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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민순 칼럼] 미국발 ‘패싱’, 냉정하게 대응하라

    [송민순 칼럼] 미국발 ‘패싱’, 냉정하게 대응하라

    동맹국 사이에도 상대를 건너뛰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흔히 이런 ‘우회’(bypassing)를 ‘패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근래 미국이 한국을 패싱해 북한과 직거래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쟁으로 악화된 여론 전환용이라는 것이다. 때마침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축소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자리 깔기인지, 한국의 이란전쟁 지원 거부나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말들이 분분하다. 미국은 가끔 한국을 패싱해 왔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는 제네바에서 북한과 양자 합의 후 한국에 경수로 건설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시켰다. 그런데 2002년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사업의 폐기에 들어갔다. 2019년 북미 ‘하노이 핵 협상’이 결렬됐을 때도 한국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이런 일들은 워싱턴의 공화·민주, 그리고 서울의 보수·진보 정부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은 다른 동맹국들도 패싱해 왔다. 1971년 닉슨 전 대통령은 중국을 전격 방문해 일본, 대만, 한국에 ‘쇼크’를 줬다. 거꾸로 다른 동맹국들도 미국을 패싱한다. 1956년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규합해 미국을 따돌린 채 이집트를 침공했다. 수에즈운하의 국유화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독일의 브란트 전 총리는 미국을 넘어 소련과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한국도 195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반공포로를 전격 석방해 미국에 충격을 안겼다. 근래에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승 70주년에 톈안먼 성루에 올랐다. 이처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언제든지 동맹국 간 소위 패싱이 일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패싱당한 쪽에서 상응 조처를 하거나 충격을 흡수할 역량이 있느냐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 나름의 상응 조처를 취했다. 수에즈에서 미국은 ‘핵 사용’을 위협해 영국과 프랑스를 후퇴시켰다. ‘닉슨 쇼크’를 받은 일본은 다나카 전 총리가 1972년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미국보다 7년이나 앞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지금 미국은 국력의 상대적 축소 추세에 맞추어 세계 전략을 변환 중이다. 트럼프 이후에도 동맹국을 우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한미동맹의 나사를 조이는 한편 만약의 패싱에 대한 카드도 가다듬어야 한다. 첫째, 트럼프와 김정은 회담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고 한국은 단거리 핵의 직격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거래의 가능성은 계속 살아 있다. 한국은 한반도의 위험한 핵불균형에 대응할 방책을 강구할 자격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에 따라 한국 방어의 1차 책임은 한국이 맡게 된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 역할 축소와 함께 한미 훈련도 조정될 것이다. 그에 더하여 중국을 겨냥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요구까지 커질 것이다. 안팎으로 부담의 가중이다. 한국의 역내외 활동은 자체 안보 여력의 범위 내로 국한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같은 원칙에 따라야 한다. 한국 선박의 안전과 국제해양 질서를 위한 응분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미국 요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명분과 입장에 따라 자체 능력과 제약에 맞는 수준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미국은 그 반사 효과를 보면 된다. 북한은 핵능력에 더하여 러시아 파병으로 재래군비의 현장운용 경험까지 축적 중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대통령이 “북미 신뢰 회복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기대한다”면서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훈련 축소 결정을 환영했다. 초현실적 광경이다.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미북 관계 때문인지, 만약 그렇다면 한국은 이 땅에서 어떤 존재인지 심란해진다. 또 야당은 정부의 잘못으로 미국의 패싱을 불러온다고 비난한다. 지금의 야당이 집권 시에도 패싱은 있었다. 집안싸움이 아니라 미국발 ‘패싱의 파도’를 넘을 대응책에 같이 집중해야 한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北 노동자, 러 드론공장까지 투입…군수시설 파견 확대

    北 노동자, 러 드론공장까지 투입…군수시설 파견 확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활용되는 드론 공장 등 핵심 군수시설까지 노동자 파견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드론 공장 파견이 정부 차원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16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주제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최대 10만 1280명의 북한 노동자가 최소 17개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해 기준 최대 8억 달러(약 1조 7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북한은 최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의 ‘알라부가 경제특구’에 있는 게란-2 드론 공장을 비롯해 무기 공장, 철강 가공시설, 조선단지 등 핵심 시설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라부가 경제특구는 러시아가 공격용 드론을 대량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게란-2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의 러시아 버전으로, 우크라이나 공습에 대거 사용됐다. 북한 노동자들은 ‘학업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한 뒤 현장실습으로 위장해 실제 노동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체 대북 비자 발급 가운데 학업 비자의 비중은 98% 이상이었다. 북한은 최근 북러 협력 강화로 러시아에 노동자 파견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러시아에는 약 1만 5000~3만명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최근에는 높은 평균 임금으로 인해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보다 러시아 파견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전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북한 건설 노동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는 북한 해외 노동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약 2만~7만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3~2025년 약 1만~2만명이 북한으로 돌아가면서 한때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단기 훈련·교육 비자 발급이 다시 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1만명이 새로 중국에 파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노동자들은 주로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의류·수산물 가공 등 노동집약적 업종과 IT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MSMT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다자간 모니터링 체계다. 2024년 4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되자 한국과 미국, 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해 같은 해 10월 출범했다.
  • “‘자폭 군인’ 희생시켜 14조 벌었다”…北 김정은이 파병 못 끊는 이유 [밀리터리+]

    “‘자폭 군인’ 희생시켜 14조 벌었다”…北 김정은이 파병 못 끊는 이유 [밀리터리+]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군을 보낸 대가로 약 14조원을 벌어들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군은 2024년 말 러시아 영토로 반격한 우크라이나를 저지하기 위해 파병됐다. 당시 파병된 북한군은 1만 3000명 규모로 알려졌으며 이 중 최소 2000명 이상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파병 활동을 기려 평양에 건립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을 다녀온 북한 소식통은 지난 13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해당 기념관에는 파병된 북한군 사망자 숫자가 2288명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관과 인접한 묘지에는 전사자 중에서도 ‘영웅’으로 추대된 300명의 묘비가 늘어서 있고, 기념관 2·3층에는 나머지 희생자들의 유골함이 안치돼 있다”며 “묘비와 유골함에는 숨진 군인의 성명, 생년월일, 사망 원인이 기재돼 있으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병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수천 명의 정예 병력을 희생시킨 배경에는 경제적 이익이 자리하고 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언론에 “북한은 무기 판매와 병력 제공으로 2년 반 만에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66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식량과 석유, 외화를 확보했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며 ‘새로운 냉전, 다극 체제’를 강조한 것은 중대한 지정학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포로가 되는 것은 역적이 되는 것과 같다”북한이 약 1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때 북한 병사들은 목숨을 걸고 드론을 유인하거나 자결을 선택해야만 했다. 실제로 북한 소식통은 산케이신문에 “(파병) 사망자 절반 이상이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며 드론 공격에 의한 희생자도 많았다”며 “기념관에는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한 병사의 문서도 전시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공영 라디오(NPR)의 지난해 6월 보도에 따르면, 쿠르스크에서 북한군과 직접 싸운 경험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은 “북한군은 20~30명씩 함께 움직였고 전투 초반에는 우크라이나의 드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역시 지난해 2월 쿠르스크 전투 분석에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을 인용해 “북한군이 제2차 세계대전 영화처럼 나무숲에서 일제히 돌격했다”며 “드론을 피하거나 격추하기 위해 3명씩 조를 이뤄 한 명이 드론을 유인하고 나머지 두 명이 사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전투 현장에서 포로가 된 북한 병사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한국 취재진에 “동료들도 다 포로가 안 되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만 죽지 못했다”, “포로가 되면 역적이 되는 것과 같다. 나라를 배반한 것”이라고 말하며 죄책감을 털어놓은 바 있다. 북한이 2024년 10월쯤부터 우크라이나에 보낸 병사의 누적 규모는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현재도 최소 8500명 이상이 러시아에 남아 국경 방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군 추가 파병 거의 확실”이미 수천 명의 군인을 희생시킨 북한이 또다시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군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14일 “더 많은 북한군이 러시아의 전쟁에 합류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파병은 도박이었다. 이 도박은 비록 사상자는 많았지만 빈곤하고 고립된 나라로서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의 파병은 북한에 막대한 경제·정치적 가치가 있고 러시아에도 이들이 절실하다”며 “결국 북한은 러시아의 전쟁에서 싸울 병사들을 계속 보낼 것이다. 다만 이익이 되는 동안에만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민 도브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평화·파트너십·위기관리 국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서울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조약은 이번 전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쟁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브란 국장은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 “북한 군인들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더 많은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주유 없이 달리고 450㎞ 날린다”… 중국이 구상 중인 ‘꿈의 탱크’ 정체 [밀리터리노트]

    “주유 없이 달리고 450㎞ 날린다”… 중국이 구상 중인 ‘꿈의 탱크’ 정체 [밀리터리노트]

    중국 방산 업계와 베이징이공대학교 연구진이 소형 원자로와 레일건을 결합한 초유의 ‘핵동력 탱크’ 로드맵을 공개했다. 2045년 이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 이 공상과학(SF) 급 구상은 미·중 안보 경쟁이 지상 무기체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전성 없는 시한폭탄’이라는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핵동력과 레일건의 결합… 이론상 450km 타격 가능 지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연구진이 지난 6월 중국 병기공학 학술지를 통해 제안한 60t급 탱크는 10메가와트(㎿)급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동력원으로 삼아 연료 교체 없이 최소 5년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50메가줄(MJ) 규모의 초고속 레일건을 장착해 최대 450㎞ 떨어진 목표물을 초속 3.5㎞ 속도로 타격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연구진은 이를 위해 단계별 로드맵을 제안했다. 우선 1단계(~2035년)는 디젤-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의 150㎞ 사거리 레일건 탱크 개발을 완료한다. 2단계(~2045년)는 고밀도 에너지 저장장치 및 초전도 체계를 도입한 300㎞ 사거리 레일건 모델을 구현한다. 마지막인 3단계(2045년 이후)에서는 SMR을 탑재해 무제한 동력과 450㎞ 타격력을 갖춘 완전한 핵동력 탱크를 완성한다. 전문가들의 의구심…“현실성 부족한 시한폭탄 될 수도” SF 영화를 방불케 하는 구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즉각 비판적인 시각을 내놨다. 기술적 완성도를 떠나 실전 유용성과 생존 가능성에 심각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의 한 군사 전문가는 SMR 기술 자체는 존재하지만, 이를 60t 중량 제한 내에서 방사능 차폐 장치, 냉각 설비, 전력 변환기 등과 함께 패키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또한 승무원의 휴식과 탄약 보충이 필수적인 지상전 특성상 ‘무제한 전력’이 주는 이점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이 범람하는 현대전 환경에서 핵반응로를 탑재한 탱크가 파괴될 경우 피격 지점 일대가 심각한 방사능 오염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장갑 유인 전차에 원자로를 집어넣기보다는, 무인화 플랫폼에 고에너지 레이저나 전자기파(Microwave) 무기를 결합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인 미래전 대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AI 속도조절론 아랑곳 않는 미중… 유럽은 ‘공급망 배제’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선두업체들이 제기한 ‘속도조절론’을 ‘사기극·음모론’으로 치부하며 거듭 반감을 드러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이 되레 미중 AI 패권 경쟁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AI가 세계를 파괴한다는 주장은 과거 기후변화 사기극과 다름없는 역겨운 음모”, “AI 종말론에 기뻐할 나라는 중국”이라고 비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미 시장을 선점한 빅테크들이 정부 규제를 애원하는 건 이상한 일”이라며 “후발 주자의 진입을 막으려는 ‘트로이 목마식 꼼수’”라고 꼬집었다. 트럼프와 밴스의 이 같은 반응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AI에 투자하는 중국에 AI 경쟁에서 역전당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AI오픈소스 전용 구역을 구축하자고 밝히는 등 ‘AI 리더십’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도 속도조절론에 즉각 반발했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위협 담론을 퍼뜨리는 서방의 공포 조장과 악의적 경쟁은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흔들 뿐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도 “미 빅테크가 기술 안보를 지정학적 제로섬 게임으로 몰아가는 냉전형 각본을 쓰고 있다”고 거들었다. 냉전시대 군비경쟁과도 같은 미중 AI 패권 경쟁에 유럽은 위기감을 감추지 못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이 자체 컴퓨팅 용량과 독자 모델을 확보하지 못해 미중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이례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AI에 대한 유럽의 투자를 독려했다.
  • “한국 땅엔 핵기지 없이”…김성한이 다시 꺼낸 ‘바닷속 전술핵’ [배틀라인]

    “한국 땅엔 핵기지 없이”…김성한이 다시 꺼낸 ‘바닷속 전술핵’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지상 재배치하는 대신, 미군 잠수함의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CM-N)을 한반도 주변에서 운용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김 전 실장은 잠수함이 지상 핵기지보다 생존성이 높고 국내 배치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며, 미국이 제한적 핵사용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대하는 최근 핵전략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다만 SLCM-N의 핵사용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고 한국 정부도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만큼, 향후 한미가 NCG 등 기존 확장억제 체계에서 이 전력을 어디까지 협의·활용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화하겠다는 뜻을 잇달아 밝히면서 미국의 대한국 확장억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다시 들여놓는 대신 미군 잠수함의 핵무장 순항미사일을 한반도 방어에 활용하자는 구상이 제기됐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5일 한미우호협회가 개최한 광화문열린포럼에서 미국이 개발 중인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CM-N)을 잠수함 등 해상 플랫폼에서 운용하는 방안이 한국에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0일 기고에서도 같은 구상을 제안했다. 이번 공개 포럼에서는 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할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전직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의 해상 비전략 핵전력을 한국 방어에 활용하는 방안을 공개석상에서 거듭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에 핵기지 안 짓고 핵전력 생존성 높인다김 전 실장이 해상 배치를 지상 재배치보다 유리하다고 보는 첫 번째 이유는 핵전력의 생존성이다. 지상에 핵무기를 저장하면 기지 위치가 노출된다. 유사시 북한의 탄도·순항미사일이나 특수전 전력, 무인기 등이 핵 저장시설을 노릴 수 있다. 반면 잠수함은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고정된 지상기지보다 선제타격으로 무력화하기 어려운 만큼 핵전력의 생존성이 높아진다. 한국에 별도의 핵무기 저장시설을 만들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공·경계 전력을 집중 배치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국내 정치적 부담도 해상 배치론의 근거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올해 조사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에는 60.4%가 찬성했지만 자신의 거주 지역에 배치하는 데 찬성한 응답자는 35.4%에 그쳤다. 김 전 실장은 이런 ‘핵 배치 님비’를 지상 배치의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해상 비전략 핵전력은 미국 대통령에게 제한적 핵사용에 대응할 선택지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게 김 전 실장의 또 다른 논거다. 북한이 핵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한 뒤 미국이 전략핵을 동원한 대규모 대응까지 나서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확장억제의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핵옵션을 늘려 이런 오판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美도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핵 옵션” 확대김 전 실장의 주장은 최근 미국의 핵전략 논의와도 맞물린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지난달 미 전략사령부 억제 심포지엄에서 대통령에게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인 핵 선택지”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핵전력이 커지면서 미국이 대응해야 할 핵위협도 다양해졌다. 콜비는 재래식 대응과 대규모 핵보복 사이에 대통령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핵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비가 특정 무기를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김 전 실장은 이런 문제의식을 한반도에 적용할 수단으로 SLCM-N을 제시했다. 북한이 제한적으로 핵을 사용하면 미국의 개입을 막거나 전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핵 대응 선택지를 넓히자는 구상이다. 김 전 실장의 구상은 미국의 SLCM-N 전력화 계획을 전제로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새로운 비전략 핵옵션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사업을 취소했지만 미 의회가 2024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개발을 되살렸다. 미 전략사령부는 올해 의회에 제출한 태세보고서에서 SLCM-N을 2032회계연도에 제한적으로 작전 배치하고 2034회계연도에는 초기작전능력(IOC)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 해군도 잠수함 탑재를 위한 발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이 거론한 해상 비전략 핵전력이 2030년대에는 실제 전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핵사용권은 美에…한국은 어디까지 관여하나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하려면 한미가 풀어야 할 쟁점도 있다. 최종 핵사용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이 갖는다. 다만 어떤 위기 상황에서 어떤 미국 핵전력을 한반도 방어에 투입할지를 두고 한국이 어느 수준까지 사전에 협의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한미는 핵협의그룹(NCG)에서 핵위기 협의와 핵·재래식 통합(CNI), 연습·훈련 등을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 6월 제6차 NCG에서도 양국은 북한 핵위협에 대비한 CNI와 핵위기 협의를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한다면 기존 NCG에서 이 전력의 역할과 운용 상황을 어느 수준까지 협의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국의 실질적 협의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미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미국 퍼시픽포럼 기고에서 미국이 저위력 핵옵션과 핵운용지침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NCG가 결과를 전달받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실질적인 협의 참여를 요구했다. 반대로 별도의 해상 핵전력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추가하기보다 현재의 NCG와 핵·재래식 통합을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술핵의 대북 군사적 효용과 새 핵전력 운용에 따르는 정치·외교적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전력 운용 부담도 쟁점이다. SLCM-N을 잠수함에 탑재하면 재래식 타격무기를 실을 공간이 줄고 핵무기 운용을 위한 별도의 훈련·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국에는 확장억제를 얼마나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지상에 전술핵을 두면 미국의 핵우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잠수함은 위치를 숨겨야 한다. 미국은 2023년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을 부산에 입항시켜 평소 위치를 숨기는 전략자산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확장억제 공약을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韓정부는 전술핵 재배치 반대…해상 운용도 정책 판단 필요김 전 실장의 구상이 실제 한미 협의 의제로 올라가려면 한국 정부의 정책 판단도 필요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미국의 전술핵도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의 발언은 미국 전술핵의 국내 재배치를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실장이 제안한 SLCM-N의 한반도 주변 해상 운용은 한국 영토에 핵무기를 저장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그렇더라도 미국의 새로운 비전략 핵전력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포함하는 문제는 한미 양국의 정책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미국 정부도 현재 SLCM-N에 한반도 확장억제 임무를 부여하거나 한반도 주변에서 운용하는 방안을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이 추진 중인 것은 SLCM-N 자체의 개발과 전력화다. 김 전 실장은 SLCM-N 전력화가 끝난 뒤가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한반도 확장억제에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한미가 미국의 새 해상 비전략 핵전력을 기존 NCG와 한반도 유사시 운용계획에 어느 수준까지 연결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 지구 위에서 펼쳐지는 우주전쟁...美, 궤도상 무기 배치로 중국·러시아에 ‘강력 경고’ [밀리터리노트]

    지구 위에서 펼쳐지는 우주전쟁...美, 궤도상 무기 배치로 중국·러시아에 ‘강력 경고’ [밀리터리노트]

    미국이 지상 전력과 자국 위성을 보호하기 위한 ‘궤도 위 우주 무기’의 실전 배치를 공식 인정했다. 그간 소문으로만 돌던 우주 자산의 무기화를 군 당국이 직접 밝힘에 따라 우주 공간을 둘러싼 강대국 간의 군비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美 “우주 통제 목적”… 궤도상 무기 실전 배치 인정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로이 메인크 미 공군장관은 최근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군이 ‘우주 통제’를 목적으로 지구 궤도에 무기 체계를 실전 배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궤도 내 공격·방어용 무기 배치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구체적인 무기 종류나 배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들은 이번 조치가 적국의 공격용 위성을 직접 무력화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저·로봇팔부터 자탄 방출까지… 신개념 우주전 양상 과거 대위성무기가 지상이나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을 타격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 우주전은 지구 궤도를 함께 돌며 표적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미·중·러 3국이 확보했거나 시험 중인 기술은 물리적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표적 위성에 고출력 레이저를 쏘거나 전자파로 통신을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 로봇팔이나 추진기를 이용해 적 위성을 낚아채 궤도 밖으로 밀어내는 기술, 소형 자탄을 방출해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러시아 위협에 맞불… ‘우주 군비 경쟁’ 격화 미국의 이번 발표는 최근 궤도 위에서 공격적인 위성 기동 훈련을 펼쳐온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노골적인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미 2022년 SJ-21 위성을 활용해 정지궤도의 고장 난 자국 위성을 로봇팔로 잡아 궤도를 이탈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으며 무인 우주선을 통한 자탄 방출 시험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역시 수년 전부터 미군 정찰위성과 동일한 궤도에서 밀착 추적 기동을 벌이는 등 위협 수준을 높여왔다. 미국이 궤도 위 무기 배치를 공론화하면서 우주 공간은 더 이상 평화적 탐사의 영역이 아닌, 강대국 간 주도권을 다투는 제5의 전장(戰場)으로 격상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향후 국제사회의 우주 안보 질서 재편을 둘러싼 외교적·군사적 긴장감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우주에서도 전쟁?…“우주 궤도에 무기 실전 배치” 인정한 이유 [밀리터리+]

    트럼프, 우주에서도 전쟁?…“우주 궤도에 무기 실전 배치” 인정한 이유 [밀리터리+]

    미국 우주군이 지상과 위성을 공격·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우주 궤도에 실전 배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 우주군 사령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적대국의 공격으로부터 합동 부대를 보호할 수 있는 궤도 내 ‘우주 통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주 공간에 무기를 배치했다고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변인은 구체적인 무기 체계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우주 통제는 물리적·비물리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의 역량을 무력화하고 우주 영역을 통제하는 임무를 포함하며, 공격과 방어 목적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로이 마인크 미 국방부 공군장관은 같은 날 열린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오늘날 우리는 진화하는 위협이 어디에 존재하든 이에 대응할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바로 미국이 현재 적대 세력의 행동으로부터 합동군을 방어할 수 있는 궤도상 우주 통제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주 무기 배치’ 공식 인정한 배경미국이 우주 궤도에 무기를 실전 배치한 사실을 공식 인정한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경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우주군에 따르면 중국은 군 현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우주 및 대우주 공격 역량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우주를 주요 전장으로 인식하고 우주 패권이 향후 분쟁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으로 간주해 왔다. 실제로 1957년 당시 옛 소련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우주로 발사하며 우주의 군사화를 시도했다. 이후 우주 공간 내 핵무기 배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커졌으나 주요 강대국들은 1967년 ‘외기권 조약’을 체결해 궤도 내 대량살상무기(WMD) 배치를 금지했다.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사 및 이용에 관한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인 외기권 조약은 미국·소련·영국이 1967년 1월 서명하고 같은 해 10월 발효한 우주 분야의 국제조약이다. 조약의 핵심은 우주 공간을 특정 국가가 영토처럼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국가가 평화적 탐사와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외기권 조약 제4조는 체약국이 핵무기나 기타 대량살상무기(WMD)를 탑재한 물체를 지구 궤도에 올리거나, 달과 기타 천체에 그러한 무기를 설치하거나, 그 밖의 방식으로 우주 공간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다. 다만 외기권 조약이 우주에서 모든 종류의 무기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제4조는 핵무기와 WMD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위성이나 다른 형태의 대위성무기(ASAT) 등은 조약 자체에서 명시적으로 전면 금지하지 않는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외기권 조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상대국의 위성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러시아는 2021년 ‘누돌’ 미사일로 자국의 폐기 위성을 직접 요격해 파괴하는 직접상승형 대위성미사일(DA-ASAT)을 시험했다. 러시아가 지상에서 발사한 미사일로 저궤도 위성을 직접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실제로 입증한 것이다. 러시아는 위성을 이용해 다른 위성에 접근하는 방식도 발전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위성들은 다른 위성을 추적하거나 근접 비행하는 기동을 여러 차례 수행했으며 서방의 상업용 레이더 위성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기동도 관측된 바 있다. 중국 역시 직접상승형 대위성미사일과 더불어 중국이 운용하는 우주 실험·기술 검증 위성인 스젠(SJ)-21을 이용해 다른 위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기동 능력을 보여줬다. ABC뉴스는 “미국이 우주 궤도에 무기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힌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미국이 배치한 우주 무기는?미국이 어떤 종류의 무기를 궤도에 배치했는지, 또 언제부터 배치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우주 무기에는 사이버 무기나 레이저, 중국·러시아가 운용하는 다른 위성과의 충돌 목표로 설계된 위성 등이 포함된다. 미국 ‘안전한 세계재단’의 우주 안보·안정성 담당 책임자인 빅토리아 샘슨은 미국이 실제로 궤도에 배치한 무기가 우주 기반 재밍 장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스페이스폴리시온라인에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처럼 우주에서 전파를 방해하는 재밍 체계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런 무기라면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아 우주 파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존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미 우주군 대변인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이 우주에 배치한 무기는 단순한 방어용 위성으로 한정되지 않고, 전자전·재밍 같은 비운동에너지 체계부터 물리적으로 상대 위성을 공격하는 운동에너지 체계까지 이론적으로 포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신과 전문가들은 적대 세력이 GPS와 통신, 정보, 표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위성을 무력화하거나 파괴하려 들면서 지구 궤도가 군사적 경쟁·충돌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공식 인정은 다른 국가의 우주 무기 개발과 배치를 촉진할 수 있다”며 “미국이 어떤 무기를 배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새로운 위협으로 받아들이면, 상대국 역시 우주에서 공격·방어 능력을 확대하는 우주 군비경쟁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중국산 부품 절대 안 돼”…대만군, 美 자폭드론 샀는데 ‘방전 무기’ 받게 된 사연 [밀리터리노트]

    “중국산 부품 절대 안 돼”…대만군, 美 자폭드론 샀는데 ‘방전 무기’ 받게 된 사연 [밀리터리노트]

    대만군이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자폭 드론 수백 대를 인도받았으나, 충전 장비가 빠져 방전 시 재충전조차 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려는 ‘비적색 공급망’(Non-Red Supply Chain) 정책을 엄격히 적용하다 벌어진 해프닝이다. 중국산 부품 배제 원칙에… 미·대만 계약서서 충전장비 제외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육군은 최근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Anduril)로부터 자폭 드론인 ‘알티우스(Altius)-600M’ 291대를 인도받았으나 인수 직후 충전 장비가 통째로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안두릴이 제공하던 표준 충전기에 중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자 미·대만 간 구매계약서(LOA) 작성 단계에서 해당 충전 장비가 아예 제외된 탓이다. 대체 공급업체를 찾지 못해 무기 본체만 우선 인도되면서, 지난 4월까지 해당 드론을 재충전하려면 미국 기술진이 직접 대만으로 출장을 와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전시 배터리 나가면 깡통 무기”… 대만 정가 비판 폭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만 정가에서는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논란이 불거진 시점은 이 드론이 다른 무기체계와 함께 실사격 훈련에 투입되기 직전이었던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터져 나왔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마원쥔 입법위원(국회의원)은 “군이 구매 전 기본적인 군수 요건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드론이 전장에 도착하기 전 배터리가 떨어지면 미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전시 상황에서 이러한 지원에 의지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대만 국방부 “비적색 충전기 개발 완료… 향후 현지 자체 생산” 논란이 확산하자 대만 국방부와 여당인 민진당은 진화에 나섰다. 대만 육군은 성명을 통해 “공급망 요건을 충족하는 비(非)중국산 충전기 개발이 완료돼 조만간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진당 왕딩위 입법위원 역시 “기존 충전 장비에 중국산 부품이 들어 있어 구매할 수 없었지만, 양측이 중국산 부품을 배제한 비적색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향후 기술 이전을 통해 해당 배터리를 대만 현지 기업이 직접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시성 방어’ 핵심 무기… ‘탈중국화’ 과정의 병목 현상 드러내 이번 사태는 안보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탈중국화’ 작업이 실전 전력화 과정에서 뜻밖의 병목 현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에 도입된 알티우스-600M은 무게 약 12㎏, 사거리 440㎞, 체공 시간 4시간에 달하는 무인기로 대만 해협을 건너오는 중국 상륙함선을 타격하기 위한 핵심 무기다. 대만 국방부는 안두릴 측과 알티우스 계열 드론 2000여 대를 추가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미 무기 도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 트럼프 장남 ‘초호화 결혼식’에 수억원…왜 푸틴 측근이 냈나? [월드픽]

    트럼프 장남 ‘초호화 결혼식’에 수억원…왜 푸틴 측근이 냈나? [월드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신흥 재벌에게 수억원대 결혼식 피로연 비용을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인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사업가 우마르 크렘레프가 지난 5월 열린 트럼프 주니어와 베티나 앤더슨의 결혼식 피로연 비용 중 수십만 달러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결혼식과 피로연은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초호화 개인 소유 섬에서 사흘간 열렸다. 크렘레프는 섬 임대료와 불꽃놀이 비용 등을 대신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섬의 임대료는 하루 약 10만 달러(약 1억 3500만원), 불꽃놀이 비용은 7만 달러(약 9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비용은 국제복싱협회(IBA)가 금융 거래에 사용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계열 법인에서 지급됐다. 크렘레프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사업가이자 IBA 회장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러시아 국영 복권 사업을 따내고 러시아 최대 자동차 판매 대리점 업체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IBA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후원사로 선정하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국제경기연맹 지위를 박탈당했다. 크렘레프는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전 푸틴 대통령에게 훈장을 받았으며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수행단에도 포함됐다. 결혼식과 피로연에는 크렘레프를 비롯한 러시아 인사 여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더슨은 부부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한 친구가 보내준 지극히 관대한 결혼 선물이었다”며 “당시에도 지금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크렘레프가 피로연 비용을 부담했다는 보도를 인정한 것이다. 프로퍼블리카는 “푸틴의 측근 중 한 명이 미국 대통령의 아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트럼프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안보 전문가들도 크렘레프가 거액을 부담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이유를 따져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직 미 연방수사국 고위 방첩 당국자인 프랭크 몬토야는 “내가 당신의 결혼식 비용을 대준다면 언젠가 나에게 무언가를 갚아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아들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방첩 국장을 지낸 홀든 트리플렛도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당국자와 그 가족에게 접근해 관계를 형성하려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돈은 접근권을 얻기 위해 효과가 검증된 수단”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中 이겨야” 오바마 “통제해야”… 美 가른 ‘AI 감속론’

    데이터센터 찬반 등 진영 간 시각차트럼프 “규제 두면 패권 경쟁 밀려”민주당은 당 차원 의제로 삼을 듯접전지역선 공화당도 “규제 찬성”‘인공지능(AI)을 누가,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가.’ AI기술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중간선거를 앞둔 미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AI데이터센터 건설 찬반이 여러 지역에서 선거 의제로 부상하는 등 기술 규제에 대한 진영간 근본적 시각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일랜드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업계에서 AI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는 취재진 질의에 “AI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만큼 나는 이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두는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부각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앞세우는 부정적 세력이 너무 많다”며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한 국가”라고도 했다. AI 안전성 제고를 위한 규제 장치를 둘 경우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로, 개발을 가속화하는 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국 경제에서 최소한의 규제를 추구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로 인한 AI산업의 둔화를 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정부 차원의 AI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비공개 민주당 모금 행사에서 “AI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당에 주요 정치 의제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도 NBC방송에서 “AI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민주당이 이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도 민주당 중간선거 후보들은 최근 소셜미디어나 언론 인터뷰에서 AI 규제 필요성을 경쟁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CNN은 “민주당이 정치적 기회를 포착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AI 위험성이 과장된 것이라고 하지만, 대중의 불안감이 커진다면 정치적으로는 그러한 과장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때문에 일부 접전지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조차 AI 규제에 찬성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시간주 중간선거에 도전하는 마이크 로저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엑스에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한다”며 “AI기술을 다루는 국가 안보 프레임워크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썼다.
  • 美 중간선거 쟁점으로 번진 AI 속도조절론

    美 중간선거 쟁점으로 번진 AI 속도조절론

    트럼프 “AI 승자가 승리”...규제 시 중국 부상 우려 민주당 “통제 불능 시 위험...정부 차원 제동 필요” ‘인공지능(AI)을 누가,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가.’ AI기술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중간선거를 앞둔 미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AI데이터센터 건설 찬반이 여러 지역에서 선거 의제로 부상하는 등 기술 규제에 대한 진영간 근본적 시각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일랜드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업계에서 AI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는 취재진 질의에 “AI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만큼 나는 이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두는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부각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앞세우는 부정적 세력이 너무 많다”며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발전한 국가”라고도 했다. AI 안전성 제고를 위한 규제 장치를 둘 경우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로, 개발을 가속화하는 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국 경제에서 최소한의 규제를 추구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로 인한 AI산업의 둔화를 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정부 차원의 AI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비공개 민주당 모금 행사에서 “AI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당에 주요 정치 의제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도 NBC방송에서 “AI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민주당이 이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도 민주당 중간선거 후보들은 최근 소셜미디어나 언론 인터뷰에서 AI 규제 필요성을 경쟁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CNN은 “민주당이 정치적 기회를 포착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AI 위험성이 과장된 것이라고 하지만, 대중의 불안감이 커진다면 정치적으로는 그러한 과장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때문에 일부 접전지에서는 공화당 후보들조차 AI 규제에 찬성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시간주 중간선거에 도전하는 마이크 로저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엑스에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한다”며 “AI기술을 다루는 국가 안보 프레임워크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썼다.
  • 중국산 부품으로 ‘뚝딱’… 러시아가 한 달 만에 무기 신속 생산하는 ‘비결’ [밀리터리노트]

    중국산 부품으로 ‘뚝딱’… 러시아가 한 달 만에 무기 신속 생산하는 ‘비결’ [밀리터리노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것은 서방의 첨단 고가 무기가 아닌, ‘저비용·대량생산’형 무기 체계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서방의 촘촘한 경제 제재망을 비웃듯,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중국산 민간 부품을 활용해 신형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한 달 만에 신속 배치하는 놀라운 생산 속도를 선보이고 있다. 서방 방위산업의 고비용·고비율 체계가 드러낸 허점을 정밀 타격하는 러시아의 ‘무기 패스트 패션’ 전략을 분석한다. ‘200만 달러 미사일 vs 10만 달러 드론’…서방 군당국의 가성비 잔혹사 러시아가 최근 전장에 투입한 신형 무기인 반데롤 순항 미사일과 게란-5 드론의 대당 생산 비용은 약 10만 달러(약 1억 3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이를 요격하거나 서방이 맞대응으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1발당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뛰어넘는다. 우크라이나 및 나토(NATO) 군 당국은 10만 달러짜리 저가 표적을 잡기 위해 20배 이상 비싼 첨단 자산을 소비하는 ‘경제적 불균형’이라는 심각한 수렁에 빠져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 증산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서방의 방산 구조로는 매일같이 쏟아지는 저가형 대량 드론 공세를 막아내기에 재정적·물량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제재망 비웃는 ‘이중용도 부품’과 중국발 공급망 러시아가 최단기간 내 무기를 설계·생산·개량할 수 있는 핵심 비결은 중국산 이중용도 부품의 원활한 조달이다. 게란 드론에 탑재되는 4만 5000달러(약 6050만원) 이하의 제트 엔진부터 항법 컴퓨터, 통신 장비, 민간용 마이크로모터까지 대다수 부품이 알리바바 등 일반 시중에 유통되는 민간 장비다.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닌 민간 상업용 품목 코드로 수입된 후 러시아 군수 공장에서 민간 전자 장비와 결합하여 고성능 유도 무기로 탈바꿈한다. 우크라이나군이 기존 이란제 샤헤드 드론 요격에 익숙해지자, 러시아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중국산 제트 엔진과 신형 통신 장비를 장착해 속도와 회피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게란-5’를 전선에 재투입했다. ‘아이디어에서 실전 배치까지’…서방이 경악한 군사 혁신 속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군사 전문가들은 서방 군 당국이 그동안 러시아의 기술력과 생산 유연성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과거 서방은 첨단 반도체 통제를 통해 러시아의 무기 생산을 차단하려 했으나, 러시아는 충분히 쓸 만한 저가 부품의 대량 집약이라는 우회로를 찾았다. 실험 단계의 아이디어를 수개월 내에 공장 대량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러시아의 유연성은 전통적인 서방 조달 시스템의 미로 같은 절차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이어지는 ‘반(反)서방 군사 기술 및 노하우 공유 네트워크’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검증된 가성비 무기 제조 기법을 전 세계 분쟁 지역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외교안보적 시사점 및 과제 이처럼 규제망 밖에 있는 수백만개의 민간 전자 부품과 소형 엔진 유통을 완벽히 봉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재 패러다임을 단품 통제에서 공급망 전체 추적 체계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레이저, 고주파(HPM) 무기, 소형 저가 요격 드론 등 ‘가성비 무기를 저렴하게 잡는’ 차세대 방어 체계 구축이 서방과 한국 방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따라서 고성능 명품 무기 체계 중심의 K-방산 역시 향후 유사시를 대비해 저비용 부품을 활용한 신속 대량생산 역량과 이중용도 부품 국산화 망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
  • [씨줄날줄] 고려아연을 둘러싼 이중전선

    [씨줄날줄] 고려아연을 둘러싼 이중전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만큼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요즘 워싱턴에서 고려아연의 위상은 이들 못지않다. 지난해 12월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이 회사의 미국 자회사에 2억 1000만 달러의 직접 지원을 결정했다. 테네시주 제련소에서는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방산에 필수적인 13개 핵심 광물이 생산될 예정이다. 미국은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핵심·전략 광물 10종에 대한 우선 접근권도 확보했다. 배경에는 ‘중국 변수’가 자리한다. 희토류는 물론 첨단산업 광물의 정제까지 장악한 중국에 맞서려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독자적인 제련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세계 최대 단일 비철금속 제련소인 온산제련소를 운영해 온 고려아연이 미국 공급망 재편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까닭이다. 74억 달러가 투입되는 ‘테네시 프로젝트’는 그래서 단순한 해외 투자가 아니다. 이런 위상 변화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측에도 적지 않은 힘이 됐다.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지 어제(13일)로 꼭 2년이 됐다. 지난 9일 임시주총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한 발 앞섰다. 승부처였던 감사위원 선임에서 추천 후보가 81% 이상의 찬성을 얻었고,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2명, 영풍·MBK 측 7명으로 재편됐다. 미국 제련소 사업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주주들이 경영 연속성과 사업 안정성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산업적 중요성이 커진 만큼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누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를 넘어, 커진 기업 가치를 안정적으로 키우고 주주와 국가의 이익을 함께 지켜낼 역량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경쟁이 2년 전과는 다른 무게를 갖게 된 이유다.
  • “한국, 비싼 핵잠수함 왜 사는데?”…트럼프, 한일 경쟁 부추길까 [밀리터리+]

    “한국, 비싼 핵잠수함 왜 사는데?”…트럼프, 한일 경쟁 부추길까 [밀리터리+]

    미 해군 관계자가 한국을 향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핵잠 보유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군 관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하와이 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국격의 상징성을 위해 구입하는 것은 잘못된 이유다.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그 이유를 찾아줄 수는 없다. 한국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을 승인하고 이를 위한 후속 논의에 합의했다. 그러나 핵잠의 역할을 두고는 미묘한 온도 차를 보여왔다. 이번 미 해군 관계자의 발언 역시 이러한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핵잠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 안보 분석가인 윌슨 그로스만-트라윅은 지난 6월 현지 군사·안보 매체에 “핵잠수함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항속거리와 장기간 잠항 능력인데, 이러한 능력은 대양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하는 국가에 더 적합하다”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처럼 전 세계 해역에서 해군력을 운용하는 국가에게는 핵잠수함이 필수적일 수 있지만, 한국 해군의 주요 작전 환경은 한반도 주변과 동북아 해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잠수함이 한국 내에서 강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핵잠수함은 강력한 국력과 군사력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도 “국가 안보 정책은 상징성보다 비용 대비 효과와 전략적 필요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한국 핵잠 보유, 미군 부담도 줄어들 것”한국 정부는 그간 핵잠 도입 필요 이유로 자주국방을 통한 미국의 안보 부담 완화를 강조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우리가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우리 한반도 동해·서해에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을 추적하는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북한과 중국 견제의 목적도 언급했다. 반면 미국은 한국의 핵잠 도입이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해 “핵추진잠수함을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중국의 회색지대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사안이다.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범정부 대표단은 정상회담으로부터 반년이 흐른 지난 6월 핵잠 도입 및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후속 논의를 위한 첫 회의를 가졌다. 당시에는 올해 7월 2차 협의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까지 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핵잠 관련 한미 협의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한국이 핵잠의 군사적 필요성과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핵추진 잠수함 두고 한일 저울질?한국의 핵잠 보유와 관련한 미국과의 후속 논의가 원활하지 않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핵잠 운용의 무게추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원자력잠수함 보유와 관련해 “연내에 안전보장 관련 3문서 개정을 논의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미 해군 관계자가 일본이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원전과 핵잠수함이 동일한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해군 관계자에게 일본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여부를 묻자 “전력 소요는 국가안보상의 필요와 작전 운용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미 해군 관계자의 발언은 미국이 일본에 핵잠 보유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줌으로써 양국을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양쪽에 핵잠수함이라는 선택지를 제시하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두 나라의 안보 협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한국의 핵잠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미 해군은 이튿날인 현지시간 10일 연합뉴스에 “첨단 수중 전력을 운용하려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문 훈련과 유지·보수 인프라, 작전 숙련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핵잠 둘러싼 미국의 카드한편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의 대중 견제 노선에 합류하겠다 하더라도 이를 둘러싼 협상이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는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와 함께 3500억달러(약 469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세부 이행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병 등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원 요구와 더불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갈등도 풀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미 투자부터 파병, 쿠팡 사태가 각각 독립된 요구 사항인 동시에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를 협상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제들이라고 보고 있다.
  • 푸틴의 섬뜩한 경고…“유럽, 우크라에 파병하면 이는 러시아와 전쟁 의미” [핫이슈]

    푸틴의 섬뜩한 경고…“유럽, 우크라에 파병하면 이는 러시아와 전쟁 의미”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서방 국가들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유럽 정부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유럽에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않았다. 그런 위협은 없으며 과거에도 없던 일”이라면서 “우리가 유럽과 갈등을 빚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은 누구도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 하는 것을 ‘피의 쿠데타’로 규정하며 이것이 현재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이 유럽 일부 국가들의 파병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현재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평화유지군 및 군사 훈련관)을 투입해 안보를 뒷받침하는 구상에 대한 선제적인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나토나 유럽 국가의 정규군이 발을 들이는 것 자체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 회원국 정상들은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갖고 중동 지역에서 분쟁을 자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지속해서 고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최대한으로 자제하고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을 포함해 유엔 안보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유엔의 업무 질을 높이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브릭스 회원국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당연히 안전보장이사회 확대,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 이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푸틴 “파병하면 러시아와 전쟁”…시진핑·이란도 서방 겨눴다

    푸틴 “파병하면 러시아와 전쟁”…시진핑·이란도 서방 겨눴다

    [3줄 요약]● 푸틴은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규정했고, 시진핑은 중동에서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에 반대했으며 페제시키안은 미국의 중동 개입을 정면 비판했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 정상의 대서방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브릭스는 중동에서 ‘최대한의 자제’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뉴델리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난 5월 이란과 UAE의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던 브릭스는 이번에는 특정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지 않고 확전 방지와 외교적 해결에 뜻을 모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동전쟁을 거론하며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에 반대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을 겨냥해 중동에 “지역 경찰관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중국·이란 정상이 뉴델리에서 각기 서방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브릭스(BRICS)는 중동의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한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뉴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의 우크라이나 병력 파견 구상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겠다는 것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유럽 국가를 공격할 계획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은 휴전 뒤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전력을 재건하고 지상·해상·공중에서 안보를 뒷받침하는 구상이다. 러시아는 휴전 뒤 투입되는 외국군도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자 군사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동에서 외부 세력의 개입을 문제 삼았다. 시 주석은 12일 정상회의 연설에서 “냉전적 사고와 진영 대결에 반대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 침해와 내정간섭에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에 대해서는 영구적이고 전면적인 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란과 전쟁 중인 미국의 역내 개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에서 “우리는 지역 경찰관이 필요하지 않다”며 중동의 영토 보전과 안보는 역내 국가들이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뉴델리 연설에서는 “이란 국민은 미국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날 ‘뉴델리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선언은 중동 정세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각국에 “최대한의 자제”를 발휘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킬 행동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국제분쟁을 대화와 협의,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국제법에 어긋나는 일방적 강압조치와 무역을 왜곡하는 일방적 관세·비관세 조치에도 반대했다. 지난 5월 브릭스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전쟁을 둘러싸고 맞서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특정 국가의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최대한의 자제’와 외교적 해결을 담는 선에서 만장일치 합의를 끌어냈다.
  • 브릭스 정상들 “중동서 최대한 자제”…충돌한 이란·UAE도 한목소리

    브릭스 정상들 “중동서 최대한 자제”…충돌한 이란·UAE도 한목소리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회원국인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충돌한 가운데 브릭스(BRICS) 정상들이 중동에서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선언은 특정 국가에 확전 책임을 묻지 않고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이란과 UAE가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책임 소재를 비켜간 절충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정상회의 첫날 공동선언인 ‘뉴델리 선언’을 채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어떤 회원국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2026년 뉴델리 선언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선언에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최대한 자제하고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제 분쟁을 대화와 협의, 외교로 풀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란과 UAE는 2024년 나란히 브릭스에 가입했지만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직접 충돌했다. 이란이 미국의 중동 우방인 UAE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두 나라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중동 관련 문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이번 회의의 관심사였다. 브릭스는 선언에서 미국이나 이란 등 특정 국가에 책임을 묻지 않은 채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책임 소재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이란과 UAE 모두 선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들과 함께 중동·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는 데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문제에서 절충점을 찾은 브릭스 정상들은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서방의 제재와 통상정책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정상들은 “국제법을 위반한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쟁 중인 이란에 부과한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가해진 서방 제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안보 강화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거나 무역을 왜곡하는 일방적 관세와 비관세 조치가 늘어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브릭스 정상들은 국제기구에서 신흥국의 대표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모디 총리는 현재 국제협력 구조를 “권력과 의사결정권이 정상에 집중된 피라미드”에 비유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안보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세계적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뒤처져 있다”며 “특권의 피라미드가 협력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핵잠 왜 사나? 국격용 아냐”…北 잡겠다는데 美 시선은 ‘한반도 밖’까지 [권윤희의 월드뷰]

    “한국, 핵잠 왜 사나? 국격용 아냐”…北 잡겠다는데 美 시선은 ‘한반도 밖’까지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미 해군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막대한 비용을 감수할 만큼 분명한 군사적 필요와 운용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핵심 임무로 제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제1도련선과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동맹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2030년대 후반 전력화될 한국 핵잠이 북한 추적에 주력할지, 원해에서 미 해군과 함께 작전할 능력까지 갖출지가 앞으로 정해야 할 핵심 사안이다. 미 해군 관계자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두고 막대한 비용을 감수할 만큼 분명한 군사적 필요와 운용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순한 ‘국격의 상징’을 위해 살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미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한 상황에서 핵연료 확보와 사업 요건에 이어 실제 임무와 운용범위가 후속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국 정부는 핵심 임무로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제시하고 있다. 美 “핵잠 보유할 타당한 이유 찾아야”미 해군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단지 국격의 상징성을 위해 핵잠을 구매한다면 그건 잘못된 이유일 것”이라며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그 이유를 정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이 과거 한국 핵잠을 두고 “한국이 인근 해역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핵잠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커들 총장은 지난해 방한 당시 한국 핵잠이 중국 억제에 활용될 가능성을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며 한미가 중국과 관련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뒤 백악관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 승인과 사업 요구사항, 핵연료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작전해역이나 임무는 적시되지 않았다. 한미는 지난 6월 핵잠 도입과 핵연료 문제 등을 다룰 첫 범정부 후속협의를 열었지만 당시 7월로 예상됐던 2차 협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 해군은 군사자산 도입에는 안보상 필요와 실제 운용 목적뿐 아니라 교육·훈련, 정비 기반과 작전 숙련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北 수중위협 대응·한반도 방위 제시한국 정부는 이번 미 해군의 문제 제기에 핵잠 운용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11일 “우리의 핵잠 운용은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도 지난 5월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 ‘장보고 N사업’을 공개하면서 북한 잠수함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감시·추적하는 ‘수중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대 중반 1번함을 진수하고 후반부터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북한 대응이지만 중국 잠수함 추적 문제도 함께 거론돼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잠용 연료 공급을 요청하면서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북한과 중국 측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한반도 주변 해역의 방위를 더 많이 담당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 제시한 핵잠의 필요성은 북한 대응을 중심에 두면서 주변 수중위협까지 감시하고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몫을 키우겠다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미 해군이 따지는 것도 막대한 비용만큼의 군사적 필요가 있느냐다. 핵잠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오래 잠항하면서 높은 속도로 먼 해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감시·추적하는 데도 유리하지만 장기간 고속으로 이동해야 하는 원해 임무에서는 재래식 잠수함과 성능 차이가 더 벌어진다. 美 인태전략, 제1도련선·동맹 역할 확대에 무게미국의 안보전략은 동맹의 역할을 한반도 밖까지 넓혀 보고 있다. 올해 미 국가방위전략(NDS)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억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한국이 북한 억제의 1차적 책임을 맡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국가안보전략(NSS)도 일본 열도와 대만,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에서 중국을 억제하려면 동맹이 더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8군은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제1도련선 안에서 전투력을 신속히 투사하고 핵심 지형을 확보하는 능력을 훈련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의 지리와 군수·산업 기반도 이런 구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면 한국이 ‘아시아의 심장에 놓인 단검’처럼 보인다고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한국의 기지와 방산·정비 능력을 활용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작전을 지원하는 ‘권역 지속지원 거점’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한반도의 미군 전력과 한국의 산업기반을 북한 억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작전에도 활용하려는 흐름이다. 北 추적 넘어 원해까지…2030년대 핵잠 임무가 관건첫 함이 전력화되는 2030년대 후반에는 한국 핵잠의 임무도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다. 당장은 북한 잠수함 감시·추적과 한반도 방위가 우선이지만 북한의 수중 핵전력과 중국 해군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달라지면 원해 임무의 비중도 커질 수 있다.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중점을 둘지, 먼 해역에서 미 해군과 함께 작전할 능력까지 갖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 해군이 먼저 요구하는 것은 중국 대응보다 핵잠 도입 자체의 군사적 필요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수중 핵위협 대응과 한반도 방위를 그 이유로 제시했다. 핵잠이 기존 전력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어떤 임무를 맡을지, 작전범위를 어디까지 둘지가 다음 단계에서 정해야 할 핵심 사안이다.
  • “중국인 뒤치다꺼리 하는 한국” 우려 나오더니…독일도 “제주도 질식 위기” 무슨 상황[월드픽]

    “중국인 뒤치다꺼리 하는 한국” 우려 나오더니…독일도 “제주도 질식 위기” 무슨 상황[월드픽]

    한국의 섬 ‘제주도’가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1일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는 ‘한 섬이 질식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자본의 대거 유입으로 급변한 제주도의 현실을 보도했다. SZ는 제주 현지의 상황을 전하며 “식당 메뉴판부터 면세점 광고, 제주시 거리에서 들리는 대화까지 온통 중국어”라며 “중국인 방문객과 자본이 지나치게 쏠리면서 현지 주민들이 심각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0년 5억원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 자격을 부여하고 5년간 유지 시 영주권을 발급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도입했다. 이후 외국인의 무분별한 유입에 제동을 걸고자 2023년 5월 투자이민제 기준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했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통해 제주도에 유입된 전체 투자금 1조2600억원 가운데 무려 98%가 중국 투자자의 자금이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통해 영주권(F-5 비자)을 취득한 683명 중 약 90%도 중국인으로 추산된다. 이 제도를 통해 외국인이 사들인 제주 부동산은 1955건에 달한다. SZ는 “중국인 투자자들은 2010년 이후 제주도에 8억 유로(약 1조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그 결과로 남은 것은 부도난 건설 현장과 폭등한 부동산 가격뿐”이라면서 “현지 주민들은 매년 1300만명의 관광객으로 인해 섬이 과부하에 걸렸고, 중국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지역 경제로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고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외 언론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6월 대만 일간 자유시보는 ‘제주도가 중국섬? 뒤치다꺼리 바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08년 무비자 제도로 인해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지와 투자처로 제주가 급부상한 과정을 조명한 바 있다. 당시 매체는 “제주도에는 테마파크·카지노·고층 호텔·아파트 건설을 명목으로 한 토지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2019년 말 기준 중국인이 제주도 땅 약 981만㎡(296만평)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제주도 내 전체 외국인 소유 토지의 43.5%에 달하는 면적이다. 당시 보도에 대해 제주도 측은 ‘중국 섬’이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의 전체 면적 1850㎢ 중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소유한 981만㎡는 0.5%에 불과하다”며 “이를 두고 ‘중국섬이 됐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투자이민제가 무분별하게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반인들이 투자이민제라고 하면 마을 토지, 아파트까지 매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제도의 명칭도 기존 ‘부동산 투자이민제도’에서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로 변경했으며 투자대상은 ‘관광진흥법’ 제52조에 따른 관광단지 및 관광지 내 ‘휴양콘도미니엄’, ‘일반·생활 숙박시설’, ‘관광펜션 시설’로 한정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SZ는 수치보다 질적 변화를 문제 삼았다. 중국 자본이 투자된 부동산 일부가 제주도 군사 통제구역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 중국·러시아·일본·한국을 잇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라는 제주의 지정학적 특성에 주목했다. SZ는 “제주 주변의 해상 항로는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동북아의 전략적 요충지이며, 정보기관의 작전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면서 “이 문제를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나 관광 자본 유치로만 봐서는 안 되며, 국가 안보적 차원의 위협으로 엄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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