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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놀이 덕에 흉악범 잡았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공안 당국이 도박을 즐기는 국민들의 습성을 감안해 현상수배범 사진을 트럼프 카드에 실어 배포, 최고액 현상금이 걸린 살인 용의자를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허난성(河南省) 싱양시(滎陽市) 공안 경찰은 지난해 11월 살인 용의자 장즈쥔에 현상금 2만위안(약 260만원)이 걸린 시기를 전후해 장즈쥔 등 15명의 흉악범 사진을 트럼프 카드 앞면에 실었다. 주로 ‘J’‘Q’‘K’ 등에 사진이 실렸는데, 장즈쥔은 ‘하트K’에 해당돼 이때부터 그의 별명은 ‘훙타오(紅桃·하트)K’가 됐다. 공안은 현상수배범 사진이 담긴 트럼프 카드 50만벌을 만들어 교통 요충인 정저우시(鄭州市) 철도 공안국에 보냈고 이 카드는 정저우 역을 통과하는 모든 열차를 통해 각지에 전달됐다. 지난달 25일 아침 9시쯤 싱양시 공안국 형사정찰팀은 시내에서 장즈쥔을 봤다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았고 추적 끝에 27일 새벽 2시 한 가정집에서 장즈쥔을 체포하기에 이르렀다.70여일만의 개가였다. 중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트럼프 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택시 기사들은 차 트렁크 위에 판을 벌이기도 한다. 여느 수배 전단보다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기발한 발상이 언론에 보도된 뒤 인터넷 공간에도 떠돌아 엄청난 제보가 쏟아졌다. 당시 한 신문 기사는 “앞으로 카드놀이를 하면 쏠쏠한 부수입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중국의 현상 수배액은 1000∼2만위안(약 13만∼260만원)까지다. 최고액이 팔려나간 만큼 제보 경쟁이 과열돼 앞으로 다른 범인들의 검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용자 특성을 감안해야 정책과 제도의 성공률도 높아진다는 한 사례로 삼아도 될 듯하다. jj@seoul.co.kr
  • 설연휴 외롭지 않은 이방인들

    대구·경북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다양한 설맞이 위안행사가 펼쳐진다. 26일 경북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6000여명 추정)가 가장 많은 구미시와 사회단체들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맞이 위안잔치와 우리 전통문화 체험 등 각종 문화축제를 마련, 시민과 함께 하는 한마당 잔치를 펼칠 계획이다.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는 28일 금오민속박물관에서 외국인 근로자 90여명을 초청해 우리떡 만들어 먹기, 솟대 만들기, 민속놀이 등 전통문화 체험행사를 연다.설날인 29일에는 낮 12시부터 전통음식 나눠먹기, 장사씨름대회 관람 등의 행사를 마련한다. 구미제일교회도 28일 오후 5시부터 15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복 입어보기, 전통예절 배우기, 윷놀이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 또 29일엔 떡국 만들어 먹기, 장사씨름대회 관람, 레크리에이션 등 전통문화 체험행사를 실시한다. 대구 동신교회도 28일 오후 대구 성서공단 등 지역 400여개 업체에 근무하는 중국인 근로자와 경북 경산 등지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등 모두 500여명을 초청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을 위해 윷놀이와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 고리던지기, 비사치기, 팽이 돌리기 등 7가지의 전통문화 체험행사와 한복입기, 세배하기, 중국요리 만찬 등의 행사를 마련한다.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 관계자는 “다양한 설맞이 위안 행사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로하고 한국의 전통과 멋, 예절을 소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차이나 리스크를 바로 보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후진타오정부 이래 중국은 매년 10% 전후의 경이적인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외화내빈의 혹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안전을 무시한 채 과속으로 질주한 부작용이 도처에서 드러나면서 불만들이 팽배해지고 있다. 환경오염과 에너지, 자원 부족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매일 150여건의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연말에는 광둥성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하여 사상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마저 발생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출, 투자, 소비, 분배 등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간의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중국경제의 지속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후진타오 정부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첫째, 수출의존도, 특히 외자기업과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가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1인당 소득이 1400달러에 불과한 중국이 지난해 창출한 흑자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시장에서만 창출한 흑자가 1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 수출의 60%는 중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이 창출한 것이다. 흑자의 50% 역시 외자기업 것이다. 순수한 중국 브랜드로 수출된 것은 20% 남짓, 중국인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온 돈이 별로 없다. 오히려 수출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통상마찰과 위안화 절상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둘째,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후진타오 집권 이래 투자가 소비보다 매년 15% 포인트씩 더 증가하면서 투자와 소비간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철강과 시멘트는 물론 새로운 소비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자동차마저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에 처해 있다. 중국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600여개의 소비재중 73%가 공급과잉이라고 한다. 셋째, 지역간, 계층간 소득불균형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족이 살고 있는 동부지역과 소수민족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중서부지역간 소득격차 문제는 민족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다. 중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상하이시와 가장 못 사는, 우리에게는 마오타이주로 익숙한 구이저우성과의 소득격차는 무려 13배에 달한다. 도시지역내 소득불균형도 계속 악화일로이다. 명색이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 도시지역의 지니계수는 0.45를 넘어선다. 소득간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4를 초과하면 위험한 수준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국은 0.32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중국경제의 선순환과 지속성장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오늘의 중국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미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후진타오정부 역시 내년의 재집권 행사를 순조롭게 치르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경제정책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발표된 제11차 5개년 계획에서도 이러한 조짐은 감지된다. 수출 대신 내수가, 성장 대신 분배가 강조되면서 덩샤오핑의 ‘先富論’을 대신하여 후진타오의 ‘均富論’과 ‘인간중심사상(以人爲本)’이 새로운 키워드로 중국인에게 다가서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중국의 고도성장에만 익숙해져 그에 따른 수출과 투자전략만 갖고 있다. 그러나 금년부터는 중국에 투자한 우리기업들의 현지 경영여건이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함께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중국의 저성장시대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차분하게 마련해 볼 필요가 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13억 대이동 중국춘제

    설인 ‘춘제(春節)’가 다음주로 다가옴에 따라 중국 대륙이 술렁이고 있다.‘13억의 대이동’으로 벌써부터 교통대란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경제호황속 해외여행 붐으로 세계 여행업계를 설레게 하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 양측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설 직항 전세기를 운영, 양안간 해빙을 기대케 하고 있다. ■ 1000만명 출국…고액 상품 불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전세계 관광업계가 다가올 중국의 ‘춘제 특수’에 설레고 있다. 20일 현지 업계는 오는 29일 춘제를 전후해 1000만명가량의 중국인이 중국을 벗어나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추산했다.1인당 경비를 500달러로 잡을 경우 50억달러의 여행경비가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관광지로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과 한국, 일본 등 중국 인근 지역. 하지만 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몰디브 등 서남아권과 미국과 유럽 여행 등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최근 경제호황을 반영하듯 가격이 비싼 관광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대학생들도 단체 해외여행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1인당 1만 5000위안(약 187만원)에 나온 몰디브 여행 프로그램이 출시 1주일만에 매진됐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상품도 참가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유럽 국가들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중국 관광객을 모집하는 다양한 행사를 중국에서 진행했다. jj@seoul.co.kr ■ 작년이어 직항 전세기 운항20일 오전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를 떠난 중화항공(CAL)소속 CI585 전세기를 시작으로 중국에 체류중인 타이완인들의 대규모 ‘설 귀성작전’이 시작됐다. 이날 CAL 전세기는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공항에 도착한 뒤 귀성객들을 싣고 타이베이로 돌아왔다. 중국·타이완 분단 56년만에 지난해 처음 시작된 춘제(설)기간 직항 전세기 운항은 올해도 운영된다. 양측에서 12개 항공사가 참여해 오는 2월7일까지 중국 4개와 타이완 2개 도시 사이에서 왕복 72편을 띄운다. 중국은 지난해 운항지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 3개 도시에 샤먼(廈門)을 추가했다. 타이완은 지난해처럼 타이베이, 가오슝(高雄)에 전세기를 운항한다. 지금까지 중국에 거류하는 타이완인들은 홍콩 등에서 타이완행 비행기나 여객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정치적인 냉전으로 여전히 정기항로가 없기 때문이다. 타이완정부는 중국과의 직항로를 거부해 왔으나 중국에 장기거주하는 타이완인들이 늘면서 이들의 요구로 전세기를 허용하게 된 것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철도 운행 중단…수만명 발 묶여|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당국이 우려하던 춘제 교통대란이 현실로 나타날 조짐이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허난성(河南省) 일대에 폭설이 내려 이 일대 모든 고속도로, 항공 및 철도편 운행이 중단됐다. 정저우(鄭州) 기차역에선 6만여명이 발이 묶여있다. 이 지역은 지난 17일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해 19일까지 17㎝의 눈이 내렸을 뿐이다. 하지만 눈이 내린 면적이 넓은 데다 내린 눈이 얼기 시작하면서 부분적으로 열차편이 조금씩 연발·연착했고 마침내 그 파장이 전국으로 미치기 시작했다. 마침내는 ‘춘운(春運)’, 즉 춘제 특별이동기간 빽빽이 짜여진 모든 철도 운행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 특히 남북간 철도의 축인 베이징~광저우간 철도편도 차질이 빚어져 전날 베이징 서부역에서만도 3만여명이 밤을 새워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교통당국은 19일 밤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황색’ 교통경보를 내렸으며, 교통부 장관이 현장에 손수 나와 진두 지휘했다. jj@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행복의 오솔길(EBS 오후 1시) 도봉구 시니어 클럽의 일자리 모범 사례 1순위 화이트빨래방.2003년 봄에 시작하여 안정권에 접어든 빨래방 사업으로 10명의 실버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꼼꼼한 세탁과 싼 가격경쟁력이 화이트빨래방의 자랑이라는데, 이곳 노인 세탁업소의 특별한 노하우를 ‘무한도전’코너에서 만나보자.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우리나라에 고추장이 들어 있는 초콜릿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매운 고추장과 달콤한 고추장이 결합된 퓨전 식품인지, 제작진이 만든 공포의 엽기 식품인지 확인한다. 또 횡단 보도 위에 지어진 집이 있는지 없는지도 살펴본다. 간이 화장실인지, 버스 정류장인지, 노약자 휴게실인지 그 진실을 밝힌다.   ●글로벌 비전(YTN 오후 1시20분) 오늘날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13억이라는 세계 최대의 인구가 중국의 또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하고 있는 해안 지방과는 달리 많은 중국인들은 부유함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영민은 은주와 기훈의 모습을 보며 심술이 나고, 기훈은 이런 영민의 마음을 눈치챈다. 한편, 쓰러진 희정은 응급실로 실려가고, 결국 아이를 잃게 된다. 희정의 유산소식에 희수는 가슴 아파하며 태수를 원망한다. 집으로 돌아온 태희는 태경아빠의 손에 이끌려 용서를 구하러 은민엄마를 만나러간다.   ●HD역사스페셜(KBS1 오후 10시) 남북을 통틀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규모 고려유적 혜음원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교통, 숙박 기능을 겸비한 고려의 복합건물, 혜음원. 발굴이 진행될수록 쏟아져 나오는 고급 유적들. 게다가 왕실의 청자가 발견된 혜음사 유적, 과연 이 유적지의 정체는 무엇인가?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영화 조감독을 할 때 정은을 만난 창훈은 정은의 집이 부자라는 말을 듣고 처갓집 덕 볼 생각에 결혼을 한다. 정은의 도움으로 어렵게 첫 영화를 완성하지만 흥행에서 참패하고 처갓집에서 해 준 집마저 날리게 된다. 정은은 엄마를 졸라 창훈에게 비디오가게를 차려주지만,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는데….
  • [코드로 읽는책] 고뇌하는 중국/왕후이·친후이 등 지음

    90년대 이후 중국을 바라보는 창은 경제적 측면에 집중되어 있다. 개혁과 개방정책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중국은 우리에게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자 기회의 땅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고도성장이란 외형 이면에 중국은 적지 않은 본질적·현실적 문제들을 안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문제들은 경제적 목적을 위해서라도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고뇌하는 중국’(왕후이·친후이 등 지음, 장영석·안치영 옮김, 길 펴냄)은 90년대 이후 새롭게 부각되어 현대 중국 지식인계를 이끌고 있는 좌, 우파 지식인들이 중국 현실문제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칭화대, 상하이대, 베이징대, 하버드대 등의 교수로 있는 학자 16명이 필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 시기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중국사회의 허리를 맡고 있는 40∼50대의 이른바 ‘라오산제’(老三屈) 세대다. 거의 예외 없이 중국인들의 입장에 서서 정부를 비판하는 자유주의파 및 신좌파 지식인들이다. 현재 중국의 자유주의파 지식인들중 절대 다수는 중국공산당의 독재를 반대한다. 이 점에서 그들은 현정권과 양립할 수 없다. 반면 이들은 시장의 확대를 무척 환영하는데, 이는 현 정권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비판과 항의는 시장의 사회 침투가 아니라 정치권력의 부패와 시장의 왜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반면 신좌파 사상가들은 ‘시장’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담론을 토대로 중국 현실문제에 대한 발언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고도성장 뒤에 가려진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문제, 공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 상업문화의 범람 등이 그것이다. 저자들은 다양한 사상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가운데 중국이 처한 위기의 실상을 포착해 낸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처럼 보이지만,IMF와 같은 사태가 중국에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이같은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노동자·농촌문제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고 있다. 또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교육산업화’ 정책에서 중국의 보통교육과 고등교육 시스템 안에서 확대되고 있는 불평등 문제, 그리고 여성과 청년 문제에 대해 심각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이와 함께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드러난 사회와 문화의 모순을 분석하고, 향후 중국의 정치 전망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쳐나간다. 이 책은 현대 중국문제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통해 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기획된 ‘중국학총서’의 첫 권. 패권국가 중국을 전망한 ‘중국의 강대국화’, 중국 지식인들의 세계문제에 대한 시각을 담은 ‘천하체계’ 등도 잇달아 나올 예정이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눈 덮인 일지암에 새해들어 반가운 손님이 왔다. 자우홍련사 툇마루 앞에 흰 눈 속을 뚫고 홍매화 한 송이가 핀 것이다. 순백의 눈 위로 피어난 홍매화 한 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천리향을 품고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답다. 자우홍련사 툇마루를 따라,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춤추는 풍경을 따라 홍매화향은 천리 만리를 가며 고통스러운 삶에 부대끼는 중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쉬게 한다. 부글부글 끓는 찻물을 하얀 백찻잔에 따라 다시 찾아온 홍매화에 헌다한다. 다시 이곳을 찾아와 생명의 거룩함을 알리는 그 홍매화는 늘 나를 일깨운다. 생명을 피워내기 위한 거룩한 고행이 모든 삶의 첫 출발이라고. 그런 점에서 홍매화는 긴 겨울 안거를 지내며 내 삶의 영혼을 피워올리는 부처인 것이다. 홍매화는 또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봄의 소리를 전해주는 전령사다. 겨울이 가고 곧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가시가 촘촘히 배어난 앙상한 홍매화의 굵은 마디들은 이리저리 굽어지고 휘어지며 세월의 연륜을 안으로 품고 있다. 휘어지며 굽어지며 볼품없는 세월의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매화는 동토의 땅에서 그 무엇도 흉내낼 수 없는 찬란한 생명을 피워낸다. 차도 마찬가지다. 초의스님은 동다송의 맨 첫장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하늘이 이 신령스러운 나무를 귤나무의 덕과 짝지었으니, 천명대로 옮기지 않고, 남쪽에서만 자란다네. 우거진 잎 모진 추위와 싸우며 겨우내 푸르고 서리에 씻겨 가을 정취 풍기는 하얀꽃, 고야선녀의 흰 살결처럼 고우며 염부단금 같은 황금꽃술 맺혔네.” 차 역시 긴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며 우리 삶의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온다. 우리가 걸어온 차의 역사는 그런 점에서 많은 일화와 신화를 남기고 있다. 동양에서 꽃핀 차문화는 지금 어디까지 걸어가고 있을까. 매우 궁금한 대목 중 하나다. 중국에서 싹튼 차는 한국을 지나 일본을 건너 지금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해 있다. 현대 기술문명의 이기 속에서 고도로 발달한 철학적 사유체계를 가진 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서구철학은 그 한계와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적 사유, 고도로 발달한 생명공학은 인간의 이성을 싹트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을 극대화하는 개인문명으로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럽과 미국의 지식인 그룹들은 동양의 철학 속에서 인류문명의 새로운 이정표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티베트불교, 일본불교, 그리고 한국의 선불교가 미국·유럽의 명문대학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은 그같은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식인 그룹들은 실천적인 불교식 명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선원과 명상센터를 찾아가 직접 체험하며 새로운 문명과 호흡하기에 여념이 없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서구는 상위문명이요 동양은 하위문명이라는 도식적인 문명론의 환상이 깨지고 자연과 인간, 더 나아가 우주와 함께 유동하는 삶으로서 동양문명에 대해 서구의 지식인들이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매우 실천적이다 못해 체험적이기도 하다. 얼마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은 그같은 현상을 매우 잘 반영하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의 선(禪)과 차(茶)를 제일과제로 선정해 세계 최대규모의 도서전에서 선보이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들의 결단은 대성공을 거뒀다. 현지 언론뿐만 아니라 참여한 전 언론의 관심사가 바로 선과 차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을 통해 차를 배우고 있다. 얼마전 독일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차를 보급할 수 있는 차카페를 만들어보겠다는 전화가 왔다. 그곳은 일본인들이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고 일본 차문화를 보급했던 곳이다. 일본은 그 도시재정의 대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오랫동안 산업적 성과를 그곳에서 거두고 있다. 일본의 거리에 독일인과 일본인들을 위한 차카페를 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지인의 생각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일본의 차문화가 독일인들과 현지 일본인들에게 호응을 받았다면 그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한 한국의 차문화 역시 하나의 문화로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20년 넘게 무역업을 하고 있는 그는 한국 차문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독일뿐만 아니다. 프랑스, 영국에서 차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단지 그 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지금 유럽과 미국인들 사이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그들의 문화 속에서 어떤 형태로 재편되어 자리잡아야 하는가는 문화전파자들의 몫이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으로 차는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한가지 유념할 것은 우리와 다르게 유럽과 미국의 차는 역사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유럽에 차가 보급된 것은 17세기 당시 가장 활발한 무역업을 하고 있던 네덜란드인들을 통해서다. 중국의 차가 처음 보급될 무렵 유럽사회는 물과 술을 주음료로 하고 있었다. 당시 유럽에서 술의 피해는 심각할 정도였다. 유럽 차 보급은 영국 왕실에서부터 시작됐다. 영국의 찰스 2세에게 시집을 간 캐서린 공주는 술에 취하는 악습을 없애기 위해 차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캐서린 공주는 차의 좋은 점을 알리기 위해 ‘티파티’(차회)를 열었다. 캐서린 공주의 차회는 당시 상류사회의 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낮밤을 가릴 것 없이 술에 취해 사는 상류사회의 문화에 그 부인들은 진저리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 없이 담소를 나누며 교류를 이끌어가는 ‘티파티’는 삽시간에 유럽 상류사회를 휩쓸었다. 당시 상류사회의 중요한 소통수단인 티파티는 결국 주류문화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폐단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일본의 다도의례를 흉내낸 상류계층의 티파티가 고비용이 드는 호화로움의 극치로 치달았던 것이다. 마치 일본 막부시대 때 황금찻잔을 만들어 화려하다 못해 퇴폐적인 찻자리를 낳았던 것처럼 유럽의 티파티도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1997년 미국의 라이프지가 선정한 지난 1000년간의 100대사건 중 차의 유럽 전래가 보여준 삶의 패턴변화가 28위로 꼽혔다는 사실이 이같은 변화를 입증한다. 차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역사는 바로 고속범선의 출현을 앞당겼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차의 수요가 급증하자 그 운반 속도문제 해결이 큰 고민거리였다. 당시 중국남부에서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북상, 런던으로 오는 무역로는 1년 내지 1년반의 기간이 걸렸다. 긴 항해는 차의 맛을 변질시켰다. 그럼에도 차값은 그 폭발적인 수요를 견디지 못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것이다. 상인들이 이같은 호재를 놓칠 리 없었다. 범선의 개량에 들어간 것이다.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선체를 늘씬하게 하고 바람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돛대와 돛을 키워버린 것이다.‘클리퍼’라 불렸던 이 범선의 출현은 중국과 런던을 오가는 기간을 단 100일로 줄여버리는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당시 가장 빠른 범선은 하루에 무려 800㎞를 항해하는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다.19세기 중엽에는 ‘차 빨리 운반하기’경쟁이 생길 정도였다. 코스는 늘 똑같았다고 한다. 중국을 출발해 동중국해를 남하하고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거슬러올라가 아조레스 제도를 지나 런던으로 들어온 후에 예인선에 끌려 템스강을 올라와서 선착장에 누가 먼저 찻짐을 내리는가 하는 경쟁은 몇 분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빨랐던가를 알 수 있다. 차가 또 미국 독립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18세기 중반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정부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과도한 세금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의 화물선이 주로 입항하는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무거운 세금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재정의 중요한 창구였던 동인도회사의 경영난을 덜고자 새로운 관세조치인 ‘차조례’를 발표했다. 당시 신대륙의 개척자들에게 차는 섬유 공산품 다음으로 많이 수입되는 중요한 품목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그들은 ‘차조례’를 악법으로 규정하고 광범위한 반대운동을 펼쳐나갔다. 그 운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요항구에서 차가 내리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당시 차는 주요무역품으로서 매우 값비싼 것이기도 했다. 신대륙 개척자들은 보스턴항에 정박해 있던 배를 습격,350여개에 이르는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이에 영국정부는 영국의회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고 보스턴항을 폐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정부와 식민지간의 갈등은 마침내 1775년 무력충돌로 이어졌고 이듬해 대륙회의는 독립선언을 발표해 본격적인 독립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차는 이렇게 유럽과 미국사회에 전해졌으며 그후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유럽사회에 차가 본격적인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커피의 전래때문이다. 커피는 복잡한 의례를 행할 필요없이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산업기술문명과 결합했고 지금도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차는 지금 또다시 새로운 문화로, 음료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 그 문화의 형태가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차는 하나의 정신문화로서 동서양을 떠나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한 공간과 문화의 수출이 아닌 차의 정신, 곧 현대적인 삶의 긴장감을 해소하고 삶의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정적인 문화로서 차가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차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은 새로운 영역의 확대에 눈을 떠야 하며 긴 안목으로 세계의 차시장을 바로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차가 21세기의 새로운 대체음료로서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中·英 아편전쟁 발단은 차분쟁 차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은 매우 많다. 아주 우화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신화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 차는 하나의 삶을 바꾸는 문화로서 역사를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영국과 중국이 벌인 아편전쟁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영국의 국운이 걸린 한판 전쟁이기도 했던 아편전쟁의 숨은 공신이 바로 차다. 차인의 입장에서 볼때 아편전쟁을 차의 전쟁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아편전쟁의 핵심은 차 였기 때문이다.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19세기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다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중국을 중심으로한 차시장 분할에 영국이 직접 뛰어든 것이다. 영국은 동인도회사를 주축으로 삼아 인도에 대규모의 근대적 다원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적인 차시장에 대해 갖는 독점적인 지위를 깨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체제를 갖추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 차시장에서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무역의 주 결제수단으로 은을 사용했다. 차 주수입국이었던 영국은 엄청난 양의 은 결제수단을 찾지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영국정부가 고안해낸 것이 바로 아편 무역이었던 것이다. 영국은 중국인들에게 아편을 팔면서 그 결제를 모두 은으로 했고 그 은을 다시 청나라에 결제해주었다. 중국은 차를 팔아 아편을 사게된 것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청나라 정부는 그 같은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청나라 정부는 임금의 특명을 받은 임칙서를 광주로 파견, 영국 상인들로부터 아편 2만상자를 압수해 주강 하구의 해변에서 석회를 부어가며 20여일에 걸쳐 바다 속에 수장시켜버렸다. 이 사건으로 영국과 중국은 아편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쟁 결과 청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된 것이다. 차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해야 했던 유럽에서는 직접 차를 재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어졌다.1823년 스코틀랜드 기지 사령관이었던 부르스는 인도의 북동쪽 아셈지방에서 자생하는 차나무를 발견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만 차나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같은 사실을 뒤집은 아셈지방의 자생적 차나무에 대해 유럽은 열광했다.1834년 차위원회를 결성, 인도에서 차를 재배키로 결정한다. 그때부터 유럽은 자체적으로 차를 생산할 준비를 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인류의 건강과 정신을 책임질 수 있는 신음료인 차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동양도 마찬가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의 전쟁이 동양의 대표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 벌어질 양상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차 음료 개발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이같은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 中 개혁·개방 ‘야전사령관’

    지난 1월17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한 자오쯔양(趙紫陽) 중국 공산당 전 총서기는 1980년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오른팔로서 중국 개혁·개방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았다. 중학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실용주의와 개혁노선으로 최고지도자인 덩의 신임을 받으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부총리, 총리 등을 역임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무력진압하라.’는 덩의 지시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다가 ‘당을 분열시켰다.’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실각한 뒤 16년 동안 가택연금된 채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자오가 물러나면서 급진적 자유주의자였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시절부터 추진됐던 중국의 민주화 실험은 중단됐으며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자오의 사망 이후 언론과 인터넷을 통제, 그의 사망 소식을 막았다. 추모 집회를 막기 위해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동묘지와 톈안먼 광장에 군과 공안을 집중 배치했다. 자오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과 지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반증이다. 지난달 후 전 총서기의 복권이 부분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오의 복권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고개를 들고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열린세상] 아세안 정상외교의 성과와 과제/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해 아세안 정상외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세안+3(한·중·일) 협력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동아시아의 지역협력체 형성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이 지역에서 행해지는 무역이 이미 전세계 교역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비중에 비추어 역내 다자간협력기구는 한국의 경제·외교적 이익에 부합한다. 이러한 시점에 이뤄진 이번 아세안 정상외교는 향후 한국의 다자외교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아세안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 교역액이 253억달러를 넘어 중국·미국·일본·유럽연합(EU)에 이어 우리의 제5위 교역대상 지역으로 1992년 이래 우리의 대외 총교역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투자액 기준으로 올해 7월까지 누계 120억달러(총해외투자의 약 15%)를 투자, 중국·미국에 이어 3위에 이르는 해외투자 대상지역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은 중동과 더불어 우리의 2대 건설수주 시장으로서 전체 건설시장의 32.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아세안 지역은 아시아지역 중 60.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지난 13일 정상회담에서 ‘한-아세안 FTA 기본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기본협정에는 상품, 서비스, 투자, 분쟁해결, 경제협력 등 분야별 FTA 협정간의 관계와 범위 등을 담았다. 한-아세안 정상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품협정 체결을 추진하며, 하반기에는 서비스·투자 분야 협정 교섭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중으로 한-아세안 FTA 타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그만큼 한국에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해 16개국 정상들이 12월15일 동아시아 정상회담 공동선언(쿠알라룸푸르 선언)에 합의함에 따라 이를 현실화할 가능성이 열렸다. 상호 많은 대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동아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여 그 역사적 의의는 크다. 다만 ‘동아시아 공동체’참가국의 성격이 아직까지도 불확실하고 강대국간의 주도권을 둘러싼 세력경쟁이 장애가 되고 있다.‘동아시아 공동체’에 포함될 국가를 정하기 위한 기본 방향에 대해 ‘아세안+3’ 창설 10주년인 2007년까지 결정하기로 함으로써 향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구도와도 연계된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역할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 아세안,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담이 동심원 구도를 형성하게 된 만큼 누가 주도권을 잡는가에 따라 역내 역학구도가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른 대립 구도가 이미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중국·말레이시아 등은 아세안+3에 한정하기를 원한다. 반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은 호주·인도를 비롯하여 미국도 포함하자고 주장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보완적 역할에 머물면서도, 호주와 인도·뉴질랜드가 정식으로 참가하게 된 것은 이러한 양측의 상반된 주장의 타협의 산물이다. ‘동아시아 공동체’의 성공을 위해서 한·중·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각국의 국내문제에 기반을 둔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가운데 3국의 공조는 점점 어려워져 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시기일수록 균형된 감각으로 지역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인들이 즐겨쓰는 ‘구동존이(求同存異)’는 서로 동일함을 추구하지만 또한 상이함을 인정함으로써 공존의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다. 갈등을 통합으로 이끄는 지혜이다. 한·중·일간의 협의체 운용을 상설화함으로써 상호대립을 극복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자외교의 장일수록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포용의 자세를 보일 때 오히려 외교주체로서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지금 무안에선] 동북아 ‘산업·관광허브’로

    [지금 무안에선] 동북아 ‘산업·관광허브’로

    영산강(총길이 115㎞)이 물굽이마다 요동치고 있다.1981년 흑산도 홍어배나 목포 갈치배가 드나들었던 영산강 하구둑이 막히고 세발낙지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떠나는가 싶더니 서·남해안 시대를 맞아 다시 용틀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강 하류인 영산호 앞에 전남 신도청사(23층)가 맨 먼저 돛을 올리고 뱃고동을 울렸다. 이 신호탄으로 하류에 영암·해남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중류에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상류에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시동을 걸고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상류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노심초사했던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확정되면서 메가톤급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설계·보상·영향평가 등을 일사천리로 하고 2007년 하반기에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예정지에 대해 건축행위와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보상 노림수를 차단했다. 정식 직제 신설에 앞서 혁신도시 업무지원팀을 12일부터 가동해 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혁신도시는 토지개발공사가 국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깔고 부지조성과 분양대금으로 투자분을 회수한다. 이 도시는 쾌적하고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레저·의료시설을 갖춘 전원도시로 조성된다. 이 점 때문에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노조가 세운 버티기 작전은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성패는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첨단기업 및 대학, 연구소를 얼마만큼 빨리 제대로 유치하느냐에 달렸다. 기관별 상호협력과 연구성과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17개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233억원은 나주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도 25개 시·군·구의 공동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그러나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사무소가 나주로 올 본사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류엔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무안 기업도시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로 삼는다.1200만평 중 600만평씩 국내단지와 중국단지로 나눠 개발된다. 한국과 중국측이 따로 자본금을 모아 SPC(특수목적법인)를 출범시킨다. 나중에 이를 하나로 합친다. 공동 SPC의 자본금은 현금 2700억원과 우리은행의 대출보증 2700억원 등 모두 5400억원이다. 한국측 SPC는 지난달 16일에 출범했고, 중국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은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무안반도를 첫 해외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이 있다. 지리상 가깝고 한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유통기법)을 배워 ‘싸구려’라는 자국의 기술력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아예 살겠다며 100만평 규모로 차이나타운도 만든다. 중국은 올 여름 눈독을 들이던 대덕연구단지와 기술이전 및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국측 투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부 산하 창신유한공사와 상무부 관련기업인 광사집단(그룹)으로 다음달까지 자본금 700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일차로 20억원이 오는 20일쯤 들어온다.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쌍용건설·남화산업·서우·한미파슨스·우리은행 등 5개 기업이고 무안군까지 합쳐 101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말까지 9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면 자본금 1300억원 유치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무안군은 내년 3월쯤 도시개발 기본계획 승인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7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하류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도는 “영산강 3-1·2 간척지구 2700만평을 제발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끈질기게 매달린다. 이 땅을 참여기업에 무상으로 배분, 열악한 투자환경을 털어내고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자본금은 1조 5000억원이다. 현재 약속된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다.CJ자산운용사가 5000억원,㈜동원투자개발이 1000억원, 쇼핑몰업체인 텐커뮤니티 1000억원, 한국항공레저개발 700억원, 전남개발 컨소시엄 320억원 등이다. 출발부터 정부와 전남도가 입씨름을 벌였던 기업도시 사업면적과 개발방식은 전남도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체 면적은 3000만평이고 개발방식도 ‘1도시 1개발 계획’이 원칙이다. 이 틀 안에서 전경련 컨소시엄이 500만평, 국내·외 컨소시엄 연합(15개 기업)이 2500만평에 대해 각자 개발계획을 짠 뒤 이 둘을 참조해 1개의 최종 종합계획을 만든다. 다만 ‘돈이 된다.’는 사행성(카지노) 사업이나 접근성이 좋은 영암군 삼호읍 주변 간척지 등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평소 ‘녹색의 땅-전남’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남이 국토개발에서 소외되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물, 햇빛, 바람이 이제 독보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이 남아도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이지만 이들 도시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게 바로 이같은 자연요건이라고 자신한다. 남도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과 이로 만든 남도의 맛깔난 음식맛을 경쟁력의 보고로 본다. “남녘의 황토땅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산뜻한 햇빛, 싱그러운 바람 등은 상하이의 눅눅한 습기나 후텁지근함, 베이징의 혹독한 북풍이나 지독한 황사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이 때문에 관광 전남을 결코 따라올 수 없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상류층이 자국 안에서 돈을 쓰는 데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걸림돌을 제기했다. 지금 중국은 자국 내에서 카지노(도박)를 허가할 수 없어 자국령이 된 마카오에다 카지노 시설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중국관광객 유치 전략은 ‘다윗(전남도)과 골리앗(중국) 싸움인가.’ 영산강 주변에 들어설 2개 기업도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초기 자본금 투자에서 관광객과 기업유치, 산업공단 활성화까지 줄곧 중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은 경쟁관계인가, 보완관계인가.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낸 공룡으로 다가섰다. 상하이 앞바다 32㎞를 다리로 연결한 컨테이너 부두인 양산항이 지난 12일 개항했다. 환적화물을 다루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상하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랜드와 노인전문 최첨단 휴양·의료시설이 들어서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케 만든다. 전남도가 기업도시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위락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용태 관광레저도시 기획추진단장은 “중국과 전남도는 때로는 경쟁관계이지만 때로는 보완관계”라며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관광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도시 조성에 골몰한 강기삼 무안 부군수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보완관계라는 데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무안과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겨냥하는 시선은 중국대륙 중에서도 황해를 사이에 둔 동부 해안지역이다. 경제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상하이·항저우·닝보·칭다오·옌타이 등이다. 무안 국제공항까지 40분∼1시간 거리에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로 전체 13억 가운데 2억 3000만명을 잡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10분의1인 2000만명 이상을 잡자는 계산이다. 즉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코스 중에 동남아 단체관광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 무안반도를 묶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세일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또 목포항과 최단거리인 상하이에서 열릴 2010년 세계박람회는 기업도시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치러질 행사기간에 군침도는 반찬을 얼마나 잘 차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실패로 끝난 좌하귀에서의 준동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실패로 끝난 좌하귀에서의 준동

    제6보(61∼70) 13억 중국인들이 5000만 인구의 한국을 부러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한국의 축구이고, 둘째는 이창호, 셋째는 한류란다. 이창호 9단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세계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마샤오춘(馬曉春)·창하오(常昊) 9단, 구리(古力) 7단 등 중국은 1인자가 세번이나 바뀌면서 이 9단에게 도전했지만 모두 패퇴했다. 이쯤 되면 이 9단은 중국에서 공적이 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이 9단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창호의 인품에 반해서 그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신´처럼 떠받들고 있다. 최근 이 9단의 동생인 이영호씨가 해냄출판사에서 ‘나의 형, 이창호´라는 책을 출판했다. 국제대회가 흔해지면서 이 9단의 중국 원정대국이 잦아지자 지난 98년부터 이 9단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인간 이창호의 고뇌에 찬 승부호흡을 담담한 필채로 그려낸 산문집이다. 필자 이영호씨는 이 9단의 한 살 아래 동생.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형이 중국에서 대국을 하는 날이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와서 통역은 물론 모든 수발을 들며 형이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448쪽의 이 책은 이런 그들 형제의 두터운 우애를 담뿍 느끼게 한다. 윤준상 4단은 흑 61,63으로 뻗으면서 이후 (참고도)와 같은 진행을 예상했을 것이다. 수상전으로는 수 부족이므로 귀는 다시 백에게 내주지만 흑 8,10을 선수한 효과가 커서 백의 좌변 침투가 없어졌기 때문에 흑의 성과도 상당하다. 그러나 강동윤 4단은 백 64,66을 준비하고 있었다. 결국 백 70까지 아무런 대가없이 좌하귀를 죽이고 만 셈. 흑이 10집 이상 손해를 보면서 완전히 망한 형국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영산강(총길이 115㎞)이 물굽이마다 요동치고 있다.1981년 영산강 하구둑으로 흑산도 홍어배나 목포 갈치배가 드나들다 세발낙지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떠나는가 싶더니 서·남해안 시대를 맞아 다시 용틀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강 하류인 영산호 앞에 전남 신도청사(23층)가 맨 먼저 돛을 올리고 뱃고동을 울렸다. 이 신호탄으로 하류에 영암·해남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중류에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상류에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시동을 걸고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상류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노심초사했던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확정되면서 메가톤급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설계·보상·영향평가 등을 일사천리로 하고 2007년 하반기에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예정지에 대해 건축행위와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보상 노림수를 차단했다. 정식 직제 신설에 앞서 혁신도시 업무지원팀을 12일부터 가동해 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혁신도시는 토지개발공사가 국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깔고 부지조성과 분양대금으로 투자분을 회수한다. 이 도시는 쾌적하고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레저·의료시설을 갖춘 전원도시로 조성된다. 이 점 때문에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노조가 세운 버티기 작전은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성패는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첨단기업 및 대학, 연구소를 얼마만큼 빨리 제대로 유치하느냐에 달렸다. 기관별 상호협력과 연구성과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17개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233억원은 나주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도 25개 시·군·구의 공동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그러나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사무소가 나주로 올 본사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류엔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무안 기업도시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로 삼는다.1200만평 중 600만평씩 국내단지와 중국단지로 나눠 개발된다. 한국과 중국측이 따로 자본금을 모아 SPC(특수목적법인)를 출범시킨다. 나중에 이를 하나로 합친다. 공동 SPC의 자본금은 현금 2700억원과 우리은행의 대출보증 2700억원 등 모두 5400억원이다. 한국측 SPC는 지난달 16일에 출범했고, 중국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은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무안반도를 첫 해외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이 있다. 지리상 가깝고 한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유통기법)을 배워 ‘싸구려’라는 자국의 기술력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아예 살겠다며 100만평 규모로 차이나타운도 만든다. 중국은 올 여름 눈독을 들이던 대덕연구단지와 기술이전 및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국측 투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부 산하 창신유한공사와 상무부 관련기업인 광사집단(그룹)으로 다음달까지 자본금 700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일차로 20억원이 오는 20일쯤 들어온다.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쌍용건설·남화산업·서우·한미파슨스·우리은행 등 5개 기업이고 무안군까지 합쳐 101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말까지 9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면 자본금 1300억원 유치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무안군은 내년 3월쯤 도시개발 기본계획 승인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7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하류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도는 “영산강 3-1·2 간척지구 2700만평을 제발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끈질기게 매달린다. 이 땅을 참여기업에 무상으로 배분, 열악한 투자환경을 털어내고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자본금은 1조 5000억원이다. 현재 약속된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다.CJ자산운용사가 5000억원,㈜동원투자개발이 1000억원, 쇼핑몰업체인 텐커뮤니티 1000억원, 한국항공레저개발 700억원, 전남개발 컨소시엄 320억원 등이다. 출발부터 정부와 전남도가 입씨름을 벌였던 기업도시 사업면적과 개발방식은 전남도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체 면적은 3000만평이고 개발방식도 ‘1도시 1개발 계획’이 원칙이다. 이 틀 안에서 전경련 컨소시엄이 500만평, 국내·외 컨소시엄 연합(15개 기업)이 2500만평에 대해 각자 개발계획을 짠 뒤 이 둘을 참조해 1개의 최종 종합계획을 만든다. 다만 ‘돈이 된다.’는 사행성(카지노) 사업이나 접근성이 좋은 영암군 삼호읍 주변 간척지 등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중국관광객 유치 전략은 ‘다윗(전남도)과 골리앗(중국) 싸움인가.’ 영산강 주변에 들어설 2개 기업도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초기 자본금 투자에서 관광객과 기업유치, 산업공단 활성화까지 줄곧 중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은 경쟁관계인가, 보완관계인가.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낸 공룡으로 다가섰다. 상하이 앞바다 32㎞를 다리로 연결한 컨테이너 부두인 양산항이 지난 12일 개항했다. 환적화물을 다루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상하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랜드와 노인전문 최첨단 휴양·의료시설이 들어서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케 만든다. 전남도가 기업도시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위락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용태 관광레저도시 기획추진단장은 “중국과 전남도는 때로는 경쟁관계이지만 때로는 보완관계”라며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관광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도시 조성에 골몰한 강기삼 무안 부군수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보완관계라는 데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무안과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겨냥하는 시선은 중국대륙 중에서도 황해를 사이에 둔 동부 해안지역이다. 경제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상하이·항저우·닝보·칭다오·옌타이 등이다. 무안 국제공항까지 40분∼1시간 거리에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로 전체 13억 가운데 2억 3000만명을 잡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10분의1인 2000만명 이상을 잡자는 계산이다. 즉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코스 중에 동남아 단체관광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 무안반도를 묶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세일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또 목포항과 최단거리인 상하이에서 열릴 2010년 세계박람회는 기업도시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치러질 행사기간에 군침도는 반찬을 얼마나 잘 차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평소 ‘녹색의 땅-전남’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남이 국토개발에서 소외되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물, 햇빛, 바람이 이제 독보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이 남아도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이지만 이들 도시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게 바로 이같은 자연요건이라고 자신한다. 남도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과 이로 만든 남도의 맛깔난 음식맛을 경쟁력의 보고로 본다. “남녘의 황토땅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산뜻한 햇빛, 싱그러운 바람 등은 상하이의 눅눅한 습기나 후텁지근함, 베이징의 혹독한 북풍이나 지독한 황사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이 때문에 관광 전남을 결코 따라올 수 없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상류층이 자국 안에서 돈을 쓰는 데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걸림돌을 제기했다. 지금 중국은 자국 내에서 카지노(도박)를 허가할 수 없어 자국령이 된 마카오에다 카지노 시설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1859년 일본의 첫 개항장으로 서구문물을 수용한 요코하마. 일본의 근대화는 이곳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좋을 만큼 요코하마는 서양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의 현관’이다.1872년에는 요코하마∼도쿄간 일본 최초의 철도가 부설되기도 했다. 요코하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최초’로 기념할 것이 많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스등이 켜진 것도, 최초의 외과병원이 세워진 것도, 근대도로인 바샤미치(馬車道)가 생긴 것도, 아이스크림이 탄생한 것도 모두 이 진취적인 기질의 하맛코(요코하마 출신자)에 의해서다. 개항 당시 600명의 인구에 불과하던 자그마한 어촌은 이제 인구 350여만명의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본 근대문화의 발상지 요코하마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글 사진 요코하마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요코하마의 특징은 한 마디로 세계 유수의 항구도시라는 점이다.1859년 에도 바쿠후 말기에 개항한 이래 요코하마는 세계 각국의 선박이 드나드는 ‘미나토(항구) 요코하마’로 명성을 지켜왔다.JR(일본철도) 네기시선 간나이역에서 걸어서 15분, 오삼바시 국제여객터미널에 가보면 요코하마가 진정 일본의 대표 항구임을 실감할 수 있다. # 요코하마의 상징 ‘오삼바시’ 요코하마의 상징이자 중심인 오삼바시는 2002년에 새롭게 문을 연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대형 외국 여객선이 기항하는 이곳에는 2000㎡의 다목적 홀이 있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오삼바시 터미널은 거대한 배의 형상을 띠고 있다. 비스듬한 바닥 전체가 널마루로 되어 있어 걷기 편하다. 마치 1등 선객을 위한 프롬나드 데크(산책 갑판)를 걷는 기분이다. 터미널 조금 높은 곳에는 24시간 열려 있는 옥상광장이 있어 연인이나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 최고(最高)건물, 최속(最速)승강기 오삼바시에서는 미래형 도시설계로 유명한 미나토미라이21 지역이 훤히 내다보인다. 요코하마 여행의 핵심인 미나토미라이21은 사쿠라기초 역 바로 북쪽에 위치한 신개발 지역. 이곳에 바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70층짜리 랜드마크 타워(296m)가 있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1분에 750m까지 속도를 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승강기가 있다. 바람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승강기를 달걀 모양으로 설계한 점이 독특하다.2층 로비에서 69층 랜드마크 타워 스카이가든(입장료 1000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전망대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0초.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 석양과 함께하는 헬리콥터 크루징 요코하마의 풍경은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헬리콥터를 타고 새처럼 조감하는 것도 멋스럽다. 미나토미라이 헬리포트에는 요코하마항 상공을 나는 다양한 코스의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다. 석양 무렵에 운항하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비행시간 약 5분)는 어른 4000엔, 어린이 2000엔.10분에 걸쳐 요코하마의 야경을 보여주는 ‘요코하마 베이 라이트 코스’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보다 3배 이상 비싸다.5인승 헬리콥터를 타고 요코하마 상공을 나니 요코하마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 책임자인 가오루 하라(엑셀항공주식회사 영업부장)씨는 “일본에서 헬리콥터 크루징을 1년 내내 하는 곳은 요코하마와 도쿄뿐”이라며 “특히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요코하마 헬리콥터 크루징은 몇 달전에 예약해야 탈 수 있는 요코하마의 명물”이라고 말했다. # 낭만 싣고 떠나는 ‘로열 윙’ 유람선을 타고 요코하마를 감상하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오삼바시에는 ‘로열 윙’이라는 거대한 배가 있어 크루즈 여행을 주도한다. 일본에서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식당선(船)이다. 순항 시간은 런치 타임(2100엔)과 디너 타임(2100엔)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 티 타임 크루즈(1600엔)가 따로 준비돼 있다. 이 레스토랑 배에서는 중국의 1급 조리사가 광둥식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본토 요리와는 사뭇 다른 ‘퓨전형’이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낮 시간에는 우아한 고전음악이, 저녁 시간에는 쿨 재즈가 생음악으로 펼쳐져 여행의 흥취를 더해준다.‘로열 윙’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은 두 달전에, 단체(15명 이상)는 10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시간살림이 성공여행의 열쇠 여행의 묘미가 일상을 잊고 색다른 여유를 즐기는 것이라면,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치는 맛보기 관광은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의 압박 속에 사는 게 현대인의 숙명. 그러니 어떻게든 시간살림을 알뜰히 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하루동안 요코하마를 둘러보려면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헬리콥터와 유람선도 타고 오삼바시 터미널에서 요코하마의 바람도 다면 이제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일본의 차이나 타운인 주카가이(中華街)와 그 주변을 살펴보고, 다시 오삼바시로 돌아와 요코하마 야경 감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극채색의 문 지나면 음식천국 ‘일본 속의 중국’ 주카가이는 미나토미라이선 모토마치·주카가이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1923년 관동대지진 후 바다를 메워 만든 항구공원인 야마시타코엔 남쪽이다. 주카가이는 2차대전 전까지는 ‘난징(南京)거리’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차이나 타운이 다 그렇듯 주카가이에 들어서면 먼저 현란한 극채색 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카가이에는 우호의 의미가 담긴 젠린몬(善隣門)과 세이요몬(西陽門)을 비롯해 모두 10개의 문이 있다. 차이나 타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거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국식 사원 간테이뵤(關帝廟)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영웅 관우를 상업의 신으로 모신 곳이다. 화려한 색상의 웅대한 건물이 차이나 타운의 상징 구실을 하고 있다. 이 곳은 참배하려면 돈을 내야하지만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중국인들의 유난한 재신(財神)숭배 행태라니….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 삼국지 영웅 모신 간테이뵤 주카가이에는 각종 식당과 잡화점 등 500여개의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요코하마 개항 당시 중국의 상관(商館)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 이 곳에 계속 머물면서 터를 닦아 놓은 노포들이다. 차이나 타운의 매력은 단연 먹을거리. 주카가이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다.‘중국인은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를 먹는다.’고 한다. 딤섬 즉 중국식 만두를 수시로 먹는데서 생긴 말이다. 차이나 타운을 걸으면 이를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주카가이야말로 ‘만두의 거리’다. 구운 돼지고기가 든 차슈만두, 오징어먹물 만두, 상어지느러미 만두 등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인 거리 가운데 하나인 주카가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에 맞먹을 만한 음식천국이다. # 외국인 거류지였던 야마테 주카가이와 이웃한 곳으로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야마테 지역이다. 주카가이와는 또다른 점에서 이국적이다. 요코하마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거류지가 생겨났다. 특히 야마테지역은 서양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이국풍의 건물과 교회들이 적지 않다. 요코하마항이 내다보이는 언덕 경사면에 위치한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에는 요코하마에 살았거나 방문했던 40여개국의 외국인 약 4500명이 잠들어 있다. 야마테 지역에는 1909년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목조서양식 건물인 야마테자료관, 유럽풍 돌층계와 정원이 아름다운 미나토미에루오카코엔 등 이국적인 볼거리들이 많다. # 요코하마는 역시 밤 주카가이와 그 주변을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 오삼바시로 갈 차례. 해거름에 찬바람을 맞으며 오삼바시에 서니 멀리 요코하마의 명물 베이 브리지(860m)가 눈에 들어온다. 요코하마의 아름다움은 밤풍경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요코하마의 밤은 베이 브리지 아래로 흐르는 검푸른 물결과 각양각색의 건물에서 내뿜는 불빛이 어우러져 빛의 축제를 방불케 한다. 요코하마는 역시 밤이다. 푸른 빛을 쏟아내는 불야성의 밤.“거리의 불빛이 너무도 곱구나 요코하마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1970년대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한 이시다 아유미의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가락이 절로 떠올랐다. 요코하마는 도쿄의 위성도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오고가는 배들로 늘 분주한 운치있는 도시다. 요코하마 여행객들은 흔히 도쿄에 숙소를 정하고 요코하마에 들르는 방식을 택한다. 도쿄에 숙소가 많은 만큼 싼 곳도 많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는 JR 도카이도혼선 등을 이용하면 30여분만에 갈 수 있다. 최근 미나토미라이선과 JR쇼난신주쿠 라인이 증설돼 도쿄 쪽에서 오기가 훨씬 편해졌다. 한국에서 요코하마로 직접 가려면 ANA항공편을 이용하면 된다.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까지 비행기가 하루 두 차례(오후 1시, 밤 8시20분 출발) 뜬다.ANA항공은 ‘요코하마 알리기’ 차원에서 내년 1월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모니터 투어도 실시할 예정이다.45명 정도로 예상가는 39만 9000원선. 문의 ANA항공 영업부(02)752-1160.
  • [세상에 이런일이] ‘콘돔’ 식당

    중국 상하이(上海)에 에이즈를 주제로 하는 식당이 이달 초 등장해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콘돔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고 타이완의 유력 방송사인 TVBS가 3일 전했다. 이 식당은 중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끓이는 음식의 일종인 ‘훠궈(火鍋)’를 파는 업소로 식당 테이블 위와 유리창 등 곳곳에 에이즈를 예방하자는 표어가 붙어 있으며 손님 1명당 콘돔 1개씩을 나눠 주고 있다. 식당 벽 메모판에 손님들에게 에이즈를 예방하는 방법들을 메모로 남겨 놓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 식당의 경리는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고객들에게 콘돔과 노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TVBS는 이같은 식당에서 입맛이 나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식당을 찾은 한 고객이 “이 식당 내에서 에이즈 예방 선전을 하는 것은 의의가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손님이 적었으나 식당 사장은 “좋은 일을 하고 에이즈 예방을 선도하기 위해 계속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서우얼’ 국내서 더 홀대?

    ‘중국에서는 서우얼(首爾·수이), 우리나라에서는 한청(漢城·한성)’ ‘서울’의 새 중문 표기인 ‘서우얼(首爾)’사용이 중국에서는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에서 ‘서우얼’사용 확산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정부가 서울의 기존 중문 표기인 ‘한청’ 대신 ‘서우얼’을 공식 사용하기로 결정한 뒤부터 ‘서우얼’ 사용이 점차 늘고 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는 일반 상점 명칭에 사용된 ‘한성’표기를 ‘서우얼’로 바꿀 계획이다. 베이징에는 최근 ‘서우얼청(首爾城)’이라는 대형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홍콩의 경우 여행사 홍보 전단지나 홈페이지 등이 대부분 서울의 옛 표기인 ‘한청’에서 ‘서우얼’로 교체했으며, 관공서나 민간기업 문서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서우얼’ 표기를 발견할 수 있다. 서울에서 운영되는 중국문화원도 기존 현판인 ‘중국문화중심(中國文化中心)’ 앞에 ‘서우얼’을 덧붙여 ‘서울 중국문화중심(首爾中國文化中心)’으로 바꾸기로 하고 15일 현판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국내에서는 여전히 ‘한성’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서우얼’보다 ‘한청’이 즐겨 사용되고 있다. 롯데호텔·에버랜드 등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의 홈페이지에는 ‘한청’이 버젓이 표기돼 있어 정작 국내 홍보나 협력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시에서 ‘서우얼’표기를 사용하라는 요청을 받은 일은 있지만 보통 중국 사람들에게는 ‘한청’이 보다 익숙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바꾸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울시청 내에서도 중국어 표기 관련 업무를 각기 다른 두 부서가 맡고 있어 혼란이 일고 있다. 현재는 해외 쪽은 마케팅담당관이, 국내 쪽은 문화재과가 맡는 식으로 이원화돼 있다. 일관성있게 추진하려면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서우얼’을 사용하기 시작한 만큼 국내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관광업계 등도 새 표기법을 따르도록 적극 홍보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신문·방송·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활용해 ‘서우얼’ 홍보에 나서는 한편 중국 교민 등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의 ‘서우얼’ 사용 동향도 계속 모니터할 계획이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재혼·독신·축첩등 다양… 中 ‘결혼의 재구성’

    중국인들의 결혼관이 급변하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와 성개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중국의 전통적인 결혼관이 무너지고 있다. 대신 개성과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21세기 결혼 풍속도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샤오황디(小皇帝·외동자녀)들이 결혼 대열에 가세하면서 ‘산훈(閃婚·번개 결혼),‘왕훈(網婚·채팅 결혼)’ 등이 확산되는 등 다원화된 중국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지난달 13일 베이징(北京) 젠궈먼(建國門) 부근 화룬(華潤)호텔의 결혼식장. 오전 9시반부터 하객들이 호텔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10시 호텔 결혼식장 입구에 신랑이 신부의 손을 잡고 들어서자 준비됐던 폭죽이 요란스럽게 터졌다. 식장에 신랑·신부가 나란히 서자 사회자는 이들의 간단한 약력을 소개하고 이어 신랑·신부의 간단한 발언이 이어진다.“여러분들의 축복으로 이뤄진 우리 결혼을 영원히 이어가겠습니다.…” 폭죽 소리와 박수 소리가 뒤엉킨 분위기가 정리되면서 웨딩드레스 차림이지만 전통 혼례에 따라 신랑·신부는 하늘과 부모에게 절을 한 뒤 마지막으로 자신들끼리 절을 올리며 백년가약 의식은 막을 내렸다. 빨간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은 신랑·신부는 친구·친지 사이를 돌면서 술을 따라줬다. 짓궂은 농담을 받으면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신랑 줘위후이(卓余輝·32)는 “2년간 동거를 끝내고 결혼에 성공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고 신부 저우웨이훙(周偉紅·28)은 “처음 가는 해외여행(동남아)이 기대된다.”고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이들의 결혼은 자유결혼도 중매도 아닌, 결혼소개소를 통해 이뤄졌다. 중국 전역에는 10만여개의 결혼소개소가 성업 중이다. 베이징 푸청먼(阜成門) 인근의 완퉁다싸(万通大厦) 10층에 입주한 루산(芦珊) 결혼소개소는 다양한 사연의 남녀들이 결혼의 문을 두드리는 현장이다. 칸막이로 분리된 상담실로 들어서면 결혼소개소가 성공시킨 커플들의 결혼사진첩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찾은 자오징(趙晶·30·여)은 “친구들과 친지들의 소개로 여러번 샹친(相親·선)을 봤지만 마음에 맞는 배우자가 없어 전문 소개소를 찾게됐다.”며 “안정적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이 중요하다.”고 털어놨다. 상담원 류훙웨(劉紅月)는 “30대 안팎의 미혼 남녀가 가장 많고 최근에는 이혼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남성들은 배우자의 외모가, 여성들은 상대방의 부를 중시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1년전 이혼한 선펑(沈鵬·47·의사)은 지난주 결혼소개소를 찾았다. 주택과 자가용, 골프 회원권 등을 소유한 전형적인 중국의 중산층이다. 선펑은 자신의 이력을 보고 관심을 보인 여성 고객들의 사진과 프로필 등을 컴퓨터 자료방에서 클릭하며 배우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월수입이 1만위안(130만원)이라고 밝힌 그는 “23∼30세의 여성을 찾고 있으며 이해심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이상형을 밝혔다. 결혼소개소측은 “이혼남이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30대 안팎의 초혼 여성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갓 대학을 졸업한 일부 여성들도 만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화교 남성들과 본토 여자들의 결혼이 급증하는 것도 새로운 추세라는 설명이다. ●독신주의자들도 확산 샤오황디로 자라난 중국의 젊은 부부들은 이기적인 측면도 있지만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삶의 질을 추구한다. 결혼ㆍ가정문제 전문가인 중국 전국부녀연합회 연구소 천신신(陳新欣) 박사는 “청춘 남녀는 자신과 취미와 코드가 맞는 배우자를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이상적인 남편감은 부와 유머를 동시에 갖추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즐거움에 충만한 생활을 하는 남성이다. 정치적 관점, 종교 등의 요소는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속박으로 여기며 자유로운 삶을 희망하는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레 독신주의를 희망한다. 베이징 등 6개 대도시 결혼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여성 중 독신 선호자가 82.79%였고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은 89.94%가 독신을 원했다. 독신주의자 더우더우(豆豆·29)는 지방대 졸업 후 베이징의 정보기술(IT)업체에서 일하는 커리어 우먼이다.“사랑은 순간적인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녀는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며 밤에도 넓은 침대를 혼자 쓰면 되지, 왜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외국인 회사(IBM)의 광고 분야에서 일하는 왕차오메이(王巧梅·24)는 “좋아하는 일을 통해 돈을 많이 벌면서 인생을 즐기고 싶기 때문에 가정에 얽매이기 싫다.”며 젊은 여성들의 인생관을 설파한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독신절(光棍節·광군제)’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다양한 페스티벌이 열린 것도 독신문화 확산을 반영하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 첩문화 부활 여성들의 성 개방 풍조와 물질 만능주의,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3위일체가 된 것이 중국의 축첩(蓄妾)이다. 중국의 고위관료나 졸부들 사이에서 첩을 서너명 이상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두(成都), 상하이(上海) 등 신흥 도시에는 정부(情婦)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생겨날 지경이다. 하지만 축첩 뒤에는 반드시 부패가 따른다. 산둥성 지닝시 리신(51) 부시장은 40여개 업체로부터 각종 인허가 대가로 받은 뇌물 50만달러로 지닝, 상하이 등지에 4명의 정부를 뒀다가 적발됐다. 비상이 걸린 중국 당국은 축첩 사실이 적발될 경우 직책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축첩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번개 결혼, 번개 이혼 ‘패스트 푸드’에 길들여진 중국의 젊은층 사이에서는 첫눈에 반해 일주일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산훈쭈(閃婚族·번개 결혼족)’들도 출현했다. 주로 상하이나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에서 유행한다. 서방식 애정관의 도입과 중국 사회의 다원화가 주요 배경이다. 창사(長沙)의 한 결혼소개소는 지난 10·1절 연휴기간에 맞선을 본 20쌍 중 9쌍이 ‘번개처럼’ 결혼식을 올려 성공률이 40%가 넘었다고 밝혔다. ‘시간과 연애의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산훈쭈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결혼문화는 이혼율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대도시의 이혼율은 1980년대 3%에서 최근에는 25%를 넘어서고 있다는 게 중국 언론들의 전언이다. 개혁ㆍ개방 이전에는 이혼 자체가 당국의 관리대상이 되는 등 절차가 매우 복잡했지만 최근 결혼·이혼 수속이 간단하게 바뀌면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국방개혁과 한미동맹/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른다는 의미로 재능을 감추고 모호성을 가지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는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를 건립했던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의 식객 노릇을 하면서 조조를 기만하기 위해 썼던 술책이었다. 유비가 범상하지 않음을 간파한 조조의 참모들이 그를 일찍 제거하여 후환을 없애자고 누차 건의하였다. 이를 눈치챈 유비가 몸을 낮추어 조조를 비롯한 참모들이 경계심을 풀게 만들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개혁 개방과 더불어 경제발전을 위해 덩샤오핑은 이를 중요한 전략적 기조로 삼으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자이툰부대의 1진 이라크 파병 시 환송식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라크에서 우리 군의 따스한 활약상으로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니 다행이다. 지난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자이툰 부대 파병에 사의를 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 지원을 다짐하였다. 그런데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었던 18일에 불거진 ‘이라크 주둔 한국군 1000명 감군’ 보도로 미 행정부가 무척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마침 부시 대통령은 당일 경기 오산시 미 공군기지에서 이라크 철군 계획은 ‘재앙을 낳는 처방’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어떠한 공식 통보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국은 향후 자이툰 부대 인원 1000명 감축과 관련하여 국회동의를 거친 후 미국에 공식적인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치르는 큰 잔치인 APEC에 참가한 손님에게 ‘역풍’으로, 미국내 비판 세력들에게 이라크에서 미군철수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은 2020년까지 전군 병력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고,2010년까지 육군 1·2·3군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군 구조개편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3단계의 개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핵심과제로 상·하부 군구조 개편, 지상군 위주의 상비병력 조정 및 부대구조 개편,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전쟁억제력 확보 등을 상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안을 법제화하고 자주적 방위역량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방개혁에 필요한 순비용은 6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방부의 국방개혁법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계심을 풀어야 한다. 국방비 분담에서의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방개혁안이 가지는 당위성과 자주적 국방의 상징적 의미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미 합의한 용산기지 이전은 미국의 범세계적 방위태세검토(GPR)에 따른 주한미군 재조정과는 달리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국민적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회수에 대해서도 국방비 부담을 감안한 적정한 시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도광양회’는 중국이 미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여 정치군사적 차원에서 미국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력의 소모를 줄이고 실리주의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오히려 군사력 강화를 위한 경제력을 키워나가기 위함이다. 한국의 자주 국방을 위해서는 이를 밑받침할 국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쌓여야 국방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기본 인식이 필요하다. 국민적 자존심회복과 국익을 고려한 사려 깊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은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된 열광의 도시, 인구규모 세계10위인 다이내믹한 동북아의 국제교류도시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는 점에서 외국의 도시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 서울에는 외국인이 약 6만여명이 살고 있고, 이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사동 거리마저 스타벅스 카페가 입주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도시국제화 지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당이나 쇼핑센터, 교통안내판 등에 외국어 표기가 아직 부족하고, 길가에 선 외국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아마 영어를 말하기가 두려워 우리는 본의 아닌 외국인 기피증을 보이는 것이다. 서울이 국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국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활발한 교류가 가능한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서울은 한국인들만의 도시가 아니다. 관광 투자 무역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서울에 와서 불편함이 없는 살기 좋고 투자하기 좋은 곳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국인은 존중받아야 할 넓은 의미의 서울시민이고, 각종 불편함을 지적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충분히 가져야한다. ●서울 속에 꽃핀 외국인 문화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인 호기심이 느껴지는 서울속의 작은 외국을 연상케 하는 곳들이 많다. 냉대와 차별 속에 성장해온 미국 LA의 코리아타운이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는 이문화(異文化)의 체험장이듯 서울에도 이런 곳들이 있다. 80년대 서울 명동은 시위와 최루탄 냄새가 그칠 날이 없었던 곳이었으나, 옛 명동에는 이보다 더 절실한 사연이 있다. 화려한 명동의 번화가 속에 80년대 후반 정도의 서울 거리를 연상케하는 허름한 골목길로 접어들면 담쟁이가 덮인 담벼락이 있다. 조그마한 가게들이 닥지닥지 붙어있다. 그 너머에는 한성화교소학교가 자리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외 유수의 도시에 자리한 차이나타운과 큰 차이가 난다. 문득 재일한국인의 지위를 얘기하는 우리가 과연 한국 속의 화교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 걸까. 쇠락하는 차이나타운을 보며 빨리 동화되고 융합하는 중국인들도 우리의 단일민족, 순혈주의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차별적이고 배타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세계 화교에서 차지하는 국내의 화교 비중은 0.05%에 불과하고 2조달러로 추산되는 화상 자본 중 국내 투자는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이제부터라도 이들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고 떠나도록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자리를 잡고 국내 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최근 개최된 세계화상(華商)대회는 국내·외 화교 간 친목은 물론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뜻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주류사회에 편입해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서울의 전체적인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는 곳도 있다.‘미군의 세컨드홈’, 이태원이다. 이 곳에서는 한국인이 오히려 이방인으로 인식된다. 서울 속의 이태원,‘작은 미국’이나 다름아니다. 그동안 미8군 용산기지는 미국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서울의 한복판에 금싸라기 땅이자 아메리카니즘 문화전파의 창구였다. 미8군 무대출신 가수들의 기억 속에 할리우드에서 느끼는 아메리카나이제이션(americanization)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미국과 미군 향기가 나는 거리’‘서울의 리틀 어메리카’‘서울의 라스베이거스’로 알려져 88올림픽 개최시’‘잠실에선 스포츠 올림픽, 이태원에선 쇼핑올림픽’이란 슬로건이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가짜 명품 범람과 이에 따른 단속여파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태원’‘싸구려 가짜 외제 상품이 넘쳐흐르는 이태원’으로불리고, 가짜 제품 범람에 따른 기관 단속 강화와 불편한 교통, 바가지 가격 등으로 외국인 쇼핑객을 빼앗기고 있는 이태원 쇼핑가를 볼 때 왠지 모를 서글픔이 든다. 서울에 파리공원이 있듯이 파리 어느 구석에는 서울공원이 있다. 굳이 파리를 가지 않더라도 프랑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반포4동 ‘몽마르뜨 언덕’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서래마을’이다. 프랑스학교가 이전하면서 가족단위의 프랑스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거리 곳곳에는 한국어에 서투른 프랑스인을 위해 거리이정표나 식당의 메뉴 등을 불어로 표기해 놓았다. 한편 ‘동부이촌동’은 일본인들의 마을이다. 이곳에서 영업중인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일본어와 영어로 안내를 하고 있다. 1500여 가구의 일본 상사주재원들이 몰려 사는 근처 상점에서는 일본어로 쓰여진 안내문이나 일본어 간판을 걸어 두고 있다. 이곳은 일본인 전용창구를 마련한 은행을 비롯해 일본인 어린이반을 개설한 유치원, 일본어가 통하는 미용실, 병원, 이발소, 음식점, 여행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업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다.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외국인 관광객 탑승’이란 표지판을 단 호텔전용셔틀버스와 종종 마주 친다. 서울에 온 손님들이니 웬만하면 편의를 봐달라는 뜻일 게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외국인 우대의 예다. 같은 외국인이지만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이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될까.‘우리도 인간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난했던 시절 돈벌러 외국에 가서 우리가 당했던 인간이하의 대접이 떠오른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외국인 저소득층이 신음하고 있다. 멀리 고국에 두고 온 가족과 고향 생각에 심한 소외감과 외로움에 시달린다. 얼마 전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성 10명 중 8명이 다시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한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과연 우리가 세계화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온갖 멸시와 차별의 눈길이 쏟아진다. 여기에는 ‘돈 쓰러 온’ 사람과 ‘돈 벌러 온’사람의 차이에 문화적 편견까지 덧붙여져 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으레 조금 다른 말씨의 종업원등을 만나게 된다. 말씨만 약간 다를 뿐 우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동포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힘없는 불법체류자 신세에 찍소리 한 번 못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안함속에서도 이들은 한국살이에 적응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3D업종 때문에 형성된 외국인 마을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와 경기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이다. 가리봉시장 일대는 ‘옌볜거리’로 불릴 만큼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중국 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 환전소 등도 성업중이다. 방값이 다른 곳에 비해 무척 싸다는 이점 때문이다. 정부의 잇따른 외국인 불법체류 단속으로 조선족 거주지인 가리봉은 빠른 속도로 쇠퇴의 위기를 맞이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붉은색 간판을 내건 중국식당이나 시장 입구부터 풍겨나는 그들 특유의 향신료 내음이 마치 중국의 ‘옌볜거리’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하다. ●서울에서는 모두 서울사람, 외국인에게 불편 없도록 축제라는 하나됨. 세계속 또 하나의 지구촌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서울 문화코드 국제도시 서울의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하는 퍼레이드가 있다. 외국인들에게 모국을 느끼고 자랑하는 페스티벌이 되고 서울에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타방이라고 느꼈던 전 세계 사람들이 화합과 교류의 장. 하이 서울 축제에서 ‘지구촌 한마당 축제’가 매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매년 20여개국에서 참가해 서울거주 외국인 및 내국인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안내 영문책자인 ‘서울서바이벌’을 발간해 주한 외국대사관, 문화원, 외국인학교 등에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다국어 홈페이지를 개설, 각종 도로표지판에 외국어(영어, 한자)로 병기표기하고, 외국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해 영어 일어 중국어는 물론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의 외국어 안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구석구석의 불편사항을 인지하고 이의 해소를 위하여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앞으로 서울에 외국인 거주촌을 조성해 서울에 여행 온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긴 여정을 푸는 친근한 별장처럼,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향수를 달래며 동족간의 정보교환을 위한 장소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자. 이곳에 외국으로 여행 가려는 국내여행객은 물론 현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업자나 바이어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 특히 새로이 유입되는 저소득층 외국공장 종사원들의 공동체를 불법·단속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회합과 교류가 가능한 소규모 편의시설을 제공하여 향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서울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도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거주환경, 교육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공생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국제교류도시로서 서울이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서울마케팅연구센터 부연구위원
  •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겨울을 부르는 바람이 제법 차다. 일지암 뒤란은 지금 매우 풍성하다. 두륜산 곳곳에 버려진 고사목을 지게에 지어다가 장작으로 사용하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놨기 때문이다. 일지암 초당도 마찬가지다. 일지암 초당은 매년 한 차례씩 삭발을 하듯 지붕을 초가로 이어야 한다. 인근 동네 사람들이며 남천다회 식구들과 함께 작업할 튼실하고 예쁜 볏짚단을 잔뜩 쌓아놨기 때문이다. 하얀 차꽃을 보며 겨울을 맞이하는 이맘때가 되면 괜히 설레는 것은 바로 이같은 풍성한 살림살이 때문이다. 차를 가꾸며 일상을 노동으로 가꾸는 그런 삶속에는 세속의 거친 욕망이 숨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차란 그런 점에서 바로 우리의 삶덩어리 같은 것이다. 음다, 즉 마신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육지음’에서는 새는 날고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벌려 말한다. 이 셋은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먹고 마시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은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장을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시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당나라 유효작은 차 마시는 것이 마치 잘된 쌀밥을 먹는 것과 한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유효작은 ‘진안왕으로부터 군량미등을 받고 사례를 올리는 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조서를 전하는 이맹손이 교지를 선포하고 쌀 술 오이 죽순 김치 말린고기 식초 차 등 여덟 가지를 내려주었습니다. 술의 향기가 신성의 것보다 향기롭고, 운송의 것보다 맛있습니다. 물가에서 마디를 뽑은 죽순은 창포와 마름의 진미보다 뛰어납니다. 보내주신 차를 마시면 쌀밥을 먹는 것과 같이 몸에 이롭습니다.” 차의 살림살이는 바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쌀밥처럼 중요한 것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국 중국 일본의 다도는 비슷하다. 일본의 선승으로 불리는 센가이기본은 ‘다도극의’에서 “다도는 마음에 달린 것이지 기술에 달린 것이 아니며, 기술에 달리는 것이 마음에 달린 것이 아니다. 마음과 기술이 함께 행해지는 곳에는 언제나 일미(一味)가 드러난다.”고 했다. 중국의 차문화는 매우 광범위하다. 문화혁명의 거친 숙청의 바람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수천년을 이어온 차문화가 중국인들의 유전자 속에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차인들은 차의 ‘마음’보다는 ‘기술’을 강조했다. 찻물을 20등급으로 나눈 점(장우신의 전다수기), 차 중에 용원승설을 최고로 치는데 그 값이 무려 1만전이나 되는 것도 있다(조여려의 북원별록). 장사에서 생산되는 다구는 정교하기가 천하의 으뜸이어서 한 세트에 백금 200 내지 500성이 들었다(주밀의 계신잡식), 명나라 세종 가정 연간에 경덕진에서 생산된 성화투채배는 그가격이 무려 10만전에 달했다(제경경물략)고 적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중국에서 다법은 주로 기술과 외형의 완성에 치우진 형식주의가 대세를 이룬 것 같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차도는 종교적 영역과 결합하면 새로운 꽃을 피웠다. 물질적인 존재인 차가 종교라는 순수한 정신적인 영역과 교감하며 비로소 하나의 문화로 변화된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도 역시 ‘다선일미’다. 그런 점에서 선은 차의 날개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의 본성이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이지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년 사계절을 윤회하는 차의 변화 자체가 바로 진정한 선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중국의 차문화가 하나의 차문화로 격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오극근선사가 언급한 ‘다선일미’에서부터 비롯된다. 다선일미는 그후 차는 단순한 음료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마음과 문명을 담아내는 우주적인 그릇으로 확대재편된 것이다. 한 잔의 차는 삶과 죽음의 문제, 심(心)과 색(色)의 문제, 사유와 존재 등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생리적 필요에 의한 음료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조주 스님의 유명한 공안인 ‘끽다거’는 그같은 변화를 너무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중국의 선문에서 차의 발전은 수행에 도움을 주는 특수한 효능에서부터 시작해 손님 접대까지 하나의 완전하고 엄숙한 다례의식으로 발전했다. 선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관념의 일치성, 즉 차와 선의 본체와 하나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것을 선과 결합시켜냈다는 점이다. 교연 스님은 “세 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거니 왜 하필 마음썩이며 번뇌를 깨닫는가.”라고 하고 있다. 교연 스님의 말은 조주 스님의 ‘끽다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조주 스님은 끽다를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초월하는 깨달음으로 이끌어냈다.‘차선동일미’에서 밝히고 있듯이 “차는 곧 선이다. 선의 맛을 모르면 차의 맛도 모른다.”는 말과 동의어인 것이다. 다선일미는 그런 점에서 바로 지혜의 경계다. 지혜가 없으면 일상에서, 수행에서 그 어떤 해답도 얻을 수 없다. 다선일미 곧 중국 차문화를 넘어 중국문명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중국 선종 차문화의 물적 토대를 한 단계 격상시킨 스님은 바로 저 유명한 마조도일 선사다. 마조도일 선사는 8세기 중엽 중국 강서성 봉신현 백장산에서 ‘백장청규’를 제정했다. 백장청규의 핵심은 바로 노동과 함께 어우러진 선수행에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백장청규는 ‘농선병중’의 사상을 담고 있다. 농선병중사상에 입각한 선문의 생활방식은 자급자족으로 전환시켰다. 당시 사원경제의 핵심은 바로 차 농사였다. 그때부터 스님들은 수행을 하며 직접 차를 재배해 사원경제의 생산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다. 지금까지 내려오는 중국의 명차 대부분이 사원차인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다. 탄탄한 경제적 토대를 바탕으로 중국 선문의 차문화도 미학적 승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불가에서 행하는 행다의식과 다구들이 독자적으로 등장했고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직책도 정해졌다. 그런 차문화 속에서 성장한 선사들은 대대로 다사(茶事)와 다례(茶禮)에 정통했다. 불교의 선문에서는 사찰의 차예절이 하나의 다도로 정립돼 계승되었기 때문이다. 다도로 정립된 사찰의 다도는 순서와 안배가 매우 정밀하고 상세했다. 차 예절 전문 담당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엄격한 등급과 절차를 두어 서로 다른 규모로 행해져 왔다는 점을 볼 때 수준 높은 차문화를 영위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선차록’의 기록은 이같은 사실을 잘 입증한다. ‘차는 곧 깨달음의 극치’라고 설파한 남종선 선승들의 청규였던 ‘근수백창청규’에는 “총림에서 능한 사람을 참두로 삼는다. 참두는 대중을 인솔하여 객사로 가서 위의를 갖추고 문의 오른편에 줄서서 잠시 인사드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지객은 즉시 안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참두가 말한다.‘오늘 선사들의 참 모습을 뵈오니 매우 복이 많습니다.’ 지객이 말하길 ‘이렇게 먼길 와주시니 저희 산문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차를 마시면서 사찰의 내력을 묻는다. 이윽고 곧 일어나서 차대접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온다.”고 적고 있다. 선종에서 형성된 다례와 다연은 엄숙하면서도 담백해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학적 의미와 예술적 정신적 경계를 지니면서 중국의 차문화를 이끌어냈다. 다례 다의 다연에서는 점차 투차 분차를 통해 미(美)의 형식을 보고 선의 정신을 깨닫고 결국에는 다선일미의 지혜까지 증득하는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다선일미’는 중국의 차문화가 지닌 정신적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즉 차가 선종의 의미를 충분히 담고 선의(禪意)를 깨닫는 지혜의 경지에 이르게 하여 차와 선이 진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차는 바로 평상심의 적용이며 체현이다. 너무도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워 그 어떠한 신비감도 없는 것이다. 차가 있음으로써 날마다 좋은 날이요, 날마다 평화스러운 날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바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대한민국 차품평회를 다녀와서 한국의 차가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차 산업의 활성화로 여러 곳에서 차 생산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차의 종류는 얼추 수백 가지나 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최고의 장인이 만든 최고급차인 명차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구하고 음다(飮茶)할 수 있는 차에 대한 기준을 갖지 못하고 있다. 차품평회란 바로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마실 수 있는 차의 기준을 만드는 대회인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차의 색(色), 향(香), 미(味), 기미(氣味)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매우 많은 노력과 협조가 필요한 작업이다. 제2회 대한민국차품평대회가 얼마전 차의 본향이랄 수 있는 경남 하동군에서 열렸다. 그 품평대회에는 한국차를 이끌고 있는 200여 생산농가와 차문화를 이끌고 있는 명원문화재단, 한국차문화협회, 한국다도협회, 한국명선차인회, 일지암초의차문화연구회 등이 참여했다. 그런점에서 대한민국차품평대회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차 품평대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60년 전, 일본에서는 20여년 전부터 품평회가 시작됐다. 그같은 차 품평의 역사 때문에 그 나라들의 차의 수준은 급속히 안착돼 갔을 뿐만 아니라 일반차 명차 등 차의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기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 차는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차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묻지마 차”라고 말하고 싶다. 사족을 달자면 차산업이 급속하게 확장되면서 어떤 차를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번 품평대회는 그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품평대회에는 250여종의 차가 출품됐다. 그중 본심사에 올라온 것은 20여종이었다. 그중 최고의 차를 평가하는 데 그 편차가 최상위차와 0.3,0.4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의 차 제조 수준이 평준화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우리의 차도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좋은 차를 지키고 생산해야 하는 지킴이로서의 품평대회는 그 역사와 연륜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 품평대회는 차 제품의 가격대비 품질 경쟁력,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좋은 차, 소비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차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했다.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많은 양의 외국산 차들이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일부 차, 즉 보이차 같은 수입차의 위해성은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기도 하다. 내부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대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적 욕구 증대, 웰빙 라이프의 추구 등 차 제품의 소비환경이 성숙되고 있음에도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차의 기준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이 한국차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차품평대회는 그런 점에서 한국차 산업의 안정성과 산업적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은 한국차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동의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차를 통해 아름답고 건강한 차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차인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김치파동, 中도 할말은 있다

    ‘1원짜리 상품은 1원의 가치밖에 없습니다.’ 최근 일파만파로 번지는 중국산 김치 파동 이면에는 영세한 한국의 김치 유통구조에서 적잖은 책임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김치를 수입하는 한국의 유통업체들은 ‘싸구려’를 원하는 한국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내 영세업체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 한국인이 운영하는 영세 김치업체들은 유통업자들의 주문 가격에 걸맞은 싸구려 배추와 고춧가루 등의 원재료를 사용하고 이것이 악순환으로 이어져 오늘의 김치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베이징에서 김치업체를 운영하는 L씨는 “한국의 영세한 유통업자들과 중국의 영세한 김치업체들간의 과잉경쟁으로 한국이 중국의 저질 김치 소비시장으로 전락했다.”고 한탄했다. 김치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 역시 중국에서 김치를 수입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중국산 김치의 수입가격은 t당 1400∼1600달러이지만 한국에 수입되는 김치 가격은 3분의 1선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지 업체들의 지적이다. 위생보다는 가격에 신경 쓰는 한국의 유통업체와 달리 일본업체들은 기술자와 검역관을 현지에 보내 철저한 위생 상태를 조사한 뒤 수입을 완료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김치파동을 둘러싼 중국 당국과 중국인들의 불만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중국산 식품이 한국 전역에서 표적이 돼 매도되고 있는 상황에 최고조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당국자들은 중국산 활어·맥주에 이어 김치로 이어지는 일련의 ‘중국식품 공포증’이 수입규제를 위한 한국정부와 한국 관련업체들의 ‘음모’라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증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도 아니다. 수교 14년을 맞으면서 실효성 없는 ‘냄비적 대응’으로 한·중간 감정의 골만 깊게 하지 않았나 짚어 볼 대목이다.2000년 6월 양국간 통상마찰로 비화됐던 ‘마늘 파동’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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