27 판문점 선언을 만든 2018년 초 상태로 남북관계를 리셋(되돌림)하는 것이다. 복원된 남북관계를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역할이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실행이 중요한데. “방역사업도 좋지만 이산가족 상봉도 명분이 좋다. 내 경험으로는 북한의 이득이 있어야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 과거엔 쌀과 비료였다. 2000년 6월 15일 이후 노무현 정부 말년까지 8년간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16번이나 했다. 비결은 쌀과 비료가 일정하게 간 것이다. 이산가족 사업을 한다면서 북한이 손해는 안 나게 해 줘야 한다. 왜 손해인가 하면 우리는 있는 옷 입고 상봉장에 나가면 되지만 저쪽은 옷을 다 해 입혀야 한다. 사람 찾는데도 우리는 행정 전산화로 수월한데 북쪽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야 한다. 행정력이 엄청 동원된다. 남한이 보낸 200명 명단 가운데 100명 확인하는 데도 힘이 든다. 실비는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울러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에 맞춰 준공하려는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건물만 지으면 뭐 하나, 기자재도 들어가야 한다. 그런 걸 인도적 사업으로 분류해 유엔 승인이 필요하다고 호소해야 한다. 식량 지원도 묶어서 대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대북 라인이 아직은 가동이 될 건데 북한에 미리 ‘이런 제안이 나가는데 깊은 뜻이 있는 거다. 이거 되면 줄줄이 여러 가지가 나오게 돼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특사 파견 말이 나온다. “못 할 건 없지만, 개성 남북연락소 폭파에 따른 국민 정서를 생각한다면 국민 절반 가까이를 대변하는 보수 언론으로부터 상당히 비판받을 것이다. 특사 파견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물밑 예고를 통해 끌어내는 게 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어느 쪽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이로울 것이라 보는가. “둘 다 비슷하다. 트럼프가 처음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때는 그가 대통령인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얘기해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얘기는 트럼프에서 끝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는 없었던 일이 됐다.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모두 대통령을 왕따시키고 과거 선비핵화 논리로 북한을 압박했던 대북 정책 코드가 부활했다. 바이든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원 원장은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다. “리선권 외무상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대화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했고, 7월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새판을 짤 용의가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안 나가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선 전에 새판을 짤 용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냅백(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항을 넣은 스몰딜의 가능성은. “빅딜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스몰딜로 시작해서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라는 북한식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가자는 합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한미 협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북한은 올해 1월 1일 ‘머지않아 세상은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북한이 미 대선 전까지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지킬 것이라 보는가. “지난달 27일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보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핵 억제력을 과시하거나 쓸 필요가 없다고 난 해석했다. 새 전략 무기를 선보인다는 말을 뒤집거나 보류시킨 것이다.” -한국의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내년 하반기 이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통일부 장관이 마중물을 잘 부어서 북한에 기대를 주고 인도적 사업이나 생명공동체 사업을 통해 물꼬를 트면 미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 맞춰 다시 한번 북미의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올해 안이라면 시간이 별로 없어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굿캅, 배드캅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굿캅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열어 두고 있다고 본다. 김여정은 소관이 분명치 않은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그전에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는데 소관이 분명치 않은 사람이 대남 사업까지 총괄하는 걸 보면 조선노동당에서 제일 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아닌가 추정한다. 조직지도부가 센 것은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일성 주석 생전에 소관을 밝히지 않은 제1부부장이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정치적 이해공동체다.” -한미워킹그룹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족쇄인 줄 모르고 우리가 뒤집어썼다. 순기능이 있다지만 역기능이 대부분이다. 2인 3각의 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없애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기 전에는 어렵다. 통일부는 워킹그룹 밖에서 할 테니 외교부는 미국 가져가지 말라고 치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사실상의 무력화, 그 방법밖에 없다. 미국도 감내해야 한다.” -이인영 장관이 돌파할 수 있을까. “학생운동했던 기분으로 해 줬으면 좋겠다. 미국이 시비 걸지 않도록 이 장관이 치고 나가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정세현은 누구 1945년 중국 헤이룽장성(북만주)에서 출생, 해방 후 귀국해 전북 임실에서 성장했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정치학 박사. 통일부 직원 출신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석좌교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원광대 총장을 거쳐 2019년 9월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저서로는 ‘모택동의 국제정치사상’, ‘담대한 여정’ 등이 있다.
  • 트럼프 “틱톡 8월1일부터 금지”…MS, 인수협상 미래는(종합)

    트럼프 “틱톡 8월1일부터 금지”…MS, 인수협상 미래는(종합)

    기밀유출 등 국가안보 우려 제기미중 갈등에 추가 악재 될 것으로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만나 틱톡의 사용을 이르면 8월 1일(현지시간)부터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틱톡에 관한 한 우리는 미국에서 사용을 막을 것”이라며 “나에게는 그런 권한(틱톡의 사용을 금지할 권한)이 있다”며 비상경제권법이나 행정명령을 집행에 동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조치가 내려지느냐는 물음에 “곧, 즉시 이뤄진다”며 “내일(1일) 문건에 서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틱톡은 화웨이(華爲), ZTE(중싱통신)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IT) 다국적 기업 가운데 하나다. 미국 의회는 중국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고 의심해 이들 기업의 장비를 쓰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중국 관리들에게 유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틱톡을 다운로드 수는 20억건을 넘었고, 미국 내 다운로드 수도 1억6500만건에 달한다. 틱톡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중 갈등이 악화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중국의 산업통상정책, 영사관 폐쇄 등을 두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갈등을 고조시켜왔다. MS, 틱톡 인수 협상 어떻게 되나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건 당신들이 들어온 것처럼 (기업을) 사고 파는 문제에 대한 게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든 어디든”이라며 “우리는 인수합병(M&A) 회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MS가 틱톡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지만 틱톡이 미국 내에서 금지되면 인수 절차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MS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틱톡이 미국 기업으로 분류된다고 해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틱톡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에 수십억달러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화웨이도 자국 내 사용금지 조치 트럼프는 화웨이 장비에 대해서도 자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을 뿐만 아니라 동맹국에도 퇴출을 압박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화웨이 장비를 쓰면 나중에 공산당 명령을 받아 백도어(인증 없는 네트워크 침투)로 정보를 빼낸다는 게 사용금지 이유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차세대 이동통신과 같은 첨단산업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고 배제 전략을 쓰고 있다고 관측한다. 미국은 중국 첨단기술 기업들에 미국 기술이 이전될 것을 우려해 수출규제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도 차단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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