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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의 맛 냉면 골라먹자

    장마철이라곤 하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뙤약볕 폭염이 버겁다.몸도 마음도 지치고,입맛도 저만치 달아났다.이럴 때 생각나는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냉면이다.살얼음이 앉은 육수를 들이켜면 다소나마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툭툭 끊어 먹는 면발에 식욕도 살아나게 마련이다.우리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인 냉면은 북부지방이 본고장이지만 전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냉면의 주재료인 국수류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고려시대.하지만 냉면에 대한 기록은 ‘동국세시기’ 등 조선 말엽부터 보인다.‘고종황제도 냉면을 즐겼다.’고 하는 기록으로 미뤄 냉면이 남하한 지는 꽤 오래됐다. 글 이기철·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이호정기자 daunso@seoul.co.kr 냉면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대중화된 것은 6·25이후.월남한 이북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어엿하게 뿌리를 내리게 됐다.이전에는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한 겨울 먹었단다.그래서 냉면은 세번 떨면서 먹는다는 말이 생겨났다.“먹으러 가면서 떨고,먹으면서 떨고,돌아가면서 떤다.”고. 냉면은 크게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뉜다.보통 ‘물냉면’으로 부르는 평양식의 면발은 메밀과 전분을 섞어 면을 뽑는데 메밀이 70∼80%를 차지한다.서울 장충동 평양면옥의 김대성(59)사장은 “옥쌀(메밀)은 끈기가 없는 탓에 전분을 섞어야 점성이 유지된다.”며 “전분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냉면의 비결”이라고 말했다.소고기의 사태와 양지머리 등을 고아낸 육수를 얼렸다가 면과 함께 띄워낸다.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밍밍하면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제일로 친다. 반면 ‘비빔면’으로 불리는 함흥식의 면은 쇠심줄처럼 질긴 듯 쫄깃하다.고구마 전분이 많이 들어간 까닭이다.양념장에다 동해에서 나는 가자미나 홍어 등을 얹어 먹는다.매서운 겨울 삭풍을 이기려는 듯 맛이 강하다.고기나 뼈를 곤 뜨거운 국물인 장국이 곁들여 나온다.대체로 면발은 평양식보다 가늘고 색깔이 진하다.남한이 원산지인 진주냉면도 아스라히 맥을 잇고 있다.진주냉면은 메밀을 많이 쓰고 전분을 조금 섞어 만든 것으로 고기를 쓰지 않는다.평양냉면이 무를 얇게 저며 올리는 반면,진주냉면은 1년 삭힌 배추김치를 다져 넣는다.육수도 바지락·마른 홍합·마른 명태·표고버섯 등으로 만든다.진주냉면의 신은자(39)씨는 “옛 기록에는 평양냉면에 버금가는 것이 진주냉면”이었다고 자랑했다. 전통 냉면집은 찾는 곳만 찾게된다.왜 그럴까?이에 대한 해답으로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의 이성민(45)씨는 주방을 보여줬다.주방이 손님을 받는 1층 홀보다 더 넓다.주방에선 메밀을 빻아 가루로 만들어 면발을 뽑고 삶고 건져낸다.메밀이 쌓인 한쪽에선 육수를 삶아 식혔다가 냉동한다.간단히 말하면 냉면 공장이 들어선 셈이다.이씨는 “냉면을 제대로 만들려면 주방은 20∼30평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러니 금싸라기같은 도심에선 ‘돈안되는 주방이 크게 차지하는’ 냉면집을 차리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또 한가지.메밀을 빻아 냉면을 뽑아 내는 일이 너무 힘들고,미리 해둘 수 없다는 것이다.주방이 넓은 만큼 일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주방에 있다.이씨는 “평양식 냉면의 경우 면을 미리 뽑아 두면 10분만 지나면 불어서 못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냉면을 어떻게 먹으면 맛있을까?평양식의 경우 고명으로 얹어 나오는 삶은 계란을 먼저 먹어야 맛있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을지면옥에서 소주를 따르던 한 할아버지는 “선주후면(先酒後麵)이야.”라며 끼어들었다.주문한 냉면이 나오는 동안 반주를 곁들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냉면을 고기와 메밀김치(무김치)를 싸서 먹어면 더 맛있다.”고 소개했다.냉면이 나오면 사발째 육수를 들이켜는 사람도 있다.면이 길고 질기다고 자르지 말라고도 한다.하지만 김씨는 “냉면 먹는 법이 어딨어.식성대로 먹으면 되지.”라고 잘랐다. 평양식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넣는 것도 이유가 있다.식초는 살균작용을 하면서 시원한 맛을 더욱 강조해준다.홀리데이인서울의 한식당 이원의 김창수(57) 조리장은 “겨자는 입맛을 상큼하게 하고 메밀의 찬 기운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런 냉면도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컬러냉면,과일냉면,야콘냉면,녹차냉면 등이 대표적이다.요즘에는 냉면 제품도 많이 나와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다.김 조리장은 “마른 면을 삶을 때는 살짝 끓여서 곧바로 꺼내 얼음물에 헹궈야 면이 엉키지 않고 쫄깃해진다.”고 말했다. ■김창수의 육수 요리조리 김창수 조리장은 35년째 한식만 외길로 걷고 있다.홀리데이인서울의 한식당 이원(02-7107-167)의 입맛을 책임진 그는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물냉면 육수(4인분) 재료 물 2ℓ,양지머리 125g,닭고기 100g,대파 50g,무 (A)개,건고추 2개,마늘 1통,통후추·월계수·감초 약간씩 만드는 법 (1)큰 냄비에 재료를 모두 넣고 2시간 정도 끓여낸다.(2)양지머리는 1시간 30분정도 지나면 건져낸다.얇게 썰어 편육으로 먹거나 냉면 고명으로 쓰면 된다.(3)(1)이 끓으면 체로 걸러 식힌 다음 소금·설탕으로 간을 해서 식힌다.냉동칸에 넣어 살강살강 얼려도 좋다. 다대기 (설탕 20g,식초·고춧가루·겨자·소금 10g씩) 비빔냉면 양념장(설탕 10g,간장·참기름 20g씩,다진 마늘 5g,깨 2g,육수 약간을 넣어 걸쭉하게 섞는다.) ■새콤달콤 냉면 좀 하는집 서울 을지로3가에서 청계3가로 가는 길목의 오른쪽 중간쯤에 있는 을지면옥(2266-7052)은 실향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평양식 냉면 전문점이다.자리에 앉으면 냉면을 삶은 온수를 내온다.뭐라고 꼬집을 수 없는 알듯 말듯한 맛이다.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메밀 향이 전해온다.온수에 간장 몇방울을 타서 마시면 냉면 마니아처럼 보일 것이다.넓은 주방에서 매일 직접 메밀을 빻아 즉석에서 면발을 뽑아 삶아낸다.메밀 특유의 향이 더욱 살아있다. 을지면옥의 특징은 면발이 가늘면서 길다.부드러운 면발이 뚝뚝 끊긴다.말끔한 육수에 파를 송송 썰어 넣고,고춧가루·깨를 솔솔 뿌렸다.삶은 계란 반개와 잘 익은 소고기 수육도 몇 점보인다.자극이 전혀 없으면서 개운한 맛이 난다.냉면은 6500원이다.적잖은 양이지만 사리(3500원)도 추가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사무소 옆의 을밀대(717-1922)는 굵은 면발과 살얼음 육수로 유명한 냉면 전문점이다.을밀대의 면발은 다른 집보다 배 정도 굵다.얼핏보면 불은 것처럼 보이지만 한입 가득 먹어보면 졸깃하면서 툭툭 끊어지는 게 별미다. 육수를 만들 때 소고기 양지와 사골을 함께 고아낸다.색깔이 짙고 맛이 깊으면서도 감칠 맛이 난다.육수를 얼려 살얼음이 동동 떠 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딱 좋다.비빔냉면도 면발이 굵은 것이 특징.냉면용 무김치 대신 배추김치를 낸다.상호는 평양 최고의 누정인 ‘을밀대’에서 땄다.물·비빔·회냉면이 모두 6000원이고,사리는 2000원이다. 장충동 1가 경동교회 맞은편의 평양면옥(2263-7784)은 정통 평양식 맛을 추구하는 냉면집이다.평양에서 대동면옥이란 냉면집을 하다가 월남한 변정숙 할머니의 아들 김대성(59)씨가 운영한다.얼려낸 육수는 맛이 밍밍하면서 담백하다.기름기가 모두 제거된 육수는 담백하다.1층 방앗간에서 직접 빻아 쓰는 면발이 구수하면서도 약간 거칠다.드물게도 꿩냉면(7500원)도 한다.안세병원 뒤쪽에 분점(549-5500)도 냈다.냉면·비빔냉면 6500원,사리 4000원. 평양식 냉면만큼이나 유명세를 타는 것이 함흥식 냉면이다.질긴 면발,매콤·새콤·달콤한 양념,뜨거운 육수.이런 삼박자를 갖춘 함흥 냉면은 오장동에 몰려있다.대표적인 함흥냉면(2267-9500)은 가느다란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고무줄처럼 질기다.맛은 여성스럽고 양이 좀 적다.간재미 회를 쓰는 회냉면(5500원)이 달콤하면서 매운 맛이 일품이다.물냉면·비빔냉면 모두 5500원,사리는 2500원.인근의 흥남집(2266-0735)은 면발이 덜 세련된 느낌이다.투박하면서 거칠어 남성스럽다.기호에 따라 참기름과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 것이 제 맛이다.회냉면·비빔냉면이 5500원씩이다. 이밖에 강원도 속초시의 함흥냉면옥(033-633-2256)은 정통 함흥식 냉면 한 가지만을 고집하고 있다.부산 창신동1가의 원산면옥(051-245-2310),대구의 강산면옥(053-425-0840),대전의 사리원면옥(042-256-6506)과 숯골원냉면(042-861-3287),경남 진주냉면의 맥을 잇는 진주 평거동의 진주냉면(055-747-7428),사천시 재건냉면(055-852-0723)과 평택시의고박사냉면집(031-655-4252) 등도 지역을 대표하는 냉면 명가다.또 동인천역에서 중앙시장쪽으로 나오면 이른바 ‘세숫대야 냉면집’ 20여곳이 집중해 있다.큰 그릇에 냉면을 가득 담아준다. ■색다른 맛 냉면 진화된 맛 ●비취냉면 냉면에 과일 고명이 과연 어울릴까.이런 의문점의 해답을 찾고 싶다면 서울 압구정동의 온더락(544-1840)을 찾아보자.고급 중국요리 전문점인 이곳에서는 포도,산딸기,귤,키위,복숭아,체리 등 10가지 과일을 고명으로 올린 냉면을 선보이고 있다.면에는 시금치를 넣어 ‘비취냉면’으로 불린다. 5년전 이곳에서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이 냉면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1년내내 꾸준히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다. 일반 냉면 육수에 고추를 넣어 더해진 가벼운 매운 맛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과일의 새콤달콤함이 조화를 이룬다.과일 외에도 오징어,새우,해파리,해삼 등이 들어있어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양장피를 먹는 듯한 느낌도 난다.가격은 냉면값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1만 2000원. ●명태회냉면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에 씹는 맛이 더해진 회냉면.하지만 고명으로 올리는 홍어회나 가자미회가 입에 맞지 않아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다.서울 신사동의 순(純)함흥냉면(540-0002)에서는 명태회를 올려 누구나 부담없이 회냉면을 즐길 수 있다.반건조 명태로 만든 회는 꾸둘꾸둘한 질감에 씹을수록 고소하다.새콤달콤한 비빔장과 어울려 자꾸 손이 간다.함흥 위쪽에 자리잡은 단천 지방이 바로 이 명태회냉면으로 유명하다.이곳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마침 명태로 유명한 속초에 정착,속초에 명태회냉면의 맛을 심어줬다. 사장 김용덕(44)씨가 속초의 유명한 ‘단천면옥’에서 직접 만드는 법을 배워 지난 5월에 문을 열었다.면발도 이 집의 자랑거리.흔히 면에 들어가는 재료배합까지만 사람손이 가고 반죽부터는 기계힘을 빌리지만 이곳은 다르다.100% 손반죽을 고집하고 있다.또 무형문화재 22호인 김선익씨의 방짜그릇을 사용하고 있다.속초 현지 직송 재료,손반죽 거기에다 최고급 그릇에 비해 가격은 놀랄 만큼 저렴하다.일반 냉면은 3900원,회냉면은 5000원. ●컬러 냉면 냉면 한 그릇으로 입은 물론 눈까지 즐겁길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서울 잠실의 냉면짱!용면가(414-5460)에서는 당연한 권리(?)다.냉면발이 빨강,초록,노랑 등 5가지나 돼 기존면의 밋밋한 색을 벗어던졌다.석류,딸기,검은콩,신선초,쑥,녹차,율무,팥 등 몸에 좋은 재료로 색을 내 건강에도 좋다. 맛은 기본.부산에서 20년간 ‘용수면옥’을 운영해온 냉면 대가 손용섭(57)씨의 솜씨이기 때문이다.면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비빔냉면(4000원)으로 먹어도 좋고 사골과 닭으로 낸 육수 맛이 그만인 물냉면(4500원)은 더 맛있다.손사장은 97년 냉면에 색을 내는 기술에 대해 특허등록을 마쳤다. 서울에 컬러냉면 전문점을 선보인 지 이제 4개월째지만 이색적인 면발에 끌려 들렀다 맛에 반해 이곳을 계속 찾는 손님들이 많다. ●청량리 할머니 냉면 자장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국집 딜레마’는 냉면집에도 존재한다.비빔냉면을 먹자니 국물과 함께 후루룩 넘어가는 물냉면이 아쉽고 물냉면을 먹자니 새콤한 비빔냉면이 유혹한다.서울 제기동 청량리역 인근 시장에 자리잡은 할머니냉면(963-5362)에서는 두가지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평범한 냉면에 올라오는 고명은 오이,무,찐계란으로 단촐하다.여기에 8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할머니표 다대기’를 얹어주고 육수를 주전자째 내준다.비빔냉면을 원하면 취향에 따라 설탕을 조금 넣어 비벼먹으면 된다.물론 육수를 부어먹으면 물냉면으로 변신!이곳을 일반 분식집 냉면과 차별화 시켜주는 양념은 다소 맵다.반쯤 비빔냉면으로 먹다 육수를 부어먹으면 좋다.김정숙(59)사장은 28년 이곳에 분식집을 열었고 15년전부터는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냉면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가게에 들어서면 일반 냉면(3000원)인지 곱빼기(4000원)인지만 얘기하면 된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이종원·안주영기자 jongwon@seoul.co.kr ˝
  • 여름의 맛 냉면 골라먹자

    여름의 맛 냉면 골라먹자

    장마철이라곤 하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뙤약볕 폭염이 버겁다.몸도 마음도 지치고,입맛도 저만치 달아났다.이럴 때 생각나는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냉면이다.살얼음이 앉은 육수를 들이켜면 다소나마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툭툭 끊어 먹는 면발에 식욕도 살아나게 마련이다.우리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인 냉면은 북부지방이 본고장이지만 전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냉면의 주재료인 국수류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고려시대.하지만 냉면에 대한 기록은 ‘동국세시기’ 등 조선 말엽부터 보인다.‘고종황제도 냉면을 즐겼다.’고 하는 기록으로 미뤄 냉면이 남하한 지는 꽤 오래됐다. 글 이기철·나길회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이호정기자 daunso@seoul.co.kr 냉면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대중화된 것은 6·25이후.월남한 이북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어엿하게 뿌리를 내리게 됐다.이전에는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한 겨울 먹었단다.그래서 냉면은 세번 떨면서 먹는다는 말이 생겨났다.“먹으러 가면서 떨고,먹으면서 떨고,돌아가면서 떤다.”고. 냉면은 크게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뉜다.보통 ‘물냉면’으로 부르는 평양식의 면발은 메밀과 전분을 섞어 면을 뽑는데 메밀이 70∼80%를 차지한다.서울 장충동 평양면옥의 김대성(59)사장은 “옥쌀(메밀)은 끈기가 없는 탓에 전분을 섞어야 점성이 유지된다.”며 “전분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메밀 특유의 구수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냉면의 비결”이라고 말했다.소고기의 사태와 양지머리 등을 고아낸 육수를 얼렸다가 면과 함께 띄워낸다.무슨 맛인지 모를 정도로 밍밍하면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제일로 친다. 반면 ‘비빔면’으로 불리는 함흥식의 면은 쇠심줄처럼 질긴 듯 쫄깃하다.고구마 전분이 많이 들어간 까닭이다.양념장에다 동해에서 나는 가자미나 홍어 등을 얹어 먹는다.매서운 겨울 삭풍을 이기려는 듯 맛이 강하다.고기나 뼈를 곤 뜨거운 국물인 장국이 곁들여 나온다.대체로 면발은 평양식보다 가늘고 색깔이 진하다.남한이 원산지인 진주냉면도 아스라히 맥을 잇고 있다.진주냉면은 메밀을 많이 쓰고 전분을 조금 섞어 만든 것으로 고기를 쓰지 않는다.평양냉면이 무를 얇게 저며 올리는 반면,진주냉면은 1년 삭힌 배추김치를 다져 넣는다.육수도 바지락·마른 홍합·마른 명태·표고버섯 등으로 만든다.진주냉면의 신은자(39)씨는 “옛 기록에는 평양냉면에 버금가는 것이 진주냉면”이었다고 자랑했다. 전통 냉면집은 찾는 곳만 찾게된다.왜 그럴까?이에 대한 해답으로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의 이성민(45)씨는 주방을 보여줬다.주방이 손님을 받는 1층 홀보다 더 넓다.주방에선 메밀을 빻아 가루로 만들어 면발을 뽑고 삶고 건져낸다.메밀이 쌓인 한쪽에선 육수를 삶아 식혔다가 냉동한다.간단히 말하면 냉면 공장이 들어선 셈이다.이씨는 “냉면을 제대로 만들려면 주방은 20∼30평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러니 금싸라기같은 도심에선 ‘돈안되는 주방이 크게 차지하는’ 냉면집을 차리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또 한가지.메밀을 빻아 냉면을 뽑아 내는 일이 너무 힘들고,미리 해둘 수 없다는 것이다.주방이 넓은 만큼 일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주방에 있다.이씨는 “평양식 냉면의 경우 면을 미리 뽑아 두면 10분만 지나면 불어서 못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냉면을 어떻게 먹으면 맛있을까?평양식의 경우 고명으로 얹어 나오는 삶은 계란을 먼저 먹어야 맛있다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을지면옥에서 소주를 따르던 한 할아버지는 “선주후면(先酒後麵)이야.”라며 끼어들었다.주문한 냉면이 나오는 동안 반주를 곁들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냉면을 고기와 메밀김치(무김치)를 싸서 먹어면 더 맛있다.”고 소개했다.냉면이 나오면 사발째 육수를 들이켜는 사람도 있다.면이 길고 질기다고 자르지 말라고도 한다.하지만 김씨는 “냉면 먹는 법이 어딨어.식성대로 먹으면 되지.”라고 잘랐다. 평양식 냉면에 식초와 겨자를 넣는 것도 이유가 있다.식초는 살균작용을 하면서 시원한 맛을 더욱 강조해준다.홀리데이인서울의 한식당 이원의 김창수(57) 조리장은 “겨자는 입맛을 상큼하게 하고 메밀의 찬 기운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런 냉면도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컬러냉면,과일냉면,야콘냉면,녹차냉면 등이 대표적이다.요즘에는 냉면 제품도 많이 나와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됐다.김 조리장은 “마른 면을 삶을 때는 살짝 끓여서 곧바로 꺼내 얼음물에 헹궈야 면이 엉키지 않고 쫄깃해진다.”고 말했다. ■김창수의 육수 요리조리 김창수 조리장은 35년째 한식만 외길로 걷고 있다.홀리데이인서울의 한식당 이원(02-7107-167)의 입맛을 책임진 그는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물냉면 육수(4인분) 재료 물 2ℓ,양지머리 125g,닭고기 100g,대파 50g,무 (A)개,건고추 2개,마늘 1통,통후추·월계수·감초 약간씩 만드는 법 (1)큰 냄비에 재료를 모두 넣고 2시간 정도 끓여낸다.(2)양지머리는 1시간 30분정도 지나면 건져낸다.얇게 썰어 편육으로 먹거나 냉면 고명으로 쓰면 된다.(3)(1)이 끓으면 체로 걸러 식힌 다음 소금·설탕으로 간을 해서 식힌다.냉동칸에 넣어 살강살강 얼려도 좋다. 다대기 (설탕 20g,식초·고춧가루·겨자·소금 10g씩) 비빔냉면 양념장(설탕 10g,간장·참기름 20g씩,다진 마늘 5g,깨 2g,육수 약간을 넣어 걸쭉하게 섞는다.) ■새콤달콤 냉면 좀 하는집 서울 을지로3가에서 청계3가로 가는 길목의 오른쪽 중간쯤에 있는 을지면옥(2266-7052)은 실향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평양식 냉면 전문점이다.자리에 앉으면 냉면을 삶은 온수를 내온다.뭐라고 꼬집을 수 없는 알듯 말듯한 맛이다.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메밀 향이 전해온다.온수에 간장 몇방울을 타서 마시면 냉면 마니아처럼 보일 것이다.넓은 주방에서 매일 직접 메밀을 빻아 즉석에서 면발을 뽑아 삶아낸다.메밀 특유의 향이 더욱 살아있다. 을지면옥의 특징은 면발이 가늘면서 길다.부드러운 면발이 뚝뚝 끊긴다.말끔한 육수에 파를 송송 썰어 넣고,고춧가루·깨를 솔솔 뿌렸다.삶은 계란 반개와 잘 익은 소고기 수육도 몇 점보인다.자극이 전혀 없으면서 개운한 맛이 난다.냉면은 6500원이다.적잖은 양이지만 사리(3500원)도 추가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사무소 옆의 을밀대(717-1922)는 굵은 면발과 살얼음 육수로 유명한 냉면 전문점이다.을밀대의 면발은 다른 집보다 배 정도 굵다.얼핏보면 불은 것처럼 보이지만 한입 가득 먹어보면 졸깃하면서 툭툭 끊어지는 게 별미다. 육수를 만들 때 소고기 양지와 사골을 함께 고아낸다.색깔이 짙고 맛이 깊으면서도 감칠 맛이 난다.육수를 얼려 살얼음이 동동 떠 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딱 좋다.비빔냉면도 면발이 굵은 것이 특징.냉면용 무김치 대신 배추김치를 낸다.상호는 평양 최고의 누정인 ‘을밀대’에서 땄다.물·비빔·회냉면이 모두 6000원이고,사리는 2000원이다. 장충동 1가 경동교회 맞은편의 평양면옥(2263-7784)은 정통 평양식 맛을 추구하는 냉면집이다.평양에서 대동면옥이란 냉면집을 하다가 월남한 변정숙 할머니의 아들 김대성(59)씨가 운영한다.얼려낸 육수는 맛이 밍밍하면서 담백하다.기름기가 모두 제거된 육수는 담백하다.1층 방앗간에서 직접 빻아 쓰는 면발이 구수하면서도 약간 거칠다.드물게도 꿩냉면(7500원)도 한다.안세병원 뒤쪽에 분점(549-5500)도 냈다.냉면·비빔냉면 6500원,사리 4000원. 평양식 냉면만큼이나 유명세를 타는 것이 함흥식 냉면이다.질긴 면발,매콤·새콤·달콤한 양념,뜨거운 육수.이런 삼박자를 갖춘 함흥 냉면은 오장동에 몰려있다.대표적인 함흥냉면(2267-9500)은 가느다란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고무줄처럼 질기다.맛은 여성스럽고 양이 좀 적다.간재미 회를 쓰는 회냉면(5500원)이 달콤하면서 매운 맛이 일품이다.물냉면·비빔냉면 모두 5500원,사리는 2500원.인근의 흥남집(2266-0735)은 면발이 덜 세련된 느낌이다.투박하면서 거칠어 남성스럽다.기호에 따라 참기름과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 것이 제 맛이다.회냉면·비빔냉면이 5500원씩이다. 이밖에 강원도 속초시의 함흥냉면옥(033-633-2256)은 정통 함흥식 냉면 한 가지만을 고집하고 있다.부산 창신동1가의 원산면옥(051-245-2310),대구의 강산면옥(053-425-0840),대전의 사리원면옥(042-256-6506)과 숯골원냉면(042-861-3287),경남 진주냉면의 맥을 잇는 진주 평거동의 진주냉면(055-747-7428),사천시 재건냉면(055-852-0723)과 평택시의고박사냉면집(031-655-4252) 등도 지역을 대표하는 냉면 명가다.또 동인천역에서 중앙시장쪽으로 나오면 이른바 ‘세숫대야 냉면집’ 20여곳이 집중해 있다.큰 그릇에 냉면을 가득 담아준다. ■색다른 맛 냉면 진화된 맛 ●비취냉면 냉면에 과일 고명이 과연 어울릴까.이런 의문점의 해답을 찾고 싶다면 서울 압구정동의 온더락(544-1840)을 찾아보자.고급 중국요리 전문점인 이곳에서는 포도,산딸기,귤,키위,복숭아,체리 등 10가지 과일을 고명으로 올린 냉면을 선보이고 있다.면에는 시금치를 넣어 ‘비취냉면’으로 불린다. 5년전 이곳에서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이 냉면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1년내내 꾸준히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다. 일반 냉면 육수에 고추를 넣어 더해진 가벼운 매운 맛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과일의 새콤달콤함이 조화를 이룬다.과일 외에도 오징어,새우,해파리,해삼 등이 들어있어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양장피를 먹는 듯한 느낌도 난다.가격은 냉면값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1만 2000원. ●명태회냉면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에 씹는 맛이 더해진 회냉면.하지만 고명으로 올리는 홍어회나 가자미회가 입에 맞지 않아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다.서울 신사동의 순(純)함흥냉면(540-0002)에서는 명태회를 올려 누구나 부담없이 회냉면을 즐길 수 있다.반건조 명태로 만든 회는 꾸둘꾸둘한 질감에 씹을수록 고소하다.새콤달콤한 비빔장과 어울려 자꾸 손이 간다.함흥 위쪽에 자리잡은 단천 지방이 바로 이 명태회냉면으로 유명하다.이곳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마침 명태로 유명한 속초에 정착,속초에 명태회냉면의 맛을 심어줬다. 사장 김용덕(44)씨가 속초의 유명한 ‘단천면옥’에서 직접 만드는 법을 배워 지난 5월에 문을 열었다.면발도 이 집의 자랑거리.흔히 면에 들어가는 재료배합까지만 사람손이 가고 반죽부터는 기계힘을 빌리지만 이곳은 다르다.100% 손반죽을 고집하고 있다.또 무형문화재 22호인 김선익씨의 방짜그릇을 사용하고 있다.속초 현지 직송 재료,손반죽 거기에다 최고급 그릇에 비해 가격은 놀랄 만큼 저렴하다.일반 냉면은 3900원,회냉면은 5000원. ●컬러 냉면 냉면 한 그릇으로 입은 물론 눈까지 즐겁길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서울 잠실의 냉면짱!용면가(414-5460)에서는 당연한 권리(?)다.냉면발이 빨강,초록,노랑 등 5가지나 돼 기존면의 밋밋한 색을 벗어던졌다.석류,딸기,검은콩,신선초,쑥,녹차,율무,팥 등 몸에 좋은 재료로 색을 내 건강에도 좋다. 맛은 기본.부산에서 20년간 ‘용수면옥’을 운영해온 냉면 대가 손용섭(57)씨의 솜씨이기 때문이다.면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비빔냉면(4000원)으로 먹어도 좋고 사골과 닭으로 낸 육수 맛이 그만인 물냉면(4500원)은 더 맛있다.손사장은 97년 냉면에 색을 내는 기술에 대해 특허등록을 마쳤다. 서울에 컬러냉면 전문점을 선보인 지 이제 4개월째지만 이색적인 면발에 끌려 들렀다 맛에 반해 이곳을 계속 찾는 손님들이 많다. ●청량리 할머니 냉면 자장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국집 딜레마’는 냉면집에도 존재한다.비빔냉면을 먹자니 국물과 함께 후루룩 넘어가는 물냉면이 아쉽고 물냉면을 먹자니 새콤한 비빔냉면이 유혹한다.서울 제기동 청량리역 인근 시장에 자리잡은 할머니냉면(963-5362)에서는 두가지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평범한 냉면에 올라오는 고명은 오이,무,찐계란으로 단촐하다.여기에 8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할머니표 다대기’를 얹어주고 육수를 주전자째 내준다.비빔냉면을 원하면 취향에 따라 설탕을 조금 넣어 비벼먹으면 된다.물론 육수를 부어먹으면 물냉면으로 변신!이곳을 일반 분식집 냉면과 차별화 시켜주는 양념은 다소 맵다.반쯤 비빔냉면으로 먹다 육수를 부어먹으면 좋다.김정숙(59)사장은 28년 이곳에 분식집을 열었고 15년전부터는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냉면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가게에 들어서면 일반 냉면(3000원)인지 곱빼기(4000원)인지만 얘기하면 된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이종원·안주영기자 jongwon@seoul.co.kr
  • [보러갑시다]

    ■ 이성순 작품전 20일까지 갤러리 목금토(02)764-0700.보자기가 연출하는 공간의 미학. ■ 김성환 개인전 12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6.1950년대 ‘판자촌 시대’를 다룬 사실주의풍의 회화 ■ 김보희 작품전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 풍경. ■ 최동열 초대전 16일까지 선화랑(02)734-0458.‘정물과 산수’‘정물과 누드’등 단순한 윤곽선으로 처리한 평면회화. ■ 여성민 개인전 14일까지 예가족갤러리(02)2608-8604.삶의 환희로써의 나뭇잎 풍경을 형상화.인스부르크·빈 등 유럽지역을 직접 찾아가 그렸다.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 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다양한 만남을 보여주는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설치,영상작품. ■ 쌍생 18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박현철 작·이윤주 연출,민정기 김지현 출연.눈먼 오빠와 쌍둥이 여동생간의 사랑. ■ 점프 11일∼9월12일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02)722-3995.태권도,태껸을 활용한 무술퍼포먼스.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 피노키오 7월11일까지 대학로박승대홀(02)747-9079.극단 유리가면의 가족뮤지컬. ■ 우리는 친구다 13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겁쟁이 민호와 TV광 슬기,폭력적인 뭉치 등 세 아이의 일상을 그린 극단 학전의 첫번째 어린이극. ■ 한단고기 20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7-9139.극단 기린의 가족동화. ■ 서문탁 콘서트 11·12일 오후7시30분,13일 오후6시 대학로 질러홀 1544-1555. ■ 푸른새벽VS플라스틱 피플 ‘블루 윈도우’ 11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이승열 ‘미드나잇 시크릿’ 12일 오후 10시30분 정동극장(02)751-1500. ■ 7080 빅콘서트 12일 오후 7시30분 상암 월드컵경기장(02)545-1211. ■ 테렌스 블랜차드 콘서트 20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02)543-3482. ■ 사스가족 20일까지 인켈아트홀 (02)923-2131.윤대성 작·김영수 연출,정상철 서희승 출연.사스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집 북경루의 이야기.극단 신화의 서민극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 휴먼코미디 8월2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382-5477.임도완 연출,백원길 권재원 출연.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미디 마임. ■ 바그다드햄릿 13일까지 대학로극장 016-285-4846.소희정 번안·연출.햄릿을 이라크 사태와 연결지어 인간의 약한 속성을 풍자. ■ 검정고무신 7월11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5-2124.위기훈 작·손규홍 연출,유정기 배상돈 출연.해방 전후 격동기 민초들의 고달픈 삶. ■ 자전거 7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이명호 출연.질곡의 한국사를 현실과 환상의 이중성으로 표현. ■ 백건우와 폴란드국립바르샤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일 울산문화예술회관,12일 서울 예술의전당콘서트홀,13일 대구 오페라하우스,14일 광주문화예술회관,15일 천안백석대(02)503-9333. ■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남성합창단 15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2187-6222. ■ 세버린 폰 에커슈타인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마술피리 15∼1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3476-6224.베세토 오페라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 김현정 피아노 독주회 12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497-1973. ■ 하멜과 산홍 13일까지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85.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 하프 퓨전 콘서트 12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02)757-3483. ■ 김희성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588-7890. ■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 연주회 1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51)624-4737.˝
  • [깔깔깔]

    ●중국산 미식가로 자처하는 한 남자가 어느날 아내와 함께 고급식당에 들어갔다. 평소에도 음식에 대해 간섭을 잘하는 스타일인 남자는 요리를 먹다가 인상을 쓰면서 매니저를 불렀다. 매니저 : 손님 뭐 불편하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남자 : 이것 봐요! 내가 맛 하나는 기가 막히게 아는 사람인데 말이야. 지금 이 요리에 들어간 재료 모두 중국산이구먼! 아무리 요즘 중국산이 넘쳐난다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거 너무한 거 아니오? 매니저 어떻게 설명할까 당황하며 말한다. 매니저 : 저,손님… 그게 저흰 매장특성상 중국산을…. 남자 : 아니,이 사람이 왜 이리 말이 많은가. 내가 맛을 좀 아는 사람이라니까. 순간 잠자코 있던 아내가 조용히 남자에게 한마디 한다. 아내 : 여보,여기 중국집이야.˝
  • “공짜라도 싫어” 중국집 군만두에 불똥

    “이제는 냉동만두뿐 아니라 중국집 군만두도 믿는 사람이 없어요.완전히 만두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니까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중국음식점 안동장 주인 김모(33)씨는 종업원이 배달나간 뒤 10분쯤 지나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서비스로 갖다준 군만두를 진짜 먹어도 되느냐.”며 몇차례나 되물었다.김씨는 “안심하시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 눈치였다.”면서 “중국집 6년 만에 공짜 서비스로 항의를 받기는 처음”이라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썩은 무를 넣은 ‘쓰레기만두’ 파동이 엉뚱하게도 중국음식점까지 번지고 있다.중국음식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가 천덕꾸러기가 된 것이다.서비스로 배달된 군만두가 포장도 벗겨지지 않은 채 되돌아 오기도 한다. 구로구 온수동에서 무진장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한표(여·41)씨는 “보통 하루에 10개 정도 군만두 주문이 들어오는데 오늘은 주문이 하나밖에 안 들어왔다.”면서 “배달된 군만두가 그냥 돌아오는 판에 만두를 돈내고 사먹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집들이 고심하는 것은 “우리 군만두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한 중국집 주인은 “물만두는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지만,군만두는 상당수 중국집이 외부에서 공급받아 쓰고 있다.”면서 “중국식 군만두는 돼지고기와 부추·양파·생강 등이 주재료이지만,최근에는 무말랭이도 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중국관을 운영하는 이남수(46)씨는 “배달가면 손님들이 ‘만두 속은 뭐냐.’며 농반진반으로 이야기를 꺼낸다.”면서 “서비스가 오히려 중국집 이미지를 해치는 건 아닌지 고민중”이라고 했다.그는 “손님들이 반응이 계속 이러면 주방장과 의논해 다른 서비스거리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국집들도 고민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동네 중국집에서 제공되는 군만두의 단가는 800원 정도.당장 떠오르는 건 요구르트나 콜라 정도지만 군만두 한 접시가 주던 만족도를 대신할 수 있을지는 비관적이다. 그러나 이번 ‘만두 사태’를 즐기는 중국음식점들도 없지 않다.학생들이 주요 고객인 학교 앞 중국집들이 여기에 속한다.종로구 성균관대 앞에서 A반점을 운영하는 서모(43)씨는 “사실 군만두만 따로 시키는 손님은 드물다.”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나쁠 건 없지 않겠느냐.”며 미소지었다. 한 중국집 주인은 “유통기간이 몇달씩되는 냉동만두와 달리 중국집 만두는 냉장상태로 공급받아 바로 소화한다.”고 강조하고 “적어도 오늘부터 공급받는 중국집 만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파동이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나의 창업노트](2)권구완 ‘챠밍덴트칼라’ 사장

    중년에 제2의 직업을 찾아 창업에 연착륙한 이들의 공통점은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보험회사 영업소장에서 차량 복원수리 1급 기술자로 변신한 권구완(權九完·39)씨도 예외가 아니다. ●창업비용, 임대료 포함 850만원 29일 서울 강동구 길동사거리 부근의 자동차 복원수리 전문점 ‘챠밍덴트칼라’.점포의 전면은 셀프 세차장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300평쯤 되는 마당에 세차장,경정비점,복원수리(덴트컬러) 전문점이 입주해 있다.넓은 공간이 필요없는 복원수리 전문점은 10평 규모다.‘덴트컬러’는 자동차 범퍼 등이 가벼운 추돌사고로 찌그러지거나 외장에 흠집이 생겼을 때 이를 감쪽같이 복원한 뒤 부분 도색으로 상처를 감추는 기술이다. 지난해 3월 이곳에 복원수리점을 낸 권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견습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형차 수리에 여념이 없다.갈색의 운전자 문짝이 못같은 물건으로 20㎝ 이상 그어졌다.사포를 몇차례 바꿔가며 흠집 부위를 기술적으로 간 뒤 흠집 부위를 다듬고 페인트를 뿌렸다.그는 페인트가 마른 후에 2차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점포를 차린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복원수리 경력은 6년째.이 분야의 A급 기술자다.차량 한 대의 수리비는 10만∼40만원선이다.하루 평균 견적문의는 5건 정도.이 중 2∼3건의 수리를 예약받는다.작업은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정교함을 살리기 위해 하루 한 대만 한다.그러고도 한 달 수입은 300만∼700만원이 된다.네식구가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다. 창업비용은 10평 점포의 임대료(보증금없이) 월 50만원에 광택기 등 기기와 공구 구입비 800만원이 들었다.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점포 월세 이외에 페인트 등 약품구입비 월 10만원 뿐이다. ●나만의 기술개발이 생명 권씨의 전직은 뜻밖에도 보험회사 영업소장.시골에서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권씨는 군 제대후 무작정 상경,중국집 배달원 등을 전전하다 보험회사에 들어갔다.매사 열심히 하는 성격 덕분에 입사 5년만에 영업점 책임을 맡았다.월급이 많을 때는 1000만원까지 벌었다.그러나 영업실적을 맞추느라 신용카드 빚이 7000만원으로 늘었고,외환위기 한파까지 겹쳐 실직하고 말았다.빚더미 속에 아무 기술도 없는 그로선 앞길이 막막했다.밑천이 별로 안들고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 일을 물색했는데 자동차 광택이었다. 99년 초 250만원을 주고 중고 소형 화물차를 구입했다.청계천 약재상에서 몇만원어치의 광택재료를 샀다.차량에 연락처를 크게 표시한 뒤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갔으나 며칠 동안 주문이 없었다.아는 사람들 승용차를 공짜로 열심히 닦아주었다.주문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해 하루 평균 2∼3건은 됐다.주문받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작업하다보면 이웃들이 덩달아 예약하는 바람에 한번 찾은 동네를 벗어나는데 보름씩 걸릴 때도 있었다. 욕심이 생겼다.광택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의 복원수리 기술을 배우기로 했다.그러나 문제는 이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기존 복원수리 전문점을 찾아 눈치껏 남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차량 페인트 업체들이 실시하는 부분도색 연수(1박2일)도 10여차례 다녀왔다.차량수리 교재를 구입해 눈이 아프도록 읽었다.그렇지만 국내 기술수준이 차량 정비공들의 경험적 손재주 정도에 불과해 핵심기술을 터득할 수 없었다.기술도 문제지만 흠집이 남지 않도록 하는 페인트의 배합비율도 알기 어려웠다. 권씨는 하는 수 없이 낮에는 이동광택 일을 하면서 밤이면 페인트를 칠하고 사포로 밀어댔다.기술이 조금 쌓이면서 광택을 의뢰받은 차량에 연습삼아 공짜작업을 해주기도 했다.결국 빚을 다 갚고 지난해에는 월세방에서 아파트로 옮겼다.지난해에는 점포도 열었다.최근 2000만원을 들여 국내에선 보기드문 조색기(調色機)를 구입했다.한 번의 부분도색에 필요한 페인트는 3숟가락 정도.하지만 이를 위해선 2ℓ짜리 한 통을 구입해야 했다.조색기에 페인트를 부어두면 수십종의 색을 만들수 있고 페인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울리는 상혼 권씨가 힘겹게 기술을 익히며 한푼 두푼 돈을 모으던 2000년 초 못으로 깊게 난 흠집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는 신종 페인트가 개발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대전의 한 페인트 장사꾼을 찾아가 시연을 요구했다.흠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너무 반가워 색깔에 따라 수십종의 페인트를 500만원어치나 샀다.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차량에 직접 실험해봤다.시연 때와 달리 흠집이 그대로 남았다.며칠이 지나서야 장사꾼이 보여준 것처럼 차량 색깔이 검은색이나 흰색은 잘 되는데 다른 색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됐다. 권씨는 “복원수리를 배우고 싶은 분들이 주의할 점이 또 있다.”고 했다.차량의 흠집을 제거하는 데에는 권씨와 같은 복원수리 기술도 있지만 흠집부위 전면을 아예 따로 도색하는 판금도색 작업이라는 게 있다.복원수리는 판금도색에 비해 수리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판금도색처럼 체계적인 개발이 안돼 기술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다.때문에 웬만한 경정비 업체들은 복원수리보다 벌이가 좋은 판금도색을 권유하곤 한다.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복원수리 기술이 뒤처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최근 복원수리 기술과 창업을 지원한다는 덴트컬러 전문점 프랜차이즈 모집이 성행하는 데,10명중 6명은 3개월 안에 창업비용 2000만원만 날리고 문을 닫는다.”면서 “일부 창업지원 업체들이 단순히 사포로 밀고 페인트만 덧칠하면 초보자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유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업 희망자에 무료로 기술 전수 요즘 권씨는 자신보다 더 큰 점포를 갖고 있는 경정비업소 사장 등 3명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권씨는 “어렵게 기술을 익혔지만 창업을 원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모 돈받으러간 새 화재…어린남매 단칸방서 참변

    부모가 밀린 임금을 받으러 가면서 집을 비운 사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집을 지키던 어린 남매가 목숨을 잃었다.9일 오후 4시20분쯤 서울 성동구 도선동 3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3층 김모(30)씨 집에서 불이 나 김씨의 딸(6)과 아들(4)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불은 김씨의 4평짜리 단칸방과 이웃집 일부를 태우고 20분 만에 꺼졌지만 김양 남매는 출입문 쪽이 불길에 휩싸이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사고 당시 김씨와 부인(29)은 김씨의 밀린 임금 12만원을 받기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7년 전 결혼한 뒤 중국집 배달원 등으로 일하며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집에서 살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일을 그만두면서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도 그만두게 했다.”면서 “어떻게든 밀린 돈을 받아 어린이집을 다시 보내려고 했는데….”라며 오열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깔깔깔]

    ●라면 먹는 방법 라면은 다 끓었는데 젓가락도 없고 포크도 없을 때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 먹습니까? * 냄비를 기울여 국물에서 벗어난 라면을 “앗,뜨거,앗,뜨거.”하며 손가락으로 집어먹는다. (평가)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방법이다.: ★★ * 중국집에 전화해서 나무 젓가락 하나 배달시킨다. (평가) 맞아 죽고 싶으면 무슨 짓은 못하겠는가. : ★★★ * 냄비 속에 얼굴을 처박고 입으로 먹는다. (평가) 대단한 용기가 없으면 도저히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방법이다.왜냐하면 스스로 자신을 개라고 백일하에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 *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평가)내공과 외공을 각각 10년 이상의 수련을 쌓아야 비로소 터득할 수 있다는 무림 최고의 비법.: ★★★★★˝
  • [일요영화]

    ●제로 톨러런스(KBS1 오후 11시25분) 좀처럼 접하기 힘든 스웨덴 영화.살인사건에 휘말려 억울한 누명을 쓴 FBI 요원의 활약상을 담았다. 유능한 FBI 요원 제프 더글러스는 악명높은 마약조직인 ‘하얀 손’의 일원인 레이먼드 만타를 압송해 오려고 동료 진,지미와 멕시코로 떠난다.그러나 만타를 데려오다 만타 부하들의 습격을 받아 진과 지미는 죽고 제프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만타 일당은 보복으로 제프의 아내와 두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제프마저 죽이려 든다. ●질리안의 37번째 생일에(MBC 밤 1시25분) 가족애를 소재로 한 멜로물.‘로미오와 줄리엣’의 클레어 데인즈,‘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피터 갤러거와 미셸 파이퍼가 출연한다.대학 교수인 데이비드는 아내 질리언을 매우 사랑한다.많은 시간을 달빛 아래서 그녀와 얘기하거나 바닷가를 거닐며 보내는 데이비드.그러나 사실 질리언은 2년 전 요트 사고로 죽었다.질리언의 37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주말 모임에서 질리언의 언니 에스더는 질리언이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데이비드를 바라보며 불안함을 느낀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SBS 오후 11시45분) ‘거짓말’‘꽃잎’을 만든 장선우 감독의 2002년작.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게임을 소재로 했다.이동통신 광고에서 신비로운 소녀로 주목을 끈 임은경이 여주인공인 성냥팔이 소녀로 나온다. 기획 당시 56억원이었던 예산이 90억원으로 불어나고,6개월로 예정된 촬영이 14개월로 늘어나 ‘거품’이라는 악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가상현실과 장자의 우화(호접몽)를 인터렉티브 게임 스타일로 절묘하게 결합한 이 영화는 철학적 해석 역시 경쾌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동시에 액션과 코미디,멜로와 팬터지에 이르는 모든 장르적 관습을 총동원해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세상사는 낙이라고는 오직 게임방에서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인 중국집 배달원 ‘주(김현성)’.평소처럼 게임에 몰두하던 주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는 게임에 접속할 것을 권고받는다.동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성냥팔이 소녀가 게임 속에 재현되고,주는 어느새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공간으로 들어간다.주의 임무는 갖가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성냥팔이 소녀를 구해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유도하는 것. 이영표기자 tomcat@˝
  • [깔깔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 답안지를 선생님이 거둬 가는 순간 내 답이 오답임을 깨달았을 때. * 식당에서 된장찌개 먹는데 누군가 “밥이 쉰거 같아.”라고 했다.나는 벌써 반이나 먹었는데…. * 설명서대로 조립했는데 작동되지 않는 장난감. * 17층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다 각층마다 버튼 다 눌러 놓은 꼬마. * 머리 감고 있는데 전화벨 울릴때. * 숫자 하나도 안맞은 로또. * 식당에서 물고 나온 양쪽 끝이 뾰족한 박하사탕에 입 천장 찔렸을 때. * 다이어트하고 있는데 여전히 배에 치약 떨어트렸을 때. * 짬뽕 국물에 엄지손가락 담그면서 갖다 주는 중국집 점원. * 과일 사들고 오다 봉지 터져 길거리에 주르르 흐를 때. * 학창시절 혼자서 열렬히 애태우던 여자후배를 15년 만에 만났는데 그때 자기도 관심 있었다고 말했을 때. * 그리고 그녀는 아직 혼자인데 나는 기혼자일 때.
  • UN산하 국제해양재판소 박춘호 재판관

    ‘삼산육수일평지(三山六水一平地).’산은 지구의 3할이고 바다는 6할이며,평지가 1할이라는 뜻이다.20세기가 ‘육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바다의 시대’다.바다는 광활하고 신비스러운 곳이며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마지막 보고(寶庫)이기도 하다.그래서 세계 각국은 호시탐탐 ‘해양패권’에 혈안이 되고 있다.이에 따른 분쟁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박춘호(74) 재판관.그는 유엔(UN)산하인 이 재판소의 첫 한국인 출신 재판관이다.그는 1980년 세계 해양법학자 300명이 참가한 독일 ‘키일 총회’의 의장을 역임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이어 96년 8월 유엔본부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재판관을 뽑을 때 그는 100개국 중 69개국의 지지를 얻어 9년 임기의 선두그룹으로 당선돼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문패’에 걸맞게 ‘분쟁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지구를 80바퀴나 돌면서 세계와 상대하고 있다. ●해양법·학문 겸비한 국제적 에세이스트 ‘바다를 보거든 산을 보고,산을 보거든 바다를 생각하라.’그의 좌우명이다.‘해양법 35년 외길’을 걸어온 그는 비단 해양법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금쪽 같은 학문과 지식을 두루 섭렵한 문명비평가로도 명성이 높다. 그는 얼핏 딱딱한 인상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해박한 지식에다 풍부한 유머가 철철 넘친다.‘순도 100%의 촌놈’ 출신의 사투리까지 섞어 좌중의 배꼽을 죄다 흥분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영어·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독일어·베트남어 등 6개국어를 구사한다.박식과 기지가 넘치는 국제적인 ‘에세이스트’다. 에피소드1.얼마전 독일 함부르크에서 국제해양법 재판관들의 회의가 열렸다.격무에 시달린 재판관 1명이 과로사로 순직한 직후였다.각국 재판관 21명이 참석한 회의실.최근 1년 사이에 벌써 3명이나 과로사를 당해 다들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박씨는 침울하게 앉아 있는 재판관들의 얼굴을 좌우로 쭉 훑었다.한 재판관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박씨 왈,“다음은 누군지 보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딱딱한 회의실이 금방 웃음바다로 변했다. 에피소드2.지난 12일 독도개발법과 관련,국회 농림해양수산위 공청회에서 모의원이 박씨에게 독도 영유권을 놓고 국제재판을 열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불쑥 물었다. 그러자 박씨는 이렇게 답변했다.“세상에는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 다섯가지가 있소.첫째 도박,둘째 전쟁,셋째 선거,넷째 재판이오.” “나머지 하나는 뭐요?”하고 모의원이 다시 물었다.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머금던 박씨가 “부부싸움이지.한창 싸움하다가 한 사람이 ‘여보 사실은 그게 아니고….’하면서 꼬랑지내리면 누가 이겼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말했다. ●무궁무진한 촌철살인 에피소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다.베이징대에서 강의할 때 우리나라의 전라도 사투리 같은 산둥어를 자주 구사해 학생들을 웃기는가 하면,그의 생일(1930년 4월15일)이 김일성 주석과 같아 그를 만난 사람들이 불편해하기도 했다(한·중 수교전부터 베이징에 자주 다녀 북측 요원들과도 가끔 맞닥뜨릴 수 있었다). 또 지난 83년 5월 중국 민항기가 피랍돼 춘천의 미군 비행장에 불시착했을 때였다.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라는 정식국호를 사용하며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게 나선 진짜 배경에 대해서도 박씨만이 알고 있는 일화다.즉 승객 중에 중국 최고의 국방비밀을 쥔 유도탄 전문가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13일 때마침 한국에 머물고 있는 박씨를 잠시 만나 영화보다,소설보다 더 진한 그의 인생역정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우문 한가지만 감히 여쭙겠습니다.” “그래,해봐.” “독도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어떻게 해야 해결됩니까?” “독도문제? 이 사람아,해결되지 않는 게 해결되는 것이어.그냥 놔둬부러,왜 다들 난리방구야.”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頓悟頓修) 경지에서 나오는 즉답이라고나 할까.거침없으면서도 명쾌했으며 목소리는 거의 고성에 가까웠다.득도한 사람한테 감히 질문을 어떻게 하랴. ●“인생은 촌놈서 태어나 촌놈으로 가는 것” 어쨌든,추억의 시계바늘을 그의 과거로 돌렸다.지리산 첩첩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세 때 부친을 잃고 농림학교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6·25때 경찰에 투신해 지리산 전투에 참가했고 군산 미공군부대 클럽 바텐더 생활을 했다.10년 만에 대학 졸업 후 문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중국집 종업원,나이 39살에 해양법을 배우기 위한 영국 유학길 등 아시아해양법 개척자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이 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박씨는 “촌놈에서 태어나 촌스럽게 가는 것이어.”라고 하면서 “이거봐,기자 양반.인류는 본디 굴속에서 살던 혈거부족(穴居部族)이어.촌놈들의 집단에서 싹튼 게 아닌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박씨는 전북 남원군 대강면 평촌리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어린 시절 여수에 사는 고모댁에 갔다가 넓은 바다를 보고 감동해 ‘바다를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술회했다.‘장보고,이순신,그래 다음은 박춘호야.’라고…. 그는 어쩌면 독도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확실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독도개발법? 무슨 똥같은 얘기여.재판이 열리면 아무 소용이 없어.고증,그래 우리가 좀 유리하지.그러니까 좀 가만 있어봐.” ●새벽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 박씨는 ‘서울대가 뭐가 잘났느냐.’는 오기로 원서를 냈다가 합격했다.그러나 6·25전쟁으로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문교부 차관 비서관으로 발탁된다. 이때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중국집에서 이른 아침에 호떡장사 아르바이트를 했다.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일념 때문이다.외국어 욕심이 남달리 강한 그는 아침에는 중국어,밤에는 독일어를 터득했다.남대문 시장에서 단파 수신기를 하나 사서 밤에 베이징방송을 들으며 독일어 뉴스를 청취했다. 문교부 차관 비서관 때 친구와 우연히 광화문에서 좌판깔고 있는 점쟁이를 만나 인생히 확 변했다.“수륙만리를 뛰어야 하는데 한 인간(문교부장관)이 가로막고 있구나.”라는 점쟁이의 말이 영국 유학(해양법)을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유학 다녀온 후 그는 해양법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박정희 정권 때 석유개발에 대해 ‘코미디’라고 해서 당국의 신경을 건드린 적도 있었다.그는 중국과 수교전에 50여 차례 베이징을 다녀오면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김문기자 km@˝
  • [세상에 이런일이] '성난 자장면’

    ‘고스톱 삼매경’이 심야의 중국집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5일 새벽 2시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S중국음식점.늦은 시간 가게문을 닫고 귀가하던 자영업자 최모(51)씨가 허기를 달래기 위해 ‘24시간 영업’이란 간판이 걸린 이곳을 찾았다. 때마침 음식점 안에서는 주인과 종업원 사이에 고스톱이 한창이었다.이들은 손님이 오는지 마는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노름 삼매경’에 빠져있었다.참다 못한 최씨가 “장사 안 하냐.자장면 좀 달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영업 끝났다.안 판다.”는 주인 조모(35)씨의 무뚝뚝한 대답이었다.몇 차례 ‘날선’ 대화가 오갔고 다툼은 어느새 주먹다짐으로 번졌다.젊은 조씨가 최씨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자 최씨는 왕년의 ‘박치기’ 실력으로 맞섰다.경찰이 출동하고 경찰서에 연행된 뒤에도 이들은 쉽게 분을 삭이지 못했다.주인 조씨는 “한참 ‘끗발’이 오르는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훼방을 놓았다.”고 투덜댔다.최씨는 “노름에 정신팔려 장사꾼의 본분까지 잊었다.”며 혀를 찼다.서울 청량리경찰서는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깔깔깔]

    ●직업별 거짓말 *정치가:단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옷가게 주인:어머! 언니한테 딱이네. 완전 맞춤복이야. *남대문 상인:이거 밑지고 파는 겁니다. *간호사:이 주사는 하나도 안 아파요. *열애설 연예인:우리는 그냥 친구 사이일 뿐입니다. *선생님:이것은 꼭 시험에 나온다. *결혼식 사진사:내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예쁜데요. *AS 기사:이런 고장은 처음 봅니다. *수석 합격생:잠은 충분히 자고,학교 공부만 충실히 했습니다. *미스코리아:그럼요!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 *중국집 주인:아이고,음식 갖고 금방 출발했습니다. *신인 배우 :외모가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 달동네 주민에 설선물 한아름/이명박시장 신림동 ‘밤골’ 방문

    서울시내 대표적 달동네인 관악구 신림10동 ‘밤골’ 사람들이 설날을 앞두고 14일 어려운 가운데서도 모처럼 신바람나는 하루를 보냈다. 이 일대 저소득 주민 5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이명박 시장과 김희철 관악구청장 등 30여명의 방문을 받았다. 신림10동 사무소에서는 이 시장 등이 주민 대표자 20명에게 쌀 10㎏들이 한 포대와 도서상품권을 비롯한 명절 선물을 안겨줬다.이 동네 238가구 모두에게 동사무소를 통해 같은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시장 일행은 이어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신림10동 산57의 1 김재선(47)씨와 한순흥(58·여)씨,산79의 4 이봉순(76)씨 등 3가구를 찾아 따뜻한 정담을 나눴다. 김씨는 단칸셋방에서 병환으로 노동력을 잃은 아내,정신지체장애인 아들과 73세의 노모를 모시며 중국집 배달원 일을 하고 있다. 공공근로자 한씨 또한 정신지체 아들(30)과 보증금 100만원,월세 10만원짜리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역시 700만원짜리 전세를 얻어 사는 이씨는 “추위에 떠는 주민들을 위해 이렇게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 “자장면발 뽑으며 사랑도 뽑습니다”/이웃사랑 7년 ‘중국집 아저씨’ 정관훈 씨

    “저의 유일한 재주인 자장면 만드는 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 자장면을 뽑아 군부대,재활원과 각종 재해현장을 찾아다니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중국집 아저씨’ 정관훈(鄭官訓·46·서울 강동구 암사1동)씨.그는 일요일인 12일에도 서울 강동구 암사동 국가사적 267호 선사주거지 축제 현장에서 ‘옛날 자장면 뽑기 시범’을 보이며 참가자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었다. 강동구 중식업연합회장인 정씨는 이날 회원 40명과 함께 2000 그릇의 자장면을 만들었다.20㎏들이 밀가루 20포대나 된다.“4000∼5000원 하는 옛날 자장면 1인분이 오늘만큼은 2000원입니다.여러분이 내주신 돈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소중하게 쓰입니다.” 정씨는 벌써 7년째 자신의 생계수단인 자장면으로 이웃을 돕고 있다.소록도의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추억의 자장면을 대접하는가 하면 동네 경로당,어린이집 등 어려운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자장면을 선사하고 있다.정씨의 이웃사랑은 지난 97년 자원봉사자로 나서면서부터.81년부터 시작한 중국집이 자리를 잡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강동구 관내 동종업자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 것.정씨는 “바다를 메울 수는 있어도 사람 욕심은 채우지 못하는 법”이라며 “낮은 데를 쳐다보며 이웃과 더불어 떳떳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길섶에서] ‘참푸르’

    몇년전 인도네시아와 타이완 기자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를 들른 적이 있다.끼니 때 들른 식당은 공설시장에서 멀지 않은 데였다.그림 메뉴표를 보고 볶음밥 비슷한 걸 주문하니 이름이 ‘참푸르’란다. 인도네시아 기자가 무릎을 치면서 인도네시아에서도 밥위에 이것저것 얹거나 볶은 요리를 참푸르라고 한단다.‘참푸르’는 섞는다는 뜻의 동사라고 설명하면서 오키나와와 인도네시아는 교류가 활발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옆에서 듣던 타이완 친구도 참푸르가 중국 광둥지방을 거쳐 일본에 전해지면서 해물과 야채로 국물을 낸 면요리인 참퐁이 됐다고 거든다. 술을 섞어 마시고 다음날 머리가 띵할 때나,중국집에 가서 자장면과의 사이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까 고민하던 짬뽕이라는 말의 ‘긴 여정’을 처음 알게 된 게 그 때였다.점심 시간에 들른 한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키니 자장을 얹고 짬뽕 국물을 내준다.고민할 필요가 더 이상 없게 된 식사를 보면서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강석진 논설위원
  • 조폭마누라2 / 가위 대신 철가방 든 ‘형님’

    ‘조폭 두목에서 기억을 상실한 중국집 배달부로’ 감 빠른 이라면 ‘조폭마누라 2:돌아온 전설’(제작 현진시네마)을 금방 떠올릴 것이다.촬영중 주인공 신은경의 눈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삐걱거리는 등 말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영화가 새달 5일 개봉한다.지난 25일 시사회에서 제작자 이순열 대표,주연 신은경과 정흥순 감독은 하나같이 ‘숯검정이 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돌아온 전설’에 쏠린 주요 관심은 모든 속편이 그렇듯 아무래도 530만 관객동원으로 흥행에 성공한 1편과의 비교다. 먼저 영화의 조율사가 ‘가문의 영광’으로 500만 인기몰이에 성공한 정흥순 감독으로 바뀌었다.코믹 드라마로 진가를 높인 그는 ‘조폭마누라 2’에서 장기를 맘껏 살렸다.무게 중심이 ‘조폭 세계’라는 음지에서 ‘가족과 이웃’이라는 양지로 휙 이동했다. 영화는 기승전결 방식으로 진행된다.가위파 보스인 ‘깔치’ 은진(신은경)이 고층건물 옥상에서 난투극을 벌이다 총에 맞아 추락하지만 닭장차 위에 떨어져 목숨은 건진다.하지만 술 취한 중국음식점 주인 윤재철(박준규)에게 발견돼 업혀가다 머리를 크게 다쳐 기억을 잃는다. 이제 조폭두목은 없고 기억을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퓨전 중국음식점 ‘슈’의 배달원 ‘슈슈’만이 있다.그의 가위는 살상용이 아니라 주방용으로 바뀐다.이후 영화는 본격 코미디로 접어드는데,슈슈가 잃어버린 과거를 알기위해 몸부림치는 장면은 연신 웃음을 자아낸다.감전 충격으로 기억을 찾으려고 쇠꼬챙이를 콘센트 구멍에 꽂는가 하면,폭우 속에서 우산을 들고 번개를 기다린다.최면을 걸어보기도 하고 “나를 찾는다.”며 집을 나간 뒤 땅꾼차림으로 돌아와 뱀을 먹기도 한다. 옛날을 되살려주는 계기는 아직 녹슬지 않은 몸.은진은 우연히 3인조 은행강도를 때려 잡고 ‘용감한 시민상’을 받는다.그 장면을 본 라이벌 조직의 보스 백상어(장세진)가 은진을 알아차린 뒤 킬러를 보내 제거하려 하면서 영화는 속도가 붙는다. 피 튀는 싸움으로 얼룩진 거대 장면보다는 외롭고 힘없는 이들이 나누는 인정에 초점을 둔 게 특징.은진·재철과 딸 지현(류현경),사채업자 고사채(주현)와 백상어파의 주상복합건물 건립 음모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시장주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훈훈한 감동을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신은경은 잇단 코믹 연기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투장면 소화로 제몫을 톡톡히 한 느낌이다.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개성있는 볼거리들을 보탠 조연급 연기자들의 도움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있음직함’과는 거리가 먼 논리적 비약 등 허술한 구성은 허점으로 노출된다. 이종수기자 vielee@
  • ‘번개’ 남의 이름으로 10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로 전국 각지를 돌며 성공담을 강의해온 중국집 배달원 출신 ‘번개’가 10년간 남의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번개’는 지난 18일 오후에도 기업연수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시청을 찾았다가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정체가 밝혀졌다. ‘조태훈’으로 알려진 번개의 본명은 김모(38·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씨.번개는 지난 94년 4월 중국집 계산대에서 훔친 동료 배달원 조태훈(37·광주 서구 상무동)씨의 주민등록증에 자기 사진을 붙이면서 엉겁결에 조씨로 행세하게 됐다.예비군훈련 불참으로 기소중지자가 되고 잦은 이사로 전입신고마저 하지 못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말소됐기 때문. ‘번개’의 성공담은 널리 알려진 대로다.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지난 86년 무작정 상경했다.검정고시 출신 중졸학력이 전부인 번개는 지난 97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중국 음식점 S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뜨기 시작했다.“주문 전화를 끊는 순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는 신속함과 남학생에겐 소주를,여학생에겐 스타킹을 선물하는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매스컴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밑바닥 인생에서 일약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이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그를 초빙했고 IMF체제에서 ‘21세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초청강연 횟수만 2000차례를 넘었다.강연료도 한달에 1000만원을 웃돌았다.‘번개반점’ 체인망을 거느린 사장이자 ‘번개외식경영컨설팅연구소장’이라는 길다란 직함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조태훈이 된 번개는 이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생활이 이어진다.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친구를 속일 수는 없었다.자동차운전면허도 따지 못했다. 아무리 멀어도 기차나 버스로 이동했다.멀찌감치 경찰 복장만 보여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바빠도 무단횡단만은 하지 않았다.더욱이 초등학교 갈 때가 된 큰아들(7)은 물론 둘째(2)도 혼인신고조차 못한 부인의 호적에 올렸다. 지난 98년 을지로에 ‘번개’라는 중국집을 냈다가 쫄딱 망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번개의 명성은 이어졌을지 모른다. 큰 손해를 보고 중국집 문을 닫고 지금도 빚을 갚고 있다. 문제는 진짜 조태훈씨에게 엄청난 소득세와 의료보험료 미납 독촉장이 수년째 날아들었고 소명자료 제출에 지쳐 견디다 못한 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번개는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떳떳한 아빠로 살아가게 돼 오히려 시원하고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김씨에 대해 공문서 위·변조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검찰은 고의성이 없고 그동안의 사회적 봉사활동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토록 조치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맛 에세이] 맛의 브랜드

    어떤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뭘 할까 둘러보니 그래도 ‘먹는장사’가 최고인 것 같더라네요.밑천은 없고 재주까지 없어 고민하다가 주방장 하나를 두고 배달 전문 중국집을 하기로 했답니다.배달 전문이니 가게가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 반지하층 하나를 얻었고요.‘삼성각’이란 이름 아래 전화번호를 넣은 전단지 뿌리고 장사를 시작했답니다.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장사에 재미가 붙어 가는데 어느 정도 매출이 오르더니 그 다음에는 그만그만하더랍니다. 주위에선 업종을 바꿔보라고 하는데 그러기는 싫고 해서 시험 삼아 전화 한 대를 더 신청했고 ‘오성각’이란 이름으로 전단지를 뿌렸습니다.‘오성각’ 배달만 하는 총각을 하나 더 썼고요.몇 주 지나 ‘오성각’ 배달 총각이 어느 집에 자장면을 배달하러 가자 자기들끼리 그러더래요.“삼성각 자장면보다 오성각 자장면이 맛있는 것 같아.”그러니까 그 옆에서 누가 “오성각 꺼에는 양파가 많아서 더 달착지근한 거예요.”라고 받더랍니다.주방장은 여전히 한 명인데….한동안 그 동네에서삼성각과 오성각이 호황을 누렸답니다. 제가 어느 모임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한 분이 자기도 재미있는 통계를 하나 봤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 애주가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위스키는 A인데,실제로 저가의 B가 훨씬 높은 매출을 올린답니다.B는 위스키도 아니고,사람들 사이에 이미 잊혀져가고 있는 싸구려 술인데,그렇게 매출이 높은 이유가 뭐겠습니까?그 B가 가짜 위스키의 원료로 쓰인다는 거죠.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위스키 소비자 중 30% 이상이 위조주,리필주를 마셔본 경험이 있고,프리미엄 위스키를 마실 때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우려를 느끼는 이가 50%를 넘는다고 하니 그 정체불명의 판매 전표에 신뢰가 갑니다.그러니 위스키에 잠금장치를 하느라 50만 달러라는 거액의 시설 투자를 하고,그렇게 잠금 장치를 한 위스키가 출시되자 바로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봐야겠지요. 모 콜라 회사에서는 여름이면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강력한 이벤트를 엽니다.이름이나 포장재에 대한 선입견 없이 내용물의 맛만 보고 평가하자는 의도죠.올해도 서울과 경기 지역의 대학가,극장가 등에서 눈 가리고 콜라 마시기가 계속된다고 합니다.그 강력한 이벤트도 1위와의 폭을 좁히는 데는 기여를 했지만 여전히 전세를 역전시키지 못한 걸로 압니다. 맛이란 게 혀에서만 뱅그르르 돌아 판단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단맛,쓴맛,신맛,짠맛처럼 혀에서 느끼는 맛을 넘어서 보는 맛,맡는 맛,만지는 맛,듣는 맛,느끼는 맛,넘어가는 맛….그런 것들이 다 서로 어우러지면서 자기만의 맛을 만들어내는 거죠. 특히 요즘처럼 브랜드 마케팅이 중요한 시기에는 그 음식이 갖고 있는 고유한 맛에 브랜드 인지도라는 새로운 맛의 기준이 추가됩니다.만드는 회사의 이름,음식에 붙은 이름,담아놓은 포장재의 디자인,광고 카피,전속 모델….그런 것들이 때로는 혀의 기능을 웃돌기도 합니다.그래서 가끔은 어지럽습니다.‘진짜 맛있는 것’이 뭔가에 대해서요. 어떤 화려한 포장용기에도,어떤 아름다운 광고 모델에도,어떤 미사여구의 평론에도 현혹되지 않는 진짜 맛….갑자기 엄마가 끓여주시던 김치찌개가생각나네요.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지구당위원장 폐지 ‘한목소리’ / 한나라 당권주자들 “물갈이가 우선”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은 15일 한결같이 내년 17대 총선에서의 ‘물갈이’를 약속했다. 소장의원들이 중심인 ‘정치개혁 및 당 쇄신을 위한 모임’ 초청 간담회에서다. 이들은 쇄신모임 의원들이 요구한 지구당위원장 폐지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를 물갈이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후보들은 “상향식 공천은 이미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원칙”이라고 입을 모은 뒤 “이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한발 더 나아간 의견들을 제시했다. ●지구당위원장직 사퇴 거론 강재섭 의원은 “지구당 제도 자체는 당분간 유지하되,공정한 경쟁을 위해 공천을 즈음해서 지구당위원장을 내놓고 공정한 경쟁에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형오 의원은 3개월전 사퇴를,김덕룡 의원은 6개월전 사퇴를 약속했다.김덕룡 의원은 “상향식이 잘못되면 현직들이 승리할 수밖에 없으므로 중앙당에 ‘후보추천위’를 설치,새 사람을 발굴한 뒤 현역들과 대등한 게임을 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서청원 의원은아예 “지구당 폐지 켐페인을 실시하라.동참하겠다.”고 쇄신모임에 주문했고,이재오 의원은 김형오 의원과 함께 “향후 지구당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병렬 의원은 “상향식 추천과 경선을 얼마나 공정하게 하느냐가 핵심이므로 지구당위원장이 사퇴를 하지 않고도 공정한 선거인단을 만들면 된다.”면서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 제한 방식을 내놓았다. 중앙당 슬림화 및 정책정당화,당헌.당규에 따른 분권형 대표체제에 대해선 대부분 후보들이 동의했으나 이재오 후보만 중앙당 축소에 반대,눈길을 끌었다. ●‘중국집 논쟁’ 김형오 의원이 “중국집도 바뀌면 간판 먼저 바꾼다.우리도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고 하자,서청원 의원은 “간판 바꿨다고 달라지나.주방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재오 의원이 “지붕만 이어놓고 새집이라 할 수 있나.지붕도 서까래도 기둥도 바꿔놓아야 입주자가 들어온다.우리 당은 ‘바꾸겠다.뒤집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야 바뀐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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