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T로 부터 WTO에/이케다 미치코(해외신간 안내)
서울신문은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계의 전문가 및 석학들이 펴낸 해외신간 소개를 월 2회씩 싣기로 했습니다. 매월 첫번째와 세번째 월요일자에 국제정치·첨단과학기술·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간되는 화제의 신간들을 서평을 곁들여 소개합니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사무국 경제분석관 경력을 갖고 있는 저자 이케다 미치코(지전미지자)는 GATT로부터 WTO(세계무역기구)로 국제통상체제가 발전돼 가는 과정을 비교적 쉽게 펼쳐 보인다.그리고 일본이 이들 체제와 어떻게 관련을 맺어 왔는지를 설명한다.
◎국제통상체제 발전과 일의 연관 분석
GATT는 전후 국제통상체제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GATT의 다국간 교섭에 의해 주요국들의 무역자유화가 진행돼 국제무역을 증대시켜 왔다.그중에서도 일본은 GATT를 중심으로 하는 전후통상체제의 최대 수혜자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일본의 고도성장은 자유로운 국제무역체제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도 없다.
일본이 자유로운 국제무역체제의 수혜자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면에는 일본이 GATT 가맹후에도 「무차별을 원칙으로 하는 GATT」로부터 장기간 차별대우를 받아 온 점도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WTO체제가 출범한 현재의 상황이 GATT가 출범했던 50년전의 상황과 비슷하게 혼돈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그러나 보복과 살육을 되풀이해 온 인류 역사와는 정반대로 WTO체제하에서 다자간 협의에 의해 이해의 저변을 넓혀감으로써 21세기에도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치쿠마(축마)서방 출판,6백80엔.
◎혁명과 전쟁/스티븐 월트/「정치적 변혁」 국제관계 이론 적용 규명
정치적 변혁 가운데 혁명과 전쟁은 가장 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양자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규명작업은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혁명은 일반적으로 그 혁명의 원인 혹은 그 국내적 영향에 관해서만 초점이 맞추어졌을 뿐 국제적인 측면에서는 간과돼 왔기 때문이다.
시카고대학 정치학교수인 스티븐 월트(Stephen Walt)는 혁명과 전쟁의연계를 시도하고 있다.즉 혁명이 국가들간의 안보경쟁을 일으키는 이유와,따라서 전쟁의 위협을 극도로 높이는 이유에 대한 규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이를 위해 프랑스,러시아,이란,아메리카,멕시코,터키,중국혁명 등 근세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대표적 혁명들에 대해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문헌연구와 몇가지 중요한 국제관계이론의 적용 등을 통하여 혁명의 국제적 파장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저자는 혁명국과 주변국간에 대립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혁명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인식의 결여에서 파생되는 과잉반응 때문으로 결론짓고 있다.
50년말 중국군의 한국전 개입도 중국공산당이 미군의 압록강 진주를 49년의 중국혁명에 대한 붕괴전략의 일환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며 미국이 이같은 중국공산당의 두려움을 파악하고 중국 공격의사가 없었음을 확신시켰더라면 중국군의 개입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원제는 「Revolution and War」,코넬대출판부(Cornell University Press) 발간,35달러.
◎반이민 논거/로이 벡/이민이 미국에 끼칠수 있는 손해·대가
미국으로의 이민규제가 왜 더욱 강화돼야 하는가를 논리적으로 주장한 책이 출간돼 세계각국의 미국이민 희망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문제의 책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발간되는 계간지 「사회계약」의 편집자 로이 벡이 「반이민 논거」(The Case Against Immigration)라는 표제룰 붙여 출판한 것으로 이민이 미국중산층의 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고까지 주장하는 등 반이민 분위기를 한껏 부추기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민은 실질 임금을 하락시켜 미국내 지역공동체와 가족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이민을 억제하면 노동력의 가치가 높아져 임금도 상승,노동자들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논지를 펴고있다.베크는 또한 이민은 첨단기술을 포함,경제의 모든 부문에 해를 가져다줄 뿐이라면서 이민이 미국사회에 끼칠 수 있는 상상가능한 모든 손해와 대가를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조지 메이슨 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이민이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갭을 더 벌어지게 했다는 베커의 논리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그는 그러나 마치 이민만이 노동자들의 수입을 감소시킨 유일한 요인인냥 내세우는 베커식 논리는 직업여성의 증가,기술진보,외국상품의 수입,과거 보호받던 부문에 대한 대외개방 등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락시킨 많은 요인들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튼 앤 컴퍼니사 출판,24달러.