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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빈 정치적으로 너무 순진했다”日 이달말 양빈 전기 시판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양빈은 똑똑했지만 정치적으로 너무나 순진했다.’ 지난해 3월4일부터 양빈(楊斌·사진·40) 어우야(歐亞)그룹 전 회장과 함께 살며 그의 전기를 집필한 관산(63)은 12일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치적으로 너무 순진했으며 이해 못한 것도 많았다.”고 정치적 희생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관산은 “그가 복잡한 중국 정치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신의주 특구는 북한을 중국식 개혁과 개방의 길로 인도해 동북아 평화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관산은 “오늘날의 북한은 마오쩌둥(毛澤東) 치하의 중국과 유사하지만 북한은 인구가 적고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그만큼 개혁하기가 쉽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관산은 “양 전 회장은 현대적인 경영기법으로 회사를 관리한 것이 아니라 가족 회사로 경영했다.”며 “1000위안(15만원)짜리 지출 내역서도 본인이 직접 결재할 정도로 모든 것을 챙겼다.”고 철저한 양빈의 성격을 전했다.지난 2월 말 탈고한 자서전은 이달 말 일본의 아사히 신문이 일본어판 1만부를 시판하며 중국어판은 다음달 홍콩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중국 당국에 구속돼 11일부터 첫 재판을 받고 있는 양빈 전 회장은 사기와 뇌물공여 등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양 전 회장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중급인민법원 11호 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기소혐의에 대해 “아랫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일을 잘못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oilman@
  • [지식창고] 포털의 中·日사이트 자동번역 서비스

    정보의 바다에서 언어의 장벽이 사라졌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일본어,중국어로 된 홈페이지를 한글로 자동번역하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일본과 중국 사이트를 한글로 검색할 수도 있다. 일본 연예인이나 드라마 팬인데 일본어를 몰라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하기가 힘들었거나 중국에 여행을 가는데 현지인이 직접 들려주는 정보를 알고 싶었다면 정말 긴요하다. 현재 네이버의 인조이재팬(enjoyjapan.naver.com),다음의 와우!재팬(japan.daum.net),야후(kr.japan.yahoo.com),엠파스(japan.empas.com)등 4개의 포털에서 일본 사이트 자동번역 및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일본 홈페이지 주소를 주소창에 치기만 하면 한글로 자동 번역된다. 번역서버에 의한 자동번역이라 ‘고사(告祀)’를 ‘돼지머리 의식’으로 표현하는 등 틀린 번역이나 말도 안 되는 문장들이 많지만 전혀 이해가 안될 정도는 아니다. 일본사이트의 한글 자동번역은 다음이 무제한 무료이용이 가능해 편리하다.네이버,야후,엠파스는 하루에 10개의 일본 웹페이지만 무료로 한글 번역해준다.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면 자동번역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일본어 사전은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것이 탁월하다.일본 글자인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직접 입력할 수 있으며,한글에 해당하는 일본어도 찾아준다. 한글로 일본 사이트를 검색하는 경우에도 네이버가 빠르다.네이버는 직접 일본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검색엔진이 검색을 끝낸 뒤 다시 한글로 번역하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속도가 빠른 편이다. 엠파스는 영어,일본어 자동번역에 이어 2일부터 중국어 자동번역 및 검색서비스(china.empas.com)도 시작했다.이달말까지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한글로 번역된 중국의 인민일보 인터넷판에서 생생한 중국 정보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윤창수기자 geo@
  • 극단 물리 ‘西安火車’

    여기,중국 시안(西安)행 열차에 몸을 실은 한 사내가 있다.목까지 단추를 꽉 채운 갑갑한 옷차림과,만지면 바스라질 것처럼 메마른 얼굴이 몹시 외롭고 지친 인상이다.그가 천천히 말문을 연다. “저는 시안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죽음마저 정복해 불사의 인간으로 영생하려 했던 진시황이 자신을 둘러싼 수만 대군의 호위를 받으며 영원불멸을 성취했는가,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반쪽 韓人·동성애자 편견 겪는 30대” 극단 물리의 연극 ‘서안화차(西安火車)’는 이렇듯 진시황의 병마용 갱이 발견된 여산릉을 찾아가는 주인공 ‘상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오랫동안 꿈꿔온 목적지를 향해 기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의 기억은 점점 과거로 달음박질 치고,관객은 서서히 상곤의 어두운 회상에 잠식당한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상곤은 어릴 적 어머니가 생업을 위해 몸을 파는 현장을 목격한 충격적 경험을 했다.또 학창시절 친구 찬승의 집에 놀러갔다가 지하실에 감금된 찬승의 장애인 형을 우연히 엿보게 되고,이 때문에 찬승의 가족들에게 생매장 위협을 당한다. ●고대 중국 진시황과 연관지어 극적 구성 하지만 상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한 것은 찬승의 배신이었다.상곤이 온힘을 다해 사랑했던 찬승은 상곤을 교묘히 이용한 뒤 매몰차게 등을 돌려버렸다.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매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곤은 점점 찬승에 몰두하고,마침내 찬승을 죽임으로써 영원히 소유하는 방법을 택한다.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는 성(性)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심약한 30대 남자의 이야기다.하지만 상곤의 개인적 기억을 고대 중국 진시황이란 역사적 인물과 연관지은 극적 구성은,이 연극이 자칫 ‘동성애’란 화제성 소재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직접 희곡을 쓴 연출가 한태숙은 “반쪽 한국인과 동성애자라는 편견에 시달린 상곤이 찬승에게 집착하는 심리와,정통성에 대한 열등감으로 거대한 지하궁전을 건설한 진시황의 비이성적 행동에서 중첩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작 ‘레이디맥베스’‘광해유감’ 등에서 그랬듯 역사를 끌어다 개인사와 혼용하는 작업은 한태숙의 오랜 관심사이다.●작가 임옥상씨 토용들 무대에 등장 독특한 무대미학과 시·청각 이미지로 인간 내면의 심리를 형상화하는 데 남다른 연출력을 발휘해온 한태숙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험적인 무대를 내놓는다.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천장 높은 극장을 찾았다는 한태숙에게,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대미술가 이태섭이,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아 한쪽 벽면이 드러난 극장 자체의 실험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했다.작가 임옥상이 제작한 25개의 토용(土俑)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웅장하면서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타악그룹 공명의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다중인격적인 상곤과 가학적인 찬승을 연기하는 배우 박지일과 이명호이다. ●연기파배우 박지일·이명곤 ‘섬뜩한 호흡' 대학로에서 첫손 꼽히는 연기파 배우중 한 명인 박지일은 불우한 과거로 인해 한 인간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곤의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순진한 외모에 악마성을 내재한 이미지’로 설정된 찬승역의 이명호도 외적인 폭력성과 내면의 허약함을 두루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상곤의 회상속에서 시공을 초월해 등장하며 고대 중국어를 구사하는 ‘진인(眞人)’의 존재는 극에 신비감을 불어 넣는다.제목에 쓰인 ‘화차’는 기차의 중국식 표현.5일∼7월6일 대학로 정미소(02)764-8760.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北어선 NLL월선 심상찮다 / 올들어 7번째… 정부 의도성여부 분석

    1999년과 2002년 남북한 군 당국간 교전이 발생한 서해안에서 최근 북한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행위가 잇따르자 정부와 군 당국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와 관련,정부는 28일 오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NLL 월선으로 불필요한 긴장이 조성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또 앞서 지난 26일엔 청와대·국정원·국방부·통일부 관계자들을 서해 백령도 일대로 보내 남북한 어민과 중국 어민들의 조업실태와 문제점 등에 대한 실사작업을 벌인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서해 연평도 부근 NLL 주변에서는 수백여척의 중국 어선들도 남북한 어민들과 함께 조업을 하고 있어 자칫 중국어선이 남북한 해역을 침범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남북한 군 당국간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금명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어선들의 NLL 월선은 올들어서만 7차례 발생했다.지난 1월과 3월 한 차례씩 NLL을 넘었다.또 26일에는 6척이 집단으로,27일에는 세 차례에 걸쳐,28일에도 2척의 북한 어선들이 연평도 인근 NLL을 넘나들었다. 군 당국은 지난 26일 이전의 북한 어선 월선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에 의한 침범으로 분석했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새친구 파파·노노와 ‘하나, 둘, 셋’

    올해로 스무살이 된 KBS1의 간판 유아 프로그램 ‘TV유치원 하나,둘,셋’(월∼토 오전 7시45분)이 26일부터 새 모습으로 어린이들을 찾아간다. ‘파파’와 ‘노노’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고,‘마술공주 마리’를 폐지하는 등 프로그램 내용을 대폭 손질했다.파파와 노노는 동물을 연상케하는 독특한 외모와 이웃집 개구쟁이 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로 제작됐다.기분이 좋을 땐 서로 배치기를 하고,신나는 엉덩이춤을 추어대는 데다 흥겨운 노래 솜씨까지 갖춰 어린이들이 금방 호감을 느낄 것이라고 제작진은 자신한다. 또 파파와 노노가 가고 싶어하는 곳은 어디든지 데려다 주는 버스운전기사 ‘부르부르', 파파와 노노의 친구 ‘무무’ ‘또바’ 등이 새 식구로 가세한다.이들은 하나언니,깔깔마녀,공룡 뿌빠 등 기존의 캐릭터들과 새롭게 제작된 무대세트에서 이야기를 펼쳐간다. 영어코너 ‘웨이크 업! 웨이크 업!' (Wake Up! Wake Up!)은 가수 리치가 영어,중국어에 능한 초등학생 원예영양과 함께 진행한다. KBS는 새로운 캐릭터와 세트를 개발하는 데 지난 2년 동안 모두 2억원을 투입했다.20여명의 유아 전문 미술가들이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시켰다. 제작진은 “디지몬과 텔레토비에 견줄 만한 국산 캐릭터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랜 기간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주인공 캐릭터뿐 아니라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시켜주는 부르부르 버스도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무대세트 역시 유아들의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고려해 파스텔톤으로 상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이들은 앞으로 인형 등 캐릭터 상품과 교육용 콘텐츠로도 개발된다. ‘TV유치원…’은 앞으로 유아교육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보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체계적인 검증을 거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유아전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가·나·다…” 일본에 부는 한국어 바람

    |도쿄 황성기특파원|아지키(29·여)는 6년 전 시작한 한국말 공부를 지금도 틈틈이 계속한다.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문기자이지만 시간을 쪼개 한국인을 만나거나,집에서 한국어 책,한국 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한국’과 사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과 만난 것은 작가 시바 료타로의 ‘가도를 가다’라는 소설에서이다.그 소설의 제2권 ‘가라(韓)의 나라 기행’에 백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왕세자를 가르친 아직기(阿直岐)의 혼령이 안치된 아지키(阿自岐) 신사가 시가현에 있다는 에피소드를 읽고부터이다. “내 이름의 성과 한자는 틀리지만 조상이 백제에서 건너온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아지키) 그녀의 성인 아지키는 일본어로는 ‘안식(安食)’이라고 쓰고 백제시대 아직기의 일본식 발음이 아지키로 똑같다.그녀의 뿌리찾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뿌리찾기의 첫걸음으로 한국어 배우기를 택했다.새벽 5시 전철을 타고 도쿄 시내의 한국어 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출근하는 나날이 처음 1년간 이어질 정도로 맹렬히 한국말을 공부했다.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내 뿌리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는 그녀는 그래서 “백제 시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몇년 안에 한국으로 건너가 유학할 생각”이다.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쓰는 일본이지만 그녀는 결혼 후에도 아지키라는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고집하고 있다.그만큼 “이름에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한국말을 배우는 일본인들.그들이 한국을 만나고 한국말을 공부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각양각색이다. 주일 마다가스카르 대사관의 일본인 직원 우야마(48·여)의 한국과의 접점은 “사기꾼 같은 한국 여성과의 만남”이었다. 일본에 유학온 마다가스카르 청년이 방학 때 놀러간 프랑스에서 만나 첫 눈에 빠진 여성이 한국인이었다.이 여성이 2년 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 나타나 그 청년에게 청혼을 했다.수상쩍게 생각한 우야마가 뒷조사를 해보니 이 여성은 이혼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청년에게는 결혼을 말리고 한편으로는 하도 어이가 없었다.곰곰이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이고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생긴 그녀는 ‘한국 조사’를 시작했다. “한·일 관계,재일 한국·조선인 문제 등을 공부하다 보니 한국말을 모르고는 안되겠다 싶어 2년 전 NHK 문화센터에 다녔다.”(우야마) 한국말을 배우기 전까지 “한국인은 일본 사람을 싫어한다.가급적 한국인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의 한국관을 가졌던 그녀는 지금은 “아시아의 이탈리아처럼 성격이 뜨겁고 유머도 많고 쉽게 싸우는 한국인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이미지를 바꾸었다.얼마 전 간신히 입문에서 초급 수준으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나카야마(32·가명·회사원)도 지극히 나쁜 인상에서 한국과 우연히 만나 한국말 공부에까지 이른 케이스.그는 친구 3명과 놀러간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무려 40만원을 넘는 계산을 청구받는 ‘바가지’가 한국과의 접점이 됐다. 대학 강사이자 동화작가인 시라이(52·여)는 3년 전 학회일로 처음 가본 한국에서 “일본과 달리 힘에 넘치고 아름다우며 깊이 있는 한국 동화를 발견”한 것이 한국말 공부의 계기가 됐다.일본에서 출판된 한국 동화 번역본을 뒤졌으나 3권에 불과했다.뿐만 아니라 2권은 절판된 상태였다. 어렵게 입수한 ‘백두산 이야기’를 일본어로 읽었으나 “성에 차지 않아” 원문을 읽기로 작심하고 재일 YMCA의 한글강좌반에 등록을 했다.직업적인 호기심이 발동돼 시작된 한국말 공부를 “실제로 써먹고 싶어진” 그녀는 한국인 유학생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일본말을 가르쳐 주는 자원봉사도 한다. 유학생이 결혼하면 부인에게 일본말을 가르쳐 주고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도 만나면서 그의 ‘한국 네트워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한국에 가면 잠자리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여기저기 납치되다시피 초대받기도 한다.”(시라이) 지난해 8월에는 남편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 한달간 연세어학당에 ‘현지 연수’를 가기도 했다. 시라이 같은 열성파로는 미노(32·여)도 결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대학에서 한국 역사를 전공한 남편과의 공통점을 늘리기 위해 5년 전 한국말을 공부하기 시작한 그녀는 지난 3월 말 짐을 싸들고 도쿄의 나리타 공항을 떴다.“갈까말까 망설이던 중 남편이 등을 떠밀어 결심했다.”는 미노는 지금 서강대 어학원을 다니며 한국말을 맹렬히 익히고 있다.3개월 예정인 유학에 드는 비용을 지난 연말 출판사 아르바이트로 충당한 그녀는 불편한 하숙생활도 즐겁기 짝이 없다. 한·일 교류가 늘면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한국인이라 한국말을 공부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요네쿠라(39·여·작가)는 10년 전 캐나다에서 영어 어학연수 중 만난 한국인 남성에 “한눈에 반해” 한국말을 배웠다.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유학지를 바꾼 그녀는 연세대 어학당에서 공부를 한 덕에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사이토(32·여·회사원)는 일본인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한국’을 만난 경우.“원거리 연애가 불가피해지면서 남자친구가 있는 한국의 말을 공부할 필요를 느껴” 독학을 하고 있다. 한국과의 접점이 이처럼 십인십색이지만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재미’나 취미로 한국말을 공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점이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이다. 도쿄의 신주쿠 구청 공무원인 니시오(29·여)는 “난해한 기호 같은 한글을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1년 전부터 주일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초급반’에 다니고 있다.“특별히 한글이 일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그녀에게 주 1회의 한글강좌는 스포츠 클럽을 다니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다. “일본인들이 대개 그렇듯 미국이나 유럽 이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잘 몰랐던” 오시마(33·회사원)에게 한글은 ‘취미’이다.“한국에 여행가 혼자서 쇼핑할 수 있는 정도만 배울 생각”인 그에게 한글공부는 생활의 긴장을 유지해 주는 즐거움이다. marry01@ ■도전 1년… 60대 스즈키부부 |도쿄 황성기특파원|스즈키 부부는 한글을 배운 지 꼭 1년이 넘었다.지난해 4월 도쿄 시내 한국문화원 한글강좌의 ‘입문반’으로 시작해 올 4월부터는 한 단계 뛰어올라 ‘초급반’이다. “20년 전 한국으로 출장을 갔던 차에 관광했던 경주의 절에서 본 한글과 영문 안내문을 보고 이웃나라의 글은 배워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 게 계기라면 계기”라는 남편 스즈키 모리오(66)의 설명. 차일피일하다 결국 2년 전 퇴직하고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유학생에게 ‘가나다라…’를 배우면서 내친 김에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됐다.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강좌 30분 전부터 나와 부부가 나란히 앉아 예습을 할 만큼 열성이다. “혼자서 배우는 게 아까워” 부인 요시코(66)도 나란히 다니게 됐다.영문학을 전공한 요시코는 “평소 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편이 하는 김에 따라 다니게 됐다.”고 말한다. 주 1회의 강좌 말고도 집에서 라디오 강좌도 듣는 이들은 예습·복습 같은 공부에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는다.자칫하면 ‘부부싸움’으로 발전하기 쉬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집트로 여행을 갔던 스즈키는 여행 중의 선상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만나 배운 한국말을 써보고 싶은 욕심에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었다가 한꺼번에 한국인들이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모여드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전해준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이 부부는 올 가을쯤 한국 여행에 도전한다.“한국어 실전을 치러보는 것이 꿈”인 스즈키 부부에게 한글은 노년의 부부애를 다지게 해주는 ‘묘약’과도 같다. ■도쿄 한국문화원 수강자 80%가 젊은여성 일본의 한국어 인구는 월드컵 대회를 전후로 부쩍 늘었다.2년 전 개설된 도쿄의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담당인 시미즈는 “과거에는 ‘학문이나,일을 위해서’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계기였다면 지금은 ‘취미나 한국인과의 교류’라는 가벼운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8개 강좌에 94명이 등록하고 있는 문화원의 경우 대기자가 20명 가까이 있을 만큼 초만원.수강자의 80%가 20∼30대 직장 여성인 점도 특징이다.더러 재일교포나 남성 수강자가 있지만 1개 강좌에 1명이 있을까 말까이다.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되는 일본의 대입 ‘센터시험’에서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중에서도 한국어가 중국어에 이어 인기가 높다.2003년도의 경우 영어 55만명에 이어 중국어(405명),한국어(169명),프랑스어(138명),독일어(96명)의 순으로 외국어를 선택했다. 일본의 5500여개 고교 중 163개교,530여개 대학 중 200여개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 [녹색공간] 사스가 무서운 진짜 이유

    사스 공포가 여전하다.한 때 ‘괴질’이라 했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름 붙인 ‘사스’,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은 중국어 발음으로 ‘죽인다’는 의미의 ‘살사(殺死)’가 된다는데,초대받지 않은 사스가 우리나라에 번져오고야 만 것이다.몇 차례 고비를 무사히 넘겨 김치와 마늘의 위력을 과시하려나 했는데,결국 추정 환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세계 28번째의 사스 환자 보유국으로 등록되고 만 것이다. 일전에 시간의 절반을 사스 소식에 할애한 텔레비전 저녁 종합 뉴스를 마치면서 진행자는 “외출 후 손만 잘 닦아도 예방이 가능하니 안심해도 좋다.”며 시청자들을 안심시키려 들었지만,믿거니 했던 한국인 입국자에서 나타난 증상은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서슬이 퍼런 당국은 비행기 동승자를 찾아 서둘러 자택 격리하고 외국인의 행방을 추적했지만,항만으로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어이할꼬.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발생한 7296명의 환자 중 526명이 사망한 사스는 발생 빈도나 사망률로 볼 때 사실 치명적인 질병이 아닐지 모른다.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독감보다 발생률이 낮고 학질보다 사망률이 낮을지 모른다.그런데도 콘서트가 취소되고 국제 경기가 무기 연기되며 무역 거래가 대폭 축소되는 까닭이 무엇일까.유학생과 주재원들이 급거 귀국하고 외교관마저 철수할 정도로 긴장하는 이유는 불확실성이다.발생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으니 불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한결 조심했던 나라고 안심할 수 없지 않은가. 유전자 분석을 한 순간에 처리해 내는 최첨단 분자생물학 기술진은 사스 원인균이 가축에서 기원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형체라는 믿을 만한 자료를 내놓았고,내친 김에 게놈까지 분석했지만,예상과 달리 백신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바이러스의 독성 부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지만,정작 문제는 게놈을 분석한 보람도 없이 거금을 들여 개발한 백신이 소용없을 가능성이다.분자량이 작은 유전자는 그만큼 변형이 빠른 까닭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제3세계 주민에게 죽음의 공포인 학질에 둔감했던 제1세계 의료진이 에이즈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는 현상을 인종주의로 규정했던 비판론자들은 이번 사스 사태에서도 인종주의를 감지하지만,힘겹게 개발한 에이즈 백신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분자량이 작은 에이즈 바이러스는 벌써 변형되었기 때문이다.백신을 개발하는 사이 변형된 에이즈 바이러스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되었으나,미미한 환경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과학 기술은 뒷북치기에도 숨이 찬 것이다. 더워지면서 진정 기미를 보인다는 사스가 뒤늦게 나타났지만 우리도 곧 조용해질 것이라 믿는다.철저한 방역으로 당분간 재발하지 않을지 모른다.그렇다고 사라졌다고 단정하면 곤란할 것이다.하도 변화무쌍하여 방역 당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자신의 유전자를 쉽사리 변형시킨다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발현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스가 무서운 이유가 불확실이라면 불확실의 이유는 환경 변화이고,환경 변화는 생태계를 함부로 교란하고 오염시킨 우리에게 원인이 있다.에이즈도 독감도 더 무서워진 홍역도 마찬가지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깨달아야 한다.탐욕스러운 삶보다 자연스러운 삶이 지속 가능한 건강을 약속한다는 사실을. 박 병 상 인천도시생태 연구소장
  • 밀입국선 ‘사스 차단’ 이상 무!/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섬진강호 함장 오안수

    “팅추안(停船·정선)” 칠흑 같이 어두운 밤바다,갑자기 경광등이 섬광을 번쩍인다.귀청을 찢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스피커는 ‘배를 멈추라’고 연신 새된 소리를 지른다. 영해를 침범한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단속 등 해상경비를 맡은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600t급 섬진강호.레이더를 따라 중국 밀입국선박을 추적해온 섬진강호가 중국배 옆으로 바짝 다가서자 승무원 47명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공격에 대비한 것이다.그러나 몇달전처럼 승무원들이 전기충격기 등을 챙겨 중국 선박의 갑판으로 무작정 ‘돌격’하지는 않는다.혹시라도 사스에 걸린 중국선원의 손에 수갑을 채우려다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긴장도는 한층 높다.밀입국 선박을 우리 해역에서 쫓아내지 못할 경우 사스에 걸린 밀입국자가 뭍으로 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섬진강호 함장 오안수(48)경정은 “사스발생 이후 밀입국선에 대한 정책이 나포에서 추방으로 바뀌었지만 승무원들의 신경은 더 날카로워졌다.”고 말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추격전 오 함장을 비롯한 섬진강호 승무원들은 바다근무에 들어가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섬진강호는 목포항을 떠나면 4박5일 동안 바다에 머문다.첫 경계근무는 육지에서 100마일 떨어진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 서방 30마일 해상,즉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에서부터 시작된다.99년 여름에 취항한 섬진강호는 전장 84.5m,폭 10.4m에 20㎜ 발칸포 1문을 장착한 대형 경비함.집채만한 크기의 5000마력짜리 엔진 2대가 장착돼 있고 최대속도는 21노트(시속 38㎞)에 이른다. 오 함장은 경계해역에 들어서면 레이더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불법어선을 적발하면 항해등을 끄고 불법어선의 3마일 옆까지 다가선다.오 함장이 ‘단정(쾌속보트) 내려.’라고 짤막하게 명령하면,승무원들은 12인승짜리 보트에 올라타 물살을 가른다.뒤늦게 낌새를 챈 불법조업 어선은 그물을 끊고 줄행랑을 치지만 속도에 차이가 있어 결국에는 우리 함정에 붙잡힌다. 한 겨울이면 근무여건이 혹독해진다.거센 파도에 출렁이는 보트에서 자칫 떨어지기라도 하면 스크루에 휘감겨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나포할 때는 선원들의 저항도 만만찮다.8명이 2개조로 편성돼,가스총과 전자충격기로 무장을 갖춘다.오 함장은 “중국선박들이 나포되면 배 한척에 2000만∼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어 필사적으로 달아난다.”고 털어놨다. ●황금어장 우리가 지킨다 해상경계는 해경의 몫이다.해군은 대간첩 작전만 맡는다.목포해경에는 3000t급 구난정 등 1000t이상의 대형함정 3척과 30∼500t급 중소형 경비정 18척이 있다.경계해역은 전남 영광에서 진도 앞바다까지 전남의 3.3배인 3만9356㎢나 된다. 지난 81년 순경으로 들어와 해경 생활 22년째인 오 함장은 지난해 1월 섬진강호의 지휘를 맡게 됐다.그가 지금까지 바다에서 지낸 시간은 통틀어 4910시간(241일).“바다에 있을 때가 편안하다.”는 그는 올 들어 6척,지난해 16척 등 중국어선 22척(선원 244명)을 나포했다.그가 이처럼 많은 밀입국 및 불법조업어선을 적발한 데에는 요령이 있다.그는 공해상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빠른 속도로 들어오거나 유난히 물속에 가라앉은 어선이나 화물선 등에 초점을 맞춘다.지난해와 올해 이 방식으로 800여척을 검문검색했다. 요즘은 중국이 고기를 못잡게 하는 금어기(4월15일∼10월15일)라서 불법조업어선이 적은 편이다.또 사스 탓으로 나포 대신 추방을 불법조업 어선 정책으로 쓰고 있어 목포항에는 나포된 중국선박이 한척도 없다.작년 이맘때만 해도 대여섯척은 항구에 붙잡혀 있었다.그러나 밀입국자를 태운 선박은 여전하다.대부분 개인 소유 어선으로 생계해결 차원에서 유자망(한곳에 그물치고 고기를 잡는 것)을 치다가 밤이면 해안에 밀입국자를 슬며시 내려놓곤 해 단속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사스,해상으로는 못들어 온다 오 함장은 “중국 어선들이 회사 소유에서 개인으로 넘어가면서 담보금(벌금)을 못내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면서 “한 번 출동에 드는 기름값(1500만원)도 못 버는 셈”이라고 웃었다.나포된 어선에는 t수에 따라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벌금이 매겨진다.이 돈을 못내면 선장은 최고 3년 징역을 살게 된다.나머지 선원들은 일주일가량 기본조사 후 배와함께 중국으로 추방된다. 선상 생활은 고달픔의 연속이다.웬만큼 배타기에 자신있는 해경들도 파도가 한번 요동치면 속수무책이다.밥그릇이나 반찬통이 식당에서 이리저리 밀려다니고 하얗게 질린 대원들은 쓰러지기 일쑤다.오 함장은 “밀입국 선박은 한마디로 생사를 걸고 오기 때문에 그만큼 적발이 어렵지만,만약의 경우 있을지 모를 사스 전파를 원천차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모든 승무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섬진강호 남기창기자 kcnam@
  • “林語堂 초기 문학작품엔 진보 정치성향 녹아있죠”/ ‘유머와 인생’ ‘여인의 향기’ 번역 김 영 수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문필가 륀위탕(林語堂).그러나 그의 작품 가운데 제대로 알려진 것은 ‘생활의 발견’정도.그의 문학입문 초기 상하이(上海)문단에,그것도 중국어로 발표한 글들은 그의 문학과 삶을 알수 있는 바로미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아이필드에서 내놓은 ‘유머와 인생’‘여인의 향기’는 시쳇말로 “니들이 륀위탕 글맛을 알어?”라고 꼬집으며 륀위탕의 초기 문학세계를 복원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편역한 김영수(44)씨는 소감을 묻자 “주인 잘못 만나 빛 못본 원고들에 8년만에 햇볕을 쬐어줘 기쁩니다.”라고 말한다.사연은 이렇다.지난 95년 김씨가 1년 꼬박 매달렸던 편역작업이 끝났을 때 번역을 의뢰한 출판사가 부도로 사라진 것.김씨는 의리(?)를 지키느라 원고를 다른 출판사에 넘기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이번에 냈다. 김씨는 “먹고 살기 어려울 때 다른 출판사에 넘겼어도 도덕적 비난은 받지 않았겠지만 계약기간 5년이란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라며 “덕분에 번역에만 급급하던 당시보다 더 나은 작품이 탄생했다.”라고말한다.김씨는 일일이 항저우(杭州),쑤저우(蘇州)를 다니며 륀위탕 관련 책을 구해 사진을 찍었고 역주도 보완했다.부록에는 중국 문학평론가 완핑진(萬平近)의 글 ‘임어당의 문학 생애’를 실어 정보량을 한 차원 높게 업그레이드했다.그래서인지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친다. “번역하면서 륀위탕의 작품수준이 들쭉날쭉하는걸 발견했다.‘유머와 인생’의 앞부분처럼 대단한 작품도 있지만 태작(作)도 많은데 국내엔 ‘생활의 발견’ 하나로만 평가되어 있음을 느꼈다.이 사실 하나로도 그의 작품이 계속 번역되어야 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까?” ‘유머와 인생’은 공자·노자·장자 등 성인들이 어떻게 유머를 바라보았는가 등을 보여주면서 륀위탕의 유머론을 소개한다.륀위탕은 ‘유머 대사’를 자처할만큼 유머에 무게를 두었다.또 ‘여인의 향기’에는 그의 진보적 여성관이 그대로 드러난다.예컨대 30년 강의한 원고 ‘결혼과 여성의 직업’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가 들어갈 수 있는 직업은 남자보다 적다.”라는 대목은 요즘에도 뜻깊게 들린다.“륀위탕은 국내에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그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정도로.하지만 그가 겪은 정치·사업 등에서의 겪은 역정을 알고나면 배울점이 많다.더구나 이번 산문들처럼 초기작품은 그 자신이 신경을 많이 쓴 데다 진보적 정치 성향이 녹아 있어 새로운 요소가 많다.” “륀위탕 문학세계의 진수를 알려면 숱한 산문과 대표적 소설, 특히 노벨상에 추천된 ‘경화연운’(京華煙雲)이 번역돼야 한다.”면서 계속 그의 작품을 번역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김씨는 고대 한·중관계사 연구로 정신문화연구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지방대학의 교양학부 교수로 5년 강의하다 “교양과정 수업이 재미없다.”며 그만두고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든 경험을 살려 ‘중국 문화역사 기행’을 기획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13세소녀 1년만에 중·고 6년과정 끝내 / 고졸 검정고시 합격 심보현양

    “훌륭한 법관이 되어 힘없고 약한 사람을 돕고 싶어요.” 초등학교를 졸업한 13세 소녀가 1년여만에 고입과 고졸 검정고시를 잇따라 합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사는 심보현(沈寶賢·13)양은 지난달 5일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올해 말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른다. 심양은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8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이번에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는 등 1년여 사이에 중학교와 고교의 6년과정을 모두 마쳤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보내야 할 6년이란 시간이 너무 아까워 검정고시를 선택했다.”는 심양은 “올해 서울대에 꼭 합격해 판사가 되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심양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는 길이 더 나은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억지로 교실에 붙잡아 두는 학교교육은 개인의 적성개발에 집중 투자하기 힘들고 낭비하는 시간도 많은 것 같아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했다.”고 말했다.이번 시험 수학과목에서만점을 받은 심양은 “시험준비와는 별도로 중국어와 컴퓨터 공부를 하고 있으며 워드프로세서 1급,정보검색사 2급 자격증이 있다.”고 자랑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6개월마다 여권 갱신 해외 출장의 달인 /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안달택 과장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이동수출그룹 소속 안달택(安達澤·39) 과장은 1년에 두차례 여권을 갱신한다.해외출장이 잦아 출입국 도장을 찍을 칸이 모자라기 때문이다.새 여권도 두세달만 지나면 마치 오래된 지갑처럼 손때가 묻고,불룩해지기 일쑤다. “한달 이상 해외에 머물 때도 많지만 마지막 협상을 벌여 마침내 수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안 과장의 주 업무는 네트워크 시스템 수출이다.최근에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통신장비 수출에 매달리고 있다.지난 2년간 출장 일수는 330일.1년의 반을 외국에서 보낸 셈이다. ●수출만 14년 얼마전 그의 여권이 ‘모델’로 등장했다.회사측의 기업이미지 광고에 낡고 불룩한 여권이 소개된 것.‘236억달러를 벌어온 여권’이란 제목의 이 광고에서 여권의 주인이 ‘김 과장’으로 소개됐지만 회사 내에서는 모두들 속으로 안 과장을 꼽았다고 한다.그만큼 회사 내에서 그는 ‘수출통’으로 불린다. 실제 그는 1989년 입사 이후 14년간 해외영업만 전담했다.지금은 중국 지역을 맡고 있지만 이전에는 러시아를 포함한 CIS(독립국가연합) 지역과 미국,일본,독일,타이완,호주,인도네시아,태국 등 전세계가 그의 무대였다.러시아 지역을 맡았을 때는 CIS 11개국을 내집처럼 드나들었다. 지난해 그가 통신장비를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는 중국 3억달러,러시아 1억달러 등 4억달러에 이른다.입사후 지금까지의 실적이 수십억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라고 동료들은 귀띔한다.실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복귀령이 떨어져 현재는 국내에 체류중이지만 이 순간에도 중국쪽 사업 파트너와 유선상으로 1000만달러짜리 수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서 치질이 생겨 병원 신세를 지는 등 고생도 많이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국내에 오래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부인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의 ‘생이별’ 등 남모를 애환이 없느냐는 물음에 그는 “가족들도 다들 이해한다.”고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도 결혼후 7번씩이나 이사하는 동안 두번밖에 거들지 못한 것은 아내에게 두고두고 미안한 감정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최소 3년은 내다봐야” 93년 ‘지역전문가’를 지원,러시아에서 홀로 1년간 체류하는 등 입사후 절반을 외국에서 보낸 그는 대학때 전공인 러시아어 외에도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다.일어도 웬만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다. 그만의 독특한 수주 ‘노하우’가 궁금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수출 계약을 잘 따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현지 조직을 잘 가동해야 하고,‘미들맨’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원 관리도 중요하지요.최소한 3년은 내다보고 장사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는 후진국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일본 등 선진국도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그만큼 우리 기술의 우수성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계속 수출 업무를 맡아 해외로 다닐 것이냐는 물음에 “당연하다.”는 한마디 외에는 없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의 활약상을 부각하기 위해 이번에 안 과장의 ‘여권’ 광고를 기획했으며 연구개발(R&D) 노력,세계적 브랜드 보유 등의 시리즈를 계속내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오피니언 중계석/ 월드컵때 反韓감정 되새겨봐야

    中인류학자 퍄오성취안의 충고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1주년을 맞이하여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한다.월드컵의 영광을 기억하고,그 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다.그러나 월드컵에 빛만 있고 그늘은 없었을까.월드컵은 한때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국민감정을 악화시켰다.그동안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했던 이들도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 피상적인데 머물렀다.그런데 퍄오성취안(朴勝權)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교수가 최근 새로운 진단을 내놓았다.서울대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한국통(通)’이기에 한국인에 대한 ‘충고’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그의 ‘중국의 스포츠 민족주의와 2002 한·일 월드컵’은 반년간 ‘중국의 창’(예담 펴냄) 창간호에 실렸다. 한·일 월드컵 대회 당시 많은 중국인들은 한국 축구팀의 선전에 많은 박수갈채를 보냈다.반면 일부 언론은 납득하기 힘든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태도를 보였다.이런 언론 대부분은 국가 공권력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장기간 언론의 세뇌를 받아온 중국인들에게 국가를 대표하는 특정 방송사의 언설은 ‘중앙의 최고 지시’나 마찬가지다.평소에 가졌던 편견과 더불어 한순간 ‘집단적 감흥’에 빠져들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 중국 언론의 보도는 중국언론의 맹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결과적으로 피상적인 부분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고,작은 것이 부풀려지는 거품 현상이 나타났다.한국언론이 대서특필한 ‘한류(韓流)’현상도 유사한 경우다.중국 전역에 마치 ‘한국 붐’이 일어난 것처럼 얘기되지만 사실과 거리가 먼 관찰인 것과 같다. 월드컵 때 중국인들이 보여준 반한 감정을 한국이라는 ‘흑마(다크호스)’의 출현에 따른 복권 구매자들의 손해나 이웃에 대한 시기심,유럽 프로 축구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지만,표면적인 현상에 집착한 분석일 뿐이다.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의 거부 심리가 어떤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반한 감정의 형성에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체들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곽의 한 위성도시는 코리안 타운을방불케 한다.하지만 현지 중국인들과는 거의 격리된 채 생활한다.중국인과의 접촉은 중국어 가정교사나 살림을 돌봐주는 보모 정도에 국한된다.한국인과 중국인은 고용자-피고용자의 관계로 굳어진다. 한국인 회사도 비슷한 상황이다.한국 기업체들이 부분적으로 현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고,현지인 중심의 관리 체계를 도입한 회사도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기업체에서 최고 경영진은 거의 한국인이다.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하위직 관리자를 넘어서기 힘들다.상위직 간부라 하더라도 중국인라는 이유 때문에 간부 회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대부분의 한국 회사는 ‘현채인(중국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을 구분한다.중국인의 입장에서 기분 좋게 들릴 리 만무하다.위에는 한국인,밑에는 중국 현지인이라는 차별적인 경영 구조를 체험하면서 중국인 직원들은 회사의 주인이 아님을 실감한다. 이런 경영 구조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문제삼을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에서는 달리 받아들여진다. 수십년 동안 계급투쟁 교육을 받으면서 만민 평등이라는 이념을 몸으로 익혀온 중국인들이다.외국인 고용주와 현지인 피고용인의 관계는 착취-피착취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이런 의식이 점차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기는 하지만,승진이 구조적으로 제약받는 현실에서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이전의 계급투쟁 이론과 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을 상기한다. 한국인 회사에서 일하는 이들이 보통 스스로를 ‘고급 노무자(高級打工仔)’라고 자조적으로 부르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특히 다른 외국 회사들과는 달리 서열 구분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한국 회사의 분위기는 중국인들에게 유달리 큰 불만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월드컵 때 보인 일부 중국인들의 지나친 언동은 어쩌면 평소 그들의 의식 저변에 누적되어 있던 한국인에 대한 불만과 편견이 얽히면서 발산된 것은 아닐까.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세계 유해사이트 영어·한국어 順

    음란,폭력,자살,도박 등 70만개에 이르는 전세계 유해사이트 가운데 한글로 된 사이트의 숫자가 영어사이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KT는 27일 유해사이트 접속을 차단서버로 원천 봉쇄하는 자사 서비스인 ‘크린아이(cleaninternet.co.kr)’의 데이터베이스 분석결과,전세계 67만 4926개의 유해정보 사이트 중 9.5%에 해당하는 6만 4357개가 우리말 사이트라고 밝혔다. 영어사이트는 56만 4099개(83.6%)로 가장 많았다.일본어 사이트 1만 5024개,독일어 사이트 8534개,프랑스어 사이트 4195개,네덜란드어 사이트 881개,중국어 사이트 796개였다. 유형별로는 음란 사이트가 98.9%인 66만 7667개,도박 사이트가 1.0%인 6948개,엽기·마약·폭력·자살 등의 사이트는 각각 0.1% 미만이었다. 특히 주말이면 유해정보 사이트 접속 시도가 평일의 2배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달간 유해정보 이용 상황을 요일별로 분석한 결과 토요일 20.5%,일요일 19.8% 등 주말에 사용하는 경우가 40.3%에 달했으며 평일 사용비율은 9.8∼14.8%로주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글로 된 유해사이트는 지난달의 경우 하루 평균 268개씩 생겼으며 이는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 하루 평균 587개씩 생긴 유해정보 사이트 숫자의 45%에 해당한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달 사용료 3000원인 크린아이 서비스는 현재 45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로부터 수집한 정보와 웹로봇을 이용,그림과 키워드 검색 등으로 유해사이트 정보를 신속하게 가려낸다. 윤창수기자 geo@
  • 사스 / 유학생들 中 체험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 등지에서 일시 귀국한 유학생들의 체험담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유학생들은 국내 친구들이 접촉을 꺼리는 바람에 외부와 단절된 채 집에서 사실상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대학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의 생생한 체험담 서강대 4학년 휴학중인 김모(23·여)씨는 지난 1월말 베이징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지난 23일 급히 귀국했다.오는 8월까지 공부할 계획이었지만 유학생들이 속속 떠나 불안감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씨는 “한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한국인이나 홍콩인에게 ‘호들갑을 떤다.’며 눈치를 주던 중국인들이 지난 20일 중국 정부가 사스의 위험성을 공식 발표한 뒤에는 사스 예방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김씨는 “내가 다녔던 대학은 지난 주말에서야 기숙사 소독을 시작했고,그나마 외국인 기숙사는 방치하다가 20일부터 소독을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김씨는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하면 ‘왜 귀국했느냐.’고 구박을 받을까봐 아예 연락도 하지 않는다.”면서 “열흘 정도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귀국한 건국대 장모(21·여)씨는 “지난 주말부터 유학중인 학교 근처에서 ‘몇명이 죽었다더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아 불안에 떨었다.”고 전했다.경희대 관광학부 최모(22·여)씨는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중국 유학생이 너무 많아 비행기 티켓을 구하려고 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예약이 끝나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격리된 유학생,불안한 대학생들 인천국제공항은 22,23일에만 572명의 중국 유학생이 입국했다고 밝혔다.23일 귀국한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3학년 성모(23·여)씨는 “공항으로 들어올 때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기분이 나빴고 친구들도 전화만 주고받을 뿐 만나지는 않으려 한다.”고 속상해 했다.그는 “베이징에서는 이미 1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귀국했고,남은 학생들도 학교에 가지 않은채 방에만 틀어 박혀 있다.”고 전했다. 유학생들의 현지 체험담이 알려지면서 국내 대학생들도 동요하고 있다.위험지역에서 돌아온 친구들과 접촉하는 것은 절대 금지사항으로 꼽힌다.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4학년 박소연(23)씨는 “많은 친구가 유학이나 연수 도중 되돌아 왔지만,친한 사이라도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학도 대책 마련에 부심 대학 당국은 사스 관련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한양대는 중국 등 위험 지역에서 귀국한 학생들을 별도 관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키로 했다.성균관대는 ‘위험지역에서 돌아온 학생들은 당분간 학교에 오지 말고 참아달라.’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식 게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3부 지역사회 함께 나서자

    ■주부·전문가 4인 좌담 보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개인적인 일에 머물렀던 아이 키우기에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의 ‘공보육’이란 개념이 도입됐다.국가 차원의 보육 정책이 어떻게 실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최근에는 ‘지역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자.’는 지역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보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과 보육 교사,전문가들이 최근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만나 앞으로 보육정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았다. ◇참석자 ●유희정(47·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김성희(43·여성부 서울 반포청사 어린이집 원장) ●장소라(32·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성익(31·신사어린이집 교사) 사회:보육 문제를 짚으려면 무엇보다 육아의 어려움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장소라:저는 6개월된 아기를 친정인 강릉에 맡기고 있어서 주말마다 강릉에 갑니다.1주일치 사랑을 주고 오려고 일요일 밤 막차를 타고 돌아오지요.그런데 이제 제 건강에도 무리가 오고,또아이가 낯을 가리기 시작해서 데리고 와야 할 때가 아닌가 걱정이에요. -김성익:저는 7살,6살된 두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있는 보육 교사이자 엄마예요.그동안은 제가 근무하는 보육시설에 데리고 있어서 일하면서도 아무 걱정이 없었어요.그런데 올 3월부터 저희 어린이 집이 영아 전담시설로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민간시설로 옮겼어요.저나 아이들이나 적응하느라 힘들어요.물론 저는 교사들을 믿지만 엄마 입장으로는 때론 섭섭하고 더 잘 돌봐주시기를 바라게 되네요. 사회:보육 시설의 어떤 점이 가장 아쉬운가요? -김성익:보육 시설을 이용하기 전,받드시 부모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그러나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좀 폐쇄적이에요.이는 사소한 일 같지만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입니다. -장:저는 특히 갓난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려니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이란 생각에 걱정입니다.아이가 아플 때에는 어떻게 하나요? ●아이들 건강 수시로 체크해줘 -김성희:가장 어려운 문제예요.독감이나 수두,장염 등 전염성 질환의 경우 아이를 격리해야 하는데,보육 시설에는 그렇게 아픈 아이를 따로 돌볼 공간도,인력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얼마 전에는 제가 하루종일 아픈 아이를 사무실에서 돌보며 격리시켰어요.그럴 때면 부모에게 “빨리 와달라.”고 당부할 수밖에 없어요.빨리 올 수 없는 형편인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부탁하는 입장에서는 부모에게도,아이에게도 미안하지요.이럴 때 보육 시설에 믿을 만한 전담 간호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간호조무사로는 안됩니다. -유:바로 이런 이유로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과 연계하는 등 지역 사회와 보육 시설이 네트워크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아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평소 의사가 위생을 체크해주고 응급상황일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이렇게만 된다면 보육 교사들의 가장 큰 걱정인 아이들이 아플 때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사회:지역네트워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데요. -유:지역네트워크는 흔히 포괄적 보육서비스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합니다.즉,의료 서비스나 치안은 물론 어린이 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아니라 퇴직자들인 교사나 건설·경제·체육 등 각 분야의 우수한 인력들이 모두 어린이 집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일본의 예를 들면 구 단위의 지역에 사무실 하나,공무원 한 사람만 있으면 돼요.지역 내의 것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이지요. -김성익: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자원봉사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는데요.정작 보육 교사들은 잡무가 너무 많아서 일손이 필요한데 실제는 효과적으로 이용되지 못하거든요. -김성희:저희 시설에서는 청소년 자원봉사를 아예 연간계획 속에 넣고,중3 한 클래스 학생들에게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학생들 스스로 짜올 것을 맡겼어요. -장:저는 보육시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국·공립에 가려면 굉장히 기다려야 한다면서요? -김성익:저희 어린이 집도 대기자 명단에 100명이나 올라 있어요.어떤 곳은 300∼400명씩 대기자가 있어요.국·공립이 보육료 부담이 적고,시설도 좋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정작 형편이 더 어려운 취업모들이 민간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유:현재 우리는 민간 시설이 94%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육 발전을 위해서는 국·공립을 더 늘려야 합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보육 환경과 교사 수준입니다.민간이든 국·공립시설이든 선진국에서는 이용하는 국민들은 그 차이를 모를 정도로 이용료와 시설의 수준이 비슷합니다.그게 보편적인 보육정책의 중요한 포인트예요. ●민간도 국공립 수준 지원을 -김성희:품질 인증제에 대해 민간시설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시설에 대한 점검이 여태까지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염려되기도 하겠지요. -유:그렇긴 합니다.올해 80개 시설을 시범적으로 인증할 계획입니다.○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에는 놀이 교재와 교구는 물론 환경이 이렇게 돼야 한다는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부족한 시설에 대해서는 시범 지도를 하는 겁니다.위생과 안전,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사회:보육이냐,교육이냐는 것에 대해 전문가는 물론 부모들도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데 개념 정리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유:아이들에게는 보육이 바로 교육입니다.흔히 조기 교육의 개념을 보육 시설에 강요하는데,생활 속에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보육 시설은 안전과 위생개념을 강조해야 합니다.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요.프랑스 보육시설,크라시의 경우 아이들 130명을 돌보는 직원이 50명이에요.그중 커리큘럼을 짜는 정식 교사는 겨우 5명에 불과하고,그외는 하루종일 청소를 하는 사람과 요리·보조 교사 등이에요.교육보다 위생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지요.이에 대해 우리도 특별한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조기교육 강요 세태가 걸림돌 -김성익:정말 부럽네요.저희는 그나마 국·공립 시설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 민간 시설에서는 아직도 교사들이 청소를 합니다.‘교사가 청소하면 안되냐?’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위생과 이로 인한 건강 문제가 걱정이라고 지적하고 싶어요.물론 교사들의 근무 시간이 길고,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여유조차 없다는 것도 문제지요. -장:아직도 아이를 데리고 올 것인지,강릉에 둘 것인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데요. -김성희:저는 데리고 오시라고 권하고 싶군요.아직은 어리지만 아이들이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를 지나면 할머니와의 분리 불안 때문에 서울로 올 경우 보육 시설에 맡길 때 더 어렵거든요.저는 특히 큰아이와 둘째를 따로 떼놓고 계신 분들에게 반드시 두 아이를 함께 키울 것을 권합니다. 사회·정리=허남주 기자 hhj@ ■지역네트워크 운동 서울 ‘면일 어린이 집' 아이 키우기에 지역네트워크란 새로운 개념의 의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보육시설 원장들간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시설물 함께 이용하기가 시작되고 있다.또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가 치안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지역 네트워크에 포함된다. 서울 중랑구의 ‘면일 어린이집’(원장 오경숙) 영아들은 인근 영아 전담 시설의 놀이터에 놀러 갔다오기도 하고,4세 이상은 암벽타기 놀이 시설이나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 인근 시설로 놀러간다.또 ‘자동차의 날’에는 아파트 거실에서 겨우 탈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어린이 집 마당에서 실컷 탈 수 있도록 지역의 아이들에게 공개한다. 지역네트워크를 시작한 오 원장은 보육 시설뿐아니라 지역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지역 주민이 우리 아이들을 키워줘요.가게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한 마디 하는 말,놀이터에 함께 간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선생님이란 생각입니다.아이들에게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바로 건강한 시민으로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양분입니다.” 지역네트워크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보육교사회 황미혜 간사는 “일단 지역네트워크가 이뤄지려면 당장 한글은 물론 영어나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어린이 집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한 지역의 시설이 모두 개방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현재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실해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4년동안 신들린듯 작업” / ‘서유기’ 국내 첫 완역 임홍빈씨

    “질적으로 완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체 내용을 빠짐없이 번역했다는 뜻에서 완역이라고 보는 게 낫겠다.” ‘서유기’를 국내에서는 사실상 처음 완역한 임홍빈(63)씨는 14일 대한매일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번역에 들인 공에 대해 겸손하게 말했다.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나와 있는 ‘서유기’는 모두 5종.그러나 이들은 대개 연변 조선족이 번역해 우리 문체가 아니거나 내용이 축소됐고 역주가 없는 등 ‘불구의 서유기’라고 할 수 있다. 4년 동안 200자 원고지 1만 6000장을 번역하는 데만 매달린 임씨는 “작업전 ‘서유기’ 번역현황을 조사했다.”면서 “완역본이라고 말한 판들이 몇종 있어서 꼼꼼히 원본과 비교해 보니 매회 6개의 시편(詩篇)에 담았던 인물 소개나 풍경묘사,전투장면,종교적 원리 등이 누락된 게 많아 완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임씨는 이를 보완하려고 베이징과 홍콩 등을 5차례 방문하여 원전을 확보했고 670여개의 주석도 손수 달았다. 번역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임씨는 “신들린 듯 작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작품의 한 배경인 도교를 잘 몰라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번역했음을 시사했다.예컨대 옥황상제는 하늘의 최고신으로 알고 있는데 도교에서는 3청 밑의 4제왕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하다.따라서 도교를 모르고 번역하면 3청의 한 사람인 태상노군이 옥황상제와 대화하는 장면을 높임말로 옮기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 임씨는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한 뒤 민족문화추진회에서 국역연구부 전문위원과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중국 역대명화가선’‘수호별전’ 등 많은 작품을 번역했다. 임씨 번역의 다른 특징은 친근한 한글 문체.서울대 성민엽(중문학) 교수는 “우리말을 잘 구사한 번역문체였다.”고 평가했다. ‘서유기’는 모두 100회로 이뤄졌는데 완역본 1차분 3권이 18일께 나온다.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모두 10권으로 기획된 것으로 2차분 3권은 6월 초,3차분 4권은 7월 초쯤 나올 계획이다.삼장법사를 필두로 손오공과 저팔계,사오정 등이 마귀의 방해를 극복해가며 천축으로 불경을 구하러 간다는 내용의 ‘서유기’는 동물을 의인화한 주인공들이 펼치는 자유자재의 변신 등 다양한 상상력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판타지의 매력을 흠씬 준다. 마지막으로 흘린 땀에 비해 지원금 500만원이 너무 적지 않냐고 물으니 “돈보다 책이 많이 알려져 ‘서유기’에 대한 뒤틀린 인식이 바뀌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 스팸메일 융단폭격 ‘코리아가 무서워’해외네티즌 작년 6만건 항의 ,IT강국 이미지 끝없는 추락

    한국발 스팸메일의 무차별적인 ‘융단 폭격’에 해외 네티즌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로 해외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성인사이트의 포르노 동영상이나 조잡한 상품광고가 많아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이메일 주소를 사고 파는 국내 브로커가 해외 네티즌의 이메일 주소까지 싼값에 대량으로 팔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코리아는 스팸 불량국가 26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발 스팸메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외국에서 제기된 민원은 6만 2000여건이나 된다.하루 평균 170여명의 해외 네티즌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지난 2001년까지 이 같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정통부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지난해부터 스팸메일 불량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전했다.정통부 관계자는 “개인정보 관련 국제회의에서 스팸메일 문제로 지적을 당해 얼굴을 붉힌 적이 많았다.”면서 “인터넷의 익명성과 무차별성을 이용,스팸메일을 해외로 뿌려대면 국가의 자존심과 명예에 먹칠을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해외 이메일 정보 400건당 1원씩에 거래 이메일 브로커들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외국인의 이메일 주소를 2억개 정도로 추산했다. 얼마 전까지는 온라인 판매업자들을 대상으로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국가별로 정리된 ‘맞춤형’ 이메일 주소록이 비싼 값에 거래됐다.하지만 네티즌 사이에 주소록이 암암리에 유통되고,브로커도 늘어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최근에는 내국인의 이메일 정보에 함께 끼워 파는 패키지 상품까지 등장,10만∼15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000만개의 해외 이메일 주소를 확보하고 있다는 브로커 A씨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포르노물만 아니면 해외 제재는 오히려 국내보다 약하다.”면서 “미국·유럽·동남아 등 60여개국의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며 구매를 부추겼다.2000만개의 이메일 정보를 다운로드받는 비용은 5만원.해외 네티즌의 개인 정보가 ‘400건당 1원’에 팔리는 것이다. ●최근엔 중국 IT업계가 주요 타깃 중국 내 IT 시장이 주목을 끌면서 중국 네티즌의 이메일 정보도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다.한국어 이메일을 중국어로 번역해주는서비스가 등장했고,대만 네티즌의 정보를 ‘부록’으로 얹어주기도 한다.한 이메일 브로커는 “지난해 초 정보가 만들어져 3개월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신뢰도가 뛰어나다.”면서 “이메일 발송여건이 좋지 않으면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발송해주는 대행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내 34개 성·시와 기업체별 이메일 주소 7000만개가 12만원 안팎에 팔린다.전문가들은 “수천만명의 정보라고 해도 압축파일을 사용,용량은 기껏해야 CD 한 장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악한 인터넷 환경파괴 행위 적극 제재 나서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인터파크 홍보팀장 이승휘(36)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메일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거의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서 “스팸메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면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IT 업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정보공학부 정태명 교수는 “해외 네티즌의 정보를 빼내 판매·유포시키는 것은 ‘추한 한국인’의 전형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현실”이라면서 “인터넷서비스사업체(ISP)의 협력을 통해 법적·기술적 제도를 정비하고,스팸메일의 유포·판매가 범죄라는 의식개혁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박성희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인터넷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환경파괴범’을 제재하기 위해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 이사람/하나은행 파견근무 중국인 첸제“한국의 유교관습 신기해요 ”

    “한국 여성들에 비해 결혼생활에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첸제(陳潔·29) 하나은행 글로벌뱅킹팀 직원의 소감이다. 한국 여성들은 맞벌이를 하더라도 집안일과 육아까지 해야 하지만 첸제가 태어나고 자란 상하이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한달에 5만원 정도면 가정부를 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세끼를 대부분 밖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다. 첸제는 지난해 5월 한국에 왔다.상하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98년 하나은행 상하이지점에 입사했다가 1년 동안 본점 파견근무를 왔다.덕분에 한국내 하나은행의 유일한 외국인 직원이 됐다. 하나은행은 상하이 홍콩 도쿄 싱가포르 뉴욕 등 5개 해외지점을 갖고 있다.상하이지점의 직원수는 15명 내외다. 한국에 왔을 당시 첸제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했다.일이 끝난 뒤 숙명여대 야간과정에 등록하면서부터 한국말을 익혔다.요즘은 상대방이 천천히 이야기해주면 웬만한 이야기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다.그래도 여전히 한국어의 다양한 어미 변화,쌍자음 등은 어렵다.첸제의 한국말 배우기에는 은행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중국어를 잘 하는 여자 동료와 중국어연구회가 많이 도와줬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매우 친절하다.”는 게 첸제의 한국인에 대한 평가다.지금도 숙대 전철역에서 받은 호의는 잊지 못하고 있다.비는 오는데 우산이 없어 망설이자 어떤 여자가 우산을 씌워줬다.본인을 숙대까지 바래다 주고 자신은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첸제가 서울에서 가장 놀란 것은 물가다.서울에서 제일 싼 가격은 상하이에서 가장 비싼 가격보다도 비싸다.쌀값은 열배 정도다.그리고 한국에 혼자 머물고 있는 첸제는 음식점에서 2인분 이상 시켜야만 하는 음식이 있는 것이 다소 불만이다. 그리고 결혼여부를 첫 대면에 스스럼 없이 물어오는 것도 처음에는 이상했다.중국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이 정도는 묻지만 결혼여부나 남편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또 젊은이들 사이의 결혼이 가족들 소개로 이뤄질 때도 있다는 점이 의외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유교가 다 사라졌는데 한국에는 유교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것 같다.”며 나름대로 원인을 설명했다.어른 앞에서 맞담배를 안 피우는 것,상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도 첸제가 꼽는 대표적인 ‘유교적’ 사례들이다. 또 한국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일한다.중국의 춘절이나 노동절과 같이 7일 이상의 연휴가 없어 해외여행을 가기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첸제는 5월 초면 중국으로 돌아간다.이번 1년동안 한국어는 물론 한국 문화도 배웠고 한국 친구가 생긴 것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특히 너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풍경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 보러갑시다

    ★미술 ■ 대한민국 수채화작가 협회전 9일까지 서울갤러리 1·2전시실.(02)2000-9737.박기태·전병하·박철교·이규화·신정무·윤길영 등 수채화협회 작가들의 그룹전. ■ 마인드 스페이스전 5월18일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잃어버린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상·설치작품. ■ 함섭 작품전 15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닥섬유와 오방색이 어우러진 한지작품. ■ 중국현대목판화전 5월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02)2188-6000.20세기 중국 현대사의 굴곡을 극명하게 표현한 목판화 작품. ■ 서향화 개인전 25일까지 선화랑.(02)734-0458.두꺼운 마티에르의 서정적 추상풍경. ■ 밀레의 여정전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전.대표작 ‘라 샤리테’ 등 150여점.반 고흐 등 밀레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비교전시. ★연극 ■ 달의 저편 13·14일 오후 8시,15일 오후 4시 LG아트센터.(02)2005-0114.로베르 르파주 연출,이브 자크 출연.캐나다가 배출한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상상력넘치는 1인극.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7∼30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아리랑소극장.(02)762-0010.위성신 작·연출.중년부부,오래된 연인,동성애커플 등 다양한 사랑에 관한 2인극 페스티벌. ■ 늘근도둑이야기 4월27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2-0010.이상우 작·연출.두 늙은 도둑이 펼치는 정치,제도,이데올로기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단차이무.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12∼30일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02)762-4604.이근삼 작,고승길 연출.악극단출신 노배우의 고단한 삶을 통해 노년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형상화.극단세미. ■ 깡통시장블루스 7∼4월27일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3시·6시 인켈아트홀2관.(02)742-7753.에두와르도 데 필리포 원작,김노운 연출.전쟁 와중의 서민 생활을 철저한 자료수집과 고증으로 그려낸 리얼리즘 연극.극단애플시어터. ■ 지팡이를 잃어버린 채플린 3월30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 인켈아트홀.(02)765-1638.서현철 작·연출.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전개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블랙코미디.극단작은신화. ■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4월20일까지 화·목·금 오후 7시,수·토·일 오후 3시·7시 소극장산울림.(02)334-5915.로버트 제임스 월러 작,임영웅 연출.짧지만 격렬한 사랑을 담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무대화.손숙·한명구 출연.극단산울림. ■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4월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공휴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극장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제주도 4·3항쟁을 다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익살에 시종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작품.극단목화. ★뮤지컬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23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 2시·6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790-6295.이윤택 재구성·연출.임선규 원작을 이윤택 특유의 재치와 언변을 첨가해 새롭게 구성한 막간극 형식의 신파극. ■ 델라구아다 무기한화∼금 오후8시,토·일 오후 5시·8시 세종문화회관 델라구아다홀.(02)501-7888.아르헨티나에서 온 퍼포먼스 뮤지컬.공중비행과 춤,서커스 등이 어우러진 퓨전공연. ■ 야단법석 30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연강홀.(02)929-2138.홍인호 작,서상규 연출.음악을 좋아하는 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기를 소재로 한 타악뮤지컬. ■ 해상왕 장보고 16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일 오후 3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2-6194.김지일 작,김진영 연출.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에 평화적인 무역항로를 개척한 장보고의 활약과 사랑.유럽서 호평 받은 창작뮤지컬.극단현대극장. ■ 55size 500cc 5cup 16일까지 화∼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4시30분 창조콘서트홀.(02)923-2131.김영수 작·연출.단식원에서 벌어지는 살빼기 대작전.소극장 뮤지컬.극단신화.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99-1630.지휘 곽승,오보에 니콜러스 대니얼,클라리넷 이임수. ■ 최경환 타악기 독주회 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87-0678.피아노 이지원. ■ 베이스 연광철 독창회 9일 오후4시 LG아트센터.(02)2005-0114.올리버 폴. ■ 김윤경 김형은 피아노와 첼로의 밤 9일 오후7시30분 금호아트홀.(02)3436-5929. ■ 시각장애자를 위한 봄맞이 음악회-오페라의 향연 8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33-0091.소프라노 이경애·박정원,테너 김영환,바리톤 김동규.장윤성 지휘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사랑의 묘약’ 7일 오후7시30분,8일 오후 4시·7시30분,9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오페라무대 신(新). ■ 서울소극장오페라축제 ‘쟌니 스키키’‘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10∼16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741-7389. ■ 소프라노 유윤지 독창회 12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1-5404.피아노 양기훈,하프 서승혜. ★콘서트 ■ 이소라 콘서트 7∼23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6시 정동문화예술회관.(02)3141-9450. ■ 이정열 콘서트 12∼29일 수∼금 오후 7시30분,토 오후 3시30분,7시30분.일 오후 6시 대학로 하이텔 씨어터.(02)3671-2001. ■ 이병우 기타콘서트 7일 오후 8시,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02)2005-0114. ■ 앙코르 웨이브 7일 오후 7시30분,8·9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02)3675-2754. ★무용 ■ 행초 7·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780-6400.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인 클라우드 게이트 댄스 시어터의 첫 내한공연. ■ 크누아 댄스컴퍼니 11·12일 오후 8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520-8096.최근 미국 순회공연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학생들의 국내무대. ■ 한국안무가 페스티벌 7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6시30분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325-5702.독일 무용가 크리스티나 치우프케 초청공연과,재능있는 한국 안무가들의 무대. ■ 댄스2000 페스티벌 2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일 오후 6시 씨어터제로.(02)338-9240.젊은 춤꾼 22인의 창작품 경연무대.일본 무용가 야마다 세스코 특별출연.
  • 이사람/폴리시 메이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용산기지 이전 전략적 접근 필요””

    국방부 차영구(車榮九·56·육사 26기·중장) 정책실장은 국방부에서 가장 바쁜 장성으로 통한다.정책실 업무가 워낙 방대한데다 민감한 현안도 많기 때문이다. 다른 중앙 부처처럼 국방부에도 기획관리실이 있긴 하다.하지만 직제 서열상 정책실이 더 앞선다.기획관리실장은 민간인이 맡고,정책실장은 현역이 맡고 있는 점만 봐도 정책실장의 ‘비중’이 읽혀진다. 그는 새벽 6시면 어김없이 국방부로 출근,하루 2∼3차례 열리는 각종 회의를 주재하거나 참석한다.각종 현안때문에 장·차관실에도 수시로 불려간다.주한미군 재배치와 한·미 동맹 재조정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른 요즘에는 더욱 부산하다.대부분 그를 비롯한 정책실에서 ‘머리’를 짜내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인 때문이다. 최근 국방부내 육군회관에서 국방부·합참의 전 장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에도 그는 참석하지 못했다.그 시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방한중인 미 국방부 관계자들과 한·미 동맹의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차 실장은 “용산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란이 되지 않았느냐.”며 협상 전망을 묻자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용산기지 이전을 위해 한·미양국은 지난해 말 한국에 있는 미국의 전문 용역기관에 소요조사를 공식 의뢰했으며,5월 말쯤이면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런 논의가 처음은 아니지만 양국 합의아래 공신력있는 기관에 객관적인 조사까지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초 종합계획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올 연말까지는 정확한 이전비용을 산출하고 이전 대상 부지 물색에도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혀 사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할 경우 현재로선 한강 이남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이전 부지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으며,언론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전 부지 결정 과정이 언론에 그대로 알려질 경우 자칫 주민반대 등으로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정책을 수립·조정하고 국방부의 위기관리 체계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북한핵 문제 등과 관련되는 군비통제 업무,대(對)국회업무,홍보업무 등도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 또 대외 군사정책과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 등 군사·외교 분야 역시 정책실 소관이다.이런 사정 때문에 국방부 정책실은 ‘국방부 내 외교부’로 통하기도 한다. 차 실장은 영어와 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오는 4월 한·미 양국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의 사전 조율차 최근 방한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와는 오래 전부터 자주 만나 잘 알고 지내는 사이다.용산 미군기지 이전 논의 때문에 요즘 자주 만나는 미측 협상 파트너 찰스 캠블 주한 미8군사령관(육군 중장) 역시 그와 절친하다. 그는 군 생활의 대부분을 정책분야에서 보냈다.현역 장교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해외파’이기도 하다.1970년대 중반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1979년 파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땄다.박사 학위 논문은 ‘중국 신장성 생산건설 병단(兵團)에 관한 연구’. 소령이 되던 지난 1981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으로 자리를 옮겨 1994년까지 14년 동안 그 곳에서 안보협력실장과 군비통제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방정책 브레인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그 당시 그는 국방문제 전문가로 TV 등 언론에 자주 등장,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현역 군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1999년 국방부 대변인 시절엔 정책 마인드를 토대로 국방홍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으나,서해교전 당시 남북간 무력대치를 ‘부부싸움’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뜻하지 않은 해프닝에 연루돼 전격 해임된 적도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작전통제권 환수 등 최근의 현안에 대해 그는 우선 “상호방위조약의 경우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조항이나 문구는 특별히 없다.”고 전제한 뒤 “다음달부터 이뤄질 한·미간 협상에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분석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작전통제권의 환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무조건적인 환수 주장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작전통제권이 환수될 경우 한반도 위기때 미국의 개입 의지가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 경우 크게 늘어날 방위비 부담과 전력 공백 대체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협상에서의 ‘전략적 사고’를 강조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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