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작년8월 구소련의 보수파쿠데타실패로 공산당이 풍지박산났을 때의 일이다.중국의 원로지도자들은 『소련이 이지경에 이른 것은 혁명1세대에 속하는 「노대가」(나이 많은 큰형이란 뜻.즉 원로지도자)들이 정치무대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원로들이 건재한 중국공산당은 걱정할것 없다고 했었다.◆실제로 오늘의 중국을 움직이는 것은 장정파 혁명원로인 8명의 노인들이라고 한다.이른바 「팔로치국」인 것이다.오는8월 88세가 되는 최고실력자 등소평을 비롯 역시 88세의 송임궁 그리고 84세의 국가주석 양상곤,부주석왕진,당중앙고문 박일파,90세의 팽진,87세의 진운,그리고 21일 83세로 사망한 이선념등이 그들.◆모두들 고령으로 일선에서 후퇴했거나 명목상의 직책만 맡고 있지만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개혁추진도 제동을 거는 것도 그들.87년의 민주화시위수습실패의 책임을 물은 호요방의 당총서기직 박탈이나 89년의 천안문 무력진압이 모두 이들의 작품이라는 것도 세상이 다아는 일이다.◆그동안 중국이 소련보다는 견제와 균형의 비교적 질서있는개혁을 해올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들의 덕분이었는지 모른다.그러나 「세월앞에 장사없다」는 속담도 있듯이 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역시 나이와 노쇠현상.연초의 「남순강화」에 이은 「북순강화」로 개혁에 열을 올리고있는 등소평을 제외하곤 대부분 노환으로 몸도 가누기 힘든 상태다.개혁가속을 점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허나 내일을 모르는 것이 고령의 건강이고 보면 오늘의 중국안정도 믿을수 없는 것인지 모른다.이선념 다음은 누구일까.76년 주은래의 사망이 모택동등 다수 원로의 죽음으로 이어졌던 기억도 있다.중국의 「천하대란」이 빨라질지 모른다.지난봄 80회 생일잔치로 법석을 떤 북한 김일성은 이선념의 죽음소식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