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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미디언 홍윤화,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 캐스팅...요리사 역할

    코미디언 홍윤화,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 캐스팅...요리사 역할

    코미디언 홍윤화가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캐스팅됐다.6일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코미디언 홍윤화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5월 첫 방송을 앞둔 ‘기름진 멜로’는 대한민국 최고 중식당의 스타 셰프에서 다 망해가는 동네 중국집의 주방으로 추락한 남자의 사랑과 생존, 음식 이야기를 담아낸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극 중 홍윤화는 미슐렝가이드 투스타를 받은 호텔 중식 레스토랑 ‘화룡점정’의 요리사이자 주방의 유일한 홍일점 ‘간보라’ 역을 맡게됐다. ‘간보라’는 귀여운 얼굴과 달리 북경오리의 배도 주저 없이 가르고 중식 칼로 오리발도 단 번에 자르는 대담한 성격의 소유자로, 남자들로 가득한 주방에 톡톡 튀는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윤화는 “예능이나 개그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로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돼 많이 설렌다”면서 “이번 작품을 위해 중식 요리, 도구들과 친해지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보시는 분들도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앞서 홍윤화는 개그 프로그램 및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레알스쿨’, ‘더 미라클’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홍윤화가 출연하는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는 현재 방영 중인 ‘키스 먼저 할까요’ 후속으로 오는 5월 첫 방송된다. 사진=JDB엔터테인먼트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우리가 만난 기적’ 라미란, 고창석 죽음에 오열..믿고 보는 명품 연기

    ‘우리가 만난 기적’ 라미란, 고창석 죽음에 오열..믿고 보는 명품 연기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의 라미란이 첫 방송부터 그 반응이 뜨겁다.어제(2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서 라미란이 ‘조연화’역으로 분해 첫 등장했다. ‘연화’는 형편은 넉넉치 않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따뜻한 인물로, 갑작스러운 남편의 사고로 생계를 잇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된다. 어제 방송에서 연화(라미란 분)는 집을 담보로 해서 중국집 만호장을 인수하고 안사장이 됐다. 주방장을 겸하는 남편 B현철(고창석 분)과 함께 알콩달콩 지내며 행복에 젖은 것도 잠시, B현철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며 입원하게 된 것. 혼비백산해 병원을 찾아간 연화는 크게 다치지 않은 B현철을 보고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잠시 한눈판사이 급사한 남편을 보고 오열했다. 이처럼 라미란은 생활력 강한 엄마부터 사랑스러운 아내, 그리고 남편을 잃은 슬픔과 가족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으로서의 암담한 감정까지 한 회에 다 보여주며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월,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시 정보] 나 구고신처럼 ‘갈등 협상가’ 되고 싶나, 노동·인사 경력 땐 일부 과목 면제라네

    [공시 정보] 나 구고신처럼 ‘갈등 협상가’ 되고 싶나, 노동·인사 경력 땐 일부 과목 면제라네

    드라마로도 제작된 유명 웹툰 ‘송곳’(글·그림 최규석)의 주인공 구고신 소장은 노무사다. 악덕 중국집 사장으로부터 지적장애인 아르바이트생의 밀린 월급을 받아내고, 쓰레기 수거업체에서 일하다 다친 노인의 산업재해 처리과정을 돕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노무사는 노동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노동·인사 등 노무관리 업무에 대한 조정·중재·권리구제 등을 하는 사람이다.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는 반드시 노동법을 지켜야 한다. 최근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굵직한 노동관련 이슈가 터져 나오면서 공인노무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노무사는 어떤 직업일까. 서울신문은 공인노무사 자격시험과 더불어 현직 노무사에게 노무사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아봤다.# 최소 합격인원 300명… 새달 16일부터 원서접수 올해는 제27회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이 치러진다. 지난달 14일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1차시험 원서접수는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시험 장소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개 지역이며 고사장은 원서접수 시 안내된다. 시험 날짜는 5월 20일, 합격자 발표는 6월 20일이다. 2, 3차 시험 원서접수는 7월 9일(월)부터 18일(수)까지다. 2차 시험 장소는 1차 시험과 같은 지역이다. 9월 1~2일 치러지며 합격자 발표일은 10월 31일이다. 3차 시험 지역은 서울뿐이며 고사장은 11월 5일에 공지된다. 11월 10~11일 진행되는 3차 시험 합격자 발표는 열흘 뒤인 11월 21일이다. 1차 시험은 오지선다 객관식이고 5과목이다. 노동법(1)·노동법(2)·민법·사회보장법까지가 필수과목이고 나머지 하나는 선택과목 2개(경제학원론·경영학개론) 중에서 선택한다. 각 100점씩이며 각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 돼야 합격한다. 1차 시험에서 영어는 공인 영어성적으로 대체된다. 토익(TOEIC) 700점 이상, 텝스(TEPS) 625점 이상 등이다. 2차 시험은 논술형으로 4과목이다. 노동법·인사노무관리론·행정쟁송법이 필수과목이며 나머지 하나는 선택과목 3개(경영조직론·노동경제학·민사소송법) 중 고른다. 노동법만 배점이 150점이고 나머지 세 과목은 각 100점씩이다. 노동법은 4문제가 나오고 나머지는 3문제씩 나온다. 1차 시험을 통과하면 그해와 다음 해 2번의 2차 시험 응시 기회를 준다. 3차 시험은 면접이다. 최근 3년간 3차에서 합격하지 않은 응시생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조합원 100명 이상 노조·노무 전담자 노동법 면제 노동·인사와 관련된 공인 경력이 있으면 일부 시험과목을 면제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소속기관, 중앙노동위원회나 지방노동위원회의 공무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했거나, 지방자치단체 노동관계법령 사무에 종사 혹은 해양수산부 소속 선원 근로감독관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노동법(1)·노동법(2)를 치지 않아도 된다. 조합원 100명 이상 노동조합, 산업별 연합단체 등에서 전임자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노무관리 전담자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도 여기에 해당한다.만약 노동행정에 종사한 경력이 10년이 넘는데, 그 중에서 5급 이상 공무원이나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5년 이상이면 1차 시험 전체와 2차 시험의 노동법 과목이 면제된다. 노동행정 종사 경력이 15년이고, 그중 6급 이상 공무원이나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8년 이상인 사람도 여기에 포함된다. 경력 산정 기준일은 3차 시험 합격자 발표일인 오는 11월 21일이다. 노무법인 유앤의 파트너 노무사인 오영배 노무사는 “노무사를 준비하려는 대학생은 학교 수업에서 법학·경영학 관련 수업을 들어두는 게 좋지만, 그게 필수는 아니다”면서 “노사 협상 같은 갈등 상황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분쟁·갈등과 관련된 수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균적인 노무사 준비 기간은 2~3년 정도지만, 최근에는 동차합격(같은 연도에 1~2차 시험에 붙는 것)하는 사람도 꽤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 노무사도 “목표 설정 시 올해 안에 모든 걸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면서 “내년 2차에 붙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연봉 천차만별… 노무법인 초임 200만~300만원 노무사에 최종 합격하면 6개월 동안 수습 기간을 거친다. 노무법인 등에 들어가서 노무사 업무를 보조하며 일을 배우는 기간이다. 수습이 끝나고 정식 노무사가 되면 진로는 다양하다. 노무법인에 취직하거나 개인법인을 차려도 된다. 노동조합에 들어가거나 일반 대기업에 들어가 인사·노무 업무를 맡아도 좋다. 노무사 연봉은 천차만별이다. 노무법인에서 일하는 경우 초임은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이후 경력이 쌓이고 본인 사무실을 차려서 ‘억대 연봉’을 누리는 노무사도 많다. 오 노무사는 노무사 직업 전망에 대해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업종의 회사가 생기고 다양한 계약 형태와 문제들이 발생해 노무 쪽 전문지식인 수요가 증대했다”면서 “앞으로도 사람을 고용하는 회사가 있는 한 노무사의 필요성은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화마당] 마당엔 밤새 감이 떨어졌다/정종홍 작가

    [문화마당] 마당엔 밤새 감이 떨어졌다/정종홍 작가

    툭! 거기, 떨어진 자리가 어디쯤인지 잠결에도 안다. 뒷마당에는 시골집이 그러하듯 탱자나무 높게 심어 가시 담장을 둘렀다. 뱀이 똬리 틀고 앉았는지 모를 그늘진 덤불에 손을 쑥 넣으면 잠결에 외워 둔 감이 놓였다. 그걸 그 자리서 앉아 먹는다. 허겁지겁 ‘내가 감을 그래 좋아한다.’ 한날 새벽엔 떨어진 감 주으러 가다 어머니는 손아래 시누이와 딱 마주쳤다. 먼저와 풀숲을 이래저래 뒤지던 시누이는 어머니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고 서로 멀뚱멀뚱 굳어 버렸다. ‘어째 요즘 떨어진 감이 다 오데 갔나 했더니….’ 그날 어머니는 당신 자식들 먹을 걸 축낸다 여기셨는지 “소금 단지에 넣을 땡감도 모자란다” 타박을 주셨다. 떨어진 감도 거들떠보지 않고 그래 지냈는데 하루는 왕할매가 어머니의 꽁꽁 언 손을 이래 쓰다듬으시며 “손부야 손부야 감 같은 거 옷 속에 넣어 두다 물들면 안 지워진다” 하시며 곶감 두 개를 손에 쥐여 주시는데 얼굴에 뜨거운 것이 확 몰려 냅다 뛰어가 탱자나무 덤불서 털썩! 설움이 터져 버렸다. 어머니의 손가락은 낫처럼 휘었다. 자식새끼 삼형제가 또 말썽 핀 날. 어머니는 우릴 설에만 입는 새 옷을 입혀 서울 소공동 미도파 백화점에 데려갔다. 지하층 음식 코너에선 작은 종지에 오징어무침을 팔았고 꽤 비싼 가격이었어도 어머니는 우리에게 “몇 접시든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 먹어라” 하셨다. 먹성 좋은 삼형제는 버쩍버쩍 접시를 비워 냈고 어머니는 묵묵히 “얼른 먹으라” 다독이셨다. 돌아오는 길. 그때는 국철인 1호선 전철은 줄곧 실내등을 끈 채 어둑어둑 달렸다. 철없던 우린 그저 한강 위를 지나는 것에 신기해 들떠 창문에 입김 붙을 만치 매달려 검은 강물을 내려다봤다. 문득 돌아본 어머니의 얼굴엔 한강 철교 기둥이 드리운 그림자가 휙휙 스쳤고 어머니의 눈매가 젖었기에 난 얼른 창밖을 보며 짐짓 까부는 척을 했다. 전철 역전 작은 중국집. 어머니는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 우리 셋을 주르르 몸에 붙이고 들어서 엉거주춤 “아저씨 고량주 딱 한 잔만 파실 수 있어예? 안주는 없어도 되는데…” 물었고, 문 닫을 시간 들이닥친 해괴한 구성의 우릴 본 주인 아저씨의 멈칫한 기색에 어머니는 바로 “아닙니다. 됐어예. 죄송합니다” 하고 황급히 돌아 나오셨다. 순간 어머니의 표정은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고 그 애잔함이 내게도 전해져 명치끝이 시큰 욱신거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머니의 손을 꽉 잡아 드릴 걸. 그러고 싶다. 설이면 어머니께서 가장 신경 쓰는 음식이 나물이었다. 고된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나물 해오라 하지 다른 반찬 해오라 안 한다’ 할 만큼 다듬어 씻고 무쳐 내는 일이 예사 신경 써서 될 일이 아니었다. 흐르는 물에 씻고 헹구고 돋보기 쓰고 골라내는 어머니의 나물과의 씨름은 매년 반복이었다. 그저 상에 올린 것만 본 자식들은 무심히 뚝딱 비벼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올해는 고사리 향이 덜하네, 그래도 무나물은 달아 다행이다.” 어머니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 남은 것들을 또 바리바리 싸서 안겨 주셨다. 늘 그런 푸근한 설날이었다. 고향 가는 길. 바라만 봐도 좋았던 감이 이젠 다 떨어지고 까치밥만 남았다. 소복이 눈 쌓인 가지에 붉은 홍시가 수줍게 비치면 처마 밑 주렁주렁 달린 곶감이 홍등처럼 빛나리라. 어머니의 그 가슴 아림을 간직하며.
  • 방화·살인범 절반 ‘음주’… 실수라고요?

    만취 상태에서 통제력을 잃고 홧김에 저지르는 ‘음주 범죄’로 무고한 시민들이 봉변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음주범죄에 대해 너그러운 사회적 관행을 개선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의 서울장여관에서 중국집 배달원 유모(53)씨가 저지른 방화로 무고한 투숙객 6명이 참변을 당했다. 지난 19일 인천 남구에서는 25세 남성이 만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 추돌사고를 일으켜 4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 18일 강원 강릉에선 술에 취해 도로 위에 누워 있던 이모(51)씨가 차에 치여 숨졌다. 모두 술이 원흉이 된 사건들이다. 21일 대검찰청 ‘범죄 분석’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검거된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성폭력·방화) 범죄자 가운데 음주자의 비율은 2013년 29.5%, 2014년 31.5%, 2015년 30.3%, 지난해 30.4%로 집계됐다. 강력범죄자 10명 가운데 3명은 음주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의미다. 특히 방화와 살인은 범죄자 2명 가운데 1명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를 정도로 ‘음주범죄율’이 높았다. 지난해 검거된 방화범 1219명 가운데 47.5%인 579명이 음주 상태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방화범은 2013년 46.7%, 2014년 47.0%, 2015년 45.4%로 매년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검거된 살인범 중에도 음주 범죄자가 45.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음주 범죄를 ‘술 먹고 하는 실수’로 보고 범행을 술 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가 참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은 “음주 범죄를 줄이려면 평소 음주 사고가 우발적이고 사소하다고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음주범죄가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별도의 치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경찰, 법조계, 의료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음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미미한 편이다. 현재 음주 범죄자에 대한 강제 알코올 치료 명령과 같은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음주 범죄자 해소센터’ 등 검거된 범죄자들을 다루는 별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미국 법원에선 음주범죄자가 AA(익명 알코올 중독자 치료 모임) 등의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출구 2m 옆… 서울여행 온 세 모녀, 홧김 방화에 참변

    출구 2m 옆… 서울여행 온 세 모녀, 홧김 방화에 참변

    방학 맞아 함께 여행하던 모녀, 영세여관 ‘달방’에서 숨진 채 발견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새벽 시간에 여관에 불을 질러 방학을 맞아 서울로 여행을 온 세 모녀 등 6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하나뿐인 출입구에 불을 지른 데다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많은 사람이 참변을 당했다. 21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새벽 3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서울장여관에서 유모(53)씨가 불을 질러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박모(34·여)씨와 박씨의 14세·11세 두 딸은 전남의 한 중소도시에 살던 모녀로, 지난 15일 집을 떠나 다른 여행지를 들렀다가 19일 서울에 도착해 서울장여관 105호를 숙소로 정했다. 잠을 자고 있던 세 모녀는 갑자기 덮친 화마에 입구에서 2m 남짓 떨어진 방에 있었는데도 미처 방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박씨의 남편과 친척 등 유족은 이날 날벼락을 맞은 듯 깊은 슬픔에 잠긴 채 경찰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세 모녀 외 투숙객 2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2도 화상을 입고 연기를 다량 흡입한 채 구조된 김모(54)씨는 치료를 받다 이날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세 모녀와 투숙객 3명 등 사망자 6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참극은 중국집 배달원인 유씨의 손에서 시작됐다. 유씨는 술에 취한 채 이 여관으로 찾아와 “여자를 불러 달라”며 성매매를 위한 투숙을 요청했다. 여관 주인 김모(71·여)씨는 “성매매를 하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유씨와 김씨는 말다툼을 벌였다. 유씨는 “여관에서 투숙을 거부한다”고, 김씨는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다”고 각각 경찰에 신고했다. 두 사람의 신고로 오전 2시 9분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유씨에게 “성매매를 요구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사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보고 철수했다. 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던 유씨는 인근 주유소로 가 휘발유 10ℓ를 구입해 오전 3시 7분쯤 여관으로 돌아왔다. 이어 여관 1층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이웃 여관 주인은 “새벽에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소화기를 들고 달려나가 진화를 도왔지만 워낙 작은 여관이라 순식간에 불이 번졌고, 투숙객들은 빠져나올 시간조차 없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불로 자고 있던 투숙객 10명 가운데 6명이 숨지고 4명이 심한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유씨는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자신의 범행임을 밝혔고 사건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장 여관은 1964년에 사용 승인을 받은 노후화된 2층짜리 건물로 31평 남짓에 객실은 모두 8개에 불과했다. 벌이가 변변찮은 저소득층 장기 투숙자들이 한 달에 40만~45만원을 내고 지내는 속칭 ‘달방’이라 불리는 영세 여관이었다. 특히 면적이 좁아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건물이 아니다 보니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옥상에는 창고 형태 가건물이 있어 탈출이 불가능했다. 경찰은 이날 유씨를 현주건조물 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민주 “6월 개헌 투표” vs 한국 “6월 투표 반대”

    민주 “6월 개헌 투표” vs 한국 “6월 투표 반대”

    여야가 11일 개헌 논의를 위한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개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전열 정비에 돌입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개헌정개특위의 본격 가동을 주문하며 개헌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통령의 개헌 발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통령 개헌 발의’를 고리로 한국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우원식(왼쪽)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에서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 적기를 사소한 정략으로 좌초시키면 국민에 신뢰받는 헌법기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개헌발의권이 마지막 수단이 되지 않도록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 의무를 다하도록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여야가 결론 내자”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의 언급은 한국당의 ‘비협조’로 개헌안 도출이 어려워지면 6월 지방선거에 맞춰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한국당을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일찌감치 개헌·정개특위 위원으로 5선의 박병석, 3선의 김상희·이인영, 재선의 김경협·박완주·윤관석 의원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또 사개특위에 3선의 정성호 위원장을 필두로 박범계·진선미·백혜련·이재정·이철희·조응천 의원을 포함해 전열을 갖췄다. 민주당의 전략에 맞서 한국당은 이날 김성태(오른쪽) 원내대표 주재로 헌법개정 및 정개특위·사법개혁특위 회의를 했다. 한국당은 6월 개헌투표 ‘절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개인의 소신을 주장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으로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부하 직원을 데리고 중국집에 가서 마음껏 시켜먹으라고 한 뒤 난 짜장면이라고 외치는 악덕 사장님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한국당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 거쳐 올해 안에 반드시 국민 개헌 이루겠다는 확고한 의지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개헌정개특위는 검사 출신의 4선 김재경 의원을 위원장으로 나경원·김진태·주광덕·정종섭 의원 등 법조인 출신 의원으로 구성됐다. 사개특위 위원으로는 여상규·염동열·이은재·장제원·윤상직·곽상도·강효상 의원 등 7명을 선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m
  • [길섶에서] 짜장면값 체면/서동철 논설위원

    얼마 전 중소도시 출장길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짜장면이 먹고 싶어졌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제법 유명세를 떨치는 중국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줄이 길었다. 기다리는 것도 싫지만 이런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만큼 심장이 강하지 못하다. 시골 장터 안팎에는 중국집이 여럿이었다. 메뉴를 보지 않으면 중국집인지도 모를 만큼 중국집답지 않은 모양새의 중국집이 왠지 끌렸다. 일흔 안팎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운영하는 이 집에도 손님은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6~7개의 테이블에 하나같이 한 사람씩 앉아 있었다. 나까지 포함해 모든 손님이 혼자였다. 짜장면과 우동은 3500원, 간짜장과 짬뽕은 4000원이다. 간짜장은 만족스러웠다. 나서는 길, 주인 할아버지가 먹고 있던 짬뽕은 더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저걸 먹어 봐야겠다 싶으면서도 후배라도 동행한 길이라면 4000원짜리로 점심을 때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집에 ‘혼밥’ 손님뿐인 것도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쏘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아 그런 것은 아닐까 싶어 혼자 웃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짬뽕 한 그릇 뿅~간다

    [公슐랭 가이드] 짬뽕 한 그릇 뿅~간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뜨끈하게 속을 달래줄 얼큰한 짬뽕이 생각납니다. 짬뽕은 저렴한 가격에 뚝딱 한 그릇 비울 수 있는 오래된 서민 음식이기도 합니다. 서울 중구에는 굴과 홍합 등 해산물을 푸짐하게 올린 짬뽕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 을지로에 있는 안동장과 서소문로에 있는 만리성은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화교(華僑)가 운영하는 음식점으로 일반 중국음식점과 다른 차별화한 짬뽕 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들러보면 좋습니다.# 홍합 한가득… 담백한 감칠맛 ‘만리성’ 짬뽕 만리성은 주변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다른 곳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다 16년 전 서소문로에 둥지를 튼 만리성의 대표 메뉴는 홍합짬뽕입니다. 홍합짬뽕을 주문하면 홍합으로 가득 덮힌 짬뽕을 한 그릇 내어줍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홍합과 매콤한 국물은 추위에 언 몸을 따뜻하게 녹입니다. 담백하고 쫄깃한 면발이 매콤한 홍합 국물과 어우러져 감칠맛이 납니다. 다른 곳에 비해 기름기가 덜한 편입니다. 음식점 내부는 이곳을 다녀간 유명인들의 방문 사진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홍합짬뽕은 여러 차례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최근에는 탕수육과 볶음밥이 TV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홍합짬뽕은 6000원입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9시30분까지 영업을 합니다. 만리성은 지하철 2호선 10번 출구에서 경찰청 사거리 방향으로 300m, 지하철 5호선 6번출구에서 경찰청 사거리 방향으로 500m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서울 最古의 중국집… 시원한 ‘안동장’ 굴짬뽕 1948년 문을 연 안동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음식점입니다. 화교 3대가 가업을 이어 가고 있는 집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굴짬뽕을 선보였습니다. 굴짬뽕에는 아삭한 배추와 채소가 들어있어 국물 맛이 개운하고 시원합니다. 특히 매끈하게 뽑아낸 면발이 쫄깃한 것이 특징입니다. 굴짬뽕은 입맛에 따라 시원한 맛과 매운맛을 골라 드실 수 있습니다. 면은 가느다랗고 탱탱한 편이며, 국물은 잘게 썬 돼지고기가 씹혀 감칠맛을 더해 줍니다. 최근 한 케이블 TV에 굴요리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굴짬뽕 9000원, 매운 굴짬뽕 9500원, 짜장면 6000원입니다. 평일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주말 오후 9시, 휴일 오후 8시)까지 문을 엽니다. 안동장은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10번 출구와 11번 출구 사이에 있습니다. 이은혜 명예기자 (서울 중구청 공보실)
  • [노주석의 서울살이] 소공동의 추억

    [노주석의 서울살이] 소공동의 추억

    촌놈들만 아는 40년 전 얘기다. 대학 진학 후 시작한 서울살이는 한동안 서울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친구들과의 만남은 으레 역전에서 이뤄졌다. 시간이 흘러 종각이나 명동으로의 진출을 꾀했다. 한 번은 네댓 명이 명동 찾기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했다. 그때 우리는 양복점이 즐비한 고층빌딩 숲에서 발길을 돌렸다. 우리가 헤어진 곳이 소공동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리고 30년 전 결혼식 때 입을 예복을 맞추려고 소공동 맞춤 양복점을 방문해서 치수를 재고, 가봉을 했을 때의 감회를 잊지 못한다. 직장생활을 시내에서 한 덕분에 소공동 일대를 무던히 쏘다녔다. 그 흔한 기념일 제정이나 기념식조차 없지만 지난 12일은 대한제국 건국 120주년이었다. 알다시피 대한제국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2년 10개월 17일 동안 실재한 이 땅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국이다. ‘그놈의’ 식민사관 탓에 오랫동안 잊혔다. 아직도 대한제국이 아니라 조선이 폐망한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대한제국으로부터 국호와 국기를 물려받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격이다. 공교롭게도 소공동 건너편 정동은 흥청거렸다. 때마침 중구청이 주최하는 ‘정동야행’이 열렸기 때문이다. 정동은 고종이 국내 망명지로 택한 러시아 공사관 등 서구 열강의 공관과 학교, 교회를 내세워 이 땅의 새벽을 알린 ‘근대 1번지’로 각광받고 있다. 태종의 둘째딸 경정 공주가 살던 ‘작은공주골’을 한자로 옮긴 소공동은 소박맞은 느낌이다. 사대문 밖 용산이 외국군의 주둔지였다면 소공동은 외빈용 숙소라는 공간사를 품고 있다. 뒤집어 보면 임진왜란 때 왜장 우키타 히데이에가 처음 머물렀고, 명의 장군 이여송이 이어받은 뒤 중국 사신이 묵는 남별궁이 들어섰다. 청의 위안스카이가 12년간 이곳을 중심으로 ‘총독’ 노릇을 하면서 소공동 화교촌의 기원이 됐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소공동 중국집을 기억하는 까닭이다. 고종은 황제국에만 둘 수 있는 천단(天壇)인 환구단과 태조의 신위를 모신 황궁우 그리고 영빈관인 대관정을 소공동에 세웠다. 경운궁(덕수궁)에서 고개만 들면 바라볼 수 있도록 소공동에 건립했다. 정동이 대한제국의 머리라면 소공동은 대한제국의 심장이었다. 정동과 소공동은 일제강점기 된서리를 맞았다. 경운궁은 사쿠라 피는 중앙공원으로 둔갑했고, 환구단은 허물고 호텔을 세웠다. 소공동이라는 지명조차 2대 총독 하세가와 요세미치(長谷川 好道)의 이름을 따 장곡천정으로 바꿨다. 모더니즘의 대표 시인 김광균의 ‘장곡천정에 오는 눈’에 등장하는 ‘찻집 미모사의 지붕’, ‘호텔의 풍속계’, ‘기울어진 포스터’가 당대 소공동의 첨단 풍경이다. 해방 후 도로 지명을 바꿀 때 대한제국은 기억하지 않았다. 소공동에 한 번 잘못 깃든 외빈용 숙소의 장소성은 대한제국의 영빈관인 대관정과 철도호텔 그리고 반도호텔로 이어졌다. 철도호텔은 웨스틴조선호텔, 반도호텔은 롯데호텔의 전신이다. 플라자호텔은 1978년 도심재개발사업 1호로 화교촌 자리에 지어졌다. 지금 대한제국의 심장에는 피가 돌지 않는다. 호텔이 된 환구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고 복원은 요원하다. 황궁우는 한낱 호텔 장식품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공터로 남아 있던 대관정 터와 양복점 빌딩군을 이루던 근대 건물 7채 자리에 또 특급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정동에는 근대의 향기나마 남았지만 소공동의 추억은 흔적마저 사라질 참이다.
  • 北 핵도발에 위기감 고조…최저임금 인상에 자영업자 근심

    與 “文정부 기대감… 칭찬 많아” 野 “선심성 정책에 우려 목소리” 여야 의원이 8일 전한 추석 민심의 공통 키워드는 단연 ‘북핵·안보’였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발언 등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념·세대·지역을 떠나 안보 이슈가 추석 밥상머리 화두를 차지했다. 좀체 살아나지 않는 경제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어딜 가든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았다”면서 “일부 전술핵 무기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전쟁 없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은 “북핵 문제는 너무나 심각한데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다 보니 현 정부가 북핵 문제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도 “북한의 핵 위협이나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굉장히 많았다”고 밝혔다. 먹고사는 문제를 둘러싼 걱정도 적지 않았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피자가게, 김밥집, 중국집 사장님께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걱정이 많으셨다”며 “‘내년부터는 경기가 상당히 안 좋아지는 거 아니냐’, ‘고용하는 사람도 줄여야 하는 거 아니냐’ 등 현실적인 불안감이 느껴졌다”고 소개했다. 김상훈 의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예전처럼 사람을 쓰지 못하겠다는 자영업자와 기업인의 막연한 불안감이 컸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야 의원이 전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야당 의원은 안보와 경제 문제에 관한 현 정권의 안이함에 대한 우려를, 여당 의원은 현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격려를 이야기했다. 김상훈 의원은 “(문 정부가) 아무래도 선심성 퍼주기 정책을 많이 하다 보니 나라가 제대로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경진 의원도 “원전만 해도 환경단체 쪽 이야기만 듣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최저임금이나 비정규직 정규화도 천천히 선회해야 경제 충격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박완주 의원은 “전통시장, 경로당 등을 추석 연휴에 여유 있게 돌아봤는데 전체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도 “어려운 서민경제를 살려 내고 불안한 안보 상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의 말씀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고경표 “약자에게 희망과 용기 주고 싶어… 내 인생도 착한 방향으로 틀었다”

    고경표 “약자에게 희망과 용기 주고 싶어… 내 인생도 착한 방향으로 틀었다”

    “참 오랜만에 보는 착한 드라마잖아요. 어릴 때 만화책을 보면서 느꼈던, 비현실적이라도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이번 작품이 제 인생을 착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자산이 됐다고 생각해요.”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고경표(27)를 만났다. 그는 최근 종영한 KBS2 금토 드라마 ‘최강 배달꾼’에서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주인공 최강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드라마는 금·토요일 밤 11시라는 시간대에도 흙수저 청춘들의 꿈과 희망, 배달부들의 애환을 잘 담아낸 건강한 청춘극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시청률을 꾸준히 올려 나갔다. ●“배달부 고충 알아줬으면 좋겠다” 극중 강수는 끊임없이 골목 상권을 위협하는 대형 자본에 맞서 상인들을 설득하고 배달부들을 모아 정정당당하게 대기업과 맞서 싸운다. 고경표는 “강수의 강점은 어떠한 상황에도 꺾이지 않는 바르고 공정한 마음가짐”이라며 “현실에서 이보다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약자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여자 주인공을 맡은 채수빈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잘 먹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은 뒤 그릇을 깨끗하게 반납하자는 취지다. 고경표는 “배달부들의 고충을 많이 듣게 됐는데 반납하는 그릇에 쓰레기를 모아서 내놓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속상했다”면서 “어차피 가서 씻는 그릇이라고 하지만 깨끗하게 내드리니까 일하시는 분들이 참 좋아하더라. 서로를 위해 배려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뽀글 헤어스타일’ 직접 아이디어 내 2010년 드라마 ‘정글피쉬2’로 데뷔한 고경표는 ‘응답하라 1988’ 선우, ‘질투의 화신’ 고정원, ‘시카고 타자기’ 유진오 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단독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기할 때 “나만의 캐릭터 구현”에 가장 신경쓴다는 그는 뽀글거리는 헤어스타일로 최강수의 성격을 표현했다. “남자 주인공의 외모에 대한 고착화된 이미지를 좀 깨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 읽은 만화 ‘원피스’의 아오키지 캐릭터 등에서 따왔는데, 자유분방한 열혈 청춘의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는 롤모델로 미국 배우 고 히스 레저를 꼽으며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표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나 이미지가 없어 불안하지 않으냐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그런 고정된 이미지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고경표가 이번에는 어떻게 표현할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길섶에서] 복고(復古)의 계절/박건승 논설위원

    서울 소공동 하면 예스러운 고급 양복점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도 몇몇 곳이 복고의 명맥을 잇는다. 태평로의 옛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이 헐리면서 대한성공회 본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볼 수 있게 된 것도 다행이다. 오래된 것을 보는 반가움에서다. 동네 인근 숲공원 가는 골목길에 복고풍의 양복점 하나가 생겼다. 상호가 그냥 ‘양복’이다. 격조가 있다. 언제 어디선가 봤던 모습이다. 골목 일대가 카페와 브런치 전문점으로 바뀌어 가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지나칠 때마다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꽤 오래전 살았던 읍내에는 업종별 대표집이 한두 곳씩 있었다. 극장, 중국집, 이발소, 그리고 양복점이 그랬다. 요즘엔 복고술집과 복고다방이 새 창업 아이템으로 뜬다. 서울시는 ‘고고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그때가 좋아서 복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고 싶어서 기억한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복고는 자신과 친숙한 추억의 가치를 찾는 일일 게다. 어쩌면 우리는 추억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모른다. 퇴근길에 70, 80년대의 올드팝 CD 모음집이라도 하나 사야겠다.
  • 박성진 후보, 기자실 깜짝 방문 “흙수저인 내 성공은 상생의 힘”

    박성진 후보, 기자실 깜짝 방문 “흙수저인 내 성공은 상생의 힘”

    “창조신앙 믿지만 진화론도 존중 부친 보증으로 망해 단칸방 전전 중학교 때 학비 없어 학교 못 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마련된 중소벤처기업부 기자실에 박성진(49) 중기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불쑥 들어섰다. 청문회 절차를 남겨 놓은 장관 후보자가 기자실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박 후보자는 “중소기업과 벤처, 4차 산업혁명 등 나라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실 방문에 앞서 그는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내정 소감문’을 보내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들은 국회 청문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공식 임명장을 받을 때까지 최대한 ‘잠행’하는 게 통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박 후보자가 그럼에도 이렇듯 부담스러운 행보에 나선 것은 후보 지명 과정에서 불거진 ‘창조과학 신봉자’ 논란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창조론을 믿는다기보다는 성경의 창조신앙을 믿는 것”이라며 “공학도로서 진화론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박 후보자는 창조과학회 이사직에서 바로 사퇴했다. 동성혼 제도화 반대 논란과 관련해서도 “(제도화 자체를 반대한다는 게 아니라) 시간을 갖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여건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고 어린 시절을 소개하면서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고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학교를 못 간 적도 있다”며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고 대기업(LG전자)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은 “함께하는 상생의 힘 덕분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후보자는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중기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항공대를 수석 졸업한 박 후보자는 현재 모교 교수로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커버스토리] 장·차관들이 가질 않는데… 자유로운 휴가 문화 해법은

    [커버스토리] 장·차관들이 가질 않는데… 자유로운 휴가 문화 해법은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왔지만 다른 나라 이야기인 양 입맛만 다시며 아쉬워하는 공무원도 상당수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 연가는 최대 21일이지만 대부분 공무원은 10~12일 정도만 쓴다. 연가를 모두 소진하는 공무원은 극히 드물다. 고위직에 올라갈수록 1주일 이상 길게 휴가를 내기도 어려워 두세 차례에 걸쳐 1~2일 정도 집에서 쉬며 생색만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어떻게 해야 자유로운 휴가 문화를 갖게 될까. 이들에게 해법을 직접 들어 봤다.# “윗분들부터 길게 쉬셔야 공직사회 변해” 많은 공무원들이 “윗분들이 변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상급자가 휴가를 가지 않으면 하급자는 인사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휴가’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않는다. 이 같은 공직사회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 고위 관계자는 “모든 부처 장·차관이 시쳇말로 ‘미친 척하고’ 2주일 이상 여름휴가를 다녀와야 한다”면서 “그런 뒤에 이들이 부하 직원에게 ‘여러분도 나처럼 쉬고 오라’고 독려하면 공무원 휴가 문화는 금세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앙부처 과장은 공무원 휴가를 중국집 회식 메뉴에 비유하며 상관들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그는 “‘맛난 것 먹자’고 부하 직원들을 중국집에 끌고 가서는 자리에 앉자마자 ‘짜장면’을 외치면 그날 회식 분위기가 어떻게 되겠냐”면서 “공직사회 전체가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려면 고위 공무원들이 먼저 1주일 이상 쉬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고위공무원단은 물론 국·과장들조차 휴가를 가지 않는데 사무관 이하 직원들이 무슨 배짱으로 휴가원을 내겠냐”면서 “그나마 새 대통령이 ‘자신부터 연차를 모두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무원 휴식권을 보장하려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 ‘휴가는 특혜 아닌 권리’ 명확히 인식해야 여름 휴가가 윗분들이 제공하는 ‘시혜’가 아니라 공무원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로 인식되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내 연가 한도 내에서 휴가를 쓰는데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휴가를 떠나는 이유를 밝힐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한 공무원은 “상당수 고위직은 자녀가 모두 독립해 휴가를 다녀와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면서 “그런 분들에게 지배받는 공무원 휴가 문화를 바꾸려면 휴가를 쓰지 않는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한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지금의 ‘공무원 대기문화’(자신이 속한 집단에 문제가 생기면 할 일이 없더라도 구성원 전원이 출근하거나 퇴근하지 않고 기다리는 풍토)를 없애야 공직사회 말단까지 제대로 된 휴가 문화가 뿌리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떤 상사는 부하직원이 9월이나 10월쯤 연가를 쓰려고 하면 ‘여름휴가 갔다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쉬냐’고 타박하거나 ‘이번만은 너그러이 용서해 주겠다’며 선심 쓰듯 말한다”면서 “공무원의 당연한 권리인 휴가 사용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듯 간섭하려고 드는 상사의 계급주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 없어도 일 돌아가게’ 시스템 지원 뒷받침돼야 공무원 누구나 마음 놓고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공직사회 전체의 시스템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맡고 있는 업무가 정·부(正·副) 분담이 안 돼 있어 나 말고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내가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민원인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소방 공무원의 경우 휴가나 출장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비번 중인 다른 사람이 대신 일하고 수당을 받는 ‘플러스 근무제’가 정착돼 다른 공무원들보다는 여름휴가를 원활히 다녀올 수 있다”면서 “공직사회 전반에도 이런 식의 제도 보완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휴가 때만이라도 학교나 학부모의 ‘카톡 연락’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오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새는 담임교사가 학부모와 카톡방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반화돼 있다”면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학부모들에게서 카톡이 오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쳐도 휴가 때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 알림음이 울려 대면 옆에 있는 가족에게 너무도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 시기를 휴가철과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북도의 한 공무원은 “상반기 정년 퇴직(6월 말) 뒤 7월 말~8월 초에 대규모 정기 인사가 이뤄지곤 하는데 자신의 거취가 달린 인사를 앞둔 공무원들이 마음 편히 휴가를 낼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 휴양시설 업그레이드·휴가시즌 업무배분 등 주문도 이 밖에도 서울 지역 일선 경찰서 과장은 공무원 휴양시설을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경찰 수련원 등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기는 하지만 노후된 곳이 많고 지역마다 시설 편차도 크다”면서 “호화찬란한 리조트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아빠 직업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이면 된다”고 말했다. 한 교육부 주무관은 “2년 전쯤 담당 과장이 부하 직원들의 휴가 기간을 숙지하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하다 일 배분이 안 돼 과 전체가 여름 내내 ‘업무 폭탄’을 맞아 어려움이 컸다”면서 “최소한 자신의 달력에 부하 직원 휴가 날짜 정도는 표시해 두는 노력은 보여 줬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부처종합
  • [새 영화] ‘그 후’

    [새 영화] ‘그 후’

    제목은 ‘그 후’인데, 영화는 러닝타임 대부분을 ‘그전’에 할애한다. 새달 6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 ‘그 후’는 시금털털하게 느껴지는 불륜에 얽힌 이야기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이 작품에는 한 남자와 세 여자가 나온다.남자는 글 좀 깨나 쓰는 문학평론가이자 출판사 사장인 봉완(권해효)이다. 여자는 출판사 직원으로 봉완과 불륜에 빠지는 창숙(김새벽), 남편의 외도에 치를 떠는 해주(조윤희), 출판사 출근 첫날 창숙으로 오해받아 해주에게 난데없이 귀싸대기를 얻어맞는 아름(김민희)이다. 감정이 달뜨던 불륜의 순간과, 불륜으로 예기치 않게 파생된 파열의 순간들이 파편화되어 뒤죽박죽 뒤엉키는 데 그 사이사이 밥상머리에서, 중국집에서, 사무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또 닭볶음탕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홍상수 특유의 일상 대화 장면이 반복된다. 삶의 의미와 말과 실체, 믿음을 놓고 ‘맥거핀’ 같은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봉완의 우유부단함과 찌질함을 돋보이게 할 뿐이다. 봉완은 창숙이 다시 찾아오자 아름에게 회사를 그만두라며 뻔뻔함을 드러내고, 창숙과 아름이 비난했던 그대로 끝까지 비겁한 반면, 여자들은 하나같이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봉완-해주-아름, 봉완-창숙-아름이 삼자대면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영화는 돌연 불륜의 그 후를 짧게 보여주며 막을 내린다. 영화는 영화인 채로 감상을 마무리하고 극장을 나서면 좋을 것을, 굳이 현실과 연결 짓는 몹쓸 고질병을 앓게 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이러한 고질병 또한 감독이 부러 의도한 것은 아닌지, 영화 마지막 장면에 굳이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그 후’를 등장시키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마저 든다. 자연스럽게 봉완과 아름의 재회 그 후를 상상하게 되는데, 감독이 의도했다고 휘말려 든다는 게 마뜩잖기는 하지만 현실 속의 자신들이 영화 ‘그 후’처럼 될 것이라는 자조적인 예감인지, 아니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도발적인 선언인지 궁금해진다. 홍 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오!수정’(2000), ‘북촌방향’(2011)을 잇는 흑백 영화. 권해효의 실제 부인인 조윤희가 영화 속에서도 부인으로 출연했다는 점도 영화 보는 재미를 보탠다. 선정적인 장면도 그렇게 폭력적인 장면도 없지만 역시나 다루는 주제가 주제인지라 청소년 관람불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당신이 가보지 못한 산토리니, 아크로티리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당신이 가보지 못한 산토리니, 아크로티리

    “산토리니에 간다면 ‘아크로티리’에 꼭 가봐야 해요.” 덴마크국립박물관에 객원연구원으로 머무르던 지난해 2월, 이번 그리스 여행길에 산토리니도 들러볼까 한다는 대답에 같이 점심식사를 하던 동료들은 눈을 반짝이며 ‘아크로티리’ 유적박물관을 추천하였다. 그들에게 마치 산토리니는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에게해의 유명한 관광지라기보다 ‘아크로티리’를 방문하기 위해 가는 곳 같았다. 기원전 1627년경 산토리니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섬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섬 외곽과 가운데 봉우리 일부만 남았다. 아크로티리는 화산재 밑에 묻혀 있었던 고대 문명의 유적지라고 한다. 플라톤이 언급한 바닷속으로 사라진 도시 아틀란티스의 전설이 아마 산토리니 화산 폭발과 가라앉은 섬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예기치 못한 총파업이었다. 버스와 택시 등 모든 대중교통, 아크로폴리스를 비롯한 모든 박물관과 유적지도 문을 닫았다. 묵묵히 도시를 지키고 있는 고대 그리스 유적지를 배경으로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이 뒤섞여 있는 아테네를 뒤로 하고 산토리니로 향했다. 아직 본격적인 관광철은 아니었지만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푸른 지붕과 하얀 집들은 명성 그대로의 산토리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피라마을 버스 터미널에서 아크로티리행 버스를 탔다. 섬의 남쪽 끝 정류장에 내린 손님 중 나머지 두어 명은 곧 레드 비치 해안 쪽으로 사라졌다. 사람 한 명 없이 황량해 보이기까지 한 삼거리에서 아크로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비스듬한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가건물처럼 보이기도 하는 작은 건물 앞에서 도대체 박물관은 어디 있는 거지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사이사이 유리 천장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대 도시 유적이 장엄하고 고요하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3600년 전의 다른 세계로 이동한 듯하였다. 언뜻 보면 폐허나 흙더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발굴 작업의 결과, 당시 에게해의 경제 중심지로 높은 문명을 구가하던 청동기 시대 도시의 모습이 드러났다. 구역별로 들어선 집과 건축물, 포장된 도로에 잘 갖춰진 상하수도 시설, 2층 또는 3층으로 지어진 집에는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고 벽은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음식을 저장하고 준비하며 공예품을 제작하는 등 여러 가지 삶과 활동의 흔적도 발견되었다. 1967년부터 시작된 발굴은 고대 미노아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열쇠가 되었다. 여기서 나온 유물들은 산토리니 선사박물관에,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프레스코화는 아테네 국립 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금 유물은 단 한 점, 인골은 하나도 출토되지 않은 점에 미루어 화산 폭발 전 주민들이 귀중품을 가지고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덴마크로 돌아와 아크로티리 방문 소감을 이야기하며, 산토리니 중심가에 그리스 음식점만큼이나 흔하게 있던 중국집에서 아시아 음식의 회포를 풀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매년 여름이면 그린란드로 발굴 조사를 떠나곤 하는 고고학자 동료가 저 멀리 그린란드 극지에서도 산토리니 화산 폭발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화답한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세계에 살고 있었다고 동의하면서 모두 함께 웃었다.
  • 5·18 광주의 숨결 서울 무대서 만난다

    5·18 광주의 숨결 서울 무대서 만난다

    올해 37주년을 맞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뜻깊은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연극 ‘짬뽕’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설정의 블랙코미디다. 중국 음식점 ‘춘래원’의 식구들은 개업 후 처음 가는 소풍을 하루 앞두고 들떠 있다. 하지만 늦은 시간 탕수육과 짬뽕, 짜장면 주문이 들어온다. 종업원 ‘만식’이 배달을 가던 중 검문 중인 군인들과 짬뽕을 둘러싸고 시비가 붙고 한 군인이 몸싸움 끝에 머리에 상처를 입고 총까지 발사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놀라서 식당으로 돌아온 만식은 식구들에게 이를 알린다. TV에서는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춘래원 식구들은 자신들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게 된다.2004년 초연 이래 매년 5월이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최근 TV 드라마 ‘김과장’과 ‘힘쎈 여자 도봉순’ 등에서 감초 역할을 한 배우 김원해가 중국집 주인 ‘작로’ 역을 맡았다. ‘지나’ 역을 맡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멤버 웨이(허민선)는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7월 2일까지. 서울 구로구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4만원. (02)2111-1146. 뮤지컬 ‘비망’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 공연이다. 작품을 제작한 공연예술창작터 수다는 2011년부터 대학생들을 배우로 공개 모집해 무대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총 20명의 아마추어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출연 배우들은 직접 광주에 내려가 망월동 신묘역을 순례하고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광주민주화 정신을 계승하는 상설음악회 ‘오월의 노래’에 참가해 광주 시민들에게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극은 1980년 봄 광주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고등학교 앞에서 떡볶이 노점상을 하고 있는 ‘덕복’과 1980년 당시 계엄군으로 활동해 늘 죄의식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는 아버지를 둔 ‘경아’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과정을 그린다. 20일 오후 3시, 7시. 서울 구로구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2만원. (02)2029-17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에이핑크 손나은, 싸이 신곡 뮤비서 반전매력

    에이핑크 손나은, 싸이 신곡 뮤비서 반전매력

    가수 싸이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이 이목을 끌고 있다. 싸이는 10일 오후 6시 정규 8집 ‘4X2=8’의 타이틀곡 ‘뉴 페이스’(New Face)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손나은은 3분 21초 분량의 뮤직비디오 전반에 출연하며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호텔, 카지노, 중국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호텔 직원, 카지노 딜러, 요리사로 변신한 싸이 옆에서 손나은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있다가 때때로 싸이와 함께 코믹 댄스를 완벽히 소화한다. 싸이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손나은의 출연에 대해 “최대한 동양적이면서도 단아한 분을 찾기 원했다”면서 “걸그룹이다보니 예쁜 뮤직비디오 위주로 많이 했을 텐데 저와 함께 춤추는 것 자체가 신선해하지 않을까 했다. 단아할수록 저의 춤사위가 더욱 이상해 보이기 때문에 더 좋을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뉴 페이스’는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대선 바로 다음 날인 10일 발표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싸이는 “이 노래는 지난해 초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담은 곡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이번 앨범의 또 다른 타이틀곡인 ‘아이 러브 잇’(I LUV IT) 역시 중독성 강한 가사가 돋보이는 일렉트로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배우 이병헌과 일본 가수 피코타로가 출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싸이가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이번 앨범은 ‘강남스타일’ GENTLE MAN‘ 등 히트곡들을 탄생시켰던 유건형을 필두로, JYP 박진영, KUSH, 지코, B.I, BOBBY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함께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최준식의 거듭나기] 중화 문명의 정수는 한국에

    [최준식의 거듭나기] 중화 문명의 정수는 한국에

    얼마 전 중국의 습근평(習近平) 국가주석이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나는 중국인들의 이름을 한국 발음으로 읽는다. 그들도 내 이름을 중국 발음인 ‘췌이쥔쯔’라고 발음하기 때문이다). 이 발언에 많은 한국인들은 화들짝 놀라면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나는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대다수의 중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중국인들은 그 내막을 알지 못한 채 한국의 전통문화는 다 중국에서 갔다고 생각한다. 어떤 중국인은 ‘한국인은 다 중국인이다. 왜냐하면 한자로 표기되는 중국식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 말은 반은 맞는다. 우리는 우리의 이름이 대단히 고유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빼도 박도 못하게 중국식 이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전 세계에 이런 식의 이름을 쓰는 민족은 중국인 외에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또 중국인들은 ‘한옥은 다 중국집이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 한국인들은 또 깜짝 놀랄 것이다. 아름다운 한옥이 중국집이라니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중국인의 말이 맞다. 한옥의 양식은 중국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의 고궁에 관광 온 중국인들은 고궁의 건물들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다. 자기들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면 한옥은 중국집과는 판연히 달라진다. 온돌과 마루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저와 같이 생각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도 일본 고대 문화는 다 한국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지 않는가? 사실 우리들은 중국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빌미를 많이 주었다. 특히 조선의 사대주의는 심한 감이 있다. 그런 예는 수없이 많은데 가령 조선의 교육제도가 그렇다. 조선의 양반들은 태어나면 중국식의 이름을 받고 7세가 지나면 한문으로 된 중국 교과서로 평생을 공부한다. 천자문부터 소학, 통감, 사서삼경 등은 모두 중국 교과서이지 않은가.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교과서는 아주 제한적으로만 사용했다. 그래서 그들은 몸은 조선 사람인데 머리는 중국인처럼 행세했다. 그런 그들이니 중국을 모든 것의 중심에 놓고 부모처럼 섬겼다. 이런 조선 사람들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우리를 도와주었다고 그 은혜를 잊지 못해 창덕궁 후원에 제단인 대보단(大報壇)을 만들어 놓고 파병해 준 신종을 조선 말까지 제사 지냈다. 그러나 명이 군대를 보낸 것은 조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본군의 중국 침공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또 병자호란 때에는 명나라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조선의 사대부들은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킨다고 백성들이 마구 죽어나가고 포로로 몇 십만명이 붙잡혀 가는데 끝까지 항복을 거부하지 않았던가.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중국인들은 한국을 속국처럼 생각한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문제는 우리이다. 중국과 맞설 때 경제나 정치는 밀리기 쉽다. 중국의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면에서는 외려 우리가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미 한류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전통문화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밀리지 않는다. 한국은 중화 문명의 진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공산주의 혁명을 하면서 팽개친 그들의 전통문화는 그 정수가 다 우리에게 있다. 공자 제사 지내는 문묘제례가 그렇고 종묘제례가 그렇다. 그리고 주자가례를 따라 장사 지내고 제사 지내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불교도 중국 불교의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은 한국이다. 중국은 이런 문화를 창조했지만 그것을 보존하고 발전시킨 것은 우리이다. 이 면에서 중국인들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인들을 대할 때에 그들이 훌륭한 문화를 만들어낸 것을 칭송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지켜온 우리 자신을 당당하게 내세워야 할 것이다. 그래야 ‘윈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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