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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이후 佛·英·日 등 12개국 토빈세 검토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세금이 탄소세인 것처럼 지구촌의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하는 세금이 토빈세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토빈세 도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토빈세 도입 문제는 정상회의 합의문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G20 정상 공동 명의로 국제통화기금(IMF)에 토빈세 도입에 관한 연구·검토를 요청했다. IMF는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브라질 거래세 부과·타이완 핫머니 유입 억제 토빈세 도입 논의는 수십년 동안 계속 이어졌다. 1995년에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 의제로 상정됐다. 유럽 각국에서는 토빈세 도입 운동을 목적으로 국제금융과세연대(ATTAC)가 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와 소수 정치인들만 지지했을 뿐 주류 의제가 되진 못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토빈세가 세수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며 IMF에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금융규제를 터부시하는 성향이 강한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도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자본통제가 지옥에서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은 지난해 10월 경제학자 9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립해 세계 모든 금융거래에 0.005%의 토빈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0.005%만으로도 해마다 300억유로(약 50조원)를 거둘 수 있다.”며 이 자금을 저개발국에 지원하자고 강조했다. 신흥경제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이 전 세계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채권과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2% 거래세를 부과한다. 과도한 외화자금 유입이 헤알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에 압박을 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타이완은 지난해 11월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자금이 정기예금에 돈을 넣고 이자와 환율 차이에서 나오는 이익을 노리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美도 변화 움직임… 일부 의원 법안 준비 토빈세는 국제공조 없이는 도입이 쉽지 않다는 중요한 약점이 있다.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다른 나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토빈세를 도입한 나라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토빈세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 1984년 스웨덴이 토빈세 모델을 본떠 증권거래세를 도입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자 결국 1991년 폐지했던 사례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토빈세를 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 준다. 또 다른 걸림돌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금융 대국인 미국은 금융거래 위축을 우려한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하루 단위 금융시장 활동에 세금을 물릴 계획이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토빈세 도입 법안을 준비하는 등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세회피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용어 클릭] ●토빈세 미국 경제학자이자 198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단기자본 이동에 세금을 물려 그 돈을 저개발국 지원에 쓰자는 것이었다. 그는 국제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 때문에 각국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토빈세를 제안했다. 그는 “급작스럽게 돌아가는 국제금융시장의 톱니바퀴에 모래를 약간 뿌려야 한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 주요국 내년 부동산·주식시장 전망

    주요국 내년 부동산·주식시장 전망

    “거품 붕괴냐 가치 회복이냐.”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 및 경제 위기가 올해 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내년도 세계 각국의 자산시장 향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회복과 함께 자산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과 그동안 축적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및 지역의 내년도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을 전망해 본다. ■미국 - 경제지표 호전… 내년초까지 증시 상승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미국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은 올해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하면서 새해를 맞고 있다. 일부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지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보고 있다. 뉴욕 주식시장은 연말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지수들은 지난 3월 바닥을 친 뒤 가파르게 상승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4일 현재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9일 대비 무려 66.5%나 급등했다. 올 한 해로 보면 24.7% 상승했다. 다우지수도 연초 대비 19.9%, 나스닥지수도 44.9% 각각 올랐다. 오하이오 톨레도의 투자자문회사 사장인 앨런 란츠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고 현재는 주식 이외에 뚜렷한 투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의 솔라리스자산관리회사 수석투자책임자 팀 그리스키도 “주식에 투자할 적기이며 다른 어떤 투자보다 좋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론을 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람이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인 핌코의 최고경영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다. 엘 에리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식시장 급등은 상당부분 연방정부의 지출확대와 제로금리의 결과이며,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주가가 3~4주 새에 10%가량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를 기록하고 있는 실업률도 내년 말까지는 8%를 웃돌고 미 경제성장률도 평균 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그는 펀드 자산 중 주식 비중을 계속 줄이고 있다. 주택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속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주택판매가 전달보다 7.4% 늘었다. 2007년 2월 이후 최고치다.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도 3분기에 3.1% 상승했지만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2분기보다는 28% 하락한 수준이다. 주택경기 회복은 정부가 최초주택구입자들에 제공한 세제혜택과 저금리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이 내년 중반 끝나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좀처럼 줄지 않는 차압가구수도 변수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까지는 경기부양책이 경제회복을 견인하겠지만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kmkim@seoul.co.kr ■중국 - 돈풀려 부동산 20~30% 오를 듯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이 2010년 세계 경제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 자산시장은 내부에서조차 잇단 경고음이 들려올 정도로 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올 들어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무색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했다. 베이징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상승폭이 50%를 넘었다. 최근의 이상급등은 정부의 규제정책 발표 전 ‘막차’라도 타야 한다는 매수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종합지수의 경우 연초 대비 100% 이상 올랐다. 올 신규대출 9조 6000억위안 가운데 4조위안 정도가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다는 추정과 함께 외부의 투기자본이 대량 유입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내년에도 이 같은 상승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가행정학원의 왕샤오광(王小廣) 연구원은 “정부의 완만한 통화정책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부동산 가격은 20~30%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역시 현재의 주가지수가 역대 최고치였던 2007년 10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산시장의 건전성 여부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萬科)그룹의 왕스(王石) 이사장은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 등 이른바 ‘1선도시’ 부동산 거래의 80%가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런 추세가 2선, 3선 도시들로 만연되면 1990년대 일본과 마찬가지로 곧 부동산 버블 붕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판강(樊綱)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 위험이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양도세 면세 기준을 현행 2년 보유에서 5년 보유로 늘렸고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토지매각에도 브레이크를 걸었다. 국제 투기자본 규제책도 마련했다. 버블 관리에 나섰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내년 중반쯤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정부의 ‘출구전략’이 중국 자산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일본 - 디플레 지속… 美·유럽 회복 변수 │도쿄 박홍기특파원│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경제단체연합회의 강연에서 “내년 봄 전후, 경기 추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길도 결코 평탄하지 않다.”며 내년의 경기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일본의 전반적인 경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다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계속적인 성장과 미국·유럽의 시장 회복이 변수다. 정부는 최근 내년의 경제와 관련, 실질 성장률은 1.4%,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 0.8%, 실업률은 5.3%로 예측했다. 또 지난달 21일 공식화한 물가하락 속의 경기침체인 디플레이션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후지토 노리히로 미쓰비시증권 시니어 투자전략가는 “일본 주가를 누르는 제1요인은 디플레”라면서 “디플레는 자산가격의 하락을 강하게 부추기는 만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닛케이평균주가를 8000∼1만 1500선으로 제시했다. 물론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고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기업의 실적이 개선돼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 25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부동산 시장도 흐림이다. 주택투자는 건설경기의 침체로 내년에도 가시적인 회복이 힘들다는 것이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 1~11월 신축된 주택은 71만 9112채로 1964년의 75만 1429채 이래 45년 만에 연간 80만채를 밑돌았다. 지난해 109만 3485채에 비하면 무려 30%나 감소했다. 경기 악화와 함께 고용·소득의 불안이 주택 구입에 대한 의욕을 억눌렀다. 또 전국 상업지 가격의 연간 변동률은 지난해에 비해 5.9%나 떨어졌다. 부동산투자감소가 땅값 하락의 요인이다. 이시자와 다카시 미즈호증권 부동산분석가는 “내년 전국의 상업지 땅값은 올해에 비해 8%, 주택지는 6%가량 추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hkpark@seoul.co.kr ■유럽 - 상업용 부동산대출만기 몰려 악재 내년도 유럽 자산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등을 근거로 ‘완만한 회복’을 전망한다. 반면 일부에선 유럽발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자산시장 거품붕괴를 예상하는 비관론도 나온다. 막대한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40% 넘게 급락한 이후 여전히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대출과 상업용모기지유동화증권(CMBS) 만기가 내년 이후 몰릴 예정이라는 점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하는 지적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지역내 올해 만기가 돌아온 상업용 모기지는 650억달러(77조원)에 불과했지만 내년에는 1040억달러, 2011년 1540억달러, 2012년 1640억달러에 달한다. 이와 함께 비거주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CMBS는 2014년까지 660억유로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피치는 영국은 2012년, 독일은 2013년에 CMBS 만기 집중으로 인한 병목현상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등에서 내년도 유럽 주식시장을 전망하면서 빼놓지 않는 변수는 바로 유럽 각국의 재정적자 문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2일 내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세계 10대 뉴스’ 가운데 하나로 유럽발 2차 금융위기를 꼽았다. 뉴스위크는 정부의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가 넘는 스페인과 아일랜드, 영국, 그리스 등이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으며 이는 2차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올해 그리스와 스페인이 재정적자 문제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에서 보듯 부실한 국가재정이 신용위기를 부르고 신용위기가 다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에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장 국가부채 규모가 큰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 포르투갈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과 발트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은 물론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론도 크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고 국제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이와 관련, 캐럴라인 애킨슨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에 힘입어 경제 회복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부채 문제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코펜하겐 회의 이후] 자국 이기주의 여전… 2년전보다 되레 후퇴

    [코펜하겐 회의 이후] 자국 이기주의 여전… 2년전보다 되레 후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예정 날짜를 하루 넘긴 19일 폐막했다. 진통 끝에 ‘코펜하겐 협정’이 마련됐지만 총회 승인조차 받지 못하는 등 이번 회의는 미완 혹은 실패라는 이름으로 남게 됐다. 코펜하겐 회의 결과와 의미, 각국의 득실 그리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2년, 그리고 12.5일간의 마라톤 끝에 한 계단’ 지난 2007년 13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발리행동계획’을 채택, 2년 뒤 열리는 15차 회의에서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 체제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단지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회의의 성과는 미비하다. 좀더 엄격히 평가하자면 선진국의 온실가스 의무 감축, 개발도상국의 자발적인 감축 행동에 합의한 13차 총회보다 한참 후퇴했다. 우선 지구 평균 기온 상승분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만 명시했다.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50% 감축해야 섭씨 2도로 제한할 수 있다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위원회(IPCC) 권고 내용조차 담지 못한 셈이다. 내년 1월 말까지 선진국은 2020년 감축 목표를, 개도국은 실행방안을 담은 감축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긴다고 하더라도 섭씨 2도 제한이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선진국은 개도국에 대한 지원 목표나 규모는 회의 개도국을 만족시킬 수준은 아니지만 진일보했다. 5차 총회에서 빈국 지원을 약속한 뒤 이행하지 않은 선례에 비춰볼 때 이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자금 조성·관리 방법 등에서 의견 차이가 큰 만큼 여전히 논란거리다. 감축 검증도 원론적인 수준에만 합의해 갈 길이 멀다. 이같은 ‘반쪽짜리’도 안 되는 결과를 낳은 원인은 각국의 이기주의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각각 대변하는 미국과 중국이 2차례나 양자 회담을 가졌음에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이 이 같은 협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110여개 정상들이 모였지만 결국 회의 마지막날에는 28개 국가끼리 초안 작성을 시도했고, 마지막에는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모여 ‘코펜하겐협정’을 만들었다. 유럽연합(EU)조차 마지막에는 배제됐다. 그 결과 이번 회의의 공식적인 문서로만 인정받았을 뿐 총회에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5개국과 EU 정도만이 부족하지만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고 개도국 모임인 G77은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190여개국이 속한 유엔이라는 틀이 효율적이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17개국의 모임인 에너지와 기후에 관한 주요국 포럼(MEF)과 같은 작은 그룹 단위의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으며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MEF 같은 형태가 바람직하다고까지 보도했다. 하지만 소그룹 차원의 논의가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유엔이 여전히 가장 유효한 틀이다. 다른 나라를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숙제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코펜하겐협정에 따라 내년 말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 12월 16차 총회에 앞서 5월31일 독일 본에서 열리는 사전 중재 회의가 ‘포스트 코펜하겐’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회의 결과가 지나치게 포괄적인 탓에 본 회의에서 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 내년 개최되는 MEF 장관급 회의, 4·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른 국제 협의체에서의 논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코펜하겐기후회의 폐막] 美 “개도국 年1000억弗 지원 동참”

    1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 폐막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예상대로 정치적 합의문을 채택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 자체로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내년 6월 독일 본에서 열리는 실무 회의에서 논의될 협약의 기본틀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계획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PCC)의 권고치 수준으로 정해졌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분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로 억제하기 위해 전지구적으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50% 감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당초 기후변화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도서 국가 모임(AOSIS)은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선진국은 2020년까지는 의무적으로 일정량을 감축해야 한다. 2도 이하를 목표치로 설정했더라도 실제로 이번에 제시된 감축 목표치로는 상승분이 3도 정도가 될 것이라는 유엔 사무국의 분석이 제기된 만큼 향후 실무 회의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기후변화 취약 국가를 돕기 위한 지원은 일부 선진국이 지난 11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과 기간보다 늘어났다. 당시 초안은 향후 2010~12년 연간 100억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었다. 지원과 관련, 정상회담 전 미국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선진국이 장기적으로 연간 1000억달러를 지원하는 데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이에 앞서 단기적 차원에서 유럽연합과 일본이 향후 3년에 걸쳐 106억달러, 195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지원 계획 동참의 전제조건으로 중국의 감축 활동 보고를 내걸었다. 이에 대해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화와 협력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뉴스&분석] 잇단 충격요법… 北경제 무슨 일이

    북한이 16일 경제 관련 법률 3개를 한꺼번에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단행한 화폐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주민들의 장롱 속 돈을 밖으로 끌어내 경제 회생에 활용하려는 몸부림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부동산관리법과 물자소비기준법, 종합설비수입법 등을 제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부동산관리법에 관해 “부동산의 등록과 실사, 이용, 사용료 납부에서 나서는(제기되는) 원칙적인 문제들이 규제돼 있다.”고 밝혔다. 또 물자소비기준법과 관련,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생산과 경영활동이 고도로 현대화되는 데 맞게 물자소비 기준을 부단히 낮추는 법적 담보가 마련됐다.”고 했다. 북한은 이들 법률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한 재정 확충과 자원의 효율적 관리, 중앙집권적 요소 강화 등에 초점이 맞춰진 인상이다. 부동산관리법은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확산된 시장의 변화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부분적 점유권이 허용되는 부동산의 사용료 징수를 극대화함으로써 재정 확충도 도모하는 일석이조의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2006년부터 부동산 가격을 제정해 사용료를 징수해 왔고, 2007년에는 국가예산의 15.4%를 부동산 사용료로 충당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부동산의 재정 비중이 높다. 물자소비법도 이면에는 강력한 소비 억제와 사재기 등의 시장적 요소 퇴출을 겨냥하고 있는 듯하다. 어차피 극심한 물자 부족으로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어려운 만큼 공장이나 기업소에서의 효율적 물자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종합설비수입법도 경제 분야에서의 정부 개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별 단위 기업소에서 비공식 루트로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 오던 것을 바로잡고 기업간 설비 매매에도 질서를 부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법 제정은 화폐개혁의 연장선상에서 사회주의 생산 양식에 위배되는 사람들에 대해 법과 제도를 통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토대로 2012년 강성대국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시론]‘기후변화 경제학’ 시대에 승자가 되려면/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시론]‘기후변화 경제학’ 시대에 승자가 되려면/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지금 코펜하겐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코펜하겐 서미트가 개최되어 미디어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 특히 중국이나 인도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중국·인도는 경제발전을 위해 너무 많은 양의 온실가스 감축은 어렵다면서 선진국들에 보다 많은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환경보호가 올라가기 위해서 경제는 내려가는 ‘트레이드-오프’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현재의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유엔의 스턴스 보고서가 2007년 발간되면서 인간의 경제 활동과 기후변화 관계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고 세계 각국이 온난화 방지를 위한 방안, 즉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논리를 반박하는 새로운 이론이 부각되고 있다. 화석 연료에 근간을 둔 지난 세기의 경제성장 방식 대신 저탄소에 기반한 ‘그린 이코노미’의 새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기후변화의 경제학’이 등장하면서 환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녹색성장 전략들이 미국 등 선진국들 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선언하면서 녹색기술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육성하는 녹색성장 정책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러한 녹색성장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패러다임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강화해 환경보호운동이 강화되면서 환경산업, 즉 녹색산업 시장이 창출되고 이 분야의 고용이 증가하면서 경제발전에 다시 기여하는 선순환 루프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0% 이상을 에너지 관련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녹색성장은 곧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는 크게 수송분야와 발전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발전분야가 전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녹색성장 전략은 발전분야,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는 신재생에너지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만,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시장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시장이다. 이번 코펜하겐 서미트를 기점으로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정하고 국제협약에 따라 추진이 되면 세계시장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 이러한 거대한 시장을 국내 경제성장의 기반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또는 원자력의 산업화가 절실하다. 특히 지난해 미국 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후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더불어 글로벌 이슈의 양대 산맥을 이루게 됐다. 우리가 기후변화를 국가성장전략으로 현명하게 이용을 할 경우,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처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우리도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정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국제사회에서 승자 편에 서서 녹색성장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국익과 국격 제고에 힘쓰겠다고 발표한 이상, 현 시점에서 우리는 모두 힘을 모아 환경과 경제를 살리는 솔로몬식 해답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레나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선진·개도국 초안 내용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선진·개도국 초안 내용

    지난 11일까지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대한 3가지 초안이 공개됐다. 2가지는 회의 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각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실무그룹인 장기협력행동에 관한 특별작업반(AWG-LCA)이 작성한 것이다. AWG-LCA의 초안은 대체적으로 예상되는 원칙 아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담았다. 하지만 회의 이틀째인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공개한 선진국 초안은 개도국도 선진국과 같은 기준으로, 자발적이 아닌 의무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모든 당사국이 1990년 대비 50% 감축해야 한다는 부분을 구체적 수치로 환산하면 산업혁명 이후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제공자인 선진국이 앞으로도 개도국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도 연간 100억달러를 그것도 2020년까지가 아닌 2010~12년까지만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후진국이 요구하는 규모가 수천억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최빈국이나 기후변화 취약국에 지원금이 우선 배정돼야 한다고 적고 있어 중국, 인도 등이 크게 반발했다. 겉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자국의 입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비단 선진국만이 아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0일 공개한 개도국의 초안은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 이상 줄여야 한다는 선진국의 의무 감축 목표만을 정했을 뿐, 개도국 스스로에 대해서는 각국 사정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내용만 담았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PCC)는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내외로 억제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2도’라는 부분에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투발루 등 기후변화로 당장 생존의 위협을 받는 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1.5도로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협상 과제가 추가된 상황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은행 덩치 불리기 경쟁 재연?

    은행 덩치 불리기 경쟁 재연?

    경기회복이 뚜렷해지면서 은행들의 외형 부풀리기 경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국내 6개 주요 은행이 내년에 신설을 추진 중인 점포는 줄잡아 130개가 넘는다. 현재 점포 개수 4627개의 3%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비효율적인 외형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 등 6개 주요 은행은 내년에 136개가량의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이 은행들의 지점 수가 45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의 경우 88개 점포가 신설됐지만 금융위기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133개의 점포가 폐쇄됐다. 은행들이 점포를 신설하는 곳은 주로 신규 수요가 급증하는 신도시 개발지역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내년 40개의 지점을 판교·송도·파주 등 신도시 개발지역에 설립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겨냥해 아파트형 공장 개발지역과 공단 조성 단지에도 지점을 만든다. 국민은행도 파주 운정지구, 판교 신도시, 경기 양주 신도시 등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지역을 중심으로 20여개의 지점을 신설한다. 올해 국민은행은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을 위해 61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내년에 21개를 늘리기로 한 하나은행은 판교와 인천 청라지구, 파주 운정지구 등에 집중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7개 지점을 늘린 데 이어 내년에는 25개가량,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올해 각각 6개와 1개 지점을 줄였지만 내년에는 서울·수도권 위주로 15개 내외의 지점을 신설한다. 주요 은행들의 신설 점포가 수도권 신흥 상권 지역에 몰림에 따라 지점 신설이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경기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갈 것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예측하고 있다.”면서 “주민 수요가 급증하지만 점포가 없었던 신규 대도시로 은행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내년에는 점포 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국내 점포 외에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점포 확대는 국내외에서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경쟁의 비효율성을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점포 수가 많아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은행이 내실보다는 규모 확대 경쟁에 치우치는 것은 문제”라면서 “유망한 지역이라고 은행들이 너도나도 달려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하다 보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태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은행들이 수익성 나쁜 기존 점포를 정리하지 않고 신규 점포 설립에만 치중한다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점포 설립이 자율화돼 있어 일일이 금융당국이 간섭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은행들이 무리하게 외형을 늘리는 것을 억제하도록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협약 초안 “기온상승 1.5~2도 제한” 윤곽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시작된 지 닷새째인 11일(현지시간) 총회 공식 협약 초안이 알려지면서 협약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개도국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포함한 개도국만의 기후협약 초안이 나오는 등 협상은 회를 거듭할수록 난항에 빠지고 있다. 교토의정서 연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총회의 공식 협약 초안은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대비 1.5~2도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확인된 초안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나 일부 도서국가처럼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들은 1.5도 억제를 지지하는 반면 선진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들은 2도 억제를 원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이 초안은 총회의 협상단 가운데 하나인 장기협력행동 특별작업반(AWG-LCA)이 제안한 것으로, 특별작업반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비전 설정을 목표로 구성됐다.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해서는 1990년 대비 50%, 80%, 95%의 3가지 목표가 제시돼 있는데 선진국은 50% 감축을, 중국 등 개도국은 선진국들이 감축 책임의 대부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논의는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이어졌다. EU 27개국 정상들은 10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진행된 EU정상회의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2억유로(약 12조 3000억원)를 후진국 및 개도국에 지원하기로 11일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국가들은 3년간 매년 24억유로(약 4조 1000억원)를 ‘신속 지원금’으로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주요 개도국들은 모든 당사국이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으로 50% 이상 줄이기로 한 덴마크의 ‘코펜하겐 합의서’ 초안에 대응하는 개도국의 ‘코펜하겐 협약’ 초안을 10일 발표했다.11쪽 분량의 초안은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이 주도해 작성한 것으로 개도국을 제외한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도록 하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선진국은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며 이는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 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보다 감축 목표를 8배 늘린 것이다. 이에 앞서 이보 데 보어 UNFCCC 사무총장은 10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토의정서를 연장하는 협약 등 2개의 협약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는 몇 가지 이유로 반드시 연장돼야 한다.”면서 “이달 안으로 교토의정서를 연장하는 협약과 새로운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협약이 마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협약에 대해서는 “충분히 많은 국가가 비준할 때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中 경기부양 미세조정 가능성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는 6일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 이틀째 회의를 열어 올해의 경제정책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도 경제정책 기조를 논의했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성장유지, 내수확대, 구조조정 등 올해의 경제정책 기조를 내년에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후 주석도 지난달 27일 정치국 회의에서 “거시경제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한 수준의 완만한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얘기다.하지만 미세한 조정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의 판젠핑(範劍平) 주임은 “내년도 경기부양 계획의 방향과 규모 등에 있어서 미세한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면서 “조정 여부는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 및 중국 내수시장의 동향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천둥치(陳東琪)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도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신규 신용대출 규모를 억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허증권 수석경제학자 줘샤오레이는 “내년도 경제성장의 중요한 구동력은 투자에 달려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보다 소비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소비확대를 위한 분배정책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서민들의 소득수준 확대가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분배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중앙경제공작회의는 3일간 열렸기 때문에 7일쯤 폐막하면서 내년도 경제정책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1994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매년 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전원과 국무원 경제부처 수장, 전국 31개 성·시·자치구 경제정책 책임자 등이 모여 한 해의 경제정책을 평가하고 이듬해의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경제 관련 최고위급 회의이다.stinger@seoul.co.kr
  • [北 화폐개혁 이후] “北의 조치는 기업가 계급 견제용”

    [北 화폐개혁 이후] “北의 조치는 기업가 계급 견제용”

    “북한의 화폐개혁은 시장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한 주민들이 체제를 위협할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부소장은 분석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그는 2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에 ‘김정일의 가짜 화폐개혁’이란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놀랜드 부소장은 “최근 터키와 가나가 단행한 ‘좋은’ 화폐개혁과 달리 북한의 조치는 ‘나쁜’ 화폐개혁”이라고 주장했다. 터키와 가나는 과거의 실패한 경제정책과 단절하려는 목적으로 모든 국민이 옛 화폐를 새 화폐로 전부 바꿀 수 있도록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 사람당 10만원 이상 교환할 수 없게 했기 때문에 애써 모은 돈이 휴지조각이 될 신세가 되자 분개한 주민들이 북한돈을 중국 위안화와 달러화, 물건 등으로 바꾸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놀랜드 부소장은 북한정권이 1948년 수립된 이래 10년마다 이와 비슷한 화폐개혁을 발표했으며, 이는 민간 사업가들이 저축한 돈과 사업자금을 쉽게 빼앗을 수 있는 구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놀랜드 부소장은 “공산주의 사회인 북한에서 자본주의가 싹트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북한에서는 공장에서 이탈한 노동자부터 정부 고위직 관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곡물, 중국산 소비재 등 대부분의 물건을 시장에서 사고 판다.”고 전했다. 또 연이은 흉작으로 곡식값이 뛰자 농민들은 들에서 거둬들인 옥수수 등을 암시장에 내다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의 경제제재로 당국의 재정상황이 나빠진 것도 시장 활성화를 부추겼다고 놀랜드 부소장은 분석했다. 시장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북한은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 형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개정 형법은 경제범죄의 정의를 넓혀 사실상 모든 상거래 활동을 금지했다. 놀랜드 부소장은 “당국이 갖은 수단을 동원해 민간경제를 붕괴시키려 애쓰고 있지만 주민들의 시장 활동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원자바오 “부동산투기 막아라”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부동산 투기를 막아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달 27일 상하이(上海) 보장성 주택 건설 현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재정, 금융, 토지정책으로 강력하게 뒷받침해 도시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특히 부동산 투기를 강력하게 억제하라.”고 지시했다. 올들어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부동산 투기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제일재경일보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원 총리 외에 또 다른 최고 지도자 한 명도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관련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이에 따라 곧 열릴 예정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대출축소 등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2007년 투기억제책 발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월 이후 폭등세로 돌아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투기성 자본이 몰리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20~30% 이상 폭등했다. 지난달 말 상하이 준 도심 지역 한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당 2만 3000위안(약 400만원)이었다. 이는 2006년에 비해 90% 이상 급등한 것. 아파트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토지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선전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는 최근 30억 5000만위안(약 5200억원)을 들여 상하이 근교 토지 21만㎡를 매입했다. 이는 입찰 초기 가격의 세 배에 해당한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대출을 대폭 축소하는 문제는 경기부양을 위한 거시경제 정책과 맞물려 있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고민이다. stinger@seoul.co.kr
  •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1,417,000,000,000’ 적자 최대… 美부채 GDP의 85%

    쓸 돈은 많은데 세입은 적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 때문에 미국의 시름이 깊어간다. 한편으로 미국 시민들은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시행한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최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과 건강보험 교육의 부담을 진 버락 오바마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세금을 늘리려 하지만 공화당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최고의 재정적자와 최저의 세수’라는 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현실을 진단해 봤다. 미국이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2009회계연도(2008년 10월~2009년 9월) 미국 재정적자는 1조 417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9620억달러나 늘었다. 당초 예상했던 1조 58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미국 역사상 최고기록이다. 우리 돈으로는 무려 1641조원이 넘는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GDP)의 84.8%로 역대 최고다. ●“오바마 빚 못 줄이면 더블딥” 내년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백악관 관리예산처(OMB)는 2010회계연도 재정적자를 올해보다 850억달러 늘어난 1조 5020억달러로 전망했다. 2011회계연도부터 점차 축소되어 2015년 7390억달러에 이른 뒤 2016년부터는 노령화로 인한 사회보장비 증가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붓는 전쟁비용도 골치다. 올해 지출한 국방비가 662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에 아프가니스탄 관련 비용으로 1300억달러를 승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증하는 정부 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없으면 미국 경제는 더블딥 불황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다. 대규모 재정적자는 지난해 가을 발생한 금융위기를 조기진화하기 위해 불가피했던 측면이 강하다. 금융기관에 지원한 구제금융만 해도 7000억달러나 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미국 재정 건전성의 토대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있다. 역대 최저수준의 세금부담률이다. 싱크탱크인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가구의 세금부담수준은 최근 수십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상위계층의 세금부담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CBPP는 “소득 최상위 가구의 연방 세금부담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부시 행정부에서 이뤄진 세금감면이 주된 원인이었다.”면서 “세금감면으로 부유층 세금부담이 줄어든 만큼 정부세입도 감소된다.”고 밝혔다. 또 “재정적자의 이면에는 조세감면과 국방비 지출증대, 국토안보와 이라크·아프간 활동비, 경기침체 등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낮은 세금부담은 소득 불평등도 악화시키고 있다. 미 의회 예산사무처(CBO)는 세금감면 혜택의 3분의1이 상위 1%에, 혜택의 3분의2는 상위 20% 소득계층에 돌아간다고 분석했다. 또 세금감면액의 4분의1이 연간 소득 100만달러 이상인 최상위 0.3% 가구에 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하위 60% 가구에 돌아가는 혜택은 전체 세금감면의 6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오바마 정부로서는 증세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화당을 비롯, 국민들의 광범위한 납세 거부 정서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장 35%인 현재 최고 소득세율을 2011년 빌 클린턴 정부 당시인 39.6%로 되돌리려 한다. 고소득층이 모기지 이자와 자선단체 기부금에 대해 얻는 공제액도 제한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납세자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 4월15일 연방 세금보고 마감일을 즈음해 미국 전역에서는 세금 납부에 항의하는 이른바 ‘티 파티 저항(Tea Party Protest)’이라는 시위가 발생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증세정책은 세금제도가 경제성장을 확실히 돕는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후유증이 덜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세금 공제를 없애서 세수의 폭을 넓히고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예산을 안정화하고 국가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의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감세정책을 고수하는 공화당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보호주의 완화요구 등 무역공세 펼 수도 미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라는 쌍둥이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유럽과 일본이 환율조정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낮고 막대한 전쟁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무역적자를 줄이면 세입도 늘고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호주의 완화 요구 등 공세적인 무역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주요 무역대상국에 평가절상 등 환율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처럼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불리해진다. 이는 다시 일부 국가에서 무역적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세계경제에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게 된다. 강국진 오달란기자 betulo@seoul.co.kr
  • 오바마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 선언

    오바마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 선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국 간 협력에 합의했다. 회담은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까지 예정시간을 40분이나 초과해 2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G2(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에 걸맞게 의제는 글로벌 이슈를 총망라했다.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다. 후 주석은 정상회담 후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미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중·미 양국은 유관 당사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하나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도발을 계속한다면 고립을 가속화할 뿐이며 핵무기 폐기 의무를 이행해야 국민들에게 더 좋은 생활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도쿄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란 핵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의 평화성과 투명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엄중한 후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후 주석은 “이란 핵 문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 중국 인권 및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선 ‘기브앤드테이크’식 화법이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뒷받침해 주는 대신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선언한 뒤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 측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갈등을 해결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핵 비확산과 군사적 투명성을 약속하는 대가로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고 공식 언급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대신 “인권은 전 세계 보편적인 권리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인권은 모든 인류와 민족, 종교 등의 소수세력 역시 반드시 향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 중국의 인권실태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내년 2월 인권대화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또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문제 등에 대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 중·미 청정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무역마찰 해소에 노력하는 한편 모든 종류의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데 두 정상이 합의했지만 방점은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장개방 노력 등을 강조한 데 반해 후 주석은 보호무역 억제에 주안점을 뒀다.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와 관련, 중국 외교부의 허야페이(何亞非) 부부장은 정상회담 뒤 설명회에서 “미국이 환율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 당분간 위안화 환율을 절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양국은 글로벌 이슈 및 양자관계에 대한 협력 강화를 위해 내년 여름에 베이징에서 제2차 전략경제대화를 열기로 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대등한 관계에서 21세기를 열어가기 시작했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양국은 정상회담후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거세刑/육철수 논설위원

    역사상 거세형벌을 받은 가장 유명한 사람은 중국 한무제 때 사관 사마천일 것이다. 그는 선비족과의 전투에서 투항한 장군 이릉을 비호하다 무제의 심사를 뒤튼 죄(?)로 궁형(성기를 통째로 도려내는 형벌)을 당한다. 역사소설가 가오광(高光)은 사마천이 뜨끈뜨끈한 누에방에서 노인 형리 두 명에게 궁형을 받는 장면과, 공포에 몸서리치는 사마천의 심리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그래도 거세의 치욕을 딛고 불후의 역사서 ‘태사공서(사기)’를 남겼다. 그걸 보면 남성을 잃은 저주스러운 형벌이 그를 더욱 강인한 역사 인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거세는 구약성서에 등장할 정도로 동서양에서 오래된 형벌의 하나다. 고대 그리스, 이집트, 로마, 인도 등에서는 전쟁에서 지면 성기를 자르는 관행이 있었단다. 성욕을 막으려는 종교의식이나, 환관이 되기 위한 거세도 있었다. 18세기 유럽에선 성악가(카스트라토)가 되려는 소년들에게 거세를 시행했는데, 이 역시 형벌과는 무관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거세든 남자들에겐 끔찍한 일임에 틀림없다. 문명의 시대인 요즘, 국내에서 거세 논란이 한창이다. 조모(57)씨가 초등학교 어린이를 성폭행한 데 대한 최근의 재판 결과 때문이다. 이 일로 어린이는 심신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고, 그 가족은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그런데 대법원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은 조씨에게 고작 징역 12년형을 선고한 게 온 국민을 분노케 했다. 양심에 털이 난 조씨 같은 흉악범에게 ‘화학적 거세(chemical castration;약물 주입으로 성욕을 억제시키는 처방)’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 형벌을 이미 시행 중인 덴마크는 꽤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피해 어린이와 가족 처지에선 흉악범을 능지처참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그러나 이용훈 대법원장 말대로, 형량을 여론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아동 성폭행범의 경우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가 적잖다고 한다. 형량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 국민의 법감정이 폭발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기야 짐승 같은 범인에게 아무리 형량을 높이고 거세형을 도입한들 이미 산산조각난 피해자의 인생은 어디서 다시 찾겠는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메디컬 팁]

    빈혈치료제 美서 임상시험 한미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차세대 빈혈 신약 후보물질 ‘LAPS-EPO’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LAPS-EPO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약효 지속시간 연장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빈혈치료제로, 투여 횟수를 현재의 ‘1일 1회’에서 ‘월 1회’로 연장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에서 1단계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LAPS-EPO를 포함,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6종의 바이오 신약 개발과제를 현재 진행 중이며 2013년부터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은 최근 식약청에서도 LAPS-EPO와 호중구감소증 신약후보 ‘LAPS-GCSF’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1단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새달 5일 ‘미니의학교’ 개설 서울대병원은 새달 5일부터 질환별 전문의들이 일반인들에게 필수적인 의학지식을 강의할 ‘미니의학교(SNU MiniMed School)’를 개설한다. 서울대의대에서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미니의학교는 5일 ‘노화와 장수’(박상철 교수)를 시작으로 12월7일까지 10회에 걸쳐 시행된다. 예정된 강의는 ▲늙지 않는 피부 젊어지는 피부 ▲법의학 ▲배뇨장애 ▲암의 발생과 예방 ▲치매 ▲장수 식품 ▲뇌졸중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과 대책 ▲건강 노화 등이며, 수강인원은 선착순 100명, 등록비는 10만원이다. 등록 및 문의 http://ioa.snu.ac.kr (02)740-8503.e-메일:iaas@snu.ac.kr 당뇨병 치료제 3상 임상시험 LG생명과학은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 ‘LC15-0444’의 2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식약청 승인에 따라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LC15-0444는 ‘디펩티딜펩티다제4’ 효소억제제 계열의 약물로, 인슐린 분비와 관련된 인크레틴호르몬 분해효소인 DPP IV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3상 임상시험은 국내외 30여곳의 병원에서 6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외국인환자 국제진료센터 개소 인하대병원(원장 박승림)은 최근 외국인 환자를 위한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시설 개수와 함께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 등 각 언어권별 전문코디네이터를 배치했다. 병원측은 “인천국제공항·송도 국제도시·경제자유구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까지 있어 향후 외국인환자 유치 및 진료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11월 사상최대 신종플루 백신 접종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전 국민의 3분의1에 육박하는 1336만명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 백신 접종사업을 펼친다.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1700만도즈(1회 접종량) 이상의 백신이 투입된다. 16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복지부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갖고 신종플루 백신 예방접종 횟수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기존 계절독감 백신처럼 2회 접종하는 방식으로, 총 2672만도즈가 투입된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하려면 새달까지 마련되는 녹십자 백신(700만도즈)만으로는 물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산 백신을 상당량 구매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면역력이 높은 성인은 1회 접종, 8세 이하 아동은 2회 접종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노바티스, 사노피 파스퇴르 등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최근 시행한 예비임상시험에서 단 한 차례의 접종으로도 충분한 면역반응이 생겼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백신 필요량은 1765만도즈로 크게 줄어든다.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인다는 의미다. 다만 녹십자 백신의 1차 접종 결과 분석이 끝나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횟수를 확정하는 시기는 10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24일 3차 회의에서 각 시나리오별 예방접종 우선순위를 정할 계획이다. 1336만명이 백신을 제대로 맞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도 진행된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신종플루 백신을 승인했다. FDA가 스위스 노바티스, 오스트레일리아 CSL,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 미국 메드이뮨 등 4개 제약회사의 백신을 승인함에따라 각 회사는 대량생산에 착수했다. 나길회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내고장 名品] 강원도 양양송이

    [내고장 名品] 강원도 양양송이

    ‘천년의 향기를 간직한 귀족 버섯’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윽하고 향긋한 향에 씹히는 질감과 약리성분까지 고루 갖췄다. 하늘로 당당히 뻗은 소나무의 정기와 땅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예부터 ‘신선들의 먹거리’로도 전한다. 이런 송이는 현대인에게 고급 건강식품으로 최고의 인기를 끈다. 항암과 혈압상승 억제, 감기 예방 등에 효과가 높다. 특히 강원 양양송이는 그윽한 향의 주요 성분인 옥텐과 약리작용을 하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다른 지역 송이보다 살이 두껍고 수분이 적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02년 한국식물개발연구원에서 국내산, 중국산, 북한산 송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양양송이가 최고임이 입증됐다. 양양 지역은 송이가 자라는 데 좋은 해양성 기후와 물빠짐이 좋은 모래가 섞인 질 좋은 흙, 높은 일교차 등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양양 가을송이의 본격 채취는 20일쯤 시작되지만 시장에는 벌써부터 이른 송이가 간간이 나오고 있다. 워낙 생산량이 적다 보니 1등급 1㎏에 30만원을 웃돈다. 북한산의 3배 이상이다. 다행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날씨가 좋아 풍작이 예상된다. 지난 7~8월 한여름 날씨가 섭씨 18~25도로 서늘한 기온을 유지했고, 습도도 60% 정도로 송이 성장에 적절해 예년과 비슷한 11t 정도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20일쯤까지 집중 채취된 송이는 공판장 수매를 거쳐 판매된다. 고급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아 보통 추석 때까지 1등급 1㎏에 30만~50만원을 호가하다 추석이 지나면 20만~30만원으로 값이 안정된다. 짧은 기간이지만 양양 2500여 농가는 송이 채취로 가구당 평균 1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많이 캐는 마을에서는 농가당 5000만~6000만원을 거머쥔다. 송이는 보통 40~60년생 소나무숲에서 많이 난다. 하지만 양양지역은 60년 이 지난 노송이 많아 생산량 저하를 걱정하는 농민들이 많다. 양양군은 최근 다양한 송이 상품개발에 나서 ‘산·애·진·송’이라는 양양송이식품 공동브랜드도 만들었다. 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인도와 파트너십 강화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인도와 파트너십 강화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우리가 유사 이래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반면, 인도와의 교류는 제한적이었다. 한국사에서 인도가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가야의 김수로왕과 결혼했다는 ‘아유타’의 공주 허황옥 이야기다. 허황옥 설화를 역사적 사실로 주장하는 학자도 있으나 학계에서 정설로 취급되지는 않고 있다. 분명한건 고대 한반도의 쌀 문화가 인도로부터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2차대전 후 독립한 한·인도 간 의미있는 교류는 6·25전쟁 당시 인도의 의료진 파견을 계기로 개시되었다. 다만, 인도와의 실질 이해관계가 크지 않은 데다 인도의 비동맹정책으로 인해 한·인도관계는 한동안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으로 인도가 중국 못지않은 중요한 파트너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지난달 체결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의 초석으로 중요성이 매우 크다. 21세기 ‘아시아의 시대’에서 핵심은 친디아(Chindia)라고 일컫는 중국과 인도다. 양국은 인류문명 발상지로서의 자부심, 엄청난 인구, 빠른 경제 성장, 점증하는 군사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제일의 인구대국(2008년 6월 기준)은 13억 3000만 인구를 가진 중국이며 인도는 11억 5000만으로 2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강력한 인구 억제정책에 비해 인도는 여전히 인구가 급성장해 2030년쯤에는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인도가 주목받는 것은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부지기수로 포진하고 있어 성장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면 인도도 1980년대 말 이래 6%대의 성장을 누리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 공장으로 부상했다면 인도는 세계 IT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경제가 인도보다 앞서 나가고 있으나 향후 인도가 중국을 추월, 21세기 중반에는 경제규모상 중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독립 이래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는 인도는 공산당 일당 독재의 부담을 안고 있는 중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다. 둘째, 중국은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해 인구의 노령화가 급진전되고 있으나 다산전통의 인도는 젊은층이 인구의 다수를 점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셋째, 인도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중국에 뒤지나 미래산업의 핵심인 IT 등 소프트웨어에서는 중국을 능가하고 있다. 넷째, 인도는 세계 제일의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 못지않은 대규모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다섯째, 인도는 중국에 비해 도로·항만·전력 등 사회간접자본이 태부족이다. 그러나 후발 인도는 경제성장이 진전되면서 거대한 인프라시장이 열릴 여지가 많다. 유의할 점은 중국과 인도가 정치·군사 면에서도 경쟁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다. 인도의 가상 적 1호가 파키스탄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도와 중국은 비동맹운동을 매체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히말라야 영토문제로 1962년 국경분쟁을 벌인 이래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인도는 핵무기와 첨단 미사일체제를 보유하고 있고, 항공모함 구축 등 대양해군도 착착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전략목표 중 하나는 중·인도 긴장관계를 활용하여 양국을 적절히 견제하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경제위기를 계기로 중국과 전략경제대화(G2)를 펴고 있으나 군사전략 측면에서도 중국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도 인도에 대한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다기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는 중국 못지않은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인도와 더불어 새로운 한·인도 역사를 창조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뢰의 정치경제학/오일만 논설위원

    신뢰가 단순히 도덕적 덕목인 시대는 끝났다. 신뢰의 의미가 21세기 들어서 국가 발전의 주요한 경제 자산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사람이 서로를 신뢰할 때 성장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의 명언이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 생기는 ‘불신과 갈등의 비용’이 줄어들어 조직의 생산성이 급증한다는 논리다. ‘임상실험’ 가운데 ‘도넛가게’ 이론이 있다. 직장인들을 상대로 도넛과 커피를 파는 1인 점포다. 고객들은 아침과 점심시간에 몰려든다.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계산토록 지폐와 동전을 준비했다. 다소의 손해를 각오했지만 신뢰의 힘은 고객을 두 배로 늘렸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거물들도 사업 초기 목전의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객의 신뢰를 택한 일화는 수없이 많다. 신뢰가 주는 효용은 개인이나 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천금매골(千買骨), 즉 천금의 거액을 주고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의미다. 중국 연나라 곽외라는 참모가 소왕(昭王)에게서 천리마를 구하도록 명을 받고 전국을 헤맸다. 결국 찾지 못하자 꾀를 내어 죽은 천리마의 뼈를 오백금에 샀다. 이 소식이 듣고 전국의 천리마 주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아무 소용도 없는, 죽은 뼈에 거금을 투자한 구매자에 대한 신뢰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신뢰’인 것이다.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실패한 정책은 부지기수다.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국민의 정부는 경제살리기 명목으로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제한 폐지는 물론 장기 임대주택 100만가구, 판교 신도시 등을 건설했지만 실패로 막을 내렸다. 부동산 문제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공언에도 불구, 서민들은 등을 돌렸다. 현 정권 역시 ‘8·23 부동산 대책’의 강수를 던졌지만 정부를 비웃듯 아직까지 집값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일관성을 무시한 잦은 정책 변경 때문에 시장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을 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이 인식하는 한 어떤 투기 억제책도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다. 국정 운영 역시 국민의 신뢰가 기반이 된다. 불신의 정치는 너무도 많은 비용을 치르고 생산성과 효율도 떨어진다. 정책 집행도 쉽지 않다. 문제는 신뢰를 얻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신뢰의 제 1항목은 정직성과 성실성이고 제2항목은 능력과 성과다. 한마디로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유착 구조로 부정부패의 늪에 빠진 일본 자민당이 경제도 망쳤으니 정권교체는 필연적 수순이다. 참여정부는 높은 도덕성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정권’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 2항목인 능력과 성과 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연유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집권 2기 개각을 앞두고 있다. 집권 1기에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신뢰의 기본조차 충족하지 못한 까닭에 엄청난 역풍을 만났다. 집권 2기의 방향을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지금 분열과 냉소, 좌절과 실망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서로 신뢰가 없는 탓에 쓸데없는 소모전과 불신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 불신의 시대를 종식하고 신뢰의 시대를 열어갈 것인지 집권 2기 내각의 어깨가 무겁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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