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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모한 도전… 허무한 죽음

    거액을 들여 복권을 샀다가 당첨이 되지 않자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18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A(30)씨 집에서 A씨가 작은 방 출입문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26)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중국집 종업원인 A씨는 지난 8월부터 3000여만원을 복권 사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컴퓨터 화면에 복권 판매를 비난하는 글이 있었고,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복권에 당첨되지 않은 것이 직·간접적인 자살 동기가 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3시40분에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모 모텔에서 투숙객 B(26)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숨지기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모텔 근처 복권점에서 270만원어치의 로또복권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연근 수확 현장으로 그룹 홀라당이 출동한다. 재래시장 안에서 20여 가지 전을 부치며 손님들 끌어 모으느라 아나운서 이지연과 가수 원미연도 구슬땀을 뻘뻘 흘린다. 하지만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개그우먼 이경애와 장미화가 수타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보기 위해 중국집으로 출동한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개그콘서트 특집을 맞이하여 총출동한 16명의 개그맨들이 열띤 노래대결을 펼친다. 미녀 개그우먼 3인방인 안영미, 정경미, 신고은이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을 불협화음으로 불러 배꼽을 쥐게 한다. 안상태, 안일권, 곽한구는 라이온킹 시그널 음악에 맞춰 동물 묘사개그를 선보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찾아라, 시니어 스타’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을 빚어내는 실버 관현악단을 만나본다.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연습에 매진해 지금은 1년에 몇 차례씩이나 공연무대를 갖는 수준급 실력의 관현악단이다.18명의 단원들은 올해로 벌써 6년째 특별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 실력이 감동적이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구름, 비, 바람. 사람의 손길로 제압할 수 없는 자연의 힘. 그래서 자연재해는 그 어떤 재앙보다 무섭다. 인간은 예측불허의 자연의 힘 앞에 무기력할 수 밖에 없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미군의 기후조작 프로젝트가 뒤늦게 밝혀졌다. 과연 은밀했던 프로젝트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유리의 성(SBS 오후 8시50분) 시어머니 인경은 민주에게 사표를 냈냐고 묻고, 민주는 놀랍고 당황한 얼굴로 계속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매달린다. 그러나 인경은 큰 며느리가 인경보다 못해 집에서 내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유성 그룹의 안주인으로서 알아야 할 것들을 이제부터 배워 나가야 한다고 못 박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며 환하게 웃는 승희. 태어날 때부터 열 손가락과 발가락이 붙어 있었던 승희의 병명은 ‘애퍼트 증후군’이다. 게다가 치아의 심한 부정교합으로 음식을 제대로 삼키기도 힘들다. 8년 전, 병원 수술을 받은 후, 추가검진을 받지 못한 승희의 건강은 괜찮을까? ●희망풍경(EBS 오전 6시) 아침부터 부둣가에 나온 미연이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연이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달려 오는 남자는 선생님. 육지에 있는 중학교로 매번 다니기가 힘든 미연이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선생님이 직접 풍도를 방문하는 것이다. 평생을 섬에서 나고 자란 섬 소녀 미연이의 특별한 가을나기가 시작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히말라야 산맥의 심장부에 위치한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네팔의 험준한 산줄기는 전기 공급을 어렵게 만드는 탓에 국토 발전의 크나큰 장애 요소로 꼽힌다. 캐나다의 한 과학자가 암흑 속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등불이 되어 줄 첨단 기술을 발견했다.
  • [깔깔깔]

    ●자취생의 방 알람시계-자취족의 집에서 하루라도 자본 사람이라면 아침이면 유난히 많은 알람이 울리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불-늘 펴져 있다. 취침시간-많은 자취생이 자다가 지쳐 쓰러져 자고, 너무 많이 자서 피곤해서 자곤 한다. 식생활-자취생은 주로 면을 먹게 되며 식사시간은 일정치 않다. 대체로 주위 중국집이나 족발집 등의 전단지가 냉장고 앞에 종류별로 붙어 있다. 빨래-그들이 빨래하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다음날 신을 양말이 없어서. ●거품 하면 생각 나는 것 10대:보글보글, 콜라, 사이다 20대:맥주, 카푸치노, 면도 30대:설거지, 목욕 40대:옷값, 집값, 경제전반 50대:오염된 개천, 치료비, 약값 60대 이후:인생
  • “서울시가 중국집 차리다니…”

    “서울시는 돈이 넘쳐납니까. 시민들의 세금으로 중식당이나 운영하려고 하다니…” 서울시 출자회사인 서울관광마케팅(주)의 중국 음식점 오픈 소식에 마포구 연남동 중식당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9일 차이나타운 거리가 시작되는 마포구 동교동 146의8 서평빌딩 1층에 중국 음식점인 ‘동챠오’가 문을 연다. 서울시가 8억여원을 지원했고, 서울관광마케팅(주)에 경영권을 위탁해 중식전문업체 동보성이 운영을 맡는다.‘동챠오’는 차이나타운과 중국관광객 유치 기반 조성을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인근 화교 중식당들은 서울시의 이런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동선(38) 문차이나 사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시민의 혈세로 식당 적자를 메우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근 M중식당 사장도 “식당을 운영할 예산이 있으면 경영난에 허덕이는 연남동 중식당들에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 형태로 대출해주는 편이 관광객 유치에 훨씬 낫다.”고 꼬집었다. 연남동 차이나타운의 조성에 대해서도 인근 대형 중식당들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J중식당 사장은 “시는 이제까지 차이나타운 조성과 관련해 딱 한번 ‘연남동 청년회’와 미팅을 가진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동료기자가 독자로부터 꾸짖음 섞인 전화를 받았다. 그 독자는 지난 27일자 서울신문에 나간 ‘중국의 비상-팍스 시니카 시대로’에 크게 화가 나신 듯했다. 어떻게 대한민국 신문이 1면에 ‘중화(中華)’라는 제목을 버젓이 내걸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수긍할 수 있는 지적이었다.‘중화’란 중국의 이른바 ‘중원(中原)’만이 문명화된 지역이고,‘중원’을 둘러싼 주변사방은 ‘이적(夷狄·오랑캐)’에 불과하다는 특유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러니 중국을 ‘중화’라고 부르는 순간 스스로가 ‘오랑캐’를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분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중화’에 중국을 섬기는 모화사상(慕華思想)이 담겨 있다고 보는 시대는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농담을 섞자면, 우리 중국집에는 어김없이 ‘중화요리(中華料理)’라고 씌어 있지 않은가. 자장면과 짬뽕이 대표메뉴인 동네 중국집이 간판에 ‘중화’를 내걸었다고 쯔진청(紫禁城)의 청나라 궁중요리를 떠올리지는 않는다.‘중화요리’를 먹는다고 사대주의에 젖었다고 할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오늘날 ‘중화’라는 표현이 한국 신문에서 씌어졌다면 중국을 미화하고, 그들이 가진 힘에 빌붙겠다는 의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중국이 멀지않은 장래에 ‘중화’라는 세계관이 위세를 떨치던 시대만큼이나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우려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어떤 작가도 쓰기 어려운 드라마를 야구에서 보여주었고, 역도의 장미란과 유도의 최민호는 우리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통쾌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땄다. 두 사람의 경기 이전에 가슴 졸이지 않고 올림픽 결승전의 중계방송을 본 적이 있었던가. 스포츠라는 측면 말고도 우리가 베이징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야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한줌도 되지 않는 영국군대에 베이징마저 능욕당한 아편전쟁 이후 100년이 훨씬 넘는 ‘굴욕의 시대’를 떨쳐버리고 그동안 쌓은 정치·경제·외교력을 바탕으로 ‘중화의 시대’로 복귀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이 드러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같은 사람은 수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권력과 영향력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극동지역과 나눠 갖는 상황이 되었다며, 권력분점의 대상으로 중국을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처럼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딴소리’를 하기도 한다. 중국은 인권상황에 대한 지적을 놓고 자신들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을 우려하는 나라들이 빼어드는 압박카드에 불과하다고 이미 1996년 발간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에서 규정했다.‘아시아 제1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넘겨주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음이 분명한 마치무라식(式)의 변죽울리기는 오히려 중국의 단결을 이끌어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적절히 대(對)중국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 손자들이 중국에 불법체류하면서 식당일을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한 중국 진출 기업인의 경고는 지나친 걱정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을 평가절하하기보다는 실제보다 조금 더 과장되게 평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래의 어느날 갑자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야 한다. 위험한 이웃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서동철 국제부장 dcsuh@seoul.co.kr
  • 신랑도 색시도 20대 처녀(處女)

    신랑도 색시도 20대 처녀(處女)

    스무살을 갓 넘은 아가씨 2명이 여관방에서 죽음을 택했다. 아가씨끼리 3달동안 단꿈을 꾸었으나 그 기형적인 사랑에는 부딪치는 장벽에 너무나 많았던 것. 사춘기의 빗나간 경험 때문에 비롯되었다는 이 사건의 경위는 사춘기 아가씨를 둔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려준다. 우리는 행복했는데 왜 죄인 취급 하는지 지난 1일밤 부산시 서구 토성동 K여관 3호실에서 두 아가씨가 싸늘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푸른색 해군작업복바지에 남자용 「쉐터」를 입고 「하이칼러」머리를 한 총각같은 처녀가 유명화(兪明和)양(21 가명)-. 그옆에 다소곳이 숨을 죽이고 쓰러져 있던 검정색 「원피스」의 아가씨가 아내역의 이(李)영화양(22·가명) 이었다. 경찰이 급히 달려왔을때 사내차림의 유양은 완전히 숨이 끊어졌고, 이양은 부산시립병원으로 옮겨져 2일동안의 응급가료끝에 살아났다. 극약을 먹고 정사를 꾀한 「레스비언」의 최후였다. 3일아침 부산 서부경찰서에 불려온 이양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유양의 죽음을 원통해하며 자신도 같이 죽지 못했음을 괴로워했다. 같은날 직장 들어가 다정하게 지내다가 『우리는 돈이없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부러운 것이 없었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서슴없이 말을 끄집어냈다. 『영국이나 선진국에서는 동성연애가 얼마든지 있다는데 왜 우리주위에서는 그렇게 미워하며 죄인 취급을 하느냐』고 경찰관을 붙들고 원망하기도 했다. 두 아가씨가 사랑을 맺은 것은 지난 5월 부산시 중구 신창동 어느 섬유보세공장에서 같이 일하게 되고서였다. 부부되길 맹세하고 아예 여관에서 살아 집도 서구 아미동2가 이웃이라 이웃사람의 소개로 여직공으로 같은 날 입사하게된 것이었다. 한살 아래인 유양은 성격이 아주 쾌활했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출퇴근도 같이한 둘은 공장에서는 베짜는 기계를 사이에놓고 마주보며 일했다. 둘은 눈길이 마주칠때마다 연인들처럼 다정한 눈웃음을 보내고 맞았다. 직공생활 두달째 되던 7월초 어느날 둘은 일을 끝내고 다방으로 갔다. 유양이 먼저 「위스키」를 마시자고 했다. 각자 두잔씩의 「위스키」를 마시고는 어지러울 정도가 된 그들은 그길로 충무(忠武)동 어느 중국집으로 찾아들어갔다. 배갈을 더 마시면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이양은 처음 취한김에 몸을 주체하지 못해 유양이 하는대로 몸을 맡겼으나 차차 황홀해 지더라고했다. 직장도, 집에서도 쫓겨나 유양이 남편이 되겠다고 제의했다. 이양도 그말이 싫지가 않아 같이 사는게 좋겠다고 대답했다는 것. 그러니까 유양은 연하의 남편역이 된 것이다. 다시 토성동 K여관으로 옮겨간 둘은 헤어지지 말자면서 부부가 되기로 맹세했다. 그리고는 밤을 새워가며 함께 뒹굴었다. 다음날 여관을 나서자 마자 유양은 이발소로 달려가 머리를 깎아올리고 국제시장으로 가 바지와 「쉐터」를 사입고 남장여인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이때부터 둘의 사랑은 본격적으로 시작돼 사흘이 멀다하고 K여관을 찾아들어 밤을 즐겼다. 여관사람들은 이들이 찾아들때마다 수군거리며 이상한 눈초리를 했다. 공장의 동료직공들도 둘 사이를 눈치챘다. 그래서 남장을 한 유양이 지난달 24일 공장에서 쫓겨났다. 때를 같이하여 양쪽집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돼 둘은 집에서도 쫓겨났다. 도리없이 둘은 K여관 3호실집으로 옮겨 같이 살았다. 17세때 이웃과부에 이상한 경험 배우고 이양이 공장에 나갔다 올때까지 유양은 여관방에서 굶어가며 기다렸다. 이같은 생활이 1주일쯤 계속되니까 유양은 이양이 공장에 다니는 것을 말리면서 죽는날까지 방에서 같이살자고 우겼다. 헤어져있는 동안의 외로운 생각이 질투와 비슷한 감정으로 변한 모양이었다. 할수없이 이양도 공장을 그만두고 들어앉았다. 여관비가 밀려 밥도 주지 않았다.『사흘을 굶어도 배고픈줄 몰랐읍니다. 그저 우리는 만족했으니까요』 이양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정사를 꾀하기 까지의 경위를 설명했다. 둘다 가난한 가정에서 중학졸업을 겨우마치고 집안일을 돌보다가 첫직장을 얻어 나왔다가 이같은 종말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양에 의하면 유양에게는 이같은 일을 저지르게된 과거가 있어다는 것. 유양이 17세때 이웃 30세 된 과부가 매일밤 자기 집으로 데려가 함께자고 뒹굴었는데 이러한 경험이 사춘기 처녀에게 동성연애 심리를 심어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 유양은 그 과부가 68년 10월 자살을 해버리자 미친사람처럼 쏘다니며 자기또래의 처녀들만 보면 연애 감정이 되살아나 괴로웠었다고 하더라는 이양의 말. <부산(釜山)>[선데이서울 71년 11월 14일호 제4권 45호 통권 제 162호]
  •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자가용을 몰고다니던 TV「탤런트」가 음식을 주문하기에『띵호』-철석같이 믿고 부지런하게 배달을 해주던 동네 중국집 장궤가『우리 사람 망했어 해』울상이 되었다.「탤런트」는 철창에 갇히고 그 부인은 줄행랑을 친 것. 알고보니 중국집 외상값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빌어 탄 자가용 팔아먹고 동네 안에서만 3백만원 요즘 성북(城北)구 장위(長位)동에 있는 중국집 S반점 장궤아저씨는 홧병에 걸려있다. 이웃에 살던 M방송국「탤런트」정용재(鄭用在)씨(29·성북구 장위동 225의 9)가 외상값 몇만원을 잘라먹고 줄행랑을 쳤기때문이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리는 기세에 그만 깜박 속아서 배달해달라는 대로 자장면·우동·울면을 외상주었더니 얼마전 갑자기 행방을 감추고 만것이다. 가족까지 몽땅 도망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살림살이까지 모조리 빼돌린 다음이고 피해자들만 모여있을 뿐이었다. 식품점, 구멍가게, 연탄가게, 그리고 이웃 아낙네들…. 이들 피해자들이 모여 털어놓고보니 동네주변 피해액이 무려 3백만원. 가게 외상값 정도는 새발의 피고, 이웃 주부들에게 빚을 얻어 쓴 돈이 엄청난 액수에 이르렀던 것. 거품을 물고 혹시 부지깽이라도 집어오려고 달려갔던 장궤아저씨는 말도 못붙일 형편이었다. 정은 그동안 주로 동네 주부들의 곗돈을 부인을 통해 교묘히 빚을 얻어내서 가로채곤했는데 그것이 들통나게 되자 줄행랑을 놓고만 것이다. 정씨가 돈을 얻어 쓴 것은 비단 동네에서 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가 속해있는 M방송국관계자들을 비롯해서 친지, 대학선배들에 까지 피해를 입혔다. 그는 언제나 이자만은 또박또박 지불했기 때문에 누구든지 의심하지 않고 돈을 주곤 했다. M방송국「탤런트」이(李)모(90만원), 김(金)모(30만원), 정모(2백만원), 최(崔)모(50만원), 손모(30만원)등과 작가 김모씨도 2백여만원이 걸려있다고. 피해자들이 공개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를 알수는 없지만 대강 짐작한 방송국주변 피해액이 1천5백~2천만원 정도. 정씨가 경찰에 구속된 것은 10월18일. 그에게 30만원을 빌어주었던 김모씨의 고소에 의해서였다. 김씨는 정씨의 학교선배로 혜화동에서 음악학원을 경영하는 사람. 지난 9월초에 정씨가 찾아와서『인천에 냉동기가 들어와 있는데 그것을 빼돌릴 교제비를 돌려달라』는 말에 속아 빌려주었다고. 방송국 주변서 2천만원 피해자들이 공개를 꺼려 감쪽같이 속고만 있었을뿐아니라 정씨를 철석같이 믿고만 있던 피해자들이『당했구나』하고 깨닫게된 것은 김씨의 30만원 고소사건 계기가 됐다. 그가 김씨의 고소로 경찰에 구속됨으로써 지금까지 벌여온 사기행각 전모가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고 피해자들은 어안이 벙벙…. 구속된 북부서에는 매일 피해자들로 와글와글. 주로 동네 주변의피해자들이고 방송국 주변 피해자들은 창피해서 그런지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했던 김학렬경사는『그 같은 사기는 난생 처음 보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씨가 장위동에 이사온 것은 지난해 9월. 이모씨네 2층에 60만원에 전세를 들었다. 부인은「스튜어디스」출신으로 늘씬한 몸매에 능란한 화술을 가진 미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호감을 갖게하는 재주를 가졌고 뛰어난 말솜씨로 몇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믿게 하는 천부의 소질을 가졌다. 그래서 꾸어준 돈을 이자는 커녕 원금까지 몽땅 잘린 형편이면서도 동네 사람들은『설마…』하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들이다. 정씨는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자가용을 2대씩이나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렸다. 혹시 동네 사람중에 차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서슴없이 빌려주곤 했다. 그렇게 해서 인심을 얻은 다음에는 부인을 동원, 빚을 얻어쓰곤했다. 20만원을 사기당한 모대학 교수 P씨도 그중의 한 사람. 그 동네에 살고 있는 P교수가 어느날 귀가하는 길인데 느닷없이 정씨가 쫓아오더니 공손하게 인사하더라는 것. 그렇게 인사를 한다음에는 자주 집에 드나들며 한가족(?)처럼 친하다는 인상을 주고는 빚을 얻어내곤 했다. 빚을 얻을 때에는 주로 약속어음을 주고 한달이 되는 날이면 어김 없이 이자를 지불하곤 했다. 그러니까 이자를 준돈 역시 다른 사람에게서 빚을 얻어 주곤 했던 것. “몸으로 때우겠다”고 버텨 일부선 재산 도피설까지 정씨가 구속됨과 동시에 그의 부인은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었다. 그래서 정씨의 늙은 어머니가 매일 면회를 와서 며느리 욕을 늘어놓곤 했다는데, 철창안에 갇힌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도망간 부인을 야속해하더라는 김경사의 말이었다. 김경사가 취조한 바에 의하면 정씨가 자백한 사기액수는 1천5백만원.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입힌 피해가 대부분이더라고. 그가 호기를 부리면서 타고 다니던 자가용도 사실은 남의 차를 잠시 빌어 탄 것으로 소문에 의하면 그 차까지도 팔아 먹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모두가 창피한 마음에서 공개를 꺼리기때문에 정씨로부터 입은 피해가 얼마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아뭏든 1년남짓동안 꼬박 남의 돈, 남의 차, 남의 음식만 먹으면서 호강스럽게 지낸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게 많은 돈을 사기했으면서도 현재가진 재산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 조금이라도 받아보려고 경찰서에 왔던 사람들은 공연히 소송비용만 들뿐 받을 길이 없을 것같아서 모두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과연 그의 말처럼 돈을 다쓰고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빼돌렸는지는 모를 일. 그리고 도망갔다는 그의 부인이 정말 도망간 것인지 아니면 재산을 도피시킨 곳에 가서 정씨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그가 한사코『몸으로 다 때우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 그는 10월24일 30만원 사기혐의로만 검찰에 구속송치 되었다. 정씨는 KBS-TV「탤런트」1기생으로 M방송국으로 옮긴지는 얼마 안된다. 오랜 연기자 경력에 비추어 조역이나 단역 밖에는 출연하지 못했고 따라서 시청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다. 사기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수사반장』이란「드라머」에 나갔었다. <영(英)>[선데이서울 71년 11월 14일호 제4권 45호 통권 제 162호]
  • ‘식객’ 배우들 “드라마 후 미각 변했다”

    ‘식객’ 배우들 “드라마 후 미각 변했다”

    월ㆍ화요일 저녁 시청자들은 풍성한 음식의 향연으로 초대하며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SBS 드라마 ‘식객’(연출 최종수·극본 최완규 박후정)의 주연 배우들이 “드라마 후 미각이 변했다.”고 입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극중 맛의 명가인 운암정을 지키고 있는 배우 권오중(봉주)과 김소연(주희), 원기준(민우)은 지난 1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 위치한 ‘식객’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권오중은 “‘식객’ 촬영 후 외식 자리에서 입맛이 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그래서인지 요즘은 외식 대신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는 횟수가 늘었다. 특히 아들에게 요리해 줄 때는 극중 ‘봉주’와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드라마 의상을 빌려 가기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소연도 “나 역시 식자재를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한번은 밥을 먹는데 음식의 재료와 조리 과정을 추측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요리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 ‘식객’ 종영 후 여유가 생기면 드라마 음식을 담당하셨던 분의 요리학원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우 역의 원기준은 “예전보다 미각이 민감해졌다.”며 “집사람과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해물 누룽지탕을 먹는데 매번 내가 ‘이상하지 않느냐’를 연발하자 집사람이 ‘오빠, 맛을 평가하러 왔어?’하고 지적해 먹쩍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드라마 촬영 현장에는 극중 성찬(김래원)과의 요리 경합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운암정의 후계자로 지목된 봉주(권오중)가 주희(김소연)와 함께 각종 산나물을 이용한 화려한 전통상을 러시아 대사관들에게 대령하고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장면이 공개됐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원작을 다루고 있는 ‘식객’은 지난해 영화로 제작돼 전국 30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드라마 제작에 불을 당겼다. 제작비 140억원과 1년 여간의 제작 기간이 알려지며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 ‘식객’은 과거 시리즈의 흥행 명맥을 이어가며 매주 전국 20%를 윗도는 동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친구의 아내와 불륜

    친구의 아내와 불륜

    강산도 변한다는 10여년동안 서로 쥔있는 몸이면서 불륜의 관계를 맺어오던 친구의 아내와 남편의 친구가 꼬리를 잡혔다. 불륜의 최장기 기록이라고 웃어넘기기엔 너무나 기가찬 이들이 빠진 인생의 함정은…. 부부싸움 뒤에 찾아와서 “기분풀자”며 중국집 가선… 이 불륜의 함정에 빠진 주인공은 신(申)형순여인(36·가명·마산시봉암동)과 김(金)복수씨(46·가명·마산시오동동). 신여인은 6남매의 어머니요, 김씨는 자식 넷을 거느린 가장. 이들이 강산이 변하도록 길게 길게 이어온 불륜의 관계는 드디어 꼬리가 잡혀 남편 이(李)씨의 고발로 지난 20일 쇠고랑을 차고 말았다. 이들의 불륜이 이루어지기는 약1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신여인은 창원군 구산면 모부락 이봉길씨(45·가명)에게 시집왔다. 이때 김씨는 신여인의 이웃에 살며 남편 이씨와는 어려서부터 막역한 친구-다정한 이웃으로 왕래도 잦았었다. 신여인과 김씨가 처음 불륜의 관계를 맺기는 이들도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10여년전인 어느 여름날, 아침부터 가정불화로 아내와 싸움을 하고 남편이 홧김에 집을 나간사이 김씨가 신여인집에 찾아온 것. 기분이 몹시 불쾌해있는 신여인을 위로해 준다며 함께 점심먹으러 이웃 중국집에 가서 역사는 시작되었다. 점심대신 배갈을 마신 김씨는 술이 얼근해지자 생각이 달라져 신여인을 덮쳤다. 완강히 반항할 줄 알았던 신여인이 오히려 기다렸다는듯이 안겨오더라는 것이 김씨의 진술. 시간·장소는 쪽지로 연락, 꼭 낮에만 만나 1시간씩 그 후로는 김씨에게 오히려 신여인쪽이 먼저 만나자는 제안이 왔다는 것. 그후 이들 불륜의 행각은 고속도로모양 일사천리-시간과 장소가 적힌 쪽지로 만날 것을 약속, 10년동안 이것을 한번도 어겨본일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로 구마산역 일대 여인숙과 남성동주변 여관에서 만나 일을 치르곤 시외「버스」를 타고 따로따로 돌아갔다. 반드시 낮에 만나 1시간만 즐기고 돌아가는게 이들의 밀회 방법. 10여년을 한번도 눈치채이지않고 이어올수 있었던 것은 이 방법을 철칙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순조로왔던 불륜의 두남녀에게도 난관이 왔다. 서로 멀리 떨어지게돼 만날수가 없게된것. 65년 김씨가 창원에서 마산으로 이사오자 한동안 애타게(?) 그리워만 했다. 욕정에 눈먼 집념은 여인쪽이 더욱 강한 것인가 - 오랜 궁리끝에 김씨 곁으로 좀 더 가까이 가고자 이사를 하기로 결심한 것. 신여인은 남편을 들볶기 시작했다. 마산으로 이사 가자고 몇달을 졸라 시내 봉암동에 조그만 집하나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후로도 남편 이씨는 아무것도 모른채 김씨와 여전히 우정을 이어왔다. 신여인과 김씨는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은채 또다시 접촉을 계속 할수가 있게되었다. 아들을 하나 더 낳고 딸을 더 낳아도 이들은 변함없었다. 여자가 30대 중반을, 남자가 40대 중반을 넘어서자 이들의 정열은 더욱 농후해져갔다. 밀회의 횟수도 잦아지기 시작했다. 9월에 접어들자 거의 매일같이 만났다. 그러면서도 보통 연인들처럼 가정을 박차고나와 결혼하자는 소리는 누구도 하지않았다. 만날수 없게되는 그날까지만 즐기자는 묵계가 서로 이뤄져 있었다. 그들은 남몰래 즐기는 밀회가 탄로나리라고는 생각지않았다. 양쪽 가정에도 아무 불화없이 평온한 날이 계속됐고.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그들이 아무리 꼬리를 잘 도사려도 10년이란 긴세월에 철통같았던 비밀의 한구석이 무너지기 시작, 정체가 드러났다. “유부녀 관계” 자랑 일삼다 미행한 남편에게 들통나 남자는 여자를 정복하면 우월감을 갖게마련, 비밀을 남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한다. 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없는 말은 몇천리를 돌아 이씨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김씨가 자기 아내와 관계했으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사업관계로 자주 외지에 갔다오면 잠자리에서 가끔 아내의 거부를 받았다. 그러던것이 찬바람이 일자 부쩍 아내의 항거가 심해져 의심하기 시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김씨와 연관지어져 잠못 이루는 밤이 많아졌다. 지난 20일 이씨는 아내에게 시골에 갔다 오겠다며 집을 나서 마을어귀에 숨어있었다. 의심했던대로 아내가 시내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뒤를 미행, 남성동 S여관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을때 이씨는 10년 쌓은 탑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충격을 받고 한동안 정신을 가눌수가 없었다. 여관방문을 잡아제치자 당황한 김씨와 아내가 벌거벗은채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내의 입에서 10여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불의의 고백에 이씨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다음날 이씨는 아내와 친구를 간통혐의로 고소를 제기하고 말았다. 경찰에 붙들려온 이들은 범행횟수와 날짜, 장소 등을 묻는 경찰관에게 10여년의 일을 어떻게 다 기억할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떨구었다. <마산(馬山)=송수남(宋守男)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0월 17일호 제4권 41호 통권 제 158호]
  • “우선 대극장·미술관부터 품위있게”

    “우선 대극장·미술관부터 품위있게”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내부는 1960년대 수준의 감각입니다. 대극장 로비가 중국집같은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있었지요. 우선 대극장과 미술관을 품위있게 바꾸겠습니다.” 이청승(63)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9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기업가로 국제디자인대학원대학을 설립한 주역답게 이 사장은 일단 회관 곳곳의 인테리어가 눈에 거슬리는 듯했다. 이 사장은 “대극장 로비의 기둥과 기둥 사이에 끼어있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도 유리벽으로 보호시설은 해야겠지만 아예 건물 앞으로 내놓는다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아가 “세종로광장 조성으로 쓸모가 없어지는 회관 앞 지하차도는 도심에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디자인 상설 전시관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임 김주성 사장을 찾아가 만난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조직의 수장이 되었다고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시간의 낭비이자 시민 혈세의 낭비”라면서 “당분간 전임자가 끝내지 못한 일을 정리하고, 미처 챙기지 못한 일을 보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수준높은 공연을 1000원에 맛볼 수 있는 ‘천원의 행복’같은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시민들이 더 많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원의 65%에 불과한 산하 예술단체의 단원을 보강하여 역량을 배가시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사장이 취임한 이후 산하 예술단은 23명의 단원을 새로 채용했다고 한다. 이 사장은 기존의 ‘세종 예술 아카데미’를 ‘서울 문화 아카데미’로 확대 발전시켜서 세종문화회관을 발전적인 문화예술 담론의 생산 및 발신지로 키워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한반도 선진화를 위한 오피니언리더 그룹의 최고위 과정으로 차기 지도자그룹 양성도 겸하고, 그분들과 서울의 발전모델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캐릭터들 “바쁘다 바빠”

    캐릭터들 “바쁘다 바빠”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고슴도치 ‘소닉’, 배관공이 직업인 ‘마리오’, 대전 격투게임 철권에 나오는 ‘니나 윌리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게임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게임 캐릭터들이라는 점이다. 모두 인기 캐릭터들이기도 하다.‘캐릭터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캐릭터 본래의 모습이나 성격을 유지하면서 후속편이 아닌 다른 장르의 게임에 등장하는 형식이다. 마케팅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연히 인기 캐릭터다. 단순히 외향만이 아니라 게임 속 성격, 다른 등장인물간의 관계 등도 매력적이어야 한다. 게임 속 여주인공에 불과했던 ‘라라’가 ‘툼레이더’시리즈의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의 재미와 어우러진 라라 자체에 눈길이 끌렸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도 점차 발전하면서 속속 캐릭터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넥슨의 대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다오’와 ‘배찌’도 캐릭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오와 배찌는 캐주얼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와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의 주인공이다. 두 게임 모두 국민게임이라는 명칭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이다. 또 다오와 배찌는 상반기 내에 ‘크레이지 버블파이터’와 비행기레이싱 게임으로 변신해서 돌아올 예정이다. ●축구·레이싱·총싸움 등 겸업 그런가 하면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캐릭터들도 여러 종류의 게임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극진씨의 무협만화 ‘열혈강호’와 거룡반점의 외동딸인 중국집소녀 ‘뿌까’를 들 수 있다. 열혈강호는 엠게임에서 ‘열혈강호 온라인’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선보여 ‘열혈강호2’도 개발 중이다. 또 캐주얼 무협축구게임인 ‘열혈강호 사커’도 선보이고 있다. 뿌까도 그라비티에서 ‘뿌까 레이싱’이라는 오토바이 레이싱 게임으로 등장한다. 아울러 최근엔 비디오게임 개발사인 스튜디오나인과 뿌까를 만든 부즈는 뿌까를 이용한 비디오게임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뿌까는 부즈가 처음부터 캐릭터 마케팅을 위해 철저한 계산으로 만들어낸 캐릭터다. 이전의 캐릭터들이 만화 등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다른 장르로 진행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다. ●“마케팅 유리… 보험 드는 격” 캐릭터 마케팅은 안전판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새로운 장르의 낯선게임을 들고오면서도 익숙한 캐릭터를 내세워 실패의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측면이 있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28일 “새 장르로 진입할 때 지명도 있는 캐릭터를 쓴다.”며 “보험을 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게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업체가 무조건 캐릭터 마케팅을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물가관리 52개품목 선정 안팎

    물가관리 52개품목 선정 안팎

    “자장면은 관리 대상이지만 짬뽕은 아니다.”“맥주는 서민층이 먹는 주류로 볼 수 없다.”“의류를 대표하는 것은 셔츠가 아니라 바지이다.” 정부가 25일 가격관리 대상 생필품 52개를 선정했다. 월 소득 247만원 이하 가구들이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로 급하게 만들다보니 선정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선정 원칙을 4가지로 제시했다.▲서민층 구입빈도 ▲생활비 지출비중 ▲서민생활 안정 ▲최근 가격상승이나 변동폭 등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지출비중 등을 감안, 먼저 50개 품목을 제시했다. 이어 소비자단체가 세제와 유아용품, 밀가루, 설탕, 유선방송료 등을 추가했고 티셔츠와 운동화를 뺐다. 기획재정부는 “통계청 조사기준으로 선정하다 보니 기준이 다소 들쑥날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의식주 관련 품목 가운데 식품류는 24개인 반면 의류는 1개뿐이다. 당초 셔츠와 운동화가 포함됐으나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의류를 대표하는 품목으로 바지만 정했다는 것. 바지는 남자와 여자 바지로 구분되며 가격 변동폭이 적다고 덧붙였다. 교복비도 고려했으나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제외시켰다고 했다. 또한 스낵과자와 빵, 납입금, 학원비 등은 품목별로 선정됐으나 자장면은 외식품목 가운데 특정 상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같은 중국집에서 자장면 값은 그대로 두고 짬뽕이나 탕수육 등의 가격을 올릴 개연성이 있다. 재정부는 “외식 품목에는 설렁탕과 된장찌개 등이 포함돼 외식 품목 자체를 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은 생필품을 고르는 취지와 동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장면은 서민의 대표적 외식 품목”이라고 밝혔다. 스낵과자는 최근 논란을 빚은 새우깡을 비롯해 대표적인 제품군을 선정, 평균지수를 선정한다. 학원비와 납입금도 초중고 및 대학 관련 가격을 평균하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정육점에서 파는 부위별 가격을 합산해 지수화한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기준이 아니다. 주류의 경우 맥주는 서민 품목이 아니고 막걸리는 소비량이 적어 제외됐다.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는 전·월세비를 뜻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현장 행정] 영등포 ‘창업강좌’

    [현장 행정] 영등포 ‘창업강좌’

    영등포구가 창업교육을 통해 구민들의 ‘제2의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 24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창업을 준비 중인 청·장년층과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소 상인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전문적인 창업전략과 영업 노하우를 익힐 수 있도록 영등포소상공인센터와 함께 올 1월부터 3개월 과정의 특별강좌를 열고 있다. 예비창업자 90명이 참가 중이다. 가정주부부터 퇴직자, 주방장, 중국집 아르바이트생까지 직업도 연령대도 다양하다. 특히 수강생 중엔 음식점을 운영 중인 사장님들도 5명이나 있다. 문전성시의 비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음식점 사장님도 참가 퇴직 후 창업을 준비 중인 임종건(52)씨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뭘 해야 할지 너무 막연했는데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입지부터 업종 선정까지 나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돼 이제 가족들과 구체적으로 창업계획을 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지로 감싸 초벌구이를 하면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고기 잡냄새도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초벌구이 때 너무 많이 익히면 퍽퍽해서 안 돼요.” 24일 영등포1동에 위치한 한 삼겹살집에서 열린 창업 현장강좌에서 한지로 감싼 삼겹살을 숯불에 굽는 주방장 주변엔 10여명의 남녀가 경쟁하듯 뜨거운 석쇠를 향해 고개를 내민다. 모두 창업 준비생들인데 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받아 적는 모습은 수험생을 연상케 한다. 삼겹살이 노랗게 익어갈 쯤 석쇠를 쥔 주방장의 손도, 펜을 든 수강생들의 손도 분주히 움직인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이성찬(33)씨는 “3개월 전 어머니와 함께 문래동 철재공장 거리에 식당을 차렸는데 매상이 좋지 않아 고민이 많다.”면서 “의욕만 앞섰는데 작은 가게를 열더라도 조사와 공부는 필수라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2개월의 이론교육을 마쳤다.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입지조건, 사업계획을 세우는 방법, 각종 세금 계산법, 서비스 전략 등 창업의 기본기를 배우는 시간이다. ●꽃집에서 두루치기, 돈가스까지 3월 한 달은 현장에서 창업주들을 만나 실전 노하우를 배우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좋은 재료를 싸게 구하는 법부터 손님 끄는 법, 종업원을 구하는 법까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업계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덕분에 “실습교육만 들을 수 없냐.”는 문의전화도 쇄도한다. 실습교육은 지난 4일 토스트전문점을 시작으로 삼겹살집, 꽃집, 치킨집, 두루치기 전문점, 옷가게, 돈가스점, 죽전문점 등을 돌며 진행 중인데, 창업준비자가 관심이 있는 아이템을 고르면 소상공인센터가 해당분야의 업소를 섭외를 맡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평생학습팀 박소영 평생교육사는 “처음 시작할 때 막막했던 기억이 생각나서인지 자기 일처럼 가르쳐 주시려는 것을 보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말부터 제2차 창업교실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개업 이후라도 부족한 점을 고칠 수 있도록 ‘창업 후 컨설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생일맞은 처녀와 뱃놀이하다 황천길

    생일맞은 처녀와 뱃놀이하다 황천길

    지난 6월 22일 4시 15분쯤 한강중지도 남쪽에서 뱃놀이하던 남녀가 물에 빠져 여자만 살아 남자의 신원을 물었더니, 이름도 모르더란 말이야. 그래 경찰이 사유를 캐본즉, 최(崔)라는 24살의 이 아가씨, 어느 가발공장에 있는데 이날이 마침 자기 생일이라 친구도 없고 쓸쓸해 고향생각하며 사직공원에 외롭게 앉아있는데 문제의 남성이 나타나 말이 오고가다가 중국집에서 배갈을 겸한 청요리로 포식, 그리곤 뱃놀이에 올랐지. 그런데 이 남자가 황천길로 들어선건 너무「로맨틱」하게 놀았기 때문이야. 술이 거나해진 이 친구, 우리 오늘의 상봉을 보다 의의깊게 하기위해 3번째의 한강 교각에 손을 대고 우리에게 행운이 오기를 빌자고 제의했다나. 그래 손을 대고 사르르 눈을 감는 순간 배가 뒤집혀「데이트」5시간 15분만에 지상으로부터 영원으로를 고했지. (웃음) [선데이서울 71년 7월 4일호 제4권 26호 통권 제 143호]
  • 피맛골, 추억 속으로

    피맛골, 추억 속으로

    서울 광화문네거리 근처 도심의 3대 ‘전통 맛 골목’이 사라진다. 이곳은 도심의 사무실 부족 현상을 등에 업고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거나 예정돼 있어 ‘빌딩 숲’으로 바뀐다. 종로구 청진동 ‘피맛골’의 맛 골목에 이어 중구 다동의 ‘먹자골목’도 오는 10월까지 철거된다. 중구 무교동 ‘낙지골목’도 도시환경 정비사업에 포함돼 있어 개발업자들의 땅 매입 소문이 퍼져 있다. ●문을 닫는 ‘맛집’들 14일 중구에 따르면 다동 156 일대(도시환경정비사업 7·8지구)의 사업시행 인가가 이날 확정 고시된다. 시행사 YG코퍼레이션은 오는 11월 지상 23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 건립을 착공한다. 다동의 먹자골목 절반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곳에는 ‘부산찜’으로 유명한 52년 전통의 부민옥과 용금옥, 완산옥, 우리집 순부두, 양평해장국, 오륙도 등의 맛집이 포함돼 있다. 부민옥은 다음 달까지 영업한다. 이들 맛집의 상당수는 재개발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무교동과 다동 인근에서 영업한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과 피맛골의 맛집들도 재개발에 밀려 하나둘씩 떠난다.70년 전통의 한일관은 오는 5월까지 영업하고,10월쯤 강남에 문을 연다. 해장국 골목의 ‘터줏대감’인 청진옥은 7월까지 영업한다. 청진옥은 김구 선생부터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유명 인사들이 자주 들렀던 곳이다. 허름한 외양과 달리 진한 춘장 맛의 자장면과 물만두로 유명한 중국집 신승관도 오는 8월부터 보기가 힘들 전망이다. 직장인 강성수(32)씨는 “청진옥은 결혼 전 아내와 연애할 때에도 자주 찾았는데 사라진다니 추억거리 하나를 잃는다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무교동과 종로구청 방향의 낙지골목은 아직까지 조용하다. 하지만 이곳도 재개발이 예정돼 있어 문닫는 맛집들이 속속 나올 전망이다. ●도심의 ‘맛집’이 ‘빌딩 숲’으로 지난 30년간 지지부진했던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이 최근에 활발해진 까닭은 ‘공실률 1%’와 무관치 않다. 종합부동산 전문업체 신영에셋에 따르면 종로·중구 일대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12월 1.6%에서 지난달 현재 1.2%로 낮아졌다. 빈 사무실이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홍순만 신영에셋 부장은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라면서 “올해 도심 사무실 임대료는 전년 대비 5∼6%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동 7·8지구가 오는 10월 철거됨에 따라 다동공원 맞은편인 5·6지구와 하나은행 본점 뒤쪽인 13·14·15지구의 재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옛 체육회관부터 효령빌딩 사이의 무교동길 9·11지구도 개발업자들이 물밑에서 부지 매입에 나서고 있다. 청진동과 을지로 일대는 고층빌딩 개발 청사진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옛 하동관이 있던 을지로2가 5지구는 39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 청진동은 교보생명 뒤쪽인 2·3지구와 공원 앞인 5지구의 재개발 속도가 빠르다. 서울호텔 부지인 16지구는 개발업자가 12·13·14·15지구와 묶어 쌍둥이 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혜 논란 때문에 서울시가 일단 보류시켰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한밤의 전파를 타고 번지는「라디오」의 심야 「팝송」「프로」는 젊은층의 독점「프로」처럼 그 인기는 놀랍다. 그런 탓인지 심야「프로」의 주역인 DJ「테이블」엔 청취자들로부터 신청곡과 함께 별의별 사연이 담긴 엽서가 매일 낙엽처럼 날아들어 쌓이고 쌓인다. 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DJ 이종환(李鍾煥)) TBC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DJ 최동욱(崔東旭)), DBS 『0시의 다이얼』(DJ 윤형주(尹亨柱))등 심야 「골든·프로」에 날아든 엽서가운데 「코믹」하고 특이한 내용의 엽서를 골라 살짝 공개해 보면-. -「퀴즈」문제 신혼여행가는 두쌍의 부부가 「하와이」행 배를 탔대요. 그런데 고놈의 배가 고래와 부딪쳐서 파산당했대요. (에고 불쌍해라) 휴대용 「튜브」를 펴서 간신히 어느 무인도에 상륙하게 되었대요. (준비성이 심하죠) 어느덧 세월이 흘러 두 부부사이에는 17세된 딸들을 슬하에 두게 됐는데 두집 엄마가 동시에 죽어버렸대요. 하루 아침에 고아 둘과 홀아비들이 생겼어요. 생각다 못해 상대편딸을 재취로 맞아들였대요. 양 집에서 동시에 아들을 낳았대요. 이 두아들들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답」= ○○아, 나는 너의 외삼촌이야, 아냐 내가 너의 외삼촌이야. 생각이 안나면 도표로 그려 보셔요. -「퀴즈」문제 달밝은 밤, 마루 밑에서 쥐한마리가 뭐를 질근질근 씹고 있었다. 그 쥐는 무엇을 씹고 있었을까? ▶「답」= 「검」좋아하네. 고독을 씹고 있었지. 쥐라고 어디 고독을 못씹나. -「퀴즈」문제 흰 양복이랄까, 「가운」을 입은 남자가 「알루미늄」으로된 「복스」를 들고 흰건물의 3층에있는 맨 끝방 앞에 아주 정중히 가선 말예요. 「노크」를 똑똑하면서 한말이 뭔지 아시겠어요. ▶「답」= 자장면 가져왔읍니다. 문제의 흰 「가운」의 사나이는 바로 중국집 「보이」였어요. 그럼 안녕.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참 기분이 그럴수 없어요.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둘이서 강의를 빼먹고 하숙방에서 뒹굴며 미래의 애인생각에 마냥 젖어 있었읍니다. 이렇게 하숙방에서 지내려면 「라디오」란 존재가 굉장한 위치를 차지한답니다. 오늘은 「퀴즈」문제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희도 한번 「퀴즈」문제 하나 내어 볼까요. 세계각국대표 30명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어요. 그런데 배가 파산이 되려고해서 SOS를 쳤는데 정원27명인 배가 왔어요. 결국 3명은 죽어야된다는 얘기죠. 그러자 미국사람 영국사람이 만세를 부르며 바다에 뛰어들어갔어요. 조금 있다가 한국사람이 대한민국만세를 부르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요. ▶「답」= 옆에있는 일본인을 번쩍들어 물속으로 던졌다는 거예요. -「퀴즈」문제 나무에 새 세 마리가 가지런히 앉아있었읍니다. 사냥꾼이 총을 겨누니까 두 마리는 재빨리 날아갔는데 한 마리는 그대로 버티고 있었읍니다. 왜 그랬을까요? ▶「답」= 순 깡이죠 뭐-. -「퀴즈」문제 전선주에 새 50마리가 앉아 있었는데요. 포수가 오자 모두 다 날아 가버리고 한 마리만 계속 버티고 있었죠. 포수가 한방 갈겨 그 새를 떨어뜨렸는데요. 그 새는 떨어지면서 무어라고 말했을까요. ▶「답」= 야, 그 친구 참 명 포수로군-. 재미있는 「퀴즈」문제들을 많이 보내오기도하지만 그보다 엽서들은 그들 나름대로 읊은 시나 유명인의 시를 옮긴 것들이 대부분. 다음은 여고생인 탓인지 내용이 꽤 감상적. 시가 있고 협박이 있고 시사논설까지도 -제목= 생각하면 임을 생각하면/임은 멀어지고/그리움을 생각하면/임은 다가온다. 청춘을 생각하면/청춘은 멀어지고/아름다움을 생각하면/청춘은 다가온다. 꿈을 그리워하면/꿈은 멀어지고/재회를 그리워하면/꿈은 꾸어지니라. -그렇게/홀로 태어나/열여덟 계단을 뛰어오른/숨 가쁜 의식속에서/온통 가슴을 꿈으로 채우고는/그 꿈을 현실인양/ 지껄이며 살아가는/모순 투성이 도시 계집아이. 자기만을 알며/자기만을 사랑하고/자기만을 위해 살자는/「에고이스트」그 이름…. -밤이 깊었읍니다. 친구와 종일 방황했읍니다. 다방, 빵집, 극장도 기웃거려보고 명동에도 나가 보았읍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수로 가슴을 채우고 피곤으로 맥을 잃었읍니다. 이제 남은건 공허한 마음뿐이군요. 사춘기탓일까요. 이런 여심(女心)이 부탁하는 노래한곡….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내 마음은 울고있다.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그녀의 얼굴. 바람센 오늘은 더욱더 그리워. 내마음은 온종일 울고있으니, 오오! 숙이 너는 어디서 지조없게 바람을 피우고있는지. 엽서중엔 괴상한 사진을 붙여서 보내온것도. -그림(여자가 한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어요. 난 이런 여자가 되면 어떻게 할까. 만일 내가 담배를 피운다면 나머지 한손에는 담배피우는 죄로 책을 들고 있겠어요-. 한편에서는 신청곡 틀어 주지않는다고 DJ에게 은근한 협박조도 수두룩. -「별밤」에 보낸 엽서로 하숙비가 축날정도요. 꼭 좀 신청곡들려주쇼. 이번에도 안틀어주면 소각해도 좋지만, 그러나 사나이는 엉엉울거요. 그런가하면 슬쩍 전파를 통해 사연을 전하기도. -밤에 「멜로디」를 들으면 고향생각, 집생각, 무척나죠. 햇병아리 육군 ○○○씨, 집생각 애인생각, 막걸리 생각말고 40일의 훈련을 열심히 받고 씩씩한 군인이 되길 빌며 한 곡조-. 이런것들과는 달리, 엽서가운데는 시사성이 있는것도 적지않다. 「마나슬루」를 오르던 김기섭 선배의 비보에 접했읍니다. 비록 만나 본일도, 대화를 나눠본일도 없는 그였건만 우리 백만산악인을 대표하여, 억겁의 신비에 싸인 「히말라야」에 도전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무척 친근미를 느꼈읍니다. 천길의 암벽에서 한「자일」에 서로의 몸을 묶은채 호흡하고 미소짓는 나의 동료 이상으로 말입니다. 산을 사랑해서 산에서 살다 산에묻힌 김기섭 선배의 영전에 삼가명복을. [선데이서울 71년 6월 20일호 제4권 24호 통권 제 141호]
  • [Zoom in 서울] “장바구니물가 알고보니 허수 많네”

    [Zoom in 서울] “장바구니물가 알고보니 허수 많네”

    밀가루와 식용유가 최근의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동향을 파악할 때 비중 있는 기준치로 쓰이는 밀가루와 식용유가 지난해부터 계속 오르고 있는 반면 시장 상인이나 음식점 주인 등이 많이 올랐다고 말하는 배추, 무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인 것이 특이하다. ●두부는 4.9%↑, 원료인 콩은 1.0% 올라 서울지방통계청이 5일 서울시에 배포한 서울 지역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은 1월보다 3.4% 올랐다. 지난해 2월에 비하면 무려 71.1% 오른 셈이다. 식용유 가격은 1월보다 1.4%, 지난해 2월보다 12.7% 올랐다. 밀가루와 식용유가 오르면서 자장면 가격도 각 3.8%,10.9% 덩달아 올랐다. 밀가루와 옥수수가 원료인 식용유의 가격상승은 국제곡물가 상승 때문이다. 자장면을 만드는 데 중요한 식재료인 이들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상승한 데 비해 자장면 값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라면의 경우 아직 상승 징후가 분명치 않아 생산업체들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다. 금반지는 1월보다 3.4%, 지난해 2월보다 43.5% 상승해 최근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사과 등 과일 가격의 상승은 수확철이 아닌 때 발생한 것이어서 체감 물가와 관계가 없다. 반면 소비자들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여기는 콩 가격은 각 1.0%,1.3% 오른 데 불과했다. 그런데 콩을 주 원료로 하는 두부 가격은 4.9%,9.0%나 올랐다. 결국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폭등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은 중국집 주인과는 달리 두부 생산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전체 물가 지난달보다 0.3% 상승 배추 가격은 1월보다 14.3%, 무는 11.9%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가격과 비교하면 각 61.3%,65.2% 올랐다. 일부에서 “요즘 채소 값이 많이 올랐다.”며 음식값을 인상하는 것은 ‘엄살’인 셈이다. 또 지난해 이맘때 채소 가격이 높은 것은 물가상승과 별 관계가 없다. 배추, 무 가격은 생산지 수확량, 유통도매상의 담합 등 가격이 수시로 오르고 내려 물가동향을 파악하는 데 비중이 낮다. 또 신학기인데도 교복 가격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비자물가는 매월 서울 시내 재래시장, 대형할인점, 부동산중개소 등 2000여곳을 대상으로 489개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인 셈이다. 서울의 전체적인 물가는 1월보다 0.3% 상승해 전국 7개 권역의 평균(0.4%)보다 낮게 올랐다. 최근 물가는 부산 0.7%, 대구 0.6%, 광주·대전 0.5%, 울산 0.4%, 인천 0.3% 순으로 올랐다. 전반적 상승 폭은 그리 높지 않았다. 서울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흐름을 파악할 때 밀가루와 식용유, 라면 가격 등이 중요한데, 다행히 라면 가격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행복을 만드는 생각웃기

    “우리 치아 중에 가장 마지막에 나는 치아는 무엇일까요?” 사랑이도 뻐드렁이도 아니고 ‘틀니’라고 합니다. 우스개 소리인데 올해 70살이신 저희 어머니는 틀니를 하고 계십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서 하나씩 빠지던 치아가 아예 하나도 남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틀니를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6남매 형제자매들도 모두 치아가 좋지 않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어금니가 흔들거리고 썩어서 금니를 씌워야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금니를 하고 나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왠지 부담을 느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할 때나 크게 웃을 때는 왠지 금니가 보일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기까지 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를 닦지 않아 이가 썩어서 금니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서 스스로 움츠려들었던 거죠. 이 금니와 함께 어렸을 때 또 하나 말못할 고민은 까만 얼굴피부 때문이었습니다. 제 얼굴이 남들보다 까맣기 때문에 친구들은 종종 저를 시커먼스라고 불렀는데 솔직히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번쩍이는 금니와 까만 피부로 인해 큰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왜 난 튼튼한 치아를 갖지 못했을까? 왜 내 피부는 지저분하게 까만 피부일까? 라는 생각으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당연히 사람 만나는 것이 짜증나고 만나더라도 왠지 내 까만 피부와 치아를 욕하는 것 같아 마음은 언제나 바늘방석이었죠. 하지만 20살이었던 어느 날 한 잡지를 보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바로 까만 피부가 우성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까만 피부가 생물학적으로 하얀 피부보다 더 잘낫다는 말입니다. 그 한마디에 제 피부에 대한 열등감은 신기하게도 싹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하얀 얼굴이 엄청난 동경의 대상에서 동정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치과에 간 일이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말 한마디 때문에 치아에 대한 열등감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 의사선생님이 제 치아를 보더니 말하더군요. “우와 부자네요. 입안에 금은방을 차리셨네요.” 그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후에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합니다. “저 현금부자입니다. 전 입안에 금은방 차렸습니다.” 이 말에 사람들은 크게 웃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단점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고수라는 것을 그때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키가 작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152cm의 키에 몸무게는 65kg까지 나가 여자 몸으로서는 약간 뚱뚱한 편이었지만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남들의 키가 큰 것이다. 뚱뚱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날씬한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말합니다. “난 이래봬도 연비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작고 뚱뚱하니깐 잘 굴러갑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제 입맛대로 바꿔지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며 쓰러지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 하나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결국 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됩니다. 저는 현재 웃음치료사와 유머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을 찾아준다는 것은 단순히 한번 더 웃게 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올바르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 자주 많이 웃는 것이 필수입니다. 웃게 되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자기의 단점이나 아픔보다는 장점이나 기쁨만을 보게 만듭니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리 웃는다 해도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우선되지 않는 웃음은 하릴없는 몸짓에 불과합니다.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치유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는 행복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을 꿰는 하나의 틀로서 우리는 말의 지배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랑”, “우정”, “기쁨”, “장미”, “희망”, “아들”, “행복”, “웃음”, “감사”, “대단해”, “당신이 최고야” 등의 말은 그 자체로 행복의 파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 파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세상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삽니다. 진정한 행복은 아픔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보며 더 많이 웃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생각웃기의 정수입니다. 이번달에도 행복하세요. 하하하! 최규상의 유머발전소 [유머퀴즈] 1.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이유는?........................................ 밥줄을 끊어놔서.. 2. 슈퍼맨의 가슴에 있는 S자는 무엇의 약자일까요?...................스판 3. 플레이보이 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 감은?.......................................... 바람개비 4. 먹으면 죽는데 모든 사람들이 결국 먹고 죽는 것은?................................ 나이 [추석과 송편] 제가 어제 교회에서 들은 유머인데요 옛날 시골마을에 지능이 좀 모자라 세상을 편하게 사는 분이 계셨는데 추석 때 송편을 빚어 놓은걸 찌지도 않았는데 집어먹더니 혼자 중얼거렸다. “이 송편은 속은 익었는데 겉이 안익었네.” [파바로티는 어느 집 자손?] 얼마 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몇일 전에 타개했는데요. 그는 어느 집 아들이었을까요? 4번 1) 휘파람을 잘 부르는 노래방집 아들 2) 경극을 좋아하는 중국집 아들 3) TV드라마를 좋아하는 전파사집 아들 4) 오페라를 좋아하는 빵집 아들. 5)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PC방집 아들 [메뚜기와 하루살이] 메뚜기가 길가던 하루살이를 때렸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자기 친구들 20,000마리를 데리고 메뚜기에게 복수하러 갔다. 하루살이들이 메뚜기를 포위하고 마지막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그러자 메뚜기가 소원을 말했다. “내일 싸우자.” [맹인부부] 맹인남편이 개안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드디에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처음으로 부인의 얼굴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러자 엉겹결에 부인이 대답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글 최규상 웃음치료사, 웃음코치, 한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여기 짜장면 한 그릇 갖다 주세요’하고 전화 한 통화하면 ‘짜장면 시키신 분’하고 금세 달려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짬뽕한 그릇이면 마음속에 해가 뜬다. 학교 다니면서 졸업식과 입학식에는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것이 최고의 외식이었다. 직장인이 되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한 잔 하잖다. 돈이 궁했던 학창시절에는 덤으로 받았던 짬뽕 국물 한 그릇은 그 시대 최고의 안주였다. 그 추억을 떠올리며 골목 어귀에 있는 중국집에 가기로 했다. 양장피 한 접시에 이과두주 두어 병이면 소주를 마시는 것 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흠뻑 취할 수 있으니 여러 면에서 이득이다. 이렇게 중국음식은 우리 곁을 지켰다. 그러다 보니 너무 만만하다. 그래서 젊은 학생들은 친구가 하는 일이 이해가 안되면 ‘너 진짜 웃기는 짬뽕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친근한 중국음식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먹나? 우리가 자주 먹는 자장면은 무슨 뜻일까? 탕수육은 왜 탕수육이라고 하지?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조리를 전공하는 1학년 학생들에게 자장면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일까요? 라고 물으면 ‘짠 맛이 나는 장이 들어가서 짜장면이라고 해요’라고 답한다. 그럼 탕수육은 무슨 뜻인가요? 라고 물으면 “탕수육은 국물이 있으니까 탕이라고 하고 고기 먹을 때 수육 느낌이 나기 때문에 수육이라고 해요”라고 자신있게 답한다. 자장면의 뜻은 장(醬)을 튀겨서(炸) 만든 면이라는 소리다. 자장면 만들 때 쓰는 장은 춘장이다. 춘장도 다른 장과 마찬가지로 콩으로 만든다. 콩에 밀가루를 넣어 만든 춘장은 처음에는 된장과 같은 갈색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짙게 변한다. 그러나 춘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그 색깔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워 캬라멜 소스를 넣어 검은 색이 나게 만든다. 탕수육은 왜 탕수육일까? 중국요리는 요리의 이름에 그 요리의 성격을 모두 담아 놓았다. 탕수육의 탕은 설탕당(糖), 수는 식초 초(醋), 육은 고기육(肉)이라는 뜻이다. 돼지고기를 달콤하고 새콤하게 만든 요리라는 뜻이다. 원래 중국어 발음은 탕추러우였으나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어를 따라서 하는 과정에서 탕수육이라고 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량주의 안주로 제일인 양장피는 해파리와 같은 해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양장피는 고구마나 감자의 전분을 익혀서 대나무 발에 넣어 말린다. 바싹 마른 전분은 한 장의 종잇장 같아 껍질‘피’라는 의미로 피라고 부르는데 요리 한 접시를 만들 때 두 장의 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양장피(兩張皮)라고 한다. 팔보채는 얼핏 이름만 보면 여덟 가지 보물을 넣어 볶은 요리다. 보물이라고 하니까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의 보석이 떠오른다. 설마 그런 보석들을 넣어 요리를 했을까. 여기서의 여덟가지 보물은 해물이나 채소 중에서 여러 가지를 함께 볶았다는 의미이지 꼭 여덟 가지 일 필요는 없다. 오향장육도 마찬가지다. 다섯 가지 향을 넣어 만든 돼지고기 요리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하면 팔각, 산초, 계피, 진피, 정향 등 다섯가지 향을 모두 넣어야 하지만 대강 팔각, 산초만으로도 향이 진하게 나오므로 요리에서 숫자가 나오면 여러 가지 향을 넣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최근 중국음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송대의 문인 소동파가 만들어 먹기 시작해서 유명해 졌다는 동퍼러우(東坡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소동파가 중국 항주의 태수로 발령이 나서 내려갔더니 항주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 서호가 제방이 무너져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를 본 소동파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제방을 원 상태로 복구를 시켜 놓았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삼겹살을 선물했다. 소동파는 주민들이 선물로 준 삼겹살에 간장과 황주를 넣어 맛난 요리로 만들어 지역주민과 나누어 먹었다. 고기의 맛을 본 사람들이 소동파에게 이 요리의 이름을 물었다. 소동파는 내가 만든 요리라서 이름이 없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럼 동파께서 만들었으니 동파육이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하면서 이 요리를 동파육이라고 불렀다. 대학에서 나의 전공은 중국어문학이었다. 학교 졸업 후 중국요리를 업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중국음식점 주방에 들어가서 일하기 시작했다. 손님 중에서 난자완즈를 시키는 손님이 계시면 홀에서 서빙하는 아가씨는 주방에 있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언니 남자 빤스하나 만들어주세요”. 그러면 나는 “어른 빤스 만들어 줄까? 아니면 애기 빤스 만들어줄까?”라고 물었다. 난자완즈 큰 접시, 아니면 작은 접시냐고 묻는 소리다. 난자완즈는 완자(丸子)를 지지기(煎) 어렵다(難)는 소리다. 그러나 요리이름에 어려운 글자가 있으니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아 발음이 똑같으면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南자로 바꾸어 난젠완즈(南煎丸子)가 된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지지고 볶으면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두가지는 모두 음식을 요리할 때 사용되는 조리방법이다. 지짐은 빈대떡이나 생선을 지져서 익힐 때 전(煎)부친다고 하는 바로 그 전이다. 볶음은 초(炒)인데 중국집에서 먹는 볶음밥이 차오판(炒飯)이다. 탕수육 먹고 요리 하나 더 먹고 싶을 때 가장 인기 메뉴는 깐소새우(干燒蝦仁)다. 소(燒)자의 왼편에도 火자가 있으니 이 또한 ‘조림’을 뜻하는 조리법이다. 깐소새우는 양념이 새우를 좋아해서 새우의 몸에 감겨 절대로 떨어지면 안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새우조림이다. 중국요리하면 프라이팬을 휘감아 올라가는 강한 화력이 생각난다. 그래서 요리 이름 속에 불(火)이 들어간 글자가 자주 등장한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중국 요리 집에 가도 늘 요리만 먹을 수 는 없다. 가끔 물만두가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중국에서 만두라고 하는 음식은 속이 없는 맨 빵이다. 그리고 우리가 물만두, 왕만두, 군만두, 찐만두로 구분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구분한다. 재미있는 사연은 물만두에 있다. 중국어로 물만두와 하룻밤은 모두 ‘수이자오’라고 말한다. 또 하룻밤과 한 그릇은 모두 ‘이완’이다. 단지 성조를 몇 성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진다. 중국어를 갓 배우기 시작한 한 아저씨가 중국의 식당에 들어갔다. 아저씨는 아가씨 만두 한 그릇에 얼마예요? 라고 묻는 다는 것이 성조를 잘 못 발음하는 바람에 아가씨에게는 “아가씨랑 하룻밤 자는데 얼마예요?”라고 묻고 말았다. 이 말은 들은 아가씨 처음 보는 손님이 하룻밤을 자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어이가 없다. 순간적으로 화가 난 아가씨는 아저씨의 뺨을 때리고 말았단다. 100년이 넘도록 우리 곁에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자장면, 탕수육.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고 했는데 이제 자장면과 탕수육을 알고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하나 더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신계숙 : 단국대중어중문학과, 이화여대 식품학 박사. 중국어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음식에 필이 꽂혀서 중국집 ‘향원’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시작했다. 2001년 경영자총회에서 ‘중국음식문화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시작했다. 최근 SK, LG, 신세계 등에서 중국비지니스 성공비법에 대한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글 신계숙 배화여자대학 중국어통번역과 조교수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방제 지휘부없어 우왕좌왕 공무원 ‘칼퇴근’땐 한숨만”

    “방제 지휘부없어 우왕좌왕 공무원 ‘칼퇴근’땐 한숨만”

    “공무원요? 일부이겠지만 방제현장에서 칼 같이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데요.” “사진 찍고, 밥만 먹고 떠나는 정신없는 자원봉사자도 있었어요.” “정치인은 이보다 더했어요. 기름 한삽 퍼내더니 떠났습니다.”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방제작업에 자원봉사자로 참여 중인 김모(대구시)씨는 18일 사고발생 이후 1주일의 봉사기간에 느꼈던 뿌듯함 등의 소회와 도출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씨는 일부 단체의 자원봉사자는 사진 찍고 밥만 먹고 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집과 옷제작 중소업체에서 일하는 중국인 두 중년 여성이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비로 이곳에서 이틀간 잠을 자면서 기름때를 닦아냈다. 김씨는 “조선족도 아닌 한족이 자원봉사를 하는 걸 보고 일부 한국인의 볼썽사나운 모습과 비교돼 미안하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공무원들 “시키는 대로만 해라” 그는 경직된 공무원 조직의 행태도 지적했다. 현장 공무원이 잘못된 점을 군청에 건의를 하면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막무가내로 묵살해 위압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일부 공무원의 칼같은 출·퇴근은 기름 유출 사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직시했는지를 의심할 정도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말한 일부 공무원의 행태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었다. ●정치인들 한삽 뜨고 사진 한장… 정치인도 성토했다. 기름 유출사고가 터지자 대선 후보 모두 기름방제 현장을 찾았고 많은 국회의원이 동행을 했다. 그는 “이곳에 왔던 정치인 상당수는 기름 한삽 정도 푸고서 급히 돌아가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무엇보다 초동방제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에 현장과 지휘부가 협조가 안돼 우왕좌왕했다.”며 “처음에 분리수거도 안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기름제거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기관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초기 자원봉사 멤버들이 백사장을 뛰어다니며 ‘모래 퍼내지 말라.’고 외치고 돌아다녀야 했다고 전했다. 교사 임용고사를 치른 뒤 자원봉사를 하러 왔다는 그는 “자원봉사의 발길은 계속돼야 한다. 만리포에 꼭 다시 놀러오겠다.”며 태안과의 훗날을 기약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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