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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한류니버설’, 2020 테크노밸리…일산 지도 바꾼다

    2018 ‘한류니버설’, 2020 테크노밸리…일산 지도 바꾼다

    2021년 인천공항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인 경기 고양시 일산 한류월드. 중국·동남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다양한 놀이기구와 2000석 규모의 융복합공연장·호텔 등을 갖춘 케이컬처밸리는 케이팝에 매료된 젊은이들의 ‘성지’이다. 인접한 고양방송영상 문화콘텐츠밸리와 고양관광특구, 킨텍스에도 보고 배우고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젊은 감각의 고양청년스마트시티는 한번쯤 살아 보고 싶다.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는 15년 전 경기지사 재임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10년쯤 후면 일산신도시와 자유로 사이에 있는 농지가 모두 메워져 개발될 것”이라고 종종 말했다. 그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한국판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스튜디오’로 불리는 케이컬처밸리가 지난 5월 20일 한류월드 부지 안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했다.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2018년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경기도가 일산 킨텍스 인접한 곳에 판교테크노밸리 같은 경기북부테크노밸리를 2020년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일산호수공원 뒤 70만㎡ 규모의 부지에 2022년까지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이하 방송영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초에는 국토교통부가 일산호수공원 뒤 장항IC와 인접한 145만㎡에 고양청년스마트시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킨텍스 제3전시관 건립도 추진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일산선도 2023년 개통한다. 모두 2~7년 안에 완공하는 사업들이다. 일산이 격변하고 있다. ‘베드 타운’이란 오명을 씻고 동아시아 중심 도시로 체급을 바꾸고 있다. ●케이컬처밸리 1조 4000억원 투입 케이컬처밸리는 국내 유일의 대형 한류 테마파크다. 다양한 최신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고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나왔던 다양한 캐릭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257실 규모의 호텔, 2000석 규모의 융복합공연장,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하나로 CJ E&M 컨소시엄이 1조 4000억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흩어져 있는 한류 인프라를 한데 모아 전 세계로 확산하는 글로벌 한류 소비 플랫폼 역할도 하게 된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문화창조융합센터(기획), 문화창조벤처단지(제작·사업화), 문화창조아카데미(인력양성), 케이컬처밸리, 케이익스피리언스, 케이팝 아레나 공연장(소비·구현) 등 6개 거점으로 구성돼 있다. 케이컬처밸리에 들어서는 테마파크는 탑승 놀이시설 중심인 기존의 테마파크와 달리,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매일 새로운 체험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케이컬처밸리는 위치적으로 서울 중심에서 차량으로 30분, 2023년 GTX 개통 시 수도권과 직통으로 연결되며 인천·김포공항과도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 정부는 2021년까지 5만 6000여개의 일자리와 8조 700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 연간 500만명의 한류 관광객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테크노밸리는 판교 크기로 조성 경기북부테크노밸리는 일산 킨텍스에서 가까운 30만~50만㎡ 부지에 고양시·경기도·경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만든다. 판교테크노밸리(45만 4967㎡)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 방송·영상·문화 콘텐츠 분야 업체는 물론 정보기술(IT) 기반의 VR 콘텐츠 산업, 고화질 디지털방송 등 방송영상장비와 화상진료 및 U헬스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의료산업 분야 업체들이 2020년부터 입주하게 된다. 1조 6000억원이 신규 투자돼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조성이 완료될 경우 1900여개의 기업 유치와 1만 8000여명의 직접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경기도는 일산 테크노밸리 조성을 통해 판교~광교~동탄을 잇는 경부축과 함께 고양~상암~광명·시흥을 잇는 서부축을 육성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가 2005년 조성한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해 현재 7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7만 2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해 경기도 지역내총생산(GRDP)의 23%를 담당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제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모델을 북부지역으로 확산시킬 적기”라며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자족 용지에 창업 센터·학교 유치 고양시는 지난 5월 국토부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고양 장항 공공주택 사업’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장항IC가 인접한 농지 145만㎡에 사회 초년생 및 신혼부부 등을 위한 행복주택 5500가구와 일반분양 주택 7000가구를 짓는 것이다. 자족시설용지 22만㎡에는 킨텍스~한류월드~케이컬처밸리 등과 연계해 방송문화산업 육성 등을 위한 지식산업센터, 창업지원센터가 설치된다. 또 국공립대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지구 내에 대학부지(유보지)를 확보해 조성 원가로 공급한다. 지구 내 청년스마트타운에는 청년벤처타운과 청년 문화예술인을 위한 창작 스튜디오도 건립된다. 최성 고양시장은 “국토부와 합의를 통해 고양 행복주택 부지에 10만㎡ 이상의 학교 부지를 확보하고 현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방송영상콘텐츠 밸리도 2022년까지 5800억원을 투입해 약 70만㎡ 규모의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도 조성한다. 위치는 킨텍스와 인접한 곳으로, 방송시설·문화시설·공공시설·상업 및 복합시설 등이 들어선다. 방송영상산업을 유치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의도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도시개발사업으로 공동시행하며, 도는 사업의 총괄기획행정지원을 맡고, 도시공사는 개발 실무와 부지 조성 공사를 한다. 지난 5월 기본구상 및 연구용역을 완료했고 내년 중순에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면 2018년 하반기 부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방송영상단지가 완료되면 MBC, SBS, EBS, 빛마루 등 한류월드 내 방송시설과 장항 공공주택(청년 스마트타운) 예정지구 내 자족시설인 청년지식산업센터, 청년창업지원센터, 창작스튜디오 등과 연계돼 이 일대가 방송·영상·문화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 국제전시장인 킨텍스를 운영하는 경기도와 고양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022년까지 7만㎡ 규모의 킨텍스 제3전시장을 건설한다. 킨텍스는 제3전시장이 완공되면 연면적이 17만 8000㎡가 돼 규모 면에서 현재 세계 45위에서 20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지금 운영 중인 킨텍스 1~2전시장은 2020년이 되면 가동률이 70%까지 늘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장 공사기간이 5∼6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새로운 전시장 건립의 적기라는 게 운영 3자의 입장이다. 킨텍스는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제3전시장 건립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밖에 고양시는 시민들의 편리한 생활과 에너지·환경문제해결을 위해 행정에 스마트시티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시범단지 공모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고양시는 올해 27억원을 투입해 사람을 감지해 자동으로 가로등 조도를 조절하는 ‘지능형 지킴이 가로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3년에는 땅속으로 달리는 KTX로 불리는 GTX 일산선이 개통돼 일산과 서울 강남을 13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창업기업 1340억 매출 신장 이끌어… AI 등 4차 산업 선제 대응해야 성공

    창업기업 1340억 매출 신장 이끌어… AI 등 4차 산업 선제 대응해야 성공

    경기도 성남의 판교 창조경제밸리에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창업초기 벤처) 원투씨엠은 2013년 창업 당시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KT가 후원하는 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지난해 72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찾는 ‘작은 거인’으로 거듭났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스탬프를 이용한 모바일 쿠폰·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장성을 알아본 중국 화훼이,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원투씨엠과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4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55억원으로 뛰었다. 직원 수도 35명에서 45명으로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3년 반 동안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온 창조 경제는 ‘보여주기’ 행정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등을 통해 실질적인 기업 매출 상승과 일자리 창출 등 성과가 더 많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전국에 들어선 혁신센터는 지역혁신의 거점 역할을 하며 상당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1063개의 창업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이 기업들은 2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1340억원의 매출 신장을 이뤘고 총 2596억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 창업을 통해 1120명이 새 일자리도 얻었다. 중소기업 1480곳도 도움을 받았다. 강원도는 네이버와 함께 ‘빅데이터’, 광주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등 지역별 산업 특성과 지원 대기업의 역량을 특화한 게 주효했다. 2000년대 초반의 벤처·창업 붐도 재현됐다. 창업초기-성장단계-재도전 기업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은 지난해 3만개의 벤처기업 확대로 이어졌다. 창업동아리 4000개 등 벤처 투자 규모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매출 1000억원대 벤처기업도 460개나 생겼다. 특히 ‘판교창조경제밸리’는 지난해 기업 수가 1121개로 5년 전보다 10배 이상, 지난해 매출은 70조원으로 전년보다 30%나 증가했다. 임직원 수도 7만 2820명으로 1년 만에 25% 이상 늘었다.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미래성장동력 육성에도 가속이 붙었다. 창조경제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남은 과제는 지능정보산업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10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 변화를 미리 분석해 범정부 차원의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도 문을 연다. 메디슨의 창업자로 과거 벤처 붐의 주역이었던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창조경제는 벤처와 대기업의 상생 경제가 핵심인데 죽었었던 창업과 벤처기업이 부활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다만 기업 인수·합병 문제나 공정거래 문제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선순환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고경모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은 “지역 내 창조경제 성공 모델을 만들고 자발적인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우수한 지역 리더 등 다양한 조력자를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

    충남 부여군은 재작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핵심 지역이다. 공주·익산과 함께 3개 시·군의 8개 유적 중 옛 백제 수도 사비(泗?)인 부여에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부여 나성(羅城) 등 절반인 4곳이 포함됐다. 계백장군의 장렬한 최후와 전설처럼 내려오는 삼천궁녀의 낙화암 투신으로 상징되는 백제 멸망의 슬픈 역사를 잊게 하는 사건이었다. 눈부시게 발전한 옛 신라의 수도 경주에 비해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백제의 고도 부여가 비상의 날개를 펴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아직 인구 7만여명의 한적한 농촌이지만 유적을 명품화하고 현대적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를 이끄는 지휘자가 이용우(55) 부여군수다. 이 군수는 “경주는 정부가 주체가 돼 보문단지 등을 조성했는데, 부여는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주체다. 정권을 창출하지 못한 탓이 아니겠느냐”며 “부여는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은 다 갖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조건으로 백제금동대향로로 대표되는 찬란하고 훌륭한 백제 유적, 국내 최고 품질의 농산물, 롯데아울렛·리조트·골프장 등 중국인 관광객이 열광하는 게 널려 있는 데다 인근 서산 등과 중국 간 뱃길이 다수 뚫린다는 점을 꼽았다. 일본인 관광객은 그들에게 문화를 전한 백제의 고도임을 알고 꾸준하게 더 찾는다. 이 군수는 부여군 규암면 합송리에서 농사꾼의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부여고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정치학 박사 과정을 거쳐 고 김학원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 군수는 “작고한 김 의원의 보좌관으로 서울에서 10년간 일하다 김 의원이 부여에서 출마하면서 같이 내려왔고, 2010년 고향 군수에 출마해 당선됐다”며 “당선돼 보니 시골 군수라는 게 국회의원, 도의원, 도지사는 물론 이장 역할까지 다 하는 힘든 직업이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재정이 나쁜 군의 단체장이라는 게 영락없이 살림은 어려운데 제사는 매일같이 돌아오는 ‘가난한 종갓집 며느리’ 같더라”며 “2010년 3000억원이던 군 예산이 올해 5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군 단위에서는 다섯 번째로, 국비 등을 확보하기 위해 부지런히 뛴 덕”이라고 자랑했다. 지난달 14일 기자가 이 군수를 따라나섰다. 부여서동연꽃축제가 한창일 때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축제 행사장인 궁남지에 도착했다. 평일에 날씨도 찜통더위였지만 적잖은 관광객이 찾아와 활짝 핀 연꽃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으로 가운데에 세워진 정자가 운치를 더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지만 연꽃이 가득 피어 화려한 멋이 더해졌다. 이 군수는 “신라 선화공주와 백제 무왕 서동의 사랑이 어린 것이어서 다른 연꽃축제와 달리 의미도 커 외지 관광객이 무척 좋아한다”면서 “이 축제가 부여와 백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군수가 축제장 곳곳을 돌며 인사를 건네자 관광객들은 좀 놀라는 표정이었다. 이벤트가 열리는 때가 아닌데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축제장을 찾아 준 관광객을 맞는 단체장의 열정 때문인 듯했다. 이 군수는 만나는 관광객마다 손을 잡고 “연못이 10만평이다. 가지각색의 연꽃이 많으니 맘껏 보고 즐기고 가시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투박하지만 서글서글한 모습에 관광객들은 그를 정겨운 이웃처럼 대했다. 이 군수는 앞서 이날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예심장을 찾고, 밤에 축제장에 다시 오는 등 연꽃축제에 많은 공을 들였다. 2014년까지 22만명 안팎에 그친 이 축제 관람객은 지난해 7월 초 세계유산 등재 후 지난해와 올해 모두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군수가 소개하는 관광 인프라는 더 다채롭다. 그는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말한 대로 백제 문화는 ‘검이불루(儉而不陋·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이불치(華而不侈·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에 딱 맞는다”며 “지금 추진 중인 관광 인프라도 그런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화암 아래로 흐르는 백마강을 이용한 ‘새로운 수상관광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먼저 2020년쯤 백마강에서 수륙양용버스가 운행된다. 규암면 합정리 롯데리조트에서 버스가 출발해 백마강 상류인 호암리 입수장에서 강을 타고 하류인 부여대교 인근 군수리 철수장까지 물길을 달린다. 이어 뭍으로 올라가 궁남지~ 국립부여박물관~정림사지~관북리 유적·부소산성을 거쳐 리조트로 돌아오는 코스다. 전체 20㎞ 중 물길만 5㎞다. 군은 이 코스를 ‘백마강 너울옛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군수는 “리조트 근처 백제문화단지와 롯데아울렛·골프장을 찾는 관광객이 백마강을 타고 백제 유적을 돌아보게 하려는 것이다. 백마강에서 황포돛배가 운행되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고 이들 코스를 돌려면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수륙양용버스가 제격”이라며 “유적을 관람하고 구도심인 부여읍도 살리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쾌속선도 띄운다. 백마강 등 금강 물길을 타고 논산 강경포구, 서천 신성리 갈대밭과 전북 익산 성당포구를 오가는 것으로 옛 금강 뱃길을 복원하려는 구상이다. 또 다른 관광상품이다. 부여군은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이 사업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중이다. 수륙양용버스 입수장이자 쾌속선이 오가는 호암리에는 2018년 이후 카페촌을 만든다. 호텔, 연수원, 펜션 등이 들어선다. 부여가 인기를 끌면서 롯데리조트 콘도가 미어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캠핑장은 이미 있다. 수륙양용버스 출수장인 군수리 백마강 둔치에서는 억새생태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야생화단지와 함께 33만㎡(약 10만평) 규모로 꾸며지며 모래비치, 자전거도로, 데크 등이 갖춰진다. 2019년까지 구드래 역사마을도 만들어진다. 10동의 한옥마을과 한방체험관, 옛 백제문화관, 백제식 음식점거리가 들어선다. 이 군수는 옛 백제 유적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해 가상현실로 복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세계유산이면서도 실물을 복원할 수 없어 아쉬운 유적을 존재 당시의 모습과 느낌을 관광객이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복원 대상은 정림사, 능산리고분군, 부여 나성이다. 예컨대 특수 안경 등을 착용하면 정림사를 드나들면서 스님이 오가는 장면을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느낀다. 능산리고분군은 백제금동대향로에 나오는 동물이 뛰노는 등 당시의 현장에 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 군수는 또 한국전통문화마이스터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전통문화를 지탱하는 하부구조, 즉 기술자가 부족해 이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문화재청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과 연계시킬 고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때맞춰 교통망도 좋아지고 있다. 세종시~보령 간 충청산업문화철도, 평택~익산 간 제2서해안고속도로 모두 부여를 통과한다. 이 군수는 “백제 고도를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바꿔 ‘부여’ 하면 역동적인 이미지와 희망과 행복을 떠올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부여는 또 농업 강군(强郡)으로 최고 품질의 방울토마토, 멜론, 양송이버섯 등으로 가구당 농업소득이 전국 1위다. 아열대 기후화에 발맞춰 국내 최초로 ‘아열대작물개발TF팀’을 설치해 미래 농업에도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현장에 답이 있다’가 내 행정철학이다. 시간만 나면 주민들을 만나 군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고 있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글 사진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中해경·어선 3일째 ‘센카쿠 도발’… 日 “침입” 반발

    中해경·어선 3일째 ‘센카쿠 도발’… 日 “침입” 반발

    日 “이례적인 주권 침해” 격앙 중국 해경 선박과 어선들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해역인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3일 연속 접근해 양측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중국 민관 선박들이 영유권 분쟁 해역에 잇따라 상시적으로 진입하는 것은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일본이 개입한 남중국해 문제를 뒤흔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동중국해 가스전 시설물에 레이더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중국 측의 영해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이 자국 영해로 규정한 센카쿠 열도 인근 수역에 중국 해경국 선박 2척이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진입했다. 또 이 수역이 영해임을 전제로 설정한 접속수역(12∼24해리·22∼44㎞)에도 중국 해경국 선박 7척이 들어왔다. ●어선 230척 한꺼번에 진입 일본 정부는 중국 해경 선박의 접근이 ‘영해 침범’이라고 규정했으나 중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이들 선박에 ‘영해’에서 나가라고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중국의 관할해역에서 정례 순찰을 하고 있다. 당신들 선박이 우리나라의 관할해역에 침입했다’고 맞섰다. 중국이 해경국 선박을 보낸 것은 이들 해역에서 공무 집행을 표방해 일대가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주권 침해다. 일련의 중국 측 행동은 긴장을 현저하게 키우는 일방적인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에게 항의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8시 5분쯤 중국 해경국 선박 6척과 중국 어선 230여척이 무더기로 센카쿠열도의 접속수역에 접근해 왔다. 중국 정부 소속 선박과 어선이 동시에 같은 지역에 들어온 것도 이례적이며, 중국 어선이 무려 230여척이 한꺼번에 떼로 영해 주변에 등장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또 5일 오후 1시 30분쯤 센카쿠 열도 수역을 중국 해경국 선박 2척과 중국 어선 6척이 들어왔고, 일본 정부는 이를 ‘영해 침입’이라며 반발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 정부가 실효 지배 중인 상황에서 중국은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3일 연속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중국 측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센카쿠 열도 주변에 선박을 항해시키거나 영해에 들어가는 것은 일본의 영유권 주장 등 실효지배를 흔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동중국해 문제를 크게 들고 나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중국은 일본에게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일본의 관여를 자제하라고 경고해 왔다. 교도통신은 중국 해경국 선박이 기관포로 추정되는 물체를 탑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강조하면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어선들의 활동에 대한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행동으로 풀이했다. ●日, 동중국해 中 레이더 항의하기도 한편 일본 외무성은 “중국이 동중국해 가스전개발과 관련해 새로 설치한 구조물이 16개로 집계됐다”며 관련 사진들을 추가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향후 대공 레이더를 설치하는 등 군사거점화를 우려해 중국 정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 측이 일방적인 개발 행위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일방적 개발을 중단하고 동중국해의 자원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2008년 6월 합의의 실행을 위한 교섭 재개에 속히 응하라”고 촉구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리우 여자축구] “´지카´ 야유 어림 없지” 호프 솔로 A매치 102경기 무실점

    [리우 여자축구] “´지카´ 야유 어림 없지” 호프 솔로 A매치 102경기 무실점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왕언니’ 호프 솔로(35)가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은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골키퍼인 솔로는 7일 브라질 벨루 호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G조 2차전 전반 마리 로르 델리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 1-0 승리에 한몫 단단히 했다. 자신의 A매치 200경기 출장을 자축한 것이어서 이날 선방은 더욱 값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남녀를 통틀어 A매치 200경기 출전을 넘어선 것은 솔로가 처음이다.  뉴질랜드를 2-0으로 꺾었던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브라질 관중들은 그가 공을 잡으려 할 때마다 “지카”라고 외치며 야유를 보냈는데 이를 이겨냈다. 개최지 관중들은 솔로가 브라질로 떠나기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카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한다며 방충망, 모기퇴치제 등으로 중무장한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방충제를 챙기지 않은 분은 내게 오라’는 글도 올린 데 대해 화가 나 야유를 퍼부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뉴질랜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지켜 A매치 무실점 기록을 102경기로 늘렸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챔피언 미국 대표팀은 승점 6으로 콜롬비아와의 남은 조별리그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골맛을 봤던 주장 칼리 로이드가 이날 후반 31분 토빈 히스의 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것을 재빠르게 골문 안으로 집어넣어 결승점을 올렸다.  앞서 E조의 개최국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 관중 앞에서 스웨덴을 5-1로 일축하며 8강에 먼저 올랐다. 마르타와 베아트리즈가 두 골씩 넣었고 크리스티앙이 14번째 올림픽 골을 터뜨려 승리에 앞장섰다. 스웨덴은 로타 셸린이 경기 종료 직전 한 골을 넣어 영패를 모면했다.   F조의 캐나다 역시 대회 본선에 처음 나선 짐바브웨를 3-1로 제압하고 8강에 합류했다. 제닌 베키가 두 골을 뽑았고, 베테랑인 크리스틴 싱클레어가 페널티킥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캐나다는 승점 6으로 이날 호주와 2-2로 비긴 독일(승점 4)에 앞섰다. 호주의 사만사 커가 선제골을 넣었고 케이틀린 푸르드가 추가 골을 넣었지만 호주는 사라 다에브리츠가 전반 종료 직전 만회 골을 넣은 데 이어 사스키아 바르투시악이 종료 2분을 남기고 골문을 열어 승점 1을 더했다.  개막전에서 브라질에 졌던 중국은 남아공을 물리치며 첫 승리를 따냈다. 구야샤와 탄류인이 한 골씩 넣었는데 특히탄류인의 득점은 40야드 거리에서 뿜어져 나온 중장거리포였다.  G조의 뉴질랜드는 앰버 허른의 전반 결승골을 앞세워 콜롬비아를 1-0으로 꺾고 승점 3을 챙겼다. 허른의 골은 52번째 A매치 득점이었는데 뉴질랜드 역사를 새로 쓴 것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연평도 북방 갈도·아리도 北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연평도 북방 갈도·아리도 北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군 당국이 오는 22일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북한 지역의 갈도와 아리도 등지의 군사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군은 갈도에 최근 배치된 122㎜ 방사포 6문은 실전 배치된 뒤 북한군이 한번도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갈도에 배치된 122㎜ 방사포와 아리도에 설치된 고성능 영상감시장비와 레이더는 실전배치 후 한번도 실험해보지 않은 무기”라면서 “최근 잠잠한 서해 NLL 수역에서 UFG 전후로 북한의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에서 북한의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만들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갈도는 연평도에서 서북쪽으로 4.5㎞ 지점에 위치한 무인도였으나, 우리 군은 지난 6월 말쯤 북한이 이곳에 덮개가 있는 진지를 구축하고 사거리 20㎞인 122㎜ 방사포 6문과 병력 50~60여명을 배치 완료한 것을 확인했다. 이 방사포는 NLL 이남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해군의 함정들을 직접 사정권에 넣고 있다. 군 당국은 UFG를 앞두고 우리 함정에 대한 직접적인 포격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북한은 또 연평도에서 동북쪽으로 12㎞ 떨어진 무인도인 아리도에 고성능 영상감시 장비와 레이더를 배치하고 20여명의 병력을 상주시켰다. 특수부대원들도 섞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특수부대원들을 침투시킬 수 있는 공기부양정을 통해 우리 측 함정이나 어선에 대해 언제든 도발이 가능하다”면서 “서북도서 주민들에 대한 납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 공작기관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테러·납치를 위한 10여개 조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은 우리 국민에 대한 테러 또는 납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노동·무수단 미사일 추가 시험 발사 등 다양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320만명. 이들은 왜 한국을 방문한 것일까. 관광객이 어떤 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와 풍물을 즐기기 위한 여행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기기 위한 여행이다. 주말에 서울의 북촌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한옥이 주는 이국적인 멋에 끌린 외국인들에게 북촌은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다. 이처럼 서울은 발전된 문화 인프라가 갖춰진 좋은 관광지이지만, 자연 경관을 즐기기 위한 콘텐츠는 부족하다.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관광지는 제주도다. 그렇다면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관광 자원은 어떨까. 서울, 제주도와는 차별화된 가장 한국적이면서 해외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통문화 관광 상품이 최우선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첫째, ‘스토리텔링’이다. 전국에 산재돼 있는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관광상품을 발굴해 상품화해야 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종교를 떠나 그 자체 스토리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끌어들인다. 영주 부석사, 합천 해인사 등 천 년 넘게 자리해 온 우리 고찰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둘째, ‘낯선 것 드러내기’다. 다양한 지방 관광지를 발굴해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사람들이 찾게 만들어 보자. 서울의 북촌, 인사동과 같은 곳이 지방에도 있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우리의 눈에는 익숙하지만 외국인 눈에는 신비롭게 보일 만한 명소들이 있다. 이런 낯선 모습을 그대로 두지 말고 적극 드러내야 한다. ‘스토리텔링’과 ‘낯선 것 드러내기’를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경주 양동마을을 들 수 있겠다. 500여년의 전통을 가진 역사 마을로 씨족마을의 대표적 구성 요소인 종택, 살림집, 서원과 서당 등이 거의 완전하게 남아 있고 의례, 놀이, 예술품 등 수많은 문화 유산도 보유하고 있다. 양동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마치 조선시대의 어느 마을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시공을 뛰어넘어 조선시대의 ‘낯선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정충비각’은 양동마을이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유물이다. 신분제가 엄격한 조선조 사회에서 양반과 노비를 함께 추모하는 기념물을 세운 것은 양동마을이 신분을 넘어선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중국 속담에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라는 말이 있다. 인연이 있으면 천 리가 떨어져 있어도 만난다는 말이다. 관광상품을 정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 파주 통일동산에 화상경마장 갖춘 관광호텔 건립 추진 논란

    준공 20년이 넘도록 제 기능을 못하는 경기 파주 통일동산에 화상경마장(장외 마권발매소)을 갖춘 관광호텔 건립이 추진돼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파주 탄현면 법흥리 주민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지난 24일 통일동산 내 숙박시설 밀집지역에 2018년 8월까지 가칭 ‘파주 스테이 관광호텔’을 건립하고 부대시설로 화상경마장을 운영하겠다는 P업체의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다만 ‘호텔이 들어서는 인근 주민과 파주시의회가 화상경마장 설치를 적극 반대하면 동의서는 무효’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주민들은 화상경마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탄현면 이장단은 지난 26일 전체 회의를 열어 다음 주 ‘화상경마장 반대 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을 했지만, 정부승인부서인 농림식품부의 동의절차 등을 넘겨두고 있다”며 “주민들이 반대하면 화상경마장을 유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P업체는 중국 관광객들이 안보관광지인 파주의 통일전망대와 임진각, 제3 땅굴 등을 많이 찾지만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텔 파주 스테이를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파주 스테이는 전체면적 5만 9244㎡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400여개 객실과 커피숍, 화상경마장, 레스토랑, 편의점, 예식장, 연회장, 사우나, 의료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화상경마장은 현재 전국 30여곳에서 운영 중이며 경기지역에는 수원·고양·성남·부천·안산·시흥·의정부·광명·구리 등 9곳에서 성업 중이다. 통일동산은 정부가 남북한 교류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1996년 7월 탄현면 성동리 일대 약 550만㎡에 29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안보관광지이지만, 통일 관련 연구 및 관광휴게시설보다 ‘러브호텔’로 불리는 숙박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서 비판을 받아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국제무역에서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그 국가는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한다는 뜻이다. 독일 괴팅겐대학의 안드레아스 폭스와 닐스 헨드릭 클란 교수가 ‘국제무역에서의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연구를 통해 제기한 학설이다.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대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해당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무조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장관급 각료의 경우 무역 감소폭은 8.5%였고 대통령급이 만나면 16.9%로 대폭 줄어들었다. 두 교수가 159개국의 사례를 통해 조사한 결과다. 2008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라이 라마와 만난 일이 있었다. 중국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중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진행됐던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협정을 무산시켰다. 프랑스 외무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통합된 일부분이라는 것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었다. 달라이 라마 효과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깊다. 핵심 이익에 대한 정의는 다소 모호하지만 후진타오 정권 시절 당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상세한 설명을 했다. 2000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통해서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와 국가 안보와 영토·주권 수호,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중국의 3대 핵심 이익으로 제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대만 문제)과 티베트·위구르 분리독립, 서구식 다당제 반대, 남중국해 및 센카쿠 영토 분쟁 등이 해당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그 어떤 외국도 우리가 핵심 이익으로 거래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10년 노벨상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금지했고 2010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격화될 당시 일본이 중국 어선의 선장과 선원을 억류하자 즉각 희토류 수출을 중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칭다오시가 불참을 통보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아니냐는 보도가 적지 않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날 선 공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핵심 이익이라고 단언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이미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중국이 국제 시선 때문에 대놓고 경제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카드를 갖고 우리를 흔들 가능성은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울, 2016년 여름…광장시장

    “왓더헬~~!!??”, “오 마이 갓!!”, “쩐더??”“ 7월 중순, 오후 4시경이다. 서울 광장시장 먹거리타운 입구에서 한국인 가이드에게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외마디 놀란 소리들이다. 놀란 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 가이드를 뚫어본다. 이윽고 가이드가 한 뜸 들여 미소 지으면서 광장시장의 명물인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명칭의 유래를 설명한다. 곧이어 나오는 박장대소와 더불어 입술 모은 채 고개 끄덕이며 시장 안으로 가이드 깃발 표지 삼아 발을 옮긴다. 산낙지 수족관 앞에서 단체 인증샷을 찍으며 치즈를 외친다. 서울 2016년 여름, 늘상 만나는 광장시장의 일상이다. ●팀 버튼 감독과 광장시장 빈대떡의 만남 분명 뜻밖이고, 특이하고, 예상을 넘어선다. 광장 시장은 더 이상 시장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번성한 시장이다. 광장시장 안 ‘한류 먹거리 특화거리(K-food street)’에는 마약김밥, 빈대떡, 냉면, 육회, 만두, 수수부꾸미, 순대, 암뽕, 생선회까지 300여개 점포에서 내미는 차림표에는 우리나라 모든 음식이 들어있다. 진정한 먹거리 천국이다. 시장이라 말하면 누구에게나 당연히 드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은 부산스러움과 생활의 건강함, 그리고 소박한 서민들의 삶의 내음새이다. 그러나 광장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시장 이미지에서 한참이나 멀어져 있다. 이제 광장시장 먹거리타운은 서울의 대표 '핫 플레이스' 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서울 관광코스가 되어 버렸다. 광장시장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가 있었다. 2012년 겨울이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인 팀 버튼의 방문이었다. 스텝들과 어울려 부침개를 막걸리와 나누어 먹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삽시간에 광장시장은 기괴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독특한 영화감독이 찾는 유니크한 공간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어느덧 광장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서울의 뒷골목이고, 야시장이고, 호기심이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고단한 직장인들에게는 고향집이고, 스스럼없으며, 포근한 사랑방으로도 그 역할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 자본주의의 출발점, 광장시장 광장시장 역사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1904년 고종 즉위 41년 을사보호조약 체결 후 상설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간다. 당시 종로4가와 지금은 시계 골목으로 이름난 예지동 일대에 ‘배오개 시장 ’ 즉 ‘이현(梨峴)’시장이 서울 3대 시장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로 이 배오개시장을 모태로 하여 광장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시장, 정식명칭으로 ‘동대문시장’이 1905년 7월 5일 한국인 운영 최초 상설시장으로 문을 연다. 한국 자본주의 출발의 맹아(萌雅)인 셈이다. 이후 동대문시장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쳐, 1950년대에는 청과와 의류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시장으로 변신, 하루 거래액이 남대문 시장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다. 이때 동대문상인연합회가 결성이 되었고, 정치깡패 ‘이정재’가 회장으로 등장하여 숱한 사연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현재의 광장시장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 시기는 1964년부터였다. 그 전까지는 종로 4가에서 동대문까지를 그냥 동대문시장으로 통칭하였다. 그러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광장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예지동 일대를 광장 시장, 신당동 일대를 신평화시장, 종로 5가를 동대문 시장, 종로 6가를 동대문 종합시장으로 나누게 된다. 이후 계속하여 70년대 산업화와 맞물려 주변이 급속도로 팽창한다. 다시금 청계천 남쪽으로 평화시장, 동화시장, 통일상가, 신평화시장 등의 의류전문시장들이 차츰 들어서 지금의 거대한 상업권역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광장시장은 현재 점포 수가 5000여 곳, 면적 4만 2150㎡에 이르며, 1만 5000여 명 이상이 모여 일하는 서울 도심의 대표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시장안에는 먹거리 타운 외에도 한복, 원단부자재, 양복, 침구, 커튼, 잡화, 주방용품, 의류 등 100년 전통 시장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광장(廣藏) 시장의 어원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 토박이일지라도 대개의 경우 이 근처에 무언가 큰 광장(廣場)이 있던 자리여서 광장시장으로 이름을 붙이는 것이라고 십중팔구 그리 생각한다. 그러나 광장(廣長) 명칭은 바로 청계천 3가와 4가에 있던 다리, 즉 광교(廣橋, 너른다리)와 장교(長橋, 긴다리)의 앞머리를 따온 말이었다. 그러다 지금의 광장(廣藏) 시장에 쓰이는 ‘장(藏)’ 자는 곳간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기존의 긴 장(長) 자에서 바꾼 것이다. ●번외편 : 응답하라 1970년 광장시장- 노신사의 기억을 더듬다 1970년 광장시장. 평화시장 미싱 소리가 세상의 전부였다. 16살 어린 시다의 배고픈 저녁은 길었고, 도시락에는 늘상 먼지 한 웅큼이 반찬이었다. 재단사가 광장 시장에서 얻어 온 오뎅국물과 풀빵 몇 개는 지상 최대의 만찬이었다. 가난은 그리도 지독하였다. 새벽 도매물건 떼러 온 지방 가게 주인들은 한 보따리, 두 보따리 가득 짊어진 채 출출한 배를 달래줄 샛밥을 찾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변변한 차림표가 없어도 이심전심 통하는 마음으로 육수 한 가득 부어주는 칼국수 국물에 옹심이 건더기로 속 든든히 달래었다. 비록 문지방 닳게 손님들 넘실대는 서울 장안 내로라하는 맛집은 아닐지언정, 새벽 문전성시 동대문 시장, 평화시장 주인공들의 입맛에는 최고의 맛은 바로 광장시장에 있었다. 세월은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 광장시장은 풋풋한 호기심 가득한 젊은이들의 셀카봉 세례를 받는 여행지가 되었다. 물건 다 떼고 고향 가는 시외버스 기다리며 노루잠 청하던 길목어귀 공터는 이제 중국인 관광객들 짐으로 그득하다. 밤새 미싱을 돌린 채, 지우지 못한 기름내 가득한 손으로 후후 불어 가며 먹던 뜨거운 수제비 국물의 아련한 향수는 이제는 더 이상 광장시장에는 없다. 고향 이모가 돼지 비계 둘러 온 힘 실어 누른, 접시 넘치게 담아주는 두툼한 빈대떡 한 판이 세상제일 음식이었다. 고향이었다. 달그락거리며 남겨진 국수 면발 건지다보면, 어느새 맘씨 넉넉한 주인 아주머니가 퉁명스레 쏟아주던 육수와 건더기들이 그리도 고마웠다. 생각 없이 들어간 부침개 집에서 익숙한 고향 말씨라도 들을 요량이면, 음식 맛은 뒷전이었다. 그리도 반갑고 푸근했다. 고단했던 서울 1970년 겨울, 푸근했던 아지트도 어느덧 이제는 50년이 다 되어간다. 그래도 배고픈 그때, 광장시장 한 가운데 멸치국수 내음 찾아 가로질렀던 젊음이 꿈만 같다. 서울 2016년 여름. 너무 낯설다. 노인에게는. <광장시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한국사람이라면 여행지가 아닌 시장으로 접근하는 공간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 광장시장에 볼 일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방문 추천한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그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처음 온 친구라면 의미있는 공간이 될 듯.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DDP를 방문한다든지, 종로 4가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오시는 분들. 3. 숙소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서울이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그냥 익숙한 시장이다. 다만, 먹거리 장터가 특성화 되어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는 정도이다. 특별한 것은 없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없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찾아가는 길? -http://jkm.or.kr (종로광장전통시장)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 8번 출구 / 지하철 2호선, 5호선 을지로 4가역 4번 출구 -버스(초록 : 0212, 2112 / 파랑 : 100, 101 , 103, 106, 140, 143, 150, 160, 260, 262, 270, 271, 273, 370, 720, 721 / 빨강 : 9301) 7. 먹거리 정보와 가격 정보는? -수수부꾸미 1개 2000원/ 육회비빔밥 6000원/ 국수류 6000원 /보리밥 등 식사류 6000원대/ 빈대떡 4000원/ 마약김밥 3000원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현재 시청역에서 이 곳까지 지하 상가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 상가 내의 수많은 점포들이 세월의 내공을 안고 있어 더운 여름날 천천히 시원스레 지하상가로 나들이 가는 것을 추천.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광장시장의 먹거리 타운 이외에도 원단 부자재 상가나 생활 집기류를 파는 다른 상점들도 볼 만한 것들이 많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광장시장은 홀로 있는 곳이 아니라 동대문에 상권의 일정 부분을 일컫는 말이다. 생각보다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둘러보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주차문제는 심각해서 대중교통을 적극 권장.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북극해의 경제학… 뱃길 운송비 절반·20일 단축

    북극해의 경제학… 뱃길 운송비 절반·20일 단축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16세기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의 말은 400여년이 흐른 지금도 유효하다. 주요 2개국(G2)인 중국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새 경제 구상인 일대일로의 한 축으로 삼은 것도 바닷길의 중요성을 꿰뚫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울산항에서는 국내 최초로 북극해 항로와 러시아 내륙 수로를 연계한 운송로를 통해 카자흐스탄까지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1100t을 실어 나르는 배가 떠났다. 신항로 개척으로 운송 기간은 20일, 운송비 부담은 절반으로 줄었다. 빠른 하늘길도 있는데 바닷길이 물류에서 중요한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꺼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양에서 배와 비행기는 큰 차이를 보인다. 배에 컨테이너 2만대 분량을 실을 수 있지만 비행기에는 5대도 싣기가 어렵다. 우리 수출입 물량의 99.8%(11억 9000만t)는 바다를 통해 나간다. 바닷길은 불경기일수록 인기가 더 높다. 화주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 운송비를 최대한 줄이려 항공화물에서 해상화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입 물량의 99.8%가 바다 통해 수송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화주는 운임 부담력이 커지면 시간 여유가 있는 한 항공보다 운임비가 싼 해상으로 물건을 보내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해상 물동량은 지난해 107억t으로 20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신항로 개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항로 개척은 두 가지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운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운항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북극해 항로처럼 새 항로를 뚫는 것이다. 전자는 새 시장을 열거나 교역을 활성화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가구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나무를 발견해 매매거래를 만들고 나무를 선적하기 위해 배를 대면 새 항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후자는 최단 운송거리를 통해 운송비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시간을 절약해 제품의 생산 시간과 재고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신항로 개척은 시장 선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록 길을 개척하는데 따른 투자 부담은 있지만 기항지를 개척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많다. 지하철역이 새롭게 들어선 곳에 상가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하나의 상권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최근 합종연횡하면서 몸집을 재편하고 항로 경쟁을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1, 2위 해운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자신들이 속한 해운동맹 ‘2M’에 현대상선을 가입시킨 것은 태평양 항로에 취약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현대상선이 보유한 미주 항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현대상선을 흡수 통합해 시장점유율을 강화하겠다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다. ●부산~로테르담은 기간 10일·거리 32% 짧아져 항로는 주로 선사들이 정하며 20~30%가 노선 버스처럼 정해진 항로를 오가는 정기선이다. 컨테이너선이 해당된다. 택시, 이삿짐센터 차처럼 필요할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다니는 부정기선이 전체 70~80% 수준이다. 정기선은 화물이 있건 없건 약속된 노선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운임비가 비싸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때에 맞춰 화물을 싣고 오기 때문에 월마트 등 대형 화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부정기선은 기름, 가스, 철광석 등 자원과 쌀, 보리 등 곡물들을 주로 실어 나른다. 신항로 개척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정보력’이 꼽힌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미국 등 선진국이 앞서가는 이유는 지구상의 각종 정보를 취합해 미래 어느 나라에, 어떤 교역이 활성화되는지를 예측하는 것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이 2년 연속 북극해 항로를 운항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북극해 항로는 통상 북극해의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는 항로로 2013년 현대글로비스가 시범 운항을 한 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국적 선박으로는 처음 북극해 항로를 상업 운항했다. 올해는 흥아해운 계열사인 SLK국보와 해운기업 팬오션이 이달부터 9월까지 각각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로 플랜트 설비를 운송한다. 특히 SLK국보가 운항하는 북극해 항로~러시아 내륙 운송로는 기존 아시아~유럽항로(수에즈운하 경유)~내륙 운송보다 20일 이상 운송 기간을 단축시키고 운송비도 50%를 아낄 수 있다. 기존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 철도 운송은 철도 화물 차량을 특수 제작해야 하고 터널 폭과 높이 제한 때문에 중량물 운반이 불가능했다. SLK국보는 북극해 항해에 적합한 내빙선을 해외에서 빌려 왔다. 팬오션도 기존 유럽~북극해 항로보다 운송 기간은 27일, 운송비는 30% 절감했다. 북극해 항로의 가장 큰 장점은 운항기간 단축이다. 북극해를 통한 부산~네덜란드 로테르담 간 운송 거리는 1만 5000㎞로 기존 항로보다 32%, 운항 일수로는 10일이 줄어든다. 다만 북극해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운송할 수 있고, 쇄빙선을 갖춰야 하는 등 경제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亞~유럽 물류비 절감·북극 자원개발 가치 충분 김 본부장은 “북극해는 아시아~유럽 간 물류비 절감과 북극 자원개발을 연계해 해운 물류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적 선사들이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적극 뛰어든 만큼 늦지 않게 북극해 항로에 적합한 배를 개발하고 경험 축적과 외교적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극지 전문인력 양성과 북극해 항로 이용 선박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러시아 등 연안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북극해 항로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외항선사 항로 작년 유럽 비중 39%로 1위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적 외항선사들이 가장 주력하는 서비스 항로는 어디일까. 선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14개 선사들은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항로에 300여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1948년 2월 ‘우편을 배달한다’는 의미의 조선우선의 앵도호는 광복 후 처음으로 홍콩 항로에 취항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대한해운공사(현 한진해운)의 홍천호는 대일 항로에 첫 물꼬를 텄다. 태평양(북미) 항로에 취항한 것은 1953년 2월 대한해운공사의 부산호, 마산호 등이었다. 지난달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 기준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등으로 가는 유럽 항로(극동·동남아·아프리카 경유)가 39.3%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밴쿠버가 있는 북미 서안 항로(중동·동남아·극동 경유)가 25.3%, 유럽과 아메리카를 잇는 대서양 항로 10.5%, 중동 항로 9.9%, 지중해 항로 5.1% 순이었다. ●수익 없는 항로 재편… 신항로 수익 창출 힘써야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으로만 따지면 한·중·일 극동아시아 항로가 가장 물동량 처리가 많다. 2014년 기준 극동아시아 항로 물동량은 76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체 1460만 TEU의 절반에 달했다. 이어 동남아 200만 TEU, 미국 180만 TEU, 유럽 130만 TEU, 중동 70만 TEU 순이었다. 김 본부장은 “300여개 항로 중 중간 수익이 나지 않는 항로는 재편하고 기항지를 바꿔 신항로의 수익이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선박 매각 등 구조조정을 마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전 세계 정기선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5%에서 4%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이사는 “항로가 줄어 외국 선사로 대체되면 수출입 운송비 부담이 늘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양동에 허준 생가터… 테마거리·박물관 등 볼거리

    가양동에 허준 생가터… 테마거리·박물관 등 볼거리

    서울 강서구는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외에도 구암 허준이라는 역사·문화자원을 갖고 있다.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 선생은 강서구 가양동에서 태어났다. 이에 강서구는 허준 테마거리 조성, 허준 박물관 리모델링 등을 통해 한의학 도시 조성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허준 박물관 바로 옆에 대한한의사협회까지 위치하고 있어 한의학 도시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테마거리엔 허준 스토리 형식 조형물 허준 테마거리는 2014년 6월 11일 주민들에게 처음 공개됐다. 약 300m에 달하는 거리 초입부터 상당한 크기의 동의보감 책자 모형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다. 동의보감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것을 강조하는 ‘UNESCO’ 표시도 눈에 띈다. 조금 더 걸어가니 허준 선생의 내의원 시절부터 광해군 두창치료 사건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한 조형물들이 들어서 있다. 한쪽에선 허준 선생의 동상이 기자를 맞이한다. 거리 전 구간에는 한약재의 원료로 쓰이는 이팝나무와 복자기나무를 심어 자연스레 한의약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실, 대추 등 열매 모양의 의자에는 ‘두 손바닥을 뜨겁게 비벼 눈을 눌러주면 눈이 좋아진다’, ‘윗니와 아랫니를 씹듯이 자주 마주치면 이가 튼튼해진다’, ‘머리카락을 자주 빗고 얼굴을 자주 두드려라’와 같은 건강 상식들이 적혀 있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외국인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안내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러시아어로 표기했다. ●한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리모델링 한창 2005년 건립된 허준박물관은 지난달 20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오는 10월 6일까지 3개월간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관람객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전시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먼저 2층 중앙 로비에는 지난해 국보로 지위가 격상된 동의보감의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상징물이 들어선다. 박물관 3층도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요소를 강화한 전시 전용시설로 바뀐다. 기존에 이용률이 저조했던 ‘체험공간실’을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형 체험관으로 탈바꿈하는 게 대표적이다.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한방의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공간과 조형물을 재구성하고, 각종 전시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배치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허준박물관이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많은 관광객이 허준 테마거리부터 박물관까지 경험하며 한의학에 대해 제대로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포토] 권익위, 인천해경 의무경찰 대상 정부3.0 이동신문고 운영

    [서울포토] 권익위, 인천해경 의무경찰 대상 정부3.0 이동신문고 운영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성영훈)는 21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 대강당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과 해안 치안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의무경찰 대원들을 대상으로 ‘정부3.0 맞춤형 이동신문고’를 운영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 [열린세상] 광해군의 길, 인조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열린세상] 광해군의 길, 인조의 길/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광개토대왕비문’에서 고구려인들이 시조 추모왕을 천제지자(天帝之子), 즉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국을 천하의 중심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구려가 수(隋)·당(唐)과 격렬하게 충돌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백제 역시 1971년 공주에서 발견된 무령왕릉 지석에 자국 임금의 죽음을 황제의 죽음을 뜻하는 붕(崩)으로 표현했다. 이런 백제와 고구려가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비단 이들 두 나라가 갖고 있던 광활한 대륙과 일본 열도라는 영토의 상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이 천하의 중심, 즉 주인이란 역사관까지 사라진 것을 의미했다. 이후 들어선 여러 나라, 특히 조선은 북벌을 준비하던 정도전을 제거한 이후 명나라의 제후국을 자처했다. 내용상으로는 왕위 계승권이나 인사권, 군사권, 외교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독립국이었지만 형식상으로는 중국의 조공 체제에 들어가는 제후국이 된 것이다. 이는 중원의 통일제국과 직접 충돌을 막고 국체를 보존하려는 외교정책의 산물이었다. 중국과 조공 체제를 맺음으로써 밖으로는 국체를 보존하고 안으로는 왕권의 안정을 꾀하려는 것이었다. 문제는 중원의 주인이 교체되는 격변기였다. 북방 기마민족이 흥기할 경우 기존 제국과 신흥 강국 사이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후금(청)이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란 때의 동맹국 명(明)과 신흥 제국 청(淸) 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했을까. 광해군이 선택한 것은 등거리 외교였다. 명나라가 이기면 기존 외교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청나라가 이기면 새로 형성되는 청나라 중심의 조공 체제에 들어가면 된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광해군 11년(1619) 명나라가 조선군 파병을 요구했다. 야당인 서인들은 물론 여당인 북인들까지 파병에 동의했다. 그러나 광해군의 생각은 달랐다. 광해군은 “급히 수천 군병을 뽑아 의주(義州) 등지에 대기시켜 놓고 기각(?角·협격)처럼 성원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에 적합할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군사를 압록강까지만 보내 파견하는 시늉을 하는 한편 혹시 모를 후금의 남하에도 대비하겠다는 양수겸장(兩手兼將)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여야 모두에 의해 거부되자 광해군은 강홍립(姜弘立)에게 1만 3000여 군사를 주어 압록강을 건너게 했다. 강홍립은 무과(武科)가 아니라 문과(文科) 출신이었다. 게다가 어전통사(御前通事)를 겸할 정도로 중국어에 능했다. 광해군은 파병을 외교의 연장으로 보았던 것이다. 강홍립은 청나라 임금에게 조선의 현실을 설명했고, 청도 조선이 처한 현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광해군의 등거리 외교를 상국 명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지은 서인들이 인조반정이란 이름의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서인 쿠데타 정권은 광해군의 현실 위주 외교정책을 숭명반청(崇明反淸)이란 이념 문제로 변질시켰다. 광해군은 청나라에 쫓겨 조선으로 들어온 명나라 장수 모문룡(毛文龍·1567~1629)을 해도(海島)에 거처하게 해서 청나라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 반면 인조는 즉위 직후 모문룡의 차관 응시태(應時泰)를 명정전(明政殿)에서 접견하고 군마와 식량을 대주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조 5년(1627·정묘년) 청나라가 정묘호란을 일으킨 데는 인조 정권이 모문룡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이후에도 조선은 친명 일변도의 숭명반청이란 이념적 외교정책을 고수하다가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을 맞이했다. 정묘·병자호란은 외교 문제를 이념으로 변질시킨 서인 정권이 자초한 전란이자 광해군이 임금 자리에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불필요한 비극이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도 비슷하다. 미국이 명나라라면 중국은 청에 비유할 수도 있다. 미국이 명처럼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같은 팍스아메리카 체제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조 정권이 외교 문제를 이념 문제로 변질시키는 바람에 발생했던 비극을 재연해서는 안 된다. 광해군의 길을 걸을 것인지, 인조의 길을 걸을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기고] 행자부, 지방개혁 원안대로 입법해야/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기고] 행자부, 지방개혁 원안대로 입법해야/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지방자치의 근간은 자치조직, 자치입법, 지방재정이다. 지방자치 20년을 되돌아보면 지방정부의 자치재량권은 많은 제한을 받았다. 특히 지방재정은 중앙과 지방이 8대2라는 근본적인 구조 탓에 중앙 의존성이 강화됐다. 또 부자 지방 정부와 가난한 지방정부 사이의 재정 불균형도 문제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 완화를 위해 조정교부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개혁안으로 손해를 보는 자치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2018년까지는 일부만 적용하도록 입법예고안을 수정해 사실상 현 정부에서는 개선의 정도를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금수저’, ‘흙수저’를 이야기하는데, 개인뿐 아니라 지방정부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서울 인근의 자치단체들은 급행철도, 지하철, 고속도로 등이 자꾸 생겨 집값이 계속 올라가고 그 덕분에 해당 자치단체의 세수도 올라간다. 변방 자치단체는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 인근의 자치단체들을 따라갈 수 없다. 우리 옹진군은 재정도 부족한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등 안보 위협과 중국어선 불법 조업과 같은 생계 위협도 감내하면서 살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는 120여개에 이른다. 교부세 불교부 단체가 있는데 이는 자체 수입으로 재정 운영을 할 수 있다고 판단돼 행자부에서 보통교부세를 주지 않는 자치단체다. 이들은 대개 서울 인근에 있다. 이들을 비롯해 재정 여건이 나은 시·군과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재원이 조정교부금인데, 현재는 오히려 가난한 자치단체보다 부자인 자치단체가 먼저 배정받도록 돼 있어 격차를 악화시키는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기득권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다. 일본은 대도시 납세자가 농어촌에 기부하면 소득세를 공제해 주는 ‘고향세’를 운영한다고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지방정부들이 함께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득권 양보가 쉽지 않아 재정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난한 자치단체들이 기댈 곳은 지방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행자부밖에 없다. 행자부의 이번 개혁안에 많은 지자체가 기대를 걸었다. 69명의 군수로 구성된 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회 등이 개혁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행자부가 입법예고에서 당초 안보다 크게 후퇴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기획 의도에 충실한 원안대로 입법해 주길 바란다.
  • ‘中어선 불법 어로 단속’ 인천해경 고충 듣는다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국민안전처 소속 의무경찰대원을 대상으로 ‘정부3.0 맞춤형 이동신문고’가 운영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인천 중구 북성동에 위치한 국민안전처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인천해양경비안전서를 찾아가 의무경찰대원 150명이 특수한 근무 환경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상담한다고 19일 밝혔다. 정부3.0 맞춤형 이동신문고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나 직업군이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건의 사항을 수렴해 고충을 해소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소통창구다. 인천해경 의무경찰대원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행위를 단속하는 것을 비롯해 선박의 출·입항 통제, 선박 검문 활동 등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권익위는 경찰 분야 전문조사관 6명으로 상담반을 꾸렸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중국이 사드를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이종락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중국이 사드를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이종락 정치부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갈등으로 온통 난리다. 정부가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발표한 뒤 정파와 이념에 따라 분열되고 대립 중이다. 이런 우리 내부 갈등보다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중국 등과 얽힌 지역적·외교적 갈등이 더 걱정거리다. 중국이 경제보복 등을 운운하며 사드 배치에 맞서고 있어 한국 내 ‘남남갈등’이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제822여단에 탐지거리 500㎞ 이상의 JY26 레이더를 배치해 한반도 서부 지역 등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고 있다. 한반도와 인접한 지린(吉林), 산둥(山東), 랴오닝(遼寧)성에 중국 전략지원군 예하 3개 유도탄 여단의 둥펑(東風·DF) 계열 미사일 600여개를 배치 중이다. 중국은 고성능 레이더로 한반도 전역을 훤히 궤뚫어 보고 있다. 수백 개의 미사일로 우리나라를 겨누고 있는데 성주에 중대 규모의 사드 1개 포대 부대가 배치되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드를 ‘목에 걸린 생선 가시’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중국의 속내를 알기 위해 중국을 잘 아는 지인들을 통해 몇 명의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 봤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사드 배치 문제는 군사적인 접근보다는 중국이 처한 외교·지형적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중국이 극렬하게 반발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먼저 지형학적 요소를 들여다봐야 한다. 중국은 국경을 둘러싸고 베트남부터 북한까지 14개 접경 국가가 있다. 이 중 러시아와 북한을 제외하곤 중국이 인접국들에 포위된 모양새다. 우리가 알기에는 중국이 최근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면서 외교 관계에서 공세적으로 나온다고 여기고 있지만 중국의 생각은 정반대다. 최근 미국이 베트남,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 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베트남을 방문해 무기 수출 금수 조치를 해제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하고 민주 정부가 들어선 미얀마도 미국과의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 줘 중국의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사드 레이더가 중국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은 중국이 겉으로 내세우는 구실에 불과하다. 실제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이 사드 배치로 미·일 간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동참할 가능성 점차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리 외교 당국과 정치인들이 성주에 설치하는 레이더망이 600~800㎞에 불과해 산둥반도 극히 일부분과 겹친다는 얘기를 중국 측에 아무리 해 봤자 귀담아 들을 리 없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해서 무자비한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마저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정책이 더욱 공고화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보복을 기정사실화하고 과연 어떤 보복이 이뤄질까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는 참 바보 같은 짓이다. 오히려 이번 사드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봉쇄 정책을 두려워하는 중국을 설득해 미국, 중국과 이중적인 군사동맹 같은 우호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의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한반도에 드리워진 위기의 그림자를 조속히 걷어 내는 외교적인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jrlee@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미약품, 15년간 9000억원 R&D 투자 ‘신화’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한미약품, 15년간 9000억원 R&D 투자 ‘신화’

    한미약품은 국내 최초 글로벌 신약 창출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으로는 최초로 연구·개발(R&D) 투자액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5년에는 1871억원을 R&D에 투자했다. 15년 동안 총 9000억원의 R&D 투자를 통해 지난해 한미약품은 총 8조원 규모의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복제약인 제네릭에서 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신약으로 이어지는 현실성 있는 ‘한국형 R&D 전략’을 구축했다.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전 세계 유망 제약기업 및 바이오벤처와 활발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바이오신약과 차세대 표적항암제 중심의 항암신약, 치료효율을 극대화한 복합신약 등으로 구성된 28건의 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월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 알레그로와 2000만 달러(약 232억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8월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인 ㈜레퓨젠과 바이오신약 공동연구 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신약 개발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아울러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지난 3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시 경제개발구 지역 토지 20만㎡를 1000만 달러(약 116억원)에 매입하고 2026년까지 약 2억 달러를 순차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슈&이슈] 빛그린 산단 ‘車 100만대 생산기지’ 탄력

    [이슈&이슈] 빛그린 산단 ‘車 100만대 생산기지’ 탄력

    광주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전문 생산단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광주시의 핵심 현안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이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국가사업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으로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하는 등 지역 산업구조 재편이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가 주도하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수소차 개발 사업도 덩달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17일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속조치로 내년도 예산에 국비 403억원을 반영하기 위해 정치권 등과 협조체제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지원센터 등 자동차 산업용 공공 인프라 구축이 ‘발등의 불’이다. 우선 시는 올 예산으로 확보된 48억원 중 국비 30억원을 들여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광주와 전남 함평 경계지역에 조성 중인 ‘빛그린 국가산업단지’를 ‘자동차전용 산단’으로 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키로 했다. 전체 400만여㎡의 산단 가운데 광주 지역에 속한 184만여㎡에 대한 개발을 앞당긴다. 이곳에는 기술지원센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 부품기업 기술지원과 공용장비 구축, 기업 간 네트워크와 맞춤형 인력양성 등을 전담하는 시설이다. 나머지 시비 18억원은 관련 기업 지원과 연구개발 등에 투입된다. 함평지역에 포함된 221만여㎡에는 자동차 부품단지, 전기차 등 완성차단지, 주거 및 편익시설 등을 배치한다. 차량 경량화, 고효율 전동부품, 광응용 전장기술, 융합형 특수목적자동차 기술 등 친환경과 기술 주도형 기업들의 입주가 기대된다. 이곳 일대에 주거·문화·친환경 에너지 등 자족형 첨단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이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 국가사업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BC)은 1.107이 나왔으며 종합평가(AHP)는 0.608로 예비타당성 통과 기준인 0.50을 훌쩍 넘겼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산업으로의 변화 추세와 지역 내 특화된 광산업·전자산업과의 융·복합 용이점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가 제시한 연봉 4000만원 규모의 ‘광주형 일자리 모델’과 전기차 등 10만대 생산 규모의 중국 조이롱자동차 투자 유치 등도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13년 노사가 시간당 58대 생산에 합의하면서 연간 생산능력을 62만대까지 끌어올렸다. 시는 100만대 생산기지 구축을 위해 국내외 자동차업계를 상대로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형 자동차가 유치 대상이다. 지난 3월 중국 조이롱자동차와 광주공장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이후 실제 투자가 가시화되고 있다. 조이롱의 한국법인 설립 준비가 마무리 단계이고, 사무실 설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현대차, 테슬라, 마힌드라 등 국내외 전기차 생산 27개 업체에 친환경자동차 육성 정책을 알리는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은 관계자가 최근 시를 직접 방문해 투자 의향을 내비쳤다. 시는 최근 폭스바겐 사태와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의 급격한 시장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도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 3조원, 충전 인프라 구축에 7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해 미래형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적기’란 판단이다. 또한 이번 사업과 관련, 국가의 노동개혁과 연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이 모델은 윤장현 광주시장의 민선 6기 공약으로 추진됐다. 윤 시장은 “투자 유치의 관건은 기업의 이윤 보장”이라며 “연봉 4000만원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노조 위원장 출신 등이 참여한 시 산하 사회통합추진단이 이를 전담하고 있다. 관련 조례를 만들고, 외국 사례 분석과 새로운 노사 파트너십 마련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윤 시장은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노사 합의 사례를 참고했다. 2001년 폭스바겐이 공장 설립 장소로 포르투갈과 볼프스부르크를 놓고 고민할 무렵 5000마르크의 임금으로 5000명을 고용하는 ‘아우토 5000’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시는 지난해 8월 광주형 일자리 모델 구축을 위한 용역 보고서를 내놨다. 시가 주도하는 이 모델은 노사와 시민이 참여해 자동차업계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혁신공장’을 설립해 임금은 연 4000만원 수준으로 맞춘다는 내용이다. 시는 대기업 생산시설을 유치하면 제3의 법인을 설립에 이에 소속된 근로자에게 이 같은 임금모델을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국내 제조업 공동화와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 실업난 타개를 위한 대안으로 주목된다. 시는 자동차 신규 공장 설립 때부터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실험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국가사업 지정에 따라 자동차 사업과 관련해 매년 정부로부터 안정적인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사업비는 당초 요청한 3450억원보다 420억원이 축소된 303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 가운데 국비 부담액은 2000억원대에 이른다. 산업연구원은 이 사업의 전체 효과로 1조 5000억원의 생산과 4600억원의 부가가치·1만 1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광주 지역은 7900억원의 생산과 2300억원의 부가가치·7000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윤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와 100만인 서명운동 등 시민들의 열망과 성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내 산업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과학적 검증 믿고 ‘사드 괴담’ 퍼뜨리지 말아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제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할 사드 포대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심지어 현지에서는 ‘사드 참외’니 ‘불임(不姙) 위험’이니 하는 괴담까지 나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인체나 농작물에 전혀 피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레이더 전자파 발사에 따른 시뮬레이션 작업 등 한·미 공동실무단의 분석 결과에 근거한 설명일 게다. 하지만 일부 지역민들이 여전히 과도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다수 국민이 사드 배치에 대한 공감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의구심을 해소할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기 바란다.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군 성산리 일대로 결정되기까지 주거지로부터 1.5㎞ 떨어진 400m 고지라는 지역 특성이 십분 고려됐다고 한다. 별다른 산업시설이 없는 농촌에다 상주 인구가 적은 점이 감안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역 농민들로선 날벼락 맞은 심경일지도 모른다. 개발에서 소외된 곳에 기피시설만 하나 더 들어선 형국이라 주민들의 피해 의식이 번지기 딱 좋은 토양이란 얘기다. 정부가 지역민들의 애국심에만 호소할 게 아니라 전문가들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사드의 안전성을 설명해야 할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군 당국이 어제 언론에 운용 중인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PAC)2 및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기지 등을 공개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두 곳에서 측정된 레이더파 세기가 앞으로 배치될 사드 X밴드 레이더의 그것보다 높게 나왔다면 말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지역민들의 반발이야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성주 군민들에게 부지 선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면서 경제적으로 낙후됐음에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적잖은 짐을 떠맡은 지역에 대한 최소한도의 인센티브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게다. 하지만 정치권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사드 무용론’을 펴면서 민심을 흔드는 건 옳지 않다. 사드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핵·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이나 이를 눈감아 주다시피 한 중국이 왜 기를 쓰고 반대하겠나. 더욱이 외부 세력이 전자파 등에 대한 지역민의 불안감에 편승해 광우병 사태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처럼 괴담을 증폭시켜선 안 될 말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그제 성주 군민들을 만나 사드가 배치되면 맨 먼저 레이더 앞에서 전자파를 시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감성적 접근보다 과학적 설명이 국민들이 과도한 우려를 해소할 지름길이다. 마침 미군이 다음주 중 괌 사드 기지를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한다고 한다. 성주 군민 대표들도 여기에 동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드 전자파가 유해하다면 고지대인 성주와 달리 평지에다 인구 밀집 지역에 자리 잡은 괌이 더 위험할 게다. 말로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눈으로 보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겠나. 정부는 각종 사드 괴담이나 유언비어를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책은 민심에 투명하고 진솔하게 다가서는 일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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