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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절대강자 없는 가위·바위·보 관계로”

    “한·중·일, 절대강자 없는 가위·바위·보 관계로”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이 가위, 바위, 보처럼 삼자가 우열을 가릴 수 없고 서로 보완적인 상태로 세 나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역설했다. 이 이사장은 16일 베이징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한국교민과 중국인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한 국가가 패권을 갖는 과거의 고정된 피라미드식 위계 질서가 아닌 순환하는 동태적 협력 상태로 한·중·일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지역공동체 형성 등 보다 바람직한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위, 바위, 보의 순환의 질서, 즉 바위는 가위를 이기지만 보에는 지는, 그러면서 보는 가위에는 지는 상호 보완적인, 절대강자가 없는 그런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평등한 공존공영 패러다임 열쇠 이 이사장은 한·중·일 관계가 과거와 같은 패권 추구를 넘어서 보다 평등한 공존공영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열쇠 중 하나는 한국의 균형자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역할이라면서 좀더 강력하고 활력있는 한반도 역할의 중요성을 주문했다. 대륙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한국이라는 반도세력의 균형적인 역할은 중·일 간 대립과 경쟁을 누그러뜨리고 삼국간 협력을 강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쟁 의식이 강한 일본과 중국은 상대방에 주도권을 주는 일을 꺼리지만 한국이 나서서 공통의 일을 주도적으로 맡아 한다면 안심할 것이다. 중·일이 패권 추구를 지양하고, 초국가 형태의 지역공동체 건설이라는 시대적 조류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도 한국의 역할은 빼놓을 수 없다. 이 지역에 강력한 두 국가만 있었다면 협력 속도가 느리겠지만, 한국이란 존재로 인해 가위-바위-보 같은 관계의 순환이 가능하다. 유럽연합의 수도가 프랑스 파리나 독일의 베를린이 아닌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것이나 한·중·일 협력센터가 서울에 만들어진 것은 그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중·일 과거 잃어버린 기억 상실자 이 이사장은 “문화적 유산과 가치에 있어서 한·중·일은 모두 과거를 잃어버린 기억상실자가 된 상태”라면서 “함께 교류하며 건설적인 관계를 만들었던 문화적 기억을 역사 전면으로 끌어올리고, 공감과 나눔을 확대 재생산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나라는 매·난·국·죽과 소나무라는 문화적 상징의 의미를 이해하는 문화코드와 한자, 도자기, 유교문화 등 문화적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에 이를 재해석하고 발전시켜 나갈 때 일국 패권주의 가위눌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자, 유교 등 한·중·일의 문화 유산을 강조할 때 중국의 문화우월주의를 부채질하고, 중국의 소유권 주장을 강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한자와 유교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풍부한 내용을 넣은 것은 다름아닌 아시아의 문화변전소 역할을 했던 한국과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 나라 공통의 문화를 기반으로 생명 공동체 모델을 찾고 네트워킹을 만들어 나갈 때 세계 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평화로운 지역공동체와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 교류로 과거 상처 치유해야 중국 및 일본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한류에 대한 반감 또는 배척 움직임과 관련한 입장에 대해 이 이사장은 “한류가 인기가 있는 것은 감동이 있고, 공감이 있기 때문인데 이를 경계하고 시기하는 좁은 민족주의적 입장도 있다. 또 문화와 역사를 둘러싼 공격의 배후에는 독단적인 자국중심주의적인 자부심과 과거의 상처로 인한 굴욕감이란 이중성이 교차하며 도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화적 교류와 대화를 통해 역사적 상처와 오해를 치유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일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처방했다. 중국의 부상과 강대국으로의 발돋움이 기회냐 혹은 위기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이란 존재는 이제 피하거나 외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반일, 반중, 친중을 뛰어넘어 어떻게 공존하고 함께 번영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이해관계나 시장의 쟁탈전을 넘어선 문화적 공감과 감동으로 한·중·일의 관계와 역사를 끌고 가는 모멘텀을 구축하고 발전시키자고 역설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석우편집위원 jun88@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판매 年100만대 시대

    현대기아차 美판매 年100만대 시대

    현대기아차가 미국 판매 연간 100만대 시대를 연다. 미국은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판매 시장으로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100만대 돌파는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현대기아차는 9일(현지시간) 올 1~10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95만 411대(현대차 54만 5316대, 기아차 40만 5095대)를 판매했으며, 이달 중 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5년 전인 1986년 미국에 처음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1992년 국내(102만 1493대)와 2010년 중국(103만 6036대)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에서 연간 판매 100만대 시대를 연 것이다. 전 세계 자동차업체로서는 GM, 포드 등에 이어 7번째이다. 품질 향상 노력과 마케팅 전략, 부품업체 동반진출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끊임없는 품질 향상 노력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딜러점(대리점)인 세리토스 현대 사장인 마이클 길리건(52)은 “인피니티, 포드 등 24개 유명 자동차회사 딜러점이 밀집된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곳이 바로 세리토스 현대”라면서 “자동차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된 세리토스 현대 딜러점은 지난 10월까지 1850대를 팔았다. 인근 세리토스 기아 딜러점 사장인 허비 웨스턴(40)은 “벤츠, BMW와 함께 옵티마(K5)를 사는 고객들도 많다.”면서 “높아진 품질, 멋진 디자인, 철저한 사후관리가 인기 비결”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미국 내에서 높아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장 점유율 10년 새 3배 늘어 10년 전인 2001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3.3%(현대차 2.0%, 기아차 1.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대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선 10.1%(현대차 5.6%, 기아차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생산·판매·연구개발·AS까지 전 부문에 걸친 현지화 체제,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의 신차 출시, 창의적인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산업이 침체되는 가운데서도 고객이 1년 이내에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출시된 신형 쏘나타와 아반떼는 우수한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미국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및 준중형 차급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메이드 인 USA’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이후 쏘렌토를 10만 8202대 판매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병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부사장은 “미국 연판 100만대 돌파는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현대기아차의 결실”이라면서 “앞으로 한국, 중국, 미국에 이어 유럽과 신흥국가 등으로 연판 100만대 시장을 더욱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자체, 제 살 깎는 카지노·리조트 경쟁

    지자체, 제 살 깎는 카지노·리조트 경쟁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단지 유치에 나서면서 관련 사업의 과열 경쟁이 우려된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부산시 등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형 복합리조트와 카지노, 호텔 건립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외자 유치를 통해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2013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새만금 남단에 관광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이곳에 중국 장쑤성과 함께 중국 특구 시범단지를 조성해 카지노리조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2단계로는 2016년까지 장쑤성~새만금 간 교통인프라를 정비하고 3단계로 한·중 특구를 조성해 글로벌시티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시화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부산시가 비슷한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영종하늘도시에 세계적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개발한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인천경제청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다니엘리호텔에서 일본 오카다홀딩스코리아와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리조트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등이 들어선다. 이어 오카다홀딩스는 송도지구 안에 오카다홀딩스코리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등 2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올 12월까지 자본금 450억원 규모의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설립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최근 가덕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카지노 유치, 무비자 입국, 면세, 환전의 자유 등이 보장되는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올 연말까지 가덕도 종합개발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2012년 7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지구 지정과 개발계획 승인을 받은 뒤 2013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 가덕도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고 김해공항과도 가까워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리조트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어 국내 관광단지 간 과열 경쟁을 빚을 우려가 크다. 전북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외자 유치와 관광객 유치에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日, 中 선장 해상체포… 영토분쟁 2R?

    日, 中 선장 해상체포… 영토분쟁 2R?

    일본 해상보안청이 자국 영해를 침범한 혐의로 중국 어선 선장을 체포해 양국 간 충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본 나가사키 해상보안부는 6일 나가사키현 고토열도에서 남서쪽 60㎞ 떨어진 도리시마 근처에서 정선 명령을 거부한 중국 어선(135t급)을 나포하고 선장 장톈슝(張天雄·47)을 어업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해상보안부는 영해를 침범한 중국 어선 2척을 4시간 동안 추적한 끝에 오후 4시쯤 한 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선장과 함께 있던 어부 10명도 연행해 영해 침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내법령에 근거해 수사 당국이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당국은 상황을 파악중이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크게 보도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중국의 나가사키 총영사관 관계자는 “일본과 교섭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관련 부처와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인민일보 인터넷판을 비롯해 큐큐닷컴과 시나닷컴 등 대형 포털 사이트들은 일제히 이번 사건을 주요 뉴스로 올렸다. 중국 정부는 어선 나포 지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아닌 일본 본토와 가까운 나가사키현 내라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양국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번 사건이 제2의 영토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9월 7일 센카쿠에서는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의 어선이 충돌했고, 일본 검찰이 중국 선장 잔치슝(42)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중단 등으로 경제적·정치적 압력을 가해 결국 일본 정부는 잔치슝 선장을 기소하지 않고 석방했다. 이는 일본이 ‘백기’를 든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돼 간 나오토 내각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끝에 결국 지난 9월 총사퇴했다. 실제로 선박 충돌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양국 간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센카쿠 해역 주변에서는 지금도 많으면 하루 약 50척의 중국 어선 등이 출몰하고 있다. 방위성에 따르면 센카쿠 충돌 이후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접근도 급증했다. 올 4~9월 자위대 전투기가 중국 항공기의 일본 영공 접근으로 인해 긴급 발진한 횟수가 8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4 차례)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jrlee@seoul.co.kr
  • 마카오-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마카오-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요즘 마카오의 쇼 비즈니스계를 달구는 두 주인공은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와 호평을 얻고 있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베일을 ‘꽁꽁’ 두르고 있던 그들이 ‘화끈하게 보여 주겠다’는 초대에 며칠 상간으로 두 명의 기자가 마카오로 달려가야 했다. MACAU 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요즘 마카오의 쇼 비즈니스계를 달구는 두 주인공은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와 호평을 얻고 있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베일을 ‘꽁꽁’ 두르고 있던 그들이 ‘화끈하게 보여 주겠다’는 초대에 며칠 상간으로 두 명의 기자가 마카오로 달려가야 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쇼 스테이지. 그 무결점의 판타지를 완성하기 위해 백스테이지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두 눈과 발로 확실히 보고 왔다. 전설이 된 서커스 Cirque du Soleil <ZAIA> 아시아 최초의 태양의 서커스 상설공연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자이아ZAIA>가 화려한 막을 올린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동안 1000번이 넘는 공연을 했으니 변신을 할 때가 되긴 했다. 지난 9월 초 ‘전혀 다른 쇼’라고 불릴 만큼 달라진 <자이아>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흥분되는 일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태양의 서커스 www.cirquedusoleil.com 퀘벡의 거리에서 태어나다 한 무리의 거리 공연단이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한 그들은 춤을 추고, 불을 뿜고, 죽마를 타는 등 놀라운 묘기를 보여주었다. 질 셍 크루아가 창립한 극단의 이름은 ‘벵 생 폴 마을의 죽마 타는 사람들’이었다. 이후 그들은 ‘하이힐 클럽’을 창단하고 ‘벵 생 폴 마을의 카니발’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각지에서 온 거리 공연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문화 이벤트는 1982년부터 1984년까지 개최되었고, 사람들은 하이힐 클럽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퀘벡 주를 대표할 서커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고, 그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기 랄리베르테가 훗날 태양의 서커스의 가이드 겸 창립자가 된다. 1984년 캐나다 창립 4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기 랄리베르테는 직접 공연을 만들고 축제 조직 위원회측을 설득했다. 겨울이 혹독한 캐나다에서는 연중 공연을 펼칠 수 없었기에 해외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이 극단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것이 바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커스인 ‘태양의 서커스’의 시작이다. 그후 ‘태양의 서커스’가 보여준 성장의 속도는 놀랍다. 1984년에 불과 73명이었던 직원은 이제 1,300명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5,000명으로 늘어났다. 2011년 현재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은 상설공연과 투어쇼1)를 포함해 22개. 1984년부터 지금까지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줄잡아 1억명에 이른다. 올해만 해도 1,5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이 세기의 서커스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도 공연 투어마다의 매진은 물론이고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2)에서 주인공(성유리 役)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기획자로 등장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상상하지 못할 상상을 위하여 ‘태양의 서커스’의 미션은 명료하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다. 태양의 서커스가 내놓고 있는 모든 공연의 공통점은 ‘환상과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몽환적인 분위기, 시공간을 초월한 캐릭터,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들의 기예가 특수 효과와 조명 등의 최첨단 기술을 만나서 매번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태양의 서커스’는 1992년 이후부터 어떤 공적 자금이나 사적 기부금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최상의 공연을 꿈꾸며 세계 여러 곳에 있는 200여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붓고 있다. 또 이 밖에도 컨벤션, 외식 사업, 여성 피트니스 프로그램 주카리3) 등, 자신들의 창조적인 역량이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무려 7개의 태양의 서커스 쇼가 공연 중인 라스베이거스의 미라지 호텔에 있는 ‘레볼루션 라운지’와 아리아 리조트 & 카지노의 ‘골드 라운지’는 외식 사업에 대한 태양의 서커스의 관심을 증명한다. 아시아 유일의 태양의 서커스, ZAIA 태양의 서커스가 아시아로 처음 눈길을 돌린 것은 1992년이었다. 일본 도쿄를 핵심 거점으로, 홍콩, 호주, 싱가포르, 한국 등 15개 아시아 도시를 순회하며 지금까지 5,500번 이상의 공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8월28일,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 호텔에서 아시아 첫 상설 프로덕션인 <자이아> 극본·연출 질 마흐4)를 론칭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일본의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제드Zed>가 상설공연을 시작했다. 두 쇼 모두 올해 1,000번째 공연 기록을 갱신했다. 아직 한국에는 상설 공연이 없기도 하거니와 (지금까지 5개의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한 경험으로 단언컨대) 태양의 서커스는 공연마다 완전히 다른 콘셉트와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에 태양의 서커스 상설공연이 있는 국가를 여행하게 된다면 일부러 쇼를 챙겨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지진과 쓰나미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디즈니랜드측이 후원 중단을 결정해서 <제드>가 올해 12월까지만 공연될 예정이다. 이로써 <자이아>는 아시아 유일의 태양의 서커스 상설 쇼가 된다. 1 주인공 ‘자이아’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하는 어린 소녀다 2 4중 공중그네를 이용하는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와 정확한 호흡이다 3 공연이 시작되기 전 아티스트들이 관객들을 맞이하며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로 웃음을 주었다 1)투어쇼는 빅 탑Big Top이라는 간이 무대를 설치해 올려진다. 한국에는 2007년 <퀴담Quidam>과 2008년 <알레그리아Alegria>, 올해 <바레카이Varekai>를 위해 올림픽 경기장에 빅 탑을 설치했었다. 2)태양을 삼켜라 2009년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 여배우 성유리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공연장에서 태양의 서커스팀과 직접 촬영을 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전까지 태양의 서커스가 드라마에 등장한 것은 <CSI 라스베이거스> 밖에 없었다고 한다. 3)주카리 핏 투 플라이Jukari Fit To Fly 태양의 서커스와 의류 브랜드 ‘리복’이 함께 개발한 여성용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서커스의 공중 그네를 응용한 플라이 셋Fly Set에 매달려 근력 운동을 하는 방식이다. 주카리는 이탈리어어로 ‘놀이’라는 뜻이다. 4)자이아ZAIA 그리스어로 ‘삶’이라는 의미이며,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하는 소녀, 자이아의 꿈을 따라 공연이 전개된다. 환상의 생명체가 모여 사는 우주와 별, 행성들의 세계를 본 소녀가 결국 인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special encounter 대니얼 라마르 태양의 서커스 CEO 언젠가 책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 그와의 만남은 깜짝 선물에 가까웠다. ZAIA 3주년 기념행사의 테이블에 갑자기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가 쏟아내기 시작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식사 시간이 영원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어떻게 태양의 서커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나?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저널리스트로 홍보대행사와 방송국 등에서 일했다. 오래 전에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를 만나 태양의 서커스의 홍보 컨설팅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기는 내게 대행료를 지불할 수 있는 형편도 못 됐다(웃음).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기가 내게 전화를 해서 CEO를 제안했을 때 나를 그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었다. <비틀즈 러브> 공연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다. 무려 3년을 끌었던 길고 지루한 협상이었다. 비틀즈 멤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15년쯤 된 것 같은데, 어느날 기과 나는 무작정 런던으로 날아가서 조리 해리슨의 ‘콜’을 초초하게 기다리게 됐다. 그가 기분이 좋아야만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대기하다 연락을 받고 달려가서 마침내 공연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1) 그날 맥주를 엄청 마셨다. 어느날은 조리 해리슨과 그 아내 올리비아와 함께 식사를 했었는데, 그 아들이 와서 ‘아마도 당신이 두 사람과 함께 식사한 마지막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두 사람이 이혼을 하더라. 태양의 서커스 CEO로 나는 흥미로운 사람들은 많이 만났다. 언젠가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마이클 잭슨도 생전에 ‘태양의 서커스’를 매우 좋아했다던데. 그는 ‘태양의 서커스’의 거의 모든 쇼를 보았을 정도로 열렬한 우리의 팬이었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우리가 쇼에 사용하는 화려한 의상과 분장이었다. <마이클 잭슨 더 이모털 월드 투어Michael Jackson The Immortal World Tour> 쇼를 5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마이클 잭슨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이제 마이클 잭슨이 없어서 아쉽지만 쇼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담은 많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10월부터 월드 투어 쇼를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나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설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500여 명의 연기자를 어떻게 선발하고 관리하나? 태양의 서커스에는 장애인 연기자도 있고, 72살의 고령 연기자도 있다. 몬트리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캐나다 회사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취업 비자 등의 문제가 하도 복잡해서 우리 회사만 전담하는 캐나다 외무부 직원이 있을 정도다. 연기자 선발은 연중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데, 당장 투입할 쇼가 없더라도 ‘대기 연기자’로 계약을 맺고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현재 20여 명이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각 쇼마다 출연하는 연기자를 고정했지만 지금은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내 생애 단 한번 사인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한국에서였다. 2008년 <블루오션 전략>2)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에 갔었다. ‘거리의 악사에서 최고의 블루오션으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내게 사인을 해달라고 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인상 깊은 사건이었다. 1)비틀즈 러브의 공연은 2006년에 시작됐고 초연에는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뿐 아니라 오노 요코, 올리비아 해리슨, 바바라 바크 등 비틀즈 멤버의 아내들과 줄리안 레논, 다니 해리슨 등 자녀들이 모두 참석했었다. 2)블루오션 전략 2005년 한국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베스트셀러로 ‘레드 오션’에 대한 경쟁에서 벗어나 ‘블루 오션’을 공략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태양의 서커스가 전통적인 서커스를 현대적인 예술로 승화해 새로운 공연 형태를 개척한 사례로 소개됐었다. (김위찬 저 / 강혜구 역 / 교보문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ke up·prop·back stage·costume Behind Scene 서커스보다 신기한 <자이아>의 백스테이지 태양의 서커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75명의 아티스트가 전부가 아니다. 그 뒤에 110명의 기술자가 움직이고 있다. 못 박는 사람조차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이 무대를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선을 무대 뒤로 옮겨서 객석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make up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아름다운 용모로 시선을 사로잡은 메이크업 담당자 쉐넌 야후Shannon Yoho prop 소품을 담당하는 새론 커스터스Sharon Custers가 백드롭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우주인 소품 옆에 서 있다. 공연에는 3가지 다른 스타일의 자전거 25개가 사용된다. Do it Yourself 아티스트는 물론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도 모두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다. 처음 배울 때는 두 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45분 만에 변신을 끝내는 연기자도 있다. 땀에 쉽게 지워지지 않고 색이 잘 드러나도록 초벌 메이크업을 한 뒤 백색 파운데이션을 덧칠하고 그 위에 다시 한번 메이크업을 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일년에 사용되는 백색 파운데이션이 1,000개가 넘는다. 연간 소모되는 인조 속눈썹이 500여 개, 파란색 반짝이는 2kg 정도다. <자이아> 무대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워렌 도노후Warren Donohoe Safety <자이아>의 백스테이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30~40여 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은 연기가 많기 때문에 태양의 서커스에서는 모든 연기자를 위한 구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호를 보내는 동작이 있고, 구조까지 15분 정도가 걸린다. 36개의 카메라 모니터를 통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엘리베이터는 정해진 사람이 정해진 시간에만 탑승할 수 있다. 공연 초반에 등장하는 ‘시티 스케이프’ 세트는 아티스트들이 뛰어다니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모든 기준은 캐나다 몬트리올의 규정을 준수한다. 핸드 투 핸드 곡예사의 의상은 제2의 피부와 같은데, 마치 얼음과 크리스털 같은 질감의 나뭇잎을 입고 있는 듯하다. 옷감에 그려진 패턴은 스크린 프린트 기법으로 인쇄한 것이다. Polar Bear 북극곰 안에는 2명의 아티스트가 들어가 머리, 입, 눈, 다리 등을 조종한다. 머리 안쪽에 작은 카메라가 있어서 스크린을 보면서 곰의 안무를 펼친다. 의상을 부풀리고 아티스트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2개의 송풍기도 돌아간다. back stage 간단해 보이는 소품 하나에도 프로그램이 심어져 있어서 불빛의 색깔이나 위치가 자동으로 변하게 된다. 소품을 옮기는 손수레는 무선 조종으로 초당 1.8~3m씩 이동한다. Sphere 공연이 시작될 때 무대 한가운데에 놓이는 지름 7.6m의 거대한 구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초당 1.8m이상의 속도로 무대와 객석의 천장을 회전하게 되는데 내부에 6개의 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별자리 등의 영상을 아름답게 투영한다. 표면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The Theatre 둥근 지붕과 원근법으로 거대한 망원경을 연상시키는 <자이아>의 무대는 마치 마야족의 천문대처럼 생겼다. 천장의 높이는 24m, 자이아가 떠나는 우주로의 여정에 잘 어울리는 시간 초월의 공간이다. Star Drop 3,000개의 광섬유를 이용해 별이 가득한 마카오의 밤하늘을 재현한 ‘스타 드롭’은 높이와 폭이 모두 30m가 넘어서, 제작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백드롭이었다. 정확한 표현을 위해 실제 별자리를 사용했다. Sun 공연이 끝날 때쯤 등장하는 청동으로 도금한 태양은 지름이 6m가 넘고 무게는 414.58kg에 이른다. Artists <자이아>에는 75명의 아티스트와 3명의 풀타임 코치가 있다. 그중 중국인 아티스트는 총 13명으로 3명의 댄서와 10명의 곡예사가 있다. costume <자이아> 의상팀 슈퍼바이저 데보라 린든Deborah Linden <퀴담>에서 4년 반을 일했고, 2년 전부터 <자이아>에서 의상을 담당하고 있다. Washing 아티스트들은 2벌 이상의 의상을 보유하는데 공연이 끝나면 의상팀에서 매일 분리해서 손세탁을 한다. 기존의 옷감뿐 아니라 주변의 온갖 소재들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톡톡 터진다. 공연에는 가발, 모자, 신발 및 액세서리를 포함해서 1,500여 개 의상이 필요하다. Textile 의상에 주로 사용하는라이크라는 미국 ‘뒤퐁’사가 만든 스판덱스의 상표명으로 신축성, 내열성이 뛰어나고 세탁, 땀 등에도 쉽게 변형되지 않아 산업용, 군수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자이아>에서는 처음으로 무게가 가벼운 폴리에스테르 천도 사용되었는데, 다양한 색깔을 입히는 승화sublimation기술을 사용했다. Plaster cast 태양의 서커스 아티스트가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몬트리올에 가서 얼굴 석고상을 뜨는 것이다. 정확한 신체 치수를 재는 것은 물론 얼굴 두상을 떠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가발이나 머리장식을 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의상의 접히는 부분마다 안정장치를 연결하기 위한 고리들도 숨어 있다. Idea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의상 곳곳에 숨어 있다. 자이아 쇼의 휴먼Human 캐릭터들이 쓰는 모자는 펠트 천으로 된 바디에 빗살 모양의 장식이 머리 앞부분에 달려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장식이 ‘케이블타이’ 라고, 집에서도 흔히 쓰이는 전선 정리용 끈이다. Ticket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는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테마로 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춘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다. 모두 스위트로 구성된 3,000여 실의 객실은 기본이고, 3,000여 대의 슬롯머신과 750개의 게임 테이블을 갖춘 대규모 카지노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100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입점한 약 330여 개의 쇼핑몰과 30여 개의 레스토랑은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리조트보다도 규모가 크다. 이 밖에도 운하 위를 유유히 저어나가는 50여 대의 곤돌라, 얼음조각전 ‘아이스월드’, 스파 등 각종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해서라도 꼭 챙겨 보아야 할 것은 역시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다. 장소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상설공연장 시간 90분 공연, 오후 8시(매주 수요일 공연 없음), 예매 사이트에서 정확한 스케줄을 확인해야 함. 문의 마카오 (853) 2882-8818, 홍콩 (852) 6333-6660 www.cirquedusoleil.com 관람료 성인 MOP$388~1,288(한화 약 6만~20만원), 아동 MOP$194~394(한화 약 3만~6만원) Letter from Macau 태양의 서커스 의상은 완벽해요! <자이아> 의상팀 유은경씨 이 글을 쓴 유은경씨는 5,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태양의 서커스에서 단 두 명뿐인 한국인 직원 중 하나다. 현재 의상을 관리하는 쇼진행 담당으로 공연이 시작되면 무전기를 차고 의상실에서 대기하며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불가능이라고 했던 꿈을 이루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있어서 배웠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TV에서 <퀴담>을 보았을 때 그 충격이란 말도 못하죠. <퀴담>이 2007년 첫 내한공연을 왔을 때 같이 일해 오던 감독님이 합류하게 되었고, 그것이 태양의 서커스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어요. 투어쇼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알 만한 공연 이력이 필요했어요. 지원에서도 10번도 넘게 떨어졌죠. 처음 한두 번이야 기대도 안했지만 다섯 번이 넘으니 안 되겠더라고요. 아예 태양의 서커스 홈피에서 자격요건을 프린트해서 벽에다 붙여놓고 하나씩 채워나가면서 4년을 준비했어요. 오로지 한 회사만을요. 그러다가 <퀴담> 공연부터 간간히 메일을 주고받던 의상팀 슈퍼바이저 데보라에게 <자이아>에 합류하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22개 쇼를 가진 태양의 서커스에 한국 국적을 가진 직원은 저와 라스베이거스 <오O> 쇼에서 일하는 홍연진씨뿐이랍니다. 3개월간 평가기간을 통과하고 마침해 아티스트 연습실에 태극기가 걸리게 된 날은 정말 뿌듯했어요. 끼가 넘치는 아티스트들과 산다는 것 연기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 무척 재미있어요. 너무 유쾌하고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거든요. 물론 쉬는 날 장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는 연기자들을 보면 ‘사는 건 다 똑같구나’ 싶기도 하지만요. <자이아>에는 남녀가 호흡을 맞춰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순서가 꽤 있어요. 에어리얼 뱀부Aerial Bamboo와 핸드 투 핸드Hand to Hand 배우들은 실제로도 부부에요. 같이 연습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대요. 그래서 스케이트 액트Skate act 배우들도 당연히 부부일 줄 알고 연애사를 물어봤다가 민망했던 적이 있었죠. 그리고 무대 매니저 중에 카미Kami라는 분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불어를 구사하고, 요즘 러시아를 배워서 무려 5개 국어를 할 줄 알아요. 다음 장면 아티스트들을 대기시키는 콜을 그들의 언어로 하더라고요. 태양의 서커스 직원들은 대부분 2~3개국 언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도 요즘엔 불어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어요. 공중그네라고 말하는 트래피즈Trapeze 아티스트들도 재밌어요. 브라질에서 서커스를 하다가 온 친구들인데 알고 보니 형, 동생, 사촌동생, 삼촌 등으로 이루어졌어요. 보통 그렇게 가족이 함께한데요. 의상마다 이름표를 붙이는데 중간 혹은 끝자리 이름이 똑같아서 처음엔 뭐가 잘못된 줄 알았어요. 완전한 의미의 ‘맞춤 의상’을 제작하다 태양의 서커스 의상은 ‘디자인’이라는 의미에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원단의 컬러염색부터 패턴까지 각자 캐릭터에 꼭 맞게 배정되기 때문이죠. 쇼에는 고난이도의 신체 움직임이 필수라서 의상 제작에 있어서도 인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마요Maillot라고 불리는 무용수용 보디수트는 색깔이 스무 가지가 넘어요. 아티스트들의 피부톤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자이아>는 상설극장쇼라서 업무환경이 좋아요. 하지만 저의 다음번 목표는 투어쇼로 옮기는 것이고, 언젠가 한국에도 가고 싶어요. 그전에 여기에서 한국에서 접해 보지 못했던 염색법을 꼭 배우고 싶고, 태양의 서커스 의상들을 다루는 법도 더 배워야 해요. 저의 핵심 기술은 구두입니다. 패턴부터 제작까지 모두 할 수 있는 기술은 의상팀에서도 아직까지 저 혼자랍니다. 일하는 동안 우리팀 모두에게 구두를 하나씩 선물한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어요. 태양의 서커스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중요시해서 1년에 한번씩 모든 분야에 걸쳐 아이디어를 공모하는데 저는 올해 <자이아> 기념품 디자인을 응모했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제가 아이디어를 낸 투어링 쇼가 실제로 제작되면 좋겠어요. 너무 꿈같은 얘기라고요? 한국에서 제가 태양의 서커스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꿈같은 얘기라고 했었답니다. 제가 <자이아>를 떠나서 다른 투어쇼로 가더라도 한국에서 또 다른 분이 도전해서 오셨으면 해요. 그래서 여기 걸린 태극기가 내려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꿈의 도시에서 만난 꿈의 워터쇼 The House of Dancing Water 공연 1년 만에 마카오가 자랑하는 지상 최대의 수중 쇼로 자리잡은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1주년 기념행사로 그 어느 때보다 들뜨고 화려했던 공연 현장에 다녀왔다. 환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마음을 빼앗은 수중 쇼는 마카오의 야경보다 아름다웠고, 백 스테이지와 프랑코 드라곤 예술 감독에게서 들은 공연의 숨겨진 면면은 새삼 쇼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글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사진제공 시티오브드림즈 www.cityofdreamsmacau.com 프랑코 드라곤 엔터테인먼트 그룹 www.dragone.mo 지상 최대의 워터 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물과 역동적인 연기자들의 완벽한 연기가 스펙터클함을 더한다 세계 최대 규모 수중 쇼의 탄생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가 짧은 기간 안에 성공을 이룬 배경에는 시티 오브 드림즈의 수장인 로렌스 호Lawrence Ho 회장의 문화에 대한 열정이 있다. ‘마카오 카지노 황제’라고 불리는 스티브 호의 아들인 로렌스 호 회장은 세계적인 쇼를 만들기 위해 태양의 서커스 쇼 제작에 참여했던 예술 감독 프랑코 드라곤Franco Dragone1)을 만났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아이디어와 몇 년간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 바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약 20억 홍콩달러(약 3,0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만든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시티 오브 드림즈2) 내의 전용 극장 ‘댄싱 워터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중 쇼로, 공연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벌써 70만명이 넘는 관중이 다녀가 리조트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상품이자 마카오에서 꼭 봐야 할 쇼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90분 이 한 편의 아름다운 수중 서사시는 신비로운 왕국을 통치하던 왕의 죽음 이후, 자신의 아들을 왕좌에 올리려는 뱀의 여왕과 그에 대응하는 선한 힘인 공주, 그리고 운명처럼 왕국에 떠내려와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낯선 이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수중과 지상, 공중을 넘나드는 기술적인 화려함과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듯 대범하고 다채로운 서커스와 무용, 묘기는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을 순식간에 몰입시킨다. 뱃사공이 유유히 노를 젓던 바다는 주인공이 뭍에 닿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육지로 변해 버린다. 지하에서 올라온 중국풍 정자에서 주인공과 공주가 찰나의 만남을 가지고 있노라면 방금까지 아름답게 춤추던 분수가 격노한 듯 흔들리며 사방에서 그들의 만남을 방해하는 적들이 날아오고 나무는 불타오른다. 그렇게 적들에 의해 우리 속에 갇혀 버린 공주가 수십 미터 상공으로 치솟아 오르고, 그녀를 쫓던 안타까운 시선이 다시 아래로 내려올 때쯤에는 어느새 무대에 물이 찰랑이고 있었다. 공중에 매달린 그네와 샹들리에에서 조심스레, 그러나 중력이나 두려움 따위는 벗어던진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그녀들이 입고 있는 옷보다 빛나는 하나의 작품이 되곤 했다. 아찔할 정도로 환상적인 90분이었다.3)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선악구조 속에서도 배우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 물의 흔들림 하나하나가 순간순간 진중하고 적절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측이 자신들의 공연을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쇼show like no other on Earth’라고 말하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다. ‘태양의 서커스’ 같은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 국내에 덜 알려졌던 때,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도시의 그 어떤 볼거리보다도 공연을 본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카지노 도시의 화려함을 무색케 했던 공연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첫 마카오 여행을 다녀온 후, 나도 그녀처럼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마카오의 화려한 야경도, 입에서 녹는 에그타르트도, 이국적인 세나도 광장도 인상적이었지만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만큼 내게 감동을 주진 못했다’고. 1 물에 떠내려온 낯선 이가 신비로운 세상에 도착하는 장면. 물과 연기, 조명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조정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 공연의 히로인 프린세스. 흰색 의상과 우아한 발레가 수십개의 분수와 어우러져 그녀가 연기하는 ‘선’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3 깃털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백조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물가에 떠 있는 우아한 백조들의 군무다 4 수중 씬 곳곳에는 다이버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다 1) 프랑코 드라곤이 참가한 태양의 서커스 작품으로는 <퀴담>, <미스테어>, <오>, <라 누바> 등이 있다. 2) 시티 오브 드림즈는 세계적인 명성의 크라운, 하드록,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더해 42만 평방피트 규모의 카지노, 2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바,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브랜드숍, 공연장이 리조트를 구성하고 있다. 3)공연 줄거리의 바탕은 전통적인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칠정’, 즉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과 삶의 모습을 물속에 녹아내려 했다는 깊은 성찰이 쇼 곳곳의 디테일에서 묻어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ke up·prop·back stage·costume Behind Scene 보고도 믿을 수 없었던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백스테이지 공연을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백스테이지 투어를 기다리며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배우들의 대담한 연기와 무한하게 변화되는 듯 보이던 무대의 비밀에 대한 호기심, 무대 뒤에서 바삐 움직이는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팀이 비밀스레 공개한, 어쩌면 공연보다 더 재미있을 생생한 무대 뒤 이야기. control booth 무대는 하나가 아니다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콘트롤 부스는 말 그대로 공연의 모든 부분과 상황들을 콘트롤하는 쇼의 브레인 같은 곳이다. 270도 원형구조의 객석, 공중, 무대, 수중 등등 모든 곳의 상황이 이곳에서 관찰되고 통제되어진다. 이곳에서는 무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하나로 보이는 중앙 무대는 사실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져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각 부분들은 지하 7m까지 내려갔다가 1분 안에 올라오고 몇 초 안에 물기가 마르는 것이 가능해, 바다였던 곳이 순식간에 육지가 된다. Performers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진정한 볼거리는 연기자들이다. 화려한 무대와 테크닉 속에서도 단연 빛나는 그들의 세심한 연기와 훈련된 몸짓 하나하나는 가히 예술이다. Prop 공연 초반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상어떼의 출현 씬 또한 보이지 않는 공로자들인 다이버들의 얼굴 없는 연기가 빛나는 장면이다. 다이버들도 카메라 및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진다. costume 방수 소재로 제작된 400점의 의상들 공연에는 뮤지컬 <카르멘>, <토요일밤의 열기>, 우디 앨런 영화 등에서 의상 디자인을 맡았던 수지 벤징어Suzy Benzinger가 디자인한 400여 점의 의상이 사용되었고, 수중과 지상을 오가는 쇼를 위해 특수 방수 소재로 만들어진 신발과 의상들이 제작되었다. 의상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1만5,000여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을 사용했다. Theatre 용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전용관 ‘댄싱 워터 극장’은 원형구조로 어디에 앉아도 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39개의 크고 작은 분수와 올림픽 수영장 5개 사이즈의 무대 밑 수영장이 화려한 워터쇼를 완성한다. Monitoring 무대는 그것 외에도 장면마다 바뀌는 백그라운드 3D영상과 조명, 음악, 연기 등 다양한 기술적 요소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곳이다. 이 복잡한 과정들은 부스 안 7명 남짓한 기술자들의 손에 의해 각각 통제되고 있고, 책임자는 여러 개의 모니터를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관찰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26m의 낙하, 초당 8m의 비행 Secret of Flying Artists 공주가 갇힌 케이지에 매달려 주인공과 적들이 올라가는 이 장면처럼 쇼의 많은 극적인 장면들이 공중에서 연출된다. 최고 26m 높이에서의 점프, 초당 8m의 비행. 눈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감이 아찔하다. property 물속에서도 볼 수 있는 야광 글루 깊은 수영장 밑에서 정확하게 위치를 알고 무대로 올라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은 후에 무대 바닥을 자세히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무대 바닥에는 작은 야광 글루가 붙어있어 어두운 물속에서도 따로 라이트를 쓰지 않고 그 위치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소품은 물에 녹슬지 않는 소재를 사용하고, 안전 범위 내의 최소한의 전기만 사용하는 등의 수칙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People CEO 로렌스 호, 예술감독 프랑코 드라곤 그리고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연기자들과 스태프들. 공연은 약 130명의 제작 스태프 외에도 2년간의 오디션 후 뽑은 80여 명의 연기자로 구성된다. 25개 국적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완벽한 쇼를 만들어내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태프 제이Jay 지상 8층, 약 36m 위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공중에서 오고가는 배우들과 소품을 담당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백스테이지에는 바닥의 푸른 라이트나 움직이는 플랫폼 같은 장치들이 있어 배우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동 루트나 뛰어내릴 장소를 정확히 알고 빠르게 이동하게 도와준다. 철저한 훈련을 거친 연기자들이라 위험한 상황은 일어난 적 없지만 만약을 위해 이 높은 곳에도 위급상황을 위한 구조시설이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다. 홍보담당자 플로렌스Florence 밝은 웃음을 지닌 그녀가 소개해 준 의상실에서 연기자들의 의상과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깃털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붙여가며 만든 백조들의 의상과 소품, 순수한 여주인공의 기품있는 화이트 드레스, 흥미로운 의상과 소품들 중에서도 특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촘촘히 박힌 해골 소품은 탄성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수중테크닉 스태프 제프Jeff 그는 다이버들이야말로 눈에 띄지 않지만 공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말한다. 배우들과 함께 수영해 안전하게 수면으로 올려주는 일도 하고 잠겨 있던 소품을 적절한 타이밍에 올리는 일 등 공연의 중요한 장면들이 다이버들에 의해 연출된다. 수영장의 지름은 약 15m, 깊이는 8m 정도로 다이버들이 다닐 수 있게 수온은 항상 30도 정도로 유지된다. Ticket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시티 오브 드림즈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하우스’는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위치한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에 설치된 전용극장이다.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마카오에서도 최고급 종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손꼽히는 곳으로 마카오 여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온갖 즐거움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시티 오브 드림즈가 단순한 카지노 리조트가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소 마카오 시티 오브 드림즈 댄싱 워터 극장 시간 90분 공연, 오후 5시, 8시 (공연 없는 날이나 시간대가 있으므로 예매 사이트에서 정확한 스케줄을 확인해야 함) 문의 마카오 (853) 8868-6688 , 홍콩 (852) 8009-00783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관람료 성인HKD480~880(한화 약 7만~13만원) 아동HKD340~620(약 5~9만원) VIP예약 HKD 1,380(약 20만원) *현지에서는 홍콩달러와 마카오달러가 1:1로 통용된다. special encounter 유연한 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프랑코 드라곤Franco Dragone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예술 감독 ‘프랑코 드라곤 엔터테인먼트 그룹Franco Dragone Entertainment Group’을 설립한 그는 ‘태양의 서커스’나 ‘퀴담’같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인 쇼에 참여해 고유의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어 왔으며 그 공로로 국민 훈장과 비평가 공로상 등을 받았다. 예술 감독의 입장에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소개한다면. 처음 이곳에 와서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물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쇼는 한마디로 지금까지 내가 보고, 배우고, 살아온 삶의 합성체라 할 수 있다. 이 공연을 통해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 물론 이 쇼의 볼거리는 스펙타클한 테크닉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의 감정과 몸짓을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이해하는 유니버설한 비언어적인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공연을 제작할 때 당신의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가? 공연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호응을 받아야 하지만 이익을 쫓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우선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항상 쇼에 시를 넣는다는 마음으로 예술과 비즈니스 간의 밸런스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결국 사람들을 끌어오는 것은 그 부분일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공연처럼 ‘물이 되라’1)는 것이다. 차주전자에 들어가면 차주전자의 형태가 되고, 대접에 들어가면 대접의 형태가 되는 ‘유연하고 여유로운 물’ 말이다. 삶은 아름답고 젊음은 뭐든지 될 수 있는 물 같은 존재란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은 세계적인 예술감독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예술가의 느낌이 강하다. 공연은 정원을 가꾸는 것과 비슷하다. 꾸준히 가꾸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찾지 않게 된다. 안주하지 않고 라이브 쇼의 장점을 살려 연기나 스토리 라인 등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통해 그렇게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또 ‘목선 탈북’

    또 ‘목선 탈북’

    북한 주민 21명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해상에서 목선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해군 함정에 발견돼 관계기관에서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는 사실이 6일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함정은 지난달 30일 오전 3시 20분쯤 인천 대청도 서쪽 41㎞ 해역에서 5t급 목선 한 척을 레이더로 발견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37.8㎞ 떨어진 곳이었다. 해군 함정은 당시 인근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300t급)에 의심 선박이 계속 남하하고 있으니 검문검색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경의 확인 결과, 목선에는 북한 주민 일가족 21명이 타고 있었으며 어린이와 어른이 비슷한 비율로 타고 있었다. 당시 인근 해상에선 많은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벌이고 있었으며, 목선도 북한 당국의 검거망을 피해 불을 끈 채 중국 어선 무리에 섞여 남하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발견 당시부터 귀순 의사를 밝혀온 주민들 전원을 경비함에 옮겨 태우고 목선을 예인,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쯤 인천해역방어사령부(인방사) 부두를 통해 입국시킨 뒤 정보당국에 넘겼다. 북한 주민들은 현재 인방사에서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합동심문조로부터 정확한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다. 올해 들어 북한 주민이 서해상으로 귀순한 것은 네 번째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정갑수 군산해경서장 경비함서 추락사

    정갑수 군산해경서장 경비함서 추락사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단속에 나섰던 군산해양경찰서 서장이 경비함에서 떨어져 숨졌다. 4일 오전 6시 20분에서 7시 사이 군산 어청도 서쪽 65㎞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상을 순시 중이던 ‘1001함’에서 정갑수(56) 서장이 바다로 추락했다. 군산·목포해경은 사고 즉시 경비정과 잠수요원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였고 3시간 30여분 만인 오전 10시쯤 인근 해역에서 정 서장의 시신을 인양해 군산 시내 병원에 안치했다. 발견 당시 정 서장은 정복 차림이었다. 정 서장은 금어기(6~9월) 해제 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1박 2일 일정으로 현장을 순시하기 위해 전날 오후 5시에 경비함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해경은 사고 경비함에는 추락을 막기 위해 세 줄로 된 1.5m 높이의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너울성 파도에 배가 갑자기 기울어지면서 정 서장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고 당시 어청도 해역에는 너울성 파도가 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밤새 내린 이슬과 짙은 안개로 갑판이 미끄러웠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조타실을 나선 정 서장이 배가 기울어지는 순간 갑판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판독 결과 사고 지점이 사각지대였던 탓에 정 서장이 조타실에서 나가는 장면은 포착됐지만 추락하는 순간은 화면에 잡히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해경 측은 “일부에서 자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해경은 유족이 반대하면 부검하지 않기로 하고 장례를 8일 ‘해양경찰청장’(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정 서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지난 1월 군산해경 서장으로 취임했다. 1977년 순경으로 해경에 들어와 2008년 인천해경서장을 지내는 등 33년간 봉직했다. 타 서장들이 1년에 두 차례 정도 현장을 나가는 데 반해 정 서장은 올해에만 7~8차례 배를 탈 정도로 철저하게 현장을 중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가 있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사회주의건 자본주의건 국민들의 배를 곯리면 망하게 돼 있다. 소련식 사회주의가 해체되고 중국식 사회주의가 번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들을 배고픔에서 탈출시키는 유일한 길은 경제성장밖에 없다. 후진국일수록 리더십의 요체는 어떻게 빨리 효율적으로 가난에서 탈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문제는 좀 살 만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늘어난 파이를 어떻게 자르고 어떻게 나눠주느냐 하는 문제, 즉 분배의 문제 때문이다. 이것은 용의 역린(逆鱗·임금의 노여움)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배 고픈 것보다 배 아픈 것을 못 참는 우리 민족의 특성상 정권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뇌관이 되기도 한다. 분배와 성장을 놓고 숱한 토론과 논쟁이 있어 왔고 권력투쟁으로까지 비화되곤 했다. 이런 싸움을 흔히들 홍(紅)과 전(專)의 전쟁이라고 한다.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싸움터는 신중국이었다. 홍(紅)은 정신, 즉 이념(이데올로기)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평등과 분배를 강조한다. 반면 전(專)은 물질을 중시하는 성장 제일주의와 맥이 닿는다. 후에 홍(紅)은 좌파의 뿌리가 됐고, 전(專)은 우파의 철학이 됐다. 마오쩌둥은 홍(紅)의 사상으로 중국 혁명을 이끌어 신중국을 건설했지만 대약진운동의 실패와 문화대혁명이란 재앙을 겪으면서 파국을 맞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덩샤오핑은 전(專)의 사상으로 경제대국을 일궜지만 무서운 후유증을 남겼다. 심한 부정부패와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화 국가가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우리 역시 전과 홍의 치열한 갈등과 대결 속에서 성장한 나라다. 18년간의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노태우의 5, 6공 시대는 성장 제일주의가 압도한 시기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대중-노무현의 시대는 분배와 복지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됐다. 특히 386 운동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노무현 정권의 이념 과잉성과 개혁 피로증은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우리의 정치·경제는 이처럼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 속에서 갇혀 20세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맹위를 떨친 ‘안철수 신드롬’은 기존의 정치·경제 구도 자체의 대대적 변신을 요구하는 압력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들은 이를 2040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왔던 기존 시스템의 단순한 수리 정도가 아니라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강렬한 의지의 표출인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600만명에 달하고 이들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자가 30%인 180만명을 넘어선 시점이다. 중산층 몰락과 양극화의 심화는 국민들 대다수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가져왔고 이들의 절망은 내년에 더 큰 태풍으로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그동안 그럭저럭 유지해 왔던 우리의 갈등 해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이미 무력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홍과 전으로 대표되는 이분법적 논쟁은 20세기의 닫힌 정치프레임의 산물이다. 사회의 기능이 고도로 분화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해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할 대목이다. 지난해 특별한 해법도 도출하지 못한 채 우리 사회를 양분시켰던 복지 논쟁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은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전과 홍의 융합, 즉 보수와 진보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대표적 벤치마킹 대상으로 ‘브라질의 룰라 모델’을 꼽는다. 그는 좌파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우파의 경제전략도 과감하게 수용했다. 대규모의 빈민 구제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양극화 확대를 막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을 원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는 소통을 중시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보수와 진보의 조화를 이뤄내는 리더십을 갈망한다. 이것이 바로 시대정신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국가어업지도선 ‘禁女의 벽’ 46년 만에 무너져

    국가어업지도선 ‘禁女의 벽’ 46년 만에 무너져

    국가어업지도선의 ‘금녀(禁女)의 벽’이 46년 만에 무너졌다.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이 올해 특별 공개 채용한 여성 직원 3명이 국가어업지도선을 타고 3일 처녀 출항한다. 1966년 10월에 창설해 어업 안전지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어업지도선은 그동안 철저하게 금녀의 공간이었다. 46년 만에 첫 여성 승선의 영광을 안은 주인공은 강효정(왼쪽부터·26), 김나현(30), 김미경(24) 씨 등 어업감독직 공무원 3명이다. 이들은 부경대와 목포해양대, 전남대 해양 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항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승선에 필요한 조건을 갖췄다. 승선에 앞서 한달간 필요한 실무를 익혔다. 강효정씨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느는 만큼 남성 직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근무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금녀의 공간인 지도선의 딱딱한 분위기를 바꾸고 어업인과의 유연한 관계 유지에 힘쓰겠다.”고 출항 소감을 밝혔다. 강씨는 1200t급 무궁화 15호를 타고 출항해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 단속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나현·김미경씨도 500t급 지도선을 타고 제주 서쪽 및 서해 특정 해역에서 위반 어선 단속 등의 업무를 맡는다. 서해어업관리단은 배에 오르는 여성 직원을 위해 화장실과 세면장 등 일부 시설을 고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목포에 있는 서해어업관리단에는 500t과 1000t이 넘는 어업지도선 15척이 배치돼 있다. 척당 14명이 승선해 7주 정도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목포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정치 광풍 몰아치던 그 옛 시절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정치 광풍 몰아치던 그 옛 시절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가는 이들이 그득하다. 배는 침몰할 듯 아슬아슬해 보이고, 배 앞부분에는 불이 났는지 연기로 가득 찼는데, 이들의 표정에서 초조함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곧 뭍에 닿을 것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는 결의 같은 것도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광대처럼 고깔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질 않나, 하는 짓이란 게 낚시, 나팔 불기 같은 것들이다. 어떻게든 배를 몰아가는 데는 별 관심이 없어 뵌다. 그러니 얼굴표정에는 여독보다는 권태가 흘러넘친다. 제목은 ‘La Meduse’. 19세기 프랑스 인상파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과 비교된다. 원작이 역동적인 구도 아래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온다면, 이 작품은 지나치게 평면적이어서 평온하기만 하다. 오늘날 중국 풍경에 대한 묘사다. ●우쥔융·천웨이 등 현대중국 묘사… 새달 10일까지 갤러리현대 11월 1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햇빛 쏟아지던 날들’(In the heat of the Sun) 전시에 걸린 중국 작가 우쥔융의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이런 점이 더 두드러진다. 영상작품 ‘구름 악몽’(Clouds Nightmare)에서는 어린 시절 즐겨보던 만화영화와 같은 기법으로 현대 중국의 풍경을 묘사한다. 말의 목이 떨어지고 용이 줄에 매달려 허덕대는 풍경 속에서 소경처럼 헤매는 이들. 현대 중국을 관찰하는 듯 망원경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시를, 동화를 쓰듯 우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는 우쥔융의 말이 고스란히 들어맞는다. 비판하되 풍자적으로 하다 보니 웃음이 나도록 한다. 아예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등장시켜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하트, 클로버를 다룬 트럼프 연작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자본주의적 발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풍자적 해석 이번 전시에는 우쥔융 외 천웨이, 리칭, 메이드인, 투훙타오 등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젊은 작가 작품을 한데 모았다. 중국하면 흔히 마오쩌둥, 문화대혁명, 홍위병 같은 것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이중국 문화계의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다. 서구적 프리즘 아래 그렇게 됐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되묻는다. 자본주의 발전을 하니 좋더냐고, 그 옛 시절 정치적 광풍이 몰아닥치는 시절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라고. 젊은 작가들은 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옛 시절을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끌어안으려는 시도다. 그런 맥락에서 천웨이의 사진작업과 리칭의 데칼코마니 같은 작업도 눈길을 끈다. 천웨이는 지극히 연출적인 사진을 찍었는데, 모두 과거의 기억이 지금 어떻게 현재화되고 있는가를 다룬다. 기억을 재구성해서 한 화면에 배치한 세트장을 만든 뒤 작업하기 때문이다. 조용히 텅빈 공간 속에서 세월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옛 시절 부정하기보다 끌어안으려는 시도 리칭의 ‘틀린 그림 찾기’는 조금 더 직접적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정상이 늘어선,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 전속 사진기사가 찍은 사진과도 같은 그림을 두 점 나란히 걸어뒀다. 작품 부제에는 두 그림 사이에 다른 부분이 10곳이 된다고 표시해 뒀지만, 정작 관건은 틀린 그림을 찾는 게 아니다. 재현으로서의 정치적 이벤트라는 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심케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IFF 14일 폐막…이와이 슌지 감독, 日 정부·언론에 쓴소리

    BIFF 14일 폐막…이와이 슌지 감독, 日 정부·언론에 쓴소리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9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14일 폐막한다. 수영만 시대를 마감하고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을 마련해 제2의 도약기에 들어선 올해 부산영화제는 초반에 다소 준비가 미흡한 면도 있었지만, 큰 잡음 없이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70개국 총 308편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아시아 최대의 영화 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폐막을 앞두고 7년 만의 신작 ‘뱀파이어’를 들고 부산을 찾은 일본의 대표적인 감독 이와이 슌지(48)를 부산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신작보다 지금의 일본 사회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이 훨씬 많은 듯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을 향해 거침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뱀파이어’는 미국에서 영어로 만든 첫 번째 장편영화인데. -영어도 익히고 할리우드에 대해 공부해보고자 미국을 찾았다가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영화를 찍게 됐다. 처음에는 감독협회 등 단체에 등록하고 계약서를 쓰는 일이 너무 복잡했지만, 스태프들과 소통도 편하고 촬영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고 쉬웠다. 일본에서 더이상 촬영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자살 충동을 가진 완벽한 여자들을 찾아다니는 뱀파이어에 관한 이야기다. 다소 어둡고 기괴한 느낌인지라, 전작 ‘러브레터’처럼 서정적인 작품에 익숙한 관객들은 낯설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러브레터’나 ‘하나와 앨리스’ 같은 작품만으로 나를 판단한다면 오해다.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를 보면 알겠지만, 내 안에는 굉장히 어두운 면이 많다. 배급 상황이 여의치 않긴 하지만 ‘뱀파이어’는 꼭 한국에서 개봉하고 싶다. 그때 가서 더 자세히 이야기 하고 싶다. 그것보다 내가 최근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와 지금의 일본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뱀파이어’보다 그것이 더 시급한 문제인 것 같다. →어떤 다큐멘터리인가. -일본 대지진 이후 원폭 피해 등 일본 내 힘든 상황을 담은 ‘프렌즈 애프터 3.11’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와이슌지영화제’(www.iwaiff.com)라는 제 웹사이트와 일본의 위성 방송 BS1를 통해 방송됐다. 조만간 극장판으로도 만들 계획이다. 제 웹사이트는 한국어로도 서비스되는데, 이런 사실이 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아 깜짝 놀랐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은 다큐인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진실을 숨겨왔는 지에 대해 폭로했다. 일본 국민의 80%는 원자력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굳이 하겠다고 고집했고 이것이 피해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바뀌어야한다. →다큐 제작에 직접 뛰어든 계기가 있나. -원폭이나 방사능 피해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피폭이 일어나고 방사능이 하늘을 뒤덮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일본 영화인들이 아무도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모두 외면한다면 앞으로 재난 영화에 대해 누구도 이야기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에 방사능이 얼마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정부도, 언론도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주변 사람들의 눈치만 보는 것 같다. 다큐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과학자나 전문가 등 친구들이 정보를 공유해 나갈 수 있다는 내용을 보여준다. →일본 사회 내에서는 그런 비판이 나오지 않는 것인가. -도쿄에서 몇 만명이 모여 시위를 벌여도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는다. 미국 뉴욕의 노동자 시위, 중국의 반일 시위, 한국의 독도 관련 시위가 잘 보도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에서는 후지TV 사옥 앞에서 벌어진 반한류 시위가 크게 보도됐는데.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후지TV 앞에서 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일본 드라마가 재미없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내용은 어둡지만, 영상은 아름답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가 2만명인데, 일본의 한 해 자살자가 3만명으로 그보다 많다. ‘뱀파이어’를 통해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보고 싶었다. 주인공은 자살을 앞둔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관심을 보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워도 성적으로 섹슈얼한 면을 보여줘서 아마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 다큐 ‘프렌즈 애프터 3.11’도 내용은 심각하지만, 비참한 상황에서 함께 싸우고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이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고 싶었다. →한국에서도 원자력은 ‘뜨거운 감자’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물론 원자력이나 핵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악용하는 인간들이 문제다. 인류의 문명에 대한 이기심과 풍요로움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간의 목숨이 함부로 다뤄지는 데 대해 누군가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 이로 인해 인류는 이번 세대나 다음 세대에 무너질 수도 있다. 지난 50년간 빠르게 성장한 한국과 중국도 다시한번 짚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 여행은 ‘내 나라 여행’의 절정이다. 고리타분한 것으로 오역되곤 하는 전통은 안동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하회탈, 고택 모두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가까이에서 본 ‘옛 것’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동 여행은 선비정신을 강조하는 유교의 고고함과 자연과 하나 되라는 도교의 온화함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곳을 지나간 개개인의 발자취가 조상들이 흩뿌려놓은 과거의 시간과 공존한다. 글 구명주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PnJ 커뮤니케이션즈 www.pnj21.com 탈 일상을 뒤집는, 해학의 美 민중의 삶을 위로하다 안동 하면 탈, 탈 하면 안동이다. 한국 탈의 진수를 느껴 볼 참이면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공연장인 하회마을 내 탈춤 전수관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공연 전 만난 선비 역할의 권순찬 연출국장은 “탈을 딱 쓰면 본연의 나를 버리고 탈의 캐릭터에 도취되는데, 이게 중독인기라. 일단 보이소”라며 명당을 지정해 준다. 공연장 곳곳에는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에서 온 서양인도 보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관객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시선을 집중시키던 사회자가 사라지자, 사물놀이가 울렸다. 강신,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으로 이어지는 공연 내내 야외 공연장을 이러저리 누비는 광대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리나무를 곱게 도려내 깎은 반달 모양의 인자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특히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의 웃음은 사실적일 뿐더러 그의 대사 또한 코믹해 등장만으로도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이매 이놈아야, 니 여서 머하노. 내가 아까 니보고 선비 데리고 오라 안 카더나” 초랭이의 핀잔에도 이메는 연신 “머라꼬 히히히 흐흐흐”라 받아칠 뿐이다. 탈놀이가 가장 성행했던 때도 신분질서가 사람 위에 군림했던 조선 중기가 아니었던가. 기존 질서에서 권위를 내세우는 양반, 선비, 중은 탈놀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에 불과하며 가부장제, 신분제 등으로 억압받던 할미, 초랭이, 백정 등은 오히려 주도적으로 제 할 말을 당차게 내뱉는다. “분홍치마 눈물 되고 다홍치마 행주 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저 양반집 씨종살이, 씨종 살고 얻은 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할미의 한 서린 타령부터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 차고 저짜로 갔잖니껴”라는 간들간들 초랭이의 주접까지 대사 하나하나가 압권이다. 민중의 삶을 긍정하고 위로했던 우리네 탈의 힘이다. 양반들도 평민들의 탈놀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하는데, 탈놀이로나마 억압됐던 감정을 표출하고 다시 순응하는 삶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란다. 탈춤이 끝나고 누구는 다시 안동 여행길로, 누구는 집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촐랑촐랑 초랭이 역할을 했던 서봉교씨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운 탈놀이를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하고 있다. 고향인 안동을 훌쩍 떠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봉교씨에게 탈놀이는 숙명이 되었다. 그는 안동을 지키며 춤을 출 거라 말했다. 그날의 탈놀이는 끝났지만 내일도 모레도 새 공연의 막이 오를 것이다. 1 한국적인 멋은 ‘조화’라는 단어에 응축된다. 특히 안동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다 2 ‘초랭이’ 서봉교씨 3 ‘선비’ 권순찬 연출국장 4 가부장제를 꼬집는 할미의 타령 5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탈은 웃음이 사실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탈이 세계적이다 탈의 신비로움을 일찌감치 알았던 인간들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부터 탈을 이용했다. 탈은 전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계인의 유산’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 공통으로 얼굴에 쓰는 ‘탈’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생김새와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탈을 절대적이고 상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동 탈 박물관을 가야 한다. 총 3개의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 탈 박물관을 둘러보면 ‘세계 속의 한국 탈’이 보인다. 탈은 악귀를 쫓거나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일종의 의식에 이용됐다. 박물관 제2전시실의 아시아 탈이 이를 반증한다. 중국의 ‘나희가면’이 붉은 기운을 담아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했는가 하면 티벳, 몽골 등지의 챰가면은 라마교 사원에서 연행되는 종교 의식 때 활용됐다고 한다. 서양의 탈은 아시아의 탈과도 약간 다른데, 귀족문화를 반영해 겉이 상당히 화려하지만 정작 표정은 추상적이고 밋밋하다. 제1전시실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던 한국 탈은 달랐다. 한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탈 역시 다른 나라의 탈처럼 잡귀를 쫓거나 장례의식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본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의 탈은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지 않을 뿐더러 단지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형상화한다. 그것은 계층과 계급을 뒤집고, 양과 음의 융합을 이루는 ‘조화’를 추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2011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으로 따라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4년 연속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올해 축제에서도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탈을 쓰고 행진하는 ‘미친 퍼레이드’에 어울리거나, 총 상금 7,000만원이 걸려 있는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의 우승을 노려 봐도 좋겠다. 일시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열흘간(2011년 9월30일~10월9일) 주최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장소 안동 시내,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문의 054-841-6397 www.maskdance.com 고택 불편해서 매력적인 역설의 美 고택古宅을 한자어 그대로 직역하면 옛 집이다. 옛 것이라면 손을 저으며 새 것을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 고택을 찾는단 말인가. 안동의 어느 고택 주인은 도시인들이 고택에 대한 환상으로 숙박을 시도했다가 벌레, 화장실 등을 이유로 하루도 안 돼 떠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새로 지은 고택도 많지만, 고택을 잘 꾸며진 한옥 펜션 정도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편해도 끌린다. 무섭게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숲에서 살던 도시인에게 고택은 가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넉넉하게 터를 잡고 옆으로 널찍하게 들어서 있는 ‘고택의 아우라’.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고택의 본고장 안동에는 몇백년에 걸쳐 제 자리를 지켜 온 ‘명품 고택’이 있다. 1 ‘간재정’은 간재종택의 정자로 투숙객들의 인기 휴식처다 2 간재종택의 종손인 변성렬씨 가문의 향기 ‘원주 변씨 간재종택’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의 마을은 금제琴堤, 검제黔堤라는 별칭과 더불어 영원히 재앙이 없는 땅으로 불려 왔다. 안동 3대 성씨인 안동 김씨, 권씨, 장씨의 시조묘가 들어선 이곳에 간재종택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원주 변씨 간재종택은 임진왜란의 공신이자 ‘하늘이 내린 효자’로 불렸던 조선중기의 학자, 간재 변중일의 종택과 정자다. 종손인 변성렬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 주말 종택을 찾고 있었다. 11남매와 그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에는 종택이 꽉 찬다. 제사만 14번이다. 반복되는 하행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그는 “종손의 삶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했다. 간재종택은 투숙객들이 원할 경우 다도시간을 마련한다. 방문했던 날에도 때마침 일일 차茶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차를 연구하며 경주에서 찻집을 운영 중인 강청원 선생은 1인 다기로 차를 우려먹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차 뚜껑을 열 때는 안에서 밖으로, 잎차를 뜰 때는 항아리 벽을 향해 왼쪽으로 틀면서, 거름망을 뺄 때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떨어뜨린 후에….” 규칙의 연속이었다. 차 예절이 낯설기만 한 간재종택 투숙객들도 자신의 앞에 놓인 1인 다기를 이용해 잎차를 우려냈다. 1분30초. 차가 가장 맛있게 우려내지는 시간이란다. 1분30초라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 티백 차에 익숙한 탓이기도 했지만 종택에서는 유독 시계바늘이 느리게 걸었다. 종택에 머무는 동안은 느리게 가는 시간을 그저 즐기면 된다. 종택 구경 자체가 타지인에게는 하나의 볼 거리였다. 간재종택은 정침, 별당, 사당, 정자가 하나를 이룬다. 가옥은 ㅁ자형으로 ‘근심을 없앤다’는 뜻의 무민당無憫堂과 안채, 사랑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당이 안채 뒤쪽에 서 있다. 종택을 나오면 바로 앞에 국화 다랑이 밭이 있다. 선비의 기상을 빼닮은 국화꽃뿐만 아니라 분홍빛 흠뻑 머금은 백일홍이 마을 곳곳에서 하늘하늘 가지 손을 흔든다. 마치 백일홍이 몸을 간질간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국화밭을 따라 올라간 끝에 호젓이 앉아 있는 간재정은 투숙객들의 이색적인 쉼터가 되고 있다. 객실료 큰방 4실 4~5인 기준 10만원, 작은방 4실 2~3인 기준 5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톨게이트→송야사거리(봉정사, 서후 방면)→원주 변씨 간재종택 대중교통 안동 초등학교 정문 서쪽편 버스 정류장에서 51번 버스 이용(30분 소요) 주소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162 문의 054-852-2345 www.간재종택.com 3 간재종택은 주변 경관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4 병산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5 부용대 층길에서는 하회마을과 줄기차게 흐르는 낙동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 폭의 그림 속 ‘병산서원 주사’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류성룡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서애선생이 세상을 뜬 후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병산서원은 유생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던 입교당, 기거하며 공부하던 동재와 서재, 행사를 치르던 만대루, 인쇄 목판을 보관하는 장판각 등으로 이뤄져 있다.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병산서원의 우측에 들어선 것이 바로 병산서원 주사廚舍다. 병산서원 주사는 서원이 지어질 때부터 병산서원 관리인의 집이었다. 병산서원의 현 관리인도 본래 이곳에서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병산서원에서 가까운 곳에 따로 기거 중이다. 일반인이 고택을 찾기 전 이곳은 빈집인 셈이다. 사람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병산서원 주사는 적막하다. 적막을 깨는 것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였다. 대청마루에서 주전부리를 즐기며 피우는 ‘이야기 꽃’은 평소보다 더 소중하다. 도시보다 빨리 찾아오는 시골의 밤, 잠자리에 들면 한옥 특유의 향이 코 끝을 미세하게 자극하고 풀벌레 소리가 귀에 맴돈다. 방에 놓인 작은 TV에는 온갖 채널들이 나온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택을 갔건만, 속세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유롭기란 힘들다. 실제 낯선 온돌방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리모컨을 돌리다 자신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다고 한다. 3칸 대청이 마당과 바로 마주하고 있으며 큰 방 하나, 작은 방 3개가 있다. 마당을 기준으로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뤄 안정감을 준다. 객실료 큰 방 4~5인 기준 8만원, 작은 방 3~4인 기준 5만원, 전체 대여 28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예천 방향)→하회마을 방면→병산서원 대중교통 안동시외버스터미널 길 건너편에서 46번 버스 이용 주소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 문의 054-853-2172 www.byeongsan.net T clip. 안동 음식 4대 천황 1. 헛제사밥 각종 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는 비빔밥과 삼삼한 탕국이 일품이다. 헛제사밥은 제사음식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2. 간고등어 내륙지방까지 생선을 옮기다 보니 염장처리가 필수였다. 안동 간고등어 한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 3. 버버리찰떡 버버리찰떡의 버버리는 벙어리의 안동 방언이다. 1920년대 김노미 할머니가 안동시 안흥동 철길 밑에서 찰떡에 고물을 묻혀 팔던 것이 원조로 지금도 손으로 직접 떡메를 치고 고물을 일일이 붙여 만든다. 4. 안동찜닭 찜닭의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안동찜닭. 간장이 배인 한입 크기의 닭과 감자, 대파, 시금치가 잘 어울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진도 앞바다 가을꽃게 풍년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가을꽃게잡이가 한창이다. 11일 진도군에 따르면 전국 꽃게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진도군 수협을 통해 올해 위판된 꽃게는 10일 현재 420t을 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0억원가량이다. 최근 출하 가격은 ㎏당 1만~1만 5000원선. 진도 앞바다가 꽃게 대풍을 맞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진도군의 지속적인 종묘 방류사업과 해양경찰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이 성공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군은 2004년 이후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하고, 해마다 1억원가량의 수산자원 종묘 방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꽃게 서식 환경을 보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도군 수협 꽃게 위판고는 2009년 33억원(243t), 2010년 97억원(769t) 등 꾸준히 증가해 평균 8t가량의 꽃게 위판과 2억여원의 위판고를 매일 올리고 있다. 진도군은 진도 꽃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14~16일 ‘제2회 진도꽃게 축제한마당’을 서망항 일원에서 개최한다. 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무려 1t ‘금소’도 있는 328m 초고층 中호텔 오픈

    중국에서 가장 잘사는 지역으로 알려진 장쑤성(江蘇省) 화시(華西)에 초호화 고층 호텔이 문을 열었다.   지난 8일 오픈한 이 호텔의 이름은 롱시 국제호텔(The Longxi International Hotel)로 74층 규모로 높이는 무려 328m에 이른다. 높이로 따지만 파리의 에펠탑(324m)과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319m)보다 높으며 건설비는 무려 4억 7000만 달러(약 5500억원)가 투입됐다. 호텔에는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총 800개의 객실이 있으며 전시홀, 각종 레스토랑, 수영장 등의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특히 이 호텔의 ‘명물’은 60층 전망대에 들어선 무려 1t의 순금이 들어간 ‘금소’(金牛)로 약 57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 관계자는 “이 호텔은 급속히 발전한 지역의 부(富)를 상징한다.” 며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높이로 건설된 만큼 최고의 호텔로 우뚝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운대 리조트, 中 자본 유치 추진

    중국 부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부산 해운대에 건립되는 108층 규모의 ‘해운대 관광리조트’ 사업에 중국 자본 유치가 추진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업자인 ㈜엘시티PFV는 중국 상하이의 한 부동산 투자기업 실사단이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 부산을 방문하는 등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엘시티 관계자는 “이들 중국 투자단은 상하이의 큰손으로, 1조 2000억원 규모의 일반 호텔(13만 2000여㎡) 운영권 투자를 목적으로 현재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 성사되면 이 중국 투자기업은 랜드마크타워 내 호텔의 건축비를 대는 대신 소유권을 갖게 된다. 이 리조트는 해운대해수욕장 일원에 총 2조 74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립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계절 레저 휴양 복합시설. 108층의 랜드마크타워동과 호텔 등이 들어선다. 엘시티 이수철 대표는 “해운대 관광리조트는 해운대와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중국 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中 “위안화 환율 문제 정치화 말라”

    미국 상원의 위안화 환율조작 의혹 대응법안 처리를 앞두고 중국이 강력 반박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양국간의 ‘위안화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일 ‘밤 위안화 환율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 의회의 입법 시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앞서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달 28일과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잇따라 “미국은 환율 문제를 정치적인 이슈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경제가 어렵거나 선거가 임박할 때면 어김없이 미국내에선 위안화 절상 압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과연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위안화가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무역적자는 위안화 때문이 아니라 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면서 “미국의 의도대로 위안화가 평가절상된다고 하더라도 무역적자와 일자리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내 반대 목소리를 상세하게 소개한 뒤 입법 시도를 ‘정치술수’라고 비난했다. 미 상원은 위안화 환율을 타겟으로 한 ‘2011 환율감독법안’을 3일 오후(현지시간) 표결처리할 예정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저평가된 각국 환율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토록 하고, 미 기업과 노동조합이 상무부를 상대로 외국 정부의 환율조작 의혹에 대해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른바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이 발의돼 하원에서는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무산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공화당내 일부 대선주자들도 이견을 드러내 현재로서 법안의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많은 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이 변수다. 강압적인 위안화 절상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이 법안이 정식 처리되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양국 간 무역 및 외교마찰이 고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기고] 지역통합이 진정한 국가통합이다/정송학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 서울시 지역협의회 의장

    [기고] 지역통합이 진정한 국가통합이다/정송학 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 서울시 지역협의회 의장

    1994년 5월, 세계의 눈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취임식으로 집중되었다.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다 27년을 복역한 넬슨 만델라는 취임식에서 “상처를 치유할 시간이 왔다. 흑과 백이 모두 자부심을 느끼는 나라, 무지개 국가(rainbow nation)를 만들겠다.”라고 선언, ‘사회 통합’을 ‘남아공의 비전’으로 제시해 전 세계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그후 16년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개최되었고 월드컵 뒤 남아공은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정식 합류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53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7%를 차지하며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아프리카를 세계로 잇는 교두보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남아공의 ‘무지개국가’ 사회통합 비전의 성공은 우리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사회갈등 때문에 매년 GDP의 25%를 사회적 비용으로 낭비하고 있는 심각한 수준으로 극심한 사회갈등이 국가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8%가 사회갈등이 심각하다고 답변, 우리 사회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복지논쟁, 좌우갈등, 노사갈등, 여야대립, 지역대결, 세대격차 등 많은 영역에서의 분열과 갈등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선진국대열에 들어선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 일류국가’로 발전하려면 글로벌시대에 맞는 한국적 사회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출해야만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정치적 구호로 외친다고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풀뿌리민주주의에 따라 자치단체, 즉 아래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되고 소통되는 사회적 협의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이웃과 지역사회에서부터 사회통합의 어젠다를 도출하여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선진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조정, 합의회의 등 대안적 갈등해결 시스템이나 공론조사와 같은 의견수렴 절차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시민참여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시민사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공자는 논어 ‘태백편’에서 “더 배우고 더 가진 자가 고개를 숙이고 나누지 않는다면 더 볼 것도 없다.”라고 했듯이, 지역사회에서도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풍토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갈등 없는 사회는 없다. 그러나 편을 갈라 벌이는 우리 사회의 갈등구조는 고질병으로 고착화됐다. 사회통합 없이는 경제성장이나 정치, 정책적 갈등의 치유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이 사회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어느 사회와 국가라도 조화와 통합이 잘 이뤄져야 발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듯이 아래로부터 울리는 지역사회의 소통과 화합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국가발전의 저해요소인 갈등을 치유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발전의 대합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육군 ‘경비정 부대’ 창설 왜?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육군 ‘경비정 부대’ 창설 왜?

    육군 경비정 부대는 걸어서 갈 수도 없고, 함정으로 갈 수도 없는 곳에서 영토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절벽 등으로 인해 경계가 어려운 해안선 지역, 덩치 큰 군함이 운항할 수 없는 수심이 낮은 지역을 두루두루 살피고 적 침투를 막는 것이 육경정의 주요 임무다. 육경정은 승조원과 화물 등을 가득 채우고도 무게가 22t밖에 안 된다. 그만큼 물 속에 잠기는 선체 부위의 깊이(흘수)가 낮다. 고작 0.8m다. 수치상으론 일반 성인의 허리 높이 정도의 수심에서도 기동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해안선에서부터 500m 해상 안팎을 경계로 해군과 작전구역을 나누고 있는 육군으로선 해안선에서부터 근처 해상까지 정찰·감시 활동을 하는 데 덩치가 작은 경비정이 효율적인 전력인 셈이다. 이 때문에 해군 함정이 바다를 향해 경계 근무를 서는 것과 달리 육경정은 육지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정찰 활동을 벌인다. 해상에 있는 조그만 바위섬에 접안할 수 있어 해상 매복도 쉽다. 또 경비정의 추진장치는 워터제트 방식이어서 해안선 근처에 많은 바닷속 개흙 지역에서도 운용이 가능해 수심 1.5m 구역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육경정에 장착돼 있는 위성항법장치(GPS)와 어군탐지기, 레이더 등도 연안 가까이까지 침투해올 수 있는 북한군의 잠수정과 반잠수정을 포착해낼 유용한 수단이다. 이와 함께 밀입국 선박 확인, 중국 어선 등의 불법 어로 행위 등 해양경찰과 협력 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상 작전 활동이 많다 보니 승조원들의 겨울철 근무복은 얼룩무늬 전투복이 아니라 방수·방풍 효과가 있는 남색 작업복이고, 신발은 가죽 전투화 대신 물에 빠져도 쉽게 벗을 수 있는 단화 형태의 승선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상) 해군, 바다 위 하늘까지 솟다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상) 해군, 바다 위 하늘까지 솟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육군 장성일까, 해군 제독일까’ 한동안 군에서 회자됐던 유머의 기본 줄기가 됐던 문제다. 이런 문제에 맞닥뜨린 육·해군은 심각하게 각각 자기 군 출신이라고 우겼을 것이다. 그런데 이 유머가 요구한 정답은 육군도 해군도 아닌 ‘해병대’였다. 엉뚱하게도 이순신 장군이 해병대와 같은 ‘섀미’ 가죽 장화를 신었다는 설명이 뒤따르면 실 없다는 듯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냥 웃고 넘길 만한 유머에 불과하지만, 육·해·공군으로 나눠진 현대 군 편제 속에서도 선뜻 ‘무슨 군이다’라고 편을 가르기 힘든 부대들이 있다. 새달 1일 ‘건군 제63주년 국군의 날’을 앞두고 ‘공군 같은 해군’, ‘육군 속 해군’, ‘특전사 같은 공군’ 등 군 별로 다른 군의 모습을 닮은 부대들을 둘러봤다. 해군에도 비행기가 있다. 바로 ‘해군 속 공군’으로 불리는 해상초계기가 그 주인공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삼면의 바다 위를 날며 수면 위아래로 침범해 올지 모를 적들을 감시하는 게 주임무다. 특유의 작전 수행 능력 덕분에 ‘잠수함 킬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해상초계기는 P3C 8대와 성능개량형인 P3CK 8대 등 모두 16대다. 이 가운데 4대가 제주에 있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 이후 서·남해에 대한 전력 증강차원에서 지난 1월 제주에 615비행대대를 창설하며 배치한 것이다.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바 없던 615 비행대대가 지난 23일 서울신문에 처음 문을 열었다. ●P3C 등 16대중 4대가 제주에… 615 비행대대는 제주공항 활주로 동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공항과는 벽 하나를 경계로 마주하고 있다. 부대 안쪽은 꼭 해군기가 걸린 공군기지 같은 모습이다. 대대 본부 옆 언덕 위로는 바다 대신 활주로가 펼쳐져 있고 그 위에 선착장 대신 격납고가 있다. 마침 격납고 앞에는 P3C 4대가 줄지어 하얀 몸매를 드러내놓고 햇살을 튕겨내고 있었다. 양승민(해군 중령) 대대장은 “출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간에는 비행기들을 활주로에 전개시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동명령이 떨어지자 제주공항 활주로와 경계를 이뤘던 벽 사이 문이 열리고, P3C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나섰다. 곧이어 힘차게 솟아오른 기체는 하늘 위에서 곧바로 수평을 잡아 제주 북쪽 해상으로 머리를 돌렸다. 615 비행대대는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부터 남해 이어도까지가 작전 구역이다. 한 번 출격에 8시간 이상 비행하는 동안 서·남해를 샅샅이 훑는다. 북한군 잠수함정의 침투 여부는 물론 중국 어선들의 움직임까지 짚어가며 감시한다. ●승무원 수십개 표적 탐지·분석 일단 작전구역에 들어서자 승무원들의 몸놀림이 빨라졌다. 전술을 계획하고 작전을 수립하는 전술통제사, 표적 정보를 분석하는 항법통신관,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 등을 조작하는 비음향 조작사, 음향조작사 등이 각각의 좌석 앞쪽에 놓인 영상 장비에 펼쳐진 수십개 표적의 유형들을 시시각각 탐지·분석해갔다. 이들이 분석해낸 정보에 따라 비행 항로와 고도가 수시로 바뀐다. 의심 선박이 출현하자 마치 먹이를 낚아채려 수직낙하하는 독수리인 양 기체가 바다를 향해 곤두박질쳤다. 수면 60m 상공에서 다시 수평을 유지한 P3C기 안에서는 승무원들이 육안 감시에 나섰다. 해상에 바짝 내려 앉을수록 시야는 좁아졌고, 해풍을 맞아 기체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양 대대장은 “육안 감시를 위한 저공비행은 초계임무에서 필수 사항”이라면서 “저고도 비행일수록 터뷸런스(난기류) 등으로 인한 추락 위험이 높지만 모든 승무원이 반복 훈련으로 숙달돼 있다.”고 귀띔했다. 취재 협조 차원의 약식 비행인 만큼 흑산도에서 선회한 기체는 마라도를 거쳐 1시간여 만에 다시 제주공항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1시간 동안의 짧은 비행 동안에도 해상 정보 수집, 대잠·대수상함 작전, 소노부이 및 어뢰 투하 등 각종 훈련이 계속됐다. 양 대대장은 “서·남해 영해와 남방 교역로 안전을 위해 하루 24시간 감시 체계를 운영하며 실전에 가까운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내 안에 다른 軍 있다] “정보수집·대잠작전…P3C 승무원은 오케스트라와 같아”

    “P3C 승무원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제주 615 비행대대장인 양승민(해사 46기) 해군 중령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상초계기인 P3C 운용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보 수집, 탐지, 대잠·대수상함 작전 등 복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승무원 10명이 모두 고유 임무를 적재적소에서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615대대가 제주에서 창설된 이유는. -지난해 천안함 사건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 이남 지역에 대한 영해 수호 임무가 강화됐다. 또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기 전 서·남해를 이용한 남방교역로 확보를 위해선 작전 반경이 넓은 해상초계기 운용이 필수적이다. 주변국들이 앞다퉈 군비를 증강하고 있고, 중국 어선들이 우리 해역의 수산 자원을 노리고 있어 제주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조종사들은 어떻게 선발하나.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 가운데 선발한다. 병과 구분 과정에서 조종사 자원이 추려지고 기종별로 양성과정을 거친다. 먼저 해상생환 기초과정(3주), 항공생리초급과정·공군위탁 교육(5일) 등으로 구성된 항공초군반 교육과정을 마쳐야 하고, 고정익 조종은 공군 위탁으로 입문 과정 11주, 기본과정 35주를 이수해야 한다. →애로 사항은. -P3C 승무원들이 작전 중에는 매 끼니를 김밥으로 때울 때가 많다. 부사관의 복지·후생 측면에서는 잠수함 등 다른 특수함정에 비해 뒤처질 때가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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